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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현희 눈물 “망신주기식 불법 감사…공포 이기며 임기 지킬 것”

    전현희 눈물 “망신주기식 불법 감사…공포 이기며 임기 지킬 것”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은 8일 권익위에 대한 감사원 감사와 관련 “신상털기식 불법감사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반드시 끝까지 법적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국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죽음과도 같은 공포를 이기면서 임기를 지켜내겠다”며 임기 내 자진사퇴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거듭 확인했다. 8일 전 위원장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은 저에 대한 먼지털이식 신상털기는 물론 권익위 업무와 직원을 상대로 전방위적 감사를 실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위원장에 관한 특별한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하자 감사기간을 2주 연장, 지난 2일 감사가 종료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 위원장은 “감사원은 이제라도 권익위에 대한 불법 직권남용 감사를 중단하고 공정성과 중립성이라는 감사원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 달라”며 “불법 감사에 대해서는 반드시 끝까지 민사, 형사, 행정상의 법적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감사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직원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에 하루에도 몇번씩 이 길을 계속 가야할 것인지 스스로에게 묻곤 한다”며 울먹이기도 했다.전 위원장은 ‘감사가 진행 중인데 회견을 한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기자 질문에 “이미 감사원 감사는 불법 직권남용 감사인 것이 성립했다고 생각한다”며 “당장 중단돼야 하고 다른 추가 위법을 저지르지 않도록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지난 7월 국회에 출석해 밝힌 “묵과할 수 없는 제보”가 무엇인지 공개할 수 있느냐는 요청에 전 위원장은 “감사원 감사가 저에 대한 망신주기식 내용이 많기 때문에 제 스스로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감사원 전방위 감사에 고통을 느낀다며 이달 초 사직한 이정희 부위원장에 대해선 “저는 강력히 만류했다. 권익위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켜나가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지난달 1일부터 19일까지 진행한 권익위 본감사를 2주 연장해 이달 2일까지 펼쳤던 감사원은 오는 14일부터 29일까지 12일간 감사를 재연장한다고 전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주요 관련자가 연가 및 병가를 내면서 10일 이상 감사를 지연시키는 등으로 당초 제보 중 확인·마무리해야 할 중요한 사항의 조사를 마무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전 위원장은 이와 관련 회견에서 “감사원이 감사를 지연시켰다며 지목한 직원은 감사의 목적이었던 위원장과 관련된 감사에 성실히 응하고 위원장 관련 사안에 대한 최종 확인서까지 작성하고 감사를 이미 마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해당 직원은 감사원 특별조사국의 강압적 조사로 인한 압박감과 정신적 스트레스로 병원 진료를 받고 병가를 냈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감사원은 위원장과 관련된 감사 건은 이미 종료됐는데도 그 과정에서 확보한 해당 직원의 개인적인 문제를 꼬투리 잡아 추가적인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등 별건 감사를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감사원 “청탁금지법 위반 제보 있었다” 전 위원장의 기자회견 직후 감사원은 언론 공지를 통해 “감사 연장 사유는 청탁금지법 위반했다는 복수의 제보”라고 반박했다. 감사원은 “권익위원회는 청탁금지법 등 주무 부처인데도 핵심 보직자를 비롯한 다양한 구성원으로부터 해당 법을 위반해 권익위의 주요 기능을 훼손했다는 복수의 제보가 있었다”고 했다. 감사원은 전 위원장의 기자회견이 종료된 지 6분 만인 오전 11시55분쯤 입장문을 내고 “권익위에 대한 감사 연장과 관련해 표적감사라는 등의 주장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감사원은 “감사를 연장한 주요 사유는, 권익위는 청탁금지법 등의 주무부처인데도 핵심 보직자를 비롯한 다양한 구성원으로부터 해당 법을 위반해 권익위의 주요 기능을 훼손했다는 복수의 제보가 있어 이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 “공사 중단에 하루하루 피가 말라”… 조합 집행부 감시단까지 떴다

    “공사 중단에 하루하루 피가 말라”… 조합 집행부 감시단까지 떴다

    “계획대로라면 올해가 입주 전 마지막 추석이에요. 하지만 공사 중단으로 내년 입주는 물거품이 돼 버렸습니다. 무엇보다 노후가 사라졌어요. 경제적 고통으로 하루하루 피가 마릅니다.” 서울 강동구 둔촌동에서 50년째 살고 있는 이모(75)씨는 지난 4월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 재건축 공사가 중단된 이후 불안증이 생겨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고 있다. 최근 조합과 시공사업단이 공사 재개 방안에 합의하며 올가을 다시 공사가 진행될 가능성은 생겼지만 이번 사태로 입주가 최소 2년 더 연기되면서 이주 생활비용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불어났기 때문이다. 이씨는 인근의 전세금 7억원짜리 아파트에서 오매불망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이주 당시 조합으로부터 3억 5000만원의 이주비 대출(이자 4.2%)을 받았고, 은행에서 추가로 전세대출을 받았다. 한 달 대출이자만 300만원에 달한다. 최근엔 금리가 올라 이자 부담이 더 커졌다.당초 계획대로라면 둔촌주공 조합원들은 내년에 입주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2003년 사업 인가 이후 온갖 갈등 끝에 올 들어 공사가 4개월 넘게 멈췄고, 두 달 뒤인 11월 공사가 재개되더라도 2024년쯤 돼야 입주가 가능한 상황이다. 지금까진 새 아파트에서 노후를 편안하게 지낼 날을 생각하며 평생 모아 둔 돈으로 버텨 왔으나 대출이자를 2년 더 내기엔 역부족인 형편이다. 그는 “전세계약 연장 대신 저렴한 월셋집을 알아보고 있다”면서 “만일 공사 재개가 무산돼 현금청산되면 집은 경매에 넘어가고 우리 인생은 끝날 것”이라며 울먹였다. 지난 1일 찾은 재건축 공사 현장과 인근 상가 건물 3층에 마련된 조합 사무실은 5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을 만큼 가까웠다. 그러나 사상 유례없는 재건축 공사 중단 사태를 겪고 있는 6000여명의 조합원에게 새집으로의 ‘귀향’은 여전히 멀고 험난할 뿐이다. 조합에 따르면 전체 조합원의 약 73%가 50대 이상이다. 60대와 70대가 50%를 차지한다. 토박이들이 노후 실거주용으로 입주권을 소유한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뜻이다. “자칫하면 노후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함과 초조함을 이들은 ‘감시단’ 활동을 통해 달래고 있었다. 감시단은 공사 중단 사태까지 이르게 한 현 조합에 대한 불신 때문에 자발적으로 꾸린 조합원 모임이다. 이들은 인터넷 카페로 정보를 공유하고, 시간이 되는 조합원들이 돌아가면서 사무실에 나와 조합 집행부를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이날 사무실에 나온 25명의 감시단 조합원에게 “최근 합의로 공사를 재개할 가능성이 생겼으니 상황이 나아진 것 아니냐”고 묻자 모두 “여전히 불안하고 누구도 믿을 수 없어 잠을 못 자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경제적 어려움과 더불어 이들을 불안하게 하는 건 불씨가 꺼지지 않은 ‘상가 분쟁’이다. 조합원 최모씨는 “다음달 열리는 총회에서 상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공사 재개는 불가능하다”며 “총회에서 결정한 사항에 대해 현 상가조합이 반발해 법적 조치를 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들린다”고 우려했다. 상가조합이 가처분 소송 등을 걸어 총회를 열지 못하게 하는 등 얼마든지 시간을 끌 수 있는 상황을 걱정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공사 재개를 위해 사실상의 조합 집행부 역할에 나선 둔촌주공조합정상화위원회(정상위) 관계자는 “재건축조합 총회는 법적으로 상가와 아파트 조합을 나누지 않아 전체 총회 결과만이 효력을 갖는다”면서 “총회 절차에 문제가 없다면 해당 결과에 반대하는 가처분 소송은 (법원으로부터) 기각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으로 공사 재개를 확신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조합원들은 “알고는 있으나 그동안 당한 것을 생각하면 입주하는 그날까지 안심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조합원들은 이번 사태의 근본적 원인이 “조합 집행부를 방관한 우리 스스로에게 있다”며 자책하고 있다. 조합원 김모씨는 “조합원 수가 6000여명에 달해 정보가 퍼져 나가는 속도가 느리고, 연령대도 높은 편이어서 집행부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지 깊이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것이 사태를 이 지경까지 만들었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그동안 조합 집행부의 주먹구구식 일 처리가 낱낱이 밝혀지고 이권 개입 의혹까지 드러나 충격을 받은 조합원이 많다”고 털어놨다. 조합원들은 ‘제2의 둔촌주공’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조합 집행부의 투명한 운영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조합원은 “감시단이 요구했지만 현 조합 집행부는 회의 녹취록도 공개하지 않더라”면서 “향후 조합 집행부의 논의 과정과 절차에 대한 알권리가 보장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입법 취지 벗어나지 않을 것”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입법 취지 벗어나지 않을 것”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개정과 관련해 당초 입법 취지를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기업의 안전보건최고책임자도 경영책임자로 볼 수 있도록 시행령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에 대해 쐐기를 박은 것이다. 이 장관은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출입기자단 정책간담회에서 기재부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개정 방향을 노동부에 전달한 것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일축하며 “누구나 의견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 시행령은 모법의 입법 취지를 벗어날 수 없다”고 밝혔다. 중대재해처벌법의 취지에 맞도록 시행령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간담회에 배석한 노동부 고위 관계자는 “비전문가인 기재부가 우리에게 압박하는 식으로 얘기했다면 공무원 생활을 30년 한 입장에서 자존심 상하고 가만 있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시행령과 관련해 실무자의 의견을 물어본 것이어서 자존심이 상하는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중대재해처벌법을 현장에 안착시켜 사고사망 만인률(1만명당 사망자수의 비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으로 줄일 수 있도록 오는 10월중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을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언급했다. 그는 “법 시행으로 현장에서의 의식은 변화하고 있으며 법의 본래 취지가 제대로 나타날 수 있도록 현장에 안착시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대우조선해양 사태에서도 확인된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와 관련해서는 “조선업 주요 3사 대표이사와 협력사 협의회 대표들을 30일 만나 원하청 상생협의체를 제안했고 모두 이에 공감했다”면서 “협의체를 통해 실천적인 방안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정부가 추진중인 근로시간 유연화에 대해서는 “주52시간의 틀을 유지하고 실노동시간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는 것은 확고하다”면서 “장시간 노동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유연화라고 하면 정리해고나 구조조정, 노동시간을 길게 가져가는 것으로 이해하지만, 사실은 바뀐 노동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의미로 나쁜 게 아니다”고 덧붙였다. 현재 노동부는 노사합의를 통해 주단위로 관리하는 연장 근로시간을 월단위로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전문가들로 운영되고 있는 미래노동시장 연구회도 개편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이 장관은 “이중구조 개선방안을 포함해 노동자의 건강권 보호 등을 위해 실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 코로나 여파로 돌봄업종 연장·초과 근로 늘어

    코로나 여파로 돌봄업종 연장·초과 근로 늘어

    올해 근로자들의 백신접종과 코로나19 확진 여파로 남은 근로자들의 업무량이 증가하면서 연장·초과 근로 시간을 위반한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2년 상반기 장시간 근로 감독결과’에 따르면 감독 대상 사업장 498곳 가운데 94%에 이르는 470곳이 연장근로 한도를 위반하거나 연장근로 수당을 과소 지급했다. 이로 인한 법 위반 사례는 2252건에 이른다. 이번 감독은 올해 3월에서 6월말까지 제조업과 소프트웨어 개발업, 금융업, 사업지원서비스업 등의 돌봄업종 사업장 340곳과 지역별 취약업종 158곳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근로감독 결과 전체 조사대상 498곳 가운데 48곳(9.6%)에서 연장근로 한도 위반이 확인됐고, 위반 사업장의 주 52시간 초과근로시간은 한주 평균 6.4시간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취약업종 158곳 가운데 연장근로를 위반한 사업장은 40곳(25.3%)이며 이들 사업장의 초과근로시간은 주 5.8시간 이었다. 돌봄 업종의 경우에는 전체 340곳 가운데 연장근로 한도를 위반한 사업장이 8곳이며, 이들의 초과근로시간은 주 9.7시간에 달했다. 위반 사업장의 전체 근로자 가운데 연장근로 한도를 어긴 비율은 평균 14.8%이며 위반 근로자 비율이 절반을 넘는 사업장은 6곳으로 나타났다. 고용부는 “이들 사업장이 연장근로 한도를 위반한 주요 사유로는 작업량을 예측하기 어렵고 업무량이 갑작스레 증가했기 때문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돌봄 업종에서는 교대제 근로자의 백신 접종과 코로나 확진 등으로 인해 남은 근로자의 업무량과 돌봄서비스 대상 인원이 늘어나는 등 업무량이 갑작스레 증가한 것이 주요 위반사유로 꼽혔다. 지역별 취약업종의 경우에는 상시적으로 구인난을 겪는데다 코로나19로 택배 물량이 늘면서 골판지 수요가 증가한 사례처럼 예상치 못하게 발주물량이 폭증한 것도 원인으로 지적됐다. 아울러 감독 대상 498곳 가운데 193곳에서는 연차미사용 수당과 연장·휴일근로가산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은 규모가 모두 16억 9361만원에 달했다. 돌봄 업종의 체불액은 5억 5000만원이며, 3000만원 이상 체불한 곳이 62.1%로 나타났다. 지역별 취약업종의 체불액은 11억 4000만원 규모다. 이번 감독결과에 따라 노동부는 연장근로 한도 위반 등 노동관계법을 어긴 사례에 대해 2249건은 시정지시를 하고 3건은 과태료를 부과했다. 근로조건을 명시하지 않은 256곳과 취업규칙 작성·신고를 위반한 270곳에 대해서도 개선하도록 조치했다. 다만 이번 감독 결과에 대해 노동부 관계자는 “사업장 전체적으로 주 52시간제를 준수하는데도 1~2명의 근로자가 일시적으로 주 52시간을 초과해 법을 위반하는 사례에 대해서는 현행 근로시간 규제방식이 합리적인지 생각해볼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고용부는 연장 근로시간의 월단위 관리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미래노동시장 연구회에서도 이같은 개편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정한 노동정책실장은 “간헐적·일시적인 어려움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면서도 주52시간제를 지킬 수 있도록 근로자와 기업의 선택권을 넓혀준다면 노사 모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죽음보다 더 아프다는 삶… 인간 본연의 존엄한 분투

    죽음보다 더 아프다는 삶… 인간 본연의 존엄한 분투

    현대 의학의 발전에도 인간은 만성 질환에서 벗어나지 못한 경우가 많다. 대부분 자신이 원하는 시기에 평온하게 죽기 원하지만, 삶이 죽음보다 고통스러울 때도 있다. 의료계가 이 같은 인간의 아픔과 행복, 존엄성의 문제에 대해 명확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는 가운데 생생한 인터뷰를 통해 나름의 답변을 찾고자 한 책 두 권이 동시에 나와 눈길을 끈다.미국 정신의학자 아서 클라인먼 하버드대 의대 교수는 의학적 치료에도 증세가 호전되지 않는 환자들을 관찰하며 쓴 ‘우리의 아픔엔 서사가 있다’를 통해 만성 질환을 치료하려면 환자가 경험한 삶의 궤적을 꼼꼼히 들여다봐야 한다고 제안한다. 허리 통증, 관절염, 천식, 당뇨 등 다양한 질환을 겪는 20여명의 사연을 전하며 결국 몸이 아니라 삶이 문제라는 결론을 얻는다. 저자는 환자들의 통증과 신체적 고통의 원인으로 ‘신체화’를 지적한다. 병리학적으로는 문제가 없는데 직장, 가족, 경제적 상황, 인간관계 등과 관련된 문제가 신체적 증상으로 변형되는 것이다. 예컨대 변호사인 윌리엄 스틸은 법조계에서 성공하지 못하리란 자괴감에 악몽을 꾸다 천식 환자가 됐다. 심리 치료와 상담을 받은 뒤 변호사를 그만두고 아버지와 형이 운영하는 도매 어업 사업에 합류하자 천식은 사라지게 된다.경찰인 하워드 해리스는 20여년간 허리 통증을 앓았고, 허리에 대한 걱정 때문에 직장이나 가정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 수술과 치료를 받았지만 끊임없이 고통을 호소하는 해리스의 삶을 들여다본 저자는 그의 만성 통증이 아버지 없이 성장한 어린 시절, 자신의 약점과 무능함에 대한 걱정 등이 얽혀 있는 두려움의 또 다른 형태라고 설명한다. 질병 경험은 병리학·생리학적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신적 고통까지 포함하는데, 의사는 질병을 좁은 범위의 기술적 문제인 ‘질환’으로 치환한다고 지적한다. 또 진통제보다 환자와 가족이 겪는 고통의 경험을 인정하고 지지하는 ‘느린 의학’의 접근 방식이 도움된다고 강조한다.캐나다 언론인 케이티 엥겔하트는 존엄사에 대한 6년의 취재 끝에 펴낸 ‘죽음의 격’을 통해 존엄한 죽음이 보장된 사회에 대해 고찰한다. 1940년대부터 존엄사가 합법인 스위스, 1994년 세계 최초로 존엄사 법을 통과시킨 미국 오리건주 등에서 있었던 죽음과 존엄에 관한 논의 등을 담았다. 치매에 걸린 60대 미국인 여성 데브라는 자신이 데브라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기 전에 죽길 원한다. 사랑했던 모든 것을 기억하지 못하고 요양원에 갇혀 낯선 사람들에 의해 연명하길 원치 않는다. 평온한 죽음이야말로 자신의 존엄을 지켜 줄 유일한 방법이다.한 의사는 의사들이 수십년간 자만심에 빠져 있었다고 고백한다. 질병을 극복하고, 끔찍한 노년을 없애고, 노화를 넘어서겠다는 등 불가능한 것들을 약속했다. 과잉 치료로 생명을 연장하겠다는 목표는 죽음을 길게 끄는 체계로 변질됐다는 점도 지적한다. 존엄사는 의사가 처방한 약물을 환자가 직접 투여해 죽음에 이르는 행위다. 개인의 존엄을 근거로 의사가 죽음을 돕도록 허락하려면 역설적으로 ‘존엄하지 않은 삶’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 평온한 죽음을 원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존엄하지 않은 삶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커지겠지만, 고령화 시대와 맞물려 노인들에게 ‘당신은 어째서 소중한 복지 재원을 축내며 존엄하지 않은 삶을 유지하는가’라고 묻게 될 수 있다. 죽을 권리가 ‘싸게 죽을 의무’로 변질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저자는 존엄한 죽음을 꿈꾸는 사람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내가 정의한 나 자신’으로 살길 원했고 이를 ‘존엄’으로 불렀다는 것을 발견한다. 마지막까지 나 자신으로 존재하는 죽음을 꿈꿀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례 중심이라 일반 독자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두 책을 되짚어 보면 ‘고통스러운 삶’이라는 아픔을 이겨 내고자 분투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 엿보인다. 질병과 죽음에는 삶의 서사와 함께 오롯이 감당해야 할 삶의 무게가 담겨 있다고 일러 주는 듯하다.
  • 이준석, 자필 탄원서 직접 공개…“열람용 없는 건 저만 갖고 있다”[전문]

    이준석, 자필 탄원서 직접 공개…“열람용 없는 건 저만 갖고 있다”[전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법원에 제출했던 2385자 분량의 자필 탄원서 원본을 직접 공개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3일 오후 10시 30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열람용 없는 건 저만 갖고 있다”며 탄원서 전문을 올렸다. 앞서 언론에 공개된 탄원서를 국민의힘이 유출한 것으로 의심한 이 전 대표가 직접 전문을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이 탄원서는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재판장 황정수 수석부장판사)에 지난 19일 제출된 것이다.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사건을 맡은 재판부다.[다음은 이 전 대표의 탄원서 전문] 존경하는 재판장님께. 정당의 대표로서 당의 혼란상황이 정치의 영역에서 마무리되지 못하고 사법부의 권위에 의존해 판단을 구하게 된 것을 송구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1985년생입니다. 대한민국이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 거쳐 간 인고의 과정을 직접 목격하지는 못했지만 주요한 역사의 분기점들에 대해서는 피상적으로나마 알고 있습니다. 1980년 찾아왔던 ‘서울의 봄’에도 물줄기가 바뀔 수 있는 지점들은 있었습니다. 서울역에 모인 학생들은 유혈충돌을 우려해 해산했습니다. 하지만 군인들은 그 선의의 해산을 폭력의 성공 가능성으로 잘못 받아들였고, 비상계엄을 확대했습니다. 그들의 오판에 따라 결국 민주주의를 지키는 최전선에 서도록 강제된 것은 민주주의의 수호가 그들의 역할인지도 인지하지 못하고 살아왔던 광주의 시민이었습니다. 서울역에서 회군했던 사람들이 며칠 뒤에 광주에서 발생한 비극을 보고 그 짐을 나눠 짊어지지 못한 것을 평생 자책하는 것을 보면서 작금의 정당 민주주의가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도 제가 짊어질 수 있는 만큼은 짊어지고 후회를 남기지 않으려고 합니다. 판사님, 매사에 오히려 과도하게 신중한 모습을 보이며 복지부동하는 것을 신조로 삼아온 김기현, 주호영 전 원내대표 등의 인물이 이번 가처분 신청을 두고 법원의 권위에 도전하는 수준의 자신감을 보이는 것은 그들이 주도한 이 무리한 당내 권력 쟁탈 시도가 법원의 판단으로 바로잡아진다고 하더라도 면을 상하지 않도록 어떤 절대자가 그들에게 면책특권을 부여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일련의 과정이 잘못되었다는 민심이 여론조사를 통해 누차 전달되고 있지만, 당원과 국민의 마음은 절차적 하자 치유라는 법적 용어를 그들이 아무리 되뇌인다 하더라도 완전하게 치유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사태를 주도한 절대자는 지금의 상황이 사법부에 의해 바로잡아지지 않는다면, 비상계엄 확대에 나섰던 신군부처럼 이번에 시도했던 비상상황에 대한 선포권을 더욱 적극 행사할 가능성이 있고, 그 비상선포권은 당에 어떤 지도부가 들어온다 하더라도 뇌리의 한구석에서 지울 수 없는 위협으로 남아 정당을 지배할 것입니다. 상임전국위가 비상선포권을 가지게 된다면 이것은 여러가지 방법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습니다. 지금은 비상상황에 대한 선포가 절대자의 당 대표 쫓아내기에 이용되고 있지만 역으로 당 대표가 본인의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상임전국위는 규정 제2조에 따라 당 대표가 20인 이상에 대해 직접적인 임명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대략 40인가량이 참석하는 상임전국위에서 비상상황의 선포권은 당 대표가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상임전국위 의장인 전국위 의장의 지명권도 당 대표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비상상황을 넓게 해석할 여지를 두는 순간 다양하게 악용할 수 있습니다. 간단한 사고 실험을 통해서 고민해 봐도 우선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대표가 지지율 하락 등 정치적 상황을 이유로 상임전국위에서 비상상황으로 해석해 달라는 요청을 하면 그에 따라 당 대표가 본인과 친소관계가 강한 인사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임하여 실질적인 임기의 연장을 추진할 수 있게 됩니다. 때에 따라 공천 등과 같은 중요한 정치적 일정과 결합하여 이것은 매우 심각한 정당 민주주의의 위기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한 저와 같이 원내 경험이 없고, 당내 세력 기반이 약한 당대표가 국민과 당원의 전폭적 지지를 통해 선출될 경우, 마찬가지로 기득권 세력이 20여 명의 상임전국위원을 모아 비상선포를 하게 되면 비대위 출범 강행을 통해 당 내 절차가 엄격하게 규정하는 당원 소환제를 우회해 당대표에게 실질적인 협박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6월 지방선거가 끝나고 저는 절대자와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당 대표직에서 12월까지 물러나면 윤리위원회의 징계절차와 저에 대한 경찰 수사 절차를 잘 정리하고 대통령 특사로 몇 군데 다녀올 수 있도록 중재하겠다는 제안을 받은 바가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시점에 이르기까지 며칠 간격으로 간헐적으로 비슷한 이야기를 여러 다른 주체들에게서 듣고 있습니다. 우선 저는 저에게 징계절차나 수사절차에 대해 언급을 하면서 그것에 대한 타협의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매우 모멸적이고 부당하다는 생각에 한마디로 거절했습니다. 또한 국민과 당원이 부여한 당 대표의 책무는 제가 사사로이 어떤 절대자와도 절대 타협의 매개물로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 제안을 단호하게 거절한 이후로 발생하는 이런 일련의 당내 내분 상황이 오비이락이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했던 적도 있지만 안타깝게도 경과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대통령의 당 대표에 대한 텔레그렘 메신저 내용이 노출된 이후 그것에 대한 해명보다는 TV조선의 단독보도로 대통령실에서 당 지도부에 비대위 전환 의견이 전달되었다는 내용이 나왔고, 다음날 비대위 전환에 반대해 왔던 권성동 원내대표 등의 당내 인물들이 별다른 설명없이 마음을 바꾸어 비대위 전환에 박차를 가했고 특히 대통령이 휴가를 간 기간에 그것을 완수하도록 군사작전과도 같은 절차가 진행되는 것을 보고 정당과 대통령 간의 관계가 정상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치닫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저는 정치에서 덩어리의 크고 작음에 따라 줄을 서는 것이 아니라 신념과 원칙을 지킨 사람이 이기는 결말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지난 1년 당 대표를 하면서 과거의 방식을 몰라서가 아니라, 그것을 답습하는 것에서는 제가 정치를 하는 의미를 찾지 못했기 때문에 싸워왔습니다. 저도 정치를 하면서 언젠가는 현실과의 타협이나 좋은 게 좋은 거지라는 생각을 더 받아들일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날이 오늘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날이 너무 일찍 오기도 바라지 않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아야겠지만 혹여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제 뒤를 잇는 후배들이 용기를 잃지 않고 저항했으면 좋겠고, 비슷한 무리수를 두면서 권력투쟁을 하는 사람들에게 그것은 결국 바로잡힌다는 경종이 울리기를 바랍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법을 잘 모르고 당내 민주주의를 수호하고자 하는 마음에 절박함만 더해가는 제가 부족하지만 하소연을 보탤 곳이 없어 밤중에 펜을 잡아 올립니다. 바쁜 재판 업무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죄송합니다. 존경하는 재판부의 어떤 결정이 나더라도 저는 존중하겠습니다. 정당의 일을 정치로 풀어내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사법부의 조력을 간절히 구합니다. 2022년 8월 19일 국민의 힘 당대표 이준석 올림.
  • 전현희 “감사원, ‘위원장이 시켰다고 불어라’ 직원 압박”

    전현희 “감사원, ‘위원장이 시켰다고 불어라’ 직원 압박”

    “불법 조사 행태, 법적 책임 질 것” 경고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은 21일 감사원이 권익위 특별감사를 진행하면서 직원들에게 “위원장이 시켰다고 불어라”며 허위답변을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전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감사원의 불법적 감사와 조사행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수준. 강력 법적 대응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같이 밝혔다. 전 위원장은 글에서 “‘위원장이 시켰다고만 불어라, 그러면 당신은 무사하다, 위원장 개입만 불면 직원은 아무 일 없을 테니 위원장이 시켰다고만 해라’(고 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직원이 위원장이 개입하지 않았다고 끝까지 사실대로 얘기하면 그 직원의 다른 별건의 근태자료 요구를 협박하고 위원장 개입을 순순히 불지 않으면 별건 조사하겠다고 협박하며 허위답변 유도와 불법 강압조사를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직원이 아무리 있는 사실 그대로 답변해도 자신들이 짜놓은 각본의 원하는 답변이 아니면 감사원이 원하는 답(위원장 개입)이 나올 때까지 똑같은 질문을 반복하며 밤늦게까지 하루 반나절 이상, 며칠이고 같은 형식으로 반복적으로 계속한다”고 주장했다. 전 위원장은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지난 17일 국회를 찾아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만난 것을 두고도 “‘심각한 사실’ 운운하며 감사에서 마치 엄청난 비리가 밝혀지고 있다고 오인될 수 있도록 명예를 심각히 훼손 중”이라고 비판했다. 또 “감사원 사무총장은 감사 시작도 하기전 피감사실을 누설하며 권익위원장 공개적 망신주기와 협박을 했다”며 “제보만 있는 상황에서 구체적 사실관계도 확정 안 된 시기로, 명백한 명예훼손과 직권남용”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전 위원장은 “법령상 의무 없는 불법적인 자료 제출 요구와 허위답변을 강요하는 감사 등도 직권 남용 등 불법사유”라며 “기타 불법적인 감사행태에 대한 증거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 위원장은 감사원 특별조사국 제5과 소속 조사관 10명이 권익위 특별감사를 맡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윗선 지시에 의한 특조국 조사관들의 불법적인 조사 행태는 반드시 법적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감사원은 이달 1일부터 권익위를 상대로 한 특별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본감사는 지난 19일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감사원은 감사 기간을 2주 연장해 다음 달 2일까지 진행하기로 했다.
  • [사설]선관위의 직무감찰 거부, 그럴 자격이 있나

    [사설]선관위의 직무감찰 거부, 그럴 자격이 있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불거진 ‘소쿠리 투표’에 대한 감사원의 선거업무 자료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선관위는 감사원에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구로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정식 공문을 지난 12일 보냈다. 감사원의 회계감사는 받지만 선거와 관련된 직무감찰은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헌법이 제97조를 통해 감사원의 감사 범위를 ‘행정기관 및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감찰’로 한정하며 헌법기관을 예외로 삼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선관위가 지난 대선 사전투표 때 보여준 행태는 21세기 대한민국에서 투표하는 것인가를 의심케 할 정도였다. 코로나19 확진자 및 격리자의 투표지를 투표함이 아닌 소쿠리, 쇼핑백, 쓰레기봉투 등에 담아 옮겼고 이미 기표된 투표용지를 나눠준 경우도 있었다. 직접·비밀투표라는 선거의 기본원칙이 훼손된 총체적 혼돈 상황에서도 노정희 당시 선관위원장은 휴일이라며 출근하지 않았다. 김세환 당시 선관위 사무총장은 “확진자들이 직접 투표함에 넣겠다고 난동을 부렸다”는 망발까지 뱉었다.  선관위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하는 까닭은 선거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사전투표가 도리어 선거의 신뢰성을 훼손시켰으니 이같은 사태가 발생한 까닭과 해결책 마련에 나서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다. 선관위는 자체 진상조사를 통해 ‘중앙선관위 선거관리 혁신위원회 보고서’를 내놨고, 독립적인 감찰조직 신설도 추진하므로 감사원의 직무감찰이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선관위의 이같은 인식은 사전투표 당시 보여줬던 안일함의 연장선상이다. 진정 잘못을 뉘우치고 재발을 막겠다면 법 조문을 따질 일이 아니라 스스로 외부기관의 감사를 받겠다고 나서야 하지 않나. 선관위가 내세운 헌법 조항만 해도 선관위를 감사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명시한 게 아니라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크다. 실제로 감사원법은 제24조 제3항을 통해 직무감찰 제외 대상으로 ‘국회와 법원, 헌법재판소 소속 공무원’으로 규정하며 선관위을 직무감사 대상으로 삼고 있기도 하다.  독립성이 강조되는 국가기관일수록 내부 성찰은 물론 외부의 시각을 더해 다양한 개선책을 마련하고 실행 방안을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선관위의 정치적 중립성·독립성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이번 직무감찰 거부는 불신을 더욱 부추킬 수 있다.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관을 운운하지 말고 감사원의 직무감찰에 성실히 응하기 바란다. 여야는 앞으로 선관위의 직무감찰에 대한 관련 법 조항을 정비하는 방안도 마련해야겠다. 선관위가 통제 없는 독립적 기관으로 존재하는 일은 시정돼야 한다.
  • “드론 규제 좀”…안전·군사보안 관련 개선 더뎌

    “드론 규제 좀”…안전·군사보안 관련 개선 더뎌

    드론과 규제한 규제 개선 건의가 잇따르고 있지만 안전·군사 문제 등으로 개선이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17일 중소기업 옴부즈만에 따르면 최근 4년간 드론 관련 규제·애로가 90여건 접수됐다. 주요 내용은 비행 승인구역 확대, 비행승인 절차 간소화, 최대이륙중량 확대 등이었다. 미래 신산업의 대표주자인 드론은 취미용부터 물류·농업·안전·교통·공연 등 다양하게 활용되며, 관련 산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특수상황인 군사보안 문제 등으로 다양한 규제가 존재하고 있다. 옴부즈만은 안전과 군사보안에 직결되지 않는 규제부터 개선 협의에 나서 일부 결실을 맺게 됐다. 규제 개선 건의 중 ‘항공촬영 허가 기간 연장’에 대해 국방부로부터 수용 답변을 받았다. 현재 민간 사업자가 드론으로 항공촬영을 하려면 허가 기간이 최대 1개월이었는데, 최대 6개월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또 지난 4월 드론을 운송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에 건의했는 데, 지난 6월 드론을 택배 등 생활물류서비스의 운송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개정하는 내용의 신산업 규제 개선안을 발표했다. 박주봉 옴부즈만은 “드론산업 발전과 벤처·스타트업의 어려움이 해결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제 개선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 내년부터 4등급 경유차도 조기폐차 지원한다

    내년부터 4등급 경유차도 조기폐차 지원한다

    초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노후 경유차의 조기폐차가 현재 5등급에서 4등급까지 확대된다. 환경부는 내년부터 조기폐차 지원 대상 차량을 배출가스 4등급 경유차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2023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17일 밝혔다. 4등급 경유차는 초미세먼지 배출량이 5등급차의 절반 수준인 연간 4.1㎏ 수준이고, 온실가스는 5등급차와 비슷한 수준으로 배출한다. 올해 7월 31일을 기준으로 국내 등록된 4등급 경유차는 116만대이다. 이 중 매연저감장치가 장착되지 않아 오염물질을 상대적으로 많이 배출하는 84만대를 대상으로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조기폐차를 지원한다. 4등급 경유차가 계획대로 조기폐차되면 초미세먼지 배출량이 연간 약 3400t, 온실가스 배출량은 연간 약 470만t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2018년 기준 자동차가 배출하는 초미세먼지의 약 8.4%, 온실가스의 4.8%에 해당한다. 지금까지 지원됐던 5등급 경유차 중 매연저감장치가 부착되지 않은 차에 대해서는 2023년까지만 조기폐차와 매연저감장치 부착이 지원된다. 저공해 미조치 5등급 경유차는 2018년 말 기준으로 232만대가 등록돼 있었지만, 폐차지원과 수도권지역 운행제한 조치로 올 7월 말 기준으로 78만대로 줄었다. 자동차보험에 가입돼 실제 운행되는 5등급 경유차는 현재 48만대이다. 환경부는 이들에 대해 2023년 말까지 조기폐차를 지원하고 2024년부터는 남은 차들에 대한 지원 연장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또 저공해미조치 5등급 경유차에 대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기간 동안 운행제한 대상 지역을 수도권을 넘어 올해 12월 1일부터는 부산과 대구, 2023년 12월 1일부터는 대전, 울산, 세종시로 확대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특별시, 광역시 이외에도 전라남도, 경상북도, 경상남도 등 저공해미조치 5등급 경유차가 상대적으로 많은 지방자치단체도 운행제한을 시행하도록 협의하겠다는 방침이다. 박연재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관은 “4등급 경유차 조기폐차 지원에 차질이 없도록 관련 예산을 충분히 편성하는 한편 지자체에 대해서는 관련 조례 개정을 완료하고 주민들에게 조기폐차 사업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도록 요청할 것”이라며 “5등급 경유차는 조기폐차 지원이 종료될 예정인 만큼 신청을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 ‘악마의 시’ 루슈디 공격범 기소 “계획범죄…10차례 찔러”

    ‘악마의 시’ 루슈디 공격범 기소 “계획범죄…10차례 찔러”

    소설 ‘악마의 시’로 유명한 영국 작가 살만 루슈디(75)를 흉기로 수차례 찌른 하디 마타르(24)가 2급 살인미수와 흉기를 이용한 폭행 혐의로 13일(현지시간) 기소됐다. 미국 뉴욕주 셔터쿼 카운티의 제이슨 슈미트 지방검사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어제 공격에 책임이 있는 용의자를 2급 살인미수와 2급 폭행으로 공식 기소했다”고 밝혔다. 마타르는 전날 오전 뉴욕주 서부 셔터쿼에서 강연을 위해 무대에 오른 루슈디에게 달려들어 그의 목과 복부를 최소 한 차례씩 흉기로 찔러 중상을 입힌 뒤 현장에서 체포됐다. 슈미트 검사장은 이날 오후 뉴욕주 메이빌의 셔터쿼 카운티 법원에서 열린 기소 인정 여부 절차에서 “이번 사건은 루시디를 겨냥해 사전에 계획된 이유 없는 공격”이라며 루시디가 흉기에 10차례 찔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마타르의 변호인은 무죄를 주장하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검정과 흰색 줄무늬 죄수복 차림에 수갑을 차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법정에 등장한 마타르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법원은 마타르에 대해 구금 없는 보석을 명령했다.루슈디는 피습 직후 헬기에 실려 인근 펜실베이니아주의 한 병원으로 옮겨져 수 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았으나, 여전히 인공호흡기에 의존하면서 말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틀째 입원 중인 루슈디의 현재 상태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전날 루슈디의 대변인은 그가 한쪽 눈을 잃을 것으로 보이며, 팔 신경이 절단되고 간도 손상됐다고 전한 바 있다. 아직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슈미트 검사장은 법정에서 보석을 불허해달라고 주장하면서 ‘파트와’(이슬람 종교 지도자가 율법 해석에 따라 내리는 일종의 포고령)가 동기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 1988년 출간된 ‘악마의 시’가 이슬람 신성모독 논란을 불러오자 이듬해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 당시 이란 최고지도자가 무슬림들에게 루슈디의 살해를 촉구하는 파트와를 선포한 바 있다. 사실상의 처형 명령에 이란과 연계된 일부 이슬람 단체들이 루슈디에 대해 300만 달러 이상의 현상금을 걸었고, 신변에 위협을 느낀 루슈디는 오랜 세월 숨어 살아야 했다. 마타르가 ‘악마의 시’ 출간 10년 후 태어났다는 점에서 수사관들은 단독 범행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공격에 이란 혁명수비대가 관여한 정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수사당국이 마타르의 소셜미디어 계정들을 분석한 결과 그가 시아파 극단주의와 이란 혁명수비대에 심정적으로 동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NBC뉴욕이 전했다. 레바논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마타르는 캘리포니아주 출신이지만 최근 뉴저지주로 이사해 버겐카운티 페어뷰에 거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마타르에 대한 조사와 별개로 이번 공개 행사의 경비가 소홀했다는 비판도 거세다. CNN방송은 강연 주최 측이 기본적인 안전 강화 권고조차 거절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실제로 강연 참석자들의 가방 검사나 금속탐지기 검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강연장에는 주 경찰관 1명과 카운티 보안관실 소속 경찰관 1명만 배치됐는데 이 역시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스프링클러 급한데… 어린이집 원장은 전과자 될 판

    스프링클러 급한데… 어린이집 원장은 전과자 될 판

    전국 어린이집 운영자들이 스프링클러 설치에 비상이 걸렸다. 국토교통부는 각 지자체를 통해 올 연말까지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으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공문을 수시로 보내며 압박하고 있다. 2020년에 개정된 건축물관리법에 따르면 화재에 취약한 어린이집, 목욕탕, 노인시설 등은 올해 말까지 스프링클러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설치 비용은 5000만원에 이르는데, 이 중 최대 2600만원은 정부가 지원한다.국토부는 설치를 독려하기 위해 ‘화재안전성능 보강 지원사업’을 추진하면서 착공과 동시에 보조금을 주는 ‘보조금 선지급’ 제도를 도입했지만, 이를 활용하는 사업자들은 거의 없다. 홍보가 부족해 제도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고 선지급 신청 및 지급을 위한 전산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신청을 해도 곧바로 지급되지 않기 때문이다. 선지급 제도를 인지하지 못한 대다수 어린이집은 공사가 마무리된 뒤에야 보조금이 나온다고 여겨 설치를 최대한 미루고 있다. 경북 경주의 한 어린이집 원장은 “스프링클러 설치 필요성엔 100% 공감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원아가 급격히 줄어 근근이 버티는데 5000만원을 어디서 구하느냐”면서 “대출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포항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A씨는 “돈이 없어 설치를 못하는 것도 답답한데 ‘징역’이란 말까지 써 가며 독촉장을 보내 압박하고 있다”며 “공지문에는 ‘선지급 제도’에 대한 안내는 한 줄도 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지역 어린이집 원장들 역시 선지급 제도에 대해 “처음 듣는다”고 입을 모았다. 국토부 측은 “착공만 하면 보조금의 70%를 지급할 수 있다”며 “지자체에 이 제도를 적극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업 시행을 위탁받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확인한 결과 선지급 제도를 활용해 스프링클러를 설치한 곳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부산의 경우 스프링클러 설치를 완료한 어린이집은 7곳뿐이었고, 포항시도 대상 건물 36개 중 8곳에 불과했다. 어린이집을 포함한 전국 약 1500개 설치 대상 건물 중 설치를 마친 곳은 498곳뿐이었다. 포항시 관계자는 “선지급 신청 시스템이 불안해 사실상 선지급을 할 수 없는 형편”이라며 “무턱대고 선지급해 준다고 안내하면 혼란만 일으킬 수 있어 아예 안내를 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선지급 처리에 한 달이 걸리는 경우도 있긴 하다”며 문제점을 인정하면서도 “(선지급이) 원천적으로 막힌 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법대로라면 다수 어린이집 원장이 전과자가 될 판”이라며 “설치 기간을 연장하고 선지급 신청 및 지급 시스템을 우선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후불결제 판 키운 핀테크… 연체 공유 안 돼 다중채무 ‘관리 사각’

    후불결제 판 키운 핀테크… 연체 공유 안 돼 다중채무 ‘관리 사각’

    신용카드 없이도 계열·제휴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먼저 사고 나중에 비용을 지불할 수 있게 한 핀테크 기업들의 후불결제(BNPL·Buy Now Pay Later) 서비스를 두고 신파일러(금융이력 부족 고객)를 포용할 수 있다는 견해와 저신용자의 연체와 채무 확대를 부추길 수 있다는 비판이 대립하고 있다. BNPL 이용자의 연체 정보를 사업자 간 공유할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다중채무와 같은 부실 사각지대가 방치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바일 금융 플랫폼 업체 토스(비바리퍼블리카)는 오는 11월 소액 후불결제 서비스 관련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금융규제 샌드박스) 지정 만료를 앞두고 이번 주중 금융위에 지정 연장 신청 서류를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9일 알려졌다. 이른바 ‘네카토’로 불리는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토스 등은 모두 규제 샌드박스 지정을 통해 BNPL 사업을 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월 30만원 한도의 네이버페이 후불결제, 카카오페이는 월 15만원 한도의 모바일 후불교통 서비스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금융위는 네카토 세 회사에 별도의 정보 공유 의무를 두지 않았다. 일반적인 금융사의 대출이나 신용카드 대금의 경우 5만원 이상을 3개월 이상 연체했을 때 한국신용정보원을 통해 연체 정보를 등록, 여신 사업자 간 정보를 공유하게 한 조치와 대비되는 지점이다. 이를테면 토스 BNPL 연체자가 네이버파이낸셜이나 카카오페이에 또 연체를 일으켜도 이들 회사는 알 수 없다는 얘기다. 핀테크 관계자는 “회사 간 연체 이력이 공유되지 않아 자사 고객의 연체 관리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소액의 연체 이력이 계속 남게 되면 당사자의 신용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연체 이력 공유 조건을 두지 않았다”고 밝혔다. 애초에 BNPL의 첫 단추를 잘못 꿰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위는 선불 전자지급 수단을 기반으로 하는 BNPL이 신용카드업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정하지 않은 상태로 이들 사업자가 규제 샌드박스 속에서 후불결제 업무를 영위하도록 특례를 부여했다. 여기에 전자금융업법 개정을 통해 전금업자의 후불결제 겸영을 추가하는 방안까지 논의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BNPL을 여신전문금융업법에서 원칙적으로 규율을 해야 신용평가, 충당금 적립, 채권 회수 등의 기본적인 기능을 다할 수 있다”고 했다. 현대카드, KB국민카드 등 카드사들이 BNPL 사업에 뛰어들면서 판은 더 커지는 모양새다. 쿠팡도 BNPL과 비슷한 성격의 ‘나중결제’ 서비스를 2020년 8월부터 제공하고 있다. 월 한도는 네카토를 훌쩍 뛰어넘는 월 2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쿠팡이 직접 매입한 물건을 외상판매하는 방식을 당사자 간 1대1 거래로 보고 금융과 같이 규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쿠팡은 서비스 출시 후 2년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나중결제는 일부 고객에 한해 시범 서비스 중”이라고 밝혔다.
  • “돈 없어도 일단 지른다”…판 커진 후불결제, 다중채무 ‘관리 사각’

    “돈 없어도 일단 지른다”…판 커진 후불결제, 다중채무 ‘관리 사각’

    신용카드 없이도 계열·제휴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먼저 사고 나중에 비용을 지불할 수 있게 한 핀테크 기업들의 후불결제(BNPL·Buy Now Pay Later) 서비스를 두고 신파일러(금융이력 부족 고객)를 포용할 수 있다는 견해와 저신용자의 연체와 채무 확대를 부추길 수 있다는 비판이 대립하고 있다. BNPL 이용자의 연체 정보를 사업자 간 공유할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다중채무와 같은 부실 사각지대가 방치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바일 금융 플랫폼 업체 토스(비바리퍼블리카)는 오는 11월 소액 후불결제 서비스 관련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금융규제 샌드박스) 지정 만료를 앞두고 이번 주중 금융위에 2년 동안의 지정 연장 신청 서류를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9일 알려졌다. 이른바 ‘네카토’로 불리는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토스 등은 모두 규제 샌드박스 지정을 통해 BNPL 사업을 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월 30만원 한도의 네이버페이 후불결제, 카카오페이는 월 15만원 한도의 모바일 후불교통 서비스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금융위는 네카토 세 회사에 별도의 정보 공유 의무를 두지 않았다. 일반적인 금융사의 대출이나 신용카드 대금의 경우 5만원 이상을 3개월 이상 연체했을 때 한국신용정보원을 통해 연체 정보를 등록, 여신 사업자 간 정보를 공유하게 한 조치와 대비되는 지점이다. 이를테면 토스 BNPL 연체자가 네이버파이낸셜이나 카카오페이에 또 연체를 일으켜도 이들 회사는 알 수 없다는 얘기다. 핀테크 관계자는 “회사 간 연체 이력이 공유되지 않아 자사 고객의 연체 관리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소액의 연체 이력이 계속 남게 되면 당사자의 신용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연체 이력 공유 조건을 두지 않았다”고 밝혔다. 애초에 BNPL의 첫 단추를 잘못 꿰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위는 선불 전자지급 수단을 기반으로 하는 BNPL이 신용카드업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정하지 않은 상태로 이들 사업자가 규제 샌드박스 속에서 후불결제 업무를 영위하도록 특례를 부여했다. 여기에 전자금융업법 개정을 통해 전금업자의 후불결제 겸영을 추가하는 방안까지 논의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BNPL을 여신전문금융업법에서 원칙적으로 규율을 해야 신용평가, 충당금 적립, 채권 회수 등의 기본적인 기능을 다할 수 있다”고 했다. 현대카드, KB국민카드 등 카드사들이 BNPL 사업에 뛰어들면서 판은 더 커지는 모양새다. 쿠팡도 BNPL과 비슷한 성격의 ‘나중결제’ 서비스를 2020년 8월부터 제공하고 있다. 월 한도는 네카토를 훌쩍 뛰어넘는 월 2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쿠팡이 직접 매입한 물건을 외상판매하는 방식을 당사자 간 1대1 거래로 보고 금융과 같이 규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쿠팡은 서비스 출시 후 2년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나중결제는 일부 고객에 한해 시범 서비스 중”이라고 밝혔다.
  • 선진국 기후냐 경제냐 진통… 美는 기후변화에 479조원 투자

    선진국 기후냐 경제냐 진통… 美는 기후변화에 479조원 투자

    주요국들이 기후 위기 대응과 경제의 갈림길 사이에서 진통을 겪고 있다. 미국은 상원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대기업 증세를 통한 479조원 투입 법안 처리에 돌입하자 금리 인상으로 위축된 경기를 침체시킬 것이라며 반발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에너지 위기에 직면한 영국과 독일은 기후 위기 관련 주요 정책을 ‘유턴’하려는 움직임에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상원이 이날 진행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한 첫 번째 표결에서 찬성 51표, 반대 50표가 나왔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법안에 대해 상원은 최대 20시간 동안 논의하며 수정안을 두고 무제한으로 표결을 진행한 뒤 최종 투표하는 ‘보트어라마’(Vote-a-Rama) 절차를 진행한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세수 확보를 통한 재정 적자 감축, 일반 가정의 의료와 에너지 비용 절감 등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출 것을 기대하며 이 법을 추진하고 나섰다. 그의 역점 추진 법안이었던 ‘더 나은 재건(BBB) 법안’을 일부 수정한 것으로, 에너지 안보 및 기후변화 대응에 3690억 달러(약 479조원)를 투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태양광 패널 등 재생에너지 관련 투자와 기업의 생산시설에 대한 탄소저감설비 구축, 저소득층의 전기차 구매 등에 대한 세액공제와 보조금 지원 등의 내용이 담겼다. 여기에 처방 약 가격 인하 등을 포함해 약 4300억 달러(558조원)가 투입된다. 필요한 재원은 대기업에 최소 15%의 법인세율을 부과하는 등 ‘부자 증세’를 통해 10년간 7500억 달러(974조원)를 조달해 마련한다. 이 법안이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기업이 투자를 줄이고 세금 부담을 근로자와 소비자들에게 전가시켜 고용 위축과 인플레이션 악화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무모한 세금 폭주로 미국 가계를 강탈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경제학자 230여명이 “법안이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할 것”이라며 우려하는 서한을 미 상·하원 지도부에 보내기도 했다. 영국에서는 올해 4분기 물가상승률이 13%를 돌파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 속에 차기 총리 후보들이 기후변화에 침묵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수당 대표 경선에서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은 “‘탄소 제로’ 목표로 일반 가정이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면서 에너지 요금에 부과된 녹색 부담금을 일시 폐지하는 공약을 내세웠다.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은 육지 풍력발전소의 신규 건설 제한을 완화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로 인해 “누가 더 어리석고 위험한 기후 정책을 제안하는지 경쟁하고 있다”(칼라 데니어 녹색당 공동대표)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독일은 탈(脫)원전 정책의 ‘유턴’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올라프 숄츠 총리가 지난 3일 원전 수명 연장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타당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신호등 연정(사회민주당-빨강·자유민주당-노랑·녹색당-초록)의 한 축인 녹색당이 반대하고 있어 연정 내 진통이 커지고 있다.
  • “말끝마다 ‘빠른년생’ 강조하는 동갑직원…어떻게 대하나요?”

    “말끝마다 ‘빠른년생’ 강조하는 동갑직원…어떻게 대하나요?”

    “아 그런데 저는 빠른이에요.^^” 최근 직장인 A씨는 새로 입사한 회사에서 동갑내기 직원과 대화를 나누다가 고민이 생겼다. 함께 밥을 먹는 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중 동료로부터 “제가 빠른인데 사회에서 동갑을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동갑인 것을 알고 친해지려고 다가갔던 A씨는 말끝마다 ‘빠른’을 강조하는 동료에게 어떻게 대해야 할지 당황스러워졌다. A씨는 “연장자로 대해달란 말인 건지”라며 “20대 초중반도 아니고, 대학교도 아닌데, 사회에서 만나 빠른 따지는 것이 당황스럽다”라며 고민을 토로했다. 네티즌들은 “같은 연도에 태어났으면 그냥 동갑이지. 사회 나와서 빠른 대우해달라는 거 이해가 안 간다” “대접받고 싶어하는 사람은 대접해주고, 그런티를 안내는 사람은 그냥 친구로 지낸다” “어떻게 대했으면 좋겠는지 물어봐라” 등의 의견을 냈다. 한국에만 존재하는 나이 셈법 현재 우리나라의 나이 셈법은 과거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쓰던 방법이다. 동아시아식 셈법에는 여러 가설이 있다. 외신들은 동아시아에서 ‘0(Zero)’ 개념이 서양권보다 상대적으로 늦게 정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한자 문화권에는 0의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1부터 시작했다는 가설이다. 이외에도 인간 존중 사상의 영향으로 뱃속의 태아에게 나이를 적용했다는 가설이 있다. 우리나라 고유 설날 문화인 “떡국을 먹으면 한 살 더 먹는다”는 말도 여기에서 유래됐다. 같은 나이를 뜻하는 ‘동갑’이라는 말도 60갑자가 일치하는 같은 해에 태어났다 하여 생겨났다. ‘세는 나이’를 적용하는 나라에서 12월 31일에 태어난 아이는 하루 만에 두 살이 된다. ‘빠른년생’으로 인한 혼란도 많았다.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의 동아시아 국가들은 100여 년 전부터 ‘세는 나이’를 폐지했다. 일본은 1902년 법령을 제정하면서 ‘만 나이’를 정착시켰으며 중국은 1966~76년 문화대혁명 이후 폐지 절차를 밟았다. 북한은 1980년대 이후부터 ‘만 나이’를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나라 또한 62년 ‘만 나이’를 공식 나이로 발표했다. 그러나 일상에서는 여전히 ‘세는 나이’가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빠른 생일’로 인해 불편함 겪어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말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주로 사용하는 나이 셈법은 ‘한국식 나이(세는 나이)’가 82%로 가장 높았고 만 나이(10%), 연 나이(9%) 순이었다. 10명 중 7명(71%)은 한국식 나이를 폐지하고 만 나이를 공식적인 계산 및 표시 방식으로 사용하자는 데 찬성한다고 답했다(반대한다 15%, 모르겠다 14%). 그 이유로는 ‘법률 적용 및 행정처리에서 오는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라는 응답이 53%로 가장 높았다. ‘국제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50%)’, ‘정보전달 및 의사소통 과정에서 오는 부정확함을 줄이기 위해(46%)’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한국식 나이 폐지에 찬성하지 않는 이유로는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로 굳어졌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40%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다양한 나이 셈법을 상황에 따라 적절히 혼용해 사용하기 있어 불편함이 없기 때문(33%)’, ‘한국식 나이 폐지로 얻는 사회적 이익이 크지 않아서(30%)’ 등의 순이었다. 빠른년생 중 28%가 ‘빠른 생일로 인해 손해 혹은 불편함이 더 컸다’라고 답했다(이익이나 손해는 특별히 없었다51%, 모르겠다 10%). 빠른년생(38%)과 빠른년생이 아닌 사람들(39%) 모두 10명 중 4명이 서열정리 및 관계 맺음에서 불편함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 ‘70세 판사’ 인력난·전관예우 해법 되나

    ‘70세 판사’ 인력난·전관예우 해법 되나

    경력 출신으로만 판사를 선발하는 법조일원화 제도가 시행 10년차로 접어들면서 법조계에선 인력 변화에 맞춰 판사 정년을 현행 65세에서 70세로 늘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판사 정년 연장론은 원칙적으로 최소 10년 이상 경력을 가진 법조인만 판사로 임용하는 법조일원화 전면 시행을 앞두고 필요성이 대두됐다. 2013년 법조일원화 제도 도입 이후 법관 지원 필수 경력 요건은 최소 3년으로 시작해 단계적으로 늘었다. 2025년부터 최소 7년, 2029년부터 최소 10년 이상 기준이 적용된다. 자연히 신임 법관의 평균 나이는 2013년 30.4세에서 2020년 35.1세로 5살 가까이 늘었다. 사법부가 고령화하는 현실에서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대안으로 정년 연장이 꼽힌다. 특히 지금도 정원에 못 미치는 판사 수로 만성적인 과로와 재판 지연 문제가 제기되는데 향후 10년 이상 경력법조인이 법관으로 지원할 유인책도 마땅치 않아 인력난 심화가 예견되는 점도 주된 요소다.현재 법관 인원은 2800~2900명 수준으로 판사정원법상 3214명에 못 미친다. 대법원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판사 한 명이 연간 담당하는 사건은 2019년 기준 464건으로 독일보다 5배, 일본보다 3배 더 많다. 이런 상황에서 법조일원화가 시행된 9년간 실제 임용된 법관 중 10년 이상 경력자는 42명에 불과했다. 법원 내부에선 대체로 정년 연장의 효과를 긍정적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인력난은 물론 고질적인 전관예우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는 취지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판사 업무 특성상 더 오래 근무하며 전문성을 발휘하면 사법서비스 측면에서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부장판사는 4일 “65세 이후에도 판사로서 쌓아 온 역량을 공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면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고 평생법관을 택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괄적인 정년 연장 대신 미국식 시니어 법관제 도입 주장도 나온다. 정년퇴임을 한 법관이 계약직으로 다시 재판 업무에 참여하도록 하는 제도로 일반 판사보다 업무량도 더 적고 급여도 70% 수준만 받는다. 한국에는 정년이 남은 상태로 고위직에서 물러난 판사가 다시 1심 법원으로 돌아가는 원로법관 제도만 있다. 2018년 퇴임한 박보영 전 대법관이 여수시법원 판사로 자원하는 파격 행보를 보이면서 시니어 법관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대륙법계 국가인 일본의 경우 일반 법관의 정년은 65세로 두고 업무량이 적은 간이재판소 판사는 70세까지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 법조일원화 제도를 채택한 영미법계 국가인 영국과 캐나다는 법관 정년을 70세로 유지하고 있다. 다만 실제 입법은 더디게 진행 중이다. 대법원 사법발전위원회가 2018년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판사 정년 연장을 건의한 이듬해 여상규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75세 정년의 원로법관제를 도입하는 법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 판사 정년 70세 시대 올까…인력난·전관예우 극복할 ‘시니어 판사제’

    판사 정년 70세 시대 올까…인력난·전관예우 극복할 ‘시니어 판사제’

    경력 출신으로만 판사를 선발하는 법조일원화 제도가 시행 10년차로 접어들면서 법조계에선 인력 변화에 맞춰 판사 정년을 현행 65세에서 70세로 늘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판사 정년 연장론은 원칙적으로 최소 10년 이상 경력을 가진 법조인만 판사로 임용하는 법조일원화 전면 시행을 앞두고 필요성이 대두됐다. 2013년 법조일원화 제도 도입 이후 법관 지원 필수 경력 요건은 최소 3년으로 시작해 단계적으로 늘었다. 2025년부터 최소 7년, 2029년부터 최소 10년 이상 기준이 적용된다. 자연히 신임 법관의 평균 나이는 2013년 30.4세에서 2020년 35.1세로 5살 가까이 늘었다. 사법부가 고령화하는 현실에서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대안으로 정년 연장이 꼽힌다. 특히 지금도 정원에 못 미치는 판사 수로 만성적인 과로와 재판 지연 문제가 제기되는데 향후 10년 이상 경력법조인이 법관으로 지원할 유인책도 마땅치 않아 인력난 심화가 예견되는 점이 주된 요소다. 현재 법관 인원은 2800~2900명 수준으로 판사정원법상 3214명보다 적다. 대법원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판사 한 명이 연간 담당하는 사건은 2019년 기준 464건으로 독일보다 5배, 일본보다 3배 더 많다. 이런 상황에서 법조일원화가 시행된 9년간 실제 임용된 법관 1000명 중 10년 이상 경력자는 42명에 불과했다. 법원 내부에선 대체로 정년 연장의 효과를 긍정적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인력난은 물론 고질적인 전관예우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는 취지다. 재경지법의 한 판사는 4일 “입직 연령 자체가 높아지다 보니 정년 연장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면서 “판사 업무 특성상 더 오래 근무하며 전문성을 발휘하면 사법서비스 측면에서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부장판사는 “65세 이후에도 판사로서 쌓아온 역량을 공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면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고 평생법관을 택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괄적인 정년 연장 대신 미국식 시니어 법관제 도입 주장도 나온다. 정년퇴임을 한 법관이 계약직으로 다시 재판 업무에 참여하도록 하는 제도로, 일반 판사보다 업무량이 적고 급여도 70% 수준만 받는다. 한국에는 정년이 남은 상태로 고위직에서 물러난 판사가 다시 1심 법원으로 돌아가는 원로법관 제도만 있다. 2018년 퇴임한 박보영 전 대법관이 여수시법원 판사로 자원하는 파격 행보를 보이면서 시니어 법관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대륙법계 국가인 일본의 경우 일반 법관의 정년은 65세로 두고 업무량이 적은 간이재판소 판사는 70세까지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 법조일원화 제도를 채택한 영미법계 국가인 영국과 캐나다는 법관 정년을 70세로 유지하고 있다. 다만 실제 입법은 더디게 진행 중이다. 대법원 사법발전위원회가 2018년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판사 정년 연장을 건의한 이듬해 여상규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75세 정년의 원로법관제를 도입하는 법안을 대표발의 한 바 있다.
  • [서울 인싸] 택시 승차난 해소, ‘줄탁동시’가 우선/백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

    [서울 인싸] 택시 승차난 해소, ‘줄탁동시’가 우선/백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

    연일 택시 승차난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교통정책을 총괄하는 도시교통실장으로서 그리고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걱정이 앞서는 나날이다. 수십년간 교통 분야를 지켜봤지만 최근같이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어 고심하게 되는 때가 없었다. 이유는 전통적인 제도권 내의 교통 운영 상황이 최근 1~2년 새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면허와 제도라는 틀 속에서 운영됐던 운수사업 생태계는 더이상 예전 같지 않다. 정보기술(IT)을 등에 업은 플랫폼의 등장은 시장의 주도권을 완전히 바꿨고, 배달 플랫폼에서 시작된 나비효과는 업계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각 계층의 목소리도 서로 다르다. 택시업계는 지속적인 요금 인상과 법에 의한 업력 보호를 원하지만, 이용자는 요금 인상에 대한 거부감이 높을뿐더러 공급의 대폭 확대를 희망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물가 폭등이라는 변수까지 나타났고, 부족한 택시를 타다가 우버로 늘리자니 반대가 앞섰다. 택시 종사자의 강도 높은 노동 환경도 외면할 수 없다. 공존 없이 논쟁만 무성하다 보니 명제보다 해법 없는 모순만 계속되는 것이다. 심야시간에도 시민의 삶은 지속돼야 한다. 서울시는 절박한 마음으로 모든 수단을 동원 중이다. 개인택시 부제해제, 심야전용택시 확대를 시행했고 올빼미버스 대폭 확대, 지하철 막차 연장 등 대중교통 공급력을 강화했다. 지난 5월에는 택시 리스제 도입을 위해 과기부 규제 모래주머니 해제를 신청하는 등 추가 해법도 고심 중이다. 단 1%의 효과라도 있는 모든 대안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대중교통 차원의 공급을 확대했다면 이제는 중요한 논제를 바라볼 차례다. 택배·배달업으로 이탈한 기사가 돌아오도록 유인책을 확보해야 한다. 국토부가 의견을 낸 탄력 요금제의 경우 일부 고급·대형승합택시에서 효과가 확인됐다. 근본적으로 요금 체계 자율화, 요금 조정 등 기사들의 소득이 실효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발전된 수익 구조, 그리고 타 업계 수준의 소득 수준 확보가 관건이다. 이런 때일수록 상생과 공감대 마련은 난제 해결의 핵심이다.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면 곧바로 절차를 밟아 법 개정 등 제도화를 속도감 있게 반영하고, 시범 사업 도입에는 열린 마음으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맞고 틀리다는 식의 논쟁이 아닌 정부, 전국 지자체, 모든 관계자가 함께 나서야 한다. 12월이면 연말연시 택시 수요가 높아질 것이다. 두 번째 쓰나미가 오기 전부터 모든 제도를 총동원해야 대응할 힘을 기를 수 있다. 병아리와 어미닭이 함께 알을 쪼아 새 생명이 태어나듯, 머리를 맞대 ‘줄탁동시’의 자세로 임해야 할 때다.
  • 與 “반도체 투자 세액공제 최대 30%로 확대”

    與 “반도체 투자 세액공제 최대 30%로 확대”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의 반도체 초강대국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한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법’을 오는 4일 발의하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국민의힘 반도체산업 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양향자 무소속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섯 번에 걸친 (특위) 회의와 최종 당정협의회를 통해 도출한 법안 두 건을 이제 국회로 넘기겠다”며 법안 발의를 예고했다. 양 위원장은 “경쟁국이 촌각을 다투는 법안이 신속히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여야 의원들이 법안 공동 발의에 적극 참여해 주기를 부탁드린다”면서 국회 차원의 상설 특위와 범부처 컨트롤타워 설치 추진도 함께 요청했다. 법안은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 일부개정법률안’과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 2건으로 구성됐다. 국가첨단전략산업법에는 국가 첨단전략산업위원회가 전략산업 특화단지를 신속하게 조성하고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범위를 공기업 또는 공공기관 등으로 확대하고 인허가 신속 처리 기간은 기존 30일에서 15일로 단축했다. 또한 인력양성 사업에 산업 수요 맞춤형 고등학교를 추가하고 학생 정원을 확대할 수 있도록 했다. 전문인력 양성 또는 재교육을 위해 교육공무원 등의 임용 자격 기준을 완화하고 겸임 또는 겸직이 가능하도록 했다. 조세특례제한법에는 반도체 등 국가첨단전략산업의 시설투자 세액공제 기간을 2030년으로 연장하고 공제 액수는 기본 20%부터 중견기업 25%, 중소기업 30%, 초과분은 5%로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아울러 기업 계약학과 운영비를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하도록 했다. 기업이 대학 등에 중고자산을 무상으로 기증하는 경우 시가의 10%에 상당하는 금액을 법인세에서 공제하도록 했다. 조건을 갖춘 외국인 기술자의 세액 감면 기간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확대했다. 양 위원장은 기자회견 뒤 “반도체 특화 단지를 만들려는 지자체가 대부분이다. 선거 공약으로도 내셨던데 그 지역 의원들은 다 참여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광주·전남 도지사·시장과 김동연 경기지사가 국회 차원의 특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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