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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 교황 프란치스코 선출] 국내 가톨릭계 반응 …“평화의 사도 돼 줄 것 믿는다” 기대감

    한국 천주교회는 가톨릭 역사상 첫 미주·예수회 출신인 새 교황 프란치스코를 환영하면서 기대감을 표시했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는 14일 발표한 축하 메시지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대리해 지상의 교회를 이끌어 나갈 교황이 가난한 이에게 기쁜 소식을, 억압받는 이에게 해방을 선포하는 평화의 사도가 돼 줄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도 이날 오전 명동대성당에서 집전한 새벽 미사 강론을 통해 “새 교황이 우리 교회가 세상에 사랑과 일치, 진리와 희망, 빛과 기쁨을 가져오는 ‘평화의 도구’가 되도록 이끌어 주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특히 새 교황이 교황명으로 가난한 자를 위한 삶과 청빈을 강조한 이탈리아 아시시의 성인 프란치스코를 택한 것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총무인 정성환(프란치스코) 신부는 이에 대해 “이 시대 가톨릭 교회가 나아갈 길은 예수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복음적인 삶이라는 강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면서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고 사람이 경제에 예속되는 모습 속에 교회도 점점 세속화되는 것이 큰 문제였는데 이런 부분이 개혁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이처럼 새 교황의 탄생을 환영하고 축하하면서도 왠지 서운한 것이 한국 천주교의 솔직한 심정이다. 한국 천주교의 사정이 그리 탐탁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 천주교의 이 같은 속사정은 ‘아시아 가톨릭 강국’이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은 대우 때문이다. 신자 수로만 봐도 531만명 규모는 필리핀(7700만명), 인도(1900만명), 인도네시아(740만명), 베트남(640만명)에 이어 다섯번째다. 천주교 안에선 로마 교황청으로 보내는 이른바 분담금 규모에서도 아시아 최고임을 공공연하게 거론한다. 한국 천주교는 거듭된 박해에 희생된 순교자만도 1만명에서 많게는 2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국 천주교의 사상 유례없는 교세 확장과 세계 가톨릭에서 차지하는 역할 및 위상은 다른 나라 천주교계가 벤치마킹할 정도로 이례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2009년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한 직후 로마교황청이 교황청 관보 1면에 김 추기경의 선종 소식을 곧바로 실었던 사례는 한국 천주교의 위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런가 하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1920~2005)는 1984년 방한 당시 한국 천주교 순교자 103위를 위한 시성식을 집전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한국 순교자 시성식은 교황청 밖에서 열린 최초의 시성식으로 기록된다. 한국 천주교는 새 추기경 임명 때마다 각별한 관심을 쏟았지만 번번이 추기경 추가 임명이 무산된 데 대해 안타까움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전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지난해 2월과 11월 각각 22명과 6명을 더 임명했지만 한국은 빠졌었다. 이번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단수 추기경인 한국 천주교를 배제한 것에 대한 신자들의 아쉬움이 적지 않았다. 한국 천주교계는 일단 새 교황의 한국 배려에 관심을 쏟을 전망이다.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 천주교가 차지하는 위상 제고에 대한 기대다. 새 교황은 한국과는 별 인연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새 교황이 기도와 고행 위주의 봉사와 사목활동에 치중했고, 유럽권 성직자들이 핵을 이루었던 종전의 가톨릭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란 기대가 크다. 염수정 대주교는 이날 새벽 미사를 통해 “새 교황께서 한국 천주교회에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내 주시고 한반도 전체의 평화와 아시아의 복음화를 위해서도 많은 도움을 주시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사실상 바티칸과 새 교황을 향해 한국 천주교의 소망과 기대를 감추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로마 교황청 시성성에서 추진 중인 한국 순교자 125위에 대한 시복시성(諡福諡聖)은 새 교황의 행보를 볼 수 있는 첫 단초로 보고 있다. 교황청은 그동안 한국 천주교가 제출한 순교자 125위의 조사 자료에 대한 최종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 천주교가 전 교계 차원에서 벌여온 시복시성이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적지 않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새 교황 프란치스코 선출] 청빈과 겸손의 삶… 버스타고 다니고 단칸방 아파트서 생활

    [새 교황 프란치스코 선출] 청빈과 겸손의 삶… 버스타고 다니고 단칸방 아파트서 생활

    “좋은 저녁입니다. 여러분의 환영에 감사합니다. 여러분이 알듯이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는 로마에 주교를 앉히는 것입니다. 동료 추기경들이 나를 찾기 위해 세상 끝까지 간 것처럼 보입니다(웃음).” 13일(현지시간) 베네딕토 16세의 뒤를 잇는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된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76) 추기경은 성 베드로 성당 발코니에 나와 옆집 아저씨 같은 모습으로 가벼운 농담이 섞인 첫인사를 건넸다. 그가 즉위명으로 택한 ‘프란치스코’처럼 소박하면서 인간미가 넘친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프란치스코 신임 교황은 ‘청빈과 겸손의 대명사’로 불리며 아르헨티나 가톨릭 교회의 현대화를 이끈 대표적 인물이다. 2005년 콘클라베에서 유력한 교황 후보로 꼽혔으나 베네딕토 16세에게 자리를 내줬던 그는 8년 만에 소집된 회의에서 추기경단의 폭넓은 지지를 얻어 교황 자리에 올랐다. 그는 이번 콘클라베에서 고령 등의 이유로 유력 후보군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예상보다 빨리 끝난 회의에서 교황으로 선출되는 이변을 낳았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1936년 부에노스아이레스 플로레스에서 이탈리아 출신 철도노동자 가정의 5남매 중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화학 기술자가 되려고 했으나 1958년 예수회에 입문, 수도사의 길을 걸었으며 신학생들을 가르쳤다. 30대 시절 수도사로서 지도력을 인정받아 지방을 돌며 사목활동을 했으며 1980년 산미겔 예수회 수도원장으로 발탁됐다. 칠레와 독일에서 공부해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998년 대주교에 오른 뒤 2001년 추기경으로 임명됐다. 대주교가 된 뒤에도 운전기사 없이 항상 버스를 타고 다니고, 대주교 관저가 아닌 단칸방 아파트에 살며 음식을 직접 만드는 등 청빈한 생활로 유명하다. 특히 남녀노소 누구나 그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소박한 성격으로, “나를 추기경이 아니라 신부나 몬시뇰(고위 성직자)로 불러 달라”며 자신을 낮췄다고 한다. 그가 즉위명으로 이탈리아 아시시 출신의 성인 프란치스코를 택한 것도 이 같은 소박한 삶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페데리코 롬바르디 교황청 대변인은 프란치스코라는 교황명의 의미를 “소박하고 박애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DPA통신은 “새 교황이 청빈과 박애의 상징인 프란치스코를 즉위명으로 택함으로써 가톨릭이 가진 부유함의 이미지가 어느 정도 가실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바티칸 공식 뉴스 사이트 영문판이 새 교황 즉위명을 프란치스코 1세라고 표기했다가 대변인이 1세를 붙이지 않은 프란치스코라고 발표하는 혼선을 빚기도 했다. 대변인은 “프란치스코 2세가 나온 뒤에야 프란치스코 1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일간지 클라린은 새 교황이 과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처럼 “교리에서는 보수적이지만 사회적 이슈에서는 진보적”이라고 평가했다. BBC방송은 새 교황에 대해 신학적으로 보수적이라면서 낙태, 동성결혼, 피임 등에 대한 가톨릭 교회의 태도에 변화를 바라는 이들의 입장에서는 실망스러울 수 있다고 전했다. 그가 이끄는 아르헨티나 가톨릭계는 2010년 중남미 지역에서 처음으로 동성결혼을 공식 인정한 아르헨티나 정부와 잦은 마찰을 빚었으며, 그는 이 때문에 대선과 총선에서 야권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교황 프란치스코의 탄생은 또 가톨릭 교회 2000년 역사상 첫 중남미 신대륙 출신 교황이라는 점에서 선출 배경에 대한 관심과 함께 향후 그의 역할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탈리아 등 전통적 유럽권 출신을 누르고 아르헨티나 출신이 교황으로 처음 선출된 것은 유럽 중심의 가톨릭 교회로는 개혁 요구와 현대화의 흐름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분위기는 콘클라베에서 추기경들의 암묵적 동의로 이어져 회의 이틀 만에 비유럽권 출신인 교황 프란치스코를 선택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교황 프란치스코는 가톨릭 교회에 청빈과 봉사의 기운을 불어넣어 새 교황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인 교황청 내부의 부패 척결과 관료주의 타파 등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새 교황이 비교적 고령인 76세라는 점에서 교단의 권위를 강화하기보다는 기존 조직의 관리를 강화하고 소통을 중시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그가 첫 연설에서 신도들에게 “각자의 성직자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당부한 점 역시 평신도와 성직자, 그리고 교황청 내부와 외부 간의 소통 강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뉴욕의 티머시 돌런 추기경은 새 교황이 저녁 식사 자리에서 건배를 제안할 때 “하느님이 당신들을 용서하길”이라고 농담을 해 웃음바다가 됐다며, “우리 보고 나중에 후회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이날 전임 교황의 트위터 계정을 이어받아 라틴어로 “새 교황이 나왔다”는 글을 처음 보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둘째날 오전도 굴뚝엔 ‘검은 연기’, 교황 권위 우려… 선출 빨라질 듯

    둘째날 오전도 굴뚝엔 ‘검은 연기’, 교황 권위 우려… 선출 빨라질 듯

    새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 개막 둘째날인 13일 오전(현지시간) 회의에서도 교황은 나오지 않았다. 이날 오전 11시 40분(한국시간 오후 7시 40분) 콘클라베가 열린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서는 전날에 이어 다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세 차례의 콘클라베에서도 새 교황을 뽑지 못한 것이다. 바티칸에는 새벽부터 굵은 비줄기가 쏟아졌지만 교황 탄생을 직접 눈으로 보기 위해 찾아온 수천 명의 가톨릭 신도와 관광객들은 우산을 든 채 성 베드로 광장을 지키고 있었다. 굴뚝에서 교황 탄생을 알리는 흰 연기가 나오기를 기대했던 사람들은 안타까운 마음에 자리를 떠났고, 일부는 광장에 남아 오후 콘클라베를 기다렸다. 이날 투표는 오전, 오후에 각각 두 차례씩 진행됐다. 오전 투표를 끝내고 숙소인 성녀 마르타의 집에서 점심을 먹은 115명의 추기경은 오후 4시 30분에 다시 시스티나 성당에 모여 투표를 진행했다. 전체 추기경 중 3분의2(77표)의 지지를 얻는 추기경이 나올 때까지 투표는 계속된다. 지난 100년간 비오 12세는 이틀간 단 세 차례 투표로 교황이 됐고, 최근 사임한 베네딕토 16세도 네 차례 만에 교황에 오르는 등 9번의 콘클라베가 모두 5일 안에 끝났다. 인터넷의 발달로 여론 교환이 쉬워진 데다 콘클라베가 길어질 경우 최근 성추문으로 위기를 맞은 교황의 권위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아 예상보다 일찍 끝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새 교황, 이르면 주중에 선출될 듯

    베네딕토 16세의 후임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추기경 비밀회의)가 오는 12일(현지시간)시작돼 주말 이전에 차기 교황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바티칸 교황청은 지난 8일 성명을 내고 “추기경들이 사전 준비 회의에서 12일에 콘클라베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고 AFP, AP통신 등이 전했다. 이에 따라 추기경들은 당일 오전 성 베드로 바실리카 성당에서 오전 미사를 마친 뒤 오후에 시스티나 성당에서 교황 선출을 위한 첫 투표를 실시한다. 투표는 3분의2 이상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매일 두 차례씩 계속 진행된다. 지난 100년 동안 콘클라베가 5일 이상 지속된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차기 교황이 주말인 17일 이전에 선출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차기 교황으로는 이탈리아의 안젤로 스콜라(71) 추기경과 브라질의 오딜로 페드로 스체레르(63) 추기경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아프리카 가나 출신의 피터 턱슨(64) 추기경, 나이지리아의 프랜시스 아린제(80) 추기경, 교황청 주교성 장관인 캐나다의 마크 웰레(68) 추기경 등도 비유럽권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교황 선출 ‘콘클라베’의 모든 것

    [주말 인사이드] 교황 선출 ‘콘클라베’의 모든 것

    지난달 28일(현지시간)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사임했다. 그레고리 12세 이후 598년 만에 살아 있는 교황이 자진 퇴임하면서 가톨릭은 ‘사도좌 공석’(교황직이 비어 있는 상태)이 됐다. 전 세계 12억명 가톨릭 신자들을 이끌 정신적 지도자인 새 교황이 누가 될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교황을 선출하는 ‘추기경단 비밀투표회의’(콘클라베)가 주목받는 이유다. Q 콘클라베는 어디에서 열리나 콘클라베는 ‘문을 잠근 방’이라는 뜻으로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서 외부와 차단된 채로 열린다. 현재와 같은 방식의 콘클라베는 1274년 시작됐다. 3년의 교황 공석 사태에 화가 난 로마 시민들이 추기경단을 성당 안에 가둔 것이 유래다. 콘클라베가 소집되면 각국에서 모인 추기경들은 ‘성녀 마르타의 집’에 유폐된다. 텔레비전과 신문 등 모든 통신수단이 차단되며, 트위터도 금지된다. 추기경들은 아침이 되면 성베드로 성당을 가로질러 시스티나 성당까지 걸어서 이동한다. 성당 천장에는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가 그려져 있고, 양쪽 벽에는 예수의 생애를 그린 12장면의 프레스코(벽화)가 있다. 투표함이 있는 제단 뒷벽에는 ‘최후의 심판’이 그려져 있다. Q 누가 참여하나 콘클라베 참석자는 교황 선종일 기준으로 만 80세 미만이 대상이다. 전 세계 추기경 209명 가운데 117명이 해당된다. 올해 82세인 정진석 추기경은 참석할 수 없다. 성추문으로 물러난 키스 오브라이언 추기경 등 2명은 불참했다. 대륙별로는 유럽이 61명으로 가장 많고, 라틴아메리카 19명, 북아메리카 14명, 아프리카 11명, 아시아 9명 등이다. 7일 마지막 115번째 추기경이 바티칸에 도착하면서 이르면 주말 콘클라베가 열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가톨릭 내부적으로는 폴란드와 독일 출신 성직자가 잇따라 교황에 올라 이번에는 이탈리아 출신 교황이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황청 내 권력다툼 등 일련의 잡음을 없애기 위해 남미나 아프리카계 교황을 기대하는 여론도 있지만 콘클라베 인적 구성상 비유럽계 교황은 시기상조라는 회의론도 만만찮다. Q 투표 진행 절차는 콘클라베에서 교황 후보는 없다. 추기경들은 각자 생각하는 교황을 적어 투표함에 넣는다. 투표는 재적 3분의2 이상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계속된다. 첫날 투표에서 결정이 안 되면, 이튿날부터는 오전·오후 두 차례씩 사흘간 재투표가 이어진다. 나흘이 지나도 합의가 안 되면 하루 동안 기도 시간을 가진 뒤 다시 나흘간의 투표가 반복된다. 총 33번의 투표에서도 당선자가 나오지 않으면 최종투표에서의 최다 득표자 2인을 뽑아 결선투표를 한다. 앞서 베네딕토 16세는 2일간 총 4번의 투표로 교황에 선출됐다. 추기경들이 서열 순으로 투표를 마치면 교황 궁무처장이 투표지에 적힌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득표 사항을 알린다. 계표가 끝난 투표지는 실과 바늘로 꿴 다음 성당 화로에서 태운다. 투표지를 태운 연기는 성당 굴뚝으로 나가는데 바티칸 시민들은 이때 나오는 연기로 교황 선출 여부를 알 수 있다. 교황 선출이 실패하면 굴뚝에서 검은 연기가 나오고, 교황이 탄생하면 투표지 등에 화학약품을 묻혀 태워 흰 연기가 나게 한다. Q 콘클라베가 끝나면 교황 선출이 이뤄지면 궁무처장이 당사자에게 교황직을 수락할지 동의를 구한다. 수락한 교황은 곧바로 평생 사용할 이름을 정해 알려줘야 한다. 요한, 베네딕토 등의 이름이 이때 결정된다. 새 교황은 성당에 마련된 전용 의복 가운데 몸에 맞는 것을 골라 입는다. 선거에 참여한 모든 추기경들은 새 교황에게 경의와 순종을 약속한다. 이어 부수석 추기경이 바티칸 광장이 내려다보이는 성베드로 성당 중앙 난간에 나와 ‘하베무스 파팜’(새로운 교황이 탄생했다)이라고 외치면 콘클라베가 끝난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교황이란 ‘교황’은 이탈리아 로마의 주교이자 가톨릭교회의 영적인 지도자이며, 바티칸시국의 국가원수다. 초대 교황인 성 베드로에서부터 베네딕토 16세까지 2000년 역사 동안 265명의 교황이 있었다. 평균 재위 기간은 8년. 교황 베드로가 34년으로 가장 길고, 말라리아에 걸려 선종한 교황 우르바누스 7세는 12일에 불과했다. 교황들이 가장 선호하는 이름은 사도 요한으로 모두 23차례 선택됐고, 그레고리우스와 베네딕토가 각각 16차례, 클레멘스 14차례, 이노센트 13차례 등이다. 단 베드로는 초대 교황에만 허용된다.
  • 추기경단 준비회의 시작… 새 교황 누가 될까

    베네딕토 16세의 후임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를 위한 준비회의가 4일(현지시간) 바티칸시티에서 시작됐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전 세계 추기경들은 이날 오전부터 매일 안젤로 소다노 추기경단 수석 추기경의 주재로 콘클라베의 일정을 정하기 위한 추기경단 회의를 가졌다. 소다노 수석 추기경은 콘클라베 선거인에 해당하는 추기경 전원이 모이기 전까지는 개시 시점을 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이번 주 중반까지는 콘클라베 개시일이 확정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일부 이탈리아 언론은 콘클라베가 오는 11일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콘클라베에 참가할 수 있는 선거인은 만 80세 미만인 추기경들로 전 세계에서 총 117명이 이에 해당된다. 그러나 최근 성추문 의혹으로 물의를 빚은 영국의 키스 오브라이언 추기경과 건강이 악화된 인도네시아의 율리우스 다르마트마드자 추기경이 불참을 결정함에 따라 선거인은 115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회의에서 추기경들은 가톨릭 교회가 직면한 핵심 문제들과 새 교황에게 요구되는 자질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베네딕토 16세의 비밀문서 유출 파문, 일명 ‘바티리크스’를 조사한 추기경 3명의 브리핑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베네딕토 16세는 사임 전 보고서를 작성한 추기경들을 만난 자리에서 보고서를 기밀로 하기로 결정했으나, 다른 추기경들로부터 질문을 받을 경우 답변하는 것은 허락했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이제 순례자로서 마지막 인생 여정을 시작한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태운 헬리콥터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로마 바티칸의 성 베드로 성당 상공을 지나가고 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85)가 8년간의 교황직을 마감하고 공식 퇴위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재위 마지막 날인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바티칸 교황청에서 추기경단을 만나 “후임 교황에게 무조건적인 존경과 순종을 약속한다”는 맹세를 남기고 시스티나 성당을 떠나는 것으로 교황으로서의 공식 일정을 마쳤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생존해 있는 교황의 자진 사임은 1415년 정치적인 이유로 교황 자리에서 물러난 그레고리 12세 이후 598년 만에 처음이다. 2005년 4월 제265대 교황에 오른 베네딕토 16세는 지난달 11일 건강상의 이유로 교황직을 사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바티칸을 떠나 로마 동남쪽으로 24㎞ 떨어진 카스텔 간돌포의 교황 하계 별장에 헬리콥터를 타고 도착한 교황은 마중 나온 신도들에게 “나는 이제 순례자로서 마지막 인생 여정을 시작하려 한다”는 짧은 인사말을 남기고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 교황의 공식 퇴임 시간인 오후 8시(한국시간 1일 오전 4시)를 알리는 성당의 종소리가 울리는 가운데 스위스 용병 2명이 나무로 된 별장 정문을 닫으면서 베네딕토 16세 시대가 막을 내렸다. 베네딕토 16세는 2개월간 별장에 머문 후 바티칸 수도원에서 여생을 보낼 계획이다. 퇴임 전 희망한 대로 이름은 ‘명예 교황’으로 불리며, 성직자들이 입는 흰색 카속(성직자복)과 ‘성하’(聖下)라는 호칭도 유지된다. 로마 교황청은 오는 4일 후임 교황을 뽑기 위한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교황 선출 작업은 늦어도 종려 주일(부활절 직전 일요일) 미사가 열리는 이달 24일 이전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바티칸, 교황선출회의 앞당긴다

    바티칸, 교황선출회의 앞당긴다

    교황 베네딕토 16세(왼쪽)가 후임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를 앞당길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칙령을 발령했다고 외신들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교황의 자진 퇴위를 둘러싸고 교황청 내부의 권력 투쟁설 등 각종 음모론이 난무하는 가운데 영국 가톨릭 최고 성직자인 키스 오브라이언(오른쪽) 스코틀랜드 추기경이 성추문 의혹으로 사임한 데 따른 혼란을 조기에 수습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CNN에 따르면 베네딕토 교황은 “모든 추기경이 모일 경우 추기경 회의가 콘클라베의 시작을 앞당길 수 있도록 가능성을 남겨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중순으로 예정된 콘클라베가 1주일 이상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페데리코 롬바르디 교황청 대변인은 “교황이 (28일에) 퇴임한 이후 다음 달 1일 콘클라베를 논의하기 위해 모이는 추기경들이 ‘3월 초’로 날짜를 정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콘클라베는 전통적으로 교황이 선종한 후 15~20일 뒤에 열려 왔다. 교황의 이날 발표는 오브라이언 추기경이 1980년대 사제들을 상대로 ‘성적으로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는 영국 옵서버의 폭로 이후 하루 만에 나왔다. 콘클라베에 참석하는 유일한 영국인인 오브라이언 추기경은 성추문 의혹을 전면 부인하다 사임했다. 앞서 차기 교황 후보로 거론되던 미국 뉴욕 대주교의 티머시 돌런 추기경도 2000년대 밀워키 대교구에서 발생한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지난 20일 조사를 받는 등 가톨릭의 성추문 의혹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한편 교황 사임 후 거취에 대해 전 세계 가톨릭과 언론 등이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베네딕토 교황이 사임 후에도 ‘명예 교황’으로 불릴 것이며 하얀색의 성직자복도 계속 착용할 계획이라고 바티칸이 밝혔다. 롬바르디 대변인은 “사임 후 직함과 복장은 교황 스스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26일 전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교황, 즉위 전부터 심장박동기 의존

    교황 베네딕토 16세(86)의 갑작스러운 사임 배경을 둘러싸고 다양한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베네딕토 16세가 교황 즉위 이전부터 심장박동조절기에 의존해 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AP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일간지 ‘솔레 24 오레’는 12일(현지시간) 베네딕토 16세가 3개월 전 로마의 한 병원에서 10년 전 부착한 심장박동조절기를 새것으로 교체했다고 보도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으며 이후 베네딕토 16세는 일정을 평소대로 소화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교황청도 베네딕토 16세가 2005년 4월 즉위하기 전부터 심장박동조절기를 달고 있었다는 점을 시인했다.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심장박동기를 교체한 것은 맞다”면서도 “이는 일상적인 일이며 사임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베네딕토 16세는 13일 사순절이 시작되는 첫날인 ‘재의 수요일’을 맞아 산피에트로대성당에서 마지막 미사를 집전한데 이어 27일 바티칸 성베드로광장에서 고별사를 발표하고 28일 공식적으로 교황 위(位)를 물러난다. 베네딕토 16세는 관저를 떠나 로마 외곽 카스텔 간돌포에서 새 교황이 선출될 때까지 15~20일가량 머문 뒤 바티칸 성베드로대성당 근처 메타에클레시아수도원으로 옮겨 여생을 보낼 계획이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가톨릭, 첫 아프리카 출신 ‘흑인 교황’ 맞을까

    가톨릭, 첫 아프리카 출신 ‘흑인 교황’ 맞을까

    교황 베네딕토 16세(85)의 갑작스러운 퇴위 소식에 전 세계와 종교 지도자들은 찬사와 함께 아쉬움을 내비쳤다. 또 차기 교황 후보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한 가운데 비(非)유럽계, 아프리카 출신 교황의 탄생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국 국민을 대신해 감사와 기도를 전한다”고 밝혔다.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는 “충격을 금할 수 없었지만 교황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고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교황의 퇴위 결정은 대단히 존경할 만한 행동”이라고 밝혔다. 쿠바의 하이메 오르테가 추기경도 “(교황의 퇴위는)매우 겸손하고 고귀한 강의”라고 의미를 기렸고 이스라엘 수석 랍비 요나 메츠거는 “유대교와 이슬람교를 비롯해 종교 간 화해를 다지는 데 앞장섰던 인물”이라고 평했다. 하지만 재임 기간에 일어났던 가톨릭 성직자들의 아동 성추문 사건 처리에는 소극적으로 임해 아일랜드 교단 일각에서는 “교황이 약속은 많이 했지만 실행에 옮긴 것은 없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또 동성 결혼과 낙태, 콘돔 사용, 혼전 성관계, 여성 사제의 서품 등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고수해 변화하는 사회와 교회 간의 대립각을 무너뜨리지 못했다는 비난도 받았다. 전문가들은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후임자로 안젤로 스콜라(70) 밀라노 추기경을 비롯한 이탈리아 출신들이 유력하다고 전망하는 가운데 제3세계 출신의 추기경이 선출될 가능성도 크다고 CNN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특히 가톨릭 내에서도 ‘비유럽권에서 교황이 나올 때가 됐다’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아프리카 출신 교황이 탄생할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네피어 추기경은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에야말로 지구 북반구 출신이 아닌 인사가 가톨릭 지도자로 선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교황청 요직인 정의·평화위원장을 맡은 가나의 피터 턱슨(64) 추기경은 2010년 베네딕토 16세의 영국 런던 방문에 참여하는 등 그동안 차기 교황 후보로 꾸준히 언급됐다. 가톨릭 신자인 아버지와 감리교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턱슨 추기경은 모국어인 판테어와 영어 외에 프랑스어와 이탈리아어, 독일어를 구사해 추기경들 사이에서 다양한 종교와 소통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2005년 교황 선출 당시 근소한 차이로 베네딕토 16세에게 고배를 마신 나이지리아의 프란시스 아린제(80) 추기경도 후보로 꼽힌다. 만약 턱슨 추기경이나 아린제 추기경이 후임으로 선출되면 가톨릭은 지난 496년의 겔라시우스 교황 선종 이후 1517년 만에 아프리카 출신 교황을 맞게 된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12일 언론 브리핑에서 새 교황 선출 과정에 일절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교황청 대변인이 전했다. 한편 차기 교황 선출은 투표권을 가진 80세 미만의 추기경 118명이 3분의2 이상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계속 투표를 하게 된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씨줄날줄] 성직자의 정년/서동철 논설위원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퇴위 선언이 세계인을 놀라게 하고 있다. 선종(善終)에 이르기까지 직무를 수행하는 오랜 전통을 가진 가톨릭교회의 수장이 스스로 물러나는 것부터가 역사적 사건이다. 무엇보다 ‘신(神)의 대리자’를 떠나 나이의 한계를 인정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감동을 준다. ‘교황의 가르침은 항상 옳다’고 공표했을 만큼 가톨릭교회에서 교황의 위치는 절대적이다. 가톨릭의 역사는 곧 서구의 역사이기도 하다. 이런 존재가 정신과 육체가 쇠하고 있음을 고백하고 물러나기까지는 커다란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가톨릭교회는 교황은 물론 추기경도 종신토록 신분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추기경도 80세가 넘으면 교황을 선출하는 추기경의 회합을 뜻하는 콘클라베에 참석하지 못한다. 올해 82세가 된 정진석 추기경은 새로운 교황을 뽑는 모임에 참석할 수 없다는 뜻이다. 대주교와 주교, 각 본당의 사제를 비롯해 가톨릭의 각종 직분은 75세 안팎에서 물러나는 것이 전통이다. 2009년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도 76세이던 1998년 30년 동안 봉직한 서울대교구장 자리에서 은퇴했다. 정진석 추기경이 서울대교구장 자리를 지난해 물려준 것은 매우 예외적인 경우에 속한다고 한다. 기독교는 많은 교단이 70세를 담임목사의 정년으로 정해놓고 있다. 그럼에도 교단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진보적 교회의 경우 목사 정년을 65세로 줄인 곳도 있다. 반면 대형 교회를 중심으로 담임목사의 정년을 75세로 높이려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미국의 보수 교단 가운데는 목사의 은퇴를 65세로 정한 곳도 있지만, 강요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65세 이후 교회에서 목사의 연금을 부담하지 않는 방법으로 은퇴를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불교는 교단 차원의 정년은 없다. 다만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은 종정과 총무원장의 임기를 두고 있다. 종단의 최고 정신적 지도자라고 할 수 있는 종정에게는 65세 이상의 나이에 출가한 지 40년이 넘어야 하는 조건을 달아놓았다. 5년 임기에 중임도 가능하다. 종단의 행정총책이라고 할 수 있는 총무원장은 4년 임기에 역시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원불교는 법사의 정년이 68세이다. 교단의 최고지도자인 종법사는 임기 6년에 두 차례 더 연임이 가능하다. 지금 가톨릭교회 내부에서는 “후계 교황도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인간의 한계성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베네딕토 16세의 결단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다른 종교에도 돌아볼 기회를 주고 있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오바마·힐러리, 美서 가장 존경받는 남녀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미국민들이 가장 존경하는 남녀로 각각 뽑혔다. 여론조사업체 갤럽과 미국 일간 USA투데이가 지난해 12월 19~22일 미국 성인 1038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남성 부문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전체 응답자 중 30%의 선택을 받아 1위를 차지했다고 USA투데이가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바마는 2008년 이후 5년 연속 1위를 꿰찼다. 클린턴 장관은 여성 부문에서 21%의 지지율을 얻어 11년 연속 1위를 사수했다. 그가 존경받는 여성으로 선정된 횟수는 1993년 이후 17차례에 이른다. ‘퍼스트 레이디’ 미셸 오바마 여사는 2위(5%)에 올랐다.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4%)와 콘돌리자 라이스(3%) 전 국무장관이 각각 3, 4위를 차지했다. 남성 부문의 2위는 넬슨 만델라(3%)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었다. 밋 롬니 전 공화당 대통령 후보와 빌리 그레이엄 목사,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각각 지지율 2%로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팔로어 100만’ 교황 첫 트위트 “축복을 빕니다”

    지난 3일 트위터 계정을 개설한 교황 베네딕토 16세(85)가 12일(현지시간) 드디어 첫 트위트를 날렸다. 교황은 트위터에 “친애하는 여러분, 트위터를 통해 여러분과 소통할 수 있게 돼 기쁩니다. 여러분의 호응에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모두의 축복을 빕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교황은 이날 미사가 끝난 뒤 태블릿PC를 이용해 첫 트위터 메시지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 교황이 트위터 계정을 개설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영어 계정 팔로어만 65만명을 넘어섰다. 또 독일어, 이탈리아어, 아랍어 등 다른 7개 언어로 된 트위터 계정도 수만 명씩 팔로우해 팔로어수가 총 100만 명을 넘어섰다. 교황청은 앞서 “교황의 트위터 이용은 교회가 디지털 영역에도 존재해야 한다는 신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교황이 팔로어들의 질문에 대한 대답도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 반기문 총장 세계 영향력 30위

    반기문 총장 세계 영향력 30위

    흑인으로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의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위로 뽑혔다. 포브스는 5일(현지시간) 71억명의 전 세계인 가운데 올해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71명을 선정한 결과 오바마 대통령이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포브스는 오바마가 앞으로 4년간 자신의 정책을 더 밀고나갈 수 있게 된 점이 1위 수성의 주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인 가운데는 반기문(왼쪽) 유엔 사무총장이 30위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반총장은 2년 전 41위, 지난해 38위에서 순위가 더 올랐다. 김용(가운데) 세계은행 총재는 45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44위, 한국계 일본인인 손정의 소프프뱅크 회장은 53위를 차지했다. 2위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로 지난해 4위에서 두 계단 올라섰다. 유럽연합(EU) 핵심국가인 독일의 수장으로 최근 유럽 재정위기 국면에서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운명을 쥐고 있다는 게 선정 이유다. 지난해 2위를 차지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3위로 떨어졌다.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 교황 베네딕토 16세,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이 각각 4~6위에 이름을 올렸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에 이어 최근 중국의 5세대 최고 지도자로 선출된 시진핑(習近平) 공산당 총서기는 9위, 총리에 내정된 리커창(李克强) 부총리는 13위에 올라 주요 2개국(G2) 반열에 오른 중국의 위상이 반영됐다. 한편 지난해 10위권에 들었던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기업공개 이후 주가가 추락하면서 순위도 25위로 곤두박질쳤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Biutiful Spain 비우티풀 스페인

    Biutiful Spain 비우티풀 스페인

    Biutiful Spain 비우티풀 스페인 <비우티풀Biutiful>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뷰티풀Beautiful을 스페인식으로 받아 적은 것이다. 다른 유럽과는 달리 독자적인 길을 걸으며 발달해 온 스페인 사람들의 직관성을 다시 만난 기분이었다. 역사를 관통하며 무엇이든 스페인식으로 소화해 버리는 그들의 당당함은 21세기에도 여전히 아름다웠다. 글·사진 천소현 기자 800년 이슬람이 남긴 것 Sevilla 세비야 Cordoba코르도바 Granada그라나다 유럽에서 몇년을 살 수 있다면 그 선택은 당연히 스페인이다. 언젠가 긴 여행의 중반에서 스페인에 눌러 앉는 일을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있을 정도다. 당시 스페인에서 머물렀던 시간은 한달 반 정도였지만 마드리드 이남의 도시들은 가보지도 못했었다. 어느 도시를 가도 그대로 머물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 기회가 왔을 때, 선택은 당연히 스페인의 남쪽이었다. 세비야Sevilla, 코르도바Cordoba, 그라나다Granada. 이슬람 세력이 지배했던 800년 동안 가장 번성했던 도시들, 스페인 친구들도 꼭 가봐야 한다고 추천했던 그 도시들이었다. 눈을 부시게 하는 것이 태양인지 파란 하늘인지 알 수 없었다. 세비야의 강에 뜬 유람선도 오후의 난반사 때문에 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도시의 유람선이야 그다지 새로울 것 없는 풍경이지만 세비야는 내륙으로 무려 87km나 들어와 있는 과달키비르강江의 상류 도시다. 그래도 배가 다닐 수 있을 만큼 강이 깊고 넓었기 때문에 도시는 중요한 무역항으로 부를 누릴 수 있었다. 강변 산책을 하다 보면 어디서나 눈에 띄는 황금탑Torre del Oro도 13세기에 이슬람교도들이 배를 검문하기 위해 세운 탑이다. 마젤란이 세계일주를 시작한 기점도 이곳이었고, 콜럼부스가 머물면서 항해를 준비했던 곳도 세비야였다. 그렇게 중요한 도시를 이슬람에게서 되찾은 스페인은 그 세를 과시하고 싶었다. 1248년 모든 부와 권력을 집중해서 지은 세비야 대성당은 지금도 세계에서 3번째로 크고, 고딕양식의 성당으로는 가장 크다. 성당에 안치된 크리스토퍼 콜럼부스의 무덤은 그 어떤 왕의 무덤보다 화려하다. 에스파냐의 옛 왕국인 레온, 카스티야, 나바라, 아라곤을 상징하는 조각상이 관의 네 모서리를 메고 있는 모습이다. 물려받은 재산으로 평생 아버지의 업적을 정리하고 연구했다는 아들 페르난도 콜럼부스의 무덤도 성당 안에 있다. 고딕양식, 르네상스, 바로크 양식을 헤아려가며 성당을 둘러보느라 지친 사람들은 오렌지 나무가 도열한 정원에 자리를 잡았다. 원래 모스크의 연못이 있던 곳이었다. 아직 여력이 남은 사람들은 마지막 힘을 다해 이슬람 사원의 탑을 개축한 히랄다 종탑Torre de la Giralda에 올라갔다. 땀 흘려 쟁취한 98m 높이에서 내려다본 도시의 전경은 그만큼 달콤했다. 세비야 대성당에 비하면 코르도바의 대성당Cordoba Mezquita은 모스크의 원형에 더 가깝다. 코르도바를 수도로 삼은 이슬람 제국은 6세기에 지어진 성 빈센트 바실리카를 허물고 그 자리에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의 모스크 ‘메스키다’를 세웠다. 4,000여 개의 기둥이 시야를 가리고 천장도 낮지만 사실은 세비야 대성당보다 면적이 넓다. 한번에 2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성당으로 용도가 바뀐 이후에도 큰 훼손 없이 사용되다가 카를로스 5세에 이르러 200개의 기둥을 뽑아내고 돔을 설치하는 대대적인 공사를 했다. 정교한 아랍 문양에 푹 빠져 있다가 뒤로 돌아서면 화려한 로마네스크, 고딕 양식이 펼쳐진다. 이슬람 세력의 마지막 거점은 그라나다였다. 알바이신의 언덕 위에 거대한 아랍인 주거지역이 먼저 형성되었고 1238년에 왕과 귀족들의 거주지로 아람브라Alhambra궁전이 만들어졌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이기도 한 아람브라궁전은 아랍 건축의 걸작으로 평가되는데 이름만 듣고 우아한 하나의 건물을 기대했다가는 낭패를 맛보게 된다. 평균 관람 시간만 무려 3시간이 걸릴 정도로 넓은 요새이자 수천명의 귀족들이 살았던 주거지였다. 아람브라는 사실 건축학적인 가치보다는 치수의 지혜, 높은 지대까지 물을 끌어 사용했던 아랍인들의 발달된 관개 기술이 돋보이는 장소다. 지금도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는 궁전 곳곳의 분수와 샘, 연못은 이슬람세력이 마지막까지 버틸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했다. 아람브라를 찾는 관광객이 워낙 많다 보니 나스리드 궁전Nasrid Palaces은 재입장이 허용되지 않는다. 일행을 따라 종종걸음을 치다 보니 군주의 별장이자 정원인 헤네랄리페Generalife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지칠 때로 지친 상황이었다. 하지만 꽃향기가 전달되는 높이까지 계산해서 디자인했다는 그 정원에서 아름다운 알바이신을 바라보고 있자니, 언젠가 스페인에 살게 된다면 바로 저 마을을 선택하게 될 것만 같았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아람브라 궁전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관개기술의 발달이다. 고지대에 세워진 요새임에도 항상 물이 풍부했다 2 <아람브라 궁전의 추억>을 연주하고 있던 코르도바의 거리 음악가 3 투우와 플라멩고로 유명한 세비야의 투우장 돈키호테로 살어리랏다 Toledo톨레도 Consuegra 꼰수에그라 성서 다음으로 많은 사람들이 읽은 책은? 답은 우기기 나름이다. <이솝우화>, <그림 형제 동화집>이 단골로 언급되고 <안네의 일기>나 <영웅문>도 유력한 후보인데다가 지인 중 한 명은 쥘 베른의 작품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스페인에 오니 그 ‘정답’은 미겔 데 세르반테스Miguel de Cervantes,1547~1616년가 지은 <돈키호테Don Quijote>로 모아지고 있었다(원제는 <재기 발랄한 향사鄕士 라만차의 돈키호테>다). 그러면 또 하나의 질문. <성서>와 <돈키호테>의 공통점은? 끝까지 읽은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돈키호테>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캐릭터 소설의 효시로 꼽히는 <돈키호테>는 기사 소설을 탐독하던 ‘키호테’라는 사람이 급기야 자신을 기사라고 착각하며 볼품없는 말 로시난데, 시종 산초 판자와 함께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다. 물론 이 모든 상황은 그의 착각 속에서 벌어지는 일. 마치 디즈니 애니메이션 <슈렉>처럼 반전의 캐릭터들이 주인공인 유쾌한 풍자소설이다. 하지만 이 스토리는 사실 52장의 전편 중에서 초반에 불과하고 속편까지 출판됐다. 저자 세르반테스의 삶은 키호테의 ‘착각일지라도 행복했던 삶’과는 거리가 멀었다. 레판토 해전에 참가해 부상을 입은 그는 귀국길에 해적에게 잡혀 5년 동안 포로 생활을 하는 우여곡절 끝에 마드리드 근처의 고향으로 돌아왔다가 1605년 소설 <돈키호테>를 발표했다. 작품이 전 유럽에서 인기를 끌었지만 정작 그 자신은 인세 계약을 하지 않아 돈을 벌지 못했다. 후에 그는 74장 분량의 돈키호테 속편을 발표했으나 이듬해인 1616년에 기구한 생을 마쳤다. 그가 죽은 4월23일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인데 우연히도 대문호 셰익스피어도 같은 날 사망했다. 소설 <돈키호테>의 주 무대는 지금의 ‘카스티야라만차’ 지역이다. 도시를 이동하다 보니 우연히도 ‘루타 데 돈키호테’, 즉 ‘돈키호테의 길’이라는 테마여행코스를 지나가게 되었다. 푸른 기와를 이고 있는 하얀 회벽집들이 인상적인 작은 마을 푸에르토 라피세Puetro Lapice에는 돈키호테가 주인과 실랑이를 벌였던 여관 ‘벤타 델 키호테Venta del Quijote’가 있다. 벽에는 ‘돈키호테가 이곳에서 묵고 나서 투구와 갑옷 차림으로 만족스럽게 걸어 나왔다’라는 구절이 붙어 있었다. 돈키호테는 이곳에서 ‘두엘로스 이 케브란토스동물의 내장을 넣은 달걀부침’를 시켜 먹었다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라만차 와인을 즐긴다. 레스토랑에 들어가면 바닥을 깊게 판 넓은 저장고와 대형 와인통을 발견할 수 있다. 더 이상 묵어 가는 손님은 없지만 돈키호테에 대한 팬심으로 기념품을 구입하는 손님들로 마을 전체의 생업은 세르반테스에게 단단히 빚을 지고 있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돈키호테가 거인으로 착각해서 싸움을 벌였던 그 풍차들은 콘수에그라Consuegra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었다. 가까이 가서 보면 낡은 풍차일 뿐이지만 주변의 광활한 평원과 어우러져 스페인의 상징처럼 되어 버린 풍경이다. 실제로 돈키호테 소설의 배경이 된 풍차는 다른 곳에 있다고 했지만 풍차의 모양은 거기서 거기인 반면, 풍경은 콘수에그라가 최고인지라 어부지리를 얻고 있다. 훼손된 상태로 오래 방치된 듯한 이슬람의 콘수에그라 성은 한창 보수공사가 진행 중이라 더 멋진 그림을 기대해도 좋다. 돈키호테가 로시난데를 타고 흙먼지를 날리며 달리던 그 ‘카스티야라만차’주의 주도는 톨레도다. 우리로 말하면 경주쯤 될까, 8~15세기까지 스페인의 수도였던 도시다. 현대식 건물은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중세 시대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도시는 아랍 군주의 거주지였던 알카사르를 정점으로 고깔 모양으로 층층이 퍼져 있고, 타호 강Rio Tajo이 그 주변을 휘감아 돌면서 천연의 요새를 만들고 있었다. 도시로 들어가기 전 멈춰선 전망 포인트에서 한참이나 넋을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풍경에는 세상에서 아름다운 고딕성당이라고 불리는 톨레도 대성당도 포함되어 있었다. 스페인을 점령한 이슬람 세력은 종교를 강요하거나 문화를 파괴하지 않았기 때문에 톨레도는 ‘스페인의 예루살렘’이라고 불릴 만큼 이슬람, 기독교, 유대교 유적들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고 성당은 박물관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귀중한 작품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스 출신이지만 스페인에서 주로 활동했던 엘 그레코의 작품은 물론 고야의 그림도 전시되어 있으며 화려한 제단 장식이나 금과 은으로 만들어진 성체현시대는 이미 쩍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다. 새로운 스페인 도시를 방문할 때마다 갱신되는 흥분이 모험에 나선 돈키호테의 마음이었을까. 끝없는 메세타이베리아 반도 중앙부의 대고원를 원 없이 달리고 싶은 충동이 더 깊어지기 전에 라만차를 떠나야 했다. 타호 강으로 둘러싸인 천연의 요새 도시 톨레도 ▶travie info 벤타 델 키호테 세르반테스가 이용했던 여관으로 소설 <돈키호테>의 무대가 됐다. 소품과 인테리어 등으로 당시 분위기를 재현했고, 직접 만드는 와인과 돈키호테 관련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다. 2층은 객실이었지만 지금은 투숙객을 받지 않는다. 주소 EI Molino, 4 Puetro Lapice(Autovia de Andalucia) 문의 926-57-6110 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11시(바), 오후 1시∼오후 5시, 오후 8시∼밤 12시(레스토랑) 찾아가기 마드리드 남부 버스 정류장 Estacion de Autobus Sur 역(지하철 Mendez Alvaro 역)에서 Jaen 방면으로 가는 버스 이용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Puetro Lapice에서 하차. 버스 시간 문의 91-530-4800 1, 5 돈키호테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여관 ‘벤다 델 키호테’의 오래된 나무 대문과 와인저장고가 있는 바bar 2 푸에르토 라피세 마을에서는 다양한 돈키호테 기념품을 구입 할 수 있다 3 톨레도 대성당의 성모상 4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소 모양의 대형 간판들을 종종 스쳐 지나간다 6 돈키호테가 괴물로 착각하고 결투를 벌였던 꼰수에그라의 풍차들 고야의 빛과 그림자 Madrid마드리드 Zaragoza 사라고사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에서 허락된 시간은 단 한 시간. 마치 단거리 경주에 나서듯 신발끈을 동여매고 속사포로 설명을 난사하는 가이드 수피아씨를 따라다녀야 했다. 그곳의 수많은 보물 중에서 나를 사로잡은 그림은 고야Francisco Goya, 1746~1828년의 <개The dog>였다. 고야의 다른 그림과는 다른 화풍으로 의혹을 사기도 했던 이 그림에는 모래 언덕 위로 목만 빼꼼이 내놓은 휑한 눈의 개 한 마리가 등장한다. 마치 노년의 고야 그 자신처럼 말이다. 최후의 고전주의 작가이자 최초의 현대작가로 불리우는 그의 예술적 전이는 프랑스 군인들이 스페인 민군을 총살하는 장면을 담은 그림 <1808년 5월3일The Third of May 1808>에서 시작된다. 초상화를 잘 그려서 왕실 화가로 이름을 날린 고야는 이 작품을 계기로 민중 화가로 추앙받게 된다. 하지만 노년에 고야의 삶은 암울했다. 마흔 중반에 청각을 상실했으며 노후에 마드리드 근처의 집에서 은둔 생활을 했다. 고야가 자신의 집에 그린 벽화들은 마치 귀신을 본 듯 공포에 질린 표정의 검은 군상들로 채워져 있었다. ‘블랙 페인팅’이라고 불리는 그림들이다. 그중에서도 <자기 아들을 먹어 치우고 있는 새턴Saturn devouring his Child>은 끔찍한 장면에도 불구하고 후기 작품 중 가장 명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 고야의 고향이 바로 사라고사다. 사라고사에 점점 가까워질수록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시내에 들어가자마자 돌풍이 불고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갑자기 태풍이라도 왔나 싶을 만큼 퍼붓던 비는 10분 후 거짓말처럼 개이더니 하늘이 다시 밝아지기 시작했다. 마치 고야의 삶처럼 빛과 어둠이 드라마틱하게 변화하는 그런 날씨였다. 사라고사에 있는 고야의 생가, 사라고사 뮤지엄, 이베르카 카몬 아즈나르 뮤지엄Ibercaja Camon Aznar Museum에서 그의 그림을 볼 수 있다. 거대한 바로크 스타일의 필라르 대성당Basilica del Pilar에 있는 레지나 마티럼Regina Martyrum돔의 천장화 역시 고야의 작품이다. 이 성당에는 기도를 이루어 준다는 옥으로 된 성모상이 있는데, 그 앞에서 깊은 슬픔에 잠긴 한 노부부를 만났다. 그 처연한 표정은 사연 모르는 이방인들까지 숙연하게 만들 만큼 날카로운 슬픔을 담고 있었다. 그 감정이 지금 내 방에 걸려 있는 고야의 <개>를 볼 때마다 오버랩되곤 한다. 사라고사의 랜드마크이자 스페인의 가장 중요한 가톨릭 순례지 중 하나인 필라르 대성당. 고야가 그린 천장화를 볼 수 있다 가우디에게 영감을 준 산 Montserrat 몬세라트 Barcelona 바르셀로나 누군가 볼 때마다 시루떡이 연상된다고 했던 몬세라트Tot Montserrat는 톱니바퀴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 바위산이다. 4,000만년 전에 융기된 해발 1,200m 산의 모습은 한번 보면 잊기 힘들 정도로 독특하다. 바위투성이 산의 정상부에 베네딕트수도원이 만들어진 이유는 이곳이 유서깊은 기도장소였기 때문이다. 1,000년 전부터 시작된 순례의 행렬은 12세기에 만들어진 검은 성모상 ‘라 모레네타’가 발견되면서 더욱 길어져서 지금까지도 끊어질 줄 모른다. 두어 시간 거리인 바르셀로나에 살았던 건축가 가우디Antoni Gaudi Cornet, 1852~1926년도 틈만 나면 모세라트를 찾아왔던 사람 중 한 명이었다.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지 않을 때마다 몬세라트에 와서 영감을 얻었다는 그는 아예 바르셀로나의 중심에 몬세라트를 고스란히 옮겨 놓았다. 바로 바르셀로나의 명물 사그라다 파밀리아가족대성당 Basilica de la Sagrada Familia다. 스페인 교회 건축 사상 가장 큰 프로젝트 중 하나인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1882년 건축가 프란시스코 데 폴라 델 빌라르Francisco de Paula del Villar에 의해 시작되었다가 1년 반 후에 안토니 가우디의 손에 넘겨진다. 그후 43년 동안 가우디는 역사에 길이 남을 독창적인 성당을 완성하기 위해 일생을 쏟아 부었다. 8,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성당 내부를 떠받치고 있는 것은 마치 거대한 나무들이 하늘로 뻗어 올라간 듯한 모습의 기하학적인 기둥들이다. 직선이 아니라 자연물의 형상, 그 곡선만을 사용한 가우디 원칙들이 반영된 결과다. 라 페드레라La Pedrera, 구엘 공원Pavellons Guell 등 바르셀로나 시내 곳곳에 남아 있는 가우디의 건축물에서 그 고집스러운 독창성을 확인할 수 있다. 가우디는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기업체의 도움 없이 오로지 신자들의 헌금으로만 세우기 원했기에 재정 문제는 언제나 발목을 잡았다. 결국 그는 완공을 보지 못하고 사고로 죽고 말았지만 성당은 아직도 그의 청사진에 따라 무려 130년 동안 여전히 ‘공사 중’이다. 전체 공정 중 절반 정도가 완성되었을 뿐이라지만 몇년 전 방문했을 때와 비교하면 내부 공사가 상당히 진척되어 지난 2010년 7월에 현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모시고 축성식을 가졌다. 15년내에 완공하는 것이 바르셀로나 시의 계획이다. 1 가우디는 직선을 배제하고 자연물의 형상과 곡선만을 사용했다. 시민의 휴식처가 되고 있는 구엘 공원 2 몬세라트 산에서 내려온 기운이 한데 모여 정점을 이룬다는 성당 안뜰 3 가우디는 몬세라트의 기괴한 모습에서 착안해 사그리다 파밀리아를 디자인했다 취재협조 에미레이트항공 www.emirates.com 페가수스 코리아 02-733-3441 ▶travie info 1 아람브라 안에 있는 수도원을 개조한 호텔 ‘파라도르 데 그라나다’ 2 스페인식 애저 바비큐 요리 ‘코치닐요’ 몬세라트Tot Montserrat 몬세라트로 올라가는 꼬불꼬불 산악도로의 전면 도로는 10km, 후면도로는 13km다. 주말에는 주차장이 만원이 경우가 많으므로 산악열차와 케이블카를 타는 것이 훨씬 빠른 방법. 수도원에는 뮤지엄, 레스토랑과 기념품점 그리고 호텔까지 있다. 베네딕트 수도원은 에스꼴라니아라는 소년합창단Cor de I’Escolania으로도 유명한데 미사 시간을 맞춰서 가면 합창을 들을 수 있다. 문의 (0034)93-877-77-77 www.montserratvisita.com Travel to Spain 항공편 에미레이트항공을 이용하면 두바이를 경유해서 포르투갈의 리스본이나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등지로 여행할 수 있다. 인천-두바이 구간을 운행하는 에어버스 A380 기종은 ‘하늘 위의 호텔’로 불리는 최첨단, 초대형 기종. 인천-두바이 구간은 9시간 30분, 두바이-마드리드 구간은 8시간, 두바이-바르셀로나 구간은 7시간 가량 걸린다. 문의 02-2022-8400 www.emirates.com 두바이 시티투어 두바이에서 스톱오버를 신청해서 두바이 시티 투어(42달러), 사막 투어(99달러) 등을 경험하는 것도 색다른 여행이 된다. 에미레이트항공 홈페이지에서 자세한 정보와 스톱오버 안내책자를 다운받을 수 있다. 투어 문의 아라비안 어드벤처 +971-4-303 4888 aadops@emirates.com 스페인 일주상품 에미레이트항공을 이용하는 ‘스페인·포르투갈+바르셀로나 일주 10일’ 여행패키지 상품이 10월부터 10개 여행사 연합으로 시판되고 있다. 매주 목요일 출발하는 이 상품은 11월 말까지 239만원의 특가로 한진관광, 투어2000, 레드캡투어, 투어몰, 자유투어, 노랑풍선, 참좋은여행, 하나투어, 온라인투어, 롯데관광에서 예약할 수 있다. 야디네스 알베르토Jardines alberto 그라나다의 유서 깊은 카르멘(정원과 채소밭이 있는 별장식 하우스)을 개조한 레스토랑으로 야외 테이블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느긋하게 식사를 하기 좋은 곳이다. 커피 한잔과 함께 피오노노Pionono라는 그라나다의 전통 디저트도 별미다. 아람브라 궁전의 아름다운 정원 헤네랄리페 입구 쪽에 위치해 있다. 3가지 코스에 와인이 곁들여 나오는 세트메뉴는 30~45유로. 주소 Paseo de la Sabika nº 1, 18009 Granada 문의 (0034) 958-221-661 www.jardinesalberto.es 파라도르 데 그라나다Parador de Granada 그라나다의 아람브라 궁전 안에 있는 성프란치스코 수도원을 개조한 호텔로 스페인 국영 호텔 중 최고로 알려져 있다. 그라나다 수복 후 세워진 수도원 건물의 고풍스러운 멋과 특별한 위치 때문에 여행자들이 꿈꾸는 숙소지만 객실이 40여 개밖에 되지 않아 예약을 서둘러야 한다. 아람브라와 그라나다의 야경을 즐기기에 이보다 좋은 곳은 없다. 주소 Real de la Alhambra, s/n, 18009 Granada, Spain 문의 (0034) 958-22-1440 www.parador.es 팔라시오스Palacios 5kg 정도의 크기으로 자란 새끼 돼지로 만드는 애저 바비큐 요리 코치닐요Cochinillo를 먹을 수 있는 곳. 껍질은 바삭하고 속살은 부드럽다. 팔라시오스는 레스토랑뿐 아니라 호스텔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싱글 요금은 30~45유로, 더블룸은 50~80유로 사이다. 주정강화와인인 셰리주를 만드는 과정에서 사용하고 남은 계란 노른자를 이용한 디저트인 플란Flan도 맛볼 수 있다. 주소 C/Navarro Ledesma, 4 45001 Toledo 문의 (0034) 925-28-0083 www.hostalpalacios.net 안달루 라 토레 데 오로Andalu la Torre de Oro 마드리드 마요르 광장에 있는 투우 테마의 바Bar. 가게 안에는 스타 투우사들의 사진과 희생된 소의 머리 박제 그리고 스페인 생햄인 하몬이 같이 걸려 있어서 묘한 느낌을 준다. 주소 Er 26 de la Plaza Mayor Calle del Arcode Triunfo, 28012 Madrid 영업시간 오전 10시∼새벽 2시 문의 (0034) 913-66-5016 La Torre del Oro 타블라오 엘 팔라시오 안달루스Tablao El Palacio Andaluz 세비야 최고의 플라멩고 디너쇼를 감상할 수 있는 곳. 공연은 하루 두 차례, 매일 저녁 7시와 7시30분에 시작되어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되며 와인이 곁들여진 코스 정찬이나 타파스를 선택할 수 있다. 오페라 카르멘의 일부 장면도 플라멩고로 선보인다. 문의 (0034) 954-534-720 www.elpalacioandaluz.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와병설’ 피델 카스트로 건재 과시

    ‘와병설’ 피델 카스트로 건재 과시

    ‘건강 악화설’에 시달려 온 피델 카스트로(86)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7개월 만에 모습을 드러내며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AP통신·BBC 등에 따르면 카스트로 전 의장은 22일 쿠바 관영 웹사이트 ‘쿠바디베이트’에 올린 글에서 “나는 건강하다. 내가 두통을 언제 마지막으로 느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는다.”며 자신에 대한 와병설을 일축했다. 그는 특히 자신이 뇌 오른쪽에 색전증이 생겨 살 날이 몇 주 남지 않았다는 베네수엘라인 의사 라파엘 마르키나의 발언을 실은 스페인 ABC신문이 “거짓말”을 했다며 비난했다. 그는 또 지난 6월 19일 이후 관영 언론 ‘그란마’에 쓰던 칼럼을 중단한 이유는 “건강 때문이 아니라 자진해서 그만둔 것”이라며 “다른 일에 필요한 신문의 페이지를 차지하는 것이 내 역할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괴소문을 퍼뜨린 사람들이 얼마나 정직하지 못한지 보여 주기 위해 사진을 공개한다며 아들 알렉스 카스트로가 찍은 자신의 사진을 올렸다. 앞서 엘리아스 하우아 전 베네수엘라 부통령은 21일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전날 카스트로 전 의장과 만나 5시간가량 대화를 나눴다면서, 그가 건강해 보였다고 밝혔다. 하우아 전 부통령은 카스트로 전 의장이 자신을 호텔까지 데려다 줬다고 전한 뒤 카스트로 전 의장과 그의 부인 등과 함께 차량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2008년 의장 직에서 물러난 그는 지난 3월 말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쿠바 방문 때 교황을 영접하면서 모습을 나타낸 뒤 공개 석상에서 사라졌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첫 인디언 가톨릭 성인 나왔다

    북미 원주민(아메리카 인디언)이 사상 처음으로 가톨릭 성인(聖人) 반열에 올랐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1일(현지시간) 성 베드로 광장에서 북미 원주민들의 희망의 상징인 카테리 테카크위타(1656∼1680) 등 7명을 시성(諡聖)했다고 AP·AFP통신이 보도했다. 교황은 서방의 점증하는 세속주의 물결을 막기 위해 가톨릭교회가 분투하는 시기에 “이들은 ‘영웅적인 용기’를 지녔으며 신에게 전적으로 헌신하고 형제들에게 봉사하는 삶을 살았다.”고 칭송했다. 테카크위타는 모호크족 추장의 딸로 태어나 봉사와 고행으로 천주교 신자는 물론 일반 부족민들의 숭앙을 받아 ‘모호크족의 백합’이라고 불렸다. 또 1672년 괌에서 예수회 목사들을 도와주다 17세에 순교한 필리핀 신학교 학생 페드로 칼룽소드도 필리핀에서는 두 번째로 성인품에 올랐다. 독일 출신 프란체스코회 수녀 마리안 코프(1838∼1918), 마다가스카르에서 순교한 프랑스 선교사 자크 베르튜, 종교단체를 창립한 이탈리아의 바티스타 피아마르타, 스페인의 카르멘 사예스 바랑게라스, 독일 평신도 안나 샤퍼 등도 성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종교플러스] 청소년 문화재지킴이 포상

    청소년 문화재지킴이 포상 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파라미타)는 다음 달 3∼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제3회 청소년문화재지킴이 봉사대회’를 연다. 올 한 해 동안 문화재지킴이단으로 활약한 청소년들의 활동을 소개하고 우수 활동자를 포상하기 위한 자리다.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 혜문 스님의 특강과 활동 발표 대회, 박물관 답사, 시상식 등으로 진행된다. 희망자는 참가 신청서와 활동 보고 자료를 오는 26일까지 제출하면 된다. (02)723-6165. 가톨릭 청년 교리서 출간 가톨릭출판사는 가톨릭 청년 교리서 ‘YOUCAT’ 한국어판(오스트리아 주교회의 지음, 최용호 옮김)을 펴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전 세계 청년들에게 추천하고 교황청 신앙교리성에서 ‘신앙의 해’ 추천 도서로 정한 천주교 교리서. 교리와 관련 된 527가지 질문과 답으로 구성돼 쉽게 가톨릭 교회의 교리를 알 수 있게 했다. 1만 5000원.
  • [이슬람 反서방 시위 확산] 반미시위 亞·유럽 확산… 유혈충돌은 진정

    이슬람을 모욕한 미국 영화에 반발한 이슬람권 전역의 반미 시위가 이슬람교 예배가 있었던 지난 14일(현지시간) ‘분노의 금요일’ 절정에 이르며 아프리카와 아시아 등으로 시위 지역이 확산됐다. 그러나 이집트·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최고 종교지도자가 시위 중단을 촉구하면서 중동 지역의 유혈 충돌은 다소 수그러드는 분위기다. 15일 AP통신 등과 아랍권 현지 언론에 따르면 ‘금요일 반미 시위’ 과정에서 참가자 8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수의 부상자 가운데 일부는 중태인 것으로 알려져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아랍권 위성채널 알아라비야가 보도했다. ●아프리카 등 20여개국 반미시위 ‘아랍의 봄’의 진원지인 튀니지에서는 수도 튀니스의 미 대사관 진입을 시도한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3명이 숨지고 20여명이 다쳤다. 수단에서는 시위대 수만명이 금요 예배 후 수도 하르툼 주재 미 대사관으로 몰려가다 경찰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3명이 숨졌다. 지난 11일 리비아와 함께 가장 먼저 반미 시위가 시작된 이집트의 카이로에서도 미 대사관과 타흐리르 광장 사이에서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시위 참가자 1명이 산탄총에 맞아 숨졌다. 이날 반미 시위는 종교집회를 마친 무슬림이 대거 시위에 참가하면서 중동을 넘어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 등 20여개국으로 확산됐다. 알자지라 방송은 15일 이슬람 모독 영화에 항의하는 시위가 중동·북아프리카는 물론 인도네시아, 몰디브 등 아시아 이슬람국에서도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특히 영국 런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프랑스 파리, 호주 시드니 등 서방국에서도 일부 무슬림이 항의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특히 시드니에서는 중동계 이슬람교도들로 구성된 시위대 500여명이 지난 15일 오후 시내 중심가에서 반미 시위를 벌였다고 호주 언론이 16일 전했다. 시위대는 처음에는 ‘예언자를 모독한 자들을 참수하라’는 문구의 플래카드를 들고 구호를 외치며 평화적 시위를 벌이다 미국 총영사관으로 행진하면서 경찰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 참석자 10여명이 경찰에 체포됐으며, 시위대 20여명과 경찰 6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와 관련, 브리즈번을 방문 중인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호주에서 폭력 시위가 설 자리는 없다.”며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영화는 혐오스럽지만, 그것이 폭력 시위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반미 시위 지역과 대상은 확대되는 양상이지만 14일 ‘분노의 금요일’ 이후 중동권의 최고 종교지도자들이 시위 중단을 촉구하고 나서면서 격렬한 유혈 충돌은 줄어드는 분위기다. 카이로와 튀니스 등에서는 15일 이후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은 더 이상 벌어지지 않았다고 현지 언론 등이 전했다. ●‘FBI 조사팀’ 리비아 입국 못해 사우디아라비아 최고 종교지도자인 셰이크 압둘아지즈 알 셰이크는 “이슬람교도들이 폭력이나 소유물을 파괴하는 방법에 의지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하며, 외국 대사와 공관에 대한 공격을 ‘비이슬람적’이라고 비난했다. 이집트 수니파 최고 종교기구인 알아즈하르의 최고 종교지도자 셰이크 아흐메드 엘타예브도 죄 없는 사람들에 대한 공격을 비난하고 외국 사절단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관영 메나(MENA)통신이 보도했다. 중동 지역의 유혈 사태 자제를 촉구하기 위해 지난 14일 사흘 일정으로 레바논을 찾은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이날 베이루트 시내에서 열린 마지막 미사에서 “중동의 모든 지도자들이 평화와 화해를 위해 협동하는 중재자가 돼달라”고 당부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미 연방수사국(FBI)이 파견한 리비아 미 영사관 피습 사건 조사팀이 아직 리비아에 입국하지 못한 상태라고 워싱턴포스트가 15일 보도했다. 리비아 현지에 FBI 연락사무소가 없고, 현지 상황 등으로 인해 진입이 어렵기 때문이다. 또 예멘 의회는 자국 공관 보호를 위해 미국이 파견한 해병대에 대해 “규모가 크든 작든, 어떤 이유로든 예멘 땅에 외국군을 주둔시킬 수 없다.”며 떠날 것을 요구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反美로 시작된 이슬람의 분노, 反서방으로 옮겨붙다

    反美로 시작된 이슬람의 분노, 反서방으로 옮겨붙다

    이슬람을 모독한 미국 영화에 대한 반발로 촉발된 반미 시위가 이슬람권 안식일이자 금요 예배가 열리는 14일(현지시간) 이슬람 전역으로 확산됐다. 이슬람 국가인 수단의 시위대 수천명은 이날 금요 예배를 마친 뒤 이 영화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다 수도 하르툼 주재 영국과 독일 대사관에 난입해 건물을 파괴하고 불을 질렀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들은 독일 대사관에 걸린 국기를 내리고 이슬람을 상징하는 검은색 깃발을 걸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두 대사관의 창문과 가구 등 집기류는 심각하게 파손됐고 이어 화염에 휩싸였다. 그러나 이들 대사관 피습에 따른 사상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영국과 독일 대사관을 공격하고 나서 수만명으로 불어난 시위대가 미 대사관으로 행진하고 있다. 이들 시위대는 돌을 던지며 대사관 진입을 계속 시도하고 있어 사상자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레바논 북부 트리폴리에서도 이슬람 모욕 영화를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지자 정부군이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시위대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레바논 당국은 시위대가 정부 청사 공격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은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레바논에 도착한 날이다. 교황의 레바논 방문은 중동 지역에서 잇단 유혈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편 금요 예배가 열린 이날 반미 시위는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의 이슬람 국가들로도 번졌다. 다만 이들 아시아 국가에서는 중동에서와 같은 무장 공격이나 폭력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전체 인구의 90%가 이슬람 신자인 방글라데시에는 금요 예배를 마친 1만여명의 시위대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국기를 태우고 미 대사관 쪽으로 행진을 시도했다. 당국은 특수기동경찰대, 병력 수송용 장갑차와 물대포 등을 동원해 시위대가 미 대사관 가까이 접근하는 것을 막았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는 350여명의 이슬람 근본주의자들과 지지자들이 “알라 외에 다른 신은 없다.”는 코란 구절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미 대사관 밖에서 영화에 항의하는 시위를 했다. 말레이시아에서도 집회가 열렸으나 폭력 사태는 없었다. 이슬람권에서 반미 시위가 격화되자 이집트 카이로 주재 캐나다 대사관은 긴급 폐쇄했다. 캐나다 외교부는 13일 카이로 미 대사관 주변에서 이어지는 시위 양상을 우려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캐나다 방송 CTV가 전했다. 릭 로스 외교부 대변인은 “예방 및 직원 보호를 위해 대사관을 폐쇄했으며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이집트를 동맹으로도, 적으로도 간주하지 않는다.”는 강경한 발언으로 새 이집트 정권과 미묘한 갈등의 불씨를 지폈다.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 이번 반미 시위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는 데다 무르시 대통령을 배출한 보수 이슬람 정파인 무슬림형제단이 전국 시위를 촉구하면서 오바마 정부의 불만이 커진 것이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이 이집트 정부와의 관계를 전면 재검토하는 쪽으로 해석되자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외교적, 법적으로 정확하게 말했다.”면서 “우리는 이집트와 동맹 조약을 맺고 있지 않다.”고 진화에 나섰다. 조희선기자 hsnc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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