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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ㆍ경제ㆍ사회에 불어닥친 ‘최진실 후폭풍’

    정치ㆍ경제ㆍ사회에 불어닥친 ‘최진실 후폭풍’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국 최고의 여배우’ 최진실의 사망 소식이 국민 전체를 망연자실하게 만들었다. 사채설 괴소문으로 괴로워하던 故 최진실은 극도의 우울증을 견뎌내지 못하고 2일 결국 자살을 택했다. 88년 ‘CF 퀸’으로 전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스무살 최진실은 ‘청춘스타’를 거쳐 ‘드라마 퀸’으로 거듭나며 약 20여년간 대중들에게 진한 감동을 안기다 마흔 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국민 배우’였던 그를 잃은 여파는 비단 연예계에 국한되지 않는다. 일명 ‘최진실 효과’로이어지고 있는 후폭풍은 그의 생전 명성을 입증해 주듯 정치, 경제, 사회 등 다방면에 걸쳐 여러가지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 정치 - ‘최진실법(法)’ 논란 한나라당은 3일 “최진실의 자살로 인터넷의 악성 댓글 문화의 폐해가 다시 한번 드러났다.”고 강조하며 “사이버모욕죄 및 인터넷 실명제 도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을 포함한 야당은 “고인의 이름을 옮긴 법률 명칭은 오히려 최진실씨 모독법으로 와해 될 수 있다.”고 반박하며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법이 될 것”이라고 맞섰다. 정치권 뿐만이 아니라 네티즌 사이에서도 ‘최진실법’ 도입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네티즌들은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 유포를 막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과 “자유 침해 법이 될 것”이라는 의견 차를 보이며 찬반 논쟁에 가세하고 있다. 정신적 공황상태의 비극적 결말인 자살. 자살률을 낮추기 위한 방침으로 ‘복지정책 강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보건복지가족부가 3일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국내 자살자 수는 2000년 6437명에서 2007년 1만2174명으로 연평균 13%씩 늘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하루 평균 자살자는 34명으로 밝혀졌으며 이는 국내 사망원인 1위인 암, 2위 뇌혈관질환, 3위는 심장질환에 이어 4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국내 자살률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30개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살은 더이상 개인만의 비극이 아닌 사회적 현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뜻을 모으며 “이제는 국가적 차원에서 국민들의 정신적 풍요흫 위한 복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 경제 - 허무주의, 의욕저하로 인해 경제적 활기 잃을까 우려 ”대스타도 죽는데…” ’인생무상’에 빠진 침체된 사회적 분위기가 경제적 활력 마저 앗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아직 경제적 후폭풍까지 운운하기는 다소 이른 감이 있지만 이미 2일 故 최진실의 자살 소식이 전해진 뒤 비슷한 방법으로 목숨을 끊은 사례가 전국 내 두 건이나 발생했다. 2일 최진실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전남 해남군과 강원 강릉시에서 각각 50대 ,30대 여성이 최진실과 비슷한 방법으로 자살을 시도한 사실이 보도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최진실의 자살이 일명 ‘베르테르 효과’(Werther effect, 유명인을 따라 유행처럼 번지는 모방자살 현상)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각 경제지에서는 지난 달 故 안재환 사건에 이어 잇따라 보도되고 있는 공인들의 자살 소식이 어느정도의 우울증을 앓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허무주의를 안겨줄 수 있다고 분석하고, 이러한 허망감이 의욕 저하로 이어질 경우 일시적인 경제적 공황을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 사회 - 연예계를 보는 또 다른 시선 최진실의 빈소를 찾아 ‘연예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속내를 밝힌 동료들은 “모든 것이 부질없는 인기 탓”이라며 “연예인 대부분이 극심한 우울증을 안고 살아간다.”고 토로했다. 안재환과 최진실, 두 스타를 잃은 연예계는 이제 더이상 화려한 곳으로 미화되길 원치 않고 있다. 대중들은 그들의 빈틈 없는 모습 뒤에 숨겨진 인간적 고뇌에 귀 기울이기 시작했고, 연예인이기에 피할 수 없었던 고인들의 숙명에 깊은 유감을 표하고 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최고의 여배우에게도 말 못할 외로움이 있었음을 알았으며 단란한 가정의 모습을 비치던 유쾌한 부부에게도 그 모든 행복을 포기할 만큼의 두려움이 있었다. 한 달새 두 동료를 잃고 침통한 분위기에 빠진 연예계는 당분간 후유증을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故 안재환, 최진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이들이 마지막 유언을 통해 시사하려 했던 메시지가 연예계를 비롯해 정치, 경제, 사회의 모든 면에 부디 긍정적 영향을 끼치기만을 바랄 뿐이다.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故최진실 보도 지상파 뉴스, 시청률 급상승

    故최진실 보도 지상파 뉴스, 시청률 급상승

    2일 故 최진실 사망을 집중 보도한 지상파 뉴스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근래 최고치를 기록, ‘국민 여배우’였던 고인에 대한 범국민적 관심을 드러냈다. 3일 시청률 조사기관 전국 기준 시청률 발표(TNS미디어)에 따르면 故 최진실 자살 사건을 다룬 지상파 3사 방송국 뉴스 프로그램의 2일 시청률은 약 2~5%까지 상승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높은 시청률을 유지해 오던 KBS 1TV ‘뉴스9’는 17.6%로, 평소 17-18%대와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지만 그 뒤를 따른 SBS ‘8시 뉴스’는 무려 11.2%를 기록하며 최근들어 가장 높은 시청률 반등 결과치를 얻었다. 또한 KBS 1TV의 ‘뉴스네트워크’는 10.4%, MBC ‘뉴스데스크’는 10.3%를 기록해 전날에 비해 약 1-2% 상승한 수치를 나타냈다. 이날 KBS 1TV ‘뉴스9’는 故 최진실 사건을 톱뉴스로 다뤘다. ‘뉴스9’는 故 최진실의 20년 연기 인생과 사건 관할 경찰서의 브리핑 영상, 잇따른 자살로 이어 질 수 있는 베르테르 효과를 우려한 사회적 영향 등을 약 10분여 간을 할애해 집중 조명했다. 가장 높은 시청률 상승치를 얻은 SBS ‘8 뉴스’는 최진실 사망을 약 20분 파격 편성해 사건의 구체적인 경위 및 자살 요인 등 보다 심도깊은 내용을 다뤘다. 반면 최진실 사망으로 인해 우울한 축제로 변모한 대한민국 대표 영화제인 ‘제13회 부산 국제영화제’ 개막식 중계는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더욱이 올해 ‘부산 국제 영화제’ 중계는 심야시간대 방송 편성과 맞물려 약 2% 시청률의 미약한 수치를 기록했다.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최진실 자살’ 충격] 연예인들 루머→악플→인기추락 불안감 시달려

    [‘최진실 자살’ 충격] 연예인들 루머→악플→인기추락 불안감 시달려

    최진실씨의 자살은 ‘경쟁 이데올로기’와 같은 병리현상으로 인한 ‘사회적 자살’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특히 최씨가 그간 직면해야 했던 연예계 환경이나 정제되지 않은 인터넷 문화 등이 자살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지탄의 대상´ 됐을땐 심리적 충격 엄청나 조흥식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최근 자살 급증의 원인을 ‘경쟁’으로 인해 발생되는 ‘사회적 병리현상’으로 설명했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도태된 사람들은 극단적인 상황을 상상하게 된다는 것이다. 비단 경쟁에서 살아 남았다 할지라도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한 ‘또 다른 경쟁’이 기다리고 있어 현대인의 숨통은 더욱 조여들 수밖에 없다. 조 교수는 “최씨의 자살을 비롯해 최고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자살을 선택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자살이 경쟁에서 도태된 ‘패배자’의 전유물이 아니라 오히려 성과를 이룬 ‘승리자’에게도 심각한 심리적 압박감과 불안감을 남기고 있다.”고 밝혔다.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연예인들은 이런 ‘치열한 경쟁’에 직접적으로 노출돼 있다는 분석이다. 이영식 중앙대병원 정신과 교수는 “연예인의 경우 오히려 최고의 위치에 있을 때 루머 등으로 인기가 급락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항상 긴장하며 살아가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문화로 인해 연예인들의 심리적 부담도 더욱 커졌다. 최씨도 최근 고(故) 안재환씨에게 사채를 빌려 줬다는 인터넷 루머로 마음고생을 했다. 홍진표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교수는 “연예인의 사생활이 온라인 공간에서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현실과 악플로 인한 정신적 충격 등으로 연예인의 심리적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나도 유명인처럼…” 베르테르 효과 우려 홍 교수는 “거물급 연예인인 최씨 자살의 파급효과가 굉장히 클 것”이라면서 “베르테르 효과(모방 자살)가 실제 발생되지는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평소 최씨가 브라운관에서 밝은 이미지를 보였기 때문에 대중의 충격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 베르테르 효과는 연예인 자살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나오는 단골 메뉴다. 김희주 한국자살예방협회 사무국장은 “2005년 자살한 배우 고(故) 이은주씨의 경우나 연예인 자살 뒤 자살 건수가 늘어난다는 검찰청의 통계에서 보듯 베르테르 효과의 영향은 의외로 크다.”면서 “모방 자살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씨의 자살 방식에 대해 언론이 상세히 묘사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연예인 자살을 막기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연예인들은 사회적 시선 때문에 쉽게 정신과를 찾아 상담할 수 없다.”면서 “유럽처럼 정신과를 찾아가지 않더라도 정신상담을 받을 수 있는 상담가(카운슬러)나 치료사(세라피스트)를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강섭 강북삼성병원 교수도 “연예인과 같이 사회적으로 자살 고위험군 혹은 취약군에 속해 있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원 황비웅기자 leekw@seoul.co.kr
  • 베르테르 효과? 안재환 모방 자살 잇따라

    탤런트 안재환이 차량 안에 연탄불을 피워 자살한 이후 이를 모방한 것으로 추정되는 연탄가스 중독 자살 사건이 잇달아 발생했다. 추석 당일인 14일 오후 5시쯤 울산시 북구 매곡동 한 아파트 공사현장 부근에서 김모(32·여)씨가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숨져 있는 것을 인근 아파트 주민 김모(35)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결과 숨진 김 씨의 차 안에서는 연탄불을 피우기 위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덕과 연탄재, 학원 운영에 대한 고민을 적은 유서가 발견됐다. 앞서 지난 12일 오후 5시20분쯤 강원 양양군 서면 가리피리 인근 44번 국도 옆 공터에서 김모(65·인천시)씨가 자신의 스타렉스 승합차 앞 좌석에 숨져 있는 것을 주민 박모(65)씨가 발견했다. 박씨가 숨진 차량 뒷좌석에는 소주병과 연탄난로가 발견됐는데, 경찰은 유서의 내용 등으로 미뤄 박 씨가 연탄을 피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유명인 등의 자살 여파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베르테르 효과’일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으나 이는 명쾌하게 설명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고성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씨줄날줄] 베르테르 효과/박재범 수석논설위원

    젊은 베르테르는 미모의 로테를 열렬히 사랑했다. 그러나 로테에게 약혼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권총 자살한다. 소년 시절 읽었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줄거리다. 이 소설이 얼마나 치명적인지는 40여년 가까이 세월이 흘렀음에도 마음 깊숙이 로망의 한 조각을 남기고 있다는 데서 알 수 있다. 죽음에 이르는 사랑에 대한 갈증을. 독일의 대문호 괴테가 1774년 독일에서 발간한 이 서간체의 소설은 당시 큰 충격을 던졌다. 권총 자살이 유럽에서 번진 탓에 한동안 금서가 됐다. 이런 파괴력 때문에 소설이 나온지 200년이 되던 1974년 미국의 사회학자는 유명인의 자살 이후 자살이 급증하는 현상을 ‘베르테르 효과’라고 이름 붙였다. 엊그제 유명 탤런트의 자살 사망사건으로 이 용어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각종 조사 결과, 십여년 전부터 한국에서 자살이 급증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인구 10만명당 자살자 수를 나타내는 자살률은 10년 전에 비해 갑절 가까이 높아졌다.1997년 13명에서 지난해 24.8명이 됐다. 하루 평균 34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셈이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최고인 멕시코보다 무려 6배나 높은 수치다. 특히 ‘베르테르 효과’가 뚜렷하다. 고려대 보건대학원 유정화씨의 석사논문에 따르면, 영화배우 이모씨가 자살한 2005년 2월22일부터 1개월간 총 1160명이 자살 사망해, 유명인의 자살 사망이 없던 다른 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425명이 많았다. 이같은 사실들은 자살이 더 이상 개인의 영역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본격적으로 사회문제로 등장했음에도 자살에 대한 공동체의 위기의식 수준은 여전히 낮다. 국가 예산에서 자살예방 사업비는 고작 5억원이다. 자살 원인 등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도 드물다. 때마침 10일이 세계자살예방의 날이다. 앞으로 자살 문제를 사회적으로 공론화하는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쓴 괴테는 주인공 베르테르와 달리 83세까지 장수를 누렸다. 괴테가 자살하려는 사람들을 보면 뭐라 할지 궁금하다. 박재범 수석논설위원 jaebum@seoul.co.kr
  • 10대자살 왜?

    10대자살 왜?

    해마다 300명가량의 10대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나타나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중·장년층과 달리 10대 자살은 원인이 다양한 데다 사회 안전망 등으로 대처하기 힘들어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24일 통계청에 따르면 2003년 297명을 기록했던 10대 자살은 2004년 246명으로 약간 줄었지만,2005년 279명으로 뛰어올랐다. 10대 사망 원인 중 자살은 교통사고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특히 10대 여성은 2004∼2005년 모두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했다. 10대들은 감수성이 예민하기 때문에 조그만 충격에도 충동적으로 자살을 시도한다는 점이 다른 연령대와 다르다. 지난 22일 서울 노원구에서 “텔레비전 드라마를 그만보고 공부하라.”는 어머니의 꾸지람을 들은 뒤 자살한 초등학생의 경우처럼 어른의 시각에서는 ‘어이없는(?)’ 자살이 일어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2월에는 전북 익산에서 한 중학생이 370만원에 달하는 휴대전화 요금으로 고민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10대들이 유명인이나 주변 사람이 자살했을 때 뒤쫓아서 목숨을 끊는 ‘모방 자살(베르테르효과)’에 취약하다고 분석한다. 경희의료원 소아정신과 반건호 교수는 “장기적으로 공부와 관련된 스트레스에 노출된 학생들의 경우 유명 연예인 자살 같은 촉발제가 생기면 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극단적인 해결책으로 선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반 교수는 또 “성인 정신질환으로 여겨졌던 우울증이 초등학생까지 유병률이 높아진 것도 한 원인이다. 자살 원인이 정형화한 중ㆍ장년층과 달리 가정문제와 학업 부담, 학교폭력, 집단 따돌림 등 다양한 이유로 극단적인 수단을 선택한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홍성도 교수는 “자살을 생각하는 청소년의 90%는 친구나 가족이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끼기 때문에 외로우면서도 대화하려 하지 않는다.”면서 “우울한지, 자살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지를 물어보는 것만으로도 누군가 걱정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중요한 일이다.”고 조언했다. ‘생명의 전화’ 부설 자살예방센터의 나선영 실장은 “우리 청소년들은 입시교육에 짓눌려 자아가 형성되기도 전에 자살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면서 “외국처럼 정규 커리큘럼에 생명존중과 죽음에 관한 교육을 해야 한다. 또 부모나 교사들도 자살위험자를 사전에 발견, 도움을 주는 ‘게이트키퍼(생명지킴이)’가 될 수 있도록 별도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중앙PSAT연구소 실전풀이]

    문제1. 다음 글의 뒤에 이어질 내용으로 가장 적당한 것은 전지구적 차원에서 담배소비를 억제하기 위한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이 공식 발효됐다. 전세계 성인 사망원인의 10%, 한해 1000만명의 사망자를 내고 있는 담배에 대해 보건위생 분야 최초의 국제행동을 요구하고 있는 이 협약에 우리나라가 능동적인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은 유감이다. 한국은 협약을 주도한 세계보건기구(WHO)의 이종욱 사무총장을 배출한 국가로 협약채택 두 달 만에 서명을 하고서도 비준절차를 미뤄 최초의 협약 당사국 지위를 놓쳤다. 공공장소 금연구역 확대, 담뱃값 인상 등 최근 우리나라가 확고하고 강력한 금연정책을 펴온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정도로 담배의 해악으로부터 국민을 충분히 보호해 왔다고 말하기는 어렵다.60%대를 간신히 면한 성인흡연율은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 수준이며 중학생, 여학생 등의 흡연율은 오히려 늘고 있기 때문이다. 담배규제 기본협약이 제시하고 있는 강력한 경제적·비경제적 판매규제, 경고 강화, 보건교육, 청소년 보호조치 등이 우리에게도 시급한 이유다. (1)국민의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정부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2)정부와 국회는 하루빨리 협약을 비준해야 한다. (3)청소년들을 담배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4)담배는 폐암의 원인이다. (5)많은 사람들이 협약의 비준을 원하고 있다. ●풀이 및 정답 윗글의 논리상 ‘전세계에서 담배규제기본협약 공식 발효→한국은 비준절차를 미뤄 협약 당사국 지위를 놓침→현재 한국에서의 흡연 실태→신속한 협약 비준이 필요’의 흐름으로 가는 것이 적당하다. 정답은 (2) 문제2. 다음 보기 중 (가)의 내용에 들어갈 가장 적당한 것은 1774년 독일의 문호 괴테는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발표한다. 약혼한 여성을 사랑한 끝에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이 소설의 줄거리는 괴테 자신의 실연 체험에 절친한 친구의 자살을 접목한 것이었다. 하지만 작품의 주제는 연애담이라기보다 사랑·예술 등 모든 분야에서 절대성을 추구하던 18세기의 시대적 열정 그 자체였다. 소설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그에 못잖은 부작용을 불러왔다. 주인공 베르테르를 흉내내 권총 자살하는 젊은이가 급증한 것이다. 책은 다음해 판매금지됐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세상에 나온 지 딱 200년 뒤인 1974년 미국의 사회학자 데이비드 필립스는 자살에도 일종의 전염 현상이 있다는 가설을 발표했다. 그는 자살 소식이 신문 1면 머리기사로 나온 뒤의 두 달 동안 자살자 수가 평상시보다 평균 58명 더 많았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 주장에 ‘베르테르 효과’라는 이름을 붙였다. 필립스의 가설이 나오자 구미 각국의 학자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검증했지만 결론은 찬반으로 확연히 갈렸다. 어쨌거나 그 뒤로 베르테르 효과라는 불길한 용어는 사회학과 정신의학의 영역에 자리를 마련했다.(가) 베르테르 효과의 특징은 전염성에 있다. 저명인사의 자살 소식을 접한 충격이 바이러스처럼 내재해 있다가 특정한 자극이 가해지면 충동적으로 발병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살 뉴스를 전하는 언론매체, 또 이를 확대재생산하는 네티즌 모두가 선정성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로써 자살 대책이 완료되는 것은 아니다.‘젊은 베르테르’의 죽음이 열광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 까닭이 시대상황에 있듯이, 현재 우리 사회에 드리운 어둠을 함께 걷어내 자살이라는 악질(惡疾)을 잠재울 것이다. (1)‘베르테르 효과’가 나타난 실례들 들어준다. (2)‘베르테르 효과’의 사회악적인 면을 보여준다. (3)‘베르테르 효과’가 사회적으로 옳은 가설인지 아닌지를 판단한다. (4)자살의 해악에 대해 이야기한다. (5)언론과 인터넷에 나타난 자살의 양태에 대해 이야기한다. ●풀이 및 정답 앞에서 ‘베르테르 효과’의 정의를 제시했고, 마지막에서는 ‘베르테르 효과’의 특징과 대책에 대해 이야기했으므로 (가)의 부분에는 ‘베르테르 효과’가 나타난 실례를 들어주는 것이 글의 흐름상 가장 자연스럽다. 정답은 (1)
  • 이은주씨 떠난 뒤…자살 2.5배 ‘베르테르 효과’

    이은주씨 떠난 뒤…자살 2.5배 ‘베르테르 효과’

    영화배우 이은주씨의 자살 사건을 모방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석동현)는 23일 올 초부터 이달 17일까지 관내(종로구·강남구·관악구 등 7개구)에서 발생한 자살사건을 분석한 결과 이씨가 숨진 2월22일 이후 하루 평균 2.13명이 자살, 그전의 평균 0.84명에 비해 2.5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충동적 20·30대 극단 선택 늘어 통계에 따르면,2005년 1월1일부터 2월22일까지 53일 동안 4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반면 이후 23일간 49명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분석 결과 2월22일 이후 자살자 가운데 79.6%가 이씨와 같이 목을 맸다. 특히 이씨의 자살이 돌발적이고 충동적이기 쉬운 20,30대의 극단적인 행동을 자극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씨의 죽음 이후 20,30대 자살자는 49%(24명)로 이전 28.8%(13명)에 비해 크게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92%(22명)가 이씨와 같은 자살 방법을 선택했다.40,50대 자살자도 26.5%로 이씨 사건 이전의 15.4%보다 증가했다. 반면 60대 이후 자살자는 53.3%에서 24.5%로 감소했다. 자살자의 평균 연령은 약 45세로 이씨 자살 이전의 약 55세에 비해 10년 정도 낮아졌다. 조사 결과 이씨의 죽음을 계기로 우울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으나 자살건수 증가와의 상관 관계는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이씨의 자살이 일명 ‘베르테르 효과’(유명인의 사망을 모방한 자살)를 불러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작년 하루 30명꼴… 사망원인 5위 검찰 관계자는 “유명인의 자살은 젊은 층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만큼 자살풍조의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홍식 한국자살예방협회 회장은 “유명인의 자살을 미화해서는 안 되고 예방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자살은 우리나라 사망원인의 5위에 해당되며 2003년 기준으로 인구 10만명당 24명이 자살했으며, 지난해에는 자살이 급증해 하루 평균 30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우울증 70대 아내 살해후 목숨 끊어 한편 22일 낮 12시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H아파트 8층 김모(72)씨 집에서 김씨와 김씨 부인 박모(69)씨가 숨져 있는 것을 김씨 매형 박모(75)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숨진 박씨 얼굴에 목이 졸려 숨진 흔적이 있고 김씨가 평소 우울증을 앓아 왔다는 유가족 진술로 미뤄 김씨가 부인을 목졸라 숨지게 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씨줄날줄] 베르테르 효과/이용원 논설위원

    1774년 독일의 문호 괴테는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발표한다. 약혼한 여성을 사랑한 끝에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이 소설의 줄거리는 괴테 자신의 실연 체험에 절친한 친구의 자살을 접목한 것이었다. 하지만 작품의 주제는 연애담이라기보다, 사랑·예술 등 모든 분야에서 절대성을 추구하던 18세기의 시대적 열정 그 자체였다. 소설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그에 못잖은 부작용을 불러왔다. 주인공 베르테르를 흉내내 권총 자살하는 젊은이가 급증한 것이다. 책은 다음해 판매금지됐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세상에 나온 지 딱 200년 뒤인 1974년 미국의 사회학자 데이비드 필립스는 자살에도 일종의 전염 현상이 있다는 가설을 발표했다. 그는, 자살 소식이 신문 1면 머리기사로 나온 뒤의 두달 동안 자살자 수가 평상시보다 평균 58명 더 많았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제 주장에 ‘베르테르 효과’라는 이름을 붙였다. 필립스의 가설이 나오자 구미 각국의 학자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검증했지만 결론은 찬반으로 확연히 갈렸다. 어쨌거나 그뒤로 베르테르 효과라는 불길한 용어는 사회학과 정신의학의 영역에 자리를 마련한다. 영화배우이자 탤런트인 이은주씨가 지난달 22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자살자가 급증했다는 검찰 발표가 나왔다. 올 들어 이씨 사건이 일어날 때까지는 하루 평균 자살자가 0.84명이었는데 그뒤 23일동안 2.13명으로 2.5배 증가했다는 것이다. 또 이씨와 같은 자살 방식을 택한 사례가 50%쯤 늘었고, 연령대 별로 보아도 20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15.5%에서 30.6%가 됐다. 전형적인 베르테르 효과라 할 수 있다. 베르테르 효과의 특징은 전염성에 있다. 저명인사의 자살 소식을 접한 충격이 바이러스처럼 내재해 있다가 특정한 자극이 가해지면 충동적으로 발병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살 뉴스를 전하는 언론매체, 또 이를 확대재생산하는 네티즌 모두가 선정성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로써 자살 대책이 완료되는 것은 아니다.‘젊은 베르테르’의 죽음이 열광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 까닭이 시대상황에 있듯이, 현재 우리 사회에 드리운 어둠을 함께 걷어내야 자살이라는 악질(惡疾)을 잠재울 것이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옴부즈맨칼럼] 자살 부추기는(?)‘자살보도’/천원주 한국언론재단 언론인연수팀장

    서울신문은 영화배우 이은주씨의 자살사건과 관련,“외로운 죽음앞에 전태일 떠올라”라는 제목의 기사(2월25일자 8면)를 게재했다. 꽃같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고인에 대한 안타까움이 묻어있는 내용으로 김근태 복지부장관의 홈페이지 글을 인용한 것이었다. 이 기사는 영결식을 스케치한 기사 ‘편히 가소서’의 바로 아래에 배치, 추모의 의미가 배가된 듯했다. 호스피스 대사로도 활동했던 고 이은주씨의 평소 이미지와 인기를 감안할 때 이 기사는 적절한 애도의 표시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처한 상황과 미칠 파장이 서로 다른 여배우와 노동운동가의 죽음에 동일한 의미를 부여하는 제목이 과연 바람직스러운 것이었는지는 심각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자살을 영웅시한 나머지 전염효과를 빚어낼 우려가 있다는 말이다. ‘베르테르 효과’라는 말이 있다.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출판되자 유럽 각지에서 청소년들의 모방자살이 줄을 이었던 것에서 유래한 말이다. 자살 행위가 언론이나 영화, 문학에서 영향을 받아 전염된다는 것은 학계의 정설이다. 특히 연예인이나 유명 정치인의 자살 사건에 대한 대대적인 보도는 일반인 자살의 경우보다 후속자살을 일으킬 가능성이 14.3배나 된다고 한다. 우리는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비극적인 죽음, 안상영 전 부산시장의 옥중자살,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의 한강 투신 등 유명인사들의 자살 보도에서 많은 문제점을 보아왔다. 시간별로 상황을 재구성하는 등 자살 방식을 세세하게 묘사했을 뿐만 아니라, 동정적 시각이 지나치다 못해 대상인물을 미화함으로써 사안의 본질을 실종시켰다는 비난을 받았던 터였다. 고 이은주씨 경우에도 달라진 점은 없었다. 서울신문의 보도를 예로 들면 자살 방식과 유서 내용을 상세히 공개한다든지, 자살원인을 돈 또는 노출연기로 단순화시켜 단정하거나, 흥미에 영합해 ‘상품화’한 책임(2월23일자 9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또 인터넷에 떠도는 자살 원인을 소개해 각종 억측을 확산시키는 구실을 하기도 했다(2월24일자 7면). 다만 경쟁지들이 이 사건을 단발적으로 접근했던 것과는 달리, 우울증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 구축 필요성을 제기하고(3월2일) 정부 차원의 대책을 촉구한 것(3월5일자 7면)은 평가할 만하다. 우리나라의 자살증가 속도는 OECD 국가중 1위이며 20대와 30대의 사망원인 중 자살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자살 사망자는 매일 30명꼴로 대구 지하철 참사를 1주일에 한번 경험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하니 대책이 시급하지 않을 수 없다. 자살예방협회는 지난해 7월 기자협회와 함께 ‘언론의 자살보도 기준’을 권고한 바 있다. 기준에는 자살을 영웅적 행위나 낭만적 해결책처럼 포장하기, 자살 방법의 구체적 설명, 자살 원인 단순화하기, 자살이란 용어를 제목에 넣기 등을 피해달라는 내용이 들어있다. 미디어의 신중한 보도가 자살의 파급효과를 줄였다는 연구 사례도 있다.1994년 호주에서 청소년들의 우상이었던 유명 록그룹의 리드싱어가 권총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연구결과 그의 죽음이 호주 청소년들에게 별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그의 부인이 죽음을 낭만적으로 덧칠하지 않고 약물문제와 수차례의 자살 실패 등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함으로써 죽음을 건조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유명인의 자살에 대해 언론은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보 욕구를 충족시켜 줄 의무가 있다. 그러나 과도하고 신중치 못한 보도가 자칫 자살 풍조를 부채질한다는 사실도 고려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길 바란다. 천원주 한국언론재단 언론인연수팀장
  • [문화마당] 베르테르와 ‘욘사마’ 신드롬/김욱동 서강대 교수·문학비평가

    세계 문학사에서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만큼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작품도 찾아보기 쉽지 않을 것 같다.1808년 나폴레옹은 괴테를 만났을 때 그 책을 두 번이나 읽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일흔일곱 살이 되었을 때 괴테는 이 소설과 관련하여 말하였다.“나는 살았고, 사랑하였으며, 아주 많은 고통을 겪었다! 누구든지 만약 자신의 생애에서 한 번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가슴에 와닿으면서 마치 그 책이 오직 자신을 위하여 쓰여진 것처럼 느껴지는 때가 없었다면 그 삶은 참으로 비참할 것이다.” 그런데 이 작품은 또 다른 이유로 뭇 사람의 관심을 끌었다. 실연 당한 뒤 슬픔에 못 이겨 자살한 주인공 베르테르는 독일은 물론이고 국경을 넘어 프랑스의 젊은이들에게도 자못 큰 영향을 끼쳤다. 사랑에 절망하고 강물에 뛰어들어 자살한 젊은이들의 호주머니 속에는 늘 괴테의 이 소설이 들어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이 소설이 나온 뒤로 자살자의 수가 급격하게 치솟았다. 그리하여 이 작품은 라이프치히, 바이에른, 오스트리아에서 금서 목록에 오르는 불운을 맞기도 하였다. 괴테는 독자들에게 제발 베르테르를 따르지 말라고 충고할 정도였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문학사에서 최초로 ‘상품 열풍’을 일으킨 것으로도 유명하다. 베르테르가 소설 속에서 사용한 장신구가 젊은 세대에게 크게 유행하였다. 젊은 남자들은 베르테르처럼 노란 조끼를 즐겨 입었으며, 젊은 여자들은 ‘베르테르 향수’를 뿌렸다. 비단 그것만이 아니다. 놋쇠 단추가 달린 푸른색 프록 코트며, 위를 접어올린 갈색장화, 둥근 펠트모자 등이 불티나게 팔렸다. 그런가 하면 베르테르 도자기 인형, 소설 속의 삽화를 그려넣은 찻잔, 베르테르 얼굴을 그린 부채들도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고 한다. 요즈음 일본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방영한 TV드라마 ‘겨울 연가’가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는 모양이다. 이 드라마를 벌써 몇 번째 방영할 정도라니 그 인기를 가늠해 볼 수 있다. 금년 연말에는 일본어로 더빙하지 않고 한국어로 그대로 방영할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드라마를 한국어로 직접 듣기 위하여 몇 달 전부터 한국어를 공부해 온 극성 주부들도 적지 않다. 그러다 보니 이 드라마에 주연 배우로 출연한 배용준의 인기도 각별하다. 이른바 ‘욘사마 신드롬’이라고 하여 일본 열도가 시끌벅적하다. 우리말의 ‘님’보다도 더 높은 존칭어인 ‘사마’를 붙여 존경심을 나타낸다. 일본 총리까지 ‘욘사마’가 자신보다 더 인기가 있는 것 같다고 농담 아닌 농담을 할 정도이다. 뉴스 보도에 따르면 ‘겨울 연가’와 관련한 우리나라의 콘텐츠 산업과 관광수입도 짭짤한 모양이다. 올해 말까지 이 드라마와 관련한 콘텐츠 상품의 매출은 줄잡아 2000억원으로 예상되고, 드라마의 촬영지였던 용평과 춘천을 찾는 관광객도 엄청나게 늘었다. 연말까지 무려 수십만명의 일본 관광객이 한국을 찾을 전망이다. 그런데 관광수입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이 드라마를 통하여 일본 사람들에게 한국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심어 주었다는 점이다. 괴테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통하여 독일에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던 프랑스 젊은이들을 끌어들인 것처럼,‘겨울 연가’도 한국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던 일본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는 데 크게 이바지하였다. 비록 이 드라마와 주연 배우에게 열광하는 사람들이 주로 30∼40대 가정주부들이라고는 하지만 그 효과는 아마 세대를 뛰어넘어 일본 사람 거의 모두에게 두루 미칠 것이다.“펜이 칼보다 강하다.”는 격언을 요즈음처럼 실감하는 때도 없다. 김욱동 서강대 교수·문학비평가
  • [기고] 사회지도층의 자살 신드롬/하상훈 생명의 전화·자살예방방지센터 원장

    최근 우리 사회는 지도층 인사들의 연이은 자살로 국민적인 충격과 고통을 경험하고 있다.국민들의 믿음과 기대를 받았던 그들의 어이없는 죽음은 우리들의 마음을 허탈하게 하고 우리 삶의 방향 감각을 흔들리게 한다. “아니,저 분이 자살을 하다니….”놀라움과 충격에 말문이 막힌다.평생 이룩해 놓은 자신의 명예와 권력이 법정에 연루되거나 수감이 되면서 한 순간에 무너져 내리는 고통을 겪는다. 자존심을 상실하고 실추된 명예의 벼랑 끝에서 자살을 생각한다.그러나 몇몇 사회 지도층 인사들은 자살생각에 머물지 않고 자살을 감행한다.그리고 그들은 국민들의 기억 속에 자살의 모델을 남기고 떠나 버렸다. 자살(suicide)은 ‘자기 자신을 죽이는 것’이다.그런데 우리 사회는 자신을 살해하는 것에 대한 의미를 개인적인 비극의 정도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그리고 그들의 죽음에 대해 동정의 눈길을 보내기도 하고,심지어는 정치적 의미를 부여해 희생양으로 만드는 경향이 있다.조기를 달아 애도를 표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죽음을 슬퍼한다.그들의 자살행위는 어느 사이 정당화되는 절차를 밟게 된다.그러면서 제2의,제3의 자살 행렬이 이어져 간다. 이러한 사회적인 분위기는 자살이 개인적인 선택이고 복잡하게 얽혀있는 자기 문제가 해결되는 종결점으로 생각하는 데에 기인한다.그러나 우리가 함께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일은 개인의 자살은 한 개인의 비극적인 종말을 넘어 사회적 파급효과가 광범위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자살은 소중한 인명의 상실이라는 측면에서 국가 사회적인 손실로서 안타까움이 더욱 크다.사회 지도층 인사의 자살은 그들의 영향력만큼 국가 사회적인 상실감을 더욱 크게 한다. 또한 자살은 남아있는 가족들에게 큰 상실감의 고통과 그 자살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평생 우울한 삶을 살게 한다.어느 대학생 아들의 자살로 인해 그의 부모는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며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상담창구에서 본다. 특히 지도층이나 유명인의 자살은 어려움에 처한 많은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카드빚,실직,신용불량 등으로 힘들게 살아가면서 죽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참아내면서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던 사람들에게는 ‘저런 사람도 죽는데,나 같은 사람 죽어도 된다.’라는 충동을 느끼게 만들 수 있다. 1774년 독일의 문호 괴테가 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라는 책이 발간된 후 불운한 사랑에 처한 많은 사람들이 베르테르를 모방하여 총으로 자살을 했다고 한다. 일명 베르테르 효과(Werther effect)가 오늘날 한국 사회에도 이어지는 분위기이다. 자살은 그 사회의 건강성을 알 수 있는 바로미터다.자살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건강하지 못하다는 방증이다.사회 지도층의 자살은 병든 우리 사회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지도층 인사들의 자살을 계기로 우리는 자살이 개인적인 선택으로서 용인되는 분위기로부터 우리 공동체에 큰 위해(危害)를 가하는 사회적인 문제로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있기를 기대한다.또한 생명존중 사회의 구현과 자살예방 활동을 위해 국가 사회적인 안전망의 구축과 대책 마련이 있었으면 한다. 가정이 해체되고 공동체 의식이 약화되어 분열되고 단절된 우리의 사회가 좀 더 투명해지고 서로 관심과 사랑의 대화를 나누는 건강한 공동체로 전환되어 가도록 우리 모두 노력해 나가야 한다. 특별히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어렵고 힘든 삶의 위기를 만났을 때 도피를 해 버리거나 자살이라는 최악의 선택을 하지 않고 그 난관을 당당히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줄 때,힘들고 어렵게 살아가면서 삶의 막다른 골목에 처한 많은 국민들이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을 것이다. 하상훈 생명의 전화·자살예방방지센터 원장˝
  • [자문위원 칼럼] 개성 있는 신문이 사랑받는다/최광범 한국언론재단 제작팀장

    중학교 1학년에 다니는 아들의 국어 교과서를 훑어볼 기회가 있었다.직업 때문인지 언론인들의 글이 우선 눈에 띄었다.이금희씨의 ‘촌스러운 아나운서’,이규태씨의 ‘대나무’,박재동 화백의 ‘어떻게 창의적인 생각을 떠올릴 수 있을까’ 등 세 편이었다.내친김에 도덕책도 살폈다.개성에 관한 단원이 있었다.자연스럽게 생각은 개성 있고 창의적인 신문은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 쪽으로 모아졌다. ‘신문의 경쟁력은 속보나 출입처가 제공하는 보도자료 기사만으로는 안 된다.’는 사실은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통신사 기사를 재포장해 전달하는 것으로도 안 된다는 것 또한 상식이다.전문가들은 올드 매체인 신문의 기능이 사회적 의제 설정과 해석 기능으로 바뀌고 있다는 데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지난주 눈길을 끈 사건기사 두 건이 있었다.그중 하나가 ‘박태영 전남지사의 한강투신 자살’이었다.서울신문은 박 지사 사건을 30일자 1면에 ‘사회지도층 자살 신드롬’이라는 제목의 머리기사로 보도했다.사회·심리적 현상은 물론 ‘베르테르 효과’(유명인이 죽은 다음 동조자살하는 현상)까지 어떤 신문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돋보였다. 우리 사회는 이미 ‘선진국형 자살시대’에 접어들었다.따라서 이에 맞는 보도 기법도 뒤따라야 한다.자살 보도는 영상매체가 다루기에는 적절치 못한 아이템이다.이슈를 냉정하고 차분하게 다루기 위해서는 신문이 적절하다. 지도층 인사가 자살을 하면 비리 자체가 덮어지는 관행도 짚어야 할 부분이다. 다음으로 눈길을 끌었던 기사는 5월1일자 9면의 ‘끝내 둥지 못 찾은 기러기 아빠’였다.서울신문은 이보다 앞선 4월20일자에서 8면 전면을 할애,‘덜레스공항은 한국인 생이별 장소’라는 제하로 워싱턴 주변의 한국인 기러기 가족들의 실태를 생생하고 심도 있게 보도했다.워싱턴 특파원의 기사발굴도 돋보였지만 다른 언론사들의 분석기사에 뉴스원 역할을 하기에 충분했다. 반면에 조그마한 배려가 아쉬운 지면도 있었다.4월17일자 11면의 17대 총선 지역별 정당득표 수 기사에는 지역별 총계가 없어 아쉬웠다.MBC 자료를 인용한 이 통계는 조금만 가공했다면 독자가 다른 자료를 찾는 번거로움을 덜어주었을 것이다. 4월20일자 7면에는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인물’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선정됐다는 1단기사가 있었다.이 기사는 두 가지 점에서 아쉬웠다.우선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이 잡지에 보도된 내용을 전하면서 인간배아 줄기세포를 만들어낸 공로로 선정된 서울대 황우석·문신용 교수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 다음으로는 김 위원장이 선정된 이유로 ‘만나본 사람들은 명석하고 자신감이 넘치며 지도력이 있다고 인정하는 인물’이라고 밝힌 점을 언급하지 않았다.타임지의 평가는 부시 행정부가 보는 지도자상과는 큰 차이가 있었다.원문 확인의 중요성을 일깨운 기사였다.한 보수신문은 김정일 위원장과 빈 라덴의 사진만을 실어 부정적 이미지로 비춰지도록 편집의 기교까지 부렸다. 최근 한 선배 언론인과 저녁을 같이 하는 자리에서 “왜 선배 신문사는 독자를 무시하는지 모르겠어요?”라는 질문을 한 적이 있다.그 선배는 “잘 알고 있다.”며 그 원인을 “독자를 위한 신문보다 편집국 간부들과 동료들에게 칭찬 받는 신문을 만들기 때문”이라고 했다.그냥 듣고 넘어가기엔 너무나 따끔한 말이었다.서울신문은 사주 통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그만큼 개성 있고 창의적인 신문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최광범 한국언론재단 제작팀장˝
  • 사회지도층 ‘자살 신드롬’

    ‘명예를 지키기 위한 극단의 선택인가,조직을 살리기 위한 희생인가.’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박태영(63) 전남지사가 29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사회지도층 인사가 자살한 것은 올 들어서만 4번째다.앞서 지난 1일에는 김인곤 광주대 이사장이,지난달 11일에는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이,또 2월4일에는 안상영 부산시장이 각각 자기 손으로 생을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사회지도층의 자살이 잇따르는 이유가 비리 혐의로 인한 자존심 상실과 자기 비하,조직내 다른 구성원을 살려야 한다는 강박관념 등에서 비롯된다고 진단했다.그러면서도 지도층 인사의 자살을 정치적으로 해석하거나 정당화하는 것은 생명 중시 가치관을 파괴하고 또 다른 자살을 부를 수 있다며 경계했다. 29일 낮 12시48분쯤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 반포대교 남단에서 북쪽으로 450m 지점에서 박태영 전남지사가 한강에 투신했다.함께 있던 운전기사의 신고를 받은 용산경찰서 남부지구대 소속 순찰차와 경비정이 곧바로 출동해 박 지사를 구조,인근 한남동 순천향병원으로 옮겼으나 그는 낮 12시55분쯤 숨졌다. 박 지사는 2000∼2001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초대 이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인사·납품 비리에 관련된 혐의로 서울 남부지검에서 사흘째 조사를 받아 왔다. ●자존심에 상처…굴욕보다는 죽음을 선택 사회지도층의 연쇄 자살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이들은 하나같이 명예와 자존심,타인의 존경을 ‘자산’으로 삼아 살아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자살연구전문가인 유수현 숭실대 사회사업학과 교수는 지도층 인사의 자살에 관해 “상실감과 절망을 참을 수 없어 자살을 선택하는 경우일 수 있다.”면서 “또 조직 속에서 한 사람이 희생하고 다른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이은철 연세로뎀 정신과 의사는 “비리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으면 에너지가 없어지면서 삶에 대한 목표를 잃어버리게 된다.”고 말했다. ●시대적·심리적 공통점 최근 잇따라 목숨을 끊은 지도층 인사들은 모두 1960∼1980년대 어려웠던 시절에 무언가 일궈낸 사람들이다.표창원 경찰대 교수(범죄심리학)는 “이들이 고생과 노력의 결과나 대가를 누려야 할 시점에 비리 혐의로 사회의 비난에 직면하게 된 것이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베르테르 이펙트’ 우려 사회지도층의 자살은 갑남을녀의 그것과는 사회적 파장이 분명히 다르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출세한 지도층 인사를 이상형으로 여기고 존경하는 많은 사람이 이상형의 자살로 허탈감이나 정신적 충격에 빠질 수 있다. 하상훈 생명의 전화 자살예방센터 원장은 “지난해 8월 정몽헌 회장이 자살한 뒤 ‘돈 있고 권력 있는 사람도 죽는데 나같은 사람은 자살해도 된다.’는 식의 상담 전화가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이는 유명인이 죽은 다음 동조자살하는 현상을 일컫는 ‘베르테르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베르테르 효과’란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주인공이 로테와의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하자 이 책을 읽은 19세기 유럽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자살자가 급증한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유영규 김효섭기자 whoami@seoul.co.kr ˝
  • 처음의 감동, 다시 한번/초연 못잊은 열성 관객들 투자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막올라

    창작뮤지컬 초연무대의 감동을 잊지 못하는 관객들이 손수 기획하고 투자한 공연 한편이 무대에 올라 화제가 되고 있다.지난 17일 연강홀에서 막올려 새달 9일까지 공연하는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고선웅 작,정민선 작곡,조광화 연출). 2000년 초연 때부터 ‘베르테르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란 팬클럽을 결성해 활동하던 열성 관객들이 아예 ‘M.I.P’라는 뮤지컬 기획투자사를 차려 3억원의 제작비를 댔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아름다운 연인,로테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괴로워하는 청년 베르테르의 고뇌를 일기체 소설로 담아낸 괴테의 명작을 무대화한 것.진부하게 여겨질 수 있는 고전 속 사랑을 때론 감미롭게,때론 격하게 그려낸 탁월한 극적 구성과 고급스러운 음악이 조화롭게 맞물려 창작뮤지컬로는 드물게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광보·고선웅에 이어 세번째로 바통을 이어받은 조광화 연출의 이번 작품은 여러모로 전작들과의 차별성을 꾀했다.깔끔하고 회화적인 무대가 돋보였던 김광보,재기발랄한드라마적 호흡에 재능을 보인 고선웅 스타일과 달리 열정적이면서 장엄한 무대를 선보이겠다는 게 조광화의 변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가 추구한 새로운 작품 해석과 연출 의도는 객석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겉도는 느낌이다.주변 인물들의 세밀한 부분을 살리려 한 의도도 그다지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는다.무엇보다 좁은 무대와 잦은 장면 전환을 고려하지 않은 채 세트를 복잡하게 설치,이를 옮기느라 극의 흐름을 자주 끊어놓는 게 가장 큰 결점으로 비쳐진다. 이 작품은 서영주,이혜경,조승우,추상미 등 많은 뮤지컬 스타들이 거쳐간 것으로도 유명하다.이번 공연에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히로인 김소현,‘로미오와 줄리엣’의 조정은이 로테를 맡았다.베르테르에는 엄기준과 김다현,알베르트에는 이계창과 김법래가 번갈아 출연한다.(02)3143-7241. 이순녀기자
  • 롯데그룹(한국경제를 이끌어온 기업)

    ◎30대 기업중 재무구조 1위/“위기는 기회다” 공격경영 변신/내실 바탕 잇단 기업 인수설 돌아/최근 1조규모 제2롯데월드 착공/‘한국서 번돈 100% 재투자’ 유명 사장단 회의가 없는 그룹,인력 배치 때 전공학과를 따지지 않는 그룹,두달에 한달(짝수달)씩은 회장이 자리를 비우는 그룹. 롯데 그룹엔 여러모로 특이한 면이 많다. 연 매출액 9조원(98년 예상치),계열사 27개,종업원수 3만5,000명인 국내 11대 그룹의 이같은 독특한 운영은 실험적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롯데는 분명 경제위기를 맞은 이래 ‘가장 잘 나가는’ 그룹으로 꼽힌다. 우선 롯데는 지난 6월의 55개 퇴출대상 기업 발표와 무관했다.10대 그룹중 7개,11∼30대 그룹중 20개 그룹이 영향권에 들었지만 롯데는 무사했다. 무사함을 넘어 이제는 공격적인 경영으로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다.다른 그룹들이 계열사를 팔아치우려 한다는 소문의 돌 때마다 롯데라는 이름은 소문의 한 가운데에 있곤 했다.인수 대상 그룹으로서다. 롯데 그룹의 인수설이 나돈 기업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동아건설의 동아시티백화점 해태제과 해태음료 서울·제일은행 등등…. 실제로 서민 상대 장사로 짭잘한 재미를 누리던 그랜드백화점 본점의 경우는 현재 롯데로부터 중도금까지 받은 상태다. 이밖에도 롯데의 공격성은 곳곳에서 드러난다.금년 하반기에 롯데백화점 광주점을 열고 내년 초엔 일산점을 열 계획이다.최근엔 1조원 규모의 제2롯데월드 공사에 착공했다. 이 모든 게 부채비율 216%로 30대 그룹중 가장 탄탄한 재무구조를 가지고 있기에 가능하다는 분석이다.가능한 한 은행돈 안쓰는 것을 미덕으로 아는 辛格浩 회장의 경영철학이 맞아 떨어진 결과다. ‘잘 나가게 된’ 중요한 원인으로 책임경영제를 빼놓을 수 없다.롯데그룹은 오래 전부터 사실상 계열사별 책임경영제를 운영해왔다.사장단 회의를 열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롯데가 가진 최대의 강점은 역시 수익금의 재투자라 할 수 있다.롯데는 일본 롯데가 한국에 투자하는 형식으로 태어난 독특한 탄생과정을 가졌으면서도 한국 롯데의 수익금을 고스란히 한국에 재투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탄탄한 자본력으로 경쟁에서 우위를 지킬 수 있었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라 할 수 있다. 롯데그룹측은 이같은 장점들에 그룹 특유의 경영상 일관성이 가세함으로써 요즘 같은 어려운 시기에도 세를 키워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유통과 관광에 치중한다는 반론에 대해서도 롯데측은 관광산업이 제조업보다 월등히 높은 외화 가득률을 보인다는 논리를 내세운다.일례로 호텔롯데 하나가 97년 한해에만 51만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여 3억3,000만 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였다는 것이다. 롯데는 한걸음 더 나아가 중국 독일 동남아 등에까지 호텔롯데와 롯데월드를 건립하려는 꿈을 키워가고 있다.롯데는 그러나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지 않으면 다른 것을 절대 넘보지 않는다는 고유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룹 성장사/‘햇님이 주신 선물’ 롯데제과가 모태 ‘햇님이 주신 선물’ 오늘날 40대 중년 이상이라면 아련하게나마 기억속에 간직하고 있을 이 광고 구호가 한국 롯데 그룹의 태동을 알리는 신호음이었다.67년 4월 오늘날 롯데그룹의 모태가 된 롯데제과는 이 광고 문구와 함께 탄생했다. 롯데제과는 곧 한국인의 입맛을 파고들면서 승승장구 성장기반을 닦아나갔다.설립 당시 자본금 3,000만원에 직원수 500명 정도로 제법 규모도 갖췄었다. 롯데 그룹은 스스로의 역사를 크게 4단계로 나눈다. 롯데제과의 한국진출로 대변되는 태동기와 70년대 도약기,80년대 성장기,90년대 미래 지향기가 그것이다. 60년대 후반 껌 과자 등을 제조·판매해 기초를 튼튼히 한 롯데는 70년대 들어 롯데칠성음료 롯데삼강 롯데햄 롯데우유 등을 설립,단숨에 국내 최대의 식품기업군으로 자리잡았다. 80년대에는 국내 최대의 식품기업군 지위를 유지한 채 롯데냉동 한국후지필름 롯데자이언츠 등을 세워 보다 완벽한 체제를 갖추게 된다.이어 롯데월드라는 거대한 작품을 완공,또 한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이 과정에서 이웃주민들의 반발도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이는 세계속의 롯데를 과시하는 효과를 가져다 주었다는 평을 듣는다. ◎辛格浩 회장/42년 봄 희망 찾아 단신 도일/우연히 맛본 츄잉껌 하나로 성공기반 마련/철저히 한국 국적 고수·사람쓸땐 의리 중시 辛格浩 롯데그룹 회장(76)은 IMF사태 이후 가장 주목받는 기업인이면서도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 성격의 소유자로 남아 있다.롯데 직원들조차 그와 대화해본 사람이 드물다.홀수 달에 한국에 와 있을 때도 계열사 사장들로부터 브리핑을 듣는 게 전부다.회의를 열거나 그룹내 행사에 참가하는 일은 좀체로 없다. 불필요한 언사도 거의 없다.조용한 성격이다.젊은 시절 시속 200㎞ 이상의 속도를 즐겼던 스피드광이었다는 사실과는 퍽 대조적이다. 그에겐 몇가지 철칙이 있다.첫째는 철저히 한국 국적을 지킨다는 점이다.또 책임경영제를 활용한다.대신 현장 점검만은 엄격하다.과자 하나를 새로 만들 때도 꼭 자신이 먼저 시식한다. 사람을 쓸 때는 학식보다 소양을 중시한다.일에 대한 정열,동료에 대한 의리를 최고 덕목으로 친다.‘오야붕­꼬붕’식 위계를 중시한다.이 점에선 다분히 일본적이다. 이 때문일까,사업에 관한 한 실패를 경험한 적이 거의 없다.그래서 기업인으로서 辛회장의 성장사는 작위적이라는 느낌마저 준다. 1942년 봄,가난했던 辛회장은 약관의 청춘에 ‘성공하고 싶어서’ 관부연락선에 올랐다.첫 부인 盧舜和씨(작고)와 경남 울산군 상남면 둔기리(현 울산광역시 울주군) 고향마을을 뒤로 한 무단가출이었다.당시 그의 손에 쥐어 진 돈은 83엔.이것이 오늘날 롯데그룹의 밑거름이었다. 학업 성적도 신통치 않았고 특별한 재능도 없었던 청년에게 일본은 희망의 땅이었다.도쿄의 친구 자취방에서 더부살이를 하면서 우유·신문배달로 연명했다.그러면서 와세다고등공업학교(현 와세다대학 이학부) 야간부 화학과를 졸업했다. 재학중인 44년 돈을 빌려 선반용 커팅오일 제조공장을 차렸다.그러나 첫번째 사업은 실패로 끝났다.1년여만에 B­29기의 폭격으로 공장이 폐허로 변했다. 곧이어 벌인 화장품 제조업은 대성공이었다.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여성들의 열망을 업고 날개돋친듯 팔려나갔다.辛회장은 이때부터 사업의 묘미에 흠뻑 빠져들었다고 전해진다.일본 여성인 다케모리 하츠코와 결혼한 때도 이 무렵(45년)이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추잉껌을 먹어본 뒤(실제로 삼켜 버렸다고 함) 그 맛에 반했다.전후(戰後) 기호품 부족 사태에 착안한 그는 즉시 껌 제조업에 뛰어들었다.대성공이었다. 사업이 번창하자 48년 6월 도쿄 스기나미구에 주식회사 롯데를 설립해 사장에 취임했다.비로소 롯데라는 이름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롯데라는 이름은 괴테작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여주인공 샤롯데에서 따왔다.약관 시절 문학청년의 전력이 작용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 이름의 선택은 절묘했다.패전국 일본은 전후 국가개조의 모델을 독일로 삼았었다.그런 일본인들에게 독일 작가 괴테 작품에 나오는 구원의 여인 샤롯데는 희망의 상징이었다. 사업은 계속 번창해 55년 연매출액이 12억엔에 달했다.辛회장은 서구를 본받아 소비문화가 뿌리 내릴 무렵인 61년 초컬릿 생산을 개시키로 결심했다.또 다시 성공이었다.이로써 롯데는 일본내에서 거대 종합과자 메이커로 부상했다. 辛회장은 시대를 읽는데 타고난 재능을 지닌 사람으로 평가된다.여기에다 ‘자신 없는 분야에 무모하게 뛰어들면 국민경제에부담만 준다’는 경영철학이 맞물려 오늘의 성공을 가져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안팎으로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한·일을 오가며 두개의 롯데 왕국을 무리없이 꾸려가는 辛회장의 저력은 이런 재능과 경영철학에서 비롯된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계열사 현황(’98년 8월 현재,★=상장회사) 회사명 설립일자 주업종 ★롯데제과(주) 67. 4. 3 껌,과자,빙과류,제조판매 (주)호텔롯데 73. 5. 5 관광호텔 롯데쇼핑(주) 79.11.15 백화점 ★롯데칠성음료(주)50. 5. 9 청량음료,주류,제조 도소매 ★롯데건설(주) 59. 9.15 토목 건축 등 종합건설 ★호남석유화학(주)76. 3.16 합성고무 및 플라스틱 제조판매 롯데알미늄(주) 66.11. 4 알루미늄 압연가공 등 롯데상사(주) 74.11. 2 무역업 (주)롯데햄·우유 78. 4.12 축산물 가공판매 ★(주)롯데삼강 58. 1.10 빙과,유지,음료제품 제조판매 한국후지필름(주)80. 6. 2 사진 감광재,사진기기,비디오테이 프 등 롯데전자(주) 73.11. 2 음향기기및 기타 제조판매 (주)롯데기공 73.11. 1 환경,건설,냉열,산업기기 등 롯데냉동(주) 80. 3.28 냉동창고업 (주)롯데리아 79.10.25 햄버거 등 판매외식업 (주)대홍기획 82. 4. 8 광고대행업 (주)D.D.K 90. 6.11 광고대행업 (주)롯데자이언츠 82. 4.22 프로야구단 (주)롯데캐논 85. 5.10 복사기,프린터 등 사무기기 제조판매 (주)호텔롯데부산 84. 5.11 관광호텔 롯데역사(주) 91. 5. 4 백화점 롯데물산(주) 82. 6.15 관광호텔 및 레저 롯데산업(주) 74. 1.26 운동설비 운영 등 롯데할부금융(주)95.11.28 할부 및 팩토링 금융 등 (주)롯데세기 97. 6. 1 컴퓨터 오락 게임시설 유원지 운영 롯데정보통신(주)96.12.28 소프트웨어 개발,컴퓨터 주변기기 판매 롯데로지스틱스(주)96.10.14 물류관리,컨설팅
  • 「어린왕자」,63개 출판사서 발행/출협,중복출판 현황 조사

    ◎「논어」「데미안」도 40종이상 유통/자율적 규제 방안 마련 시급 출판계의 가장 심각한 폐해인 중복출판물의 현황이 처음으로 밝혀졌다.출판문화협회가 교보,종로서적등 대형서점을 중심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2월말 현재 시중에서 유통중인 책가운데 20권이상 중복출판된 책만해도 「어린왕자」등 17종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조사에 따르면 「어린왕자」의 경우 무려 63종이 다른 출판사에서 같은 제목으로 출판된 사실이 확인됐다.다음으로 「논어」가 50종에 달했으며 「데미안」은 41종,「명심보감」37종,「좁은문」28종,「삼국지」27종,「독일인의 사랑」과 「님의 침묵」이 각26종이었다. 또 「노인과 바다」「이방인」이 각24종,「사랑의 기술」「삼국유사」는 각 23종,「여자의 일생」22종,「채근담」「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각21종,「나의 라임오렌지나무」20종등 순으로 나타났다.10종이상 중복출판물로는 「소공녀」「세종대왕」「링컨」이 각19종으로 집계됐으며 「파브르곤충기」「이솝우화」「예언자」는 각18종,「백설공주」「대지」「피노키오」「팡세」「키다리아저씨」는 각 17종에 달했다.이밖에 동·서양의 고전에 속하거나 비교적 잘알려진 책은 대부분 5종이상의 중복출판물이 나와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번 조사는 현재 유통중인 중복출판물만을 대상으로 했기때문에 출판사가 없어지는등의 이유로 절판된 것을 감안하면 실제로 발행된 중복출판물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출판계는 예상하고 있다. 출협은 이번 조사결과 중복출판물의 범람현상이 중복출판을 규제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제재장치가 미흡하기 때문인 것으로 결론짓고 자율적인 중복출판규제방안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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