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베를린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 극단선택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421
  • [IFA2018 포토]인형뽑기 달인 급구

    [IFA2018 포토]인형뽑기 달인 급구

    북유럽 감성을 담은 스웨덴의 패션/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해피플러그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8’에서 자사 무선이어폰 제품을 무료로 얻을 수 있는 인형뽑기 기계를 설치했다. 기계엔 행사기간 내내 많은 관람객들이 줄을 서서 뽑기에 도전했다. 베를린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IFA2018 포토]카메라로 주인을 지켜보는 에어컨

    [IFA2018 포토]카메라로 주인을 지켜보는 에어컨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8’에서 중국 업체 미디어가 신제품 에어컨을 소개하고 있다. 에어컨은 사용자의 행동을 카메라로 관찰해 적절한 냉방 모드로 전환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베를린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아내 집에 오니 에어컨 설정온도 ↑, 남편 보던 축구채널 드라마로 전환

    아내 집에 오니 에어컨 설정온도 ↑, 남편 보던 축구채널 드라마로 전환

     알렉스가 집에 돌아오자 에어컨이 실내 온도를 22도로 설정해 작동하기 시작했다. TV도 자동으로 켜져 알렉스가 늘 보는 축구 채널을 보여준다. 집에 오자마자 축구경기에 빠져 있던 알렉스는 곧 아내 로라가 돌아올 시간이란 걸 깨달았다. 축구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거실에서 삼성 인공지능(AI) 비서 ‘빅스비’를 불러 오븐을 예열시키고 세탁기를 작동시켰다. TV화면 아랫부분에 집안 기기의 작동 상황이 자막으로 나타났다. 잠시 뒤 로라가 집에 들어섰다. 누가 집안의 권력자인지 아는 AI는 알렉스에게 맞춰져 있던 모든 집안 설정을 로라에게 맞게 바꾼다. 에어컨은 24도로 설정되고, TV는 드라마 채널을 보여준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부터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8’의 주인공은 AI이지만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사물인터넷(IoT)이다. 모든 가전제품이 AI 플랫폼에 연결돼, 사용자의 생활 습관과 사용하는 방식을 학습한다. 집이 말을 알아듣는 정도를 넘어서, 딥러닝을 통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움직이는 수준에 이르렀다. 31일 이번 IFA 개막 기조연설을 한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과 빅데이터의 결합, 5G를 통한 연결성 향상 등을 통해 AI는 우리의 모든 생활공간과 시간을 하나로 통합시킬 것”이라면서 “인공지능 제품들은 퇴근시간에 맞춰 저녁식사를 준비하고, 필요한 제품을 미리 주문해 퇴근길에 찾아올 수 있도록 차량에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의 핵심이 IoT라는 것은, 가장 발전된 AI 기술을 자랑하는 기업 구글과 아마존 부스에서 분명히 드러났다. 구글은 전시공간의 대부분을 IoT 플랫폼인 ‘안드로이드씽스(Things)’에 할당했다. ‘구글’ 대신 안드로이드씽스가 전시공간 간판에 올랐다. AI 비서인 ‘구글어시스턴트’는 부스 내에 작은 공간에서 직원 한명이 담당하고 있었다.  아마존 부스도 IoT 플랫폼 ‘아마존대시’가 AI 비서 알렉사와 반반씩 차지하고 있었다. 지난 1일 부스에서 만난 담당자는 “아마존대시는 모든 가전제품에 적용될 것”이라면서 “한 예로 전동칫솔에 적용된 아마존대시는 사용자의 칫솔질 방식을 학습해, 부족한 부위와 적당한 시간을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중국 가전업체 미디어는 상단 카메라로 사용자가 운동을 하는지, 잠을 자는지 등을 파악해 적절한 냉방모드로 전환하는 에어컨을 소개했다.  전시장에서 본 대부분의 주요 가전기업은 IoT로 연결된 스마트홈을 구현한 전시공간을 마련해 놨다. IFA 주최측 역시 스마트홈 주제관을 따로 마련해, IoT와 관련된 기기와 플랫폼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등이 전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사용자를 학습하는 AI 제품 중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건 소니의 ‘아이보’였다. 소니의 AI 기술이 오로지 인간과 교감하기 위해 적용된 반려동물(강아지) 로봇이다. 머리와 턱 밑, 등에 있는 센서로 사람의 손길을 감지해 반응하고, 액정표시장치 눈과 꼬리, 입과 혀, 22개 관절로 감정을 표현한다. 소니 관계자는 “아이보는 진짜 강아지처럼 자신을 가장 아끼고 예뻐하는 주인에게 더 친밀하게 다가가며, 가족 구성원의 서열을 정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엔터테인먼트 외에 어떤 기능도 하지 않는 아이보는, 사용자 커뮤니티를 통해 다른 기기의 장점까지 학습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8K(7680×4320) 해상도 프리미엄 TV를 내놓은 가운데, TCL, 하이얼, 샤프 등도 8K TV를 전시했다. 중화권 업체인 하이얼과 TCL이 나란히 75인치 LCD TV 제품을 전면에 내세웠고 2016년 대만 홍하이정밀공업(폭스콘)에 인수된 샤프도 8K 시제품을 전시했다. 지난해 하이센스에 인수된 도시바도 8K 전시 대열에 합류했다. 소니는 영상제작자의 의도 그대로를 재현하겠다는 의도로 4K 해상도 TV 4종을 전시했다. 제품엔 화면 뒤에 스피커를 적용, 영상에서 소리가 나오는 듯한 효과를 내는 ‘TV센터모드’ 기술이 적용됐다. 발쿠치네 등 본고장 프리미엄 가구업체와 손잡고 유럽 빌트인 가전시장에 진출하는 LG전자는 전시장 야외에 건물을 짓고 ‘시그니처 키친스위트’만을 소개하는 공간을 마련했다. 사용자가 노크를 하면 조명을 켜서 내부를 보여주며, 콤프레서의 진동을 최소화해 최적의 와인 상태를 유지해 주는 셀러가 인상적이었다.  베를린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3000m 장애물 경주 첫 곡선 주로에서 신발 벗겨진 킵루토 역전 우승

    3000m 장애물 경주 첫 곡선 주로에서 신발 벗겨진 킵루토 역전 우승

    육상 3000m 장애물 경기에 나선 주자가 경기를 시작하자마자 왼쪽 신발이 벗겨졌는데도 기어이 우승했다. 콘셀루스 킵루토(케냐)는 31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다이아몬드 리그 육상대회 남자 3000m 장애물 경주 내내 수피아네 엘바칼리(모로코)에게 뒤지다 마지막 대역전 우승을 일궜다. 그는 결승선을 8분10초15에 통과, 엘바칼리를 100분의 4초 차로 제쳤다. 2년 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과 지난해 런던세계선수권 챔피언인 그는 첫 곡선 주로에서 왼쪽 신발을 잃어버린 뒤 오히려 그게 열심히 뛰게 만든 원동력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킵루토는 “난감했다. 하지만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열심히 해보자고 날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그래서 레이스가 잘 됐다”고 돌아봤다. 그는 엘바칼리를 마지막 허들에서 역전하며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다. 왼발을 다치기도 했다. 그는 나중에 트위터에 “한쪽 신발이 없이 달리니 힘들었고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강인한 정신력이 있었다. 관중은 열렬히 응원했고 난 끝까지 달릴 수 있었다”고 적었다. 윌리엄 루토 케냐 부통령도 트위터에 믿기지 않는 투혼이라고 적으며 감동을 전했다. 신발이 벗겨지고도 투혼을 발휘해 끝내 우승한 육상 선수가 처음은 아니다. 2011년 데이엔 게브레메스켈(에티오피아)은 보스턴실내육상대회 남자 3000m 첫 바퀴를 돌며 신발을 잃어버린 뒤 모 파라(영국)을 따돌리고 우승했다. 2015년 베를린 마라톤 도중 엘리우드 킵초게(케냐)는 신발 깔창을 잃어버리고도 끝내 결승선을 맨먼저 통과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삼성전자 ‘진짜 QLED’ 내년 출시?

    삼성전자 ‘진짜 QLED’ 내년 출시?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문장(사장)이 자발광 기술을 이용한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출시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 사장은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8’가 열리는 독일 베를린에서 행사 개막을 하루 앞둔 30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에서 “자발광 QLED TV 상용화 시기는 알맞은(affordable) 가격을 언제 찾느냐의 문제”라며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QLED는 스스로 빛을 내는 퀀텀닷 소자를 이용한 기술이다. 아직 기술이 성숙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를 상용화한 기업은 없다. 삼성전자의 ‘QLED TV’ 는 기존 액정표시장치(LCD) 백라이트에 퀀텀닷 시트를 부착해 색재현율을 향상시켰지만, 별도 광원이 필요한 비자발광 LCD TV의 한 종류로 학계와 전문가는 이를 자발광 QLED와는 구분하고 있다. 이날 한 사장의 발언은 중국 TV 제조사인 TCL이 2020년 이후 완전 자발광 QLED TV를 내놓겠다고 선언한 것과 관련된 질문에 답변하는 중에 나왔다. 그는 “우리가 중국업체보다 QLED TV 기술이 앞서 있으니 (상용화 시점을) 고민하겠다”며 2020년 이전에 자발광 QLED를 출시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이날 간담회를 주관한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장(대표이사)는 “인더스트리 리더로서 8K TV 시장을 만들어가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이번 IFA에서 8K 고해상도 신제품 TV ‘QLED 8K’를 공개했다. 김 대표는 “저희가 보여드린 8K TV는 (기존 제품과) 확연한 차이가 나는 것을 볼 수 있다”며 “TV는 우리가 13년간 압도적으로 1등을 해왔고 앞으로도 지속해서 1등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를린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LG전자, 맥주제조기 출시하나

    LG전자, 맥주제조기 출시하나

    국내에 의류건조기, 의류관리기(스타일러) 시장을 앞장서서 만든 LG전자가 맥주제조기를 만들 수 있다는 발언이 송대현 H&A부문 사장 입을 통해 나왔다. 송 사장은 30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인 ‘IFA 2018’ 개막을 앞둔 기자간담회에서 건조기, 스타일러 뒤를 이을 제품을 묻는 질문에 “다음 제품이 있지만 말할 수 없다”면서 “맥주제조기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송 사장의 발언은 맥주제조기가 두 제품을 잇는 ‘히트상품’은 아니더라도 상품 출시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들렸다. 그는 “B2B(기업 대 기업)나 가정용 수제 맥주기 등 B2C(기업 대 소비자)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면서 “혼자 사는 것을 즐기는 세대도 많고 전부 개인화 돼 가는데, ‘내가 원하는 맥주를 내가 만들어 먹고 싶다’는 수요가 많이 나타나, 그에 맞는 제품을 내놔야 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자사 초프리미엄 브랜드인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와 ‘LG 시그니처’에 방점을 찍고 이번 IFA 전시를 준비해왔다. 특히 올해 약 180억달러 규모로 추정되는 유럽 빌트인 시장에 진출하며 론칭하는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만을 전시하기 위해 별도 공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송 사장은 “프리미엄 시장이란 전체 시장을 100으로 놨을 때 가격 면에서 상위 30% 정도를 프리미엄 시장이라고 판단한다”면서 “그 프리미엄 쪽에 집중하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베를린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인공지능 반도체 기술’ 삼성의 8K냐… ‘3300만개 자발광 화소’ LG의 8K냐

    ‘인공지능 반도체 기술’ 삼성의 8K냐… ‘3300만개 자발광 화소’ LG의 8K냐

    퀀텀닷디스플레이(QLE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세계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인 ‘IFA 2018’에서 8K(7680×4320 해상도) 신제품을 각각 내놓으며 맞대결을 벌인다.8K는 해상도가 기존 풀HD(1920×1080) 대비 16배, 4K(3840×2160) 대비 4배 높은 화면이다. 국내 디스플레이 패널 기술은 이미 오래전에 8K에 도달했지만 아직까진 8K로 만들어지는 영상이 많지 않아 상용화는 아직도 이른 감이 있다. 하지만 갈수록 대형 TV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화면이 커져도 세밀한 영상 표현이 가능한 8K TV 시장이 예상보다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IFA 개막을 하루 앞둔 30일(현지시간) ‘QLED 8K’ TV의 글로벌 출시를 알렸다. 회사는 QLED 8K를 65형·75형·82형·85형 등 초대형 라인업으로 구성, QLED TV의 최상위 라인업으로 프리미엄 TV 시장의 판도를 바꿔 나간다는 계획이다. 제품은 아직까지 8K급 영상이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일반 영상 화질을 8K급으로 만들어 주는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술인 ‘8K AI 업스케일링’을 적용했다.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TV가 수백만개의 영상을 미리 학습하고 유형별로 분석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함으로써 이런 기술이 가능해졌다는 게 삼성전자 측의 설명이다. TV 스스로 밝기·블랙·번짐 등을 보정해 주는 최적의 필터를 찾아 저화질 영상을 고화질로 변환해 주고, 각 장면을 화질 특징에 따라 분류해 영역별로 명암비·선명도 등을 실시간으로 조정해 준다.기존 QLED TV에 탑재됐던 편의기능들도 그대로 들어간다. 인공지능 플랫폼 ‘빅스비’(Bixby)에 음성 명령만으로 TV를 조작할 수 있고, 스마트싱스(SmartThings) 클라우드에 연동된 모든 사물인터넷 기기를 손쉽게 제어하고 정보 검색도 할 수 있다. 콘솔 게임기나 오디오· 셋톱박스 등 주변기기들을 자동으로 인식해 연결해 주는 ‘원리모컨’, 사용자 시청습관과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해 주는 ‘유니버설 가이드’ TV가 알아서 벽면 배경과 패턴을 분석해 집안 분위기에 어울리는 화면을 만들어 주거나 생활정보를 띄워 주는 ‘매직스크린’ 기능도 빠지지 않았다. 추종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전무는 “최근 대형 TV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QLED 8K를 중심으로 8K TV 시장의 확대에 주력할 예정”이라며 “단순히 8K 해상도를 제공하는 것이 아닌 삼성 QLED TV만의 차별화된 가치로 시장에서 리더십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LG전자는 31일 88인치 8K 올레드TV를 공개한다. 올레드TV의 압도적인 화질을 전면에 내세워 왔던 LG전자는 8K에서도 역시 3300만개 자발광 화소가 만들어 내는 화질로 승부할 계획이다. 여기에 자사 AI 플랫폼 ‘딥씽큐’(Thinq)와 구글의 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동시에 탑재, 더 스마트한 TV를 만들었다는 게 LG전자 측의 설명이다. 권봉석 LG전자 HE사업본부장(사장)은 “자발광 기반의 올레드TV로 8K TV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리더십을 이어 가 TV 기술의 새 지평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베를린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AI로 더 똑똑한 삶… 미래를 보다

    AI로 더 똑똑한 삶… 미래를 보다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인 ‘IFA 2018’이 31일(현지시간)부터 다음달 5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다. 전 세계 50여개국 1700여개 업체가 참가해 최신 기술을 선보이는 이번 IFA 화두는 역시 인공지능(AI)이다. AI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제품 박람회 ‘CES 2018’에서도 중심 화두였다. 당시엔 AI 플랫폼이 가져올 다양한 변화의 가능성이 주인공이었다면, 7개월여 뒤인 이번 무대의 주인공은 AI 플랫폼이 온갖 가전제품에 적용돼 이미 변화된 생활상이다.삼성전자와 LG전자도 자사의 모든 제품의 AI화를 진행하는 등 발전된 기술을 강조하는 데 공을 들인다. 가전제품이 단순히 음성 명령을 알아듣는 게 아니라 주변 환경과 소비자의 사용 방식 등을 스스로 학습해 자동으로 작동하는 보다 진화된 AI 기능을 선보인다. 삼성전자는 앞서 30일 단독 전시장인 ‘시티 큐브 베를린’(City Cube Berlin)에서 전 세계 미디어·거래선 등 약 1000명이 참가한 가운데 프레스콘퍼런스를 진행했다. 김현석 CE부문 대표이사(사장)는 “AI·사물인터넷(IoT)과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이 만드는 초연결 시대에는 사람들의 일상이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변화될 것이며, 이 분야에서 기술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기술이 진정으로 가치를 발휘하려면 사용자는 원하는 것을 대화하듯 말하기만 하면 되는 수준으로 사용상 복잡성이 없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AI 어시스턴트 ‘빅스비’(Bixby), 오픈 IoT 플랫폼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중심으로 다양한 파트너사·개발자들과 에코시스템 강화에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삼성전자가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홈IoT 존’은 모바일 기기와 가전 제품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모습을 보여 준다. 빅스비로 집안의 다양한 기기를 상황에 맞게 제어하고, 스마트폰에서 즐기던 음악을 ‘스포티파이’(Spotify)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TV·냉장고 등에서도 끊김 없이 들을 수 있다. 에어컨은 위치기반기술(GPS)을 이용해 사용자가 집에 도착하기 전 미리 작동, 평소 선호하는 온도를 만들어 놓는다. 사용자가 집에 들어가면 TV는 ‘매직스크린’ 모드에서 일반 화면으로 전환되고, 화면에 ‘곧 축구경기가 시작된다’는 표시가 뜨기도 한다. 삼성전자는 관람객들이 이런 메시지를 확인하고 축구가 시작되기 전 스마트폰이나 TV 화면을 통해 세탁기를 가동시키거나, 냉장고에 보관 중인 식재료를 확인해 오븐을 미리 예열시켜 볼 수 있도록 체험 기회를 마련했다.LG전자는 AI 전시구역인 ‘LG씽큐(ThinQ)존’을 자사 부스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준비했다. 송대현 H&A사업본부장(사장)은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생활가전, 인공지능, 로봇 등은 모두 ‘고객들의 더 나은 삶’이라는 동일한 목표를 갖고 있다”며 “이전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실질적인 고객 가치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를 위해 생활가전은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LG 시그니처’ 등 브랜드의 ‘초(超)프리미엄’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LG 브랜드의 가치를 끌어올리고 인공지능, 로봇 등 미래 사업은 개방형 혁신을 기반으로 강력한 시장 지배력과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씽큐존엔 거실, 주방, 세탁실 등 실제 생활공간을 연출해 독자적으로 개발한 인공지능 플랫폼뿐 아니라 구글, 아마존 등 외부의 다양한 AI 기술을 탑재한 제품들을 전시한다. 또 ‘씽큐 허브’, ‘엑스붐 AI 씽큐 WK7’, ‘엑스붐 AI 씽큐 WK9’, 가정용 허브 로봇 ‘LG 클로이 홈’(LG CLOi Home) 등 인공지능 스피커 풀라인업을 선보인다. 손으로 조작할 필요 없이 음성만으로 손쉽게 전원을 켜고 끄거나 의류관리 코스를 설정할 수 있는 ‘LG 스타일러 씽큐’도 이번 전시에서 처음 소개한다.이번 전시의 기조연설 주제도 온통 AI다. 조성진 LG전자 최고경영자(부회장)와 박일평 최고기술책임자(사장)는 ‘AI로 당신은 더 현명해지고, 삶은 더 자유로워집니다’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기조연설을 하는 리처드 유 화웨이 대표의 주제도 ‘모바일 AI의 궁극적인 힘’이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도 닉 파커 부사장이 나서 AI가 컴퓨팅, PC, 드론, 센서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연설한다. 9월 1일 마지막 기조연설에선 대니얼 라우시 아마존 부사장이 자사 AI 플랫폼 ‘알렉사’를 중심으로 인간이 전자기기를 조종하고 정보를 구할 때 음성인식 기술이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설명한다. 8K(7680×4320 해상도)를 비롯한 차세대 TV, 오디오의 고화질·고음질 경쟁은 가전 전시회의 단골 ‘관전 포인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나란히 자사의 프리미엄 제품군인 QLED와 OLEDTV를 각각 8K로 업그레이드해 선보인다.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하만은 별도 부스를 마련해 최신 음향기술을 공개한다. 소니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IFA에서 프리미엄 오디오 신제품을 선보인다. 덴마크의 세계적인 음향기기 업체 뱅앤올룹슨도 최신 기기를 가지고 전시에 참여한다. 베를린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나는 북파 공작원, 암호명은 ‘흑금성’…남북합작 애니콜 CF광고 성사시켜

    “나는 북파 공작원, 암호명은 ‘흑금성’…남북합작 애니콜 CF광고 성사시켜

    북파 공작원을 소재로 한 영화 ‘공작’의 실제모델 박채서(64)씨를 만났다. 그는 1990년대 중반 북한 핵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대북사업가로 위장한 채 중국과 북한을 무대로 활동한 안전기획부의 대북공작원이다. 1997년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으며 이효리, 조명애가 나온 최초의 남북합작 광고도 성사시켰다. 공작원으로 활동하면서 느낀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상황과 영화 등에 대해 들었다. 인터뷰는 지난 27일 본사 9층 대회의실에서 했다.→영화는 어떻게 나오게 됐나. -아내와 큰딸이 교도소로 면회 와서 내 얘기를 CJ에서 영화로 만들겠다고 제안했다고 하더라. 처음에 거부했다. 단순 용기만 갖고 할 수 없는 일 아니냐. 그런데 이미경 부회장이 원치 않던 외유를 나가야 할 정도로 압박이 심한 상황에서도 영화 제작을 하겠다는 게 대단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수감 중 작성한 노트기록이 토대가 됐다. →리 참사(영화에서 이성민이 연기한 리명운의 실재 인물)는 어떤 사람인가. -리철은 북한의 몇 안 되는 자본주의 전공자다. 김일성대를 졸업했으며 박사논문이 `박정희의 경제개발 정책’이다. 1954년생으로 나와 동갑이라 쉽게 친구가 됐다. 리철은 아들이 둘이고, 나는 딸만 둘이다. ‘사돈 맺자’는 농담도 했다. →2005년 이효리와 북한 무용수 조명애가 나오는 남북합작 광고인 애니콜 사업 전에 추진하던 ‘남남북녀 결혼작전’은 무엇인가.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가 지금 못지않게 힘들었다. 대량 탈북자가 나오고, 이에 북한이 반발해 미사일을 쏘는 등 대화가 안 됐다. 햇볕정책을 계승했는데 남북관계가 경색되자 자문요청이 오더라. 북측은 미사일 쏘다가 평화 모드로 가려면 명분이 필요하다며 이벤트를 만들자고 하더라. 2002년 서울에서 열린 8·15 민족통일대회 개막식에 북측 기수단으로 와 한국에서 인기 있던 조명애를 내 지인 중 한 분이 며느리 삼고 싶다고 말한 게 생각나 추진하게 됐다. 베이징에서 양가 상견례도 했다. 그런데 국정원이 방해했다. 신랑 어머니를 만나 ‘조명애는 기쁨조인데 결혼이 웬 말이냐’고 한 것이었다. 이벤트 무산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보고 3일 뒤 고영구 원장이 기관보고를 했던 것 같다. 비슷하게 나를 비난하는 보고에 대통령은 노발대발했다. 이 사건으로 원장은 강력경고 조치를 받고, 나머지 주요 간부들은 인사조치됐다. →결혼 무산으로 애니콜 광고는 힘들었겠다. -공작 실패에 대비해 늘 예비 계획을 세운다. 남남북녀 결혼작전이 무산되면서 내가 하면 또 국정원이 방해하니 청와대가 나서야 한다고 해 애니콜 광고는 성사됐다. 삼성을 소개받았다. 다 돼 있더라. 감독이 차은택씨였다. 모델은 이효리고. 최고기업, 최고상품, 최고모델 콘셉트였다. 나머진 북한 몫이었다. 그런데 제동이 걸리더라. (광고 촬영지인) 상해로 갔는데 조명애가 도저히 촬영할 수 없는 상황이더라. 결혼이 미뤄진 충격으로 밥도 안 먹고 말이 없더라. 마음병을 앓은 것이다. 조명애는 ‘평양의 신데렐라’였다. 갑자기 남쪽으로 시집가야 하는 상황에 가족회의를 열고 “나 하나 시집가서 우리 가족이 잘산다면 기꺼이 가겠다”고 했다더라. 그런데 남자를 만나 보니 180cm가 넘는 훤칠한 키에 딱딱한 북한 남자와 달리 함께 놀러 갈 때 손도 잡아주는 등 싹싹한 매너남이었다. 게다가 시아버지 될 사람은 핸드백, 신발, 바바리 코트 등 온갖 명품을 다 사줬다. 가족 용돈도 따로 준비하고 예술단 단장, 부단장 선물도 따로 줬다. 조명애가 예비 시아버지를 만난 다음날 무용단에 출근하면 그날 오전 업무는 마비된다고 하더라. 서로 옷 입어 보느라고 말이다. 예술단 부탁으로 20인승 출퇴근 버스도 사줬다. 2년간 쓸 타이어와 유류비도 지원했다. 촬영이 힘들 것 같아 시아버지가 될 뻔한 사람을 급히 오라고 했다. 이 양반이 오자, 소파에 말없이 앉아 있던 조명애가 벌떡 일어나 달려가 우는데, 얼마나 서럽게 우는지 우리도 다 울었다. 촬영은 일주일 동안 약 먹이고, 알로에 바르고, 얼굴 뾰루지 등은 화장술로 커버해서 끝냈다.→조명애는 그 이후 결혼했나. -소설 잘 쓰는 언론에서 북한군 장교와 결혼했다는데 거짓말이다. 완전히 폐인 됐다. 원래는 광고 찍고 나서 식당 같은 것을 마련해 중국에서 살게 할 계획이었다. 제가 2010년 보안법 위반사건으로 체포되기 전까지 들은 얘기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어떤가. -1997년 6월에 만났다. 유순한 편이다. 예능을 좋아해서인지 독하지 못하다. 김정일이 후계자를 정할 때, 자기 닮아 순한 김정철 대신 독한 김정은을 시켰다. →한·미 합동부대 있을 때 미군과 업무 협조는 잘됐나. -처음 3개월간은 많이 싸웠다. 양주 선물 등 온갖 유혹을 거절하고 한·미공조의정서에 따라 원칙대로 일했다. 오산공군기지는 통제가 안 된다. 전용기가 아무거나 싣고 온다. 나 보고 골프용품 거저 줄 테니까 하라고 하더라. 당시 골프채 등은 비쌌다. 안 했다. 결국 미군이 나를 인정해 미 대사관 등 우리나라의 어떤 미국시설도 24시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통행카드를 주더라. 이게 네 장뿐인데 대통령, 국방부 장관, 안기부장과 내가 받았다. 미국이나 북한을 나쁘게 버릇 들인 건 우리다. 우리나라에 ‘까만 눈 미국인’이 많더라. 미국에 가지도 않고 시민권은 갖고 있더라. 거래하기 위해서다. 각계각층에 다 있더라. 대학원 석사과정 때 일인데 조선 주둔 일본대위가 쓴 일본어로 된 비망록을 봤다. 명망 있는 독립운동가들은 회유작전에 바로 서약서 쓰고 넘어와 실망하게 되는 반면, 갖은 고문과 협박에도 굽히지 않는 조선인에 대해서는 존경한다고 적고 있더라.→북한의 정보수집력은 어떤가. -신상옥·최은희가 1978년에 납북됐다가 8년뒤 탈북했는데 당시 수사관들이 물었다. 베를린영화제 참석 때 왜 얘기하지 않았느냐고. 북 정보력에 겁이 나 애기 못 했다고 했다. 하루 전 남한 대통령이 결재한 것이라며 서류를 보여 주는데 실제로 그 날짜에 결재한 서류였다고 한다. 그러니 누구를 믿어야 할지, 함부로 말할 수 없었다는 거다. 사례를 더 들자면 1999년 평안북도 금창리에 숨겨진 지하 핵시설이 있다고 보도되면서 난리 난 적이 있다. 우리 공작원이 조선족을 시켜 흙을 파니, 우라늄이 검출됐다는 것인데 미국도 이를 믿은 것이다. 미국이 현장사찰을 했으나 핵 관련 움직임은 찾지 못했다. 빈 동굴뿐이었다. 왜 그랬냐. 북한 역공작에 당한 거다. 북한에서 돈 주고 우라늄을 넣어준 거다. →1994년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경수로 사업에 미국의 공작이 있었다는 건 무슨 말인가. -북 핵무기 개발 자료를 1992년에 내가 입수했다. 미국 장비 등의 지원을 받아서 알게 된 것이라 미국에 보고했다. 난 당연히 그 사항이 김영삼(YS) 대통령에게도 보고될 줄 알았다. 그런데 안 됐더라. 당시 YS는 북한에 쌀을 주려고 난리 칠 때였다. 만약 핵무기 개발 사실을 알았다면 막았다고 본다. 이어 1994년에 북핵 위기가 벌어진다. 북한의 신포에 한국형 경수로 2기를 건설하는데 재원의 70%인 32억여 달러를 우리가 부담한다. 여기엔 미 중앙정보국의 공작이 있었다. 평양을 다녀왔다는 한 재미목사가 YS에게 긴급 보고를 한다. 북이 서해 5도를 잠수함으로 봉쇄, 무력으로 점령하려 한다는 것이었다. 당시 YS는 재미목사를 잘 만났다. 대통령이 놀라 해군참모총장을 긴급호출하고 제주도가 제일 취약하다는 보고를 받는다. 이어 북측의 회담 요구를 받아들여 경수로 건설사업비를 떠안는다. 미국이 YS가 재미목사를 잘 만나주고 위기의식, 안보 개념이 없다는 걸 알고 공작한 거다. 서해 5도는 수심이 낮다. 잠수함 봉쇄가 말이 안 된다. 첩보 가치도 없었다. 보안이 최고 생명인데 어떻게 재미목사가 기습공격을 아느냐. →이명박 정부 시절, 북에서 대남파에 대한 공개 처형이 많았는데 우리 측에서 움직임이 있었나. -대남파는 빨치산세력에 맞설 실용주의자들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들어서 30~40명씩 공개 처형 등 다 숙청됐다. 숙청 자료를 우리 정보기관에서 줬다. 과거 10년 동안 남북교류하면서 뒷돈 준 자료를 다 준 거다. 한 예로 본명이 권민인 권영욱이라는 김일성대 나오고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항상 북측 대표단장으로 나온 유연한 사고의 실용주의자, 그 친구도 날짜별로 돈 받은 게 나와 숙청됐다. 사는 아파트 바닥을 파 보니 비닐에 쌓인 8만 달러 꾸러미들이 나왔다. 그런 식으로 대남파들이 결딴나면서 북한 내 강경파를 견제할 세력이 없어진 것이다. 난 절대 국정원이 자의적으로 그런 자료를 주지 않았다고 본다. 당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무대책·무대응이었다. 기본적으로 미국을 통한 정책이었다. →2009년 북한의 화폐개혁 실패는 어떻게 생각하나. -그전에 북한에서 정책실패는 한 번도 없었다. 화폐개혁은 가진 자들의 돈을 뺏으려고 한 거다. 장성택도 모르게 말이다. 20분의1로 화폐가치를 낮췄다가 한 달 만에 원상복귀했다. 기득권세력의 저항 때문이었다. 개혁 전에는 베이징에서 북한 사람들에게 “김정일이가~”라고 말하면, 이 사람들이 눈알을 부라리며 반발했다. 그러데 화폐개혁이 되자 “개XX” 등 욕이란 욕은 다하더라. 뭘 의미하느냐. 화폐개혁 실패라지만, 기득권이 흔들린 거다. 볼셰비키 혁명, 중국 공산당 혁명 주도세력은 노동자나 농민이 아닌 엘리트다. 모택동은 호남성 제일갑부였다. 형식만 노동자, 농민이지 가진 사람, 엘리트 그룹이 주도했다. 북한의 엘리트 변화를 우리가 뒷받침해야 한다. →3차 남북 정상회담 전망은. -미국은 북이 비핵화하면 제재를 풀겠다는 것인데 북은 점진적으로 비핵화하자고 한다. 그런데 미국은 이를 못 받겠다고 한다. 일방적 행동 강요는 강압이다. 북 강경파들이 절대 받지 않는다. 김정은이 맘대로 못한다. 김정일은 아버지로부터 정식 후계자 교육을 받고 17년간 당 지도부를 장악했다. 당·정·군의 인사를 다 했다. 그런데도 김일성 사후 주석궁에 바로 못 들어갔다. 왜냐하면 호위총사령부는 자기 사람들이 아니라 반대한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김정은은 후계자 내정 2~3년 만에 아버지 사망으로 갑작스럽게 권력을 승계해 지지기반이 약하다. 빨치산 세력은 손 못 대고 군부, 문화계 등 분야별로 중간층 중심으로 100인 그룹을 만들어 자신의 호위세력으로 만들었다. 이 그룹이 200인으로 늘어났다는 얘기가 있다. 이들 눈에 벗어나면 김정은은 죽는다. 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베를린의 우울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베를린의 우울

    베를린에는 황제들이 살던 궁전이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궁전은 폭격으로 심하게 손상됐다. 동베를린을 점유한 동독 당국은 부서진 궁전을 아예 철거해 버렸다. 통일 후 정부는 이 궁전을 되살리기로 했고, 현재 거의 완공 단계에 도달했다. 여기서부터 브란덴부르크문까지 이어지는 대로가 운터덴린덴이다. 도로 분리대 대신 피나무가 늘어선 산책로가 조성돼 있어서 사람들은 그늘을 거닐며 숨을 돌릴 수 있다. 대로 끝에 이르면 그리스식 열주가 지붕을 떠받치고 있는 브란덴부르크문과 만나게 된다. 이 장엄한 건축물은 프리드리히 빌헬름 2세 때 세워졌다. 그의 큰아버지 프리드리히 2세는 46년 동안 프러시아를 다스리며 독일 동북부에 치우친 그저 그런 나라를 유럽 최강국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동성애자였던 탓에 후사가 없었다. 큰아버지로부터 탄탄한 나라를 물려받은 운 좋은 조카는 통치 능력은 변변찮았으나 베를린을 수도의 위상에 걸맞은 도시로 개조한 공적을 남겼다. 습지에 세워진 베를린은 제방과 운하, 목조 다리가 뒤엉켜 있었다. 왕이 벌인 건축 사업의 첫 번째 결실이 브란덴부르크문이었다. 1791년에 완공된 브란덴부르크문은 독일 근현대사의 역사적 현장이 돼 왔다. 베를린을 점령한 나폴레옹 군, 보불전쟁에서 승리한 독일 병사들, 기세등등한 나치스, 소비에트 기를 펄럭이는 소련군이 차례로 이 문을 지나갔다. 굳게 닫힌 채 냉전을 상징하던 문은 오늘날 평화와 통일의 상징이 됐다. 이 그림은 1920년대의 운터덴린덴을 보여 준다. 코트 깃을 여미고 우산을 쓴 사람들이 총총 지나간다. 원경에 브란덴부르크문이 보인다. 승리의 여신이 모는 사두마차의 실루엣이 뚜렷하다. 줄지어 지나가는 자동차가 제1차 세계대전 이후임을 말해 준다. 전쟁은 독일의 패전으로 끝났다. 독일은 전쟁을 일으킨 당사자로 따가운 논총을 받았으며 막대한 전쟁 배상금을 물어야 했다. 승리를 장담하며 전쟁을 부추겼던 정치가, 장군, 사회지도자들 중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았다. 정치 상황은 어둡고 인플레는 심각했다. 거리를 걷는 사람들에게 우울함이 느껴지는 것은 괜한 상상이 아니리라. 게오르크 그로스, 오토 딕스 같은 젊은 화가들은 전후 베를린의 황폐한 모습에 절망하고, 중산층의 이기적인 뻔뻔함에 분노했지만, 노년에 접어든 인상주의 화가는 우수에 잠겨 축축한 거리를 바라볼 뿐이다.
  • 삼성·LG, 유럽 ‘超프리미엄 가전’ 공략

    삼성·LG, 유럽 ‘超프리미엄 가전’ 공략

    삼성·LG전자가 하반기 유럽을 무대로 ‘초(超)프리미엄 가전’ 공략을 위해 나섰다. 고급 붙박이(빌트인) 가전의 강호들이 버틴 유럽에서 럭셔리 라인업과 체험 마케팅으로 현지 소비자를 붙잡겠다는 계산이다. 출발선은 오는 31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하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8’이다.삼성전자는 동유럽 최대 가전시장인 폴란드를 발판 삼아 현지 시장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회사는 27일 폴란드 700유로(약 90만원) 이상 프리미엄 세탁기 시장에서 올해 2분기 60% 이상 점유율로, 지난해 같은 기간(30%)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 분야 강자인 밀레와의 점유율 격차를 4배 이상 벌린 것이다. 지난 2분기 출시한 ‘퀵 드라이브’ 세탁기 출시에 힘입은 결과로, 이 제품은 세탁 시간을 절반으로 줄여 준다. 빌트인 냉장고 부문 역시 지난해 3월 현지 출시 이후 1년여 만에 30% 이상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2010년 폴란드에 유럽 생산 거점을 설립하고, 냉장고, 세탁기를 공급 중이다. 현지 소비자의 요구를 적극 반영한 혁신 제품을 들이밀고 있다. 지난해 수도 바르샤바에는 최고급 빌트인 가전을 중심으로 한 체험형 쇼룸도 마련했다. LG전자는 IFA에서 자사 초프리미엄 가전인 ‘LG 시그니처’ 신제품으로 와인 셀러와 상냉장·하냉동 냉장고, 건조기 등 3종을 새로 선보인다. 가장 큰 특징은 자사 인공지능(AI) 플랫폼 ‘LG 씽큐’가 적용된 것이다. 기존 시그니처 라인에서는 TV에만 AI가 탑재돼 있었다. 신제품은 고객 사용 방식과 주변 환경을 스스로 학습해 음성만으로 손쉽게 제품을 제어할 수 있다. 또 상냉장 타입 등 유럽형 생활 스타일을 강조했다. 와인셀러는 위쪽에 와인 65병을 보관하고 아래쪽 서랍 두 칸을 냉장고나 냉동고로 사용할 수 있는 복합형이다. IFA에서 LG전자는 최고급 빌트인 가전인 ‘LG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전시관을 처음으로 마련한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독일 공업도시서 2차대전 불발탄 발견…1만8500명 대피

    독일 공업도시서 2차대전 불발탄 발견…1만8500명 대피

    독일 서부 라인란트팔츠주(州)에 있는 공업도시 루트비히스하펜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이 투하한 것으로 추정되는 불발탄이 발견돼 해체 작업 동안 시민 1만8500여 명이 대피해야 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주중 건설 작업 동안 발견된 이번 폭탄은 그 무게가 500㎏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 당국은 폭탄 해체 작업에 앞서 만일에 대비해 발견 지점에서 반경 1㎞ 내에 있는 모든 시민 1만 8500여 명에게 26일 오전 8시부터 폭발물 해체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대피하도록 권고했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 내 거주자들은 8시가 되기 전까지 대피를 마쳤고 거리가 통제돼 사람들의 출입을 막았다. 이후 폭탄 처리 전문가들이 해체 작업에 들어갔고 1시간여 만에 무사히 임무를 완수했다. 피난 권고는 폭발물 운반 등의 이유로 오후 2시가 조금 넘어서 해제됐다. 당국은 발 빠르게 트위터 공식 계정으로 “좋은 소식이다. 폭탄은 무사히 해체됐다”면서 “시민들은 집으로 돌아가도 좋다”고 밝혔다. 한편 독일에서는 불발탄 제거를 위한 대피 권고가 내려진 사례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금까지 가장 많은 시민이 대피했던 경우는 지난해 9월 프랑크푸르트로, 2차 대전 당시 영국군이 투하한 무게 1.8t짜리 대형 불발탄이 발견돼 반경 1.5㎞ 내 시민 6만 명이 대피해야 했다. 수도 베를린에서도 불발탄이 발견됐었다. 지난 4월 중앙역 인근에서 발견된 불발탄은 영국군이 투하한 500㎏짜리 폭탄으로 해체 작업 당시 반경 2㎞ 내 시민 1만 명이 대피했다. 한편 독일에는 2차 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대한 연합군의 집중 포격으로 여러 지역에 불발탄 3000여 개가 잠자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사진=루트비히스하펜 시/트위터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LG, 입는 로봇 ‘클로이 수트봇’ 공개

    LG, 입는 로봇 ‘클로이 수트봇’ 공개

    하체근력 지원… 산업·보행 기기 활용 31일 개막 베를린 IFA 2018서 첫선직접 하체에 착용해 근력을 끌어올릴 수 ‘입는 로봇’을 LG전자가 개발했다. 로봇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기로 한 LG전자는 로봇 명가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LG전자는 오는 31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하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8’에서 웨어러블 로봇인 ‘LG 클로이 수트봇’을 공개한다고 23일 밝혔다. 이 제품은 착용자의 하체를 잡아 주고 근력을 높여 제조업, 건설업 등 산업 현장에서 쓰는 것은 물론 보행이 불편한 이들을 위한 보조기기로도 사용할 수 있다. 기존 웨어러블 로봇의 부자연스러운 착용감을 개선해 전용 거치대를 이용, 간단하게 입고 벗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회사는 착용자의 움직임, 주변 환경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해 위험을 예측하고 피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수트봇에 적용한다. LG전자는 지난해 로봇 분야를 미래 먹거리로 선정한 이후 최근 1년여간 국내외 로봇 기업 5곳에 약 1000억원을 투자했다. 올 상반기에 로봇 감성인식 AI 스타트업 ‘아크릴’, 로봇 전문업체 ‘로보티즈’의 지분을 확보하고, 미국 개발업체 ‘보사노바 로보틱스’에 300만 달러를 투자하는 등 공격적으로 행보 중이다. 로봇 통합 브랜드인 ‘LG 클로이’는 기존 안내 로봇과 청소·잔디깎기·홈·서빙·포터·쇼핑카트 로봇에 이어 이번 수트봇까지 8종으로 늘었다. 회사 관계자는 “인체의 한계를 극복하고 생산성을 향상, 삶의 질을 높여 주는 웨어러블 로봇에 대한 연구개발에 지속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가정용에서 산업용까지 새 사업 기회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조성진 LG전자 부회장도 올해 초 “아직 수익성을 이야기할 단계는 아니나 2~3년 뒤에는 수익 사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로봇은 산업용에서 일반 서비스·홈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세계 로봇 시장 분포는 조립·용접·도색 24%, 자동화 생산 6%, 집하·포장 5% 등 산업용이 대세이고, 소비자 분야는 7.1%에 불과했지만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서비스 로봇은 가사, 교육, 엔터테인먼트에서 헬스케어, 재난 대응까지 맡고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 로보틱스가 개발한 로봇 ‘페퍼’는 현지 무인 카페에서 손님을 맞고 있고, 국내 업체 퓨처로봇도 인형극 로봇, 카페 로봇 상용화에 나서는 등 생활 속 로봇 시대는 성큼 다가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명품 오페라의 향연 달구벌서 느끼세요

    명품 오페라의 향연 달구벌서 느끼세요

    열여섯 번째를 맞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다음달 14일부터 10월 21일까지 대구오페라하우스 등 대구 일대에서 열린다. 23일 대구시에 따르면 이번 축제 주제는 지난해와 같은 ‘오페라 & 휴먼’이다. 여기에 ‘영원한 오페라 꿈꾸는 사람’이라는 부제를 더했다. 70년 역사를 가진 대한민국 오페라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한다는 의미다.축제의 메인 포스터는 인류 역사상 가장 대표적인 종합예술 오페라가 가진 불멸성을 표현하기 위해 붉은색을 상징 색으로 사용하고, 오페라가 실제로 펼쳐지는 공간인 오페라하우스를 비주얼화해 ‘대구오페라하우스’의 가치와 의미를 강조했다. 또 대구를 대표하는 관광 명소인 ‘달성습지’, ‘진골목’, ‘금호강과 산격대교’, ‘3·1 만세운동길’ 등을 담아 축제 때 대구를 방문하는 외지인들에게 대구의 매력을 효과적으로 보여 주고자 했다. 세계 유명 예술 페스티벌들이 관광과 연계해 발전했다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대구만의 관광 명소를 포스터에 반영한 것이다.이번 축제에서는 ‘돈 카를로’ 등 메인 오페라 4편과 ‘버섯피자’ 등 소극장 오페라 4편이 무대에 오른다. 개막작 ‘돈 카를로’는 이탈리아 오페라의 전성기를 이룬 베르디의 중기 최고 걸작이자 심리극이다. 16세기 무적 함대를 이끌고 스페인 전성시대를 열었던 필리포2세와 그의 아들 돈 카를로 등 실존 인물의 삶과 사랑, 죽음에 대한 스토리를 담고 있다. 1867년 파리 만국박람회 개최 기념 5막으로 만들어졌으며, 1884년 밀라노 라스칼라극장에서 4막 구성으로 다시 선보였다. 이번에 선보일 작품 역시 4막의 이탈리아어 판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이 작품을 위해 90명의 오케스트라, 60명의 합창단을 투입해 오페라 애호가들에게 대작 오페라의 감동을 제대로 전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휘는 펠릭스 크리거, 연출은 이회수씨가 맡았으며, 주역인 필리포2세 역은 베이스 연광철, 그의 아들인 돈 카를로 역에 테너 권재희, 엘리자베타 역에 소프라노 서선영, 로드리고 역에 바리톤 이응광, 에볼리 역에 메조소프라노 실비아 멜트라미 등 현재 유럽 무대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성악가들이 대거 포진됐다. 다섯 주인공 사이의 엇갈린 사랑과 배신, 오해와 비극을 치밀하게 그려 냈다. 다음달 28일 공연되는 창작 오페라 ‘윤심덕, 사의 찬미’는 영남오페라단과 대구오페라하우스 합작이다. 작곡자는 진영민 경북대 교수이며, 연출자는 극단 한울림 정철원 대표다. 서른이라는 나이에 연인 김우진과 함께 바다에 투신해 생을 마감한 한국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의 짧은 삶과 일제강점기 억압된 사회에서 나라와 예술에 헌신한 홍난파, 홍해성, 채동선 등 인물들의 이야기가 그녀의 대표곡 ‘사의 찬미’를 바탕으로 펼쳐진다. 독립운동자금 모금을 위한 대구 순회공연 장면 등 근대 대구의 모습을 담아내는 점도 볼거리다. 소프라노 이화영, 조지영이 윤심덕 역에 캐스팅돼 대한민국 오페라 70주년 역사에 의미 있는 작품을 함께하게 되며, 김우진 역에 테너 김동원·노성훈, 홍난파 역에 바리톤 노운병·구본광 등 대구 지역을 대표하는 성악가들이 포진해 있다. 이 작품은 2018년 대구문화재단 집중기획 지원작이기도 하다.세 번째 무대에 오르는 메인 오페라 ‘유쾌한 미망인’은 즐겁고 경쾌한 왈츠로 축제의 분위기를 화사하게 만들어 줄 빈 오페레타의 결정판으로, 작곡가 레하르를 백만장자로 만든 작품이다. 오페레타는 오페라와 비슷하지만 낭만적이고 재미있는 줄거리, 대사가 많고 화려한 춤이 등장해 오락성이 강하다. 프랑스 안의 가상국가인 폰테베드로를 배경으로 옛 연인 다닐로 그리고 부유한 미망인 한나와 그녀에게 청혼하는 남자들 사이의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주요 내용으로 한다. 경쾌한 왈츠가 극 전반을 흐르며, 아리아 ‘빌랴의 노래’에서는 이국적이고 신비롭게, 이중창 ‘입술은 침묵하고’에서는 사랑스럽고 달콤하게 이어지는 관현악의 다채로운 선율 역시 매력적이다. 오페레타의 본고장 오스트리아 뫼르비슈 오페레타 페스티벌이 준비한 이번 무대는 오페레타의 진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할 수 있다.마지막으로 선보일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는 70년 전 대한민국 오페라의 시작을 알린 작품이자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무대에 오르는 베르디 최고의 인기작이다. 향락과 유흥에 젖어 살던 사교계의 꽃 비올레타에게 갑작스럽게 찾아온 진정한 사랑과 연인을 위한 자기 희생을 담은 비극이지만, ‘축배의 노래’, ‘언제나 자유롭게’ 등 유명 아리아들을 감상할 수 있어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중국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를 이끄는 리신차오가 지휘를, 이탈리아 연출가 스테파니아 파니기니가 연출을 맡았다. 비올레타 역에 소프라노 이윤경과 이윤정이, 알프레도 역에 테너 김동녘과 이상준이 함께하며, 바리톤 김동섭과 김만수가 제르몽 역을 담당한다. 이번 축제에서 소개될 각 오페라의 오케스트라는 디오오케스트라가, 합창은 메트로폴리탄오페라콰이어가 맡고 있다. 이 두 단체는 대구오페라하우스 상주 단체로 활동하고 있다. 주말에 선보이는 메인 오페라와 달리 주중에는 소극장오페라가 편성돼 있다. 대구오페라하우스 별관 소극장인 카메라타, 북구 어울아트센터, 달서구의 웃는얼굴아트센터 등에서 공연된다. 특히 ‘빼앗긴 들에도’의 경우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인 이상화를 소재로 한 창작 오페라로 10월 16일과 17일 대구 중구에 소재한 이상화 고택에서 공연되며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다음달 18일에는 대구오페라하우스와 독일 베를린 도이체오페라극장의 합작 무대인 오페라 콘체르탄테 ‘살로메’가 공연된다. 오페라 콘체르탄테는 콘서트오페라라고도 부르는 연주회 형식의 오페라다. 오케스트라를 무대에 배치하고 성악가들이 한 편의 오페라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콘서트처럼 연주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시민 누구든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다채롭게 준비돼 있다. 다음달 7일 저녁 7시 30분 수성못 야외무대에서 ‘미리 보는 오페라 수상음악회’를 개최한다. 유명 오페라 아리아는 물론 영화음악과 대중가요 등 다양한 레퍼토리로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광장오페라’도 눈에 띈다. ‘광장 오페라’는 오페라 ‘라 보엠’ 2막의 배경이 되는 ‘모무스 카페’를 실제 광장에 재현해 공연을 펼친다. 발코니 등 주변 시설들을 활용하고 오케스트라와 합창이 함께 어우러져 ‘오페라란 재미있는 것’임을 효과적으로 알릴 것으로 기대된다. 21, 22일에는 대구삼성창조캠퍼스 야외광장에서, 10월 13일에는 롯데아울렛 이시아폴리스에서 펼쳐진다. 또 메인 오페라를 감상하기 전에 관련 작품에 대해 전문가의 해설을 들을 수 있는 무료 강연 프로그램으로 ‘오페라 오디세이’를 준비하고 있다. 축제의 대단원을 함께할 폐막 콘서트와 오페라대상 시상식은 10월 21일 오후 5시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다. 이번 축제는 여느 해에 비해 한 달여 빠른 9월에 시작한다. 해외 극장의 비시즌 기간인 9월에 축제를 시작함으로써 해외에서 활동 중인 훌륭한 아티스트들을 초청하는 데 유리하고 질적인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추석을 축제 가운데 두고 대구를 찾는 외지인들에게 축제를 소개하며 오페라를 관람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배선주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는 “유럽의 대표적인 오페라 축제들과 마찬가지로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며, 매력적인 관광 상품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면서 “대구만의 브랜드 상품으로 창작 오페라가 활성화돼야 한다. 오페라 애호가는 물론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8K TV-AI·프리미엄 홈 패권 경쟁 뜨겁다

    오는 31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하는 유럽 최대 가전·IT 전시회 ‘IFA 2018’를 1주일여 앞두고 새롭게 선보일 주요 가전 기술과 동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8K TV와 인공지능(AI) 홈을 놓고 국내 양대 가전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맞수 경쟁이 달아오를 전망이다. IFA는 전통적으로 TV 격돌 무대다. 삼성전자는 8K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TV 신제품, 그리고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18’에서 공개한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TV ‘더 월’ 양산 제품을 전시한다. LG전자도 주력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에서 8K급 전시 제품을 선보이고, 초대형 마이크로 LED TV 신제품도 내놓을 계획이다. 현재 TV 시장은 UHD로 불리는 4K 해상도(가로 3840×세로 2160) 제품이 대세를 이루기 시작한 단계다. 업계 관계자는 8K TV 전시에 대해 “TV 대형화 추세에 따라 화질이 4K보다 4배 선명한 8K(7680×4320)급으로 옮겨 갈 것으로 보고, 한발 앞선 선제 기술로 제압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업체인 TCL을 비롯해 소니, 파나소닉, 샤프 등 주요 TV 제조사들도 각각 QLED·OLED TV 신제품을 전시한다. 마이크로 LED 패널 시장에서는 삼성이 앞서 지난 1월 145인치급을 선보인 데 이어 LG가 더 큰 사이즈로 맞불을 놓을 것으로 예측된다. AI·프리미엄 홈도 키워드다. LG전자는 초프리미엄 빌트인 주방가전 브랜드인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의 유럽 론칭 무대로 IFA를 택했다. 전시장 야외 정원에 900㎡ 규모 단독 전시관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첫 AI 스피커 ‘갤럭시홈’의 공식 출시 일정을 여기서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갤럭시홈에는 자사의 독자적인 AI 플랫폼 ‘빅스비 2.0’이 탑재된다. 각 사 최고경영자(CEO)들의 행보도 관심거리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개막 기조연설자로 박일평 최고기술책임자(CTO)와 함께 나서 ‘AI로 더 자유로운 삶’을 주제로 발표한다. LG전자 최고경영진이 글로벌 주요 전시회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2심 판결, 성장동력 찾기 등과 맞물려 전시장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다. 삼성전자에서는 김현석 소비자가전(CE)부문장(사장),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사장)이, 삼성디스플레이에서는 이동훈 사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삼성·LG “상대 잘하는 분야에 우리도”

    삼성·LG “상대 잘하는 분야에 우리도”

    삼성은 의류청정기 신제품 오늘 소개 LG의 ‘트롬 스타일러’ 아성에 도전장가전 양대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상대사가 경쟁 우위인 분야에 뛰어들었다. 기존 제품군으로는 한계에 이른 업체들이 하이엔드급(고급형) 브랜드를 내놓는 한편 새 영역에서 시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엑스붐’(XBOOM) 브랜드를 앞세워 12조원 규모 글로벌 오디오 시장을 노리고 나섰다. 회사는 20일 “홈 오디오, 무선 스피커를 중심으로 엑스붐 마케팅을 강화해 오디오 전문 브랜드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전자가 창립 후 1959년 내놓은 1호 제품이 라디오(모델명 A-501)”라면서 “첫 국산 라디오 출시 60주년을 맞아 홈 엔터테인먼트(HE) 영역을 TV에서 오디오로 확장하겠다는 의지”라고 전했다. 오디오 부문은 LG전자의 가장 오래된 사업부이기도 하다. 지금은 HE사업본부 안에서 TV 부문에 가려져 있지만 원조 사업의 명성을 되찾아 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오디오 분야에서는 삼성전자가 자동차 전자장비·오디오 브랜드 하만 카돈을 인수해 사운드바 분야 세계 1위를 달리는 등 한발 앞서 있다. 회사는 오는 31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하는 유럽 최대 가전 박람회 ‘IFA 2018’에 엑스붐 전용 체험 공간을 마련한다. 또 무선 스피커 ‘엑스붐 고(Go)’의 PK 시리즈 3종, 인공지능(AI) 기능을 더한 ‘엑스붐 AI 씽큐’ 시리즈 2종을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다. 이 제품들은 영국 명품 오디오 브랜드인 ‘메리디언 오디오’와도 협업했다. 각각 음 손실 방지 블루투스 전송 기술, 구글 어시스턴트를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21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의류 청정기 신제품을 소개하는 기자간담회를 열며 LG전자에 도전장을 내민다. 김현석 소비자가전(CE)부문장(사장)이 직접 제품을 소개할 계획이다. 신제품은 AI 기술을 적용한 의류 관리 기능, 가격 경쟁력으로 경쟁사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의류 관리기 분야는 앞서 2011년 LG전자가 ‘트롬 스타일러’ 브랜드로 새로 개척한 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아직 내수 시장이 절대적이나 미국, 유럽, 중국 등지로 해외 판로도 넓어지고 있다. 업계는 시장 규모가 지난해 12만대에서 올해 최대 30만대까지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고 경쟁에 속속 가세하고 있다. 지난 5월 코웨이가 의류청정기를 선보였고 중국 거란스, 톈쥔 등 해외 업체들도 스타일러를 모방한 제품을 내놨다. LG전자가 의류 관리기, 건조기 등 가전 새 분야에서 돌풍을 일으킨 데 대해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한발 늦었다”며 고삐를 바짝 죈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는 모두 IFA에서 AI 의류 관리기 신제품으로 맞수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페북 등 SNS 테러 콘텐츠’ EU ‘60분 삭제 의무’ 추진

    끊이지 않는 테러 공격으로 몸살을 앓는 유럽연합(EU)이 유튜브·트위터·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룡들을 본격적으로 단속하기 시작했다. EU 집행위원회는 SNS에 올라온 테러 관련 글, 영상·음성 파일 등의 콘텐츠를 60분 이내에 삭제하지 않으면 해당 기업에 벌금형을 부과하는 입법을 예고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U 의회에서 이 법안이 통과되면 내달부터 곧바로 시행될 전망이다. 줄리언 킹 안보담당 집행위원은 “테러 관련 콘텐츠를 삭제하는 조치와 관련, 충분한 진전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보다 강력한 방법을 써야 한다”고 밝혔다. EU는 지금껏 SNS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테러 선전 등 불법 게시물에 대응하게 해 왔다. 하지만 지난 2년간 런던, 파리, 베를린 등에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테러 공격이 잇따르자 올 3월 기업들에게 테러 폭력을 부추기는 게시물은 1시간 내에 삭제하는 등 적극 대응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럼에도 EU가 아예 법안을 만들어 엄중 단속에 나서기로 한 것은 기업들이 EU의 요청을 소극적으로 이행한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EU 내부에서 자율 규제가 더 낫다는 이견도 존재한다고 FT는 전했다. EU 관계자는 법안 발의에 대해 “EU 차원의 강력한 조치가 없으면 각국이 독단적인 조치에 나설 것이란 우려가 반영됐다”고 말했다. 독일은 올해부터 가짜뉴스나 인종차별 게시물에 대해 24시간 내 삭제를 의무화하고 위반 시 이를 방치하는 기업에 최대 5000만 유로(약 640억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이른바 ‘헤이트스피치법’(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 시행에 돌입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정체성 찾아 준 음악 들고 한국으로 신혼여행 왔죠

    정체성 찾아 준 음악 들고 한국으로 신혼여행 왔죠

    “저는 절반의 한국인이지만 제 아이는 더 온전한 한국인이 돼 있겠죠.”지난 15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스타즈 온 스테이지’ 공연에 오른 한국계 독일인 첼리스트 이상 엔더스(30)는 이번 한국 방문을 ‘신혼여행’이라고 표현했다. 지난해 12월 베를린 도이치 심포니 오케스트라 악장인 바이올리니스트 강별과 결혼한 후 부부가 함께 한국에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의 이름 ‘이상’은 작곡가 윤이상을 기리는 뜻을 갖고 있다. 오르가니스트였던 독일인 아버지와 작곡가인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재독 음악가 윤이상을 연결고리로 독특한 이름을 갖게 됐다. “독일인들이 바라볼 때 저는 완전한 독일인이 아니고, 한국인이 볼 때도 저는 완전한 한국인은 아니었습니다. ‘이상 엔더스’는 독일인들이 듣기에는 아주 특이한 조합의 이름입니다.” 그는 20세 때 독일 최고(最古) 오케스트라 드레스덴 슈타츠카팔레의 첼로 수석 겸 악장에 선발되며 유럽에서 장래가 촉망받는 연주자로 주목받았다. 유럽과 북미를 주무대로 할 수 있음에도 ‘어머니의 나라’에서 1년에 4~5차례씩 무대에 오르며 한국인 연주자나 다름없이 활동하고 있다. 어린 시절 한국과 독일의 경계에 있는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컸다. 해답을 준 것은 음악이었다. 그는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음악을 창조하는 과정을 ‘음양의 조화’라는 지극히 동양적인 비유로 설명했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과정과 자신만의 창조성을 찾는 과정은 똑같습니다. 예술가는 무대에 올랐을 때 진실한 자신의 모습을 보여 주기를 원합니다. 이것이 저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의 해답이 됐습니다.” 3년 연상의 아내 강별은 베를린에서 처음 만났다. 데이트를 제안했지만 강별의 답변은 ‘노’(No)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아내는 결혼할 사람이 아니면 교제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가 1년 가까이 진정성을 보이자 결국 아내는 마음을 열었고, 두 사람은 음악만이 아닌 삶 전체의 반려자가 됐다. 아내에게 처음 매력을 느꼈던 때가 언제였냐고 묻자 그는 한국말로 ‘노래방’이라고 답했다. 재즈 가수 엘라 피츠제럴드의 ‘칙 투 칙’을 부르는 강별의 모습에 완전히 반했다는 것. “아내가 노래를 정말 잘합니다. 누군가의 노래를 들으면 어떤 대화보다도 그 사람의 내면을 볼 수 있습니다. 그때 아내의 참모습을 봤죠.” “결혼으로 주변의 모든 것이 한국이 됐다”는 그는 “결속, 화목을 강조하는 한국의 가족문화를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상 엔더스는 무대뿐만 아니라 음반으로도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그의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젊은 연주자답지 않는 설득력 있는 해석으로 주목받았다. 그의 음반은 ‘1번’부터 시작하는 여타의 연주와 달리 ‘5번’으로 시작한다. 이유를 묻자 심오한 답변이 나왔다. “태초의 우주가 어둠에서 시작했고, 생명도 어머니의 깜깜한 뱃속에서 시작합니다. 5번은 6개의 모음곡 가운데 가장 낮은 현에서 시작하죠. 어둠에서 빛으로의 변화를 연주하고 싶었습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2세 아이도 우울증 앓을 수 있다…단, 여아만” (연구)

    “2세 아이도 우울증 앓을 수 있다…단, 여아만” (연구)

    임신 중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임산부에게서 태어난 여자아이는 생후 24개월(만 2세)에도 우울증과 불안증을 겪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독일 베를린에 있는 유럽 최대 대학병원인 샤리테병원(베를린대 의대 부속병원), 미국 오리건보건과학대학,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등 공동 연구진은 임신부 70명의 코르티솔 호르몬 수치를 분석하고 훗날 태어난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을 추적했다. 코르티솔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우리 뇌에서 분비하는 호르몬으로, 면역력을 약화시키거나 혈압상승으로 인한 혈관 손상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연구진은 실험참가자들의 타액을 임신 초기, 중기, 후기에 각각 4일 동안, 하루에 4번 샘플을 채취한 뒤 그 수치를 기록했으며, 출산한 이후에는 신생아가 잠을 자는 사이 MRI를 촬영해 뇌의 특성을 살폈다. 연구진은 이들 실험참가자가 아이를 출산한 지 2년이 지났을 때 얼마나 자주 아이가 슬프거나 외롭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자주 짓는지, 또는 잠을 잘 이루지 못하거나 다른 아이들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은지 등을 관찰하도록 했다. 그 결과 임신 기간에 코르티솔 수치가 높았던 여성에게서 태어난 여자아이는 코르티솔 수치가 낮은 여성에게서 태어난 아이와 감정을 표현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뇌 부위인 편도체가 변형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 같은 차이점이 만 2세의 아이에게서도 우울증과 불안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특이한 점은 이러한 특징이 여자아이에게만 해당된다는 사실이다. 임신 기간 중 코르티솔 수치가 높은 여성에게서 태어난 남자아이와 코르티솔 수치가 낮은 여성에게서 태어난 남자아이에게서는 별 다른 차이점이 없었다. 연구를 이끈 샤리테대학병원의 클라우디아 버스 박사는 “기분과 관련된 감정 또는 불안장애는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2배 더 흔하며, 이번 연구는 기분 및 불안 장애가 여성에게서 더욱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태아기 환경이 여성의 기분장애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태어날 때부터 감정과 관련된 장애를 유발하는 취약점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생물정신의학저널’(Journal Biological Psychiatry)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123rf.com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메르켈·푸틴, 트럼프 보란 듯 ‘가스관·시리아’ 입맞춤

    메르켈·푸틴, 트럼프 보란 듯 ‘가스관·시리아’ 입맞춤

    “양국 연결 천연가스관, 정치화 말아야” 메르켈에 ‘러 포로’ 비난한 트럼프 때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8일(현지시간) 천연가스관 연결, 이란 핵합의, 시리아 내전 문제 등에 대해 협력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3월 러시아의 영국 이중 간첩 암살 시도 사건 이후 악화됐던 양국 관계가 급속도로 가까워진 변화를 방증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행보에 독·러 양국의 견제 심리와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베를린 인근 메제베르크궁에서 3시간에 걸친 정상회담을 통해 “러시아에서 독일로 직접 연결되는 ‘노드스트림2’ 천연가스관 건설 공사가 완료돼도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를 지나 유럽으로 이어지는 기존 가스관은 계속 사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동유럽 국가들은 노드스트림2의 건설이 완료될 경우, 우크라이나 가스관의 필요성이 줄어들어 러시아에 대한 유럽의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질 것을 우려해 왔다. 푸틴 대통령은 이에 “노드스트림2가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가스관을 통한 가스 공급을 차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시리아는 재건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고 시리아 난민들이 본국으로 안전하게 돌아오도록 보장해야 한다”며 독일을 비롯한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이를 도와야 한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시리아에서 인도주의적 재앙으로 이어지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메르켈 총리의 발언은 시리아에서의 러시아가 발휘하는 영향력을 사실상 인정하고 있다는 걸 전제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메르켈 총리가 100만명에 가까운 시리아 난민 문제로 국내 정치에서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이들 난민을 다시 시리아로 돌려보내려면 시리아 안정과 재건이 필수적이라는 셈법이 나온다. 푸틴 대통령으로서도 시리아 재건 비용을 확보하려면 유럽 맹주인 독일을 끌어들일 수밖에 없고, 이는 서방의 반(反)러시아 전선을 이완시키는 부수적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날 양국 정상의 화기애애한 회담 분위기는 독일이 저렴한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경제적 혜택뿐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가 반영된 것이었다. 무엇보다 두 정상 모두 트럼프와의 관계가 점차 불편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방위비 분담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 독일이 러시아에서 60~70%의 에너지를 수입한다”며 “독일은 러시아의 포로”라고 맹비난한 바 있다. 독·러 정상이 노드스트림2가 유럽을 위협하는 러시아의 지렛대로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공개 천명한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일축한 것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시리아 문제도 마찬가지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부를 후원해 온 러시아를 비판했고 지난 4월 시리아 정부군을 직접 공습했다. 미 국무부는 17일 시리아 재건 지원 명목으로 배정된 예산 2억 3000만 달러(약 2600억원)를 집행하지 않기로 해 사실상 러시아의 영향권 안에 있는 시리아에 대한 원조를 철회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재앙”이라는 표현까지 쓴 이란 핵합의는 지난 5월 미국이 이탈했다. 유럽 국가들이 다 만류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핵합의 파괴 후 곧바로 보란듯이 지난 7일 대(對)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독일과 러시아의 두 정상이 공동으로 이란 핵합의 유지 의사를 분명히 한 것도 트럼프에 반대되는 선택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