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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이 깊은 고궁에서 자알하는 짓이냐

    밤이 깊은 고궁에서 자알하는 짓이냐

    5월이 오면 싱숭 생숭 특히 젊은이들은 봄바람에 들뜨기 마련. 그래서 이맘때가 되면 풍속 단속경찰관의 수를 늘려야 할판. 언제부터 인지 춘정(春情)을 발산하는 장소로 고궁(古宮)의 밤이 이용되고 있는데 고궁 경비원들의눈에 비친 춘심백태(春心百態)를 엮어 보면-. “비원·덕수궁이 참 좋아요” 소풍객 거의 반은「아베크」 벚꽃이 만발하는 3월중순부터 고궁이나 명소를 찾는 상춘객의 수는 서울의 경우만도 하루에 몇십만명. 제철을 만난 고궁은 이때부터 공개시간을 밤 10시까지로 연장, 톡톡이 재미를 보고 있는데, 고궁을 찾는 많은 사람중「아베크」족이 3분의1 정도로 차지하고 있다니 이들「아베크」족이 문화재관리국 살림에 기여하는 바 자못 크다는 얘기다. 『그런데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아베크」족들은 구경하기위해 고궁을 찾는게 아니라 은밀한 산책을 위해 이곳을 찾는다는 것입니다』 창경원 식물원의 최상호(崔相昊)씨의 얘기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식물원이나 동물원 근방엔 되도록 피하려는게 이들「아베크」족들의 공통된 심리라고. 『창경원엔「데이트」하는 젊은이들이 많지않은 편입니다. 시골에서 모처럼 서울구경 온 사람과 어린이들의 성화에 못이겨 찾아오는 사람외엔 별로 없어요』 서울 생활 30년에 창경원이 어디 붙어 있는지도 모른다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는 말을 상기시키며 하는 얘기다. 창경원은 대중적이어서 모처럼「데이트」를 즐기려는 젊은 사람들은 즐겨 찾지않는다고. 『뭐니 뭐니해도 젊은이들의「데이트」장소로 이용되기는 비원과 덕수궁이 제일일겁니다 』 서울의 고궁경비원 경력 8년이 된다는 비원 수위장 하동근(河東根)씨의 말인데, 하씨의 경험에 의하면 덕수궁과 비원은 20대와 30대의「아베크」족이 수위를 차지하고 종묘와 경복궁은 주로 10대가 즐겨 이용하더라고. 또하나 재미있는 일은 20대, 30대는 주로 연인을 동반하고 들어오는 반면 10대는 현지「헌팅」하는 예가 많다는 얘기. 마치 여관이나 안방처럼 불빛이 비쳐도 사랑에만 고궁의 공개시간을 밤 10시까지로 잡고 있지만 대개의 경우 밤 9시면 관람객은 다 빠져나가기 마련, 그런데 여기 경비원들이 골치를 싸매는 사태는 이때부터 벌어진다고. 창경원의 경우엔 주로 술취한 40대쯤의 남성이 세상 모르고 코를 골며 잠을 자고있어 이런 취객 색출이 주임무가 되지만 담 하나 건너 비원에서는 밤이 깊어가는 줄모르고 달콤한 밀어를 속삭이는 연인들 색출작전이 경비원들의 가장 큰 골칫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저희 비원의 경우 하루 아무리 적게 잡아도 2백쌍의 그렇고 그런 사이의 짝짜꿍들이 들어오는데 이 양반들 도통 시간 가는줄을 몰라요…』 대개 이 연인들은 상오보다 하오에 들어와「엔조이」하기에 바쁜데, 개중에는 경비원들이 비추는「플래시」불빛도 느끼지 못할정도로 오직 사랑에 도취된 선남 선녀가 수두룩하다는 얘기. 『물론 연애 하는것도 좋지만 우리 경비원들의 입장도 좀 생각해줘야 할텐데 이거 밤새는 줄도 모르고들 있으니…』 그래서 얼마전부터는 작전을 바꾸어 휴대용「마이크」를 들고 잠좀 자게해 달라고 애걸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비원의 한 경비원은 울상이다.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 백이면 백이 다 사람눈에 잘띄지 않는 으슥한 수풀속을 택하기 때문에 문을 닫기위해 이들을 색출해야하는 경비원들의 노고는 이루 말 할수 없을 정도라고. 『고궁을 마치 자기집 안방이나 아니면 여관 정도로 생각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이제 날이 좀 더 더워지면 별의별 사태가 다 벌어 집니다』 작년 여름 이곳 비원의 수위장 하씨가 경험한 예 한토막. 『대낮 2시쯤 이었을 겁니다. 수위실로 신고가 들어왔어요.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한 길 바로 옆 풀숲에서 남녀가 대담하게도 뒹굴고 있다지 뭡니까. 뛰어가보니, 나참… 헛 기침을 하며 다가서도 약간 술기가 있는 이 친구 일에만 열중하고 있더란 말입니다…』 달려들어 잡아 끌수도 없고 난처하기 이루 말할 수 없더라고. “「키스」쯤이야” 청소부들 잔류품(殘留品)엔 질색 대낮에도 이러는 판이니 어두운 한밤중까지 붙어 앉아있는「데이트」족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으리라는건 뻔한 일이 아니냐는 말투다. 이 말을 뒷받침하는 청소부의 얘기를 들어보자. 『새벽 한 5시께면 청소를 하게 되는데 쓰다버린 고무제품이 수두룩 해요. 간혹 돈이라도 떨어져있으면 좋으련만 아침부터 재수없게 고무제품만 주워들게 되니 나참…』 올해 나이 50이 된다는이 청소부는 씁쓸하게 웃는다. 비원의 경우 한여름일 경우 아침마다 쓸어 버리는 이 고무제품이 평균 30개가 넘을 정도라니 고궁을 정사장소로 이용하는 빈도수를 짐작할 수 있을 듯. 『요새 중고등학생들 깜찍하기 이루 말할수 없어요. 교복을 입은채 대낮에 술이 취해 비틀대는 일이 없나, 같은 또래의 여학생을 낚는데 천재적인 소질을 발휘하는데는…아뭏든 세상은 많이 변했어요』 들어 올땐 생판 모르던 이 남녀 학생들이 말 한마디로 어울려「고고」춤을 신나게 추는것 까지는 애교로 보아준다고 하겠지만, 간혹 뽀뽀까지도 공공연하게 하는 대담한 친구까지 있더라고 종묘의 어느 경비원은 한심한 표정. 『가만히 보면 성(性)문제는 확실히 계절과 관계가 있는것 같아요. 겨울엔 주로 조용히 팔짱을 끼고 걷는가 하면 기껏해야「키스」정도인데 이거 날이 무더워지기 시작하면 행동적으로 나온다 이겁니다』 하기야 한겨울 알몸이 되어야하는 대담한 정사는 어려울거라는 주석을 달기까지 하는 덕수궁 한 경비원은 이제 수풀이 우거질 한 여륾이 오면 금년에도이곳을 이용하려는 연인들이 많아질거라고. 『요새 여자들도 상당히 대담해졌어요』 남자야 그럴수 있다고 하겠지만 여기에 응하는 여자들을 보면 한심해요. 이제는「키스」하는것 쯤은 하도 보아와서 아무렇지도 않을 정도로 면역이 되었다는게 경비원들의 공통된 대답. 사랑도 좋지만 민족의 얼이 서린 고궁에서의 지나친 행동만은 제발 삼가해 달라고 한 문화재관리국 직원은 들뜨기 쉬운 계절을 맞아 간곡하게 당부하고 있었다. [선데이서울 71년 5월 9일호 제4권 18호 통권 제 135호]
  • 당현천 생태하천화 28일 착공

    당현천 생태하천화 28일 착공

    물이 흐르지 않는 건천(乾川)인 노원구 ‘당현천’이 친환경 생태하천으로 재탄생한다. 노원구는 오는 28일 오후 2시 상계역 환승주차장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지역 국회의원, 시·구의원, 지역주민 등이 참가한 가운데 당현천(조감도)을 친환경 생태하천으로 조성하는 공사에 착수한다고 17일 밝혔다. 상계역 남측 불암교에서 중랑천 합류지점까지 3.15㎞ 구간을 생태·문화·체육시설을 갖춘 친환경 테마하천으로 복원하는 사업으로, 모두 232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하류 구간인 당현4교∼당현3교 사이 0.8㎞는 조류, 물고기 등이 서식하는 ‘하중도’ 등을 조성하는 등 자연생태구간으로 복원한다. 중류인 당현3교∼당현2교간 0.9㎞는 친수이용구간으로 수변무대 및 분수, 벽천(壁泉), 어린이 전용 물놀이장 2곳 등을 설치한다. 상류인 당현2교∼불암교간 1㎞는 문화의 벽, 참여의 벽 등 5개 테마의 벽면갤러리(길이 50m, 높이 2.5m)와 워터스크린(길이 30m, 높이 3m), 수변무대,2400㎡ 규모의 불암광장 등 문화공간으로 꾸며진다. 당현천에는 하루 4만 4000t의 물이 흐르게 되고 유선형의 산책로, 인라인 스케이트장,2.65㎞의 자전거도로가 조성돼 한강까지 연결된다. 기존의 10개 교량 가운데 물넘이교, 새싹교는 철거 뒤 비대칭 사장교 형태로 신설되고, 나머지 8개는 아치형 스카이라인, 상징조형물 등 교량별 성격에 맞게 리모델링된다. 당현천변에는 벚꽃나무를 심어 봄엔 벚꽃터널을, 여름엔 메밀밭, 가을엔 갈대숲을 각각 조성한다. 주말에는 ‘차 없는 거리’를 운영, 주민 참여 문화행사를 여는 등 동북부의 랜드마크로 육성할 계획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올해 日서 가장 인기 있는 이름은 ‘히로토’

    올해 日서 가장 인기 있는 이름은 ‘히로토’

    2007년 일본에서 가장 인기있는 아이 이름은? 올해 출생신고된 아기들 중 남아의 경우 ‘민준’ 여아의 경우 ‘서연’이라는 이름이 한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대법원 등기호적국 1월 1일~8월 31일 사이 집계) 일본에서도 2007년 인기있는 아이 이름을 발표해 눈길을 끌고있다. 일본의 온라인교육업체 ‘베네세 코퍼레이션’(Benesse Corporation)은 “지난 1월부터 11월까지 태어난 아기 약 4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남아는 ‘히로토’(大翔) 여아는 ‘히나’(陽菜)라는 이름이 가장 많았다.”고 발표했다. 히로토는 ‘크게 날다’ ‘높이 날다’라는 뜻으로 지난해에 이어 가장 많이 쓰인 남아 이름 1위를 차지했다. 또 히나는 ‘빛을 받고 자란 나물’ ‘맑은 나물’이라는 뜻으로 3년 연속 가장 많이 쓰인 여아 이름 1위로 뽑혔다. 또 마음을 편하고 크게 한다는 의미의 ‘유우토’(悠斗)와 해바라기를 의미하는 ‘아오이’(葵)가 각각 남아·여아 이름 2위를 차지했으며 연꽃을 의미하는 ‘렌’(蓮)과 벚꽃을 뜻하는 ‘사쿠라’(さくら)가 지난해에 이어 10위 안에 들었다. 베네세측은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10위권 안에 든 남아의 이름 중 ‘悠’(뜻:한가하다·멀다 등)가 들어간 이름이 많았다.”며 “(많은 사람들이)지난해 탄생한 일왕의 손자 ‘히사히토신노’(悠仁親王)의 앞 글자를 따서 지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여아의 이름에는 상냥하고 밝은 느낌의 ‘菜’(뜻:나물), ‘美’(아름답다)가 많이 들어갔다.”며 “상위 100위안에 들어간 이름 중 ‘子’가 들어가는 이름도 많아 여자 아이에게는 일본적인 느낌의 이름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2007년 인기있는 이름 10위 <남아> ▲1. 히로토(大翔) ▲2. 유우토(悠斗) ▲3.소우타(颯太) ▲4.렌(蓮) ▲5.유우토(悠人) ▲8.유우타(悠太) ▲8.다이키(大輝) ▲8. 유우토(優斗)▲10. 리쿠(陸) ▲10.야마토(大和) <여아> ▲1. 히나(陽菜) ▲2. 아오이(葵) ▲3.사쿠라(さくら) ▲4.유이(結衣) ▲5.유이나(結菜) ▲6.미우(美羽) ▲7.린(凛) ▲8. 미유(美優) ▲9. 유우나(優奈) ▲10.유이(優衣) ▲10.미사키(美咲) ▲10.나나미(七海) 사진=아사히신문 인터넷판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HAPPY KOREA] 제2회 지역자원 경연 대상에 ‘순천만 전경’

    [HAPPY KOREA] 제2회 지역자원 경연 대상에 ‘순천만 전경’

    전남 순천시 대대동에 자리잡은 ‘순천만 전경’이 제2회 살기좋은지역만들기 지역자원 경연대회에서 대상(국무총리상)의 영예를 안았다. 금상은 부산 수영구 민락동의 ‘수영클린센터’, 충남 금산의 ‘보곡산골 산벚꽃’, 경남 통영시 한산면의 ‘등대에서 바라본 소매물도’에 각각 돌아갔다. 제2회 살기좋은지역만들기 지역자원경연대회 심사위원회(위원장 최찬환 서울시립대 교수)는 4일 전국 16개 시·도 178개 시·군·구에서 응모한 588건의 지역자원 가운데 대상과 금·은상 등 수상작 10건을 확정, 발표했다. 이 경연대회는 행정자치부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주최하고 서울신문사가 주관한다. 최찬환 심사위원장은 “산림, 도로, 마을경관, 자연경관 등 10개 분야별로 지역자원으로서의 기여도에 따라 선정했다.”면서 “지역의 명품자원 발굴과 관리, 전국 확산에 기여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상으로 뽑힌 순천만은 갯벌 자체의 우수성뿐만 아니라 생물들의 피난처이자 산란장을 제공해 주는 갈대밭, 멸종위기인 흑두루미의 최대 월동지로 유명하다. 무한한 보전 가치가 있는 습지로 평가받았다. 금상으로 선정된 부산 수영클린센터는 주변경관과 어우러지는 강에 배가 떠 있는 이미지를 표현한 건축물. 역사와 전통문화, 관광, 충절의 고장을 상징하는 수영구의 특징을 잘 담아 냈다는 평가다. 대상에는 상장과 상금 200만원, 금상에는 상장과 100만원, 은상에는 상장과 50만원이 각각 주어진다. 시상식은 이달 중 참살기좋은 마을 가꾸기 우수마을 시상과 함께 열리며, 지역자원 100선을 볼 수 있는 전시회도 함께 마련된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후쿠다 새달 방중… 亞중시 외교 시동?

    후쿠다 새달 방중… 亞중시 외교 시동?

    |도쿄 박홍기특파원|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의 ‘아시아 중시 외교’가 머지않아 가시화될 것 같다. 후쿠다 총리는 오는 16일 조지 부시 대통령과의 워싱턴 정상회담에 이어 중국 방문을 위한 구체적인 일정 조정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NHK는 12일 후쿠다 총리가 이르면 다음달 하순 중국을 공식 방문,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 쪽으로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중이 이뤄지면 지난해 10월 ‘해빙 외교’를 편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중국 방문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더욱이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이후 다소 소원했던 아시아 외교의 실질적인 회복을 통한 영향력 강화의 발판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 후쿠다 총리는 지난 9월28일 취임 직후 원자바오 중국 총리와 전화회담을 갖고 가능한 빠른 시기에 방중키로 약속했었다. 다만 다음달 15일까지 연장된 임시국회에서 신 테러대책특별법의 처리 여부 등이 변수로 작용하지만 방중에 무게를 두고 있다. 후쿠다 총리는 후 주석과 정상회담에서 ‘전략적 호혜관계’를 한층 발전시키는 동시에 내년 7월 홋카이도에서 열릴 주요선진국(G8)정상회의의 주요 의제인 ‘포스트 교토의정서’의 틀 구축을 위한 중국측의 협조를 당부할 방침이다. 대북 문제와 함께 동중국해 가스전 개발을 둘러싼 갈등 등 현안에 대한 의견도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친중파’로 알려진 후쿠다 총리가 중국 방문을 서두르는 데는 첫 순방지로 미국을 선택한 것과 관련, 중국측의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도 깔려 있다. 부시 대통령과의 회담은 후쿠다 총리의 아시아 외교 중시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후쿠다는 부시에게 “미·일 동맹을 기초로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힐 계획이다. 후쿠다 총리의 중국 방문 이후 내년 3월쯤 후 주석의 방일도 추진되고 있다. 원 총리는 지난 9월27일 중·일 국교정상화 35주년 때 중국을 방문한 모리 요시로 전 총리에게 “(후 주석의 방일은) 벚꽃이 활짝 피었을 때가 좋지 않을까.”라고 언급했었다. 후 주석의 방일은 중국 주석으로는 지난 1998년 장쩌민 주석 이후 10년 만의 방문이다. 일본의 한 외교소식통은 “대외적인 갈등 요소를 줄여나가려는 후쿠다 총리의 외교노선는 중국 방문을 계기로 윤곽이 확실히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hkpark@seoul.co.kr
  • [아름다운 기업들] 아시아나항공-“이웃사랑에 날개 달아드려요”

    [아름다운 기업들] 아시아나항공-“이웃사랑에 날개 달아드려요”

    ‘색동소리회’,‘사랑을 함께 나누는 사람들’,‘위저드 오브 아시아’ ‘금잔화’,‘나! 너! 우리∼’ ‘소소가후원회’,‘브레드 오브 아시아나’ ‘아시아! 아시아!’…. 아기자기한 단어들의 정체는 아시아나항공내 69개 사회봉사 동아리의 이름들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사회공헌 활동은 다른 기업들보다 자발적이라는 게 특징이다. 단순히 돈으로 성의표시를 하는 수준을 넘어 임직원 스스로 팔소매를 걷어붙이고 릴레이식으로 현장에 뛰어든다. 대상도 국내, 국외에 두루 걸친다. 아시아나항공의 현장활동으로는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라는 보육원 자원봉사가 대표적이다. 임직원들이 매달 둘째주 금요일에 경기도 파주보육원을 찾아 청소와 학습지도를 해 준다. 분기별로 보육원 1곳을 지정해 놀이터 시설을 마련해 주는 ‘색동놀이터’도 운영하고 있다. 기독교 구호단체 ‘월드비전’과 함께 독거노인과 결식아동에게 ‘사랑의 도시락’도 배달한다. 매월 마지막주 금요일에 임직원들이 도시락을 직접 마련해 갖다 준다. 한 번에 약 170개씩 연간 2000여개를 제공한다. 연말에는 모든 임직원들의 정성을 모아 본사가 있는 서울 강서구 지역 소년소녀 가장과 독거노인, 장애인 등에게 쌀과 김장김치, 성금을 전달한다. 또 매달 한차례씩 강서구내 의료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방문진료, 방문간호도 해 준다. 사내 직종간 화합을 위해 실시하는 ‘올 포 원(All for One)’ 교육과정에는 충북 음성의 사회복지시설 ‘꽃동네’ 현장봉사가 반드시 포함된다.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에 대해 관심과 희생정신을 갖자는 뜻이다.2004년 11월 이후 3500여명이 이곳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지난해부터 전 임직원이 월급에서 1000원 미만 우수리 금액을 떼는 ‘급여 끝전모으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서 나오는 액수와 같은 금액을 회사가 함께 출연하는 ‘매칭’ 방식이어서 상당한 액수가 적립된다. 강서구 지역 결식아동의 급식비 지원, 연말연시 저소득층에 대한 사랑의 쌀 지원, 특수학교 재활교구 지원 등에 쓴다. 모든 임직원이 한 사람당 1개씩 물품을 기증해 진행하는 ‘벚꽃 바자회’를 통해서도 이웃돕기 재원을 모은다. 지난 4월 바자회에서 모은 수익금은 ‘사랑의 밥차’에 기증했다. 영화배우 정준호씨가 대표로 있는 사랑의 밥차는 매주 말 독거노인과 소년소녀 가장, 장애우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단체다. 유니세프(UNICEF·세계아동기금) 한국위원회와 함께 1994년부터 벌인 ‘사랑의 기내 동전 모으기’ 운동으로는 전세계 불우한 어린이들을 돕고 있다. 지난해 11월 모금액 30억원을 돌파했으며 모금액은 유니세프로 보내져 ‘르완다 어린이 돕기’,‘북한 어린이 돕기’ 등에 쓰였다. 결연 형태의 활동도 활발하다. 강원도 홍천군의 외삼포2리와 ‘1사 1촌’을 맺고 분기별로 농번기 일손을 돕고 있다.‘1사 1산’ 운동 차원에서 서울 강서구 우장산을 가꾸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아시아 8개국 언어로 출판된 도서 2100여권을 아름다운재단 ‘책 날개를 단 아시아’ 캠페인에 지원했다. 중국어, 필리핀어, 러시아어, 인도어, 베트남어 등으로 된 현지 베스트셀러들을 해외지점에서 직접 구매해 한국으로 보냈다. 이주노동자인권센터 등 7개 관련 단체에 배분됐다. 베트남에서는 2004년부터 극빈지역인 ‘번쩨’성에서 어린이가 있는 집을 대상으로 ‘사랑의 집 짓기’ 활동을 펴고 있다. 사내 유니세프 봉사동아리 회원들이 매달 1만원씩 성금을 내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가로 5m, 세로 8m의 집을 한 채 짓는 데 500달러(약 45만원)가 든다. 휴가나 비번일 등에 직접 공사현장을 찾아가 작업에 참여한다. 캄보디아 프놈펜에서는 승무원들이 한글·영어 교육, 위생·생활봉사, 의료·교육물품 지원, 음악·마술공연 등의 활동을 편다. 중국 하얼빈에서는 독거노인에 대한 겨울철 석탄을, 타슈켄트에서는 고려인 밀집거주 지역인 프라우다 마을 독거노인들에게 식사를 각각 지원하고 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향토미인대회 입상자 활용도 낮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개최하는 향토미인 선발대회가 너무 흔하고, 뽑은 미인들의 활용도도 매우 낮다는 비난 여론이 높다. 뽑힌 미인들도 상당수 외지인들로 지역 특산물 홍보라는 본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상당수의 미인선발대회는 전국을 휩쓸고 다니는 수도권 연예기획사나 이벤트사 소속 인물의 몸값 올리기와 경력 쌓기 행사로 전락한 실정이다. 지자체들은 지역축제를 개최할 때 대체로 미녀선발대회를 함께 갖는다. 전국에서 어림잡아 해마다 70여개의 미인선발대회가 열린다. 전북지역에서는 춘향선발대회, 사선녀선발대회, 벚꽃아가씨 등 7차례의 미인선발대회를 갖는다. 미인대회에는 적게 15∼20명, 많게는 300∼400명의 지원자가 몰린다. ●흔해 빠진 미인대회… 전국 70개 안팎 경북지역도 김천 포도아가씨, 안동 한우아가씨, 영양 고추아가씨 등 지역특산품 이름을 붙여 7차례의 미인선발대회를 열고 있다. 이 때문에 미인대회에 나오는 인물들의 특성과 수준이 보통 수준에 머물러 특산물 홍보에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특히 미인대회가 서울 등의 연예기획사, 이벤트사에 소속된 미인들의 몸값 올리는 행사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열린 전북 임실군 소충사선문화제에서 선발된 8명의 사선녀는 모두 임실 출신이 아니다. 향토 미인상마저 타지역 출신이 받았다. ●기획사 소속 적잖아 출연료도 높아 향토축제의 특산물 미인은 그 지역과 축제의 이미지를 상징하는 인물을 선발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그러나 선발 기준에 특색이 없고 축제에 부합하지도 않아 겉모습만 화려한 미인을 선발하는 데 그치고 있다. 전국 미인선발대회들의 기준이 거의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임실군의 한 주민은 “아름다움과 지·덕을 고루 갖춘 미인 보다는 외모만 치중해 ‘우량가축 품평회’를 보는 것 같아 씁쓸했다.”고 지적했다. 지자체가 선발한 미인의 활용도도 매우 낮은 편이다. 이들은 특산품 판매전이나 관광홍보행사에 간혹 출연하지만 상당한 출연료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자자체들이 초청을 꺼리고 있다. 따라서 선발대회때 관광객 앞에서 자태를 뽐내는 것으로 사실상 이들의 역할은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임실의 사선녀들은 지역사회 홍보에 거의 기여하지 못한다는 지적이고, 전북 장수의 ‘주논개 선발대회’도 상황은 비슷하다. 전남 장흥군은 매년 억새미인과 철쭉미인 3∼4명씩을 선발하지만 이들은 선발된 뒤 특별한 활동이 없다. 전남 보성군은 차 아가씨를 선발하지만 녹차 제품을 홍보할 때만 활동한다. ●폐지된 미인대회도 수두룩 전북 완주군은 대둔산 아가씨를 선발해 오다 7∼8년 전 폐지했다. 선출된 미인들이 지역 홍보대사로 나서지도 않고 이들을 활용할 특별한 방안도 없기 때문이다. 전북 고창군도 매년 가을 열리는 모양성제에서 공주를 선발해오다 3∼4년 전 중단했다. 지역에 있는 조그만 성인 모양성에 공주가 살았을 가능성이 희박한데 공주를 선발하는 것은 축제 본래의 취지를 훼손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전남 무안군은 10년 전에 양파아가씨 선발을 중단했다. 양파 값이 너무 싸서 홍보를 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또 전남 장흥군은 천관산 억새제와 철쭉제에서 억새미인, 철쭉미인들을 해마다 3∼5명씩 선발하지만 가파른 산을 잘 타야만 입상 가능성이 있다. 경북 영덕군 복사꽃 아가씨 선발대회도 호적 또는 주민등록이 영덕인 여성들만으로 참가 자격을 제한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대구 김상화·무안 남기창기자 shlim@seoul.co.kr
  • [땅끝마을에서 한양까지 다시 걷는 옛길] (8) 전주 원동 ~ 익산 여산

    [땅끝마을에서 한양까지 다시 걷는 옛길] (8) 전주 원동 ~ 익산 여산

    옛길은 이야기속으로 사라진 길이다. 한때 민족 이동의 대동맥이었던 호남대로는 이제 역사로만 기억되는 잊혀진 길이다. 하지만 옛길은 우리 역사와 문화를 오롯이 간직한 보고이다. 길을 다니던 사람들의 삶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옛길의 생명력은 또한 끈질기다. 국토의 개발이라는 거대한 밀물에 사라지기도 했지만 아직도 원형이 보존된 곳이 적지 않다. 개발에서 소외된 호남지역은 그런 의미에서 옛길을 가장 많이 보존하고 있는 지역일 수 있다. 원(院)과 주막(酒幕), 객주(客主)는 사라지고 없지만 기쁨, 슬픔, 절망, 한의 역사를 간직한 옛길의 흔적을 좇을 수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전주의 뒤안길이 된 옛길 전북 지방의 옛길은 전북의 도청 소재지인 전주시의 서쪽 변두리를 지난다. 호남대로란 옛말이 무색할 정도다. 나지막한 구릉지대를 지나는 옛길은 한적한 2차선 도로로 변했다. 옛날 원이 있었다 해 붙여진 전주시 원동을 지난 옛길은 전주∼군산간 국도 26호선과 교차한다. 국도 26호선은 호남평야에서 생산된 쌀을 군산항을 통해 일본으로 반출하기 위해 일제가 만든 길이다. 봄이면 전국에서 가장 긴 일백리 벚꽃터널을 이룬다. 벚나무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재일교포들이 전해준 것이다. 일제가 수탈을 위해 만든 길에 재일교포들이 일본의 나라꽃을 심은 길은 이제 전주와 익산, 군산을 연결하는 산업도로로 변했다. 옛길이 국도 26호선과 교차하기 직전 오른쪽에는 ‘한국도로공사 수목원’이 자리잡고 있다. 1970년 호남고속도로를 건설하면서 남은 땅에 다양한 수목과 희귀식물을 심어 꾸민 수목원이다.33만 9380㎡의 부지에 178과 3010종의 수목을 재배하고 있다. 인터체인지 부근은 일제 시대에 미쓰비시 재벌이 운영하던 동산농장을 비롯한 일본인들의 대규모 농장이 있었던 곳이다. 전라선 철도도 동산농장에서 생산되는 쌀을 반출하기 위해 부설된 사설 협궤 철도였다. 그러나 동산농장이 있던 곳에는 전주월드컵경기장이 들어섰다. 옛길은 용덕·용정·구정마을을 지나면서 호남고속도로와 교차해 완주군 삼례읍을 향한다. 호남고속도로를 왼편에 끼고 삼례까지 펼쳐지는 평야지대를 나란히 달린다. 옛길은 아련한 모습으로 논밭 사이를 지나다 만경강 상류인 삼례 한내 천변에서 끊겼다. 강을 건너던 다리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한내를 건너면 완산팔경(完山八景)의 하나인 비비정(飛飛亭)이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비비정은 1573년(조선 선조 6년) 무관이었던 최영길에 의해 건립됐다. 이곳에 오르면 전주시내와 호남평야가 한눈에 들어온다. 앞으로는 한내가 흐르고 주변으로 드넓은 평야가 펼쳐져 풍광이 대단히 아름답다. 유유히 흐르는 물위로 기러기들이 내려앉는 풍경을 볼 수 있어 옛 조상들은 이곳을 비비낙안(飛飛落雁)이라 했다. 양반들은 이 정자에 앉아 술을 마시고 시를 지어 주고 받으며 정취를 달랬다고 한다. 깊고 천이 넓어 군산, 부안에서 온 소금배와 젓거리배가 쉴새 없이 오르내렸다. 백사장 한쪽에는 큰 시장이 열렸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곳은 조선시대 9대로 가운데 전주·남원·통영 방면으로 가는 ‘6대로’가 분기하는 곳이다. 호남대로는 비비정 옆 언덕을 지난다. ●동학농민군 2차 집결지 삼례 비비정 마을을 지난 옛길은 삼례읍 중심지에 들어선다. 삼례초등학교 앞을 지나 원삼례마을을 향하면서 헤어졌던 국도 1호선과 다시 교차한다. 국도 1호선은 익산쪽을 향하지만 옛길은 호남고속도로와 나란히 삼례중앙초등학교 옆을 지난다. 삼례는 동학농민혁명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1894년 9월(음력) 10만여 농민군이 항일 투쟁의 깃발을 앞세우고 재집결한 2차 봉기 장소이다. 일본군이 경복궁을 침범하고 청일전쟁을 일으키자 일본군과 탐관오리를 아내기로 결의한 농민군들은 삼례뜰에서 거대한 물결을 이루었다. 삼례봉기는 근대 민족·민중운동의 출발이요 새로운 한국사회를 밝히는 위대한 횃불이었다. 이에 앞서 1892년 11월(음력)에는 동학교도 수천명이 교조 최제우의 억울함을 탄원하기 위해 모인 장소다. 이른바 교조신원운동(敎祖伸寃運動)이다. 삼례집회는 전라감영의 무력진압을 각오한 것으로 실은 탐관오리에 대한 투쟁이었다. 이들은 삼례역에 모여 두차례 전라감영에 의송(議送)을 보내 동학 교조의 신원(伸寃)을 할 것과 동학도에 대한 수탈 중지를 요구했다. 삼례집회는 본 뜻을 이루지 못했으나 동학도에 대한 부당 주구금지 조치를 얻어냈다. ●백제 도읍지 익산 호남고속도로 삼례인터체인지를 지나면 행정구역이 변한다. 옛길 남쪽은 완주군 삼례읍, 북쪽은 익산시 왕궁면이다. 왕궁은 백제문화제가 널리 분포되고 있는 지역이다. 제석사지(사적 제405호), 왕궁리 유적(사적 제408호), 함벽정(전북도 유형문화제 제127호) 등이 있다. 왕궁리 유적은 1989년부터 학술 발굴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마한의 도읍지설, 백제 무왕의 천도설, 안승의 보덕국설, 후백제 견훤의 도읍지설이 전해지고 있다. 왕궁리 유적지에는 백제계 석탑 형식에 신라탑 형식이 가미된 고려 초 작품으로 추정되는 5층 석탑(국보 제289호)이 남아있다. 옛길은 왕궁면 남촌마을과 삼례읍 농원마을 사이를 지나 봉광동을 스친다. 통정·역기·신기마을을 지날 때까지 왼쪽으로는 호남고속도로가 계속해 달린다. 전광리에서 호남고속도와 교차한 옛길은 왕궁저수지를 향한다. 왕궁저수지는 1931년 일제시대에 준공됐다. 옛길은 왕궁저수지 건설로 일정 부분이 수몰됐다. 대동여지도에 옛길은 왕궁저수지 중앙을 통과하는 것으로 기록돼있다. 저수지를 지나 연봉정 마을을 지난 옛길은 탄현고개를 넘는다. 연봉정 마을은 주막촌이었으나 현재는 초라한 농촌 마을에 지나지 않는다. 탄현고개를 넘으면 익산시 여산면이다. 이곳부터 옛길은 국도 1호선과 다시 한몸이 된다. ●천주교 성지 여산 여산은 한양에서 내려올 때 호남의 초입 고을로 위세를 떨쳤던 지역이다. 호남에 들어가기 전 중요한 길목이어서 주막과 객주가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는 장급 여관 하나 볼 수 없는 전형적인 농촌 면소재지다. 충청도와 전라도의 경계를 이루는 여산은 한때 학문과 행정의 중심지였다. 천주교의 전래도 다른 지역보다 훨씬 빨랐다. 그만큼 박해도 많이 받았다. 여산성당은 1866년 병인박해 때 여산부의 속읍지였던 금산·진산·고산 등지의 심산유곡에 숨어있던 신자들이 여산관아로 잡혀와 모진 형별과 굶주림의 고통을 당하고 1868년 처형돼 순교한 성지다. 이곳에는 다른 곳에서는 대부분 철거된 동헌이 남아 있다. 동헌은 사또가 있었던 관아다. 여산동헌(전북도 유형문화재 제93호)은 조선 후기 관아 건물 가운데 원형에 가깝게 잘 보존된 몇 안되는 귀중한 문화재다. 동헌 앞에는 천주교 신자들의 얼굴에 물을 뿜고 그 위에 백지를 여러 붙여 질식사시킨 ‘백지사(白紙死)터 성지’가 남아 있다. 옛길은 여산 동헌을 지난 뒤 1번 국도와 다시 만나 충청남도 논산시를 향한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신정일 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대표 “옛길 복원해 보행권 되찾아야” “역사 속에서 실재했던 옛길을 복원해 국민들의 보행권을 확보해야 합니다.” 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신정일(53) 대표는 “옛길을 복원해 보행권이 확보되면 삶의 질이 향상되는 것은 물론 우리 국토의 재발견과 민족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땅 걷기 모임은 차를 타는 것 보다 느리게 걸으며 우리 국토를 다시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 발족했다.‘보행권 되찾기 운동’과 ‘옛길 문화재 지정 운동’을 벌이고 있다. 두발로 우리 땅을 걷자는 뜻으로 11월11일을 ‘길의 날’로 정했다. “우리 산, 우리 강, 우리 국토가 너무 아름다워 걷기를 멈출 수 없습니다.” 그는 전국 방방곡곡을 답사하며 얻은 우리 문화와 역사에 대한 지식을 책으로 쓰고 있다. ‘다시 쓰는 택리지’를 비롯해 그가 펴낸 책은 무려 32권이나 된다. 모두 그가 발로 뛰며 몸으로 느끼고 본 것을 엮은 것이다. 영남대로, 삼남대로는 물론 한강, 낙동강, 금강, 만경강 등 8개 강을 걸었고 400개의 산을 올랐다.25년 동안 전국을 답사하며 걸은 거리만 해도 지구를 몇바퀴 돌 정도다. 이 때문에 그에게는 ‘현대판 김정호’라는 별명이 따라 다닌다. “옛날 만경강을 건너기 위해서는 주로 배를 탔지요. 비비정이 완산팔경으로 꼽히는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는 “현재 왕궁리 근처에 가면 축산 폐수가 악취를 풍기지만 옛 백제의 숨결을 느끼고 대화를 할 수 있는 의미 깊은 곳”이라며 “호남대로는 걸으면 걸을수록 깊은 맛을 느낄수 있다.”고 강조한다. “옛 선비들은 산천을 유람하는 것은 좋은 책을 읽는 것과 같고 책을 읽는 것은 산천을 유람하는 것과 같다고 했습니다. 저 역시 답사를 하다 지치면 책을 읽거나 쓰고, 이 역시 지치면 다시 답사를 떠나지요.” 그는 이처럼 요즘도 일주일에 3일은 답사를 위해 걷고 4일은 책을 쓴다. 신 대표는 “걷는 것은 곧 자연 사랑이고 자연 속으로 내가 들어가는 하나의 첩경”이라며 옛길 복원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칙칙폭폭’ 추억의 간이역

    ‘칙칙폭폭’ 추억의 간이역

    어렸을 적 기차역은 단순히 열차를 타고 내리는 곳이 아니었다. 한 고장의 삶과 꿈이 녹아 있는 시작과 끝(始終)의 공간이었다. 보따리 한가득 장에 내다팔 것들을 실은 어머니들에게는 가족의 하루 끼니를 책임지는 중요한 출발점이었고, 고향을 떠나 상경하던 젊은이들에게는 꿈의 시작이었다. 시작하는 이들에게 그 곳은 꿈의 출발점이었고, 결과가 어찌 됐든 도착하는 이들에게는 고향의 따뜻함을 느끼게 해 주는 첫 풍경, 첫번째 공간이었다. 지금은 퇴락한 채 서 있는 간이역이지만, 단순히 벽돌건물 한 채의 쓸쓸함만으로 치부할 수 없는 커다란 의미가 있다. 이제 곧 한가위. 많은 이들이 기차를 타고 고향으로 향할 게다. 이번 한가위엔 옛 모습을 온전히 간직한 간이역을 찾아 옛 일들을 추억해 보는 건 어떨까. 글 사진 박준규 기차여행전문가 traintrip.kr # 영동선 하고사리역 한국의 간이역들 중에는 특이하게도 마을주민들의 힘으로 만들어진 간이역이 있다. 영동선 양원역과 하고사리역, 지금은 폐역된 경북선 미룡역이 그 주인공. 하고사리역은 도계지역 석탄자원이 개발되면서 1966년 마을주민들에 의해 현재의 역사가 세워졌다. 기차역 하나만으로 사람들이 찾는 경우는 드물지만, 하고사리역은 예외다. 우뚝 서 있는 능수버들이 역무원 하나없는 역을 지키는 풍경이 마치 그림을 그려놓은 듯하다. 시인, 화가는 물론, 별난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익히 알려진 곳. 철도를 주요 주제로 삼는 미술가 김지환씨는 지친 나그네가 머물 만한 쉼터로, 간이역을 노래하는 박해수 시인은 ‘물안개 피어나는 아침 물빛 영혼’으로 표현했다. 아름다운 간이역을 노래한 것이 어디 예술가뿐이랴. 철도여행 마니아들에게는 이미 성지와도 같은 곳이다. 지금은 열차가 정차하지 않지만, 버스 연결편이 잘 갖춰져 있다. 그림같은 간이역을 가보고 싶은 이들에게 ‘강추’. ▶가는 길 청량리역 안동행 열차→영주역 하차→강릉행 열차→도계역 하차→삼척·동해·강릉·속초행 버스. # 경북선 용궁역 이름처럼 용왕님은 없지만, 한적한 간이역의 정취를 한껏 머금은 곳. 주황색 지붕과 벽면, 의자의 아기자기한 색상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낭만적인 간이역으로 떠나려는 여행자들에겐 딱이다. 용궁역에 내려 따끈따끈한 박달식당 순대국밥을 먹는 건 용궁역 여행의 ‘기본코스’다.4000원이면 순대 한 접시와 느끼함 없는 따끈한 순대국밥을 맛볼 수 있다. 용궁면 소재지에서 택시로 10분 정도 가면 내성천 물줄기가 휘감고 도는 회룡포에 도착한다. 장안사와 회룡포 전경이 내려다 보이는 회룡대를 가는 것도 좋고, 공사장에서 쓰는 구멍뚫린 철판을 이어 놓은 ‘뿅뿅다리’를 따라 드라마 ‘가을동화’의 어린 시절 은서(송혜교)와 준서(송승헌)의 사랑이야기가 있던 회룡포를 거닐어도 좋겠다. ▶가는 길 서울역→동대구·부산·마산·진주행 열차→김천역 하차→영주행 열차 탑승→용궁역 하차.(버스의 경우 영주, 김천, 구미에서 용궁면 소재지까지 이용 가능) # 군산선 임피역 세월이 멈춰선 마을.70년 넘은 임피역이 호남평야 한 쪽에 고즈넉하게 서 있다. 한때 컸을 법한, 그러나 지금은 역무원이 철수한 소박한 간이역이다. 등록문화재가 된 덕에 갑자기 철거될 염려가 줄었으니, 낭만을 꿈꾸는 여행자들이라면 언제라도 찾으면 된다. 역전마을 안으로 접어들면 방앗간 시설물이 보이고, 조금 더 들어가면 ‘신생이용원’이라는 1970년대 간판을 만난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속으로 접어든 것 같은 느낌. 이 동네가 가장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던 1940년대에서 시간이 멈춰선 듯하다. 임피역 구내는 탁 트인 전망과 3칸짜리 통근열차의 왕래로 인해 제법 유명세를 얻었지만, 언제 가더라도 만날 수 있는 사람 수는 5명을 넘지 않는다.4월이면 커다란 벚꽃이,10월이면 노랗게 자란 은행나무 두 그루가 명물이 된다. 아름다운 경치는 어느 간이역에서나 쉽게 만날 수 있지만, 임피역이 지니고 있는 꾸밈없는 아름다움은 쉽게 접할 수 있는 풍경이 아니다.2006년 11월까지 근무했던 임피역의 ‘마지막 역무원’ 양선재씨의 말을 빌리자면 밤이면 시끄러워 잠을 잘 수가 없었단다. 두 그루 은행나무가 밤새 속삭이는 사랑이야기 때문. ▶가는 길 용산, 영등포역→광주·목포·여수행 열차→익산역 하차→군산행 통근열차→임피역. # 중앙선 능내역 정차하는 열차가 없어 버스를 이용해야 하는 곳. 서울에서 가까운 데도, 도시 분위기를 완전히 벗어나 한가한 시골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다산유적지 등 역 주변에 걸어서 갈 수 있는 곳들도 많다. ▶가는 길 청량리역에서 2228번 버스를 타고 능내역 하차. # 동해남부선 송정역 아담한 역사 앞 마을과 바다가 보이는 풍경이 인상적인 곳이다. 백사장의 곡선도 아름답고, 송정해변을 따라 달리는 기차를 타고 해운대까지 갔다오는 것도 재미있다. ▶가는 길 서울역→부전행 열차→부전역 하차→울산행 열차→송정역 하차(부산역, 부전역에서 시내버스로도 이동 가능). # 동해남부선 안강역 불국사역 역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역사를 문화공간으로 바꿨던 최해암 시인이 역장으로 있는 곳. 수시로 그림, 시 작품 전시회를 연다. 가끔 역장이 DJ로 등장해 멋진 음악들을 선사하기도 한다. 기차역의 고정관념을 확실히 깨주는 곳. ▶가는 길 서울→부산·동대구·마산·진주행 열차 탑승→동대구역 하차→포항행 열차→안강역. # 정선선 나전역 꼬마열차로 유명한 정선선의 4대 간이역 중 한 곳.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목조역사인데다, 예쁜 도깨비그림이 그려져 있어 철도마니아뿐 아니라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는 곳이다. ▶가는 길 청량리역→강릉행 열차→증산역 하차→아우라지행 열차→나전역. # 문경선 진남역, 불정역 진남역은 진남교반과 그 아래를 흐르는 영강의 경치가 일품인 곳.1960년대 지어진 목조 역사의 원형이 잘 유지돼 있다. 불정역은 침대차와 객차 등을 이용해 국내 최대규모의 ‘철도 펜션’으로 거듭날 계획이 추진중이다. 문경새재 등 주변 관광지와의 연계성도 좋다. ▶가는 길 서울역→부산·동대구·마산·진주행 열차→김천역 하차→영주행 열차→점촌역 하차→문경방면 시내버스→진남역(불정마을)하차.
  • 4·19 묘지 옆 가로수 무궁화로 꾸민다

    4·19 묘지 옆 가로수 무궁화로 꾸민다

    강북구는 22일 올해말까지 수유4동 국립 4·19민주묘지∼통일연수원의 4·19길(720m·지도)에 토종 무궁화 240그루를 심어 무궁화길을 만든다. 현재 가로수 역할을 하고 있는 벚나무 100여그루는 고스란히 우이천의 벚꽃 산책로에 옮겨 심는다. 순국선열의 넋이 살아있는 4·19묘지 주변에 일본의 국화인 벚나무를 뽑아내고 우리나라의 꽃을 심어 애국심을 일깨우자는 취지에서다. 왕복 2차로의 양쪽 인도에 2.5m 높이의 무궁화나무를 6m 간격으로 심는다. 무궁화에는 해충 진딧물이 많다는 지적도 있지만, 서울시가 상암동 월드컵공원 도로에 무궁화나무로 가로수를 운영한 결과, 보행자 등에게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길은 이미 2003년에 ‘태극기사랑길’로 지정돼 365일 가로변에 태극기가 휘날리고 있다. 앞으로 태극기와 무궁화가 넘실대는 거리가 되는 셈이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구 의정 초점]중랑구 ‘이미지 쇄신’

    [구 의정 초점]중랑구 ‘이미지 쇄신’

    중랑구의 집행부와 의회가 한목소리를 내는 지향점이 있다.‘이미지 변화’이다. 공동묘지가 자리잡고 있고, 집중호우가 쏟아지는 여름이면 어김없이 침수, 범람하는 중랑천변에 위치해 있어 이미지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상 침수 피해가 크지 않은데도 ‘늘 피해를 입는 동네’로 낙인 찍혔다는 것이 양측의 공통된 불만이다. 그래서 집행부는 망우공동묘지의 시민공원화 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구의회는 중랑천을 활용한 이미지 쇄신 작업에 올인하기로 분업을 했다. ●초라한 중랑천변이 화려한 공원으로 묵동교와 이화교 사이 중랑천 산책로 2㎞ 구간에는 장미밭이 펼쳐져 있다. 개성 없는 회색 방음벽을 붉은 덩굴장미가 화려하게 장식하고, 곳곳에 장미꽃으로 뒤덮인 장미터널도 세워져 있다. 지난 2005년부터 조성을 시작한 장미거리에는 무려 2만여그루에 이르는 사계장미와 덩굴장미가 심어져 있다. 한해에 4∼5번 꽃을 피우는 사계장미가 주를 이뤄 겨울을 제외한 모든 계절에 장미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처음 장미거리를 조성할 때는 주민들의 반발도 컸다. 대다수가 “이런 곳에 투자할 돈이 있으면 주민 생활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사업을 하라.”는 불평이었다. 이제는 “장미거리는 우리 구의 상징”이라면서 반기고 있다. ●내년에는 장미축제 개최 올해도 장미거리 조성 사업은 계속된다. 중랑천제방과 이화교, 장안교에 이르는 2.5㎞ 구간에는 장미거리와 연계한 체육시설과 편의시설, 공연장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달 중에 조성공사에 들어가 오는 11월에 완공할 예정이다. 또 야간조명을 설치하고, 곳곳에 다양한 조각품을 보완해 사진촬영 장소나 예술거리로도 손색이 없는 곳으로 만드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목표는 내년쯤 장미를 이용한 축제를 여는 것이다. 장미거리의 규모나 질적인 면에서 전국의 어느 장미축제에도 떨어지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대대적인 지역축제로 키울 계획을 품고 있다. 이미지 쇄신은 물론 살기좋은 지역으로 자리매김하는 데도 일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예산이다. 지금까지 투입된 예산은 시비 6억원, 구비 3500만원. 하지만 덩치가 큰 시설을 설치하는 일이 남아 있어 줄잡아 10억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시의 지원 여부가 성공의 관건이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중랑구의회 오종관 위원장 “지역 명소로 발돋움” “아름다운 거리를 만드는 것은 터널을 하나 뚫는 것보다 큰 가치를 지닌다고 봅니다.” 중랑구의회의 오종관(46) 행정재경위원장은 14일 단호한 어조로 이같이 말했다. 장미거리 조성을 주도한 오 위원장은 서울 외곽의 테마파크에 들렀다가 아이디어를 얻어 2003년 12월에 장미터널을 처음 제안했다.‘공동묘지’,‘수해지역’이라는 구의 이미지를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확신이 섰기 때문이다. 직접 장미거리 구상안을 스케치하고, 테마파크 관계자들에게 색상과 종자가 좋은 장미를 추천받아 제안을 했으나 시큰둥한 반응만 돌아왔다. 구비를 확보하지 못해 시비로 예산을 꾸리는 데 주력했다.2년이 지난 2005년에야 3억원의 예산을 받아 방음벽과 아치를 활용해 장미거리를 만들 수 있었다. 오 위원장은 “4년 만에 결실을 맺은 장미거리는 이제 중랑구의 명소가 됐다.”면서 “전국적으로 확산된 4월 벚꽃축제 못지않은 ‘5월 장미축제’를 특화사업으로 만들면 획기적인 구의 이미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서울시의회 채봉석 의원과 사업설명회를 여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대재앙’ 지구온난화

    [서울신문 창간103주년] ‘대재앙’ 지구온난화

    ■ 슈퍼 태풍이 온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폐해는 한반도라고 예외가 아니다. 기온이 올라가 질병이 늘고 산업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겨울 짧아지고 진해 벚꽃 8일 일찍 개화 최근 들어 기상청은 벚꽃 피는 시기를 전망하느라 애를 먹는다. 올해 진주 벚꽃 개화 시기는 3월24일이었다. 평년보다 11일, 지난해보다는 8일 정도 일찍 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겨울(지난해 12월, 올 1∼2월)은 지구 온난화와 엘니뇨의 영향으로 1904년 근대기상관측 이래 가장 포근했다. 겨우내 전국 평균 기온은 2.46도로 평년(최근 30년)0.43도보다 2.03도 높았다. 특히 2월 전국 평균 기온은 4.09도로 평년(0.75도)보다 3.34도 상승했다. 서울 한강은 1991년 겨울 이후 15년 만에 얼지 않았다.1850년 이래 가장 따뜻했던 12번 중 11번이 최근 12년 동안에 발생했다. 갈수록 한강이 어는 것을 보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김태룡 기후자료팀장은 “지구 온난화와 도시화 등에 따라 기온이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겨울이 짧아지고 따뜻한 날이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과 재배 지역 강원도 양구까지 북상 기온 상승은 한반도 식생 변화를 예고한다.‘대구 사과’는 이미 재배지가 강원도 양구까지 북상했다. 조치원에서 농사를 짓는 임진수씨는 “기온이 올라가면서 병해충이 크게 증가했다.”면서 “복숭아 출하 시기도 10년 전보다 1주일은 빨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라면 금세기 말에는 서울 남산 소나무도 모두 말라죽고 열대림이 그 자리를 메우지 않을까 걱정된다. 환경부는 “2080년쯤 한반도의 현존 산림생물이 멸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온 상승, 재해 빈도 증가 기상청은 올해는 세계적으로 가장 더운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슈퍼 태풍의 경고도 나오고 있다. 피해액이 4조원을 넘은 루사, 매미와 같은 대형 태풍은 모두 최근 5년간 집중됐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채여라 연구원은 “모든 나라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실행하지 않으면 2100년 한반도 기온은 3도 올라가고 연간 58조원의 경제적 피해를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열받은’ 케냐 피해 확산 케냐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케냐타 국제공항에 내리자마자 한눈에 펼쳐지는 천혜의 자연 앞에서 연신 ‘원더풀’을 외친다. 적도 근처 아프리카 땅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초가을 같은 온화한 날씨와 손에 잡힐 듯한 푸른 하늘에 흠뻑 빠져든다. 그러나 감탄도 잠시, 아름답게만 보였던 케냐 자연이 지구온난화라는 덫에 걸려 돌이키기 어려운 길로 변해가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마운트 케냐 만년설도 92% 녹아 내려 신이 선물한 아프리카의 자연 가운데 가장 신비하다고 하는 킬리만자로(해발 5896m). 킬리만자로를 덮었던 만년설(빙하)을 보는 것도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만년설로 뒤덮였던 곳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다. 눈이라곤 정상에만 조금 남아 있고 시커먼 돌덩어리들이 관광객을 맞이한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지질학자 로니 톰슨은 “킬리만자로 정상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녹는다면 2020년쯤에 정상의 눈이 사라져 암석만 남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운트 케냐(해발 5199m) 꼭대기 만년설도 같은 운명에 처했다.1800년대 말에 확인된 18개의 빙하 가운데 현재 12개만 남았다. 이들마저 빠르게 녹아내려 약 92%가 사라진 것으로 학자들은 보고 있다. 케냐를 구성하는 70여개 부족 가운데 가장 큰 부족인 키쿠유(Kikuyu)족 사이에서 마운트 케냐는 세계의 창조주인 나가이가 이 땅 위에서 머무는 곳으로 전해져 왔다. 경외감을 일으키는 정상의 빙하가 모두 사라지고 나면 이제 그러한 문화적인 자산도 함께 사라지는 운명에 처하고 말 것이다. 킬리만자로에서 시작하는 7개의 강가에는 수백만명이 살고 있는데 가뭄과 수량 고갈로 얼마 지나지 않아 삶의 터전을 버려야 할 위험에 처했다. ●사막화 확산으로 전통 생활양식 포기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서 북서쪽으로 한 시간 정도를 가면 기린과 누 떼가 한가롭게 풀을 뜯고 크고 작은 호수로 둘러싸인 대규모 초원지대(리프트 밸리·Rift Valley)가 나온다. 이 가운데 나이바샤 호수로 흘러드는 하천 유역은 과거 물에 잠겼던 곳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강우량이 감소하고 지속적으로 물을 공급하던 에버데어 산악지대 숲이 파괴되면서 호수 물이 말라가고 있다. 케냐 국토의 88%는 건조 또는 반건조 지역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과 산림 파괴, 강우량 감소로 건조 지역이 늘어나면서 사막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물 부족은 농민뿐만 아니라 가축을 키우며 살고 있는 부족들의 삶에도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집중 호우로 인한 홍수 피해도 위협적이다. 케냐는 이미 1998년에 엘니뇨 현상으로 피해액이 170억실링(약 2400억원)에 이르는 홍수 피해를 입었다. 그런가 하면 2005년에는 극심한 가뭄으로 많은 가축들이 폐사했다. 가축이 폐사함에 따라 목축에 종사하던 가족들은 생계를 잃고 삶의 터전을 떠나야 했다. 가축에게 풀을 뜯길 곳이 사라지면서 50만명이 전통적인 생활양식을 포기하고 생존을 위해 나이로비 등 대도시 주변 슬럼가로 모여들고 있다. 지구온난화 피해는 식물 생태계 파괴에 그치지 않는다. 인간과 동물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야생 동·식물 갈수록 감소 건조한 초원과 사막지대, 고원지대, 인도양 및 빅토리아 호수 등 다양한 지형과 기후 특성으로 케냐는 지구상에 얼마 남지 않은 야생 동·식물의 천국이다. 자연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는 생태계의 보물 창고다. 특히 케냐의 국립공원 및 보호구역 비율은 아프리카 국가들 가운데 최고를 자랑한다. 암보셀리·마사이마라 국립공원 사파리는 세계적인 관광지로 케냐를 관광대국으로 끌어올린 자원이다. 그만큼 케냐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다. 최근 이곳을 찾는 우리나라 관광객도 부쩍 늘었다. 그러나 이처럼 소중한 자산인 케냐의 생태계와 자연환경이 최근 큰 위험에 직면했다. 올해 4월에 발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 보고서는 지구 평균 온도가 1.5∼2.5도 상승할 경우 동·식물의 약 20∼30%가 멸종할 위험이 더 높아질 것으로 경고했다. 지구 온난화가 계속될 경우 우리가 텔레비전을 통해 잘 알고 있는 야생동물의 천국이 케냐에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케냐 야생동물보호청 제임스 메턴지는 “기후 변화가 생태계의 생물다양성을 훼손하고 있다. 특히 대형 포유류와 소형 포유류 및 식물 등에서 그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질병 급증…두 달 만에 122명 사망 지구 온난화로 인한 질병도 주민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말라리아 등 열대성 질병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던 케냐의 고원지대도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금세기 후반부터는 위험 지역으로 빠져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의료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주민들에게는 치명적이다. 징후는 벌써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 케냐에서는 건조한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지난해 12월부터 ‘리프트밸리 열병(Rift Valley Fever)’이라고 불리는 전염병이 발생했다. 올해 1월 말까지 불과 두 달 만에 환자가 414명으로 늘었고, 이들 가운데 무려 122명이 사망했다. 영양 상태와 위생시설이 열악한 지역에서 기온 상승은 주민들의 건강에 큰 위협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기후변화는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케냐에 큰 영향을 미친다. 케냐는 전력 공급의 대부분(60∼80%)을 수력발전에 의존한다. 수력 발전소가 있는 타나강 주변 하천은 마운트 케냐의 빙하에서 지속적으로 수량을 공급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운트 케냐의 빙하가 녹으면 케냐의 전력 공급이 끊기고 산업 기반마저 무너뜨려 이 지역에 삶의 기반을 두고 있는 주민들 모두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황계영 주 케냐 한국대사관 환경관 ■ 케냐 정부 온난화 대책 케냐의 지구 온난화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길은 있을까, 아니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케냐는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지만 국내 산업 기반이 취약하고 온실가스 배출량 자체도 미미해 할 수 있는 일은 사실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국민 다수가 절대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를 발전시키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는다. 케냐 정부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지구 온난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왕가리 마타이 박사가 이끄는 그린벨트운동 등 민간단체들이 산림의 무분별한 파괴를 막고 대대적으로 나무 심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우기에 집중적으로 내리는 빗물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빗물 저장시설의 보급을 확대하는 한편 전력 공급원을 다변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케냐발전회사의 피우스 코리코는 “기후 변화로 인한 가뭄은 수력발전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지열·풍력 등을 이용, 발전 다원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이곳에서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가 열렸다. 세계의 환경장관, 민간 전문가 등이 모여 온실가스 감축 방안,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지원 방안 마련 등을 주제로 열띤 논의를 했다. 케냐 정부 관계자들은 산업화의 부산물로 야기된 기후변화가 산업화의 혜택을 전혀 보지 못하는 아프리카 저개발국가들에 가장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선진국들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선도적인 노력과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지원을 강력히 요구했지만 선진국들의 지원은 미지근한 상태다. 지구온난화를 경고하는 자연의 목소리에, 가장 빈곤한 지역에서 고통 받고 있는 지구촌 가족들의 목소리에 세계가 귀기울여야 할 때이다. 황계영 주 케냐 한국대사관 환경관 ■ 더위 먹은 지구 식혀주세요 유엔환경계획(UNEP)은 지난달 환경의 날을 맞아 코앞에 닥친 지구 온난화의 위험을 직설적으로 경고했다.‘녹아내리는 빙하-위기 속의 지구’라는 주제를 통해 기후변화가 세계 전체에 끼치는 중요한 사실들을 사례를 들어 제시했다.UNEP 사무총장 아킴 슈타이너는 “기후변화는 현재 진행 중이고, 국제사회는 극심한 가뭄이나 홍수에 노출된 국가들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UNEP의 경고를 재구성했다. ●북극곰의 SOS!… 우린 어디로 가란 말인가 북극곰은 바다 얼음 덩어리와 떨어질 수 없는 관계입니다. 북극곰은 바다사자를 사냥하고 빙하에서 빙하로 이동할 때 얼음 회랑을 이용한답니다. 임신한 암곰은 눈이 두껍게 쌓인 곳을 골라 굴을 만들고 새끼를 낳지요. 어미곰은 새끼와 함께 봄이 올 때까지 5∼7개월동안 굶은 채 얼음굴에서 견뎌야 합니다. 어미곰과 새끼곰들의 생존이 얼음 덩어리에 달려 있습니다. 곰이 살 수 있는 환경은 자꾸만 나빠지고 있고요. 그래서 그런지 몸무게와 출산율이 점점 떨어진답니다. 금세기가 끝나기 전에 여름 얼음 덩어리가 사라진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데, 만약 이렇게 되면 우리는 하나의 생물 종으로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북극곰을 살려주세요,SOS! ●아프리카 농부·태평양 섬주민의 절규 기온이 올라가고 산악지대의 빙하가 녹아내리면 대지는 가뭄으로 메말라 갈 것이 뻔합니다. 농지와 가축을 기르던 초원은 황량한 사막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식량이 줄어들면서 함께 모여 살던 부족들도 하나둘 삶의 터전을 버리고 도시로 떠났답니다. 선진국이 앞장서 대책을 세워주세요. 섬에 사는 사람들도 걱정이 태산이네요.100년동안 세계 해수면은 1∼2㎜ 높아졌습니다. 그런데 1992년부터 해수면 상승 속도가 1년에 2㎜씩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린란드의 빙원은 새로 생겨나는 빙하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녹고 있습니다. 빙하 두께가 얇아지는가 하면 남극의 큰 빙하 3개가 지난 11년동안 붕괴됐습니다. 섬과 해안도시에 사는 주민들도 어떻게 되나요.2005년 12월 태평양 바누아두섬 주민들은 기후변화 때문에 범람의 위기를 맞아 주거지를 옮겼을 정도입니다. ●보험사도 망하기 일보직전 2005년 독일 뮌헨 파운데이션은 열대성 폭풍우와 산불 같은 날씨와 관련된 경제적 손실이 2000억달러에 이르렀다고 밝혔습니다. 보험 피해는 700억달러가 넘습니다. 지구 온난화가 계속되면 열대기후 지역이 늘어나고 전염병 또한 증가할 것은 뻔합니다. 말라리아나 뎅기열 등 곤충 매개성 질환이나 여름철 유행하는 음식 매개성 살모넬라균들이 늘어나겠지요. 빨간불은 이미 켜졌습니다.2003년에 프랑스는 살인적인 폭염으로 1만 5000명이 추가 사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유럽 전체에서 3만 5000명이 죽었습니다. 기후 변화에 따른 지구 온난화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아야 합니다. 이러다간 보험사 망하는 것 시간 문제이지요. ●당신과 정부에 묻습니다 기후변화의 재해를 막기 위해선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 탄소 발생량을 줄여야겠지요. 하지만 당신은 태양열·풍력·바이오·지열 등 대체 에너지 개발·이용을 위해 얼마나 실천하고 있나요. 일찍 눈을 뜬 유럽에서는 수백만의 가정이 태양광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난방을 해결하고 있지요. 아일랜드에서는 수력과 지열 에너지를 수소로 바꿔 화석연료를 대체할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답니다. 브라질에서 설탕에서 추출한 에탄올로 원유 사용량의 40%를 대체했습니다. UNEP의 ‘백만그루 나무심기’운동에 동참, 나무심기에 매달리는 나라도 많습니다. 나무는 기후변화 속도를 늦춰주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온도를 낮추는가 하면 담수 저장과 토양 침식을 막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죠.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민선4기 취임 1년 뭘 하셨습니까] 김형수 영등포구청장

    [민선4기 취임 1년 뭘 하셨습니까] 김형수 영등포구청장

    김형수 영등포구청장은 취임 1년 만에 ‘행정혁신의 전도사’로 자리를 확실하게 다졌다. 명성은 지난해 행정자치부가 주최한 지방행정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와 지방행정혁신 평가에서 잇따라 대통령상을 받으면서 따라붙기 시작했다. 상금만 20억원을 받았다. 전국 81개 기관에서 벤치마킹하려고 영등포구를 찾았고, 행자부 등 주요기관을 순회하며 발표했다. 지난 5월에는 기초자치단체장으로서는 처음으로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했다. 혁신사례는 ‘관급(官給)공사 품질관리 OK’사업. 영등포구에서 시행하는 모든 공사를 데이터베이스화해 누구나 구 홈페이지에서 사업계획과 공사진행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공사 현장에 웹카메라를 설치한 덕분에 누구라도 공사 과정을 홈페이지에서 실시간으로 보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김 구청장은 “모든 공사를 공개해 부실공사를 예방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OK시스템 덕분에 연간 업무 처리시간은 9000시간, 예산은 6억 8400만원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여의도를 ‘동북아 금융 허브’로 조성한다는 개발계획의 밑그림을 마무리했다. 여의도에 72층(302m) 파크원과 55층(280m) 국제금융센터를 2011년과 2013년에 완공할 계획으로, 지난해 공사를 시작했다. 또 여의도를 관광코스로 개발하는 계획도 세웠다. 여의도 벚꽃 축제를 외국 관광객이 찾는 행사로 발전시키고, 국회의사당 뒤쪽 여의서로 7.9㎞ 구간에서 주말마다 미술, 음악, 연극 등 다채로운 거리공연을 펼칠 생각이다. 여의도 샛강이 흐르는 63빌딩∼국회의사당(4.6㎞)도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와 연계해 도심속 자연공원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최대 걸림돌은 예산이다. 여의도 관광개발이나 샛강 생태공원은 구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대형 프로젝트이기 때문. 서울시나 중앙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김 구청장은 “영등포구가 서울의 종가(宗家)로서 자존심을 되찾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최혜열의 퀼트가 있는 풍경 4] 4월에는 쿠션에도 꽃이 핀다

    [최혜열의 퀼트가 있는 풍경 4] 4월에는 쿠션에도 꽃이 핀다

    4월은 벚꽃이 피는 계절이다. 올해는 겨울이 겨울답지 않아서 좀 일찍 핀다고 하지만 내게는 4월은 벚꽃이 피는 계절이다. 벚꽃도 좋아하지만 벚꽃이 진 다음에 피는 겹벚꽃을 나는 더 좋아한다. 겹벚꽃은 꽃잎이 여러 겹으로 피는 벚꽃이다. 벚꽃은 하얀색에 가까운 연분홍빛이고 겹벚꽃은 톤 다운이 된 분홍빛이다. 또한 무게감이 있는 색깔이다. 꽃 모습은 4월의 축제처럼 풍성하고 마치 그 축제에서 춤을 추는 프리마 발레리나의 멋진 발레복 같다. 4월에는 그 겹벚꽃의 색깔과 모습을 닮은 퀼트 쿠션cushion을 만들어 보자. 쿠션은 흔히 암체어 혹은 소파 같은 의자에 앉을 때 쾌적한 느낌을 주기 위한 서양식의 작은 방석이다. 그러나 쿠션과 방석은 다르다. 방석은 깔고 앉는 것이지만(더러 방석을 베고 자는 사람도 있지만요!) 쿠션은 신체의 일부와 의자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영어의 cushion은 ‘완충물’’위안을 주는 것’이란 뜻으로도 사용된다. 쿠션은 실용적인 기능도 있지만 장식적인 기능도 강하다. 그렇다고 큰 비용이 드는 것은 아니다. 가장 적은 비용으로 실내 분위기를 확 바꿀 수 있다. 쿠션을 구입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틀에 박힌 모양을 지양해야 한다. 퀼트 쿠션을 만들 때에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해야 쿠션도 산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퀼트는 더 이상 여자의 전유물은 아니다) 사과를 좋아하는 아이에겐 푸른 사과 모양의 쿠션을 만들어 줄 수 있고 고래를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고래를, 별을 좋아하는 아이에게는 별을 쿠션으로 만들어 줄 수 있다. 상상력이 발휘된 쿠션은 그것을 사용하는 아이에게 상상력을 키워준다. 상상력은 자연에서 많이 온다. 쿠션은 오래 전부터 자연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다. 그건 자연처럼 편안한 것은 없고 자연은 싫증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자연을 닮는 디자인은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자동차의 눈인 헤드라이트가 동물의 눈을 닮아버린 지 오래고 차의 외형도 마찬가지다. 독일의 폴크스바겐의 대표적인 모델인 ‘비틀’은 딱정벌레를 닮지 않았는가. 최근에 시판되는 폴크스바겐의 ‘뉴비틀’ 도 마찬가지다. 자동차를 가지고 있다면 자동차 안을 쿠션으로 변화를 주자. 가속도의 기계문명 속에 혹은 시멘트의 공간 속에 자연을 닮은 쿠션이 몇 개 있다면 그 공간은 살아 숨쉬는 공간이 될 수 있다. 어쩌면 자연을 닮은 완충물인 쿠션 하나로 우리를 피곤하게 하는 21세기 문명에 편안하게 팔을 기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겹벚꽃 퀼트 쿠션’은 꽃잎이 똬리를 튼 모양을 하고 있어 특히 팔을 기댈 때 좋다. 딱딱한 의자에서 책을 읽을 때 이 쿠션을 이용하면 마치 겹벚꽃 나무 화사한 꽃그늘에 앉아 있는 기분이 된다. 실제로 4월의 겹벚꽃 나무 아래서 책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다. 쿠션이 자연과 함께 있으면 더욱 화사하고 향기로워진다. 4월에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 위에서 피리를 부노라’로 시작되는 박목월 시인의 시 <4월의 노래>를 들을 때도 마찬가지다. 쿠션 하나로 당신의 4월도 목월의 시처럼 ‘빛나는 꿈의 계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겹벚꽃 퀼트 쿠션’은 외형적으로는 아주 큰 코르사주(코사지)가 될 수 있다. 누군가를 축하할 때 이처럼 감동적인 선물이 있을까? 나는 사실 꽃이 필 때보다 질 때가 더 아름답다. 벚꽃이 질 때는 눈보라처럼 지지만 겹벚꽃이 질 때는 ‘꽃비’가 내리는 것 같다. 그래서 4월에 내가 만드는 쿠션에는 꽃이 핀다.때로는 기쁨이, 때로는 슬픔이 인생의 완충물 역할을 한다. 내게 쿠션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글 최혜열 퀼트작가     월간 <삶과꿈> 2007.04 구독문의:02-319-3791
  • [강유정의 영화in] 초속 5센티미터

    “초속 5㎝.” “뭐가?”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 초속 5㎝래.” 영화는 이렇게 뜬금없는 대사로 시작한다. 분분이 흩날리는 벚꽃잎과 함께. 이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진학하는 다카키와 아카리. 그들의 유년기도 그렇게 초속 5㎝로 사라져간다. 한창 필 나이라고 생각될 열 세살 소년과 소녀, 그들은 어울리지 않게 벚꽃의 짐을 그리고 이별을 이야기한다. 낙화보다 먼저 개화를, 이별보다 먼저 만남을 이야기해야 어울릴 법하지만 그들은 그렇지 않다. 돌이켜보면, 열두 살에서 열세 살이 되는 일은 그렇게 힘든 일이었던 듯도 싶다. 세 편의 옴니버스 단편으로 이뤄진 애니메이션 ‘초속 5센티미터’는 중학교 때 읽은 ‘소나기’를 생각나게 하는 작품이다. 봄 날 갓 낳은 초란처럼 작고 야들야들한 감정의 속내가 눈오는 밤처럼 조용한 적막 속에 퍼져나가듯이 말이다. 너무나 순결해서 깨질 것만 같은 섬세한 감정의 물결이 소년 소녀의 목소리를 통해 조용히 쌓여 간다. 꽃잎이 쌓여 가듯 그렇게 다카키와 아라키의 이야기는 쌓여간다. 전학을 자주 다니고 몸도 약한 다카키와 아카리, 그들 둘은 남녀이기 이전에 단짝 친구로 가까워진다. 하지만 어느 날 아카리가 도쿄에서 4시간도 더 떨어진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되고 같은 중학교에 진학하리라던 둘의 바람은 깨지고 만다. 일 년여간 편지를 주고받던 아카리와 다카키, 어느 날 다카키는 아카리가 있는 먼 곳에 찾아가기로 약속한다. 첫 번째 단편 ‘벚꽃초’는 다카키가 아카리를 찾아가는 그날을 그리고 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이 단편이 다카키가 아카리를 만나러 가는 그 과정, 사랑하는 이를 찾아가는 불안과 기대, 초조를 그려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예기치 않았던 폭설로 열차 시간은 지연되고 약속 시간은 멀찌감치 흘러가 버린다. 오도 가도 못하고 기차 안에 갇혀 있어야만 하는 다카키는 “시간은 잔인하게 내 위를 흘러갔다.1분은 너무도 무겁고 더디게 지나갔다.”라고 읊조린다. 다카키가 고백한 그 무거움은 불안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사랑보다 먼저 도착한 불안은 소년의 마음이 어디쯤 위치해 있는 지 알게 해준다. 그리고 그 순간 영화를 보던 관객들 역시도 두꺼운 각질 속에 묻혀버린 지 오래인 그 감정과 조우하게 된다. 벚꽃 나무 아래서 첫 키스를 한 후, 소년은 말한다. 그녀를 어떻게 보호해 줘야 할지, 그녀를 어디로 데려가야 할지 불안하고 초조하다고. 떨고 있는 그들의 모습은 오래 묵은 추억을 호출한다. 그리고 이 호출을 통해 상처받기 쉬웠던 순결한 내면은 잠시 고개를 내민다. 서른세 살, 이미 이십 년 전 지나온 한때이기에 그 시절의 나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서른세 살의 내가 보기에 이별에 아파하고 첫 키스에 가슴 들뜨는 그들은 맹랑하고 당돌해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좀 더 오래 돌아보면 20년 전 열세 살의 나도 그랬다. 아니 누구나 다 그랬을 것이다.‘초속 5센티미터’, 우리가 지나쳐온 시간이 얼마나 아름다웠던 것인지 사려 깊은 섬세함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영화평론가
  • [씨줄날줄] 맞춤형 인맥/황성기 논설위원

    취업 포털사이트인 커리어가 올해 대학에 들어간 학생 606명에게 성공적인 취업을 위해 중요한 요소가 무엇인지를 조사했더니 인맥관리(17.9%)를 3위로 꼽았다고 한다. 외국어 공부(22.0%)와 자격증 취득(18.7%)이 1,2위였다. 스무살 됐을까 말까한 새내기들이 자신을 끌어주고 당겨주는 인간관계에 큰 점수를 주고 있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 실력이 아닌 혈연이나 지연, 친분에 따라 성패가 좌우되는 일들을 자라면서 보고 배운 결과일 터이다. 인맥이라는 말만큼 동아시아적인 표현도 없겠지만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나라로 중국은 단연 독보적인 존재다. 중국에서 취안쯔(圈子)라는 말은 자기를 둘러싼 지인 그룹이란 뜻을 지닌다. 취안쯔가 얼마나 다양하고 많은지에 따라 인생 역정이 달라진다. 미국·중국·일본의 비즈니스 행동원리를 분석한 ‘독수리 인간, 용 인간, 벚꽃 인간’의 저자 카멜 야마모토에 따르면 평균적인 중국인은 100명에서 수백명의 취안쯔를 두고 있다. 얼마전 한국의 인맥 사이트에서 조사한 우리 직장인의 평균 인맥수가 57.2명인 것과 비교하면 최소한 2배 이상은 되는 규모다. 야마모토는 30대 초반의 중국인 비즈니스맨 A의 취안쯔 포트폴리오를 예로 들었다.A의 취안쯔는 세 부류다. 첫째 스포츠 등을 함께 하는 놀이친구로 4∼5명, 둘째 함께 공부하는 친구들이 10∼20명이다. 마지막으로 비즈니스 파트너인 취안쯔는 100명 이상이라는 것이다. 불안정하고 혼돈의 역사를 겪은 지난 1세기에 이어 현대 중국에서 취안쯔는 도움을 주고받고 자신을 지켜내는 사회적 단위로 국가를 초월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는 게 인재 컨설턴트 야마모토의 분석이다. 중국에 지난 3월 등장한 사이트 ‘즈커왕(智客網)’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식·인맥 해결사인 이 사이트에는 관공서 민원과 관련한 공무원을 찾아달라는 문의가 200건 가까이 올랐다. 비리의 온상이 될 법한데도 “인간관계도 매매가 가능한 재화”라는 찬성론이 만만치 않다고 한다. 맞춤형 인맥을 인터넷상에서 사고판다는 발상이 기발하다. 중국의 취안쯔만큼이나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한국에서 인맥 거래 사이트가 생겨나면 어떻게 될까 궁금하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워싱턴의 사쿠라/스노하라 쓰요시 지음

    ‘거대한 체스판’.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안보담당보좌관 브레진스키가 세계를 비유한 말이다. 미국이 경쟁국과 패권을 다투는 파워게임의 전쟁터가 바로 세계란 것이다. 체스판 위에서 말을 조종하는 슈퍼파워 미국의 심장부, 워싱턴 포토맥 공원에선 매년 4월이면 벚꽃이 흐드러진다.1912년 일본 도쿄시가 워싱턴 시민들에게 선물한 3000그루의 벚나무는 1965년 추가로 기증된 3800그루와 함께 미일 우호의 상징이 됐다. 미국 대통령 얼굴 위로 오버랩되는 벚꽃 이미지는 일본이 체스판에 끼어드는 방식을 상징한다. ‘워싱턴의 사쿠라’(스노하라 쓰요시 지음, 이응현·조진구 옮김, 리북 펴냄)는 일본이 미국 내 ‘사쿠라’(지일파 혹은 친일파)를 통해 ‘미·일동맹’을 관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일동맹이라는 국제관계조차도 인맥정치로 지탱된다는 저자의 관점은 ‘강대국 편향주의’로 요약되는 일본 외교의 단면과도 통한다. 일본 연구에 몰두하는 국무부 직업외교관들 모임인 ‘국화클럽’에서부터 현재도 미일외교의 핵심 인맥으로 활동하는 ‘아미티지 스쿨’까지, 저자는 일본의 대미·대북·대동북아 관계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미국의 ‘재팬 핸드’(Japan Hand, 책의 원제목이자 ‘일본통’을 뜻함)의 면면을 상세히 그렸다. 토머스 허바드 전 주한 미국대사와 제임스 켈리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등 우리에게도 낯익은 이름들이 ‘워싱턴의 사쿠라’로 소개된다. 일본경제신문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뒤 현재 같은 신문 국제부 편집위원으로 재직하고 있는 저자는 종종 애칭을 쓸 정도로 ‘재팬 핸드들’에게 친밀감을 감추지 않는다.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에 대해선 “일본의 수호신”이라며 특별 인터뷰 지면까지 할애했다. 아미티지는 2000년 10월 ‘아미티지-나이 보고서’를 통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발동을 금지한 일본 ‘평화헌법’ 제9조의 제거를 주장하는가 하면,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에 대한 한국의 반발을 ‘국내 문제 호도용’이라고 비꼰 인물이다.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한국과 일본은 양국관계를 한층 긴밀하게 만들어갈 필요가 있고, 그렇게 하기 위해 각각의 나라에서 ‘일본통’과 ‘한국통’의 고리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한다. 외교와 동맹을 ‘인맥’을 통해 관리해 나가는 일본의 냉철함은 섬뜩하기까지하다. 정파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한·미동맹의 ‘현실’도 되돌아보게 한다.1만 2000원.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피천득 선생 영결식

    피천득 선생 영결식

    “오늘이 바로 선생님의 생신날입니다.” 피천득 선생의 제자 이병건 서울대 명예교수의 목소리가 잠시 흔들렸다. 5월에 태어나 5월을 사랑하다 5월에 떠난 피천득 선생. 고인의 영결식이 29일 오전 7시 서울아산병원에서 치러졌다. 소설가 조정래씨,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 이해인 수녀, 신수정 서울대 음대 학장, 피아니스트 노영심씨 등 200여명의 조문객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조사를 낭독한 조정래씨는 “이름 가진 문인들이 때가 묻고 추하게 되어 세상에 반면교사가 될 때 선생님께서는 우리의 정면교사셨다.”고 고인을 기렸다. 손수건으로 눈가를 훔치며 단상에 오른 이해인 수녀는 “존재 자체로 시가 되고 수필이 되신 선생님, 우리는 선생님께 작은 것을 사랑하고 아끼는 법을 배웠습니다.”라며 추모시를 읊었다. 차남 수영씨는 “4월에 아버지께서 서울대 캠퍼스에 핀 벚꽃을 보고 싶어하셨는데 공기가 차 못 모시고가 죄송했다.”면서 새벽 5시에 아버지와 함께 구반포아파트와 서울대학교 교정을 다녀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고인이 가장 아낀 딸 서영씨는 아버지 앞에 국화꽃을 바치다 관에 얼굴을 묻고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운구차는 오전 8시50분쯤 장지인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으로 향했다. 한편 이날 모란공원 안 모란미술관 야외전시장에는 오전 9시쯤 피천득 선생 실물 크기의 동상이 설치됐다. 고인이 돌의자 위에서 글을 쓰는 모습을 본뜬 이 동상은 가로 101㎝, 세로 70㎝, 높이 110㎝로 작년에 한 애독자가 만들어준 작품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맑은물 밝은세상] (6) 수돗물 안심하고 마시자

    [맑은물 밝은세상] (6) 수돗물 안심하고 마시자

    하루라도 수돗물이 나오지 않는다면 얼마나 불편할까. 우리는 공기의 고마움을 모르듯 수돗물에 대한 고마움도 잊고 산다. 수돗물 생산 과정은 생각보다 까다롭다. 품질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그런데도 수돗물은 냄새나고 녹물이 섞여나와 먹는 물로는 부적합하다고 여긴다. 수돗물이 환영받지 못하는 이유는 막연한 불신감 때문이다. 경기 성남 정수장. 축구장 예닐곱 개를 펼쳐놓은 면적에 각종 시설을 갖추고 있다. 팔당2취수장에서 끌어온 물을 하루 79만t가량 정수하는 곳이다. 인근 수지 정수장은 팔당3취수장에서 물을 공급받아 하루 71만t씩 걸러낸다. 두 곳 정수장에서 하루에 생산할 수 있는 수돗물 규모는 150만t인데 현재 85만t을 생산한다. 성남·수원·용인·평택·오산·안성·화성 등 경기 남부지역 230만명 주민이 필요로 하는 물의 80%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 등 기업이 사용하는 물도 이곳에서 공급된다. 수돗물은 결코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생산과정은 복잡하고 세밀했다. 눈에 보이는 이물질이나 오염물질은 1차로 취수장에서 제거한다. 하지만 아직 냄새가 나고 눈으로 보아서도 갖가지 물질이 떠다닌다. 정수장으로 들어온 원수(原水)는 7시간 동안 20여 단계의 공정을 거친다. 첫 단계는 물의 양과 수위를 조절하는 곳(착수정)을 지나 약품처리를 한다. 약품과 물을 골고루 섞는 과정을 거쳐 응집지로 보낸다. 미세한 이물질을 알갱이로 만드는 곳이다. 침전지는 응집지에서 생긴 알갱이들을 바닥에 가라앉히는 장소다. 그래도 남은 오염물질은 두꺼운 모래 층을 통과하면서 완전히 걸러진다. 마지막으로 염소 등을 넣어 세균을 소독한다. 여기까지는 기본이다.‘명품’수돗물을 만들기 위해 별도 과정이 추가된다. 약품 투입과정에서 활성탄을 넣는데 냄새를 없애고 맛을 좋게 하기 위해서다. 약품 양은 수돗물 공급 거리 등을 따져 섞는다. 정수보다 더 중요한 수질 검사를 통과,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뒤 비로소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수돗물이 탄생한다. 취수에서 정수까지 300여가지 항목을 검사한다. 김광호 성남권관리단장은 “전국 정수장 물은 자동계측기를 통해 수질 상태를 인터넷에 실시간 공개하고, 매달 전문기관으로부터 수질검사를 받고 있다.”며 “그냥 마셔도 안전하다.”고 말했다. 정수장에서 나온 물은 자체 압력으로 지자체 배수지까지 공급된 후 지자체가 운영하는 가정 상수도로 이어진다. 김 단장은 “광역상수도관은 전기처럼 네트워크로 이어져 수도관 한 곳이 터져도 안정적으로 물을 공급할 수 있다.”고 한다. 수원시와 성남시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정수장에 문제가 생겼을 때도 성남 정수장 물을 이어줘 안정적으로 수돗물을 공급했었다. 정부과천청사 장관실에 공급하는 페트병 물은 돈 주고 사먹는 생수(먹는 샘물)가 아니다. 한국수자원공사 대청댐 청주 정수장에서 생산한 ‘K-WATER’다. 월드컵 경기 때 서울시청 앞에 모였던 시민, 여의도 벚꽃 축제장, 하이서울 페스티벌에서 나눠준 물도 역시 청주 정수장 물이다. 수공 본사·지사 모든 직원은 사무실에서 페트병에 담긴 정수장 물을 마신다. 자신들이 생산한 수돗물을 안심하고 마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단순한 퍼포먼스가 아니다. 실제 물맛이 좋고 냄새도 나지 않아 생수와 비교해 결코 품질이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기자도 아내, 딸과 함께 3일 동안 ‘K-WATER’를 마셔봤다. 냄새도 없고 배탈도 나지 않았다. 아내와 딸은 “물맛이 좋다.”며 새로 출시된 생수인지 알고 마셨단다. 그런데 왜 가정에 도달한 수돗물은 사정이 다를까. 정수장∼지자체 배수지까지 공급된 물은 안전하고 마실 수 있다. 문제는 가정으로 이어지는 상수도관과 옥상에 있는 물탱크다. 오래된 동(구리)관에 녹이 슬고 물탱크 청소를 게을리하거나 물을 오랫동안 담아둬 녹물·이물질이 나오기 때문이다. 강원대 환경공학부 김동욱 교수는 “먹는 샘물과 정수장 수돗물의 수질 검사결과는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수돗물에 대한 국민들의 막연한 불신감과 가정 상수도관의 부식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환경부 조사 결과 실제 수돗물을 마시는 소비자는 80%를 넘지만 직접 마시는 경우는 1∼2%에 불과했다. 막연히 불안해서, 냄새가 나거나 물맛이 나쁘다는 것이 이유다. 안전하고 쾌적하게 마실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배수지에서 가정 수도꼭지로 이어지는 배관을 단순화하고 녹이 슬지 않는 것으로 바꾸는 것이 급선무”라고 김교수는 강조했다. 문제는 동관을 한꺼번에 바꾸기 어렵다는 것. 비용도 문제지만 교체 공사를 하려면 장시간 단수 조치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새로 짓는 집은 주철관 등으로 시공하고 있지만 기존 동관은 부식을 막을 수 있는 조치를 취하면서 서서히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자원공사 김용연 수돗물 품질팀장은 “기존 동관을 뜯어내지 않고 소석회를 이용해 관내 부식을 막는 시범사업이 성공하면 가정에 공급되는 수돗물 수질도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수자원公 수돗물분석센터 대전 수자원공사 수돗물분석연구센터. 국제적으로 공인받은 물 연구·분석기관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수질 연구·분석 능력을 자랑한다. 시험 결과는 45개국에서 통용된다. 국내 최초 바이러스 검사기관, 먹는 물 수질 검사기관 등 6개 분야 공인검사기관을 운영 중이다. 항온항습·무균실·방진시설 등 수질 분석을 위한 최적의 전자동 장비와 이화학·유기·무기·미생물 등 4개 분야 16개 실험실을 갖췄다. 탁도는 기본이고 잔류농약·항생제·방사선물질·각종 바이러스 등을 분석해낼 수 있는 시설이다. 여기에 물 맛, 냄새 등을 측정하는 설비도 갖췄다. 세계적으로 네 손가락 안에 꼽히는 물 연구·분석센터다. 하는 일은 수공이 공급하는 원수와 31개 정수장, 가정 수도꼭지 물을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지를 검사한다. 검사 기준은 먹는 물 수질기준 55가지와 먹는 물 수질감시 20항목 등 75개 법정 항목에 175개 항목을 추가, 모두 250항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일본·미국 등 선진국보다 훨씬 강화된 수질 기준을 적용하는 셈이다. 미국 환경보호청은 102개 항목, 캐나다는 205개 항목을 검사하고 있다. 센터는 보다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신규 유해물질 200여개 항목을 추가해 분석할 방침이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상수도 기술을 ‘한 수’배우려는 외국 공무원과 실무자들의 발길도 부쩍 늘었다. 지난주에는 중국 수리청 담당자들이 센터를 다녀갔다. 이상태 센터장은 “물 분석 연구기관의 생명은 얼마나 빨리, 낮은 비용으로 제대로 분석하느냐에 달려있다.”며 “미국·일본·독일과 공동으로 물 분석을 하고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수돗물 상식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물맛을 결정하는 요인 중 한가지는 물의 온도다. 물은 10도 안팎에서 가장 신선한 느낌을 준다. 아무리 깨끗한 물도 수온이 올라가면 물맛이 사라진다. 수돗물의 물맛이 떨어지는 것은 가정 수도꼭지까지 도달하는데 오랫동안 괴어있으면서 데워졌기 때문이다. 페트병에 담아 냉장고에 잠시 넣었다가 마시면 물맛이 훨씬 좋아진다. 냄새가 나는 것은 염소 때문이다. 수돗물을 받아서 2시간 정도 두면 냄새가 없어진다. 수돗물에 남아있는 염소 냄새는 세균에 안전하다는 의미다. 적정 농도의 염소는 인체에 전혀 해를 끼치지 않는다. 화학물질 냄새가 나는 경우가 있는데 대개는 수도꼭지에 PVC호스를 연결해 사용할 때 클로페놀 같은 물질이 나오기 때문이다. 수돗물을 사용한 뒤 욕조나 타일이 파란색 또는 붉은색으로 변하는 것은 수돗물의 이상이 아니다. 욕조나 변기의 사출성형제 성분과 염소가 만나면서 색이 약간 변하는 현상이다. 물을 2∼3분 틀어놓거나 욕조·배관청소를 해주면 깔끔하게 해결된다. 수돗물이 마르면서 하얀색 가루가 남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염소 농도가 짙어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물속 미네랄 성분의 증발 잔유물이다. 국내 수질 기준은 잔유물질을 50㎎/ℓ로 제한하고 있어 인체에 전혀 해롭지 않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청자의 거장’ 도예가 혁산 방철주 옹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청자의 거장’ 도예가 혁산 방철주 옹

    총알에 날개를 달았다. 날카로운 부리도 있다. 어떤 계략이나 은폐·엄폐가 필요없다. 잔잔한 호숫가를 그저 바라보는가 싶더니 ‘쉬익∼’ 하고 날아가 눈 깜짝할 사이에 물고기를 낚아챈다. 하늘로 치솟는 모습이 예술이다. 햇빛에 반사되는 파문과 현란한 날갯짓에서 펼쳐지는 청록색 향연은 그야말로 눈이 부시다. 이 광경을 보고 아마 ‘비(翡)’라고 했을 터.0.002초의 승부사 물총새, 바로 그 색깔(翡)에 우리 조상들은 넋을 놓았을 것이다. 천년 세월을 이어온 ‘고려청자’가 세계의 으뜸인 까닭은 무엇일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한결같이 형언할 수 없는 천하제일의 비색(翡色)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보석의 비취색보다 더 고운, 태고의 신비감이 자랑이다. 그 비색을 좇아 살아온 40년 세월이다. 고려인의 비색청자를 가장 가깝게 재현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울러 생동감 있는 문양창조로 청자의 품격을 한층 세련되게 끌어올려 한국을 방문하는 각국의 정상들로부터 ‘보물급’이라는 찬사를 듣는다.‘청자의 거장’이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美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작품 영구전시 혁산(赫山) 방철주(85)옹. 경기도 이천의 ‘동국요’에서 나이를 잊은 채 여전히 ‘작업중’이다. 선생은 요즘 어느 때보다 ‘청자인생’에 보람을 느낀다. 다름 아닌 다음달 7일 선생의 작품 ‘지구무늬 항아리(Global Jar)’가 미국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영구 전시(등록번호 2043527)된다. 1998년 제작된 이 ‘지구무늬 항아리’ 표면에는 물방울 모양이 점점 확대되거나 축소되면서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듯한 현대적인 문양이 그려져 있다. 스미스소니언 측은 고려청자의 고전적인 아름다운 비색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디자인을 표현한 최고의 작품이라고 극찬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선생은 2000년 일본 도자기상이 연출한 희대의 고려청자 사기극을 밝혀내 국내외 언론에 대서특필이 된 바 있다. 지난 9일 도자기 축제가 벌어지는 경기도 이천시내를 거쳐 신둔면 수하리에 위치한 ‘동국요’를 찾았다. 마당 한가운데 오래된 느티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다. 지금까지 선생과 동고동락을 같이해 온 세월의 버팀목인 듯했다. 그 주위로 전시장, 작업실, 사무실 등이 그림처럼 이어진다. 낯선 기척에, 수제자이자 딸인 방문숙(43)씨가 먼저 손님을 맞이한다. 이어 선생이 “멀리서 왔다.”며 손을 내밀었다.85세의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얼굴피부가 무척 젊고 고왔다. 아름다운 비색과 함께 살아서 그럴까. ●수제자인 딸과 함께 작업 작업실에 들어섰더니 마침 딸과 함께 작업중인 ‘지구무늬 항아리’가 있었다.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 보관될 작품과 똑같은 크기로 전체 작업단계 중 약 80%라고 선생은 설명했다. 이어 전시실로 들어섰다.40평 남짓한 공간에는 온통 비색으로 가득찼다. 가장 아낀다는 ‘벚꽃무늬 항아리’를 비롯한 각종 꽃들이 비색과 절묘하게 어우러진 공간이다. 또 주병(酒甁), 장경병(長頸甁) 등 여러 가지 병류와 매병(梅甁), 각종 주전자 등이 저마다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특히 진열대 중간 중간에 찰스 영국 왕세자, 미테랑 전 프랑스대통령,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일본의 나카소네·후쿠다·호소가와, 고이즈미 전 총리 등 혁산의 비색청자를 선물받은 각국 정상 12명의 사진과 관련 기사들이 액자로 쭉 놓여져 있었다. 그의 작품이 세계 정상들의 안방에 놓여져 있다는 생각에 경외스럽게 느껴진다. 잠시 그의 도록집을 살폈다. 도자사학가 강경숙씨는 “선생의 작품세계는 절정기의 비색청자의 모방과 재현에서 출발했으나 현대의 미감이 충분히 발현돼 있다.”면서 “기형은 전통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무늬는 젊고 생동감이 넘치며,4월의 등나무 꽃을 연상시키는 연이은 구슬무늬 등 현대인의 감각에 잘 와닿는다.”고 평가했다. 또 정양모 전 국립박물관장은 “비색을 빚어내는 오묘한 기술은 단절되고 그 영롱한 아름다움을 깊이 이해하는 사람도 찾아보기 어려운데 지금 같은 경지에 이른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의미부여를 했다. 기법 또한 상감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 문숙씨는 “조선시대의 분청사기에 주로 사용된 박지기법(백토를 문양 위에 바른 후 다시 얇게 벗겨내는 것)이 상감과 어우러지며 진사채(辰砂彩)와 함께 고고(孤高)하면서도 화사하게 아롱진다.”고 설명했다. ●계룡산 점술가 “평생 깨지는 물건 취급할 팔자” 선생의 도예인생은 어쩌면 숙명적이었다. 충남 논산 출생인 그는 27세때 우연히 계룡산 근처의 노(老) 점술가를 만난다. 이때 점술가한테 “자네는 평생 깨지는 물건을 취급할 팔자야.”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로부터 얼마 안 돼 정말로 우연하게 유리사업을 하는 사람을 만나게 됐다. 같이 일하던 중 1954년 서울 을지로2가에 ‘유리상회’를 차렸다. 이어 대전에 3000평 규모의 유리가공 공장을 설립했다. 일본을 오가며 기술개발도 하며 나름대로 번창했다. 그러던 어느날 건강이 악화되자 문득 “돈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 다 때려치우고 건강하게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때 이상하게도 어린 시절 옹기그릇을 잔뜩 이고 있던 할머니 모습이 자꾸 떠올랐습니다. 그 할머니는 우리 집에 와서 그릇을 다 줄 테니 곡식과 바꿔달라고 했거든요. 그 모습이 얼마나 애절하던지….” 1967년,45세 나이에 유리사업가에서 도예의 길로 뛰어든 계기가 됐다. 일본에서 4년 동안 유약과 흙을 다루는 법을 배우고 1971년 귀국해 현재의 ‘동국요’를 만들었다. 이후 숱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청자재현에 매진했다.1973년, 일본에 사는 지인이 가끔 왔다 가곤 하더니 하루는 5만달러를 불쑥 보내왔다.“부담없이 받고, 혹 (도자기)구워지는 거 있거든 하나 둘 보내달라.”는 짤막한 서신도 동봉했다. 빚 아닌 빚이 된 셈. 이후 일본으로 완성품 청자를 몇번 보냈다. ●1974년 고 이병철 회장과의 만남 1974년 봄이었다.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갑자기 사람을 보내 잠시 만나자고 해 이 회장 집무실로 찾아갔다. 셋째 아들 이건희씨와 그의 장인이자 당시 중앙일보 사장인 홍진기씨 등도 함께 있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지금 국내 어디에서 도자기를 팔고 있느냐.”고 물었고, 혁산은 단 한점도 없다고 대답했다. 이어 이 회장은 “도자기는 여러 사람한테 보여주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에 장소를 내줄 터이니 그곳에 전시하면 어떻겠느냐.”고 권유했다. 극구 사양하고 돌아왔지만 며칠 동안 사람이 찾아와 설득하는 바람에 할 수 없이 신세계에 직매장을 설치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일본의 지인에게 보냈던 작품이 도쿄시내에 전시됐고 이 회장이 이를 우연히 보고 혁산을 부르게 됐다. 선생은 평소 ‘도자기의 생명은 흙이라는 단미(單味)에 있다.’는 말을 항상 가슴에 품었다.1975년 전남 강진군 일대를 샅샅이 답사하던 중 또 한번 숙명적으로 고려시대의 ‘태토’와 만났다. 고려청자에 가장 근접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미 800년의 긴 세월 동안 단절돼 버린 그 전통기법의 맥은 과연 무엇이며, 과연 이를 살려낼 수 있는 것인가 하는 것이 저를 괴롭힌 숙명적 화두였지요.”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22년 논산 출생 ▲65∼70년 일본의 세토(瀨戶), 교토(京都), 마쓰자카(松阪) 등지에서 도예 수학 ▲71년 경기도 이천시 신둔면 수하리 현 위치에 ‘동국요’ 설립 ▲73∼2007년 일본에서 개인전 80여회 ▲73년∼현재 12개국 정상들에게 해외 수교예술품으로 증정 ▲75년 전남 강진에서 최고의 청자용 태토 발견, 채취에 성공 ▲76∼79년 신세계백화점 내 미술관에서 개인전(4회) ▲84∼88년 미국, 남미 등지 순회그룹전 ▲85년 한국의 전승공예도예 5대 작가 초대기획전 ▲97년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대학 주최 한국 전승 도자전(한국학과 설립 100주년 기념) ▲97∼2002년 한국 이천 도자기 축제에서 한·중·일 작가 특별전 ▲02년 프랑스 파리 한국도자전 ▲05년 청자 초대전(롯데 에비뉴엘 갤러리) ▲06년 한국도자기 런던 특별전 ▲07년 6월 ‘지구무늬 항아리’ 스미스소니언박물관 영구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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