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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 선물 ‘토종명품’ 뜬다

    ‘토종들의 대반격?’올 설에는 신토불이형 토종선물이 강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구제역·납게파동 등으로 수입품에 대한 불신이 높아져서다.아주 비싸거나 아주 싼 제품이 잘 팔리는 가격 양극화 현상은 올해도 계속돼 토종선물도 명품형과 실속형으로 나뉘고 있다.고기값 급등(40∼50%)으로 갈비세트 판매가 저조할 것을 우려한 유통업계가 대체상품 발굴에 적극 나선 것도 토종상품의 인기를 높이는 한 요인이다. 재미있는 것은 뉴코아백화점이 고객을 대상으로 ‘받고싶은설 선물’에 스티커를 붙이도록 했는데 갈비를 가장 많이 찍었다.이유는? “비싸서”다. [사과·볏짚 먹여키운 명품갈비] 행복한세상 백화점은 사과를 먹여 키운 ‘사과먹는 소’(49만 8000원)를 30세트 한정판매한다.현대백화점은 볏짚 여물을 먹인 ‘현대 화식 한우’(35만원)를 내놓았다.신세계와 롯데는 오동나무 등에 담은 고급 냉장육 세트를 선보였다.비싼 만큼 일반 한우보다 육질이 쫄깃쫄깃하고 필수 지방산 함유량이 높다고 업체측은설명한다. [보다 저렴한 갈비를 원한다면] 갈비값이 워낙 올라 부담을느낀 유통업체들은 갈비세트 포장단위를 종전의 1㎏에서 800g으로 바꿨다.무게를 줄여 가격대를 맞춘 것.사골과 꼬리만으로 구성한 보신세트와 양념갈비 등은 일반 갈비세트보다가격대가 저렴하다.‘맞춤판매’를 활용하는 것도 주머니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대부분의 백화점·할인점들은고기부위와 무게를 고객이 원하는 대로 짜주는 맞춤판매를실시 중이다.고기맛이 좋으면서도 시중가보다 저렴해 ‘단골’이 많은 한국냉장은 한우세트를 12만∼22만원대에 특별판매 중이다.7일까지만 무료배달(02-678-7511)해준다. [‘金비’ 대체상품] 갈비가 금비가 되자 굴비·닭고기·옥돔·대하 등 대체상품이 인기다.신세계는 솔잎 굴비·참숯굴비를 발빠르게 내놓았다. 그랜드백화점은 8만원대 영광굴비와 4만원대 더덕세트를 선보였다.닭고기 전문업체 하림의 ‘닭 종합선물세트’도 눈길을 끈다.즉석 닭날개튀김·닭갈비·삼계탕 등 닭제품 14종을 한데 묶었다.현대는 국내산 참굴비세트를 하나하나 낱개로분리포장해 선보였다. 대부분의 굴비세트가 10마리씩 묶여있어 요리할 때 번거롭다는 점에 착안했다.19만원대 대하세트도 현대의 야심작.미도파도 대하를 비롯해 제주산 갈치,옥돔,전복 등 수산물을 15만원 안팎에 선물용으로 판다.맞춤주문이 가능하다. 잡화용품의 선전도 눈에 띄는 대목.한국화장품 ‘산심’ 등 최근 부쩍 비싸진 화장품에 주문이 몰리고 있다. [전통과자도 인기] 롯데는 궁중음식 기능보유자인 황혜성씨의 ‘지화자’ 한과세트(12만∼15만원)를,행복한세상은 노동부 지정 제과부문 명장 1호인 박찬회씨의 ‘박찬회 화과자’(3만∼4만원)를 판매 중이다.삼성몰(www.samsungmall.co.kr)은 지난 추석때 큰 인기를 끌었던 궁중어가명찬을 다시 내놓았다. [실속있고 참신한 선물을 원한다면] 황토염색전문점 황기모아의 ‘황토내의세트’(2만 9000원),숙면을 도와주는 ‘마이필로 매직폼 베개’(8만원),넥타이 심지에 원적외선 방출성분을 넣어 몸에 활력을 더해준다는 ‘기(氣) 넥타이’(6만 9000원) 등도 있다.롯데에서 판매한다. 안미현기자 hyun@
  • 이야기 나누듯 경제 궁금증 풀이

    ▲유시민의 경제학카페(유시민 지음/돌베개 펴냄). ‘저축이 왜 때론 악덕이 될까?’‘GNP는 높아졌는데 더빈곤함을 느끼는 이유는 뭘까?’‘어째서 다방커피 한잔이자장면 한그릇보다 비쌀까?’ 살아가면서 흔히 생기는 이러한 의문들을 하나씩 풀어나가다 보면 복잡하게 꼬인 세상 밑바닥을 이해할 수 있게된다.어렵게만 느껴지던 경제문제의 본질도 점차 눈에 들어오기 마련이다. 최근 ‘시사평론이란 본업에 충실하기 위해서’라며 ‘MBC 100분 토론’ 진행자에서 물러난 유시민씨가 현실속의풍부한 이야깃거리를 통해 경제학적 개념을 명료하게 정리한 책 ‘유시민의 경제학카페’(돌베개 펴냄)를 냈다. 저자는 이 책에서 경제학 지식 자체가 아니라 ‘경제학적 사고방식’을 제공한다.복잡한 세상사 근저엔 어떤 경제적 문제들이 얼기설기 놓여 있고 그것들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었던 경제적 통설들이 갖고 있는 의외의 거짓과 진실 등에 관해본질적이고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를테면 그는 GNP수준이 복지수준과 반대로 가는 사례를 통해 ‘GNP의 허와실’에 대해 들려준다.‘근대화의 상징’인 자동차산업을 위해 정부는 주차장이 없어도 누구나차를 살 수 있도록 했다.그 결과 도로는 주차장이 돼버렸고 공기는 오염됐으며 이비인후과와 암센터엔 손님이 넘쳐난다.자동차회사와 병원의 매출이 늘고 국민총생산은 늘어났지만 안타깝게도 국민복지까지 비례해 높아지지는 않는것이다. 그는 이처럼 매일 신문이나 TV에서 만나는 경제현상을 ‘국가채무’‘조세정의’‘환율의 마법’‘대박의 경제학’ 등 25개의 의제로 선정해 마치 카페에 독자들을 초청해이야기를 나누듯 경제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나간다.1만2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
  • 뇌졸중 위험요인 알고 다스리자

    “반신불수,전신마비 등 치명적 장애와 함께 사망원인 1,2위를 다투는 중풍 뇌졸중(腦卒中)을 예방하려면 위험요인을 적절히 관리해야 합니다.”각 대학 병원 신경과 교수들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뇌기능에 문제가 생긴 뇌졸중은 사망 및 영구 장애의 주요 원인”이라면서 “그러나 뇌졸중 위험요인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도가 낮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한 뇌졸중학회가 전국의 성인남녀 1,749명을 대상으로뇌졸중의 위험인자에 대한 인식도를 설문조사한 결과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음주,흡연,운동부족,스트레스, 그릇된식습관,심장병,고령등 이미 잘 알려진 위험인자 가운데 한가지도 모르는 사람이 43.6%나 됐다. 또 고혈압증 노인 등 뇌졸중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도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진다거나 갑자기 발음이 어눌해지는 등뇌졸중 전조증상에 대해 인식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용범 강북삼성병원 신경과 교수가 뇌졸중 발병 가능성이 높은 집단인 고혈압,당뇨,흡연,비만이 있는 65세 이상의 뇌졸중 경험 노인 126명을 대상으로 전조증상에대한인지수준을 물었더니 100점 만점에 47점밖에 되지 않았다. 이광호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특히 노인에게서 주로 발생하는 뇌졸중과 관련해 “사람 뇌의 무게는 체중의5%에 불과하지만 총혈액의 15∼20%를 공급받는다”면서 “그런만큼 뇌에는 혈액이 많아 나이가 들면서 혈관장애로인한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뇌졸중은 두 가지로 나뉜다.하나는 수도관이 녹슬어 막히거나 펌프가 고장나거나 상수원의 물이 고갈되면 물이 나오지 않게 되는 것처럼 혈액이 공급되지 못해 발생하는 경우로 이를 허혈성(虛血性) 뇌졸중이라고 한다.그와 달리수도관이 파열돼 물이 옆으로 새는 것과 같이 혈관이 터져 피가 새나오는 경우가 출혈성(出血性) 뇌졸중이다. ◇뇌졸중 위험인자. ◆연령과 성별=노령화되면 신체의 다른 조직처럼 뇌혈관도 탄력을 잃고 딱딱해지는 동맥경화증이 잘 생긴다.실제 뇌졸중 환자의 3분의2 이상이 65세 이상에서 발생하며 연령이 증가하면서 뇌졸중 발생률도 급격히 증가한다. 성별로는 남성이 여성보다 1.3배 더 높다. ◆고혈압= 혈압이 높으면 뇌출혈 뿐만 아니라 동맥경화에의한 뇌경색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고혈압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는 사람이 많아 이로 인한 뇌졸중이 많다. 보통 성인의 10∼15%가 고혈압을 갖고 있으므로 이를 잘치료하면 뇌졸중 발생비율을 낮출 수 있다. 혈압이 높으면 심장이 받는 부담이 커서 좌심실 비대 현상이 자주 나타나는데 이것도 중요한 위험인자다. 심방세동,협심증,심근경색,울혈성 심부전증 등 심장질환이 있으면 뇌색전증(腦塞栓症)이 잘 발생한다.특히 심방세동이 있으면 뇌졸중 위험이 5배나 증가한다. ◆당뇨병=뇌졸중 환자의 15%가 당뇨병 환자이다.당뇨병은식이요법,운동요법,약물요법 세가지를 병행해 치료하면 된다. ◆흡연=하루에 담배 한 갑 이상을 피우면 비흡연자에 비해 허혈성뇌졸중이 10배나 더 잘 걸린다.여성이 흡연을 하면 뇌졸중 위험은 더 높아진다.피임약을 복용중인 여성은 20배 이상 더 잘 걸린다. ◆음주=고혈압 환자는 술을 마신 뒤 뇌출혈을 잘 일으킨다.아주 추운 날 과음하고 뇌출혈로 쓰러진 환자들이 적지않다.특히 독한 술이나 이른바 ‘폭탄주’라 불리는 혼합주를 마시면 뇌졸중 위험이 커진다.대개 음주시에는 흡연도 함께 하므로 위험도가 더욱 높아진다. ◆고지혈증=혈중 콜레스테롤 가운데 저비중(LDL) 콜레스테롤이 많고 좋은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고비중(HDL) 콜레스테롤이 적으면 뇌졸중과 심장의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높아진다.위험도를 낮추려면 저비중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야한다.치료로 6개월간 식사요법,체중감량,운동 등을 실시하지만 효과가 없으면 처방약을 복용해야 한다. ◆비만과 운동부족= 살이 찔 수록 심장이 더 부담을 받고고혈압,고콜레스테롤증,당뇨병 등의 합병증을 가진 경우가 많아 뇌졸중 위험이 높아진다. 비만 관리에는 운동이 좋다.처음에는 천천히 시작해 30분에서 1시간까지 1주일에 3∼5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하루도 쉬지 않고 계속 운동하면 신체에 무리가 오기 때문에 1주일에 2일은 쉬는 게 좋다.만약 운동중 가슴의 통증,어지러움,숨가쁨,메스꺼움,피로감과 같은 증상이 있으면 바로 멈춰야 한다. 유상덕기자 youni@ ■생활속 예방법. 토마토,바나나,감자 등 칼륨(K)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먹으면 뇌졸중에 덜 걸린다는 연구보고가 나와 있다.평소 야채와 같이 섬유소가 많은 식품을 먹는 것이 좋다.또 고등어,꽁치 등 등푸른 생선은 동맥경화 예방에 좋다.그러나혈중 요산이 높은 사람은 요산 성분이 많은 이런 생선들을 피해야 한다. 외부 기온이 갑자기 뚝 떨어지는 날을 조심해야 한다.한파주의보가 내리는 날같이 기온이 10도 이상 갑자기 추워지는 날은 말초혈관이 수축하고 심장이 받는 혈액량이 상대적으로 증가해 혈압이 올라가므로 뇌출혈 발생률이 높다.따라서 고혈압과 동맥경화증이 있는 사람은 겨울철 이른아침에 외출을 삼가고 외출할 때는 체온이 크게 변하지 않도록 옷을 따뜻하게 입어야 한다. 운동이나 사우나로 땀을 많이 흘리고 나서 뇌졸중으로 쓰러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혈관이 좁은 사람이 탈수까지 되면 뇌혈량이 감소하기 때문이다.뇌졸중 위험도가 높은 사람은 탈수가 될 때까지 운동을 과하게 하지 말고 땀을 많이 흘린 경우이온 음료를 마시는 게 도움이 된다. 갑자기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면 혈압이 올라가고 혈관이 수축하며,장기간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받으면 동맥경화증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따라서 피하는 게 상책이지만 살다보면 그럴 수가 없기 때문에 그때그때마다 적절하게 푸는 게 좋다. 유상덕기자. ■응급조치 이렇게. 뇌졸중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지체없이 뇌졸중 전문의가있고 집중 감시관찰이 가능한 중환자실이 갖추어진 대형병원으로 가야 한다. 이병철 한림대 성심병원 뇌졸중센터 신경과장은 “우리병원의 뇌졸중 자료은행에 따르면 급성 뇌졸중 증상으로입원한 환자 1,129명 가운데 단지 37%인 347명만이 발생당일 병원에 도착했다”면서 “뇌졸중으로 인한 후유증을최대한 줄일 수 있는 소위 ‘치료가능 시간’인 발병후 3시간 이내에 도착한 환자는 전체의 10%밖에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대부분 환자가 3시간을 넘어 도착하는 것은 뇌졸중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 부족과 전통요법에 매달리는 국민정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광호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졸중이 생기면즉시 119로 연락하고 청심환 등 약과 음식물을 절대 먹여서는 안되며 환자를 눕힐 때는 어깨밑 뒤 잔등에 베개나포갠 수건을 고이고 머리를 뒤로 젖혀 기도를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2002 길섶에서] 좌복 하나 남기고

    대한불교 조계종 10대 종정 혜암(慧菴) 스님의 영결식이 지난 6일 오전 전국의 2,500여 조계종 사찰에서 명종(鳴鐘)이시작되는 가운데 경남 합천 가야산 해인사 구광루에서 엄수됐다.이날 영결식에는 3,000여명의 스님과 3만여명의 신도,그리고 각계 인사들이 참석했다.때가 때인지라 여야 대선 예비주자들도 자리를 함께해서 종정의 대덕을 기렸다. 정치인은 각종 종교에 대한 지식이 해박한 것일까.이날 조사를 읽은 정치인들은 자신의 종교와 관계없이 심오하기 그지없는 불교 용어를 한껏 구사했다.그러나 이렇다 할 감동을 느끼지 못한 것은 필자뿐일까.혜암 종정은 평생 장좌불와수행으로 잘 알려져 있다.“스님은 방 안에 이불도 베개도없이 달랑 좌복(방석) 하나만 남기셨다.이제 나도 본래의 자리로 가신 스님의 빈 자리를 지키다가 갈 곳으로 가게 될 것이다.” 40여년 넘게 스님을 시봉한 김광명화 보살(103)의말이다.달랑 남은 좌복 하나,그리고 갈곳으로 간다….왠지긴 울림으로 남는다. 장윤환 논설고문
  • [굄돌] 세 아들과 책읽기

    이 봄이면 중학생이 되는 경진이는 서너살 때 사탕달라 하듯이 책을 읽어 달라고 졸랐습니다.저는 “야,다음에 읽자” 미루었고 경진이는 책에 대한 맛을 잃어 이제는 TV와 컴퓨터만 쳐다보고 싶어합니다.책읽기 습관을 다시 세우려,몇달전 헌책방에서 깨끗한 전기전 한 질을 구해서 선물해 주었지만 책에는 먼지만 앉아가고 있었습니다. 며칠 전 전집에서 ‘퀴리부인’을 꺼내 읽어 보았는데 얼마나 재미있는지.저녁에 산책하며 경진에게 이야기해 주었습니다.그날 밤 저 혼자서 일곱 권 더 읽었습니다.다음날 저녁식사 후 경진이는 “아빠 아까 읽은 책 이야기 해주세요.”페스탈로치의 유년시절 이야기에 침을 꼴깍 흘리며 빠져들무렵,“경진아,아빠가 다 기억하지 못하겠으니 책 좀 가져와 봐라.” 아예 함께 읽기 시작했습니다.4학년인 성진이도 2학년인 안진이도 쪼르르 와 함께 앉았습니다.아예 이불과 베개도 가져왔습니다.큰아들은 오른쪽,둘째는 왼쪽,셋째는 무릎에 앉았습니다.손가락으로 짚어가며 빠르게 읽어 나갔습니다.한 시간이 지나자 셋째는 방으로가고 두 시간이 지나자둘째는 “아빠,마루에 누워서 듣기만 할게”하더니 곧 꿈나라로 갔습니다.시간은 11시.페스탈로치의 묘비명 마지막 줄을 남겨 두고 제가 깜빡 잠이 들었습니다.겨우 눈을 떠 읽었습니다.“그의 이름에 영원히 하나님의 축복이 있을지어다. ” 그날 우리는 책을 통해 18세기 스위스로 신나는 여행을 하였습니다.페스탈로치의 “실물교육,현장교육,공동체 교육(개인의 출세를 위한 교육이 아니라),사랑의 교육”을 보면서,우리 학교교육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함께한 그 시간은 실은 빚갚기입니다.혼자서 살림하랴 돈벌랴 아이들 교육하랴 고생하던 아내 선희에게,아빠에 배고파하던 아이들에게 부채가 얼마나 많은지.속죄를 위해 같이 책읽기를 앞으로도 계속하려 마음먹었습니다. 함께 책읽기,그리고 창조적으로 생각하는 것 돕기는 화풀이이기도 합니다.눈가림과 거짓과 뇌물에 익숙해져 아이들까지도 조작적 영상과 광고로 꼬드기는 어른들에 대해.그것은 희망만들기입니다.함께 사는 시민사회를 만들자 소리쳐도 반응들이 없어실망하지만 함께 할 아이들이 있는 한 희망은 있으니까요. ▲유해신 기독교윤리실천운동교육위원장. ■새 필자 양운덕,나해철씨에 이어 유해신(41)남경태(41·역사 저술가)씨 두 분이 1∼2월 두 달간 굄돌 글을 씁니다.
  • 문턱닳는 ‘철학원’/ ‘족집게’45만명 복채 천차만별

    “진학 특별상담중-자녀의 장래를 전문가와 상의하세요.”대학 입시철인 요즘 철학관을 비롯한 점술집에 나붙은 문구다. 연말연시인 데다 사상 유례없는 취업한파,대학입시,지방선거 등을 앞두고 점집들이 밀려드는 운명 상담자들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역술인들은 더도 덜도 말고 ‘요즘만 같았으면 좋겠다’며 들어오는 복채에 휘파람을 불고 있다. 그러나 전국 45만명을 헤아리는 이들은 고소득을 올리는 유명 역술인조차도 세금을 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공평한 세부담과 세원발굴을 외치는 국세청은 아직 그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한 상태여서 정도세정의 의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실태와 문제점. [점집·철학관 얼마나 되나] 공식적인 집계는 나와 있지 않다.다만 한국역술인협회나 무속인 조직인 대한승공경신연합회에 따르면 역술인은 정회원 10만명(정회원 5만,준회원 5만)에다 비회원수가 1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무속인 수도 전국적으로 25만명(정회원 14만2,000여명)을 헤아린다.역술인과 무속인을 합치면 45만명이 되는 셈이다. 역술인협회에서 공식적으로 배출되는 인원만도 한해 100∼200여명.사설학원과 일부 철학원에서는 ‘속성코스’까지 만들어 역술인을 양산하고 있다. 이런 상황임을 감안할 때 그 숫자는 부지기수다.요즘엔 역학서 한번 읽어본 사람이면 모두 도사님으로 불릴 정도로 역술인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많다. 또 사이버상 점집과 카페점집 등이 늘면서 ‘점술 전성시대’를 이룬다. [세금 없는 인기직종] 요즘 신문지상이나 주·월간지 광고에 빠지지 않는 게 있다면 역술인 광고다.전면을 할애하거나 5단 광고가 주류를 이룬다. 취직·입학·관운을 내세워 심기가 불안한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이른바 ‘용하다’고 알려진 철학관은 ‘사주팔자·성명학 속성완성’이란 문구와 함께 수강생을 모집하는 광고도 흔히 볼 수 있다.문화센터에도 주역강좌가 인기를 끈다. 역술학원이나 주역풀이 전문학원 등 동양철학 전문 학원이나 학술단체에도 학생·직장인들의 수강신청이 늘고 있는 추세다. 문제는 학문적인 연구보다는 아예 ‘돗자리 깔고 전문 역술인 행세’를 해보자는속셈으로 학원을 찾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점. 수강생 모집요강에도 ‘사무실 없이도 돈버는 사업’등의 문구를 앞세워 돈벌이 수단으로 수강생들을 부추기고 있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함량미달인 역술인들도 많지만 이들을규제할 방법은 아무것도 없다. 서울 동작구 불교아카데미 대자원 임선정 원장(‘신의 땅’ 저자)은 “요즘 역학이나 명리학을 배워보겠다는 사람들의문의가 부쩍 늘었다”면서 “자기성찰을 위한 공부가 아니고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것 같아 정중히 거절하고 있다”고밝혔다. 점집에서 사주팔자·성명·취업 등의 운세를 봐주는 금액은 2만∼3만원에서 5만원까지 다양하다.물론 사이버상에서 무료상담을 해주는 사이트도 생겼지만 유명세에 따라 역술인들의 수입은 천차만별이다. 정치 지망생들의 점괘를 풀어준다는 이모씨(46·족상전문)는 때가 때인 만큼 복채는 ‘부르는 게 값’이라고 자랑한다.역술인이나 무당들의 수입이 만만치 않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그러나 소득에 대한 세금을 내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피해사례] L보험사에 다니는 윤모씨(45·여·서울)는 둘째 아들의 대학입학 문제로 고민하다 주위의 추천으로 ‘족집게 도사’를 찾았다.도사는 조상신들이 방해하고 있어 아들의 진학운이 막혀 있다며 천도재(薦度齋:죽은 사람 영혼을극락으로 인도하는 것)를 올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씨는 5조상신을 달래지 않고는 집안에 액운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말에 800만원을 들여 재를 올렸다.그러나 남편의 사업이 부도나고 뒤늦게 이 사실을 안 남편과 심한 다툼으로가정파탄에 이르게 됐다.아직 아들의 대입시 결과가 남았으나 속은 것만 같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영등포구 이모씨(48·여)는 취업 재수생인 큰아들을위해 점집을 찾았다. 점쟁이는 취직운이 막혀 운기를 높여준다는 부적을 살 것을주문했다.이씨는 200만원을 주고 부적을 사 아들의 베개 속에 집어넣고 취직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아들은 벌써 기업체 시험에 여러 번 떨어졌다.이씨는 “괜한 짓을 한 것 같다”며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유진상기자 jsr@. ■어느 전직 도사님의 고백.지방대학 한문학과를 나온 장모씨(44).서울에서 17년동안통신제품 판매사업을 해오다 지난해 이를 청산하고 뒤늦게목회자의 길을 걷기 위해 신학대학에 입학했다.그는 본업보다는 부업으로 시작한 작명과 사주팔자를 봐주는 점쟁이로이름이 더 알려졌었다. 처음 심심풀이로 시작한 일이 입소문으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아예 주업이 바뀌었다.주역풀이에 관심이 많았던 그로서는 대학때 익힌 지식에다 상황에 맞는 그럴듯한입담으로 고객들을 휘어잡았다. 장씨는 “대개 점을 보러오는 사람의 심리는 불안한 상태이기 때문에 역술인들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나쁜 운세일수록 곱씹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이런 사람들은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도 어려운 일이 닥치면 ‘혹시나’하는 생각에 ‘액땜하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다시 찾게 된단다. 이럴 경우 조금 무리한 웃돈을 요구하더라도 들어주더라는설명이다.장씨는 역술인들의 말솜씨에 매료되는 순간 무리한 복채를 요구하거나 지속적으로 방문을 요구할때는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10년동안 운세를 봐주는 과정에서 거짓말도 늘고 선량한 사람들을 농락한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되뇌었다.지금은 신학대학에 진학,성경공부에 전념하고 있다. 유진상기자. ■점보기 ‘신세대 신풍속. ’취업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려워지면서 불안해진 20대 사이에도 점보기 문화가 성행하고 있다. 역술인들의 연령층도 20∼30대로 낮아진 데다 공간도 서울강남구 압구정 로데오거리 뒤편이나 신촌·이화여대앞·대학로 등 젊은이들이 즐겨찾는 지역에 세련된 카페 형태로 있다. 특히 닷컴 수난시대에도 인터넷 사이트로 영업하는 점집이100여 곳이 넘을 만큼 성업중이다.복채는 2,000원부터 2만원대로 전문철학관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7월에는 물가에 가지 말라’는 식의 아리송한 점괘는 지양한다. ‘미국 스탠퍼드대보다 하버드대로 가야 귀국후 교수가 되겠다’ ‘시집은 30세 이후에 가야 이혼당하지 않는다’ ‘올 1월 주식에 투자하면 깨진다’식으로 분명한 지침을 얘기하는게 특징이다. 인터넷 점집 에스크퓨처닷컴(askfuture.com) 소속 역술인 60명중 20∼30대가 40%이며,회원의 75%가 20∼30대다.사주풀이·진로·적성·궁합은 기본이다.증권투자 상담은 물론 내년 경제전망과 국운도 예측한다.영어로도 점괘를 볼 수 있다.고객의 상담내용을 사이트에 모두 공개하고 입금은 통장으로 받는다. 사주닷컴(Sazoo.com)이 지난 4월말부터 5개월간 상담내역을 분석한 결과 △이성문제(32.13%) △진로 및 시험운(16.33%) △사업방향 및 재물운(11.39%) 등으로 문의가 많았다. 이화여대 앞과 신촌역 부근에 자리잡은 100여곳의 역술원과 사주카페는 데이트 코스로도 유명하다.이대앞 S사주카페에서 카운슬러로 일하는 A모씨는 “취업문제와 연애문제에 대한 문의가 주류를 이룬다”고 밝혔다.최근에는 대학주변 길거리에서 1,000∼2,000원을 받고 손금을 봐주는 IMF형 점집도 인기다.이대 앞에서 손금을 봐주는 B모씨는 “젊은이들이 점집을 찾는 것은 마음의 위안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면서“상담시간은 5분을 넘기지 않지만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줘웃으면서 일어나도록 한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 ■조선시대 무당도 세금냈다. 역술인과 무속인들은 사업자 등록이 거의 안돼 있으며 일부 등록된 사람들도 ‘면세사업자’이다. 아무리 소득이 많아도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국세청이나 세무서 관계자들은 유명 점쟁이·무속인들의 수입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그러나 이들에게 과세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소득을 밝히지 않아 과세표준을정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역술인·무속인협회 관계자는 “복채나 굿판에서 내는 돈을 어떻게 일률적으로 정할 수 있겠느냐”면서 “개인간에 거래가 이뤄져 협회 차원에서도 제재를 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요즘 직장인들의 ‘연말정산’ 항목 가운데에는 사찰이나교회 등에 낸 헌금이나 성금도 포함돼 세금을 감면받는다.종교단체도 연말 정산용으로 서류를 떼어주는 것이 일반화돼있다. 이 때문에 봉급생활자들은 과세기준이 어려워 세금을 못 거둬들인다는 국세청의 변명을 군색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와관련,조선시대에 무속인이 세금을 냈다는 기록은 주목할 만하다. 재정과 군정의 내역을 모아놓은 ‘만기요람(萬機要覽)’이그것이다. 조선은 개국초부터 함경도·강원도·삼남(三南)의 무녀들에게 신을 섬기는 세금으로 무세(巫稅)를 거둬들였다.무녀들을 낱낱이 조사해 장부에 기록하고 사람마다 세목(稅木:무명)이나 오승정포(五升正布:올이 굵은 베나 무명) 1필을 내도록 했다.이때 돈으로 대납하면 3냥5전(영조때 2냥5전)을 내야했다. 민속학자들은 19세기초(순조때) 거둬들인 세금을 근거로 추산할 때 무속인 수가 5,000명이 넘었을 것으로 짐작한다. 유진상기자.
  • 유통업계 “크리스마스가 좋아”

    ‘크리스마스 대목을 잡아라’ 백화점·쇼핑몰·호텔 등이 크리스마스 및 연말연시를 맞아 풍성한 행사를 마련,고객유치 경쟁에 나섰다.산타와 함께 하는 각종 경품 이벤트와 할인 행사 등이 눈길을 끈다. ●성탄절 보따리를 풀어라= 롯데백화점은 25일까지 ‘해리포터와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선물대축제’를 갖는다.의류·완구·액세서리 등 해리포터 관련 60여 품목 260가지 상품을 선보인다.해리포터 스크린쇼,해리포터 비디오 게임시연 등도 즐길 수 있다. 미도파백화점은 5만원 이상 어린이 선물을 구입한 고객에게 24∼25일 산타가 선물을 직접 주고 사진촬영 행사도 갖는다.삼성플라자 분당점은 10만원 이상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25일 0시∼24시까지 서울에 눈이 1㎝이상 쌓이면 26일추첨해 홈시어터 세트·캠코더·핸드백 등을 선물로 준다. 현대백화점 신촌점은 18∼20일 현대카드 회원 대상으로 100명을 선착순으로 접수받아 23일 ‘내손으로 만드는 크리스마스 케이크교실’을 개최한다.그랜드마트 화곡점은 22일까지 3만원 이상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실시,트리·꽃바구니를 배달해 준다. 패션몰 메사는 31일까지 ‘메사,산타가 있는 마을’ 행사를 갖고 5만원 이상 구매고객 4만명에게 가습기·프라이팬등을 준다.한국까르푸는 5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 인형을선물로 주고,4만원어치 이상 디즈니상품을 사면 보조가방·시계 등을 선물한다. ●선물 미리 준비하세요= 롯데마그넷은 ‘크리스마스 장식용품 모음전’을 마련,각종 트리장식 및 인테리어 소품,크리스마스 카드 등을 싸게 판다.e현대백화점(www.ehyundai. com)은 ‘크리스마스 이색선물전’을 마련,TV드라마 ‘여인천하’에 등장하는 대왕대비 쌍가락지와 중전·정경부인가락지 등을 판매한다.월드컵 팬티와 전신을 감싸주는 U자형 바디베개,애완견 코트 등도 선보인다. 그랜드백화점·그랜드마트는 31일까지 완구세트와 커플·효도상품 등을 10∼30% 싸게 판매한다.행복한세상백화점은26일까지 루돌프 모양의 트리·케이크·파티용품 등을 판매한다. 인터넷 경매업체 옥션(www.auction.co.kr)은 19일까지 크리스마스 꽃·케이크·인형 등 16종을 10∼15% 할인판매하고,원하는 날에 배달해 준다.코리아텐더(www.korea-tender.com)는 향수·콘서트 표 등을 20∼60% 싸게 판다. 홈플러스는 1만∼5만원대 선물을 선보이는 ‘홈플러스와함께하는 X마스’와 100대 상품 초특가전을 갖는다.두산타워는 21∼31일 ‘크리스마스·연말연시 시즌상품기획전’을 마련,20∼30% 할인판매한다. ●호텔업계도 분주= 스위스그랜드호텔은 다양한 크리스마스 요리를 집에서 맛볼 수 있는 ‘테이크아웃 메뉴’를 선보인다.칠면조구이·훈제연어·바닷가재·크리스마스 푸딩·산타초콜릿 등을 알파인델리(02-22287-8274)로 48시간 전에 주문하면 된다. 호텔롯데는 양식당 쉔브룬·베이커리 델리카한스에서 크리스마스 특별메뉴·선물세트를 선보인다.하얏트호텔은 24일 아이스링크에서 피켜스케이팅 선수들의 공연을 마련했으며 게임도 진행,객실이용권 등 푸짐한 경품을 준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독자 중심의 치열한 고민만이 살길”

    “기쁘기보다는 부담스럽죠.이 상을 받아야 할 분들이 꽉차 있었요.앞으로 잘 해야겠다는 생각뿐입니다.” 출판사 사계절의 강맑실 대표(45)가 올해 출판인회의(회장김언호)가 제정한 ‘올해의 출판인’ 본상의 첫 수상자가 됐다.강 대표는 선정 소식을 듣는 순간 20년 가까운 출판생활의 편린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고 16일 말했다. 그는 83년 고 안병무박사가 이끌던 한국신학연구소에서 편집·번역을 하면서 출판과 인연을 맺었다.앞서 82년 결혼하던 해 사계절을 차린 남편 김영종씨가 이후 연례행사처럼 감방을 드나들다 ‘일하는 자의 기쁨’으로 1년 동안 장기체류(?)하자 87년 편집장으로 사계절에 합류했다. “어둠의 80년대를 비추는 사회과학책을 만들 때가 행복했지요.당시 신문들이 사회면에 판매금지 도서목록을 자주 실어 공짜로 홍보(?)해주었고 대학가 서점에서 항상 수요가 있어 좋았지요.” 그 때는 정기적으로 발간·구속·판금의 과정을 되풀이하는 가운데서도 사회과학 출판사들이 풀빛·동녘·한마당·일월서각·녹두·돌베개 등으로 다양화되면서‘한국출판문화운동협의회’를 결성했던 ‘출판=사회운동’이었던 시절이었다. 강 대표는 이어 차분한 목소리로 구소련의 몰락으로 ‘새로운 길’을 찾아나서던 89년∼91년을 떠올리면서 사계절이 경제·어린이·교육 분야로 발길을 돌린 배경을 설명한다.이시절에 나온 책이 ‘손바닥 경제’,‘교실밖…’시리즈였다. 이 후 ‘반갑다,논리야’와 ‘누가 내 머리에 똥쌌나’라는효자를 만났다.국내 기획물로 승부한다는 전략은 ‘역사신문’‘한국생활사박물관’으로 이어져 연속 대박(?)을 터트렸고 강 대표에게 이같은 첫 수상자의 영예도 아울러 선사했다. ‘책의 앞날’을 묻는 질문에 “책을 보는 사람은 늘 있을것이다” “또 그들을 위한 책은 무궁무진하다”라고 자신있게 대답한다.그런 만큼 ‘출판 불황’을 새삼스럽게 여기지않는 강 대표는 “독자 중심의 치열한 고민만이 살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종수기자 vielee@
  •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

    “가장 한국적이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반대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 말에 박수를 치는 사람들에겐무척 반가울 책이 두 권 나왔다.토종 약초 전문가 최진규의 ‘약이 되는 우리 풀·꽃·나무(한문화)와 문화재 지킴이 손영학의 ‘한국인의 솜씨’(다 미디어 펴냄). 두 책에 눈길이 가는 것은 단순히 우리 것을 소재로 했기때문이 아니라 그 현장을 직접,발로 뛰면서 거둔 ‘수작업’이라는데 있다. ‘우리 풀…’은 ‘우리 시대의 약초꾼’인 지은이가 지난 30년 동안 전국의 산과 들을 누빈 결실이다.지은이의말대로 “피의 반은 수액(樹液)”이 될 정도로 자연과 한몸이 되고 “산과 물은 함께 숨쉬었”던 기록들이다. 책은 질환·증상별로 효험이 좋은 약초들을 소개한다.미리 준비해 두면 좋은 응급약초를 일러주면서 일반 약초들을 채취해 다듬고 보관하는 요령 등을 담았다.약초를 다룬탓에 ‘딱딱하다’고 미리 고개저을 필요는 없다.약초에얽힌 이야기와 속담,지은이의 경험들을 양념으로 버물렀기에 재미도 곁들였다. 그 중엔 어느 의약책에도 등장하지않는 약초도 나온다. 해안이나 갯벌,염전 주위에 자라는 ‘무명의 풀’ 함초에게 ‘변비 고치는 천연 식물소금’이라는 제 얼굴을 찾아준다.봄에는 콩팥·간질환에,가을엔 심장병에 좋다고 세세하게 설명한다.이는 발로 캐지 않고서는 건질 수 없는 것들이다.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새 “식물 중에 약초 아닌 것이 없다”는 지은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민간요법’이라고 평가절하하는 것도 섣부른 판단일듯.저자 자신이전문 연구기관에 성분분석을 의뢰했고,한의사들과 함께 임상실험을 하면서 과학성을 갖추려고 힘을 쏟았다. ‘한국인의 솜씨’도 ‘육성’의 면에선 ‘우리 풀’ 못지 않다.10여년 동안 전국을 돌며 현장답사한 땀이 배어있다. 선비들의 기개와 멋이 배어있는 사랑방과 그 속을 채우고있는 내부 장식물,여인네의 섬세한 숨결이 담긴 누비와이불·베개,반짇고리,혼례 때 쓰던 목기러기,시골 구석 처마에 걸려 있는 멍석 등 무심코 지나쳐왔던 옛 물건들에게애정의 숨결을 불어넣는다.잊혀지거나 죽어가는 ‘솜씨’ 하나하나가 살아난다.눈에 뭐가 씌면 객관성을 잃고 주관적 탐미론에 흐르기쉽다.지은이는 여기서 벗어나 있다.이는 사라지는 전통 놀이를 설명하는 대목에서 여실히 드러난다.“전통 놀이를살려야 한다”는 당위가 아니라 ‘놀이학’의 대가인 네덜란드 석학 요한 호이징가의 ‘호모 루덴스’나 그 후속편인 프랑스의 로제 카이와의 ‘놀이와 인간’의 담론에 기대 객관성을 갖춘다.뒷부분에 전국 박물관 주소와 소장품을 덧붙인 자상함도 돋보인다. 이종수기자
  • 센스있는 주부가 꾸미는 실내 인테리어

    공포스럽기까지한 찜통더위의 계절이 돌아왔다.이맘때면 주부들의 마음은 분주해진다.여름용 침구를 마련하고 집안 분위기를 산뜻하게 바꾸는 등 온 가족이 좀 더 시원하게 여름을 날 수 있게 미리미리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LG데코빌,전망좋은 방 등 인테리어 전문회사들은 “모시,삼베,대나무 소품 등 천연 소재를 이용하면 촉감이나 시각적으로 시원한 느낌을 극대화시킨다”고 조언한다. 색깔은 흰색을 기본으로 자연스러움과 시원함을 강조한 연초록색,파랑색,연회색 등이 주조를 이룬다.로맨틱 분위기를강조하고 싶을 때는 올 유행 컬러인 연보라와 실버 계통의색깔을 활용하면 좋다. 소재로는 모시와 삼베가 여름나기에 특히 제격이다.투박한질감과 소박한 색감은 자연미가 우러나는데다 끈적이지 않고통풍도 잘 돼 인기가 높다.삼베는 최근 일반인들의 관심을끌면서 색상도 훨씬 부드럽고 밝아졌다. 인테리어는 베개,쿠션 커버나 침대패드 등만 살짝 바꿔도느낌이 확 달라진다.소파 색상이 답답해 보일 때는 푸른색이나 흰색 계통의 시원한 색상으로덧씌워주고 여기에 삼베로만든 쿠션을 몇개 얹어 놓으면 청량감이 배어난다. 서울 동대문종합상가나 광장시장에 가면 삼베(폭 60㎝)는 1마당 3,000원,모시(폭 35㎝)는 1마당 3,000∼5,000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동대문시장에서 삼베,모시 등을 전문 취급하는 태창상회 주인 김병호씨는 “모시이불의 경우 두가지 색깔로 15마 정도면 충분하다.시장 지하 1층 수선가게에 옷감을 맡기면 가장자리를 파랑색으로 감싸 1만2,000원 정도에 박음질을 해준다”고 귀띔했다. 소파는 크기의 2배 가량의 원단을 사서 네귀퉁이를 박은 뒤소파에 덧씌우면 천갈이 전문점에 갈 필요없이 적은 돈으로바꿀 수 있다. 거실 창에는 삼베 조각을 이어붙인 조각보를 커튼처럼 달고식탁 테이블보도 같은 색깔로 맞추면 통일감을 준다. 모시 삼베침구는 세탁기로 빨면 손상이 많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손빨래를 해야 오래 쓸 수 있다. 여기에다 대나무를 활용한 발이나 작은 소품을 곁들이면 보기만 해도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듯하다. 투명한 아크릴판의 양 모서리에 대나무를붙인 대나무 액자,대나무를 이용한 램프갓,마디를 잘라 만든 촛대 등은 서울남대문시장이나 양재동 꽃시장 등에 가면 구입할 수 있다. 한편 거실에 까는 자리는 대나무,원목,화문석 등 다양한 제품들이 시중에 나와 있다.너무 차가운 성질의 대나무와 땀을잘 흡수해 더러움을 타는 화문석 보다는 원목자리를 많이찾는다는 게 상인들의 설명이다.원목자리는 재래시장에서는12만∼20만원 선이면 살 수 있으며 백화점에서는 20만∼40만원에판매중이다. 허윤주기자 rara@
  • 여름침구 잘 고르려면

    여름침구를 고를 때는 어떤 것을 주의해야 할까.현대백화점 가정용품 바이어 전주환 대리는 “침구 구입시 가장 먼저살펴야 할 것은 피부와 직접 닿는 소재의 점검”이라고 충고한다. 원단을 만져보거나 피부에 대봐서 감촉이 부드러운지,면 구성율이 몇%인지,짜임새가 너무 성글지 않은지를 우선 확인한다.일부업체에서는 원가를 줄이기 위해 면과 폴리에스테르를혼방해 사용하므로 비중이 몇 프로인지 품질표시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폴리에스테르 비중이 높으면 보풀이 생기기 쉽다. 디자인과 색상은 매장에서 보는 조명이나 분위기에 끌리지말고 방안 분위기,가구와의 배치 등을 항상 염두에 두도록한다.보기에는 예뻐 보이지만 막상 집에서 쓰려고 하면 분위기와 전혀 맞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베개 커버는 조금 여유있게 구입하는 것이 좋다.대체로 베개 커버는 금방 더러워지며 이불커버나 침대커버에 비해 빨리 해지기 때문이다. 여름 이불,패드,베개 등 침구류 세트는 정품의 경우 판매가가 40만∼60만원대의 고품질 상품이 나와 있다.그러나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정품에 못지 않은 10만원대 후반에서 20만원대 초반의 백화점 기획상품을 구입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이때 가격이 지나치게 싸면 하자가 있거나 재고상품인지,면이 100%인지를 살펴보고 구입한다. 현대백화점 무역,천호,신촌점에서는 12∼17일 ‘여름침구초특가전’을 열고 미치코 런던,메종,쉐모아,파코라반 등의 여름침구 기획세트를 특가 판매한다. 갤러리아 백화점 수원점은 14일까지 삼베패드,차렵이불 등을한정 판매한다.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여름침구 기획전을,미아점은 참나무 원목자리와 대자리 기획전을 13일까지 연다. 허윤주기자
  • 어린이 날 사줄만한 책을 보면

    오는 5일은 어린이날.부모들은 이맘때면 선물을 사달라는 어린이들의 성화에 시달린다.그러나 마땅하게 사줄게 장난감 등 밖에 없어 망설이게 된다.이럴 때 마음의 양식인책을 선물로 사주면 어떨까.어린이날을 앞두고 새로 나온재미있는 동화 등을 소개한다. ◇잃어버린 강아지(난 그레고리 글,론 라이트번 그림) 염색체 이상으로 인한 다운 증후군에 걸린 소녀의 눈에 비친 세상 이야기.공동체생활을 하며 호스피스에서 청소 일을하는 신디는 어느날 길에서 주운 강아지를 집으로 데려와친구로 삼는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신디가 강아지를 키울 수 없다고 일방적으로 판단해 동물보호협회로 넘긴다.풀이 죽은 신디에게 강아지가 동물 이상의 소중한 의미를 갖는다는 사실을깨달은 어른들은 결국 강아지를 되찾아준다.화려하지 않은 색연필 그림이 잔잔한 분위기를 풍긴다.파랑새어린이 8,000원◇쥐돌이의 파란나라(정연미 글·그림) 온통 뿌연 잿빛 별에 사는 쥐돌이가 꽃과 나무가 가득한 파란나라를 찾아 여행을 나서는데….아이들이 환경문제에 자연스럽게 눈뜨게해주는 그림책.노마 국제그림책콩쿠르 입상작.문학동네어린이 8,000원◇엉뚱이 뚱이(박경선 글,정경심 그림)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개구쟁이의 천진난만한 생각과 행동을 그린 동화집. 우리교육 7,000원◇씨앗을 지키는 사람들(안미란 글,윤정주 그림) 가상의미래에서 씨앗을 둘러싼 자본의 논리와 생명의 논리가 부딪치는 모습을 생생하게 그린 장편동화.창작과비평사 6,000원◇최고의 박물관을 찾아라(서울·경기)(김소기 기획) 박물관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생생한 정보를 담았다.주말·명절 행사와 주변의 가볼만한 곳 등도 소개.김영사 1만2,800원◇백제를 왜 잃어버린 왕국이라고 하나요?(권오영 글) 백제 수도는 왜 여러곳에 있는지 등 역사 속으로 사라진 백제에 관한 궁금증 43가지를 쉽게 풀이.다섯수레 6,500원◇북한 어린이들은 어떤 놀이를 할까(이상배·최진이 글,김성종 그림) 꽃자랑 풀자랑 놀이 등 북한 어린이들의 놀이에 대한 동화와 해설.파랑새어린이 7,500원◇성철스님과 모과동자(정찬주 글) 머리통이 울퉁불퉁해‘모과동자’란 별명을 얻은 8살짜리 동자승에게 들려주는 형식으로 성철스님의 일화를 엮은 동화.스님은 떠나지만그의 큰 가르침은 모과동자의 맑은 동심에 새겨진다.현대문학어린이 7,500원◇꽃주막/달 돋는 나라/푸른 연(김요섭 글) 환상동화를 국내에 본격화시켰던 고인의 창작동화.대교문화 각권 7,000원◇뭐 하니?(유문조 기획,최민오 그림) 따스하고 섬세한 쵸정이 살아있는,까꿍놀이를 주제로 한 그림책.돌베개어린이5,500원◇놀면서 자라고 배우는 아이들(이부미 지음) 공동육아 어린이집의 교육과정과 의미를 분석.또하나의문화 9,000원◇새가 들려주는 동화(유영소 글,김홍렬·한창수 그림) 논의 곡식을 훔쳐먹은 벌로 종아리를 맞아 통통 걷게 된 참새 등 새와 함께 전해 내려오는 재미난 이야기들을 사진,세밀화와 함께 꾸몄다.문공사 9,000원
  • [Drive & Shopping] 강화 남산리 토산품판매장

    *강화 남산리, 한올한올 왕골로 짠 '토산품판매장'. 한여름 등을 대고 누우면 시원함에 더위가 절로 가시는 우리 고유의 돗자리 ‘강화 화문석’.서양 카페트의 기세에눌려 우리 일상생활에서 멀어진 듯하지만 역시 ‘우리 몸에는 우리 것이 최고’인 듯하다.요즘들어 ‘신토불이’ 구호에 힘입어 화문석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이곳 상인들은말한다. 강화군 강화읍 남산리에 있는 ‘강화토산품판매장’에 가면 13개 점포에서 재래 돗자리 가운데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화문석을 전문적으로 취급한다.이곳에서는 화문석뿐만아니라 화문석의 재료인 왕골로 만든 방석·베개·모자 등다양한 생활용품들도 팔고 있다. [제품의 특징] 화문석은 논에서 재배한 왕골을 재료로 섬유를 짜듯 만든다.‘고드레’라는 왕골짜는 기계를 이용하긴 하나 대부분의 공정을 사람의 손에 의존하기 때문에 제작기간이 수일씩걸린다. 화문석은 약품처리를 전혀 하지 않아 인체에 해가 없고 여름에는 땀을 잘 흡수시켜 시원하고 겨울에는 냉기를 막아몸의 신진대사를 촉진시킨다.오래 사용해도 윤기가 죽지 않고 부스러짐이 없으며 질긴게 특징이다.또한 봉황·태극·꽃 모양 등 다양한 무늬를 수놓아 장식용으로도 품격이 뛰어나다. [가격] 화문석은 짜는 과정에 손이 워낙 많이 가기 때문에 비싼편이다.5자×7자짜리가 15만∼20만원,6자×9자 20만∼30만원,7자×10자 25만∼35만원,8자×11자 45만∼50만원이다.제품을 주문해 만드는 경우는 이보다 20∼30% 비싸다.주문생산의 경우 크기나 디자인을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어 혼수용품으로 인기가 높다.가을과 겨울,이른봄 등 비성수기에는정상가격보다 20%정도 싸게 팔고 있어 지금이 장만하기에적기이다. 이에 비해 왕골로 만든 다른 생활용품들은 싼 편이다.물건을 담는 소품은 크기에 따라 1만∼4만원,화방석 2만∼3만5,000원,모자 5,000∼1만원,베개 4,000∼1만원,소쿠리(5개세트) 5,000원,자동차시트 1만∼2만원이다. [현황] 80년대 초까지만 해도 강화 일대에는 화문석 재료인 왕골을 재배하는 농가가 1,000여 가구에 달했지만 지금은 200여가구에 불과하다.전업농가는 드물고 대개 부업으로 하고 있다.그나마 화문석을 직접 짜는 곳은 송해·양사·하점면의70여 가구에 불과하다. 따라서 그만큼 왕골이 귀해졌고 질이 좋은 것은 화문석 제조용으로 쓰고 나머지는 다른 생활소품을 만드는데 쓰인다.문의 강화화문석 상인연합회장 (032)932-0272,934-3305. 강화 김학준기자 kimhj@
  • 집먼지 진드기 퇴치법

    집먼지 진드기,분진 등 먼지류가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김희연 을지병원 내과 교수는 “올봄은 겨우내 쌓였던 먼지에다 심한 황사,꽃가루 등이 겹쳐 예년보다 건강에 조심해야 할 때”라면서 “특히 먼지류에 대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직경이 10㎛이상인 강하(降下) 먼지보다는 그 이하인 부유(浮遊)먼지가 호흡을 통해 사람의 폐까지 도달해 위험하다”고 밝혔다. 부유먼지는 자동차 배기가스나 발전소,공장의 굴뚝을 통해나오는 연기,황사 등에 많다.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집안에서 가스렌지를이용해 요리할 때나 담배를 피울 때도 미세분진이 나온다”고 밝혔다. 백교수는 “미세분진이 증가하는 주요 원인은 대기가스 오염,주거공간 밀집 등 여러가지가 있다”면서 “미세분진이증가하는 날에는 사망자수가 평소보다 늘어난다는 국내·외통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입방미터(㎥)당 150㎍이하인 분진 기준을 입방미터(㎥)당 50㎍이하로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시영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중국에서 발생해 우리나라까지 이동하는 황사의 크기는 0.4∼12㎛의 미세입자여서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기 쉽다”고 말했다. 먼지류에는 흙먼지도 있지만 사람피부의 각질이나 비듬,집먼지 진드기,음식물 부스러기,곰팡이균,실밥같은 미세 섬유류 등이 있다. 을지병원 김교수는 “먼지가 많이 쌓인 곳을 청소하다 보면 콧물이 물처럼 쏟아지면서 재채기를 하게 된다”면서 “이때 ‘먼지 알레르기가 있나’하고 생각하기 쉬우나 실제기침,재채기,콧물을 유발하는 것은 먼지가 아니라 먼지안에있는 집먼지 진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집먼지 진드기의 배설물은 알레르기 체질을 가지고있는 사람에게 비염,천식(호흡곤란),피부염을 유발한다”고밝혔다. 인광호 고려대의대 안암병원 호흡기 내과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은 5∼6명 가운데 한사람꼴로 알레르기 체질”이라면서 “이런 체질을 가진 사람은 환절기가 최악의 시기”라고 말했다. 유상덕기자 youni@. * 습한 곳 좋아하는 '집먼지 진드기'. ‘혹시 집먼지 진드기를 현미경이나 사진 등을 통해 본적이 있나요’ 집먼지 진드기는 0.2∼0.4㎜ 크기의 작은 벌레로 먼지속에서 사람이나 동물의 피부에서 떨어지는 때나 비듬등을 먹고산다.사람의 피부를 직접 물지는 않는다. 성인 한 사람이 하루에 만들어내는 비듬,때 등의 양은 집먼지 진드기 수천마리의 3개월 정도 식량원이 될 수있다. 이 진드기는 습한 곳을 좋아해 상대습도 75%, 섭씨 25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한다. 온대지역에서는 실내온도 20∼22도,상대습도 45%이하를 유지하면 서식을 방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희의료원 한방병원의 김윤범 교수는 “집먼지 진드기는체내의 수분을 유지하는 기구가 없기 때문에 치명적 생체건조를 막기 위해 70%이상의 상대습도를 필요로 한다”면서“가능한 집안습도를 낮추는 등 서식이 어렵게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유상덕기자. *먼지 얕봤다간 큰코 다쳐!. 집먼지 진드기가 가장 많이 사는 곳은 요,이불,베개 등 침구류이다. 김윤범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안이비인후·피부과 교수는“통계적으로 소아 천식환자의90% 이상,성인천식의 70∼80%,알레르기성 비염환자의 50% 이상이 집먼지 진드기에 과민성을 보이고 있다”면서 “집먼지 진드기를 실내에서 추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집먼지 진드기를 없애려면 먼저 비닐 또는 비투과성 천으로 침구류를 포장한다. 다음으로 2∼3개월마다 한번씩 침구류를 세탁한다.세탁 때는 섭씨 55도 이상의 뜨거운 물을 사용해야 살균할 수 있으며 세제를 넣으면 효과가 높다. 침구류를 햇볕에 말리는 방법은 살균효과는 있으나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효소 자체는 없앨 수 없기 때문에 세탁보다효과가 떨어진다. 진드기의 주요 서식처인 카펫,커튼,헝겊으로 된 가구,봉제완구 등은 집안에서 치우거나 세탁을 철저히 해야 한다. 을지병원 김희연 교수는 “진공청소기를 이용해 집안 구석구석의 먼지를 자주 빨아들이고 물걸레질을 하는 것도 진드기를 없애는 좋은 방법”이라고 밝혔다. 또 방안의 화분을베란다 등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도 진드기에 직접 노출되는 빈도를 줄여준다. 유상덕기자
  • 신간 맛보기

    오산학교 교장 다석의 생애. ◆진리의 사람 다석 류영모(박영호 지음,두레 펴냄) 함석헌의 스승으로 오산학교 교장을 지낸 큰 사상가 다석(多夕)류영모(1890-1981)의사상전집.“‘나’가 죽어야 얼이 산다”는 것을 52세에 깨달아 치정의 뿌리인 색욕을 버리기 위해 아내와 해혼(解婚)해 남매처럼 지냈고,탐욕의 뿌리인 식욕을 버리고자 저녁 한끼만 먹는 등 일생동안 진리를 구도하고 그것을 실천한 생애와 사상을 조명.잣나무로 만든 널판에서 잠자고 언제나 무릎꿇고 앉는 등 자세에 흐트러짐이 없었다.씨알 등 독특한 순우리말을 발굴해 쓰기도 했다.상·하권 각 1만3,000원해방이후 北사회주의 미술사. ◆북한미술 50년(이구열 지음,돌베개 펴냄) 해방이후 현재까지 북한사회주의 미술의 흐름을 정리.월북 후 평양미술대학 초대 학장을 지낸 김주경을 비롯해 김용준 길진섭 정종여 정영만 김의관 정창모 조규봉 김정수 등 북한을 대표하는 인민예술가·공훈예술가의 작품을소개.50년대가 전후 인민경제의 복구와 사회주의 건설을 찬양하는 작품들이 주를 이룬 시기라면,60년대는 집체창작과 각종 기념비 미술이 창작된 ‘천리마 시대’였다.70년대는 ‘조선화’를 중심으로 다양한 작품이 만들어진 주체미술의 전성기.80년대는 주체미술을 지속적으로 구현한 시기며,90년대에는 김정일의 주체 사실주의가 새로운 미술창작 방법으로 강조됐다.1만5,000원. ‘화랑세기’에 신라의 비밀이. ◆화랑세기로 본 신라인 이야기(이종욱 지음,김영사 펴냄) 고대사학계가 진위를 둘러싸고 논쟁을 벌여온 ‘화랑세기’를 전문연구자가손을 보아 대중의 품으로 돌려줬다.진본임을 주장하는 저자는 그 내용을 통해 당시 신라인들의 생활을 재미있고 쉽게 이해하게끔 꾸몄다.평소 ‘화랑세기’를 신라의 비밀을 푸는 암호로 여겨온 저자는 역사적 상상력을 동원해 신라인들의 삶을 재구성 해냈다.저자는 신라인들의 생활을 오늘의 윤리관과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은 금물이라며 신라인들의 충격적인 성윤리·생활 등을 차분히 얘기한다.1만5,900원전쟁·도박도 사회에 필요하다. ◆저주의 몫(조르주 바타이유 지음,조한경 옮김,문학동네 펴냄) 죽음과 에로티즘의 작가가 성찰한 비생산적 소모의 이론.우리는 넘치는에너지를 해결해야 하고,생식 목적이 아닌 성행위나 전쟁 종교의식도박 공연 예술 등 비생산적인 소모,즉 저주의 몫의 규모를 비중있게 늘려야만 사회의 생존 자체가 가능하다고 역설.포틀래치(경쟁적 증여 또는 파괴) 등을 적당한 소비 형태 창출 사례로 든 반면,저주의몫을 고려하지 않은 사회가 끔찍한 형태의 소비와 맞닥뜨린 최근 역사를 상기시키는 등 모든 문명사의 변화 원인을 잉여의 소비 방식에서 찾는다.1만2,000원
  • 대한매일 신춘문예 소설부문 당선작-광어(I)

    횟감은 오자마자 회쳐지는 놈도 있지만,물을 다시 갈아줄 때까지 사는 놈이 있다.아니 한 번도 수족관이 텅 빈 적이 없으니 줄곧 운 좋게 살아온 놈이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회를 친다.면장갑을 낀 다음 공들여 숫돌에 칼을 갈고,뜰채를들고 수족관 안을 들여다본다. 회를 치려면 칼이 제일 중요하다.모든 것은 내 손이 하는 것이 아니라 칼이 한다.살을 바를 때는 칼의 느낌이 중요하다.가시,그 놈들의뼈 위로 살짝 살을 남겨 놓아야 하기 때문이다.가시에 칼을 붙이고살을 바르면 그놈들도 고통스러워하기 때문에 살을 살짝,아주 살짝남겨 놓아야 한다.그러면 그놈들 대부분이 자기가 회쳐지고 있는지모르게 된다.그것들의 살만 바른다면 말이다.그 느낌,살만 들춰내는칼의 느낌이 중요하다. 놈을 고르지만 선뜻 눈에 들어오는 놈이 없다. 칼이 자기 몸을 후비는 것을 느끼는 놈들도 있다.그놈들은 내장을 다친 경우이다.내가 칼의 느낌이 좋지 않은 날,살짝,아주 살짝 내장을건드린 경우에 그놈들은 칼의 느낌을 안다.그러면 그놈은 나를 노려보며 입을 크게 벌리고 숨을 쉰다.소리는 나지 않지만 내장 밖으로바람이 새는 소리가 가냘프게 느껴진다.그런 경우에는 무채를 수북히,깊숙이 쌓아준다.나는 바람 새는 내장이 차가운 접시 바닥에 닿는것을 원치 않는다.아주 살짝이지만 그래도 그놈들은 곧 죽는다.나에게 있어 살짝은 그놈들에게는 치명적인 것이다. 당신과 몸을 섞은 날 이후로 내 몸에도 그 바람이 지지 않는다.나약한 바람,물고기들이 죽기 전에 내뱉는 그 바람이 내 몸 위를 떠다닌다.간혹 나뭇가지에 앉거나 공지천 물위로 스미고,중도에 가서 되돌아오는 바람이 말이다.그것은 내게 서늘함을 준다.대금에서 떠도는소리와 같은 서늘한 바람을 말이다.당신은 대금과 같다.거대하고 새까만 구멍을 지니고서 그곳을 지나야지 소리가 나는 대금과 같다.하지만 당신은 방금,당신의 자궁 속으로 스쳐간 바람을 기억하지 못할것이다.당신은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했으니 말이다. 회를 치려면 칼도 중요하지만 면장갑이 꼭 필요하다.펄떡이는 심장을 벗어나지 못하게 떨어지는 살점이 미끄러지지 않게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살과 살은 언제나 미끄럼이 있다.한 손에는 뜰채를 들고 다른 손으로는 수족관의 물을 휘휘 저어본다.곧 물을 갈아야 할 것 같다. 수족관 속의 물도 고여있기는 이곳,춘천의 많은 호수나 댐과 마찬가지이다.물이 쉽게 썩는 것은 아니지만 고기들은 때때로 민감하다.수족관은 이단으로 되어있는데,위에 있는 어항의 물이 관을 타고 밑으로 떨어져 아래 어항의 밑바닥에서 다시 솟구치고,떨어진 물은 다른관을 타고 다시 위로 올라간다.수족관 속의 물은 고여있지만 끊임없이 안에서 돌고 돈다.그나마 물이 돌고있기 때문에 고기들이 제법 살아주는데,대부분은 그곳이 어항인지 알아차리고서 오래 살아주지는않는다.어류에 따라서도 제 각각인데 성질이 사납고 활동적인 놈들이 제일 먼저 죽는다. 나는 계속 수족관 안을 들여다보며 회쳐질 놈을 고르고 있다.뜰채로한 놈을 건져 올렸다.우럭이다.몸에 상처가 많은 놈이다.물 안에서상처는 곧 죽음이다.이놈은 오늘밤을 넘기기 힘들 것 같다.우럭은 성질이 사나워서 어항 안에서도 제일 먼저 죽는다.손님에게 주문을 받을때도 우럭의 상처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손님은 신선하고 싱싱한우럭을 회로 떠서 먹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상처투성이 우럭을 회로 떠서 먹는다.상술이 생각나니 나는 기분이 좋아진다.나는 다시 고민스럽다.당신은 이 한 마리를 통째로 삼킬 줄을 모르니 말이다.이놈은 반을 회치기 전에 죽을 놈이고,물을 갈아주기 전에도 죽을 놈이다.나는 우럭의 상처가 안타깝기도 하지만 당신에게 상처 많은 놈을,신음에 겨워 죽음을 눈앞에 둔 놈을 당신에게 주고 싶지 않다.물 속으로 살짝 우럭을 놓아주고 어항 구석에 배를 깔고 모른 척,죽은 척 가만히 엎드려 있는 광어를 잡는다.유유히 한 번,두 번 그물을 벗어나지만 그래봤자 고여있고 좁은 물인 것을,곧 광어는 쉽사리 뜰채 안으로 들어온다.나는 물 밖으로 광어를 꺼내어 부엌 바닥에 내동댕이친다.얌전하고 묵직했던 광어는 부엌 바닥을 뛰어다니기 시작한다.하지만 나는 난감해 하지 않는다.굵은 칼등으로 녀석의 정수리를 살짝 친다.녀석은 꼬리를 휘었다가 곧 기절한다.나는 칼로 광어의 꼬리에 상처를 살짝내둔다.꼬리를 자르면 광어도 같이 죽으니까 끊어지지 않게 살짝 흠집을 내야 한다.그래야 회를 뜨기가 수월해지고 먹기도 좋아진다.처음에 나는 이것을 알지 못했다.기절한 얌전한 놈을 회치다가 깨어서 펄떡거리는 놈들 때문에 애를 먹은 경우가 여러 번이다.손님 밥상 위에서 깨어 펄떡거린 적도 있다.그 우스웠던 광경을 생각하니 나는 다시 기분이 좋아진다.고기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저항과 힘은 꼬리에 있다.이 힘을,꼬리를 제압하면 그 다음은 칼이 한다.내 손이 해치우는 것이 아니라 칼이 모든 것을 해치운다. 당신이 마취에서 깨어 방바닥을 뒹굴고 있지 않을까 마음이 조급해진다.칼로 광어의 등선을 따라 선을 긋고 그 선 사이로 칼을 집어넣는다.광어의 하얀 살점이 보이기 시작한다.가시에 살짝 살을 남기며 살과 가시 사이를 점점 벌린다.칼의 느낌이 좋다.이놈은 꽤 오래 살아줄 것 같다.한 쪽 살을 다 바르고 뒤쪽의 나머지 살도 바른다.내장을 건드리지도 않았고 보기 흉한 피도 한 방울 살점에 묻어나지 않았다.기분이 좋아진다.나는 가시와,머리와,잘린 꼬리만 남은 광어를 접시에 담는다.이제 마지막으로 신경 쓸 부분이 남았다.비늘을 벗겨내는일이다.비늘 쪽을 도마에 붙이고 꼬리 쪽 살을 흠집 내어 비늘 위에서 칼을 멈춘다.이것도 마찬가지로 비늘 위로 살짝 살을 남겨 놓아야 한다.살점에 비늘이 묻어나면 피가 한 두 방울 묻어 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먹는 사람에게 불쾌감을 준다.칼을 비스듬히 뉘이고,꼬리 쪽에 붙은 살점을 잡고 당긴다.기분이 좋아진다.한번에 껍질이 모두 딸려 나왔다.비늘이 있었던가 의심스럽게 살점이 투명하고 하얗다.오늘은 칼의 느낌이 더없이 좋다.당신에게 빨리 달려가고 싶다.접시 위에 머리와 꼬리만 보이게 하고 횅한 가시는 무채로 덮어 버린다.한쪽살을 아주 얇게 칼을 뉘어 썰고 무채 위로 보기 좋게 담는다.녀석이입을 벌리고 힘겹게 숨을 쉰다.초밥을 주무르고,타원으로 주무른 초밥 위에 살점을 얹어 다시 한 번 꼭 쥔 다음,다른 접시에 담는다.녀석이 아직도 숨을 쉬고 있다.레몬 즙을 살짝 바르자 창백한 당신 얼굴이 하얀 살들과 겹쳐진다.당신이 보고 싶어진다. 나는 당신에게 가려고 버스를 탄다.당신에게 가는 길옆으로 춘천의많은 물들이 펼쳐져 있다.넓은 호수를 끼고 돌면 미군 캠프가 나오고,캠프 담 건너편에는 유곽들이 줄지어 늘어 서있다.때때로 그곳에서햇빛을 쬐는 늙은 창녀들을 보기도 하는데 그 모습이 당신의 늙은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간혹 그녀들이 우리 가게를 찾기도 한다.아침부터 저녁까지 비바람 몰아치는 날들이었는데,그날이 그녀들이 쉬는 날이라고 했다.그녀들은 비바람이 억수같이 몰아쳐야지 사내들은 자기들을 잊어버린다고,우스갯소리를 하며 광어와 소주를 마시면서 하룻밤을 보낸 적이 있다.그때 나는 그것은 나도 마찬가지라며 맞장구를쳤다.비가 오면 회를 찾는 사람이 적다.아무도 펄떡거리는 생명을 기억하는 사람이 없는데,유독 그녀들만 잊지 않고 찾아오는 것이다.비가 오고 바람이 불면 어김없이 당신도 찾아와 초저녁부터 술을 마신다.나는 당신에게 말한다.매일 술을 먹으니 하루는 쉬고 차를 마시라고 말이다.당신은 오늘만 당신이 마시고 싶어 마신다고 말한다.그렇지만 내가 내주는 커피도 마다하지 않는다. 유곽 옆으로는 춘천역이 있다.그곳을 지나칠 때마다 당신은 나에게기차를 타고 멀리 떠나자고 말한다.당신은 기차를 아직 타본 적이 없다고,기차를 타면 기찻길 끝까지 가자고 말한다.나는 당신에게 기차를 태워 주고 싶다.춘천 위로는 기찻길이 없으니 천상 내려가야 하는데,길을 따라가다 보면 서울이 나온다.당신과 나는 그쯤에서 겁을 먹고 기차 탈 생각을 접는다.당신도,나도 이곳 춘천 말고는 익숙한 곳이 없다. 춘천역을 지나자 소양 댐으로 가는 샛길이 나타난다.소양 댐에는 배가 뜬다.유람선이 아니고 사람과 차를 실어 나르는 배가 말이다.당신은 언젠가 저 배도 타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배를 타고 호수 건너편으로 넘어가고 싶다고 말이다.나는 호수 건너도 춘천이라고 말했다.사실은 아니다.호수를 건너면 산이 가로막고 그 대신 양구로 넘어가는 46번 도로가 나온다.한여름에 내 기억은 46번 도로를 타고 넘어가 군에서 보낸 그곳의 한겨울에 머문다.어쨌든 그곳도 막혀있기는 마찬가지이다.물과 산과 한가지 더 눈으로 막혀있으니 말이다. 버스는 내가 내릴 정류장에 멈춘다.당신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마취에서 깨면 싱싱한 회를 먹을 수 있으니 말이다.나는 속으로 휘파람을 분다. 나는 천천히 배현수 산부인과의 문을 민다.간호원이 두 명 있다.그녀들이 환자의 이름을 내게 묻는데 당신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다.미스 정,당신의 이름이 미스 정이었던가 착각이 든다.나는 당황한다.나는 누군가 내게 질문을 하면 머리를 긁적이는 버릇이 있다.상대는 그것이 내가 아둔해서일 것이라고 생각한다.아둔해 보이는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미스 정만 외친다.간호원은 나를 데리고 회복실로 간다.회복실과 입원실의 차이가 언뜻 떠오르지 않는다.회복실 앞 203호 입원실에서 임산부가 나온다.그녀의 배가 흥부전에서 나오는 보물이 가득 들어있는 박과 같다.나는 그녀의 배가 우스워서 고개를 숙인다.내어머니가 나를 임신한 배를 상상한다.그 안에 있었을 나를 상상한다. 웃음이 나오려고 하니 기분이 좋아진다.짧은 찰나 나를 아래위로 훑은 그녀의 눈과 마주친다.결국에 나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린다.나는 회복실 문을 연다.그러고는 등을 돌리고 누워 있는 당신을 본다.보고싶었던 당신을 본다. “미스 정.”목소리가 내 귀에도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은 목소리다.당신을 보니 휘파람도 사라지고 힘이 빠진다.당신은 벽 쪽을 보며 잠을 자고있다.나는 가지고 온 회가 담겨있는 접시를 바라본다.언제 죽었는지모르게 광어는 죽어 있다.가시 위로 덮여진 무채도 색이 변하려고 한다.아무래도 랩으로 싸고 얼음을 채울 것을,나는 후회한다.광어가 죽었다.오래 살 것 같았던 광어가 죽었다.회를 칠 때 좋았던 칼의 느낌이 생각난다.당신이 입고 있는 하얀색 추리닝을 본다.하얀 추리닝의엉덩이 부분에 피가 조금 배어있다.하얀 살점에 묻어 나온 피와 비늘과 같다.칼의 느낌이 좋지 않은 날,광어의 내장에서 묻어 나온 피와같다.당신은 꼼짝도 않고 벽을 보며 자고 있다.당신은 광어와 같다. 죽은 척,모른 척 배를 깔고 엎드려있는 광어와 같다. 나는 당신에게 가까이 간다.제일 처음으로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다. 귀를 뚫은 구멍이다.귀걸이를 차는 구멍 말이다.나는 귀밑으로 내려온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준다.한 가닥도 내려오지 않게 여러 번반복한다.당신의 머리가 가지런하다.나는 가지런한 머리가 보기 좋아 머리 전체를 쓸어 넘긴다.당신의 머리에서 좋은 냄새가 묻어난다.다시 휘파람이 나온다.당신은 뒤척이며 나를 본다.언뜻 웃는 것도 같다.당신의 감은 눈을 본다.당신은 내가 온 줄 아는 것 같다. 당신의 쌍꺼풀 없는 눈이 나는 좋다.당신은 내 눈과 같이 눈꼬리가밑으로 쳐지지 않아서 슬퍼 보이지는 않는다.슬프지 않은 당신의 눈이 좋다.당신의 감은 눈이 퍽 길게 느껴진다.파르르 떨리기도 한다. 혹시 당신,꿈을 꾸고 있는 것은 아닌가.꿈속에서 춘천을 떠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조바심이 인다.나는 당신 꿈속으로 끼여들고 싶어진다. 나는 당신이 깨어나기를 기다린다.당신의 이마에 땀방울이 배어있다. 당신이 임신한 것을 알고,병원에 가겠다고 나에게 말을 한 날이 생각난다.당신은 진정으로 아이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아이를 지우는것은 잘 가꾼 머리를 갑자기 미련 없이자를 때의 그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내 어머니도 나를 가졌을 때 그런 생각을 했었는지 모르겠다.나는 당신에게 한가지만 물었다.아이의 아버지는 누구인가 하고 말이다.당신은 알지 못 할 것이다.내게서 미묘한 감정이 교차하고있었다는 것을 말이다.나는 잠깐 그 아이의 아버지는 내가 확실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채 한 달도 안된 배속의 아이를 상상하고 있었다.당신은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내가 아이의 아버지였으면 좋겠다고 말이다.나는그때의 미묘한 감정을 기억하고 있다.나는 아이의 진짜 아버지는 내가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나는 내가 아이의 진짜 아버지가 아니니 낳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방을 하나 얻어야겠다고 생각했다.나는 그때의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기억한다.나는 당신이 진정으로 나를 자기 아이의 아버지로 생각하는지가 궁금했다.하지만 나는묻지 않았다.당신은 왜 내게 이런 얘기를 하느냐고 묻지 않았다. 나는 당신의 사장님과 의논했다.룸살롱 여사장과 말이다.그녀는 내가 일하는 횟집의 사모님이기도 하다.남편은산 생선을 팔고 아내는 산 여자와 술을 판다.사모님은 내게 욕지거리를 해댔다.사장님은 내 어깨를 토닥였고 당신은 옆방에서 손님을 받고 있었다.사모님은 내일당장 병원에 데리고 가라고 내게 고함을 쳤다.당신이 그곳,‘환희’에 온지 꼭 두 달만의 일이었다.사모님에게는 수지가 맞지 않는 당신이었다.나는 사모님에게 사정을 했다.아이를 낳을 수 있게 해달라고말이다.결혼도 하겠다고 말했던 것 같다.그때 옆방에서 당신이 부르는 노래 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와서 사모님과의 대화를 잠깐,아주 잠깐 끊었다.당신은 연분홍 치마 어쩌고 하는 ‘봄날은 간다’라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실제로 당신의 봄날이 가고 있는 것 같았다.당신은 아직 스무 살이었다.당신이 깨어난다.눈을 천천히 한 번,두 번 끔벅이고 천장을 멍하니 쳐다본다. “깼어요? 좀 괜찮아요?” 당신이 고개를 천천히 내게로 돌린다.당신의 얼굴을 보니 날 보며 웃는 것도 같다. “마취에서 깨어날 시간이 지났다고 했는데 너무 열심히 잠을 자서,안 깨어 날까봐 걱정했어.정신이 좀 들어요?”당신은 내가 들고 온 접시를 바라본다.당신의 얼굴이 광어의 살점과같다.피 한 방울 묻지 않은 광어의 살 처럼 허옇다.나는 당신에게 뭐라도 먹이고 싶어진다.칼의 느낌이 생각난다.나는 처음으로 내장을건드려 피를 보고 싶어진다. “초밥을 가져 왔는데 맛 좀 볼래요? 수술 후에는 회가 좋다네요.상처가 빨리 아문다고.”나는 접시를 들고 당신의 베개 옆으로 옮겨 놓는다.베갯잇에 묻은 당신의 눈물 자국이 보인다.나는 손등으로 머리칼을 귀 뒤로 넘겨준다. 머리를 쓸어 넘기려는데 당신이 눈을 감는다. “좀 먹어요.” 당신은 눈을 감고 뜨지 않는다.나는 의자에 앉아 침대 위로 엎드린다.좀 전에 불던 휘파람의 멜로디가 기억나지 않는다.대신에 당신의 알몸이 생각난다.귓불이 생각나고,그 아래로 가는 목 위에 있는 점이생각난다.그곳에서 나던 당신의 냄새가 아련하다. 그날 당신은 비가 내릴 것 같다며,오늘은 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당신은 맵지 않게 끓인 대구탕을 먹었다.당신은 회를 먹지 않아서 술에 빨리 취해 버렸다.그곳에서도 당신은 ‘봄날은 간다’를 불렀다. 실제로 당신의 봄날이 가고 있었다.당신은 비가 내리기 전에 엉망으로 취해버려서 나는 가게문을 닫고 당신과 여관에 갔다.나는 당신의봄날과 당신의 자는 모습을 밤새 지켜보았다.당신은 동틀 무렵에서야 눈을 뜨고 물을 찾았다.나는 물병을 옆으로 뉘어 냉동실에 넣어 둔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었다.물을 마시고 당신은 나를 당신의 옆자리에 눕게 했다.나는 당신의 옆에 누워 당신의 냄새를 맡는 것이 행복했다.나는 처음으로 행운아라는 생각을 했다.당신은 나를 어린아이다루듯 했다.내게 당신은 기억나지 않는 어머니와 같았다.당신은 내옷을 벗기고 내 성기를 당신의 입에 넣었다.나는 당신의 알몸을 보았다.창 밖의 가로등에 비친 당신의 몸을 보았다.어둠 속에서 희뿌연안개와 같은 당신의 몸을 보았다.당신의 젖가슴이 손에 닿았다.젖꽃판에 돋아있는 작은 유두들을 손끝으로 훑고 있었다.나는 엄마의 자궁 속이 기억나는 것도 같았다.얼굴 없는 어머니의 자궁 속이 말이다.나는 그곳이 그리워 당신의 안으로 들어갔다. 백가흠
  • DIY 절약 + 만드는 재미…즐거움이 2배

    다섯살과 세살짜리 두 딸을 두고 있는 주부 황혜주씨(32·서울 강동구 천호동)는 지금까지 애들 옷값으로 단돈 ‘십원’도 지출하지 않았다.자신이 직접 만들어 왔기 때문이다.재료비만 들었다. 황씨는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 속싸개·속바지 등 출산준비물과 아기이불을 손수 마련했다.비용은 면으로 된 천과 솜 등의 재료비 2만원이 전부였다. 당시 황씨의 남편도 목공소에서 각목과 판자를 사다가 아기 침대를직접 짜는 등 부창부수(婦唱夫隨·?)가 자연스레 이뤄졌다. 그때 ‘재미’를 맛본 황씨 부부는 요즘도 가정에서 필요한 각종 용품을 직접 만들고 있다.이른바 ‘스스로 한다’는 DIY(Do It Yourself)를 실천하는 부부이다. 내년에 아파트에 입주하면 붙박이장도 짜넣을 생각이다. 최근 경제가 다시 어려워지면서 DIY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2차 대전후 영국인들이 어려운 경제와 생활을 극복하기 위해 DIY를 생활화한것과 같은 이치다. 최근에는 DIY전문사이트를 통해 제작방법이나 정보를 활발히주고받고 있다. DIY는 개인 취향도 살리는 장점과 함께 물건도 20∼50% 값싸게 장만할 수 있다. ■아기옷·소품 황혜주씨의 경우 재봉법은 전동미싱을 구입후 제조업체의 2개월 무료 강습을 통해 배웠다.아기 옷본은 청계천의 외국서적판매점에서 구했다.외국잡지에는 3∼7세를 위한 옷본이 20여가지 이상 잘 나와있다.황씨는 앞으로 자신이 만든 옷을 인터넷에서 판매할생각이다.(02-485-4408) ‘다솜이네’는 각종 아기 옷본을 1만5,000∼2만원에 팔고 있다.옷감은 계절에 따라 가격차가 있지만 보통 2만∼3만원을 넘지 않는다. ‘띵띵이의 DIY’는 아기신발이나 손발 싸개,모자,좁쌀베개 등 아이용품과 쿠션커버,리스,티슈커버 등 퀼트로 만든 생활소품의 재료를본과 함께 판매한다.겨울용 쿠션커버가 보통 1만5,000∼1만7,000원. ■집안 수리 문고리가 떨어져 나간 서랍장,경첩이 삐걱거리는 장농은얼마든지 고쳐쓸 수 있다. 이를 도와주는 인터넷상의 DIY전문숍들도많다. 온라인과 11개 오프라인 매장을 가진 ‘바이핸즈’는 도매가로 가구와 전기·욕실·수도 등 집안 수리에 필요한 모든 용품과 공구를 판매한다.3M에서 운영하는 ‘마이데코’는 접착제와 보수제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한다.못 등 철물은 ‘철천지’에서 구할 수 있다.‘울프크래프트’는 독일산 전동공구를 판다. ■CD장에서 붙박이장까지 지난 10월 경기도 과천에 문을 연 ‘반쪽이공방’의 김용배 실장은 “DIY 가구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달라졌다”면서 “‘우리집을 내손으로 꾸미겠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고 전했다.얼마전부터 회원 가입문의가 부쩍 늘고 있다.목공을 배우려는 사람들은 대부분 가족단위이다. ‘미켈란’,‘생활목공클럽’,‘만드는 세상’ 등의 사이트들도 목공 일을 잘 알려준다. 연간 5만∼10만원을 내고 회원에 가입해 목공의 기초를 배우면 공방에서 특수 공구를 빌려 CD장은 물론 아기침대,의자,붙박이장까지 만들 수 있다. ‘반쪽이 공방’은 두달과정에 수강료가 7만원인 ‘목공기초교실’을,‘생활목공클럽’은 수강료가 50만원인 전문가 과정을 운영 중이다. 문소영기자 symun@
  • 신간 맛보기

    ■평화의 나무 김대중(오수 글·그림,도서출판 MK 펴냄)김대중대통령일대기를 두권으로 엮은 전기만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김대통령관련 책으로는 첫 주자가 될듯. 1권에선 가난한 섬마을 소년이 정치에 입문하기까지,2권은 수차례 생사의 고비를 넘긴 끝에 대통령이 되고 노벨평화상을 받기까지 역정을 소개했다. 김대통령 측근인사 및 고향인 전남 하의도 주민들 현장취재를 바탕으로 민주당 권노갑 전 최고위원,한화갑 최고위원,최재승·설훈 의원등이 감수했다.지은이는 현재 한 스포츠지에 스포츠만화를 연재중.각권 7,000원. ■명화로 읽는 성서(고종희 지음,한길아트 펴냄) 성서 내용을 다룬그림과 화가에 관한 이야기.‘낙원에서 쫓겨나는 아담과 이브’라는소재를 마사초(1401∼28)는 영감 넘치게 묘사한 반면 그의 선배 마솔리노는 무미건조하게 그려 대조된다. 참회하는 막달라 마리아가 에로틱한 여인으로 둔갑하는 등 르네상스시대의 베네치아에서는 성화에서조차 에로티시즘을 추구했으나 천박하지 않게 예술로 승화시켰다고 평가한다.6세기 이전까지 태양의 신아폴론의 모습으로 수염 없이 그려진 예수,천사 등의 주요부분을 가리도록 수정된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만찬’등 흥미진진한 일화들을쉽게 풀어썼다.2만5,000원■베트남의 신화와 전설(무경 엮음)/베트남의 기이한 옛이야기(완서지음,박희병 옮김,돌베개 펴냄) 베트남의 역사와 문화가 담긴 고전들.민간 전승 신화와 전설을 15세기에 한문으로 기록한 ‘영남척괴열전’과 16세기 걸작 고전소설 ‘전기만록’(傳奇漫錄)을 번역했다. 앞의 책은 베트남 민중의 상상력과 세계관이 녹아 있는 건국신화와풍속,영웅 등에 관한 이야기 22편으로,우리의 ‘삼국유사’와 견줄만한 베트남의 역사·문화적 자료의 보고다.뒤의 책에는 중국의 침략주의와 현실사회를 비판하는 메시지를 담은 단편소설 20편을 실었다.우리의 ‘금오신화’에 비견된다.8,500원 1만5,000원■거대기계지식(플로리안 뢰처 지음,박진희 옮김,생각의나무 펴냄)사이버 시대의 올바른 지식사회 구축을 위해 첨단지식정보의 형성과정에 도사린 도전과 위험을 점검한 책.사이버 공간으로 인한 우리 생활의 변화를 살피면서,모든 인류가 이용할 수 있는 거대지식보고의건설 가능성을 인터넷 기술에서 발견한다. 그러나 인터넷의 상업화와 검열 강화,선·후진국간 정보 격차 등을문제점으로 지적한다.로베르트 베르졸라는 제조비 3달러인 CD롬을 30달러에 파는 선진국 거대기업과,설탕을 제조원가에도 못미치는 파운드당 15센트에 파는 개발도상국을 비교하며 파행적인 시장구조속의새로운 식민주의를 염려한다.1만5,000원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28)제5장 사랑과 맛

    지나간 날의 사랑을 기억해내는 데 있어서도 남자와 여자는 차이가있다고 한다.즉 여자는 연장되지 않은 사랑의 대상에 대하여는 깡그리 잊어버리고 현재의 사람에 관한 가까운 기억으로 대치 시킨다는것이며,그도 아니면 할머니나 삼촌이나 사촌 형제나 또는 어린 시절의 소꼽친구를 떠올리듯이 친근하고 일상적이던 추억을 간직한다.그에 비하면 남자들의 흘러간 사랑에 대한 기억은 대부분이 퍼즐을 맞추어 놓듯이 여자와 가졌던 에로틱한 순간들을 모아서 간직하거나,좋고 나쁜 일에 대해서도 전체의 줄거리는 잊어버리고 어느 시간의 미세한 부분을 곰살스럽게 기억한다는 것이다. 흔히는 남녀가 그 반대일 것이라고 여기다가도 스스로 돌이켜 생각해보면 맞는 구석이 많은 것 같다.잠재된 욕정과 거친 세상으로부터 따로 떼어 놓은 감각적이고 부질없는 순간들이 오히려 남자들의 옛사랑에 대한 추억의 본모습이라니 어쩐지 수컷이 슬프게 여겨진다. 프로이트 선생의 말씀을 들지 않더라도 성욕과 식욕은 어릴 적부터잠재되어 생을 살아가는 동안 우리를 지배한다.남녀가 함께 밥을 먹으면 ‘정든다’는 우리네 속담은 일리가 있는 말이다.‘영혼의 집’으로 유명한 칠레의 작가 이자벨 아옌데는 자신이 사랑했던 남자와같이 먹었던 요리에 대한 얘기로 책 한 권을 쓸 정도였다. 어느 먼 산골이나 바닷가 어촌에서 두 사람이 먹던 음식의 맛은 지금아무데서나 다시 찾아 먹을 수 있는 흔한 먹거리라 할지라도 다시는되살려낼 수가 없다.또한 그네가 가끔씩 콧노래를 부르며 아침을 준비하던 달그락 거리는 그릇 부딪히는 소리와 식탁 맞은편에서 따뜻한눈빛으로 이편을 건너다 보던 날의 맛을 어디서 되살려 낼 것인가. 손가락 사이로 새어나가는 물처럼 지나간 시간은 자취도 없지만 그감각만은 생생하다. 전쟁 때,우리 식구는 지금은 경기도 광명이라고 부르는 괭메이에 피란을 갔었는데 농가의 외양간을 빌려서 여름 한 철을 보냈다.벽이 삼면만 있고 앞은 툭 터진 대신에 통나무 속을 파낸 여물 구유가 버티고 있었다.소는 전쟁 통이라 없어지고 더러운 건초더미만 쌓였는데쇠똥이며 짚덤불을 깨끗이 치우고나서 흙바닥 위에멍석을 깔고 기둥네 귀퉁이에 모기장을 쳐서 잠자리를 만들었다. 도회지 사람들의 피란살이라는 게 어디나 같아서 쓸만한 물건들을 식량 가진 촌 사람들에게 야금야금 내주며 버티기 마련이었다.재봉틀이없어지고 옷가지와 귀금속이 없어지고 자전거가 사라지는 식이었다. 나는 근처 개천에 가서 송사리도 잡고 개구리도 잡으면서 동네 아이들과 어울렸는데 지금 이름은 잊어버렸지만 내 또래의 계집아이가 생각난다.당시의 시골 아이들은 여름철이면 그냥 고무줄 넣은 검은 무명 팬티 하나로 벌거숭이가 되어 뛰어 다녔는데 그래도 나는 어머니때문에 위에다 런닝은 걸쳐야 했다.우리 식구가 빌어 살던 집 건너편에 그 아이가 살았다.그 아이네 집에선 참외밭을 가지고 있었는데 집앞에 멍석을 펴놓고 함지에 가득 참외를 갖다 놓고 팔았다. 함지에는 참외나 찐옥수수가 있기 마련이고 아이의 할머니가 나와서앉아 있곤 했다.어느 저녁녘에 어머니는 나와 누나들을 데리고가서참외를 사주었고 계집아이를 알게 되었다.아이는 시골 아이 같지않게누나들처럼 간따후꾸(원피스)를 입고 있었다.그리고 작은 코고무신을신었던 것도 생각난다.할머니와 어머니가 주고 받던 먼 고장에 대한이야기들은 재미있고 신기했으며 모깃불이 타는 냄새와 별이 우수수쏟아질 것같던 밤하늘은 아주 가깝게 머리 위에 내려앉아 있었다. 나는 멍석 위에 팔베개를 하고 누워서 계집아이와 북두칠성 찾기 내기도 하고 별똥이 흐르는 것을 바라보았다. 언젠가는 동네 아이들과 숨바꼭질을 하고 있는데 그애가 나를 불렀다.그애는 한 손을 치마자락 안에 감추고 있다가 가까이 간 내게 내밀었다.그건 방금 솥에서 긁어낸 누룽지였다.아주 딱딱하게 탄 것이 아니라 거죽의 밥알과 덜 탄 누룽지를 함께 긁어내어 동그랗게 뭉친 것이다.사실은 그런 상태가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누룽지다.한입 베어물면 부드러운 밥알이 씹히면서도 속에서 바삭바삭 누른 쌀알이 씹힌다.아이가 작은 소리로 말한다.수남아,너만 먹어! 나는 누룽지를받아 먹으면서 어쩐지 좀 부끄러웠다.그리고 이상하게도 죄를 지은듯한 은밀한 느낌이 들었다. 하늘에 고추 잠자리가 가득히 날아다니던 날이었으니 팔월말 쯤이었을 것이다. 우리 식구는 그 무렵에 괭메이를 떠나 영등포로 돌아갔다.한낮이었는데 건너편 사립문 앞에서 그애가 나를 불렀다.마당으로 들어가니 집안에는 모두 들에 나갔는지 아무도 없었다.그애가 부엌에 들어가더니큰 쇠솥 안에서 찐 단호박 몇 토막을 들고 나왔다.우리는 마루에 앉아서 함께 먹었다.호박은 식었지만 말랑하고 단맛이 그만이었다.마당에는 장닭과 암탉들만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벌레 사냥을 하던 중이었다.그애가 갑자기 배가 아프다면서 누워서 할머니처럼 배를 쓸어 달라고 했다.나는 참새의 가슴처럼 따뜻하고 쉴새없이 오르락 내리락하는 그애의 배에 손을 얹었다.그리고 몇번인가 아래 위로 쓸어내리는중에 갑자기 멈추고는 화가 난 것처럼 얼른 일어나서 달아나버렸다. 고추가 갑자기 뜨겁고 아픈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내가 Y를 알게 된 것은 고등학교 때였다.집을 나가서 남도를 돌아다니다가 왔을 무렵이니까 자신이 이미 세상을 다 겪은 어른이라고 생각하던 무렵이었다. ‘흑인 올페’라는 영화를 둘이서 보았던 생각이 난다.대학에 갔을때였는지 군대에 나갈 준비를 하던 해였는지 자세한 건 모르겠는데서해안의 어느 섬에 갔다가 태풍 때문에 며칠 동안이나 배가 끊겨서갇혀 있었다.몇가지 특별한 기억이 있다.민박을 하던 집의 뒷간은 마당 뒷편에 텃밭을 건너서 멀찍이 떨어져 있었는데 그냥 항아리를 묻고 소나무 가지로 나지막한 울타리를 세워 놓은 게 전부였다.Y가 밤에 뒷간엘 가려면 무섭다고 꼭 나를 데려가서 울 밖에 파수를 세워놓곤 했다.그러면 나는 자리를 떠나지 않고 확실하게 보초를 선다는보증으로 노래를 불러 주어야 했다.날 저무른 하늘에 별이 삼형제 반짝반짝 정답게 지내이더니… 같은 노래였을 것이다.그건 누나가 변소에 간 나를 지키러 와서 저도 무서우니까 부르던 노래들이다.하여튼그 집에서 배가 올 때까지 몇날 몇밤을 지내는데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날에 그댁 아주머니가 맛이나 보라고 굿떡을 했다고 보시기를 우리 문간방으로 건네 주었다.이게 웬 떡! 호박 시루떡이다. 늙은 호박 속을 길게 깎아서 말려 두었다가 쌀가루 한켜,검은 콩 한켜, 호박 한 켜를 차례로 깔아 시루에 쪄낸 것이다.어느 때에는 대추나 밤도 박아 넣는다. 호박의 단맛은 은근하고 너무 달지는 않아서 구수한 단맛이라고나 할까.우리는 뜨거운 떡을 호호 불면서 가끔씩 손가락에 달라붙는 찐득한 호박을 빨면서 떡을 먹었다.그래서 괭메이의 소녀를 기억해내게된 것일까,아니면 괭메이의 단호박을 떠올리다 그 섬에서의 민박을생각하게 된 것이었을까. 황석영
  • ‘마음의 선물’어떤게 좋을까

    크리스마스·연말이 되면 가장 부담스러운 것 중 하나가 선물이다. 사회분위기가 위축됨에 따라 선물을 주고 받기가 부담스럽게 느껴질수 있다. 선물을 해야할 지,아니면 얼마의 예산으로 어떤 선물을 준비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부모님들은 대개 “이렇게 어려울때 무슨 선물이냐”며 그만두라고하지만 액면 그대로 받아들였다가는 나중에 “섭섭해 하셨다”는 말을 간접적으로라도 들을 수 있다.부담없는 작은 선물,마음의 선물이라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선물을 준비할때는 먼저 적정한 예산 및 구매 계획을 세운 후 쇼핑에 나선다.장갑·머풀러·모자 등 방한선물도 무난하지만 받는 이의평소 기호나 성향,라이프 스타일,관심사 등을 떠올려 본다면 기억에남는 선물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준비된 선물을 예쁘게 포장하고,카드나 연하장에 간단한 인사말을적어 함께 드리면 더욱 효과적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다. ◆부모님을 위한 선물=건강용품이나 운동용품,패션 소품이 적당하다. 속옷업체에선 나이드신 분들을 위한 건강내의를 선보이고 있다.추위에 민감한 노인을 위해 어깨와 팔꿈치의 관절부분을 이중처리,보온효과를 살린 건강내의나 황토·참진흙내의 등 다양하다.가격은 2만6,000원∼4만원대. 개인의 체형을 측정해 제작한 ‘맞춤베개’는 어깨나 목이 많이 결린 분들에게 좋다.19만∼20만원선으로 비싼 편이다.이밖에 치아관리를 위한 진동치솔과 워터픽(24만9,000원),맥반석 전기파 차단 전기요(1인용 12만원,2인용 15만원)도 인기품목이다. ◆연인들을 위한 선물= 꼭 필요한 물건도 좋지만 함께 공유할 수 있는선물을 고른다. 커플 반지나 드라마 ‘줄리엣의 남자’로 유명해진 탄생석 커플 목걸이도 재미있다.가격은 5만∼16만원. 커플 팬티·장갑·향수·인형·핸드폰 걸이 등 커플 상품이 다양하게 나와있다.커플핸드폰 걸이는 하나로 합치면 메시지가 나오는 것으로 젊은이들에게 인기다. ◆어린이를 위한 선물=아이들이 평소 받고 싶어하던 선물을 고른다. 최근 여자아이에게 인기있는 인형인 ‘워브러브’는 귀여워해주면알을 낳아 아기를 만든 뒤 함께 놀아준다.가격은 5만5,000원.‘디지몽’게임기는 어린이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친구의 게임기와 연결시켜 전투게임도 즐길 수 있다.가격은 2만∼3만원..이밖에 흡입기능이 있는 ‘키디 씽씽 진공청소기’(4만원)와 계산과 영수증 출력기능이 있어 계산능력을 키워주는 ‘헬로키티 수퍼마켓’(4만2,000원)도 인기 품목이다. 강선임기자 sunny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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