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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소부 여인과 괴생명체의 사랑이야기…‘셰이프 오브 워터’ 예고편

    청소부 여인과 괴생명체의 사랑이야기…‘셰이프 오브 워터’ 예고편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로맨스 판타지 영화 ‘셰이프 오프 워터: 사랑의 모양’(이하 셰이프 오프 워터) 메인 예고편이 공개됐다. ‘셰이프 오프 워터’는 언어장애를 가진 청소부 엘라이자와 비밀 실험실에 갇힌 괴생명체의 만남을 그린 작품이다. 공개된 예고편은 물이 가득 들어찬 집 안 소파에서 잠이 든 엘라이자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이어 정부의 비밀 실험실에서 청소부로 일하는 그녀가 괴생명체를 만나는 과정이 아름다운 음악과 환상적인 비주얼로 담겨 있다. 여기에 ‘모든 것을 초월한 사랑이 시작된다’라는 카피는 이들이 그려낼 특별한 사랑을 궁금케 한다. 더불어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특유의 독특하고 감각적인 연출, 주인공 ‘엘리사’ 역을 맡은 샐리 호킨스의 열연이 눈길을 끈다. ‘셰이프 오프 워터’는 영화비평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신선도 100%를 기록하며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또 제74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과 제43회 LA비평가협회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촬영상, 제75회 골든 글로브 감독상, 음악상을 수상했다. 영화를 연출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이 시대의 냉소주의에 대해 치유제가 될 만한 희망과 구원을 담은 아름답고 품격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며 연출 의도를 밝혔다. 또 그는 “물의 모양은 곧 사랑의 모양”이며 “불안한 시대를 위한 동화 같은 이야기다. 청소부 여인과 실험 대상인 괴생명체의 섬세하고 아름답고 긍정적인 사랑이야기”라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영화는 오는 2월 22일 개봉한다. 청소년 관람불가. 123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스테이크 3접시+생선튀김이 150만원…베니스 여행객 뿔났다

    스테이크 3접시+생선튀김이 150만원…베니스 여행객 뿔났다

    아름다운 물의 도시 베니스를 찾은 일본 관광객들이 터무니없는 영수증을 받고 곧장 경찰에 신고한 사실이 알려졌다. 베니스투데이 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지난 19일 이탈리아 볼로냐대학에서 유학중인 일본인 학생들은 최근 베니스를 여행하던 중 한 레스토랑에 들러 식사를 했다. 당시 이들이 방문한 식당은 베니스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산마르코광장 인근에 있으며, 이곳에서 스테이크 3접시와 생선튀김 1접시, 물 등을 주문했다. 식사를 마친 뒤 영수증을 받은 일본 학생 관광객들은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영수증에는 1145유로, 한화로 약 150만원이 찍혀 있었다. 관광객들은 인근 경찰서를 찾아 문제의 식당이 관광객을 상대로 바가지요금 장사를 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이와 관련해 해당 식당 주인은 지난 며칠간 일본인 관광객과 특별한 마찰을 일으킨 기억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사실은 현지 언론 및 시민단체에 의해 알려졌다. 베니스 투데이는 “일본인 학생 관광객이 식당을 방문한 후 경찰을 찾아가 공식적으로 불만을 제기했다”고 보도했고, 이 매체와 인터뷰를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번 일은 관광객들에게 바가지를 씌운 다양한 사례 중 하나일 뿐이며, 베니스 시장이 나서 즉각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루이지 브루가노 베니스 시장은 자신의 SNS에 “이 부끄러운 사건이 사실로 확인이 된다면 우리는 즉각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법적 처벌 대응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니스 상인들의 바가지 장사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관광객 사이에서 문제의 식당을 포함한 베니스의 일부 음식점이 생선튀김에 쓰이는 생선의 가격을 무게(100g 당 8유로)로 책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사실은 메뉴판 구석에 매우 작은 글씨로 적혀있어 알아채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 국내 여행관련 인터넷 카페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네티즌은 베니스 식당들이 지나가는 동양인에게 해당 국가의 언어로 친근하게 인사하며 15유로 정도의 비교적 저렴한 스파게티가 그려진 메뉴판을 보여줘서 들어갔는데, 실제로 식당 안에서 제공받은 메뉴판에는 가격이 적혀있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그림을 보고 스파게티와 볶음밥 등을 결정하면 음식이 나오는데, 스파게티 안에는 로브스터(바다가재)가 들어있고, 후에 계산 시 이 로브스터 가격을 따로 받는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촬영 중 여배우 뺨 때린’ 김기덕 감독 벌금 500만원

    ‘촬영 중 여배우 뺨 때린’ 김기덕 감독 벌금 500만원

    법원, 지난달 말 약식명령 결정 연기 지도를 빙자해 여배우에게 손찌검한 혐의로 약식 재판을 받은 김기덕(58) 감독에게 검찰이 청구한 데로 벌금 500만원이 결정됐다.1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9단독 박진숙 판사는 여배우 A씨를 폭행한 혐의로 약식기소된 김 감독에게 지난달 21일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결정했다. 약식명령은 혐의가 무겁지 않은 사건에서 공판 없이 벌금·과료 등을 내리는 절차다. 김 감독 측이 약식명령 등본을 전달받고 7일 내에 정식 재판을 청구하지 않으면 벌금 500만원이 그대로 확정된다. 결정이 나온지 한 달가까이 됐지만 김 감독 측이 아직 등본을 수령하지 못한 것으로 법원은 파악하고 있다. A씨는 2013년 개봉한 영화 ‘뫼비우스’의 촬영 당시 김 감독이 연기 지도를 해준다며 자신의 뺨을 때리고 사전 협의 없이 남자 배우의 신체 부위를 만지게 하는 한편, 베드신을 강요했다는 이유로 김 감독을 지난해 8월 고소했다. A씨는 촬영 중간 하차했다. 김 감독은 검찰 조사에서 A씨의 뺨을 두 차례 때린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감정 이입을 도우려는 취지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베드신 강요’ 등과 관련한 강요, 강제추행 치상, 명예훼손 등 다른 고소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 폭행 혐의에 대해서만 벌금 500만원으로 약식 기소했다. 김 감독은 국제적으로 이름이 높은 감독이다. 세계 유수 영화제를 휩쓸며 한국 최초로 세계 3대 국제영화제의 최고상을 거머쥐었다. 2004년 ‘사마리아’로 베를린영화제 은곰상(감독상), 같은 해 ‘빈집’으로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감독상), 2011년 ‘아리랑’으로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상, 2012년 ‘피에타’로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그랑프리)를 받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정정보도문] 영화감독 김기덕 미투사건 관련 보도를 바로잡습니다 영화감독 김기덕 미투사건 관련 보도를 바로 잡습니다. 해당 정정보도는 영화 ‘뫼비우스’에서 하차한 여배우 A씨 측 요구에 따른 것입니다. 본지는 2017년 8월 3일 ‘김기덕 감독, 여배우에 ‘갑질’로 피소…뺨 때리고 베드신 강요?’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한 것을 비롯해, 약 20회에 걸쳐 “영화 ‘뫼비우스’에 출연했으나 중도에 하차한 여배우가 김기덕 감독으로부터 베드신 촬영을 강요당했다는 내용으로 김기덕을 형사 고소했다”고 전하고 ‘위 여배우가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었다’는 취지로 보도했습니다. 아울러 ‘위 여배우가 주장한 김기덕 감독이 남자배우의 특정 신체를 만지도록 한 강요는 메이킹필름을 통해 사실이 아님이 확인됐다’는 취지로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뫼비우스’ 영화에 출연했다가 중도에 하차한 여배우는 ‘김기덕이 시나리오와 관계없이 배우 조재현의 신체 일부를 잡도록 강요하고 뺨을 3회 때렸다’는 등의 이유로 김기덕을 형사 고소했을 뿐, 베드신 촬영을 강요했다는 이유로 고소한 사실이 없고, 배우 조재현의 신체 일부를 잡도록 강요한 사실과 관련해서는 메이킹 필름이 제작된 사실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리고 위 여배우는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은 사실이 없고,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었다고 증언한 피해자는 제3자이므로 이를 바로잡습니다.
  • 여행길에서 만난 예술…미술관 품은 인천공항

    여행길에서 만난 예술…미술관 품은 인천공항

    높이 18.5m의 거대한 모빌이 다채로운 푸른빛으로 생동하며 시선을 압도한다. 중력과 공기의 흐름에 따라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는 다양한 형태의 구(球)들이 미지의 장소로 떠날 여행자들에게 설렘을 불어넣는 듯하다.떠남과 당도, 만남과 헤어짐이 교차하는 공항.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수직으로 광활하게 뻗은 정적인 공간을 미세한 움직임으로 끊임없이 변주하는 이 작품은 프랑스 대표작가 자비에 베이앙의 ‘그레이트 모빌’(거대한 모빌)이다. 오는 18일 문을 열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에 들어서자마자 여행객들은 이 작품과 마주하게 된다. 이제 제2여객터미널을 찾을 여행객들은 이렇게 만남의 장소를 정할지도 모르겠다. “그 커다란 파란 모빌 앞에서 만나.” 공항을 오가는 이들에게 하나의 랜드마크가 되는 것. 베이앙의 바람이기도 하다. “공항은 여행자로서의 설렘과 흥분으로 예술 작품을 경험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는 국내 작가 지니 서의 말이 제2여객터미널에서 그대로 실현됐다. 설치 미술, 미디어 아트, 조각 등 국내외 작가 작품 18점을 품은 ‘아트포트’로 꾸며졌기 때문이다.●베이앙 “시적인 경험 주고 싶어” 김혜진 인천공항 여객서비스팀 과장은 “공항은 여행객들이 3~5시간은 머물러야 하는 곳인데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는 한정돼 있어 2010년 이후 세계적인 공항들이 미디어 아트, 설치 미술 등을 경쟁적으로 도입하며 공항을 문화복합공간으로 만드는 추세”라며 “지난해 10월 제4터미널을 연 싱가포르 창이공항이나 미국 LA공항, 네덜란드 스키폴공항 등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공항 개관에 앞서 11일 한국을 찾은 베이앙은 “내가 어릴 적 1960~1970년대만 해도 여행은 낭만, 호기심, 두려움이 공존하는 매혹적인 것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너무도 흔한 것이 되어버린 여행에 내 작품을 통해 시적인 경험을 안겨주고 싶었다”고 했다. 지난해 베니스 비엔날레 프랑스관 운영작가이기도 한 그는 2000년대부터 현대미술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켜 왔다. 사람의 신체나 동물을 감각적이고 압축적인 다면체로 빚어내는 조각이 유명하나 모빌, 판화, 회화, 영상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든다. 전 세계 다양한 기관과 공공장소에 작품이 설치돼 있지만 그의 작품이 공항에 설치되는 건 인천공항이 처음이다. 출국장을 지나 보안검색대를 통과하면 여행객들의 주요 동선 곳곳마다 작품들과 마주할 수 있다. 면세점, 식당, 카페들이 즐비하게 채워진 탑승 게이트 지역에 늘어선 19개의 아트 파빌리온(독립 구조물)에는 지니 서의 ‘윙스 오브 비전’이 펼쳐진다. 구름의 다채로운 변주와 색채 변화를 통해 동편에는 신선하고 따사로운 아침 하늘을, 서편에는 저녁노을의 매혹적인 빛을 담아낸 작품으로 하늘로 향하는 여정을 기꺼이 기다리게 한다. ●지니 서·율리어스 포프 등 참여 순식간에 수만 개의 물방울들이 폭포수처럼 떨어지며 전 세계 9개 언어의 단어들을 나타내고 사라지는 독일 미디어 아트 작가 율리어스 포프의 작품 ‘빗. 폴’의 물 글씨는 수하물 수취구역에서 지루함과 기대감, 약간의 두려움으로 기다릴 여행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긴다. 실시간으로 전 세계 주요 뉴스 사이트와 연결된 통계 알고리즘 프로그램을 통해 실시간 주요 검색어를 드러내는 만큼 이 찰나의 언어들은 우리가 현대사회에서 소비하는 정보의 의미를 곱씹어보게 한다. 광화문, 구 서울역사, 독립문 등 서울의 역사를 상징하는 주요 건물을 다양한 색채의 철제 부조로 드러낸 김병주의 작품은 서울에 대한 첫인상을 아로새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새영화> ‘언프리티 소셜 스타’ 오프닝 무삭제 영상

    <새영화> ‘언프리티 소셜 스타’ 오프닝 무삭제 영상

    SNS라는 트렌디한 소재와 신선한 스토리로 이목이 쏠리는 영화 ‘언프리티 소셜 스타’ 오프닝 무삭제 영상이 공개됐다. ‘언프리티 소셜 스타’는 SNS 홀릭 ‘잉그리드’가 워너비 소셜 스타 ‘테일러’를 만나기 위해 LA로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공개된 영상은 ‘테일러’의 일상을 감각적인 영상미로 담았다. LA 베니스 비치를 거니는 ‘테일러’의 행복한 모습부터 아기자기하고 감성적인 일상이 음악에 맞춰 스타일리쉬하게 펼쳐져 눈길을 끈다. 이어 ‘잉그리드’가 ‘테일러’를 ‘팔로우’하며 두 사람의 특별한 이야기의 출발을 예고한다.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스칼렛 위치’ 역으로 국내에서도 익히 얼굴을 알린 엘리자베스 올슨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한 삶을 사는 소셜 스타 ‘테일러’ 역을 맡아 통통 튀는 매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또 ‘오 마이 그랜파’, ‘라이프 애프터 베스’에서 코믹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한 배우 오브리 플라자가 습관적으로 ‘좋아요’만 누르는 SNS 홀릭 ‘잉그리드’로 분해 개성 있는 연기를 펼친다. 영화는 제33회 선댄스 영화제 왈트 솔트 각본상을 받았으며, 비평가들의 평가로 산정되는 로튼 토마토 지수 86%를 기록하며 작품성을 입증받았다. 맷 스파이서 감독이 연출과 공동 각본을 맡았다. ‘언프리티 소셜 스타’는 오는 2월 개봉 예정이다. 15세 관람가. 98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영화 ‘다운사이징’ 개봉...상상이 현실이 된다면?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까

    영화 ‘다운사이징’ 개봉...상상이 현실이 된다면?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까

    상상이 현실이 된다면. 엉뚱하고도 조금은 무서운 영화 ‘다운사이징’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11일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영화 ‘다운사이징’이 이날 국내에 정식 개봉했다. 영화 ‘다운사이징’은 제목 그대로 ‘downsizing’, 인간의 몸이 작아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 영화는 상상에서 시작된 독특한 설정 안에 정치, 사회, 문화 등 현재 우리가 당면한 사회적 문제를 적절히 풍자하고 있다. 영화는 자칫 유쾌한 코미디 영화로 비쳐지지만, 인구 과잉에 따른 각종 기후 문제, 환경오염, 주택난 등 심오한 이야기를 다룬다.영화 ‘다운사이징’은 이런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인간을 작게 만드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담겼다. 영화상 다운사이징 된 세상에서는 1억 원이 120억 원의 가치를 가질 뿐 아니라, 12.7cm의 키로 다운사이징 된 소인은 손톱만 한 크기의 햄버거를 먹고도 쉽게 배부름을 느낀다. 36명이 4년간 배출한 폐기물이 비닐봉지 한 개 정도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쓰레기 배출량은 확 줄어들고, 몸집이 작으니 작은 평수의 집도 대 호화 주택이 되는 세상. 그런 세상이 이 영화에선 현실이 된다. 영화에서 주인공 폴(맷 데이먼 분)은 평생 같은 집에 살며 매일 똑같은 식당에서 저녁을 때운다. 아내는 지금보다 조금 더 넓은 집에 사는 것이 소원이지만, 대출조건이 맞지 않아 포기할 수밖에 없다. 폴은 갑갑한 현실에서 벗어나길 열망한다. 그러던 중 다운사이징을 선택한 친구를 우연히 만나며 그도 시술을 받기로 한다. 하지만 시술 직전 가족의 곁을 떠날 수 없다며 도망간 아내와 결국 이혼을 맞게 되고, 달라진 삶 속에 그는 더딘 적응을 시작해 간다.영화는 장난스러운 상상에서 비롯됐지만,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오래된 명제를 다루며 진지하게 흘러간다. 갑갑한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안으로 선택한 다운사이징이 과연 행복을 불러다 줄 수 있을까. 영화 ‘다운사이징’은 앞서 베니스 영화제, 토론토 국제영화제, 런던 영화제, 부산 국제영화제 등에서 관객과 평단의 뜨거운 호평을 받았다. 독창적이면서 유쾌한, 그리고 꽤 진지한 폴의 인생과 상상 속 세상 이야기는 영화 ‘다운사이징’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11일 개봉. 사진=파라마운트 픽쳐스 김혜민 기자 khm@seoul.co.kr
  • [씨줄날줄] 중국의 AI굴기와 CES/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중국의 AI굴기와 CES/이순녀 논설위원

    중국 저장성 항저우 인근에 있는 우전은 ‘동양의 베니스’로 불리는 아름다운 수향(水鄕)이다. 1300년 역사를 간직한 인구 6만명의 이 시골 마을이 최근 몇 년 새 중국의 정보기술(IT) 메카로 떠올랐다. 2014년부터 매년 이곳에서 개최되는 중국 최대 IT 전시회 ‘세계인터넷대회’(WIC) 덕분이다.중국 정부가 인터넷 강국의 의지를 과시하고자 야심 차게 만든 국제행사였지만 시작은 집안 잔치에 가까웠다.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 중국 기업들이 주로 참가했고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행사를 외면했다. 그러나 불과 3년 만에 판도가 바뀌었다. 지난해 12월 열린 제4회 대회 때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순다 피차이 구글 CEO, 척 로빈스 시스콤 CEO 등 전 세계 IT 업계 리더들이 대거 참여해 달라진 중국의 위상을 엿보게 했다.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며, 짝퉁 국가의 오명을 감수해 온 중국이 무섭게 변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 시가총액 기준 상위 100개 기업 가운데 주가 상승 폭이 가장 컸던 곳은 중국 인터넷 서비스 기업 텐센트였다.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네 번째였다. 중국 정부는 ‘IT 굴기’를 넘어 이제 ‘AI 굴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발표한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 계획’을 통해 2030년 미국을 누르고 세계 1위의 AI 주도 국가가 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2020년까지 관련 산업 규모 1조 위안, 2030년까지 10조 위안을 달성한다는 원대한 구상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해 10월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AI를 국가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국제전자박람회 ‘CES 2018’에서도 중국 돌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전체 참가 기업(3900개)의 3분이1이 중국 기업일 정도로 규모부터 엄청나다. 바이두의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 ‘아폴로’, 1회 충전에 400㎞ 주행과 운전자의 얼굴 인식이 가능한 전기차 바이톤 등이 주목을 끌었다. 바이톤은 BMW·닛산 등 자동차 기업과 테슬라·애플 등 IT 기업 임원 출신들이 중국 난징에 세운 모빌리티 스타트업이다. 통상 글로벌 선도 기업의 수장이 맡아 온 기조연설을 화웨이의 리처드 유 CEO와 바이두의 치루 부회장이 맡는 것도 화제다. 모방에 그치지 않고, 기술 혁신에 박차를 가한 기업과 전폭적인 지원에 나선 중국 정부가 함께 일궈 낸 ‘AI 굴기’가 한때 IT 강국으로 통했던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 준다. coral@seoul.co.kr
  • 이성자·한묵·김중업·마르셀 뒤샹…새해 추상·개념미술 특별전 ‘풍성’

    이성자·한묵·김중업·마르셀 뒤샹…새해 추상·개념미술 특별전 ‘풍성’

    국내외 현대 작가들을 조명하는 전시가 내년에 대거 열린다. 탄생 100주년을 맞은 이성자부터 국내 ‘1세대 건축가’ 김중업, 현대 개념예술의 선구자인 마르셀 뒤샹 특별전 등이 주목된다.내년 3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은 이성자(1918~2009) 회고전을 연다. 한국 근대 추상회화의 대표적인 여성 작가로 동양의 사유 세계를 담은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한국전쟁 중이던 1951년 프랑스로 떠나 그곳에 뿌리내렸다. 한국 추상회화의 거장 한묵(1914~2016) 작품도 내년 12월 서울시립미술관의 ‘한국현대미술대가전’을 통해 전시된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추상 유화에 천착한 윤형근(1928~2007) 작품전을, 서울 가나아트갤러리는 내년 4월 추상미술 1세대로 최고령 화가인 김병기(101) 개인전을 개막한다.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내년 12월에 뒤샹(1887~1968) 전시를 예고했다. 남성용 소변기에 ‘샘’(1917)이란 이름을 붙인 작품으로 파란을 일으킨 그는 20세기 현대미술에 큰 영향을 준 작가로 꼽힌다. 인종 정체성 문제를 다룬 미니멀리즘적 회화로 알려진 미국의 한국계 작가 바이런 킴은 국제갤러리의 새해 첫 전시 ‘스카이’를 통해 다양한 회화를 선보인다. 민중미술 작가들의 작품들도 대거 만날 수 있다. 내년이면 개관 30년을 맞는 학고재갤러리에서는 강요배, 윤석남, 이종구, 박불똥 등 민중미술 작가들의 전시를 준비 중이고, 강요배 작가는 제주 4·3사건 70주년을 맞아 4·3연작 등 역사화를 선보일 예정이다. 광부화가 황재형의 개인전 ‘십만 개의 머리카락’은 내년 1월 28일까지 가나아트센터에서 볼 수 있다. 올해 영국 테이트 컬렉션 소장, 미국 스미스소니언 미술관 단체전 등 해외 화단의 주목을 받는 윤석남 작가의 신작도 내년 9월 학고재에 전시된다. 전통을 어떻게 현대화할지 고민했던 설치작가 고 박이소(7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2005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에 최연소 작가로 참가했던 문성식(하반기 국제갤러리)의 전시도 빼놓을 수 없다. ‘1세대 건축가’ 김중업(1922~1988)을 회고하는 국립현대미술관 ‘김중업전’, 근대 건축물인 옛 벨기에영사관을 조명한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 분관의 ‘구 벨기에영사관 건축아카이브 상설전’ 등 건축전도 눈길을 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북극 이누이트 삶 다룬 영상, 베니스에서 세계를 만난다

    북극 이누이트 삶 다룬 영상, 베니스에서 세계를 만난다

    이누이트 족 예술가들이 결성한 ‘이수마 연합’이 19일(현지시간) 2019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북극에서의 생활을 담은 영상을 출품하겠다고 밝혔다. 이수마 연합은 이누이트 문화와 언어를 보존하고 이들의 이야기를 세계에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1990년 창설된 영상 프로덕션 회사다. 결성 이후 이누이트 족과 관련된 여러 다큐멘터리 및 TV 시리즈를 발표해 전 세계의 다양한 영화제서 호평을 받았다. 캐나다 국립미술관은 이수마 연합이 2019년에 열릴 베니스 비엔날레에 작품을 제출하도록 공식 지정한 상태다. 해당 작품은 이수마의 공동 창립자 자카리아스 쿠눅와 노르만 콘의 합작을 통해 완성될 예정이다. 국립미술관장 마크 메이어는 언론을 통해 “1990년대 중반부터 이수마 연합은 영상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북극에서의 삶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 이누이트 족은 베링 해에서 캐나다와 그린란드와 북동아시아 축치 반도의 해안에서 사는 북극 원주민을 일컫는다. 거주 지역과 함께 식량을 채취하는 방식 등에 따라 17개의 부족으로 나눈다. 이들이 사는 지역은 달라도 언어와 체형과 문화는 아주 비슷하며 주변의 민족과는 완전히 다르다. 그들은 에스키모-알루샨 언어 계통의 방언인 에스키모어를 쓰며 지난 5000 년 동안 서쪽에서 동쪽으로 전파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관섭 프리랜서 기자 jiu670@naver.com
  • [포토] 타냐 미츄시나, 탄성 자아내는 가슴라인 ‘시선 올킬’

    [포토] 타냐 미츄시나, 탄성 자아내는 가슴라인 ‘시선 올킬’

    빅토리아 시크릿 비키니 모델인 타냐 미츄시나가 풍만한 몸매를 선보였다. 타냐 미츄시나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니스 비치에서 있었던 촬영현장에서 레이스 실크 드레스 로브 사이로 아찔한 가슴라인을 드러내며 시선을 모았다. 사진=TOPIC / SPLASH NEWS(www.topicimages.com)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새영화> 섬세한 드라마, 아찔한 러브스토리…‘줄리아’ 예고편

    <새영화> 섬세한 드라마, 아찔한 러브스토리…‘줄리아’ 예고편

    극단적인 선택을 앞둔 한 여성의 사랑을 그린 ‘줄리아’ 메인 예고편이 공개됐다. 영화 ‘줄리아’는 종교적인 규율과 율법에 철저히 맞춰 살아가던 줄리아가 한 남자와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공개된 예고편은 자신의 삶 전부를 종교에 맡긴 채 여호와의 증인 신도로 살아가는 줄리아의 일상으로 시작한다. 틀에 맞춰 살던 그녀의 일상은 교도소에서 출소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리베로를 만나면서 조금씩 변화한다. 결국 세속의 사람과 깊은 관계를 맺었다는 이유로 종교 공동체와 가족으로부터 버림받게 된 줄리아의 상황은 이후 그녀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궁금케 한다. 영화는 제73회 베니스영화제에서 총 3개 부문 수상과 제40회 예테보리 국제영화제, 제46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제60회 런던 국제 영화제 등을 통해 작품성과 놀라운 흡입력을 갖춘 구성을 인정받으며 호평을 이끌어 냈다. 영화 ‘줄리아’는 12월 28일 개봉 예정이다. 청소년 관람불가. 99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새영화> 클래식 멜로 ‘스톡홀름의 마지막 연인’ 12월 21일 개봉

    <새영화> 클래식 멜로 ‘스톡홀름의 마지막 연인’ 12월 21일 개봉

    영화 ‘스톡홀름의 마지막 연인’이 12월 21일 개봉을 확정했다. ‘스톡홀름의 마지막 연인’은 이루지 못한 첫사랑이 지나간 뒤, 10년 세월을 돌아 다시 만난 두 연인의 뜨거운 러브스토리를 그린 클래식 멜로다. 스웨덴의 세계적인 대문호 얄마르 쇠데르베리 소설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원 데이’ 론 쉐르픽 감독이 각본에 참여했다. 영화의 원작 ‘시리어스 게임’은 100년이 훌쩍 넘은 1912년에 출간되었지만 당대 스톡홀름의 모습을 날카롭고 아름답게 묘사하는 한편, 시대를 초월해 보편적인 공감을 선사해 현재까지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걸작이다. 여기에 제67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국제비평가상, 굴드바게영화제 감독상 등을 수상하며 감독으로서도 역량을 보여준 페닐라 어거스트가 연출을 맡아 섬세하고 아름다운 러브스토리를 완성했다. 또 스웨덴의 매력 넘치는 두 배우 스베리르 구드나손, 카린 프라즈 콜로프가 주연을 맡아 원작이 가진 섬세한 감정의 결을 살려냈다. 미카엘 니크비스트, 미켈 폴스라르 등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배우들이 합류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영화 ‘스톡홀름의 마지막 연인’은 오는 12월 21일 국내 관객을 만난다. 15세 관람가. 115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LCC 턱밑 추격… FSC ‘고급화’ 맞불

    LCC 턱밑 추격… FSC ‘고급화’ 맞불

    대한항공, 인천2터미널 ‘승부수’ 아시아나, 신규 장거리노선 확대 프리미엄 고객 서비스로 차별화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 등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약진하는 가운데 대형항공사(FSC)들이 차별화에 골몰하고 있다. 2015년 3분기만 해도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사들의 시장점유율은 77%에 달했지만, 올 3분기에는 61% 수준으로 급락했다. LCC들에 시장을 잠식당하면서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2.7%나 감소한 대한항공은 내년 1월 18일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성을 계기로 반전을 노리고 있다. 제2터미널에는 국내 항공사 중 대한항공이 유일한 만큼 차별화된 서비스로 LCC는 물론 경쟁사인 아시아나항공과의 확실한 선긋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신축 제2터미널의 쾌적한 환경에서 승객의 편의성을 높여 차별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무인탑승수속 기기 등을 새로 설치했다. 또 현장에서 바로 수하물표 발급이 가능하기 때문에 짐을 부치기 위해 별도로 카운터를 찾지 않아도 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원형 검색기가 24대 설치되고 수하물 고속 처리 시스템을 갖춰 출·입국 및 환승 시간이 기존에 비해 20분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곧 미국 델타항공과 함께 조인트벤처를 출범시킨다. 이는 양사가 공동으로 영업하고 수익과 비용을 공유하는 최고 수준의 협력 체계다. 이에 따라 미주 노선, 스케줄 다양화 및 한국을 경유하는 환승 경쟁력도 늘어날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아시아나도 고급화 전략으로 LCC와의 거리 두기에 나섰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LCC와 겹치는 노선이 많았던 아시아나는 중장거리 노선 확대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내년에 신기종인 A350을 투입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이탈리아 베니스 정기 노선을 신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내년까지 최첨단 항공기 A350 6대를 확보해 신규 장거리 노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또 퍼스트클래스에만 적용되던 ‘온보드 크루 셰프’ 서비스를 미주, 유럽 장거리 노선의 비즈니스석까지 확대했다. 셰프가 직접 조리한 기내식으로 와인에 잘 어울리는 코스 메뉴가 특징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LCC들의 추격이 거세지자 대형사들이 프리미엄 고객을 잡기 위해 중장거리 노선과 고급 서비스를 대폭 확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천상의 말러·지상의 브람스’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천상의 말러·지상의 브람스’

    ‘천상의 말러와 지상의 브람스’가 지난 15일과 16일 이틀 동안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 울려 퍼졌다. 로열 콘세르트 허바우(RCO)는 명성에 걸맞게 낭만주의 음악의 골계미와 육중함을 손끝으로 정교하게 빚어냈고, 한국의 청중들은 곡이 끝날 때마다 우렁찬 함성과 함께 ‘브라보’를 외치며 화답했다.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본거지를 둔 RCO는 베를린·빈 필하모닉과 더불어 세계 최고의 교향악단으로 손꼽힌다. RCO가 15일 선보인 구스타프 말러(1860~1911) 교향곡 4번은 ‘천상의 삶을 노래했다’고 일컬어진다. 지난해 가을부터 RCO 상임지휘자를 맡은 다니엘레 가티는 유려한 현과 정교한 목관, ‘금빛’ 금관, 그리고 드라마틱한 지휘로 말러가 꿈꾼 ‘천국’을 국내 클래식 팬들에게 선사했다. 일반인에게 말러의 첫인상은 그리 친절하지 않다. 보통 한 시간을 훌쩍 넘는 연주 시간에 정교한 대위법적 진행과 당대 민요의 선율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기 때문이다. 이는 철학도이자 보헤미아 지역의 유대인이라는 그의 학문적·혈연적 배경을 반영한다. 그가 활동하던 20세기 전후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이 모더니즘의 최전선이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말러 교항곡 4번은 1번과 5번 등과 더불어 ‘말러 입문서’에 해당한다. 연주 시간이 50분 남짓으로 가장 짧은 편인 동시에 인생의 ‘절정기’에 쓰인 작품답게 그나마 가장 밝은 축에 속한다. 그러나 이 곡에는 그의 삶을 줄곧 짓눌러온 죽음과 강박의 흔적이 그림자처럼 반영돼 있다. 가티와 RCO는 이날 빛과 어둠, 엄숙함과 익살이라는 말러의 다중적인 면모를 유려한 연주로 풀어냈다. 적절하게 템포와 강약에 변화를 줘 곡에 생기를 불어넣었고, 단원들의 실수를 찾기 힘든 연주가 바탕이 되면서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는 안정감까지 선사했다. 영화 ‘베니스에서의 죽음’에 삽입된 교향곡 5번 4악장과 더불어 말러 작품 중 가장 아름다운 선율을 담고 있는 교향곡 4번 3악장은 이날의 백미. 오보에와 클라리넷 등 목관을 중심으로 장엄함과 처절함이 극단에 다다른 골계미의 정수를 표현하고, 악장 마지막 총주에서는 모든 악기가 한데 어우러져 교향악의 진수를 펼쳤다. 이튿날인 16일 가티는 전날과 다른 방식으로 요하네스 브람스(1833~1897) 교향곡 1번을 선보였다. 브람스 교향곡 1번은 그 앞에 우뚝 서 있던 ‘거인’ 베토벤의 교향곡 9번과 더불어 클래식 음악 중 가장 많이 연주되고 녹음된 곡이다. 빼어난 연주를 펼쳐도 웬만해선 호평을 받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가티는 전날과 달리 창의적인 재해석 대신 전통에 충실한 RCO의 기존 문법을 따르는 ‘정공법’을 택했다. 완벽에 가까운 연주로 펼쳐진 ‘근육질’의 브람스는 별다른 향신료 없이도 극단의 매혹을 선사했다. RCO는 둔중한 코끼리의 발걸음을 연상케 하는 1악장, 풍성하면서도 애절한 백조의 몸짓을 연상케 하는 2·3악장을 들려줬다. 특히 2악장에서는 오보에와 클라리넷, 그리고 바이올린과 호른 등이 자신들이 낼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음색으로 경쟁하면서도 서로 이끌어주는 모습이 돋보였다. 4악장에선 사자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현과 목관, 금관, 그리고 타악기까지 각자 도드라지면서도 촘촘히 포개졌다. 고요함과 이완에서 환성과 폭발로 나아가면서 끝내 활화산으로 타올랐다. 50분 가까이 정열적으로 오케스트라를 이끈 가티는 기진맥진한 표정으로 지휘대에서 내려왔지만, 단원들의 만족스러운 미소와 청중들의 기립 박수에 온화한 미소로 허리 숙여 인사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이틀 간 ROC가 서울에 울려 퍼진 ‘천상의 말러와 지상의 브람스’

    이틀 간 ROC가 서울에 울려 퍼진 ‘천상의 말러와 지상의 브람스’

    ‘천상의 말러와 지상의 브람스’가 지난 15일과 16일 이틀 동안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 울려 퍼졌다. 로열 콘세르트허바우(RCO)는 명성에 걸맞게 낭만주의 음악의 골계미와 육중함을 손끝으로 정교하게 빚어냈고, 한국의 청중들은 곡이 끝날 때마다 우렁찬 함성과 함께 ‘브라보’를 외치며 화답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본거지를 둔 RCO는 베를린·빈 필하모닉과 더불어 세계 최고의 교향악단으로 손꼽힌다. RCO가 15일 선보인 구스타프 말러(1860~1911) 교향곡 4번은 흔히 ‘천상의 삶을 노래했다’고 일컬어진다. 그의 가곡 ‘천상의 삶’이 4악장에 그대로 차용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가을부터 RCO 상임지휘자를 맡은 다니엘레 가티는 유려한 현과 정교한 목관, ‘금빛’ 금관, 그리고 드라마틱한 지휘로 말러가 꿈꾼 ‘천국’을 국내 클래식 팬들에게 선사했다. 일반인에게 말러의 첫인상은 그리 친절하지 않다. 보통 한 시간을 훌쩍 넘는 연주 시간에 정교한 대위법적 진행과 당대 민요의 선율들이 촘촘히 배치돼 있기 때문이다. 이는 철학도이자 보헤미아 지역의 유대인이라는 그의 지적·혈연적 배경을 반영한다. 그가 활동하던 20세기 전후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이 모더니즘의 최전선이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말러가 남긴 11개의 교향곡(미완성 10번, ‘대지의 노� � 포함) 중 교향곡 4번은 5번, 1번과 더불어 ‘말러 입문서’에 해당한다. 연주 시간이 50분 남짓으로 가장 짧은 편인 동시에 인생의 ‘절정기’에 쓰인 작품답게 그나마 가장 밝은 축에 속한다. 그러나 교향곡 4번에는 천국과 밝음뿐 아니라 그의 삶을 줄곧 짓눌러온 죽음과 고통의 흔적이 그림자처럼 반영돼 있다. 가티와 RCO는 이날 빛과 어둠, 엄숙함과 익살이라는 말러의 다중적인 면모를 유려한 연주로 풀어냈다. 적절하게 템포와 강약에 변화를 줘 곡에 생기를 불어넣었고, 단원들의 실수를 찾기 힘든 연주가 바탕이 되면서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는 안정감까지 선사했다. 영화 ‘베니스에서의 죽음’에 삽입된 교향곡 5번 4악장과 더불어 말러 작품 중 가장 아름다운 선율을 담고 있는 교향곡 4번 3악장은 이날 백미. 오보에와 클라리넷 등 목관을 중심으로 장엄함과 처절함이 극단에 다다른 골계미의 정수를 표현하고, 악장 마지막 총주에서는 모든 악기가 한데 어우러져 교향악의 진수를 펼쳤다. 이튿날인 16일 가티는 전날과 다른 방식으로 요하네스 브람스(1833~97) 교향곡 1번을 선보였다. 브람스 교향곡 1번은 베토벤을 계승한 ‘고전적 낭만주의자’로 평가받는 그가 20대부터 40대까지 21년간 절치부심하며 써내려간 작품이다. 그 앞에 우뚝 서 있던 ‘거인’ 베토벤의 교향곡 9번과 더불어 클래식 음악 중 가장 많이 연주되고 녹음된 곡이다. 그만큼 빼어난 연주로 평가받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가티는 전날과 달리 창의적인 재해석 대신 전통에 충실한 RCO의 기존 문법을 따르는 ‘정공법’을 택했다. 완벽에 가까운 단원들의 연주로 펼쳐진 ‘근육질’의 브람스는 별다른 향신료 없이도 극단의 매혹을 선사했다. RCO는 둔중한 코끼리의 발걸음을 연상케 하는 1악장, 풍성하면서도 애절한 백조의 몸짓을 연상케 하는 2·3악장을 들려줬다. 특히 2악장에서는 오보에와 클라리넷, 그리고 바이올린과 호른 등이 자신들이 낼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음색으로 경쟁하면서도 서로 이끌어주는 모습이 돋보였다. 4악장은 사자의 함성이 울려퍼졌다. 현과 목관, 금관, 그리고 타악기까지 각자 도드라지면서도 촘촘히 포개졌다. 고요함과 이완에서 환성과 폭발로 나아가면서 끝내 활화산으로 타올랐다. 50분 가까이 정열적으로 오케스트라를 이끈 가티는 기진맥진한 표정으로 지휘대에서 내려왔지만, 단원들의 만족스러운 미소와 청중들의 기립 박수에 온화한 미소로 허리 숙여 인사했다. 브람스 교향곡 1번에 앞서 거장 프랑크 페터 짐머만이 협연한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도 손꼽힐 만한 공연이었다. 짐머만은 ‘교향곡적 협주곡’인 곡의 특성에 맞게 악단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거장다운 원숙미를 선보였다. 그러면서도 1악장과 3악장 카덴차(독주) 부분에서는 청년기를 갓 지난 베토벤의 뜨거운 숨결을 바이올린의 현 위에 실어 보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세계 최정상 오케스트라 RCO가 펼친 말러의 ‘천국’

    세계 최정상 오케스트라 RCO가 펼친 말러의 ‘천국’

    네덜란드의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RCO)가 지난 15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연주한 구스타프 말러(1860~1911) 교향곡 4번은 흔히 ‘천상의 삶을 노래했다’고 일컬어진다. 그의 가곡 ‘천상의 삶’이 4악장에 그대로 차용되기 때문이다.베를린·빈 필하모닉과 더불어 세계 최고의 관현악단으로 손꼽히는 RCO는 이날 유려한 현과 정교한 목관, ‘금빛’ 금관, 그리고 지휘자 다니엘레 가티의 드라마틱한 지휘로 말러가 꿈꾼 ‘천국’을 국내 클래식 팬들에게 선사했다. 일반인에게 말러의 첫인상은 그리 친절하지 않다. 보통 한 시간을 훌쩍 넘는 긴 연주 시간에 정교한 대위법적 진행과 당대 민요의 선율들이 배치돼 있기 때문이다. 이는 철학도이자 보헤미아 지역의 유대인이라는 그의 지적·혈연적 배경을 반영한다. 그가 활동하던 20세기 전후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이 모더니즘의 최전선이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하지만 말러가 남긴 11개의 교향곡(미완성 10번, ‘대지의 노래’ 포함) 중 교향곡 4번은 5번, 1번과 더불어 ‘말러 입문서’에 해당한다. 연주 시간이 한 시간 남짓으로 그의 작품 중 가장 짧은 편인 동시에 인생의 ‘절정기’에 쓰인 작품답게 그나마 가장 밝은 곡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향곡 4번에는 천국과 밝음뿐 아니라 그의 삶을 줄곧 짓눌러온 죽음과 고통의 흔적이 그림자처럼 반영돼 있다. RCO는 빛과 어둠, 엄숙함과 익살이라는 말러의 다중적인 면모를 막힘 없는 유려한 연주로 풀어냈다. 지난해 가을부터 RCO의 선장이 된 가티는 전임들과 비교하면 베르나르트 하이팅크(1963~1988년 재임)의 ‘정통’ 연주 대신 동향(이탈리아 밀라노) 출신 리카르도 샤이(1988~2004년 재임)의 자유분방하면서도 역동적인 스타일과 가까워 보인다. 템포와 강약 변화는 곡에 생기를 불어넣었고, 단원들의 실수를 찾기 힘든 연주가 바탕이 되면서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는 안정감까지 선사했다.영화 ‘베니스에서의 죽음’에 삽입된 교향곡 5번 4악장과 더불어 말러 작품 중 가장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하는 교향곡 4번 3악장은 이날 백미. 클라리넷 등 목관을 중심으로 장엄함과 처절함이 극단에 다다른 골계미의 정수를 표현하고, 악장 마지막 총주에서는 모든 악기가 한데 어우러져 오케스트레이션의 진수를 펼쳤다. 건강 문제로 RCO와 함께 한국에 오지 못한 소프라노 율리아 클라이터 대신 무대에 선 소프라노 서예리는 4악장에서 맑고 깨끗한 음색으로 천국의 순수함과 천진난만함을 무난히 표현했다. 공연 전반부에는 첼로 협주곡의 명작인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제1번이 연주됐다. 협연자로 나선 RCO 첼로 수석 연주자답게 시종일관 여유 있는 표정으로 고전 음악의 균형미를 선사했다.한편, 가티와 RCO는 16일 둘째 날 연주회에서는 세계 정상급 바이올리니스트인 프랑크 페터 짐머만의 협연으로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을, 그리고 브람스 교향곡 1번을 연주한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함혜리 객원논설위원의 예술산책] 채운 듯, 비운 듯… ‘건축의 시인’이 지은 하얀 풍경

    [함혜리 객원논설위원의 예술산책] 채운 듯, 비운 듯… ‘건축의 시인’이 지은 하얀 풍경

    가끔 질주본능이 발동할 때 떠오르는 길이 있다. 자유로. 자동차를 타고 그 길을 따라 서쪽으로 40㎞ 정도 달리면 파주출판도시가 나온다. 도로변으로 책 창고와 인쇄소, 다양한 모양의 출판사 건물들 사이로 양감 있는 독특한 건물 한 채가 눈에 들어온다. 부드러운 곡선과 날카로운 선이 교차하는 기하학적 구조의 흰색 건축물은 높고 푸른 가을 하늘 아래에서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무념무상의 공간에 책을 펼쳐 놓은 것 같은 독창적인 양식의 이 건축물은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이다. 포르투갈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알바루 시자(Alvaro Siza)가 디자인했다.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은 출판과 건축, 미술이 한자리에서 만나는 독특한 예술 공간으로 국내외 건축가들과 예술가들에게 많은 영감을 불어넣고 있다. 미메시스란 ‘모방하다’라는 의미가 있는 고대 그리스어에서 유래한다. 여러 가지 아이디어와 언어, 그림이 무언가를 모방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모든 예술행위를 미메시스의 범주에 넣기도 한다. 미메시스는 이 미술관을 운영하는 ‘열린책들’의 예술전문출판사 이름이기도 하다.멀리서 보이는 곡선과 달리 건물의 뒤편은 완벽한 직각을 이루는 높은 벽이다. 키 높이의 갈대가 줄지어 선 오솔길을 따라 뮤지엄 건물을 끼고 돌아가면 갤러리로 이어지는 정원이 나온다. 정면에서 위를 향해 바라보면 ‘건축의 시인’이라 불리는 모더니즘 건축의 거장 손끝에서 탄생한 마술 같은 공간 분할과 아름다운 선에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파주출판도시 ‘열린책들’ 운영 2009년 완공된 미술관은 대지 4628㎡에 연면적 3636㎡, 지상 3층 규모다. 북쪽과 동쪽의 두 면은 완벽한 직선의 형태이고, 서북쪽은 정원과 맞물리면서 완만하게 구부러지면서 두 개의 날개가 달린 형상이다. 거대한 건물은 흰색의 단조로운 벽면과 곡선이 주는 생동감이 물결치듯 조화를 이루며 방문객의 호기심을 끝없이 자극한다. ●직선·곡선 리듬 살린 흰색 벽면 미술관은 다양한 크기의 전시공간이 하나의 덩어리에 담긴 설계로 유명하다. 독특한 외관만큼이나 내부의 공간도 독특해서 건축적 산책을 하며 작품을 감상하기에 더없이 훌륭하다. 다양한 곡선으로 이루어진 백색의 전시공간은 가급적 인조광을 배제하고 자연광을 끌어들여 은은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다양한 공간에 자연 채광 스며 직선과 곡선이 교차하며 리드미컬한 흐름을 만들어 내는 흰색의 공간이 보기에는 좋지만, 전시를 하는 작가들에게는 무척 까다로울 것 같다. 다르게 표현하면 도전정신을 자극한다고 할까. 현재 미술관에서는 서양화가 김태호(64) 서울여대 교수가 ‘사라진 풍경’이라는 제목으로 대규모 설치작업과 회화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개인전을 위해 4년간을 준비했다는 작가는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은 국내 현대미술관 중에서 단연 으뜸으로 꼽을 수 있는 화이트큐브 공간”이라며 “전시를 준비하며 셀 수 없이 미술관을 찾았고 자연 채광과 동선의 흐름, 공간의 모양을 감안해 전시공간을 드로잉하듯이 채웠다”고 말했다.●김태호 ‘사라진 풍경’ 작품 설치 이것 같기도 하고 저것 같기도 한 삶의 ‘모호함’, 끝없는 반복을 거쳐 결국은 소멸하고 마는 ‘사라짐’과 같은 주제를 이어 온 작가는 형태의 구현보다는 이미지의 중첩에 중점을 두고 작업한다. 작가는 다양한 크기의 캔버스 혹은 나무 입방체에 아크릴물감을 수십 번 덧칠했다. 작가는 “덧칠을 하는 과정에서 어린 시절의 기억이나 사건, 지금은 저세상으로 떠난 가족, 인상으로 남은 이미지들을 층층이 쌓아 올렸다”고 했다. ●이미지 중첩해 소멸 과정 표현 1층 공간에는 전시 제목과 같이 ‘사라진 풍경’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 주는 작품들이 걸렸다. 캔버스에 형상을 그리고 수십, 수백 번의 붓질로 덮어버리는 단색의 캔버스 작업, 풍경을 연속해서 촬영한 뒤 이미지들을 한 화면에 모아 암흑처럼 만드는 사진 작업들이다. 바닥에는 깨어진 성모상이 놓여 있고, 공룡의 모양을 한 물체가 아크릴 상자 속에 박제된 채 있는 설치작품도 있다. 작가는 “공룡이 지금은 없지만 우리는 그 존재를 알고 있듯이 이미지를 덮어버린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한다. 그가 유년시절을 보낸 강원도 원주 시골의 냇가와 산의 풍경들에 대한 기억이 평생 잠재해 있듯이. ●덧칠 캔버스·깨진 성모상 등 전시 작가는 꽉 채우지는 않았으되 절대로 비어 있지 않는, 자연스럽고 통일감 있는 풍경을 만들었다. 흰색 벽면에는 선명한 색상으로 칠해진 작품들을 군데군데에 걸었다. 마치 공간에 따옴표를 하거나 붓질을 한 듯 벽에 생기를 준다. 은은한 광택을 머금은 입체이자 평면인 작품들은 제각기 다른 크기를 지니며 방향이나 보는 시간의 빛에 따라 다른 색감으로 나타난다. 빛의 간섭으로 색이 달라지는 특수물감을 사용한 결과다. 2층으로 올라가면 대형 캔버스가 벽에 양쪽으로 걸려 있고 그 사이에 다양한 크기의 나무 블록을 세워놓았다.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면 물 위에 부처의 두상이 있고 벽에는 대형 캔버스들이 걸렸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은 결국 사라집니다. 사라지는 순간이나 존재하는 순간이 아름답다는 정도가 갖는 선호도의 차이일 뿐 그 외엔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 눈 덮인 풍경을 바라보듯 제 작품을 그저 멍하니 바라보기를 바랍니다.” 모든 것은 어떤 형상도 담고 있지 않지만 풍경이다. 사라지는 것이 두렵기보다는 아름다운 것이라며 우리에게 조용히 위로하듯이 일러준다. 미술관을 디자인한 시자가 원했던 것이 이런 풍경일지도 모른다. 빛과 사람, 건축과 예술이 어우러진 풍경. 글 사진 lotuscomcom@naver.com ‘모더니즘 최후 거장’ 건축가 알바루 시자 알바루 시자는 1933년 포르투갈 포르투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화가 또는 조각가를 꿈꿨으나 사용자를 배려한 기능을 추구하는 그는 기하학적인 구조와 곡선을 역동적으로 결합한 디자인으로 ‘모더니즘 건축의 마지막 거장’으로 불린다. 1988년 미스 반 데어로에 유럽 현대 건축상, 1992년 프리츠커상을 받았고 2002년과 2012년 베니스건축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대표작으로 포르투 세할베스 현대미술관, 포르투 건축예술대학 도서관, 리스본 엑스포 파빌리온 등이 있다. 한국에는 안양 알바루시자홀, 아모레퍼시픽연구원, 파주출판단지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이 있다.
  • 서울대 김건희 교수팀, 2017 영화 인공지능 챌린지 우승

    AI의 영화 영상 설명 능력 평가 대회 김건희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지난 23일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린 ‘영화 질의응답 인공지능 챌린지’(The Large Scale Movie Description Challenge, LSMDC)에서 우승했다고 31일 밝혔다. LSMDC는 2017 국제컴퓨터비전학회가 주최한 워크샵으로 인공지능이 10초 내외의 영화 영상을 보고 자연어로 영상 내용을 설명하거나, 자연어로 질문이 주어졌을 때 스스로 적절한 응답을 생성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대회다. 김 교수 연구팀은 4종목에 모두 참가하여 3종목(주석달기와 검색하기, 객관식 문제 풀기, 빈 칸 채우기)에서 우승했으며, 나머지 1종목(묘사하기)에서 4위를 차지했다. 김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에도 이 대회에 참가해 올해와 동일한 3종목에서 우승했으며, 영화 질의 응답 기계학습 알고리즘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교수 연구팀은 LSMDC 뿐만 아니라 영화 줄거리 이해에 대한 질의 응답 대회인 ‘MovieQA’에도 참가해 2위를 기록했다. 이 대회는 처음 보는 영화 영상에 대한 자연어 질문이 주어지면, 인공지능이 스스로 영상과 질문을 이해해 답을 구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김 교수 연구팀은 우승팀인 중국의 텐진대와 1% 미만의 근소한 차이를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다. 김 교수는 “두 대회는 시각 인식이나 자연어 처리에 대한 매우 높은 수준의 인공지능 기술을 요구한다”며 “이 기술은 시각장애인에게 영화를 자동으로 설명해 주는 서비스나 영상에 대한 자연어 검색, 영화에 대한 인공 지능과의 토론 등에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에서 사용된 딥러닝 알고리즘은 2017 국제컴퓨터비전학회에서 논문으로 발표됐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위대한 컬렉터를 만든 나눔과 베풀기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위대한 컬렉터를 만든 나눔과 베풀기

    요즘 부의 집중과 계층 간의 소득격차에 대한 염려가 가득하다. 자본주의가 발달할수록 부가 편중되면서 부의 재분배를 위한 많은 장치가 고안되고 담론들이 등장하지만, 문제 해결에 그리 유용해 보이지는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도 분배에 대해 말은 무성하지만 실제로 작동되는 대책은 하나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페기 구겐하임-예술중독자’는 미술품 수집을 통해 당대의 문화와 예술을 육성하고 발전시키는 동시에 부를 재분배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례를 잘 보여 주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리사 이모르디노 브릴랜드 감독이 연출한 영화에는 미술관과 컬렉션에 관한, 이전에 공개되지 않았던 생생한 그의 인터뷰와 주변 인물들의 증언이 담겼다. 또한 20세기 미술사를 장식하는 기라성 같은 화가들의 이야기가 씨줄과 날줄로 엮였다.페기 구겐하임(1898~1979)을 수식하는 말은 너무나 많다. ‘미술중독자’를 비롯해서 ‘모더니즘의 여왕’, ‘현대미술시장을 만든 사람’, ‘화가가 아님에도 미술사에 이름이 오른 사람’, ‘미술의 수도를 파리에서 뉴욕으로 옮겨온 사람’ 등등. 미국의 유대인 출신 광산 부호인 구겐하임가의 아버지와 금융 부호인 셀리그먼가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페기는 뉴욕 솔로몬 구겐하임미술관을 세운 솔로몬의 조카딸이기도 하다. 그녀는 성인이 되던 1919년에 아버지의 유산을 상속받았는데 지금 돈으로 환산하면 약 3억 4500만 달러(약 3900억원)에 달하는 큰돈이었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음에도 페기는 전위적인 예술서점인 선와이즈 턴에서 점원으로 일하면서 새로운 문화와 예술을 흡수했다. 1920년 당시 미국인들의 로망이던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많은 예술가와 친교를 쌓았다. 특히 그녀를 촬영한 사진가 만 레이, 콘스탄틴 브란쿠시, 마르셀 뒤샹 등과 가까이 지내면서 다다이즘과 입체주의, 초현실주의 등에 경도됐다.24세가 되던 1922년 조각가인 로렌스 바일과 결혼해 아들 마이클과 딸 페긴을 두었지만 결혼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폭력적이고 타고난 술꾼인 바일이 바람이 나면서 결국 6년 만에 이혼하고 만다. 그 후 페기는 작가이자 평론가인 존 홈스와 동거하며 그에게서 예술에 대한 통찰력을 배운다. 1938년 런던으로 건너가 구겐하임 죈이라는 상업화랑을 열고 본격적인 작품 컬렉션에 나선 페기는 당시 유럽 현대미술가들의 중요한 후원자이자 친구이며 동시에 연인으로 뜨겁게 살았다. 소설가 제임스 조이스의 비서로 일하면서 그와 가까웠던 사뮈엘 베케트를 만나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 브란쿠시의 작품이 탐나 그와 결혼을 생각할 정도였다. 엄청난 적자에 1년 만에 화랑을 접고 파리로 간 그녀는 미술관을 열 계획을 하고, 아무도 그림에 관심 없던 전쟁통에 ‘1일 1작품’을 사들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이 터지면서 미술관은 무산되고, 독일이 파리를 침공하자 유대인인 그녀는 프랑스를 떠나야 했다. 애인이었던 막스 에른스트와 1940년 12월 돈을 써서 가까스로 미국으로 돌아온 그녀는 시인이자 초현실주의 미술 평론가이기도 했던 앙드레 브르통은 물론 많은 유럽 아티스트들의 미국 망명을 돕는다. 이들 망명 예술가들에 의해 뉴욕은 현대미술의 황금시대를 맞게 되는 것이다. 뉴욕에 다시 자리잡은 페기는 전쟁이 끝나지 않은 1942년 금세기미술 화랑(Art of This Century Gallery)의 문을 열고 유럽에서 수집해 온 현대미술품들을 선보였다. 이곳은 뒤샹, 에른스트, 만 레이, 달리, 레제, 로베르토 마타, 자코메티, 이브 탕기 등 전쟁을 피해 미국으로 온 예술가들의 집합소였다. 동시에 미국의 젊은 미술가들에게 기회를 제공해 독자적인 미국 미술의 모더니즘을 태동시킨 장소이기도 하다. 로버트 마더웰, 한스 호프만, 윌렘 데 쿠닝, 마크 로스코, 클리퍼드 스틸, 알렉산더 칼더 등 소위 ‘뉴욕화파’라고 하는 추상표현주의의 대가들이 개인전을 연 곳도 여기였다. 또 당시 무명작가였던 잭슨 폴록을 발굴, 지원해 ‘액션 페인팅’이 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미술을 찾는 컬렉터는 페기 외에는 없던 시절이라 화랑을 운영할수록 적자만 늘어났다. 1947년 페기는 화랑을 접고 뉴욕을 떠나 이탈리아 베니스로 향한다. 그리고 18세기 중반의 건축가 로렌초 보스체티가 설계한 팔라초 베니에르 데이 레오니를 매입해 1979년 사망할 때까지 30여년간을 이곳에서 살았다. 1948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그녀의 컬렉션이 전시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고 영국국립미술관 테이트, 뉴욕의 구겐하임 그리고 2차대전 당시 페기컬렉션의 보관을 거절했던 프랑스 루브르에서까지 전시를 열어 유명세를 떨쳤다. 페기의 죽음과 함께 컬렉션이 누구 손에 들어갈 것인가는 세계적인 관심거리였다. 테이트와 베니스시가 피 말리는 유치전을 벌였으나 결국 ‘페기컬렉션’은 1976년 자손들이 아닌 뉴욕의 솔로몬구겐하임 재단에 귀속됐다. ‘컬렉션은 바로 컬렉터 자신’임을 잘 알았던 페기가 컬렉션이 흩어지지 않고 그대로 남기를 희망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의 저택은 페기구겐하임 미술관이라는 이름으로 오늘도 관람객을 맞고 있다. 그녀는 부유했지만, 행복한 삶을 누리지는 못했다. 아버지의 죽음이 가져온 부성 결핍으로 아버지 같은 남자를 찾았지만, 그들은 모두 아버지가 아닌 아들 같은 남자뿐이었다. 다행이라면 그들이 모두 지적이었다는 것. 페기가 뛰어난 컬렉터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안목과 감각을 타고나서가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말을 경청하는 태도 때문이었다. 또한 유대인 태생으로 푼돈에는 인색하기 그지없었지만, 기부와 후원에는 누구보다 통이 컸다. 베니스 여행객들에게 필수 코스인 페기구겐하임 미술관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한 부자의 나눔과 베풀기 그리고 예술에 대한 사랑의 산물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사례를 찾기 어려운 것은 왜일까. 부자들 탓도 있지만, 외국에 비하면 턱없이 미미한 세제 혜택이나 기부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문득 나오시마의 기적을 이룬 후쿠다케의 경영 이념이자 행동철학인 ‘공익적 자본주의’라는 말이 떠오른다. “나만 잘살면 뭐하는 겨?”
  • 車 아닌 이미지를 팝니다

    車 아닌 이미지를 팝니다

    예술·패션 후원하고 협업 펼쳐SM6, 고객에게 공연 관람권 지급 현대차, 세계 미술관·전시 후원 Q30, 일러스트로 아트카 변신 토요타, 커피 등 문화 공간 운영 ‘자동차가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를 팝니다.’자동차가 단순한 이동의 도구를 넘어 운전자의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인식되면서 업계에 감성을 자극하는 ‘컬처 마케팅’이 뜨고 있다. 자동차의 성능이 어느 정도 비슷하다면 브랜드 이미지에 따라 구매를 결정하는 소비자들의 특성에 따른 것이다.자동차 업체들은 자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고품격의 이미지를 만드는 데 골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문화예술 및 패션 등 업계와의 다양한 컬래버레이션(협업)이나 행사 후원 등을 펼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SM6 라이프 앳 아트(LIFE@ART)’라는 이름으로 중형 세단 ‘SM6’에 문화적 감성을 입히는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SM6와 함께 문화예술을 누리는 품격 있는 삶이라는 콘셉트의 컬처 마케팅이다. 르노삼성은 이달 말까지 SM6 시승 및 구매 상담을 신청한 고객들에게 추첨을 통해 하반기 화제의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와 ‘타이타닉’ VIP 관람권, ‘2017 라움아트센터 정기연주회 with 금난새’, ‘2018 빈 소년 합창단 신년 음악회’ 등 클래식과 뮤지컬 등 다양한 문화예술 관람 기회를 제공한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세계적인 팝아티스트 장 샤를르 드 카스텔바작을 초청해 아트 퍼포먼스로 꾸민 ‘SM6】카스텔바작 아트카’를 공개해 주목받기도 했다. 현대자동차는 혁신적인 미술 전시와 중장기적 문화예술 후원으로 예술을 사랑하는 감각적인 자동차 회사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현대차는 국립현대미술관과 10년 장기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2014년부터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 온 중진 작가를 대상으로 매년 1명씩 개인전을 지원하는 프로젝트인 ‘현대차 시리즈’를 열고 있다. 올해는 네 번째 전시회로 11월 29일부터 2015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한 임흥순 작가의 개인전 ‘MMCA 현대차 시리즈 2017: 임흥순·우리를 갈라놓는 것들’전이 열린다. 현대차는 영국 런던의 세계적인 미술관 테이트모던을 장기 후원해 왔고 최근 초대형 전시실 터바인홀에서 아티스트 그룹 슈퍼플렉스의 설치 및 영상 작품들을 선보이는 ‘현대 커미션 2017: 슈퍼플렉스-원 투 스리 스윙!’ 전시를 시작했다. 2015년부터 미국 서부 최대 규모의 LA카운티 미술관과 손잡고 혁신적인 예술 작품을 선보이는 ‘더 현대 프로젝트’도 열고 있다.인피니티 코리아는 ‘2017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에 일러스트 작가인 김종화 작가가 참여한 인피니티 Q30의 아트카 ‘시티 웨이브’를 선보였다. 도시적 디자인과 역동성을 모티브로 자동차에 예술가의 상상력을 한껏 불어넣었다. 한국토요타가 3년째 운영 중인 복합 문화 공간 ‘커넥트 투’는 지난달 누적 방문객 100만명을 돌파했다. 커넥트 투는 자동차와 문화요소를 결합한 만남과 소통의 장으로 커피 클래스와 음악 다방 등의 행사를 통해 따뜻한 문화적 감성을 자동차의 이미지에 입히고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문화예술은 고객들과 소통하는 동시에 브랜드에 프리미엄 이미지를 형성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라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컬처 프로젝트를 통해 고객들과 소통하는 활동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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