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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獨동포들 세월호 희생자 추모 집회 28일 뮌헨서

    독일 동포들이 오는 28일 독일 뮌헨에서 세월호 희생자 추모 집회를 개최한다. 16일 독일 현지 동포모임인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들’에 따르면 이들은 28일 오후 뮌헨 도심 비텔스바흐 광장에서 세월호 희생자를 기억하는 추모 집회를 열기로 했다. 이 모임은 최근 동포매체에 올린 글에서 “세월호 희생자를 기리고 그들을 잊지 않겠다는 약속이자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모든 개인이 노력하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고 추모 집회 취지를 밝혔다. 동포들은 향후 독일 언론을 상대로 모금활동을 펼 계획이다. 또 다음달 26일에 2차 집회도 개최한다. 앞서 지난달 3일 독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 광장에는 세월호 희생자 추모 분향소가 설치되기도 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스위스 히츠펠트의 마법

    스위스 히츠펠트의 마법

    울상을 짓던 스위스가 ‘명장’이 던진 잇단 승부수로 웃었다. 오트마어 히츠펠트(65) 감독이 지휘하는 스위스 대표팀은 16일 브라질리아의 마네 가힌샤 국립 주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E조 에콰도르와의 1차전 후반 추가 시간 터진 극적인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역전승했다. 전반전만 해도 승부의 추는 22분 만에 선제골을 빼낸 에콰도르 쪽으로 기울었다. 스위스는 튼실한 수비에 빠른 역습을 펼친 에콰도르에 눌려 월드컵 본선에서 200분 넘게 이어진 무득점 행진을 이어 가는 듯했다. 그러나 경기 흐름을 예의 주시하던 히츠펠트 감독은 준비된 반전 카드로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시작과 함께 발렌틴 슈토커(헤르타 베를린)를 아드미르 메메디(프라이부르크)로 교체한 것. 메메디는 투입 3분 만에 짜릿한 동점골로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스위스의 본선 266분 무득점 행진이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었다. 그 뒤에도 메메디는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비며 경기 주도권을 찾아왔다. 그리고 다시 소강상태로 접어들던 후반 20분 히츠펠트 감독은 다시 하리스 세페로비치(레알 소시에다드) 카드를 꺼냈고 또다시 적중했다. 세페로비치는 추가 시간 2분이 끝나 심판이 휘슬을 불려고 만지작거리는 시점에 통렬한 왼발슛으로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히츠펠트 감독이 던진 카드마다 짜릿한 승리를 불러온 것. 1983년 스위스 클럽팀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히츠펠트 감독은 30년 넘게 사령탑 자리를 지켰다. 스위스 리그와 독일 분데스리가를 거치며 여러 차례 리그 우승을 일궜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도 정복, 명장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2008년부터 스위스 대표팀을 맡아 두 차례 월드컵 본선으로 이끌었고, 1995년 이후 10년 만에 스위스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위권까지 견인했다. 이 때문에 그는 ‘장군’, ‘갓(Gott·신)트마르’ 등의 별칭을 얻었다. 브라질대회는 그의 은퇴 무대이기도 한데 그 대회는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시뮬레이션도 “브라질 우승”

    개최국 브라질이 결승에서 숙적 아르헨티나를 격파하고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 올릴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dpa통신은 13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경영학교와 쾰른 독일스포츠대학 연구진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과 월드컵 예선 결과, 베팅업체 배당률 등을 통해 실시한 시뮬레이션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발생 가능한 부상과 전술까지 고려한 이 시뮬레이션 결과 4강에는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함께 ‘전차군단’ 독일과 ‘오렌지군단’ 네덜란드가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두 팀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져 탈락할 것으로 연구진은 내다봤다. 최강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선봉에 선 포르투갈은 16강에 진출하지 못하고 2연패를 노리는 ‘무적함대’ 스페인은 16강에서 브라질에 일격을 당할 것으로 분석됐다. G조에서 독일이 토너먼트 한 자리를 차지하고 포르투갈은 가나 또는 미국에 덜미를 잡혀 짐을 싸야 한다. B조에서는 네덜란드가 1위, 스페인이 2위를 차지하고 F조에서는 아르헨티나가 1위에 오른다는 얘기다. 독일 베를린자유대학 연구진이 수행한 시뮬레이션에서는 독일-스페인이 결승에서 맞붙어 스페인이 우승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한편 해외 유명 도박업체들 역시 브라질의 우승을 점쳤다. 영국 최대 도박업체 레드브록스와 윌리엄힐은 브라질에 가장 낮은 3배, 아르헨티나에 4배의 배당률을 내놨다. 이어 독일과 스페인이 4강에 진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래드브록스는 독일과 스페인에 각 5배와 6.5배, 윌리엄힐은 6배와 6.5배의 배당률을 매겼다. 윌리엄힐은 한국에 250배의 우승 배당률을 걸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작은 생각과 애정으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작은 생각과 애정으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

    세상을 바꾸는 씨드/슈테판 쉬르·팀 투리악 지음/유영미 옮김/프롬북스/232쪽/1만 6800원 봉투 하나가 참을 수 없을 만큼 더러운 인도 뭄바이 빈민촌의 환경을 바꾸고, 지역과 전통의 특성을 살린 건축재료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 지구촌의 시선이 쏠리게 했다. 어찌 보면 사소한, 씨앗 한 알만큼 작은 생각과 애정이 땅 위에 자리 잡고 싹을 틔우면서 커다란 나무로 성장하고 좋은 열매를 맺었다. 신간 ‘세상을 바꾸는 씨드’는 그 씨앗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원제는 ‘이노베이션 스턴트맨’(Innovation Stuntmen)이다. 혁신(이노베이션)과 위험한 상황에 뛰어드는 스턴트맨을 조합했다. 자신의 재능을 살려 어려운 환경 속으로 뛰어들어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미래를 창조한 사람들을 일컫는다. 건축가 안데르 빌헬손은 남반구 빈민 지역으로 내몰리던 주민의 삶을 연구하다가 뭄바이 빈민촌에서 한 여성을 만났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건축이 아니라 공중위생”이라는 여성의 호소는 건축물만 바라보던 그의 시선을 환경으로 옮겼다. 주민 500명이 사는 마을에 공공화장실은 단 하나. 여성들은 집 근처에서 용변을 보며 치욕감을 느꼈고, 성희롱과 성폭행에 노출됐다. 오물은 마을 식수를 오염시켜 장티푸스와 설사는 일상이었다. 빌헬손은 늘 지니던 건축 도구를 내려놓고 ‘일회용 변기’를 디자인했다. 쉽게 분해되는 에코바이오 재질로 봉지 두 개를 만들고, 안에 들어가는 봉지에 배설물의 병균을 제거하는 요소 분말을 담았다. 배설물 봉지를 봉해 땅에 묻으면 몇 주 안에 봉지와 배설물이 땅속으로 흡수된다. ‘피푸’로 불리는 일회용 변기는 케냐 나이로비의 슬럼 지역에 있는 베델 학교와 실랑가 마을에서 처음 썼다. 효과는 상당했다. 아이들의 설사 비율이 줄고, 아동 청소년 성폭력 빈도가 감소했다. 배설물은 거름이 돼 토지를 비옥하게 했고, 채소를 키웠다. 단순한 제품이 삶의 질을 크게 개선시킨 것이다. 또 다른 건축가 프랜시스 케레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인 부르키나파소에 오페라 마을을 짓고 있다. 케레가 태어난 이곳은 많은 비가 내려 매년 집이 무너지고 다시 짓는 일을 반복한다. 어릴 때부터 “튼튼한 집을 짓겠다”고 다짐했던 케레는 독일 베를린공대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고향으로 돌아가 유기적인 공간을 만들기 시작했다. 콘크리트·유리 같은 건축재료와 유럽식 건축양식을 버리고 토착 광물과 전통 양식을 최대한 활용했다. 벽과 지붕의 공간을 띄워 통풍이 원활하고, 지붕을 크게 만들어 비가 들이치지 않게 했다. 원형 공연장을 중심으로 집들을 나선형 구조로 배열한 오페라 마을은 문화, 소통, 전통, 기술, 생태 등을 모두 아우르는 환경으로 조성되고 있다. 이 밖에 학교를 놀이터로 만들면서 미래 학습법을 제시하는 케이티 샐런, 인간의 감성과 가치를 담은 게임을 추구하는 제노바 첸, 생물의 유기체 구조를 시스템 조립에 활용하면서 새로운 구조물을 탄생시키는 스카일라 티비츠 등 이노베이션 스턴트맨들의 사례가 담겨 있다. 거창한 구호와 큰 비용이 아니더라도 ‘세상은 더 좋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면서 다른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볼 이유를 웅변한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새 영화] ‘경주’

    [새 영화] ‘경주’

    지난해 4월 전주영화제에서 인터뷰한 재중 동포 장률 감독에게 차기작으로 경주를 배경으로 한 로맨틱 코미디를 준비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의아함과 기대감이 교차했다. 그동안 ‘망종’, ‘경계’ 등에서 소외된 경계인들의 목소리를 현실적으로 그려 온 그와 말랑말랑한 로맨틱 코미디를 연결시키는 게 쉽지 않았다. 그때 장 감독은 “알고 보면 나도 좀 재미있는 사람”이라면서 겸연쩍게 웃었다. 그의 말처럼 12일 개봉한 ‘경주’는 장 감독의 장기인 리얼리즘 화법에 소소한 유머를 더한 ‘장률식’ 로맨틱 코미디다. 화려하고 톡톡 튀는 상업영화와는 거리가 있지만 사색적이고 여백이 많은 예술영화로 그만의 향기를 풍긴다. 언뜻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떠올리게도 한다. 감독은 천년 고도인 경주를 영화의 소재이자 배경으로 선택했다. “어느 곳에서도 능을 보지 않고는 살기 힘들다”는 대사가 나올 정도로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도시, 경주. 친한 형의 부고를 듣고 오랜만에 한국을 찾은 베이징대 교수인 최현(박해일)은 7년 전 고인과 함께 경주의 한 찻집에서 봤던 춘화를 떠올리고 경주행을 결심한다. 옛 연인 여정(윤진서)에게 경주에 와 달라고 부탁한 뒤 찻집 아리솔을 다시 찾은 최현은 당시 춘화가 사라지고 없다는 사실에 실망하고, 다른 남자와 결혼한 여정 역시 그에게 냉랭한 태도를 보인다. 허탈한 마음을 안은 최현의 발길은 다시 아리솔로 향하고 그곳에서 찻집 주인 공윤희(신민아)와 재차 마주한다. 처음에 뜬금없이 춘화를 찾는 그를 변태로 취급했던 윤희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닫혔던 마음을 연다. 이야기는 감독의 실제 경험에서 비롯됐다. 1995년 경주로 여행을 왔던 장 감독은 경주의 전통 찻집 아리솔에 그려진 춘화를 보고 다시 그곳을 찾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나중에 ‘십장생 화가’로 유명한 김호연 동국대 미술학부 교수의 그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김 교수는 영화를 위해 ‘경주’라는 제목의 그림을 새로 그렸다. 감독은 삶과 죽음이 공존하며, 꿈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한 도시의 이미지를 두 남녀 주인공을 통해 전달한다. 충동적으로 찾은 경주에서 윤희에게 신비로움을 느끼는 최현, 죽은 전남편과 닮은 최현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는 윤희. 두 사람의 만남은 달달한 로맨스는 아니지만 각자의 인생에서 중요한 무언가를 깨닫는 계기가 된다. 롱테이크와 느릿한 호흡은 빠른 속도에 익숙해진 관객들에겐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최고 지식인 캐릭터인 최현의 엉뚱한 행동, 그에 따른 지식인에 대한 풍자 등 순간순간 웃음을 자아내는 요소가 극의 윤활유가 된다. 배우들의 연기도 볼만하다. 나른한 지식인을 표현한 박해일은 극 중 캐릭터에 제대로 몰입했다. 지금껏 들뜨고 불안한 연기로 기억됐던 신민아도 많이 정돈되고 안정됐다는 평가들이다. 영화 ‘베를린’을 연출한 류승완 감독이 엉뚱한 매력의 플로리스트로 등장해 웃음을 선사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전 세계에서 맥주값 가장 비싼 도시는 어디?

    전 세계에서 맥주값 가장 비싼 도시는 어디?

    여행을 떠나 해당 도시에서 판매하는 맥주 한 잔은 여행을 더욱 여유롭게 만들어준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여행을 떠나거나 준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맥주가 가장 비싼 도시’ 순위가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한 여행업체는 전 세계 40개 도시를 대상으로 해당 도시의 맥주 가격을 조사했다. 330㎖ 병맥주 기준으로 평균 가격을 조사한 결과, 노르웨이와 스위스, 일본, 영국 등이 맥주 가격이 가장 비싼 나라로 꼽혔다. 가장 비싼 곳은 노르웨이 오슬로. 이곳 맥주의 평균 가격은 2.87파운드(4907원)이었다. 스위스 취리히의 맥주가 2.46파운드(4206원)으로 뒤를 이었다. 맥주가 유명한 일본 도쿄의 평균 맥주 가격은 이보다 미세하게 낮은 2.45파운드(4200원)이고 이스라엘의 텔아비브가 뒤를 이어 1.92파운드(약 3300원)으로 4위를 차지했다. 브라질 월드컵으로 관광 특수를 노리는 리오데자네이루의 평균 맥주 가격은 1.39파운드(2380원)으로 10위에 랭크됐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에서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 맥주가 6위(약 2720원), 싱가포르 맥주가 8위(2650원), 홍콩 맥주가 9위(2550원) 등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맥주가 가장 싼 도시는 폴란드의 바르샤바로, 평균 맥주가격은 1090원에 불과하다. 뒤를 이어 베를린, 독일 베를린, 체코 프라하, 포르투갈 리스본의 맥주가 가장 싼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를 이끈 ‘GoEuro’ 측 관계자는 “맥주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며 휴가 때 가장 많이 팔리는 주류”라면서 “이번 조사는 해당 도시가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얼마나 비싼 혹은 얼마나 싼 맥주를 제공하는지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정유미 애니메이션 ‘연애놀이’ 자그레브 국제영화제서 대상

    정유미 감독이 연출한 애니메이션 ‘연애놀이’가 자그레브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았다. 10일 영화제 홈페이지에 따르면 ‘연애놀이’는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제24회 영화제 단편 경쟁부문에서 그랑프리와 함께 2500유로의 상금을 받았다. ‘연애놀이’는 15분 분량의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연애의 모습을 어린 시절 아이들이 했던 소꿉놀이에 빗대어 표현했다. 앞서 이 작품은 베를린국제영화제 단편경쟁부문 등에 초청된 바 있다. 자그레브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는 1972년 이래 2년마다 개최되는 영화제로, 히로시마(일본), 오타와(캐나다), 안시(프랑스) 영화제와 함께 세계 4대 애니메이션 영화제로 손꼽힌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4) 스페인 구겐하임 미술관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4) 스페인 구겐하임 미술관

    건축가의 위대한 발상과 창의적인 디자인은 도시의 역사를 바꿔 놓을 수 있다. 스페인 북부 바스크 지방의 소도시 빌바오에 있는 구겐하임 미술관이 바로 그 증거다. 세계에서 가장 저명하고 영향력 있는 건축가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프랭크 게리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획기적인 이 미술관은 쇠퇴한 도시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세계적 문화 아이콘으로 우뚝 섰다. 미술관이 반드시 상자 모양일 필요가 없다는 프랭크 게리의 신념을 반영하고 있다. 런던의 서쪽 끝에 있는 숙소에서 북동쪽에 있는 스탠스테드 공항까지 가는 시간과 거리 계산을 잘못하는 바람에 빌바오로 가는 비행기를 놓쳤다. 오후에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학예사와 인터뷰 약속이 잡혀 있고, 다음 날 오전엔 기차편으로 파리로 가야 하는데 모든 스케줄이 엉망이 되는 순간이었다. 마침 빌바오와 가장 가까운 아스투리아스로 가는 비행기가 1시간 뒤 출발이었다. 아스투리아스 공항에서 오비에도로 들어가서 그곳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가는 방법을 택했다. 계획에도 없었던 도시들을 거쳐 우여곡절 끝에 빌바오 버스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은 밤 11시 15분. 택시를 타고 기사에게 예약해 놓은 숙소 주소를 알려준 뒤 중간에 구겐하임 미술관을 들러서 가 달라고 부탁했다. 영화배우처럼 잘 생긴 기사는 영어를 한마디도 못하고, 나는 스페인어를 못하지만 ‘구겐하임’만으로 소통이 가능했다. 터미널에서 10분 정도 달리자 기사는 차를 세웠다. 그러곤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무언가를 가리키며 큰 소리로 말했다. “퍼피!” 알록달록한 꽃으로 꾸며진 거대한 강아지가 꼬리를 흔들며 한밤의 방문객을 반기고 있었다. 빌바오 시민들이 자신의 애완견처럼 사랑한다는 제프 쿤스의 설치작품 ‘퍼피’(Puppy)였다. 그 뒤로 비틀어진 티타늄 벽들로 이뤄진 거대한 건물이 보였다. 20세기 최고의 건축물이라 칭송받는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이 야간 조명 아래 신비로운 빛을 발하고 있었다. 강 건너편으로 가서 야경을 바라보았다. 또 다른 모습이다. 유유히 흐르는 네르비온 강을 배경으로 서 있는 미술관은 감탄사가 저절로 튀어나올 정도로 아름다웠다.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웅장했고, 훨씬 관능적이었다. 뉴욕타임스의 건축비평칼럼니스트 허버트 머스챔프는 구겐하임 빌바오를 가리켜 “마치 메릴린 먼로가 환생한 것 같다”고 했다는데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각기 다른 방향으로 휘어져 있는 티타늄 벽면이 마치 지하철 송풍구 위에서 휘날리는 먼로의 흰 드레스 자락 같았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미술관으로 달려갔다. 하필 비가 내렸지만 오히려 구겐하임 빌바오의 건축적 특성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어 좋았다. 계단을 따라 강 쪽으로 내려가 미술관을 한 바퀴 돌아보는 데 시간이 꽤 걸린다. 강을 따라 건축면적 2만 4000㎡에 정면, 측면, 뒷면의 형상이 모두 다르고 비틀어지고 굽어진 입체적 외형이 신기하기만 하다. 게리는 이 미술관을 설계할 때 물고기의 이미지를 연상하며 콘셉트 스케치를 했다고 한다. 그런 다음 모형을 중심으로 건축을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수정을 거듭하고, 3D 설계 프로그램으로 설계를 완성했다. 유선형의 굽어진 벽면은 항공기 몸체에 쓰이는 티타늄 패널 3만여장을 사용했다. 티타늄은 금속이지만 따뜻한 느낌을 주고, 빛을 반사하지 않고 흡수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비가 내리고 우중충한 날이면 황금빛을 띤다. 게다가 녹이 슬지 않으니 비가 많이 오고 흐린 날이 많은 빌바오의 기후적 특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소재였다. 게리의 미래지향적 디자인과도 너무나 잘 어울릴 뿐 아니라 전통적 철강도시인 빌바오의 이미지도 살린다. 게리는 티타늄에 유리 커튼월과 연한 복숭아색 석회암 패널을 맞물려 자연스럽게 주변 풍광에 어울리도록 했다. 미술관의 건물 높이는 최대 55m를 유지해 주변 도시 기반시설들과 어우러지도록 하고, 건물의 다른 한쪽은 빌바오시 지면보다 16m 정도 낮게 해 네르비온 강가와 맞닿아 있다. 강변에 산책 나온 사람들과 수변 공원을 찾는 시민들은 광장의 넓은 공간을 지나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주 출입구에 도착한다. 미술관의 학예사 루시아 아기레의 안내를 받아 미술관 내부를 둘러봤다. 푸른색 건물인 사무동에서 본관의 수장고, 그리고 중앙 공간인 아트리움과 각 전시 공간이 모두 통한다. 외부가 유선형이듯 내부도 완만한 곡선의 연속이다. 아트리움을 중심으로 3개 층에 20개의 전시실이 있다. 전시공간의 면적만 1만 1000㎡나 된다. 티타늄 외장처리된 부분의 길고 큰 전시공간에는 조각가 리처드 세라의 작품이 영구 설치돼 있다. 아기레 학예사는 “미술관 건물 자체가 조형미를 지닌 예술품이라고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소재 선택, 공간 활용이나 미술관으로서의 기능성 측면에서도 완벽하게 설계된 작품”이라며 “건물과 주변경관을 하나도 놓치지 않도록 하면서 관람객의 자연스러운 동선을 유도하고, 예술가의 전시 작품이 건물에 묻히지 않도록 배려했다는 점은 뛰어난 건축가이자 예술가로서 게리의 능력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은 미국 뉴욕의 구겐하임을 시작으로 베를린, 베네치아에 분관을 지은 세계적인 미술재단인 솔로몬 R 구겐하임 재단과 조선·철강 산업의 쇠퇴로 위기를 맞아 도시재생을 도모하던 빌바오시, 독특하고 자유로우면서도 인간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는 건축가 프랭크 게리의 만남으로 시작됐다. 1991년 처음 머리를 맞댄 이후 설계부터 시공까지 7년 동안 당초 예산의 1400%에 달하는 건축비가 들었지만 그 효과는 톡톡히 보고 있다. ‘빌바오 효과’(The Bilbao Effect)라는 단어가 생겼을 정도다. 건축물 자체가 예술작품으로 평가받는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은 2010년 세계의 건축 전문가들에 의해 최근 30년간 세워진 것 중에서 가장 중요한 건축물로 뽑혔다. 게리의 독특한 디자인의 조형적인 아름다움과 미술관으로서의 기능성, 그리고 미술관이 도시재생에 결정적 기여를 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인구 50만명에 불과한 바스크 지방의 쇠퇴한 공업도시 빌바오는 1997년 구겐하임 미술관이라는 문화적 랜드마크가 생기면서 한 해 100만명이 찾는 세계적인 관광지로 거듭났다. 바스크 지방정부는 미술관 개관 후 첫 10년 동안 16억 유로에 달하는 관광수입을 올렸다. 빌바오를 새롭게 만드는 여러 가지 프로젝트들이 줄을 이었다. 노먼 포스터가 디자인한 획기적인 지하철 시스템, 페데리코 소리아나가 설계한 유스칼투나 콘서트홀, 발렌시아 출신의 건축가 겸 조각가 산티아고 칼라트라바가 설계한 주비주리 다리 등이 들어서면서 빌바오는 문화예술도시·도시재생 건축학의 살아 있는 학습장이 됐다.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빌바오의 기적은 계속되고 있다. lotus@seoul.co.kr
  • “레드와인 마셔주면 기억력·집중력↑”

    “레드와인 마셔주면 기억력·집중력↑”

    풍부하고 깊은 향에 매혹적인 붉은 빛깔이 인상적인 ‘레드 와인’이 두뇌 기억력·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과학전문매체 라이브 사이언스닷컴은 독일 베를린 샤리테 의과대학 병원 연구진이 레드 와인 속에 함유되어 있는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 화합물이 두뇌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과체중이지만 다른 부분은 건강한 실험 참가자 43명을 대상으로 다음과 같은 실험을 진행했다. 그룹을 반으로 나눠 두 개 그룹으로 세분화 한 후 첫 번째 그룹에 속한 23명에게는 레스베라트롤 200㎎을, 두 번째 그룹에 속한 23명에게는 위약(僞藥-환자에게 심리적 효과를 얻기 위해 주는 가짜 약) 200㎎을 6개월 간 복용하도록 한 뒤 경과를 관찰한 것. 이후 나타난 결과는 흥미로웠다. 두 그룹을 대상으로 진행된 기억력 테스트에서 레스베라트롤을 복용한 실험 참가자들은 그렇지 않은 참가자들보다 단어 기억력, 문제 집중력이 훨씬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기 공명 영상(MRI) 장체를 통해 이들의 뇌 혈류량 변화를 측정한 결과, 두뇌 신진대사가 상당부분 활성화된 것으로도 조사됐다. 레드와인에 풍부한 레스베라트롤은 폴리페놀의 일종으로 적포도주 뿐 아니라 다크 초콜릿, 땅콩, 포도를 비롯한 베리류에서도 발견된다. 특히 강력한 항산화 작용과 혈청 콜레스테롤을 낮춰 주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암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와 관련해 베를린 샤리테 의과대학 병원 신경과학자 베로니카 위트 박사는 “레드 와인 속에 풍부한 레스베라트롤 화합물이 두뇌 기억력·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연구 결과”라며 “임상적 관점에서, 우리의 연구 결과는 레스베라트롤의 정기적인 섭취가 두뇌 노화방지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이와 관련해 현재 대규모 임상 실험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신경과학 저널(Journal of Neuroscience)’에 4일(현지시간) 발표됐다. 자료사진=포토리아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메르켈 독일 총리, “거대한 뿔 났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기독교 민주당(CDU) 당 대회에 앞서 열린 야외공연 ‘백인 여자의 저주(The curse of the white woman)’ 출연 배우 앞에 서 있다. 문제는 뿔 장식을 한 배우 앞에 선 탓에 절묘하게 메르켈 총리가 마치 거대한 뿔이 난 것 같은 사진이 찍혔다. 독일 검찰은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메르켈 총리 휴대전화를 감청했는지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하랄트 랑에 연방검찰총장은 4일 “연방 하원 법무조사위원회에 총리의 휴대전화 감청 의혹에 관한 예비 조사를 시작했음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는 NSA의 메르켈 총리 휴대전화 감청 문제로 미국과 갈등이 확산하지 않도록 그 동안 노력해왔다. 연방 하원 조사위원회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체류 중인 에드워드 스노든 전 NSA 직원의 증언을 듣기로 했으나 여당 의원들의 반대로 독일로 불러들이는 것은 어려울 전망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수술 받으려면 주말 오후 피해야” - 연구

    “수술 받으려면 주말 오후 피해야” - 연구

    유럽과 일본에서 행해진 각각의 최신 연구를 통해서 오후나 주말에 행해진 수술에서의 사망률이 다른 시간대보다 대체로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수술을 받을 경우에는 미리 수술에 적합한 날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 등 외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 도호쿠대학 연구진이 전세계 환자 5500만명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주말 효과’라는 일종의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토요일 오후에 수술 받은 환자의 사망률이 그렇지 않은 시간대에 받은 이들보다 무려 17%나 높았다는 것이다. 또한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럽마취의학협회 회의에서도 독일 베를린에 있는 샤리테 대학병원 2곳에서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처음 수술을 받은 환자 22만명의 데이터를 매일, 매주, 분기(3개월) 단위로 사망률 변화를 분석한 결과, 오후의 수술 사망률은 다른 시간대보다 21% 높았고, 주말은 평일보다 22% 높다는 결과로 나타났다. 월별로는 2월의 수술 사망률이 다른 달보다 16% 높았다. 이에 대해 샤리테병원의 펠릭스 코크 박사는 “사망에 변화를 초래하는 요인으로 다양한 것을 생각할 수 있다”면서 “그 예로 하루의 시간대나 요일에 따라 의료수준 차가 날 수 있고 이런 사망률이 높은 시간대에 수술 받는 환자의 건강상태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수문장 줄줄이 부상… 벨기에 최종 명단 수정

    벨기에 축구대표팀이 브라질월드컵 개막 9일을 앞두고 최종 명단을 급히 수정했다. 한국의 대회 조별리그 H조 마지막 상대인 벨기에는 4일 국제축구연맹(FIFA)에 골키퍼 쿤 카스테일스(호펜하임) 대신 사미 보수트(쥘테 바레험)가 이름을 올린 23명의 명단을 다시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헤르타 베를린과의 경기에서 정강이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던 카스테일스는 대표팀 3순위 골키퍼가 유력했지만, 끝내 완치되지 않아 승선하지 못했다. 보수트는 대표팀 골키퍼로 거론되지 않았던 선수다. 그러나 3번 골키퍼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실비오 프로토(안더레흐트)가 지난달 18일 벨기에 프로축구 주필러리그 로커렌과의 경기 도중 왼팔 척골 골절로 일찌감치 선수 명단에서 빠진 데 이어 대체 요원 카스테일스마저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기회를 잡았다. 벨기에 축구협회는 “당초 FIFA에 카스테일스가 포함된 명단을 제출했지만, 개막 전까지 회복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해 보수트를 엔트리에 올렸다”고 설명했다. FIFA 규정에 따르면 월드컵 개막 열흘 전까지 제출한 최종 명단은 해당 국가의 첫 경기 열흘 전까지 부상 등을 이유로 교체할 수 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아이폰·아이패드 유저, 음란물 가장 많이 본다”

    “아이폰·아이패드 유저, 음란물 가장 많이 본다”

    모바일을 통해 음란동영상을 볼 때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브라우저는 애플의 사파리 인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등 해외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하루 방문객수가 3800만 명에 달하는 해외의 유명 음란동영상 사이트가 스마트폰으로 접속하는 방문자의 성향을 조사한 결과, 애플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의 ‘사파리’(Safari)를 통해 들어오는 방문객의 페이지뷰가 구글의 ‘크롬’(Chrome)이나 안드로이드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에 따르면 모바일 사파리를 통해 들어오는 방문객은 38.2%로 가장 높았으며, 안드로이드는 29.4%, 모바일 크롬은 18%에 불과했다. 태블릿PC도 비슷한 수치를 나타낸다. 아이패드(iPad) 등의 모바일 사파리를 통한 방문 비율은 전체의 73%를 차지했고, 구글의 크롬은 13.6%, 안드로이드는 7.8%에 그쳤다. 데스크톱은 이와 반대였다. 구글 크롬을 통해 방문하는 방문객수는 44.4%, 뒤를 이어 익스플러로, 파이어폭스 등을 통한 사람들이 각각 23.2%, 20.1%를 기록했다. 데스크톱, 모바일, 태블릿PC 등의 경로로 나뉘어 봤을 때, 모바일은 전체 방문경로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았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LTE망이 보급되면서 모바일로 더욱 손쉽게 음란동영상 사이트를 방문할 수 있게 된 것이 모바일 방문자수가 급증한 가장 큰 이유로 분석된다. 한편 이와 관련해 지난 달 29일 독일 베를린의 막스플랑크인간개발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음란물을 과도하게 보면 기억력이 떨어지고 알코올 중독자와 같은 뇌 반응이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음란물을 많이 보면 행동과 의사결정을 미치는 영역들의 기능이 저하돼 결국 뇌 용량이 작아지면서 활동량이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우뉴스부 @seoul.co.kr
  • 131년 전통 獨 상징을 만난다

    131년 전통 獨 상징을 만난다

    회전식 무대는 많다. 그런데 이건 횡(橫)이 아니라 종(縱)이다. 커다란 판 4개가 위아래로 움직인다. 높이 6.5m짜리 수레바퀴는 쉼 없이 돌아가며 삶의 공간이 됐다가, 위태롭게 떠받치는 바닥이 되더니 사람들을 무심히 떠밀어 버린다. 이 공간에 놓인 다양한 인물들의 단면은 현대인의 상실감과 불안, 동경이기도 하다. 4~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독일 극단 도이체스 테아터의 연극 ‘도둑들’은 여러모로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독일 연극을 대표하는 131년 전통의 제작극장’, ‘전통과 혁신의 조화’ 등 도이체스 테아터를 꾸미는 말도 화려하다. 이들의 첫 내한 작품인 ‘도둑들’은 현재 독일 연극계에서 각광받는 극작가인 데아 로어와 상상력 넘치는 무대를 구현하는 무대 디자이너이자 연출가 안드레아스 크리겐부르크가 협업했다. 2010년 첫선을 보인 그해 현대극의 진수를 보여주는 베를린 연극제에 초청됐고, 현지 연극평론지 테아터 호이테가 선정한 최고 무대디자인상, 뮐하임 연극제 관객상을 수상했다. 무대에 선 인물 12명은 사회 변방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아침에 눈을 뜨는 일이 없길 바라는 보험설계사, 자식들과 평범한 대화를 나누고픈 아버지, 네덜란드 지점을 운영하는 꿈을 꾸는 슈퍼마켓 직원, 누군가에게 감시당하는 불안감을 느끼는 부부, 43년째 호텔방에서 남편을 기다리는 노년의 여가수…. 이들은 자본의 양극화와 사회의 편견, 소통의 부재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의 자화상을 그려낸다. 공연시간이 3시간을 훌쩍 넘기지만, 관객들에게 “우울함을 압도하는 희극성이 있고 다소 무거운 주제를 가볍게 풀어내면서 지루함을 털어냈다”는 평을 받았다. 3만~7만원. (02)2005-0114.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야동’ 과도하게 보면 뇌 작아진다” (독 연구팀)

    “‘야동’ 과도하게 보면 뇌 작아진다” (독 연구팀)

    포르노 등 음란물을 과도하게 많이 보면 기억력이 떨어지는 등 알코올 중독자와 같은 뇌 반응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에 이어 실제로 뇌가 작아질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독일의 한 연구기관에서 나왔다고 29일(현지 시각) ‘뉴욕포스트’가 보도했다. 이번 연구는 독일 베를린에 기반을 둔 ‘막스플랑크인간개발연구소’(Max Planck Institute for Human Development)가 21~45세에 이르는 성인 남성 64명을 대상으로 음란물 시청 습관을 조사한 결과 밝혀졌다. 또한, 이들 남성들이 음란물을 시청하는 동안 뇌의 용량과 어떠한 반응을 일으키는지 촬영했다. 이번 연구를 총괄한 시몬 쿤 연구원은 “뇌 영역인 선조체(striatum)에서 보상 처리와 동기 행위에 관련된 영역이 음란물을 많이 시청하는 사람이 더욱 작으며 비활동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쿤 연구원은 “이러한 연구 결과가 음란물을 많이 봐 타고난 뇌의 특성을 변화시키는 질병의 단계라고 결론을 내리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또한 “음란물을 많이 시청하는 경향의 뇌가 선천적인지 여부도 이번 연구 결과로는 밝혀낼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쿤 연구원은 “음란물을 많이 보면 뇌의 선조체와 관련이 되어 있는 행동과 의사 결정을 미치는 영역들의 기능이 저하되어 결국 뇌 용량이 작아지면서 활동량이 줄어들어 성적 자극에 덜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에 관해 컬럼비아대학 그레고리 타우 교수는 “모든 것이 과도할 때에는 나쁘게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며 “음란물 시청이 뇌에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는지에 대한 더욱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타우 교수는 “각 개인이 특정한 행동 유형에 취약할 수 있는 뇌의 형태를 지니고 있을 가능성도 있으며 아니면 음란물의 과도한 시청이 이러한 뇌의 변화를 초래했을 수도 있다”며 “혹은 이 두 가지가 모두 중복되어 나타난 현상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원식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여성의 영화

    세계 여성영화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제16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29일 개막했다. 새달 5일까지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로 메가박스 신촌에서 열리는 이번 영화제에는 30개국에서 출품된 99편의 영화가 초청됐다. 개막작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서 저질러진 만행이 남긴 상처를 다룬 야스니바 주바니치 감독의 신작 ‘그녀들을 위하여’(2013)다. 주바니치 감독은 ‘그르바비차’(2005)로 제56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받은 바 있다. 유명 여성 감독들의 신작들을 통해 최신 여성영화의 흐름을 보여주는 새로운 물결 섹션에서는 ‘믹의 지름길’(2010), ‘웬디와 루시’(2008)로 주목받은 미국 독립영화 감독 켈리 레이차트의 신작 ‘어둠 속에서’(2013), 카트린 브레야 감독과 이자벨 위페르가 만난 ‘어뷰즈 오브 위크니스’(2013), 배우에서 감독으로 지평을 넓히고 있는 추상미의 ‘영향 아래의 여자’(2013) 등이 상영된다. 오즈 야스지로·구로사와 아키라·미조구치 겐지·나루세 미키오 등 일본 거장 감독들과 많이 작업한 여배우 가가와 교코를 조명한 회고전도 눈길을 끈다. ‘동경 이야기’(1953)부터 ‘마다다요’(1993)까지 8편을 준비했다. 새달 1일 배우 문소리와 함께 관객과의 대화(GV)도 개최할 예정이다. 변영주 감독이 연출한 다큐멘터리 ‘낮은 목소리’ 1~3편(1995~1999)도 특별 상영된다. 아시아 독립여성 감독의 다큐멘터리 작품 3편을 조명하는 ‘아시아 스펙트럼: 카메라는 나의 심장’ 부문, 6편의 영화를 통해 사랑과 돈의 문제를 조명한 ‘쟁점:사랑과 전쟁’ 부문, 11편의 퀴어 영화를 상영하는 ‘퀴어 레인보:열망과 매혹, 포비아를 넘어’ 부문 등에서 다양한 영화가 관객들과 만난다. 또한 ‘경쟁부문:아시아 단편 경선’에서는 역대 최대인 406편 중 예심을 통과한 27편도 상영된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소길댁 이효리, 소박한 신혼생활 ‘부러워’

    소길댁 이효리, 소박한 신혼생활 ‘부러워’

    가수 이효리가 이상순과 보내는 제주의 신혼 일상을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효리는 28일 자신의 트위터에 블로그 개설 소식을 알렸고 닉네임 ‘소길댁’으로 블로그를 개설한 이효리는 메인 화면에는 “효리네 집으로 놀러와~”라는 친근한 인사말을 적어놨다. 블로그에는 남편 이상순과 애견 순심이, 그리고 소박한 아침 밥상, 커피콩을 직접 볶는 남편 이상순의 자상함, 마당 텃밭에서 수확한 열무, 베를린과 암스테르담에서의 신혼 여행기 등 누리꾼들의 부러움을 사는 이효리만의 ‘소소하지만 행복한’ 일상이 담겨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에어버스, 세계 최초 ‘하이브리드 전기 항공기’ 개발

    에어버스, 세계 최초 ‘하이브리드 전기 항공기’ 개발

    프랑스 기반 세계 최대 항공기 제작 회사 에어버스 그룹(Airbus)이 오로지 전기 배터리로 구동되는 하이브리드 항공기를 개발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항공·공학 전문매체 디자인뉴스는 에어버스 그룹(Airbus)이 개발한 하이브리드 전기 엔진 항공기 ‘E-Fan 2.0’의 상세한 사항을 27일(현지시간) 소개했다. 항공용 가솔린(항공유, AVGAS)으로 엔진이 가동되는 기존 항공기들과 달리 ‘E-Fan 2.0’은 모든 것이 전기로만 구동되는 혁신적인 기술로 제작돼 있다. 비행기 날개에 고정된 리튬 이온 폴리머 배터리와 두 개의 전기 모터는 E-Fan 2.0의 유일한 전원 공급처다. 날개 길이는 총 9.5m, 무게는 550㎏으로 시간 당 110마일(177㎞)의 속도로 비행하며 현재까지 약 30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운용될 수 있다. 또한 비행시간을 최대로 늘리기 위해 중앙 착륙 기어 바퀴 중 하나에는 시간 당 35마일(55㎞) 추진이 가능한 보조 전기 모터가 있다. 지난 주, 베를린 에어쇼에서 첫 대중 앞에 선을 보인 E-Fan 2.0은 전기 엔진 특유의 무시무시한 조용함 속에서 빠르게 창공을 휘저었고 관중들은 이 놀라운 신기술에 열광했다. 참고로 현재 E-Fan 2.0의 생산은 프랑스 남서보 보르도 에어버스 생산기지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독일 뮌헨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에어버스 그룹 최고 기술 책임자(CTO) 장 보티는 “E-Fan 2.0의 공식 생산이 2017년 말 시작될 예정이며, 항공기에서 발전된 하이브리드 전투기의 프로토타입은 2030년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장 보티는 에어버스 그룹이 하이브리드 전기 기술 개발에 투자한 총 금액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 동영상·사진=유튜브/Airbus Group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이효리 블로그 화제, 닉네임 ‘소길댁’…건강식 렌틸콩 어떤 효능 있나

    이효리 블로그 화제, 닉네임 ‘소길댁’…건강식 렌틸콩 어떤 효능 있나

    가수 이효리가 이상순과 보내는 제주의 신혼 일상을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효리는 28일 자신의 트위터에 “언제부턴가 여기가 조금 좁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아직 서툴지만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 많이 놀러오세요”라는 글과 함께 블로그 주소를 올렸다. 닉네임 ‘소길댁’으로 블로그를 개설한 이효리는 메인 화면에는 “효리네 집으로 놀러와~”라는 친근한 인사말을 적어놨다. 블로그에는 남편 이상순과 애견 순심이, 그리고 소박한 아침 밥상, 커피콩을 직접 볶는 남편 이상순의 자상함, 마당 텃밭에서 수확한 열무, 베를린과 암스테르담에서의 신혼 여행기 등 누리꾼들의 부러움을 사는 이효리만의 ‘소소하지만 행복한’ 일상이 담겨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이효리가 공개한 건강식 ‘렌틸콩’이다. 이효리는 이날 “조용한 아침”이라는 글과 함께 남편 이상순과 다정하게 아침 식사를 하는 사진을 올렸다. 또한 “오늘 아침은 빵과 계란, 사과와 렌틸콩”이라며 “렌틸콩은 삶아 올리브유와 비니거를 넣고 살짝 볶아준다”며 아침 밥상을 공개했다. 채식주의자 이효리 이상순 부부가 즐겨먹는 ‘렌틸콩’이란녹두와 비슷한 생김새로 유럽, 아시아, 북아프리카에서 널리 재배되지만, 서반구에서는 자라지 않는다.단백질 함량이 높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섬유질이 풍부하다. 이밖에 비타민 B, 철, 인 등도 다량 함유돼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英 예술가 애니시 커푸어 등 획기적 조형물 선보여…현대차와 내년부터 11년간 파트너십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英 예술가 애니시 커푸어 등 획기적 조형물 선보여…현대차와 내년부터 11년간 파트너십

    테이트 모던을 찾는 사람들은 여러 가지로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99m 높이의 굴뚝과 길이 152m, 폭 24m, 높이 35m에 달하는 적벽돌의 거대한 화력발전소 건물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까닭에 일단 압도적인 규모에 놀란다. 놀란 입은 내부로 들어가면 더 벌어진다. 어마어마한 공간이 눈앞에 펼쳐지기 때문이다. 과거에 화력발전소의 핵심 시설인 터빈이 자리했던 ‘터빈홀’이다. 미술관은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봄까지 현대미술계의 쟁쟁한 예술가들을 선정해 이곳에서 특별전시를 기획한다. 단일 전시공간으로는 최대인 이 드넓은 터빈홀을 예술가들은 마음껏 활용해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설치작품을 선보이며 테이트 모던이 현대미술의 꽃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00년 터빈홀을 장식한 첫 번째 예술가는 루이스 부르주아. 알을 품은 거대한 어미 거미를 형상화한 ‘마망’(Maman)이라는 설치작품으로 유명한 부르주아는 옛 산업 시설이 지닌 거친 매력을 간직한 터빈홀에 또 다른 거대한 거미를 들여놓았다. 2002년 인도 출신 영국인 예술가 애니시 커푸어가 선보인 ‘마르시아스’는 현대미술계에서 테이트 모던의 위치를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게 만든 전시회였다. 그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반은 사람, 반은 동물의 종족인 마르시아스를 표현하기 위해 붉은색 거대한 나팔관을 터빈홀에 설치했다. 2003년 있었던 올라푸르 엘리아손의 ‘웨더 프로젝트’는 아직도 화제가 되는 전시다. 베를린을 거점으로 활동 중인 덴마크 출신의 엘리아손은 터빈홀 천장을 거울로 도배한 뒤 벽과 만나는 모서리 지점에 수백개의 전구로 구성된 오렌지색 발광체로 인공태양을 만들었다. 여기에 연무를 뿜어내는 기계를 설치해 태양이 저물어 가는 순간의 풍경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냄으로써 환경문제를 제기한 전시였다. 2006년 카르스텐 횔러는 놀이동산에 있는 대형 미끄럼틀을 설치하고 ‘테스트 사이트’라는 제목을 달았다. 5층 높이의 갤러리홀에서 뱅글뱅글 돌아 터빈홀로 내려오는 미끄럼틀을 타며 작품을 몸으로 감상하기 위해 사람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줄을 섰다. 2007년 콜롬비아 출신의 조각가 도리스 살세도는 지진이 난 것처럼 터빈홀의 콘크리트 바닥에 균열을 만들었다. 인종차별과 현대문명의 붕괴를 상징하는 이 충격적 작품의 흔적은 터빈홀 바닥에 그대로 남아 있다. 미로슬라브 발카는 2009년 거대한 컨테이너 박스를 전시장 한가운데 설치해 완벽한 암흑의 공간을 체험하게 했다. 아이웨이웨이는 2010년 수공예로 제작한 해바라기씨 1억개를 바닥에 쌓는 방식으로 동양적 관점에서 정치·사회적 메시지를 던졌다. 매번 화제를 낳는 터빈홀의 특별기획 전시는 개관 이후 지난 2012년까지 다국적 소비재 기업인 유니레버사의 후원을 받아 ‘유니레버 시리즈’라는 타이틀로 이뤄졌다. 유니레버의 바통을 이어받은 기업은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다. 문화예술과의 만남을 통해 자동차에 이동수단 그 이상의 인간 중심적 가치를 불어넣는다는 취지로 지난 1월 현대차는 테이트 모던과 2015~2025년 11년간의 장기 파트너십을 맺었다. 내년부터 테이트 모던은 터빈홀에서 ‘현대커미션’(Hyundai Commission)이라는 타이틀로 혁신적인 현대미술 작품을 선보이게 된다. 현대차에 따르면 장기 파트너십의 첫 사업으로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전시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테이트 모던의 백남준전이 원활하게 개최될 수 있도록 테이트 모던이 백남준의 작품 9점을 구매하는 데도 후원했다.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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