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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돈의 베네수엘라… 이번엔 두 명의 국회의장

    혼돈의 베네수엘라… 이번엔 두 명의 국회의장

    ‘정치 혼돈’에 휩싸인 베네수엘라가 ‘두 대통령’도 모자라 ‘두 국회의장’ 사태까지 맞았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야대의 의회를 장악하기 위해 후안 과이도 의장의 의회 출입을 막아 그의 연임을 저지하고 새 의장을 뽑자 야당 의원들이 국회 밖에서 과이도 의장을 재선임한 것이다.AP통신 등에 따르면 과이도 의장과 야당 의원들은 5일(현지시간) 경찰의 저지를 뚫지 못해 의사당 안으로 진입하지 못했다. 야당 의원들이 참석하지 못한 틈을 타 친마두로 여당 의원들은 정족수를 채우지 못한 채 루이스 파라 의원을 새 의장으로 뽑아 취임을 강행했다. 야당 소속이었던 그는 정권과 관련된 부패에 연루된 혐의로 당에서 제명된 인물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의회가 새 의장을 뽑았다”며 파라의 의장 취임을 기정사실화했다. 이에 야권은 ‘의회 쿠데타’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과이도 의장은 “헌법에 가해진 또 한 번의 타격”이라며 다른 곳에서 계속 의회를 주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과이도 의장과 야당 의원들은 몇 시간 뒤 베네수엘라 유일의 야권 성향 일간지 엘나시오날 본사에 모여 과이도 의장을 재선임했다. 의회 정원 167명 중 100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과이도 의장은 취임 직후 “독재정권이 또 한 번 실수를 저질렀다”고 맹비난했다. 두 대통령 사태가 지속되는 베네수엘라는 두 명의 국회의장을 갖게 된 셈이다. 야권 정치인 과이도 의장은 지난해 1월 5일 1년 임기의 국회의장에 선출됐다. 베네수엘라 의회는 2015년 총선 이후 야대로 구성돼 마두로 정권에 장악되지 않은 유일의 기관이다. 과이도 의장은 마두로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한 2018년 대선이 불법이라고 주장하며 대통령 유고 시 국회의장이 권한을 승계하는 헌법에 따라 자신을 임시 대통령이라고 자처했다. 미국 등 50여 개국이 곧바로 과이도를 베네수엘라 수반으로 인정하면서 그는 마두로 퇴진 운동의 구심점으로 떠올랐다. 유엔 등 다른 국가들은 마두로 대통령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두 명이 됐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여성 최초로 ‘최고 난이도’ 남미 산 등정한 21세 산악인

    여성 최초로 ‘최고 난이도’ 남미 산 등정한 21세 산악인

    전문 여행가들도 ‘최고의 난이도’로 꼽는 남아메리카의 한 산을 등정한 세계 최초의 여성 산악인이 탄생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9일 보도에 따르면 영국 국적의 21세 여성 안나 테일러가 도전한 호라이마산(Monte Roraima, 또는 로라이마산)은 베네수엘라와 가이아나, 브라질의 세 국경에 걸쳐 있는 해발 2772m의 산으로, 절벽으로 둘러싸인 넓고 평평한 산정 모양을 한 지형이 특징이다. 베네수엘라와 브라질 쪽에서 오를 수 있는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암벽등반 기술이 있어야만 오를 수 있기 때문에, 보통 여행가들은 접근하기 어렵다. 특히 가장 험난하기로 알려진 가이아나 쪽 코스를 이용한 등정은 지금까지 그 어떤 여성 산악인도 성공하지 못했다. 부모를 따라 10살 때부터 암벽등반을 시작한 테일러는 총 6명의 팀원 중 한명으로서 도전에 임했다. 이들은 2주 동안 가느다란 밧줄에 몸을 의지한 채 90도로 깎아지른 절벽을 올랐다. 특수 제작된 텐트를 절벽에 걸친 채 아슬아슬하게 밤잠을 자야 했고, 위로 오를수록 산소가 희박해지는 극한의 환경도 견뎌내야 했다. 등정팀의 막내인 테일러는 선배들과 함께 독거미와 뱀, 전갈 등이 득실거리는 호라이마산을 오르기 위해 한 달 넘게 해당 지역에서 훈련을 지속해왔다. 산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가파른 탓에 ‘벽’이라고도 부르는 지형을 오르는 것은 성별을 떠나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테일러는 “호라이마산을 오르는 것은 내 생에 가장 특별한 경험이었다”면서 “수직에 가까운 벽에는 포타레지(암벽 등반 중 공중에 매달리도록 고정시키는 텐트)를 걸 만한 물리적 장소도 찾기 어려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날씨가 괜찮을지에 대한 걱정도 컸다”면서 “거센 폭풍과 거미, 뱀, 전갈, 끝없는 수직의 벽과 상처에 노출돼야 했다”고 덧붙였다. 테일러와 함께 정상에 오른 영국인 산악가 레오 홀딩(39)은 “모든 면이 절벽으로 둘러싸인 호라이마산은 원시우림인 동시에 끊임없이 구름에 휩싸이기 때문에 등정이 쉽지 않다”면서 “테일러는 조용하면서도 도발적으로 산에 접근했으며,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임무를 완수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도전은 영국의 한 아웃도어 의류 브랜드의 후원으로 진행됐다. 호라이마 산지 일대는 지형이 특수하고 생태계 보전가치가 커서 고나련국들은 각자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각국 ‘민영화’ 몸살… 반정부 시위 도미노

    공공요금 인상·고용불안 등 우려 확산 빈부격차 커지자 세계 곳곳 민심 폭발 伊, 잦은 사고에 도로 등 공공재로 유지 佛 헌재, 마크롱 국제공항 민영화 제동 칠레는 연금·온두라스는 의료부문 반기 신자유주의를 타고 전 세계를 휩쓸었던 공공서비스 민영화 정책이 세계 곳곳에서 거센 벽에 부딪히고 있다. 공공서비스의 국민 혜택이 이를 운영하는 기업의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가는 공기업 부채 문제를 해소하려고 민영화에 나섰지만, 빈부격차의 임계점에 선 시민들은 공공서비스 이용료마저 쉼없이 오른다며 거리로 나섰다. 도로·가스시설 등의 안전관리 및 고용불안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위 ‘민영화 만능론’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패션그룹 베네통의 자회사인 아틀란티아가 보유한 고속도로 운영권을 회수하는 데 드는 보상금 액수를 220억 유로(약 28조원)에서 70억 유로(약 9조원)로 삭감하는 법령을 잠정 승인했다. 민간 기업의 운영권을 조기 회수할 때 계약금 위반에 따른 막대한 보상금을 지급해야 하지만 귀책 사유가 있는 회사일 경우 보상금을 삭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해당 업체는 이탈리아 고속도로의 절반인 약 3000㎞ 구간의 운영권을 2038년까지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모란디대교가 붕괴해 43명이 사망했고, 관리 소홀이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운영권 회수 여론이 높아졌다. 해당 법안이 완전히 통과되면 운영권은 국영 도로관리 업체로 넘어간다. 국회 동의를 앞두고 우파 진영이 운영권 회수에 거세게 반대하고 있어 향후 큰 논란이 예상된다. 이탈리아 로마에서도 지난해 11월 대중교통을 민영화하는 방안에 대해 주민투표를 했지만 부결됐다. 지하철 에스컬레이터 멈춤 등의 사고가 빈번하지만 시민들은 공공재로 유지하는 편을 택한 셈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공기업 민영화 행보도 지난 5월 제동이 걸렸다. 파리국제공항인 ‘샤를드골’과 ‘오를리’의 민영화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국민투표에 부치자는 야권의 주장을 수용했다. 지난해에는 공기업 민영화에 반대하는 프랑스 에너지노조가 마크롱 대통령의 집무실이자 관저인 엘리제궁에 대한 가스 공급을 차단했다. ‘먹을 게 없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냄비를 두드리는 남미의 최근 시위 역시 민영화 정책과 무관치 않다. 1980년대 연금 민영화를 시작한 칠레는 1990년대 미국, 캐나다, 한국 등에서 벤치마킹 대상으로 언급됐다. 하지만 연금 민영화는 사회복지 축소 및 소득분배 악화로 이어졌다. 온두라스에서도 지난 4월 보건·의료부문 민영화에 대한 반대 시위가 불거졌고,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대통령의 퇴진 시위로 이어졌다. ‘우리 자산을 산다면 화웨이도 좋다’며 연방정부 소유 공기업 130여개 중 12개를 제외하고 모두 민영화하겠다고 나선 브라질 역시 국민 10명 중 7명꼴로 민영화에 반대하고 있다. 반민영화 물결의 배경에는 공공요금 인상, 고용불안, 대기업 쏠림 현상 등이 깔려 있다. 다만 공공서비스 민영화를 모두 부정적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산유 부국 베네수엘라의 몰락이 대표적 사례다. 우고 차베스 정권이 포퓰리즘에 따라 무작정 자원을 퍼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석유·철강 등 국가 전략산업의 재국유화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하느님은 우리 최악의 모습까지 사랑”

    “하느님은 우리 최악의 모습까지 사랑”

    프란치스코 교황이 24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대성당에서 집전한 성탄 전야 미사에서 “하느님은 우리의 최악의 모습까지 사랑한다”고 했다. AP통신 등은 교황의 메시지가 아동 성 학대 문제와 금융 비리 등 올해 가톨릭계에서 일어났던 추문에 대한 반성을 담고 있다고 전했다.교황은 이날 임기 중 일곱 번째 집전한 성탄 전야 미사에서 “성탄절은 하느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날”이라며 “당신이 잘못된 생각을 하거나 일을 완전히 망쳐 놓더라도 하느님은 계속해서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이웃에게 선행을 베풀기 전에 이웃이 먼저 우리에게 선행을 베풀기를, 우리가 교회를 사랑하기 전에 교회가 완벽해지기를, 우리가 다른 사람을 섬기기 전에 그들이 우리를 존중해 주기를 기다리지 말자. 우리부터 시작하자”고 변화를 촉구했다. 올해 가톨릭 교계는 미국과 호주, 독일, 폴란드 등 전 세계에서 가톨릭 사제들이 과거 저지른 아동 성학대 사건이 드러나며 파문이 일었다. 또 교황청의 부동산 매매 과정에서 횡령과 돈세탁 등이 있었다는 혐의로 지난 10월 초 교황청 심장부인 국무원이 처음 압수수색을 당했고, 재무정보국 수장이 전격 사임하는 등 곤욕을 치렀다. 교황은 연이은 추문을 의식한 듯 “아이들에 관해 심사숙고하고, 하느님의 부드러운 사랑에 사로잡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삶에서 무엇이 잘못되든, 교회에서 어떤 일이 잘 풀리지 않든, 세계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든 그것은 하느님의 넘치는 사랑 앞에서는 부차적인 일이 되고, 변명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미사에는 베네수엘라와 이라크, 우간다 등에서 온 어린이들이 함께했다. BBC는 이에 대해 “이민과 전쟁의 희생자들과 더불어 교회의 주변부까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13억 신자를 대표하는 가톨릭 지도자의 분명한 제스처”라고 평가했다. 국내에도 전국의 주요 성당 주변은 성탄절 맞이에 분주했다. 25일 0시 서울 중구 명동성당은 ‘주님 성탄 대축일 밤 미사’를 열어 예수가 세상에 전한 사랑과 소망의 메시지를 함께했다. 자정 미사에 앞서 아기 예수를 말 구유에 안치하는 구유 미사가 열렸을 때부터 시민들은 사진을 찍는 등 성탄절 분위기를 만끽했다. 미사를 주례한 염수정 추기경은 “우리에게 오신 아기 예수님의 성탄을 맞이해 온 세상에 하느님께서 베풀어 주시는 은총과 평화가 가득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특히 ‘대화와 공존’의 노력을 통해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 간의 반목과 대립을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 “내 것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세태는 우리 사회를 위태롭게 만들며, 이러한 마음은 다른 사람을 그 자체로 소중하고 가치 있게 여기지 않는 데서 비롯한다”는 메시지도 강조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칠레 반정부 시위, 케이팝 팬들이 배후”

    두 달 넘게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칠레에서 정부가 케이팝 팬들을 시위에 영향을 미치는 세력으로 지목하는 보고서를 냈다. 23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보고서는 칠레 내무부가 112쪽 분량으로 작성해 최근 검찰에 제출했다. 곤살로 블루멜 내무장관은 보고서와 관련해 “빅테이터 기술과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해 대단히 정교한 정보를 제출했다”고 언급했다. 보고서는 산티아고 지하철 요금 인상을 도화선으로 시위가 격화한 지난 10월 18일부터 11월 21일까지 한 달여간 소셜미디어 등에서 시위와 관련해 500만명의 사용자가 쓴 게시물 6000만건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작성됐다. 정부는 분석한 게시물 중 19.3%가 칠레 밖에서 생산된 것이라며 시위 초기 외부 세력이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했다. 또 인터넷에서 주로 영향력을 미친 그룹들을 제시했는데 케이팝 팬들을 러시아방송 RT나 베네수엘라 방송 텔레수르, 아르헨티나 좌파 인사들, 칠레 안팎의 유명인 등과 함께 지목했다. 젊은 인터넷 이용자들이 시위 초기 8일간 400만건 이상의 리트윗을 통해 시위 동참을 부추겼는데, 이들을 ‘케이팝 팬들’이라고 명시한 것이다. 정부는 보고서를 통해 이들의 게시물이 정부의 시위 사망자 통계에 의문을 제기하고 인권 침해를 자주 언급하며, 언론의 침묵이나 소셜미디어 차단 등을 비판하는 데 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분석했다. 또 케이팝 팬 그룹이 시위 사태의 배후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비웃거나 비꼬았다고 설명했다. 보고서 내용은 즉각 논란을 일으켰다. 정부가 시위 근본 원인이나 책임을 무시한 채 외부 세력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것이다. 야당 카롤 카리올라 하원의원은 트위터에 “방금 내무장관이 말한 ‘대단히 정교한 정보’를 확인했다. 망신스럽다”며 “정부는 케이팝 팬 등에게 책임을 씌우며 국내외적으로 비웃음을 사고 있다”고 꼬집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칠레 반정부 시위 케이팝 팬들이 배후”

    두 달 넘게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칠레에서 정부가 케이팝 팬들을 시위에 영향을 미치는 세력으로 지목하는 보고서를 냈다. 23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언론에 따르면 이 보고서는 칠레 내무부가 112쪽 분량으로 작성해 최근 검찰에 제출했다. 곤살로 블루멜 내무장관은 보고서와 관련해 “빅테이터 기술과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해 대단히 정교한 정보를 제출했다”고 언급했다. 보고서는 산티아고 지하철 요금 인상을 도화선으로 시위가 격화한 지난 10월 18일부터 11월 21일까지 한 달여간 소셜미디어 등에서 시위와 관련해 500만명의 사용자가 쓴 게시물 6000만건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작성됐다. 정부는 분석한 게시물 중 19.3%가 칠레 밖에서 생산된 것이라며 시위 초기 외부 세력이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했다. 또 인터넷에서 주로 영향력을 미친 그룹들을 제시했는데 케이팝 팬들을 러시아방송 RT나 베네수엘라 방송 텔레수르, 아르헨티나 좌파 인사들, 칠레 안팎의 유명인 등과 함께 지목했다. 젊은 인터넷 이용자들이 시위 초기 8일간 400만건 이상의 리트윗을 통해 시위 동참을 부추겼는데, 이들을 ‘케이팝 팬들’이라고 명시한 것이다. 정부는 보고서를 통해 이들의 게시물이 정부의 시위 사망자 통계에 의문을 제기하고 인권 침해를 자주 언급하며, 언론의 침묵이나 소셜미디어 차단 등을 비판하는 데 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분석했다. 또 케이팝 팬 그룹이 시위 사태의 배후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비웃거나 비꼬았다고 설명했다. 보고서 내용은 즉각 논란을 일으켰다. 정부가 시위 근본 원인이나 책임을 무시한 채 외부 세력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것이다. 야당 카롤 카리올라 하원의원은 트위터에 “방금 내무장관이 말한 ‘대단히 정교한 정보’를 확인했다. 망신스럽다”며 “정부는 케이팝 팬 등에게 책임을 씌우며 국내외적으로 비웃음을 사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야당 하원의원 마르셀로 디아스도 “세금을 엉뚱하게 썼다”며 “우리한테 필요한 건 정책이지 케이팝을 범죄자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수백만이 전기 없이 사는데… 베네수엘라 ‘성탄 조명’ 뭇매

    수백만이 전기 없이 사는데… 베네수엘라 ‘성탄 조명’ 뭇매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엘과이레강 위에 정부가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설치한 화려한 조명이 18일(현지시간) 밤 빛을 내뿜고 있다. 올해 초 전국적인 정전 사태를 겪으며 여전히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이 같은 성탄 장식이 설치되자 현지에서는 부적절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베네수엘라는 수백만명이 아직도 전기를 쓰지 못하고 있다. 카라카스 AP 연합뉴스
  • 민주화 열망 홍콩, 서민의 분노 중남미… 그들의 ‘봄’ 언제 올까

    민주화 열망 홍콩, 서민의 분노 중남미… 그들의 ‘봄’ 언제 올까

    홍콩, 송환법 폐기했지만 강경 진압 오랜 경제난·사회적 불평등에 폭발베네수엘라·칠레 등 반정부 시위전 세계적으로 올해는 ‘저항의 해’였다. 홍콩과 프랑스, 이탈리아, 중남미 다수 국가에서 정부에 분노한 시민들의 함성이 거리를 덮었다. 홍콩에선 지난 6월부터 주말 시위가 일상이 됐다. 정부가 반중 운동가를 중국에 인도할 수 있도록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을 추진하자 시민들이 거리로 나섰다. 같은 달 16일 홍콩 전체 인구(750만명)의 30%에 달하는 200만명(주최 측 추산)이 거리로 나와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 여파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송환법을 폐기했고, 여당은 지난달 24일 홍콩특별행정구 구의회 선거에서 몰락했다. 2014년 우산혁명으로 떠오른 조슈아 웡은 이제 홍콩 민주화 운동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베네수엘라와 칠레, 볼리비아, 콜롬비아 등에서도 생활고에 지친 시민들이 무능한 정부를 질타하는 거리 시위를 벌였다. 일부 국가에서는 정권 교체도 이뤄졌다. 중남미에서 몇 십년간 볼 수 없었던 대규모 연쇄 시위를 두고 일부에선 2010년 말 중동·북아프리카 반정부 시위인 ‘아랍의 봄’에 빗대 ‘라틴의 봄’으로 부른다. 오랜 경제난에 지친 베네수엘라에서는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에 반대하는 시위가 수년째 이어졌다. 올해 1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마두로를 두고 찬반 시위가 격해지면서 10여명이 숨졌다.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시는 지하철 요금을 인상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사회 불평등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면서 지금까지 20여명이 숨졌다. 칠레 정부는 지난달 개최하려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취소했다. 볼리비아 첫 원주민 대통령으로 14년 가까이 집권한 에보 모랄레스는 선거 부정 반대 시위가 퍼지자 지난달 대통령에서 물러나 아르헨티나로 망명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유엔총회, 15년째 北인권결의 채택…北 “당신들 범죄나 돌아봐”

    유엔총회, 15년째 北인권결의 채택…北 “당신들 범죄나 돌아봐”

    총회, ‘표결 없이’ 6번째 전원 합의 채택ICC 회부, ‘가장 책임있는 자’ 조치 권고EU 회원국 주도에 北 “강력 대응할 것”작년까지 北결의안 초안 주도 日은 불참우리나라는 공동제안국에 참여 안해북한의 인권 침해를 규탄하고 즉각적인 개선을 촉구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이 18일(현지시간) 유엔총회 본회의에서 15년째 전원 합의로 채택됐다. 북한 대사는 결의안을 주도한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을 겨냥해 자신들의 인권 범죄나 되돌아보라고 맹비난한 뒤 탈북자 증언 등에서 드러난 각종 북한 내 인권 침해에 대해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유엔총회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본회의를 열어 북한인권결의안을 표결 없이 컨센서스(전원합의)로 채택했다고 밝혔다. 어느 나라도 표결 요청이 없을 때 적용되는 결의 방식으로, 모두 찬성표를 던지는 만장일치와는 다소 다른 개념이다.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채택은 2005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15년째다. 북한인권결의안은 지난달 14일 유엔총회 인권담당인 제3위원회에서 컨센서스로 통과됐고, 이날 유엔총회 본회의에 그대로 상정돼 채택됐다. 유엔총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컨센서스로 채택된 것은 2012~2013년과 2016~2018년에 이어 올해로 6번째다.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한 국제사회 전반의 부정적 여론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이번 북한인권결의안은 유엔주재 EU 회원국들이 마련했다. 지난해까지 EU와 함께 결의안을 주도한 일본은 초안 작성에 불참했다. EU 국가들과 일본, 미국, 캐나다 호주 등 60여개 회원국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 우리나라는 이번에는 공동제안국에 참여하지 않았다. 우리 정부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 앞서 주유엔 한국대표부는 “북한 주민의 인권이 실질적으로 개선되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한다는 기본 입장에 따라 컨센서스 채택에 동참했다”면서 “다만 현재의 한반도 정세 등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이번에는 공동제안국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북한 인권 상황에 특별한 진전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기존의 결의안 문구가 거의 그대로 반영됐다.결의안은 “오랜 기간 그리고 현재도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중대한 인권침해가 진행되고 있다”며 북한을 규탄하고 즉각적인 인권침해 중단을 촉구했다. 결의안에는 북송된 탈북자들을 비롯한 정치사범들의 강제수용소 운영, 강간, 공개처형, 비사법적·자의적 구금·처형, 연좌제 적용, 강제노동 등 각종 인권침해 행위도 나열했다. 실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수집한 자료에는 강제 북송된 탈북자들에 대한 고문과 알몸수색, 강제낙태, 출산직후 영아살해 등 비인간적 행위에 대한 증언들도 상당 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 인권 상황의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 인도에 반하는 죄에 ‘가장 책임 있는 자’에 대한 적절한 조치 등을 취하도록 권고했다.‘가장 책임 있는 자’는 사실상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인권 상황의 ICC 회부와 책임자 조치라는 강도 높은 표현은 2014년부터 6년 연속 들어갔다. 북한 인권·인도적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남북대화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북한은 제3위원회 통과 때와 마찬가지로 즉각 반발했다.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결의안은 인권을 실질적으로 증진하고 보호하는 것과는 전혀 무관하다”면서 “반(反)북한 적대세력의 전형적인 선언문에 불과한 이번 결의안 채택을 강력히 규탄하며 투표할 필요조차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존엄과 이미지를 깎아내리고 사회시스템을 무너뜨리려는 적대세력에 의해 정치적으로 조작된 결과물”이라면서 “결의안에 언급된 모든 인권침해 사례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결의안을 주도한 EU 회원국에 대해서도 “이슬람 포비아(이슬람혐오증), 제노사이드(대량학살), 소수민족 학대, 인종차별 같은 자신들이 저지른 인권 범죄부터 되돌이켜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 대사는 “북한은 인권을 증진하는 대화와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겠지만, 이런 도발적인 적대적 행위에는 강력 대응하겠다”면서 “러시아, 이란, 시리아 등 모든 특정국가에 대한 인권결의안에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베네수엘라, 중국 등도 정치적인 인권결의안에 반대한다며 북한 입장을 거들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와우! 과학] 버스만큼 긴 2.6t 고대 악어, 거구 유지 비결 찾았다

    [와우! 과학] 버스만큼 긴 2.6t 고대 악어, 거구 유지 비결 찾았다

    한 고대 악어는 버스만큼 길고 2.6t에 달하는 거구의 몸을 움직이기 위해 척추뼈가 한 개 더 있으며 어깨가 직립했었다고 고생물학자들이 밝혔다. 최근 스위스 취리히대 토르스텐 쇼이어 박사(고생물학연구소)가 이끄는 국제 연구진은 600만 년 전쯤, 오늘날 베네수엘라에서 생존한 거대 카이만 악어 종의 화석을 분석해 위와 같은 특징을 발견했다.푸루스사우루스 미란다이(Purussaurus mirandai)라는 학명을 지닌 이 악어는 거의 아시아 코끼리(3t) 만큼 무겁고, 몸길이는 10m에 달했다고 연구에 참여한 존 허친슨 영국 왕립수의대 교수(진화신체역학과)는 설명했다.연구진은 이 악어의 화석화 된 뼈를 분석해 척추 아래 끝에 있는 뼈인 엉치뼈(천추)가 한 개 더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뿐만 아니라 이 종은 중력의 영향을 덜 받기 위해 어깨가 비교적 직립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는 것도 알아냈다.연구진에 따르면, 이 고대 악어는 오늘날 악어 종들은 물론 선사시대 악어류 중에서 유일하게 엉치뼈가 한 개 더 있는 종으로 확인됐다. 물론 다른 고대 악어류에 관한 연구가 아직 부족하고, 추가적인 엉치뼈를 지닌 악어가 더 발견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추가적인 엉치뼈의 발견은 이 종에서 특정 신체 부위의 형성을 제어하는 혹스(Hox) 유전자에 변화가 있었음을 의미한다. 과학자들은 일부 현생 악어 종에서 기형으로 인해 엉치뼈가 한 개 더 있는 사례를 발견했는데 이는 해당 유전자가 여전히 오늘날 악어 몸속에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허친슨 교수는 “이번 발견은 동물들이 더 큰 몸집으로 진화함에 따라 생체역학적 변화를 가능하게 하려고 어떻게 신체 발달이 바뀔 수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데 도움이 돼 중요하다”고 설명했다.쇼이어 박사도 “우리가 베네수엘라에서 고대와 현대의 악어 종들 사이에서 진화가 현저하게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여러 화석을 발견한 것은 행운이었다”면서 “이런 오래된 뼈는 오래전 멸종한 동물의 형태학적 변화가 살아있는 동물에게 기존 생각 이상으로 영향을 줘 동물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무엇을 할 수 있었는지에 관한 지식을 넓혀준다는 점을 우리에게 다시 한번 보여준다”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의학 분야 유명 학술지 ‘이라이프’(eLife) 11월 27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여기는 남미] 학생은 배고파 기절하고 교사는 사임…베네수엘라 교육 붕괴

    [여기는 남미] 학생은 배고파 기절하고 교사는 사임…베네수엘라 교육 붕괴

    베네수엘라의 유명 휴양지 보카데우치레에 있는 리세이오 초등학교. 이곳에선 최근 가톨릭 주교가 참석한 가운데 축복의식이 열렸다. 운동장에서 진행된 행사는 약 15분 만에 끝났지만 이 짧은 시간을 서 있지 못하고 5명 학생이 기절해 쓰러졌다. 이 가운데 2명은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극심한 경제난으로 제대로 먹지 못한 베네수엘라 어린이들의 기절사태가 속출하고 있다고 외신이 최근 보도했다. 베네수엘라에서 아침을 먹지 못하고 등교하는 어린이는 이미 수를 헤아리기 힘들다. 심지어 전날 저녁조차 먹지 못한 채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등교하는 학생도 적지 않다. 이렇다 보니 학교에서 학생들이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일은 이제 흔한 일이 됐다. 현직 교사이자 보카데우치레의 교원노조 간부인 마이라 마린은 "뼈만 앙상하게 남은, 배가 고파 죽어가는 아이들을 교육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경제위기는 베네수엘라의 교육시스템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 교복이나 학용품을 구입하지 못해 학업을 포기하는 학생이 속출하고, 교사들도 학교를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줄리아주의 경우 6만5000명에 달하던 교사 중 60%가 지난 몇 년 새 교단을 떠났다. 줄리아 교원노조의 간부 알렉산더 카스트로는 "최저임금을 받고 아이들을 가르치느니 차라리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해주고 몇 달러를 받는 게 낫겠다는 여자교사들이 많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학교를 떠나고 학생들은 쓰러지기 일쑤이다 보니 정상적인 학교운영은 어려워졌다. 저학년과 고학년을 섞어 한 반을 만드는 학교, 교사가 전 과목을 혼자 가르치는 학교, 매일 단축수업을 하는 학교가 속출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학교는 1주일에 하루나 이틀만 수업하고 있다. 현실은 이렇지만 베네수엘라 정부는 황당한 주장만 펴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4월 "(경제가 어렵다고 해도) 문을 닫은 학교는 단 1곳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베네수엘라는 국민의 교육권을 절대적으로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네수엘라는 2014년부터 교육과 관련된 공식통계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BBC 여기자 왓슨 “칠레 대통령궁 화장실에서 모유 짜본 엄마예요”

    BBC 여기자 왓슨 “칠레 대통령궁 화장실에서 모유 짜본 엄마예요”

    안녕하세요? 영국 BBC 방송의 기자 캐티 왓슨이라고 합니다. 지난 5월 딸 이사도라를 낳고 출산 휴가 쓴 뒤 지난달부터 출근해 남아메리카 취재를 계속하고 있어요. 그런데 한달 동안 딸 키우며 직장 일하는 게 여간 힘들지 않네요. 그동안 볼리비아와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가 있었고 대륙 전역에 시위가 그치지 않았지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마존 산불 때문에 눈코 뜰 새 없었고요. 남편과는 임무 교대를 했어요. 남편이 육아 휴직을 얻어 5개월 동안 이사도라를 챙겨주고 있어요. 하지만 이사도라의 먹거리는 언제나 제 몫이지요. 3년 전 아들을 낳았을 때는 8개월 동안 꾸준히 젖을 먹인 뒤 2주 동안 베네수엘라 출장을 다녀왔더니 글쎄 요녀석이 날, 아니 내 젖꼭지를 쳐다보며 ‘됐네요, 안 먹을래요’ 하는 표정이었어요. 해서 그 뒤로 우유를 사서 먹였어요. 약간 슬펐지만 그 녀석도 좋아했고 나도 두 가지 점 때문에 좋았어요. 유축하는 일이 바보 같기도 했고, 직장 동료들과 낯이 붉어지는 일이 없어졌으니까요. 하지만 아이와 정서적으로 연결되는 점이 늘 부족하다고 느꼈어요.해서 이사도라에게는 가능한 모유를 계속 먹이겠다고 결심했어요. 복귀한 뒤 16일 동안 열심히 모유를 만들어봤어요. 볼리비아 대선 때문에 이틀 출장을 갔는데 젖이 남아돌 정도였지요. 아기는 냉장고에 보관한 젖을 마셔대고 전 세 시간에 유축을 했어요. 저만의 사무실을 갖고 있지 않아 사무실에서, 호텔에서 늘 그 일을 했답니다. 남들 앞에서라도 그 일을 하지 않으면 충분한 먹거리를 딸에게 제공할 수가 없더군요. 어떤 때는 공중화장실 변기에 앉아 30분 동안 젖을 짜기도 했답니다. 3시간마다 젖을 모으려니 어쩔 수 없더군요. 최근에 두 가지 대단한 발견을 했는데요. 아르헨티나산 판초 우의가 훌륭한 가리개가 되준다는 것과 비행기 엔진 소리에 묻혀 휴대용 유축기가 내는 기계음이 들리지 않아 좋다는 것이었어요. 또 한 가지는 모유를 기내에서 생산했다고 세관에 미리 신고하는 게 좋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칠레 같은 나라 세관은요, 얼마나 엄격한지 제가 밀수라도 한 양 몰아붙이더라니까요 글쎄. 짜낸 모유를 보관하는 일도 보통 일이 아니더군요. 제가 이번 출장에 챙겨간 비닐 백이 28개인데 미니바에 더 들어갈 데가 없어 로비 프론트에 가 호텔 주방의 냉장고에 남은 공간을 이용하게 해달라고 알랑거려야 했답니다.함께 출장 갔던 동료들은 이제 제가 자동차나 식당에서 판초를 두르고 젖을 짜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게 됐답니다. 지금에야 말씀드리는데요, 저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과 인터뷰를 하기 전 대통령궁 화장실 변기에 앉아 유축을 했답니다.깜박 잊는 일이 없도록 휴대전화 알림으로 ‘짜라’ 메시지가 뜨게 했어요. 인터뷰에 열중하다보면 알림을 못 들을 때도 있는데 그때마다 동료들이 소리 질러 알려주곤 해요. 정말 온 마을이 아이 하나를 길러낸다는 속담을 실감해요. 직장 동료는 물론 호텔 직원, 공항 관리들까지 모두 절 도와주신답니다. 어떤 날은 출장을 다녀온 뒤 곧바로 다른 출장지로 떠나야 했다. 가족과 조금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온 가족을 공항에 나오게 해서 환승 대기하는 2시간 동안 집에 들러 28개의 봉지에 든 모유를 냉장고에 덜어놓고 다시 짐가방에 넣어 다음 출장지로 향하는 여객기에 몸을 실었어요. 아 물론, 손에 유축기를 들고서요.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한국 아이들이 가장 게으르다?…신체 활동 수준 전세계 꼴찌 (WHO)

    한국 아이들이 가장 게으르다?…신체 활동 수준 전세계 꼴찌 (WHO)

    우리나라 아이들이 세계에서 가장 게으르다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하루 동안 신체 활동(운동)을 권장량인 1시간도 하지 못하는 아동·청소년이 한국에서 10명 중 9명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레지나 구톨트 박사(독일)가 이끄는 연구진이 세계 146개국에 사는 11~17세 아동·청소년 약 160만 명을 대상으로 국가별 신체 활동 수준을 분석해 이런 결과를 의학전문지 ‘랜싯 아동·청소년 건강’(Lancet Child & Adolescent Health) 최신호에 발표했다.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하루 동안 신체 활동량이 1시간 미만인 아이들이 94.2%에 달해 전체 국가 중 1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방과 후 학원 등 치열한 학업 경쟁에 내몰리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특수한 상황이 연구에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다음으로는 필리핀(93.4%)과 캄보디아(91.6%), 수단(90.3%) 그리고 동티모르(89.4%)가 2위부터 5위까지에 올랐다. 이어 잠비아(89.3%)와 호주(89%), 베네수엘라(88.8%), 뉴질랜드(88.7%) 그리고 이탈리아(88.6%)가 10위권 안에 들었다. 반면 아이들의 신체 활동 수준이 가장 높은 국가는 방글라데시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도 하루 1시간도 신체 활동을 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66.1%로 과반수가 넘었다. 이어 슬로바키아(71.5%), 아일랜드(71.8%), 미국(72%), 불가리아(73.3%), 알바니아(73.9%), 인도(73.9%), 그린란드(73.9%), 핀란드(75.4%), 몰도바(75.7%) 순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보고서에서 전 세계 모든 아동·청소년이 매일 최소 1시간씩 신체 활동을 해야 하지만, 그중 약 19%만이 실제로 실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이 보고서는 또 통가와 사모아,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잠비아 4개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여학생(85%)이 남학생(78%)보다 신체 활동이 부족하다는 것 역시 보여줬다. 이에 대해 구톨트 박사는 “특히 여학생들의 신체 활동 참여를 독려하고 유지하기 위해 이제 신체 활동 수준을 높이기 위한 긴급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신체 활동은 젊은이들의 심장과 폐, 뼈 그리고 근육이 발달하고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WHO의 신체 활동 전문가인 주안나 윌럼슨 박사도 “우리 중 누구도 디지털 혁명을 부정할 수 없다. 스마트폰은 일상의 일부가 됐다”면서 “아이들의 여가 활동은 야외 활동이나 스포츠 또는 놀이보다 스마트폰에 기반을 둔 앉아서 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깜깜이’ 시위 진압에 떨고 있는 이란 시민

    앰네스티 “3일간 최소 106명 사망 총기·물대포 사용… 탄피 널려있어” 인터넷 연결도 4% 수준 ‘전면 차단’ 경제 문제로 분노한 시민이 일으킨 시위가 레바논, 이라크에 이어 이란까지 이어진 가운데, 중동의 패권국가 이란이 시위에 대응하는 방식이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다. CNN과 AP통신에 따르면 국제앰네스티는 19일(현지시간) 이란 정부의 시위 탄압으로 지난 3일간 최소 10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미국 제재로 경제가 황폐해진 가운데 정부가 유가 보조금을 삭감하면서 도시 100여 곳에서 시위가 일어났다. 대부분 주요 도시에서 사망자가 나왔다. 앰네스티는 실제론 200명 정도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시위 양상이나 당국에 체포된 시위대 수, 부상자나 사망자 수 등 어떤 정보도 명확하게 집계되거나 전해지지 않고 있다. 정부가 집계를 하지도 않고 설명을 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앰네스티는 현지 언론인과 인권운동가들을 인터뷰한 뒤 “당국이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총기와 물대포, 최루탄을 사용하고, 곤봉으로 참가자들을 때리는 장면이 영상에 찍혔다”면서 “탄피가 바닥에 널려 있는 모습도 확인됐다. 실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이란 정부는 시위 시작과 함께 인터넷을 전면 차단했다. CNN에 따르면 이날 이란의 인터넷 연결 수준은 평소의 4%에 불과했다. 이란은 앞선 시위 때도 인터넷을 차단한 적이 있지만 당시엔 속도를 많이 떨어뜨리는 정도였다. 하지만 이번엔 복잡한 기술을 동원해 사실상 인터넷을 완전히 끊었다는 게 CNN의 설명이다. 인터넷 차단은 시위대끼리 소통을 막아 시위 조직과 확장을 매우 어렵게 만든다. 또 시위와 진압 상황이 국외로 나가는 것을 제한한다. 이란은 현재 국영언론과 국가 관계자들을 통해서만 정보가 나오고 있다. 국영매체 보도에 따르면 사망자는 단 6명이다. 정부 관리들은 시위 주도자들이 해외에서 왔다고도 주장한다. 시위나 소요 상황에서 정부가 인터넷을 차단하는 조치는 최근 미얀마, 중국, 인도, 짐바브웨, 베네수엘라 등에서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인도는 자국령 카슈미르 자치권을 회수하고 군대를 진입시키면서 인터넷을 완전 차단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블랙핑크 ‘타임 100 넥스트 2019’ 선정

    블랙핑크 ‘타임 100 넥스트 2019’ 선정

    그룹 블랙핑크가 미국 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타임 100 넥스트 2019’에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타임은 13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미래를 이끌어 갈 영향력 있는 인물 100명을 발표하면서 블랙핑크를 ‘경이로운 사람’(Phenoms) 부문에 선정했다. 블랙핑크는 카밀라 카베요, 빌리 아일리시 등 쟁쟁한 팝스타를 비롯해 카를로스 알바라도 케사다 코스타리카 대통령, 홍콩의 민주활동가 에드워드 렁, 베네수엘라 학생운동가 라파엘라 레케센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블랙핑크에 대해 타임은 “미국에서 아직 떠오르는 스타일 수 있지만, 유튜브에서는 이미 최고로 군림하고 있다”며 “이들의 유튜브 구독자 3100만명은 전 세계 어느 다른 음악 그룹보다 많다”고 설명했다. 15년 전부터 ‘가장 영량력 있는 100인’을 발표해 온 타임은 올해 처음 비즈니스·엔터테인먼트·스포츠·정치·과학 등의 분야에서 미래를 이끌 100명을 선정하면서 “최근에는 제도권의 도움 없이 국제적인 관심을 끄는 개인의 수가 증가했다는 것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타임의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는 방탄소년단(2019), 비(2006·2011) 등 케이팝 가수들이 포함된 적이 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블랙핑크, 美타임지 ‘차세대 100인’ 선정… “유튜브 최고 스타”

    블랙핑크, 美타임지 ‘차세대 100인’ 선정… “유튜브 최고 스타”

    그룹 블랙핑크(지수, 제니, 로제, 리사)가 미국 타임지 선정 ‘타임 100 넥스트 2019’에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타임지는 13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미래를 이끌어갈 영향력 있는 인물 100명을 담은 ‘타임 100 넥스트 2019’를 공개하면서 블랙핑크를 ‘경이로운 사람’(Phenoms) 부문에 선정했다. 블랙핑크는 카밀라 카베요, 빌리 아일리시 등 쟁쟁한 팝스타를 비롯해 홍콩의 민주활동가 에드워드 렁, 베네수엘라의 학생운동가 라파엘라 레케센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타임지는 “블랙핑크는 미국에서 아직 떠오르는 스타일 수 있지만, 유튜브에서는 이미 최고로 군림하고 있다”며 “이들의 유튜브 3100만명의 구독자 수는 전 세계 어느 다른 음악 그룹보다 많다”고 설명했다. 타임지는 올해 처음으로 비즈니스,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정치, 과학 등 분야에서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는 100명의 떠오르는 스타를 ‘타임 100 넥스트’로 선정했다. 그러면서 “15년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을 처음 발표했을 때, 그것은 국가 지도자·기업 CEO·블록버스터 배우 등 전통적인 권력 구조를 통해 떠오른 사람들로 채워졌다”며 “최근 판에서는 국제적인 관심을 끄는 데에 제도권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 개인의 수가 증가했다는 것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블랙핑크는 지난 11일 ‘뚜두뚜두’ 뮤직비디오로 케이팝 그룹 최초 유튜브 10억뷰 달성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앞서 전 세계 23개 도시에서 월드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친 블랙핑크는 다음달 도쿄돔을 시작으로 내년 초까지 일본 3개 도시 4회 공연 규모 돔투어에 나선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스페인 국왕, 식민지였던 쿠바 첫 국빈 방문

    스페인 국왕, 식민지였던 쿠바 첫 국빈 방문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이 쿠바를 국빈 방문했다고 AP통신 등이 12일(현지시간) 전했다. 스페인 국왕이 옛 식민지 쿠바를 국빈 자격으로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전날 오후 쿠바 아바나에 도착한 펠리페 6세 국왕과 레티시아 왕비는 이날 쿠바 독립영웅 호세 마르티 기념비에 헌화하며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펠리페 6세 국왕 부부는 쿠바 내 기업계와 문화계 인사들을 차례로 만날 예정이다. 이번 방문은 쿠바 수도이자 스페인 정복자들에 의해 건설된 아바나 설립 500주년을 맞아 이뤄졌다. 스페인은 중국과 베네수엘라에 이은 쿠바의 세 번째 교역국으로, 이번 국왕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 관계 확대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스페인 제1당인 중도좌파 사회노동당이 연정을 구성하고 집권을 본격화하면 쿠바와의 관계는 더욱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대로 스페인 우파 진영은 국왕의 이번 국빈 방문을 비판하고 있다고 AP가 전했다. 2016년 펠리페 6세 국왕의 부친인 후안 카를로스 국왕이 피델 카스트로 장례식 참석을 위해 쿠바를 찾은 적이 있지만 공식 국빈 방문이 아니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SK 소사 결별…베네수엘라 우완 핀토 영입

    SK 와이번스가 외국인 투수 헨리 소사(34)와 결별한다. 그 자리는 베네수엘라 출신 우완 투수 리카르도 핀토(25)로 메꾼다. SK는 13일 “핀토와 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45만 달러, 옵션 25만 달러 등 총액 80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SK는 소사의 퇴출을 공식 발표하진 않았지만 “기존 외국인 투수 앙헬 산체스(30)와는 재계약 방침을 세웠다”며 우회적으로 결별 소식을 전했다. 소사는 2019시즌 중반 브록 다익손(25)의 대체 선수로 SK와 계약했지만 체력 문제를 드러내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SK는 컨디션 관리를 위해 소사에게 이례적으로 긴 휴식을 주기도 했지만 결국 소사와 함께 갈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새 외국인 투수 핀토는 2012년 루키리그를 통해 미국 야구에 데뷔한 뒤 2016년 더블A, 2017년엔 트리플A를 거쳐 메이저리그를 밟았다. 핀토는 2017시즌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25경기에 출전해 1승 2패 평균자책점 7.89를 기록한 뒤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2019년엔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메이저그 2경기에 나서 평균자책점 15.43으로 부진했다. 핀토는 지난 9월 샌프란시스코로 이적했지만 메이저리그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최근 SK와 접촉했다. SK 관계자는 “핀토는 2018년부터 관심을 가졌던 선수”라면서 “상대 타자를 제압할 수 있는 강력한 직구와 투심 패스트볼, 체인지업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복수의 메이저리그 관계자를 통해 뛰어난 기량과 좋은 인성, 태도를 가진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어린 나이인 만큼 SK에서 오랜 기간 활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계약을 마친 핀토는 “야구 인생을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14년 집권’ 볼리비아 대통령 퇴진…남미 좌파 지도자들 “쿠데타” 규탄

    ‘14년 집권’ 볼리비아 대통령 퇴진…남미 좌파 지도자들 “쿠데타” 규탄

    모랄레스, 軍·경찰도 돌아서자 사퇴 쿠바·베네수엘라 등 불똥튈까 비상 ‘볼리비아 첫 원주민 대통령’,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사회주의 지도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던 에보 모랄레스(62) 대통령이 국민에 의해 권좌에서 끌려 내려왔다. 2006년 1월 대통령궁에 들어간 지 13년 10개월 만에 쫓겨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이에 중남미 좌파 국가들은 “쿠데타”라고 규탄했다. 대선 불복 시위가 3주째 이어진 10일(현지시간) 오후 모랄레스 대통령은 TV 연설을 통해 “대통령직에서 물러난다”며 “이런 갈등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 무척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의 사퇴 발표는 그가 4선 연임에 도전한 지난달 20일 대선 이후 3주 만에 나왔다. 그는 선거에서 40%를 득표해 2위인 카를로스 메사(65) 전 대통령에 10% 포인트 앞서며 결선 없이 승리를 선언했지만 부정선거 논란이 제기되면서 3주째 거센 시위가 이어졌다. 투표 당일 처음 나온 중간개표 결과에는 1·2위 격차가 크지 않아 결선투표가 유력한 상황이었는데, 선거관리당국이 돌연 개표 결과 공개를 중단한 후 24시간 만에 다시 내놓은 결과에서는 격차가 10% 포인트나 벌어졌던 것이다. 야권은 곧바로 반발하며 전국적인 시위가 벌어졌다. 버티던 모랄레스 대통령은 “선거 조작이 있었다”는 미주기구(OAS)의 이날 감사 결과 발표에 “헌법상 역할을 다하겠다”며 내년 1월까지인 임기를 채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윌리엄스 칼리만 군 최고사령관은 이날 오후 대통령에게 사퇴를 요구했고, 경찰 수장 역시 퇴진 요구에 동참하면서 결국 모랄레스 대통령은 사퇴연설을 하게 됐다. 그의 사퇴에 이어 알바로 가르시아 리네라 부통령도 이날 사퇴 의사를 밝혔다. 각료들도 줄사퇴 의사를 밝힌 상태라 당분간 볼리비아에서는 정국 혼란이 이어지게 됐다. 이에 대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당선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장관 등은 잇따라 성명 및 트위터를 통해 그의 퇴진을 “쿠데타” 또는 “군사작전”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칠레·페루 등 우파 정부는 성명을 통해 “신속하고 평화로운 해결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현존 최장수 중남미 지도자’였던 모랄레스는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아이마라족 원주민 출신으로 1959년 산간 지역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 목동, 벽돌공장 잡부, 빵 장수 등 허드렛일을 전전했다. 이후 코카콜라 원료인 코카 재배를 시작하면서 코카인 재배농 이익단체를 이끌게 됐고 볼리비아 원주민 단체를 대표하는 인물로 부상했다. 1997년 좌파 사회주의운동(MAS) 소속으로 의회에 진출한 뒤 2005년 12월 대선에서 53.7%를 득표하면서 볼리비아 원주민 첫 대통령 당선이라는 역사를 쓰게 됐다. 이후 내리 3선에 성공한 그는 4선 도전에 나섰다가 결국 쫓기듯 대통령궁을 떠나게 됐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여기는 남미] 베네수엘라 공무원, 한달 급여 6달러…화폐 가치의 추락

    [여기는 남미] 베네수엘라 공무원, 한달 급여 6달러…화폐 가치의 추락

    베네수엘라 국민 800만 명의 월소득이 7000원 밑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화폐 볼리바르의 가치가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에 따르면 볼리바르-달러 환율은 지난 7일(현지시간) 2만4228.33볼리바르를 찍었다. 환율이 2만4000볼리바르를 넘어선 건 지난달 30일에 이어 두 번째다. 볼리바르-달러 환율이 뛰면서 달러로 환산한 베네수엘라 국민의 소득은 급락하고 있다. 최저임금을 받는 공무원 300만 명과 최저임금 수준의 연금을 받는 500만 명 등 800만 명의 월소득은 6.19달러(약 7160원)로 떨어졌다. 베네수엘라의 최저임금은 월 15만 볼리바르다. 그나마 지난달 중순 4만 볼리바르에서 인상된 임금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유엔은 일일소득이 1.25달러 미만인 경우 극단적 빈곤으로 본다. 이 기준으로 볼 때 베네수엘라 인구 2800만 중 최소한 800만 명은 '소득이 있는 극단적 빈민'인 셈이다. 기록적인 하이퍼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지폐는 이미 휴지조각이 된 지 오래다. 현지 컨설팅업체 에코아날리티카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전체 상거거래 중 53%는 달러로 이뤄지고 있다. 전 국민이 환율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환율은 국민을 조롱하듯 따라잡기 어려운 속도로 오르고 있다. 2018년 1월 10대1이었던 볼리바르-달러 환율은 같은 해 연말 6381만8000대 1까지 뛰었다. 1년 새 환율이 6381만 800배 뛴 것이다. 베네수엘라는 리디노미네이션을 단행, 화폐에서 '0(제로)' 5개를 지웠다. 1000원이 1원이 된 셈이다. 그러나 이후에도 환율 상승은 멈추지 않고 있다. 올해 외환시장 첫 개장일인 1월 2일 달러에 대한 볼리바르의 환율은 638.18대 1이었다. 환율은 38배 올라 2만5000볼리바르를 엿보고 있다. 이런 속도로 환율이 무서운 속도로 계속 오른다면 연말 베네수엘라의 최저임금이 5달러(약 5790원)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암울한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지 언론은 "생활비로 턱없이 부족한 최저임금이 달러로 환산할 때 극단적 빈곤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국민적 자괴감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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