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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 영화] ‘자유의 언덕’ 시간·서사·언어의 해체…역시 홍상수!

    [새 영화] ‘자유의 언덕’ 시간·서사·언어의 해체…역시 홍상수!

    그는 촬영 당일 아침에 배우들에게 대본을 주는 감독으로 악명 높다. 지난달 29일 영화 ‘자유의 언덕’ 언론시사회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윤여정이 “쪽대본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했을 정도다. 대본 속 인물을 적극적으로 해석하는 연기파 배우들에게는 특히나 힘든 대목이다. 홍상수 감독이 깔아 놓은 고도의 장치다. 영화 속 인물을 존재하는 그대로, 가능하면 일상의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즉 드라마틱한 연기와 거리를 두라는 주문이다. 1996년 데뷔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부터 이번 ‘자유의 언덕’ 등 열여섯 번째 작품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이 ‘배우의 영화’가 아니라 ‘홍상수의 영화’가 되는 근본 이유다. 홍 감독 영화의 미덕은 또 하나, 언어에 있다. 우리네 삶 속에서 주고받는 일상의 언어는 자연스럽다. 하지만 영화 속 일상의 언어는 관객들에게 낯설다. 홍 감독은 일상 언어를 해체해 이를 새롭게 복원시키는 데 탁월한 능력을 선보인다. 배우 캐스팅 단계부터 이미 이러한 의도를 소화할 수 있는 자신의 페르소나를 염두에 뒀음은 물론이다. 18년 동안 꾸준히 함께해 온 김의성을 비롯해 유준상, 김상경, 윤여정, 기주봉 등 배우들의 면면을 보면 연극무대 등에서 오랫동안 다져진 연기력을 자랑하는 이들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번 작품의 주인공인 일본 배우 가세 료 역시 영화 내내 순수하고 말간 얼굴로 복잡한 감정의 극 중 인물(모리)을 ‘모리인 듯, 가세 료인 듯’ 경계 없이 그려 냈다. ‘자유의 언덕’의 서사는 간명하다. 모리(가세 료)가 2년 전 사귀다 헤어진 권(서영화)을 찾아 한국에 온다. 권은 마침 지리산으로 요양을 떠나 있다. 매일처럼 어학원으로, 옛집으로 찾아 헤매지만 만날 수 없었다. 대신 자신에게 애정 표현을 아끼지 않는 카페 여주인 영선(문소리)에게 사랑 비슷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모리는 일본으로 돌아가기 전날 권을 다시 만나게 됐고, 함께 일본으로 가서 아들딸을 낳고 행복하게 살았다. 영화 속 서사는 이렇게 단선적이다. 하지만 홍 감독이 이리 밋밋하게 영화를 끌고 갈 리가 없다. 모리는 여러 날에 걸쳐 쓴 편지 뭉치를 봉투에 담아 권이 일하던 학원에 맡겨 둔다. 지리산에서 돌아온 권은 편지를 읽다가 그만 계단에 흩뿌리고, 의도치 않게 권이 접하는 모리의 한국 일상은 그 순서가 뒤죽박죽이 된다. 영화의 장면, 장면이 시간의 순서에 따르지 않고 분절된 채 뒤섞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어지는 장면들은 어지럽고, 시간은 해체됐다. 이어지는 듯 끊어지고, 섞이는 듯 질서 있게 흘러간다. 시간, 서사, 언어 모든 것의 해체는 그 모든 것의 재구성을 염두에 둔 사전 단계다. 나아가 감정 흐름의 재구성으로까지 연결된다. 홍 감독은 이에 대해 “우연하면서도 서로 뒤섞이는 느낌으로 만들고자 했고, 그것을 위한 장치”라고 설명했다. 영화 속 모리는 결국 ‘사랑하는 영선’이 아니라 ‘존경하는 권’을 사랑의 대상으로 선택했다. 하지만 영화의 맨 마지막 장면 속 시간은 모리와 영선 사이에 사랑의 감정이 싹트기 직전이다. 일본으로 떠난 모리의 감정 한구석에는 여전히 영선이 있을 수 있다는 열린 서사로 남겨 뒀다. 베니스국제영화제 오리종티 경쟁부문에 출품돼 해외 관객들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4일 개봉. 청소년 관람 불가.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미술관은 대학 실험실처럼 늘 열려 있고 토론 자유로워야”

    “미술관은 대학 실험실처럼 늘 열려 있고 토론 자유로워야”

    “미술관은 대학의 실험실과 같습니다. 언제나 열려 있고 자유로운 토론이 가능해야 합니다.”(니콜라스 세로타 영국 테이트미술관 총관장) 세계 미술계의 거물들이 한자리에 모인 ‘확장하는 예술경험’ 포럼이 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리움미술관에서 개막했다. 리움 개관 10주년과 광주비엔날레 창설 20주년을 기념해 열린 아트포럼에는 세로타 영국 테이트미술관 총관장을 비롯해 리처드 암스트롱 미국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장, 오쿠이 엔위저 2015 베니스비엔날레 예술감독, 제르마노 첼란트 프라다재단 관장, 아네테 쿨렌캄프 독일 카셀 도큐멘타 대표이사, 바르토메오 마리 스페인 바르셀로나현대미술관장 등 거물급 미술계 인사가 대거 참여해 현대미술관의 진화 방향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국내 인사 중에는 홍라영 리움 총괄부관장을 비롯해 이용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 정형민 국립현대미술관장, 김선정 아시아문화전당 문화정보원 예술감독 등이 참석했다. 홍라희 리움 관장은 리움 개관식 이후 10년 만에 미술관 행사에 공식 참석해 환영사를 했다. 남편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지난 5월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세로타 테이트미술관 총관장은 21세기 미술관의 도전 과제에 관한 기조 강연에서 “미술관의 개념은 계속 변화해 왔고 앞으로 더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21세기 미술관의 역할은 어떻게 작가가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고 더 능동적으로 관람객의 참여를 끌어내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어 2003년 테이트미술관에서 진행한 관람객 참여 행사를 예로 들며 “미술관은 사회의 변화에서 벗어날 수 없기에 늘 변화를 자극하면서도 구성원에게 편안함을 안겨줘야 한다”고 말했다. 세로타 관장은 테이트 모던을 비롯해 4개 미술관을 운영하는 테이트그룹의 총관장을 26년째 맡고 있다. 이어 토론에 나선 암스트롱 구겐하임미술관장은 “구겐하임의 전시는 늘 새로운 동선을 제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왔다”며 “다른 미술관과의 차별을 위해 조성한 중앙의 거대한 나선형 구조와 비교적 낮은 천장, 굴곡진 벽면들은 작품 설치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베니스, 라스베이거스, 베를린, 빌바오, 아부다비의 구겐하임미술관처럼 현대 미술관은 미술, 전시, 건축, 프로그램 등 각각의 맥락에서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포럼은 4일 광주비엔날레 거시기홀에서 ‘비엔날레의 확장과 현대미술의 진화’ 등을 주제로 계속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中 예향 항저우 ‘K아트’에 빠지다

    中 예향 항저우 ‘K아트’에 빠지다

    “굉장해요. 전통에 치우친 중국 현대미술과 달리 전통과 현대를 자유롭게 넘나듭니다.”(쉬 원원 중국 상하이데일리 기자) 지난달 29일 중국 고도(古都)이자 저장성 성도인 항저우(杭州). 시내 중심가에 자리한, 저장성 최초의 공인 사립미술관인 ‘싼상(三尙)당대미술관’은 100여명의 현지 미술 관계자와 취재진으로 왁자지껄했다. 입구에 들어서니 돌과 철판으로 이뤄진 이우환(78)의 대표작인 ‘관계항’이 보였다. 반대편으로 발길을 돌리니 백남준의 초기 텔레비전 설치작품 5점과 러시아 소설가 톨스토이를 형상화한 로봇 1점이 자리했다. 2011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에서 선보였던 이용백(48)의 ‘브로큰 미러’(Broken Mirror)도 눈길을 끌었다. 어두운 복도에 들어서자 총소리와 함께 굉음을 내며 유리가 산산조각 나는 착시 현상이 일었다. 미술관 구석구석에는 김아타(58), 유근택(49), 이세현(47), 홍경택(46) 등의 중견 작가와 오윤석(42), 권순관(41), 김기라(40), 박지혜(33), 장종완(31) 등 청년 작가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작가 12명의 대표 작품 30여점이 배치됐다. 동서양 회화와 사진, 영상, 설치 등 매체를 가리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지난달 29일 개막해 오는 28일까지 한 달간 이어지는 전시는 서울의 학고재갤러리와 싼상당대미술관이 주관한 ‘한국현대미술-우리가 경탄하는 순간들’전이다. 2011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로서 ‘중국통’으로 불리는 윤재갑 상하이 하오아트뮤지엄 관장이 기획했다. 윤 관장은 “한국 현대미술의 다양함과 깊이를 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설치미술가인 진양핑 중국미술학원 교수는 “중국 본토에서 열리는, 유례없는 대규모의 한국 현대미술전”이라고 평했다. 중국 미술 전문 월간지 ‘예술당대’의 쉬커 부주간은 “베이징이나 상하이에서 단편적으로 접한 작품들과 달리 다채로운 한국 미술의 색채를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왕둥린 중국미술학원 서예과 원장과 관화이빈 설치미술과 교수는 “중국의 작가, 기획자, 컬렉터 등 우리 미술계에 신선한 자극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이우환, 이용백, 김아타 등을 제외한 작가들은 직접 현장을 찾아 작품 설명에 나섰다.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국내 작가 중 최고가 기록을 세운 홍경택은 불꽃놀이처럼 화려하게 치솟는 연필을 그린 회화작품을, 실천주의 작가 김기라는 냉면을 소재로 남북 간 ‘이념의 벽’을 허물려는 노력을 담은 영상작품을 각각 내놓았다. “서울 곳곳에 함흥냉면이란 빨간 깃발이 펄럭이지만 누구도 이념 문제를 제기하진 않는다”는 김 작가의 설명에 중국 취재진은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유근택은 전통 수묵화의 질감을 살리면서도 현대사회의 문제를 예리하게 담은 ‘어떤 만찬’이란 회화를 내놓았다. 그는 “누군가 질펀하게 먹어치운 식탁 위에 남겨진 포도주와 과일 등이 ‘6자 회담’ 등 내가 살고 있는 곳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말해 큰 호응을 얻었다. 영국 런던대 골드스미스칼리지 출신의 박지혜 작가는 인간의 불완전성을 다룬 3분 49초짜리 프로젝트 영상작품을, 권순관은 성형수술 전후의 모습을 모두 담은 초라한 여성의 육체를 사진작품으로 선보였다. 참여 작가 중 막내인 장종완은 종(種)에 관계없이 동물들이 사랑을 나누는 장면 등을 그린 ‘새드 로맨스’(Sad Romance)를 벽에 걸었다. 그런데 이 같은 전시가 왜 항저우에서 열렸을까. 천쯔징 싼상당대미술관장은 “현재 항저우 저장미술관에서는 한국의 ‘국전’과 비슷한 5년 주기의 ‘전국미전’이 열리고 있어 중국 미술계의 관심이 온통 항저우에 쏠려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항저우는 남송시대 수도로 ‘남송화’ 등 중국 전통미술이 스민 고도이면서 ‘중국 현대미술의 발원지’로 불린다. 베이징의 중앙미술학원과 함께 중국 양대 미술교육기관인 중국미술학원이 자리 잡고 있다. 1985년 중국 현대미술운동인 ‘85미술신조류’가 태동한 곳이며 황융핑, 차이궈창 등 중국 현대미술의 주요 작가를 배출하기도 했다. 우찬규 학고재갤러리 대표는 “중국 작가들의 급성장에 비해 한국 작가들의 입지는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중국은 한국 작가와 미술계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곳으로 향후 그룹전은 물론 좋은 작가의 개인전을 열어 미술사적으로 의미 있는 작품들을 선보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항저우(중국)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영상)김기덕 감독 “세월호 사건, 영화 ‘일대일’과 닮은 꼴”

    (영상)김기덕 감독 “세월호 사건, 영화 ‘일대일’과 닮은 꼴”

    김기덕 감독이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세월호 참사에 관해 발언한 것이 화제다. 영화 ‘일대일’로 제11회 베니스 데이즈에 참석한 김기덕 감독이 외신 기자들과 만난 인터뷰 자리에서 ‘세월호의 진실은 가라앉지 않았다’라는 문구가 적힌 스티커를 가슴에 붙이고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김 감독은 “세월호 참사에 관한 진실규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 (세월호 참사 진실규명을 위한) 캠페인을 하고 있다. 그 캠페인의 일환으로 스티커를 붙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세월호 참사 진실규명을 위한) 캠페인과 이번 영화(‘일대일’에서 던지는 메시지)와 깊은 관계가 있다”며 “영화 ‘일대일’의 이야기는 부정부패에 연관된 사건의 용의자들을 납치하면서 진실을 밝혀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세월호 사건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부정부패한 관료들이나 금전적 이득을 위한 목적으로 발생한 사건이기에 ‘일대일’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일대일’은 권력의 부정부패와 싸우는 서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민주주의로 상징되는 죽음을 파헤치는 주인공(마동석 분)이 거대 권력에 맞서 싸우다가 진실을 밝히지 못하고 결국 외롭게 죽어가는 모습을 그렸다. 이에 김 감독은 “세월호 사건도 마찬가지다. 한 아버지가 단식을 하고 있다. 일대일 주인공처럼 외롭게 싸우고 있다. 그것이 한국의 현실이다”라고 콕 집어 예를 들며 최근 40여 일간 진행됐던 유민아빠 김영오씨의 단식을 언급해 ‘일대일’과 세월호 사건의 유사점에 대해 재차 강조했다. 한편 김기덕 감독이 초청된 ‘베니스 데이즈’는 베니스국제영화제 기간 중 이탈리아 영화 감독협회와 제작가 협회의 주관으로 개최되는 의미있는 행사다. 사진·영상=televisionet, Filmuforia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씨줄날줄] 구글 캠퍼스와 유대인 DNA/정기홍 논설위원

    유대인의 유치원 교육 사례가 흥미롭다. 교실의 칠판에 꿀을 바르고, 과자로 만든 알파벳 모양 등의 교재를 붙인다. 문제를 해결하면 과자를 먹게 되니 원생들의 눈은 금세 똘똘해진다. ‘공부가 달콤한 것’이란 인식을 하게 하는 창의적 교육인 셈이다. 이런 독특함 때문인지 몰라도 미국 맨해튼의 유대인 유치원 들어가기가 하버드대 등 아이비리그의 입학보다 어렵다고 한다. 교육만큼은 둘째라면 서운해 하는 우리보다 분명히 한 수 위다. “무엇을 배웠느냐”(한국)와 “어떤 질문을 했느냐”(유대인)는 말과도 비교된다. 돈 버는 법도 유달리 일찍 시킨다. 열세 살 때 하는 성인식에서는 조부모가 유산 형식으로 얼마간의 돈을 쥐여준다. 이를 받은 뒤 부모와 함께 돈 불리는 방법을 익힌다. 유대인의 ‘경제 DNA’는 이처럼 어릴 때 만들어진다. 구글의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등 벤처신화의 상당수 유대인들이 20대 초중반 창업한 것이 이와 연관된다. 퀴퀴한 냄새가 나는 지하 창고 등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것도 젊은 나이와 매우 관련이 돼 있다. 돈 버는 법을 일찍 가르치는 것은 이웃 민족으로부터 수없는 배척을 당하며 떠돌아다닌 처절함에서 비롯된 것이다. 거래 관계도 철저하다. 손톱만큼의 손해도 안 보는 것으로 정평이 났다. 사업 계약을 ‘하느님과 하는 것’으로 여길 정도다. 이 또한 어릴 때부터 받은 경제교육의 영향이 크다. 셰익스피어의 희극 ‘베니스의 상인’에서 나오는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이 돈을 못 갚으면 살을 1파운드 베 가겠다고 한 것은 대표 사례다. 우리의 정(情) 문화와 사뭇 다르다. 그렇다고 구두쇠 짓만 하는 것은 아니다. 세계 최고의 자선가인 MS의 빌 게이츠와 지난해 1조원을 기부해 화제가 됐던 마크 저커버그에서 보듯 대규모 기부와 자선은 이들에게서 나온다. 장사를 파한 유대인 상점이 언제나 팔던 물건을 상점 밖에 내놓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우리의 돼지저금통과 같은 기부 저금통 ‘체다카’(Tzedakah)도 몸소 운영한다. 며칠 전 이러한 ‘유대인 DNA’가 서울에 상륙한다는 소식들이 있었다. 구글이 서울 강남의 한 건물에 ‘서울 캠퍼스’를 만든다는 것과 이스라엘의 요즈마그룹이 3년간 1조원 규모의 펀드를 만들어 창업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영국의 런던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이어 세 번째이고, 아시아에선 처음이다. 구글은 “아시아를 둘러보았지만 IT 생태계가 서울만 한 곳이 없었다”며 “세계를 뒤흔들 아이디어가 서울에서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어떻게 자리 잡을지 궁금해진다. 벤처창업의 ‘꽃밭’을 만들지, 샤일록의 사례가 될지는 우리의 몫이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베니스영화제 27일 개막… 한국 ‘자유의 언덕’ 경쟁 부문에

    세계 3대 영화제 중 가장 오랜 전통을 갖고 있는 제71회 베니스국제영화제가 2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 리도섬에서 개막한다. 황금사자상을 놓고 멕시코 출신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의 ‘버드 맨’, 중국 안후이 감독의 ‘황금시대’ 등 20편이 경쟁한다. 한국영화는 이 부문에 초청받지 못했다. 홍상수 감독의 ‘자유의 언덕’이 한국영화로는 유일하게 경쟁 부문인 ‘오리종티 장편 부문’에 진출해 다른 17편의 작품과 함께 작품상, 감독상, 심사위원특별상 등을 놓고 수상을 다툰다. 지난해까지 비경쟁 부문이었으나 올해부터 경쟁 부문으로 바뀌었다. 오리종티는 새로운 경향의 영화를 소개하는 분야로 칸영화제로 치면 ‘주목할만한 시선’에 해당된다. 이 밖에 임권택 감독이 모처럼 메가폰을 잡은의 ‘화장’은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고 2012년 ‘피에타’로 황금사자상을 받았던 김기덕 감독의 ‘일대일’은 ‘베니스 데이즈’ 특별전에 초청돼 3년 연속 세계영화인의 주목을 받게 된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임권택 감독만이 가능한 영화 ‘화장’ 해외판 예고편 공개

    임권택 감독만이 가능한 영화 ‘화장’ 해외판 예고편 공개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작품 ‘화장’의 해외판 예고편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영화 ‘화장’은 암에 걸린 아내를 지켜보던 한 남성이 그녀의 죽음이 가까워질수록 다른 여자를 깊이 사랑하게 되는 서글픈 사랑을 그린 이야기로, 2004년 제28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김훈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공개된 예고편에는 스러져가는 아내의 육신과 추은주(김규리 분)의 싱싱한 젊음 사이에서 번민하게 되는 인물 오상무 역을 맡은 안성기와 아내 역의 김호정을 볼 수 있다. 특히 극중 오상무의 마음을 사로잡는 젊고 아름다운 직원 추은주 역의 김규리를 비중 있게 담아내 그의 흔들리는 마음을 보여준다. 천재화가 장승업의 삶과 열정을 담은 ‘취화선’, 1950년부터 70년대까지 격동의 시대를 살아간 한 남자의 삶과 사랑을 담은 ‘하류인생’, 판소리를 통해 한국인의 삶과 인생을 담은 ‘천년학’ 그리고 전통 한지를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달빛 길어올리기’까지 임권택 감독은 최근까지 우리의 전통문화와 예술혼을 ‘사람이야기’ 안에 넣어 한국적 미를 영화화하는데 천착해왔다. 그러나 이번 작품 ‘화장’에서 임 감독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 ‘인간의 본질적인 존재’에 대한 주제의식을 제시하며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자 했다. 죽어가는 아내와 젊고 아름다운 여자 사이에서 고민하고 방황하는 중년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 영화계에서는 좀처럼 다뤄지지 않았던 육체의 생성과 소멸, 삶과 죽음이라는 깊이 있는 소재를 임 감독의 무르익은 성찰의 시선으로 조명할 예정이다. 한편 ‘화장’은 오는 27일 개막하는 제71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중 마스터 감독들을 소개하는 갈라 상영작에 초청되어 첫 선을 보인다. 올 하반기 개봉 예정이다. 사진·영상=명필름, 리틀빅픽쳐스 문성호 기자 sungho@seouul.co.kr
  • 대형 기획전 넘치는 화랑가

    대형 기획전 넘치는 화랑가

    국내 화랑가가 여름 비수기를 지나 기지개를 켜고 있다. 9월을 겨냥한 야심 찬 기획전들이 곳곳에서 관람객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제갤러리는 오는 28일부터 10월 19일까지 김기린, 박서보, 윤형근, 이우환, 정상화, 정창섭, 하종현 등 원로 화가들의 단색화 작품들을 전시한다. 올해 처음으로 3개 전시관을 통틀어 여는 대규모 전시다. 국제갤러리는 지난 6월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아트바젤에서도 국내 작가들의 단색화를 소개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전시에는 원로 작가들이 1960~1970년대 그린 독창적인 단색화들이 주로 등장한다. 같은 소격동에 자리한 갤러리현대는 내년 베니스비엔날레의 한국관 대표작가인 전준호의 개인전을 오는 29일 개막해 다음달 28일까지 이어간다. 2009년 이후 문경원 작가와 협업해 두각을 나타내 온 작가가 드물게 선보이는 개인전이다. 전시는 인간의 실존적 문제, 이상과 괴리 등의 주제를 설치와 영상, 문학작품 등으로 보여준다. 인근 아라리오갤러리는 인도 작가인 수보드 굽타의 개인전을 다음달 1일부터 10월 5일까지 선보인다. 독창적인 조각 5점 외에 회화 30점이 전시된다. 아트선재센터도 설치작가 김성환의 국내 첫 개인전을 오는 30일부터 11월 30일까지 이어간다. 김성환은 영국 테이트 모던 미술관이 신관에서 ‘더 탱크’ 개관전을 연 작가로 국제적 주목을 받아 왔다. 서울대에서 건축학을, 미국 MIT에서 시각예술을 각각 공부한 융합형 예술가다. 평창동의 가나아트센터는 그간 한국적 주제를 꾸준히 연구해 온 조각가 한진섭의 대규모 개인전을 다음달 17일까지 이어간다. 7년 만의 개인전으로 40여년의 조각 인생을 50여점의 조각과 200여점의 석고모형을 통해 선보인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가을, 미술 품으로

    가을, 미술 품으로

    추석 명절을 앞둔 가을 화단에 풍성한 미술 축제가 잇따라 열린다. 1만점 가까운 작품을 쏟아내며 서울과 부산, 광주, 창원 등지에서 미술 관람객의 발길을 끌어모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20주년을 맞은 제10회 광주비엔날레는 다음달 4일 막을 올려 11월 9일까지 광주비엔날레전시관과 광주시립미술관, 중외공원 일대에서 펼쳐진다. 세계 3대 비엔날레 진입을 노리는 행사는 영국 런던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 큐레이터인 제시카 모건이 총감독을 맡았다. ‘터전을 불태우라’(Burning Down the House)는 주제 아래 87억원의 예산을 투입, 20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매체의 다양성에 신경 썼다”는 모건 총감독의 말처럼 참여 작가들은 건축가, 영화감독, 무용가, 패션 디자이너, 공연 예술가 등으로 구성됐다. 39개국 106개팀(115명)의 작가들 중 90%는 이번에 처음으로 광주비엔날레를 찾는다. 2013 베니스비엔날레 영국관 대표작가인 제러미 델러(영국), 현대 미술계의 센세이션이라 불리는 얼스 피셔(스위스), 설치미술가인 코닐리아 파커(영국), 불평등과 규범을 다양한 매체로 탐구해 온 로만 온다크(슬로바키아) 등이 눈에 띈다. 또 누보 레알리즘의 선두주자였던 이브 클라인(프랑스), 미니멀리즘의 대표작가인 댄 플래빈(미국) 등 현대미술의 대가들도 작품을 통해 관객과 조우한다. 아시아 작가들 가운데는 류사오둥(중국), 테쓰야 이시다(일본), 로델 타파야(필리핀) 등 아시아 역사와 변화상을 반영하는 작가들이 대거 참여한다. 제8회 부산비엔날레도 추석 연휴 직후인 다음달 20일 개막해 11월 22일까지 부산시립미술관과 광안리해수욕장 일대에서 이어진다. 후발주자로서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했던 부산비엔날레는 올해 창설 13주년을 맞아 30개국 160명의 작가가 작품 380여점을 전시한다. 주제는 ‘세상 속에 거주하기’(Inhabiting the world). 프랑스의 독립큐레이터인 올리비에 케플렝 전시감독이 불안정한 세상 속에서 그냥 살아갈 것인가,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의지를 갖고 살아갈 것이냐는 비엔날레의 주제를 ‘추상·운동, 우주, 건축적 공간, 정체성, 동물성, 역사·사회, 자연·경관’ 등 7개 섹션으로 풀어낸다. 총예산은 42억원. 두 비엔날레는 미술 전시 외에 학술행사, 국제교류행사, 시민참여 행사 등의 부대 행사도 마련했다. 공교롭게도 양대 비엔날레는 올해 개막까지 큰 내홍을 겪었다. 작품 전시 여부와 전시 감독 선정 등을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아 운영상의 폐쇄성을 고스란히 드러냈고, 이 과정에서 이용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와 오광수 부산비엔날레 운영위원장이 개인적인 이유로 사퇴 의사를 표명하거나 물러났다. 양대 비엔날레 외에 중소 규모의 비엔날레들도 관객을 찾아온다. ‘달그림자’가 주제인 제2회 창원조각비엔날레는 다음달 25일부터 11월 9일까지 경남 창원시 일대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마산합포구 돝섬에 국한됐던 1회 때와 달리 전시 장소를 돝섬과 마산항 중앙부두, 창원시립문신미술관 등으로 확대했고, 11개국 42개팀이 참여한다. 대구에서도 다음달 12일부터 10월 19일까지 ‘사진의 기억’을 주제로 사진비엔날레가 열린다. 스페인 출신 알레한드로 카스테요테가 감독이 기획한 전시에는 페루와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 18개국 30여명의 작가가 명함을 내민다. 제8회 미디어시티서울도 다음달 1일 개막해 11월 23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과 한국영상자료원에서 펼쳐진다. 미디어 아트의 최신 경향을 보여주는 전시는 영화감독 박찬욱의 동생인 미디어아티스트 박찬경이 총감독을 맡았다. 최원준과 양혜규, 민정기, 배영환, 다무라 유이치로(일본), 딘큐레(베트남), 오티 위다사리(인도네시아) 등 10여개국 30여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올해 주제는 ‘귀신·간첩·할머니’. 다음달 25일부터 5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되는 국내 최대 그림장터인 제13회 한국국제아트페어(KIAF)도 관심을 모은다. 미국, 일본 등 16개국, 186개 화랑이 참여해 국내외 작가 1500여명의 작품 4500여점을 전시·판매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헐! 누드 비치인가, 가슴을 드러내놓고 해변을”…자세히 봤더니

    “헐! 누드 비치인가, 가슴을 드러내놓고 해변을”…자세히 봤더니

    ”헉, 가슴을 내놓고 해변을 걷네” 착시현상이다. 호주의 리얼리티 스타이자 배우인 에이제이 로체스터(Ajay Rochester·맨왼쪽)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베니스 해변을 언뜻 착용하지 않은 것처럼 착시를 일으키는 누드 톤 브래지어를 걸치고 걸었다. 유두 형상이 프린트된 이른바 ‘타타 톱’(Ta Ta Top) 브래지어다. ‘타타 톱’은 로체스터와 옆에서 걷는 로빈 라이틀과 미셸 라이틀이 디자인했다. 이들은 여성의 상반신 노출 권리를 주장하는 페미니스트이다. 에이제이는 이날 ’Free The Nipple’(여성의 유두에자유를)이라는 캠페인 및 유방암 관련 기금 모금을 위해 ‘타타 톱’을 입었다. 로빈과 미셸은 ‘타타 톱’ 홈페이지에 ”여성의 유두는 뭔가 특별하고 보호해야 하고 숨겨야 한다는 인식이 있지만 이러한 남녀 성차별을 없애기 위해 타타 톱을 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타타 톱’은 28달러에 판매되고 있으며, 이 중 5달러는 유방암 연구재단에 기부되고 있다. 미국의 37개주는 여성의 가슴 노출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사진:TOPIC / SPLASH NEWS(www.topicimages.com)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태동 鐘樓에서] 홍성담의 걸개그림과 광주비엔날레의 품격

    [이태동 鐘樓에서] 홍성담의 걸개그림과 광주비엔날레의 품격

    2014년 광주비엔날레가 오는 9월 5일 개막을 앞두고 정치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은 무척 안타까운 일이다. 1995년 한국인 전수천씨가 베니스비엔날레에서 방황하는 ‘혹성들 속의 토우(土偶)-그 한국인의 정신’이란 작품으로 특별상을 수상했던 그 해에 창설돼 국제적인 명성을 얻어가는 광주비엔날레가 올해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특별히 초대된 민중미술가 홍성담씨의 걸개그림 ‘세월 오월’이 문제가 돼 갈등을 빚고 있다. 홍씨는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검은 안경을 쓴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닮은 아기를 출산하는 장면을 그림으로 그려 많은 국민들을 실망시켰다. 그는 이번에 또 박근혜 대통령을 김기춘 비서실장과 함께 박 전 대통령의 허수아비로 묘사하는 그림을 그려 보는 이들로 하여금 풍자적 자극이나 아픔보다는 혐오감을 느끼게 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책임을 느낀 윤장현 광주시장은 수정을 요구했으나 홍씨는 박 대통령 얼굴 대신에 닭 그림을 그려 붙이자 주최 측은 그 그림을 ‘전시 유보’ 하기로 결정했다. 윤 광주시장이 이렇게 홍씨 그림의 전시 유보를 결정한 것은 다음 행사 때 예산 지원이 줄어들 것을 염려했기 때문이란 지적도 있지만, 의사 출신으로 시장이 된 그는 메스를 쥔 수술실 의사의 심정으로 이 문제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생각하고 고민했을 것이다. 즉, 그는 홍씨의 그림이 풍자의 수준을 넘어 정치적 선전도구로 전락하는 현상을 감지했기 때문에 그 걸개그림이 국제적 미술전람회 정신에 어긋난다고 판단해서 전시를 유보했으리라. 홍씨는 이에 반해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며 그의 행정적 조치에 저항해서 자신의 걸개그림을 철수했다. 홍씨가 광주비엔날레의 실험정신과 표현의 자유를 아무리 강조한다고 하더라도 그의 주장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많은 국민들의 여론이다. 민주국가에서 표현의 자유도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허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홍씨의 걸개그림은 상대방이 꼭 국가 원수라서가 아니라 어느 여성 정치인에게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인간으로서 견딜 수 없는 치욕적 수치심을 느끼게 한다. 더욱더 참을 수 없는 것은 주최 측이 수정을 요구했을 때 박 대통령 모습 위에 닭 그림을 덧붙였다는 사실이다. 그가 패러디 수법을 빙자하면서 봉건주의 시대의 가부장적 태도로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은유적 여성 비하 행위를 자행하는 것은 21세기 시대정신으로 부각하고 있는 페미니즘은 물론 그가 주장하는 평등주의 사회 이념과도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 이러한 시각에서 볼 때 홍씨의 걸개그림은 스스로의 주장과는 달리 예술 작품으로서도 전시할 만한 가치가 없다. 만일 어떤 작품이 관객들에게 즐거움이나 인식론적 깨달음의 빛을 주지 못하고 불쾌감을 준다면 그것은 진정한 예술이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광주 비엔날레가 원래의 취지대로 ‘지구촌 시대 세계화의 일원으로 문화 생산의 중심축으로서 역할’을 하려면 지방색을 벗어나 파리 베르사유 궁전 뜰에서 전시하고 있는 이우환의 ‘관계항-별들의 그림자’ 등과 같은 작품이나 혹은 앞서 언급한 전수천의 작품처럼 해묵은 이념적, 지역적 갈등과 같은 편협한 주제보다 한국인의 존엄성 문제를 우주적인 차원에서 형상화한 품격 있는 작품들이 전시돼야 하는 것이 아닐까. 지난주 프란치스코 교황은 ‘화해와 용서’를 위한 4박5일간 방한을 마치고 떠나기에 앞서 가진 회견에서 한국인을 “고난 속에서도 품위를 지킨 민족”이라고 했다. 만일 교황이 홍씨가 그린 걸개그림에 나타난 박 대통령의 일그러진 추한 모습을 본다면 무엇이라고 할까. 우리는 외면적으로 품격 있는 민족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내면적으로, 특히 정치적으로는 아직까지 후진적 감정의 진흙탕 싸움에서 벗어나지 못해 스스로 품위를 잃고 누추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 [포토] 자전거 타다가 ‘굴욕’…주요 부위 노출

    [포토] 자전거 타다가 ‘굴욕’…주요 부위 노출

    미국 할리우드의 배우 겸 탤런트 애너린 맥코드(27)가 2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베니스에서 치마를 입은 채 자전거를 타고 외출했다. 친구와의 점심 식사를 위해서다. 치마와 자전거는 ‘위험한’ 조합이다. 파파라치의 표적이다. 딱 걸려들었다. 맥코드가 식사를 하고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치마가 바람에 날렸다. 맨 다리와 함께 팬티가 그대로 드러났다. 미국 연예매체 스플래시닷컴은 “자전거 타기에 정말 적합하지 않은 차림, 회색톤의 드레스를 입고…”라고 지적했다. 갈색의 히피 패션(hippee-chic) 샌들을 신고, 그린톤의 목걸이를 했다. 하얀 핸드백은 자전거 바구니에 넣은 상태다. 맥코드는 1990년대 크게 인기를 끈 드라마 ‘비버리 힐즈의 아이들’을 리메이크한 ‘90210’ 시리즈에서 부잣집 딸이면서 귀여운 악녀인 주인공 역할을 맡아 주가를 높였다. 영화 ‘트랜스포터:익스트림’, ‘어글리 베티’, ‘익시젼’ 등에도 출연했다. 영국 출신의 섹시 글래머 배우 켈리 브록(34)도 지난달 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공원에서 원피스 차림으로 남자친구인 배우 데이비드 매킨토시(28)와 자전거를 타며 데이트를 하다 팬티가 노출돼 화제를 낳았다. 당시 파파라치의 카메라는 켈리 브록이 자전거의 패달을 밟을 때마다 드러나는 팬티를 찍어댔다. 켈리 브록은 영화 ‘피라냐’, ‘쓰리’ 등에 출연했다. 사진:TOPIC / SPLASH NEWS(www.topicimages.com)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애너린 맥코드, 원피스 단추 푼 채 자전거 타는데, “자주색 팬티 훤히 드러나고...”

    애너린 맥코드, 원피스 단추 푼 채 자전거 타는데, “자주색 팬티 훤히 드러나고...”

    할리우드 배우 겸 탤런트 애너린 맥코드(27)이 2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베니스에서 치마를 입은 채 자전거를 타고 외출했다. 친구와의 점심 식사를 위해서다. 치마와 자전거는 ‘위험한’ 조합이다. 파파라치의 표적이다. 딱 걸려들었다. 맥코드가 식사를 하고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치마가 바람에 날렸다. 맨 다리와 함께 자주색 팬티가 그대로 드러났다. 미국 연예매체인 스플래시닷컴 역시 “자전거 타기에 정말 적합하지 않은 차림, 회색톤의 드레스를 입고”라고 지적했다. 갈색의 히티 패션(hippee-chic) 샌달를 신고, 그린톤의 목걸이를 했다. 하얀 핸드백은 자전거 바구니에 넣은 상태다. 맥코드는 1990년대 크게 인기를 끈 드라마 ‘비버리힐즈의 아이들’을 리메이크는 ‘90210’ 시리즈에서 주인공인 부잣집 딸이면서 귀여운 악녀 역할을 맡아 주가가 높은 배우다. 영화 ‘트랜스포터:익스트림’, ‘어글리 베티’, ‘익시젼’ 등에도 출연했다. 영국 출신의 섹시 글래머 배우 켈리 브록(34)도 7월 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공원에서 원피스 차림으로 남자친구인 배우 데이비드 매킨토시(28)과 자전거를 타며 데이트하다 팬티가 노출돼 화제를 낳았다. 당시 파파라치의 카메라는 켈리 브록이 자전거의 패달을 밟을 때마다 드러나는 팬티를 찍어댔다. 켈리 브록은 이 같은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 지 자전거를 타는 데 열중했다. 켈리 브록은 영화 ‘피라냐’, ‘쓰리’ 등에 출연했다. 사진:TOPIC / SPLASH NEWS(www.topicimages.com)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중앙호수공원과 커넬웨이 프리미엄 품은, 청라 레이크뷰 오피스텔

    중앙호수공원과 커넬웨이 프리미엄 품은, 청라 레이크뷰 오피스텔

    요즘 청라국제도시가 부동산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지금껏 잠잠했던 다양한 개발호재들이 보다 구체화되면서 속속들이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청라역 개통으로 서울접근성은 훨씬 좋아졌으며 하나금융타운 조성 확정으로 2017년 준공을 목표(출처:인천자유경제구역청 www.ifez.go.kr)로 벌써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나금융타운은 약 25만㎡ 규모의 초대형 사업으로 신규 고용창출 및 약 3,500여명의 인구유입이 발생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개발호재들과 함께 새로이 주목받는 오피스텔이 있다. 바로 인천광역시 서구 경서동 950-2번지에 들어서는 청라 레이크뷰로 지하 4층 지상 15층 규모, 35.83㎡ ~ 84.47㎡ 총 173실을 선보일 예정이다. 청라 프리미엄의 상징은 중앙호수공원과 커넬웨이 전망이다. 레이크뷰는 바로 이 두 곳의 전망이 모두 가능한 곳으로서 벌써부터 청라의 이슈다. 단지 바로 앞 중앙호수공원은 석촌호수공원 16배, 국내 최대규모인 106만 2000㎡로 보는 것 만으로도 프리미엄이 느껴지는 최고의 전망을 선사하게 된다. 1.5km 커넬웨이 또한 창가 바로 앞으로 흘러 베니스의 아름다움을 떠올리게 한다. 조망세대와 비조망세대간 프리미엄은 약 110% 차이인데 비해 레이크뷰는 100% 전세대가 중앙호수공원과 커넬웨이 전망을 누릴 수 있는 곳임을 생각하면 조망에 있어서 단연 최고의 제품이라 할 수 있다. 청라의 모든 생활인프라를 가깝게 누릴 수 있어 입지 면에서도 탁월하다. 먼저 광역교통망을 자랑한다. 청라역 개통은 물론 BRT 정류장과 메인도로가 인접해서 이동성이 우수하고 제2외곽순환고속도로(예정), 인천국제공항철도, 경인고속도로 등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교육환경도 국제도시답다. 단지를 중심으로 초등학교 9개, 중학교 5개, 고등학교 5개, 외국대학교 4개,국제학교(달튼외국인학교) 1개 등 총 20개 학교 신설 예정이라 명품 교육환경을 누린다. (출처:인천자유경제구역청 www.ifez.go.kr) 미래 개발비전도 프리미엄급이다. 2017년 오픈예정인 신세계 교외형 복합쇼핑몰, 시티타워, 로봇랜드, 국제업무지구, 첨단산업단지, 차병원 입점 등 대규모 개발비전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출처:인천자유경제구역청 www.ifez.go.kr) 제품측면에서는 원룸, 투룸, 쓰리룸의 다양한 평면을 선보일 예정이라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분히 만족시켜 줄 것으로 기대되며 지하1층에서 커넬웨이와 직접 연결되는 편리함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 중 하나라 할 수 있겠다. 요즘은 1-2인 가구가 급증하고 있어 주거형태도 살기편한 오피스텔이나 중소형 아파트를 선호하는 추세다. 청라의 개발호재로 새로이 유입될 인구까지 생각하면 이 이상 좋은 투자상품도 없다. 특히 요즘 중국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부동산 투자이민제도가 향후 더 활성화 될 경우 그 가치는 매우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분양가는 600만원대 부터이며, 중도금 전액무이자이다. 홍보관은 8월22일 청라에서 오픈한다. 청라레이크뷰 오피스텔 서울신용평가정보(주)의 최대주주인 진원이앤씨와 다온도시개발이 공동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분양문의는 032-565-7799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올해 부산영화제 개막식 진행 문소리·와타나베 겐이 맡기로

    올해 부산영화제 개막식 진행 문소리·와타나베 겐이 맡기로

    배우 문소리(왼쪽)와 할리우드에서 활약하는 일본 배우 와타나베 겐(오른쪽)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을 진행한다.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은 오는 10월 2일 부산시 영화의전당에서 열리는 영화제 개막식에서 두 사람이 사회자로 나선다고 19일 밝혔다. 와타나베 겐은 탕웨이, 궈푸청에 이어 해외 배우로는 세 번째로 부산영화제 개막식을 진행한다. 그는 ‘배트맨 비긴즈’, ‘게이샤의 추억’, ‘인셉션’, ‘고질라’ 등 할리우드 영화에 다수 출연했다.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으로 영화에 데뷔한 문소리는 ‘오아시스’로 제59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신인배우상을 받은 후 ‘바람난 가족’, ‘가족의 탄생’, ‘하하하’, ‘스파이’ 등에 출연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무의식·욕망… 김기덕 다시 읽는다

    주류 영화계에서 소외돼 온 김기덕 감독과 그의 영화에 대한 진지한 읽기가 시작된다. 한국영상자료원은 1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시네마테크(KOFA)에서 ‘영화는 항상 목적지에 도착한다: 정신분석학으로 풀어 읽는 영화’를 주제로 기획전을 연다. 김 감독의 작품은 물론 ‘안티크라이스트’(2009)와 ‘님포매니악 볼륨 1’(2013), ‘님포매니악 볼륨 2’(2013) 등을 연출하며 영화 외적인 논란의 중심에 섰던 덴마크의 라스 폰 트리에 감독과 더불어 데이비드 크로넌버그 캐나다 감독의 ‘M버터플라이’, 강대진 감독의 ‘마부’(1961), 김수용 감독의 ‘안개’(1967) 등 19편의 영화가 31일까지 상영된다. 단순히 영화를 상영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기획전 개막일 영화 상영 직후 김소연 연세대 강사가 ‘서사와 도상’을 주제로 김 감독의 영화를 분석하는 강의를 한다. 이와 함께 주말마다 김 강사, 신형철 조선대 문예창작과 교수, 김서영 광운대 교양학부 교수 등이 ‘욕망과 사랑의 구조’, ‘귀가하는 여자들과 자유의 문제’, ‘마조히스트를 위한 윤리적 변명’ 등을 주제로 7차례 강의를 진행한다. 기획전의 핵심은 김 감독이다. 2004년 베를린영화제 감독상을 받은 ‘사마리아’와 같은 해 베니스영화제 감독상을 받은 ‘빈집’, 2012년 베니스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은 ‘피에타’를 비롯해 ‘파란대문’(1998), ‘섬’(2000), ‘나쁜 남자’(2001), ‘수취인불명’(2001), ‘해안선’(2002),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2003), ‘활’(2005), ‘시간’(2006), ‘숨’(2007) 등 전체 19편 중 12편이 김 감독의 작품이다. 전통적인 영화 문법에 충실하지도 않은 데다 날것의 거친 느낌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김 감독과 그의 작품에 대한 주류 영화계의 반응은 싸늘했다. 깊이 있는 비평적 연구 대상에서 외면받는 등 국내 영화 평단과의 오랜 불화는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풍경이다. 특히 그의 영화 속에 드러나는 예상을 뛰어넘는 폭력의 일방성과 충동적인 욕망의 표출은 보통의 관객들에게조차 불편함을 안겨주기 일쑤였다. 물론 이는 고스란히 기존 영화의 식상함을 뛰어넘는 새로운 접근법으로서의 신선함으로 받아들여지며 ‘김기덕 마니아’를 낳는 배경이 되기도 했고, 각종 국제영화제를 휩쓰는 동력이 됐다. 정민화 한국영상자료원 프로그래머는 “그동안 제대로 된 비평적 연구도 부재했을 뿐 아니라 주로 여성주의적 관점에서만 파편적으로 해석돼 온 김 감독의 작품을 정신분석학, 특히 자크 라캉의 무의식과 욕망이라는 관점을 통해 체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흥미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세한 영화 상영 및 강연 일정은 한국영상자료원 홈페이지(www.koreafilm.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문화단신]

    ‘경주’등 잇달아 토론토영화제 초청받아 세계 4대 국제영화제로 꼽히는 제39회 토론토영화제에 한국 영화가 잇달아 초청됐다. 14일 영화계에 따르면 박해일·신민아 주연의 ‘경주’, 지성·주지훈 주연의 ‘좋은 친구들’, 박정범 감독의 ‘산다’, 염정아 주연의 ‘카트’가 도시기행 섹션에 초청받았다. 도시기행은 토론토영화제가 해마다 한 도시를 선정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으로, 올해는 서울이 선정됐다. 앞서 임권택 감독의 ‘화장’과 홍상수 감독의 ‘자유의 언덕’도 마스터스 섹션에 초청됐다.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감독들의 최신작을 소개하는 섹션이다. 다음달 4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개막하는 토론토국제영화제는 칸·베를린·베니스영화제와 함께 세계 4대 국제영화제로 꼽힌다. 29일 오쿠이 엔위저 초청 강연회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권영빈)가 2008년 제7회 광주비엔날레 총감독을 지내고 2015년 베니스비엔날레 총감독으로 선임된 오쿠이 엔위저를 초청해 오는 29일 강연회를 연다고 14일 밝혔다. 현 미술계 동향을 국제적으로 살필 수 있는 이번 강연회의 제목은 ‘인텐스 프록시미티. 근접한 것과 먼 것 사이에서 건져 올린 동시대 예술’로, 29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술가의 집 다목적홀에서 열린다. 나이지리아 출신 큐레이터인 엔위저는 미국 뉴욕 뉴저지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코리올라누스’와 ‘리어왕’ 영상 상영 국립극장은 영국 국립극장(NT)에서 공연된 셰익스피어 비극 ‘코리올라누스’와 ‘리어왕’의 실황 영상을 오는 30~31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상영한다. NT의 대표 연극을 전 세계에 생중계 또는 앙코르 상영하는 ‘NT 라이브’의 두 번째 프로그램이다. ‘코리올라누스’는 연기파 배우 톰 히들스턴의 연극 복귀작이다. 전장에서 용맹을 떨쳐 ‘코리올라누스’라는 칭호를 얻은 로마의 장군 마르티우스의 이야기로, 혁신적이면서도 탄탄한 작품을 선보여 온 돈마 웨어하우스 극장의 예술감독 조시 루크가 연출했다. ‘리어왕’은 영화 ‘아메리칸 뷰티’로 2000년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샘 멘디스가 연출하고 영국이 낳은 명배우 사이먼 러셀 빌이 주연했다. 1만~1만 5000원. (02)2280-4114~6.
  • 로렌 바콜만이 이렇게 말할 수 있었다. “그녀는 절대 전설이 아니다.”

    니콜 키드먼(47)는 세계적인 스타다. 2003년 영화 ‘디 아워스’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을 만큼 연기력도 뛰어나다. 사실 니콜 키드먼을 혹평하거나 비난할 영화계 인사들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니콜 키드먼도 크게 ‘혼난’ 적이 있다. 12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난 할리우드의 대배우 로렌 바콜(90)에 의해서다.  로렌 바콜은 할리우드의 전설이다. 40년대와 50년대 은막을 장식한 여배우들 가운데 한 명이다. 당대 최고의 스타 험프리 보가트의 미망인이기도 하다.  2004년 영화 ‘탄생(Birth)’에서 함께 공연한 바콜과 키드먼은 같은 해 9월 23일 베니스 영화제의 출품을 홍보하기 위해 TV 출연했을 때다.  사회자가 키드먼을 ‘전설’이라고 치켜올리자 바콜은 키드만을 앞에 두고서 “절대 전설이 아니다”라고 딱 잘라 말했다. 키드먼이 37세, 바콜이 80세때다.  바콜은 키드먼을 놓고 “그녀는 이제 시작이다. 이게 무슨 전설이냐. 그녀 나이에 어떻게 전설이 될 수 있냐. 그녀는 절대 전설이 될 수 없다”며 요즘 표현으로 ‘돌직구’를 날렸다.  바콜은 보통 배우와는 달랐다. 치켜뜬 시선을 남성들을 얼어붙게 했다. 때문에 바콜의 시선을 그냥 ‘시선(The Look)’이라고 불렀다. 형용사를 붙이지 않은 것이다. 또 1940년대 후반 이른바 ‘매카시즘’이 서서히 가시화되자 남편 험프리 보가트와 명감독 존 휴스턴과 함께 정부의 매카시즘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게다가 ‘매카시즘’을 다룬 영화 ‘키 라르고’(1948)에 보가트와 함께 출연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영화 多樂房] 모스트 원티드 맨

    [영화 多樂房] 모스트 원티드 맨

    고인(故人)이 된 배우가 남기고 간 영화를 볼 때면 야릇한 감정이 배를 간질이곤 한다. 갑작스레 숨을 거둔 이들이라 할지라도 그들은 마치 그것이 마지막 영화가 될 줄 알았던 것처럼 혼신의 힘을 다해 한 컷 한 컷 찍었다는 느낌 때문이다. 영화 ‘마스터’(2012·폴 토머스 앤더슨)로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필립 시모어 호프먼의 유작, ‘모스트 원티드 맨’ 역시 더 이상 현실에서는 만날 수 없는 한 배우의 영혼이 담겨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후세에 ‘연기의 마스터’라는 별칭으로 기억될 그의 마지막 숨결이 이 영화를 통해 스크린 위에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정보부 소속 첩보원 ‘군터 바흐만’(필립 시모어 호프먼)은 인터폴 지명수배자 ‘이사’를 바로 체포하지 않고 그를 미끼로 온건파 무슬림인 닥터 압둘라가 테러리스트들의 자금줄임을 밝혀내려 한다. 이 야심 찬 계획을 실현시키기 위해 바흐만은 정부 사람들에게 시간을 달라고 설득하는 한편, 이사와 연루된 변호사 및 은행가를 자기 편으로 끌어들인다. 바흐만의 조직원들이 위장한 채 곳곳에 배치되어 요주의 인물들을 감시, 감청하는 장면들은 ‘감시자들’(2013·조의석, 김병서)류의 영화를 떠올리게도 하지만, 이 영화는 액션보다 심리전의 스릴을 전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느 첩보물들과 차별화된다. 바흐만은 대사관에서 파견된 상관을 설득하기 위해 협상의 기술을 펼치고, 이사가 아무런 의심 없이 변호사와 은행가를 따를 수 있도록 치밀한 각본을 써내려간다. 한 단계, 한 단계씩 일이 풀려나갈 때마다 영화의 긴장감은 오히려 더욱 고조되는데, 사실상 확실한 물증 없이 바흐만의 머릿속에서만 짜 맞춰진 이 프로젝트가 과연 진실과 맞아떨어질 것인가 하는 이야기의 절정부에 시시각각 다가서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스트 원티드 맨’이 잘 만들어진 심리 첩보물에 그쳤다면 이 영화는 선댄스영화제에서 찬사를 듣지도 못했을 것이며, 바흐만은 뛰어나기는 해도 영화에 늘 등장하는 평범한 리더로 남았을 것이다. 이 영화는 국지전 속에서 출신 성분으로 인해 고통당하는 무고한 사람들의 인권문제를 짚어주면서, 정부세력들이 평화라는 모토를 앞세워 당연하게 자행하고 있는 폭력적 갈등 해결 방식에 질문을 던진다. 반면 바흐만은 거칠고 강한 리더지만, 이 사건에 연루된 모든 사람들에게 최대한 피해가 가지 않는 방식으로 일을 마무리 짓고자 한다. 매일매일 지역 분쟁으로 인한 끔찍한 피해 상황을 접하고 있는, 분노에 찬 우리들에게 그래서 이 영화는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고 있는 것이다. 과연, 우리가 그토록 바라는 평화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낼 수 있을 것인가? 세계적인 포토그래퍼에서 영화 감독으로 변신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안톤 코르빈은 이 영화에서 인물들의 배치와 표정의 미묘한 변화를 카메라에 포착해냄으로써 치열한 심리전을 묘사했다. 그 가운데 필립 시모어 호프먼의 명연기가 있음은 물론이다. 모노톤의 차분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고혹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항구 도시 함부르크 속의 군터가 하나의 이미지로 오래 기억될 것 같다. 7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윤성은 영화평론가
  • ‘본다’ 현대미술의 미래 ‘있다’

    ‘본다’ 현대미술의 미래 ‘있다’

    5일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개막하는 ‘올해의 작가상 2014’전에는 구동희(40), 김신일(43), 노순택(42), 장지아(41) 등 40대 작가 4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작가별로 최근작들을 전시한 뒤 심사를 거쳐 다음달 중 최종 수상자 1명이 결정된다. 이 같은 경쟁 방식의 ‘올해의 작가상’ 선정은 올해로 3회째다. 다만 올해에는 이례적으로 회화 작가가 포함되지 않았다. 조각, 설치 등이 중심을 이루며 노순택이 사진작가로는 처음으로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2012년 첫 수상자는 내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대표 작가로 선정된 문경원, 전준호 작가이며 지난해에는 공성훈 성균관대 미술학과 교수가 상을 받았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주최하는 올해의 작가상 운영위원회는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10명의 미술계 추천위원에게 다수의 후보를 추천케 한 뒤 다시 5명의 국내외 심사위원단이 작가의 스튜디오를 방문해 인터뷰를 거쳐 최종 4명의 후보를 선정하도록 했다. 심사위원들은 “이번 전시 작가들은 작품화하기 어려운 우리 사회의 다양한 지점들을 포착해 각기 개성적인 미적 언어로 표현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2012년 에르메스미술상을 받은 구동희는 ‘재생길’이란 이름의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서울대공원에 대한 기억과 최근 일어난 사건, 사고들을 조합해 270도 회전하는 75m 길이 뫼비우스의 띠로 표현했다. 작가는 “안팎의 구별이 없고 어느 순간 비틀림으로 사라지는 무한을 통해 삶의 부조리와 모순을 보여주려 했다”고 말했다. 미국 예일대 조소과 대학원(석사)을 졸업한 작가는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 서울시립미술관 등에서 전시를 했다. 김신일은 ‘이미 알고 있는’이란 제목으로 설치와 영상, 사진의 복합 작업을 보여준다. 센서로 빛을 조절하는 전시 장소에 2.4m 높이의 한글 모양 블록과 영상작품들을 설치했다. 작가는 “‘본다’는 시각적 행위를 통해 관념의 경계를 해체시키려 했다”고 말했다. 뉴욕 스쿨오브비주얼아트에서 공부한 작가는 2012년 김세중 청년조각상을 받았다. 노순택은 한국 사회의 정치, 사회적 상황을 다큐멘터리식 사진으로 풀어낸다. 진지한 사진에 블랙유머를 곁들였다. 전시에선 ‘무능한 풍경의 젊은 뱀’이란 사진 시리즈를 내놓아 우리 사회에서 카메라가 어떤 역할을 해 왔는지 살펴본다. 작가는 “‘무능한 풍경’이란 잔인하지만 어찌할 수 없는 풍경이며 ‘젊은 뱀’은 짧은 역사를 가졌지만 뜨겁고 교활한 사진의 속성을 뜻한다”고 말했다. 작가는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공부했다. 장지아는 사회 통념을 비판 없이 받아들이는 세태에 도전장을 내민다. 여성이 소변 보는 모습을 소재로 삼는 등 파격적 작업을 이어 온 작가다. 작품 ‘금기는 숨겨진 욕망을 자극한다’도 설치와 사진을 통해 관음의 대상이 아닌 욕망의 주체로서 여성의 몸을 들여다본다. “고통과 쾌락은 모두 우리가 실존을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말하는 작가는 런던 영국박물관, 스위스 바젤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광주비엔날레 등에서 전시를 이어 왔다. 한국현대미술의 미래를 책임질 역량 있는 작가를 발굴, 육성하기 위한 ‘올해의 작가상 2014’전은 오는 11월 9일까지 이어진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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