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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민 손길 담은 숲으로 꾸민 송파둘레길

    서울 송파구 둘레길에 주민 손길을 담은 숲이 만들어진다. 송파구는 21일 오후 성내천 물소리광장 일대에서 ‘송파둘레길 가로숲 조성 주민헌수 기념식’을 개최했다고 이날 밝혔다. 헌수 참여 주민과 박성수 송파구청장 등 500여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는 축하공연과 함께 둘레길 조성 전후 모습을 코스별로 전시한 송파둘레길 사진전이 열렸다. 참가자들은 “인내와 지혜를 품고 살아라”, “늘 나무처럼 자라렴” 등 헌수 나무에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적어 넣었다. 송파구는 느릅나무, 왕벚나무, 메타세쿼이아 등 나무 274그루에 헌수자의 이름과 메시지를 담은 표찰을 제작해 매달 예정이다. 헌수 나무는 둘레길 오륜교부터 청룡2교 구간에 심는다. 송파구는 지난달 16일부터 지난 4일까지 신청을 받았다. 접수 2주 만에 목표였던 200그루를 훌쩍 뛰어넘은 274그루를 헌수받을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송파둘레길은 구 외곽을 따라 흐르는 성내천, 장지천, 탄천, 한강 등 4개 하천을 잇는 21.2㎞ 규모의 순환형 둘레길이다. 구는 올 상반기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2021년 완공을 목표로 42개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주민들과 함께 만드는 송파둘레길을 통해 송파를 도보관광코스의 명소이자 생태복지 1번지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금천 독산1동 ‘걷기 좋은 벚꽃길’ 완성

    서울 금천구가 독산1동 1136 일대에 대한 도시경관 개선사업을 마무리했다고 14일 밝혔다. 소규모 공장과 주거공간이 혼재돼 환경오염과 안전 문제가 제기돼 온 지역의 도로를 재정비하고 소규모 녹화사업을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노상주차장과 불법 주정차 때문에 보행이 단절됐던 벚꽃로 18길과 범안로 15길에 보도를 신설·확장하고, 기존 보도블록과 노상주차장에도 벚나무와 사철나무 등을 심어 녹지공간을 확보했다. 낡은 옹벽에도 담쟁이덩굴 등으로 벽면녹화를 조성했다. 이 밖에도 마을버스 정류장을 표준규격으로 재설치하고, 발광다이오드(LED) 보안등 교체, 노후도로 정비 등도 진행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안양시, 관악산 자락에 ‘유아숲체험공원’ 준공

    안양시, 관악산 자락에 ‘유아숲체험공원’ 준공

    경기도 안양시가 관악산 자락에 어린이들이 숲을 벗 삼아 자연을 배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시는 동안구 관양동 일원에 유아숲체험공원을 이번달 초 준공했다고 26일 밝혔다. 어린이들이 모바일이나 인터넷 게임에서 벗어나 미세먼지로부터 안전한 자연환경을 만끽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안양지역서 첫 번째로 선보인 공원은 국비와 시비 9억 4000만원이 들었다. 1만㎡ 면적에 나무 재료의 기둥오르기, 비밀의 집, 숲속조합놀이대 등을 조성했다. 공작용 작업대와 줄타고 오르기, 명상마루도 갖췄다. 안전을 위해 야자섬유질과 모래로 바닥을 포장하고 둘레는 경계용 울타리를 설치했다. 산벚나무와 철쭉 등 9종 8000여 그루의 수목을 주변을 친환경적으로 아름답게 꾸몄다.체험공원은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대상으로 사전예약제로 운영한다. 유아숲지도사 2명이 상주해 어린이 안전과 자연학습을 지도한다. 안전교육, 기본체조, 숲길산책, 자연관찰, 휴식, 계절에 걸맞은 놀이 활동 등을 내용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4월부터 11월까지를 운영한다. 시는 유아숲체험원 완공을 기념하는 숲 속 유아음악회를 10월경 개최할 예정이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어놀며 자연의 소중함을 익히고 창의력을 키우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소풍 하면 떠오르던 그곳… ‘어른이대공원’ 추억을 거닐다

    소풍 하면 떠오르던 그곳… ‘어른이대공원’ 추억을 거닐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6회 어린이대공원 야유회’ 편이 지난 10일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에서 2시간 동안 열렸다. 장마와 불볕더위를 피해 오후 6시부터 진행하는 혹서기 야간투어 프로그램 세 번째 순서였다. 40여명의 참석자가 지하철 5호선 아차산역 4번 출구에 어김없이 집결했다. 절기상 말복(11일)과 입추(8일) 사이에 낀 여름의 초절정이지만 54만㎡의 광활한 숲으로 둘러싸인 어린이대공원 안은 마치 에어컨을 켜 놓은 듯했다. 이날 투어는 어린이대공원을 수십번씩 오가면서도 그냥 지나치기 일쑤였던 동물원, 식물원, 놀이터 같은 전통적인 시설을 중점적으로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해설을 맡은 김미선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평소 별생각 없이 스쳐 지나가던 어린이대공원의 존재 이유를 엄마의 입장에서 상냥하고 친절하게 소개해 호응을 얻었다. 퀴즈쇼도 흥미를 유발했다. 주말 저녁이라 시설물 대부분이 문을 닫은 게 흠이었다.소파 방정환 동상이 서 있는 서울어린이대공원은 더이상 어린이대공원이 아니다. 2006년 무료 개방, 2009년 재개장과 함께 사실상 ‘어른이대공원’으로 거듭났다. 1973년 개장 이후 이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어른들의 추억을 소환하는 초대형 놀이터이거나 청춘들의 데이트 장소, 지역 주민들의 산책 및 운동용 공원으로 용도가 변경됐다. 운영을 맡은 서울시설공단도 세태를 반영해 ‘세상에서 가장 큰 놀이터’라고 서울어린이대공원을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어린이대공원의 수명이 만료된 것은 아닌 것 같다. 놀이기구와 식물원, 동물원은 물론 상상나라, 수영장, 어린이회관 같은 정통 어린이·유아 대상 시설이 여전히 동심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어린이대공원은 기존에 있던 골프장 코스의 그린을 이용한 잔디밭 조성이 목적이었다. 개장 당시 국민소득 350달러에 불과한 가난한 나라의 수도에 건립된 분에 넘치는 어린이 전용 시설이었다. 예산이 없어 부지는 강제로 수용하다시피 했고, 시설은 전문가의 재능기부와 기증, 성금으로 지었다. 어린이대공원이 조성된 1970년대 초반은 국내 정치·안보 상황이 복잡하게 돌아가던 시절이었다. 어린이대공원 건설계획이 발표된 1971년 4월 20일은 제7대 대통령 선거 일주일 전이었으니, 다분히 선거를 의식한 선심성 공약이었다. 또 1972년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의 방북과 남북공동성명이 발표되면서 남북 간 체제안보 경쟁이 치열하던 시절 북한 어린이 시설보다 우월해야 한다는 경쟁의 산물이기도 했다.또 당시 서울의 공원은 창경원(현 창경궁), 남산공원, 사직동원, 효창공원, 삼청공원, 파고다공원뿐이었다. 1976년 6월 12일 자 동아일보 기사에 따르면 서울시민이 가장 많이 놀러 가는 곳은 창경원(198만명)이 1위였고, 다음이 어린이대공원(117만명)이었다. 조경이라는 개념이 막 도입돼 전문가도 부족했다. 정문과 팔각당은 세종문화회관을 설계한 엄덕문, 분수대는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을 조각한 김세중, 식물원과 동물원은 나상기와 이광로가 각각 맡았다. 재일교포 변주호가 기증한 벚나무 3500그루는 어린이대공원의 명물이 됐다.서울어린이대공원은 조선 최후 황후의 능이자 최초의 골프장, 최초의 어린이 전용 공원이라는 역사 기록을 간직한 유서 깊은 공간이다. 능동의 역사는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인 순종의 부인 순명효황후 민씨 능에서 유래했다. 민씨가 황태자비일 때 죽었기에 유강원이었다가, 순종 사후 경기 남양주시 금곡동 유릉에 합장되면서 버려진 땅이 됐다. 민씨는 명성황후의 오라비 민태호의 딸이자 실세 민영익의 동생이었다. 지금도 어린이대공원 한쪽에 20여기의 석물이 흩어져 있다. 능동이라는 지명은 능이 있던 동네라는 뜻이다. 1927년 총독부 간부와 귀족, 부호, 외교관들의 사교용으로 조선 최초의 18홀 골프코스가 들어섰다. 서울컨트리구락부가 운영하는 군자리 골프코스였다. 해방 후 미 군정청 간부와 고위 공직자, 상공인이 어울리는 서울컨트리클럽의 능동골프장으로 복구됐다. 사단법인 서울컨트리클럽이 문화재관리국(문화재청)으로부터 평당 5000원씩 21만 3000평을 10억 5000만원에 사들였는데 이 땅이 오롯이 어린이대공원으로 남았다. 서울컨트리클럽 개장(1954년)과 광장동 워커힐(1963년), 어린이대공원 개장(1975년)은 한적한 목장 풍경을 보이던 뚝섬, 화양, 중곡지구 등 동부서울의 지형을 바꿔 놨다. 워커힐 건설 이후 1966년 성동교가 확장된 데 이어 두 번째 개발 바람이 불었다. 이웃에 건국대(1956년)와 세종대(1962년)가 차례로 문을 열었고, 광장동~천호동 구간 천호대교가 1974년 착공했다. 능동로, 중곡동길, 자양로 등 간선도로가 어린이대공원 개원 후에 개설됐다. 서울시내 모든 버스노선은 1번만 갈아타면 어린이대공원에 닿을 수 있게 개편됐고, 지하철 2·5·7호선의 노선을 확정하는 데도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어린이대공원은 초기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지 못했다. 개원 당시 총면적 71만 9400㎡ 중 육영재단 어린이회관에 10만 3085㎡, 통일교재단 리틀엔젤스회관(유니버설아트센터)에 2만 3278㎡를 각각 잠식당했다. 그 후에도 서울상상나라, 아리수나라, 119안전센터, 서울시민안전체험관 등이 조금씩 차지했다. 어린이대공원과 무관한 백마고지 삼용사 등 갖가지 동상과 조형물이 난립했다. 꿈마루는 어린이대공원의 역사 그 자체라고 할 만하다. 살아남은 과정이 드라마틱하다. 1970년 우리나라 최초의 골프장 클럽하우스로 설계됐다가 1973년 이후 새싹의 집이라는 이름의 어린이대공원 관리사무소 겸 교양관으로 용도가 변경됐다. 두 건물의 용도 차이 때문에 정체성과 가치를 잃고 버려졌다가 2009년 철거 논의 과정에서 근대건축문화 자산으로 남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기적처럼 힘을 얻었다. 골프장에서 어린이대공원으로 넘어가는 역사적 사건을 담은 중요한 건물이며, 나상진 건축가의 작품이라는 어필이 수용돼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틀었다. 버림받기 일보 직전에 구조된 것이다. 이 건물을 설계한 나상진은 우리나라 건축 1세대를 양분하는 김중업과 김수근의 중간에 낀 인물이다. 석관동 옛 안기부 건물과 광화문 옛 경기도청을 설계했다. 노출 콘크리트 공법을 과감하게 사용, 1960~1970년대 격동의 서울을 품은 작품이다. 리모델링을 맡은 건축가 조성룡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재생과 회복’이라는 디자인 개념을 선택했다. 건물이 가진 과거의 가치를 현재 속에 되살려 장소 전체에 투영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골격을 거의 건드리지 않고 낡아서 삭아 버린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면서 꼭 필요한 안전장치만 보강했다. 만약 꿈마루에서 선유도가 떠올랐다면 그건 당연한 일이다. 두 곳 모두 조성룡이 살려 낸 도시재생의 현장이기 때문이다. 건축가 최준석은 꿈마루를 ‘시간의 흔적을 간직한 장소’라고 부른다. “집이지만 집이 아니고, 그렇다고 공원도 아니고, 길도 아닌 조금 이상한 공간”이라고 풀었다. 건축가 조한 역시 “역사의 굴곡을 견뎌 내며 철거를 피하는 이 건물의 곡예술도 한 편의 서사 드라마 같다”는 의미심장한 감상평을 남겼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 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다음 일정:제17차 양화진과 선유도 ■일시 및 집결장소:8월 17일(토) 오후 6시 합정역 7번 출구 ■신청(무료):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 (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벚나무 가로수 피해 비상…‘벚나무사향하늘소’ 확산

    벚나무 가로수 피해 비상…‘벚나무사향하늘소’ 확산

    최근 가로수 등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왕벚나무에 침입해 고사시키는 벚나무사향하늘소 피해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국내에는 벚나무사향하늘소를 잡을 수 있는 살충제가 개발되지 못해 방제에 비상이 걸렸다.30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도로변에 식재된 왕벚나무에 대한 벚나무사향하늘소 피해 조사결과 성충 활동기와 산란기인 7월 현재 전국에서 피해가 확인되고 있다. 서울뿐 아니라 경기 고양·여주, 충남 부여, 경북 안동 등 왕벚나무 노령목이 많은 지역에서 피해가 크다. 벚나무사향하늘소는 벚나무를 포함한 장미과 수목과 감나무·참나무류·중국굴피나무·사시나무 등 다양한 수종에 피해를 주고 있다. 성충 몸길이가 25~35㎜인 대형 하늘소이며 전체적으로 광택이 있는 검고 앞가슴등판의 일부가 주황색을 띤다. 성충은 7월 초순에 발생해 8월 말까지 활동하며 줄기나 가지의 수피 틈에 1~6개의 알을 산란하고 10일 정도 후 유충이 부화한다. 유충은 수피 아래 형성층과 목질부를 피해를 준다. 배출된 목설은 줄기와 지재부에 쌓여 확연하게 구분된다. 벚나무사향하늘소는 한국(제주도 제외)을 포함해 중국·몽골·베트남·대만·러시아 등에 서식하며 2012년 중국에서 일본으로 침입해 벚나무 등 장미과 수목에 큰 피해가 발생했다. 일본은 2018년 1월 특정외래생물로 지정, 관리하고 있다. 산림과학원은 국내에 방제약제가 없는 점을 고려해 벚나무사향하늘소의 피해 특성 및 생태 연구를 통해 친환경 방제법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상현 산림병해충연구과장은 “피해가 주로 가로수로 식재된 흉고 직경이 큰 벚나무에서 집중되고, 땅에서 1m 이상 높이에서도 피해가 발견되고 있다”며 “피해가 심각한 나무는 제거하고 성충을 제거하거나 탈출공을 막는 방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야생조류생태공원 조망마루 옆 벚나무사이 포토존 설치

    야생조류생태공원 조망마루 옆 벚나무사이 포토존 설치

    경기 김포시가 야생조류생태공원 내 조망마루 옆 벚나무 사이에 포토존을 설치했다고 15일 밝혔다. 그동안 야생조류생태공원 내 단체나 개인 사진을 찍어 기록과 추억을 남길 수 있는 공간이 부족했다. 이에 시는 공원에서 사용하지 않는 시설물을 자체 리모델링해 포토존을 설치했다. 개방 이후 시민들과 아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명소로 습지원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했다. 시는 앞으로도 공원을 찾는 이용객들이 다양한 곳에서 자연 생태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포토존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규열 공원관리과장은 “시민들이 야생조류생태공원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추억을 사진 한 장에 남겨 다시 찾아오고 싶고, 볼거리 가득한 행복한 공원으로 만들어 가겠다” 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동작구, 주민 위한 도심 속 가로정원 꾸며

    동작구, 주민 위한 도심 속 가로정원 꾸며

    서울 동작구가 삭막한 도심 한복판 주차장에 주민들을 위한 아름다운 정원을 펼쳐놓았다. 동작구는 보라매상업공영주차장 일부 공간(신대방동 429-4)를 활용해 주민들의 휴식 공간이 될 가로정원을 꾸몄다고 3일 밝혔다.가로정원은 통행에 방해가 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누구나 쉬어갈 수 있도록 도로변에 녹지와 휴게 시설을 함께 조성한 공간이다. 보라매상업공영주차장은 가까이에 백화점, 대규모 주거 시설 등이 밀집해 주민들의 왕래가 잦고 비교적 주차 공간이 여유로운 곳이다. 그간 인근 주민들은 휴식을 취하고 도심 속 녹음을 만끽할 공간이 없다는 요구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이에 구는 지난 3월 주민설명회를 열어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된 설계안을 바탕으로 지난 5월부터 2개월여간 공사를 진행했다. 정원은 약 400㎡ 규모로 느티나무·왕벚나무·이팝나무 등 18종의 수목과 맥문동·억새 등 8종의 초화류를 섞어 심어, 시원한 그늘과 자연의 숨결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등의자, 체육시설물 3종 등 주민들이 건강을 돌볼 수 있는 시설도 갖췄다. 김원식 동작구청 공원녹지과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주민들이 바쁜 일상에서 잠시 쉬어가는 여유와 건강을 챙기길 바란다”며 “동작구 어디든 걸어서 5분이면 아름다운 공원을 접할 수 있도록 녹지와 쉼터를 꾸준히 늘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복숭아 ‘유미’를 그리며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복숭아 ‘유미’를 그리며

    여름을 앞두고 더위에 걱정이면서도 한편 이 더운 여름이 기다려지는 건 이때만 먹을 수 있는 과일 때문이 아닐까? 수박과 자두, 살구, 블루베리, 그리고 복숭아. 여름이면 이 많은 과일들이 줄지어 우리를 기다린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내 작업실 근처에는 복숭아 농장이 있었고, 복숭아 수확철이면 농장주가 까만 봉지에 흉터가 조금씩 있는 복숭아들을 동네 사람들에게 나눠 주곤 했다. 흉터가 있다곤 해도 달기는 무척 달아 반나절이면 금방 먹게 되던 그 복숭아. 복사나무가 있던 땅에는 지금 거대한 컨테이너가 서 있지만 여름이면 여전히 그 달콤한 복숭아 맛이 생각난다. 복숭아는 복사나무의 열매고, 복사나무의 꽃은 ‘복사꽃’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예전엔 봄이면 일부러 복사꽃을 보러 그 복사나무 농장을 지나곤 했다. 복사나무와 같은 프루누스 가족인 벚나무의 벚꽃과 버찌, 매실나무의 매화와 매실처럼 열매를 부르는 말과 꽃을 부르는 이름이 따로 있는 건 열매만큼 꽃도 오랫동안 관상식물로서 유용하게 이용됐기 때문이다.복숭아의 재배 역사는 길다. 이들의 기원은 곧 인류의 농업 기원과 같다고 할 정도로 인류와 가장 오랫동안 함께해 온 과일 중 하나다. 학명의 종소명이 ‘페르시카’라 페르시아 원산이라 착각하기 쉽지만 페르시아에서 재배를 많이 해왔을 뿐 중국 원산이다. 미국의 식물학자인 메이어가 중국에서 복사나무 원종을 발견하면서 이들이 중국 원산임이 밝혀지게 됐는데, 메이어가 처음 복사나무를 발견하고 미국 농무성에 보낸 서안에는 이들 원종의 생김새가 잘 표현돼 있다. ‘나는 처음으로 황토 절벽 바다 위 4000피트 고도에서 복사나무를 보았다. 원주민에 따르면 이들은 핑크색 꽃을 피운다고 하고, 우리가 알고 있는 재배 복숭아보다는 크기가 작고 나무 수형도 작다.’ 원산지면서 복숭아를 가장 많이 육성해 온 나라는 중국이지만, 막상 복숭아를 가장 많이 홍보하는 건 미국이다. 미국은 8월을 복숭아의 달로 지정해 이들을 기념하는데, 작년 8월에도 ‘뉴욕의 복숭아’란 책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디지털 도서관에 공개하기도 했다. 이 책은 1917년 미국 농무부의 뉴욕 농업 실험소에서 제작한 것으로, 1900년대 초반 미국에서 재배, 유통되는 복숭아 품종을 그림과 글로 엮은 복숭아 도감이다. 미국 농무부에서는 약 100년 전 당시 인기 있던 과일들을 꾸준히 기록해 엮어 간행물로 출간했고, 첫 번째로 사과, 그리고 포도, 매실, 버찌에 이어 다섯 번째로 이 복숭아가 주제가 됐다. 복숭아 책이 공개된 후로 나는 시간이 날 때마다 이 책을 봤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지구 반대편에 존재했던 복숭아를 식물세밀화로 만나는 것만으로도 짜릿한 경험이 아닐 수 없었다. 이 귀한 기록을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열람할 수 있도록 한 것에 고마운 마음도 더했다. 한 품종씩, 열매가 가지에 달린 모습과 열매를 반으로 자른 해부도, 그리고 종자 그림도 따로 그려져 있다. 인상적인 건 이 그림이 실물 크기로 그려져 인쇄까지 됐다는 것이다. 복숭아를 책 그림에 하나하나 대고 열매 크기로 품종을 식별할 수 있다는 것, 당시에도 획기적인 실험이 아니었을까 싶다. 다만 나는 이 책을 컴퓨터 화면상으로밖에는 볼 수 없기에 실물 크기를 대조할 수 없다는 게 아쉬울 뿐이었다. 생각해 보면 현대 식물세밀화가 디지털 데이터로서 보존, 활용되는 이상 실물 크기로 그림을 그리는 것보다는 스케일바를 다는 것이 더 효율적인 기록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까지 이어졌다. 디지털 도서관에서는 이 복숭아책 데이터를 올리며 ‘이 책에 기록된 복숭아 대부분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을 덧붙였다. 여느 과일과 채소처럼 복숭아 역시 생기기도, 사라지기도 하기 때문이다.작년 여름엔 나도 복숭아 하나를 그렸다. 우리나라 농촌진흥청에서 육성한 ‘유미’라는 이름의 신품종 복숭아. 초여름에 수확하는 조생종으로 크기가 크고 당도도 높은 데다 재배할 때 봉지를 씌우지 않아도 착색이 잘 되고 병해충 피해가 적은 종이다. 복숭아 농장에 가면 병해충을 피하고 색을 잘 내기 위해 열매마다 노란 종이가 씌워 있는 걸 볼 수 있는데, 이걸 모두 사람이 씌워야 하다 보니 봉지 씌우는 데도 인력이 필요하지만 이 유미는 이 부분에 소모가 없다. 이 복숭아 역시 ‘뉴욕의 복숭아’ 책에 있는 이들처럼 사람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금방 사라질 수도, 혹은 오래도록 사랑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이를 그리는 나의 마음은 이왕 태어난 거라면 사람들에게 널리 이용되고 사랑받는 복숭아로 남아주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 서울시, 광화문광장 불법 천막 막으려 대형화분 80개 설치

    서울시, 광화문광장 불법 천막 막으려 대형화분 80개 설치

    서울시는 30일 우리공화당(옛 대한애국당)의 광화문광장 천막 설치를 막기 위해 대형 화분 80개를 설치했다. 화분 설치 비용만 1억원 가까이 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이날 우리공화당의 천막이 가로·세로 각 3m 크기인 점을 고려해 이순신 장군 동상 주위에 3m 간격으로 대형 화분 80개을 설치했다. 수종은 느티나무와 왕벚나무, 소나무 등이다. 화분은 개당 100만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화분 설치에는 서울시직원 500명, 경찰 1200명을 비롯해 소방차와 구급차 등이 동원됐다. 시는 또 공화당이 불법으로 천막을 설치한 이후 운영하지 못했던 광장 분수도 전날(29일)부터 매시간(50분 가동·10분 휴식) 정상 가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공화당은 2017년 탄핵 반대 집회에서 숨진 사람들에 대한 추모 등을 이유로 지난달 10일 광장에 천막을 차렸다. 시는 행정대집행 계고장 3회 발송 끝에 46일 만인 지난 25일 강제철거에 나서 천막을 치우고 대형 화분 15개를 천막이 있던 자리에 뒀다. 우리공화당은 같은 날 오후 같은 장소에 화분을 피해 더 큰 규모로 천막을 재설치했다. 우리공화당은 29∼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둔 지난 28일 트럼프 대통령 환영과 그에 대한 경호상의 이유 등을 들어 천막을 청계광장 등으로 ‘임시 이사’했다. 우리공화당은 천막을 옮기면서 “광화문광장엔 언제든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강제철거 과정에서 부상자가 발생했다며 우리공화당이 박원순 시장 등을 고소한 것과 관련해 “정당한 공무집행 과정에서 발생한 것인데 적반하장”이라며 우리공화당 측의 책임을 엄중하게 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불법 천막을 다시 설치해서 시민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는 일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이날 작업을 위해 500여명의 서울시 직원들이 동원됐다”고 말했다. 경찰 병력 1200여명과 소방차·구급대도 이날 화분 설치 작업에 동원됐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이광식의 문화유랑기] 버들가지 꺾어 주는 뜻은…

    [이광식의 문화유랑기] 버들가지 꺾어 주는 뜻은…

    봄날은 간다. 나뭇가지에 어린싹들이 움트기 시작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5월 초순, 벌써 봄날은 저만치 가고 있다. 올해는 늦추위 탓으로 마당의 산벚나무가 예년보다 열흘 정도 늦게 꽃을 피우더니, 벌써 매화 지고 목련 지고 라일락이 피고 있다. 이제 마당귀를 떠돌던 라일락 향기가 스러지고 나면 올해의 봄도 가뭇없이 멀어지리라. 봄날 산과 들과 강가 여기저기 피는 어린잎이나 꽃들 중 아름답지 않은 것이 있으랴마는, 그중에서도 가장 나의 마음을 빼앗는 것은 연둣빛 고운 버드나무 신록이다. 아침 햇살을 받으며 한강 제방 도로를 달리다 보면, 김포 너른 들녘과 한강 변에 마치 연둣빛 고운 너울을 뒤집어쓴 듯한 버드나무들을 볼 수 있다. 멀리서 보면, 그것은 아슴푸레한 연둣빛 안개처럼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커다란 연둣빛 솜사탕처럼도 보인다. 막 새 움이 트기 시작한 버드나무의 신록은 참으로 눈부실 정도로 매혹적이다. 아름다운 봄꽃이 허다히 많지만, 어느 꽃이 저 신록처럼 아름다우랴. 그런 버드나무 신록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얼굴에 소름이 오소소 돋곤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버드나무 신록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4월 초순 한 주간뿐이다. 그때의 신록이야말로 아련한 몽환적인 아름다움으로 사람의 넋을 빼앗는다. 세류춘풍(細柳春風). 바람이 불면 늘어진 신록의 가지들이 한쪽으로 스르륵 스르륵 밀리는 모습이 마치 연둣빛 주렴이 흔들리는 것 같다. 그런 주렴을 걸어놓은 청루가 있다면 서슴없이 그 주렴 걷고 들어가 기꺼이 풍류 한량이 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예로부터 흔히 나긋한 미인에 비유되기도 한 버들가지는 또한 멀리 낭군을 떠나보낼 때 꺾어주던 것이기도 했다. 청춘은 더없이 짧으니 속히 돌아오시라는 간곡한 뜻을 담은 징표라 한다. 버들가지가 봄에 가장 잎이 빨리 피는 까닭에서다. 그러한 연유로 나중에는 친구를 전송할 때도 버들가지를 꺾어주며 작별의 아쉬움을 표했다고 한다. 우리 옛시조 중에도 버들가지를 꺾어 보내며 님을 떠나보내는 애틋한 마음을 더없이 살갑게 표현한 것이 있다. 기생 시인 홍랑의 ‘묏버들 갈해 것거’가 바로 그 시조다. 묏버들 갈해* 꺾어 보내노라 님의손대* 자시는 창 밖에 심거두고 보소서 봄비에 새잎 곳 나거든 날인가도 여기소서 (*갈해/가려 *님의손대/님에게) 예전엔 이 시조 역시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려 있었다. 국문학자 양주동 박사는 이 시조를 두고 우리 시조사상 최고의 걸작이라고 평했고, 작가 이태준은 “그 뜻의 그윽함과 소리의 매끄럽고도 사각거림이 묘미”라고 극찬했다. 여기에 ‘사각거림’이라고 표현한 것은 시 전편에 ‘ㄱ' 음이 반복적으로 나타나 읽는 맛을 더해주기 때문으로 보인다.홍랑이 이 시조를 바친 사람은 자신의 정인인 고죽(孤竹) 최경창이었다. 함북 경성에서 함께 지내다가 고죽이 한양으로 돌아가게 되었을 때, 그녀는 고죽을 전송하려고 따라나서, 한양까지 여정의 절반이나 되는 천리를 따라와서는 쌍성에 이르러서야 발길을 돌렸는데(역사상 최장의 배웅일 듯. 기네스북에 알려야 한다), 그러고도 아쉬운 마음을 추스르지 못해 한참을 되돌아가다 함관령 고갯마루에서 이 시조를 지어 산버들 한 가지와 함께 보냈다고 한다. 그뿐 아니라, 고죽이 병석에 누웠다는 말을 듣자, 한양 2천리 길을 이레 동안 밤낮으로 걸어 서울에 도착(이것도 기록이다), 지극정성으로 간병해 그를 일으켰고, 나중에 고죽이 죽어 파주 땅에 묻히자, 다시 경성에서 달려와 묘 옆에 초막을 짓고 9년 동안 시묘살이를 했다. 임진란이 일어나자 고죽의 유고를 거두어 고향으로 피난했는데, 오늘날 <고죽 시집>이 전하는 것은 순전히 그의 덕이라 한다. “내가 죽거든 남편 옆에 묻어달라”고 한 그녀는 고죽 무덤 앞에서 고단한 삶을 스스로 마감했는데, 다행히 유언대로 고죽 옆에 묻혀 후생에서나마 고죽과 같이하게 되었다. 몇 해 전인가 파주 땅으로 찾아가 보니, 고죽 부부 묘의 발치께에 그녀의 무덤이 묏버들 시비와 함께 있는 것을 보았다. 나는 홍랑이야말로 조선조 최고의 순애보라 생각한다. 버드나무의 곁가지가 너무 길어져버린 감이 있지만, 이 모두가 덧없이 멀어져가는 봄에 대한 아쉬움 탓으로 돌리자. 우리네 인생 역시 봄날처럼 덧없으니, 내년, 잎 돋고 꽃 피고 새 우는 봄, 다시 볼 수 있으리라 장담할 이 뉘 있으랴. 그런 아쉬움을 노래한 송순(宋純)의 시조 한 수나 더 읊으며 멀어져가는 이 봄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보도록 하자. 꽃이 진다 하고 새들아 슬허 마라 바람에 흩날리니 꽃의 탓 아니로다 가노라 휘짓는 봄을 새와* 무슴 하리오. (*새와/시샘하여)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길섶에서] 아카시아꽃 단상/임창용 논설위원

    휴일 아침. 아파트 발코니 창을 여니 달콤한 아카시아 꽃향이 집안 가득 스며든다. 앞산의 아카시아 나무마다 팝콘 같은 꽃들이 소복하니 피었다. 아카시아향은 십리를 간다고 했던가. 어릴 적 꽃잎을 따먹으며 느끼던 그 향기가 변함이 없다. 중학생 시절, 학교 가는 숲길은 아카시아 나무 천지였다. 여름 문턱을 넘어 소만(小滿) 무렵이 되면 나뭇가지마다 주렁주렁 매달린 탐스런 꽃송이가 까까머리 아이들의 허기를 자극했다. 하굣길에, 가방을 던져 놓고 달려들어 꽃잎을 훑어 입에 털어넣다 보면 금세 날이 어두워지곤 했다. 아카시아꽃 향을 좇아 집을 나선다. 평소엔 눈에 띄지 않던 아카시아 나무가 꽃이 피니 확 늘어난 것 같다. 벚나무나 매화나무처럼 식재했을 리도 없는데 산책길 주변에 군데군데 자리잡고 향을 뿜어낸다. 외양은 화려하되 향이 없는 벚꽃과 달리 소박한 겉모습에 향기는 진하니 어찌 보면 참 정직한 꽃이 아카시아다. 올핸 유난히 아카시아꽃이 실한 느낌이다. 빈틈없이 매달린 꽃 무게가 힘겨운 듯 나뭇가지들이 많이 처져 있다. 아니나 다를까, 약해 보이는 나뭇가지 하나가 꺾여 있다. 힘에 부치면 꽃이라도 덜 피우든가. 분수를 모르고 과욕을 부리다 일을 망치는 게 우리 일상을 닮았다. sdragon@seoul.co.kr
  • [길섶에서] 길 위의 안부/황수정 논설위원

    우체국 담벼락에는 사시사철 좌판이 열렸다. 구죽죽 비가 와도 우산을 쓰고, 땡볕이 정수리를 지져도 우산을 쓰고, 별안간 눈발이 날려도 우산을 쓰고. 두어 평 할머니의 노점은 세상의 푸성귀를 다 끌어안았다. 양지바른 어느 언덕에서 원추리를 데려왔나 하면 봄이었고, 펄펄해서 당장에 밭으로 걸어갈 것 같은 호박잎 묶음에 여름은 깊었으며, 햇볕에 노릇노릇 구슬려진 무청 시래기가 함지에 그득하면 가을이 지나갔다. 주말 아침 부지런을 떨면 ‘텃밭 직송 한정판’ 풋것들을 푸지게 들여오고는 했다. 꼬부라져 못생겼어도 단물이 일품인 토종 가지며, 집안에 들이면 노란 단꿈을 꾸게 생긴 늙은 호박이며. 밥상의 쪽파김치에 쪽파를 만지던 손마디가 생각이 났다. 이즈막 쪽파뿌리를 장미 다발보다 귀하게 다듬던 손. 해마다 늙었어도 조금도 낡지 않았던 그 손끝이 이 봄에는 보이지 않는다. 붙박이 좌판에서 생각나는 것은 짧아졌다 길어졌다 앉은뱅이 그림자 하나. 다 말로 물어볼 수 없어 다 말로 대답을 들을 수 없는 일이 세상에는 이렇게 많은 것을. 누군가의 한 시절이 떠나 돌아오지 않는 자리. 왕벚나무 아래 빈자리로 우물쭈물 서성거리는 저녁. 꽃보다 사람이 그리워지는 봄 나무 아래. sjh@seoul.co.kr
  • 증평군, 축구장 5배 크기 도시숲 조성한다

    증평군, 축구장 5배 크기 도시숲 조성한다

    충북 증평군이 축구장 면적 5배가 넘는 3.7ha 규모의 도시숲을 조성한다. 19일 군에 따르면 올해 20억4000만원을 투입해 미세먼지 저감 도시숲, 산림경관숲, 생활환경숲, 복합산림경관숲 등 총 4개의 도시숲 조성사업이 추진된다.군이 가장 주력하는 것은 미세먼지 저감 숲이다. 군은 증평읍 송산리 택지개발지구에 10억원을 들여 1ha 규모의 녹지공간과 완충녹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곳에 왕벚나무 등 20종의 수목 2만3494주가 식재될 예정이다. 군은 미세먼지 저감과 도심경관 향상에 도움이 되는 우수한 수종을 2열, 3열 및 복층으로 심어 효과를 극대화 한다는 계획이다. 도시민 건강증진과 휴식, 자연학습 등을 위한 산림경관숲은 증평읍 송산리 안자산 일대가 대상지다. 7억원이 투입돼 1.5ha 규모로 조성된다. 이 사업이 마무리되면 증평읍 연탄리 생활체육공원, 증평읍 송산리 왕벚나무 가로수길, 보강천 미루나무 숲을 잇는 그린네트워크가 구축된다.생활환경숲은 증평읍 미암리 증평일반산업단지에 1ha 규모로, 복합산림경관숲은 증평읍 율리에 0.2ha 규모로 각각 꾸며진다. 군이 도시숲 조성에 나선 이유는 나무식재의 다양한 이점 때문이다. 국립산림과학원 등에 따르면 나무 1그루당 연간 이산화탄소 흡수량 2.5t, 산소방출량 1.8t, 미세먼지 흡수량 연간 35.7g의 효과가 있다. 나무 3000만 그루가 노후 경유차 6만4000대가 1년간 내뿜는 미세먼지를 줄이고, 에어컨 2400만대를 5시간 동안 가동하는 것과 동일하게 도심 온도를 낮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성인 2100만명이 1년간 숨 쉴 수 있는 산소 공급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독일 슈트트가르트는 100ha의 도시숲을 조성해 미세먼지 30% 저감효과를 봤다. 군 관계자는 “올해 증평군이 도시숲 조성을 위해 확보한 예산은 도내 전체 도시숲 조성 사업 예산 50억4000만원의 40%를 차지한다”며 “주민들이 쉽게 찾고 이용할 수 있는 녹색휴식공간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증평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100년 첨탑의 눈물, 물길 따라 흐른다

    100년 첨탑의 눈물, 물길 따라 흐른다

    첫인상을 바꾸는 건 어렵습니다. 첫인상이 탐탁지 않던 사람이 좋아지려면 특별한 계기나 부단한 노력이 있어야 할 겁니다. 여행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충남 공주를 입에 올릴 땐 ‘백제의 수도’라는 말이 따라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배운 공주의 첫인상이지요. 공주에서 백제를 걷어내고 새로움을 찾으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걸어야 할 겁니다. 오늘의 발걸음은 공주 원도심을 가로지르는 하천, 제민천으로 향합니다. 제민천 주변의 근대 건축물을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뾰족한 종탑을 인 고딕식 성당, 옛 충남도청에 들어선 박물관, 유관순 열사의 흔적이 남은 교회 등 공주의 근대를 증언하는 건축물이 차례로 나타납니다. 그러고 보면 여행자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장소가 아니라 새로운 시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백제 문화의 중심지로만 알려진 공주의 새로운 모습을 찾으러 간다. 기점은 금강에서 발원한 하천, 제민천으로 삼는다. 아담한 하천 주위에 공주중동성당, 충남역사박물관, 공주 제일교회 등의 근대 건축물이 모여 있다. 건물 간 거리는 도보로 10분 남짓. 슬렁슬렁 걸어도 부담스럽지 않은 거리다. 하천 따라 피는 벚꽃과 따사로운 햇살이 길동무가 돼 준다. 근대 건축물을 통해 공주의 100년 전을 들여다보고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간다. 건축물을 매개로 떠나는 시간 여행이다. ●중세 고딕 양식의 장엄함… 공주중동성당 제민천 근처의 국고개 길, 언덕 위 뾰족한 종탑이 보인다. 공주 최초의 성당인 공주중동성당이다. 천주교가 서해안을 통해 충청도로 들어오면서 현대식 성당이 만들어졌는데 공주중동성당도 그중 하나다. 1936년에 착공해 1년 만인 1937년에 완공됐으니 바지런히도 지었다. 붉은 벽돌의 외관, 뾰족한 아치형의 창과 출입구, 하늘로 치솟은 종탑에서 알 수 있듯 성당은 서양 중세의 고딕 양식을 따른다. 성당 안 천장은 회백색 6각형 돌기둥이 받치고 있다. 내부는 미사 시간 전후로 잠깐씩만 개방해 상시 관람이 어렵다. 성당 앞마당에 서면 맞은편 충남역사박물관과 공주 시가지가 보인다. 아득한 옛날의 백제 대신 근대와 현대가 어우러진 공주의 모습이다. 공주중동성당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충남역사박물관이다. 옛 국립공주박물관이던 건물은 현재 충청남도의 역사·문화를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거듭났다. 박물관에 들어서려는데 벚나무 30여 그루가 발을 붙잡는다. 이맘때면 박물관 앞마당은 벚꽃 동산이 된다. 벚꽃 감상 최적의 포인트는 안내소 옆 언덕. 벚나무들이 성당 쪽으로 기울어 자라 우거진 벚나무와 성당이 훌륭한 구도를 빚는다. 봄바람에 흩날리는 벚꽃 잎이 공주의 봄이 한창이라고 속살댄다. 충남역사박물관의 1층 기획전시실은 ‘우리가 찾은 역사, 땅속 이야기’ 전시가 한창이다. 공주 수촌리 고분군, 아산 명암리 밖지므레 유적, 예산 가야사지 등 충남에서 출토된 다양한 유물을 모았다. 공주 수촌리 고분군의 백제 시대 무덤에서 발굴된 금동신발은 아직 금빛이 영롱하다. 동판을 금으로 도금한 신발을 신고 금동관모와 함께 잠들었으니 신발 주인의 권위를 짐작할 만하다. 2층 상설전시실에서 눈길을 끄는 건 충남도청 옛 도지사실. 1932년 충남도청이 공주에서 대전으로 이전한 이래 충남도지사가 도정 업무를 보던 공간을 재현했다. 도지사 사무인계서, 충청남도의회속기록, 휴대용 주판, 타자기 등 충남도민들의 삶을 뒷받침한 행정도구들이 가득하다.●공주 항일운동거점지… 공주 제일교회 제민천교 근처의 빨간 벽돌 건물은 공주 제일교회다. ‘수원 이남에 세워진 최초의 교회’라는 수식어가 붙은 교회는 현재 기독교박물관으로 운영된다. 2층짜리 박물관은 교회 역사, 선교사의 옛 사진과 물품, 공주 항일운동을 주도한 교회 목사이자 독립유공자의 발자취 등을 전시한다. 100여년밖에 되지 않은 건물이지만 교회를 둘러싼 이야기는 길고도 깊다. 1902년 한 채의 초가집으로 시작해 1931년에 지금 모습을 갖추었다는 이야기, 6·25전쟁으로 폭격을 받았지만 굴뚝과 지하는 멀쩡해 교회 건축사적으로 가치가 높다는 이야기, 우리나라 스테인드글라스의 개척자 고(故) 이남규 선생의 작품이 있다는 이야기 등등.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교회 외벽의 앳된 소녀와 외국인 선교사의 벽화다. 소녀의 정체는 유관순 열사, 외국인 선교사는 이곳에서 활동한 사애리시 선교사다. 둘은 천안 지령리 교회(현 매봉감리교회)에서 처음 만났다. 유관순 열사의 총기와 신앙심을 알아본 선교사는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한다. “관순양이 공부를 하고 싶으면 내가 서울의 이화학당에 보내 줄게요. 우선 영명학교에서 교육을 받아보는 게 어때요?” 소녀는 이튿날 선교사를 따라 영명학교 보통과에 입학, 2년 과정을 수료한다. 영명학교는 공주 제일교회에서 설립한 학교다. 당시 교회가 선교와 교육 사업을 병행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교회와 유관순 열사의 인연이 깊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당시 교회는 사회와 호흡했다. 영명학교를 비롯해 방은두병원, 공주유치원, 중앙영아원을 건립하고 공주 독립운동에 앞장섰다. 교회에 깃든 사연을 알고 나면 평범한 고딕식 교회가 달리 보인다. 원도심의 붉은 벽돌 건물이 묻는다. 시간이 오래될수록 좋은 건축물인가. 백제와 근대를 견주어야 할 필요가 있는가. 백제의 문화유산도 공주의 근대 건축물도 소중한 우리의 보물이다. 공주의 근대 건축물은 그대로 아름답다.●소박한 시가 피는 풀꽃문학관 제민천 서쪽, 낮은 언덕에 진갈색 목조건물 한 채가 있다. 건물의 이름은 풀꽃문학관.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라는 시 ‘풀꽃’으로 유명한 나태주 시인의 문학관이다. 시인은 이곳에서 꽃을 가꾸고 풍금을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고 문인들과 소통한다. 시인은 공주와 인연이 깊다. 충남 서천 출신의 시인은 공주사범대에 입학한 뒤 언젠가 공주에서 살리라는 희망을 품었다. 그 바람이 현실이 된 곳이 2014년 문을 연 풀꽃문학관이다. 공주시는 1930년대 초에 지어진 적산가옥을 사들여 문학관으로 단장했다. 일본 헌병대장의 관사가 문학관이 되자 공간을 둘러싼 공기도 변했다. 꾸밈없는 그의 시어만큼이나, 자세히 보아야 예쁜 풀꽃만큼이나 소박한 분위기다. 가장 큰 방인 강의실에는 12폭 병풍이 있다. 한 폭마다 시인의 대표작과 그에 어울리는 그림을 그려 살펴볼 만하다. 반질반질 윤이 나는 마루 복도를 따라 시가 담긴 액자가 쪼르르 놓여 있다. 4월의 풀꽃문학관은 꽃으로 눈부시다. 앞뜰에 수선화, 할미꽃, 부채붓꽃 등 소담한 봄꽃이 앞다투어 핀다. 여름에는 애기원추리와 옥잠화가, 가을이면 쑥부쟁이와 상사화가 그 자리를 이을 것이다.●가장 많은 천주교 순교자가 나온 황새바위성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천주교 순교자가 나온 곳이 공주라는 사실을 아는가. 공산성 맞은편 언덕에 있는 천주교 순교 유적지, 황새바위성지가 바로 그곳이다. 1801년 신유박해 후 수많은 천주교인이 이곳에서 목숨을 잃었다. 이름이 밝혀진 순교자만도 337위에 이른다. 공주에 천주교 순교자가 유독 많은 이유는 무얼까. 조선 시대 선조 때인 1603년, 공주에 관찰사가 근무하는 관청인 충청감영이 들어섰다. 오늘로 말하면 충청도청인 셈이다. 경상도·전라도·충청도에서 잡혀 온 천주교 신자들은 충청감영으로 이송됐고 배교를 거부하면 사형판결 권한을 위임받은 관찰사의 명령에 따라 참수를 당했다. 공개 처형이 있는 날이면 사람들이 공산성에 몰려와 구경을 하고, 순교자들 의 시신이 제민천을 피로 물들였단다. 오늘날 황새바위성지는 200여년 전의 슬픈 역사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평온하다. 성지에 얽힌 사연을 모르면 꽃구경하기 좋은 뒷동산 같다. 순교자 광장은 순교탑, 무덤경당, 열두 개의 빛돌이 삼각형 구도를 이룬다. “우리는 살아도 주님을 위해서 살고 죽더라도 주님을 위해서 죽습니다.” 순교탑 안에는 로마서의 한 구절과 성지 부근을 발굴하다 나온 십자가가 걸려 있다. 열두 개의 빛돌은 예수의 열두 사도를 상징함과 동시에 이곳에서 순교한 337위와 무명 순교자들을 기리는 비석이다. 야트막한 언덕을 올라 간 황새바위 광장의 끝에 야외제대가 있다. 12개의 비석 뒤에는 337위 순교자들의 이름을 새겼다. ‘이존창 루도비코’처럼 이름과 세례명이 알려진 이가 있는가 하면 ‘이씨’, ‘강서방’처럼 이름이 없는 이들도 있다. 평범하지만 용감한 사람들, 믿음이 두려움을 이긴 사람들의 이름이다. 위대한 이름 위로 후두두 벚꽃이 떨어진다. 글 이수린(유니에스 여행작가) 사진 정철훈(사진작가) ■ 여행수첩 (지역번호 041) →가는 길 : 서울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경부고속도로와 천안논산고속도로를 지난다. 천안논산고속도로 천안분기점을 통과해 공주IC 교차로에서 ‘공주보 시청’ 방면으로 우회전한다. 웅진로를 거쳐 중동교차로에서 ‘대전 논산’ 방면으로 좌회전한 뒤 성당길을 따라가면 공주중동성당이다. →맛집 : 고가네칼국수(856-6476)는 농약을 쓰지 않은 우리 밀로 만든 칼국수를 낸다. 먹는 방식이 전골과 닮았다. 한우 사골육수에 갖가지 채소를 넣고 끓이다가 면을 넣는다. 시장정육점식당(855-3074)은 날밤을 육회에 버무린 육회비빔밥이 대표 메뉴다. 아삭한 밤과 쫀득한 육회가 잘 어울린다. →잘 곳 : 공주한옥마을(840-8900)은 기와집과 초가가 어우러진 한옥 리조트다. 개별 숙박동은 작은 마당과 담장을 갖춘 독채로 운영된다. 참나무 장작으로 불을 지피는 구들장 방식이라 전통 난방을 체험할 수 있다. 제민천 부근의 정중동호스텔(010-6360-4653)은 여관을 리모델링한 게스트하우스다. 회백색 벽돌의 외관에서 근대 건축물이 연상된다. 1인실, 2인실, 패밀리룸 모두 개별 욕실이 딸려 있다.
  • [길섶에서] 낙화/손성진 논설고문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간지러운 봄볕 속에 춘설(春雪)이 뿌리나 했더니 떨어지는 벚꽃잎이다. 바람이 거세질수록 꽃잎은 하염없이 날리고 또 날린다. 반 보름도 못 견디고 속절없이 스러지는 벚꽃잎이 야속하기만 하다. 어느 시인은 “꽃을 자루째 털린 산벚나무가 하루 사이 폭삭 늙어 있다”고 읊었다. 묵묵하기만 한 나무는 꽃잎을 바람에게 도둑맞는 줄도 모르는 것일까. 우리나 시인이나 나무의 마음을 혜량하는데 부족했다. 나무는 낙엽을 안타까워할지언정 낙화는 서러워하지 않는다. 새로운 생명을 잉태함에 꽃잎은 제 할 일을 다했고 알을 낳은 연어처럼 떨어진다. 꽃잎이 떨어진 자리에는 열매가 맺히고 신록이 무성할 것이다. 낙화는 이별과 죽음이 아니라 새로운 만남과 탄생을 의미한다. 나무는 꽃잎을 잃었지만 싱싱하고 푸릇푸릇한 이파리로 단장했고 더 화사해졌다. 그래서 낙화는 슬프지 않고 아름답다. 꽃잎은 땅에 떨어지기 전에 먼저 심장 속에 박혔다. 떨어진 꽃잎을 밟는 것은 심장을 할퀴듯 아프고 조심스럽다. 꽃잎은 안절부절못하는 인간의 발길에 기꺼이 몸뚱이를 내어준다. 잠시 사뿐 밟아도 좋다. 꽃잎의 영혼은 가슴속에 고이 묻어두었기에.
  • [종합] 로이킴숲 존폐 논란, 강남 한가운데 800그루 “팬들 의견 반영”

    [종합] 로이킴숲 존폐 논란, 강남 한가운데 800그루 “팬들 의견 반영”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음란물을 유포한 혐의로 입건돼 조사를 받은 가수 로이킴(본명 김상우)의 이름을 붙인 숲이 서울 강남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존폐 논란이 불거졌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광역지하철 분당선 구룡역 바로 앞에는 벚나무 등 각종 꽃나무가 800여그루 심어진 ‘로이킴 숲’이 있다. 이 숲은 로이킴이 케이블 채널 Mnet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슈퍼스타K 시즌4’에 출연해 우승한 직후 인기 절정을 달릴 당시인 2013년 조성됐다. 당시 그가 정규 앨범 1집 ‘러브 러브 러브’(Love Love Love)를 발매하자 팬들이 이를 기념하고자 숲을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로이킴 숲’ 앞에는 “이 숲은 가수 로이킴의 팬들이 로이캠의 앨범 발매를 기념하여 만들었다”고 적힌 팻말이 세워져 있으며, 한쪽에는 ‘To 로이킴’이라고 적힌 빨간 우체통도 설치돼있다. 이외에도 ‘로이숲 쉼터’와 ‘Love Love Love’가 새겨진 쓰레기통, 로이킴의 팬클럽 이름인 ‘로이로제’ 나무 등도 있다. 로이킴은 2013년 5월14일 직접 이 숲을 방문해 “역시 내 사람들”이라는 글과 함께 현장 인증사진을 SNS에 올리며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현재도 네이버 지도와 카카오맵, 구글 지도에서도 로이킴 숲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로이킴이 절칠한 가수 정준영, 빅뱅 전(前)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 등과 함께 성관계 영상 불법 촬영 및 유포 사건에 연루됨에 따라 이 숲의 존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로이킴 숲이 오히려 한류의 명예와 이미지를 실추할 우려가 있어 현재 명칭 유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은 상황이다. 로이킴 숲 조성을 맡았던 사회적기업 관계자는 “논란을 인식하고 있으며, 향후 처리 방향에 대해 내부 논의 진행 중”이라며 “숲 조성에 기부금을 낸 팬덤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이들의 의견을 파악해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숲이 조성된 공공 부지를 소유한 서울시와 강남구는 로이킴 숲에 대해 “공식적인 행정 명칭에서는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민간에서 이름을 지어 붙인 뒤 불리는 것은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했다. 로이킴 팬클럽 로이로제는 2015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기부금을 모아 강남구 수서동 수서명화종합사회복지관에 명화어린이도서관을 만들었고, 로이킴은 이듬해 강남구가 선정하는 ‘나눔과 기부의 행복 공간, G+스타존’의 기부 홍보대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한편 로이킴은 가수 정준영 등이 포함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음란물을 올린 혐의(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로 지난 4일 경찰에 입건됐다. 그는 지난 10일 경찰에 출석해 약 4시간10분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로이킴은 경찰 조사에서 음란물유포 행위 1건에 대해 시인했으나 “대화방에 올린 사진은 인터넷에 있던 사진”이라며 불법 촬영 혐의는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킴과 정준영은 2012년 Mnet ‘슈퍼스타K’ 시즌4에 출연하며 나란히 연예계에 입문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EN스타] 이제훈, 벚꽃 아래 만개한 훈훈 미소 ‘봄기운 물씬’

    [EN스타] 이제훈, 벚꽃 아래 만개한 훈훈 미소 ‘봄기운 물씬’

    배우 이제훈의 근황이 공개돼 화제다. 지난 10일 이제훈 공식 인스타그램에는 “벚꽃이 활짝 피었어요 ^___^ #이제훈 #봄”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이 공개됐다. 사진에는 이제훈이 벚나무 아래에서 두 팔을 벌리고 환하게 미소 짓는 모습이 담겼다. 만개한 벚꽃을 보며 봄을 만끽하는 이제훈의 귀여운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편, 이제훈은 배우 류준열과 함께 JTBC 예능프로그램 ‘트래블러’에 출연 중이다. 사진=인스타그램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춘향이 발그레하듯… 생기 도는 광한루, 몽심재·구룡폭포… 이몽룡 다녀간 듯

    춘향이 발그레하듯… 생기 도는 광한루, 몽심재·구룡폭포… 이몽룡 다녀간 듯

    ‘이편에는 함양 저편에 담양/ 꿈에는 가끔가끔 산을 넘어/ 오작교 찾아찾아 가기도했소/ 그래 옳소 내 누님, 오오 누이님/ 해 돋고 달 돋아 남원땅에는/ 성춘향 아가씨가 살았다지요/ (김소월의 시 ‘춘향과 이도령’ 중) 퇴기 월매의 딸 성춘향과 남원 부사의 아들 이몽룡의 신분을 뛰어넘은 로맨스는 전북 남원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사랑 이야기다. 춘향가는 지금까지 전해지는 판소리 다섯 마당 중 음악적으로나 문학적으로 으뜸으로 꼽히고, 이들의 사랑을 노래한 명시만도 여러 편이다. 춘향제가 열리는 매년 5월이 다가올 무렵이면 남원은 이팔청춘 춘향이처럼 생기가 돈다. 싱그러운 봄바람이 살랑이던 날 지리산 자락의 맑은 정취, 천년고찰의 운치, 민족의 문학혼을 함께 돌아볼 수 있는 남원을 다녀왔다.●기왓장과 나무로 지어진 옛 서도역 수도권에서 남원으로 향한다면 남원 시내에 이르기 전 시 북동쪽에 자리한 옛 서도역에 먼저 들르는 것이 동선을 짜는 데 좋다. 임실군과의 경계에 위치한 옛 서도역은 전라선 철도에 놓인 기차역으로 일제강점기인 1931년 영업을 시작했다. 2002년 전라선이 정비되면서 도보로 5분 남짓 떨어진 곳에 새 역사가 생겼고 철거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보존을 주장하는 주민들의 요구에 남원시가 철도청으로부터 역사와 부지를 매입했고, 기왓장과 나무로 지어진 과거 모습으로 복원하면서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로 거듭났다.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는 아름드리 벚나무 아래 세월을 거슬러 서 있는 듯한 옛 서도역을 돌러보던 중 짤랑짤랑 방울 소리를 들었다. 할아버지를 따라 산책을 나온 생후 1개월 된 강아지가 짧은 다리로 아장아장 뛰어다니고 있었다. 젊은 시절 군대에 가기 전 서도역에서 급사로 일했었다는 이길무(76) 할아버지는 지금도 서도역 맞은편에 살고 있다. 이 할아버지는 “기차가 다니던 시절엔 줄을 서서 표를 끊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다”며 “그때는 역 앞에 여관도 있었고 하루 한 마리씩 돼지를 잡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역 앞 벚나무는 할아버지가 젊은 시절에도 컸고 수령 100년은 족히 넘었다고 한다.●소설 속 여러 장면 볼 수 있는 혼불문학관 최근에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촬영지 중 한 곳으로 소개되며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지만, 최명희의 대하소설 ‘혼불’의 배경이 된 곳으로 오랫동안 알려져 있다. ‘혼불’은 1930년대 말 전라도의 유서 깊은 문중에서 무너지는 종가를 지키는 종부 3대를 통해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애환을 담아낸 작품이다. 소설 속 종가집 효원이 마을로 시집을 오는 장면, 주인공 강모가 전주로 전학하는 장면 등에서 서도역은 주요 배경으로 등장한다. 옛 서도역에서 차로 3분가량 떨어진 곳에 혼불문학관이 자리하고 있다. 문학관 내부에서는 소꿉놀이, 혼례식, 액막이연 날리기, 명혼식, 장례식 등 소설 속 여러 장면들을 디오라마(입체전시)로 볼 수 있고 각 장면마다 전통 풍속에 대한 설명이 곁들여져 있다. 생전 집필실이 재현돼 있고 자필 원고 등 여러 전시물을 통해 작가의 생애를 돌아볼 수 있다. 문학관 옆 최명희 가문에서 100여년 전 만들었다는 청호저수지는 둘레로 짧은 산책을 하기 좋다.●몽룡이 춘향이 보고 첫눈에 반한 곳,광한루 혼불문학관을 나서 차로 25분쯤 달려 남원 시내의 광한루원으로 향한다. 광한루에 올라앉아 있던 이도령이 단오날 그네를 뛰는 춘향이를 보고 첫눈에 반한 그곳이다. 보물 281호인 광한루는 지금으로부터 600년 전인 1419년 남원으로 유배를 오게 된 황희 정승이 지은 누각으로 처음에는 광통루라고 이름 붙여졌다. 이후 전라도 관찰사로 부임한 정인지가 이곳의 경치에 취해 달나라 미인 항아가 사는 ‘광한청허부’로 부른 것을 계기로 광한루라는 이름을 얻었다. 1461년에는 부사 장의국이 광한루를 보수하면서 남원 시내를 흐르는 요천의 물을 끌어다 둘레에 연못을 만들었다. 1582년 전라도 관찰사로 부임한 정철은 연못 가운데에 신선이 살고 있다는 전설의 삼신산을 따 섬을 만들고 정자를 세웠다. 금실 좋은 원앙 한 쌍이 노니는 연못 위로 돌다리 오작교가 가로놓여 있다. 버드나무 가지가 수면에 닿을 듯 드리우고 그 너머 광한루가 고즈넉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풍경은 그대로 한 폭의 수묵화가 된다. 여러 차례에 걸친 확장공사로 2만 여평 부지에 조성된 광한루원에는 수중누각 완월정, 춘향 어머니의 집인 월매집, 이도령과 춘향이 백년가약을 맺은 부용당, 춘향전기념관 등이 있어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다. 한편에서는 춘향이 된 듯 커다란 그네를 타고 투호놀이 등도 즐길 수 있다. 춘향의 일편단심을 기리기 위해 1931년에 세워진 영정각에는 김은호 화백이 그린 단아한 모습의 춘향 영정이 모셔져 있다. 이 사당에서 축원을 빌면 백년가약이 이뤄진다고 하니 광한루원을 찾은 연인이라면 이도령과 춘향의 사랑을 떠올리며 소원을 빌어 봐도 좋겠다.●요천 따라 산책로 양옆으로 벚꽃 활짝 광한루원을 나서면 맞은편 도로변에 활짝 핀 벚꽃이 장관이다. 남원 중심부를 흐르는 요천을 따라 숭사교에서 춘향교 부근까지 산책로 양옆으로 벚나무가 빽빽이 심겼다. 사방으로 풍성하게 뻗은 가지마다 핀 벚꽃이 연분홍 장막을 드리운다. 군밤, 솜사탕 등을 파는 노점이 즐비하고, 엿장수의 구성진 입담에 지나가던 어르신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함박웃음을 짓는다. 벚꽃으로 물든 요천변과 광한루원 일대는 다음달 8일부터 12일까지 춘향제의 무대로 변신한다. 완월정 무대에서는 개막공연과 춘향선발대회, 춘향국악대전 등 공식행사가 펼쳐진다. 평소 출입이 제한되는 광한루각은 1년에 단 한 번 축제 기간 동안 개방된다. 이 밖에 명인·명창·명무들의 국악 향연과 전국에서 온 버스커들의 거리공연도 풍성하게 열린다.●춘향테마파크 지나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요천 벚꽃길 남쪽의 춘향테마파크를 지나 춘향의 흔적에서 벗어나 본다. 춘향테마파크 남쪽 출구 부근에 옅은 회색의 깔끔한 외관이 인상적인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이 서 있다. 지난해 3월 개관한 공립미술관으로 남원 출신 김병종 작가가 남원시에 기증한 컬렉션을 기반으로 문을 열었다. 입구로 들어서는 나지막한 오르막길 주위로 계단식 물의 정원이 조성돼 있다. 작품 감상에 앞서 잡념을 씻어 주는 듯하다. 1층에서는 김병종 작가의 상설전이, 2층에서는 기획전이 열린다. 약 2000권의 미술·문학·인문학 서적이 비치된 1층 북카페는 물의 정원을 바라보며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기에 제격이다.●몽심재, 조선 후기 상류 가정 가옥 형태 그대로 시내를 벗어나 ‘숨은 보석’을 찾아 떠난다. 차를 타고 남쪽으로 15분가량 가다 호곡삼거리를 지나면 몽심재에 다다른다. 내비게이션에서 검색이 되지 않는다면 ‘수지면 내호곡2길 19’로 주소를 입력하면 찾아갈 수 있다. 마을 입구 빨간 하트 모양 표지판이 ‘남원의 숨은 보석 10선 몽심재’라고 길을 안내한다. 몽심재는 조선 후기 전북 지방 상류 가정의 전형적인 가옥 형태를 고스란히 보존한 고택이다. 경사진 지형 위에 뒤로는 대나무숲을 두고 앞으로는 소나무가 병풍처럼 자란 낮은 언덕을 마주한다. 잿들에서 흘러내린 물이 마당 앞으로 흘러 연못을 이루고 배산임수의 명당을 완성시킨다. 솟을대문을 높게 세웠는데, 여인네들이 가마를 타고 마당 안까지 들어올 수 있도록 지은 것이라고 한다. 대문 오른편으로는 하인들이 기거하는 문간채가 있다. 문간채 앞으로는 거북 모양의 큼직한 바위가 놓여 있어서 사랑채가 바로 보이지 않는다. 하인들이 마음 놓고 쉴 수 있도록 배려한 조경이라고 한다. 가옥 중심에 있는 사랑채는 정교하게 쌓인 높은 축대 위에 자리해 고고하고 위엄 있는 인상을 준다. 사랑채 뒤편 안채에는 양편으로 다락이 있다. 다락방의 창을 열면 사랑채 지붕 너머로 집 앞 아미산의 눈썹 같은 능선이 내다보인다. 건물 주위를 둘러싸고 높낮이를 알맞게 조절해 완성한 배수시설에서는 몽심재의 세심한 건축기법을 엿볼 수 있다. 몽심재를 방문하는 사람은 누구나 이곳에서 묵어갈 수 있다. 사랑채와 안채 등의 일곱 칸을 묵어가는 방문객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지리산 자락 구룡폭포·회덕마을도 가볼 만 이번에는 남원 동남쪽 지리산 자락으로 들어간다. 내비게이션에 ‘구룡폭포 주차장’을 찍고 달리다 보면 어느새 경사가 가파르고 구불구불한 길이 계속된다. 40분가량 달려 도착한 주차장에서 구룡폭포까지는 400여m. 가까운 거리지만 산길을 타고 가는 게 쉽지만은 않다. 산을 오르다 작고 가파른 계단 400여개를 내려가야 폭포를 만날 수 있다. 4월 초파일에 아홉 마리의 용이 내려와 놀다가 승천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구룡폭포는 굽이쳐 흘러내리는 물살을 보면 그 전설에 왠지 수긍이 간다. 작지만 아찔한 출렁다리에서 폭포를 감상한 뒤 비폭동, 지주대, 유선대, 육모정으로 이어지는 절경을 둘러볼 수도 있다.구룡폭포 주자창에서 멀지 않은 곳에 회덕마을이라는 동네가 있다. 지리산 둘레길 상에 놓인 이 마을에는 아는 사람만 아는 오래된 샛집이 있다. 평범해 보이는 시골마을인 회덕마을 경로당 뒤편에 자리잡은 덕치리 초가는 1985년 박창규씨가 지은 것이 시초로, 6·25전쟁 때 불타 없어졌다가 1951년 재건했다. 억새풀로 지붕을 이은 샛집은 조선시대 일반가옥 형식을 따르고 있어 지리산 골짜기 마을의 시간이 멈춘 듯한 풍경을 느낄 수 있다.●신라 흥덕왕 때 창건한 천년고찰 실상사 마지막 목적지는 경남 함양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는 천년고찰 실상사다. 회덕마을에서 40여분 차를 달리면 닿는다. 신라 흥덕왕 때인 828년 증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실상사는 신라 구산선문 중 처음으로 문을 열었을 만큼 유서 깊다. 이곳에는 국보 제10호 백장암 3층석탑과 보물 제33호 수철화상능가보월탑 등 1000년 넘는 세월을 견딘 유물이 가득하다. 막상 절 문턱을 넘으면 글로 쓰인 거창한 역사 대신 고즈넉한 분위기에 사로잡힌다. 지리산 자락 봉우리들이 사방을 에워싸고 있는 한가운데 너른 평지에 자리잡아 부처님 품에 감싸인 듯한 안온한 느낌이 든다. 절 오른편에 조성된 크지 않은 대숲에서는 마음을 툭 내려놓고 바람이 움직이는 소리에 귀 기울이게 된다. 글 사진 남원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여행수첩 전북투어패스를 이용하면 남원을 포함한 전북 여행을 더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즐길 수 있다. 광한루원, 춘향테마파크, 지리산허브밸리 등 남원의 유료 관광지를 여러 곳 방문할 계획이라면 전북투어패스를 사용하는 것이 저렴하다. 관광형 카드 기준 1일권 8300원, 2일권 1만 3900원, 3일권 1만 9900원 등이 있다. 전북 14개 시·군의 60여개 주요 관광시설에 해당 기간동안 제한 없이 입장할 수 있다. 교통형 카드 이용 시 시내버스, 공영주차장 무료 이용 등 혜택이 추가된다. 관광안내소 등 40개 판매점과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다.
  • [금요칼럼] 선진리왜성의 벚꽃/서동철 서울신문STV 사장

    [금요칼럼] 선진리왜성의 벚꽃/서동철 서울신문STV 사장

    여의도 봄꽃축제가 어제 막을 내렸다. 봄이 늦은 우리 동네 파주의 벚꽃도 벌써 끝물이다. 국립진주박물관이 펴낸 ‘처음 읽는 정유재란 1597’에는 벚꽃에 얽힌 흥미로운 대목이 있었다. 오타 히데하루 일본 가고시마국제대 교수의 ‘사천왜성을 통해 본 한일관계’라는 글이다. 사천왜성의 문화재 지정 명칭은 ‘사천 선진리왜성’이다. 이곳에서도 지난달 30~31일 ‘선진리성 벚꽃축제’가 열렸다. 선진리왜성은 임진왜란 당시 왜군이 쌓은 것이다. 다른 왜성들처럼 해안 구릉에 자리잡았고 부속 항구도 갖추었다. 고려시대에는 이곳에 통양창성(通陽倉城)이 있었다. 세금으로 걷은 곡식을 나르는 전국 12조창(漕倉)의 하나였다. 조선은 다시 수군기지인 선소(船所)로 삼았다. 오타 교수에 따르면 왜군은 성의 중심부에 석축으로 천수대(天守臺)를 쌓고 위에는 검게 칠한 3층의 천수각을 지었다고 한다. 오사카성 등에서 보듯 망루와 지휘소를 겸하는 다층(多層)의 천수각은 일본식 성을 상징한다. 조선총독부는 1915년 구로이타 가쓰미 도쿄대 교수에게 선진리왜성의 조사를 맡겼다. 1933년 선진리왜성은 1933년 부산 구포와 기장 죽성리, 김해 죽도, 창원 웅천과 안골, 순천, 울산과 서생포, 거제 장문포, 양산 물금 증산리 왜성과 함께 ‘고적’이 됐다. 총독부는 이어 왜성을 현창하는 사업에 나섰다. 선진리왜성의 경우 이곳에 주둔했던 왜장 시마즈 요시히로의 후손이 참여했다. 시마즈는 남원에서 박평의와 심당길을 비롯한 조선도공들을 납치해 일본으로 끌고가기도 했다. 왜성 곁에는 조명군총(朝明軍塚)도 있다. 왜란 당시 전사한 조선군과 명나라 지원군의 무덤인데, 일본에는 이들의 신체 일부를 묻은 귀무덤이나 코무덤이 있으니 조명군총은 바로 귀 없는 무덤이자 코 없는 무덤이다. 시마즈 일가는 선진리왜성 일대 땅을 사들여 총독부에 기증하고 성 내부에는 일본을 상징하는 벚나무를 집중적으로 심었다. 모든 사람이 즐기는 이른바 만민해락(萬民偕樂)의 공간을 제공해 ‘국민국가 형성’에 기여하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왜성과 주변에서는 2002∼2006년 5차례에 걸쳐 발굴조사가 이루어졌다. 이후 공원화를 추진하면서 왜성 당시의 석축을 상당 부분 되살리고 일본식 성문도 복원했다. 남해안의 왜성 가운데 일본식 건축물을 복원한 것은 선진리왜성이 유일하다. 남해안 왜성 11곳은 광복 이후에도 ‘고적’에 해당하는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위를 유지했다. 지금처럼 시도기념물이나 문화재자료로 ‘격하’된 것은 1997년이다. 김영삼 정부가 벌인 ‘역사바로세우기’에 따른 ‘일제잔재 청산’ 작업의 결과다. 경복궁 내부의 총독부 청사를 허문 것도 김영삼 정부 때였다. 개인적으로 ‘비극의 역사도 역사’라는 데 동조해 반대했지만, 그 건물이 사라진 뒤에는 없애기를 백번 잘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은 임진왜란 당시 모습에 가깝게 복원한 왜성에서 왜장의 후손이 내선일체(內鮮一體)를 외치며 심은 벚꽃을 즐기며 축제를 벌이는 시대다. 근대문화재라는 이름으로 일제강점기 문화유산이 각광받고 있는 시대이기도 하다. 군산이 그렇고 목포가 그렇다. 걱정이 앞선다. 얼마 전 찾은 군산 동국사도 그랬다. 일제강점기 일본식으로 지은 사찰 가운데 유일하게 제 모습을 유지하고 있으니 보존가치는 있다. 하지만 최근 새로 지은 천불전까지 대웅전의 일본풍을 닮아 있는 것은 이해하기가 어렵다. 이렇듯 우리 사회의 어느 쪽은 일본이 남긴 역사의 흔적에 관대한 반면 미디어는 또 온통 반(反)일본적 구호뿐이다. 왜성의 벚꽃이 그저 즐거운 사람과 어제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한 사람은 같은 사람인가 다른 사람인가. 무엇이 옳은지 알기 어려운 혼돈의 시대다.
  • 미니 원피스 여대생 행렬 ‘벚꽃 워킹’이 불편해졌다

    미니 원피스 여대생 행렬 ‘벚꽃 워킹’이 불편해졌다

    티셔츠에 긴바지 남학생은 노출 없어 성희롱 댓글 줄 잇고 “성 상품화” 지적 “노출 아닌 나쁜 시선이 문제” 반론도초미니 원피스와 검정 하이힐, 허리에 손을 올리고 다리를 쭉 뻗은 채 도열한 모습. 최근 국내 한 대학 모델학과에서 홍보 자료로 내놓은 ‘워킹 수업’ 사진이 논란에 휩싸였다. 여학생 수십명이 늘어서서 각선미를 강조하는 사진이 언론에 나오면서 “대학에서 성 상품화를 조장한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반대로 “모델이 되기 위한 필수 훈련”이라는 의견도 있다. 10일 해당 학교에 따르면 교정 벚나무 아래서 모델학과 학생들이 워킹 연습을 하는 ‘벚꽃 워킹’은 수년째 이어진 전통이다. 학교 관계자는 “야외 수업 개념으로 ‘벚꽃 워킹’을 진행한다”면서 “학생들은 답답한 실내를 벗어나 기분을 전환하고 학과도 홍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의상이다. 티셔츠에 긴바지를 입는 남학생과 달리 여학생은 몸매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초미니 원피스를 입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여성의 성적 매력을 부각시켜 상품화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런 지적은 최근 제기된 치어리더, 레이싱 모델, 라운드 걸 등 노출이 심한 직업군의 성 상품화 논란과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배복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대표는 “여성의 몸을 전시하면서 사람들에게 자극적으로 보이려고 한 측면이 있다”면서 “여러 수업 중에 꼭 워킹 수업만이 학과의 특성을 강조한다고 볼 수 없는데, 이런 사진 때문에 오히려 모델이 사회적으로 왜곡된 시선을 받기 쉽다”고 설명했다. 안현진 여성환경연대 활동가는 “여성들이 줄지어 선 워킹 사진에는 ‘흥분된다’, ‘교수가 복받았다’ 등 노골적인 성희롱 댓글이 주를 이뤘다”면서 “마른 몸처럼 규격만 추구하는 모델·연예산업 자체가 성 상품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는 44사이즈 모델을 퇴출하는 법안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특정 직업군의 노출이 문제가 아니라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근본적인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배 대표는 “치어리더는 선수와 관객을 응원으로 연결하고, 모델은 상품을 돋보이게 하는 등 의미 있는 직업”이라면서 “이들이 몸을 많이 드러내며 일한다고 성희롱, 성추행을 당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성폭력 원인을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에게 돌리는 것과 비슷하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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