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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정우·구혜선 볼까… 극장 말고 청주비엔날레서

    다음 달 11일 개막하는 ‘2013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에 최민수, 하정우, 유준상, 임혁필, 박은혜 등 국내 유명 연예인 20명이 손수 만든 공예품을 출품한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19일 서울 중구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설명회를 열어 배우 최민수와 박은혜가 직접 바느질하고 빚은 가죽 공예품과 도자 공예품을 각각 출품하는 등 다양한 전시가 마련된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별 전시 부문인 ‘스타 크라프트’전에 참여한다. 최민수는 7년간 공들여 만든 지갑, 벨트 등 가죽 공예 오브제를 내놓는다. 앞서 몇 차례 개인전을 열기도 했으나 공식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다. 배우 하정우는 나무로 만든 테이블에 그림을 넣은 작품을 선보이고 배우 구혜선은 그림을 새긴 거울을 출품했다. 가수 조영남·남궁옥분·유열·이상은, 배우 리사, 개그맨 임혁필 등도 입체적인 그림 작품을 전시할 계획이다. 스타 크라프트전을 기획한 김종근 홍익대 교수는 “연예인들의 작품을 통해 청주비엔날레를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 미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작품은 경매에 부쳐 수익금을 불우 이웃 돕기에 쓸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대 규모인 70억원이 투입되는 청주비엔날레는 오는 10월 20일까지 40일간 충북 청주시의 옛 연초제조창에서 이어진다. 1999년부터 시작된 행사의 올해 주제는 ‘익숙함, 그리고 새로움’. 2013베니스비엔날레 참여 작가인 조아나 바스콘셀로스를 비롯해 영국 왕립미술학교 출신의 깃털공예가 케이트 맥과이어, 미국 최초의 살아있는 인간문화재 데일 치훌리, 도예가인 신상호 홍익대 명예교수 등 60개국의 작가 3000여명이 참여한다. 전시 감독은 박남희 서울과학기술대 외래교수와 가네코 겐지 미노도자기박물관장이 함께 맡았다. (043)277-2501~3.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새 영화] 왕자웨이 감독 ‘일대종사’

    [새 영화] 왕자웨이 감독 ‘일대종사’

    왕자웨이 감독이 1994년 발표한 ‘동사서독’은 전통적인 무협 영화의 계보에서 멀리 떨어진 작품이었다. 김용의 ‘사조영웅전’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에는 복수심에 들끓는 주인공도, 처단해야 할 뚜렷한 악인도 등장하지 않았다. 정성일 영화평론가에 따르면 ‘동사서독’은 “무한히 많은 무협소설들이 서로 가로지르고 통과하는 일종의 교차로”였으며 “그 자체로 여러 개의 수수께끼를 하나로 만든 플래시백 영화”였다. 수수께끼가 남긴 의문들을 채운 것은 베니스 영화제에서 최우수 촬영상을 받은 크리스토퍼 도일 촬영감독의 탐미적인 영상이었다. 감독의 두 번째 무협 영화인 ‘일대종사’ 역시 그의 비주얼리스트적인 면모가 극한으로 끌어올려진 작품이다. 여러 명의 촬영감독을 갈아치우며 6년간의 기획과 3년간의 촬영으로 완성된 영화는 매 장면 유려한 영상미로 가득 차 있다. 실존 인물이었던 영춘권의 대가 엽문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이지만 견자단 주연의 ‘엽문’ 등 기존 무협 영화의 공식은 따르지 않는다. 영화는 엽문(량차오웨이)의 봄과 겨울을 보여준다. 영춘권의 대가인 엽문은 팔괘장의 제창자인 궁보삼과의 대결을 통해 중국 무술의 대가로 떠오른다. 엽문은 궁보삼의 딸 궁이(장쯔이)와 무예를 겨루면서 미묘한 연정을 품게 된다. 그러나 아름다운 시절은 오래가지 않는다. 1938년 일본군이 쳐들어오면서 그의 삶은 “하루 아침에 봄에서 겨울로” 바뀐다. 집은 빼앗기고, 친구들은 죽고, 아내(송혜교)는 떠난다. 혼자 남은 그는 홍콩으로 건너간다. ‘일대종사’에는 봄에서 겨울로 생명을 다해가는 것들에 대한 회한의 정조가 다분하다. 팔과 다리를 “내밀고, 올리고, 내리는” 것이 전부인 영춘권은 몸으로 살아가던 시대의 마지막을 보여준다. 감독은 고속촬영을 통한 슬로모션으로 주먹과 발의 일합(一合)마저 우아하게 잡아낸다. 인물의 얼굴을 쉼없이 비추는 클로즈업은 저물어 가는 중국 근대의 표정을 비춘다.다만 이야기가 다소 분산되고, 형식과 이미지는 넘치는 작품의 특성을 불편하거나 지루하게 받아들일 관객도 있을 수 있다. 엔딩 크레디트 뒤에 추가 영상이 있다. 122분. 22일 개봉. 12세 관람가.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홍상수, 로카르노영화제 첫 감독상

    홍상수, 로카르노영화제 첫 감독상

    홍상수 감독이 영화 ‘우리 선희’(9월 12일 개봉예정)로 제66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우리나라 감독이 로카르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18일 제작사 전원사와 영화제 홈페이지에 따르면 홍상수 감독은 17일(현지시간) 스위스 티치노주 로카르노에서 폐막한 제66회 로카르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홍 감독이 받은 감독상은 로카르노영화제에서 2등 상에 해당한다. 1등 상인 최우수작품상은 스페인 출신 알베르트 세라 감독의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에 돌아갔다. 우리나라는 지난 1988년 박광수 감독의 ‘칠수와 만수’가 젊은 심사위원상을 받으며 이 영화제와 인연을 맺었으며, 배용균 감독의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1989)이 최우수작품상을 받은 바 있다. 1946년 시작된 로카르노국제영화제는 칸·베를린·베니스 국제영화제 등과 더불어 유럽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영화제 중 하나로 꼽힌다. ‘우리 선희’는 영화과 졸업생 선희(정유미 분)가 미국 유학을 준비하며 오랜만에 학교에 들러 최 교수(김상중)와 과거의 남자들인 문수(이선균), 재학(정재영)을 차례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실크로드의 여신’ 수지, 깊게 파진 가슴에 목걸이를…

    ‘실크로드의 여신’ 수지, 깊게 파진 가슴에 목걸이를…

    ‘국민 첫사랑’ 수지가 고혹적인 섹시미를 갖춘 ‘실크로드의 여신’으로 변신했다. 수지는 최근 패션지 ‘바자’와 함께 화보를 촬영했다. 주얼리 브랜드 스와로브스키의 협찬을 받은 수지는 이번 화보에서 ‘동아시아, 히말라야, 인도 그리고 베니스까지 실크로드를 따라 흐르는 여정’이른 콘셉트로 우아한 섹시미를 드러냈다. 수지는 검은 블라우스에 여러개의 브로치, 후프 이어링 등을 착용해 여성미를 뽐냈다. 또 가슴 라인이 드러날 정도로 깊게 파진 하얀 니트에 심플한 목걸이를 매치해 섹시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화보 관계자는 “수지는 착용하는 주얼리마다 다른 스타일링과 포즈로 멋지게 표현해 현장 스태프들의 찬사를 한 몸에 받았다”고 말했다. ‘실크로드의 여신’이 된 수지의 고혹적인 모습은 ‘바자’ 9월호를 통해 만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마카오=카지노는 잊어라”…이젠 ‘복합 가족리조트’로 탈바꿈

    “마카오=카지노는 잊어라”…이젠 ‘복합 가족리조트’로 탈바꿈

    영화 ‘도둑들’의 배경이 되었던 마카오, 대형 호텔들의 화려한 야경과 그 안에서는 희뿌연 담배 연기 속에 ‘한 방’을 기다리는 회색빛 얼굴들이 마주하고 있는 모습이 우리에게 익숙했다. 그러나 이번 여름부터 마카오에서는 좀 더 다양한 색깔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더 이상 ‘마카오=카지노’의 공식에서 벗어나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여행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지난 7월 초 마카오에 드림웍스의 유명 캐릭터들이 찾아왔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슈렉과 쿵푸팬더, 마다가스카, 드래곤의 주인공들을 마카오 리조트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마카오 최대 복합 리조트 회사인 샌즈 차이나의 ‘샌즈 코타이 센트럴 리조트’와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의 합작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다.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이 테마파크나 놀이공원이 아닌 호텔 리조트와 함께 합작을 하는 것은 세계 최초다. 샌즈 코타이 리조트 소속 호텔들은 드림웍스 캐릭터들로 꾸며진 하나의 가족 놀이공원이 됐다. 리조트마다 캐릭터 장식을 해놓은 것은 물론이고 호텔 숙박 프로그램까지 바꼈다. 홀리데이인 호텔 로비에서는 네 종류의 캐릭터를 오전과 오후에 직접 만날 수 있다. 흥겨운 애니메이션 주제곡과 함께 등장하는 캐릭터들과 귀여운 포즈를 잡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어린이들을 위한 ‘팬미팅’인 셈이다. 호텔 안 쇼핑몰에서는 매일 오후 4시 퍼레이드도 펼쳐진다. 놀이공원에서 열리는 퍼레이드처럼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들이 춤을 추면서 쇼핑몰 안의 분위기를 돋운다.  쉐라톤 호텔에서는 9월 30일까지 ‘드림웍스 패밀리 스위트룸’ 숙박 패키지를 판매한다. 호텔에는 슈렉, 쿵푸팬더, 마다가스카, 드래곤 등 네 종류의 캐릭터 스위트룸이 만들어져 있다. 부모들이 이용할 수 있는 2인용 스위트룸에 2명의 어린이가 사용할 수 있는 방이 함께 있다. 어린이방에는 각각의 캐릭터룸에 따라 슈렉이 그려진 침대, 쿵푸팬더 세면도구 등 캐릭터별로 꾸며져 있다. 비용은 평일 기준 1박에 2668 마카오 달러(세금 30% 별도). 우리 돈으로 약 40~50만원 선이다.  리조트에 묵는 어린이들은 캐릭터들과 함께 아침을 맞이한다. 슈렉이 “굿모닝~”하고 모닝콜을 해주고 호텔의 아침식사는 ‘breakfast’가 아닌 ‘Shrekfast’로 변신한다. 슈렉과 쿵푸팬더, 마다가스카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어린이들의 아침식사를 함께하는 이벤트다. 메뉴도 어린이들의 입맛에 맞춰 달콤한 간식들과 햄버거, 샌드위치 등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특히 슈렉 모양의 팬케익, 쿵푸팬더 모양의 찐빵 등 재미있는 간식들을 맛볼 수 있다. 아침식사 중에는 캐릭터들이 나와 음악에 맞춰 율동을 보여주고 무대 밑에 내려와 아이들과 만난다.  호텔 안내데스크 옆에는 ‘줄리엔의 오두막(King Julien’s jungle hut)’으로 불리는 간이 매점이 있다. 체크인을 마친 어린이들이 무료로 자유롭게 찾아와 팝콘과 젤리, 주스 등의 간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유럽의 베니스를 통째로 옮겨놓은 듯한 베네시안 마카오는 최대 규모의 카지노를 가진 동시에 대형 쇼핑몰도 갖췄다. 인공하늘로 된 천장과 곤돌라가 움직이는 물가를 따라 베네시안 리조트 안의 의류, 화장품 등 가게가 300여개가 있다. 여기에 포시즌 호텔의 150개를 비롯해 리조트 안에만 600여개의 상점이 있다. 샌즈 코타이 센트럴 리조트의 호텔들은 모두 구름다리 등 통로로 실내가 연결돼 있어 편하게 움직이며 쇼핑이 가능하다.  베네시안 리조트는 우리나라의 코엑스나 킨덱스처럼 전시관, 공연장도 함께 있어 마카오의 복합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3000평 규모의 전시관이 6개 있고 대형 공연장 ‘Cotai Arena’ 한 곳 있다. 현재 전시관에서는 공룡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모형을 전시해 놓은 공룡 특별전이 열리고 있고, 공연장은 올 가을 저스틴 비버가 이 곳에서 공연을 하는 등 세계의 유명 뮤지션들의 무대가 되기도 한다.  또 뮤지컬이나 오페라 극장으로 사용되던 공간도 영화관으로 탈바꿈해 지난달 13일부터 드림웍스의 신작 3D 애니메이션 ‘터보’가 상영되고 있다. 개봉 첫날 시사회에서는 마카오의 유명 배우들이 레드카펫 행사도 진행했다. 샌즈 차이나 관계자는 “마카오가 카지노 뿐 아니라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가족 여행지가 될 수 있도록 주력하고 있다”면서 “특히 어린이, 여성들을 위한 시설과 프로그램을 갖추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카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김기덕 ‘뫼비우스’ 국내개봉 길 열렸다

    김기덕 ‘뫼비우스’ 국내개봉 길 열렸다

    두 차례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으며 논란이 됐던 김기덕 감독의 ‘뫼비우스’가 국내에서 개봉하게 됐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6일 ‘뫼비우스’에 대한 재심의 결과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뫼비우스’는 지난 6월 영등위 첫 심의에서 모자 간의 성관계 장면 등을 이유로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았다. 1분 40초 분량을 삭제한 뒤 재심의를 받았지만 역시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았다. 국내에는 제한상영관이 없어 제한상영가를 받은 영화는 상영이 불가능하다. 청소년관람불가를 받은 편집본은 총 2분 30초 분량을 잘라낸 것이다. 감독 측은 이번 심의를 앞두고 영화 기자와 평론가 등을 대상으로 개봉 여부를 묻는 시사회를 진행했다. 30% 이상 반대 의견이 나오면 개봉을 하지 않기로 했으나 반대 의견은 10.2%에 그쳤다. ‘뫼비우스’는 지난달 25일 제70회 베니스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안내견이 맺어준 인연…‘맹인 커플’ 결혼

    안내견이 서로 사랑에 빠져 만나게 된 안내견 주인들이 결혼에 성공해 화제다. 영국에 사는 마크 가페이(52)와 클레어 존슨(50)은 자신들의 안내견이 사랑에 빠진 덕분에 인연을 찾았다고 영국 일간지 메트로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2주 동안의 안내견 훈련 코스에서 처음 만났다. 클레어의 안내견 베니스는 마크의 안내견 로드와 친해진 이후로 절대로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클레어와 마크는 베니스와 로드의 사랑을 위해 자주 만나게 되었으며, 곧 주인들 역시 사랑에 빠지게 됐다. 안내견 덕분에 인연을 찾게 된 크레어와 마크는 11개월 동안의 연애 끝에 결혼을 결심했다. 마크는 “2개월의 훈련 기간 동안 베니스와 로드는 항상 함께 놀았다. 그들이 사랑에 빠진 덕분에 나와 클레어가 만날 수 있었다”고 했다. 또한 클레어는 “만약 안내견이 없었더라면 절대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결혼식의 입장을 안내견과 함께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사진=메트로 캡처 정선미 인턴기자 j2629@seoul.co.kr
  • [서울광장] ‘뫼비우스’도 못 트는 나라가 무슨 문화융성/안미현 논설위원

    [서울광장] ‘뫼비우스’도 못 트는 나라가 무슨 문화융성/안미현 논설위원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보면 불편하다. 메시지가 불편하고 장면이 불편하다. 김 감독의 신작 ‘뫼비우스’가 또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사고로 성기를 상실한, 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 소수의 마음을 표현한” 영화다. 지난 26일 ‘관계자 시사회’에서는 87%가 개봉에 찬성표를 던졌다. 김 감독은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가 두 차례나 ‘뫼비우스’에 사실상 상영 불가 판정을 내리자 “평론가·기자 등 관계자 시사회를 열어 반대표가 30% 넘게 나오면 영등위의 세 번째 판정에 관계 없이 개봉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애초부터 일반시민이 아닌 문화계 인사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다분히 ‘의도’가 엿보이기는 했지만 어찌됐든 공은 다시 영등위로 넘어왔다. 올 6월 초 영등위는 모자(母子) 성관계 장면 등을 문제삼아 이 영화에 ‘제한상영가’ 등급을 매겼다. 이 등급을 받으면 제한상영관에서만 틀어야 한다. 김 감독은 20여컷을 잘라내 재심의를 요청했다. 영등위는 그래도 반사회적이라며 지난 16일 또다시 제한상영가 판정을 내렸다. 김 감독의 대응이 궁금했다. 과연 엎을 것인가, 아니면 더 자를 것인가. 궁금증은 생각보다 빨리 풀렸다. 영등위의 재심 판정이 나온 지 이틀 만에 김 감독은 “밤새 살을 자르듯 필름(50초 분량 12컷)을 더 잘랐다”며 세 번째 심의를 받겠다고 밝혔다. 상업영화판과 결탁했다며 한때 제자였던 유명 감독을 실명 비판했던 그인지라 다소 뜻밖이었다. 혹자는 가위질하지 말고 영등위의 권유대로 제한상영관에서 틀면 될 것 아니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는 제한상영관이 한 곳도 없다. 현행법상 제한상영관은 선전물이나 광고를 극장 밖으로 보이게 해선 안 된다. ‘성인전용관’이라는 간판을 밖에 걸 수조차 없는 것이다. 이를 어기면 2년 이하 징역을 살거나 2000만원 이하 벌금을 내야 한다. 제한상영가 등급이 아닌 영화도 틀 수 없다. 최근 5년간 우리나라에서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은 영화는 40편이 채 안 된다. 팔 물건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데다 선전조차 못 하는데 자선단체가 아닌 이상 누가 이런 극장을 운영하려 하겠는가. 영등위는 법률에 보장된 영화등급 가운데 하나를 선택한 것뿐이고 제한상영관이 없는 현실은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고 항변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는 존재하지도 않는 전용슈퍼에 가서 물건을 사라고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막연한 등급 분류 보류 제도가 2001년 위헌 판정을 받자 ‘기준’을 내세워 보완한 게 지금의 제한상영가 등급이다. 하지만 이 역시 사실상 상영 금지에 해당돼 위헌이라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서울행정법원이 지난 5월 김선 감독의 ‘자가당착’에 대해 제한상영가 등급 취소 판결을 내린 것도 이 때문이다. 이제라도 위헌 소지가 다분한 제한상영가 등급은 없애야 한다. 제한상영가 등급을 유지하고 싶으면 전용상영관이 생존 가능하도록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 이도 저도 당장 어떻게 할 자신이 없으면 관객에게 선택을 맡겨야 한다. 영화 ‘피에타’가 지난해 국제영화제에서 아무리 큰 상(베니스영화제 최고작품상)을 탔어도 김 감독의 작품을 싫어하거나 부담스러워하는 관객은 상영관을 찾지 않았다. 호기심에 찾았다가 중간에 퇴장하는 관객도 있었다. 그런데 아예 선택조차 못하게 빗장을 거는 것은 한국 성인관객의 수준을 우습게 보는 처사다. 문화융성을 4대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로 정한 박근혜 대통령은 “문화는 다른 산업에 새로운 고부가가치를 더해주는 21세기 연금술”이라며 문화산업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문화정책은 현장 중심의 논의와 신선한 발상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전용극장이 없는데 전용극장에서만 틀라’는 코미디 같은 지침이 나오는 나라에서 어떻게 ‘문화융성’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hyun@seoul.co.kr
  • 김기덕 신작 ‘뫼비우스’ 베니스 비경쟁부문 진출

    제한상영가 논란에 휩싸인 김기덕 감독의 신작 ‘뫼비우스’가 제70회 베니스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고 영화제 조직위원회가 25일 밝혔다. 지난해 ‘피에타’로 이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품에 안은 김 감독은 2년 연속 베니스를 찾게 됐다. 김 감독의 베니스영화제 진출은 ‘섬’(2000), ‘수취인불명’(2001), ‘빈집’(2004), ‘사마리아’(2004), ‘피에타’(2012)에 이어 여섯 번째다. 올해 비경쟁 부문에는 김 감독과 함께 재일교포 3세 이상일 감독의 ‘유루사레자루 모노(Unforgiven)’도 초청됐다. 그러나 한국 영화는 공식 경쟁 부문인 ‘베니스 70’에 진출하는 데 실패했다. 베니스국제영화제는 다음 달 28일 개막작 ‘그래비티’를 시작으로 오는 9월 7일까지 이탈리아 베니스 리도섬에서 열린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유럽 배낭여행-유럽에서 보낸 보름의 낮과 밤

    유럽 배낭여행-유럽에서 보낸 보름의 낮과 밤

    유럽에서 보낸 보름의 낮과 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는지 배낭 멘 여행길에선 낯모르는 이와 “안녕” 하고 입만 벙긋하는 인사만으로도 말꼬리가 길어진다. 어디서 왔는지 이름이 뭔지 아주 사소한 호감부터 “너 지금 행복하니?” 선문답 같은 대화에 이르기까지. 나는 꿈꾸듯 거닐며 수많은 이방인들과 옷깃 스치는 인연을 맺었다. 이를테면 옷깃스침 동행이랄까. 유럽 땅에서 보낸 보름의 낮과 밤, 나는 마냥 행복했다가 돌연 쓸쓸해지고 그지없이 황홀했다가 못내 아쉬워 어쩔 줄 모르는 순간순간을 맞이한다. about ‘동행’ 본 기사는 SJR EUROPE에서 론칭한 ‘동행’ 상품을 따라 여행한 기록이다. 3월27일부터 4월12일까지 프랑스 파리를 시작으로 이탈리아 로마에 이르기까지 총 6개국 18개 도시를 탐방했다. tip 1 동행 상품가 외에 옵션투어 비용, 식비, 자유 여행을 하면서 지출한 교통비와 각종 입장료 등 15박 17일의 현지에서 지출한 여행경비는 120만원 남짓. 기념품 구입 또는 개인 쇼핑 품목이 많을 경우에는 더 넉넉하게 준비하는 것이 좋다. tip 2 파리의 라스파일 시장과 몽파르나스 묘지, 뮌헨의 영국정원과 슈바빙, 프라하의 카프카 뮤지엄, 비엔나의 레오폴드 뮤지엄, 베네치아의 리도섬과 부라노섬 등은 기본 투어가 아닌 자유 시간을 활용해 여행했다. 기본 투어에 해당하는 파리, 프라하, 비엔나, 베네치아, 로마 등의 주요 도시 투어 역시 일부 구간 동행 후 자유로이 움직였고, 옵션 투어 가운데 바티칸 시국은 개별적으로 방문했다. France Mont Saint Michel, Paris 파리에서 지도 없이 걷기 기어코 파리. 파리는 독보적이다. 자정 가까이 늦은 밤에 도착한 파리였지만 여행에 앞서 만난 선배의 말이 실감이 됐다. “아마도 네 마음과 부단히 싸우는 여행이 될 거야.” 어디부터 갈까, 뭐부터 할까, 마음은 급한데 결정은 못하고, 그럼에도 파리에서는 어느 한 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 여행은 이튿날 아침부터 시작됐다. 파리 몽파르나스 타워 가까이에 위치한 호텔Campanile Maine Montparnasse 로비에서 15박 17일간의 동행들과 만났다. 며칠 전에 도착해 이미 파리에 푹 빠진 이도, 스페인이며 어디며 이제 막 국경을 넘어온 이도 있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 했다. 동행을 태운 버스는 파리를 조금 아껴두고 4시간여를 달려 프랑스의 끄트머리 몽생미셸Mont Saint Michel에 닿았다. 성 미카엘 대천사의 신성한 산성, 몽생미셸은 노르망디Normandie 해변에 떠 있는 아주 작은 바위섬이자 중세로부터 오랜 역사를 이어온 수도원이다. 일대는 드넓은 갯벌이다. 바닷일을 하던 사람들은 이 바위섬에서 휴식을 취하곤 했다. 워낙에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밀물썰물의 간격이 짧아 많은 이들이 휩쓸려 버린 탓에 ‘몽통브mont tombe’, ‘무덤 산’이란 고약한 별칭으로 불렸다고 한다. 그러던 8세기 초반의 어느 날, 인근 아브랑쉬Avranches 지역 오베르St. Aubert 대주교의 꿈에 성 미카엘이 나타나 예배당을 세울 것을 명령했고, 그후 서서히 모습을 달리한다. 14세기 백년전쟁 때에는 전투 요새로, 18세기 대혁명 시절에는 감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오늘 내가 마주한 몽생미셸은 고되고 혼란스러운 노르망디의 역사가 쓸려가고 다시금 수많은 순례자와 여행자들이 밀려오는 축복의 성지다. 그 물살에 실려 동화 속 풍경처럼 아른거리는 몽생미셸 속으로 들어간다. 바위섬 꼭대기의 수도원으로 이어지는 골목길은 좁고 가파르지만 저마다의 특색을 살린 호텔과 기념품 가게를 눈으로 즐기고, 입으로는 짧은 물때를 맞추기 위해 빠르고 간편하게 요리하고 먹을 수 있는 이곳의 대표음식 오믈렛과 사과 파이, 발효주 시드르Cidre 등을 즐긴다. 그리고 나서야 비로소 들어선 수도원에서 갯벌 뒤로 어디서부터가 바닷물인지 모를 그저 눈부신 노르망디 해안을 실눈으로 조망한다. 드디어 정말, 파리의 아침이다. 알람이 울리기 전 진작에 일어나 부산을 떨었다. 조식 서비스를 마다하고 향한 곳은 ‘카페 드 플로르Cafe de Floer.’ 카페 홀을 등지고 바깥 거리 쪽 테라스 좌석에 앉아 에스프레소와 크루아상으로 파리지엔의 밥상을 받아든다. 그러나 난 이따금씩 꿈꿨다. 저마다의 삶을 일구고 있는 파리지엔들마저 도시의 풍경으로 소비되는 파리에서 보들레르가 말한 ‘플라뇌르flaneur’, 이 도시의 산보객이 되는 순간을. 개인의 삶과 분리하여 도시 자체를 관찰하고 감상하는 한가한 무리가 되는 것이야말로 파리를 가장 파리답게 소비하는 방법이 아닐까. 자리를 털고 일어났지만, 카페 드 플로르에서 몇 발짝 나가지 못하고 바로 옆 서점에서 발길을 멈춘다. 막 문을 여는 참이다. 출근하는 서점 직원들을 따라 들어가 바바리코트 차림의 백발 할아버지들과 책 구경을 한다. 파리를 담은 사진집 몇 권을 골랐다. 그리고 다시 감이 이끄는 대로 걷다 ‘라스파일 시장Marche Biologique Raspail’에 이른다. 화요일과 금요일이면 우리의 오일장처럼, 라스파일 도로변에 장이 선단다. 일요일에는 파리 근교에서 재배하는 유기농 식재료를 사고파는 유기농마켓이 열린다. 운이 좋다. 마침 장날이다. “봉쥬르.” 늘어선 가판 너머에서 들려오는 싱싱한 인사와 한 손에는 애견, 다른 한 손에는 장바구니를 든 동네 할머니와의 연속된 조우. 그리고 갖가지 방식으로 조리한 올리브를 맛보기로 건네는 손길까지 의도치 않게 살가운 일상을 공유한다. 예상치 못했던 진짜 파리지엔의 모습.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몽파르나스 묘지Montparnasse Cemetery에는 안내지도를 들고 명망가들의 묘를 찾는 이들이 꽤 많다. 시장에서 산 빨간 딸기를 베어 먹으며 보들레르 묘 앞에 마주앉은 나는 잠시 시간여행자로 전환된다. 아, 파리에서의 3일은 턱없이 짧다. 나는 파리를 빠르게 읽기로 했다.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튈르리 정원과 샹젤리제 거리를 지나 개선문까지 쉬지 않고 걸었다. 그 긴긴 길 위엔 셀 수 있을까 싶을 만큼 많은 의자가 줄지어 있고 그 위로 걸음을 멈춘 사람들이 기대어 있었다. 그날 밤, 중세 파리 투어를 했던 동행 몇몇이 해질녘 몽마르트르에서의 낭만을 안주 삼아 조촐한 와인 파티를 열고 있었다. 아무런 이유 없이 가는 것만으로도 이유가 되는 장소가 있다. 지칠 대로 지쳤지만 그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다음날, 동행들로부터 귀동냥한 정보를 중얼거리며 뤽상부르 공원Le Jardin du Luxembourg에서 아침 산책을 했다. 오늘 역시 조식 서비스 대신에 공원의 작은 카페테리아에서 크레이프와 커피로 덜 깬 잠을 달랜다. 조깅하는 파리지엔과 이른 아침부터 가이드 뒤를 쫓는 단체여행객들을 번갈아 바라봤다. 까짓것 부지런해져 보지 뭐. 반의반, 그 일부만이라도 보겠다고 오르세 미술관Musee d’Orsay으로 갔다. 역시나 나의 관심사는 미술작품보단 ‘오르세’라는 공간과 그 속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이므로 두어 시간이면 될 거라는 건방진 생각이 있었다. 말도 안 된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오르세는 물론 파리를 소화해 낼 방법이 없다. 그냥 넋 놓기로 했다. 정신을 차렸을 때 난 몽마르트르Montmartre 언덕 한가운데서 본의 아니게 낯선 구경꾼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몽마르트르의 예술가에게 초상을 맡기고 싶었지만 여유가 없었다. 붓 대신 가위를 들고 2~3분 만에 옆모습 실루엣을 종이에 오려 준다는 거리 예술가 앞에 앉았다. 대개 어린 아이들이 재미 삼아 하는 것 같았다. 관심의 대상이 나인지 예술가의 손놀림인지 모르겠더라. 카메라 플래시가 여기저기서 터진다. 민망함을 누르는 동안에 완성된 나의 실루엣. 하나도 안 닮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탐이 나는 파리에서 마지막은 바토 무슈Bateaux Mouches 위에서의 센강 유랑이다. 저마다의 파리를 즐긴 동행들이 하나둘 선착장으로 모여 이야기를 쏟아낸다. 듣는 이는 드물다. 알알이 불씨 오른 에펠탑이 가까워진다. 탄성이나 호들갑 없이 오히려 조용해진다. 파리의 밤이 강물 따라 흘러간다. ▶travie info 동행 프로그램은 여행하는 도시 가운데 주요 도시에서 지식 가이드를 제공한다. 프랑스에서는 몽생미셸과 옹플뢰르 1일 투어를 기본 일정에 포함하고 있고 파리에서는 2가지의 옵션 투어가 준비되어 있다. 옵션 투어는 물론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지식 가이드 투어에도 강제사항은 없다. 개인의 여행 기호를 존중하여 얼마든 자유 여행이 가능하다. route 1. 루브르 박물관+중세 파리투어 샹젤리제 거리→개선문→루브르박물관→중식→시테섬→노트르담성당→최고재판소→콩시에르쥬리→시청사→퐁피두센터→사요궁전(에펠탑 조망) route 2. 오르세 미술관+파리 인상파 투어 오르세 미술관→로댕미술관 정원→몽마르트르 언덕(성심성당, 예술인의 광장, 피카소의 작업실, 물랭루즈(조망))→개선문(샹젤리제) Switzerland Interaken,Luzern,Mürren,Mürren 만년설 위로 반짝이던 하루 파리 유랑을 끝낸 동행들이 모두 버스에 올랐다. 꼬박 8~9시간 몸을 구겨 잠을 청해야 한다. 다들 오랜 시간의 쪽잠이 불편하지만 어느 정도 긴장이 풀려서인지 금세 잠에 빠진다. 조금 깊이 잠들었다 깨어났다. 도착할 시간이 다 되었는데 여전히 낯선 도로 위다. 예상치 못한 거센 눈발로 좀더 안전한 길을 찾아 돌아가고 있다고 했다. 다행이다. 이번 여정은 이 야간이동을 시작으로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프라하까지 여정의 절반 이상을 이 버스 한 대로 움직인다. 유럽 배낭인데 유레일이 아니고 버스라니 처음엔 갸웃했다. 다시 생각해 보니 도시간 이동에 소비되는 시간과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어 나로선 반가운 일이다. 예상보다 한두 시간 늦었지만 무사히 인터라켄이다. 도시락으로 요기한 동행 대부분이 ‘Top of Europe’ 융프라우에 오를 채비를 한다. 꼭 1년 만에 다시 찾은 인터라켄에서 나는 과감히 융프라우를 포기했다. 이미 올랐다는 것이 큰 이유였지만 파리 파노라마가 가시기 전 유럽의 지붕 아래서 그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지난 여행에서 아쉽게 놓쳤던 청정마을 뮈렌Murren 행 기차에 올랐다. 기착지 라우터브루넨Lauterbrunnen에서 케이블카로 갈아타기 전 마을의 작은 카페에 들러 따뜻한 홈메이드 스프 한 그릇을 먹었다. 얼마나 내렸는지 눈에 파묻힌 것만 같은 집들이 드문드문 보이는 뮈렌에서 단출한 워킹화에 의지하여 곧 미끄러질 듯 뒤뚱거리며 걷는다. 날쌔게 지나가는 스키어들은 물론 눈썰매 힘껏 지치는 어린 아이들도 탄탄한 기운을 뿜어낸다. 변덕스런 날씨로 여행자 애태우기 일쑤인 그날의 융프라우는 다행히 쾌청했다고 동행들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하산했다. 오늘은 다들 세상 모르고 잠이 들겠지. 하얀 솜사탕처럼 멀리 뭉게뭉게 겹쳐 있는 알프스 산맥의 품속에서 그만큼 달달한 꿈을 꾸면서. 이른 아침인데 하늘을 나는 사람들이 보인다. 알프스 높은 곳 어디에선가 발을 뗐을 패러글라이더들이 드문드문. 지천이 눈꽃, 상고대로 뒤덮인 산길을 지나 어느새 루체른Luzern이다. 호반 위로 얌전히 뻗은 카펠교Kapellbrucke를 바라보며 마지막으로 스위스의 고즈넉함을 맛본다. Germany Füssen, Munich 찰나지만 더없이 벅찬 순간 몇 시간 후 국경을 넘어 독일 퓌센Fussen에 도착했다. 오후 4시 전후인데 벌써 어둑하니 날씨가 궂다. 저 멀리 노이슈반슈타인 성Schloss Neuschwanstein이 보인다. 이곳이야말로 진정한 동화 속 모습이다. 디즈니랜드와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상당수 장면의 배경이니 말이다. 성의 일부가 보수공사 중인 데다 성을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다는 마리엔 다리는 기상악화로 출입이 통제된 상황이라 아랫마을에서 성의 초입까지 짧은 산책으로 만족하고 서둘러 뮌헨으로 방향을 틀었다. 늦은 밤에 도착한 뮌헨Munich은 몹시 차분했다. 물론 호프브로이하우스Hofbrauhaus는 달랐다. 동행들과 우르르 몰려간 호프브로이하우스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맥주홀답게 사람도, 맥주도, 열기도 거품이 일 듯 넘쳐났다. 뮌헨에선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동행들이 삼삼오오 빈자리를 찾아 들어갔다. 파리에서의 3박 4일이 짧다 투덜댄 것이 무안할 정도로 뮌헨에선 아주 잠시 머물렀다. 그래도 슈바빙Schwabing과 영국정원Englischer Garten만은 양보할 수 없었다. 감수성 예민하던 시기에 읽었던 책의 잔상 때문이었을 게다. 이젠 어떤 내용이었는지 줄거리조차 생각나지 않는데 책을 읽으며 머릿속으로 그렸던 슈바빙과 영국정원의 모습만은 또렷했다. 오스트리아로 출발하기 전, 자유로운 3시간이 주어졌다. 호텔 리셉션에서 지도 한 장과 함께 효율적인 동선을 추천받아 쏜살같이 튀어 나갔다. 곧 멎을 것처럼 숨이 찼음에도 자전거와 유모차가 차례로 엇갈려 지나가고 오리와 거위가 벤치를 돌며 길동무 해주는 영국정원에서 더 깊이 차가운 공기를 들이킨다. 그리곤 지그재그로 훑어 내려간 슈바빙. 짧아서 아쉬웠냐고 묻는다면 나는 단호하다. 전혀. 그곳에 내가 존재했다는 자체만으로도 벅차기만 한 걸. 찰나일지라도. 다시 올라탄 동행 버스, 차창에 스치는 풍경은 눈 깜빡일 때마다 영화 스틸 컷이 된다. 할슈타트로 가는 길이다. 휴대전화로 알림 메시지가 계속 들어온다. 네트워크 설정을 알리는 메시지. 버스가 조금만 방향을 바꾸어도 네트워크 설정이 달라진다. 독일 통신망을 잡았다가 오스트리아 통신망을 잡았다가. 이윽고 조용해졌다 싶었을 때 나는 세상에서 가장 평온한 그곳, 할슈타트 끄트머리에 있었다. Austria Hallstatt, Salzburg, Vienna 유럽의 작은 마을들을 가다 여전히 하얀빛을 발하는 눈이 마을을 살포시 덮고 있다. 그만치 차가운 공기가 뺨을 스친다. 춥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상쾌하면서 동시에 차분해지는 기분. 깜빡 졸다 깨나니 어느새 할슈타트Hallstatt 호수다. 할슈타트는 오스트리아의 수도 비엔나와 잘츠부르크 사이에 있다. 할슈타트를 포함하여 이 일대를 보통 잘츠카머구트Salzkammergut라고 부른다. 크고 작은 호수를 끼고 있는 이곳의 작은 마을들은 알프스 아래 투명한 빛을 머금고 있다. 모두 자석에 이끌리듯 호숫가로 내달린다. 공기 중엔 감탄만이 존재한다. 떠나오기 전,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부터 모차르트, 클림트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의 훈수가 쏟아졌다. 하지만 그보다 더 궁금했던 것은 그들이 태동한 마을, 도시, 공간 그 자체였다. 할슈타트에서는 점심을 먹을 수 있는 시간과 이후 잠깐의 산책이 허락됐다. 호수 가장자리 꽤 경사진 산자락을 타고 올라가는 할슈타트의 집들. 집 위에 집, 그 위에 다시 집이 층층이 피라미드를 이룬다. 그런 까닭에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비탈 아래 집의 다락방 또는 굴뚝과 눈이 마주친다. 집 앞 정원, 뒤뜰은 물론이고 담장, 벽면, 창틀에 이르기까지 매일매일 부지런히 쓸고 닦고 손질하는 정성이 느껴진다. 골목길에 맞닿은 벽면에 벤치를 놓은 집들이 많다. 허락 없이 잠시 엉덩이를 붙인다. 등허리를 기대고 가만히 마을을 관찰한다. 굴뚝 위로 피어오르는 연기를 보자 허기가 밀려온다. 이미 때는 놓쳤고 아쉬운 대로 가까운 카페에 들어가 투박한 파운드케이크 한 조각과 핫초코 한 잔을 주문한다. 할슈타트의 강렬함을 뒤로하고 동행 버스는 잘츠부르크Salzburg에 도착했다. 재빠르게 캐리어를 호텔 방에 밀어두고 저녁나절 동행의 지식 가이드를 따라 나선다.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이었던 미라벨 정원Mirabell garten을 지나 모차르트의 생가가 있는 게트라이데 거리Getreidegasse까지 단숨에 잘츠부르크 구시가를 가로지른다. 슈니첼과 비엔나커피를 차례로 맛보며 오스트리아 스타일의 만찬을 가져볼까 잠시 고민. 하지만 생선요리를 판매하는 이곳 프랜차이즈 음식점에서 몇 가지 요리를 포장하고 기차역 안에 있는 대형마트에서 슈니첼과 케이크, 과일 그리고 와인까지 푸짐하게 장을 본다. 호텔 방 안에 차려낸 배낭여행자의 잘츠부르크식 만찬에 흡족해하며 여행 친구들과 꽤 긴 수다를 늘어놓는다. Czech 에곤 실레 그리고 카프카 할슈타트와 마찬가지로 마을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체코 체스키 크룸로프Cesky Krumlov는 좁다란 골목골목으로 이어진다. 이곳에 와서 알게 된 재미난 사실 하나. 모차르트 엄마 그리고 에곤 실레 엄마의 고향이 각각 할슈타트와 체스키 크룸로프라는 것. 처음엔 웃어넘겼는데 그게 아니다. 두 예술가와 그들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굉장한 포인트. 특히나 엄마의 고향 체스키를 무척이나 사랑했던 에곤 실레Egon Schiele는 한동안 이곳에 머물며 작품 활동을 했다고 한다. 체스키를 표현한 작품도 상당수. 마을에 들어서면서부터 눈에 익은 에곤 실레의 초상과 작품으로 디자인한 전시 포스터들이 벽을 도배하고 있다. 마을에는 그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미술관The Egon Schiele Art Centrum도 있다. 굴라쉬 브런치를 즐긴 다음 그가 걸었을 법한 골목을 따라 크룸로프 성으로 향했다. 성의 가장 높은 곳까지 오르는 동안 자주 걸음을 멈췄다. 가파르기도 했지만 시야가 트이는 성벽길에 접어들자 체스키 크룸로프의 전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성벽 아래로 흐르는 강물은 그 너머의 마을 가장자리를 둥그스름하게 에두르고 그 안쪽에 중세의 시간을 간직한 집들이 소복히 모여 있다. 을씨년스러운 날씨임에도 마을엔 아늑한 기운이 유유히 흘렀다. 그리고 프라하Prague는 역시나 아름다웠다. 바츨라프 광장에서부터 화약탑, 천문시계, 카렐교까지 프라하 구시가를 동행 매니저의 꼼꼼한 가이드를 따라 걸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카렐교 위에서 기념사진을 찍느라 바쁜 연인들을 뒤로하고 다리 난간에 바싹 붙어 프라하 성을 바라본다. 카렐교 건너의 펍에서 벨벳 맥주 한 잔. 부드러운 벨벳 거품이 입술에 닿자 절로 콧노래가 나온다. 그러나 그 기쁨은 스쳐 지나갈 뿐이었나. 잔이 빌 때쯤 이제 돌아갈 날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셈하게 된다. 달게 자고 일어난 프라하의 아침은 지난밤만큼 아름다웠다. 성비투스성당, 황금소로가 이웃하고 있는 프라하 성 일대를 함께 둘러보는 동행 가이드 투어 이후엔 홀로 프라하 시가지를 쏘다녔다. 가능하면 외면하고 싶었음에도 끝내 제 발로 찾아갔다, 카프카Franz Kafka를. 마냥 들뜨고 신나게 보내도 아쉬움 가득할 여행길에서 가슴 철렁할 것이 분명한데도 어느새 나는 카프카 뮤지엄Franz Kafka Museum 속을 헤매고 있었다. “이곳은 도시가 아닙니다. 꺼져 가는 꿈과 열정의 울퉁불퉁한 자갈밭으로 뒤덮인 시간이라는 태양의 갈라진 바닥을-잠수종 속에서처럼-우리는 걸어가는 것입니다. 이곳은 재미있는 곳이긴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사람을 숨 막히게 하는 곳입니다.” -프란츠 카프카, 구스타프 야노우호의 <카프카의 대화> 인용문 中 카프카가 남긴 기록을 보는 사이 낭만적이기만 했던 프라하는 한순간에 반전된다. 숨이 턱 막힌다. 달달한 체코 전통빵 뜨르들로Trdlo를 뜯어먹으며 어지러운 마음을 다스린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곧 프라하를 떠난다. 숨 가쁘게 도착한 다음 여정은 비엔나Vienna.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오스트리아에서 꼭 맛보아야 한다는 슈니첼과 비엔나커피를 에곤 실레와 맞바꾸고 나는 다시금 배고픈 여행자가 된다. 레오폴드 미술관Leopold Museum에서 만난 에곤 실레. 체스키 크룸로프의 풍경을 담은 작품 앞에 섰다. 에곤 실레의 체스키는 내 기억 속의 그곳보다 훨씬 어둡고 울적했지만 나로선 참 반가운 장면이다. 오스트리아에서 체코, 다시 오스트리아로. 공간이 다르고 에곤 실레와 나 사이의 시간 또한 다르지만 그 사이를 연결하는 풍경이 있고 그 감흥을 느낄 수 있는 이 여행의 순간에 감사한다. ITALY Vaticano,Rome,Veneziam,Sorrento,Sorrento,Sorrento 냉정해질 수 없는 이탈리아 여행 오늘 나는 생애 첫 야간열차를 경험한다. 비엔나에서 베네치아까지. 꼬박 12시간이 지나면 그토록 원했던 베네치아에 닿는다. 이번 동행길에서 가장 기대한 곳 중 하나가 베네치아다. 6개의 간이침대가 세 개씩 양 벽면을 의지해 층을 이룬 열차 칸은 비좁았다. 부피 큰 캐리어는 침대 아래 보관함에 들어가지 않아 양쪽 침대 사이에 나란히 줄지어 세웠다. 그 위로 다시 작은 짐들을 포갠다. 이제 열차 칸의 여섯 명은 발 디딜 공간 하나 없이 밤을 달린다. 열악했지만 싫지만은 않았다. 누군가 이야기했다. 이 모든 것이 야간열차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이라고. 처음으로 부모님이 아닌 친구와 단둘이 감행했던 여행이 떠올랐다. 설렘과 두려움이 뒤섞여 두근두근했던 그 느낌. 한참 줄을 서 겨우 고양이 세수를 했다. 슈니첼 한 덩이를 패티로 넣은 버거와 커피 한 병. 자정 가까이 돼서 맛보는 제대로 된 첫 끼니다. 꿀맛. 푸르렀다. 물이 곧 땅인 베네치아Venezia에서는 모든 것이 맑고 푸르렀다. 동행들과 베네치아 본섬 투어에 나섰다. 떠밀리듯 걸을 수밖에 없을 만큼 본섬엔 여행자들로 가득했다. 그 북적임이 베네치아를 더욱 활기 넘치게, 역동적으로 만들어 준다. 그 물결을 따라 조금 멀리 나가 보자. 배에 올랐다. 리도 섬Lido으로 가는 배다. 매년 가을, 베니스영화제가 열리는 아름다운 섬 리도의 4월은 따사로웠다. 흐드러진 벚꽃과 나뭇가지마다 터져 나온 초록 잎사귀들로 봄기운이 물씬했다. 한편 하늘과 바다가 만나는 세계의 끝은 낮고도 깊어 그 끝을 가늠할 수 없었다. 고요하고 평화롭게 반짝이는 해변에서 태양 빛을 그대로 흡수한다. 허리춤에도 못 미치는 어린 아들의 손을 잡고 바다 가까이 다가간 아빠, 양동이와 집게를 들고 바닷가의 쓰레기를 줍는 할아버지, 파도를 마주하고 앉아 무심한 얼굴로 사과를 베어 문 젊은 연인. 영화와도 같은 삶의 순간들이다. 리도에서 배를 두 번 갈아타고 도착한 부라노 섬Burano은 색색이 선명했다. 바다로 이어지는 좁은 수로에 데칼코마니 풍경을 찍어내는 부라노의 색채는 바다로 나간 이들이 짙은 안개 속에서도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집집마다 알록달록 칠을 한 것이 오늘날로 이어진 것이라고 했다. 예쁘다는 말이 정말 잘 어울리는 곳. 거품이 절반이나 되는 폭신한 카푸치노 한 잔을 들고 본섬으로 돌아가는 배에 오른다. 안녕, 부라노. 안녕, 베네치아. 행복한 비명을 지른다. 베네치아의 축복 속에 헤엄치던 나는 어느새 피렌체Firenze 산타마리오 델 피오레 대성당Cattedrale di Santa Maria del Fiore, 한 마디로 두오모Duomo 꼭대기에 올라 있었다. 두말 할 것 없이 <냉정과 열정 사이>를 곱씹으면서. 찰나에도 시작과 끝은 있다. 조금씩 여행의 끝이 보인다. 동행의 마지막, 종착역은 로마 떼르미니. 악명 높은 떼르미니역 플랫폼에 내리는 순간부터 동행들 사이에 긴장감이 맴돈다. 마지막 여행지니 모두들 조금이라도 좋지 않은 추억을 만들고 싶지 않은 게지. 주변을 살피고 짐 가방 단속도 단단히 한다. 이제 로마Rome의 법을 따를 시간이다. 이튿날 아침, 로마의 여인 오드리 헵번이 아이스크림을 날름날름 맛있게 먹었던 영화 <로마의 휴일>의 촬영지인 스페인 광장Piazza di Spagna을 시작으로 트레비 분수, 베네치아 광장, 판테온, 나보나 광장까지 세상 모든 길이 통한다는 로마의 중심을 통과한다. 촌스럽게 무슨 동전 던지기를 하냐고 피식 비웃었던 나는 어둔 밤 조명 밝힌 트레비 분수Fontana di Trevi 앞에서 슬그머니 동전을 꺼내들었고, 칠칠치 못하게 거리에서 무슨 젤라또를 날름거리냐고 흉봤던 나는 하루에도 몇 번이고 맛있다는 젤라또 가게를 찾아다녔다. 그리고 마침내 로마 시가지에서 조금 떨어진, 테베레강 건너 트라스테베레Trastevere 마을에 이르러서야 느긋한 한때를 보낸다. 중세로부터 이어진, 로마에서 가장 오래된 서민지구라고 했다. 꼭 유명한 집이 아니라도 동네 어귀 작은 카페며 레스토랑 어디엘 들어가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커피와 피자를 맛볼 수 있는 마을이다. 웬만한 부침개보다 훨씬 큰 피자 한 판도 머릿수대로 주문하는 것을, 뜨거운 태양 아래 마시는 와인 또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그들 틈에서 매끄러운 이탈리아 에스프레소를 훅 들이킨다. 산타 마리아 인 트라스테베레 성당과 노천카페가 테두리를 만들고 있는 광장으로 포근한 햇살이 쏟아진다. 조바심쟁이가 모처럼 너그러워진다. 버스 차창 밖으로 나폴리 항을 곁눈질한 끝에 도착한 폼페이Pompeii에서는 그 폐허 위로 핀 들꽃처럼 가슴 뛰는 생명력을, 아말피 코스트Amalfi Coast를 신나게 달려 도착한 쏘렌토Sorrento에서는 나른해서 더 달콤한 지중해 마을의 여유로움을 삼킨다. 꿈은 아니겠지. 마지막은 아니겠지. 바티칸에서 뜻밖에도 새로이 선출된 교황님의 알현식을 마주하기도 했으니 이번 여행, 정말 제대로다. 떼르미니역에서 레오나르도 익스프레스Leonardo Express 열차를 타고 도착한 로마 피우미치노공항.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며 노트북 전원을 켠다. 사진 폴더 안에 새로이 추가된 이미지 파일만 3,000장. 힘들었던 기억은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순간순간이 애틋하게만 기억되는 동행. 나는 지금 또다시, 더없이, 여행을 안달하고 있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서진영 취재협조 SJR EUROPE www.sjreurope.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ie info 삽자루의 유럽 ‘동행’ 15박 16일 2013년 SJR EUROPE에서 제안하는 새로운 스타일의 배낭여행. 파리에서 시작하여 로마에서 끝나는 15박 16일의 여행 프로그램으로 항공권은 개인의 기호와 예산에 맞게 선택, 자연스럽게 동행 일정 전후로 자신만의 여행 일정을 추가할 수 있다. 일정 내내 전문 지식 가이드 출신의 인솔자가 동행하여 주요 도시에서는 무료 가이드 투어를 제공하는 한편 여행자 스스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도록 다양한 여행 정보와 노하우는 물론 충분한 자유 일정을 지원한다. 함께하는 낭만과 혼자만의 자유로움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것이 동행의 가장 큰 매력. 몽생미셸과 옹플뢰르, 퓌센, 할슈타트, 체스키 등 자유 여행에서는 가기 힘든 유럽의 소도시를 경유하는 것도 동행 상품의 차별화 포인트. 더욱 다양한 경험을 원하는 여행자를 위해 남부지중해 투어, 바티칸 투어 등 다양한 옵션 투어도 마련해 두었다. 유럽 여행이 처음인 여행자 또는 안전과 도시간 이동에 부담을 느끼는 여행자에게 아주 적합한 상품이다.
  • [주말 인사이드] 그분의 정치投, 먹먹한 감동投, 배꼽티 섹시投… 시구 속 사회

    [주말 인사이드] 그분의 정치投, 먹먹한 감동投, 배꼽티 섹시投… 시구 속 사회

    시구(始球)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경기에서 유명 인사가 던지는 공이다. 그러나 요즘은 거의 매 경기 시구를 한다. 꼭 유명 인사가 시구를 하는 것도 아니다. 이제 시구는 프로야구 경기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19일 포항서 열린 올스타전에서는 시구자로 ‘다둥이 가족’ 김경헌씨의 아홉 자녀가 동시에 9명의 포수에게 공을 던져 큰 박수를 받았다. 시구에 숨어 있는 사연을 알아봤다. 잠실을 홈으로 쓰고 있는 LG. 시구자가 유명해지는 경우가 늘면서 연예인들의 문의가 쇄도한다. 시구자 중 절반 정도는 구단이 아닌 기획사에서 먼저 연락한 경우다. LG는 한 달 전에 시구자 섭외를 완료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으며, 인지도와 야구 연관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구자를 고른다. 시구자는 경기 시작 1시간~1시간 30분 전 도착해 실내연습장에서 간단한 교육을 받는다. 당일 선발을 제외한 투수들이 번갈아가며 투구 자세와 공 던지는 법 등을 설명한다. 시구를 마치면 유니폼 상의와 모자, 프리미엄 좌석(4석)을 선물로 받는다. 엄순홍 LG 마케팅팀 과장은 “연예인이 시구를 한다고 해서 특별히 구단 가치가 높아지거나 이득을 보는 것은 아니다”라며 “팬 서비스의 일환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 연고 구단은 향토기업 인사나 팬들을 시구자로 초청하는 경우가 많다. 이상욱 롯데 홍보팀장은 “연예인들이 시구를 위해 부산까지 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다양한 지역 인사로부터 시구 요청을 받는데, 공익성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KIA는 네임데이 행사가 펼쳐지는 경기에서는 관계자들에게 시구를 맡기고 있다. 예를 들어 ‘전남대학교의 날’로 지정된 경기에서는 총장이나 학생회장이 시구를 하게 한다. 지역 단체장이 시구를 희망하면 소정의 기부금을 받은 뒤 연말 성금으로 활용한다. 허권 KIA 홍보팀 차장은 “시구자로 선정된 일반인들은 경기 전 1시간가량 구단과 함께하면서 우리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사상 첫 시구는 야구의 본고장 미국이 아닌 일본에서 있었다. 오쿠마 시게노부 전 일본 총리가 1908년 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미프로야구(MLB) 연합팀과 와세다대와의 경기에서 시구를 했다는 기록이 있다. 와세다대를 설립한 그를 예우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2년 뒤인 1910년 윌리엄 태프트 당시 대통령이 워싱턴 구장에서 첫 시구를 했다. 당시 시구는 마운드가 아닌 관중석에서 공을 던지는 것이었다. 한국 프로야구 첫 시구의 주인공도 대통령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82년 3월 27일 동대문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원년 개막전 삼성-MBC전에서 시구자로 나섰다. ‘각하’의 경호는 삼엄했다. 야구장 화장실과 더그아웃, 그라운드에도 경호원이 배치됐고, 구심의 공 주머니까지 수색을 받았다. 전 전 대통령의 ‘행차’가 너무 요란했던 탓일까. 이후 대통령의 시구는 많지 않았다. 김영삼, 노무현 전 대통령만이 마운드에 섰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은 1995년 잠실 삼성-LG전 개막전에서 시구하는 등 세 차례나 야구장을 찾았다. 노 전 대통령은 2003년 올스타전에서 한 차례 ‘깜짝’ 시구를 했다. 참고로 미국은 태프트 전 대통령 이후 지미 카터를 제외한 모든 대통령이 개막전이나 올스타전, 월드시리즈에서 시구를 했다. 개막전이 갖는 무게감 때문인지 이후에도 시구는 ‘묵직한’ 관료와 단체장이 맡았다. 1983년 개막전(잠실 OB-MBC전)은 이원경 당시 체육부장관이 시구를 했고, 이듬해부터는 체육부차관과 서울·인천·대구·부산·광주시장 등이 돌아가며 마운드에 올랐다. 대통령이나 고위 관료가 시구한 것은 ‘프로야구 정치학’을 함축한다. 하지만 1989년부터 시구에도 변화의 바람이 분다. ‘씨받이’로 베니스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탄 강수연이 4월 8일 광주 빙그레-해태 개막전에서 연예인 최초의 여성 시구자로 나선 것. 김집 당시 체육부장관과 함께 마운드에 올라와 환호를 받았다. 같은 날 잠실에서 열린 MBC-OB전에서는 OB베어스 1호 성인 회원 이국신씨가 나서 시구자의 지평을 일반인으로 넓히는 계기가 됐다. 최근에는 연예인 시구가 대세를 이루고 있으며, 일반 팬이나 장애를 이긴 감동 사연을 가진 인물들도 종종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반면 축제 성격이 강한 올스타전에서는 처음부터 연예인들이 시구자로 나섰다. 1982년 7월 1일과 3~4일 열린 올스타전에서는 배우 이경진과 정애리, 정윤희 등 당대의 인기 스타들이 차례로 시구를 했다. 남성 연예인 중에서는 신성일이 1984년 올스타전에서 첫 시구자의 영예를 누렸다. 한국시리즈 시구자 중 눈에 띄는 인물은 피터 오말리 LA 다저스 전 구단주다. 그는 1982년 한국시리즈 4차전과 1989년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각각 시구를 했다. 박찬호와 서재응, 최희섭, 류현진이 잇달아 입단한 다저스는 이때부터 한국 야구와 인연을 맺었던 것. 톡톡 튀는 시구자도 많다. 1984년 올스타전에는 부녀자 멀리던지기 대회 우승자인 박정일씨가 초청받았고 1989년 올스타전에는 물구나무서기 세계기록보유자 신동묵씨가 선정됐다. 2001년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는 프로야구 원년 개막일 출생자 유연희, 김인재씨가 마운드에 올랐다. 2006년 개막전(문학 현대-SK전)에서는 8살에 인하대에 입학해 화제가 됐던 송유근군이 시구를 했다. 가장 심금을 울린 시구는 2001년 잠실 두산-해태 개막전의 애덤 킹(한국명 오인호)일 것이다. 킹은 뼈가 굳고 다리가 썩는 선천적 중증장애를 갖고 태어나 부모에게 버림받고 미국으로 입양된 아홉 살 소년이었다. 그러나 티타늄 다리를 절뚝거리면서 마운드에 올라온 뒤 씩씩하게 공을 뿌려 많은 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배우 홍수아, 모델 이수정 등은 선수 못지않은 멋진 폼으로 포수 미트에 정확히 공을 꽂아넣는 ‘개념 시구’로 인기를 끌었다. 손연재와 양학선, 신수지는 체조 기술을 응용한 동작으로 와인드업을 해 큰 갈채를 받았다. 특히 신수지의 ‘백일루션 시구’는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에 소개될 정도로 주목받았다. 최근에는 골퍼 장하나 등 다른 종목 프로 선수들의 시구가 늘고 있다. 1992년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시구를 했던 김사율 당시 감천초 야구선수는 지금 롯데에서 활약하고 있다. 여자라면, 특히 연예인이라면 예쁘게 보이고 싶은 게 당연한 심리. 그러나 몇몇은 노출이 너무 심한 의상으로 마운드에 섰다가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 5월 3일 잠실 두산-LG전에서 가수 클라라는 배꼽이 보이도록 짧게 줄인 두산 유니폼과 하반신 각선미가 드러나는 타이트한 레깅스를 입고 마운드에 올라 남심을 흔들었다. 레이싱모델 윤승연도 2011년 핫팬츠에 상의가 절반가량 드러난 옷을 입었고, 중국 배우 장쯔이는 시구 도중 의도치 않게 속옷을 노출하고 말았다. 시구자가 결석한 경우도 있다. 2004년 한국시리즈 1차전 시구자로 예정됐던 이해찬 당시 국무총리는 경기가 임박해서 불참을 통보했다.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법 위헌 결정에 따른 대책회의가 시급하다고 해명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부랴부랴 대체자를 수소문했고 전년도 한국시리즈 7차전 시구자였던 배우 박정아를 섭외했다. 덕분에 박정아는 한국시리즈 두 경기 연속으로 시구를 한 유일한 인물로 남았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영화 리뷰] ‘마스터’

    [영화 리뷰] ‘마스터’

    바다에 포말이 부서진다. 군함이 지나간 흔적. ‘마스터’(The Master·11일 개봉)의 첫 장면은 이 영화가 바다 위를 떠돌 듯 삶에서 표류하는 남자의 이야기라는 사실을 암시한다. 불안하고 공허한, 그래서 무엇이든 붙잡고 싶은 현대인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프레디(호아킨 피닉스)는 제2차 세계대전 뒤 정신적 외상을 입고 방황하는 남자다. 백화점의 사진사로 취직하지만 별다른 이유 없이 고객과 싸우고 쫓겨나듯 일을 그만둔다. 애인으로 보이는 여자와의 관계는 텅 비어 있다. 그런 그를 구원하는 것은 심리 연구단체 ‘코즈’의 랭카스터(필립 세이무어 호프먼)다. 스스로를 “작가이자 의사이고 핵물리학자이자 이론 철학자”라고 소개하는 랭카스터는 코즈의 ‘마스터’라 불리는 지도자다. 갈 곳 잃은 프레디는 우연히 진리(Aletheia)라는 이름을 가진 랭카스터의 고급 유람선에 흘러든다. 두 사람은 처음부터 묘하게 서로에게 끌린다. 프레디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갖춘 랭카스터에게 조금씩 마음을 의지하고, 랭카스터 역시 자신의 이론을 연구하기 위해 프레디를 가까이 둔다. ‘마스터’는 1954년 창시된 신흥종교 ‘사이언톨로지’에서 영감을 받은 영화다. 사이언톨로지의 창시자 론 허버드는 랭카스터의 모델이 됐다. 그러나 “사이언톨로지라는 단어 하나로 이 영화의 모든 걸 설명하려는 사람들이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감독의 말처럼 사이언톨로지는 영화를 이해하는 작은 실마리에 불과하다. 보다 본질적인 것은 삶의 의미를 묻는 인간이 믿음을 찾고, 다시 잃고, 방황하는 과정이다. “스승과 제자는 폴 토머스 앤더슨에게 언제나 중요한 문제였다”(이용철 영화평론가)는 말처럼 이 과정을 조각하는 것은 데칼코마니 같은 프레디와 랭카스터다. ‘마스터’ 역시 불완전한 인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프레디를 랭카스터는 다시 바다로 밀어낸다. “가 보게. 발 붙일 곳 하나 없는 망망대해로. 그 어떤 마스터도 섬기지 않고 사는 방법을 발견한다면 알려 주겠나. 아마도 자네가 최초의 인물일 테니까.” ‘매그놀리아’로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 ‘펀치 드렁크 러브’로 칸영화제 감독상을 받은 폴 토머스 앤더슨은 미국의 젊은 거장으로 꼽힌다. 인간의 황폐한 영혼과 불안한 믿음을 완벽하게 재현한 두 배우는 베니스영화제 남우주연상을 공동 수상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미장센 단편영화제

    미장센 단편영화제

    기발한 상상력과 생기발랄한 에너지로 단편 영화의 매력을 한껏 발산해 온 ‘미장센 단편 영화제’가 오는 27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서울 동작구 사당동 아트나인에서 열두 번째 막을 올린다. ‘단편 영화는 어렵고 실험적이다’는 선입견을 깨고 장르 영화의 재미를 선보인다. 이번 영화제에는 865편의 국내 출품작 중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정된 64편의 작품들이 상영된다. 사회적 문제에 대한 고민을 다룬 ‘비정성시’(17편), 사랑의 다채로운 모습들을 담은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16편), 코미디 영화의 유쾌함과 활력을 즐길 수 있는 ‘희극지왕’(9편), 독특하고 오싹한 상상력을 담은 ‘절대악몽’(14편), 통쾌한 액션과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를 보여줄 ‘4만번의 구타’(8편) 등 5개 섹션이다. 권혁재 감독을 심사위원장으로 봉준호, 이용주, 장훈, 조성희 등 국내 유명 감독 10명이 심사에 참여한다. 그동안 ‘심사위원의 주관과 취향대로 수상작을 선정한다’는 특이한 원칙을 가지고 ‘무산일기’의 박정범,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장철수, ‘늑대소년’의 조성희 등 유망한 신예 감독들을 발굴해 왔다. 초청 프로그램도 경쟁 부문만큼 관심을 끈다. 우선 단편 영화를 통해 다양한 영화적 실험을 계속해 온 박찬욱 감독의 작품들을 모아 상영하는 특별전이 열린다. ‘심판’(1999)과 ‘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2003), ‘컷’(2004), ‘파란만장’, ‘청출어람’ 등 5편이 상영된다. 아이폰으로 찍은 ‘파란만장’은 2011년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단편 부문 황금곰상을 받았고, 송강호 주연의 ‘청출어람’은 동생 박찬경 감독과 함께 감독을 맡으며 화제를 모았다. 28일에는 감독과 함께하는 1시간 동안의 마스터 클래스가 마련된다. 세계 3대 영화제 수상작을 모아 상영하는 특별전도 열린다. ‘파란만장’과 함께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문병곤 감독의 ‘세이프’, 지난해 베니스 국제영화제 오리종티 부문 최우수 작품상을 받은 유민영 감독의 ‘초대’가 관객들을 만난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뫼비우스’ 국내 상영 사실상 불가 판정에 김기덕 감독 “재분류해달라”

    ‘뫼비우스’ 국내 상영 사실상 불가 판정에 김기덕 감독 “재분류해달라”

    김기덕 감독이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은 신작 ‘뫼비우스’의 등급 재분류를 영상물등급위원회에 요청했다. 또 영등위의 결정이 바뀌지 않을 경우 국내 상영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11일 김기덕필름에 따르면 김기덕 감독은 지난 5일 영등위 박선이 위원장에게 장문의 감독 의견서를 보내 “제 간절한 의견에도 제한상영가 결정이 바뀔 수 없다면 배우 스태프 지분을 제가 지급하고 국내 상영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김기덕 감독은 “‘뫼비우스’로 깊은 고민을 드려 정말 죄송하다”면서 “부디 그동안 제 영화 18편의 가치를 조금이라도 인정해 주신다면 성숙한 대한민국 성인들이 이 영화를 보고 판단할 수 기회를 주십시오”라고 전했다. ‘뫼비우스’는 지난해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피에타’에 이은 김기덕 감독의 신작이자 19번째 영화다. 아버지와 아들 등 한 가족이 성적 욕망에 사로잡히면서 파멸의 구렁텅이에 빠진다는 이야기로 김기덕 감독의 페르소나 조재현을 비롯해 서영주, 이은우 등이 출연했다. 칸 필름마켓에서 미완성 편집본 상영을 통해 독일, 이탈리아, 러시아 등 세계 10여개국에 이미 판매됐다. 그러나 ‘뫼비우스’는 직계 간 성관계 등을 이유로 국내에서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아 사실상 개봉이 어려워졌다. 국내에는 제한상영가 전용관이 없을 뿐만 아니라 재편집을 한다고 해도 문제가 된 설정이 영화의 뼈대가 되기 때문에 해당 부분을 수정하거나 들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 감독에 따르면 영화는 당초 배급사 NEW의 배급으로 오는 9월 국내에서 개봉할 예정이었다. ‘뫼비우스’의 감독이자 제작자이기도 한 김기덕 감독은 공개된 감독 의견서에서 “‘뫼비우스’의 줄거리는 관계에서 믿음을 잃은 부부의 질투와 증오가 아들에게 전이되고 결국 모두가 죄책감과 슬픔에 빠지고 결국 쾌락과 욕망을 포기하는 이야기”라며 “이 영화의 줄거리를 자세히 보면 엄마와 아들의 성관계가 아니라 결국 엄마와 아버지의 성관계의 의미가 더 크다고 생각하고 연출을 했다”며 설명했다. 이어 “영화의 전체 드라마를 자세히 보면 그 의미가 확실히 다르며 그것이 이 영화의 주제를 관통하는 중요한 장치이고 연출자로서는 불가피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김 감독은 “심의 귄리를 부여받은 영등위와 저의 생각이 다를 수 있으므로 이러한 차이와 생각도 일반 성인관객이 영화를 보고 판단할 기회는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미성년 학생들이 이 영화를 보면 주제나 내용을 잘못 받아들일 위험이 있지만 19세가 넘은 대한민국 성인들이 ‘뫼비우스’의 주제와 의미를 위험하게 받아들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김기덕필름 측은 공개된 의견서가 지난 5일 김기덕 감독이 영등위 박선이 위원장에게 보낸 것으로 이후 재분류의 기회가 한 번 더 있다는 회신을 받았으며 11일 재분류를 위한 심사를 다시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中 윈난성 후타오샤 트레킹 체험… ‘차마고도’를 걷다

    中 윈난성 후타오샤 트레킹 체험… ‘차마고도’를 걷다

    지금 여기는 차마고도(茶馬古道)입니다. 정확히는 여러 갈래의 차마고도 가운데 중국 윈난성(雲南省) 위룽쉐산(玉龍雪山·5596m)과 하바쉐산(哈巴雪山·5396m) 사이의 후타오샤(虎跳峽)로 난 길 위에 서 있습니다. 길은 험합니다. 말과 사람이 겨우 지날 만큼 좁습니다. 협곡의 폭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니 호랑이(虎)가 건너뛸(跳) 수 있었겠지요. 한데 사방을 둘러친 풍경은 몇 마디 말로 형용하기 어려울 만큼 광대하고 빼어납니다. 풍경에 홀려 자칫 발을 헛디뎠다간 곧장 수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지고 말겁니다. 치명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길인 셈이지요. 차마고도의 후타오샤 구간을 제대로 돌아보려면 족히 이틀은 걸립니다. 이번엔 ‘빵차’를 타고 이동하다 핵심 코스에 내려 트레킹을 즐기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단기 속성 코스’ 쯤 될까요. 전 구간을 발품 팔아 걷는 것에 견줄 수야 있겠습니까만, 그 길에서 만난 감동의 깊이 만큼은 결코 모자람이 없었습니다. 후타오샤 트레킹에 나서기 전 몇 가지 알아둘 게 있다. 먼저 삼강병류(三江幷流)다. 티베트 고원에서 발원한 진샤강(沙江)과 란창강(瀾滄江), 누강(怒江) 등 세 개의 물줄기가 26㎞ 거리를 두고 함께 흐르는 것, 혹은 그 지역을 뭉뚱그려 일컫는 말이다. 세 강은 각각 양쯔강과 메콩강, 살윈강의 최상류를 이룬다. 이 가운데 후타오샤를 관통하는 물줄기가 진샤강이다. 겨울엔 옥빛, 여름엔 황톳빛으로 빛깔을 달리한다는 강이다. 진샤강은 남진을 거듭하다, 장강제일만이란 곳에서 180도 회전해 리장으로 흘러들어 간다. 리장 안에서만 614㎞를 굽이친 진샤강은 쓰촨성 등을 거치며 한껏 폭을 넓히는데, 그게 바로 양쯔강이다. 샹그릴라현 후타오샤진에 이른 진샤강은 위룽쉐산과 하바쉐산 사이를 할퀴며 지난다. 바로 이 구간, 그러니까 오래전 한몸이었다가 지각변동으로 떨어진 두 개의 거대한 산이 몸피를 바짝 좁힌 협곡이 후타오샤다. 협곡의 길이는 20㎞ 남짓. 폭은 가장 가까운 곳이 30m 정도다. 진샤강과 설산의 최대 표고차는 3900m에 달한다. 차마고도는 바로 이 후타오샤의 거친 산자락 사이를 지난다. 차마고도는 ‘밑줄 쫙’ 쳐가며 알아두자. 인류 최고(最古)의 교역로로 꼽히는 곳이다. 실크로드 보다 앞서 형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차마고도는 윈난성 등 중국 서남부의 푸얼차(普?茶)와 티베트의 말을 교환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인터넷 검색 사이트에선 ‘평균고도 4000m가 넘는 산자락에 다져진 험준한 길이 5000㎞ 정도 이어진다’고 적고 있다. 이 길을 따라 교역에 나선 상인 조직이 마방이다. 마방들은 차나 말 외에 소금과 약재 등 다양한 물품들을 실어 날랐다. 티베트 불교가 전래된 것도 바로 이 길을 통해서였다. 차마고도는 여러 갈래로 나뉜다. 후타오샤의 차마고도는 그 중 하나다. 중국 정부가 민간인의 티베트 입경을 불허하는 상황에서 차마고도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이기도 하다. 중국 서남부의 리장(麗江)은 소수민족의 전시장 같은 곳이다. 궁벽한 소도시에 20여개의 소수민족들이 살아간다. 중국인들조차 소수민족의 삶을 엿보기 위해 리장을 찾는다고 한다. 리장 시내를 벗어나 214번 국도로 갈아탄다. 티베트의 라싸까지 가는 국도다. 오래전 마오쩌둥이 티베트를 점령하기 위해 군대를 이끌고 가던 길이기도 하다. 낡은 길이 주는 감동은 ‘신작로’가 흉내조차 낼 수 없는 깊이를 가졌다. 길 양 쪽으로 줄곧 ‘시간이 멈춘 듯한’ 풍경이 흐른다. 황톳빛 진샤강 위에 세워진 경홍교(景虹橋)를 건너면 샹그릴라다. 티베트 말로 ‘내 마음 속의 해와 달’이란 뜻이란다. 유럽인들에겐 1933년 영국의 제임스 힐턴이 지은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에 등장하는 전설의 이상향으로 각인된 곳이다. 샹그릴라는 해발 3300m로 리장(2400m) 보다 고도가 높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리장과 다소 다른 건축 양식 등에서 서역의 향기가 물씬 전해 온다. 후타오샤 트레킹은 최소한 1박 2일은 잡아야 한다. 하지만 후타오샤의 정수만 골라 보는 방법도 있다. 예컨대 후타오샤진에서 진샤강과 나란히 달리는 로 패스(Low path)를 따라 차를 타고 가다, 하바쉐산 중턱의 중도객잔(2600m)까지 오른 뒤, 차마고도와 합류해 관음폭포까지 다녀오는 식이다. 이때 동원되는 탈 것이 ‘빵차’다. 식빵처럼 통통한 형태를 한 승합차다. 생긴 건 볼품없지만 차마고도 트레킹에선 조랑말 만큼이나 유용하다. 차마고도를 에워싼 산은 거대하다. 그에 견줘 사람과 길은 턱없이 작다. 사진으로는 도무지 표현이 되질 않는다. 그러니 그저 실핏줄 같은 저 길 위로 사람과 말이 걷고 있다고 상상하는 것 외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박석이 깔려 있지 않은 길은 바닥이 깊이 파였다. 흙길이라고는 하나, 단단하기가 포장도로에 견줄 만한데도 길 가운데가 움푹 파인 거다. 얼마나 많은 말과 사람들이 밟고 지났는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몸 돌릴 틈 없는 좁은 벼랑길에서 마방끼리 마주치면 어떻게 될까. 가이드 김성철씨는 “마방을 이끄는 우두머리 ‘마고토’끼리 협상을 벌여 적은 규모의 대상이 싣고 온 짐과 말을 모두 벼랑 아래로 밀어 떨어뜨렸다”고 했다. 물론 물건값은 온전하게 보전해준다. 다소 믿기 힘든 이야기지만, 오도가도 못하게 된 상황에서라면 그럴 수도 있지 싶다. 오가며 마주하는 위룽쉐산과 하바쉐산은 높고 또 깊다. 웅혼하다는 표현이 딱 들어 맞는다. 그 험준한 산에서도 생명이 자란다. 키 작은 관목들이 진회색 산자락을 초록빛으로 물들였다. 거인이 짧은 초록빛 비단 치마를 걸친 듯, 어색한 몰골이다. 하지만 그 치열한 생명력은 경외롭기까지 하다. 주민들의 삶도 산자락을 따라 팍팍하게 이어진다. 급경사의 산자락에 계단식 밭을 일궈놓았다. 염전 형태의 광물 채집 시설도 이채롭다. 설산 위쪽의 광산에서 배출된 물을 가둔 뒤, 물에 함유된 미세한 광물을 걸러내는 설비다. 현지 가이드는 “허술한 시설로도 해마다 2000만원 정도의 수익을 거둔다”고 했다. ‘짭짤’한 수준을 넘어 화수분에 가깝다. 차마고도의 풍경이야 어디서나 가슴 벅차지만, 마지막 산굽이에서 마주한 풍경은 정말 장관이다. 왼쪽으로 관음폭포가 시원스레 쏟아져 내리고, 수십길 아래로는 장선생객잔 등이 모래알처럼 흩뿌려져 있다. 그 사이로 진샤강이 황톳빛 포말을 일으키며 쏟아져 간다. 멀리서는 실핏줄 같았던 관음폭포지만, 바짝 다가서 보면 제법 수량이 풍성하다. 차마고도 버전의 오아시스다. 물은 맑고 차다. 하바쉐산의 만년설이 녹은 물이기 때문이다. 한 시간 남짓한 트레킹에 아쉬움도 남을 법하다. 한데 이쯤에서 돌아서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길이 준 울림은 이미 차고도 넘쳤으니 말이다. 윈난을 말할 때 리장(麗江)고성(古城)을 빼놓을 수 없다. 사방가(四方街)에서 방사선 형태로 뻗어 나간 네 갈래 길 위에 1000년을 넘나드는 건축물들이 어깨를 맞댄 채 서 있는 곳. 길바닥엔 오화채색석이 촘촘하게 깔렸고, 위룽쉐산(玉龍雪山)의 만년설 녹은 물이 세 갈래로 마을을 적시며 흘러가는 곳이 바로 ‘동방의 베니스’ 리장고성이다. 해발 2400m의 나시족자치현인 리장은 중국 내에서도 ‘깡촌’으로 통했다. 그러다 1996년 발생한 대지진은 고성의 가치를 한껏 높여 줬다. 인근의 현대식 건물들은 하릴없이 스러졌지만, 고성은 끄떡없이 서 있었던 것. 3000여 채에 달하는 우아한 목조건물들은 서로 맞닿아 있다. 삼국지에 나오는 조조의 연환계를 연상하면 알기 쉽다. 실핏줄 같은 100여개의 골목길로 연결된 건축물은 서로가 버팀목 노릇을 한다. 반면 화재엔 취약하다. 조조의 대군도 제갈공명의 화공 한 방에 케이오되지 않았던가. “고성 앞에 세워진 물레방아 모양의 대수차(大水車) 또한 화재 예방을 기원하는 액막이”라는 게 현지 가이드의 설명이다. 길바닥엔 박석이 깔렸다. 수많은 말과 마방들이 오가는 동안 길이 파이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다. 인근 흑룡담에서 발원한 수로는 세 갈래로 나뉘어 고성 곳곳을 적시며 흘러간다. 리장고성이 ‘동방의 베니스’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고성 안에는 약 3만명의 주민이 산다. 그중 90%가 나시(納西)족이다. 나시족은 개구리를 숭상한다. 개구리가 하늘에서 동파교 경전을 가져와 인간에게 전해 줬다고 믿기 때문이다. 나시족의 개구리에 대한 친밀감은 전통 복장에서 잘 드러난다. 나시족 여인들마다 등 뒤에 장식물을 메고 다니는데, 이게 꼭 개구리처럼 보인다. 거북이 등껍질을 닮은 장식물엔 북두칠성을 상징하는 일곱 개의 원을 수놓았다. 머리엔 달처럼 둥근 모자를 쓰고 다닌다. 이른바 피성대월(披星戴月)이다. 별을 등에 지고, 머리엔 달을 이고 있다는 말이다. 이는 새벽별 보며 집을 나선 뒤 달 뜨는 밤에 돌아올 만큼 오래 일을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가사와 농사를 전담했던 나시족 여인들의 힘겨운 생활사가 배어 있는 표현인 셈이다. 리장고성은 1200년 전(1700년이란 견해도 있다) 세워진 바이사(白沙)고진(古鎭)과 1000년 역사의 수허(束河)고진, 그리고 800년 된 다옌(大硏)고진을 포괄하는 표현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리장 시내의 다옌고진을 리장고성이라고 부른다. 세 곳은 성격이 다소 다르다. 시간을 내 따로 찾는 게 좋겠다. 리장고성을 기준으로 수허고진은 4㎞, 바이사고진은 10㎞ 정도 떨어져 있다. 규모는 작아도 번다한 관광지가 돼 버린 리장고성보다 한결 옛 정취가 살아 있다. 리장고성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게 위룽쉐산이다. 여태 단 한 차례도 인간에게 정상을 내주지 않은 산이다. 해발고도는 ‘현재’ 5596m다. 한라산을 3개 쌓아 놓은 것과 맞먹는 높이다. 지각활동이 활발해 지금도 높이가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 산군들의 자태가 기막히다. 은빛의 용이 꿈틀대는 듯하다. ‘옥룡’이란 이름도 그래서 붙여졌다. 산은 거대하다. 5000m 넘는 고봉만 13개, 72개에 이르는 4000m급의 ‘낮은’ 봉우리는 이름조차 없다. 그 안 어딘가에 ‘만년설 녹은 물로 차를 끓여 마시고, 사슴을 타고 다니며, 호랑이로 밭갈이를 하는 사람이 산다’는 전설 속 옥룡제삼국도 있을 게다. 불끈 솟은 산은 리장 어디서나 풍경의 주인이 된다. 위룽쉐산에서 캐낸 오화채색석은 리장고성 등의 길을 포장하는 데 쓰였다고 한다. 산 중턱까지 케이블카를 타고 갈 수 있다. 승속을 가르는 듯한 구름을 뚫고 솟아오르면 해발 4506m의 빙천 세계다. 고산 증세로 머리는 어지럽고, 가슴은 답답하다. 예서 4680m의 전망대까지는 걸어서 가야 한다. 후들대는 다리로 마지막 계단을 딛고 서면 웅장한 위룽쉐산의 산군들과 마주할 수 있다. 글 사진 샹그릴라·리장(중국)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 수첩] ▲아시아나항공이 중국 리장까지 주 2회(목·일요일) 전세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다. 리장 공항이 생긴 이래 외국계 항공사로는 처음이다. 비행시간은 5시간 정도. 목요일 출발은 4박(기내 1박) 5일, 일요일 출발은 5박 6일 일정이다. 6월 16일까지 1차 운항, 7월 18일~10월 17일 2차 운항한다. 아시아나 전세기를 이용한 관광상품은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투어2000, 혜초여행사, 라이브투어 등 다섯 곳에서만 판다. 대부분 리장과 다리(大理), 혹은 리장과 후타오샤 등을 돌아보는 프로그램이다. ▲리장을 기준으로 후타오샤까지는 100㎞, 버스로 3시간쯤 걸린다. 위룽쉐산은 25㎞로 40분 거리다. 리장고성 수로의 원천인 흑룡담은 리장 시내에 있다. 가뭄으로 물은 바짝 말랐으나 리장 주민들이 성소로 여기는 곳이니 둘러보는 게 좋겠다. ▲위룽쉐산 빙천세계에선 한여름에도 한기가 느껴진다. 케이블카 승강장에서 50위안(약 9200원)에 방한 점퍼를 빌릴 수 있다. 고산증세를 완화시키는 산소통도 1개 당 50위안이다. ▲후타오샤 트레킹에 이용되는 조랑말은 200~300위안쯤 받는다. 객잔 숙박비는 150 위안선이다.
  • [파파라치] ‘가면쓰고’ 거리 활보하는 디카프리오 포착

    [파파라치] ‘가면쓰고’ 거리 활보하는 디카프리오 포착

    할리우드 톱스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38)가 평범한 삶이 그리웠던 모양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디카프리오가 이탈리아 베니스 거리를 검은색 마스크를 쓴 채 활보해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디카프리오는 상점에서 산 피자를 먹으며 걸어다녀 혼자만의 특별한 시간을 즐겼다. 디카프리오의 변장은 이날 의외의 성공(?)을 거둬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를 알아보지 못했지만 ‘매의 눈’을 가진 파파라치의 카메라는 피하지 못했다. 해외 연예매체는 “디카프리오가 프랑스 칸을 찾아 최신작 ‘위대한 개츠비’를 홍보한 직후 모나코와 베니스를 여행 중”이라면서 “특유의 푸른색 눈 색깔을 가리고자 마스크에 선글라스까지 착용하는 변장술을 과시했다.”고 보도했다. 사진=TOPIC / SPLASH NEWS(www.topicimages.com)  인터넷뉴스팀
  • 베니스비엔날레 국가관 황금사자상에 앙골라

    베니스비엔날레 국가관 황금사자상에 앙골라

    2013 베니스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에드슨 샤가스(왼쪽)의 작품으로 올해 처음 베니스비엔날레에 참여한 앙골라를 국가관 황금사자상 수상관으로 정했다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본전시 참여 작가에게 수여하는 황금사자상은 영국 태생의 퍼포먼스 아티스트 티노 세갈(오른쪽)이 수상했다. ‘백과사전식 전당’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베니스비엔날레에 앙골라는 ‘루안다: 백과사전식 도시’라는 제목으로 참여했다. 영국에서 보도사진을 공부한 샤가스는 소비를 비롯한 사회 문제를 사진을 통해 탁월하게 표현했다는 평을 듣는다. 이번 전시에는 앙골라의 다양한 이미지를 담은 사진들을 들고 참여했다. 2005년 베니스비엔날레에 참여해 국제적 명성을 얻었던 세갈은 몇 명의 사람들이 복도를 이동하면서 콧노래를 부르고 비트박스를 하는 퍼포먼스로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행위’ 자체를 미술작품으로 발표하며 일체의 기록을 거부하는 예술가로 유명하다. 역량 있는 젊은 작가에게 주는 은사자상은 프랑스의 카미유 앙로에게 돌아갔다. 본전시 심사위원단 특별언급상은 미국의 셰런 헤이즈와 이탈리아의 로베르토 코기가, 국가관 특별언급상은 키프로스, 리투아니아, 일본이 받았다. 1일 공식 개막한 올해 베니스비엔날레는 11월 24일까지 계속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황금종려상에 동성애 다룬 ‘블루 이즈 더’

    황금종려상에 동성애 다룬 ‘블루 이즈 더’

    제66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은 튀니지 출신의 프랑스 감독 압둘라티프 케시시의 ‘블루 이즈 더 워미스트 컬러’가 받았다. 영화는 두 젊은 여성의 동성애를 그렸으며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시스터’ 등으로 알려진 모델 출신 배우 레아 세이두와 신인 배우 아델 에그자르코풀로스가 주연했다. 보수적인 칸영화제에서 동성애를 다룬 작품에 최고상이 돌아간 것은 이례적이다. 남녀 주연상은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네브래스카’에 출연한 할리우드 배우 브루스 던, 아스가르 파르하디 이란 감독의 ‘더 패스트’에서 열연한 프랑스 배우 베레니스 베조가 각각 차지했다. 심사위원대상은 코언 형제의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 감독상은 멕시코 감독 아마트 에스칼란테의 ‘헬리’가 받았다. 올해 경쟁부문에 초청된 아시아 영화 2편도 모두 수상했다.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라이크 파더, 라이크 선’이 심사위원상, 중국 자장커 감독의 ‘어 터치 오브 신’이 각본상을 받았다. 고레에다 감독은 ‘아무도 모른다’로 2004년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따낸 데 이어 두 번째 수확을 거뒀다. 2006년 ‘스틸 라이프’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았던 자장커 감독은 칸영화제에서 네 번째 초청작으로 수상했다. 황금카메라상 수상작에는 앤서니 첸 감독의 ‘일로 일로’가 선정됐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아빠를 바람나게 하라①Memories, Arts

    아빠를 바람나게 하라①Memories, Arts

    FAMILY TRIP 아빠를 바람나게 하라 오랜만의 주말. 자녀가 보챌 때 리모콘만 만지작대고 있는가? 입으로만 사랑한다고 말하는가? 떨쳐 일어나자. 이제 남자답게 행동으로 보여줄 때다. 봄볕 따사로운 산으로, 들로, 테마를 정해 떠나보자. 왜 모녀여행만 있는 거야? 모녀母女여행은 많이 들어 봤을 것이다. 하지만 아빠와 함께하는 부녀여행은커녕 부자여행도 쉽게 듣기 어렵다. 왜 아빠는 돈 벌어다 주는 기계로만 살아야 하는가. 최근 일과 집에서 벗어나는 아빠가 늘고 있다. 캠핑으로 대표되는 가족여행이 시작이었다면, MBC의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는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아빠들이 가족, 특히 자녀에게 다가가려는 노력과 그 과정에서 분출되는 따뜻한 정이 감동을 자아내는 것이다. 어렵다고? 조금의 노력만 더하면 가능하다. 테마별로 하루 일정부터 장기간을 요하는 해외여행까지 자녀와 갈 만한 곳과 상품을 골라 봤다. ●Memories 거꾸로 시계를 되감다 옛 향기가 남아 있는 곳이 갈수록 사라진다. 기술은 시간을 지배하고, 그렇게 추억도 우리에게서 멀어져 간다. 아무런 걱정도 없이 즐겁게 뛰놀던 그 시절로 돌아가기 위해 잠깐이라도 시간을 할애해 보자. 아이들은 신기함과 새로움을 체험하고, 아빠는 그리운 향수에 푹 빠져 정신을 차릴 수 없을 것이다. 1 철도동호회 네티즌이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선정한 화본역의 모습. 건너편에 급수탑이 보인다 2 화본역에서 가까운 추억의 학교는 60~70년대 모습을 재현한 체험박물관이다 3 한국만화박물관에서는 <열혈강호>, <용비불패> 캐릭터의 복장을 입어 볼 수 있다 4 옛날 만화가게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내부 모습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아빠의 어린 시절을 보여줄께 경상북도 군위군에 자리한 화본역에서 5분 정도 떨어진 산성중학교는 폐교됐지만, 60~70년대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체험박물관 ‘추억의 학교’로 변신해 있다. 규모는 작지만 충실하게 전시품을 갖춘 내부에는 당시 사용하던 교실의 물품들은 물론이고 실제 일기장, 뮤직박스, 가정집, 화장실, 이발소, 옛 골목길, 극장, 자동차까지 전시돼 있어 정말 없는 게 없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업무에 치여 자녀와 소원했던 아빠였어도 좋다.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는 자녀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절로 만발할 테니. 산성중학교 가는 길에 화본역도 들러 보자. 화본역은 아이들과 손을 잡고 그냥 나들이 삼아 가볼 만한 곳으로, 역에 내리면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호젓한 분위기의 역사건물과 급수탑을 만날 수 있다. 1899년부터 1967년까지 달리던 증기기관차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급수탑은 여름이면 외부가 담쟁이덩굴로 뒤덮여 마치 <미래소년 코난>의 주인공이 뛰어다닐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관람료 성인 2,000원, 청소년 및 어린이 1,500원 주소 경상북도 군위군 산성면 화본리 824-1 찾아가기 청량리역에서 아침 8시25분에 출발하는 무궁화호 열차를 타면 오후 12시40분에 화본역에 도착한다. 문의 군위군청 관광마케팅팀 054-380-6915 만화세계로 타임워프 스마트폰으로 웹툰을 즐겨 보는 요즘 아이들은 모른다. 형광등 빛 흐릿한 곳에서 세상 가장 편한 자세로 앉아 손때 묻은 종이 만화책을 뒤적이던 기억을. 가득 꽂힌 책만 봐도 행복하고, 배고플 때면 주인아저씨가 끓여 주는 퍼진 라면만 먹어도 충분했다. 갈 곳 없고 주머니 가벼운 학생들의 천국이자 안식처였던 만화방은 점점 세월의 저편으로 사라져 가고 있는 추세다. 그 시절을 추억하는 이들에게 부천 소재의 한국만화박물관은 그야말로 우리나라 만화의 보고라 할 만하다. 첨단시설을 자랑하는 수장고에는 <고바우 영감>, <엄마 찾아 삼만리> 등 50~60년대 만화 육필원고 6만여 장, <코주부 삼국지>를 비롯한 70년대 만화 단행본, 각종 희귀잡지 및 작가 소장품 등이 보관 중이고, 2층 열람공간에는 국내만화, 해외만화, 학술자료, 논문 등 25만여 권의 장서가 망라돼 있다. 3층에는 옛날 만화가게를 재현해 놨는데 연탄 난로와, 그때 그 모습 그대로의 만화책이 주욱 늘어서 반가움을 자아낸다. 4층에는 인기만화 <열혈강호> 복장을 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무림의 세계’, 직접 투수가 돼 야구체험을 할 수 있는 ‘외인구단과의 한판승부’ 등을 마련해 흥미를 더한다. 관람료 일반 5,000원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까지(입장마감 오후 5시) 주소 부천시 원미구 상동 529-2(영상문화단지 내) 문의 한국만화박물관 032-310-3090 comicsmuseum.org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Arts 아이 마음에 예술 혼을 꽃피운다 때로는 목적 없이 떠나는 여행도 좋다. 하지만 자녀와 함께 간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왕이면 자라나는 아이의 꿈을 키우고 가슴을 울릴 교육적인 테마를 택해 보는 것이 어떨까. 미술과 건축에 특화된 여행지로 떠나 봤다. 1 북촌미술관의 조각상 2 20세기 최고의 건축으로 꼽히는 프랑스의 롱샹성당 3 베네세하우스의 오벌룸 전경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유럽예술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건축물 감상이다. 유명 건축가의 철학과 영혼이 담긴 건축물을 만날 때 우리는 때로 전율에 가까운 감동을 느끼게 된다. 특히 유럽 곳곳에는 공간과 조형미의 극치를 보여 주는 건축물들이 가득하다. 한 예로 압도적인 아우라와 기하학적인 형태, 자연광만을 이용해 20세기 최고의 건축으로 꼽히는 프랑스의 롱샹성당 등 뛰어난 건축물 안에서 우리는 사람과 공간, 색과 면, 자연과의 조화 등을 느낄 수 있다. 세계적인 건축물을 만나는 여행이 아이에게 어떤 의미를 가져다 줄 것인지는 자명하다. 사람이 머무르는 공간을 만나는 일, 예술의 극치를 경험하는 또 다른 방법이다. 관련상품 혼이 담긴 유럽 핵심 건축 기행 19일 특징 로마·피렌체·베니스·바젤·스트라스부르·슈투트가르트·프랑크푸르트·쾰른·뒤셀도르프·베를린·파리 등을 방문한다. 전 일정 자유며, 여행 전에 현대 건축 강좌 등의 전문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해 이해를 돕는다. 가격 436만원부터 문의 인터파크투어 02-3479-6433 섬이 곧 예술이다 안도 다다오의 섬으로 유명한 나오시마를 찾아 떠나는 예술산책 시간. 일본의 출판 교육 그룹 베네세는 구리제련소에서 나온 폐기물에 찌들어 황무지와 같던 나오시마를 예술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는데, 섬을 예술로 살린다는 참으로 기발한 착상이었다. 그후 나오시마 섬 전체를 미술관으로 만드는 나오시마 프로젝트가 진행돼 지중地中미술관, 버려진 집을 개조해서 미술 작품으로 만든 이에家 프로젝트 등이 연이어 완성됐다. 꿈은 마침내 실현됐고 지금은 한 해 30만명이 방문하는 관광명소가 됐다. 체험형 작품이 많아 배경지식 없이도 예술을 느낄 수 있으며 숨어 있는 예술작품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각별하다. 관련상품 나오시마 예술산책 4일 특징 전 일정 자유.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나오시마의 유일한 고급 호텔이자 미술관 베네세하우스 2박 포함. 가격 100만원부터(유류할증료 및 항공세 제외) 문의 하나투어 1577-1233 갤러리에 대한 부담을 벗자 서울 곳곳에 갤러리가 얼마나 많은지 조금만 걷다 보면 놀랄 정도다. 하지만 미술에 대한 안목도 없고 알아야 한다는 강박감에 오히려 작품 감상이 방해받는 경우도 있다. 특히 미술을 잘 모르는 아빠라면 자녀를 대동한 갤러리 투어에 더욱 주저하게 되는 것이 당연지사. 편안하게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만날 수 있도록 돕는 ‘컬처워크’는 그래서 주목된다. 누구나 쉽게 미술, 전시를 친근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한 갤러리 여행 프로그램으로 전문지식을 가진 아트가이드가 동행해 함께 갤러리를 순회하고 안내한다. 현재 4월까지 북촌 갤러리, 북촌 마을, 청담 갤러리, 고궁 등 네 가지 코스를 운영한다. 다른 이들과 번잡하게 이동하는 것이 싫다면? 원하는 날짜, 원하는 시간, 원하는 장소에서 퍼스널 아트가이드가 안내하는 일대일(1:1)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가격 1만5,000원부터. 일대일 프로그램은 10만원 홈페이지 컬처투어 www.kulturewalk.kr 글 김명상, 최승표 기자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이탈리아 북부 이야기 Italy, eataly, italo② Veneto 베네토주

    이탈리아 북부 이야기 Italy, eataly, italo② Veneto 베네토주

    Veneto 베네토주 베네토의 행복학 실습 언젠가 들은 ‘행복론’ 강의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이것이었다. ‘기대했던 것을 보여주면 만족하지만 기대 이상의 것을 보여줄 때 행복해진다’고. 그런 의미에서 파도바Padova와 트레비조Trevizo는 행복을 준 도시였다. 이 도시의 모든 것은 의외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무슨 오리엔테이션이람?’ 그런 마음으로 스크로베니 예배당Scrovegni Chapel로 달려갔다. 관람 전에 반드시 동영상을 시청하는 일은 ‘알고 보라’는 뜻 외에도 그 시간 동안 관람자들의 체온이나 배출하는 땀 등을 조절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들이 이토록 소중하게 보존하려는 것은 조토Giotto di Bondone·1266년(추정)~1337년의 프레스코화(1303~1305년)였다. 사람들을 꾸벅꾸벅 졸게 했던 동영상과 달리 눈앞에 펼쳐진 예수와 마리아의 생애, 최후의 심판 등은 사람들을 빨아들였다. 입체적으로 표현된 인물들은 내면의 감정을 밖으로 표출하고 있었고, 그 기쁨, 절망, 고통, 환희는 성서 속 이야기에 현실성을 부여했다. 관람 시간이 제한되어 있어서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서야 했지만 조토의 화풍은 동시대의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쳐 파두아와 근교 도시에서는 지오토 스타일의 프레스코화를 종종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위안이 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전날부터 여전한 비를 뚫고 팔라조 보Palazzo Bo에 들어섰을 때도 ‘웬 대학이람?’ 이라는 생각이 없지 않았다. 이런 투덜거림은 원형경기장을 연상시키는 세계 최고最古, 1594년의 해부실과 유네스코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의학대학부속 식물원 앞에서는 가당치 않은 것이었다. 파두아 대학은 이탈리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전세계적으로는 볼로냐, 파리 다음으로 3번째) 대학이다. 교황의 영향력이 컸던 볼로냐에 비해 파도바는 학문의 자유가 인정되는 분위기였고, 학생들은 단테, 갈릴레오 갈릴레이 등의 실력 있는 선생들을 모셔서 직접 수강료를 지불했다. 회장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는 세계 여러 도시와 가문의 문장은 당시 이 대학으로 유학을 왔던 명문가의 자제들이 얼마나 많았는지를 증명한다. 선생들의 열정도 대단하여 제자들을 위해 자신의 시신을 실습용으로 기증하기도 했다. 지금도 원형 그대로 남아 있는 실습실은 원형의 나무 난간들이 촘촘하게 둘러쳐진 형태였다. 참관 중에 기절하는 사람의 추락을 막기 위한 것. 악취를 배출하기 위한 창문이 필수였고, 그나마 겨울 동안에만 가능했다. 해부학의 발달 덕택인지 모르지만 유럽의 대성당은 성인들의 유해를 보물로 간직하고 있다. 파도바 성안토니오 대성당에는 안토니오 성인의 성대와 혀, 아래턱이 보존되어 있다. 자녀를 위한 수호성인이기도 한 그와 관련된 여러 가지 기적의 증표들도 남아 있어서 순례자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는 곳이다. 이탈리아 여행 내내 계속 비가 내렸지만 트레비조Treviso의 비오는 풍경이 가장 기억에 남는 이유는 잔잔히 물결치던 운하와 세차게 돌아가던 물레방아 때문인 것 같다. 중세의 수채화 같은 도시 풍경은 실레강으로부터 뻗어 나온 브라넬리 운하로 인해 마치 작은 베니스를 연상케 한다. 운하 주변의 집들은 창가에 꽃을 내놓거나 석상 등을 진열해 놓았다. 작은 다리를 건너 회랑을 지나고 또 로마시대 그대로인 듯한 골목들을 걷다가 도착한 곳은 신전을 연상케 하는 두오모였다. 티치아노의 ‘성모 수태고지’와 지롤라모 다 트레비조의 ‘꽃의 성모’ 등이 증명하듯 트레비조는 놓쳐서는 안 될 작품들을 품고 있었다. 트레비조의 프레스코화에 최초로 안경을 쓴 인물이 등장하고, 그런 이유로 지금도 트레비조의 안경이 유명하다는 소소한 사실들이 트레비조의 작은 상점 하나하나를 달라 보이게 만들었다. 그리고 문득, 시뇨리 광장 근처의 베네통 매장이 다른 어느 도시보다 크다고 느꼈다면, 그건 이 도시가 베네통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일행이 쇼핑을 간 사이 노천카페에 앉아 트레비조에서 생산되는 유명한 발포성 와인인 프레스코를 한잔 마셨다.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베네토 지방의 두 도시를 여행하며 느꼈던 행복감이 잔 속의 공기방울처럼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었다. 오랫동안 음미할 수 있는 그런 행복이었다. ▶travie info 카페 페드로키 1831년에 문을 연 카페 페드로키Caffe Pedrocchi 는 오스트리아에 대항하는 청년 운동이 시작되었던 역사적인 장소다. 건축가의 이름을 딴 이 카페는 녹색, 빨강, 백색의 소파천 색으로 구별되는 3개의 홀로 이뤄져 있다. 그중 가운데 홀이 카페고 그린홀은 시민을 위한 휴식 공간으로 내어 주던 곳이었다. 대표 메뉴인 페드로키 커피는 에스프레소 위에 차가운 민트 아이스크림을 얹은 것으로 색다른 맛이다. 주소 Via VIII Febbraio, 15-Padova 문의 +39 049 8781231 www.caffepedrocchi.it트레비조의 베네통 본사 트레비조는 부유한 도시로 알려져 있다. 거리의 작은 상점들조차 예사롭지 않다. 그중에서 가장 반가운 브랜드는 역시 베네통이다. 트레비조에 본사를 두고 있는 베네통은 톡특한 컬러감으로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캐주얼 브랜드가 됐다. 루치아노 베네통이 아직도 새로운 사업구상을 하고 있다는 베네통 본사 건물은 작고 아름다운 정원을 끼고 있었다. 주소 Via Villa Minelli, 1 31050 Ponzano Veneto Treviso 문의 +39 0422 519111 www.benettongroup.com 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이탈리아정부관광청 한국사무소 02-775-8806, 레일유럽 한국사무소 02-3789-6110, 맥아더글랜 한국사무소 02-553-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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