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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일 맞이 전통시장 나들이 어때요?

    휴일 맞이 전통시장 나들이 어때요?

    시장은 지역의 삶이 담긴 공간이다. 그 지역의 입맛을 담은 특산품과 먹거리에서부터 주민들의 소식과 정보, 희로애락이 모이는 곳인 까닭이다. 서울시내에도 곳곳에 세월과 이야기를 간직한 전통시장이 자리잡고 있다. 편의성에 밀려 쇠락해왔지만 최근에는 과거의 향수를 추억하려는 중장년층과 숨은 ‘맛집’을 찾아 나서는 젊은층의 나들이 장소로 다시금 각광받기도 한다. 명절 연휴를 맞아 마치 여행을 떠나듯 도심 속 시장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영등포구 대림중앙시장 지하철 7호선 대림역 12번 출구 인근에 위치한 대림중앙시장은 서울의 ‘차이나타운’으로도 명성이 높다. 근처 구로공단에서 일하는 중국인 노동자들이 대림동 일대에 모여 살면서 자연스레 중국의 문화가 자리잡게 됐다. 대림역에서 중앙시장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한글보다 한자로 적힌 간판이 더 많을 정도다. 좌판에 펼쳐진 중국식 만두와 소시지, 연변 순대 등 이국적인 음식에 눈과 코를 빼앗기고 중국어로 흥정하는 소리를 듣다보면 마치 중국으로 여행을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최근 영화 ‘범죄도시’의 배경이 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함께 가면 좋아요 문래 창작촌 : 지하철 2호선 문래역 7번 출구로 나와 걷다 보면 철재 기계나 부품들로 만들어진 독특한 조형물을 맞닥뜨리게 된다. 문래 창작촌은 2000년대 초·중반부터 대학로와 홍대 등의 비싼 임대료를 피해 철공소가 밀집한 문래동으로 이주해 온 예술가들이 형성한 자생적 예술가 마을이다. 미로처럼 이어진 골목마다 낡은 철공소와 예술가들의 공방, 카페, 음식점들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동작구 남성사계시장 지하철 4호선 총신대입구역 14번 출구 바로 앞에 자리잡은 남성시장은 아파트단지와도 인접해 평일에도 찾는 사람이 많은 활기찬 시장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테마로 시장을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시장의 시작점인 봄 구역은 공산품을 주로 판매하고, 여름 구역은 과일, 채소, 정육 등 식료품을 파는 점포가 늘어서있다. 가을 구역은 아파트 단지로 가는 길목에 자리해 간편한 먹거리들이, 겨울 구역은 먹자골목이 각각 들어섰다. 이곳에는 팥앙금과 버터, 백설기로 만든 ‘앙버떡’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정애맛담’과 알록달록한 ‘사색 인절미’가 유명한 ‘몰랑이수’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을 탄 명물 떡집 두곳도 자리잡고 있다. △함께 가면 좋아요 국립서울현충원 : 국가와 민족을 위해 순국한 이들이 안장된 국립묘지.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의 묘역도 자리하고 있다. 봄이면 흐드러지게 피는 수양벚꽃 때문에 꽃구경 명소로 유명하지만, 산책로가 잘 조성돼있어 겨울철에도 차분하게 거닐기 좋다.■서대문구 영천시장 영천시장은 안산 골짜기에서 흘러내리는 냇가 위에 만들어진 곳이다. 옛부터 안산의 약수가 질병을 고치는 효험이 있다고 해 ‘신령한 물이 흐르는 샘’이라는 뜻으로 영천이라는 지명을 얻게 됐다. 과일부터 해산물까지 다양한 식자재를 판매할 뿐 아니라 문구점, 헌책방까지 한데 어우러진 것이 특징이다. 또 다양한 길거리 음식으로도 유명한데, 특히 ‘영천시장 꽈배기’는 저렴한 가격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맛으로 SNS에서 입소문을 탄 명물이다. 수산시장에서나 볼 법한 신선한 킹크랩, 랍스타 등을 판매하는 이색 점포도 인기다.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4번 출구에서 5분 정도 걸으면 된다. △함께 가면 좋아요 서대문형무소역사관 :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자취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이다. 일제강점기 독립 투사들을 투옥하기 위해 만들었던 서대문형무소를 활용해 1998년 11월 역사교육의 장으로 개관했다. 3·1운동 직후 유관순 열사가 투옥돼 숨을 거둔 지하 옥사와 감시탑, 고문실, 역사전시관 등을 실감나게 재현해놨다.■은평구 연서시장 연서시장은 지하철 3호선 연신내역 2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해 인근 주민과 함께 북한산을 오고가는 사람들로 늘 북적인다. 미로처럼 복잡한 시장 곳곳에는 생선이나 홍어회, 족발 등을 비롯해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잔치국수, 김밥 등 다양한 먹거리가 즐비해있어 허기를 달래준다. 현미와 귀리를 각각 넣어 만든 현미가래떡과 귀리현미가래떡은 이곳의 명물이다. △함께 가면 좋아요 은평한옥마을 : 북한산 자락에 자리해 한옥을 체험할 수 있는 장소다. 전통 한옥과 현대 주택의 장점을 혼합한 ‘퓨전 한옥’을 구경할 수 있다. 역사박물관, 문학관, 한옥 카페 등도 마련돼 있어 마을의 정취를 느끼며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에도 적합하다.■성동구 금남시장 금남시장은 한국전쟁 이전부터 금호동에 터를 잡아 지금까지 이어져온 시장이다. 금호동 일대가 재개발되는 와중에도 금남시장과 그 주변은 90년대의 풍경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이곳에는 지장수를 이용해 떡을 만드는 떡집 ‘백미당’이 유명하다. 지장수는 황토에 구덩이를 파서 물을 붓고 기다린 뒤 입자들이 가라앉으면 위에 뜬 물만 건져내는 것을 말한다. 해독 작용이 좋다고 동의보감에 실려있다. 지하철 3호선 금호역 1번 출구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위치해있다. △함께 가면 좋아요 응봉산 : 서울에서 가장 먼저 개나리를 볼 수 있는 곳 중 하나로도 유명하다. 해발 94m의 작은 바위산이지만 중랑천과 한강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해 정상에서 보는 풍경이 아름답다. 성수대교와 동호대교 일대의 한강 풍경이 훤히 내려다보여 장관을 이룬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배틀트립’ 워너원 박지훈 박우진, 재등장 “추억 하나 제대로 새긴 느낌”

    ‘배틀트립’ 워너원 박지훈 박우진, 재등장 “추억 하나 제대로 새긴 느낌”

    ‘배틀트립’에서 워너원 박지훈 박우진의 인터뷰 영상이 공개된다. 오늘(29일) 방송 예정인 KBS 2TV 원조 여행 설계 예능 ‘배틀트립’은 2018 연말결산 특집으로 꾸며진다. 올 한해 소개됐던 베스트 오브 베스트 여행지들의 미방송분부터 2018 ‘배틀트립’ 어워즈까지 알찬 내용으로 꽉 채워질 예정. 이 가운데 워너원 박지훈-박우진의 인터뷰 영상이 공개된다고 해 이목이 집중된다. 앞서 박지훈-박우진은 ‘20살, 봄꽃 여행’ 설계 배틀에 출연해 경상남도 진주-하동으로 떠난 ‘분쏘 투어’를 설계해 안방극장을 벚꽃향으로 물들였다. 이에 2018 ‘배틀트립’ 어워즈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은 박지훈-박우진의 모습이 공개될 예정이다. 특히 워너원 박지훈-박우진은 “추억을 하나 제대로 새긴 느낌”이라며 자축의 박수를 보내는가 하면, 자신들이 방문했던 캠핑카에서 인증샷을 남긴 팬들의 사진을 보며 추억을 회상하기도 했다고. 더불어 두 사람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며 새해 인사까지 남겼다고 전해져, 워너원의 훈훈한 수상 소감에 관심이 고조된다. 뿐만 아니라 워너원 박지훈-박우진과 함께 2018 ‘배틀트립’ 어워즈에서 수상한 다른 설계자의 특별 인터뷰도 공개된다고 해 궁금증이 쏠리고 있다. 더욱이 수상자들이 설계한 여행의 하이라이트만 쏙쏙 뽑은 여행 영상 또한 이어질 예정이라고 전해져, 연말 선물처럼 다가올 2018 ‘배틀트립’ 연말결산 본 방송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배틀트립’ 측은 “올 한해 ‘배틀트립’을 사랑해주신 시청자분들께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다. 뜨거운 관심에 보답하고자 2018 ‘배틀트립’ 연말결산을 준비했으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면서, “2018년 한 해 동안 18개국 54개 도시의 여행을 소개했다. 앞으로도 더 알찬 여행 루트를 소개할 수 있게 노력할 테니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한편 원조 여행 설계 예능 프로그램 KBS 2TV ‘배틀트립’은 오늘(29일) 밤 9시 20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프로야구] 스프링캠프 마땅한 곳 못 찾는 야구

    오키나와, 겨울 비 잦고 日 경기 어려워 美 애리조나주, MLB 입소에 대여 꺼려 내년 스프링캠프 일정은 2월 1일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KBO리그 10개 구단들이 캠프 장소를 물색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오랫동안 훈련지로 일본 오키나와를 찾았지만 최근 날씨 변화로 새로운 훈련지를 물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오키나와는 2월에 벚꽃이 필 정도로 일본에서도 가장 먼저 봄이 찾아왔지만, 최근 들어 겨울에 비가 자주 내려 훈련에 걸림돌이 됐다. 게다가 일본 프로야구팀들도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2월 하순에 본토로 돌아가다보니 3월 초까지 남아 있는 국내 구단은 일본 팀들과 연습경기를 할 기회가 줄어들었다. 이에 몇몇 구단들은 청명한 날씨를 자랑하는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인근 위성도시에 산재한 메이저리그·마이너리그 훈련 시설을 베이스캠프로 사용해왔다. 2월 하순부터는 마이너리그 연합팀과 연습경기를 치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마저도 녹록지 않아졌다. 최근 메이저리그,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스프링캠프에 조기 입소해 국내 구단에 훈련시설을 빌려주기를 꺼려하고 있다고 한다. 대여 자체를 안 하겠다는 미국 구단의 정책 때문에 국내 구단들은 새로운 야구장을 알아봐야 하는 처지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주민이 읍장 뽑고 사업 발굴… 쑥쑥 크는 세종시 ‘직접 민주주의’

    주민이 읍장 뽑고 사업 발굴… 쑥쑥 크는 세종시 ‘직접 민주주의’

    특별자치시인 세종시가 시행하는 ‘직접 민주주의’가 주목받고 있다. 명품 행정도시 이미지에 걸맞게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시 정책과 사업이 잇따라 펼쳐지고 있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재선한 이춘희 세종시장은 ‘시민주권 특별자치시’를 선언했다. 중간 행정기관인 구청이 없는 ‘단층제’여서 가능한 일이라지만 인구 30만명이 넘는 광역지자체임을 고려하면 관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26일 ‘주민자치형 공공서비스 구축’ 우수상 등 행정안전부 경진대회만 3관왕을 차지한 세종시의 여러 자치분권 모델을 들여다봤다.●전국 특별·광역시 중 시민추천제 첫 도입 이날 오후 3시쯤 찾은 세종시 조치원읍사무소. 민원실에 ‘여권신청서 작성 후 접수’라는 입간판을 곁에 둔 여권접수 창구가 있었다. 주민 김모(46)씨는 “여권을 발급받으려면 20~30분 걸리는 시청까지 가야 했는데 지금은 읍에서 뗄 수 있어 편리하다”고 했다. 세종시는 여권발급, 건축신고 등 권한을 조치원읍에 이양한 뒤 읍장도 시민 추천을 받아 임명했다. 읍·면·동장 시민추천제를 도입한 건 전국 특·광역시 중 처음이다. 시는 지난 8월 조치원읍장을 뽑을 주민 심의위원 20명을 선정했다. 조치원읍과 관련된 면 주민이 뽑혔다. 읍장 후보는 시 4급(서기관) 공무원으로 제한했고, 3명이 도전했다. 후보들은 주민 심의위원 앞에서 정책을 내놓고 지지를 호소했다. 위원들은 조치원 등 구도심 발전을 끌어낼 적임자가 누군지 검토했고, 이동환(58) 시 청춘조치원과장을 추천했다. 시는 8월 13일 그를 읍장으로 임명했다. 이 읍장은 “주민과 소통이 잘된다. 스스럼없이 읍장실을 찾아온다”며 “나도 문제 해결에 즉각적으로 나서 민원이 크게 줄었다”고 귀띔했다. 그는 “2년 임기가 보장돼 일도 소신껏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민 장덕순(44)씨는 “읍장을 직접 뽑았다는 주민들 자부심이 크다. 전에는 읍장이 누군지도 모르는 주민이 많았는데…”라면서 “주민이 읍장이 될 날도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있다”고 말했다. 시는 내년에 한솔동과 도담동 두 곳도 시민 추천 동장을 선발한다. 주민 심의위원을 50명으로 확대하고, 인터넷으로 공모해 선발한다. 시민 주도의 폭을 넓힌 것이다. 세종시의 읍·면·동장 시민추천제는 지난 4일 행정안전부가 주최한 행사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주민세로 마을자치사업 돕다 주민들이 사업을 발굴하고 시가 지원하는, 즉 ‘마을 자치제’다. 전국 처음 운영하는 이 사업은 지난 10월 조례안이 제정됐다. 조례는 ‘시민의 실질적인 자치분권 실현을 위해’ 만들어졌음을 분명히 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예산이 자치분권 특별회계인 것이다. 이 사업은 이미 올 하반기부터 시범 착수됐다. 지난 9월 읍·면·동별 특별회계 예산 규모를 알리고 마을마다 주민들이 하고 싶은 사업을 제출했다. 이를 읍·면 주민참여예산위원회가 심사했고, 시 예산위원회가 재심사했다. 사업이 공공성을 갖느냐가 심사의 핵심 기준이다. 지난달 시의회의 의결도 거쳤다. 이경우 시 분권제도계장은 “지역 문제는 주민 스스로 해결하도록 하는 취지”라고 말했다.마을자치 사업은 다양했다. 노인이 많은 전동면은 ‘구석구석 행복버스’를 운행했다. 전에는 목욕탕 등에 가려면 시내버스를 왕복 4번이나 타야 해 불편했다. 행복버스는 일정 시간에 한꺼번에 주민들을 태우고 가다 각자 원하는 장소에서 내려준다. 신도시인 종촌동 주민들은 주민센터에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만들었다. 기부문화를 확산시켜 취약계층을 돕자는 뜻이다. 이 계장은 “스스로 결정한 사업이어서 주민들의 관심과 애착이 많다”면서 “사업이 여럿이면 주민들이 우선순위를 정해 급한 것부터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업비는 주민세로 지원한다. 주민의 행정참여 고취라는 세금 부과 목적과도 부합하고 이를 주민에게 환원하는 방법으로도 제격이다. 올 시범 사업비는 11억원에 그쳤지만 본격 시행되는 내년에 159억원으로 대폭 늘어난다. 시가 주민세에 예산을 더 보탰다. 조치원 주민들은 각각 열리던 복사꽃축제와 벚꽃축제를 하나로 묶어 자치사업으로 ‘봄꽃 축제’를 처음으로 열 생각에 벌써 부풀어 있다. 김려수 시 자치분권과장은 “주민세 환원 방법이 특이해 정부의 관심이 높고 행안부는 전국적 확산을 시도하고 있다”고 했다.●“어엿한 주민” 고교생도 시정 참여 시는 지난 10월 시민참여기본조례를 제정하면서 시정참여 나이를 16세로 크게 낮췄다. 선거연령이 19세인 것과 비교해 매우 낮다. 김 과장은 “고교 1년생이면 의사결정을 충분히 할 수 있고, 마을 일에도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나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 조례로 고교생들도 주민 총회 등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읍·면·동장 추천 주민 심의위원 중 10% 이상은 아예 고교생을 배정할 방침이다. 참여연령을 16세로 낮춘 데에는 세종시가 젊은 도시인 이유도 있다. 전체 평균연령이 36.6세이고 고교생이 1만명 가까이 된다. 주민자치 역량을 길러 주는 ‘시민주권대학’도 있다. 지난 10월부터 1기가 주당 4시간씩 3주 교육을 마쳤고, 올해 말까지 3기를 시범 운영한다. 시민 196명이 참가했다. 내년에는 기본과정 600명, 심화과정 300명이 대상이다. 기본은 주민자치와 분권을, 심화는 마을계획 수립과 마을규약 제정 등 마을 계획가를 기르는 교육과정이다. 전액 무료로 시는 내년 예산으로 2억 1800만원을 세워 놨다. 박대순 시 시민참여계장은 “세종시는 시민대학 참여율이 80%를 훌쩍 넘어 다른 도시보다 열기가 뜨겁고 수준도 높다”고 말했다. 세종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만지면 복 받는 섬진강 황금 두꺼비 조형물

    만지면 복 받는 섬진강 황금 두꺼비 조형물

    경남 하동군 섬진강 다리 앞에 액운을 물리치고 복과 행운을 부르는 황금 두꺼비 조형물이 설치됐다.하동군은 13일 하동청년회의소(JCI)가 영·호남을 잇는 최초의 다리인 옛 섬진교 앞에 섬진강 황금두꺼비 조형물을 설치해 오는 19일 제막식을 한다고 밝혔다. 두꺼비 조형물은 오는 19일 창립 50주년을 맞는 하동청년회의소가 전설로 전해지는 섬진강 황금두꺼비의 희생정신을 통해 청년정신을 되새기고, 지역 역사성을 알리는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설치했다. 한자로 ‘두꺼비 섬(蟾)’자를 쓰는 섬진강 명칭은 두꺼비와 관련된 전설에서 유래된 것으로 전해진다. 전설에 따르면 1385년(우왕 11) 왜구가 강 하구를 침입하자 수십만 마리의 두꺼비 떼가 울부짖어 왜구가 광양 쪽으로 도망쳐 이때부터 ‘두꺼비 섬(蟾)’자를 붙여 섬진강으로 부르게 됐다는 것이다. 하동청년회의소와 스토리텔러, 조각가, 향토연구가 등은 633년전 섬진강 두꺼비의 기적과 행운이 다시 발원돼 하동 100년 미래가 번창하고 도약하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아 황금두꺼비 조형물을 제작했다. 황금두꺼비 조형물은 봄이되면 섬진강변을 뒤덮는 벚꽃문양을 형상화한 화강암 받침석에 섬진강변 만지마을 배밭에서 출토된 매화석으로 조각한 크고 작은 두꺼비 5마리가 앉아 있는 모양이다. 폭 1.2m, 높이 1m 크기 큰 두꺼비(복두) 1마리와 폭 30∼50㎝, 높이 25∼30㎝ 크기 작은 두꺼비 4마리로 행운을 불러다주는 복두, 불운과 액을 막아주는 업두, 자식에 대한 소원을 이뤄주는 떡두, 사랑을 이뤄주고 유지시켜주는 짝두, 100년을 바라보는 혜안과 지식을 얻게 해주는 덕두 등 다섯 마리다. 군은 섬진강 황금 두꺼비 조형물에 있는 다섯 마리 두꺼비를 만지며 소원을 빌면 기적이 일어나 소원이 이뤄진다는 행운의 스토리 텔링을 섬진강 두꺼비 전설을 토대로 구성했다고 소개했다. 하동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송파구, ‘석촌호수·평화의 문’ 랜드마크 담은 스노우볼 관광기념품 제작

    송파구, ‘석촌호수·평화의 문’ 랜드마크 담은 스노우볼 관광기념품 제작

    서울 송파구는 관내 랜드마크인 ‘석촌호수’와 ‘평화의 문’을 담은 스노우볼을 관광기념품으로 제작, 판매한다고 9일 밝혔다. 송파구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송파의 역사·문화 등 다양한 매력을 널리 알리고, 송파 여행의 추억을 더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관광기념품을 마련했다”며 “지난해 ‘컨버스백’과 ‘트레벨 저널노트’에 이어 올해는 스노우볼을 선보인다”고 전했다. 석촌호수 스노우볼엔 호수 일대 풍경과 세계 5위 높이 롯데월드타워를 그대로 담았다. 유리병을 흔들면 벚꽃이 흩날리도록 해, 해마다 봄이면 벚꽃비가 내리는 석촌호수의 환상적인 풍경을 되새길 수 있도록 했다. 평화의 문 스노우불엔 올림픽 상징인 평화의 문 일대를 담았다. 두 제품 모두 스노우볼 안에 LED를 내장, 밤에는 롯데월드타워와 평화의 문 야경이 연출되도록 했다. 석촌호수 동호에 소재한 송파관광정보센터와 송파구 국제관광과에서 구매할 수 있다. 구는 현재 온조·소서노 한지인형과 잠누리·잠애리 인형, 칠지도 연필, 한성백제 기념주화, 송파 텀블러 등 지역 특색을 반영한 다양한 관광기념품을 개발, 판매하고 있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송파구만의 자연환경과 문화유산, 지역특성을 오롯이 담은 관광기념품을 지속적으로 개발·제작하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충북에서 가장 추운 제천 ‘겨울왕국페스티벌’ 연다

    충북에서 가장 추운 제천 ‘겨울왕국페스티벌’ 연다

    충북 북부에 자리잡은 제천은 ‘제베리아(제천+시베리아)’로 불린다. 겨울이면 영하 20도까지 떨어지는 강추위가 찾아와서다. 당연히 충북에서 가장 춥다. 이런 추운날씨를 활용해 제천시가 축제를 연다. 시는 2019 겨울왕국페스티벌을 연다고 7일 밝혔다. 페스티벌은 겨울 벚꽃축제, 얼음축제, 야외스케이트장 운영 등으로 꾸며진다.겨울 벚꽃축제는 내년 1월18일부터 2월6일까지 20일간 제천시내 문화의 거리와 의림대로 일부 구간에서 펼쳐진다. ‘하얀 눈과 겨울 안에서 미리 만나는 벚꽃의 빛’을 주제로 삼았다. 시는 LED 조명을 활용한 벚꽃 터널과 벚꽃 거리를 만들어 관광객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겨울 벚꽃 듀오가요제가 열리고 벚꽃 나무아래 프로포즈 상시 이벤트도 마련된다. 얼음축제는 내년 1월 25일부터 31일까지 7일간 모산동 의림지 일원에서 진행된다. 가로 세로 20m×40m 규모의 대형얼음성벽과 이글루, 얼음산책길, 의림지를 가로지르는 얼음부표다리(220m) 등이 설치된다. 얼음 세발자전거 경주, 냉온족욕장, 빙어낚시, 얼음 눈썰매장, 컬링 등 다양한 체험행사도 마련된다. 냉족욕장 도전 60초, 나도 얼음조각가, 눈사람만들기 대회도 펼쳐진다. 제천 엣 동명초에 마련되는 야외스케이트장은 오는 14일부터 내년 2월 13일까지 운영된다. 입장료는 1인기준 2시간에 1000원이다. 추가로 1000원을 내면 장비대여도 가능하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문을 연다. 시 관계자는 “얼어붙은 국민들의 발길을 제천으로 유인하기위해 전국구 겨울축제를 마련했다”며 “다채롭고 재미있는 전시·체험·이벤트의 집합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제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수요집회와 함께한 ‘영정’ 우리 곁 떠난 김순옥 할머니

    수요집회와 함께한 ‘영정’ 우리 곁 떠난 김순옥 할머니

    일본군 성노예 피해 생존자 26명뿐 ‘돈벌이’ 속아 中으로…2005년 귀국 피해 규명 앞장…“이젠 고통 멈추길”오랜 기간 능욕의 세월을 참고 견뎠던 일본군 성 노예 피해생존자 한 분이 또 세상을 떠났다. 5일 김순옥(96) 할머니가 오전 9시 서울아산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정부가 2015년 한일합의로 출범시켰던 화해치유재단을 해산한다고 공식발표한 지 딱 2주 만이다. 올해 들어서만 할머니 6명이 우리 곁을 떠났다. 이제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가운데 남은 생존자는 26명뿐이다. 이날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364차 일본군 성 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에는 김 할머니의 영정이 함께했다. 집회에서는 할머니의 뜻을 기리겠다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참가자들은 “소녀의 짓밟힌 청춘은 우리 가슴속에 되살아난다”, “고통의 눈물을 멈추고 이제는 해방의 기쁨을 누리세요”라고 외치며 할머니의 죽음을 애도했다. 1922년 평양에서 태어난 김 할머니는 어려운 가정 형편에 겨우 일곱 살 나이부터 식모살이를 시작했다. 열여덟 살이 되던 1940년 공장에 취직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소문에 속아 집안 살림에 보탬이 되고자 말도 통하지 않는 중국으로 훌쩍 떠났다. 그러나 김 할머니가 도착한 헤이룽장성 석문자 위안소에서 그는 속절없이 성 노예 피해를 당했다. 2차 세계대전으로 종전이 찾아와 해방된 이후 김 할머니는 생계를 위해 중국인과 혼인해 중국 둥닝에 정착했다. 이후 한국정신대연구소, 나눔의 집 등이 수년간 김 할머니의 국적 회복을 위해 노력한 결과 2005년 결국 대한민국 국적을 회복해 나눔의 집에 입소했다.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은 “김 할머니는 밝은 성격으로 수요집회를 비롯해 위안부 피해 규명 활동에 늘 앞장섰다”면서 “다음 세대가 이 문제를 잊지 않도록 교육을 계속해 나가기를 바라셨다”고 회상했다. 김 할머니의 활약은 눈부셨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수요시위 및 증언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2013년에는 일본 정부를 상대로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민사조정을 신청하기도 했다. 또 주한 일본 대사관 소녀상에 말뚝 테러를 가한 스즈키 노부유키와 피해 할머니들을 비하한 일본 록밴드 ‘벚꽃 난무류’, 그리고 소설 ‘제국의 위안부’로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박유하를 고소했다. 이날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김 할머니의 사망에 깊은 애도의 뜻을 전했다. 진 장관은 “지난 10월 나눔의 집에 방문해 김 할머니를 뵌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별세 소식을 접해 무척 마음이 아프다”면서 “여가부는 피해자 한 분 한 분을 더 성심껏 보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할머니의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발인은 7일, 장지는 나눔의 집 추모공원이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위안부’ 피해자 김순옥 할머니 별세…생존자 이제 26명

    ‘위안부’ 피해자 김순옥 할머니 별세…생존자 이제 26명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순옥 할머니가 건강 악화로 별세했다. 97세.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은 5일 오전 9시 5분 김순옥 할머니가 영면하셨다고 밝혔다. 나눔의 집에 따르면 김순옥 할머니는 20살 때 공장에 취직할 수 있다는 말에 속아 중국 헤이룽장성(흑룡강성) ‘석문자’ 위안소에 끌려갔다. 해방 이후 생계를 위해 중국인과 혼인, 중국 둥닝(동녕)에 정착했다. 2005년 여성부, 한국정신대연구소, 나눔의 집의 도움으로 대한민국 국적을 회복하고 나눔의 집에 들어와 생활해 왔다. 이후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해 수요시위 및 증언 활동에 적극 나섰다. 2013년에는 일본 정부에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민사조정을 신청하기도 했다. 그밖에 소녀상에 말뚝 테러를 자행했던 스즈키 노부유키와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을 비하한 일본 록밴드 ‘벚꽃 난무류’, 책 ‘제국의 위안부’ 저자 박유하 교수 고소 등에 참여하며 성노예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적극 활동했다. 빈소는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다. 김순옥 할머니가 별세하면서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26명으로 줄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위안부 피해 김순옥 할머니 별세…생존자 26명으로 줄어

    위안부 피해 김순옥 할머니 별세…생존자 26명으로 줄어

    경기 광주시 나눔의 집은 5일 오전 9시 5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순옥(사진) 할머니가 건강 악화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향년 97세 김 할머니의 별세로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26명으로 줄었다. 나눔의 집에 따르면 김 할머니는 20살 때 공장에 취직할 수 있다는 말에 속아 중국 헤이룽장성(흑룡강성) ‘석문자’ 위안소에 끌려가 피해를 봤다. 해방 이후 생계를 위해 중국인과 결혼하여 중국 둥닝(동녕)에 정착했다. 2005년 여성부, 한국정신대연구소, 나눔의 집의 도움으로 대한민국 국적을 회복하고 광주 나눔의 집에 들어와 생활해왔다. 이후 일본군 ‘성노예’ 문제해결을 위해 수요시위 및 증언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2013년에는 일본 정부에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민사조정을 신청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소녀상에 말뚝 테러를 한 스즈키 노부유키와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을 비하한 일본 록밴드 ‘벚꽃 난무류’, ‘제국의 위안부’ 책의 저자 박유하 교수를 고소 소송에 참여하는 등 ‘성노예’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노력했다. 빈소는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며, 장지는 광주시 퇴촌 나눔의 집 이다.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김순옥 할머니 별세에 애도의 뜻을 전했다. 진 장관은 “지난 10월 나눔의 집에 방문해 할머니를 직접 뵌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별세 소식을 접하게 돼 너무나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고 여가부 측이 전했다. 이어 “이제 정부에 등록된 피해자 중 생존자는 단 26분으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피해자 한 분 한 분 더욱 성심껏 보살필 것”이라며 “모든 피해자분의 상처치유와 명예·존엄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진 장관은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족을 위로할 예정이다. 여가부는 장례 비용도 지원하기로 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문 대통령, 프라하에서 청산리대첩 ‘소환’한 까닭은?

    문 대통령, 프라하에서 청산리대첩 ‘소환’한 까닭은?

    “2019년은 3·1운동 100주년이자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의 의미 깊은 해다. 체코는 독립운동과도 아주 깊은 인연이 있다. 1919년 극동지역에서 볼셰비키 전투 중에 있던 체코슬로바키아 군대가 우리 임정 대표들과 여러 차례 교류했다. 1차 세계대전을 마치고 체코로 돌아갈 때 그들이 가진 무기를 우리 독립군들에게 매도를 해줬다. 그때 한국 독립군이 체코 군대로부터 매입한 무기를 사용해 크게 이긴게 청산리 대첩(1920년)이다.” 고교 시절부터 역사학도를 꿈꿀 만큼 남다른 관심을 지닌 문재인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체코 동포·기업인과의 간담회에서 이처럼 체코와 청산리대첩의 남다른 인연을 끌어냈다. 1920년 10월 청산리대첩에서 독립군이 10여 회의 전투 끝에 일본군 연대장을 포함 1200여 명을 사살하는 등 빛나는 승리를 거둔 이면에는 체코 무기가 있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프라하 힐튼호텔에서 열린 동포·기업인 간담회에서 “청산리대첩이라는 항일운동에서 가장 유명한 그 승리도 체코 무기의 우수성에 도움을 받은 바가 크다. 그런 사실이 청산리전투 참여했던 이범석 장군의 ‘우둥불’이라는 회고록에 기록돼 있다”고 설명하자 참석했던 20명의 교민은 ‘그런 사실이 있었냐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문 대통령은 이어 “3·1운동도 여기 체코 신문에 아주 크게 보도가 돼서 중유럽과 동유럽에 3·1 독립운동을 알리는 아주 큰 역할을 했다”며 “정부는 내년에 3·1 독립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을 남북이 공동으로 하는 온겨레의 축제로 준비하고 있다”며 재외 동포들의 관심과 성원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자서전 ‘문재인의 운명’에서 “원래 역사를 전공하고 싶었다…처음 변호사 할 때 ‘나중에 돈 버는 일에서 해방되면 아마추어 역사학자가 되리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고 말할 만큼 해박한 역사 지식을 지닌 것으로 유명하다. 문 대통령은 또한 “체코는 아시아 국가 중에 최초로 우리하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었다”며 “그런 만큼 체코는 우리에게,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대단히 중요한 나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체코는 한국전 이후에 ‘중립국감독위원회’의 위원국으로 이렇게 참여한 인연도 있어서 한반도 상황에 대해서도 아주 관심을 가지고 있고 또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문 대통령은 동포간담회와 별도로 현지 기업인과도 만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 간담회에 기업인들을 초청해 한꺼번에 행사를 진행했다. 간담회에는 체코한인회 임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위원, 체코에 진출한 한국 기업 주재원, 태권도 품새 국가대표 감독, 체코국립극장과 국립발레단 단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동포 20명이 참석했다. 양동환 현대자동차 체코 법인장, 박현철 두산 인프라코어 유럽 법인장 등 체코에 진출한 우리 기업인 등 경제인들도 함께했다. 최춘정 세계한인경제인협회 프라하지회 부회장은 “중유럽 문화의 중심지인 체코에 한국 기업들이 대대적으로 진출했다“며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국어, k-pop, 한국 영화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며 체코인들에게 한국 문화, 역사, 예술을 알리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한섭 프라하 한글학교 교장은 “교민 자녀들이 한-체코 간 소통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우리 문화.역사와 한국어 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프라하 국립극장에서 합창단원으로 활약 중인 조원배 테너는 문 대통령 내외를 환영하는 마음을 담아 ‘벚꽃엔딩’과 ‘희망의 나라로’를 부르기도 했다. 프라하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센트바이, 중국 항저우서 ‘GIP International Seminar’ 개막 행사 성료

    센트바이, 중국 항저우서 ‘GIP International Seminar’ 개막 행사 성료

    센트바이(Scentby)가 ‘GIP International Seminar’를 아시아 최초로 중국 항저우 실크박물관에서 개최했다. 2018년 10월 19일부터 24일까지 중국 항저우서 열린 이번 행사는 아시아의 향기를 찾기 위해 세계의 조향사들의 관심을 한자리에 모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세미나는 Sarah Pae 센트바이 대표와 프랑스 향장협회 PRODAROM과 ASFO GRASSE에서 설립한 조향스쿨 GIP의 디렉터인 Alain FERRO, GIP의 수석 교수 Marianne NAWROCKI, 세계 최대 향료 회사 Robertet의 식향 전문가 Naoko YASUTAKE를 중심으로 10월 19일부터 6일간 항저우에서 개막 행사가 진행됐으며 남 프랑스 향수의 본고장 그라스(GRASSE)로 이어져 11월 26일까지 진행된다. 항저우를 대표하는 오스만투스(Osmanthus)와 롱징녹차(LongJing Tea) 향을 주 원료로 하는 ‘항저우의 향기(Scent of HangZhou)’는 세미나 마지막 날인 11월 26일 프랑스 그라스에서 완성될 예정이다. 센트바이는 이번 세미나에 앞서 중국 최대 실크 생산 그룹인 ZHEJIANG CATHAYA GROUP(浙江凯喜雅集团, 저장카시야그룹), 프랑스 조향스쿨 GIP와 3자간 업무협약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해 아시아의 아름다움과 관련 산업에 대한 주체적이고 본격적인 연구와 다각도의 업무적 협업을 약속한 바 있다. 센트바이는 이번 업무 협약을 통해 인간의 후각, 촉각, 시각 등 다양한 감각을 이용한 센서리 브랜딩에 대한 전문성을 강화하고 아시아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는 조향 컨설팅 및 센서리 브랜딩 전략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막 행사에는 항저우 TV, 절강신문, 텐센트, 마펑워 등의 중국 대형 매체사들이 취재해 열기를 고조시켰고, HY-Link, COFA, Blue Flame 등 마케팅 컨설팅 전문기업과 YFF 코스메틱(YFF cosmetics) CEO, 중국 최대 실크그룹인 절강성 CATHAYA의 부총재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국내 인사로는 유명 뷰티 디렉터 ‘디렉터파이’ 피현정 대표, 셀트리온 Ent.의 배우 이나경(Naya Lee)씨 등이 참석했다. 지난 3년간 센트바이(대표 Sarah Pae)가 프랑스 향장협회 및 프랑스 최대 조향스쿨 GIP와 함께 준비해온 이번 행사는 전세계 향수 산업의 중심인 프랑스의 조향업계에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원료의 원산지를 찾아 동서양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아름다운 향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됐으며 로즈, 튜베로즈, 자스민과 함께 가장 고급스러운 원료 중 하나인 오스만투스(Osmanthus)의 원산지, 중국 항저우에서 개최하게 됐다. 퍼퓸 테일러(Perfume Tailor)인 Sarah Pae 센트바이 대표는 “아시아의 고유한 지리적 조건과 음식문화, 생활방식, 차 문화, 향 문화 등을 바탕으로 오스만투스나 녹차와 같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향 원료의 원산지에서 느끼는 자연의 향기와 생활속에서 이 향을 즐기는 동양의 향문화를 프랑스를 비롯한 전 세계의 조향 업계에 공유하고, 아시아 원료의 수요를 높여 생산량과 생산효율도 개선되지 않을까 하는 바람으로 이 행사를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아시아 최초 ‘GIP International Seminar’의 개최지인 중국 항저우는 오스만투스의 본고장이다. 오스만투스는 대부분의 프랑스 퍼퓨머(Perfumer)들도 조경용 화분 외에는 실제로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서양에서는 귀한 꽃이지만, 중국 항저우는 도시 전체가 오스만투스 나무로 이뤄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음식, 차 등 항저우 사람들의 실생활 전반과 관계가 깊은 이 도시의 대표 꽃(市花)이다. 이번 세미나는 오스만투스 꽃과 향료 원료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항저우의 향’을 찾는 주제로 진행됐다. 19일부터 24일까지 6일에 걸쳐 진행된 이번 세미나에서는 오스만투스의 향을 직접 만지고 체험하며, 중국 전통 차 생산지를 방문해 오스만투스를 이용한 차 등 오스만투스가 원료로서 실제로 이용되는 사례를 연구했다. 이 세미나를 통해 조향사들은 각자의 연구를 바탕으로 4가지 오스만투스 향기의 초안을 만들었고, 11월 26일까지 프랑스 향수의 고장 그라스(Grasse)에서 향 개발 및 랩 테스트 과정을 거친 후, 개최지인 항저우에서 12월 26일 선공개 된다. 센트바이(Scentby Co., LTD)는 현재 프랑스, 홍콩, 한국, 중국에 지사를 둔 조향컨설팅 및 센서리브랜딩 전문 기업이며 프랑스 그라스 조향스쿨 GIP의 아시아 공식 대표로 2019년 4월 말에는 제주도에서 벚꽃의 향과 제주의 물을 주제로 한 GIP 국제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여주시 2018 송년음악회 ‘재즈가 들려주는 겨울이야기’

    여주시 2018 송년음악회 ‘재즈가 들려주는 겨울이야기’

    2018 여주시 송년음악회 ‘재즈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12월 15일 오후 7시 세종국악당에서 열린다. 여주시민들의 따뜻한 연말을 위해 경이로운 몰입의 경지를 보여주는 말로의 스캣과 하모니카의 대부 전제덕의 특별 공연이 기다리고 있으며 비브라폰 연주자 마더바이브(이희경)와 신예보컬 허원무가 함께 무대에 올라 송년공연의 특별함을 더할 예정이다. 재즈 보컬리스트 말로는 대표곡 ‘벚꽃 지다’를 포함하여 ‘Frevo’, ‘Devil may care’, ‘너에게로 간다’ 등의 곡과 함께 전제덕과 영화 써니의 OST ‘Sunny’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선보인다. 전제덕은 화려한 하모니카의 달인답게 Sting의 ‘Englishman in New York’, ‘왕좌의 게임’, ‘Dark eyes’ 등으로 여주시민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이밖에도 최근 정규1집 앨범을 출시한 마더바이브의 비브라폰 연주와 재즈 보컬 허원무의 음색을 통해 이 이 겨울, 재즈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한층 더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되어 있다. 이항진 시장은 “사람중심 행복여주에서 ‘송년음악회’와 더불어 가족 또는 친구, 연인과 소중한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종영 ‘백일의 낭군님’ 도경수 남지현 “모든 순간이 기적”

    종영 ‘백일의 낭군님’ 도경수 남지현 “모든 순간이 기적”

    ‘백일의 낭군님’ 도경수와 남지현이 숱한 위기를 넘기고 다시 기적 같은 사랑을 시작했다. tvN의 시청률 역사도 새로 썼다. 자체 최고 시청률인 평균 14.1%, 최고 16.7%를 기록, 월화드라마 정상의 자리를 굳건히 지켰고, 역대 tvN 전체 드라마 시청률 중 4위에 등극하며 지난 8주간의 여정을 해피엔딩으로 장식했다. 지난 30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백일의 낭군님’(극본 노지설, 연출 이종재, 제작 에이스토리) 최종회는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시청률에서 가구 평균 14.4% 최고 16.7%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마지막까지 압도적인 시청률로 지상파 포함 전체 월화드라마 최강자에 오른 것. 또한 최종회 시청률은 역대 tvN 전체 드라마 시청률 중 4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tvN 타깃인 남녀2049 시청률에서도 자체 최고 시청률인 평균 7.1%, 최고 8.8%를 기록하며, 지상파 포함 전 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이날 방송에서 이율(도경수)은 김차언(조성하)의 함정임을 알면서도 홍심(남지현)을 찾기 위해 스스로 전장으로 향했다. 끝까지 율과 대립하던 김차언은 결국 “좌의정 김차언이 저지른 죄는 오로지 좌상의 목숨으로 받을 것이다. 그의 자식들에게는 그 죄를 연좌하지 않겠다”는 왕(조한철)의 백지 교지를 남긴 채 비극적 최후를 맞았다. 일 년 뒤, 선위를 앞둔 율은 신분을 복권하고도 송주현 마을에 살고 있는 홍심을 찾아갔다. 그리고 여전히 자신을 밀어내는 홍심에게 “돌이켜보면 네 낭군으로 살았던 그 백일 간은 내게 모든 순간이 기적이었다”는 절절함이 담긴 일기를 전했다. 마치 봄날처럼 흩날리는 벚꽃 아래서 율은 “나는 그 여인과 남은 날들을 같이 하려 한다. 그 어떤 난관이 있어도. 가자, 궁으로”라며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설마 이게 청혼입니까”라며 웃는 홍심에게 “아니, 지금 제대로 하려 한다”며 입을 맞췄다. 이처럼 오랜 시간 변함없는 사랑 덕분에 모든 순간이 기적이었던 ‘백일의 낭군님’이 남긴 것을 되짚어봤다. #1. 도경수X남지현, 청춘 로맨스 케미 방송 전부터 싱그러운 청춘 배우들의 만남으로 기대를 불어넣었던 도경수와 남지현. 왕세자 이율과 기억소실 원득이라는 두 명의 캐릭터를 다채롭게 그려낸 도경수는 안방극장에 새로운 로맨스 남주로 떠올랐다. 도경수와 함께 달달하고 애틋한 로맨스를 펼쳤던 남지현 역시 당차고 사랑스러운 윤이서와 홍심으로 완벽 변신해 배우로서 또 한 번의 성장을 이뤄냈다. 또한 도경수와 남지현의 혼인 로맨스를 가득 메운 탄탄한 서사와 솔직한 사랑 표현은 시청자들이 지난 8주 동안 매 순간 설렐 수 있었던 이유다. #2. 배우들의 열연+쫀쫀한 대본+감각적 연출, 완벽한 시너지 발휘 최고의 배우들과 베테랑 스태프들의 만남은 그야말로 ‘백일의 낭군님’이라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새로운 캐릭터로 묵직한 존재감을 떨친 조성하, 조한철, 김선호, 한소희, 김재영과 감초 연기로 큰 호평을 받은 안석환, 정해균, 이준혁, 김기두, 이민지 등 모든 배우들의 열연이 극을 밀도 있게 이끌어나갔다. 또한, 시청자들의 예측을 뒤집는 쫀쫀한 전개를 펼친 노지설 작가와 섬세한 연출력으로 감정선 하나 놓치지 않은 이종재 감독의 호흡은 회가 거듭할수록 더욱 빛을 발했다. 여기에 촬영, 의상, 음악, 편집, 조명, DI(디지털 색보정), 미술 등 모든 분야의 스태프들의 열정이 완벽한 시너지를 만들어냈다. #3. tvN 청춘 로맨스 사극 대표작 탄생 ‘백일의 낭군님’은 왕세자와 최고령 원녀의 혼인이라는 신선한 소재와 살벌한 권력 다툼이 벌어지는 궐내 정치를 적절하게 조화시키며 tvN 청춘 로맨스 사극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뜨거운 화제성을 입증하듯 시청률 역시 매회 자체 최고를 경신했다. 압도적으로 지상파 포함 전체 월화드라마 최강자 자리를 지켜오며, 최종회에서는 자체 최고 시청률인 평균 14.4%, 최고 16.7%를 기록, ‘도깨비’, ‘응답하라1988’, ‘미스터 션샤인’에 이어 역대 tvN 드라마 시청률 중 4위에 등극했다. (유료플랫폼 전국 가구기준 / 닐슨코리아 제공) 매주 월요일, 화요일을 ‘백낭데이’로 만들며 큰 사랑을 받았던 ‘백일의 낭군님’. 완벽한 해피엔딩과 유종의 미를 거둔 높은 시청률은 시청자들의 마음속에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을 남겼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백일의 낭군님’ 도경수, 남지현 기억 떠올랐다 “나다, 팔푼이”

    ‘백일의 낭군님’ 도경수, 남지현 기억 떠올랐다 “나다, 팔푼이”

    ‘백일의 낭군님’ 도경수가 남지현과의 풋풋하고 애틋했던 과거 인연을 기억해냈다. 지난 22일 방송된 tvN 월화드라마 ‘백일의 낭군님’(극본 노지설, 연출 이종재, 제작 에이스토리) 13회는 케이블, IPTV,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시청률에서 가구 평균 11.3% 최고 14.4%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또 다시 경신, 지상파를 포함한 전체 월화드라마 1위를 차지했다. tvN 타깃인 남녀2049 시청률에서도 평균 6.3%, 최고 8.6%를 기록하며 지상파 포함 전 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닐슨코리아 제공) 이율(도경수)을 피해 달아나려 했지만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돌아선 홍심(남지현). “보고 싶어서. 너 없인 살 수 없을 것 같아서”라는 율의 애틋한 말에도 “절 데려다 후궁이라도 삼으시게요”라며 차갑게 대했다. 이에 “못할 것도 없지. 난 이 나라의 세자인데”라고 답한 율은 “우리가 한 게 사랑이 아니면, 그게 무엇이냐”라며 홍심에 대한 변함없는 마음을 표현했다. 하지만 홍심은 이것이 우리 인연의 끝이라며 돌아섰고, 홀로 눈물을 터트렸다. 궁으로 돌아온 율 역시 정제윤(김선호)에게 “그 사람을 찾아라. 그리고 지켜라. 어디로 가든, 어디에 있든 무탈하도록”이란 명을 내리는 것밖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사라진 무연(김재영)을 찾아 한양으로 올라온 홍심과 연씨(정해균)는 제윤의 집에서 지내기로 했고, 율은 명나라 사신 빈례가 다가오자 돌아오지 않은 기억 때문에 걱정이 많아졌다. 궁에 도착한 왕학사(장명갑)는 동행한 아들 진린(진지희)이 시전에서 사라지자 율이 직접 찾아오는 것으로 세자의 능력 검증을 대신하겠다고 했다. 한편, 김수지(허정민)의 부탁을 받은 제윤이 홍심과 함께 진린이 무뢰배들에게 납치된 곳에 먼저 도착했다. 제윤이 무뢰배들을 따돌린 사이 진린을 구해낸 홍심은 발목을 다쳤고, 모든 것이 중전(오연아)이 꾸민 일임을 알아낸 율도 그곳에 도착했다. 율은 진린이 여인이었다는 사실보다도 홍심과 제윤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굳어지고 말았다. 두 사람을 한참 바라보기만 하던 율은 “저들은 공자를 반드시 데려올 것이다”라며 다시 궁으로 돌아갔다. 화가 잔뜩 난 왕학사에게도 “이 연회가 끝날 때까지 공자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왕학사께서 원하는 대로 하겠습니다”라며 연회를 이어나갔고, 연회가 끝나갈 때쯤 다행히 진린이 다시 돌아오며 율은 국본으로서의 자격을 확실히 검증받았다. 하지만 “장인과 그의 사람들을 조심하세요”라는 왕학사의 의미심장한 충고에 마음이 무거워진 율. 김차언(조성하)이 붙여둔 사람이자 가장 가까이에 있지만 왠지 의심스러운 송내관(이규복)에게 자신이 쓰던 물건을 가져오라는 명을 내렸다. 이에 송내관은 궁 밖에서 물건이 든 함을 몰래 불태우려다 발각됐고, 그 함 안에는 어린 시절 윤이서(남지현)가 선물한 붉은 댕기가 있었다. 그 순간, 율의 머릿속에 이서와 홍심의 모습이 교차되며 떠올랐다. 율을 잊으라고 나무라는 연씨에게 “나도 알아. 다 아는데 그게 맘처럼 안 되는 걸 어떡해”라며 집을 나온 홍심이 모전교에 다다른 가운데, 율도 모전교에 도착하면서 두 사람은 다시 만났다. 율은 홍심을 보자 어린 시절 흩날리는 벚꽃 아래에 서있던 이서의 모습이 자연스레 떠올랐고, 먹먹한 목소리로 “이서야”라고 불렀다. “맞구나, 윤이서”라는 율의 말에 깜짝 놀란 홍심이 “저하께서 그 이름을 어찌 아십니까”라고 묻자 눈물이 그렁해진 율은 “나다, 팔푼이”라며 만감이 교차하는 미소를 지었다. 오랜 시간 서로를 그리워했던 두 사람이 운명적으로 재회하는 순간이었다. ‘백일의 낭군님’, 오늘(23일) 화요일 밤 9시 30분 제14회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가을에도 피어나는 일본 사쿠라 “원인은 강력한 태풍 탓”

    가을에도 피어나는 일본 사쿠라 “원인은 강력한 태풍 탓”

    봄철에 2주 안되는 짧은 기간 피었다 져 일본의 정신을 상징하는 것으로도 여겨지는 벚꽃이 올 가을에도 상당히 많은 꽃망울을 피워 눈길을 끌고 있다. 기상업체 웨더뉴스에 따르면 이달 들어 벚꽃이 동네에 피었다고 보고한 일본인 숫자가 300명이 넘는다고 영국 BBC가 18일 전했다. 전문가들은 연이어 일본을 덮친 태풍 때문에 기후가 바뀌어 이런 현상이 목격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일본화훼협회의 와다 히로유키 삼림학 박사는 NHK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런 현상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이렇게 대규모로 관찰된 적이 있었는지는 기억하지 못하겠다”며 “일반적으로 벚나무 잎들은 봉오리가 성장하지 못하게 막는 호르몬을 내뿜는데 올해는 강력한 태풍의 영향 때문에 나무들이 잎을 빨리 떨구어버려 이런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난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태풍 뒤에 따듯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식물들이 개화하는 시기를 헷갈렸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지금 꽃을 피운 봉오리들은 내년에는 다시 망울을 터뜨리지 않는다. 와다 박사는 설사 그렇더라도 내년 사쿠라 시즌에는 미미한 영향만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시 말해 전세계에서 벚꽃을 보기 위해 몰려드는 관광객들은 걱정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일본은 올해 사반세기 만에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거론되며 적어도 10명 이상 희생되고 광범위한 피해를 낳은 제비 등 연이은 태풍의 내습 때문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정읍사문화제 19일 개막

    백제 여인의 사랑을 노래한 ‘정읍사(井邑詞)’를 주제로 한 ‘제29회 정읍사 문화제’가 오는 19일부터 사흘간 전북 정읍시 정읍사공원 일원에서 열린다. 올 문화제에서는 다채로운 음악과 화려한 의상을 선보이는 거리퍼레이드와 메이플 스타 오디션 페스티벌, 3차원 조명기법을 도입한 ‘정읍사 러브 판타지 쇼’ 등이 펼쳐진다. 거리퍼레이드는 올해부터 전국 공모를 통해 선정된 40여 개 팀이 참가해 한 차원 높은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자리다. 시내 아양교에서 정읍사공원까지 1.3㎞ 구간에서 진행된다. 메이플 스타 오디션 페스티벌은 지난해 자치단체에서는 최초로 시도된 청소년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올해 해외 신청자 300명을 포함해 모두 1200명이 예선에 참여했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문화행사도 다채롭다. 정읍사 여인 제례, 사랑의 소원 등 달기, 축하공연, 전국노래자랑, 정읍사 가요제 등이 열린다. 행사장 인근 벚꽃로의 아름드리 벚나무에 야간 경관 조명을 설치하고 다양한 즐길 거리와 볼거리를 배치해 밤에도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정읍사는 현존하는 유일의 백제가요로, 정읍의 한 행상인이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자 그의 아내가 망부석에 올라가 남편이 돌아올 길을 바라보면서 밤길에 해를 입지 않기를 기원하며 지어 부른 노래로 알려졌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길섶에서] 처음처럼/황수정 논설위원

    밤하늘 올려다보는 일을 까맣게 잊었다. 도심 불빛에 놓치는 줄도 모르고 놓치는 것이 밤의 하늘이다. 가는귀가 먹었더라도 밤이 내려와 풀썩풀썩 주저앉는 소리가 시골길에서는 들린다. 어느 영화에서는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가 초속 5센티미터라 했는데. 가을바람에 꺼칠해진 수수밭 너머로 해가 떨어지는 속도를 나도 보았다. 분속 수숫대 한 마디쯤. 보름달만 믿고 밤길 한번 걸어 보리라 묵혔던 마음을 지난 보름밤에야 풀었다. 가로등 없는 둑길을 잘 살폈다가 밤보다 내가 먼저 가서 기다리면 되는 일이다. 발끝을 챙겨 또박또박 걷다 보면 보름달 아래 실꾸리처럼 환하게 풀어지는 밤길. 식은 죽 먹기다. 함지박으로 별을 퍼붓는 밤하늘은 시골에서도 전설이 되려 한다. 한참 시력을 맞춰야 별들이 안간힘을 써 돋는다. 분별없는 지상의 인공 조명에 칠흑의 밤은 칠흑이 아니라서. 밤하늘의 별을 보고 길을 찾던 시대는 행복했었다고. 어느 사상가의 오래된 문장이 발 아래 오래 뒹구는 밤. 돌아갈 수 있다면! 밤은 본디 검어서, 보름달이 뜨면 느리게 걷고, 발소리 내줄 한 사람만 곁에 있으면 아무것도 겁나지 않았던 그때 처음으로. 황수정 논설위원 sjh@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수목원은 현대인에 치유죠···시간이 갈수록 가치 빛나”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수목원은 현대인에 치유죠···시간이 갈수록 가치 빛나”

    ‘월급쟁이 출신’ 성만기 원장이 말하는 수목원 40년“오늘 우리 한국 사람은 너무 바쁘게 급하게 삽니다. 오늘 일을 하면 내일 결과가 바로 나오기를 바랍니다. 3년이나 5년 계획을 ‘장기 계획’이라고 우깁니다. 조급증 환자같이 살다 보니 자신이 누구인지, 왜 사는지도 모른 채 살다가 죽습니다. 하지만 나무를 키우니, 수목원을 하다 보니 시간의 의미를 체험합니다. 수목원은 최소 100년, 어쩌면 한 300년쯤 지나야 제대로 된 멋과 품격을 풍깁니다.” 수목원 가는 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 재벌도 기업가도 아닌 평범한 월급쟁이 출신이 수목원을 멋있게 가꾸고 산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23일 경남 고성군 동해면에 있는 소담수목원으로 차를 몰았다. 국토교통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을 따라 향했지만 길가에 촘촘하게 선 전봇대와 얼기설기 걸린 전선이 눈에 거슬렸다. 수목원에 들어서 엔진을 끄자마자 성만기(73) 수목원장이 나왔다. 조성한 지 올해로 40년째인 이 수목원 앞에는 호수처럼 잔잔한 옥빛 바다가 내려다보인다. 이름 그대로 작고 아담했다. 그가 안내하는 길을 따라 숲을 걸었다. 가을이라고는 하지만 나뭇잎은 여름 그대로였다. “저기 저 나무가 스트로보 잣나무입니다. 미국 코네티컷에서 이 나무를 보고 반했지. 나무 대신 씨앗을 가져와 심었는데 저렇게 자랐습니다. 한 40년 자랐을까, 대한민국에서 아마 유일할 겁니다. ‘이스턴 화이트’라고도 해” 설명을 듣고보니 경기도나 강원도에서 보던 잣나무보다는 흰색이 강했고, 가지들이 피라미드처럼 층을 이루며 자라고 있었다. “스트로보 잣나무가 있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만큼 우리 생물자원이 풍부하다는 겁니다. 저건, 로보참나무야. 독일에선 ‘할아버지가 로보참나무를 심으면 손자가 벤츠를 탄다’는 말이 있지. 그만큼 목재 가치가 높거든.”국내 유일한 잣나무, 국내 최대 참나무 보유 언뜻 보기엔 평범해 보이는 한 나무 앞에서 그가 걸음을 멈췄다. “이건 핀오크 참나무야. 국내에선 제일 클 겁니다. 손기정(1912~2002) 선생이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마라톤 우승을 하면서 받은 월계관이 사실은 이 핀오크 참나무 가지로 만든 거야. 손기정 선생을 기념해 서울 양정고등학교에도 저런 핀오크 참나무가 자라고 있지.” 이 나무 높이가 25m쯤 돼 보였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나뭇잎이 다른 참나무와는 달리 단풍나무처럼 들쭉날쭉 길게 갈라져 있었다. 그는 핀오크를 대왕참나무로 부른다며 그 유래를 설명했다. “1990년 중반 핀오크 참나무를 조달청에 우리말로 등재하기 위해 고민하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국립수목원 조무연 박사와 의논했지요. 참나무 중에서 가장 으뜸이라는 생각에 대왕 참나무로 명명했습니다. 목재로 가치가 높을 뿐만 아니라 가을 단풍도 정말 아름답지요.” “대왕 참나무 이름도 지어···생물자원 풍요”그는 미국 노스웨스턴대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1973년 대한항공에 공채로 입사했다. 승무직으로 4년가량 일하다 그만두고 나와 건축업과 자동차 딜러 등 개인 사업을 했다. 갑자기 불어닥친 불황으로 1년여 만에 모두 ‘까먹고’ 1979년 대한항공에 재입사했다. 대한항공 재입사 1호다. 수석 사무장 15년과 객실이사(현재의 상무)를 지낸 그의 비행시간은 약 3만 시간에 이른다. 지구를 300바퀴쯤 돌았다. 전 세계 곳곳의 좋다는 곳은 다 가봤다. 2000년 퇴직하고 수목원을 가꾸고 있다. 왜 수목원을 할까. “두 발을 땅에 딛지 않고 하늘에서 승무원 생활을 한다는 것은 자신의 생명을 그만큼 깎아먹는 시간입니다. 제때 자고, 제때 일어나 일하는 나의 시간, 나의 ‘우주’를 갖자는 열망이 강했습니다. 그러면서 생각하는 시간, 사색의 시간이 많아지면서 외국의 유명 식물원과 정원을 찾았습니다. 캐나다의 부차드가든, 영국의 큐식물원, 호주의 닐슨파크 등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지요. 그러다 독일 하이델베르크 ‘철학자의 거리(소피스트 로드)’에서 영감을 얻고 수목원을 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철학자의 거리를 자양분 삼은 문인과 철학자가 많이 나면서 독일의 지적 수준을 높였지만, 하이델베르크보다 더 풍광이 좋은 제 고향 이곳은 궁색한 시골이었습니다. 이를 바꿔보고 싶었거든요.” “하이델베르크 ‘철학자의 거리’서 영감···고향 바꾸고 싶어서“수목원을 하는 데는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부모님에게서 태어나 자란 그의 개인적 특성도 작용했다. “씨앗을 지배해야 세계를 지배한다”는 말에 마음이 흔들려 세계 곳곳에서 씨앗을 사 들였다. 소담수목원도 어린나무를 심는 게 아니라 씨앗을 발아시켜 성장시킨다. 수목원을 가꾸는데 시간도 훨씬 많이 걸린다. “요즘 길가 화단을 보면 꽃이 잘 핀 화초를 심는데 이건 1회용이예요. 1회용. 꽃이 시들면 파내 버리고 다른 화초로 갈아 끼우고···, 화초엔 인간의 이기심이랄까 풀 한 포기 자랄 수 없는 도시의 욕망이 빚어낸 참사입니다.” 그의 비판이 신랄하다. “한번은 뉴욕 외곽의 종묘상에 갔는데 파산으로 ‘땡처리’를 하는 거예요. 평소 400달러 하던 씨앗을 40달러에 팔기에 무작정 종류대로 사들였지요. 한 1330여종이 됩니다. 국내엔 없는 희귀 종자들이 많이 있었지요. 종자를 사기는 했는데, 어떻게 발아시키는지 몰랐고, 당시엔 발아시킬 곳도 없어서 1976년 경기도 광릉임업시험장(현재 광릉수목원)에 그대로 기증했습니다. 당시 내가 가진 재산의 전부였죠.” 지금도 국립수목원 종자표본실에는 ‘기증자 성만기’의 이름이 내걸려 있다. 외국 수종실을 만든 이로 기록돼 있다. 희귀종자 등 외국 씨앗 1330여종 국가기증 성 원장은 오솔길의 호젓함을 달래주는 새소리를 따라 걸으며 계속 설명해줬다. “이건,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에 평양 백화원초대소 앞에 심은 모감주나무”, “이건, 열매를 깨서 하천에 던지면 미꾸라지와 가재가 배를 뒤집고 뜬다는 때죽나무”, “이건, 밤에 잎이 오므라드는 자귀나무”, “이건, 6·25때 숲으로 피신한 사람들의 허기를 채워준 돌배나무” 등등 숲 해설사처럼 들려줬다. “저기 보이는 저 참나무, 줄기에 검은빛이 도는 나무가 루브라참나무고, 그 옆에 저 잣나무는 변종이야. 학계에서 아직 이름을 붙여주지 못하고 있어요.”그의 수목원 프로젝트는 아들이 태어나던 1978년 시작됐다. “처음엔 고향 아버지의 밭뙈기 한쪽에 나무 씨앗을 뿌렸지요. ‘쓰잘데 없는 일한다’고 핀잔도 많이 받았습니다.” 할아버지대부터 살던 이곳 3만 5000평을 샀다. 산도 있고 바다도 있어 아름다운 곳이었지만 외딴 오지여서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땅값이 말 그대로 ‘껌 값’이었다. “여기에 수목원 한다고 땅을 사니 가까운 사람들이 저보고 ‘돌았다’고 했습니다. 땅을 더 살 작정이었는데 그만 1995년쯤 마산 진전면에서 여기까지 다리를 놓는다는 계획이 덜컥 나오더라고요. 땅값이 너무 뛰어서 수목원을 더 확장할 수가 없어 안타깝습니다. 그때 다리(동진대교)만 놓지 않았더라도 이곳이 확 변했을 겁니다.” 고향 땅 사서 일궈···주말마다 나무 심어 주중에는 승무원으로 세계를 누비고 주말에는 스튜어디스였던 부인과 함께 내려와 종자를 뿌리고, 어린나무를 옮겨심고, 잡초도 맸다. 부부가 항공사 승무원이었으니 사천공항이나 김해공항을 통해 내려오기가 한결 수월했으리라 짐작된다. “가능하면 자연을 그대로 살리고자 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나무만 살리고 모두 베어낼 수는 없잖아요. 원래 이곳에 터를 잡았던 소나무, 밤나무, 물푸레나무, 칡덩굴 등등을 그대로 두었습니다. 4계절 다 아름다우면서도 주위 경관과도 조화를 이루는 그런 수목원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봄에 벚꽃 하나만 피면 좀 유치해 보이잖아요. 현재도 수목원을 한창 만들어가는 과정이니 한 50~60년쯤 뒤에는 수목원다운 풍모를 보일 겁니다.” 현재 이 수목원에서 자라는 나무만 300여종이란다. 식물은 1000종 이상 심었다. “여기 수목원의 고성의 기후와 토양에 따라 어떤 식물이 가장 계절을 잘 나타내주느냐 그렇게 만드는 것이 사명이고 정체성입니다.” 성 원장은 산책길을 따라 심은 어린 핀오크 참나무를 만지며 “아까 그 핀오크의 씨앗이 발아한 2세예요. 이네들은 고성이 ‘네이티브’인 핀오크입니다. 돈이 급할 때 내다 팔려고 길가에 심었습니다만···. 어릴 때는 볼품 없지만 크면 클수록 똑바로 서서 자랍니다. 나무에 기품이 있지요.” 이 수목원에 성 원장 부부의 전 재산이 다 들어갔다. 그러나 수목원이 미완성이니 아직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국내 유일이거나 국내 최고의 나무가 있는 수목원이 한편으론 경남의 얼굴이고 고성의 작품이지만 모두 고개를 돌렸다. 자연적 문화공간에 정부 돈은 1원도 들어가지 않았다. 부인 이상숙씨가 카페를 운영하며, 그는 앞치마를 두르고 거든다. 수목원을 산책하다 카폐에서 마시는 차 한 잔에도 여유가 묻어났다.고향의 얼굴인데도 지원 없어···카페도 운영 “캐나다 부차드가든은 한 개인이 만들었지만 정부의 지원으로 전세계에서 관람객들이 옵니다. 반면 우리나라 천리포수목원은 전세계 목련을 모았고 세계적인 작품이 돼 있습니다. 그런데 주인이 돈달라는 것도 아닌데 국가에서 이런 자원을 이용해 국익을 위해 활용하느냐는 것입니다. 여기도 내가 죽고 나서가 아니라 살아있을 때 관심을 두고, 관리에 참여하면 지역 전체가 발전할 수 있는 것 아니냐.” 그가 이 말을 하면서 목에 힘이 들어갔다. “형편상 사람을 데리고 쓸 수가 없어 제가 다 합니다. 요즘도 하루 평균 4~5시간 잡초를 속고, 씨앗을 거두고, 나무를 심고 합니다. 운동도 되고 좋습니다. 카페가 문 여는 오전 10시30분 이전에 다 마칩니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그는 열정 이외는 식물과는 인연이 없다. “식물 공부, 책으로 혼자 했지요. 조경회사 만수원의 고 김명원씨, 천리포수목원을 세운 ‘미스터 밀러’(고 민병갈 원장), 충북 진천에 있는 영주농장 이영주 대표 등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카페 한쪽 구석에 자리한 창고에는 식물과 관련된 책으로 가득했다. 초창기엔 씨앗만 보고 어떤 특징을 지닌 나무인지 모르니 움이 트더라도 숱하게 죽었으리라. “멘토로 마틴 루서 킹 목사를 삼았습니다. 그 눈빛만 봐도 힘이 났습니다.” 그는 묻지도 않은 자신의 멘토를 이야기할 때 수목원을 조성하면서 느꼈을 벽, 고독과 고난 등이 묻어났다. 킹 목사가 멘토···“그 눈빛만 봐도 힘 솟아”성 원장은 산책 도중 중간에 칡덩굴 숲 옆에 서며 “아침이면 굴뚝새 수백 마리가 날아오릅니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정글을 이룬 칡덩굴이 나무를 휘휘 감고 넘실거리고 있다. “이 자체로 하나의 완벽한 생태계로 작은 우주입니다.” 몇 걸음 더 가다 “이게 백화등이라고, 담쟁이처럼 나무를 감고 올라가 5월이면 아주 향기로운 하얀 꽃을 피웁니다. 어떤 향수보다 더 달콤하고 향긋합니다. 하루는 어떤 사람이 땀을 뻘뻘 흘리며 ‘선생님, 이게 나무를 휘감아 죽이는 것 같아 베어냈습니다’고 말해요. 몇 년 동안 정성 들여 팔뚝 굵기로 키웠는데, 너무나 안타깝지만, 기왕 베어낸 것, 제가 말을 못합니다. 들어와서 보는 것은 좋은데 제발 손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수목원의 가치요? ‘종자 전쟁’이나 ‘노아의 방주’ 프로젝트(지구에 재앙이 닥쳤을 때 씨앗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로 노르웨이의 스발바르 씨앗저장소가 대표적이다.)는 아니지만 수목원은 훼손된 자연의 복원과 치유입니다. 오늘 일하고 내일 결과가 나오기를 바라는 조급한 세상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수목원에서 조금이나마 치유가 될 것입니다. 수목원은 시간이 갈수록 진가가 발휘되죠. 그게 느리게 산다는 것, 여유롭다는 의미가 아닐까 합니다. 그러면 만족합니다.” 산책하던 성 원장이 엎드려 작은 루브라참나무 옆에 우거진 잡초를 손으로 뽑아냈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현대이지만 한 자리에 우뚝 서서 수백년을 지키는 거목같은 수목원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고성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안도현 시인 특별기고]평양은 멀지 않다

    [안도현 시인 특별기고]평양은 멀지 않다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당시 수행단의 일원으로 평양을 방문했던 안도현 시인이 서울신문에 당시 감동을 담은 기행문을 보내오셨습니다. 안 시인이 보고 느꼈던, 그리고 언론 매체에선 볼 수 없었던 정상회담 이면의 이야기들을 원문 그대로 전합니다. 독자 여러분들께서도 바로 눈 앞에서 펼쳐지듯 생생한 북한의 풍경들을 함께 즐겨 보시기 바랍니다.평양은 역시 멀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수행원, 그리고 기자단을 태운 공군 1호기는 ‘ㄷ’자의 서해 직항로의 경로를 좌석 앞 모니터에 정확하게 펼쳐보였다. 이른 새벽 해 뜨기 전에 잠을 자지 못하고 나선 길이었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나는 비행기의 머리가 항로를 따라 시시각각 순조롭게 순항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서울공항에서 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하는 데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2008년 봄에 평양 근교 역포구역에 어린이사과농장을 만들기 위해 다녀온 뒤로 10년 만의 방북이었다. 순안비행장이라 불리던 평양국제비행장 청사는 현대식 건물로 면모를 완전히 바꿨고, 의장대와 환영 나온 평양 시민들의 함성이 귓속으로 쏟아져 들어왔다.●차범근도, 유홍준도…벅찬 감동에 “왜 이렇게 눈물이” 평양 시내로 들어가는 길가에 환영 나온 평양 시민들이 어마어마한 사람의 파도를 이루고 있었다. 그들은 가도 가도 끝없이 늘어서서 손을 흔들고 깃발을 흔들고 발을 구르고 있었다. 10만 명이 넘을 거라고 했다. 남녀가 따로 없었고 노소가 따로 없었다. 우리 일행을 태운 버스는 천천히 움직였고 우리는 시민들의 진심 어린 표정 하나하나를 가까이에서 읽을 수 있었다. 버스 바깥도 버스 안도 만남의 감격의 출렁거렸다. 선두에서 남북 정상은 정상끼리, 행렬 뒤쪽에서 같은 동포인 우리는 우리끼리 만나고 있었다. 버스 안에서 차범근 감독이 유홍준 교수를 보며 말했다. “이상하네요. 왜 이렇게 눈물이 나려고 하죠?” 차 감독의 눈자위는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눈물이 나야 정상이지. 울고 싶을 때는 실컷 울어버려요. 아무 걱정 말고 울어버려요.” 이렇게 말하면서 유 교수도 눈가를 훔쳤다. 서로 대화 한번 나눈 적 없는 남과 북의 시민들이 썬팅 처리된 버스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함께 우는 것으로 만남은 시작되고 있었다. 우리는 울어볼 일이 없는 세상에서 너무 오래 살았다. 밥을 버느라, 통장의 잔고를 늘리느라, 오로지 내 자식 뒷바라지 하느라, 비즈니스를 위한 일에 매달리느라 울어볼 날이 없었다. 누군가가 눈물 타령한다고, 감상적이라고 또 이죽거린다고 해도 평양에서는 울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공식수행원들의 숙소는 백화원초대소, 특별수행원들의 숙소는 고려호텔이었다. 오랜만에 들어선 고려호텔은 별다른 장식 없이 조용히 낡아가고 있었다. 1인 1실로 배정된 방에는 사과, 배, 귤, 바나나로 구성된 과일 한 접시와 과자, 사탕, 껌이 담긴 접시 하나가 ‘당신을 열렬히 환영합니다’라는 팻말과 함께 탁자 위에 놓여 있었다. 아직 담배를 끊지 못한 내게 재떨이는 또 반가운 선물이었고. 호텔 창밖으로 평양화력발전소 굴뚝에서 희뿌연 연기가 솟아올라 평양 시내 상공을 뒤덮고 있었다. 호텔에서 가까운 평양역 구내로 화물차와 전철이 쉼 없이 오가는 게 보였다. 평양을 방문했을 때 음식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호텔 2층 뷔페식당의 메뉴 중 하나로 나온 돌목어식해는 처음 먹어보는 북쪽 음식이었다. 널리 알려진 가자미식해와 모양과 빛깔은 비슷했는데 식감이 완전히 달랐다. 돌목어는 도루묵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봤다. 북쪽 접대원에게 물어도 그는 도루룩을 모르고 나는 돌목어를 모르니 말이 통하지 않았다. 그걸 입에 넣고 씹으면 비리지 않은 쫄깃한 생선회를 씹는 느낌이 났다. 발효 과정에서 생기는 퀴퀴하고 들척지근한 맛도 없었다. 부드럽고 몰캉한 생선 식해에다 흰 밥을 먹으면서 나는 1930년대 후반 시인 백석을 떠올렸다. ●김정숙 여사 ‘영부인 외교’ 동행한 리설주 여사 ‘깍듯한 환대’ 인상적 우리의 첫 번째 임무는 옥류아동병원을 방문하는 김정숙 여사를 수행하는 일이었다. 유홍준 교수, 김형석 작곡가와 같은 문화예술계 인사, 차범근·현정화 감독,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 박종아 평창아이스하키남북단일팀 주장 등 체육계 인사, 에일리·알리·지코 같은 가수들, 마술사 최현우는 소형버스 14호차를 함께 타고 다녔다. 14호차 일행이 옥류아동병원에 도착한 직후 북쪽의 리설주 여사가 승용차에서 내렸다. 리설주 여사는 병원 관계자들과 30분 가까이 병원 입구에서 김정숙 여사를 기다렸다. 그녀는 한 번도 의자에 앉지 않았다. 정장 차림에다 하이힐을 신고 부동자세에 가까운 모습으로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남북 정상회담 일정 내내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는 문재인 대통령 부부를 깍듯하게 모시듯 환대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한 국가의 지도자이기 전에 젊은 부부가 웃어른을 모시는 우리의 전통 예절을 잊지 않으려는 자세가 분명했다. 아동병원에 도착한 김정숙 여사는 리설주 여사에게 특별수행원들을 일일이 소개했다. 가까이에서 악수하면서 잡은 리설주 여사의 손은 연약하고 따뜻했다. 이어서 김원균 음악종합대학을 방문했다. 김원균은 북한의 국가와 ‘김일성장군의 노래’ 등을 작곡한 사람으로 북한 정권 초기 앞장서서 음악으로 ‘혁명과업’을 수행했다. 저녁에 평양대극장에서 ‘2018 평양 수뇌회담 환영공연’이 열렸다. 평양 시민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입장할 때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와 함께 ‘만세’ ‘만세’를 입 모아 외쳤다. 김 위원장이 손짓으로 제재를 해도 그 웅장한 소리는 끝이 없었다. 최고 지도자를 향한 그 존경심의 표현은 머리끝이 곤두설 정도로 극적이었다. 공연은 우리도 잘 아는 ‘반갑습니다’를 시작으로 북쪽 노래와 남쪽의 노래를 섞어 진행되었다. 남쪽 가요 중에는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아침이슬’ ‘흑산도 아가씨’ ‘그대 없이는 못 살아’와 같은 노래들이 들어 있었다. 모두 북한식 편곡과 연주로 우리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던져주었다. 남쪽의 대중가요를 선곡한 것도 모두 남쪽 손님들에게 예를 갖추기 위한 거라고 안내원은 설명했다. 그렇지만 나는 귀에 익숙한 노래를 들으면서도 왠지 불편했다. 낯간지러운 가사와 트로트풍의 가요를 내가 모두 좋아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외국에 나가 북한 식당을 들렀을 때 점점 남쪽 사람들의 입맛대로 음식들이 변화하는 것을 볼 때 느끼는 불편함과 유사한 것이다. ●‘홀로아리랑’에 눈물…“어떤 난관도 아리랑 고개 넘듯 헤쳐 가야” 환영공연에 등장한 인민배우들의 한복 디자인도 현재 남쪽의 한복 디자인과 거의 비슷하게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북한이 원래의 것을 놓치고 남쪽을 흉내 내는 일로 남쪽을 배려한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진행될 모든 남북 관계에서 북한은 원래의 북한을 유지해야만 화해와 협력도 대등한 관계 속에서 진전될 것이 아닌가. 공연의 절정 부분에 한돌이 작사하고 작곡한 ‘홀로아리랑’이 배치되었다. 가사 뒷부분은 이렇다. “백두산 두만강에서 배타고 떠나라/ 한라산 제주에서 배타고 간다/ 가다가 홀로섬에 닻을 내리고/ 떠오르는 아침 해를 맞이해보자/ 아리랑 아리랑 홀로 아리랑/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 보자/ 가다가 힘들면 쉬어 가더라도/ 손잡고 가보자 같이 가보자” 나도 모르게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쏟아졌다. 평화와 번영을 향해 가는 길이 순조롭고 반듯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남북을 가로막기도 하고 우리의 운행을 방해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듯이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한다. 1980년대 후반에 남쪽에서 만들어진 이 노래가 2018년 평양에서 울려 퍼진다는 것은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뜻이다.평양은 확실히 변화하고 있었다. 시내를 걸어가는 시민들의 발걸음은 밝고 자신감이 넘쳤고, 여성들의 옷차림도 전보다 훨씬 다양한 디자인을 보여주었다. 어떤 젊은 여성은 굽이 높은 구두를 신고 휴대폰(손전화)을 계속 들여다보며 걸어가기도 하였다. “문재인 대한민국 대통령 내외분의 평양 방문을 환영하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이신 김정은 동지와 부인 리설주 녀사께서 주최하는 연회”가 목란관에서 열렸다. 이 연회의 차림표를 여기 북한 표기대로 적는 것으로 나는 평양 방문을 한 것에 대해 우쭐거려 보려고 한다. 백설기, 약밥, 칠면조말이랭찜, 해산물 물회, 과일남새생채, 상어날개야자탕, 백화대구찜, 자신소심옥구이, 송이버섯 편구이와 볶음, 흰 쌀밥, 송어국, 도라지 장아찌, 오이숙장과, 수정과, 유자고, 강령록차 이에 화답하듯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는 첫날 환영만찬에서 ‘동무생각’을 불러 왕년의 솜씨를 뽐냈다. 내 옆자리에 앉은 당중앙위 조용원 부부장은 낮고 부드러운 음성으로 금지의 언어가 아니라 소통의 언어로 말하고자 하였다. 우리 14호차의 안내를 맡은 여성 두 사람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에서 일하는 젊은 엄마들이었다. 탁아소에 아기들을 맡기고 나온 이들은 찡그린 얼굴을 한 번도 보이지 않았다. 조선어문학과를 졸업한 한 사람은 소월과 육사의 시를 이야기했다. 나는 이들이 사용하는 핸드폰을 한번 들여다봤다. 뒷면에 ‘평양’이라고 적혀 있는 이 핸드폰의 앱에는 체계관리(설정), 조선대백과사전을 비롯해 류경바둑, 별찌까기와 같은 게임이 들어 있었다. 십여 년 전부터 북한에서 휴대폰이 대중화되기 시작했고, 지금은 사용자가 500만 명을 넘어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평양에서 가장 현대화한 지역은 미래과학거리 구역이었다. 여기에는 전에 없던 현대식 고층빌딩과 아파트들이 도열해 있었다. 이곳에는 과학자, 연구자, 교육자들이 주로 거주한다고 했다. 이 거리의 가로수들은 대부분 메타세쿼이아였다. 북에서는 이걸 수삼나무라고 부른다. 이밖에 평양의 가로수로 많이 심어진 나무들은 살구나무와 버드나무가 있다. 봄이 되어도 평양 거리에 벚나무들이 벚꽃을 휘날리는 일은 없다.9월 19일 이튿날 일정은 만경대학생소년궁전을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점심 때 옥류관에서 열린 오찬장에 도착하자 남북공동선언 합의문이 만들어졌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큰 숙제를 끝낸 듯 표정이 밝아 보였다. 이번 평양 회담의 가장 중요한 성과로 기록될 공동선언은 남쪽에 생중계 되었다. 평양을 방문한 수행단보다 남쪽의 국민들이 더 빨리, 더 생생하게 뉴스를 접했을 것이다. ●웅장한 집단체조…남북 정상을 향한 15만 환호는 ‘지축 진동’ 평양 방문은 휴대폰으로부터 해방된 여행이었다. 혹시나 진동이 울리나 싶어 무의식적으로 양복 안주머니 쪽으로 손이 간다는 분도 있었다. 옥류관 오찬으로 나온 음식은 평양냉면뿐만이 아니었다. 잉어달래초장무침, 자라탕, 송이버섯볶음 등이 맛있었고, 나는 냉면을 한 그릇 먹고 나서 반 그릇을 더 먹었다. 모두 300g이었다. 평양교원대학은 우리의 교육대학과 사범대학을 합친 교육기관이다. “어린이들에게 한 컵의 물을 주기 위해 한 동이의 물을 들이키는 심정으로 가르칠 준비를 하는 사람들”이라는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평양 방문 때 각 장르의 미술가들이 창작하고 그 창작물을 전시, 판매하는 만수대창작사를 들르는 일은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다. 나는 ‘감자꽃 필 때’라는 제목의 유색판화 한 점을 구입했다. 큰 가격은 아니었지만 그림 값을 깎는 ‘가격투쟁’에는 실패했다. 집에 그 판화를 가져와 펼쳐 놓고 다시 보아도 내 선택이 현명했던 건 분명하다.대동강의 능라도에 있는 5·1경기장은 15만명의 평양 시민들로 가득 차 있었다. 처음 보는 집단체조와 예술 공연이 시작되기도 전에 가슴이 자꾸 두근거렸다. 카드섹션에 참여하는 경기장 반대편 ‘배경대’는 1만 7490명의 중학생들로 구성되었다고 했다. 남과 북의 양 정상들이 경기장에 막 도착했을 때 15만명이 하나의 목소리로 환호하는 소리를 상상해 보라. 지축을 울린다는 그 상투적인 표현이 여기에 딱 들어맞는 수사일 것이다.대규모 평양 시민들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연설에 나섰다. 거의 한 문장이 끝날 때마다 열광적인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 집단체조 ‘아리랑’의 일부와 남북 정상회담을 축하하는 특별공연이 수만 명의 청년학생과 예술가들에 의해 펼쳐졌다. 공연은 북한식 집단주의가 역사적 경험과 만나면서 어떠한 예술적 영향력을 생산하는지 웅장하게 보여주었다. 다들 하나같이 말했다. “남쪽에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할 수 없는 공연이지. 아이들을 저렇게 동원해서 연습 시키면 가만히 있을 엄마가 한 사람도 없을 걸.” 씁쓸했지만 그게 또 우리의 현실이었다. 1970년대 중반 전국체육대회를 앞두고 중학생이었던 나도 마스게임에 참여해본 적이 있다. 어린 우리는 뙤약볕 속에서 살을 태워가며 연습을 해야 했다. 개인은 없고 집단만 존재하던 시절이었다. 북쪽 안내원이 말했다. “여기 참여하는 어린이들의 엄마는 아주 영광스럽게 생각한답니다.”평양 방문단이 백두산을 간다는 소식이 들린 것은 19일 저녁 9시경이었다. 20일 새벽 4시에 출발한다는 갑작스런 통보가 전해졌다. 평양 방문 내내 우리는 그 다음 일정을 알지 못해 궁금해 하였다. 일정이 정해진다고 해도 남과 북의 안내원 말이 다를 때가 있었다. 대규모 행사를 진행하면서 실무적으로 삐걱거리는 일도 있었던 것 같다. 백두산을 간다는 말에 특별수행원들은 들뜨기 시작했다. 방한복을 싣고 공군2호기가 평양국제비행장에 온다는 말도 들렸다. 공군1호기 조종사는 삼지연비행장의 활주로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미리 떠났다고도 했다. 백두산은 밤에 영하의 기온으로 내려간다는 말도 들렸다. 어쨌든 젊은 가수들은 하나같이 말했다. “대박!” 9월 20일 새벽 1시까지 큰 짐들을 호텔 로비에 내려놓으라는 전갈이 왔다. 1시쯤 잠이 든 나는 4시에 모닝콜을 받았다. 평양 거리는 불을 켠 곳이 별로 없었다. 5시 30분 비행장으로 가는 길은 어두웠다. 비도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그때 버스 창문으로 우리를 환송하러 나온 평양 시민들이 보였다. 불빛 하나 없는 거리에서 그들은 손을 흔들면서 연도에 줄지어 서 있었다. 평양에 도착했을 때보다 숫자는 적었지만 환송 열기는 그에 못지않아 보였다. ‘뭉클하다’라는 말은 이럴 때 쓰라고 만든 말일 것이다. 비행장에서는 남쪽에서 급히 공수해온 방한복이 두 벌씩 지급되었다. 기자도, 그룹 총수도, 노동자도, 학생도, 성직자도, 교수도, 공무원도, 국회의원도 모두 하나같이 점퍼로 중무장을 마쳤다. 백두산으로 가는 비행기까지 따로 수속 과정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좌석표도 없었다. 우리에게 배정된 고려항공에 탑승해서 빈 자리에 앉으면 그만이었다. 마치 수학여행을 가듯이 말이다.●남북을 위한 백두산의 환대, 이젠 평양도 백두산도 멀지 않더라 7시 40분, 평양에서 한 시간을 날아가 삼지연비행장에 도착했다. 2005년 남북작가대회 때 삼지연에 가본 이후 13년 만이었다. 해발 1300m의 고원지대에 위치한 삼지연의 공기는 서늘한 가을의 공기였다. 우리는 한두 달 앞당겨 가을 속으로 들어갔던 것이다. 나는 마음껏 맑고 시원한 공기를 들이마셨다. 어디 보자기에도 싸갈 수 없는 바람이 얼굴을 어루만졌다. 만약에 할 수만 있다면 삼지연의 공기를 팔아 돈을 벌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삼지연비행장과 그 주변은 말끔하게 단장이 되어 있었다. 새로운 터미널이 신축되었고, 활주로는 깨끗하였다. 백두산으로 가는 포장도로도 손색이 없었다. 이깔나무(냑엽송), 가문비나무, 자작나무들이 도열해 있는 길을 운전하는 운전기사가 말했다. “남쪽에서 오신 나이 드신 손님들을 위해 속도를 80㎞ 이하로 줄이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삼지연에서 백두산까지의 길은 32㎞다. 모든 길의 양쪽 갓길에 이끼를 깔아 남과 북의 양 정상을 맞이하려는 노력이 어떠했는지 짐작이 갔다. 백두산 천지가 내려다보이는 난간의 테두리도 대리석으로 새로 단장했고 천지로 내려가는 삭도(케이블카)도 운행을 멈추지 않았다. 장군봉 정상까지 SUV 차량으로 올라간 수행원들도 있었고, 두 정상과 함께 천지로 내려가는 삭도를 타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는 삭도를 타고 생전 처음 천지 물을 손에 적시는 행운을 누렸다. 백두산과 천지는 구름 한 점 없는 날씨로 우리를 환대해 주었다. 1920년대에 육당 최남선이 쓴 ‘백두산근참기’를 나도 쓰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보다 우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꽃은 졌지만 잎은 푸르게 남아 있는 만병초 잎사귀 하나를 따서 수첩에 끼워 넣는 일이었다. 두메양귀비는 보이지 않았지만 구절초로 짐작되는 식물의 씨앗을 봉투에 넣는 일도 빼놓을 수 없는 나만의 즐거움이었다. 백두산과 천지 주변을 마음껏 걸으며 둘러보고 노랗게 물든 자작나무 잎사귀 하나를 오래 들여다보는 것, 그것으로 나의 ‘백두산근참기’는 완결편을 갖게 되었다. 평양도 백두산도 이제 먼 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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