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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요영화] 씨 인사이드

    [일요영화] 씨 인사이드

    ●씨 인사이드(EBS 일요시네마 오후 2시40분)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로 제80회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거머쥔 스페인의 국민배우 하비에르 바르뎀 주연의 영화. 국민의 90%가 가톨릭신자인 스페인에서 스스로 죽을 권리를 합법화해 달라고 주장해 나라를 떠들썩하게 한 라몬 삼페드로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26년 전 수심도 알 수 없는 바다에서 다이빙을 하다가 목이 부러지는 사고로 전신마비가 된 라몬(하비에르 바르뎀). 그는 사고 뒤로 부모님과 형 내외의 지극한 보살핌 속에서 살고 있지만,1m라는 짧은 거리도 극복할 수 없는 자신의 삶을 보다 ‘이성적인’ 방법으로 끝내고 싶어 한다. 라몬은 ‘죽음도 삶의 일부’라며 안락사를 주장하고, 그의 투쟁을 돕기 위해 미모의 여변호사 훌리아(벨렌 루에)가 찾아온다. 훌리아는 자신도 몸이 마비되어 가는 퇴행성 질환을 앓고 있지만, 라몬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그에게 사랑을 느낀다. 한편 이웃 마을에서 어린 두 아들을 키우며 살고 있는 로사(롤라 두에냐스)도 우연히 TV에서 라몬을 보고 그를 찾아온다. 공장에서 일하는 가난한 노동자인 그녀 역시 보잘 것 없는 자신의 삶을 따뜻하게 보듬어 주는 라몬에게 사랑을 느낀다. 이 영화는 단순히 거동이 불편해 입으로 펜을 잡고 글을 써야 했던 한 남자의 삶을 미화하거나 동정하지 않는다. 다만 그의 선택 자체를 주목하고 존중할 뿐이다. 오히려 라몬을 통해 ‘삶은 의무인지 권리인지’,‘산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잃어 버린 ‘자유의 부스러기’라며 휠체어를 거부하고 30여년간 침대 위에서만 생활한 전신마비자를 연기한 하비에르 바르뎀은 눈과 얼굴표정, 목소리만으로 섬세한 감정연기를 선보인다. 그가 과연 액션 스릴러물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살인청부업자를 연기했던 배우와 동일인물이 맞는지 의심하게 할 정도다. 여기에 ‘오픈 유어 아이즈’,‘디 아더스’ 등으로 할리우드에서도 성공한 스페인 출신의 천재 감독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는 연출은 물론 각본, 제작, 편집, 음악까지 맡아 잔잔한 감동을 더한다. 제61회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대상 남우주연상, 제 77회 아카데미영화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원제 Sea Inside.120분.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토요영화] 다크 블루

    [토요영화] 다크 블루

    ●다크 블루(KBS2 프리미어 밤 12시50분) 원래 영문제목은 ‘Dark Blue Almost Black’. 직역하면 ‘거의 검정에 가까운 어두운 푸른색’이란 뜻이다. 푸른색이긴 하되 밝은 톤은 아니란 사실을 미리 귀띔한다고 할까. 하지만 곧 이는 무거운 소재에 혹여나 실망할 관객을 위한 배려일 뿐이라는 걸 알게 될 터. 영화는 스페인 영화 특유의 유머와 재치를 곁들여 시종 따뜻하고 사랑스럽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주인공 호르헤(쿠임 구티에레즈)는 수위로 일한다. 그에게는 7년 전 갑자기 쓰러진 아버지가 있다. 아버지는 몸을 쓸 수 없는 데다 치매까지 앓고 있다. 아버지처럼 수위가 되기 싫어 한때 도망가려 했던 호르헤는 꼼짝없이 아버지 곁에 머무르며 병수발을 든다. 그의 형 안토니오(안토니오 드 라 토레)는 마약을 복용하다 감옥에 복역 중이다. 안토니오는 여자 수감자 파울라(마르타 에투라)를 사랑하는데, 이 때문에 파울라는 안토니오를 좋아하는 다른 여죄수들에게 구타를 당한다. 자신의 연인을 다른 감방으로 옮길 방안을 생각하던 안토니오는 파울라를 임신시켜 임산부 감방으로 옮기는 방법을 생각해 낸다. 그러나 안토니오는 불임이다. 그는 파울라를 임신시킬 다른 방법을 물색한다. 동생 호르헤가 자신을 대신해 그녀를 임신시키는 것이 그것. 호르헤는 처음엔 펄쩍 뛰지만, 곧 형의 진정성을 이해하고 실행에 옮긴다. 그런데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호르헤와 파울라가 그만 진짜 사랑에 빠지고 만다. 두 형제와 한 여자의 엇갈린 멜로라인을 뼈대 삼은 영화는 사이사이 동성애로 고민하는 친구 이스라엘(라울 아레발로)의 이야기를 직조해 넣는다. 이처럼 작품 전반에 깔리는 소재들은 한결같이 무난하지가 않다. 하지만 가족에 대한 책임, 인간관계의 소통, 자기 정체성 등 인생에서 누구나 한번쯤은 짚고 넘어가야 할 주제들을 주저없이 다루고 있는 것은 큰 장점이다. 영화의 모티브는 다분히 역설적이다.‘평범하지 않음’이 곧 평범한 인간의 일상이라고 담담히 말한다. 스페인 감독 하면 페드로 알모도바르만 떠올렸던 이들에게 이 작품은 다니엘 산체스 아레발로라는 새로운 이름을 각인시켰다.2006년 베니스국제영화제 유럽영화상을 비롯해 2006년 고야상 신인 감독상, 신인 남우 주연상, 최우수 남우 조연상 등 푸짐한 상복을 누렸다.18세 이상 관람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부고] 日 영화감독 이치가와 곤 별세

    [부고] 日 영화감독 이치가와 곤 별세

    영화 ‘버마의 하프’와 ‘도쿄 올림피아드’로 널리 알려진 일본 영화감독 이치가와 곤이 13일 도쿄의 한 병원에서 폐렴으로 숨졌다.92세. 예술적 기교와 다양한 장르에 걸친 실험정신으로 유명한 이치가와 감독은 특히 블랙코미디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그는 지난 1956년 베니스영화제에서 산 조르주상을,60년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고,2001년 몬트리올 국제영화제에선 공로상을 수상했다.
  • ‘古음악’이 몰려온다

    ‘古음악’이 몰려온다

    올해 음악계의 최대 화두는 고(古)음악이다. 작곡된 당시의 이른바 원전악기로, 당시의 연주법을 구사하는 음악가와 단체가 대거 내한한다. 세계적 명성을 지닌 대표급이 망라되어 있어 음악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2008년 고음악 붐을 선도하는 단체는 영국의 계몽시대 오케스트라(Orchestra of the Age of Enlightenment). 클레어 칼리지 합창단과 내한해 마크 패드모어의 지휘로 27일 예술의전당에서 바흐의 ‘요한수난곡’을 들려준다. 바로크 바이올린의 선주주자인 영국의 존 홀러웨이는 새달 21일 서울 호암아트홀에 이어 24일에는 통영국제음악제에 참여하여 통영시민문화회관 소강당에서 독주회를 갖는다. 바흐의 파르티타 2번 등을 연주한다. 독일의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는 새달 25일 통영시민문화회관과 26일 서울 예술의전당이다. 리더인 고트프리트 폰 데어 골츠가 바이올린을 연주하면서 지휘한다. 모든 프로그램이 바흐로,‘오보에와 바이올린, 현악오케스트라, 바소 콘티누오를 위한 협주곡’ 등이 들어있다. 솔로이스트의 한 사람인 소프라노 캐롤린 샘슨은 이달 계몽시대 오케스트라 연주회에도 출연한다. 영국의 헨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는 5월4일 예술의전당이다. 헨델이 태어난 할레에서 헨델 페스티벌을 주관하는 단체로, 단원들은 모두 슈타츠카펠레 할레 소속. 슈테츠카펠레에서는 현대악기, 헨델 페스티벌에서는 고악기로 연주한다. 소프라노 신영옥이 협연한다. 원전연주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벨기에 바이올리니스트 지기스발트 쿠이켄이 이끄는 라 프티트 방드는 같은 달 21일 같은 장소이다. 최근에 녹음한 비발디의 ‘사계’와 ‘라 폴리아’ 등을 들려준다. 영국의 바로크 바이올리니스트 앤드루 맨지와 하프시코디스트 리처드 이가는 6월14일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1984년 케임브리지대학에서 만난 뒤 악보와 연주기법을 함께 연구하며 아무나 넘볼 수 없는 파트너십을 이루었다. 맨지는 트레버 피노크에 이어 잉글리시 콘소트(English Consort)를 이끌고, 이가는 크리스토퍼 호그우드의 후임으로 고음악 아카데미(Academy of Ancient Music)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10월에는 바로 리처드 이가가 고음악 아카데미를 이끌고 다시 내한하여 23일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다.29일에는 이탈리아 바이올리니스트 줄리아노 카르미뇰라와 베니스 바로크 오케스트라가 같은 장소에서 비발디의 ‘사계’ 등을 연주한다. 11월 2일엔 ‘사계’의 혁신적인 해석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끈 이탈리아 바이올리니스트 파비오 비온디와 에우로파 갈란테가 2004년에 이어 다시 찾아온다.LG아트센터. 스페인 바르셀로나 출신으로 첼로의 조상이라고 할 수 있는 비올라 다 감바 연주의 거장인 호르디 사발과 르 콩세르 나시옹은 12월 21일 예술의전당에서 헨델의 ‘왕궁의 불꽃놀이’, 퍼셀의 ‘요정의 여왕’, 바흐의 관현악 모음곡 등 연말 분위기에 어울리는 바로크 음악의 진수를 마련한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거리 미술관 속으로] (50) 서울삼성병원

    [거리 미술관 속으로] (50) 서울삼성병원

    즐겁고 행복한 일로 병원을 찾는 경우는 많지 않다. 서울 강남구 일원동의 서울삼성병원이라면 얘기가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최근 개원한 암센터 앞에는 10m 높이의 대형 작품인 ‘생·성·21’이 서 있다. 아시아 최고 규모라는 암센터의 푸른색 외관에 대비되는 금빛과 은빛의 작품이 편안함과 최첨단의 이미지를 조화시킨다. 조각가 김인겸씨는 “건강한 잎새가 생동하며 영롱한 물방울 모양으로 높이 솟아오르는 형상”이라면서 “고귀한 생명의 의지와 앞날의 힘찬 희망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도 희망과 건강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에게 전하는 작가의 메시지이다. 1995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한국관이 처음 생겼을 때 한국 대표작가로 참여했던 작가의 작품 ‘묵시공간-우주’(5×2.2×2m·알루미늄)도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 병원 입구에 놓인 엄지손가락은 프랑스 조각가 세자르의 작품이다.2.5m 높이의 이 청동작품은 1960년대 ‘손’을 주제로 한 전시회에서 선보인 것으로, 사실적인 손가락을 표현해 구상조각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사례로 꼽히는 의미를 갖고 있다. 평안을 원한다면 ‘사유소녀상’(95×5×215㎝·화강암)을 찾아가는 것도 좋다. 원로 조각가 최종태씨의 작품으로, 단순하면서도 온화함을 풍기는 소녀의 표정에서 마음의 평정과 따뜻함이 느껴진다. 이밖에도 사물의 관계에 의미를 두는 ‘모노하 운동’을 주도한 거장 이우환씨의 ‘무제’(162×186×48㎝·철과 화강암)도 자리를 잡고 있다. 형식과 격식 없이 그냥 그대로 놓아둔 자유로운 돌과 쇠의 관계를 보는 이들에게 잠시 시름을 잊고 골똘히 생각에 잠기는 여유를 안겨준다. 이밖에도 재일설치미술가 최재은씨의 ‘시간의 방향’, 산업재료를 재활용해 만든 베르나르 브네의 ‘불확실한 선’, 물결치는 평판의 이미지로 한국 추상조각의 디딤돌이라 불리던 전국광씨의 ‘적(積)’ 등 국내외 유명 작가의 조형물과 설치작품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미술작품의 보고(寶庫)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소피아 로렌과의 짧은 만남, 파바로티와의 긴 이별

    소피아 로렌과의 짧은 만남, 파바로티와의 긴 이별

    2007년은 세기의 테너 파바로티가 71세를 일기로 타계함으로써 우리와 이제 긴 이별을 고하였다. 그리고 소피아 로렌이 72세의 미모로 세계적 명성을 가진 피렐리 달력(www.pirellical.com)에 기네스북이 인정하는 최고령 미인 모델로 등장하여 우리 눈을 즐겁게 하였다. 이 뉴스를 들으며 떠오른 추억과 상념이다. 얘기는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의 폴란드 바르샤바 행 비행기 탑승객 대합실에서 우연히 그녀를 만나 같은 비행기로 날면서 대화를 나누게 된 것이다. 그녀의 이름은 슈퍼스타 소피아 로렌이다. 그녀는 당시 이미 환갑이 넘은 나이인데도 놀랍게도 늘씬한 옛 모습을 거의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소피아 로렌이시지요? 만나서 반갑습니다.”내가 말을 건네자, 그녀는 엷은 미소로 답례를 하였다. “나는 현재 폴란드에 주재하면서 현지법인 사장을 하는 한국의 비즈니스맨입니다. 저는 기회가 될 때마다 당신의 영화를 보았어요. 그리고 언젠가 한번은 직접 당신을 만날 날이 있으면 하고 살아 왔어요.” 옆에 집사람이 같이 있어 그 이상 오버할 수는 없었다. 내가 열렬 팬임을 강조하자 그녀는 “저도 폴란드에 행사가 있어 갑니다만 무슨 영화를 봤습니까?”하고 되물어 왔었다. 내가 하녀(La donna del Fiume), 엘시드(El Cid), 해바라기(Girasoli), 흑란(The Black Orchid), 두 여인(La Ciociara) 등을 읊어대자 그제야 그녀의 표정이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그녀는 1959년의 <흑란>으로 베니스 영화제 최우수 여우상을, 1961년의 <두 여인>으로 아카데미상과 칸느영화제 여우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녀는 지금까지 90여 편의 영화에 주연을 맡았다. 그녀는 미혼모, 위안부, 생활력이 강한 가정부인, 러시아 백작부인, 아랍계 여인, 레지스탕스 스파이, 로마황제의 공주, 스페인 귀부인, 미국인 미망인, 술집 여인, 그리스 해변의 해녀, 성폭력피해자 등등 다양한 역을 해내었다. 나의 청춘 소피아 로렌, 그녀의 맘보로 포 강은 푸르다 돌이켜 보면 소피아 로렌에 흠뻑 빠진 것은 내 나이 15세의 사춘기에 마주친 그녀의 출세작 <하녀>(河女, Woman of the River)의 스틸 한 장이었다. 하녀는 <강의 여인>으로 풀어서 말할 수 있는데 그 당시 그녀는 1미터 74센티의 키에 38-24-38의 몸매에 21세의 싱싱한 나이로 일약 세계적 관능 미인으로 뜨게 되었다. 이 영화를 접하고서 그녀는 나의 연상의 연인화되었다. 나는 바로 줄리안 듀비비에 감독의 명작 <나의 청춘 마리안느>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몸부림치며 환상의 여인 마리안느에 빠져드는 사춘기 청년 뱅상(Vincent Loringer)이 된 것이다. 맘보 리듬을 타고 폭발한 야성적인 에로티시즘 영화에서 소피아 로렌은 그의 젊음을 마음껏 발산하였다. 이 영화의 무대인 강은 바로 이탈리아의 포 강이다. 처음에는 포 강 하구의 델타 지역에 있는 뱀장어 통조림 공장의 여직공인 자유분방한 젊은 여성으로, 그리고 후반부에는 바람둥이 어부로서 밀수꾼인 남주인공에 버림받고 사탕수수밭의 일군으로 벗어부친 미혼모로서 그녀의 아름다운 몸매를 남김없이 보여주었다. 특히 마을 댄스파티에서 ‘맘보 바캉’이라는 주제가의 선율 속에 치맛자락을 바람결에 들어 올리며 늘씬한 다리를 뽐내는 육감적인 신은 뭇 사나이들을 뇌쇄시키고도 남음이 있었다. 사실 그녀는 이 주제가 맘보 바캉을 직접 부른 음반을 내기도 하였다. ‘라라라 라라라라 맘보 맘보, 맘보 바캉.’ 그리하여 이 경쾌한 노래로 우리에게 긍정적인 삶을 일깨워줬다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되는 포 강은 이탈리아에서 가장 긴 강으로서 전장 652km로 낙동강 길이보다 30%가량 길고 그 유역 면적은 71,000km²로서 북부 이탈리아의 생활과 문화를 지배하는 중요한 강이다. 코티안 알프스의 몬비소에서 발원하여 베니스 근처의 아드리아 해로 유입되는 강이다. 5개의 하구 델타 유역에는 수백 개의 지류와 운하가 거미줄 같이 얽혀 있다. 이 강은 예사로운 강이 아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우리는 포 강 유역을 무대로 로케한 이탈리아 대표적 명작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19세기 말 지주계급과 농부들의 갈등 속에서 시들어 가는 근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을 그린 라투아다 감독의 <포 강의 물방앗간> (The Mill on the Po), 쫓기는 범인이 숨어든 농장에서 쌀 농사꾼인 풍만한 여인(실바나 망가노 분)과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데산티스 감독의 <쓴 쌀>(苦米:Bitter Rice), 명장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의 단편영화 <포 강의 사람들>(Gente Del Po)이 그 것이다. 파바로티의 노래와 함께 포 강은 오늘도 흐른다. 그런데 이 강은 최근에 반갑지 않은 문제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이 강물의 수질 분석 결과 하루에 2만7천명의 젊은이가 투약할 정도의 코카인 마약 성분이 계속 추출되었으며 그 양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인체의 대소변을 통하여 흘러나왔을 것이니 이탈리아 젊은이의 타락상을 보는 것 같다. 또 하나의 문제는 금년(2007년) 5월에 강줄기의 여기저기에서 바닥이 들어나도록 물이 부족해 졌다는 것이다. 이탈리아는 200년만의 겨울 난동을 겪었고 알프스에 눈이 제대로 오지 않은 결과이다. 인간이 저지른 탄산가스 분출에 따른 업보이다. 이 강의 광활한 유역에는 산업과 문화면에서 유명한 도시들이 포진해 있다. 토리노, 밀라노, 베로나, 모데나 등이 그것이다. 특히 모데나는 바로 20세기 말 최고의 테너였던 파바로티의 고향이며 2007년 9월 6일 그가 숨을 거둔 자택이 있는 곳이다. 그는 1935년 모데나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의 그의 가족은 가난했다. 아버지 페르난도는 빵을 굽는 사람이었고, 어머니는 담배 공장에서 일했는데 불안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출세 후 파바로티는 2005년 9월 12일 영국 BBC 인터뷰에서 오케스트라 총보는 거의 읽을 수 없으나 피아노 파트의 반주용 악보라면 읽을 수 있다고 고백하였다. 학위 위조사건으로 떠들썩한 한국과 달리 그는 이렇다 할 정규대학교육을 받지 않고도 인간은 무한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 그는 보험 외판사원도 했다. 1961년 고향의 극장에서 라보엠의 로돌포 역으로 오페라에 뒤 늦게 데뷔했다. 그런데 출세 후에 더욱 빛을 발한 것은 혼자서 돈을 세면서 호의호식한 것이 아니라 수많은 자선공연을 통하여 뜨거운 인류애를 보여줌으로써 성공한 사람들이 어떻게 사회에 보답해야 하는지를 보여 줬다는 점이다. 그는 고향 모데나에서 각각 보스니아와 이라크 고아와 아프간 난민, 그리고 코소보 난민 등을 위하여 해마다 자선공연을 열었다. 이렇게 해서 적어도 1천 3백만 달러의 모금을 해서 유엔에 협조하였다. 아프간을 돕는다고 몰려가서 돕기는커녕 탈레반 테러범에게 인질이 되어 외신에 의하면 수백만 달러에서 수천만 달러로 추정되는 거액의 몸값을 인질범에게 넘겨주고도 귀중한 인명 피해를 보면서 국제사회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눈총만 키우고 돌아온 우리네 현실에 비해 파바로티에게 배울 점이 많다. 뒤에서 순교운운하면서 이를 합리화하려는 사람들이 있는 데는 더욱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값진 순교를 하려면 뒤에서 남을 시키지 말고 본인들이 가서 몸소 순교하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다. 2001년 서울에서 파바로티의 공연을 보면서 소피아 로렌이 생각나는 또 한 가지 이유가 있었다. 실제로 바람둥이에게 버림받은 미혼모의 딸로 태어나 나폴리 빈민가에서 자라나 고등교육을 제대로 못 받은 어려운 여건을 딛고 일어서서 15살 때부터 영화계에 몸을 던져 드디어 슈퍼스타가 되고 오늘날에는 여러 사회활동을 하는 소피아 로렌과는 인생역정에서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다할 것이다. 포 강의 젖 줄기가 있었기에 이탈리아가 낳은 예술문화계의 남녀 톱스타 즉 소피아 로렌과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있을 수 있었다고 할 수 있다. 하나 더 있다. 포강의 상류에 있는 토리노는 이탈리아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로 피아트본사가 있고 2006년 동계올림픽이 치러진 곳이다. 소피아 로렌은 올림픽 개막식에서 올림픽기를 봉송하는 영광스런 역을 해내었다. 이 개막식에서 파바로티는 생애 마지막 공연이 된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 의 아리아 ‘공주는 잠 못 이루고‘를 불러 오랜 기립 박수를 받았다. 결국 이 두 슈퍼스타의 출세는 포 강에서 시작되고 포 강가에서 완성된 느낌이다. 포 강의 쿠르즈 십 ‘리버 클라우드’ 호를 타면 9일 동안 이들 도시의 상당 부분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삶과 꿈, 마이 웨이 지금도 나는 비디오로 떠서 소장한 그녀의 영화 <하녀>에서 그녀의 맘보 바캉을 때때로 감상하며 젊은 날의 아린 추억을 떠올리곤 한다. 그러고 있노라면 소피아 로렌 그녀가 남긴 다음과 같은 어록이 생각난다. “사람들은 그저 어떤 것을 원한다고 하지요. 그러면서도 그걸 이뤄낼 힘인 절제로 단련하는 데는 게을리 하지요. 사람들이 약한 겁니다. 당신이 무엇인가를 정말 지독히 원한다면 당신은 그것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Many people think they want things, but they don’t really have the strength, the discipline. They are weak. I believe that you get what you want if you want it badly enough.) 글 최정호 한양대 겸임교수, 경영학박사, <CEO여 문화코드를 읽어라>의 저자 월간 <삶과꿈> 2007년 11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매리언 존스 결국 징역 6개월 실형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거든다 한들 매리언 존스를 교도소 밖으로 끄집어낼 수 없을 것이다.´ AP통신이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들통나 올림픽 금메달을 죄다 박탈당한 육상 단거리 여왕 존스(32·미국)가 세 차례나 연방 수사관들에게 거짓 진술을 한 혐의로 징역 6월을 선고받은 사실을 보도하면서 첫 문장으로 뽑은 내용. 존스는 얼마 전 이미 부와 사회적 지위, 건강을 잃었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해줄 것을 탄원했는데 이때 변호인이 셰익스피어의 작품 ‘베니스의 상인’의 구절을 인용,“자비란 쥐어짤 수 있는 것이 아니오.”라고 전제하면서도 뉴욕 화이트플레인스 지방법원의 케네스 카라스 판사에게 “따듯한 가슴으로 숙고할 것”을 권했던 것. 그러나 지난 12일 카라스 판사는 존스가 베이지역공동연구소(BALCO) 약물 스캔들과 관련해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수사관들에게 거짓말을 함으로써 정당한 법집행을 방해했다고 판시했다. 존스는 형 집행이 끝나는 시점부터 2년간 보호관찰을 받아야 하고 400시간의 사회봉사를 수행하라는 명령도 함께 받았다. 형 집행은 3월11일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토요영화] 13 자메티

    [토요영화] 13 자메티

    ●13 자메티(EBS 세계의 명화 오후 11시) ‘13 자메티’(2005)는 흑백 영상으로 이뤄진 한편의 강렬한 아포리즘이다.86분짜리 이 영화에는 죽음과 공포에 대한 은유가 가득하다. 제목의 ‘자메티(Tzameti)’는 그루지야어로 ‘13’을 뜻한다. 흔히 불길한 숫자로 받아들여지는 이 숫자는 주인공이 룰렛 게임에서 부여받은 등번호이기도 하다. 프랑스로 이민 온 그루지야 출신 집수리공 세바스찬(게오르기 바블루아니)은 새로 지붕 수리를 맡게 된 집에서 일하던 중 우연히 집주인에게로 온 편지 봉투를 열어보게 된다. 그 속에는 파리행 열차 티켓과 호텔예약 확인서가 들어있다. 세바스찬은 이것이 어쩌면 가난한 자신에게 ‘대박’을 안겨다줄 수도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집주인 대신 길을 떠나는 세바스찬. 파리에 가서 지정된 호텔에 숙박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다음 행동 지시를 받는다. 지침대로 움직이던 세바스찬은 어느 숲속의 저택에 도착하게 된다. 하지만 이상한 낌새를 알아채곤 얼른 도망치려 한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결국 붙잡힌 채 저택에서 벌어지는 기괴한 게임에 선수로 참가하게 된다. 모두 13명이 참여하는 이 게임은 원형으로 둘러선 선수들이 전등이 켜지는 순간 제 앞사람을 겨눈 방아쇠를 잡아당기는 집단 러시안 룰렛 게임이다. 최후의 한 명이 남을 때까지 진행되며, 생존자는 85만 유로의 상금을 받게 된다. 선수들이 목숨을 건 혈투를 벌이는 동안 이들에게 돈을 건 도박사들 간의 협상과 거래도 계속된다. 죽음의 공포로 일그러진 얼굴과 이득에 혈안이 되어 번득이는 눈빛의 대조가 선명하다. 독창적인 아이디어임에도 영화사가 자금지원을 꺼리자, 당시 26세의 젊은 감독 젤라 바블루아니는 러시안 룰렛 장면을 먼저 찍어 보여준 뒤 합격점을 얻었다. 그렇게 어렵게 완성한 영화로 바블루아니는 2005년 베니스 영화제 신인감독상과 이듬해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거머쥐었다. 올해 하반기 중 할리우드에서 완성될 리메이크판까지 직접 메가폰을 잡기로 했다니, 이 젊은 감독의 행보가 어디까지일지 사뭇 기대된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지자체 ‘대운하 시대’맞이 잰걸음

    지자체 ‘대운하 시대’맞이 잰걸음

    새해 벽두부터 한반도 대운하가 속도를 내자 전국이 요동치고 있다. 운하사업에 편승해 지역 발전을 꾀하려는 지자체들이 발빠르게 대응하고 나섰다. 반면 환경단체들은 환경 재앙과 식수원 오염, 비효율성 등을 들어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린벨트 풀어 조성… 경북 등 전담팀 구성 부산시는 경부운하 건설을 기회로, 아름다운 운하도시로 만들어 아시아의 베니스를 꿈꾼다. 강서구 일대 개발제한구역(3300만여㎡)을 푼 뒤 경부운하의 기·종점인 명지지구에 운하 핵심도시를 만든다는 복안이다. 물론 배후에는 복합물류단지와 첨단산업단지로 꾸민다. 대구시는 8월까지 용역이 나오는 대로 대구지역 낙동강 운하개발 기본계획을 마친다. 한강과 낙동강 수계의 연결, 대구지역 낙동강 연안 산업단지 개발, 부두·여객·화물터미널 구축 등이 골자다. 앞서 시는 국가산업단지 공업용수 확보, 낙동강 치수 종합대책 등을 검토 중이다. 대운하 건설·관리를 담당할 ‘운하청’을 대구로 유치하기로 했다. 경북도는 대운하 전담팀을 구성하고 3월까지 낙동강 프로젝트를 마무리,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낙동강 프로젝트는 생태관광, 유교 문화교육, 고대 문화보전 등 6개 권역으로 나눠 개발하는 것이다. 도는 대운하가 당초 물류 중심에서 생태·관광·레포츠 개념을 포용하는 의미로 확대·보완된 점을 주목한다. 경남도도 남해안시대 프로젝트를 운하사업과 연계한다. 되풀이되는 낙동강 주변 홍수 피해를 줄이는 치수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밀양·남지·합천 터미널에 크루즈 전용 부두를 설치, 부산·마산항 등에 입항하는 국제 크루즈와 묶어 내륙관광사업을 밀어붙인다. 신공항 건설지인 밀양을 항만·항공 운송의 거점으로 개발한다. 낙동강 지류인 남강과 황강의 준설과 생태환경 복원사업도 같은 맥락에서 추진한다. 강원도는 남한강과 섬강이 만나는 원주시 문막읍 후용리에 경부운하 원주 터미널을 세운다. 이곳을 횡성과 연계해 산업물류·관광·레저의 중심지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도는 취수원을 강변 지하수로 바꿀 경우 팔당 상류지역인 강원도 영서지역의 상수원보호구역 해제에 따른 발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친다. 충북 충주시 관계자는 “경부운하가 개발되면 2011년 완공 목표로 올해 착공한 충주호 아래 조절지댐인 탄금호변의 유엔평화공원이나 세계무술테마파크 사업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남, 영산강프로젝트 조기 완성 촉매 기대 전남도는 영산강 프로젝트를 조기에 완성할 수 있는 호남운하 계획을 아주 반긴다. 영산강 뱃길 복원(폭 75m, 수심 6.1m)과 수질 개선을 핵심으로 하는 이 프로젝트는 사업비가 만만찮아 전남도로서는 해묵은 숙제였다. 도는 영산호 배수갑문 철거나 통선문 설치, 강바닥 준설과 준설토 처리, 선박이 통과하는 다리의 높이 등 걸림돌을 체계적으로 정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알린다는 계획이다. 박준영 전남지사는 “영산강 운하는 영산강 강변도로 개설, 나주에 건설 중인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해남·영암 관광레저기업도시, 영산강 유역 고대문화권 개발계획 등을 앞당기는 촉매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영산강 운하의 최대 수혜자가 될 나주시는 이달 안으로 운하 태스크포스팀을 꾸린다. 신정훈 나주시장은 “영산강 뱃길 복원과 생태계 복원은 인근 8개 시·군의 물류·관광·소득사업과 직결돼 있으나 막대한 사업비 마련이 고민이었다.”고 털어놨다. 충남도는 호남 운하보다 서해안을 거쳐 경인운하로 들어가는 게 훨씬 유리하다는 반응이다. 충남 부여군 관계자는 “금강 주변 자치단체들은 백제 때처럼 서해안에서 배를 타고 금강을 거쳐 서천·부여·공주까지 들어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들은 오염·경제성 등 들어 반대 목청 높여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한목소리로 대운하 계획을 성토하고 있다.180여개 환경운동단체들로 구성된 경부운하저지국민행동은 대운하 건설 전에 국민투표 실시를 촉구하고 있다. 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대표는 “영산강 운하를 물류가 없고 물이 없고 경제성이 없는 3무 운하”라며 “주민들을 대상으로 대운하의 부당성을 알리겠다.”고 강조했다. 전국종합·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열린세상] 색 계,다이아몬드와 브람스/ 최병서 동덕여대 문화경제 교수

    [열린세상] 색 계,다이아몬드와 브람스/ 최병서 동덕여대 문화경제 교수

    얼마 전 한 5년 만에 영화관을 찾았다. 몇달 전 이 영화가 베니스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는 기사를 본 후 언젠가 봐야지 하는 숙제를 한 셈이다. 이 영화는 일본이 중국을 점령하고 있던 당시 상하이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최근 중국 본토에서 많은 사람들이 홍콩으로 무삭제판을 보기 위해서 몰려들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색과 계는 두가지 서로 다른 대립적 요소의 구도를 설정한다. 색은 인간이 가진 본능적 욕구를 상징하며 감정적 정열에 의해서 지배되며, 계는 그것에 대한 경계, 금지를 의미하며 이성적 통제에 의해서 규정된다. 리안 감독은 투철한 목적에 뿌리를 두고 있는 금기가 인간 열정의 저항할 수 없는 표출로 인하여 어떻게 깨어지게 되는지 화면을 통해서 섬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데 50대의 중년 여성들로 보이는 몇 사람이 나누는 대화를 듣게 되었다. 한 여인이 “여자는 보석에 약해. 다이아몬드가 너무 예쁘니 그럴 수밖에….” 다른 여인들도 맞장구를 친다. 딱히 틀린 얘기는 아니다. 신파조로 말하자면 주인공 탕웨이는 마치 ‘김중배의 보석이 탐이 난 심순애’와 다를 바 없게 되었다. 다이아몬드는 이 영화에서 중요한 상징이자 시그널이다. 영화 앞부분에 몇 여자들이 모여 마작을 하면서 보석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나온다. 리안 감독은 여기에 마지막 극적 장면에 대한 라이트모티브, 즉 복선을 깔아놓았다. 다이아몬드는 경제학적으로 보면 아주 논란거리 재화다. 우선 다이아몬드처럼 그 재화의 사용가치와 교환가치가 엄청나게 차이가 나는 재화는 좀처럼 찾기 어렵다. 그래서 재화가치에 대한 한계효용이론이 등장하기 전까지 고전학파 경제학자들은 이 문제를 퍼즐로 생각했고, 그래서 ‘가치의 역설’이라는 논제가 등장했을 정도였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두 주인공에게 다이아몬드는 사실 중요한 가치를 갖지 못한다. 단지 이것을 매개로 두사람은 마음에 미묘한 떨림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리안 감독은 이 메시지를 전하는 데 대단한 공을 들인 듯하다. 그는 다이아몬드 원석을 보는 장면과 마지막에 량차오웨이와 같이 반지를 찾는 장면에서 주인공 탕웨이의 얼굴 표정을 현미경을 들여다보듯이 앵글을 맞추고 있다. 그러면서 량차오웨이의 대사에 그녀의 마음을 미묘하게 움직일 대사를 준비해놓고 있다.“나는 다이아몬드에 별 관심이 없다고, 단지 당신 손에 낀 반지가 보고싶을 뿐이라고….’ 여기서 그녀의 심금이 떨림으로써 계를 파기하게 만드는 것이다. 영화 전편을 통해서 극적인 긴장감을 주는 배경음악이 깔리지만 단 한 대목에서 이안 감독은 고전음악 한 작품을 차용한다. 그 음악은 바로 계(戒)의 음악이다. 그는 브람스가 말년에 쓴 아주 소박한 왈츠 가운데 인테르메조를 두 사람이 처음 만나서 식사를 하는 장면에 집어넣었다. 이 간주곡은 브람스가 슈만의 부인인 클라라에게 일생동안 품었던 깊은 연모의 정이 흘러넘치는, 그러나 아주 절제된 멜로디다. 감독은 이 음악을 통해서 량차오웨이가 말로는 표현하고 있지 않지만 그녀에 대한 깊은 관심을 관객들에게 시그널링하고 싶었을 것이다. 다이아몬드가 물질적인 소유의 본능을 상징하는 것이라면 브람스의 간주곡은 그에 대한 절제와 금욕을 표상하는 음악인 것이다. 브람스가 흐르며 코냑이 반주로 곁들여지는 이 식사장면은 이 영화에서 가장 우아한 장면이다. 우리도 한번 ‘음식은 맛이 없지만 얘기를 나누기에는 더없이 좋은’ 그런 식당을 찾아서 리안 감독이 우리에게 주려고 한 메시지를 다시 음미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리안 감독, 그는 역시 명불허전이다. 최병서 동덕여대 문화경제 교수
  • CGV, 국제영화제 원정대 모집

    멀티플렉스 극장체인 CGV는 2008년 한해 동안 세계 3대 영화제(베를린, 칸, 베니스 영화제)의 생생한 소식을 전해줄 ‘영화제 원정대’를 모집한다.CGV와 포털사이트 다음 등이 공동진행하는 이 이벤트를 통해 영화제마다 10명씩의 원정대가 선발되며, 원정대는 영화제 참석뿐 아니라 유럽의 도시들을 여행할 기회도 얻는다.1기 베를린 원정대는 내년 1월9일까지 모집한다.www.cgv.co.kr
  • “광화문에 뜬 달 보며 새 대한민국 꿈꾸세요”

    “5000년 한민족의 이야기로 광화문을 만들었습니다. 국민들이 광화문의 달을 보면서 새로운 대한민국과 세계를 꿈꿨으면 바랄 게 없겠어요.”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강익중(47)씨의 초대형 작품이 광화문 복원 현장에 가림막으로 선보인다. ●달 그림 2611개 모자이크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강씨는 17일(현지시간) 맨해튼 작업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광화문 복원현장에 전면 가림막으로 폭 41m, 높이 27m의 설치작품 ‘광화문에 뜬 달’(부제:산, 바람)을 이달 말 선보인다고 밝혔다. 작품은 가로, 세로 60㎝의 나무합판에 민족의 염원을 담은 달(항아리)을 그려 넣은 그림 2611개를 모자이크처럼 만들어 인왕산 등 우리나라의 산을 형상화한 배경화면과 함께 광화문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강씨는 문화재청으로부터 복원현장 작품 설치 작가로 선정된 뒤 6개월간 작품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준비했다. 거의 매일 새벽까지 작업했다는 그는 “조국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늘 해왔다.”고 덧붙였다. 작품의 하단에는 광화문에 실제 사용됐던 3개의 문이 설치되고 그 안쪽에는 지난 1년간 고궁을 방문해 문화재 그리기에 참여했던 우리나라 어린이 3000명과 다른 나라 어린이 2000명의 그림이 실사출력 방식으로 함께 전시된다. 강씨는 “어린이 그림을 10년 만에 30만장 정도 모았다.”면서 “어린이들의 꿈을 통해 세계를 보면 남북한은 물론 전 세계를 연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8일쯤 첫선… 2009년 9월까지 전시 광화문 복원 현장에서 설치작업이 진행 중인 작품은 오는 28일쯤 공개된 뒤 공사가 끝나는 2009년 9월까지 전시될 예정이다. 홍익대 서양화과 출신으로 1997년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상을 받은 강씨는 세계 25개국의 아동병원에 벽화를 설치하고 있으며 지난 6월 독일에서 열린 G8(선진 7개국+러시아) 정상회담에 대형 설치작품을 선보여 주목받기도 했다. 송한수기자·뉴욕 연합뉴스 onekor@seoul.co.kr
  • [문화플러스] 이집트 작가 아메르 개인전

    1999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유네스코상을 받은 이집트 출신의 화가 가다 아메르의 작품 전시회 ‘또 하나의 봄’전이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 신관 1,2층에서 열리고 있다. 작가는 에로틱한 이미지를 물감과 자수(실)로 표현하는 독특한 화법을 구사했다. 이란 출신의 레자 파콘데와 공동작업한 작품들도 ‘합작 드로잉’전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선보이고 있다. 목탄 물감, 자수 등 다양한 매체를 동원한 개성 넘치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내년 1월13일까지.(02)733-8449.
  • 당신 삶의 가치를 바코드에 넣는다면…

    당신 삶의 가치를 바코드에 넣는다면…

    1995년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상을 받은 국내 대표적 설치미술 작가 전수천(60·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 교수)의 새 화두는 ‘바코드’이다. 바코드는 현대사회 만물의 가치 척도다. 그러고 보면 작가에게 그것이 어떤 메시지로 다가가 있을지 막연히 넘겨짚히기도 한다.“3년 전쯤 물건을 사러 갔다가 돈이 모자라서 집으로 되돌아온 일이 있었다.”는 그는 “까만 선들의 기계적 배열일 뿐인 바코드가 모든 가치를 결정하고 그것에 세상이 휘둘린다는 생각이 그때 번쩍 들었다.”고 했다. 그렇게 인연이 된 바코드 작품들이 이번엔 미국에 간다. 뉴욕 화랑가인 첼시의 ‘화이트 박스’에서 내년 1월22일부터 2월23일까지 한달동안 ‘바코드로 읽는다’(Reading Beyond Bar Codes) 초대전을 갖는다. 화이트 박스는 비영리기구가 운영하는 대안공간 성격의 전시공간. 열차로 미국 대륙을 횡단한 대형 설치프로젝트(움직이는 드로잉·2005년)를 선보인지 햇수로 2년 만의 미국전시이다. “바코드 작품들을 만드는 내내 스스로에게 끝없이 자문한 게 ‘내 삶의 가치는 얼마나 되는가?’였어요. 관람객들에게 던지고픈 메시지도 똑같습니다. 자신의 삶의 가치가 진정 어느 정도인지, 한번쯤 성찰해보자는 의미지요.” 서울 성북구 석관동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작업실에서 막바지 준비에 한창인 작가는 “(바코드의)선과 선 사이 미묘한 간극에 통제된 우리 모두의 자화상을 돌아봤으면 한다.”고 작품의도를 덧붙여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일 작품은 9점. 어른 키높이의 대형 지구본에 장난감 냄비 카메라 바퀴 등 온갖 잡동사니들을 오브제로 붙인 ‘사물에서 상상을 읽다’, 모조 반가사유상을 바코드가 새겨진 쇳덩이 위에 앉혀놓고 인식의 차이를 은유한 ‘헤아릴 수 없는 가치’, 바코드 선으로 채워진 마룻바닥 위의 바코드 방석에 앉아 관람객 스스로의 가치를 재보게 하는 ‘나를 읽는 오브제’ 등이다. 동심을 부추기는 장난감 오브제를 많이 동원한 ‘사물에서 상상을 읽다’에는 전쟁, 환경오염 등의 강렬한 메시지를 숨겨놓기도 했다. “여지껏 작품생활을 해오면서 지구본에 붙일 오브제를 고르느라 고물상을 뒤질 때 만큼 신났던 적이 없었다.”는 작가는 “바코드 방석의 마지막 두 자릿수를 비워놓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도 무척 즐거웠다.”고 했다. 길쭉한 바코드 탁자 위에 오래된 사발을 올려놓은 작품 ‘생각을 담는 샘’도 작업 과정 그 자체가 희열이었다고 말했다.“황학동을 뒤져 원하던 그릇을 찾았는데, 미술작업이 이런 기쁨을 줄 수도 있구나 새삼 느꼈다.”는 그다. 2년 전 미국 대륙횡단전은 야심차게 덤벼들었으나 곤욕도 많이 치러야 했다. 흰 천을 덮은 열차 15량이 미국 동부 뉴욕에서 서부 로스앤젤레스까지 5500㎞를 횡단한 프로젝트에서 “왜 하필이면 흰색 천이냐?”는 등 현지의 삐딱한 시비에 휘말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몇번이고 “작품을 할 수 있어, 살고 있다는 사실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뉴욕의 낯선 공간을 상상의 힘 하나로 밝힐 그 시간은 또 얼마나 행복할까. 글 사진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토요 영화] 리턴

    [토요 영화] 리턴

    ●리턴(EBS 세계의 명화 오후 11시) 형제인 안드레이(블라디미르 가린)와 이반(이반 도브론라보프)은 할머니, 어머니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두 소년이 집으로 돌아왔을 때,12년 동안이나 집을 떠나 있던 아버지(콘스탄틴 라브로넨코)가 돌아와 잠을 자고 있다. 사진으로만 봐왔던 아버지를 난생 처음 만난 형제들은 당혹스러워한다. 저녁식사를 마친 다음날, 아버지는 두 아들을 데리고 낚시 여행을 떠난다. 여행의 목적은 서로 친해지는 것이었지만, 오랫동안 떨어져 있던 탓인지 두 형제는 아버지가 불편하기만 하다. 더욱이 아버지는 강압적이고 시종 명령조로 이야기한다. 또 일정도 마음대로 바꾸는 등 제멋대로다. 그러나 형 안드레이는 여행을 하면서 저도 모르게 아버지에게 강한 유대감을 갖게 된다. 하지만 동생 이반은 아무것도 해준 것 없이 자신들을 꾸짖기만 하는 아버지에게 반항심을 품게 된다. 이처럼 아버지에 대해 서로 다른 감정을 갖게 된 형제들은 점점 사이가 벌어진다. 어색한 관계로 꼬여버린 여행은 드디어 목적지인 ‘섬’과 조우한다. 두 아들은 이 섬에서 또 다른 아버지의 면모를 목격한다. 양파 껍질처럼 겹겹이 싸여있던 아버지에 대한 의문들. 지난 12년 동안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왜 이제서야 돌아와 가족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지 등에 대해 한꺼번에 실마리를 풀게 된다.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영향을 받은 안드레이 즈비아진세프 감독의 데뷔작 ‘리턴’은 마치 타르코프스키의 귀환을 보여주듯 그의 작품 ‘솔라리스’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들로 가득하다. 또 성서의 코드들을 바탕에 깔고 있어 숭고미와 품격미가 넘쳐난다. 아버지에게 반항하는 이반은 구약성서에서 신의 뜻에 의심이 가득했던 이반과 이름이 같고,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을 상징하는 이미지가 삽입되기도 한다. ‘리턴’의 주연배우 블라디미르 가린은 영화가 완성된 지 얼마되지 않아 호숫가에서 추락사한다. 수영을 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인데, 이 호수는 영화의 첫 장면에 등장한 바로 그 호수이기도 했다.‘리턴’으로 2003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과 최우수 데뷔작품상을 수상한 안드레이 감독은 시상식에서 “이 모든 영광을 블라디미르 가린에게 바친다.”는 말로 안타까움을 대신했다.15세 이상 관람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일요 영화] 하류인생

    [일요 영화] 하류인생

    하류인생(SBS 시네클럽 밤 1시5분) 이제는 톱배우 반열에 올라선 조승우의 2004년 출연작. 그를 ‘춘향뎐’으로 데뷔시킨 임권택 감독의 99번째 영화이기도 하다.1950∼70년대 자유당 말기부터 유신시대까지 격동의 시대를 살아내야 했던 한 남자의 삶과 사랑을 주제로, 제61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공식경쟁부문에 초청되기도 했다. 이승만 자유당 정권 말기에 거리엔 온통 시위대의 물결이지만, 고등학교 3학년생인 태웅(조승우)은 그런 상황에 별 관심이 없다. 그는 친구의 복수를 위해 이웃 학교에 갔다가 승문(유하준)의 가족과 묘한 인연을 맺게 된다. 승문의 아버지가 무소속으로 출마한 선거 유세장은 자유당의 사주를 받은 정치깡패들의 난입으로 아수라장이 되고 승문의 누나 혜옥까지 봉변을 당하자, 분노한 태웅은 깡패들을 제압하고 명동파 보스의 신임을 얻는다. 비슷한 시기에 혜옥도 인근 지역 교사로 발령이 나면서 두 사람은 점점 가까워진다. 한편 명동파와 라이벌인 재룡이파의 대립은 격화되고 결국 명동파는 재룡이파의 배후인 자유당의 음모로 와해된다. 결국 중간보스였던 오상필(김학준) 밑에서 해결사 노릇을 하며 살게 된 태웅. 전직 의원이 떼먹은 빚을 받으러 다니다가 4·19 시위대 속에서 대학생이 된 승문과 마주친다. 교편생활을 하던 혜옥과도 재회한 그는 그녀와 결혼식을 올린 뒤 건달 인생을 청산하고 영화제작업자로서 새 출발을 한다. 그러나 고생 끝에 완성한 첫 영화는 참담한 실패로 이어지고, 빚더미에 앉은 태웅은 다시 오상필을 찾아간다. 오상필을 통해 미군을 위한 시설물을 짓는 군납업자들의 모임인 친목회 일을 하게 된 그는 군납업계의 비정한 생리에 눈을 뜬다. 영화는 주인공이 4·19,5·16,10월 유신 등 현대사의 소용돌이에 쉼없이 휩쓸리는 과정에 주목한다. 당시 ‘누구 하류 아닌 놈 있으면 나와봐!’라는 인상적인 카피로 눈길을 끌었던 이 작품은 제작자인 태흥영화사 이태원 사장의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했다. 다소 나열식의 전개가 지루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거장 콤비’ 임권택과 정일성 촬영감독의 열정과 조승우·김민선의 사실적인 연기는 평가할 만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뉴욕 흔드는 한국 작가 그들을 주목하라

    뉴욕 흔드는 한국 작가 그들을 주목하라

    ‘현대미술의 메카’ 뉴욕에서 활동하는 한국 작가는 어림잡아 2000명쯤 된다. 그들 중에는 소더비·크리스티 경매에서 나날이 주가를 올리는 스타도 있고, 인정받는 그날까지 ‘청년작가’를 고집하며 붓을 놓지 못하는 환갑 가까운 무명작가도 있다. 무엇이 그들을 ‘무한 열정’으로 이끄는 것일까. 서울 예술의전당이 의미 깊은 전시를 기획했다. 뉴욕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한국 작가 19명을 선정해 16일부터 다음달 21일까지 한가람미술관에서 ‘세계 속의 한국미술-뉴욕’전을 연다. 세계미술의 중심에서 당당히 경쟁하고 있는 작가들의 평면회화·설치작품 등 모두 33점을 초대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19명에는 국제비엔날레에 초청되고 소더비·크리스티 등의 경매에서 성과를 올렸거나 권위있는 기금을 수상한 중진 9명과 한창 주목받는 신인 10명이 포함됐다. 강익중 김옥지 김웅 민병옥 배소현 변종곤 임충섭 조숙진 최성호 등 역경을 뚫고 뉴욕무대에 뿌리내린 1세대 작가들의 근작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드문 기회이다. 1997년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상을 수상한 강익중의 신작이 눈에 띈다.4400개 패널 조각으로 이뤄진 가로 8m 크기의 신작 ‘산, 바람’이 이번에 첫선을 보인다. 지난해 1월 국제갤러리에서 전시를 연 임충섭은 한국 전통악기를 변형한 설치작품을, 올해 아르코미술관에서 버려진 폐품으로 만든 설치작품을 선보인 조숙진도 70개의 금속통을 5줄로 쌓아올린 설치작품 등 다수의 근작을 낸다. 미국 다문화주의에 천착해온 최성호는 다양한 뉴스기사들을 이어붙인 작품을 내놨다. 신진 작가들이 선보이는 일련의 작품을 통해서도 동시대 미술계 한국 작가의 위상을 엿볼 수 있다. 고상우 김민 김신일 김주연 김진수 미키리 박처럼 윤희섭 조소연 한경우 등 10명의 작품들이 현대미술의 이슈를 생동감 있게 전달한다. 모두 뉴욕 미술계 평론가들의 추천을 받은 이들이다. 종이 위에 뾰족한 도구를 이용해 눌러 그린 드로잉과 영상작품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드는 작품들에선 주류 진입을 넘보는 신예들의 혈기가 그대로 읽힌다. 2000여명의 작가군에서 최종명단을 선정하는 작업이 쉽지 않았다는 게 예술의전당측의 설명. 김미진 전시감독은 “서도호나 김수자 등도 뉴욕에서 활동하지만 일정이 맞지 않았고, 한국인의 피를 이어받았지만 미국 국적인 이민 1.5세대 작가 등도 제외했다.”면서 “동양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등의 진부한 주제가 아니란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인적 이야기로 국제무대에서 과감히 정면승부를 거는 신진들의 작품을 특히 눈여겨보라는 주문이다. 예술의전당은 앞으로 파리, 런던, 로마 등 유럽지역과 일본에서 활동하는 작가들도 해마다 한차례씩 기획전을 통해 소개할 계획이다.(02)580-1276.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감성+팀워크’ 3세대 CEO가 뜬다

    ‘감성+팀워크’ 3세대 CEO가 뜬다

    시대에 따라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갖춰야 할 미덕도 변한다. 고도성장시대엔 두둑한 배포로 기업 외형을 넓힌 제국건설형 CEO가 제격이었고, 경기침체와 기업 부정부패사건이 횡행하던 시기에는 깔끔하게 문제를 처리하는 해결사형 CEO가 각광받았다. 각각 1세대와 2세대로 분류되는 이들에 이어 최근 새로운 유형의 3세대 CEO가 뜨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재즈 6중주단처럼 완벽하게 조화를 이뤄내는 팀화합형 CEO”를 3세대 CEO의 특징으로 꼽았다. 1세대 CEO들은 1970년대부터 시작된 경제적 격변기를 거쳐 1990년대 대규모 인수·합병을 통해 거대한 제국을 건설했다. 씨티그룹의 스탠퍼드 웨일, 타임워너의 제럴드 레빈, 제너럴일렉트릭(GE)의 존 웰치, 디즈니의 마이클 아이스너 등이 대표적이다. 2세대 CEO들은 달라진 기업환경 속에서 1세대가 남긴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주력했다. 거품붕괴와 부정부패로 얼룩진 기업을 정상화시키고, 단기간에 실적을 올려야 하는 임무를 떠맡았다. 씨티그룹의 찰스 프린스와 타임워너의 리처드 파슨스 등이 여기에 속한다. 그러나 2세대 CEO의 대표 주자였던 프린스와 파슨스가 최근 잇달아 사퇴 의사를 밝히고, 메릴린치의 스탠리 오닐도 지난달 말 실적 부진으로 해고되면서 이제 3세대 CEO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워런 베니스 남캘리포니아대 경영학 교수는 “오닐은 해고하지 말아야 할 사내 경쟁자들을 쫓아냈고, 프린스는 자신의 조직을 구축하는 데 실패했다.”면서 “이에 따라 앞으로는 조직화합형 CEO가 새로운 유형의 리더로 각광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3세대형 CEO로는 프록터앤드갬블(P&G)의 A G 래플리와 보잉의 제임스 맥너니, 제록스의 앤 멀케이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제국건설형 CEO들이 지녔던 거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만심 없이 직원들에게 따뜻함을 보여주는 지도자들로 꼽힌다. 신문은 경영대학원들도 ‘CEO 3.0’시대에 발맞춰 교육과정을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예일대 경영대학원은 지난해 개인적인 전문지식보다 효율적인 조직구축 능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커리큘럼을 바꿨다. 미래의 경영자가 되기 위한 훈련의 하나로 학생들이 교수, 직원들과 함께 팀을 만드는 경험을 쌓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의 마이클 어심 교수는 “외부 환경에 좌우되지 않고 꾸준한 성장을 이뤄내려면 조직을 잘 관리하는 창의적이고 개혁적인 리더가 바통을 이어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극단 미추 마당놀이 ‘쾌걸박씨’전 16일부터

    극단 미추 마당놀이 ‘쾌걸박씨’전 16일부터

    올해도 어김없이 마당놀이의 계절이 돌아왔다. 농한기에 마당에서 벌였던 민속놀이인 마당놀이가 1981년 체육관에서 공연으로 처음 선보인지 이제 27년이 됐다. 매년 20만명이란 기록적인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적 공연양식으로 자리잡은 2007 마당놀이는 ‘쾌걸박씨’다. 매년 연말이면 허생전, 별주부전, 놀부전, 배비장전 등 전통적 인물을 새롭게 해석해냈던 마당놀이의 올해 주인공은 박씨다. 쾌걸박씨의 토대가 되는 박씨전은 조선시대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비록 얼굴은 못생겼지만 남성 못지않은 활약을 보여주는 여성 박씨를 주인공으로 한 역사소설. 여기에 그리스 작가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 ‘리시스트라테’가 절묘하게 배합된다.‘리시스트라테’는 오랜 전쟁에 염증을 느낀 아테네 여인들이 적군인 스파르타의 여인들과 함께 남편과의 잠자리를 거부하는 섹스 스트라이크로 단결하여 평화를 이끌어낸다는 내용. 연출은 극단 미추의 대표인 손진책씨가 맡았으며, 극본은 주목받는 젊은 극작가 배삼식씨가 썼다. 배씨는 재작년 셰익스피어의 고전 ‘베니스의 상인’을 ‘마포황부자’란 마당놀이로 재탄생시켜 서양과 동양의 고전을 결합하는 재능을 선보인 바 있다. 주인공 박씨는 마당놀이의 영원한 주인공 김성녀씨가, 그의 남편 이시백은 윤문식씨가 맡았다. 웃음과 해학 속에 풍자를 담아온 마당놀이의 특징은 올해도 어김없다. 대선에서 어떤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얘기부터 신정아씨 사태, 미국 쇠고기 수입문제 등 올 한 해 대한민국을 들끓게 했던 시사문제들도 속시원하게 마당에서 소리 한판으로 풀어나갈 예정이다. 16일∼12월22일까지. 장충체육관. 화·수·목 오후 7시30분, 금·토 3시·7시30분, 일 2시·6시.2만 5000∼3만 5000원.(02)368-1515.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中언론 “‘색, 계’ 탕웨이는 포스트 장쯔이”

    中언론 “‘색, 계’ 탕웨이는 포스트 장쯔이”

    영화 ‘색, 계’의 탕웨이가 세계적인 스타가 된 장쯔이(章子怡·27)의 뒤를 잇는 ‘포스트 장쯔이’로 떠오르며 중국언론들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두 사람은 모두 어린 나이에 연예계에 입문, 같은 북경중앙연극학원을 졸업하고 장이모(張藝謀)와 리안이라는 유명 감독을 만나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점이 똑같다. 최근 유명 포털사이트 ‘163.com’은 장쯔이와 탕웨이의 데뷔 초기와 영화배우로서의 성장과정을 비교해 눈길을 끌었다. 1. 데뷔 장쯔이: 16세때 처음 영화에 출연해 연기에 두각을 나타냈으며 당시 청순하고 깨끗한 이미지로 데뷔하자 마자 큰 관심을 받았다. 탕웨이: 16세 때 광고모델로 연예계에 입문했으며 순수한 외모와 중성적인 이미지로 주목을 받았다. 2. 학생 시절 장쯔이: 1996년 북경중앙연극학원에 입학, 활발한 성격과 뛰어난 연기실력으로 주변의 관심을 독차지 했다. 탕웨이: 2000년 같은 학원에서 영화감독론을 전공한 이색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를 가르쳤던 한 교수는 “연약한 외모에 강한 개성이 숨겨져있다.”고 평가했다. 3. 작품 장쯔이: 장이모 감독의 ‘집으로 가는 길’(The Road Home)이 2000년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을 받으며 세계적인 배우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탕웨이: 리안감독의 ‘색, 계’가 2007년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으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으며 격렬한 정사신과 뛰어난 내면연기로 큰 호평을 받았다. 4. 평가 장쯔이: 중국내에서 뿐 아니라 서양에서도 ‘서양인이 생각하는 가장 아름다운 아시아 여인’이라는 호평을 듣는 명실공히 최고의 아시아 여배우가 되었다. 탕웨이: ‘색, 계’ 한편으로 2007년 가장 주목받는 여배우로서 장쯔이 이후 할리우드에서 가장 환영받는 중국 여성이 되었다. 사진=163.com(사진 왼쪽은 탕웨이, 오른쪽은 장쯔이)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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