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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순신과 투란도트/任英淑 논설위원(外言內言)

    오페라 ‘이순신’과 ‘투란도트’는 몇가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우선 두작품이 각각 올해 한국과 중국 오페라계의 최대 화제작으로 역사의 무대에서 야외공연됐다.얼마 전 ‘투란도트’는 베이징의 자금성에서,‘성웅 이순신’은 지난 주말 아산 현충사 특설 무대에서 펼쳐졌다. 또 두 작품 모두 이탈리아 작곡가에 의해 작곡됐다.‘성웅 이순신’을 작곡한 니콜로 아우콜라노(55·후로시노네 음악원 교수)는 아직 ‘투란도트’의 푸치니(1858∼1924)처럼 유명하지는 않아도 오페라코치(피아니스트)로 잔뼈가 굵은 작곡가다.지난해 대전국악원에 입교,우리 가락과 장단을 익혀 ‘성웅 이순신’의 관현악 편성에 피리·태평소·장구·북·편종·편경·해금 등 13개의 국악기를 포함시켰다. ‘성웅 이순신’을 공연한 성곡오페라단 白琦鉉 단장은 “이 작품이,베르디의 ‘아이다’와 푸치니의 ‘투란도트’‘나비부인’이 각각 이집트와 중국·일본을 세계에 알린 것 처럼 세계인들에게 한국 이미지를 뚜렷하게 심어주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믿고 전국 순회공연에 이어 외국공연까지 추진할 작정이다. 그러나 19일 초연된 ‘성웅 이순신’이 ‘투란도트’처럼 성공을 거둘지는 미지수다.충남도와 문화관광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았고 우수한 제작진에도 불구하고 극적인 감동이 부족했다는 공연평이 벌써 나오고 있다.안타까운 일이다. 문화상품의 세계화는 치밀한 전략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관광객 유치등 중국에 10억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안겨준 것으로 평가(파이낸셜 타임스)된‘투란도트’의 성공도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지난 80년대초부터 카라얀 등에 의해 자금성을 무대로 한 ‘투란도트’의 비디오화가 추진됐다. 이번 자금성의 ‘투란도트’를 지휘하고 연출한 주빈 메타와 중국 영화감독 장이모(張藝謨)는 지난해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공연된 같은 작품에서 미리 호흡을 맞추었고 새로 대본을 만들었다.또 장이모 감독은 자금성을 배경으로 아카데미 수상작 ‘홍등’을 이미 만든 바 있다.주빈 메타 역시 로마 월드컵 3테너 콘서트를 비롯,야외공연 경험이 풍부하다.기획사인 OOS는 지난 87년이집트 룩소르의 피라미드 앞에서 ‘아이다’공연을 성사시킨 야외 오페라공연 전문추진팀이다.게다가 ‘투란도트’의 제작비는 ‘성웅 이순신’의 3배 정도 되는 20억원이었고 출연진과 오케스트라도 국제적이었다. 그렇다고 우리의 ‘성웅 이순신’이 주저앉아서는 안될 것이다.수정·보완을 계속해가면 ‘투란도트’처럼 작곡된 후 70여년의 세월이 흐른 다음 한국의 대표적 문화상품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을 것이다.작품성만 뛰어난다면 영국의 저예산 영화 ‘풀 몬티’가 영화사상 최대 제작비를 들인 ‘타이타닉’을 수익성에서 앞섰 듯이 성공을 거둘수도 있다.‘타이타닉’이 제작비의 4배 정도 수익을 올린 데 비해 ‘풀 몬티’는 66배의 수익을 올렸다.
  • 창작오페라 역사의 무대서 첫공연/이순신 현충사·원효대사 불국사서

    ◎이순신­伊 거장 아우콜라노 교수 우리가락으로 작곡/원효대사­대구시립오페라단 경주엑스포 축하 공연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가 87년 이집트 룩소르의 피라미드 앞에서 공연됐을 때 오페라 팬들은 “꿈이 현실로 이뤄졌다”며 흥분했다. 최근 중국 북경의 자금성에서 열린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 역시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작품 배경의 원래장소에서 펼쳐지는 공연은 그 시대를 호흡케 하는 만큼 감동 또한 클 수밖에 없다. 이처럼 특화된 공연이야말로 경쟁력 있는 미래형 문화상품이 아닐 수 없다. 성곡오페라단이 19일 충남 아산 현충사를 시작으로 12월23일까지 전국에서 순회공연하는 창작오페라 ‘이순신’은 그 시금석이 되는 무대다. 순국 400주년을 추모하기 위해 마련된 ‘이순신’은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이순신장군의 활약상을 그린 3막 오페라. 오페라단 단장인 백기현 공주대 교수와 대전지검 송민호 부장검사가 직접 대본을 써 눈길을 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외국인이 작곡을 맡았다는 점. 이탈리아 후로시노네 음악원교수인 니콜로 이우콜라노가 꽹과리,북,자바라,태평소 등 13개의 국악기를 사용해 곡을 만들었다. 이순신 역에 바리톤 고성현,부인 방씨 역에 소프라노 박정원,선조 역에 베이스 김요한,원균 역에 테너 강무림 등이 출연한다. 곽승 부산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의 지휘로 부산시향,충남도립교향악단,성곡오페라국악단,대전시립합창단,공주문화대 무용단 등이 협연하며 연출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김홍승 교수가 맡았다. 현충사 이후 공연일정은 다음과 같다. ▲9월26일(하오 8시)=충남 공주 백제체육관 특설무대 ▲10월2∼3일(하오 7시)=경남 통영시민문화회관 ▲11월13∼14일(하오 7시)=광주문예회관 대극장 ▲12월2∼3일(하오 8시)=부산문화회관 대극장 ▲12월9∼12일(하오 8시)=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12월22∼23일(하오 7시)=대전엑스포아트홀.(042)526­1016 한편 대구시립오페라단이 18∼20일 하오8시 경주 불국사 경내에서 공연하는 야외 오페라 ‘원효대사’도 관심를 끄는 무대다. 98경주문화엑스포 축하공연으로,원효대사의 일대기를 그린다.불국사 경내를 배경으로 산사의 풍경소리와 바람소리,그리고 별빛이 어우러져 현장감을 더해준다. 장일남 작곡·김효경 연출로 바리톤 박영국,소프라노 신미경,테너 정광 등이 출연한다. 대구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반주를 맡고 경주시립합창단 등이 협연한다.(053)623­5859 오페라 ‘이순신’과 ‘원효대사’는 폐쇄된 극장이 아니라 트인 공간에서 시도되는 무대란 점에서,더구나 열악한 조건의 지방오페라단이 주관하는 공연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7억원의 예산을 들인 ‘이순신’은 250명의 제작·출연진이 참여하는 그랜드 오페라로 내년에는 오페라 본고장 이탈리아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제작팀은 이 작품을 베르디의 ‘아이다’,푸치니의 ‘투란도트’,‘나비부인’이 각각 이집트와 중국,일본을 세계에 알린 것처럼 세계인들에게 한국의 이미지를 심어주는 ‘고부가가치 문화상품’으로 가꿔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 리게티 오페라‘그랑 마카버’(명반과 함께하는 음악여행:10·끝)

    ◎죽음의 추문을 씻는 방법/좋은 이들 모두 모르리 자신의 시간 끝나는지/모든 것을 보여주지만 모든 걸 숨기는 오페라/육체와 죽음의 추문들 씻어내는 현대의 제의/미세 다성음악의 원조 인류 비극 자신에 육화 1.‘대기괴’(大奇怪)쯤으로 번역되는 리게티 오페라 ‘그랑 마카버’는 이런 6중창으로 끝맺고 있다.‘죽음을 두려워하지 말 것,좋은 사람들 모두/ 아무도 모르지 자신의 시간이 언제 그치는 지를./그리고 그때가 오면 그냥 그렇게 둬…./안녕,그때까지는…명랑하게 살 것’ 중세에 ‘기괴한 춤’이라는 소재가 있었다.아릿따운 소녀를 끔찍한 죽음의 몰골이 껴안는 형상이다.슈베르트 ‘죽음과 소녀’는 그것을 낭만주의의 미학으로 승화시킨 결과다.그리고 케테 콜비츠 판화 ‘딸을 위해 죽음과 싸우는 어머니’는 그 ‘사회주의적 변형’이다.그런 기괴,더군다나 ‘대기괴’의 마지막에 이 무슨 상투적 권하는 말씀? 아니,그 전에,오페라의 줄거리는 정말 말도 안되는 추문의 극치다.모든 것이 괴상망칙한 브뤼겔의 나라.보통사람 피에트가 모국을예찬하면,연인 미란다와 아만도가 합류한다.둘은 성교(性交)중이고 그치지않는 오르가즘을 열망한다.네크로차르(그가 ‘대기괴’이다)가 세상을 끝장내겠다고 선포하고 피에트를 조수로 부린다.두 연인의 성교는 무덤 속으로 이어진다. 장면이 바뀌면 한 천문학자와 부인이 더 열렬하게,그리고 변태적인 성교를 벌이고 있다.남편이 망원경을 들여다보는 동안 아내는 비너스에게 ‘더 센’ 남자를 보내달라고 간청하는데,그때 대기괴가 나타나 그녀를 과격한 사랑으로 죽여버린다. 대기괴,피에트,천문학자 세사람이 이제 청년 군주 고고의 궁정으로 향한다.궁정에선 흰 장관과 검은 장관이 서로 앙숙이라 골치가 아프다.비밀경찰 총수 게포포가 위협을 알리고 ‘대기괴’가 등장,세계의 종말을 선언한다. 2.음악은 더 뒤죽박죽이다.‘진노의 날’ 선율,몬테 베르디 ‘포페아의 대관식’,베르디 ‘팔스타프’,로시니 ‘세빌랴 이발사’,심지어 베토벤 ‘영웅교향곡’까지 동원되면서 하이 소프라노의 괴성­절규에 찢기고 베이스의 신음­무게에 짖눌린다.그리고 크게왜곡되고 악용된다.값싼 춤음악과 진부한 팡파르들이 세계의 종말에 달한다.그 결말에서 위의,권고의 말씀이라.이게 도대체 무슨 소린가! 죽음은 누구에게나 어쩔 수 없이 다가오므로,그게 언제인지 알 수조차 없으므로,그때 까지 열락에 몸을 담그라는 뜻? 아니다.리게티는 직접 이렇게 말하고 있다.두려움이 전혀없는 삶,쾌락에 전적으로 바쳐진 삶,그것은 사실 심각하게 슬픈 삶이다….그렇다면? 과도한 음탕이 과도한 죽음을 낳는다.거꾸로도 마찬가지다.즉,죽음은 음탕하고 음탕은 죽음이다.‘그랑 마카버’의 이,매우 우스꽝스러운 깨달음은 음악,특히 오페라음악에 대한 역사적이고 현대적,그러므로 비극적인 통찰의 결과다. 우리는 음악을 듣는다.아니 음악의 아름다운 의상을 듣는다.그렇게 ‘음악속’이 들리거나,보이지 않는다.오페라는 모든 것을 보여주지만,모든 것을 숨긴다.그렇게 이야기의 ‘음악속’이 들리거나,보이지 않는다.왜냐하면 음악은 사랑과 교접사이를 흐르면서 교접을 선율로,미­육체화(美­肉體化)하고 그것을 의상화한다.그러나,본질은?혹 그 모든 것은 육체의,그리고,그러므로 죽음의 추문을 은폐하기 위한 장치 아니었을까? 3.쇤베르크는 음악 의상의 조화를 찢어버렸다.그 깨진 거울 뒤로,음악이전의,성욕(性慾)의 추악한 전모가 언뜻언뜻 보인다.그렇다.‘그랑 마카버’는 추문의 음악화를 통해 음악의 추문을,그렇게 육체와 죽음의 추문을 씻어내려는 현대 제의(祭儀)에 다름 아니다.이 제의 속에서 번제물 역할을 하는 것은 서양음악사 전체이다. 서양음악사,아니 역사는 그렇게 조롱받으며 스스로의 추문을 정화(淨化)할 밖에 없다.쇤베르크 이래 모든 현대음악은 폭로 혹은 자기파멸로만 치달았다.쇤베르크의 기법을 이어 받았지만,쇤베르크가 염원한,파경이후 새로운 음악적 총체는 점점 실현 불가능한 것으로 간주된다.왜냐하면,인류는 지식을 넓혀갔지만,동시에 자신의 악마성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렸다. 그래서,그러므로,음악이 음악을,음악적으로,번제물 삼는다.리게티는 헝가리 태생이다.1956년 헝가리 민주화운동을 소련군 장갑차가 진압했을 때 그는 33세,부다페스트에 있었다. 당시 전위음악의 총아였던 슈토크하우젠음악 ‘청년의 노래’를 몰래 라디오로 들으며 그는 창밖으로 계엄령 상황을 바라보았다.그리고 곧장 서방으로 망명,딱 두 달 만에 콜로뉴 전위음악파의 선두로 부상한다. 그는 서양음악의 현대적인 기법을 두루 탐구하고 발전시켰다.스스로 자신의 음악방식을 ‘미세(微細) 다성음악’이라 명명하면서 그는 1960년 서양현대음악 전체의 최첨단에 달할 수 있었다.1970년대는 오페라 ‘그랑 마카버’ 작곡에 바쳐졌다.그의 모든 기법과 사상이 총동원된 이 오페라 작업은 그로 하여금 현대음악의 막다른 골목에 회의를 느끼게하는 계기로 작용한다.아니,그는 파탄에 이른 현대음악에 회의를 느꼈으므로 이 오페라에 진력했다. 그는 비극적인 청년 시절을 보냈다.아버지와 형은 아우슈비츠에서 죽었다.그도 강제노동에 처해졌다.나치이후 공산주의 정권은 그의 급진적인 음악을 금지했다.그리고,그러나,그 비극성이 그에게 ‘총체성의 마지막 보루’로 작용한다.전 인류의 고통이 그의 고통으로 특수화­심화하면서‘총체를 위한 번제’의 음악이 탄생하는 것이다. 새로운 리듬과 화음을 찾겠다….그는 ‘그랑 마카버’이후 그렇게 공언했다.오늘 소개하는 것은 현대음악 처녀지이자 성지(聖地)인 베르고 레이블이 자랑하는,리게티 자신의 숨결이 연주에 배인 음반이다. 1987.녹음,1991.wergo wer6170­2 ORF­합창단과 아르놀트 쇤베르크 합창단 ORF­심포니 오케스트라 지휘:엘가 하워스
  • 예술의 전당 후원회 가을 콘서트

    예술의전당 후원회(회장 송자)는 오는 9월2일 하오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98 예모아 가을 콘서트’를 연다. 예술의전당 후원회는 예술의전당 후원금 조성과 문화예술애호가 육성,문화예술 지원 활성화 등을 위해 지난해 4월 창립된 국내 최초의 문화기관 후원단체. ‘예술을 모은다’는 의미의 ‘예모아 콘서트’를 매년 계절별로 한차례씩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연주회에선 장윤성이 지휘하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연주로 베르디의 오페라 ‘운명의 힘’중 ‘천사같은 나의 레오노라’, 생상의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아르튀니안의 ‘트럼펫 협주곡’, 구노의 오페라 ‘사포’중 ‘불멸의 수금이여’,아르디티의 ‘입맞춤’ 등을 들려준다. 김남윤(바이올린)과 바실리 강(트럼펫)이 협연자로 나선다 580­1234.
  • 음악/전통음악 성장 ‘주목할만’(한국문화 50년:9)

    ◎국악창작 활발­사물놀이 등 해외공연 성공 1948년 1월 정치·사회적 혼란속에서 조선오페라협회는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를 서울 시공관 무대에 올렸다. 이로써 우리 오페라 역사는 시작됐다. 순수성악예술이 자리잡기도 전에 오페라가 먼저 공연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정부수립 직후엔 좌익에 대한 본격적인 압박이 가해졌다. 좌익에 가담한 작곡가 김순남·이건우 등 많은 예술가들이 월북,국내 예술계는 우익계열에 의해 명맥이 유지됐다. 이런 와중에서 49년 대한음악가협회가 결성됐다. 50년 5월 일제시대 부민관이었던 국립극장에서는 한국 최초의 창작 오페라 ‘춘향전’(현제명 작곡)이 공연돼 장안의 화제가 됐다. 62년 4월에는 국립오페라단이 창단돼 68년 5월 민간 오페라단인 김자경 오페라단이 탄생하기까지 국립오페라단의 독주시대를 누렸다. 75년 2월에는 또 하나의 민간 오페라단인 서울오페라단이 창단돼 오페라단의 트리오시대가 열렸다. 88년 서울 올림픽 때는 러시아동포 성악가 넬리리가 모스크바방송합창단과 함께 내한 공연을 가져 관심을 모았다. 94년 9월 한국에서 처음으로 ‘윤이상 음악제’가 개최됐다. 그러나 윤이상은 정부측과의 마찰로 고국땅을 밟지 못했다. 음악계에서는 95년을 전후해 조수미 장영주 정경화 정명훈 백건우 백혜선 홍혜경 신영옥 등 외국에 기반을 둔 한국출신 음악스타들이 크게 부상했다. 그러나 이들은 한결같이 외국에서 교육받고 성장한 사람들이다. 이런 현실에서 정체성을 갖춘 음악영재 교육을 위해 탄생한 것이 93년 3월에 문을 연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이다. 98년은 한국 오페라 50주년의 해로 풍성한 기념축제가 열리고 있다. 한편 전통음악은 51년 4월 국립국악원의 개원과 64년부터 시행된 무형문화재 지정을 계기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국악 50년사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일은 60∼70년대의 김기수 백병동 강석희 등의 국악창작이다. 80∼90년대에는 전통음악의 대중화와 함께 해외공연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김덕수 사물놀이 패의 세계연주계에서의 성공은 특기할 만하다. 94년은 ‘국악의 해’와 ‘서울정도 600주년이 맞물려국악계가 전례없이 왕성하게 활동했다. 96년 10월엔 국악전용극장인 예악당의 개관됐다.
  • 금난새와 떠나는 오페라 여행

    ‘금난새와 함께 하는 오페라여행’ 두번째 무대가 마련된다. 16일 하오 4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강당. 지난 6월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를 올려 큰 호응을 얻은 이 오페라 무대는 90% 이상의 객석점유율을 보이며 불황의 음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이번 공연작품은 비제 최후의 오페라이자 최고작인 ‘카르멘’. 드뷔시의 ‘펠레아스와 멜리장드’와 더불어 프랑스 오페라의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뉴서울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맡았으며 메조소프라노 김현주씨가 카르멘,테너 이현씨가 호세,바리톤 이훈씨가 에스카밀리오,소프라노 이경희씨가 미카엘라로 나온다. ‘클래식 음악계의 마이더스의 손’으로 불리는 금난새씨가 작품에 대한 친절한 해설을 곁들여 오페라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554­6292
  • 베르디 오페라 ‘팔스타프’(명반과 함께하는 음악여행:8)

    ◎주세페 베르디/희극,일상과 노년의 과정/호색한 팔스타프卿 계교에 빠져 망신살/세익스피어 원전으로 비극 극복의 오페라화/더 우월한 삶의 亂場 일상스민 죽음의 미소/83세 토스카니니 지휘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1.여인숙 술집. 응축한 음악이 웃음을 폭발시킨다. 그리고 ‘응축과 폭발’이 시작부터 의인화(擬人化),따아,따아,딴,단 세 음(音)으로 딴전을 핀 후 씩씩하게 돌아다닌다. 뚱보에다 배불뚝이,모주꾼에 호색한인 팔스타프가 그렇게 소개된다. 소개는 반복되고 장면이 진행된다. 정작 팔스타프는 술에 쩐 상태. 게으르게 퍼져있다. “팔스타프!” 박사가 문을 박차고 들어오며 그렇게 눈을 부라리지만 그는 대꾸가 없다. “팔스타프경!” 박사가 그렇게 고함을 질러도 소용이 없다. “왜 내 하인들을 두들겨 패고 그러나.” 그렇게 다그치는 박사를 그는 아예 무시해버린다. “주인장! 세리주 한 병 더!” 음악은 팔스타프 대신 돌아다니고…. 희극 오페라(오페라 부파) ‘팔스타프’는 그렇게 시작된다. 가장 빠른 시간에 가장 적절한 웃음 의 축제를 위한 무대가 그렇게 마련된다. 팔스타프는 유부녀를 꼬셔 재미도 보고 재정문제도 풀어보려 한다. 그러나 어림도 없는 일이다. 그는 오히려 그 여자와 자기 주변사람들이 꾸민 계교에 빠져 지독하게 골탕먹고 호되게 망신당한다. 그것도 두 번 씩이나. 팔스타프는 실의에 빠지지만 끝내는 술과 웃음으로 낙천적이다. 해피엔딩도 있다. 젊은 딸이 ‘완고한’ 아버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젊은 연인과 결합에 성공한다. 2.오페라 ‘팔스타프’의 이야기장(場)은 이렇듯 매우 평범하다. 대본 자체가 셰익스피어 희극 ‘윈저의 유쾌한 아낙네들’과 사극 ‘헨리 4세’를 원전으로 하고 있다. 음악의 장은? 다르다. 의인화한 음악=웃음이 오페라가 진행되는 동안 내내 응축,폭발과정을 심화­확대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두 장의 관계 속에서 ‘과정’이 결론을 극복하는 광경. 일상을 매개로 웃음이 성(性)의 온습(溫濕)과 음탕을 포괄한다. 그리고 바로 그 과정속에 다시 젊고 청아한 사랑이 탄생한다. “내 황홀의 노래가 내 입을 떠나 깊은 밤멀리 여행한 후 다른 사람의 입술을 만나고 그 입술이 단 한마디 대답해준다면 음악은 더 이상 홀로 있지 않고 은밀한 조화의 기쁨에 떨고 동틀 무렵 사랑으로 온 공기를 채우며 원래 입술로,다른 목소리와 함께 돌아오리니 돌아와 다시 소리를 얻고 그러나 노래의 목적은 자신을 가르는 것을 통합시키는 것 뿐 그렇게 나는 연인의 입술에 입맞추었네…” 그(가사와 선율의 겹침이 자아내는) 청아함은,낭만주의와 달리,문명의 나이를 아는 청아함이다. 그것은 비비꼬이지만 비비꼬임 자체를 순정성(純正性)의 자양분으로 전화한다. 그리고 육체의 순정­순결성보다 우월한 역사적 순정성을 일상 속에 창조한다. 이것은 상부구조의 반영인 비극을 하부구조의 반영인 희극이 극복하는 ‘과정’ 그 자체의 음악­오페라화에 다름아니다. 3.고대 그리스비극에서 일상인은 전령,보초 등 미미한 역할 뿐이었다. 그들의 우스갯소리가 하부구조의 유일한 반영이었다.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에서 웃음은 ‘음탕을 동원한’ 정치 풍자였다. 그렇게 시작된 연극에서 하부구조가 상부구조를 극복하는데는 2천년 이상이 걸렸다. 오페라 부파는 연극의 극복과 더불어,특히 이탈리아 희극과 춤에서 탄생한다. 그리고 다시 200년 이상의 발전 과정을 거쳐 베르디의 ‘팔스타프’에 달한다. 그토록 허랑방탕했던 웃음이 음악을 매개로 총체보다 더 우월한 삶의 난장(亂場)을 펼친다. 아니,난장으로 펼쳐진다.동시에 난장을 포괄하는 새로운 총체가 예감된다. 매우 강력하게. 이때,무엇이 보이는가. 아,음악이 죽음을 매개한다. 일상에 스며든 죽음. 그 죽음이 음악의 모습을 띠면서 모종의 미소를 흘린다. 마침내 검은 가면도 없이. 삶과 죽음이 살을 섞는 성(性)과 성(聖). 세속의 종교화. 그 속에 바리톤과 테너가,남자와 여자가,선율과 가사가,아리아와 레시타티브가 각각 완벽하면서도 더 큰 총체를 구성한다. 페르골레시­로시니를 계승한 오페라부파 테너 청아성(淸雅聲)의 경지가 절정에 달하면서 그 모태(母胎)인 바리톤 영역과 완벽하게 한 몸으로 겹쳐진다. 아니 그것은 이미,새로운 총체의 음악화이다. ‘팔스타프’에는 여느 오페라작품을 능가하는 아리아와 중창이 수두룩하지만 따로 분리되어 불리는 경우는 드믈다. 비극은 일상을 끝내지만 희극은 죽음을 일상속으로 ‘연장’시킨다. 희극이 낭만적일 수는 있어도 낭만주의적일 수는 없는 까닭이다. 이탈리아 부파 음악은 독일­프랑스음악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것은 그날그날의 이름없는 일상으로 존재하면서 모차르트­바그너를 비롯한 오페라 대가들에게 ‘열등감의 교과서’로 작용했다. ‘팔스타프’는 그 과정을 역전시킨다.베르디로 하여 이탈리아는 대망하던 일상의 이름을 갖게 된다. 4.베르디는 1893년,즉 80세 때 ‘팔스타프’를 무대에 올렸다. 출세작 ‘나부코’(1841),대 히트작 ‘리골레토’ ‘라트라비아타’등을 거쳐 ‘아이다’(1870)를 끝으로 무대 은퇴를 선언한지 장장 23년 만의 일이었다. 아 그랬던가. 체념과 노년의 과정조차 이 작품은 요했던 것인가. 대본작가 보이토는 베르디와 예술적으로 대립했던 사람. 그렇다. 이 작품은 화해의 과정조차 요했다. 그 모든 과정들이 ‘팔스타프’의 과정으로 응축­폭발,수천년 문명의 나이를 먹은 웃음을 노년화하면서 동시에 일상 속에 낯익은 죽음의 모습을,웃음으로 형상화 한다. 그렇게 과정이 과정화하고 그 총체를 능가하고 죽음은,허망한 채로,위안에 가깝다. 이 위대한 ‘과정의 미학’을 전설적인 지휘자 토스카니니가 83세의 나이로 연주한다. 그는 27세 때,즉 ‘팔스타프’ 초연 1년 후 이 작품을 직접 지휘했다. 그후 둘 사이에 깊은 예술적 교감이 오간다. 그렇다. ‘팔스타프’는 토스카니니의 과정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팔스타프’를 통해 토스카니니의 뿌리 깊은 바그너 취향이 극복된다. 그런 그의 83세 노년 연주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1950.4&8 녹음. 1990. BMG60251­2­RG 바리톤 주세페 발뎅고 외(外) 로버트 쇼 합창단(지휘:로버트 쇼) NBC 심포니 오케스트라 지휘:아르투로 토스카니니
  • 해설이 있는 오페라/라 트라비아타·사랑의 묘약 공연

    경제난을 감안,연초부터 ‘소극장 오페라’붐을 주도해온 한우리오페라단(단장 김흥완)이 여름방학을 겨냥해 올리는 무대. 작품 중간중간에 해설을 곁들여 청중들의 이해를 돕는 ‘해설이 있는 오페라’공연이다. 공연 작품은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와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 ‘라 트라비아타’는 ‘아!그이인가’ ‘축배의 노래’ ‘프로벤자 내 고향으로’ 등 주옥같은 아리아와 중창곡으로 유명한 작품. 소프라노 권혜련 정병화,테너 최태성,전인근 등이 출연,극적인 장면을 모아 해설과 함께 소개한다. 코믹한 내용으로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사랑의 묘약’에는 소프라노 유연미 이연숙,테너 차문수 김성백씨 등이 나선다. 해설은 성우 박일 오수경 김정주가 맡았고 피아노 반주는 전혜승 윤애지씨. 8월6일부터 9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각 하오 7시30분. 3142­2184.
  • 예술의 전당­민간 오페라단 ‘악수’/‘오페라 폐스티벌’ 개최

    ◎‘오페라하우스를 세계적 명소로’/11월3일∼29일 4편 매일 번갈아 공연/전 배역 오디션 통해 선발/‘캐스팅 관행 깬 파격’ 신선 한국 오페라 50주년이 되는 올해,고사직전의 오페라계가 힘을 합쳤다. 예술의전당이 민간오페라단과 공동으로 오는 11월3일부터 29일까지 4편의 오페라를 매일 번갈아 공연하는 ‘오페라 페스티벌’을 연다. 공연작품은 베르디의 ‘리골레토’,푸치니의‘라보엠’,비제의‘카르멘’, 이영조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장의 창작오페라 ‘황진이’(초연) 등 4편. 각 5회씩 총 20회 공연한다(일요일 특별공연). 예술의전당이 침체된 국내 오페라를 활성화시키고 국내 유일의 오페라 전용극장인 오페라하우스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와 같은 세계적 명소로 만들자는 취지로 민간오페라단 총연합회(회장 김봉임)와 손잡고 이번 축제를 기획했다. 특히 이번 페스티벌은 여러 편의 작품을 일정기간 공연하는 일명 ‘레퍼토리 시스템’을 도입했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이 시스템은 유럽 미국 등 오페라 선진국에서나 시도됐던 것으로 동양에선 어느 나라도 해내지 못했던 것이다. 극장은 무대와 의상을 재활용할 수 있고 관객은 전문공연장에서 정제된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오페라계 숙원중의 하나를 해결하는 셈이다. 그동안 국내 오페라 공연은 열흘 미만의 단발성 무대가 대부분으로 기본 제작비도 건지지 못한채 막을 내리는등 낭비요소가 많았다. 또한 이번 축제는 중견이든 신인이든 전 배역을 오디션(접수 18일까지)을 통해 선발한다. 인맥,학맥으로 이뤄져온 캐스팅 관행을 깨뜨리는 파격적인 시도로 공정성 확보와 함께 지명도와 실력을 갖춘 성악가가 얼마나 응시할지에 성패가 달려있다. ‘오페라 페스티벌’의 총제작비는 12억원으로 편당 3억원·5억원의 국고지원을 신청했고 나머지는 문예진흥기금과 협찬,매표수입 등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공연수익의 20%는 오페라발전기금으로 적립한다. 예술의전당 문호근 예술감독은 오페라하우스가 올해로 개관 5주년을 맞지만 명칭에 걸맞지 않게 그동안 악극이나 브로드웨이식 뮤지컬이 주류를 이룬게 사실이라면서 “레퍼토리 시스템이나 완전 오디션제 등을 도입한 이번 페스티벌이 한국 오페라문화를 개선하는 획기적인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연후 반응이 좋은 작품은 고정 레퍼토리화하고 한국관광공사와 연계해 외국인 관광객유치에도 힘쓸 계획이다.
  • ‘3테너’ 또 한번 뭉친다/10일 파리 샹드마르스 광장

    ◎월드컵 기념공연… TV생중계 오는 10일 하오 9시(한국시간 11일 상오 4시) 파리 에펠탑 앞의 샹드마르 광장에서 열릴 ‘3테너’의 프랑스 월드컵 합동공연 주인공 플라시도 도밍고(57),루치아노 파바로티(63),호세 카레라스(52). 지난 90년 로마,94년 로스앤젤레스에 이어 세번째로 펼쳐지는 3테너 월드컵 합동공연이다. 두차례에 걸친 공연실황 음반은 지금까지 2,300만장이 팔렸고 국내 판매량도 30만장을 웃돌았다. 제임스 레바인이 이끄는 파리교향악단의 연주로 펼쳐질 이날 공연은 현지에 운집할 100만명의 관객은 물론이고 전세계 10억여명이 TV생중계를 통해 지켜볼 예정이다. 실황녹음 음반 제작은 폴리그램사가 맡았으며 출시는 공연 한달뒤인 8월 17일로 잡혀 있다. 이날 연주곡목은 고메스의 ‘인텐디티 콘 디오’,레온카발로의 ‘마티나타’,베르디의 ‘오,라 파테르노 마노’,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중 ‘네순 도르마’ 등 주옥같은 아리아와 세계 유명 가곡이다. 그러나 핵심 레퍼토리는 공연전까지 극비에 부쳐졌다. 우리나라에선 KBS­2TV가 11일 상오 4시부터 공연장면을 생중계하고,12일 하오 11시5분 KBS­1TV로 재방송된다.
  • 사랑과 나눔의 자선공연

    지휘자 함신익,테너 최승원,소프라노 김수정,바이올린 캐서린 조,피아노 윤선영씨.미국에서 활동중인 클래식 음악계의 스타급 연주자들로 자선공연 ‘98 사랑과 나눔의 콘서트’무대에 나란히 선다. 29일 하오 7시30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598­8277. KBS교향악단의 연주로 진행될 이번 공연의 수익금 전액은 정신지체장애인수용시설 ‘교남 소망의 집’ 재활시설 기금으로 쓰여진다. 92년 이래 매년 한차례씩 KBS교향악단을 객원 지휘해온 함씨는 현재 미국텍사스 애벌린 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예일대심포니 음악감독 겸 지휘자로 활동중인 중견 지휘자.또 최승원과 김수정씨는 각각 93년,95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주인공들이며 윤선영씨도 유명 콩쿠르 입상과 링컨센터 연주,음반활동 등 다방면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피아니스트. 최고의 첼로주자 로스트로포비치가 “음악을 아름답고 성숙하게 만들 줄아는 특별한 재능을 지닌 연주자”라고 극찬했던 캐서린 조는 최근 유망신예에게 수여하는 애브리피셔 커리어 그랜트상을 받기도 했다. 이날 연주곡목은 베르디의 ‘운명의 힘’서곡과 멘델스존 ‘바이올린협주곡 작품64’,생상 ‘피아노협주곡 제2번’,도니제티의 오페라 ‘루치아’중 아리아 등.
  • 차세대 선두 테너 김영환 독창회

    폭발적인 음색의 테너 김영환씨가 30일 하오 7시30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독창회를 갖는다.‘근육질의 테너’라고 불릴만큼 우렁찬 목소리의 주인공으로 테너 기근현상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음악계에서 단연 부각되고 있는 기대주. 서울대 음대와 이탈리아 피렌체국립음악원 출신인 김씨는 지난 88년 이탈리아 유학중 엔리코 카루소 국제콩쿠르에서 입상하면서 시선을 끌기 시작했다. 국내 무대에는 94년 서울시립오페라단의 베르디 오페라 ‘에르나니’ 주역을 맡아 특유의 풍부한 성량으로 눈길을 모으며 데뷔했다. 이후 국내외 무대에서,특히 베르디 오페라에 적격 성악가로 손꼽히고 있다. 95년 하와이 호놀룰루 심포니와 베르디의 ‘레퀴엠’을,지난해엔 일본 도쿄에서 월드컵 공동개최 기념 오페라 ‘리골레토’ 주역을 맡았다. 이번 공연은 첫 독집 앨범 ‘나폴레타노’(삼성뮤직)출반에 맞춰 갖는 무대로 ‘오 솔레미오’ ‘돌아오라 소렌토로’ 등 음반 수록곡과 오페라 아리아 10곡을 부른다. 반주는 김덕기씨가 지휘하는 코리안 심포니오케스트라가 맡는다.오페라 무대에만 주로 출연해온 김씨가 모처럼 꾸미는 솔로 무대다.598­8277.
  • 금난새와 함께 오페라 여행을

    지휘자 금난새씨가 연말까지 네차례에 걸쳐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금난새와 함께 하는 오페라여행’이라는 음악프로그램을 주관한다. 이 프로그램은 3시간이 넘는 공연시간과 의미전달 부족으로 일반인들에게 다소 부담스런 공연물인 오페라를 자세한 해설을 곁들여 쉽게 풀어냄으로써 좀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도록 꾸미는 무대.따라서 의상이나 분장은 오페라분위기를 그대로 살리되 하이라이트 위주의 공연으로 지루함을 줄이고 장면전환때마다 금씨가 해설을 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26일 하오 7시30분 첫 공연은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통속적인 사랑이야기처럼 인식돼온 이 작품을 진실한 사랑의 의미는 물론,금권결혼과 황금만능주의가 판치던 당시 파리상류층의 위선에 통렬한 비판을 가한 작곡가의 의도를 살펴본다.뉴서울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테너 박세원,소프라노 형진미,바리톤 양재무씨 출연.554­6292.
  • 모차르트 ‘레퀴엠 미사’ 진혼곡(명반과 함께하는 음악여행:4)

    ◎검은 가면의 만파식적(萬波息笛) 1.울음의 그림자가 짙게 깔린다.그림자는 점점 더 짙어진다.짙음만으로 비극성(悲劇性)에 도달하려는 것처럼.그것은 음악이 시작되기 전부터 아니 태초(太初)부터,지금까지 깔리고 쌓여 오는 것 같다.그렇게 순식간에 음악의 공간이 마련된다. 레퀴엠 아에테르남 도나 에이스.안식,영원한,주소서,그들에게.언제부터 ‘레퀴엠’이라는 단어가 슬픔과 위안을 그 자체로 동일시했던가.언제부터 ‘키리에’라는,‘주님’을 뜻하는 단어가 그 자체 인간 존재 비극성의 명징한 음악적 응축으로 되었는가.라크리모사(눈물),호스티아스(봉헌),베네딕투스(찬양),아뉴스 데이(신의 어린 양)은 또 어떻게? 서양음악의 레퀴엠 전통은 그렇게,‘단어를 음악으로 만들’ 만큼 위대하다.그리고 모차르트의 ‘레퀴엠’은 그중 가장 인간의 체취로 온습(溫濕)하다. 모차르트,쫓겨난 천사의,인간적인 체취? 왜냐하면,이 작품은,놀랍게도 자기 자신을 위한 진혼곡이다.그리고 이 작품 이래 모든 걸작 진혼곡들은 미사곡이 아니라 비극 자체가 등장인물인 장엄한 오페라로 화한다. 2.어느 날 짙은 안개를 꿰뚫고 검은 가면을 쓴 사내가 모차르트에게 나타난다.진혼곡을 써다오… 그는 죽음의 사자(使者) 같았다. 이 곡은 혹시 나를 위해 쓰라는 것이 아닐까,그렇게 나는 사형선고를 받은게 아닐까…모차르트는 작곡을 하면서 자꾸 그런 생각이 들었다.그는 가난과 방탕으로 병들고 지쳐 있었다.그의 작곡 속도가,원래 빨랐지만,병적으로 더 빨라졌다.미처 악보에 옮겨 적기가 힘들 정도로 악상(樂想)이 유령처럼 어른댔다. ‘돈 때문에’ 오페라 ‘마적’과 ‘티토의 자비’를 마친 후 그는 다시 레퀴엠에 몰두한다.심신이 점점 더 황폐해가고,그는 음악 속으로,진혼곡 속으로 그리고 죽음 속으로 속속 빠져 들어갔다.죽음이 더 먼저 왔다.레퀴엠은 미완으로 남았다. 모차르트의 생애를 다룬 음악영화 ‘아마데우스’는 모차르트의 재능을 시기한 이탈리아 출신의 선배 음악가 안토니오 살리에리가 모차르트를 ‘죽음의 공포’로 내몰아 살해했다,혹은 독살했다는 푸슈킨-림스키 코르사코프류 이야기를 그대로 차용하고 있다. 시재(詩才)를 시기하여 정지상을 죽이는 김부식의 이야기를 우리 고려사는 품고 있다.‘삼국사기’의 명문장가이자 대학자였던 김부식이 왜 시골 뜨기 시인 동창(同窓)을 선망­질투­증오했을까. 3.그러나 실제 고려사는 훨씬 더 복잡하다.정지상은 혁명적인 예술가였지만 정치적 미망(迷妄)에 사로 잡혔다.김부식은 보수적인 대학자였고,현실주의자였다.‘모차르트 독살’설은 우선 사실과 다르다. 살리에리는 베토벤,슈베르트,그리고 리스트를 가르친 훌륭한 스승이었고 존경받는 오스트리아 황제궁 음악감독이었다.1790년 황제 죠셉 2세가 죽고 새로 부임한 레오폴트 2세가 살리에리 대신 자신을 음악감독으로 써 주기를 바랐던 모차르트의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그는 재능은 있었으되 말썽꾸러기였던 것.살리에리는 그런 그를 두둔하느라 진땀을 흘렸을 것이다.그가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몰랐을 리는 없다.그러나 자신의 제자들 또한,특히 베토벤이 모차르트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리라는 것을 몰랐을 리도 없다. 기교만 보자면 모차르트는 놀라운 음악의 신동(神童)이다.그러나 진정한 예술가로서 그는,아니 그도,평생 동안 거대한 벽과 싸워야 했다.그 벽은 바로 이탈라이 오페라 부파 음악. 이 음악장르는 이탈리아 본토 뿐 아니라 파리와 빈 등 서유럽 음악중심지에서 그야말로 창궐했다.일반인들은 그 장르가 구사하는 기발한 악상,무엇보다 음탕한 대사를 즐겼지만 모차르트는 달랐다.테너의 고음 선율이 청아한채로 뒤틀릴 때 그는 죽음의 검은 가면을,죽음이 삶 속에 제 모습을 언뜻 언뜻 내보이면서 흘리는 웃음을,어리석은 삶을 너그럽게 포괄하는,비극을 넘어서는,수 천년 나이를 먹은 웃음의 경지를 보았다.그렇다.그는 현대성의,미래예술의 한 핵심을 보았다. 4.모차르트의 부파 풍(風)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돈 조반니’‘코지 판 투테’는 모두 이탈리아 오페라 부파를 차용하고 선망한다. 그러나 자연스러운,비비꼬는 이탈리아 청아성(淸雅聲)에는 도달하지 못하고 독일적 서정의 극치를 구현한다.그렇게 ‘마적’은 부파적인 요소를 최대로 삭제한 채 독일 오페라 음악사의 최고절정에 달하고,최후작 ‘티토의 자비’는 오페라 세리아다. 물론 모차르트 음악은 가장 위대한 인류 유산 중 하나다.‘이탈리아 오페라 부파’라는 벽은 그가 스스로 키운,그렇게 실제보다 더 거대한 벽이고,그의 위대함을 담보해 주는 예술가의,예술의,시련의 벽이었다. 그렇게 그가 자기 자신을 위한 진혼곡을 남긴다.지상으로 쫓겨왔던 천사가 지상을 떠나며 남기는 유언은,지상적으로 뭉클하다.하나님,이제는 이 창조의 속박을 벗게 하소서.그 유언이 지상에 남은 모든 인간을 위한 만파식적이 된다.살으라,고통받으라,의미를 창조하라… ‘살리에리 이야기’는 35세에 요절한 천재 모차르트를 위한 허구다.그러나 예술가는 더 깊은 진실을 이야기 속에 은유(隱喩) 혹은 상징(象徵)으로새겨 넣는다. ‘검은 가면’이야말로 진실의 핵심을 담고 있다. 모차르트 레퀴엠은 대개 브루노 발터의 연주를 최고의 것으로 친다.그의연주는 모차르트 음악의 한 본질인 일상적 우울의 장려미(壯麗美)를 총괄적으로 보듬고 있다.다만,그것조차 풀어헤치고 절망하는 모차르트,그 절망의 진지함에 기적적으로 묻어나는 이탈리아 오페라 부파의 검은 가면이,카를 뵘의 연주와 달리 보이지 않는다. 어쨌거나,불쌍한 살리에리.그는 모차르트보다 6년 먼저 ‘이탈리아에서’태어나 34년을 더 살았다. 1971.녹음,1983 DG 413 553­2 GH 소프라노:에디트 마티스/알토:율리아 하마리/테너:비슬라브 오크만/베이스:카를 리더부쉬 빈 국립오페라 합창단/빈 필하모니커/지휘:카를 뵘 ◎레퀴엠,부파란 레퀴엠.‘죽은 자를 위한 미사’ 통상 미사에서 ‘글로리아’(영광송)와 크레도(신앙송)부분이 빠지고 ‘디지레’(진노의 날)부분이 첨가된다.팔레스트리나와 빅토리아,그리고 베를리오즈,베르디,포레가 걸작을 남겼다.브람스 이래 진혼곡은 통상 미사곡과 다른 가사를 사용하거나 기악만으로 구성되면서 더욱 일반화,현대화되었다. 오페라 부파. 일상의 삶에서 소재와 등장인물을 뽑아내는 희극(喜劇)오페라.오페라 세리아의 반대.페르골레시 ‘마님이 된 하녀’,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로시니 ‘세빌랴의 이발사’와 ‘신데렐라’를 거쳐베르디 ‘팔스타프’에서 최고의 경지에 달했다. 마티스(1938∼)는 모차르트,슈트라우스 해석에 능한 스위스 소프라노.하마리(1942∼ )는 헝가리 메조소프라노이다.레퍼토리가 다양하다.오크만(1937∼ )은 폴란드 테너.차이코프스키,모차르트와 베르디까지 소화한다.리더부쉬(1932∼ )는 바그너역으로 너무나 유명한 독일 베이스. 빈 필하모니커.1842년 창단.역대 주요 지휘자는 니콜라이,말러, 바인가르트너,푸르트뱅글러,카라얀,뵘 등. 뵘.모차르트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오페라에 정통한 오스트리아 지휘자.그가 지휘한 두 작곡가의 오페라 전곡집이 DG 레이블로 나와 있다.
  • 소프라노 박미혜씨 데뷔 10년 기념 독창회

    ◎17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외국인 100여명 초청 ‘문화사절단’ 역할” 청아한 목소리의 주인공 소프라노 박미혜씨(37·경희대 음대교수)가 한국무대 데뷔 10년을 기념하는 독창회를 열면서 주한 외국인들을 대거 초청,‘문화사절단’의 역할을 해 내겠다고 나섰다.17일 하오 7시30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주한 외국인들을 초청해 우리의 음악수준과 함께 음악을 사랑하는 문화국민이란 인식을 심어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새롭게 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어요” 음악회,특히 개인 독창회나 독주회가 으례 집안잔치로 끝나고 마는데 이를 내국인은 물론이고 외국인들도 충분히 즐길 만한 ‘문화상품’으로 꾸미겠다는 것.이날 참석할 주한 외국인은 어림잡아 100명선이 될 것 같다. 독창회치곤 규모나 레퍼토리가 만만치 않다.우선 김덕기씨가 지휘하는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모테트합창단이 협연한다.피아노가 대부분인 독창회에서 이례적인 일. 레퍼토리는 더욱 화려하다.헨델의 ‘기뻐하라 종달새’부터 모차르트,슈트라우스,베르디,구노 등 바로크시대부터 낭만파까지,너무 욕심(?)낸 게 아니냐는 주위의 걱정을 들을 만큼 폭넓다. “천편일률적인 독창회에,듣는 제가 식상할 정도예요.서정성 짙은 우리 가곡에서 오페라의 드라마틱하고 웅장한 아리아까지,연주자인 저는 물론이고 관람객들까지 절정의 순간으로 몰아붙일 작정이예요” 독창회에선 드물게 무대장치를 별도로 하고 고풍스런 바로크 음악의 제맛을 내기 위해 그랜드피아노를 축소해 놓은듯한 옛날 건반악기 하프시코드 반주도 곁들인다. 성악도에겐 꿈의 무대인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콩쿠르 우승(87년)을 시작으로 88년 서울올림픽 국제음악제서 모스크바 필하모닉과의 협연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朴씨.국내 데뷔 10년을 계기로 현실과 유리된 무대위에서만의 성악가가 아니라 사회문제에도 관심을 갖는 예술가가 되겠다는 각오다. 음악을 통한 외교는 한번으로 끝나지 않는다.이번 독창회를 영상물로 제작,해외에 보내고 현재 이탈리아와 공동 제작중인 오페라 ‘성웅 이순신’공연 참가로 계속된다.
  • 사랑… 질투… 오페라 ‘돈 카를로’

    사랑,질투,운명.시공을 초월해 인간의 감동을 이끌어내온 명작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의 감성 3요소. 셰익스피어의 ‘햄릿’에 비견될 만큼 드라마틱하고도 격정적인 내용의 베르디 오페라 ‘돈 카를로’를 국립오페라단이 제90회 정기공연으로 6∼12일 서울 국립극장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평일 하오 7시30분,주말 하오 4시) 274­1172. 정치와 종교의 대립을 보여주는 필립왕과 재판장,숙명적인 사랑으로 애태우는 엘리자베타와 카를로,질투의 화신 에볼리,불륜의 에볼리와 카를로… 개성 강한 등장인물들의 성격 대비가 뚜렷할 뿐아니라 영웅이 되려고 안간힘을 쓰는 남자들과 사랑 때문에 파멸해 가는 여자들의 이야기가 웅장한 한편의 비극으로 그려진 작품.지난 88년 우리말로 공연한 작품을 10년만에 원어로 재공연한다.당시 출연자인 지금은 중견 성악가로 자리잡은 이규도 박성원 정영자씨 등이 오랜만에 무대에 선다.또 30대의 류재광 장유상 진귀옥 김명지 정영자씨 등이 한팀을 이루고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김신영 박경념 김동식 남완 등 20대 신인들도8일 한회 공연을 맡았다.공교롭게도 캐스팅이 20,30,40대로 나뉘어져 성악가들의 세대별 배역 소화력을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로 또다른 재미를 맛볼 수 있다.연출 신경욱(서울예고 교장) 지휘 최승한씨(연세대 음대교수).
  • 토머스 탤리스,라틴교회음악(명반과 함께하는 음악여행:2)

    ◎20세기,멸망과 화해하는 법 1.가장 인간적인 것은 멸망이다.인간이 죽음을 알았다.그리고 모든 인간적인 행위가 눈물겹고 아름답다.그렇게 노동이,종교와 역사가,예술의 생애가 시작된다.종교는 죽음을 삶 속에 끌어들이고 죽음 이후를 유토피아로 제시한다.그것은 멸망과의 화해를 좀체 용인하지 않는다.그리고,그렇게 종종 광신으로 치닫는다. 우리는 멸망의 시대를 살고 있다.두 차례의 참혹한 세계대전,좌우냉전과 절멸전,동유럽 제국의 거대한 몰락을 가슴에 품은 20세기가 바야흐로 저물고 있다. 세기말 천년말의 낭떠러지 앞에 우리는 나침반 없이 서 있다.오늘의 경제난국과 가난연습은 사실 고마운 선물인지 모른다.생계 걱정이야말로 세기말의 광란을 극복하는 말짱한 정신의 교량일 것이므로. 2.그러나 그것 뿐인가.이 현기증나는 흔들림의 의미를 그렇게 무마하고 망각하면 그만인가.16세기 영국 작곡가 탤리스의 라틴 교회 음악이 지금 우리에게 그렇게 묻는다.그대 죽음을 아는가.그대 멸망을 아는가… 그리고 더욱 놀랍게도 그 질문,그 흔들림이,악기 반주 없이 인간의 목소리 만으로,절망을 넘어선 화해의 경지를 구성한다.절망이 아름다운 공의 건축물로 들어선다.스펨 인 알리움 하부이…내 희망은 오로지 당신 뿐…광신인가? 아니다.음악은 흔들림을 매개 삼아 더 드높은 아름다움의 경지를 연다.그리고,그렇게 더 우월한,이성과 이성 바깥을 완벽하게 조화시키는 음악예술 이성의 길이 펼쳐진다. 유토피아? 아니다.그 길은 절망을 머금은 길이므로 실패가 없고 시각의 독재를 벗어나 귀의 상상력을 무한 자극한다.그 상상력은 펼쳐질 뿐 아니라 온몸을 적신다.그래서,어떻게? 비데테 미라쿨룸(보라 기적을)…호모 쿠이담(어떤 사람이)…아우디비 보쳄(목소리 들린다)…칸디디 파크티 순트(휘황한 백열로)…탤리스의 라틴 교회음악은 그렇게 이어지다가,가사의 종교성을 벗으며 잠시 침묵이 더 무겁다가,에 도달한다. 이 음악에 이르러 우리는,귀를 가진 우리의 몸은 벌써 고통의 비(우)에 흠씬 젖은 세상으로,드러난다.20개 성부가 주선율을 모방하면서 연속적으로 등장,그 세상이 여러겹의 아름다움으로 펼쳐지기 시작한다.마치 끊임없이 펼쳐질 것처럼.선율이 끊임없이 목소리를 닮아가고 목소리가 끊임없이 선율을 닮아간다.음악의 몸과 우리의 몸이 구분되지 않는다. 끊임없이,끊임없이…그러는 사이 어느새 또다른 20개 성부가 새로운 주제를 갖고 들어선다.그,새로운 세대의 등장은 신선하고 충격적이지만,음악도 우리 몸도 음악의 세계이므로,단절일 수 없고 단순한 이어짐일 수 없다.아나는 역사 속에서 실패할 수 밖에 없었던 그 모든 유토피아들의 절규들이 단절을 넘어 위대한 공을 이루는 광경을 보고있는가…고통이 의미로,의미가 의미 충만의 세계로 펼쳐진다. 그렇다.삶은,끊임없이 살만한 것이다.죽음이,멸망이,흔들림이 있으므로 더욱 아름답게.음악은 현실 속을 파고 들면서 좌절하지 않는다.오로지 슬픔을 형상화하는 까닭이다.유토피아는 언제나 실패한다.기쁨의 환각을 위해 현실보다 못한 까닭이다. 3.40성부 모테트 은 영국음악이 이룩한 종교음악의 최고봉이다.탤리스는 영국사 중 가장 혼란한 시대를 살면서,흔들리면서,그 흔들림을 가장 영롱한 음악으로 전화시켰다. 그는 헨리 8세,에드워드 6세,메어리 여왕,그리고 엘리자베스 여왕 등 모두 4명의 군왕을 섬겼다.이들은 종교에 대한 태도가 각각 달랐다.탤리스는 어떤 때는 영어로 어떤 때는 라틴어로 작곡을 해야했고 음악양식도 그때마다 달라졌다.그리고 그는 때때로 군왕의 명령을 어겼다.그렇다.그는 끝내 음악의 명령을 따랐다.숭고한 비탄이 아름다움의 뼈대로 들어선다.그리고 아름다움은 다시 그 숭고한 비탄이 열려가는 통로로 작용한다. 그러나 탤리스의 음악은 당시 영국의 정치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룩된 업적이 아니다.사실,베토벤의 음악에서조차 완벽한 ‘불구하고’는 없다.그것은 음악이 지닌 진혼과 평화지향의 성격에 위배된다.특히 탤리스의 은 크게 보아 음악에 대한 영국민의 깊은 사랑,그리고 다른 나라보다 깨인 정치의식의 소산이고,그러므로,베토벤이 독일적이듯,영국적이다. 역대 군왕은 모두 탤리스의 음악을,종교적 신념과 무관하게 존중해 주었다.엘리자베스 여왕은탤리스와 버드에게 21년 동안의 음악출판독점권을 주었다.헨리 8세의 종교개혁은,독일­프랑스의 그것과 달리,왕족 몇몇의 목숨을 앗아갔을 뿐 백성 전체를 기아와 공포,그리고 살륙의 장으로 내몬은 종교전쟁으로 치닫지는 않았다.그리고 그것이 향후 300년 동안 영국의 부강을 보장하는 것이다.그렇게 탤리스의 슬픔은 낙관적인 희망의 그것이다. 탤리스가 살던 16세기 말,영국은 서정적 선율의 극치로써 서양음악의 주도권을 꿈꾸고 있었다.그 소원은 이루어지지만,기간이 너무 짧았다.그리고 곧 언어가 따따부따한 이탈리아 음악의 ‘일상적인’ 대공세가 시작된다.프랑스는 가까스로 감미로운 비무장지대를 형성한다.그리고 ‘더 크게 흔들린’ 바흐 음악이 강한 성으로 구축된다.이 전쟁은 사상자가 없는,아름다운 전쟁이다.어쨌거나,그렇게 영국음악은 역사속으로 사라진다.그리고 20세기에 들어서야 다시 세계성을 되찾는다. 4.오늘 소개하는 음반은 정격연주로서 탤리스 당대의 ‘흔들림 속 영롱함’을 정밀하게 재현하면서 그 후의 질문들을 더욱 영롱하게,마치 촉촉한 눈동자처럼 덧붙인다.연주자와 작곡가가 구분되지 않는다. 그렇게 질문은 영국음악 자체의 그것으로 확대된다.그리고 그것이 오늘날 멸망을 맞는,아니 멸망을 한없이 슬퍼하는 자들의 고통 대신 들어서는 것이다. 흔들려라,끊임없이.흔들림이야말로 고요와 평정의 요람이나니.그대 죽음을 아는가.그대 멸망을 아는가?… 그것은 이미 말(언)이 아니다.음악도 아니다.음악과 말에 존재하면서,그 ‘사이’로써 세계를,멸망의 낙관적 희망을 담지하는 어떤 것이다. 1989.EMI CDC 7 49555 2 테버너 콘소트/태버너 합창단 지휘:앤드류 패럿 ◎왜 명반인가/토머스 탤리스(1505∼1585)/짧은 무반주합창/당대 악기 연주 존중/정격연주의 절정 모테트는 길이가 짧은 무반주 합창곡.16세기 종교음악의 최절정을 구현했다.바흐에 이르는 역대 음악 거장들이 모두 모테트 걸작을 남겼다. 정격연주는 작곡자 당대의 악기와 연주 관행을 최대한 존중하는 음악 해석 방식이다. 콘소트는 ‘콘서트’(협주)의 옛말.통(통,whole) 콘소트는 관악기,현악기등 같은 그룹의 악기들로 만 구성되며 분산(분산,broken)콘소트는 혼합 구성이다. 앤드류 패럿(1947∼ )은 영국태생의 지휘자.16,17세기 음악 연주 관행을 연구하면서 1973년 정격연주단체 테버너 합창단을 창단하고,테버너 콘소트와 연주단을 추가했다. 데뷔는 1977년 몬테베르디의 .그후 바흐 ,,,헨델 ,모짜르트 등 대작을 포함한 숱한 정격연주가 있다.
  • 피아니스트 김대진“바쁘다 바빠”/김남윤 바이올린연주 닷새간 협연

    ◎7일엔 바리톤 최현수 독창회 반주 늦봄 피아니스트 김대진씨가 땀흘리게 됐다.정상급 연주자들이 저마다 함께 연주해달라고 손짓들이다.하루는 바이올린과,하루는 성악과 손발을 맞추며 ‘내조’의 중요성을 과시한다. 우선 6일부터 시작하는 김남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연주회.한국 바이올린계 대모 김씨가 맘먹고 준비한 무대다.5일(6·2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소강당,10·21·23일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동안 하루 3,4곡씩 모차르트 소나타 18곡을 모두 소화한다.줄리어드 음악원에서 모차르트 협주곡으로 연주학박사를 받은 김대진씨가 탐나는 동반자감이었을 것은 불문가지.김남윤씨는 김씨를 “같이 모차르트 하기 너무나 즐거울 피아니스트”라고 평했다.391­2822. 곧바로 7일엔 바리톤 최현수씨 독창회로 날아간다(하오 7시30분·예술의전당 콘서트홀).최씨는 차이코프스키·베르디·파바로티·마리오 델 모나코 콩쿠르 등을 휩쓴 국제적 경력의 바리톤.두말 필요없는 국내 정상급인데도 대중 인지도가 실력 급수에 못미치는 편.이번 무대는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 등 말러의 명가곡을 생으로 들을 기회.이탈리아,미국의 진귀한 가곡들도 들려준다.최씨의 스승인 최고령 현역 황병덕씨가 찬조,베르디 아리아 ‘프로벤자 고향으로’ 등을 들려준다.598­8277.
  • 라 트라비아타/김자경 오페라단

    우여곡절 끝에 올해 첫 오페라공연이 열린다.김자경오페라단의 ‘라 트라비아타’가 그것.28일∼5월1일 하오 7시30분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올해는 김자경오페라단 창단 30주년이자 한국오페라가 반세기 되는 해.오페라단은 일찌감치 김동진 작곡 ‘춘향전’을 기념작으로 낙점해 뒀었다가 IMF 태풍 탓으로 한국 오페라사 최초 공연작인 ‘라 트라비아타’쪽으로 방향타를 돌렸다. 뒤마 소설 ‘춘희’를 원작으로 베르디가 작곡한 ‘라 트라비아타’는 한국 오페라 50년간 연주자·관객 양쪽에게 절대 인기를 얻어온 레퍼토리.파리 사교계의 여자 비올레타와 명문가 청년 알프레도의 비극적 사랑이라는 통속 줄거리지만 날렵한 베르디의 붓끝에서 주옥같은 아리아가 무수히 피어났다.유명한 이중창 ‘축배의 노래’를 비롯,‘아 그이였던가’‘이꽃에서 저꽃으로’‘프로렌차 내 고향으로’ 등 친근하고 아름다운 선율이 그득하다. 출연진도 호화롭다.비올레타에 소프라노 박정원·신지화,알프레도에 테너 박세원·안형렬,제르몽에 바리톤 고성진·장유상,플로라에 메조 소프라노 김현주·조영해 등.소문난 실력파 부천시립교향악단이 임헌정씨 지휘로 연주를 맡고 전미례무용단도 우정출연한다.연출 김효경 서울예전 교수.392­3175.
  • 세종문화회관 20돌 잔치상 푸짐

    세종문화회관 개관 20돌을 맞아 산하단체들이 잔치상 차리기에 분주하다.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은 15일 박경리 원작 ‘토지’를 각색한 서사음악 ‘토지’를 개관 20주년 기념으로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 올린다.시립국악관현악단 지휘자 김영동씨가 작곡,지난 95년 ‘토지’완간 기념으로 초연된 이곡은 대하소설 1,2부에 독창,합창,관현악 등 국악 옷을 입힌 것.서희에 강권순,월선 유미리,용이 이태백 등 실력파 젊은 창자들이 캐스팅됐고 서울시립가무단,대학연합합창단이 함께 무대를 꾸린다.3991­667. 앞서 14일 같은곳에선 서울시향의 축하무대가 준비돼있다.지난 71년부터 20년간 시향 상임지휘자로 시향의 기틀을 닦았던 정재동씨가 초빙돼 베토벤 ‘합창교향곡’ 4악장은 물론,함께 즐길 수 있는 아리아들을 엮어간다.소프라노 박미혜,메조소프라노 장현주,테너 신동호,베이스 김요한,서울시립합창단 등 협연.3991­629. 세종문화회관과 함께 태어나 나이가 똑같은 서울시립합창단의 기념무대는 17일 같은 곳에서 ‘창단20주년 기념’ 타이틀로 열린다.레퍼토리는 시벨리우스 ‘나의 조국’ 등 성가곡,‘장안사’,‘희망의 나라로’ 등 가곡,베르디‘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등 오페라합창을 망라한다.지휘 최흥기 협연 소프라노 이규도,테너 박성원,바리톤 박수길 피아노 반주 공융주·장은신 등.399­1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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