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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싸이에 문화훈장 추진

    ‘강남스타일’로 빌보드 차트 1위 도약을 노리는 가수 싸이(35·본명 박재상)에게 문화훈장 포상이 추진된다.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8일 열린 문화부 국정감사에서 “내부적으로 싸이에게 문화훈장을 포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장관은 “싸이의 강남스타일 흥행은 대중문화계에 유례없는 큰 족적”이라며 “문화부에서 문화훈장을 주는 방안을 다각도로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문화훈장은 문화예술발전에 공을 세워 국민문화 향상과 국가발전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자에게 수여하는 훈장으로 금관, 은관, 보관, 옥관, 화관 등 5등급으로 구분된다. 싸이에게 어떤 등급이 수여될지는 미정이다. 문화부 고위 관계자는 “적절한 시기와 방식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부는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피에타’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에게는 은관 문화훈장을 수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한가위 극장戰

    한가위 극장戰

    명절이 되면 바빠지는 곳 중 하나가 바로 극장가다. 올 추석엔 한국 영화와 할리우드 외화의 팽팽한 접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다양한 소재와 장르로 무장한 영화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막 오른 한가위 ‘극장전(戰)’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지 관전 포인트를 살펴본다. ■ 한국 영화 안방 내줄 수 없는 ‘광해’… ‘점쟁이들’ 신통력·‘간첩’ 작전 힘쓸까 상반기에 초강세를 보였던 한국 영화. 연휴 기간이 짧은 탓에 올 추석에 개봉하는 한국 영화의 수는 많지 않지만 다양한 장르로 관객들의 입맛을 공략한다. 본래 개봉일을 1주일 앞당겨 지난 13일 일찌감치 개봉한 팩션 사극 ‘광해:왕이 된 남자’가 관객 35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흥행 여파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미지수다. 개봉 2주째까지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추석 연휴를 앞두고 국내외 신작 영화가 대거 개봉했기 때문이다. 일단 20일 개봉한 한국 영화 ‘간첩’이 가장 큰 적수가 될 전망이다. 먹고살기 바쁜 생활형 간첩들의 이야기를 익살스럽게 풀어낸 이 영화는 명절 분위기에 어울리는 오락 영화라는 강점이 있다. 북에서 남파된 지 22년이 됐지만 불법 비아그라를 판매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김 과장 역을 맡은 김명민의 능청스러운 연기와 웃음기를 쫙 뺀 간첩 유해진의 카리스마 대결이 볼 만하다. 변희봉, 염정아, 정겨운이 각각 독특한 사연을 지닌 간첩 역으로 출연해 북에서 남으로 귀순한 고위 간부를 암살하라는 지령을 받은 뒤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코미디와 액션으로 풀어낸다. 연휴의 끝무렵인 새달 3일에 개봉하는 ‘점쟁이들’은 코믹 호러물을 표방한다. ‘점쟁이들’은 전국 팔도에서 모인 점쟁이들이 신들린 마을 울진리에서 수십년간 계속되고 있는 미스터리한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 해결한다는 이야기다. ‘시실리 2㎞’, ‘차우’ 등으로 코믹 호러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낸 신정원 감독의 신작으로 독특한 설정에 두 장르를 혼합한 이색적인 분위기가 특징이다. 김수로, 이제훈, 곽도원, 강예원 등이 출연한다. 한편 제69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50만 관객을 돌파하며 손익분기점을 훌쩍 넘긴 가운데 비상업영화로서 추석 연휴에 얼마만큼 파급력을 가질지 주목된다. 특히 김기덕 감독이 멀티플렉스의 극장 독점을 비판하며 새달 3일 종영을 선언해 흥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거리다. ■ 외국 영화 美·日·유럽 애니 주렁주렁… 아빠·엄마표 액션 시리즈 격돌 이번 추석 연휴에 외화는 애니메이션부터 화려한 액션까지 다양한 장르로 여러 연령대의 관객들을 공략한다. 일단 두편의 할리우드 액션 시리즈물이 흥행 전면에 나섰다. 27일 개봉한 영화 ‘테이큰 2’는 뤼크 베송 사단이 만들어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스릴러 액션 영화 ‘테이큰’의 속편이다. 1편에서 납치된 딸을 구하기 위해 정보기관 출신의 아버지가 벌이는 추적극을 긴박감 넘치게 그려 국내에서도 성공을 거둔 바 있다. 4년 만에 돌아온 속편에서는 복수를 하기 위해 찾아온 일당을 상대로 싸우는 가장의 이야기를 그렸다. 주인공 리엄 니슨을 비롯해 전편의 출연진이 그대로 출연한다. 한층 더 화려하고 풍부해진 볼거리로 무장한 밀라 요보비치 주연의 ‘레지던트 이블 5:최후의 심판 3D’도 추석 연휴의 강력한 경쟁자다. 그동안의 시리즈를 총망라한 규모를 자랑하며 지난 시리즈의 모든 주역들이 총출동한다. 지난 13일에 개봉했다. 영화 ‘도둑들’에 출연해 강한 남성미를 선보이며 국내 관객들에게 한층 친숙해진 중국 배우 런다화도 영화 ‘나이트폴’로 추석 극장가에 출사표를 던졌다. ‘나이트폴’은 연쇄살인범과 그를 쫓는 형사의 숨 막히는 대결로 홍콩판 ‘추격자’로 불리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이번 추석에는 가족 관객을 잡으려는 할리우드와 일본, 유럽 애니메이션의 경쟁이 특히 치열하다. 우선 할리우드의 애니메이션 명가 디즈니 픽사 스튜디오의 신작 ‘메리다와 마법의 숲’이 가장 기대를 모은다. 스코틀랜드 왕국의 길들여지지 않은 말괄량이 공주 메리다와 전통을 강요하는 엄마(왕비)의 갈등과 화해를 그렸다. 캐릭터의 작은 표정 변화까지 섬세하게 묘사하는 등 픽사의 기술력이 돋보이는 영화로 27일 개봉한다. 13일에 개봉한 ‘늑대아이’는 늑대인간과의 사랑으로 두 아이를 낳게 된 여자와 그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따뜻한 모성애를 감성적으로 그린 일본 애니메이션이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로 유명한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신작으로 평단과 관객에게 모두 호평받았다. 20일 개봉한 스페인 애니메이션 ‘테드:황금도시 파이티티를 찾아서’는 고고학자를 꿈꾸던 평범한 벽돌공이 우연한 기회에 고대 잉카제국의 황금이 묻혔다는 파이티티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열쇠를 손에 넣고 페루에 가서 펼치는 모험담을 그리고 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동양의 자연관 담긴 건물 지어야”

    “동양의 자연관 담긴 건물 지어야”

    “가수 싸이의 ‘강남 스타일’은 변방 느낌이 나지만 모두 즐길 수 있는 보편성이 있습니다. 건축에도 그런 미(美)가 필요하죠.”(건축가 승효상) 한국·중국·일본을 대표하는 건축가들이 20일 서양 중심의 건축사에서 비주류 취급받는 동양 건축의 아름다움을 말하려고 이화여대에 모였다. 중국의 왕슈(49), 일본의 니시자와 류(46), 한국의 승효상(60)씨가 함께한 이날 강연의 제목은 ‘건축의 지역성을 다시 생각한다’였다. 승씨는 “서양 건축양식의 껍데기만 베껴 동양 지역에 옮겨 세우는 시대는 끝났다.”면서 “동양 특유의 자연관이 담긴 건물을 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전 세계를 강타한 싸이의 ‘강남 스타일’ 열풍을 예로 들며 “싸이가 전 세계에서 통한 이유는 한국적인 매력에 보편성을 겸비했기 때문”이라면서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은 틀린 것이며 특별함과 보편성을 동시에 추구해야 진짜 지역성 있는 건축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개인의 건물을 자기 것으로만 생각하지만 사용권이 있을 뿐 소유권은 사회와 시민이 가진 것”이라고 말했다. 옆집의 모양새가 주변 건물의 높이는 물론 건축양식까지 주민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사적인 건축의 공공적 가치를 보다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는 말이다.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초청 작가인 승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과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의 집인 서울의 ‘수졸당’ 등을 설계했다. 올해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왕슈는 “중국에선 최근 10년간 1000개 이상의 캠퍼스를 새로 건설했는데 대부분 정문에 들어서면 쭉 뻗은 대로가 있고 그 중앙에 대형 분수대, 헤아릴 수 없는 계단을 거쳐 중앙도서관에 이르는 구조”라면서 아파트처럼 획일화되고 있는 서양식 캠퍼스 양식을 꼬집었다. 그는 “내가 설계한 항저우의 대학 캠퍼스 안에는 50m 높이의 구릉이 있었지만 훼손하지 않았다.”면서 “당시는 유행에 역행한다는 비판도 받았지만 지금은 중국을 대표하는 건축물로 꼽힌다.”고 말했다. 한국을 방문했었다는 그는 “서울도 과거 굉장히 아름다웠을 텐데 지금은 고층 건물이 너무 많아 아름다움을 잃었다.”면서 “한 번 풍경이 망가지면 건축을 통해 재건하는 데 100년 이상이 걸린다.”고 했다. 행사장에 지각 도착한 니시자와도 “지역성과 문화를 건축에 반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면서 “주변 환경을 통해 건축물의 콘셉트를 잡고 이를 건축물 속에 넣으려고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니시자와는 왕슈에 2년 앞서 프리츠커상을 받았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영화 팬은 왜, 이 액션배우에 열광하는가

    영화 팬은 왜, 이 액션배우에 열광하는가

    오랫동안 그는 불운의 대명사였다. 빼어난 연기력에도 번듯한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받은 것은 1996년 베니스영화제(‘마이클 콜린스’)뿐이다. 골든글로브상 후보로 3차례나 지명됐지만 번번이 헛물을 켰다. 같은 아일랜드계인 대니얼 데이루이스(55)가 두 번의 오스카상를 비롯해 수많은 트로피를 휩쓴 것을 떠올리면 속이 쓰릴 법도 하다. 하지만 최근 그를 지켜보는 동년배들은 배가 아플지도 모른다. 올해에만 ‘다크나이트 라이즈’ ‘배틀쉽’ ‘타이탄의 분노’ ‘더 그레이’ ‘테이큰 2’ 등 5편을 개봉시키면서 뒤늦게 전성기를 맞은 리엄 니슨(60)의 얘기다. 북미(10월 5일 개봉)보다 1주일 앞선 27일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뚜껑을 여는 ‘테이큰 2’의 홍보를 위해 니슨이 한국을 찾았다. 태풍 산바와 함께 나타난 니슨은 “안녕하세요.”란 인사말로 입을 떼더니 “끔찍한 날씨에도 이렇게 많은 분이 반겨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테이큰’의 성공은 삶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할리우드에서 나를 액션 배우로 새롭게 정의했고 이후 액션물 대본이 쏟아졌다. (60살이 넘었지만) 건강 관리를 잘한 편이어서 몸이 허락할 때까지 액션 장르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유니세프 홍보대사로 오랫동안 활동해 온 니슨은 “한국에서도 어린 소녀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최근 잇따르고 있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 동유럽에서는 인신매매가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 많은 사람이 노력하고 있지만 이런 흉악 범죄가 만연한 게 현실이라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외동딸을 납치당한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 브라이언 밀스(니슨)가 공권력에 의지하지 않고 알바니아 인신매매 조직을 직접 쓸어버린다는 줄거리로 대박을 터뜨렸던 ‘테이큰’의 제작·출연진이 4년 만에 다시 뭉쳤다. 1편에서 몰살당한 인신매매 조직의 가족, 친구들이 2편에서 복수를 꾀한다. 터키 이스탄불로 여행을 온 밀스의 전처와 딸, 밀스까지 납치한 것이다. ‘복수의 상대를 잘못 골랐다’는 영화 카피에서 내용을 짐작할 만하다. ‘본 시리즈’와 더불어 액션영화에서 근접 격투 유행을 불러온 니슨의 맨몸 액션은 여전하다. 다만 나이 탓인지 영화 내내 한 번도 뛰지 않는 점은 좀 서글프다. ●193㎝의 큰 키 덕에 극단 입단·영화 캐스팅도 북아일랜드 북동부 밸리미나의 가난한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났다. 소년에겐 두 가지 재능이 있었다. 9살부터 17살까지 복싱을 배웠다. 얼스터(영국인은 북아일랜드를 옛 아일랜드 행정구역인 얼스터로 부른다) 헤비급 청소년 챔피언이 됐고 올림픽 출전을 꿈꾸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 후 몇 분 동안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상태를 경험한 후 그만뒀다고 한다. 축구에도 소질이 있었다. 벨파스트의 퀸스대학 시절 보헤미안FC란 클럽의 지명을 받아 명문 클럽 샴록 로버스와의 경기에 교체 선수로 출전했다. 물론 더 큰 재능은 따로 있었다. 11살 때 처음 영어 교사의 권유로 무대에 선 후 연극반 활동을 했다. 퀸스대에선 물리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지만 그만두고 맥주회사 기네스에서 지게차 기사로 일하기도 했다. 1976년 벨파스트의 리릭시어터에서 본격적인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극단에서 키 큰 배우를 찾던 상황이라 운이 좋았다. 셰익스피어부터 현대극까지 섭렵하면서 내공을 갈고닦았다. 1980년 존 스타인벡의 소설을 연극으로 만든 ‘생쥐와 인간’에 출연할 무렵 터닝포인트가 찾아왔다. 193㎝의 거한을 눈여겨본 영국인 감독 존 부어맨이 ‘엑스칼리버’에 원탁의 기사 거웨인 역으로 그를 캐스팅한 것이다. 1987년 미국 할리우드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 샘 레이미 감독의 공포영화 ‘다크맨’(1990)으로 대중의 시야에 들어왔다. 이어 1993년 스티븐 스필버그의 ‘쉰들러의 리스트’로 평단의 지지를 끌어냈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은 ‘필라델피아’에서 열연한 톰 행크스에게 내줬지만 연기파란 수식어를 얻었다. 마흔이 넘어서 비로소 빛을 본 셈이다. 이어 1996년 베니스영화제에선 아일랜드공화국군(IRA)을 만든 아일랜드 혁명가의 일대기를 다룬 ‘마이클 콜린스’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앞서 출연한 ‘롭로이’(1994) 또한 18세기 영국에 맞선 스코틀랜드의 영웅 이야기다. 한동안 전체주의(혹은 잉글랜드)의 폭정에 맞선 영웅 캐릭터를 도맡았다. ●압제에 맞선 영웅에서 멘토로, 맨몸 액션의 달인으로 40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출연 장르도 공상과학·액션(스타워즈 에피소드 1: 보이지 않는 위협·1999년, 스타워즈 에피소드 2: 클론의 습격·2002년, 배트맨비긴스·2005년), 로맨틱코미디(러브액추얼리·2003년), 갱스터 시대극(갱스 오브 뉴욕·2002년, 킹덤 오브 헤븐·2006년) 등으로 한껏 넓어졌다. 하지만 한 꺼풀 벗겨 보면 멘토나 스승, 아버지 역할이었다. 50대 후반에 찍은 ‘테이큰’(2008)은 제2의 전성기를 열어줬다. 딸을 구하기 위한 전직 CIA 요원의 고군분투기는 2500만 달러(약 279억원)의 ‘저예산’으로 찍었지만 2억 2683만 달러(약 2534억원)의 대박을 터뜨렸다. 근육 속에 잠자던 권투 선수의 본능을 끌어낸 니슨은 ‘중년의 제이슨 본’이 됐다. 이후 ‘언노운’(2011), ‘더 그레이’(2011), ‘테이큰 2’(2012) 등 중·장년의 사내가 맨몸으로 악전고투하는 캐릭터들이 그에게 쏟아졌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주말박스 오피스] ‘광해… ’ 110만명 홀려 1위

    [주말박스 오피스] ‘광해… ’ 110만명 홀려 1위

    이병헌 주연의 ‘광해, 왕이 된 남자’가 지난 주말 110만명을 끌어모아 박스오피스를 평정했다. 1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광해’는 14~16일 809개 상영관에서 110만 841명(매출액 점유율 53.3%)을 모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누적 관객은 128만 1286명. ‘레지던트 이블 5:최후의 심판’이 24만 6854명(14.3%)을 모아 뒤를 이었다.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은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는 14만 8558명(7.2%)을 불러모았다. 누적 관객은 35만 3774명. 지난 15일 손익분기점(25만명)을 넘은 데 이어 10만명을 더 보탰다. 할리우드 액션 시리즈 ‘본 레거시’는 13만 5953명(6.5%·누적 관객 91만 4063명)에 그쳐 일주일 사이에 1위에서 4위로 추락했다. 임창정과 최다니엘 주연의 ‘공모자들’이 9만 2743명(4.6%)을 모아 5위에 턱걸이했다.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은 3만 2059명으로 9위에 올랐다. 누적 관객은 1292만 3563명. 역대 한국 영화 1위 ‘괴물’과는 9만 6177명 차다. 지난주 평일 관객이 6000~7000명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면 기록 갱신은 쉽지 않아 보인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영화 ‘도둑들’에 “진짜 화난다” 직격탄 날린 김기덕 감독

    영화 ‘도둑들’에 “진짜 화난다” 직격탄 날린 김기덕 감독

    “상을 받는 순간 청계천에서 무거운 짐을 지고 구리가 든 박스를 들고 다니던 열다섯 살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제가 받은 상이기도 하지만, 1990년대부터 꾸준히 국제 무대에 소개돼 좋은 성과를 올린 한국 영화계에 준 상이라고 생각한다.” 제69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타고 금의환향한 ‘영화계의 이단아’ 김기덕(52) 감독은 수상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11일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 감독은 “현지에서 영화가 상영된 이후 많은 분들이 황금사자상 수상이 유력하다고 말씀해 주셔서 기분이 붕 뜨고 부담이 컸다.”면서 “이렇게 올라갔다가 추락하면 정말 아프겠다는 생각에 수상 하루 전날까지 힘들었다. 기다렸더니 현실이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사실은 각본상까지 내정됐었다고 털어놓은 김 감독은 “이 영화는 극단적 자본주의에 관한 영화이며 가족, 복수 등 다양한 주제를 깔고 있다.”면서 “돈 때문에 인간과 가족이 파괴되고 돈 중심의 사회가 되는 것이 안타깝고, 그런 비극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결론”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감독은 화제를 모은 고가의 의상에 대해 “윗옷이 150만원이고 아래가 60만원짜리다. 방송 녹화를 가는데 입을 만한 옷이 없어 인사동을 헤매다가 옷가게에 들어갔는데, 여자 옷인지도 몰랐다. 나중에 가격을 알고 놀랐지만, 더 고를 시간도 없고 앞으로 해외 영화제에 1년간 입고 다닐 것을 생각해서 그냥 샀다.”고 말했다. 한편 김 감독은 이 자리에서 대형 멀티플렉스의 폐해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도둑들’ 같은 영화는 좌석 점유율이 15% 미만인데도 기록을 위해 1000회 이상 상영하지만, ‘피에타’는 45%인데 400~500회차에 불과하다.”면서 “돈이 다가 아니지 않나. 편법과 독점, 마케팅에서 불리한 게임에서는 내가 아무리 착해도 화가 난다.”고 말했다. 여우주연상 수상이 불발된 조민수는 “현지에서는 열기가 대단했는데 한국에서는 상영관이 없어 못 봤다는 분들이 있더라. 유럽에서 상까지 받아 왔는데, 많은 분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김기덕, 영화 ‘도둑들’에 “진짜 화난다” 직격탄

    김기덕, 영화 ‘도둑들’에 “진짜 화난다” 직격탄

    “상을 받는 순간 청계천에서 무거운 짐을 지고 구리가 든 박스를 들고 다니던 열다섯 살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제가 받은 상이기도 하지만, 1990년대부터 꾸준히 국제 무대에 소개돼 좋은 성과를 올린 한국 영화계에 준 상이라고 생각한다.” 제69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타고 금의환향한 ‘영화계의 이단아’ 김기덕(52) 감독은 수상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11일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 감독은 “현지에서 영화가 상영된 이후 많은 분들이 황금사자상 수상이 유력하다고 말씀해 주셔서 기분이 붕 뜨고 부담이 컸다.”면서 “이렇게 올라갔다가 추락하면 정말 아프겠다는 생각에 수상 하루 전날까지 힘들었다. 기다렸더니 현실이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사실은 각본상까지 내정됐었다고 털어놓은 김 감독은 “이 영화는 극단적 자본주의에 관한 영화이며 가족, 복수 등 다양한 주제를 깔고 있다.”면서 “돈 때문에 인간과 가족이 파괴되고 돈 중심의 사회가 되는 것이 안타깝고, 그런 비극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결론”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감독은 화제를 모은 고가의 의상에 대해 “윗옷이 150만원이고 아래가 60만원짜리다. 방송 녹화를 가는데 입을 만한 옷이 없어 인사동을 헤매다가 옷가게에 들어갔는데, 여자 옷인지도 몰랐다. 나중에 가격을 알고 놀랐지만, 더 고를 시간도 없고 앞으로 해외 영화제에 1년간 입고 다닐 것을 생각해서 그냥 샀다.”고 말했다. 한편 김 감독은 이 자리에서 대형 멀티플렉스의 폐해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도둑들’ 같은 영화는 좌석 점유율이 15% 미만인데도 기록을 위해 1000회 이상 상영하지만, ‘피에타’는 45%인데 400~500회차에 불과하다.”면서 “돈이 다가 아니지 않나. 편법과 독점, 마케팅에서 불리한 게임에서는 내가 아무리 착해도 화가 난다.”고 말했다. 여우주연상 수상이 불발된 조민수는 “현지에서는 열기가 대단했는데 한국에서는 상영관이 없어 못 봤다는 분들이 있더라. 유럽에서 상까지 받아 왔는데, 많은 분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우호적 협의 통해 단일화”… 文 실무팀 이번주 회동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경선 후보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후보 단일화를 위한 본격적인 고민에 들어갔다. 문 후보 캠프의 기본적인 단일화 전략은 안 원장의 지지율을 흡수할 수 있는 힘을 기르기 위해 최대한 경쟁률과 지지율을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캠프 내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우호적 협의를 통한 단일화’를 모색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문 후보 측 이목희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은 10일 서울신문과 가진 전화통화에서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 때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와 단일화했던 것처럼 문 후보와 안 원장의 우호적 협의를 통한 단일화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경선 과정이 매끄럽지 못하더라도 결국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문 후보의 지지율이 안 원장과 비슷해지거나 추월할 수도 있다.”면서 “민주당 후보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하면, 안 원장의 고민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낙관했다. 문 후보는 최근 대선 후보 지역순회 경선에서 10연승을 거두며 누적 득표율이 과반을 회복하자 결선투표 없는 ‘본선 직행’을 염두에 두고 있다. 안 원장과의 단일화 고민 행보도 그만큼 빨라졌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16일 서울 경선에서 최종 후보 결정이 날 수도 있기 때문에 안 원장과의 단일화에 대해 캠프 실무팀들이 각자 진지하게 고민한 뒤 이번 주 내에 조만간 회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의 지지율도 상승세를 타면서 안 원장과의 지지율 격차가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 7~8일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매일경제신문·한길리서치 여론조사(신뢰도 95%, 오차 ±3.1% 포인트) 결과 야권후보 단일화 조사에서 안 원장은 42.0%로 문 후보의 38.9%를 오차 범위인 3.1% 포인트 앞서는 데 그쳤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문 후보의 고민은 어떻게 당내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당내 화합을 이끌 것인가이다. 하지만 문 후보 캠프와 손학규·김두관 후보 캠프 간에 이미 벌어질 대로 벌어진 갈등의 간극을 메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손·김 캠프는 현재 선거인단이 30만명이나 되는 수도권(서울·경기) 경선에서 마지막 승부를 걸겠다며 벼르고 있다. 한편 2012 베니스 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영화 ‘피에타’의 김기덕 감독은 이날 각 언론사에 감사편지를 보내 “개인적으로 문재인님이 고름이 가득 찬 이 시대를 가장 덜 아프게 치료하실 분이 아닐까 생각하며 저는 문재인의 국민이 되어 대한민국에 살고 싶다.”며 문 후보를 공개지지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이정진 “사회가 만든 악마에 관객들 불편하고 미안할 것”

    이정진 “사회가 만든 악마에 관객들 불편하고 미안할 것”

    “김기덕 감독님이 영화감독이나 프로듀서가 될 생각이 없느냐고 묻더군요.” 한국영화로는 최초로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영화 ‘피에타’의 주연을 맡은 이정진(34). 그가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 출연하면서 느낀 점은 무엇인지 영화 이야기를 나눠 봤다. 이 인터뷰는 베니스 영화제 수상을 전후해 두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소감은. -말로는 설명이 안 된다. 대한민국 최초로 황금사자상을 받은 영화에 출연한 것 자체가 영광이다. 정말 길이 남을 영화와 함께했고 내가 대한민국의 영화배우라는 자부심을 느낀다. 함께한 ‘피에타’의 스태프와 김기덕 감독님, 조민수 선배님께 고맙고 수고하셨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아직은 모든 게 당황스럽다(웃음). →신인남우상에 거론될 만큼 호평을 받았는데. -누구나 잘했다는 말은 듣기 좋지 않나. 배우인데 연기를 잘했다고 해 주시니 이보다 더 좋은 말이 있겠나. →김기덕 감독의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처음 연락이 왔을 때 놀랐다. 내 전작이 로맨틱 코미디 영화 ‘원더풀 라디오’인데 이번 작품과 차이가 크지 않나. 배우이기 때문에 한 번쯤 김 감독의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막상 시나리오를 받고 나니 ‘내가 할 준비가 됐나.’ 하는 반문을 하게 됐다. 김 감독이 이전에도 같이 작품을 하려고 눈여겨봤다고 했다. 시나리오는 막힘없이 잘 읽었고 크게 거부감도 느끼지 않았다. →이번에 연기한 강도 역은 끔찍한 방법으로 채무자들의 돈을 뜯어내며 살아가는 남자로 김 감독의 전작 ‘나쁜 남자’보다 더 센 캐릭터인데. -물론 ‘말죽거리 잔혹사’나 ‘해적 디스코왕 되다’ 등 이전 출연작에서도 그다지 착한 남자 캐릭터를 맡은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나 캐릭터가 워낙 세기 때문에 차별화가 될 수밖에 없다. 강도는 예측 불가능하고, 죄의식도 없고 잔인한 인물이다. 물론 악마 같은 면도 있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극장 안에 있는 관객들이 ‘우리가 저 사람을 괴물로 만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한편으론 미안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쉽지 않은 역할인데 어떻게 소화했나. -순간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매 순간 상대 배우랑 감독님을 서로 믿고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촬영 시간도 짧고 모니터도 없고 재촬영이 없기 때문이다. 촬영 2주 전에 대본을 받은 뒤 나 자신을 학대하면서 매 순간 집중해서 촬영을 끝마쳤던 것 같다. →김기덕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 -김 감독의 영화가 어두운 작품들이 많아서 실제로도 그렇지 않을까 하는 선입견이 있을 수도 있지만,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특이하지는 않았다. 말하는 것 좋아하고 사람 만나는 것 좋아하는 동네 아저씨 스타일이다. 자기 주관이 뚜렷한 편인데, 그런 감독님이 차라리 더 낫다. 우유부단한 감독은 배우들이 힘들다. 촬영 스태프가 총 15명인데 조명도 거의 없고, 모니터도 없어 연기를 확인하기도 힘들다. 서로 연기하는 배우와 감독이 믿고 가는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이 연기에서 가장 많이 한 주문은. -김 감독은 본인이 직접 카메라로 촬영도 하는데, 내가 키가 크다면서 “아우 크다, 길다.”라는 말을 많이 했다. 연기에 대한 주문은 별로 없었고, 감독님과 캐릭터 분석이나 스토리 라인 등 전체적인 대본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그랬더니 자기 역할만 보는 배우들과는 다르다면서 영화감독이나 프로듀서가 될 생각이 없느냐고 묻더라. →영화는 어느 날 강도 앞에 ‘엄마’라는 여자(조민수)가 불쑥 찾아오면서 점차 비밀이 드러나게 된다. 조민수와의 호흡은 어땠나. -조민수 선배는 에너지가 굉장한 배우다. 실제로 13살 차이가 나는데 ‘엄마’라고 하면 상당히 싫어하신다. 영화 ‘마파도’에 비하면 상대 배역과 나이 차가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다(웃음). 몸이 격한 액션 장면은 없지만, 깊은 곳의 에너지를 끌어내 연기해야 하는 감정 신이 많아 힘들었다. →이 작품이 배우로서 전환점이 될 것 같은데. -이번 작품의 스코어도 궁금하지만, 관객들의 평가가 궁금하다. 스코어가 잘 나와도 배우에게 좋은 평이 안 나올 수 있고, 스코어는 덜 나와도 배우의 연기가 좋았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지 않나. 물론 저예산 영화에다 이 영화를 불편해할 사람도 있겠지만, 배우로서 이 작품 하기를 잘했다는 이야기를 가장 듣고 싶다. →배우 경력 13년차인데, 흥행에 대한 갈증은 없나. -물론 관객이 많이 들면 좋지만, 흥행은 열심히 하다 보면 따라오는 하나의 보너스 또는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손익분기점을 넘겨 손해를 끼치지 않는 배우가 돼야겠다는 책임의식을 늘 갖고 있다. 주변 선후배들의 경우를 보면 100만을 넘긴 영화도 많지 않다. 실제로 100만, 500만 이런 스코어가 쉬운 것이 아니다. 다행히 제 경우는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한 작품은 없었다. 앞으로 많은 작품에 오래 나올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앞으로의 작품 계획은. -다음에는 전쟁 영화에 출연하게 될 것 같다. 2013년 서울을 배경으로 가상의 시가전이 벌어진다는 내용의 전쟁물이다. 드라마 ‘도망자 플랜비’를 함께했던 천성일 작가에게 대본을 받았다. 천 작가의 다른 드라마 출연도 고려 중이다. 앞으로 더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찾아 뵐 기회가 많이 생길 것 같다. 기대해 달라. 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나 아닌 한국영화계에 주는 상이라 생각”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거머쥔 김기덕 감독은 9일(한국시간) 한국 언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현지의 뜨거운 반응으로 내심 (수상을) 기대했다.”고 털어놓았다. →수상 기분은 어떤가. -매우 기분이 좋다. 나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한국 영화계에 주는 상이라고 생각하겠다. →황금사자상을 예상하진 않았나. -영화가 공식 상영된 이래 내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피에타’에 대한 관객과 평단의 뜨거운 관심과 애정이 상당했다. 특히 베니스에서 만난 이탈리아 팬들이 “황금사자상의 진정한 주인공은 ‘피에타’”란 이야기를 많이 해줘 솔직히 기대했다. →수상 요인을 무엇으로 보나. -범세계적 주제인 자본주의와 이로 인한 어긋난 도덕성에 관객과 심사위원들이 통감했다고 본다. 특히 심사위원들의 평대로 영화가 폭력성과 잔인함으로 출발하지만, 마지막에 이르러 인간 내면의 용서와 구원으로 마음을 정화하는 대목이 사람들 마음을 움직였던 것 같다. →알베르토 바르베라 집행위원장은 12년 전 ‘섬’을 처음 세계에 소개했는데, 수상 전·후 전한 말은 없었나. -‘피에타’가 베니스에 입성한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나를 발굴해 준 바르베라 집행위원장과 마이클 만 심사위원장이다. 특히 수상 전에는 꼭 폐막식에 참석해 주면 좋겠다고 의사를 표시했다. →‘아리랑’을 부른 까닭은 -영화 ‘아리랑’으로 지난해 칸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대상을 타면서 이 노래를 불렀다. ‘아리랑’은 지난 4년간의 나에 대한 질문에 대한 대답이자, 씻김굿이다. 또 세계인들에게 ‘피에타’의 메시지와 더불어 가장 한국적인 것을 수상 소감 대신 전하고 싶었다.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피에타’는 돈이면 다 된다는 우리의 (뒤틀린) 현주소를 돌아보고 더 늦기 전에 진실한 가치로 인생을 살기를 기원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마이너 인생 김기덕의 구원”

    “마이너 인생 김기덕의 구원”

    ‘묵묵히 비주류 인생을 살아온 김기덕 감독에 대한 구원이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피에타’가 세계 3대 영화제인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9일, 국내 영화인과 네티즌들은 축하를 아끼지 않았다. 중학교를 졸업한 뒤 청계천과 구로공단 등에서 노동자로 살았던 데다 단 한 번의 정규 영화교육을 받지 않은 것은 물론, 그 흔한 단편영화 습작이나 연출부 경력도 없는 김 감독의 독특한 이력을 뒤늦게 알게 된 이들은 또 한 번 놀랐다.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명예 집행위원장은 “한국영화 100년사에 최대 쾌거”라며 “한국영화계를 대표해 김 감독에게 감사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섬’을 제작했던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는 트위터에 “박찬욱도 봉준호도 홍상수도 이창동도 아닌 김기덕 감독이 먼저 최고상을 받았네요. 한국에서 유독 비주류 아웃사이더였던 그의 오늘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라고 축하했다. ●총제작비 8억… 25만명이 ‘본전’ 김 감독의 독특한 작업방식도 뒤늦게 화제다. 김 감독은 1996년 같은 해에 데뷔한 홍상수 감독과 함께 적은 돈을 들여 빨리 찍는 대가로 통한다. 보통 장편 상업영화의 회차는 40~60회 정도. ‘마이웨이’ 같은 대작은 160회차까지 찍기도 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15회차 안팎이다. ‘실제상황’(1998)은 서울 대학로에서 불과 3시간 촬영했으니 1회차로 끝낸 셈. ‘피에타’ 또한 지난 2~3월 15회차로 촬영을 끝냈다. ‘피에타’에 조감독으로 참여한 김기덕 사단의 홍일점 문시현 감독은 “빨리 찍는 것은 여전했지만 상대적으로 덜 빡빡했다. 조민수 선배의 드라마 촬영 일정을 피하느라 평일에 쉬고 주말에 몰아 찍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스태프가 20명 남짓해서 감독님이 막내 스태프들 이름까지 외워 부를 만큼 가족적이었다. (3년 동안의 칩거) 이전보다 많이 부드러워지셨다.”고 귀띔했다. ‘피에타’의 순제작비는 1억 5000만원이지만, 배급·프린트 및 마케팅비용(P&A)을 포함한 총제작비는 8억 5000만원이다. 손익분기점이 24만~25만명. 영화에서 악마 같은 사채업자로 나온 이정진, 수십년 만에 나타난 엄마 역할로 열연한 조민수 등 배우와 촬영스태프, 홍보대행사까지 러닝개런티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베니스 특수’로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다면 보너스를 손에 쥘 수 있게 된다. ●조민수 아쉬운 여우주연상 ‘불발’ 조민수는 영화제 기간 내내 유력한 여우주연상 후보로 꼽혔지만, 황금사자상 수상작은 주요 부문 수상을 겸할 수 없다는 불문율에 따라 상을 받지 못했다는 게 배급사인 NEW의 설명이다. 배급사 측은 “심사위원과 영화제 관계자들이 폐막식 후 마련된 피로연에서 ‘조민수의 여우주연상은 만장일치였다’고 전하며 아쉬워했다.”며 특히 중국의 천커신(陳可辛) 감독과 영국배우 사만다 모튼 등이 직접 찾아와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전했다. ●‘피에타’, 예매율 3배로 급증 실제 관객도 늘어날 조짐이다. 피에타의 예매 점유율은 이날 오후 8시 현재 9.2%(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로 나타났다. 전날(2.8%)보다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서점가도 심상치 않다. 시나리오를 소설로 각색한 ‘피에타’(가연)는 9일 서점에 깔리자 마자 초판 5000부가 모두 팔렸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폭력성 뒤 구원의 이중성… “이것이 김기덕”

    폭력성 뒤 구원의 이중성… “이것이 김기덕”

    김기덕의 18번째 작품 ‘피에타’는 전형적인 김기덕 표 영화다. 그의 영화를 처음 보는 관객에게 ‘이것이 김기덕 영화’라고 추천해도 될 만한 작품임이 분명하다. 그간 김기덕 영화를 각별히 대해 온 베니스영화제 측도 ‘피에타’에 찍힌 감독 고유의 인장(印章)에 후한 평가를 내린 듯하다. 하지만 줄곧 보아온 사람에게 ‘피에타’가 최고의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망설일 수밖에 없다. 나흘 간격을 두고 본 두 영화 - 김기덕의 ‘피에타’와 오멸의 ‘이어도’에는 상실의 고통을 겪은 어머니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이어도’는 대사를 제거한 영화다. 음악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아기 엄마는 외딴섬에서 일상의 삶을 영위한다. 대체 무엇에 관한 영화일까, 질문을 던질 즈음 영화는 예상치 못한 역사적 비극을 전한다. 그 역사를 아는 사람은 분노해야 한다. 하지만 ‘이어도’는 여인이 품었을 슬픔으로 안내한다. 폭력적인 상황에 눈이 뒤집혀야 함에도, 먼저 한 일은 삶이라는 희망을 잃어버린 여인 곁에 앉는다. 그게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피에타’의 어머니가 느꼈을 슬픔 또한 역사적으로 읽힌다. 두 영화는 해방 이후 온갖 이유로 죽어간 수많은 아들에게 바치는 위령 의식처럼 보인다. 아이의 죽음으로 살아가야 할 이유를 빼앗긴 두 어머니의 노래이기도 하다. ‘피에타’의 어머니가 느꼈을 슬픔과 분노는 인간이라면 짐작할 수 있다. 그녀의 행동을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볼 마음도 없다. 문제는 ‘피에타’가 어머니(와 남자)의 슬픔에 대해 취하는 태도다. 그녀(와 그)의 슬픔에 다가서도록 하는 대신 그녀(와 그)의 행동을 기겁하며 바라보게 한다. 김기덕 영화의 폭력성에 대한 해묵은 논쟁을 끄집어내려는 건 아니다. 다만 그가 슬픔을 폭력의 도구로 삼는 방식에 동조할 수는 없다. 일례로 인간이 인간의 다리를 부수는 건 아주 폭력적 행동이다. 무시무시하게도, 김기덕은 그 장면에서 별도 작업을 통해 사운드를 극대화한다. 폭력적 이미지와 사운드와 상상이 주는 고통쯤은 아무것도 아닌 양 군다. 하지만 관객이 피해자의 고통에 이를 악물어야 하는 이유란 무엇인가. 이러한 태도의 누적은 극악한 엔딩으로 마무리된다. 한 인간의 속죄 의식이 다른 인간에게 끝내 잊지 못할 트라우마로 작용할 것이라는 걸 ‘피에타’는 짐짓 모른 척하며 끝난다. 강렬하고 찬란한 이미지를 창조하려면 부차적 인물의 경악(驚愕) 정도는 묻혀도 된다고 말한다. 두 인물의 비극에 치를 떨기를 원했다면 ‘피에타’는 성공적이다. 그러나 나는 두 남녀의 슬픔을 보듬고 싶었다. 비록 그런 태도가 위선적이라 여겨질지라도.
  • [사설] ‘소프트 강국’ 만방에 알린 베니스영화제 쾌거

    예술영화를 고집하며 고유의 작품 세계를 일궈 온 김기덕 감독이 마침내 세계 무대에 우뚝 섰다. 김 감독은 우리 영화 사상 처음으로 세계 3대 국제영화제인 베니스영화제에서 작품 ‘피에타’로 황금사자상(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우리 문화는 그동안 TV 드라마와 K팝, 싸이의 ‘강남스타일’ 등으로 우수성을 세계에 떨쳤다. 이제 영화에서도 ‘한류 금자탑’을 쌓음으로써 ‘문화 강국’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 것이다. 김 감독의 개인적인 삶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영화다. 중졸 학력으로 청소년 시절을 공장 근로자로 보냈다. 32세 때 프랑스 유학 중에 영화를 처음 보았다. 영화를 제대로 공부하지 못한 그는 이로부터 불과 4년 만인 1996년 영화 ‘악어’를 연출해 감독으로 데뷔했다. 그가 만든 영화들은 한결같이 인간 내면의 세계를 천착한다. 작품성과 예술성이 뛰어나다는 국내외 평가는 그런 배경과 무관치 않다. 2004년 작품 ‘사마리아’는 베를린영화제 감독상(은곰상)을, 같은 해 ‘빈집’은 베니스영화제 감독상(은사자상)을 그에게 안겼다. 그는 이미 수년 전부터 세계적 명성과 실력을 인정받았기에 이번 수상이 그리 놀라울 일도 아니다. 하지만 스스로 ‘열등감을 먹고 자란 괴물’이라고 표현할 만큼 어려운 성장 환경을 이겨 낸 그의 의지와 노력은 이번 쾌거를 더욱 빛나고 값지게 한다. 김 감독의 수상은 우리 영화계에 반성과 숙제를 또 남겼다. 상업성과 대중성을 겨냥한 흥밋거리 영화들이 판치는 현실에서 수준 높은 예술성과 소재의 다양성을 바탕으로 한 영화의 중요성을 거듭 일깨워 준 것이다. 거대 자본의 뒷받침 없이 작품성과 소규모 투자로도 얼마든지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본보기이기도 하다. 상(賞)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이번 김 감독의 수상이 개인적 영광에 머물지 않고 한국 영화가 세계 속에 깊이 뿌리내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안철수측 폭로’에 화들짝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안철수측 폭로’에 화들짝

    여야를 비롯한 정치권뿐 아니라 인터넷 세상도 화들짝 놀랐다. 안철수 기자회견이 검색어 1위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측 금태섭 변호사가 지난 6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대선기획단의 정준길 공보위원이 대선 불출마를 종용한 사실을 밝혔다. 박인숙 물리적 거세도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 5일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이 ‘물리적 거세’를 주된 내용으로 하는 ‘성폭력 범죄자의 외과적 치료에 관한 법’ 제정안을 발의한 것. 박 의원은 “성범죄에 경종을 울리려면 거세와 같은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3위는 소개팅녀 성폭행 사망 지난 5일 수원 남부경찰서는 8월 28일 회사 아르바이트생 A(21)씨에게 소개팅을 시켜 주겠다며 술자리를 마련해 취하게 한 뒤 성폭행하고 숨지게 한 고모(27)씨와 신모(24)씨를 검거했다. 티아라 홍콩이란 알 듯 모를 듯한 검색어가 4위를 차지했다. 왕따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걸그룹 티아라가 오는 18일 홍콩 구룡지역 완차이에 위치한 스타홀에서 3000석 규모의 쇼케이스를 개최한다는 내용이다. 대학교 내 전면 금주 소식도 관심을 끌었다. 지난 5일 보건복지부는 이르면 내년 4월부터 대학 내에서도 술 판매와 음주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6위는 임신부 성폭행 사건이다. 지난 2일 인천지방경찰청은 8월 12일 다세대주택에 침입해 임신 8개월인 20대 주부 A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최모(31)씨를 구속했다. 최씨는 성폭행 전력이 3차례나 됐지만 2008년 이전에 형이 확정돼 전자발찌 착용이나 신상정보 공개 대상자는 아니었다. 7위는 통일교의 문선명 (총재) 별세 소식. 지난 3일 오전 1시 54분쯤 경기도 가평 청심국제병원에서 9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강호동 복귀작이 뒤를 이었다. 9월 가을개편을 맞아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으로 복귀를 준비 중이라는 한 스포츠신문의 단독보도로 관심이 집중됐다. 9위는 싸이 (유튜브) 1억 뷰 달성, 10위는 김기덕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이 차지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조민수,여우주연상 만장일치 받고 놓친 이유

    조민수,여우주연상 만장일치 받고 놓친 이유

    지난 8일 폐막한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영화제 규정 덕분에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9일(현지시간) 심사위원인 여배우 사만다 모튼(영국)의 말을 인용해 심사위원들이 작품성, 우수성, 감동을 일으키는 힘, 감독의 예술적 의욕과 미학적 가치 등에서 어떤 영화가 황금사자상 기준을 충족하는지를 놓고 몇 시간이나 고심했다고 전했다. 모튼은 “이런 모든 요건이 한 작품, ‘더 마스터(The Master·감독 폴 토머스 앤더슨)’에 농축해 있다. 규정만 아니었다면 황금사자상을 받았을 것”이라며 ‘더 마스터’에 여러 상을 몰아주려면 ‘피에타’에 황금사자상을 주는 게 “유일한 길”이라고 심사위원들이 결론냈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심사위원단으로선 대단히 힘들었다”며 “어떤 작품에 황금사자상을 주면 그 작품에 다른 상을 전혀 줄 수 없다. 남우주연상도, 촬영상도 줄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 작품에 여러 상을 수여할 수 있도록 때로는 황금사자상 후보에서 뺄 수도 있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심사위원장인 마이클 만도(미국) 감독은 “설령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라고 해도 (최고상) 하나밖에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금사자상을 받은 작품이 기타 주요부문 수상을 할 수 없다는 게 베니스영화제 규정이다. 황금사자상 발표에 앞서 ‘더 마스터’는 은사자상(감독상)과 최우수 남우주연상(호아킨 피닉스·필립 세이모어 호프먼 공동)을 받았다. 반대로 이런 규정 때문에 ‘피에타’의 여주인공 조민수가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거론됐음에도 실제 상을 받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에타’ 투자배급사 뉴는 “심사위원 및 영화제 관계자들은 폐막식 후 마련된 피로연 자리에서 ‘조민수의 여우주연상은 만장일치였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올해 베니스 여우주연상(COPPA VOLPI)은 이스라엘 라마 버쉬테인 감독의 ‘필 더 보이드’에 출연한 하다스 야론에게 돌아갔다. 연합뉴스
  • ‘열등감 괴물’이 거장 우뚝… 인간승리로 한국영화 새 역사

    9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막을 내린 제69회 베니스영화제의 스포트라이트는 오롯이 빛바랜 개량한복에 밑창 터진 신발, 꽁지머리를 한 아시아 감독에게 쏟아졌다. 2000년 ‘섬’으로 처음 베니스영화제(경쟁부문)를 두드릴 때만 해도 철저한 무명이었다. 하층민의 삶에 대한 펄떡거리는 묘사, 인간의 악마성에 대한 탐닉에 일부 유럽평론가들은 매혹됐다. 반면 여성 비하로 페미니스트 진영의 공격을 자초했고, 신체 훼손으로 특징지어지는 폭력성 탓에 혹평도 뒤따랐다. 하지만 스스로 “열등감을 먹고 자란 괴물”이라고 평한 김기덕(52) 감독은 한국 영화감독 중 가장 먼저 황금사자상 트로피를 품었다. 그만큼 굴곡진 인생의 소유자도 드물다. 1960년 경북 봉화에서 절대군주와도 같던 6·25 상이용사 아버지와 외유내강형 어머니 밑에서 태어났다. 가정형편 탓에 공식 고교학력이 인정되지 않은 농업학교에 진학해 그의 최종학력은 ‘중졸’이다. 졸업 후 구로공단과 청계천 공장에서 일하다 해병대에 입대해 5년 만에 하사관으로 제대했다. 시각장애인교회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1년쯤 신학을 공부했다. 종교적 배경은 작품에도 투영됐다. 이탈리아 평론가 안드레아 벨라비타는 “기독교와 소통은 그의 지식과 정신적 성장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기독교로부터 어떤 종교적 확신도 얻지 못하지만, 죄와 속죄의 변증법만큼은 흡수한 것처럼 보인다.”고 평했다. 서른 살이 되던 1990년, 프랑스 파리로 떠났다. 유럽 이곳저곳에서 초상화를 그리며 3년간 생계를 유지했다. 그 무렵 난생처음 본 영화 ‘양들의 침묵’, ‘퐁네프의 연인들’은 엄청난 충격이었다. 1993년 한국에 돌아온 그는 영화진흥공사(현 영화진흥위원회) 시나리오 공모전에 도전했다. 기계나 그림에는 능했지만, 글은 익숙한 표현수단이 아니었다. 떨어졌다. 오기가 생겨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교육원에 등록했다. 그러고는 1996년 3억 5000만원짜리 저예산 영화 ‘악어’로 데뷔했다. 영화를 처음 접한 지 불과 4년 만이다. 1998년 ‘파란 대문’이 베를린영화제 파노라마 부문 개막작으로 상영되면서 유럽에 이름을 알렸다. 2004년에는 ‘사마리아’로 베를린영화제 감독상을, ‘빈집’으로 베니스영화제 감독상을 각각 받았다. 세계 3대 영화제의 감독상 트로피 2개를 한 해에 받는 이례적인 성취를 거뒀다. 또 장동건과 이나영, 하정우, 오다기리 죠 등 스타들이 출연을 자청할 만큼 위상도 치솟았다. 하지만 ‘콤플렉스를 품은 비주류 감독’, ‘저예산 예술영화 감독’의 이미지도 여전했다. 평단과 관객 모두 ‘지지’ 혹은 ‘안티’로 극명하게 엇갈렸다. 70만명을 동원한 ‘나쁜 남자’를 제외하면 대부분 1만명을 넘기지 못한 것도 같은 이유다. 2008년은 끔찍한 해였다. ‘비몽’ 촬영 중 여배우 이나영이 사고로 죽을 뻔한 데 큰 충격을 받았다. 애제자 장훈 감독이 김기덕필름을 떠나 대기업 계열 투자배급사와 손잡았다. 속세와 인연을 끊은 그는 3년 동안 산속에서 칩거하며 영화감독으로, 인간으로 고민과 번뇌를 담은 다큐멘터리 ‘아리랑’을 찍었다. 영화 속 장 감독과 충무로에 대한 독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었지만, 지난해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받았다. 영화 인생의 바닥까지 떨어졌던 그는 창작에 대한 열정을 회복했다. ‘피에타’는 “그의 최고작은 아니지만 성숙함이 돋보이는 수작”부터 “김기덕 작품 중에서도 평균 이하”란 평까지 여전히 호불호가 엇갈린다. 하지만 황금사자상을 거머쥔 김기덕이 ‘특별한 그의 영화경력에서도 새로운 출발’(AFP통신)을 한 것만은 틀림없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김기덕 ‘황금사자’ 머리에 얹다

    김기덕 ‘황금사자’ 머리에 얹다

    김기덕(52) 감독의 영화 ‘피에타’가 세계 3대 영화제 가운데 하나인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을 수상하며 한국영화사에 새로운 획을 그었다. 김 감독의 18번째 영화 ‘피에타’(‘자비를 베푸소서’란 의미의 이탈리아어)는 9일 오전(한국시간)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린 제69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그랑프리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한국영화가 베니스·칸(프랑스)·베를린(독일) 등 세계 3대 영화제의 최고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1961년 강대진 감독의 ‘마부’가 베를린영화제 특별은곰상을 받은 뒤 51년 만이다. 채무자들의 돈을 뜯어내며 살아가는 악마 같은 남자(이정진), 30여년 만에 그 앞에 나타나 엄마라고 주장하는 여자(조민수)를 통해 용서와 복수, 속죄란 가능한 것인가를 되묻는 김기덕의 강렬한 이야기가 베니스를 홀렸다. 김 감독은 앞서 베니스영화제(‘빈집’)와 베를린영화제(‘사마리아’) 감독상, 칸 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받았다. 해외의 호평과는 달리 국내에서는 비주류 아웃사이더로 평가받던 김 감독이었기에 국내 영화계에 던지는 메시지가 적지 않다. 김 감독은 이날 시상식에서 “모든 배우와 스태프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피에타’를 선택해 준 모든 이에게 이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짤막하게 말한 뒤 민요 ‘아리랑’으로 수상 소감을 대신했다. 김 감독은 아리랑을 부른 이유에 대해 “가장 한국적인 것을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폐막식에 앞서 이탈리아 18~19세 관객이 뽑은 ‘젊은 비평가상’, 이탈리아 온라인 영화매체 기자들이 뽑은 ‘골든 마우스상’, 이탈리아 유명작가를 기리는 ‘나자레노 타데이상’도 받았다. ‘피에타’와 경합을 벌인 ‘더 마스터’의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이 은사자상(감독상)을, 호아킨 피닉스와 필립 세이모어 호프먼이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심사위원 특별상은 ‘파라다이스:믿음’의 울리히 사이들, 각본상은 ‘섬싱 인 디 에어’의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에게 각각 돌아갔다. 한편 새로운 경향을 소개하는 오리종티 부문에서 유민영 감독의 ‘초대’가 최우수 단편영화에 주는 오리종티 유튜브상을 받았다. 비경쟁부문에 초청된 전규환 감독의 ‘무게’도 ‘퀴어 라이온’ 상을 받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완득이’ 감동 느껴볼까 ‘써니’ 복고 즐길까

    ‘완득이’ 감동 느껴볼까 ‘써니’ 복고 즐길까

    ‘추석에는 청룽(成龍)의 코믹액션’이란 말은 옛날 얘기다. 청룽의 활동이 뜸한 데다 재탕, 삼탕에 방송사나 시청자 모두 지쳤다. 할리우드의 신작도 추석 TV편성표에서 보기 어렵다. 케이블 영화채널에서 웬만한 할리우드 화제작들은 ‘TV 첫 방송’이란 명목으로 일찌감치 우려냈기 때문. 결국 TV편성표의 심야시간대는 한국영화 몫이 됐다.28일 밤 9시 55분 김려령 작가의 베스트셀러를 영화로 만든 ‘완득이’(MBC)가 방송된다. 지난해 10월 개봉 당시 530만명을 불러모았다. ‘트랜스포머3’, ‘최종병기 활’, ‘써니’에 이어 지난해 박스오피스 4위. 장애를 가진 아버지와 필리핀인 어머니 등 남다른 가정환경 때문에 세상에 등을 돌렸던 고교생 완득이가 담임 똥주와 특별한 사제지간이 되는 성장드라마다. 밤 10시 50분에는 손예진·이민기 주연의 ‘오싹한 연애’(KBS2)가 방송된다. 로맨틱코미디와 공포를 버무린 변종장르다. 귀신이 시도 때도 없이 눈에 보여 연애는커녕 평범한 생활조차 쉽지 않은 여자와 겁 많은 호러 마술사의 사랑 이야기다. 29일 밤 10시 이현승 감독의 ‘푸른소금’(OCN)이 첫선을 보인다. 조직을 떠나 평범한 삶을 살려던 중년의 사내(송강호)와 그를 감시하려고 조직에서 보낸 어린 여자 킬러(신세경)가 묘한 감정에 휩싸이면서 영화는 엉뚱한 방향으로 전개된다. 대표적인 조폭코미디 시리즈물 ‘가문의 영광4: 가문의 수난’(채널 CGV)도 밤 10시에 방송된다. 김수미·신현준·탁재훈 등이 고스란히 뭉친 데다 제작사 태원엔터테인먼트의 정태원 사장이 메가폰을 잡았다. 평단과 일부 언론에선 억지 코미디라며 비난했지만, 236만명을 불러모았다. 밤 10시 25분에는 ‘퀵’(KBS2)이 방송된다. 30일 밤 8시 40분에는 지난해 736만명을 동원, 복고열풍에 불을 지핀 ‘써니’(SBS) 감독판이 방송된다. ‘과속스캔들’과 ‘써니’를 거푸 흥행시킨 신예 강형철 감독의 감각을 엿볼수 있다. ‘영화는 영화다’, ‘의형제’ 등 평단과 관객의 고른 지지를 받으면서 충무로의 보석으로 떠오른 장 감독이 140억원짜리 초대형 프로젝트를 맡았다. 294만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지만 곱씹어 볼 만한 영화다. 밤 12시에는 곽경택 감독이 권상우와 정려원을 데리고 찍은 ‘통증’(채널 CGV)도 방송된다. 10월 1일 밤 12시에는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은 김기덕 감독이 각본을 쓰고 애제자인 전재홍 감독이 연출한 윤계상·김규리 주연의 ‘풍산개’(OCN)가 방송된다. 김 감독의 흥행 후각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김기덕감독 부른 베니스 그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김기덕감독 부른 베니스 그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해마다 8월 말이면 전 세계 영화인의 눈은 이탈리아의 리도섬으로 쏠린다. 한때 프랑스 칸영화제를 뛰어넘는 세계 최고(最高)였지만, 지금은 세계 최고(最古)이자 ‘2인자’가 된 베니스영화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새달 8일까지 열리는 제69회 베니스영화제는 내실에 힘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10여년 만에 집행위원장에 복귀한 알베르토 바르베라는 이번 영화제를 “더 수수하게, 덜 화려하게” 꾸밀 것이라고 밝혔다. 경쟁부문 상영작 수도 줄었다. 2010년 22편, 2011년 21편에서 올해는 18편이다. 김기덕 감독의 18번째 영화 ‘피에타’(이탈리아어로 ‘자비를 베푸소서’란 뜻)도 포함됐다. 그의 네 번째 베니스 경쟁부문 진출작인 ‘피에타’는 악마와 같은 사채업자(이정진 분)와 어느 날 엄마라며 찾아온 낯선 여자(조민수 분)가 만나며 겪는 수상한 사건을 담았다. ●김기덕에게 선물을 안길까 한국 영화는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품지 못했다. 1987년 ‘씨받이’의 강수연(여우주연상), 2002년 ‘오아시스’의 이창동 감독(감독상)과 문소리(신인배우상), 2004년에는 김기덕 감독이 ‘빈집’으로 감독상을 받았다. 김 감독은 출국에 앞서 29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상을 준다면 거절할 것 같진 않다.”면서 “수상 여부에 앞서 동시대 영화를 호흡할 수 있는 기회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수업과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로피의 종류가 문제일 뿐 빈손으로 돌아오지는 않을 거라는 게 완성된 ‘피에타’를 본 영화인들의 조심스러운 전망이다. 부산국제영화제 전찬일 프로그래머는 “최고작은 아니지만, 김기덕만의 펄떡거리는 힘이 유지되면서도 성숙함을 더했다. 개성을 잃지 않으면서 과거보다 여유롭고 따뜻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아리랑’에서 (한국영화계와 옛 제자 장훈 감독 등에게) 독설을 내뱉었던 게 실제로 치유의 기능을 했고, 후속작 ‘아멘’에서 엿보인 성숙함·포용력은 더 깊어졌다. 베니스에서 충분히 화제가 될 만하다.”고 덧붙였다. 집행위원장 교체도 기대감을 부풀린다. 전임 마르코 뮐러 위원장은 유럽 영화계의 대표적인 ‘친중국파’였다. 막판에 경쟁부문 추가작(서프라이즈 필름)은 늘 중국·홍콩 영화의 몫. ‘피에타’의 경쟁부문 진출은 2005년 ‘친절한 금자씨’ 이후 7년 만일 만큼 한국 영화는 베니스에서 소외당했다. 반면 바르베라 위원장은 1999~2001년 집행위원장 시절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던 김 감독의 ‘섬’과 ‘수취인불명’을 공식 초청했던 인연이 있다. 또 2005년 토리노 영화박물관에서 김기덕 감독 특별전을 열었다. 일부에서는 칸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이 거론됐던 ‘피에타’가 베니스로 방향을 튼 건 믿는 구석이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피에타’의 상영 날짜가 폐막 나흘 전인 새달 4일이란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주최 측에서 김 감독을 폐막까지 붙잡아 놓겠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테렌스 맬릭, 폴 토머스 앤더슨 등 거장들의 향연 올해 경쟁부문의 화두는 변화다. 18명의 경쟁부문 감독 중 12명은 베니스가 처음이다. 신진 감독이 대거 포함됐다. 테렌스 맬릭, 폴 토머스 앤더슨, 올리비에 아사야스, 기타노 다케시 등 스타 감독도 베니스보다 칸이나 베를린과 각별했다. 바르베라 신임 집행위원장의 속내가 엿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지난해 ‘트리 오브 라이프’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할리우드의 은자(隱者) 테렌스 맬릭의 ‘투 더 원더’다. 후반 작업이 늦어지면서 칸 대신 베니스를 선택했다. 2010년 10월 촬영에 돌입할 때부터 ‘테렌스 맬릭 제목 미정 프로젝트’로 주목받았다. 스페인의 명배우 하비에르 바르뎀을 필두로 벤 에플랙과 레이첼 맥애덤스, 레이첼 와이즈 등 할리우드 톱스타들이 자원 등판했다. 멜로 영화로 알려졌지만 맬릭이 고만고만한 사랑 이야기를 했을 리 없기에 호기심을 부채질하고 있다. 막차로 경쟁부문에 오른 폴 토머스 앤더슨의 ‘더 마스터’도 강력한 경쟁자다. 195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신흥종교 교주의 이야기를 담았다.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 호아퀸 피닉스, 에이미 애덤스 등이 출연했다. 앤더슨 감독은 2002년 ‘펀치 드렁크 러브’와 2008년 ‘데어 윌 비 블러드’로 각각 칸과 베를린 감독상을 받았다. 맥애덤스의 신작이 또 한 편 있다. 앨프리드 히치콕의 적자로 평가받는 브라이언 드팔마가 5년 만에 내놓은 ‘패션’이다. 프랑스 영화 ‘러브크라임’을 다시 만들었다. 한 여자가 직장 상사와 멘토에게 아이디어를 도둑 맞은 뒤 복수하는 내용을 담은 스릴러다.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출발해 갱스터 영화의 스타로, 다시 일본을 대표하는 거장으로 우뚝 선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아웃레이지 비욘드’, 프랑스 감독 올리비에 아사야스의 ‘섬싱 인 디 에어’ 등도 주목할 만하다. 한편 유민영 감독의 단편 ‘초대’는 오리종티 부문에 진출했다. 이탈리아어로 지평선을 뜻하는 오리종티는 실험적이고 새로운 경향을 선보이는 비경쟁 부문이다. 전규환 감독의 ‘무게’는 베니스데이즈 부문에 초청됐다. 베니스데이즈는 칸국제영화제 감독 주간에 해당하는 주요 섹션으로 한국 영화로는 처음이다. ‘모차르트 타운’ ‘애니멀 타운’ ‘댄스 타운’ 등 ‘타운’ 시리즈와 ‘바라나시’로 해외에서 호평받은 전 감독의 작품으로 인간이 짊어져야 할 삶의 무게와 아픔을 담아 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베니스가 상 준다면 애국가 1절 부르겠소”

    “베니스가 상 준다면 애국가 1절 부르겠소”

    “수상을 한다면 해외에 영화가 더 많이 팔릴 수 있는 기회가 열리니까 상을 주신다면 거절할 것 같지는 않다. 만일 이번 영화제에서 상을 받는다면 가슴에 손을 얹고 애국가 1절을 부르겠다. 무엇보다 다음 영화를 꼭 만들고 싶다.” 29일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서 열린 ‘피에타’ 베니스 국제영화제 출국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기덕(52) 감독은 수상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피에타’는 김 감독의 18번째 영화이며 한국 영화가 베니스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것은 ‘친절한 금자씨’ 이후 7년 만이다. 이탈리아어로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뜻의 ‘피에타’는 끔찍한 방법으로 채무자들의 돈을 뜯어내며 사는 남자 강도(이정진) 앞에 어느 날 엄마라는 여자(조민수)가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김 감독은 “잔인한 아들과 아들을 찾아온 어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돈 때문에 가족이 해체되고 사회구성원 간 혼란을 일으키는 사회문제를 다룬 영화”라면서 “엄마로서의 미안함과 아들이 느끼는 엄마에 대한 부재가 충돌하면서 다이너마이트처럼 연쇄적으로 폭발해 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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