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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獨정부 “또 도청 당할라”

    독일 정부는 26일(현지시간) 자국의 민감한 통신정보들이 미국 정보기관에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를 고려해 미국 통신업체인 버라이즌과의 인터넷 서비스 계약을 종결하기로 했다. 버라이즌은 2010년부터 장관들의 통신망인 베를린과 본 간의 통신네트워크 인프라를 제공해 왔으며, 내년에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독일 당국은 버라이즌과의 계약 연장 여부를 검토하던 중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에 의해 미 국가안보국(NSA)의 대규모 도청 사실이 폭로되자 철저한 조사를 벌여 왔다. 특히 NSA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휴대전화를 도청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양국 관계가 한때 냉각되기도 했다. 이후 독일은 도청 방지를 위해 미국과의 회담을 원했지만, 미국은 독일이 원하는 도청 방지 확신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양국의 회담은 실패했다. 독일 내무부의 토비아스 플라테 대변인은 “버라이즌이 법적으로 NSA에 고객들의 국내 및 국제 통화기록 등 특정사항들을 제공할 의무가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버라이즌과 계속 협력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버라이즌은 성명에서 “우리는 독일 정보보호법을 준수했다”며 “미국 바깥에 저장된 고객 정보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가 접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히틀러의 숨겨진 재산 ‘무려 6조원’…세금도 체납

    히틀러의 숨겨진 재산 ‘무려 6조원’…세금도 체납

    나치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1889-1945)는 죽어서도 마음 편히 누워있지 못할 것 같다. 과거 히틀러가 현재 화폐가치로 무려 36억 파운드(약 6조 2300억원)의 재산을 숨겨두고 있었으며 175만 파운드(약 30억원)의 세금도 체납한 사실이 드러났다. 최근 영국방송 채널5가 히틀러의 재산을 다룬 다큐멘터리(The Hunt For Hitler’s Missing Millions)를 통해 오랜시간 이어져 온 세간의 궁금증을 밝혀내 관심을 끌고있다. 히틀러의 자살 후 이를 조사한 당시 영국 정보장교인 독일계 유태인 허먼 로스먼의 증언과 히틀러 연구가 크리스 웨튼 박사의 증언을 바탕으로 구성된 이 다큐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역시 그의 은닉 재산이다. 다큐멘터리가 추정한 히틀러의 숨겨진 재산은 약 11억 라이히스마르크(reichsmarks·당시 독일에서 사용하던 마르크화)로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36억 파운드에 달한다. 히틀러가 막대한 돈을 벌어들인 방법은 다양하다. 그는 먼저 자신의 초상권으로 막대한 돈을 벌었다. 당시 당국에서 발매하는 우표에 자신의 얼굴을 넣어 쏠쏠한 초상권 수입을 챙긴 것. 또한 저서 ‘나의 투쟁’(Mein Kampf)의 인쇄 수입과 심지어 공공 연설로도 돈을 벌었다. 특히 그의 재산에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각종 예술 작품들이다. 평소 예술에도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진 히틀러는 현재 시세로 2000억원이 넘는 작품들을 차곡차곡 수집(?)해 친척들에게 건넸다. 웨튼 박사는 “히틀러가 숨지기 직전 지하벙커에 있을 당시 이미 그는 억만장자였다” 면서 “1938년에는 친척들에게 상당수의 럭셔리한 예술 작품들을 건넸다”고 밝혔다. 이어 “2차 대전이 끝난 후 연합군 측은 히틀러의 재산을 현재 돈으로 50만 파운드(8억 6000만원)로 잘못 추정했다” 면서 “통치 기간 중 약 175만 파운드의 세금도 이런저런 이유로 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히틀러는 1945년 4월 30일 독일 베를린의 한 지하벙커에서 연인 에바 브라운(33)과 함께 권총으로 동반자살했다. 사진=게티이미지/멀티비츠 이미지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속옷만 입은 남녀 수 십명, 옷가게에 집결한 이유

    속옷만 입은 남녀 수 십명, 옷가게에 집결한 이유

    독일 베를린의 한 의류상점에 아침 일찍부터 속옷 차림의 남녀가 몰려들었다. 무슨 일일까? 남녀 가리지 않고 당당하게 속옷차림으로 거리 한복판을 나선 이유는 다름 아닌 ‘공짜 옷’ 때문이다. 최근 스페인의 유명 브랜드인 ‘데시구알’(Desigual)은 매년 여름 맞이 세일 행사 기간 중 첫째날에 속옷차림으로 매장에 들어서는 100명에게 공짜 옷 한 벌을 나눠주는 행사를 진행했다. 연례행사처럼 펼쳐지는 이 프로모션에 올해에도 어김없이 ‘대담한’ 남녀들이 공짜 옷을 얻기 위해 줄을 섰다. 속옷 차림으로 입장한 사람들은 마음에 드는 옷을 입어보기 위해 입고 있던 옷을 벗고 입는 불편함 없이 ‘간편하게’(?) 옷을 고를 수 있다. 상하의를 포함한 한 벌이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과 사이즈를 빠르게 고르는 것이 관건이다. 대부분 20~30대의 젊은 층이 이 프로모션에 참가하고 있으며, 함께 이벤트 당첨을 위해 부끄러움을 불사한 커플들도 눈에 띈다. 이러한 마케팅은 2009년 스페인 데시구알 매장에서 최초로 시작된 뒤 해를 거듭할수록 인기를 더하고 있다. 스페인 뿐 아니라 독일과 프랑스, 영국, 미국 등지의 매장에서도 비슷한 행사가 진행된다. 사진=위는 게티 이미지/ 멀티비츠 이미지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발레 ‘돈주앙’의 발레리나들, “착시 현상이 심하면...자칫”

    발레 ‘돈주앙’의 발레리나들, “착시 현상이 심하면...자칫”

    발레 ‘돈주앙’에 출연하는 발레리나들이 19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의 오페라 하우스 ‘코미쉐 오퍼(Komisch Oper)’에서 포토콜을 위한 공연을하고 있다. 발레 ‘돈주앙’은 스페인의 전설적인 호색한 돈주앙의 삶과 열정, 사랑, 질투를 그리고 있다. ‘돈주앙’ 스토리답게 발레리나들이 속옷 차림으로 출연하고 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한국 미술 양적으로는 팽창했지만 질적으론 어떻다고 말하기 어려워”

    “한국 미술 양적으로는 팽창했지만 질적으론 어떻다고 말하기 어려워”

    “노마드요? 요즘은 누구나 떠돌아다니지 않나요. 1년의 3분의1은 독일 베를린 크로이츠베르크의 작업실에서, 3분의1은 서울에서, 나머지는 여행을 하며 보냅니다. 대부분 아틀리에에 머문다고 보시면 되죠.” 지난 18일 오후(현지시간) 아트 바젤의 ‘언리미티드’ 전 전시관 입구. 미술가 양혜규(43)는 자신의 대형 블라인드 설치작품 앞에 시커먼 선글라스를 쓰고 나타났다. 두 시간 뒤 베를린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는 작가는 “인위적 변화를 추구하지도, 그렇다고 남을 의식하지도 않는다”며 말문을 열었다. 세계 3대 비엔날레인 베니스(2009년)·상파울루(2006년) 비엔날레에 한국을 대표해 참가하면서 ‘국가대표’란 애칭까지 달았지만 “(그 표현은) 맘에 들지 않는다”는 답이 돌아왔다. 다양성과 나름의 의미를 갖는 예술에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라는 뜻에서다. 그가 늘 강조하는 ‘공간’에 대해 물었다. 작가의 작업에서 중요한 축을 이루는 요소는 바로 공간이며 2006년 이후 본격적인 블라인드 설치작품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예술가가 어떻게 공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있죠? 사실 블라인드는 안과 밖을 나누는 경계 역할을 하지만 이건 공간을 나누는 게 아니라 투명한 구분을 만듭니다. 경계가 있되 경계가 아닌 완전하지 않은 상태의 공간이에요.” 전날 밤 작가는 국내외 10여개 대형 화랑들이 주최한 환영 만찬에 참석해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거장 이우환과 양혜규, 단 둘만을 위한 자리였지만 베르사유 전시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이우환은 함께하지 못했다. 바젤 아트 페어 기획전에 올해로 세 번째 참여한 작가는 “‘언리미티드’ 전 참가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면서도 “다만 아트 페어는 스스로 위기감을 느끼며 혁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요즘 ‘한국 미술’에 대해선 “양적으로는 팽창했지만, 질적으론 어떻다고 쉽게 얘기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작가는 한국 미술계에 자신의 작업을 본격적으로 소개하고 싶다는 소망을 조심스럽게 풀어 놨다. 대부분의 미술가가 세계 무대를 목표로 삼는 상황에서 이례적이라 할 수 있으나 국내 개인전이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문 처지라 그렇다. 그는 올 하반기 국내에서 열리는 미디어시티전에 신작들을 대거 내놓을 계획이다. 미디어시티전은 오는 9~11월 서울시립미술관이 마련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미디어 아트 전이다. 바젤(스위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용어 클릭] ■아트 바젤 1970년 에른스트 바이엘러(1921~2010)가 주도해 창설한 세계 최대의 아트 페어. 스위스 바젤에서 매년 6월 개최된다. 총괄 디렉터 1명과 디렉터 4명, 위원 6~7명이 협력해 운영하며 디자인 마이애미, 아트 바젤 홍콩 등의 자매 행사도 연다.
  • [NOSSA! 월드컵] 문신에 담긴 인생사

    [NOSSA! 월드컵] 문신에 담긴 인생사

    17일 브라질월드컵 G조 조별리그 가나와의 1차전 후반 결승골을 터뜨려 일약 미국의 영웅으로 떠오른 존 브룩스의 왼쪽 팔꿈치에는 독일 베를린, 오른쪽 팔꿈치에는 미국 일리노이주 지도가 그려져 있다. 1993년 미군 병사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지난해 7월 미국 성인대표팀 유니폼을 입기 전까지 독일 청소년대표팀에서 뛰었다. 태어난 곳(베를린)과 새롭게 삶의 터전(일리노이)으로 삼은 두 곳 모두를 잊지 않겠다는 뜻이다. 가나 미드필더로 후반에 교체 투입된 케빈프린스 보아텡의 쇄골 아래에는 ‘고통과 사랑’이란 문구가 새겨져 있다. 가나계 이민 2세로 독일에서 태어나고 자라 어린 시절을 고통스럽게 지낸 인생을 함축하며 스스로를 다독이는 ‘주문’(呪文) 같은 것이다. 그 역시 21세 이하 독일대표팀에서 뛰었지만 2010년 남아공과 이번 대회에는 가나 대표로 출전하고 있다. 배다른 동생 제롬은 독일 대표로 2회 연속 월드컵에 나서 오는 22일 형제 대결 성사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날 스위스와의 경기에 뛰었던 안토니오 발렌시아(에콰도르)의 오른쪽 어깨에는 ‘추초 11’이라고 새겨져 있다. 1년 전 카타르에서 심장마비로 세상을 뜬 대표팀 동료 크리스티안 베니테스의 별명과 등번호다. 이번 대회에는 몸 이곳저곳에 문신을 새긴 각국 스타들을 4년 전보다 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광적으로 문신을 즐기는 선수로는 스페인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를 꼽을 수 있다. 거의 모든 부위에 문신이 있는데 특히 이두박근에는 ‘9/11’과 ‘3/11’이 선명하다. 2001년 미국 9·11 테러와 2004년 마드리드 열차 폭탄테러 날짜다. 그는 또 2007년 프리메라리가 개막전에서 심장마비로 숨진 안토니오 푸에르타를 기리는 문신도 새겼다. 크로아티아 주장 다리요 스르나 가슴의 ‘이고르’는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동생 이름이며 다리에 새긴 사슴 그림은 자신의 이름을 가리킨다. 자신을 위해 희생한 부모에 대한 존경을 문신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AFP통신은 풀이했다. 한때 ‘제2의 마라도나’로 통했던 에세키엘 라베시(아르헨티나)는 디에고 마라도나를 상징하는 문신을 새겼는데 “전설(마라도나)과 나를 연관 짓지 말아줬으면 한다. 그는 오직 한 명뿐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32초면 충분했다

    32초면 충분했다

    17일 가나와의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G조 1차전에서 전반 32초 만에 골을 성공시킨 클린트 뎀프시(31·시애틀)는 랜던 도너번(LA 갤럭시)이 낙마한 미국 대표팀의 기둥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두터운 신임으로 주장 완장을 넘겨받은 그는 벼락 같은 선제골과 코피 부상에도 끝까지 필드를 지켜 가나와의 악연을 끝냈다. 이날 뎀프시의 골은 월드컵 통산 5번째로 이른 시간에 터진 골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 3~4위전에서 하칸 쉬퀴르(터키)가 한국을 상대로 넣은 11초가 지금까지 최단 기록. ▲1962년 바클라프 마세크(체코슬로바키아·16초) ▲1934년 에른스트 레흐너(독일·25초) ▲1982년 브라이언 롭슨(잉글랜드·27초) 등이 뒤를 잇는다. 뎀프시의 이력을 보면 특이하기만 하다. 2004년 독일월드컵 지역예선 바베이도스전에서 53초 만에 득점, 미국대표팀 최단 기록을 세웠고, 2012년에는 자메이카와의 브라질 지역예선에서 36초로 자신의 기록을 경신했다. 이날 또 기록을 갈아치우며 미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3개 대회 연속 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이미 센추리클럽에 가입한 뎀프시가 105번째 A매치에서 기록한 37번째 골이다. 왼쪽 측면에서 수비수 1명을 가볍게 제친 뒤 페널티지역에서 때린 벼락 같은 강력한 왼발 슈팅이 4만 관중을 깜짝 놀라게 했다. 뎀프시는 후반 33분 상대 존 보예와 공중볼을 다투다 정강이로 얼굴을 가격당해 코피를 흘렸다. 그러나 지혈 등 간단한 치료를 받은 뒤 곧바로 그라운드에 돌아왔다. 뎀프시의 투혼이 동료들에게도 전달된 듯 후반 37분 동점을 허용한 미국은 4분 뒤 존 브룩스(헤르타 베를린)의 천금 같은 헤딩슛으로 2-1 승리를 거뒀다. 2006년 독일대회 조별리그와 2010년 남아공대회 16강전에서 가나에 1-2로 패했던 미국은 마침내 ‘가나 잔혹사’를 끊는 데 성공했다. 독일과 포르투갈 등 강팀과 한 조에 속해 16강 진출이 쉽지 않았던 터라 꼭 잡아야 하는 1차전을 잘 챙겼다. 그러나 부상자가 여럿 나와 클린스만 감독은 다음 경기에서 골머리를 앓게 됐다. 전반 21분 다리를 움켜쥐고 쓰러진 공격수 조지 알티도어(선덜랜드)는 왼쪽 햄스트링을 다친 것으로 드러나 남은 경기 출전이 어려울 전망이다. 수비수 맷 비즐러(캔자스시티)도 햄스트링에 이상을 느껴 경기 도중 교체됐고, 뎀프시는 코뼈를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스위스 히츠펠트의 마법

    스위스 히츠펠트의 마법

    울상을 짓던 스위스가 ‘명장’이 던진 잇단 승부수로 웃었다. 오트마어 히츠펠트(65) 감독이 지휘하는 스위스 대표팀은 16일 브라질리아의 마네 가힌샤 국립 주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E조 에콰도르와의 1차전 후반 추가 시간 터진 극적인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역전승했다. 전반전만 해도 승부의 추는 22분 만에 선제골을 빼낸 에콰도르 쪽으로 기울었다. 스위스는 튼실한 수비에 빠른 역습을 펼친 에콰도르에 눌려 월드컵 본선에서 200분 넘게 이어진 무득점 행진을 이어 가는 듯했다. 그러나 경기 흐름을 예의 주시하던 히츠펠트 감독은 준비된 반전 카드로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시작과 함께 발렌틴 슈토커(헤르타 베를린)를 아드미르 메메디(프라이부르크)로 교체한 것. 메메디는 투입 3분 만에 짜릿한 동점골로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스위스의 본선 266분 무득점 행진이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었다. 그 뒤에도 메메디는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비며 경기 주도권을 찾아왔다. 그리고 다시 소강상태로 접어들던 후반 20분 히츠펠트 감독은 다시 하리스 세페로비치(레알 소시에다드) 카드를 꺼냈고 또다시 적중했다. 세페로비치는 추가 시간 2분이 끝나 심판이 휘슬을 불려고 만지작거리는 시점에 통렬한 왼발슛으로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히츠펠트 감독이 던진 카드마다 짜릿한 승리를 불러온 것. 1983년 스위스 클럽팀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히츠펠트 감독은 30년 넘게 사령탑 자리를 지켰다. 스위스 리그와 독일 분데스리가를 거치며 여러 차례 리그 우승을 일궜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도 정복, 명장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2008년부터 스위스 대표팀을 맡아 두 차례 월드컵 본선으로 이끌었고, 1995년 이후 10년 만에 스위스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위권까지 견인했다. 이 때문에 그는 ‘장군’, ‘갓(Gott·신)트마르’ 등의 별칭을 얻었다. 브라질대회는 그의 은퇴 무대이기도 한데 그 대회는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獨동포들 세월호 희생자 추모 집회 28일 뮌헨서

    독일 동포들이 오는 28일 독일 뮌헨에서 세월호 희생자 추모 집회를 개최한다. 16일 독일 현지 동포모임인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들’에 따르면 이들은 28일 오후 뮌헨 도심 비텔스바흐 광장에서 세월호 희생자를 기억하는 추모 집회를 열기로 했다. 이 모임은 최근 동포매체에 올린 글에서 “세월호 희생자를 기리고 그들을 잊지 않겠다는 약속이자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모든 개인이 노력하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고 추모 집회 취지를 밝혔다. 동포들은 향후 독일 언론을 상대로 모금활동을 펼 계획이다. 또 다음달 26일에 2차 집회도 개최한다. 앞서 지난달 3일 독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 광장에는 세월호 희생자 추모 분향소가 설치되기도 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작은 생각과 애정으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작은 생각과 애정으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

    세상을 바꾸는 씨드/슈테판 쉬르·팀 투리악 지음/유영미 옮김/프롬북스/232쪽/1만 6800원 봉투 하나가 참을 수 없을 만큼 더러운 인도 뭄바이 빈민촌의 환경을 바꾸고, 지역과 전통의 특성을 살린 건축재료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 지구촌의 시선이 쏠리게 했다. 어찌 보면 사소한, 씨앗 한 알만큼 작은 생각과 애정이 땅 위에 자리 잡고 싹을 틔우면서 커다란 나무로 성장하고 좋은 열매를 맺었다. 신간 ‘세상을 바꾸는 씨드’는 그 씨앗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원제는 ‘이노베이션 스턴트맨’(Innovation Stuntmen)이다. 혁신(이노베이션)과 위험한 상황에 뛰어드는 스턴트맨을 조합했다. 자신의 재능을 살려 어려운 환경 속으로 뛰어들어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미래를 창조한 사람들을 일컫는다. 건축가 안데르 빌헬손은 남반구 빈민 지역으로 내몰리던 주민의 삶을 연구하다가 뭄바이 빈민촌에서 한 여성을 만났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건축이 아니라 공중위생”이라는 여성의 호소는 건축물만 바라보던 그의 시선을 환경으로 옮겼다. 주민 500명이 사는 마을에 공공화장실은 단 하나. 여성들은 집 근처에서 용변을 보며 치욕감을 느꼈고, 성희롱과 성폭행에 노출됐다. 오물은 마을 식수를 오염시켜 장티푸스와 설사는 일상이었다. 빌헬손은 늘 지니던 건축 도구를 내려놓고 ‘일회용 변기’를 디자인했다. 쉽게 분해되는 에코바이오 재질로 봉지 두 개를 만들고, 안에 들어가는 봉지에 배설물의 병균을 제거하는 요소 분말을 담았다. 배설물 봉지를 봉해 땅에 묻으면 몇 주 안에 봉지와 배설물이 땅속으로 흡수된다. ‘피푸’로 불리는 일회용 변기는 케냐 나이로비의 슬럼 지역에 있는 베델 학교와 실랑가 마을에서 처음 썼다. 효과는 상당했다. 아이들의 설사 비율이 줄고, 아동 청소년 성폭력 빈도가 감소했다. 배설물은 거름이 돼 토지를 비옥하게 했고, 채소를 키웠다. 단순한 제품이 삶의 질을 크게 개선시킨 것이다. 또 다른 건축가 프랜시스 케레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인 부르키나파소에 오페라 마을을 짓고 있다. 케레가 태어난 이곳은 많은 비가 내려 매년 집이 무너지고 다시 짓는 일을 반복한다. 어릴 때부터 “튼튼한 집을 짓겠다”고 다짐했던 케레는 독일 베를린공대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고향으로 돌아가 유기적인 공간을 만들기 시작했다. 콘크리트·유리 같은 건축재료와 유럽식 건축양식을 버리고 토착 광물과 전통 양식을 최대한 활용했다. 벽과 지붕의 공간을 띄워 통풍이 원활하고, 지붕을 크게 만들어 비가 들이치지 않게 했다. 원형 공연장을 중심으로 집들을 나선형 구조로 배열한 오페라 마을은 문화, 소통, 전통, 기술, 생태 등을 모두 아우르는 환경으로 조성되고 있다. 이 밖에 학교를 놀이터로 만들면서 미래 학습법을 제시하는 케이티 샐런, 인간의 감성과 가치를 담은 게임을 추구하는 제노바 첸, 생물의 유기체 구조를 시스템 조립에 활용하면서 새로운 구조물을 탄생시키는 스카일라 티비츠 등 이노베이션 스턴트맨들의 사례가 담겨 있다. 거창한 구호와 큰 비용이 아니더라도 ‘세상은 더 좋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면서 다른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볼 이유를 웅변한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시뮬레이션도 “브라질 우승”

    개최국 브라질이 결승에서 숙적 아르헨티나를 격파하고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 올릴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dpa통신은 13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경영학교와 쾰른 독일스포츠대학 연구진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과 월드컵 예선 결과, 베팅업체 배당률 등을 통해 실시한 시뮬레이션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발생 가능한 부상과 전술까지 고려한 이 시뮬레이션 결과 4강에는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함께 ‘전차군단’ 독일과 ‘오렌지군단’ 네덜란드가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두 팀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져 탈락할 것으로 연구진은 내다봤다. 최강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선봉에 선 포르투갈은 16강에 진출하지 못하고 2연패를 노리는 ‘무적함대’ 스페인은 16강에서 브라질에 일격을 당할 것으로 분석됐다. G조에서 독일이 토너먼트 한 자리를 차지하고 포르투갈은 가나 또는 미국에 덜미를 잡혀 짐을 싸야 한다. B조에서는 네덜란드가 1위, 스페인이 2위를 차지하고 F조에서는 아르헨티나가 1위에 오른다는 얘기다. 독일 베를린자유대학 연구진이 수행한 시뮬레이션에서는 독일-스페인이 결승에서 맞붙어 스페인이 우승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한편 해외 유명 도박업체들 역시 브라질의 우승을 점쳤다. 영국 최대 도박업체 레드브록스와 윌리엄힐은 브라질에 가장 낮은 3배, 아르헨티나에 4배의 배당률을 내놨다. 이어 독일과 스페인이 4강에 진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래드브록스는 독일과 스페인에 각 5배와 6.5배, 윌리엄힐은 6배와 6.5배의 배당률을 매겼다. 윌리엄힐은 한국에 250배의 우승 배당률을 걸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새 영화] ‘경주’

    [새 영화] ‘경주’

    지난해 4월 전주영화제에서 인터뷰한 재중 동포 장률 감독에게 차기작으로 경주를 배경으로 한 로맨틱 코미디를 준비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의아함과 기대감이 교차했다. 그동안 ‘망종’, ‘경계’ 등에서 소외된 경계인들의 목소리를 현실적으로 그려 온 그와 말랑말랑한 로맨틱 코미디를 연결시키는 게 쉽지 않았다. 그때 장 감독은 “알고 보면 나도 좀 재미있는 사람”이라면서 겸연쩍게 웃었다. 그의 말처럼 12일 개봉한 ‘경주’는 장 감독의 장기인 리얼리즘 화법에 소소한 유머를 더한 ‘장률식’ 로맨틱 코미디다. 화려하고 톡톡 튀는 상업영화와는 거리가 있지만 사색적이고 여백이 많은 예술영화로 그만의 향기를 풍긴다. 언뜻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떠올리게도 한다. 감독은 천년 고도인 경주를 영화의 소재이자 배경으로 선택했다. “어느 곳에서도 능을 보지 않고는 살기 힘들다”는 대사가 나올 정도로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도시, 경주. 친한 형의 부고를 듣고 오랜만에 한국을 찾은 베이징대 교수인 최현(박해일)은 7년 전 고인과 함께 경주의 한 찻집에서 봤던 춘화를 떠올리고 경주행을 결심한다. 옛 연인 여정(윤진서)에게 경주에 와 달라고 부탁한 뒤 찻집 아리솔을 다시 찾은 최현은 당시 춘화가 사라지고 없다는 사실에 실망하고, 다른 남자와 결혼한 여정 역시 그에게 냉랭한 태도를 보인다. 허탈한 마음을 안은 최현의 발길은 다시 아리솔로 향하고 그곳에서 찻집 주인 공윤희(신민아)와 재차 마주한다. 처음에 뜬금없이 춘화를 찾는 그를 변태로 취급했던 윤희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닫혔던 마음을 연다. 이야기는 감독의 실제 경험에서 비롯됐다. 1995년 경주로 여행을 왔던 장 감독은 경주의 전통 찻집 아리솔에 그려진 춘화를 보고 다시 그곳을 찾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나중에 ‘십장생 화가’로 유명한 김호연 동국대 미술학부 교수의 그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김 교수는 영화를 위해 ‘경주’라는 제목의 그림을 새로 그렸다. 감독은 삶과 죽음이 공존하며, 꿈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한 도시의 이미지를 두 남녀 주인공을 통해 전달한다. 충동적으로 찾은 경주에서 윤희에게 신비로움을 느끼는 최현, 죽은 전남편과 닮은 최현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는 윤희. 두 사람의 만남은 달달한 로맨스는 아니지만 각자의 인생에서 중요한 무언가를 깨닫는 계기가 된다. 롱테이크와 느릿한 호흡은 빠른 속도에 익숙해진 관객들에겐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최고 지식인 캐릭터인 최현의 엉뚱한 행동, 그에 따른 지식인에 대한 풍자 등 순간순간 웃음을 자아내는 요소가 극의 윤활유가 된다. 배우들의 연기도 볼만하다. 나른한 지식인을 표현한 박해일은 극 중 캐릭터에 제대로 몰입했다. 지금껏 들뜨고 불안한 연기로 기억됐던 신민아도 많이 정돈되고 안정됐다는 평가들이다. 영화 ‘베를린’을 연출한 류승완 감독이 엉뚱한 매력의 플로리스트로 등장해 웃음을 선사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전 세계에서 맥주값 가장 비싼 도시는 어디?

    전 세계에서 맥주값 가장 비싼 도시는 어디?

    여행을 떠나 해당 도시에서 판매하는 맥주 한 잔은 여행을 더욱 여유롭게 만들어준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여행을 떠나거나 준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맥주가 가장 비싼 도시’ 순위가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한 여행업체는 전 세계 40개 도시를 대상으로 해당 도시의 맥주 가격을 조사했다. 330㎖ 병맥주 기준으로 평균 가격을 조사한 결과, 노르웨이와 스위스, 일본, 영국 등이 맥주 가격이 가장 비싼 나라로 꼽혔다. 가장 비싼 곳은 노르웨이 오슬로. 이곳 맥주의 평균 가격은 2.87파운드(4907원)이었다. 스위스 취리히의 맥주가 2.46파운드(4206원)으로 뒤를 이었다. 맥주가 유명한 일본 도쿄의 평균 맥주 가격은 이보다 미세하게 낮은 2.45파운드(4200원)이고 이스라엘의 텔아비브가 뒤를 이어 1.92파운드(약 3300원)으로 4위를 차지했다. 브라질 월드컵으로 관광 특수를 노리는 리오데자네이루의 평균 맥주 가격은 1.39파운드(2380원)으로 10위에 랭크됐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에서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 맥주가 6위(약 2720원), 싱가포르 맥주가 8위(2650원), 홍콩 맥주가 9위(2550원) 등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맥주가 가장 싼 도시는 폴란드의 바르샤바로, 평균 맥주가격은 1090원에 불과하다. 뒤를 이어 베를린, 독일 베를린, 체코 프라하, 포르투갈 리스본의 맥주가 가장 싼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를 이끈 ‘GoEuro’ 측 관계자는 “맥주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며 휴가 때 가장 많이 팔리는 주류”라면서 “이번 조사는 해당 도시가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얼마나 비싼 혹은 얼마나 싼 맥주를 제공하는지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4) 스페인 구겐하임 미술관

    [함혜리 선임기자의 미술관 건축기행] (4) 스페인 구겐하임 미술관

    건축가의 위대한 발상과 창의적인 디자인은 도시의 역사를 바꿔 놓을 수 있다. 스페인 북부 바스크 지방의 소도시 빌바오에 있는 구겐하임 미술관이 바로 그 증거다. 세계에서 가장 저명하고 영향력 있는 건축가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프랭크 게리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획기적인 이 미술관은 쇠퇴한 도시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세계적 문화 아이콘으로 우뚝 섰다. 미술관이 반드시 상자 모양일 필요가 없다는 프랭크 게리의 신념을 반영하고 있다. 런던의 서쪽 끝에 있는 숙소에서 북동쪽에 있는 스탠스테드 공항까지 가는 시간과 거리 계산을 잘못하는 바람에 빌바오로 가는 비행기를 놓쳤다. 오후에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학예사와 인터뷰 약속이 잡혀 있고, 다음 날 오전엔 기차편으로 파리로 가야 하는데 모든 스케줄이 엉망이 되는 순간이었다. 마침 빌바오와 가장 가까운 아스투리아스로 가는 비행기가 1시간 뒤 출발이었다. 아스투리아스 공항에서 오비에도로 들어가서 그곳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가는 방법을 택했다. 계획에도 없었던 도시들을 거쳐 우여곡절 끝에 빌바오 버스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은 밤 11시 15분. 택시를 타고 기사에게 예약해 놓은 숙소 주소를 알려준 뒤 중간에 구겐하임 미술관을 들러서 가 달라고 부탁했다. 영화배우처럼 잘 생긴 기사는 영어를 한마디도 못하고, 나는 스페인어를 못하지만 ‘구겐하임’만으로 소통이 가능했다. 터미널에서 10분 정도 달리자 기사는 차를 세웠다. 그러곤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무언가를 가리키며 큰 소리로 말했다. “퍼피!” 알록달록한 꽃으로 꾸며진 거대한 강아지가 꼬리를 흔들며 한밤의 방문객을 반기고 있었다. 빌바오 시민들이 자신의 애완견처럼 사랑한다는 제프 쿤스의 설치작품 ‘퍼피’(Puppy)였다. 그 뒤로 비틀어진 티타늄 벽들로 이뤄진 거대한 건물이 보였다. 20세기 최고의 건축물이라 칭송받는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이 야간 조명 아래 신비로운 빛을 발하고 있었다. 강 건너편으로 가서 야경을 바라보았다. 또 다른 모습이다. 유유히 흐르는 네르비온 강을 배경으로 서 있는 미술관은 감탄사가 저절로 튀어나올 정도로 아름다웠다.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웅장했고, 훨씬 관능적이었다. 뉴욕타임스의 건축비평칼럼니스트 허버트 머스챔프는 구겐하임 빌바오를 가리켜 “마치 메릴린 먼로가 환생한 것 같다”고 했다는데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각기 다른 방향으로 휘어져 있는 티타늄 벽면이 마치 지하철 송풍구 위에서 휘날리는 먼로의 흰 드레스 자락 같았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미술관으로 달려갔다. 하필 비가 내렸지만 오히려 구겐하임 빌바오의 건축적 특성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어 좋았다. 계단을 따라 강 쪽으로 내려가 미술관을 한 바퀴 돌아보는 데 시간이 꽤 걸린다. 강을 따라 건축면적 2만 4000㎡에 정면, 측면, 뒷면의 형상이 모두 다르고 비틀어지고 굽어진 입체적 외형이 신기하기만 하다. 게리는 이 미술관을 설계할 때 물고기의 이미지를 연상하며 콘셉트 스케치를 했다고 한다. 그런 다음 모형을 중심으로 건축을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수정을 거듭하고, 3D 설계 프로그램으로 설계를 완성했다. 유선형의 굽어진 벽면은 항공기 몸체에 쓰이는 티타늄 패널 3만여장을 사용했다. 티타늄은 금속이지만 따뜻한 느낌을 주고, 빛을 반사하지 않고 흡수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비가 내리고 우중충한 날이면 황금빛을 띤다. 게다가 녹이 슬지 않으니 비가 많이 오고 흐린 날이 많은 빌바오의 기후적 특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소재였다. 게리의 미래지향적 디자인과도 너무나 잘 어울릴 뿐 아니라 전통적 철강도시인 빌바오의 이미지도 살린다. 게리는 티타늄에 유리 커튼월과 연한 복숭아색 석회암 패널을 맞물려 자연스럽게 주변 풍광에 어울리도록 했다. 미술관의 건물 높이는 최대 55m를 유지해 주변 도시 기반시설들과 어우러지도록 하고, 건물의 다른 한쪽은 빌바오시 지면보다 16m 정도 낮게 해 네르비온 강가와 맞닿아 있다. 강변에 산책 나온 사람들과 수변 공원을 찾는 시민들은 광장의 넓은 공간을 지나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주 출입구에 도착한다. 미술관의 학예사 루시아 아기레의 안내를 받아 미술관 내부를 둘러봤다. 푸른색 건물인 사무동에서 본관의 수장고, 그리고 중앙 공간인 아트리움과 각 전시 공간이 모두 통한다. 외부가 유선형이듯 내부도 완만한 곡선의 연속이다. 아트리움을 중심으로 3개 층에 20개의 전시실이 있다. 전시공간의 면적만 1만 1000㎡나 된다. 티타늄 외장처리된 부분의 길고 큰 전시공간에는 조각가 리처드 세라의 작품이 영구 설치돼 있다. 아기레 학예사는 “미술관 건물 자체가 조형미를 지닌 예술품이라고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소재 선택, 공간 활용이나 미술관으로서의 기능성 측면에서도 완벽하게 설계된 작품”이라며 “건물과 주변경관을 하나도 놓치지 않도록 하면서 관람객의 자연스러운 동선을 유도하고, 예술가의 전시 작품이 건물에 묻히지 않도록 배려했다는 점은 뛰어난 건축가이자 예술가로서 게리의 능력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은 미국 뉴욕의 구겐하임을 시작으로 베를린, 베네치아에 분관을 지은 세계적인 미술재단인 솔로몬 R 구겐하임 재단과 조선·철강 산업의 쇠퇴로 위기를 맞아 도시재생을 도모하던 빌바오시, 독특하고 자유로우면서도 인간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는 건축가 프랭크 게리의 만남으로 시작됐다. 1991년 처음 머리를 맞댄 이후 설계부터 시공까지 7년 동안 당초 예산의 1400%에 달하는 건축비가 들었지만 그 효과는 톡톡히 보고 있다. ‘빌바오 효과’(The Bilbao Effect)라는 단어가 생겼을 정도다. 건축물 자체가 예술작품으로 평가받는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은 2010년 세계의 건축 전문가들에 의해 최근 30년간 세워진 것 중에서 가장 중요한 건축물로 뽑혔다. 게리의 독특한 디자인의 조형적인 아름다움과 미술관으로서의 기능성, 그리고 미술관이 도시재생에 결정적 기여를 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인구 50만명에 불과한 바스크 지방의 쇠퇴한 공업도시 빌바오는 1997년 구겐하임 미술관이라는 문화적 랜드마크가 생기면서 한 해 100만명이 찾는 세계적인 관광지로 거듭났다. 바스크 지방정부는 미술관 개관 후 첫 10년 동안 16억 유로에 달하는 관광수입을 올렸다. 빌바오를 새롭게 만드는 여러 가지 프로젝트들이 줄을 이었다. 노먼 포스터가 디자인한 획기적인 지하철 시스템, 페데리코 소리아나가 설계한 유스칼투나 콘서트홀, 발렌시아 출신의 건축가 겸 조각가 산티아고 칼라트라바가 설계한 주비주리 다리 등이 들어서면서 빌바오는 문화예술도시·도시재생 건축학의 살아 있는 학습장이 됐다.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빌바오의 기적은 계속되고 있다. lotus@seoul.co.kr
  • 정유미 애니메이션 ‘연애놀이’ 자그레브 국제영화제서 대상

    정유미 감독이 연출한 애니메이션 ‘연애놀이’가 자그레브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았다. 10일 영화제 홈페이지에 따르면 ‘연애놀이’는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열린 제24회 영화제 단편 경쟁부문에서 그랑프리와 함께 2500유로의 상금을 받았다. ‘연애놀이’는 15분 분량의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연애의 모습을 어린 시절 아이들이 했던 소꿉놀이에 빗대어 표현했다. 앞서 이 작품은 베를린국제영화제 단편경쟁부문 등에 초청된 바 있다. 자그레브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는 1972년 이래 2년마다 개최되는 영화제로, 히로시마(일본), 오타와(캐나다), 안시(프랑스) 영화제와 함께 세계 4대 애니메이션 영화제로 손꼽힌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레드와인 마셔주면 기억력·집중력↑”

    “레드와인 마셔주면 기억력·집중력↑”

    풍부하고 깊은 향에 매혹적인 붉은 빛깔이 인상적인 ‘레드 와인’이 두뇌 기억력·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과학전문매체 라이브 사이언스닷컴은 독일 베를린 샤리테 의과대학 병원 연구진이 레드 와인 속에 함유되어 있는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 화합물이 두뇌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과체중이지만 다른 부분은 건강한 실험 참가자 43명을 대상으로 다음과 같은 실험을 진행했다. 그룹을 반으로 나눠 두 개 그룹으로 세분화 한 후 첫 번째 그룹에 속한 23명에게는 레스베라트롤 200㎎을, 두 번째 그룹에 속한 23명에게는 위약(僞藥-환자에게 심리적 효과를 얻기 위해 주는 가짜 약) 200㎎을 6개월 간 복용하도록 한 뒤 경과를 관찰한 것. 이후 나타난 결과는 흥미로웠다. 두 그룹을 대상으로 진행된 기억력 테스트에서 레스베라트롤을 복용한 실험 참가자들은 그렇지 않은 참가자들보다 단어 기억력, 문제 집중력이 훨씬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기 공명 영상(MRI) 장체를 통해 이들의 뇌 혈류량 변화를 측정한 결과, 두뇌 신진대사가 상당부분 활성화된 것으로도 조사됐다. 레드와인에 풍부한 레스베라트롤은 폴리페놀의 일종으로 적포도주 뿐 아니라 다크 초콜릿, 땅콩, 포도를 비롯한 베리류에서도 발견된다. 특히 강력한 항산화 작용과 혈청 콜레스테롤을 낮춰 주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암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와 관련해 베를린 샤리테 의과대학 병원 신경과학자 베로니카 위트 박사는 “레드 와인 속에 풍부한 레스베라트롤 화합물이 두뇌 기억력·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연구 결과”라며 “임상적 관점에서, 우리의 연구 결과는 레스베라트롤의 정기적인 섭취가 두뇌 노화방지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이와 관련해 현재 대규모 임상 실험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신경과학 저널(Journal of Neuroscience)’에 4일(현지시간) 발표됐다. 자료사진=포토리아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수문장 줄줄이 부상… 벨기에 최종 명단 수정

    벨기에 축구대표팀이 브라질월드컵 개막 9일을 앞두고 최종 명단을 급히 수정했다. 한국의 대회 조별리그 H조 마지막 상대인 벨기에는 4일 국제축구연맹(FIFA)에 골키퍼 쿤 카스테일스(호펜하임) 대신 사미 보수트(쥘테 바레험)가 이름을 올린 23명의 명단을 다시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헤르타 베를린과의 경기에서 정강이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던 카스테일스는 대표팀 3순위 골키퍼가 유력했지만, 끝내 완치되지 않아 승선하지 못했다. 보수트는 대표팀 골키퍼로 거론되지 않았던 선수다. 그러나 3번 골키퍼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실비오 프로토(안더레흐트)가 지난달 18일 벨기에 프로축구 주필러리그 로커렌과의 경기 도중 왼팔 척골 골절로 일찌감치 선수 명단에서 빠진 데 이어 대체 요원 카스테일스마저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기회를 잡았다. 벨기에 축구협회는 “당초 FIFA에 카스테일스가 포함된 명단을 제출했지만, 개막 전까지 회복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해 보수트를 엔트리에 올렸다”고 설명했다. FIFA 규정에 따르면 월드컵 개막 열흘 전까지 제출한 최종 명단은 해당 국가의 첫 경기 열흘 전까지 부상 등을 이유로 교체할 수 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아이폰·아이패드 유저, 음란물 가장 많이 본다”

    “아이폰·아이패드 유저, 음란물 가장 많이 본다”

    모바일을 통해 음란동영상을 볼 때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브라우저는 애플의 사파리 인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등 해외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하루 방문객수가 3800만 명에 달하는 해외의 유명 음란동영상 사이트가 스마트폰으로 접속하는 방문자의 성향을 조사한 결과, 애플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의 ‘사파리’(Safari)를 통해 들어오는 방문객의 페이지뷰가 구글의 ‘크롬’(Chrome)이나 안드로이드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에 따르면 모바일 사파리를 통해 들어오는 방문객은 38.2%로 가장 높았으며, 안드로이드는 29.4%, 모바일 크롬은 18%에 불과했다. 태블릿PC도 비슷한 수치를 나타낸다. 아이패드(iPad) 등의 모바일 사파리를 통한 방문 비율은 전체의 73%를 차지했고, 구글의 크롬은 13.6%, 안드로이드는 7.8%에 그쳤다. 데스크톱은 이와 반대였다. 구글 크롬을 통해 방문하는 방문객수는 44.4%, 뒤를 이어 익스플러로, 파이어폭스 등을 통한 사람들이 각각 23.2%, 20.1%를 기록했다. 데스크톱, 모바일, 태블릿PC 등의 경로로 나뉘어 봤을 때, 모바일은 전체 방문경로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았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LTE망이 보급되면서 모바일로 더욱 손쉽게 음란동영상 사이트를 방문할 수 있게 된 것이 모바일 방문자수가 급증한 가장 큰 이유로 분석된다. 한편 이와 관련해 지난 달 29일 독일 베를린의 막스플랑크인간개발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음란물을 과도하게 보면 기억력이 떨어지고 알코올 중독자와 같은 뇌 반응이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음란물을 많이 보면 행동과 의사결정을 미치는 영역들의 기능이 저하돼 결국 뇌 용량이 작아지면서 활동량이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우뉴스부 @seoul.co.kr
  • 메르켈 독일 총리, “거대한 뿔 났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기독교 민주당(CDU) 당 대회에 앞서 열린 야외공연 ‘백인 여자의 저주(The curse of the white woman)’ 출연 배우 앞에 서 있다. 문제는 뿔 장식을 한 배우 앞에 선 탓에 절묘하게 메르켈 총리가 마치 거대한 뿔이 난 것 같은 사진이 찍혔다. 독일 검찰은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메르켈 총리 휴대전화를 감청했는지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하랄트 랑에 연방검찰총장은 4일 “연방 하원 법무조사위원회에 총리의 휴대전화 감청 의혹에 관한 예비 조사를 시작했음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는 NSA의 메르켈 총리 휴대전화 감청 문제로 미국과 갈등이 확산하지 않도록 그 동안 노력해왔다. 연방 하원 조사위원회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체류 중인 에드워드 스노든 전 NSA 직원의 증언을 듣기로 했으나 여당 의원들의 반대로 독일로 불러들이는 것은 어려울 전망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수술 받으려면 주말 오후 피해야” - 연구

    “수술 받으려면 주말 오후 피해야” - 연구

    유럽과 일본에서 행해진 각각의 최신 연구를 통해서 오후나 주말에 행해진 수술에서의 사망률이 다른 시간대보다 대체로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수술을 받을 경우에는 미리 수술에 적합한 날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 등 외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 도호쿠대학 연구진이 전세계 환자 5500만명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주말 효과’라는 일종의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토요일 오후에 수술 받은 환자의 사망률이 그렇지 않은 시간대에 받은 이들보다 무려 17%나 높았다는 것이다. 또한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럽마취의학협회 회의에서도 독일 베를린에 있는 샤리테 대학병원 2곳에서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처음 수술을 받은 환자 22만명의 데이터를 매일, 매주, 분기(3개월) 단위로 사망률 변화를 분석한 결과, 오후의 수술 사망률은 다른 시간대보다 21% 높았고, 주말은 평일보다 22% 높다는 결과로 나타났다. 월별로는 2월의 수술 사망률이 다른 달보다 16% 높았다. 이에 대해 샤리테병원의 펠릭스 코크 박사는 “사망에 변화를 초래하는 요인으로 다양한 것을 생각할 수 있다”면서 “그 예로 하루의 시간대나 요일에 따라 의료수준 차가 날 수 있고 이런 사망률이 높은 시간대에 수술 받는 환자의 건강상태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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