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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석이 떠밀려오는 베네수엘라 해안 마을…전설이 현실로?

    보석이 떠밀려오는 베네수엘라 해안 마을…전설이 현실로?

    베네수엘라의 한 해변에서 값비싼 보석과 액세서리 등이 잇따라 발견돼 주민들의 ‘보물찾기’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 등 해외 언론의 12일 보도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구아카 해변에서 금반지 등 보석이 떠밀려오기 시작한 것은 지난 9월부터다. 해당 지역에 사는 25세 여성 라레스는 뉴욕타임스와 한 인터뷰에서 “처음 해변의 모래사장에서 보석을 발견한 뒤 너무 흥분된 마음으로 가족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이후 마을 전체에 이 소식이 퍼지면서 모두 해변으로 보석을 캐기 위해 나왔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 지역에 사는 주민 약 2000명은 해변에서 파도에 밀려온 금반지와 은팔찌, 보석이 박힌 장신구 등을 종종 발견했고, 이중 일부는 무려 1500달러(한화 약 164만 원)에 팔리기도 했다.주민 한 명당 적어도 한 번 이상의 ‘보물찾기’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파도를 타고 해변으로 밀려온 보석의 출처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일부는 가라앉은 해적선에서 왔다고 믿고, 누군가는 전설 속 이야기가 현실이 됐다고 믿기도 하지만 증명된 가설은 아무것도 없다. 뉴욕타임스는 현지 주민이 발견한 보석 중 하나를 전문가에게 보내 분석을 의뢰했다. 그 결과 보석과 장신구는 베네수엘라 내에서 제조되는 장신구(주얼리)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고품질의 18캐럿 금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뉴욕타임스는 “이 보석들은 대체로 20세기 중반에 상업적으로 제조된 것으로 보이지만, 제조된 시기와 장소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더욱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전했다.미스터리한 보물찾기가 이어지고 있는 해당 마을은 한때 베네수엘라 어류 가공산업의 중심이었지만, 현재는 대부분의 공장이 폐쇄된 뒤 극심한 빈곤상태에 빠져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제난이 더욱 극심해진데다 주요 생산물이었던 정어리와 참치 등의 수확량이 급감해 더욱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나 놀랍게도 ‘보물찾기’가 시작된 뒤부터 정어리 수확량이 늘기 시작했고,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부족했던 휘발유 공급도 개선되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는 “해변에서 보석류가 발견되기 시작한 뒤로 주민들은 만성적인 경제 위기와 코로나19로 인한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갈수록 작아지는 ‘지구의 허파’…아마존 열대우림 8% 사라졌다

    갈수록 작아지는 ‘지구의 허파’…아마존 열대우림 8% 사라졌다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이 갈수록 작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에 대한 정보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브라질의 민간단체 ‘지리좌표 사회환경정보 아마존 네트워크'(RAISG)는 8일(현지시간) ‘시달리는 아마존’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0~2018년 아마존에선 열대우림 51만3016㎢가 벌목으로 증발했다. 전체 면적의 약 8%가 벌목으로 초토화됐다는 것. 보고서는 “아마존 열대우림을 파괴하는 원인은 각종 채굴산업과 벌목, 사회간접자본 프로젝트, 화재 등 다양하지만 가장 심각한 원인은 무차별적으로 자행되는 벌목”이라고 지적했다.2000~2018년 사이 벌목으로 아마존 면적이 가장 많이 줄어든 해는 열대우림 4만9240㎢가 사라진 2003년이었다. 피해 규모는 한때 줄어드는 듯했지만 2012년부터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해 특히 2015~2018년엔 벌목으로 증발한 면적이 3배로 늘어났다. 2018년에만 아마존 열대우림의 면적은 벌목으로 3만1269㎢ 작아졌다.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대표적 국가는 아마존 대국 브라질이다. 아마존 전체 면적의 62%가 몰려 있는 브라질에선 19년간 열대우림 42만5051㎢가 벌목으로 감쪽같이 사라졌다. 2019년 이후의 자료는 이번 보고서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아마존의 벌목 피해는 속도가 붙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9년 1월 출범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정권은 원주민 보호구역 지정을 미루는 등 사실상 아마존 개발을 부추기고 있다.브라질 아마존이 벌목으로 초토화하고 있다면 화재 피해가 심각한 곳은 단연 볼리비아 아마존이다. 보고서는 “2001년부터 매년 평균 아마존 열대우림 16만9000㎢가 불에 타 잿더미가 되고 있다”면서 “전체 면적 대비 피해구역 비율로 보면 화재 피해가 특히 큰 곳은 볼리비아 아마존”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볼리비아 아마존은 전체 면적의 27%가 화재로 잿더미가 됐다. 올해는 이 비율이 더욱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보고서 분석에선 제외됐지만 볼리비아는 올해도 아마존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곤욕을 치렀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지구의 허파를 보호하기 위해선 관련국의 보호정책부터 조율되어야 한다”면서 아마존 보호에 국제적 공조를 촉구했다. 브라질, 콜롬비아, 페루, 볼리비아, 에콰도르, 베네수엘라, 수리남, 가이아나, 프랑스령 기아나 등 9개국에 걸쳐 자리하고 있는 아마존 열대우림은 약 840만㎢ 규모로 세계에서 가장 크다. 아마존 열대우림에 삶의 터전을 둔 사람은 원주민을 포함해 4700만 명에 이른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美 바이든 행정부라면…’ 이란, 석유 수출 정상화 모색

    ‘美 바이든 행정부라면…’ 이란, 석유 수출 정상화 모색

    인도 석유장관 “美 제재 완화 이후, 구매선 다양화”미국 행정부의 원유 수출 제재를 받던 이란이 원유 수출 정상화에 대비, 시설 점검에 나섰다. 내년 초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에서 단행된 대(對)이란 제재가 대거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인도와 중국도 이란산 원유 수출 가능성을 타진하며 이란에 대한 제재 완화 분위기에 힘을 실었다. 블룸버그통신은 6일(현지시간)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이란 석유부가 3개월 내 석유시설을 완전 가동해 석유 생산·수출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온라인 성명을 통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인 2015년 미국 및 유럽 주요국과 맺었던 ‘이란 핵협정’ 당시 이란의 원유 수출 능력은 하루 200만 배럴 수준이었고, 곧 그 만큼까지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협정을 파기한 결과 2018년 이란의 석유 생산량은 하루 190만 배럴로, 지난달 수출량은 하루 13만 3000배럴로 줄었다. 로하니 대통령이 자신한 생산역량은 시장 추정치보다 낙관적이긴 하지만, 터무니없이 높은 수준은 아니다. JP모건은 미국의 이란 제재가 완화하는 쪽으로 바뀐다면, 내년 이란이 원유 수출량을 하루 120만 배럴까지 늘릴 수 있다고 봤다. 이란 수출량 증가는 다른 산유국들의 감산 규모 축소 결정과 맞물려, 내년 유가 상승세를 견제할 장치로 작동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앞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연합체인 OPEC+는 내년 1월부터 감산 규모를 하루 50만 배럴씩 축소키로 결정한 바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이란 정책이 한결 유화적일 것이란 전망은 이란만의 생각은 아니다. 다르멘드라 프라드한 인도 석유천연가스 장관은 지난주 “이란·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 제재가 완화된다면, 더 많은 구매 선택지를 갖고 싶다”고 천명했다. 중국 역시 이란과 베네수엘라 등 기존 제재 대상국의 석유 공급에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여기는 남미] TV 취재용 줄 선 유권자들…베네수엘라 부정선거 의혹

    [여기는 남미] TV 취재용 줄 선 유권자들…베네수엘라 부정선거 의혹

    6일(현지시간) 실시된 베네수엘라 국회의원 선거가 총체적 부정선거 의혹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가 텅 빈 투표소를 붐비는 투표소로 둔갑하기 위해 인파를 동원했다는 증거가 꼬리를 물고 있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에 사는 한 주민이 촬영해 SNS에 공유한 영상이 대표적이다. 1분 24초 분량의 영상은 "지금은 (6일) 오전 8시, 로스하비요스 대로(大路)의 엘세멘테리오"라는 설명으로 시작된다. 엘세멘테리오의 투표소 앞에는 마스크를 착용한 주민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면서 질서 있게 줄을 서고 있다.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입장을 기다리는 것 같지만 잠시 후 줄을 서고 있던 사람들은 갑자기 뿔뿔이 흩어져 사라진다. 취재가 끝났기 때문이다. 영상을 촬영한 남자는 "TV에 투표소마다 긴 줄이 늘어섰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그 얼굴이 그 얼굴"이라면서 "보도를 위해 친정부 성향 언론의 영상 또는 사진 촬영이 끝나면 줄을 서고 있던 사람들은 감쪽같이 사라진다"고 했다.유권자들이 선거를 보이콧하는 바람에 투표소마다 파리만 날린다는 증거는 넘친다. 유권자가 많은 리베르타도르 지역의 한 투표소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바닥에 페인트 표시까지 했지만 줄을 선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베네수엘라에 특파원을 보낸 대다수 중남미 언론은 "유권자가 많은 카라카스의 차카오, 라캄피냐, 파르케 카라보보, 라플로리다 등의 투표소를 둘러봤지만 몇몇 노인만 보일 뿐 대부분 투표소는 비어 있었다"고 보도했다. 대다수 중남미 국가와 달리 베네수엘라에선 투표가 의무가 아니다. 때문에 이번 국회의원선거는 역대 최소 투표율을 기록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안드레스베요 가톨릭대학의 정치학교수 베니뇨 알라르콘은 "(정부가 발표하는 투표율은 얼마가 될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유권자의 80% 정도가 투표를 보이콧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야당이 승리한 2015년 국회의원선거 때 투표율은 74%였다. 5년 만에 실시된 이번 선거에선 국회의원 277명이 선출된다. 야당은 마두로 정부의 정치탄압과 부정선거 준비 의혹 등을 이유로 보이콧을 선언하고 아예 후보를 내지 않았지만 여당에선 영부인과 대통령의 아들까지 출마해 투표를 독려하며 총력전을 전개했다. 중남미 언론은 "2020 국회의원선거는 정통성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여당이 압승한다고 해도 해외는 물론 베네수엘라 국내에서도 인정을 받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사진=영상 캡쳐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배가 수상해…마약운반 ‘가짜임산부’ 가려낸 버스 승객들

    배가 수상해…마약운반 ‘가짜임산부’ 가려낸 버스 승객들

    임산부 행세를 한 브라질 여성이 체포됐다. 2일(현지시간) 7뉴스는 빈 수박통을 배에 얹고 버스에 오른 가짜 임산부가 승객들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9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로 향하는 관광버스에 임산부 한 명이 올라탔다. 출산이 임박한 듯 여성의 배는 불룩하게 나와 있었다. 얼핏 보면 영락없는 만삭의 임산부였지만, 실은 빈 수박통을 둘러맨 가짜였다. 그냥 흘려넘길 수도 있었지만, 매의 눈으로 임산부를 지켜보던 다른 승객들은 버스에 수상한 사람이 탔다며 즉각 경찰에 신고했다.현장에서 연행된 여성은 역시나 임산부가 아니었다. 옷을 들춰보니 수박 반 통이 배에 둘려 있었다. 속을 모두 파낸 빈 수박통 안에는 다량의 코카인이 들어 있었다. 여성은 인접국 파라과이에서 마약을 사다가 운반하는 중이었다고 자백했다. 들키지 않고 거래 장소인 리우데자네이루까지 마약을 운반하기 위해 임산부 행세를 했다고 털어놨다. 현지 경찰은 “마약 운반책인 여성은 코카인 2㎏을 벽돌 4개에 나눠 넣은 후 수박 속을 파내고 그 안에 담아 운반했다”고 설명했다. 여성은 구금 상태로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상파울루 헌병대는 마약 운반 수법과 그 경로가 갈수록 창의적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대형 범죄조직이 연루됐을 가능성도 점쳤다.체포된 여성이 마약을 들여온 파라과이는 남미지역에서 생산된 코카인의 브라질 밀반입 경로다. 특히 브라질 최대 범죄조직 ‘PCC’의 마리화나(대마초) 주요 공급처 역할을 하고 있다.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브라질은 최근 파라과이 접경지대에서 PCC 관련 시설을 단속하고 2억3천만 헤알(약 513억 원) 상당의 자산을 압류했다. 1990년대 초반 브라질 상파울루주에서 등장한 ‘PCC’는 브라질뿐 아니라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페루, 볼리비아,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등에 하부조직을 두고 마약 밀거래와 밀수를 통해 막대한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직원도 수만 명에 달할 정도로 그 세력이 커졌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길이만 12㎞…아마존 열대우림서 1만2000년 된 벽화 발견

    길이만 12㎞…아마존 열대우림서 1만2000년 된 벽화 발견

    아마존 열대우림 외진 곳에서 약 1만2500년 된 벽화가 발견됐다.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일요판 옵서버에 따르면, 영국과 콜롬비아 공동 고고학 연구팀은 지난해 콜롬비아 치리비케테 국립공원의 한 절벽에서 인간과 동물을 형상화한 벽화를 발견했다. 이 선사시대 그림의 폭은 12.87㎞ 정도나 돼 발견 장소는 ‘고대인들의 시스티나 성당’으로도 불린다. 왜냐하면 시스티나 성당은 르네상스 시대 거장 미켈란젤로가 높이 20m의 천장에 그린 세계 최대 크기의 벽화로 유명하기 때문.벽화는 그려진 시기가 적어도 1만2000년 전으로, 그동안 남아메리카 대륙에서 볼 수 없었던 코끼리의 선사시대 조상뻘인 마스토톤 등 빙하기에 멸종한 동물들을 보여준다. 낙타과의 멸종 동물 팔래올라마와 거대 나무늘보 그리고 빙하기 말뿐만 아니라 다른 선사시대 벽화들에서 볼 수 있었던 사람의 손바닥 자국들도 남아 있다. 아마존에 사는 대부분의 원주민 부족은 최대 1만7000년 전 베링 육교를 건넌 것으로 생각되는 첫 번째 시베리아 이주민들의 후손으로 여겨진다. 베링 육교는 플라이스토세의 빙하기에 해면이 저하돼 생겨난 시베리아와 알래스카 사이를 연결하는 육지로, 당시에는 강설량이 매우 적어 육로가 손상되지 않아 양 대륙으로 몇백 ㎞까지 뻗어 있어 사람들이 다른 지역으로 건너갈 수 있는 길을 제공했다. 벽화는 현재 어느 부족이 새겨놨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아마존에는 지난 몇천 년 동안 존재해온 것으로 추정되는 두 주요 원주민 부족인 야노마미와 카야포가 있다. 브라질과 베네수엘라의 국경 사이 지역에서 거주하는 야노마미에 관한 최초 보고는 1759년 스페인의 한 탐험가가 발견한 다른 부족의 족장에게서 전해들은 이야기에서 나왔다. 반면 인구 8600명으로 추정되는 카야포족의 기원에 대해서는 훨씬 덜 알려졌다. 아마존의 원주민들은 비교적 최근까지 문자 기록을 남기지 않았고 그곳의 습한 기후와 산성 토양은 유골을 포함한 그들의 물질문화의 거의 모든 흔적을 지웠다. 이번 벽화가 발견되기 전까지 1500년 이전의 이 지역 역사에 대해 알려진 것은 도자기나 화살촉과 같이 거의 남지 않은 고고학적 증거에서 유추한 것이었다.현재 사라진 문명을 엿볼 수도 있는 이번 고대 벽화는 역사상 최초로 아마존에 도달한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여겨진다. 벽화가 발견된 장소는 세라니아 데 라 린도사라는 지역 안으로, 이곳은 너무 외진 곳이라서 연구팀은 차로 2시간을 이동한 뒤 거기서 다시 도보로 4시간을 걸어가야 했다. 연구팀 책임자인 호세 이리아르테 영국 엑서터대 고고학과 교수는 “우리는 몇만 점의 벽화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면서 “이를 문서화하는 데는 3세대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제 우리는 멸종 동물들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이 그림들은 너무 자연스럽고 잘 묘사돼 있어 당신이 말을 보고 있다고 말해도 우리는 거의 의심하지 않는다”면서 “너무 세밀해서 말 털까지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벽화 중 일부는 비교적 깎아지른 암벽 위에 극도로 높게 그려져 있어 처음에 연구팀을 당황하게 했다. 하지만 이리아르테 교수는 벽화 중에 나무로 만든 탑을 묘사한 것을 발견하고 이것이 토착민들이 어떻게 이런 극한의 높이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또 벽화는 종교적 목적으로 그려졌는지 확실하지 않지만 연구팀은 벽화에서 많은 커다란 동물들이 마치 숭배되고 있는 것처럼 사람들이 팔을 들어올리고 둘러싸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이 벽화는 오는 12월 5일 영국 채널4 방송 다큐멘터리 ‘정글 미스터리: 아마존의 잃어버린 왕국’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고고학자 겸 탐험가인 엘라 알샤마히는 “일부 사람은 아마존이 항상 열대우림이 아니었고 사실 몇천 년 전에는 훨씬 더 사바나 사막 같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면서 “이 땅이 그렇게 오래전에 어떻게 생겼을지에 관한 이 고대 벽화를 보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 이리아르테 교수는 앞으로 이 지역에서 더 많은 벽화를 발견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어 그와 그의 동료들은 코로나19 규제가 풀리는 대로 현장을 다시 방문해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KIA 이어 한화도 외국인 사령탑… 한화 반등 성공할까

    KIA 이어 한화도 외국인 사령탑… 한화 반등 성공할까

    이번 시즌 압도적 꼴찌에 머무른 한화 이글스가 외국인 신임 감독으로 반등을 모색한다. 한화는 27일 “제12대 감독에 카를로스 수베로 전 밀워키 브루어스 코치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임기는 3년이며 계약 규모는 상호 합의 하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베네수엘라 국적의 수베로 감독은 2001~2015년 다수의 마이너리그팀 감독을 역임하며 유망주 발굴에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2016~2019년까지는 밀워키 브루어스의 1루 및 내야 코치를 역임하면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밀워키의 리빌딩 성공 과정에 한 축을 담당하기도 했다. 지난해 프리미어12에선 베네수엘라 야구대표팀 감독도 맡았다. 한화가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면서 내년 시즌 KIA 타이거즈 맷 윌리엄스 감독과 함께 2명의 외국인 감독을 볼 수 있게 됐다. 윌리엄스 감독은 시즌 막판 5강 싸움에서 밀리긴 했지만 지난해 승패 마진이 -18이었던 팀을 올해는 +2로 바꿔놨다.그동안 한국 프로야구에는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2008~2010년), 트레이 힐만 전 SK 와이번스 감독(2017~2018년)이 팀 체질을 바꾸고 성공한 사례가 있다. 윌리엄스 감독 역시 1년 만에 팀 전력을 끌어올린 만큼 수베로 감독이 만년 하위권인 한화의 팀 체질을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화는 올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젊은 팀으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베테랑 야수 이용규, 송광민 등을 내보내는 등 변화의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감독 선임에 아서 장종훈, 송진우 코치 등 레전드 코치들을 내보낸 것도 수베로 코치 사단을 만들기 위한 초석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는 “수베로 감독과 협의를 통해 내년도 코칭스태프 구성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수베로 감독은 “KBO리그에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구단에 감사드린다”며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에 맞춰 팀을 발전시키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구단을 통해 전했다. 수베로 감독은 내년 1월 입국할 예정이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여기는 남미] ‘마스크 끼고 촛불끄기’ 도전한 대통령, 실패 후 한 말은?

    [여기는 남미] ‘마스크 끼고 촛불끄기’ 도전한 대통령, 실패 후 한 말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마스크 착용하고 촛불 끄기에 도전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58세 생일을 맞은 마두로 대통령은 카라카스에 있는 대통령궁에서 생일파티를 열었다. 이날 행사의 클라이막스는 베네수엘라 국기색을 곱게 입힌 3층 케이크의 촛불 끄기. 입으로 바람을 불어 촛불을 끄려면 마스크를 벗어야 하지만 마두로 대통령은 마스크를 낀 채 촛불 끄기에 도전했다. 훅훅 여러 차례 불어도 촛불이 꺼지지 않자 이를 안타깝게 지켜보던 영부인이 "마스크를 벗고 촛불을 끄라"고 했지만 마두로 대통령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 결국 생일케이크 촛불 끄기에 실패한 마두로 대통령은 "마스크의 기능을 시험해본 것일 뿐 벌써 촛불을 끌 힘까지 잃은 건 아니다"라며 포기를 선언했다. 마두로 대통령의 이런 발언에 주변에선 웃음이 터졌다. 일각에선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이 위생방역에 역대급 모범을 보인 것이라는 칭찬이 나왔지만 파티를 지켜본 대다수 국민은 시선은 싸늘했다. 이날 마두로 대통령의 생일파티는 국영방송을 통해 생중계됐다. 익명을 원한 카라카스의 한 주민은 "요즘 대통령의 생일파티를 생중계하는 나라가 과연 몇이나 되겠나"며 "마두로 대통령이 독재자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일갈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파티를 연 데 대해서도 못마땅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마두로 대통령의 생일파티에는 가족과 친인척, 친구 등이 다수 참석했다. 참석자 중 일부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고, 사회적 거리두기는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마두로 대통령은 파티에 마리아치(야외악단)까지 불러 노래를 부르며 공연을 하게 했다. 일부 참석자는 노래를 따라 불렀다. 네티즌들은 "각종 모임을 자제하라고 하면서 정작 대통령은 사람들을 모아 놓고 파티를 열었다"며 "국민을 억압하고 자신은 멋대로 행동하는 게 과연 독재자답다"고 마두로 대통령을 강력히 비판했다. 한편 공식 통계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코로나19 확진자는 누적 10만 명을 넘어섰다. 사망자는 873명에 이르고 있다. 사진=TV 캡쳐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롯데, 우완 투수 프랑코 새로 영입

    롯데, 우완 투수 프랑코 새로 영입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새 외국인 투수로 우완 앤더슨 프랑코(28·베네수엘라)를 영입했다고 20일 밝혔다. 연봉 24만 5000달러, 옵션 20만달러에 사이닝 보너스 5만 5000 달러 등 총액 50만 달러다. 키 185㎝, 체중 109㎏의 체격에 평균 시속 150㎞ 이상의 직구를 구사하는 프랑코가 제구력도 준수하고 주무기인 체인지업과 직구의 구속 차가 크고 변화 각도도 예리해 영입하게 됐다고 롯데는 설명했다. 지난해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5경기에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ERA) 3.38을 기록했으나 주로 마이너리그에서 꾸준하게 선발로 나서며 마이너리그 통산 183경기(선발 163경기)에서 45승 59패 ERA 4.57을 기록했다. 2020시즌 15승 4패 ERA 2.50으로 에이스 노릇을 한 댄 스트레일리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최우선으로 고려 중이다. 이와 관련 롯데는 “선수의 뜻을 존중해 최선의 계약 조건을 제시한 뒤 대기 중”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
  • 파리·취리히 전세계 생활비 1위 도시…팬데믹 영향

    파리·취리히 전세계 생활비 1위 도시…팬데믹 영향

    파리·취리히·홍콩 등 3개 생활비 가장 비싸싱가포르·오사카·텔아비브·제네바·뉴욕 순미국 제재에 이란 테헤란 106위서 79위로 최하위 133위는 시리아 수도 다마스커스코로나19로 스위스 취리히와 프랑스 파리가 생활비가 가장 많이 드는 도시에 올랐다. CNN은 18일(현지시간)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세계생활비지수’(9월 기준)를 인용해 전세계 133여개 도시 중 프랑스 파리, 스위스 취리히, 홍콩 등 3개 도시가 생활비가 가장 많이 드는 곳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뉴욕의 생활비를 100만원으로 봤을 때 이 도시들의 생활비 수준은 103만원이었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생활비 물가 1위였던 싱가포르는 4위로 내려갔다. 일본 오사카와 이스라엘 텔아비브가 공동 5위였다. 이어 7위는 스위스 제네바, 8위 미국 뉴욕, 9위 덴마크 코펜하겐, 10위 미국 로스앤젤레스 순이었다. CNN은 유럽 도시의 두드러진 생활비 상승에 대해 “미국 달러화의 하락을 포함한 코로나19로 인한 환율 변동을 감안할 때, 달러 대비 유로화의 가치가 오른 것은 서유럽의 물가가 상승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위스 프랑도 가치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는 지난 4월부터 2개월간 의료, 금융, 치안 등 필수사업 외 모든 사업장 및 상점을 폐쇄하는 ‘서킷브레이커’ 조치를 시행하고 이로 인해 외국인 근로자들이 대거 떠나면서 평균 생활비가 다소 낮아진 것으로 봤다. 이외 미국의 제재가 힘을 발휘하면서 생활비 물가가 106위에서 79위로 크게 뛴 이란 테헤란이 특징적이었다. 세계에서 생활비가 가장 싼 도시는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커스로 뉴욕 생활비가 100만원이라면 이곳은 5분의 1 가량인 22만원이었다. 이외 베네수엘라의 카라카스, 잠비아 루사카,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카자흐스탄 알마티 등의 생활비가 저렴했다. 코로나19로 상품 가격들도 변화가 있었다. 재택근무가 늘면서 전자제품 가격은 오르고, 옷값은 하락했다. 이밖에 담배와 술 가격은 상승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LED 60대로 합주…‘꿈의 오케스트라‘ 10주년 기념공연

    LED 60대로 합주…‘꿈의 오케스트라‘ 10주년 기념공연

    LED 화면 60개를 무대에 세워 놓고 전국 18곳의 아동·청소년 단원 200명이 함께 합주하는 공연이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함께 오는 17일 오후 5시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음악당에서 ‘꿈의 오케스트라’ 10주년 기념공연을 무관중으로 열고 교육진흥원 유튜브(www.youtube.com/c/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 온라인 생중계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공연을 위해 꿈의 오케스트라 음악감독과 강사들이 가이드 음원을 만들어 사전에 제공하고, 단원들은 온라인 교육을 통해 연습하며 사전 녹음과 촬영을 마쳤다. 특히, 마지막 합주는 실시간으로 연주하는 만큼 권역별 거점 4곳에 미디어 서버와 인터넷망을 설치해 각지 단원들을 연결하고, 소리 지연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첨단기술과 음향 기술을 적용했다. 최성환의 ‘아리랑 환상곡’,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 레스피기의 ‘로마의 소나무’, 클래식 메들리 등을 연주한다. 꿈의 오케스트라 홍보대사인 가수 헨리와 경북예술고 김나래 학생이 바이올린과 첼로로 ‘보칼리제’를 협연한다. 꿈의 오케스트라는 지역사회의 소외계층을 포함한 아동·청소년들이 단편적인 음악교육에서 벗어나 협력하는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성장하도록 돕는 사업이다. 베네수엘라에서 시작한 ‘엘 시스테마’를 모방한 프로그램으로, 2010년 전국 8개 거점기관에 단원 470명으로 시작해 현재 모두 49개 기관에서 단원 2800여명이 활동 중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여기는 남미] 경제 붕괴 베네수엘라, 길거리 강도는 줄어드는 역설

    [여기는 남미] 경제 붕괴 베네수엘라, 길거리 강도는 줄어드는 역설

    "길을 걷다가 강도나 도둑을 만날 가능성은 훨씬 낮아졌어요." 베네수엘라의 범죄심리학교수이자 현직 변호사인 루이스 이스키엘은 최근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국가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노상강도나 날치기, 좀도둑은 오히려 줄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치안이 전반적으로 개선된 건 아니다. 이른바 '가진 사람, 경제적 여력이 있는 계층은 외출을 꺼리게 된 때문이다. 국가경제가 무너진 베네수엘라에서 다발하는 범죄의 유형이 바뀌고 있다. 현지 언론은 복수의 범죄심리학 전문가를 인용, "최근 들어 전국적으로 납치와 유괴사건이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카라카스에서 변호사로 활동 중인 이스키엘은 지난 10월 1주일에 1건 꼴로 납치범들과 협상을 벌였다. 몸값을 최대한 낮추면서 납치된 사람이 안전하게 석방될 수 있도록 납치범들과 접촉하는 일이다. 그는 "납치조직의 보복, 납치된 가족의 안전 등을 걱정해 사건이 발생해도 신고를 꺼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납치된 사람의 가족들이 변호사를 고용해 납치범들과 협상을 한다"고 설명했다. 납치범들이 요구하는 몸값은 보통 500~2000달러 사이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55~223만원 정도의 소액이지만 경제가 붕괴된 베네수엘라에선 엄청난 거금이다. 이스키엘은 "납치조직이 확실한 돈벌이를 위해 사전에 치밀하게 납치의 표적을 고르고 정보를 수집한다"고 말했다. 노상강도나 날치기, 좀도둑은 상대적으로 줄고 있다. 국가경제가 뿌리 채 흔들리면서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표적을 털어봤자 소득(?)이 신통치 않아졌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은 "이제 길에선 귀중품을 가진 사람도, 두둑한 지갑을 갖고 다니는 사람도 만나기 힘들어졌다"며 "강도나 날치기를 해봤자 돈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범죄자들이 누구보다 먼저 깨달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납치나 유괴가 확실하게 돈이 되는 범죄로 유행하면서 범행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술리아, 라라 등지에선 납치나 유괴 후 신속하게 몸값을 받아내기 위해 납치조직이 가족들의 집이나 사업장에 수류탄을 던져 압박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납치나 유괴사건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현지 언론은 "법무부가 이에 대한 통계조차 내지 않고 있어 납치나 유괴사건 피해자는 전국에서 속출하고 있지만 얼마나 많은 납치사건이 발생하고 있는지 공식적으로 확인할 길이 없다"고 보도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여기는 남미] 앵벌이 조직에 딸 빌려주고 7500원 받은 몹쓸 엄마

    [여기는 남미] 앵벌이 조직에 딸 빌려주고 7500원 받은 몹쓸 엄마

    푼돈을 받고 어린 딸을 '앵벌이 조직'에 빌려주던 여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어린아이를 빌려 구걸을 하던 여자들도 쇠고랑을 찼다. 코로나19 사태로 구걸하는 사람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콜롬비아에서 최근 벌어진 일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콜롬비아 메트로폴리탄 경찰은 부카라망가에서 어린 여자아이를 안고 구걸하는 2명의 여자를 불심검문했다. 아이를 안고 자동차 사이를 누비면서 구걸을 하고 있는 여자들은 베네수엘라에서 국경을 넘은 이민자들이었다. 두 여자는 신원이 확인됐지만 함께 있던 아이는 누구인지 확인이 되지 않았다. 경찰이 다그쳤지만 두 여자는 아이와의 관계에 대해선 입을 열지 않았다. 무언가 심상치 않은 낌새를 눈치 챈 경찰은 두 여자를 경찰서로 연행하고 추가 확인에 들어갔다. 조사 결과 아이는 두 여자가 빌린 '앵벌이 소품'이었다. 침묵하던 두 여자는 경찰조사에서 끈질긴 추궁을 받자 구걸을 위해 2만5000페소를 주고 어린아이를 빌렸다고 털어놨다. 원화로 환산하면 7500원 정도 되는 돈이다. 남미에선 아이를 안고 있는 여자에 대한 우대와 배려가 특별하다. 노약자가 버스나 지하철에 타도 좀처럼 자리를 내주지 않지만 아이를 안고 타면 앉아 있는 승객들은 경쟁적으로 자리를 내준다. 여자들이 구걸을 위해 아이를 빌린 이유다. 두 여자는 "아이를 안고 있으면 쉽게 돈을 주는 사람이 많아 구걸을 할 때마다 아이를 빌렸다"고 말했다. 경찰은 푼돈을 받고 딸을 앵벌이조직에 임차한 비정한 엄마를 연행,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아이를 안고 구걸하던 두 베네수엘라 여성의 말엔 틀림이 없었다. 경찰은 돈을 주고 사람을 빌리고 빌려준 혐의로 세 여자를 검찰에 송치했다. 졸지에 혼자가 된 아이는 부카라망가 어린이보호시설에 보호를 받고 있다. 경찰은 "코로나19로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최근 들어 길에서 구걸하는 사람이 부쩍 늘어났다"면서 "아이를 안고 구걸하는 여성도 눈에 띄게 늘어나 비슷한 사례가 있는지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향후 재판 과정에서 사건이 어떻게 처리되는가에 따라 엄마가 양육권을 잃을 수도 있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베네수엘라 “부작용 없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성공”

    베네수엘라 “부작용 없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성공”

    베네수엘라가 코로나19 치료제 발견에 성공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25일(이하 현지시간) 국영방송을 통해 중계된 기자회견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로 사용될 수 있는 분자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중남미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에 성공했다는 발표는 이번이 처음이다. 베네수엘라가 DR-10이라고 명명한 분자는 코로나바이러스를 100% 무력화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마두로 대통령은 "(시험결과) DR-10 분자는 코로나바이러스만 무력화할 뿐 건강한 분자에겐 전혀 독성을 갖고 있지 않다"면서 부작용이 전혀 없는 게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인증 절차가 마무리되면 즉시 국제사회와 힘을 모아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로서 DR-10 분자의 대량생산을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네수엘라 보건부도 마두로 대통령의 발표 내용을 확인했다. 베네수엘라 과학기술부장관 가브리엘라 히메네스는 트위터에 "코로나19 치료에 매우 효과적인 치료제 DR-10의 사용을 승인했다"면서 "정말 엄청난 뉴스"라고 자평했다. 복수의 현지 보건부 소식통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WHO 인증을 받기 위한 절차를 개시했다. DR-10 분자를 발견하고 치료제를 개발하는 과정을 주도한 건 베네수엘라 정부 산하기관인 과학조사연구소다. 연구소는 베네수엘라에서 약효가 있다고 알려진 식물에 대한 화학적 연구를 진행하면서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DR-10 분자의 트리테르펜을 발견했다고 전해진다. 관계자는 "우르솔산(Ursolic acid)의 트리테르펜을 추출하는 데 성공하고, 이를 베네수엘라에서 유행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에 실험한 결과 바이러스 복제를 100% 억제하는 효능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히메네스 장관은 "베네수엘라가 인류에 큰 공헌을 하게 됐다"면서 "연구와 개발에 성공한 과학조사연구소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한편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쑥대밭이 되고 있는 남미에서 치료제 발견이나 개발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베네수엘라 정부의 공식 발표에 대해 중남미에선 신중한 반응이 엿보인다. 베네수엘라 정부에 대한 신뢰가 워낙 바닥으로 떨어진 탓이다. 일부 언론은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를 개발했다고?"라고 제목에 물음표를 다는 등 공개적으로 불신감을 드러냈다. 익명을 원한 칠레의 감염병 전문가는 "실제로 치료제가 상용화되어서 효과가 입증된다면 몰라도 지금 단계에서 베네수엘라의 발표를 곧이곧대로 믿는 전문가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의 코로나19 확진자는 27일 현재 9만47명, 사망자는 777명을 기록 중이다. 사진=회견 중인 마두로 대통령 (출처=베네수엘라 정부)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툭하면 가사도우미 폭행…CCTV에 딱 걸린 필리핀 외교관 (영상)

    툭하면 가사도우미 폭행…CCTV에 딱 걸린 필리핀 외교관 (영상)

    걸핏하면 폭력을 휘두르던 브라질 주재 필리핀 외교관이 결국 본국에서 조사를 받게 됐다. 필리핀 정부가 주브라질 대사 아리추 마우로 대사에게 소환령을 내렸다고 브라질 언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라질 언론은 "필리핀 외교부가 가사도우미를 상습적으로 구박하고 학대한 마우로 대사에게 본국으로 돌아오라는 명령을 내렸다"면서 필리핀으로 귀국하는 마우로 대사가 학대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마우로 대사를 궁지로 몰아넣은 건 브라질 TV방송 '글로보뉴스'를 통해 최근 공개된 한 편의 동영상이다.주브라질 필리핀 대사관저에 설치된 CCTV 화면을 편집한 영상에는 마우로 대사가 본국(필리핀)에서 파견된 가사도우미를 폭행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찍혀 있다. 마우로 대사는 가사도우미의 머리를 때리는가 하면 머리채를 붙잡고 흔들기도 한다. 이어지는 학대와 폭행 장면을 보면 대사와 가사도우미는 매번 다른 옷을 입고 있다. 학대와 구타가 단발성 사건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반복됐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브라질 TV방송 글로보뉴스는 "걸핏하면 반복되는 대사의 학대와 폭행을 보다 못한 한 대사관 직원이 CCTV를 편집, 증거자료를 제보한 것"이라면서 영상을 공개했다. 방송에 따르면 지난 8월 브라질 사법부에 사건에 대한 고소가 접수됐고, 공개된 CCTV영상은 증거로 제출됐다. 대사관저에서 대사의 학대와 폭력에 시달리던 가사도우미는 앞서 지난주 필리핀으로 귀국했다. 브라질 언론은 "필리핀 당국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피해자인 가사도우미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2018년 주브라질 대사로 부임한 마우로 대사는 콜롬비아, 가이아나, 수리남, 베네수엘라 등 남미 4개국 대사를 겸직해왔다. 부임 2년 만에 그가 불명예 소환되면서 브라질을 비롯한 5개국에서 필리핀 대사직은 사실상 공석이 됐다. 한편 현지 언론은 "경제가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가난한 사람이 많은 필리핀에선 돈을 벌기 위해 가사도우미 등으로 해외취업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필리핀의 사회적 약자가 (자신을 보호해야 할) 자국 대사로부터 학대에 시달린 어이없는 사건"이라고 고발했다. 사진=뉴스화면 캡쳐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여기는 남미] 성형 15회… ‘레드스컬’로 변신한 베네수엘라 남성

    [여기는 남미] 성형 15회… ‘레드스컬’로 변신한 베네수엘라 남성

    "비즈니스 위한 투자였어요" 비즈니스를 위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신한 청년이 언론에 소개됐다. 완벽한 레드 스컬로 변신한 베네수엘라 청년 헨리 로드리게스(34)가 바로 그 주인공. 스페인 갈리시아 지방에 정착한 이민자인 그는 인터뷰에서 "길을 걷다 보면 이상한 사람처럼 쳐다는 사람이 많지만 생계를 위한 확실한 투자였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로드리게스는 일대 변신을 위해 지금까지 모두 15번 성형수술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과감하게 코의 일부를 절단하고, 이마와 눈썹, 볼에는 실리콘 임플랜트를 했다. 수술에 투자한 돈은 약 3만 유로, 우리 돈으로 약 4030만원이다. 덕분에 그는 안정적인 직장을 얻었다. 그가 근무하는 곳은 갈리시아 지방 오우렌세에서 가장 오래된 한 타투업소. 로드리게스는 타투이스트다. 로드리게스는 "타투업소 직원이 은행직원처럼 옷을 입고 근무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타투를 업으로 삼은 나에겐 얼굴 자체가 곧 유니폼"이라고 말했다. 그럼 왜 하필 레드 스컬이었을까? 로드리게스는 24살 때부터 마블의 만화책에 심취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는 슈퍼 히어로보다는 악의 세력에 푹 빠져들었다. 그는 "인간에 내재한 악의 본능 때문인지 스토리에 빠지면 빠질수록 슈퍼 히어로 캡틴 아메리카보다는 레드 스컬에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심각한 경제위기에 빠진 조국 베네수엘라를 떠나 스페인에서 이민생활을 하면서 그는 타투이스트가 됐다. 레드 스컬로의 변신을 결심한 건 타투를 평생 직업으로 선택한 후였다. 로드리게스는 "내 얼굴이 이젠 메뉴판 역할을 하기도 한다"며 "고객을 맞는 게 훨씬 더 편해졌다"고 말했다. 레드 스컬과 똑같은 외모 덕에 그에겐 이제 부업도 생겼다. 코믹스 전시회나 박람회가 열릴 때면 게스트로 초청받아 짭짤한 부수입을 올린다. 그는 "거부감을 보이는 사람들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어차피 인간은 모두에게 만족을 줄 수 없는 존재"라며 "지금의 내 모습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라보스데갈리시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여기는 남미] 코로나로 바뀌는 여름 풍경…해수욕장 입장문도 등장

    [여기는 남미] 코로나로 바뀌는 여름 풍경…해수욕장 입장문도 등장

    여름철 피서시즌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진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남미에 비상이 걸렸다. 해수욕장에 피서인파가 대거 몰리면서 코로나19 더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다. 일부 국가에선 해수욕장에서 준수해야 하는 엄격한 방역수칙을 내놓는 등 강력한 대응을 예고하고 있지만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쉽지 않을 것이란 비관론이 지배적이다. 아름다운 대서양 해수욕장이 자랑인 베네수엘라 북중부 라과이라주(州)는 올여름 64개 해수욕장마다 출입구를 설치하기로 했다. 소독시스템이 설치된 출입구를 통과하지 않으면 해수욕장에 들어가거나 나올 수 없다. 라과이라주는 해수욕장 입장 인원도 제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해수욕장에 입장할 수 있는 피서객은 매일 최대 4500명으로 제한된다. 관계자는 "오전 7시부터 익일 3시까지 해수욕장을 개방할 예정"이라면서 "오전 9시부터 인원점검을 시작, 4500명이 차면 곧바로 추가 입장을 중단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서객은 바닷가에서도 엄격한 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 마스크를 꼭 챙겨야 하고, 대화를 할 때는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파라솔을 설치할 때는 최소한 2m 간격을 두어야 하고, 1개 파라솔 밑에 2명 이상 모여 있으면 안 된다. 선탠을 할 때도 2m 사회적 거리두기는 필수다. 해수욕장 주변 식당은 여름철 내내 테이크아웃 영업만 할 수 있다. 매장 내 테이블영업을 하다 적발되면 바로 영업정지 명령이 내려진다. 라과이라주는 "경비원, 경찰, 인명구조요원 등이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것"이라면서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퇴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런가 하면 아르헨티나에선 유명 해수욕장이 몰려 있는 부에노스아이레스주는 피서시즌 코로나19 방역작전을 예고하면서 에어컨 사용금지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부에노스아이레스주 해수욕장의 호텔 등 숙박업소는 찜통더위가 한창일 때 손님을 받아도 에어컨을 가동할 수 없게 됐다. 부에노스아이레스주 관계자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따라 에어로졸을 통한 감염 위험을 낮추기 위해 에어컨 사용을 금지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숙박업계는 불만이 크다. 한여름에 에어컨을 켜지 못하는 호텔에 묵을 피서객이 몇이나 되겠냐는 것이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영국서 코로나19 ‘고의감염’ 연구 시작…22세 자원자의 참가 이유

    영국서 코로나19 ‘고의감염’ 연구 시작…22세 자원자의 참가 이유

    찬성 측 “적은 참가자로 빠른 결과 얻을 수 있어”반대 측 “치료제 없는 상황에서 후유증도 심각”‘건강한 18~30세 대상’ 연구의 실효성 지적도 영국에서 건강한 사람을 일부러 코로나19에 감염시켜 면역 기제를 찾겠다는 실험이 정부 주도로 시작된다. 코로나19 치료와 예방을 위한 좀 더 분명한 과학적 실마리를 찾겠다는 목적이지만, 아직 확실한 치료제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러 바이러스에 감염시키는 것은 위험한 시도이며 비윤리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 임피리얼 칼리지 런던(ICL) 연구진은 내년 초 건강한 지원자들을 고의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시키는 실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른바 ‘인체 유발반응 시험’(HCT·휴먼챌린지시험)으로 불리는 이번 연구에서는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난 적 없고, 심장병이나 당뇨 등 위험요인을 갖지 않은 18~30세 참가자를 최대 19명 모집한다. 연구진은 이들을 바이러스에 고의로 감염시킨 뒤 어떻게 백신이 증상 및 감염을 막는지, 또 이들의 면역 체계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연구한다. 이번 실험에는 영국 공공의료 체계인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정부 자금이 지원된다. 연구진은 우선 런던 로열프리병원에서 실험을 시작한 뒤 전국 다른 지역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알로크 샤르마 영국 산업 장관은 이날 자금 지원을 발표하면서 “획기적이면서도 신중하게 관리되는 이번 연구로 바이러스 규명 및 백신 개발에 중대한 발걸음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가 합의한 지원 자금은 3360만 파운드(약 494억 9000만원)이며, 1월 시험을 시작해 그해 5월까지 결과가 나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이번 실험은 소수의 건강한 사람을 고의로 바이러스에 감염시킨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진행돼온 백신 개발 연구와 다르다. 현재 백신 개발의 3상 임상시험에서는 수만명에게 개발 단계의 백신을 주입한 뒤 일상생활로 돌려보내 바이러스에 자연스럽게 노출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번 HCT는 고의로 ‘확실하게’ 감염시킨 참가자들을 연구한다. HCT는 백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연구 방식이다. 장티푸스, 콜레라, 말라리아와 같은 전염병에도 적용된 바 있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신종 전염병이라는 점이다. 아직 확실한 치료제가 없는 데다가 치명률도 높다. 또 젊고 건강한 사람이라도 후유증이 다양하게 나타나며 심각한 경우도 보고되고 있다. 유용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HCT 찬성론자들은 많은 사람을 바이러스에 노출할 필요가 없고, 연구 결과가 빨리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는다. 이번 시험에 자원한 다니카 마르코스(22·여)는 절친의 할머니가 코로나19 사태 초기 감염돼 돌아가셨다며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병과 싸우고 있다. 지금의 대유행 사태를 끝내는 데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원자 에스테파냐 히달고(31·여)는 수많은 사회적 소수자들이 코로나19로 희생되고 있는 현실에서 역할을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출신 학생인 히달고는 “과학만이 코로나19 사태를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확실하게 입증된 코로나19 치료제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안전장치 없이 감염시키는 것은 비윤리적이며, 젊고 건강한 사람이라도 코로나19에 치명적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위험이 크다고 지적한다. 또 젊고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 전체 인구에게 적용될 수 있는지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이와 관련해 영국 연구진은 참가자 등록 전에 독립적인 윤리 및 보건 위원회의 승인을 받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바이러스 주입, 격리, 후속 상황 등 모든 단계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서울광장] 화투판 경제/김상연 논설위원

    [서울광장] 화투판 경제/김상연 논설위원

    고매하신 경제학자들한테는 불경스럽게 들리겠지만 경제는 화투판의 속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화투판에서 실력이 뛰어나거나 운이 좋은 사람이 돈을 모두 땄다고 하자. 그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돈을 챙겨 집으로 가는 것과 개평을 나눠 주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전자를 택하면 화투판은 종료되고, 후자를 택하면 화투판은 계속 돌아간다. 현실 경제에서도 능력이 뛰어나거나 운이 좋은 사람이 많은 돈을 번다. 그렇게 부자가 된 사람의 주머니에서 돈이 안 나오면 경제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 같은 거부는 이런 속성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게이츠는 매년 천문학적인 돈을 기부한다. 그럼에도 그의 부는 갈수록 늘어난다. 버핏은 자신 같은 부자들로부터 세금을 더 걷으라고 정부에 촉구한다. 토마 피케티의 역작 ‘21세기 자본’을 한 줄로 요약하면, 역사적으로 전쟁(1, 2차 세계대전)이 났을 때만 빼고 빈부격차는 줄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쟁에 따른 파괴, 누진적 소득세 도입, 연평균 3%의 고성장 등으로 1914~1945년에 불평등이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그렇다고 일부러 전쟁을 일으킬 수는 없으니 정부가 부자들로부터 세금을 많이 걷어야 한다는 게 그의 논리다. 그런데 1914~1945년의 예에서 보듯 고소득층 중과세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경제성장이 병행돼야 빈부격차를 제대로 줄일 수 있다. 돈이 돈을 버는 자본수익률이 성장률보다 높으면 자본을 많이 가진 부자들의 부는 가만히 있어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세계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제성장이 거의 멈춘 시대에 살고 있다. 성장이 사실상 종언을 고했다고 말하는 경제학자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지금은 중앙권력이 슈퍼맨처럼 시장에 개입해 인위적으로 성장을 자극하는 정책이 대세가 됐다. 심지어 수십년을 반목해 온 케인스주의(정부의 재정지출)와 통화주의(중앙은행의 통화정책)가 의기투합해 쌍끌이에 나서는 기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판돈 자체가 줄면 외부에서 돈을 수혈해야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는 법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었던 벤 버냉키는 “헬리콥터로 공중에서 돈을 뿌려서라도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소신을 세 차례의 양적완화로 실천해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연준이 2014년까지 양적완화로 시장에 푼 돈은 무려 4조 5000억 달러에 달한다. 올해 3월 코로나19로 경제가 휘청하자 현 연준 의장인 제롬 파월 역시 “우리는 빚을 창출할 수 있다”며 ‘무제한 양적완화’ 카드를 거침없이 꺼냈다. 국민들에게 일정액의 돈을 나눠 주는 개념의 ‘기본소득’도 성장이 멈춘 시대에 판돈을 외부에서 투입하는 고육지책이다. “사회주의 아니냐”고 지적해도 반박할 도리가 없어 보이는 이 개념에 민주당 소속 이재명 경기지사는 물론 보수 정당인 국민의힘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까지 동의를 표한 건 현실성 여부를 떠나 지금 시대가 어디에 와 있는지를 보여 준다. 대표적 자본주의 기업가인 일론 머스크, 마크 저커버그 등도 기본소득에 찬성할 정도다. 이렇게 보면 극렬한 정쟁의 와중에도 4차 추경을 여야 합의로 기한 내에 처리한 것은 대한민국의 저력을 느끼게 한다. 그 과정에서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줄 것이냐(경기부양 개념) 취약계층에게만 줄 것이냐(복지 개념), 통신비로 줄 것이냐 다른 방식으로 줄 것이냐의 논쟁이 일어난 건 모처럼 수준 높은 정치였다. 반면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를 놓고 ‘베네수엘라식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거나 통신비 2만원씩을 코 묻은 돈처럼 나눠 줄 바에는 국고에 아껴 둬야 한다는 식의 주장은 지금 세상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모르는 시대착오적 사고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평균(100%대)보다 한참 낮은 한국(40%대)이 베네수엘라라면 다른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전에 베네수엘라가 됐어야 한다. 국민들에게 돈을 나눠 주면 갑자기 직장을 그만두고 알코올중독과 노름에 빠질 것이라는 주장도 국민을 단세포 수준으로 얕잡아 보는 오만한 발상이다. 특히 취약계층 대상 복지가 게으름을 유발한다는 우려는 기우라는 사실이 멕시코의 저소득층 지원 프로그램인 ‘프로그레사’ 등 여러 사례를 통해 속속 입증되고 있다. 표를 얻기 위해 돈을 뿌리는 것은 포퓰리즘이다. 역으로, 써야 할 돈을 쓰면 안 된다고 정치적 목적을 위해 선동하는 것도 포퓰리즘이다. carlos@seoul.co.kr
  • 메시, 마지막 월드컵을 향한 첫 골

    메시, 마지막 월드컵을 향한 첫 골

    리오넬 메시(33)가 2022년 카타르월드컵 남미예선 첫 경기에서 페널티킥 결승골을 터뜨리며 아르헨티나에 첫 승을 안겼다.아르헨티나는 9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알베르토 J 아르만도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남미예선 에콰도르와의 1차전에서 1-0으로 이겼다. 2006년부터 통산 4회 월드컵 무대를 밟았으나 무관에 그치며 월드컵에서는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메시는 이로써 생애 마지막 월드컵 본선을 향한 시동을 걸었다. 메시는 전반 13분 루카스 오캄포스가 얻어낸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공방이 이어졌으나 추가 득점 없이 경기가 마무리 됐다. 우루과이는 루이스 수아레스와 막시 고메스의 연속골을 앞세워 알렉시스 산체스가 한 골을 만회한 칠레를 2-1로 물리쳤다. 파라과이와 페루는 2-2로 비겼다. 3월 열릴 예정이던 남미예선은 코로나19 여파로 9월로 미뤄졌다가 다시 10월로 연기되며 지연 개막했다. 우루과이·콜롬비아·페루·브라질·베네수엘라·볼리비아·파라과이·아르헨티나·칠레·에콰도르 10개국이 홈앤어웨이 풀리그로 18차전까지 진행되며 2022년 3월 29일 마무리된다. 상위 4개 팀이 월드컵 본선 티켓을 차지하고, 5위 팀은 대륙 간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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