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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수완박’ 대치에 사개특위 빈손 종료…남은 공은 법사위로

    ‘검수완박’ 대치에 사개특위 빈손 종료…남은 공은 법사위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으로 불리는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의 후속 조치를 논의하겠다며 닻을 올린 국회 형사사법체계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가 빈손으로 끝났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개특위 위원장으로서 고개를 숙이면서도 정부·여당이 의지가 없었던 탓이라며 날을 세웠다. 정 위원장은 1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개특위가) 위원장과 간사 선임 안건 처리 외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나고 말았다.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사법개혁의 완수를 기대한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사개특위는 ‘한국형 FBI’인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신설과 수사기관 권한 조정 등 검수완박법의 후속 입법을 위해 민주당 주도로 지난해 7월 설치됐다. 사개특위 활동 시한은 당초 지난 1월 30일 끝날 예정이었는데, 지난달 31일까지 한 차례 연장했음에도 4개월간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남은 논의와 법률안 심사·처리는 법제사법위원회 몫으로 남겨지게 됐다. 정 위원장은 “정부·여당은 사개특위를 정상화시키겠다는 의지가 0.001%도 없다”며 더이상 특위 연장의 필요성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애초에 검수완박법 자체를 두고 여야의 견해차가 커 특위가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를 핵심으로 하는 검수완박법 자체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때문에 후속 조치를 논의하는 사개특위에 임할 필요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사개특위 종료와 관련해 당 차원의 입장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3월 검수완박법 입법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의 심의·표결권이 침해됐지만 입법이 무효는 아니라고 판시한 바 있다. 정 위원장은 “헌재가 법무부와 국회 간 형사소송법 및 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한 권한쟁의심판에서 각하 결정을 내렸음에도 국민의힘은 4월 4일 회의에도 불참하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해 왔다”고 지적했다.
  • 권익위 “선관위 특혜채용 단독 전수조사 착수”

    권익위 “선관위 특혜채용 단독 전수조사 착수”

    국민권익위원회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자녀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전담 조사반을 구성하고 단독 전수조사에 들어간다. 오는 30일까지 한 달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채용비리 조사 경험이 많은 전문인력으로 채용비리 전담조사반을 구성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선관위가 함께 참여하는 합동조사로는 국민적 신뢰를 얻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권익위는 선관위와 별개로 (합동조사가 아닌) 단독으로 조사를 한다”고 설명했다. 선관위에 대한 조사는 이미 시작됐다. 정 부위원장은 “선관위와 이미 조율이 돼 요청했던 자료가 일부 와 있고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인 조사 내용과 조사 범위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수 없으나, 국민들께서 요구하신 전면 전수조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 과정에서 선관위의 방해나 거부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거듭 밝혔다. 정 부위원장은 “권익위의 조사가 마치 선관위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것으로 오해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 “선관위는 독립성을 이유로 법령에 규정된 권익위의 조사를 거부하거나 방해서도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은 권익위가 부패방지 실태조사를 하도록 공공기관에 대한 실태조사권을 부여하고 있다. 조사 범위는 박찬진 사무총장, 송봉섭 사무차장, 신우용 제주 상임위원, 김정규 경남 총무과장 등 자녀 채용 의혹에 연루된 간부 4명 외에도 관련된 선관위 전·현직 공무원 모두를 조사한다. 경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김세환 전 선관위 사무총장도 조사 대상이다. 정 부위원장은 “권익위에서 바라보는 것은 범죄의 유무만이 아니다”라면서 “채용실태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무혐의가 났다고 해서 제외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감사원도 선관위에 대한 감사 계획을 밝힌 데 대해서는 “감사원은 감사원법에 의해 감사를 하는 것이고 저희는 권익위법에 관련해 조사를 하는 것이라 차이가 있다”며 “행정 이익에 대한 가치까지 조사해 제도개선을 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권익위는 채용비리통합신고센터를 중심으로 대규모 조사단을 꾸릴 예정이다. 조사가 부족하면 조사 기간도 연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 부위원장은 “권익위가 마치 선관위에 면죄부를 주는 조사를 할 것이란 언론보도도 있고 우려도 있지만 그럴 일은 없다”면서 “법과 원칙에 따라 숨김없이 조사하겠다”고 했다.
  • 정부 “농어촌 외국인 계절근로자 최대 체류기간 8개월로 3개월 연장”

    정부 “농어촌 외국인 계절근로자 최대 체류기간 8개월로 3개월 연장”

    정부가 농번기 일손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최대 체류 기간을 기존 5개월에서 8개월로 3개월 더 연장키로 했다. 불법체류 외국인에 대해선 대대적인 정부 합동단속을 벌이는 한편 합법적 외국인 고용은 촉진하며 향후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브리핑을 열고 “계절근로제도가 없으면 정상적인 농어촌의 일손 운용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계절근로자 체류 기간을 확대할 필요성에 대해 현장 의견을 폭넓게 수렴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1회에 한해 3개월 범위에서 체류 기간의 연장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시행령과 규칙을 개정한다. 또 부칙을 통해 이미 체류 중인 계절근로자까지 연장을 소급 적용할 예정이다. 2015년부터 시행된 외국인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은 파종기·수확기 등 집중적으로 일손이 필요한 농·어업 분야에서 합법적으로 외국인을 고용할 수 있는 제도다. 일손이 필요한 기간이 짧아 ‘고용허가제’를 통한 외국인 고용이 어려운 분야에서 최대 5개월간 계절근로자 고용을 허용해 왔다. 올해 농촌에는 3만 4000여명, 어촌까지 포함하면 총 3만 9000여명의 외국인이 132개 지방자치단체에 배정된 상태다. 다만 체류 기간이 짧아 숙련 기간이 부족하고 이탈 요인도 커 불법체류를 양산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 장관은 “계절근로를 8개월로 늘리는 것과 동시에 대한민국의 규칙을 지키고 고국으로 돌아갔다 다시 돌아올 때 또 8개월을 근무할 수 있다”며 “여러 차례 규칙을 지킨 분은 이후에 장기체류 자격을 부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당정, ‘불법전력’ 단체 집회·출퇴근시간 도심 집회 제한 검토

    당정, ‘불법전력’ 단체 집회·출퇴근시간 도심 집회 제한 검토

    국민의힘과 정부는 24일 불법 전력이 있는 단체가 집회·시위 개최 계획을 신고할 경우 이를 허가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출퇴근 시간대 도심에서 여는 집회·시위도 신고단계서 제한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이와 함께 0시∼오전 6시 시간대 집회 금지 관련 입법을 추진하고 경찰 등의 공권력 행사를 위축시키는 기존 집회·시위 관련 매뉴얼이나 관행도 개선하기로 했다. 당정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공공질서 확립과 국민 권익 보호를 위한 당정협의회’를 열고 이같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의회는 지난 16∼17일 민주노총 건설노조의 ‘노숙 집회’를 계기로 불법 집회·시위 대응책을 논의하자는 취지로 개최됐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협의회 후 브리핑에서 “불법 전력이 있는 단체가 이번 집회와 같이 타인의 법익이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직접적으로 위협을 끼칠 것이 명백한 집회·시위는 제한하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불법 전력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금지나 제한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불법 전력이 있는) 그런 단체가 (신고한) 집회 시간이나 장소, 집회의 예상되는 태양(모습) 등 이런 걸 볼 때 직접적으로 공공질서 안녕에 위협을 끼칠 것이 명백한 경우 제한하겠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해당 조치에 대해 ‘헌법에 맞지 않는 집회·시위 허가제로 비칠 소지가 있다’는 지적에 이만희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허가제라든지 이런 의견은 전혀 아니다”라며 “관련 단체에서 집회 금지·제한에 대해 법원에 여러 처분이나 소송을 제기하면 경찰 의견이 수용될 수 있는 방향으로 노력하겠다는 취지”라고 답했다.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집회·시위법(집시법) 5조에는 금지와 관련한 내용이 규정돼있는데 이 조항에 근거해 불법 시위 전력이 있는 단체가 유사한 시위를 하려는 경우 금지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추가적인 규제를 하는 건 아니고 집시법 내에서 판단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원내대표는 “출퇴근 시간대 주요 도심 도로상에서 개최하는 집회·시위는 역시 신고단계에서 제한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모아졌다”며 “야간 문화제를 빙자한 집회나 편법·불법 집회에 대해서도 법의 취지에 맞게 적극적으로 해석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그는 ‘노숙집회’에 대해 “노숙 자체를 단순히 잠을 자는 문제가 아니고 집회·시위의 연장으로 보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자신이 발의한 0시∼오전 6시 집회·시위 금지 법안을 중심으로 야당과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사생활 평온을 침해하는 유형의 소음도 집회·시위 소음규제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며 “소음 기준을 강화해 전체적으로 5∼10㏈(데시벨) 정도 기준을 강화하는 권영세 의원 안을 중심으로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당한 공권력 행사를 위축시키는 지난 정부의 매뉴얼이나 현장의 잘못된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며 “공권력 행사로 현장 공직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보호할 수 있는 여러 조치들을 강구해야 한다”라고도 덧붙였다. 윤 원내대표는 “우선은 소송 지원이나 내부적 신분상 불이익 등이 없도록 조치를 다하겠다는 취지”라며 “입법 조치는 여론을 더 들어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국민들의 집회와 시위의 자유가 다른 동료 시민들의 자유를 심각히 침해하는 경우까지 보장돼야 하는 어떤 절대적 권리는 아니지 않으냐”며 “다른 시민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를 중점적으로 봐서 (집회·시위의 자유를) 남용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제한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건설노조 집회를 불법이라 보느냐’는 질문에 한 장관은 “집회에 여러 가지 태양이 있겠지만 불법적 요소가 많이 확인됐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 [마감 후] 전세사기 피해자는 죄가 없다/박재홍 전국부 기자

    [마감 후] 전세사기 피해자는 죄가 없다/박재홍 전국부 기자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에 확산되고 있는 전세사기의 피해자들은 대부분 사회 초년생, 20~30대들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전세피해지원센터’가 확인한 지난해 9월 28일부터 지난 2월 1일까지 상담자들의 연령대는 30대(626건, 52%)와 20대(237건, 20%)로 20~30대가 열 명 중 일곱 명이었다. 전세사기극을 벌인 이들은 전략적으로 청년층을 노렸다. 전세계약이 처음이거나 사회 경험이 부족한 청년층은 안성맞춤 먹잇감이었다. 범죄는 치밀하게 계획됐고,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우선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의자인 남모씨 같은 건축업자가 주도해 수수료를 미끼로 부동산중개업자와 입주자 모집책을 동원해 피해자를 물색한다. 모집책들은 방을 구하러 온 이들에게 구축 빌라를 먼저 보여 준 뒤 전세사기 대상의 신축 빌라로 데려가 “대출 조금만 더 받으면 이런 곳에서 살 수 있다”고 꼬드긴다. 높은 전세가를 고민하면 이사비용이나 거주비 명목의 돈을 내민다. 전세계약이 체결돼 건축업자가 돈을 챙기고 명의를 ‘바지사장’에게 넘기면 사기극은 완성된다. 사건마다 구체적 과정은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모두 작정하고 세입자를 속인 것은 같다. 세입자들이 전세금을 돌려받기 힘들 것을 알면서도 계약을 유도하고 수수료를 받아 챙긴 부동산중개업자들도 사실상 공범이다. 경매로 대출금을 회수하며 전세금을 잃고 거리로 쫓겨나는 피해자들 옆에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은행들도 피해자들 입장에서는 똑같은 가해자다. 안상미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대책위원장은 “은행은 법대로 하라 하고 일부 임대인들은 전세금 내줄 돈 없으니 차라리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을 받으라고 한다”면서 “모두가 떠넘긴 손해를 결국 세입자가 책임져야 하는 게 정상인가.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우리 사회 어느 곳에도 하소연할 데가 없는 최약체”라고 한탄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죄가 없다. 단지 대출을 더 받더라도 조금 더 나은 주거환경에서 살고 싶어 했을 뿐이다. 그 사실이 전세금을 날려야 할 이유가 될 순 없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무조건적인 보상을 해 줘야 한다는 건 아니다. 정부 지원을 악용한 도덕적해이를 양산할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 다만 문제는 악랄한 사기극에 당한 청년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점이다. 수사기관과 피해신고센터 관계자들은 피해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2019년부터 노후 빌라 밀집 지역인 서울 양천구 신월동, 강서구 화곡동, 관악구 봉천동, 강북구 미아동 등지에 신축 빌라가 대거 들어서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2019년 전세계약을 하고 2021년 2년 계약 연장을 했던 이들의 재계약 시기가 올해 돌아온다. 이미 전세사기 피해자 세 명이 극심한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한 명은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금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 22일 전세사기 특별법이 뒤늦게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지만 피해자들은 여전히 실효성에 의문을 표한다. 특별법 제정 과정에 현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의견이 반영돼야 숨어 있는 잠재적 피해자들의 불안도 줄어든다. 죄 없는 약자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정부와 국회가 할 일이다.
  • ‘무자본 갭투자’ 피해자 구제 포함… 동탄·구리도 혜택 가능성

    ‘무자본 갭투자’ 피해자 구제 포함… 동탄·구리도 혜택 가능성

    보증금 한도 4억 5000만→ 5억원면적 제한 삭제… 대부분 구제 가능정부가 경매·공매 비용 70% 지원HUG 원스톱 대행 서비스도 포함 여야가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안에 극적 합의하면서 피해자 구제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합의안엔 ‘무자본 갭투자’로 인한 피해도 구제 대상에 포함되는 등 애초 국회에 제출했던 정부안보다 피해자 인정 범위가 더 넓어져 경기 화성시 동탄과 구리시 피해 임차인들도 특별법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소위는 22일 전세사기 피해 지원을 위한 특별법안을 의결했다. 다섯 차례에 걸친 소위 끝에 합의안이 도출되면서 오는 24일 국토위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법안이 의결될 전망이다. 피해자 인정 범위를 대폭 늘린 게 합의안의 특징이다. 정부 초안에서는 피해 주택의 면적을 85㎡ 요건을 뒀으나 이를 삭제했고, 보증금 3억원 기준도 4억 5000만원으로 한 차례 상향한 것에 더해 최대 5억원으로 더 높였다. 보증금 5억원이면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대부분이 피해 지원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또 임대인 등에 대한 수사 개시를 전제로 한 사기 요건은 기망, 반환 능력이 없이 다수의 주택을 취득해 임대, 반환 능력이 없는 자에 대한 소유권 양도 등 사유도 추가했다. ‘무자본 갭투자’로 인한 피해까지 전세사기로 보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서울 강서구와 인천 미추홀구뿐만 아니라, 기존의 정부안에서 제외될 것으로 여겨졌던 동탄과 구리 피해 임차인들도 특별법 구제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추후 국토교통부 산하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에서 심사할 예정이다. 임차인이 보증금 ‘상당액’을 미반환될 우려가 있다고 한 요건은 아예 삭제했다. 애초 경·공매 개시만을 피해자로 인정한 요건은 임대인의 파산 또는 회생 절차가 개시된 경우도 포함했다. 조세채권 안분은 동일 임대인과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면, 보증금 규모가 5억원을 초과하더라도 지원한다. 조세 채권 안분이란 임대인의 세금 체납액이 많아 경·공매가 진행되지 않는 경우 전체 세금 체납액을 임대인 보유 주택별로 나눠 경매에 부치는 것이다. 피해 임차인에게 경매 실무 경험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담 조직을 구성해 경·공매 업무 대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근거도 특별법안에 포함됐다. 경·공매 진행을 할 때 변호사나 법무사 등 전문가 고용에 필요한 대행 수수료의 70%도 정부가 지원하기로 했다. 특별법은 공포 즉시부터 우선 2년간 한시적으로 시행된다. 다만 위원회 구성과 조세채권 안분은 특별법 공포 한 달 후 시행령 제정을 거쳐 시행될 예정이다. 여야는 법 시행 후 6개월마다 국토위 보고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 입법하거나 적용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안을 여야 의견이 적절히 절충된 법안으로 평가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우선매수권, LH를 통한 재임대, 무이자 대출 등 정부에서 할 수 있는 만큼은 다 했다. 보증금 반환은 법적으로 여의치 않다”면서 “전체적으로 어느 정도 균형을 다 갖춘 상태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 가격 롤러코스터 탄 전세시장… 하반기 ‘역전세 대란’ 덮치나[임창용의 부동산 에세이]

    전세 시장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부터 집값과 전셋값이 동반 급락세를 타면서 역전세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4월 아파트 전세 최고가격이 2년 전보다 낮아진 ‘하락거래’가 60%를 넘었다. 특히 집값 등락폭이 컸던 수도권의 하락거래 비중이 컸다. 그중에서도 전세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무자본 갭투자의 온상이 됐던 빌라·오피스텔은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보증금 미반환과 관련된 ‘전세사기’ 문제가 부동산 시장의 최대 쟁점이 된 가운데 하반기 이후에는 전국적인 역전세 대란이 닥칠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세를 내준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 매우 힘든 시기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전국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역전세 실태와 그 원인을 짚어 보고 향후 전망과 해법을 모색해 봤다. ●수도권 전세 하락거래 비중 66% 국토부 부동산실거래시스템을 보면 서울의 경우 이미 전셋값이 2021~2022년 최고 가격 대비 7억원 넘게 차이가 나는 계약이 나오고 있다.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이하 전용 84㎥ )는 지난 8일 15억 5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갱신됐다. 지난해 5월 23억원이던 것이 7억 5000만원 내린 것이다. 개포동 디에치아너힐즈는 지난 1일 12억 5000만원에, 잠실동 트리지움은 9억 8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2년 전보다 각각 6억원, 5억원 낮게 거래됐다.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자이 전용 114㎡도 최근 1년 전보다 7억 5000만원 하락거래되는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하락거래 비중과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최근 부동산R114의 실거래가 분석 자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2년 전에 비해 아파트 전세 최고가가 낮게 거래된 비중은 62%에 달한다. 수도권이 66%, 지방이 57%다. 세종(78%), 대전(71%), 인천(70%), 부산(70%) 등 지방 대도시도 역전세 위험이 컸다. 무자본, 저자본 갭투자가 많이 이뤄졌던 빌라와 오피스텔은 역전세 문제가 이미 위험수위에 육박하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가 국토부 실거래가와 공시가격을 비교 분석한 결과 올 하반기 만기 예정인 빌라 전세계약 중 기존 전세금만큼 보증보험 가입을 못 하는 경우가 71%나 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보증액이 낮아졌다는 건 임대인이 돌려줘야 할 금액이 늘었다는 의미다. 10가구 중 7가구 이상이 역전세를 걱정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인천(89%)과 경기(74%)가 취약했고 서울에선 금천(87%)·영등포(84%)·관악(82%)구의 위험성이 컸다.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상황이 이렇자 임대인들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사채까지 끌어대느라 매월 수백만원의 이자를 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역전세가 심화하고 있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임대차3법과 전세대출 및 보증비율 확대, 금리 상승에 따른 전세의 월세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중 가장 근원적이고 핵심적인 게 2020년 7월 도입된 임대차3법, 특히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꼽고 있다. 법무부도 지난 3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에서 이 같은 취지의 자료를 위원들에게 제출했고 이에 임대차3법을 강행 처리한 야당이 크게 반발했다고 한다. 2020년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임대차3법 도입을 추진하자 야당과 언론, 전문가들은 전셋값 폭등으로 시장에 대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법적으로 2년인 임대차 기간을 임차인이 원할 경우 2년 더 살 수 있도록 계약갱신을 보장해 주는 계약갱신청구권이 시행되면 한동안 전세매물이 급감할 게 뻔했기 때문이다. 임대료 인상을 5% 이내로 제한하는 전월세상한제는 임대인이 4년 인상분을 한꺼번에 올리게 할 위험이 컸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KB은행 전셋값 동향에 따르면 2017년 5월 이후 문재인 정부 5년간 전국 평균 17.5% 올랐다. 임대차3법 개정 전인 2020년 6월까지는 0.9% 오르는 데 그쳤으나 개정 이후 1년 10개월간 무려 16.4% 폭등했다. 당장 계약갱신청구권을 쓰는 임차인은 문 정부 의도대로 5%만 올려 주고 계약을 연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미 4년이 지났거나 신규로 전세를 얻는 임차인들은 폭등한 전세금을 거액의 전세대출로 메꿔야 했다. 그마저 전세 가뭄으로 매물이 나오면 임차인들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세금을 지렛대로 삼아 저가 아파트와 빌라, 오피스텔 등에 대한 저자본, 무자본 갭투자가 확산됐음은 물론이다. 이렇게 폭등한 전셋값은 2년이 지나 급락기를 맞으면서 임차·임대인이 역전세 폭탄을 맞는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전셋값 폭등이 임대차3법이 부른 1차 재앙이라면 역전세 대란은 2차 재앙인 셈이다. ●전세사기 보다 역전세 충격이 더 클 것 정부는 전세사기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전세사기는 무자본 갭투자로 수십, 수백채의 빌라 등을 사들여 ‘바지 집주인’을 내세우거나 중개업소와 짜고 비싸게 전세계약을 맺고 보증금을 가로챈다는 점에서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 하지만 전세사기 역시 역전세와 마찬가지로 전셋값 급등과 급락 환경에서 비롯되면서 구분이 모호한 경우도 적지 않다. 현재 여야가 전세사기 특별법 제정과 관련해 피해자 지원 범위와 지원 방식을 놓고 의견이 갈려 합의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야당의 주장대로 피해자 인정 범위를 넓혀 피해금액을 정부나 공공기관이 대납하고 사후 정산하는 방식을 쓸 경우 정부가 감당하지 못하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 전세 하락거래 비중이 7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역전세 대란은 전세사기와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충격이 클 수 있다. 정부가 선제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전문가들마다 다양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기는 하다. 단기적으로는 전세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는 임대인이나 사업자에 대한 대출 규제를 풀어 숨통을 틔우는 방안이 거론된다. 전세보증 한도를 조정하는 방법도 있다. 물론 이런 방안들은 자칫 가계부채 부실을 더 키울 수 있기 때문에 상환 능력이나 사업 운영 능력 등을 꼼꼼히 따져 적용해야 한다. 역전세 위험을 사전에 줄일 수 있도록 일정 수준의 보증금 상환 능력을 갖춘 경우에만 임대사업을 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주택 임대시장 자체를 크게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에 대규모 임대사업자에 한해 제한적으로 도입해 볼 수는 있을 것이다. 이 밖에 아예 전세가율을 50% 이내로 제한하는 등의 전세상한제 도입이나 임대차계약 시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 제3의 기관이 끼어 전세금을 관리하는 ‘에스크로’ 계좌 도입도 거론되지만, 임대인이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궁극적으론 현 사태를 초래한 임대차3법을 손질해야 한다. 3법 중 별문제가 없는 전월세신고제만 그대로 유지하고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 개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도 임대차법을 그대로 둘 경우 전셋값 급등락이 반복될 소지가 크고 집주인과 세입자 간 갈등이 커질 것이란 시각에서 법 개정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역전세 피해 예방은 이렇게 전세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임대차 제도다. 임대인은 집을 빌려주고 집값의 50~80%의 보증금을 받아 활용할 수 있고 임차인은 주택 시세보다 싼 비용으로 거주할 수 있어 양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져 전세가 오랜 기간 유지될 수 있었다. 그러나 집주인과 세입자의 사적 계약인 만큼 은행 등 금융기관과의 거래에 비해 금융 안전성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은행은 돈을 빌려줄 때 신용점수나 소득 등 각종 조건을 따지지만 임차인은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임차인 입장에선 전세계약 시 여러 위험요인을 따져 사고를 예방하는 수밖에 없다. 다음은 김인만 김인만부동경제연구소 소장이 알려주는 전세사기와 역전세 예방 팁. 우선 내 전세금과 선순위 대출액, 세금 체납액 등을 모두 합해 집값의 70%를 넘기면 안 된다. 보증금을 못 받아 강제경매에 부치는 경우 통상 집값의 70% 수준에서 낙찰되기 때문이다. 지난달부터 세입자는 집주인 동의 없이도 세금 체납 상황을 열람할 수 있다. 선순위 대출은 해당 매물 등기부등본에서 확인해야 한다. 돈이 아깝더라도 전세 보증보험은 반드시 가입하자. 집이 아무리 마음에 들어도 이런 조건에 맞지 않으면 과감히 포기하고 다른 집을 알아보는 게 좋다.
  • 원희룡 “전월세신고제 1년 더 유예…임대차3법 비롯 전세제도 전반 손질”

    원희룡 “전월세신고제 1년 더 유예…임대차3법 비롯 전세제도 전반 손질”

    ‘임대차 3법’ 가운데 하나인 전월세신고제를 정부가 1년 더 유예하기로 했다. 과태료 부과에 행정력을 낭비하지 않고, 임대차 3법을 비롯해 전세제도 전반을 뜯어고친다는 것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16일 출입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전월세신고제는 보증금이 6000만원 이상이거나 월세가 30만원을 초과할 경우 계약 체결일로부터 30일 내에 임대인과 임차인이 의무적으로 계약 내용을 신고해야 하는 제도다. 이를 위반하면 최대 1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2020년 7월 국회를 통과하고 두 차례 계도기간을 연장한 끝에 다음달 1일 시행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원 장관은 “과태료와 관계없이 신고율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며 1년 더 유예할 방침을 밝혔다. 전월세신고제 취지가 과태료 부과가 아니라 임대차 신고를 통한 투명한 거래 관행 확립이라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국토부 집계 결과 전국의 주택 전월세 거래량은 2021년 6월 6만 8353건에서 올해 3월 19만 266건으로 크게 늘었다. 원 장관은 임대차 3법을 포함해 전세제도 자체를 문제 삼으며 올 하반기 본격적인 개편 작업에 나설 계획을 시사했다. 그는 “전세제도가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해 온 역할이 있지만 이제는 수명을 다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임대차 3법은 어차피 개정해야 한다. 억지로 4년을 보장하고, 가격을 이것 이상 못 올리고, 신고 안 하면 과태료인 건 대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앞으로 금융 상황에 따라 주택 가격 상승 요인이 없는 건 아니지만 걱정했던 경착륙 우려는 해소된 걸로 본다”면서 “현재 미분양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과 금융기관 일부에 충격을 주고 건설회사들에 경색이 오는 움직임은 앞으로 3~4개월 내에 없다”고 강조했다. 원 장관은 이런 내용을 전날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아울러 ‘전세사기 특별법’과 관련해 야당에서 제시하는 사후 정산 방안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사후 정산은 공공기관이 보증금 반환 채권을 매입해 경·공매 등을 통해 보증금을 회수하고 임차인에게 사후 정산해 주는 방식으로, 기존 야당안인 ‘선(先)지원·후(後)청구’보다 다소 후퇴한 방안이다. 그러나 원 장관은 “시장 원리로도 그렇고 국민을 속이는 거라 (사후 정산은) 검토 대상이 아닌 게 명확하다”면서 “국가가 대신 받아 주고 정산하는 경매 지원 절차는 충분히 해 줄 수 있다”고 밝혔다.
  • 전월세신고제, 1년 더 유예…원희룡 “임대차 시장 전반 손봐야”

    전월세신고제, 1년 더 유예…원희룡 “임대차 시장 전반 손봐야”

    ‘임대차 3법’ 가운데 하나인 전월세신고제가 계도기간 끝에 다음 달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정부가 전세사기와 깡통전세, 등록임대사업자 등 임대차 시장 전반을 손봐야 하는 점을 고려해 1년 더 유예하기로 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16일 진행한 출입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의에 “내부에서 여러 안을 놓고 검토했는데 현재로서는 1년 더 유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월세신고제는 2020년 7월 31일 통과된 임대차 3법 가운데 하나다. 보증금이 6000만원 이상이거나 월세가 30만원을 초과할 경우 계약 체결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임대인과 임차인이 의무적으로 계약 내용을 신고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최대 100만원 과태료가 부과된다. 애초 전월세신고제는 2021년 6월1일 이후 계약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계도기간이 두 차례 연장된 끝에 내달 1일 정식 시행을 앞뒀다. 전월세신고제가 도입되면 거래 투명성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신고를 피하기 위해 보증금이나 월세 대신 관리비를 높이는 등 편법 계약 부작용 우려가 남아 있다. 다만 원 장관은 “과태료와 관계없이 신고율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면서 1년 더 유예할 방침을 밝혔다. 전월세신고제 취지가 과태료 부과가 아니라 임대차 신고를 통한 투명한 거래관행 확립이라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국토부 집계 결과 전국의 주택 전월세 거래량은 2021년 6월 6만 8353건에서 올해 3월 19만 266건으로 크게 늘었다. 원 장관은 “역전세와 심지어 깡통전세, 전세사기가 엉켜있고, 등록임대사업자 제도도 손봐야 하는 문제도 있다”면서 “임대차 신고라는 단편적인 행정에 힘을 쏟는 것보다, 전체적인 임대차 시장 틀을 공사하며 어느 정도 줄기를 잡은 시점에 행정권을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임대차 3법을 포함해 전세제도 전반을 문제 삼으로 올 하반기 본격 개편할 계획을 밝혔다. 원 장관은 “전세제도가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해온 역할이 있지만, 이제는 수명을 다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임대차 3법 어차피 개정해야 한다. 억지로 4년을 보장하고, 가격을 이것 이상 못 올리고, 신고 안 하면 과태료인 건 대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 경착륙 우려는 다소 해소된 것으로 보면서, 미분양으로 인한 금융경색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런 내용에 대해 원 장관은 전날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원 장관은 “앞으로 금융 상황에 따라 주택 가격 상승 요인이 없는 건 아니지만 걱정했던 경착륙 우려는 해소된 걸로 본다”면서 “현재 미분양으로 인해 부동산시장과 금융기관 일부에 충격을 주고 건설회사들이 경색이 오는 움직임은 앞으로 3~4개월 내에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세사기 특별법’ 관련 야당에서 제시하는 사후정산 방안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사후정산은 공공기관이 보증금 반환 채권을 매입해 경·공매 등을 통해 보증금을 회수하고, 임차인에게 사후 정산해주는 방식으로, 기존 야당 안 ‘선(先)지원·후(後)청구’보다 다소 후퇴한 방안이다. 그러나 원 장관은 “말이 사후정산이지 불가능하고, 시장 원리로도 그렇고 국민을 속이는 거라 검토 대상이 아닌 게 명확하다”면서 “국가가 대신 받아주고 정산하는 경매지원절차는 충분히 해줄 수 있다”고 했다.
  • “취업규칙 변경없이 개별 동의로 연장근로수당 지급 안한 사용자…근로기준법 위반”

    “취업규칙 변경없이 개별 동의로 연장근로수당 지급 안한 사용자…근로기준법 위반”

    취업규칙을 변경하지 않고 개별 근로계약서를 통해 2주 이내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해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위법이라는 취지의 대법원 첫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15일 노동조합법 위반, 근로기준법 위반,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A씨는 상시근로자 400명을 사용해 인천국제공항 내 항공기 기내 청소 용역업체를 운영하면서 2014년 4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135명의 근로자에게 총 5200만원의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아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또 A씨는 2014년 4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동일가치노동을 제공하는 남성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정근수당을 여성 노동자 124명에게 약 5억 70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아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도 받았다. 특히 A씨는 현장소장으로 하여금 개별적 서명 날인을 받아 노동조합 대표자를 변경하는 방식으로 노조 조직과 운영에 지배·개입해 노동조합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1심은 전부 유죄를 인정해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연장근로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 위반에 대해선 일부 무죄를 인정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개별 근로계약서에는 귀책 사유에 의한 징계, 근로 시간, 휴가, 임금에 관한 사항 등을 비교적 자세하게 규정하고 있어 근로기준법상 취업규칙으로 볼 수 있다”며 “A씨에게 근로기준법 위반의 고의를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봤다. 그러나 대법원은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법정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해 소정근로시간을 정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법률에 규정된 일정한 요건과 범위 내에서만 예외적으로 허용된 것”이라며 “법률에서 정한 방식, 즉 취업규칙에 의해서만 도입이 가능할 뿐 근로계약이나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를 통해 도입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취업규칙이 별도로 존재했으므로 근로계약서가 실질적으로 취업규칙에 해당한다고 평가할 수도 없다는 취지다.
  •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 관련 尹대통령 처남 사문서위조 혐의 송치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 관련 尹대통령 처남 사문서위조 혐의 송치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 처남인 김모(53)씨 등을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사문서 위조 및 행사 혐의로 김씨를 비롯한 ESI&D 관계자 등 5명을,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로 양평군 공무원 A씨 등 3명을 각각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이 사건 회사인 ESI&D를 세운 대통령 장모 최은순 씨와 이 회사 사내이사로 재직한 김건희 여사의 경우 사업에 관여한 정황이 없다고 보고 불송치 결정했다. 김씨는 양평 공흥지구 사업시행사인 ESI&D의 실질적 소유자로, 회사 관계자 등과 함께 2016년 양평군에서 부과하는 개발부담금을 감경받을 의도로 공사비 등과 관련한 증빙서류에 위조자료를 끼워 넣은 혐의를 받고 있다. 개발부담금은 개발로 인해 얻은 이익 일부를 지방자치단체에 내는 것이다. ESI&D는 2011∼2016년 공흥지구에 350세대 규모의 아파트 개발 사업을 해 800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 등이 공사비를 많이 쓴 것으로 부풀려 이익을 최소화한 것으로 봤다. 양평군은 ESI&D가 제출한 자료에 따라 2016년 11월 17억4800여만원의 개발부담금을 부과했다. ESI&D는 부과 금액이 많다며 이의 신청을 했고, 양평군은 2017년 1월 개발부담금을 6억2500여만원으로 깎아 부과했다. ESI&D 한 차례 더 정정 신청을 했고, 양평군은 2017년 6월 결국 개발부담금을 단 한 푼도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20대 대선을 앞둔 2021년 공흥지구 사업 관련, ‘개발부담금 0원’ 사실이 알려지자 정치권을 중심으로 특혜 의혹이 제기됐고,양평군은 같은해 11월 뒤늦게 1억8천700여만원으로 개발부담금을 정정 부과했다. 경찰은 수사 결과 ESI&D의 증빙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고 김씨를 비롯한 5명에 대해 사문서 위조·행사 혐의를 적용했다. 양평군이 ESI&D의 제출 자료를 제대로 검토했는지에 관해 살펴본 경찰은 담당 공무원들이 개발부담금 산정을 위해 전문 업체를 선정, 용역을 맡긴 점 등을 감안할 때 형사 처벌을 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ESI&D가 특혜나 편의를 바라고 양평군을 상대로 로비를 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ESI&D 설립자인 윤 대통령 장모 최은순 씨와 한때 회사 사내이사로 재직한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는 불송치 결정했다. 법인 등기에 따르면 최씨는 2005년 7월 ESI&D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최씨와 자녀들이 지분을 100% 소유한 가족회사로 알려져 있다. 최씨는 회사 대표이사로 재직하다가 2014년 11월 사임했다. 이후부터는 김씨가 대표이사로 취임해 공흥지구 사업을 추진해왔다. 한편 ESI&D는 2011년 8월 양평군 공흥리 일대 2만2411㎡에 도시개발 구역 지정을 제안, 이듬해 실시계획 인가를 받았다. 이어 ESI&D는 2014년 이곳에 350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짓기로 하고 공사를 시작, 2016년 7월 준공해 사업을 마쳤다. 그러나 사업 과정에서 개발부담금이 한 푼도 부과되지 않고, 사업 시한이 뒤늦게 소급해 연장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경찰은 2021년 11월 한 시민단체로부터 ‘성명불상의 인허가 담당자를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접수해 1년 6개월간 수사를 벌여왔다.
  • ‘尹정부 1년’ 달라진 공정위… ‘시장경제 파수꾼’으로 자리매김

    ‘尹정부 1년’ 달라진 공정위… ‘시장경제 파수꾼’으로 자리매김

    시장친화적 경제정책을 내세우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후 1년 동안 재정부터 부동산까지 경제정책의 기조와 방향이 대거 바뀌었지만 그중에서도 경쟁당국의 혁신은 크게 주목받는 지점 중 하나다. 현 정부 공정거래위원회는 ‘재벌 저격수’로 대변되던 이전 문재인 정부의 공정위에서 ‘시장경제의 파수꾼’으로 자리매김 중이다. 조사와 정책 기능을 분리하는 조직 개편을 성공적으로 완수했고, 공정위의 자존심이자 최대 지향점인 ‘중립성’을 강화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공정위를 법무부·법제처와 함께 ‘헌법 가치를 수호하는 기관’으로 규정한 이후 ‘기업 저승사자’에서 경쟁 저해 요인을 도려내며 시대흐름에 맞춰 시장경제를 선도하는 ‘공정한 심판’으로의 변화가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정위가 본격적으로 달라지기 시작한 건 지난해 9월 ‘원칙주의자’로 평가받는 한기정 공정위원장이 취임한 뒤부터다. 한 위원장은 취임사에서 ‘합리적인 대기업집단 제도 운용’,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한 시장의 혁신경쟁 촉진’, ‘공정한 거래 기반 강화’, ‘조사·사건 처리의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 제고’ 등 네 가지 과제를 제시하며 변화를 예고했다. 기업을 개혁 또는 척결 대상으로 보는 대신 시장경제를 이끄는 주체로 인정하고, 공정 경쟁 질서를 해치는 지배력 남용·담합·불공정 거래 등의 위법행위에 메스를 가하는 심판이 되겠다는 선언이었다. 이는 반재벌 사회를 위한 최종 공격 수단으로 공정위를 활용하는 듯했던 이전 정부와 가장 구별되는 지점이자 기업이 ‘경쟁정책의 정상화’란 기대감을 갖고 공정위의 향후 행보를 지켜보게 한 동력이 됐다. 이후 공정위가 쇄신 대상으로 삼은 것은 ‘낡은 규제’였다.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던 ‘대기업 총수의 친족 범위 조정’을 적극 추진해 이행했다. 공정거래법 시행령을 개정해 각종 자료 제출과 공시 의무를 지는 친족 범위를 ‘혈족 6촌·인척 4촌’에서 ‘혈족 4촌·인척 3촌’으로 좁힌 것이다. 기업은 ‘대가족 시대’에 만들어진 법 규정 때문에 ‘핵가족 시대’가 된 현대에 와서는 알지도 못하는 친족의 지정자료 제출을 빠뜨려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공포에서 벗어나게 됐다. 시대착오적인 규제였음에도 이의제기조차 못 한 채 숨죽이고 있던 재계에서 “늦었지만 다행”이란 안도가 나온 이유다. 이어 지난해 12월 공정위는 부당한 지원 행위의 안전지대 기준을 ‘지원 금액 1억원 미만’에서 ‘해당 연도 자금거래 총액 30억원 미만’으로 기준을 변경했다. 부당 지원 행위를 판단하는 기준을 정상가격과 지원성 거래 규모가 파악되기 전에는 알기 어려운 ‘지원 금액’에서 객관적이고 예측하기 쉬운 ‘거래 총액’으로 고쳐 기업 스스로 부당한 지원 행위에 해당하는지를 쉽게 예측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공정위 조사 대상에 오른 기업이 가장 힘든 부분이라 호소하는 ‘불확실성’을 걷어 내 주려는 차원이다. 공정위의 기업 족쇄 풀기 작업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지난 1월 발표된 대기업집단 공시제도 개선 방안에는 ‘대규모 내부거래 공시 대상 기준 금액 50억원→100억원 상향 및 5억원 미만 거래 공시 대상 제외’, ‘공시의무 위반 과태료 감경 기간 3일→30일 연장 및 감경 비율 최대 75%까지 확대’, ‘경미한 공시의무 위반 시 과태료 대신 경고로 대체’ 등이 담겼다. 지난 3월에는 기업이 계열사에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와 관련해 ‘부당한 이익’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 기준을 마련하고, 물량 몰아주기에 해당하지 않는 예외 사유를 확대하는 내용의 심사지침을 행정예고했다. 공정위는 “조사가 강압적이다”라는 인식을 지우기 위해 조사를 받는 기업의 절차적 권리도 강화했다. 현장 조사에 나설 때 조사 공문에 법 위반 혐의를 더욱 구체화해 명시하고, 조사와 무관한 자료가 제출되면 조사를 받은 측에서 해당 자료에 대해 반환·폐기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조사·심의 과정에서 피조사인이 의견을 개진할 기회도 늘려 방어권을 최대한 보장할 계획이다. 이 같은 조치로 인해 과거 공정위 제재를 받은 기업이 응당 불복, 행정소송을 이어 가던 ‘관행’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많다. 공정위가 구시대적 규제를 완화하고 조사 대상인 기업의 절차적 권리를 폭넓게 인정한다고 제재 수위가 낮아진 건 아니다. 위법 행위에 대한 법리 적용은 더 엄정해졌다. 디지털 전환과 같은 시장환경의 변화 때문에 발생하는 불공정행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모습도 새롭게 나타났다.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총파업에 나선 화물연대본부가 부당한 공동행위 등 혐의에 대한 현장 조사를 세 차례 막아서자 화물연대를 조사 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자회사 가맹 택시에 콜을 몰아준 카카오모빌리티에는 257억원의 과징금을, 모바일 게임사가 경쟁 앱 마켓에 게임을 출시할 수 없게 막은 구글에는 42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런 가운데 공정위는 효성이 계열사에 부당한 이익을 제공한 행위에 대해 3년간의 조사를 벌이고도 심의 절차를 종료하는 이례적인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위법한 듯 보이나 이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심의를 중단해 버린 것이다. 이 사례는 공정위 조사가 끝난 기업은 무조건 제재받는다는 통념을 깨뜨린 것으로 공정위의 조사와 심의 기능이 독립적으로 잘 작동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장면으로 평가받았다. 공정위 전원회의 위원들이 ‘제재’라는 목표를 향해서만 진격하는 게 아니라 사안을 객관적으로 보고 원칙과 중립을 잘 지키고 있다는 의미다.
  • 정황근 “청년농촌보금자리 10배로 늘려야”

    정황근 “청년농촌보금자리 10배로 늘려야”

    “농사를 짓다 보면 좋은 날만 있는 게 아닙니다. 그럴 때 함께 도전 정신을 갖고 서로 배워 가면 됩니다. 여러분은 절대 혼자가 아니고, 국가가 도울 것입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에 즈음해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 4일 전북 무주군 안성면의 청년농업인 스마트팜(농업회사법인 무주원)을 찾았다. 초고령화 시대가 된 지 오래인 우리 농촌과 농업을 새롭게 가꿀 희망이 청년농업인에게 달려 있다는 소신이 깃든 행보다. 40세 미만 청년 농업경영주의 비중은 겨우 1.2%(1만 2000명)다. 정 장관은 이날 “식량주권을 확실히 하고 농업을 미래로 가져가려면 가장 중요한 젊은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농식품부는 영농정착지원사업의 본격적 개선을 시도했다. 정착 초기 소득 안정과 자금 마련에 집중하는 방식이었다. 정 장관은 “청년들이 초기에 농사를 지으면서 (생계가) 불안하지 않도록 든든하게 해 줘야 한다”면서 “그렇게 하기 위해 농사로 생활이 가능하도록 3년 동안 월급처럼 정착지원금을 지원하는 정책을 시행 중이며, 올해는 지원 대상과 규모를 더 늘렸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올해 정착 초기 소득 안정을 위한 영농정착지원사업 대상을 지난해 2000명에서 4000명으로 두 배 늘리고 정착지원금도 기존 최대 월 100만원에서 월 110만원으로 인상했다. 또 금융 부담 완화를 위해 청년농 대상 정책자금의 상환 기간을 15년에서 25년으로 확대하고, 금리도 2%에서 1.5%로 초저리로 낮췄다. 대출한도 역시 3억원에서 5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청년농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안성에서 느타리버섯을 재배하는 노유빈(26)씨는 올해 영농정착지원사업에 선정됐다. 노씨는 “그동안 부모 소득이 일정 이상 되면 지원을 못 했는데 올해부터 부모 소득 기준이 청년농 지원 조건에서 폐지되면서 지원 신청을 할 수 있게 됐다”면서 “대출도 3억원에서 5억원으로 늘어나고 이자 부담도 적어 표고버섯, 팽이버섯 등으로 투자를 확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임대료 부담이 적은 청년농촌보금자리를 대폭 늘리는 등 청년농들이 농촌에서 커뮤니티를 이루면서 밀집해 살 수 있는 정책도 구체화되고 있다. 정 장관은 지난달 방문한 충남 서천군의 청년농촌보금자리에 단독주택 29가구 중 28가구에 어린아이 25명을 포함해 100여명이 월 8만~23만원으로 입주해 살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이를 둔 가족이 어울려 살 수 있는 걸 청년들의 농촌 정주여건으로 보는 것이다. 정 장관은 “월 50만원의 저렴한 임대팜 수요가 많은데 시설이 굉장히 부족하다”면서 “1년에 서너 개씩 지어지고 있는데 2030 가구를 위한 청년농촌보금자리는 생각 같아선 10배는 늘려야 한다”며 웃었다. 커뮤니티 구성이 ‘지속가능한 농촌 마을’에 필수적이라는 정 장관의 생각은 스마트팜을 운영하며 직원들에게 집을 구해 준 한경훈(32) 무주원 대표의 생각과도 맞닿아 있다. 일본 와세다대 출신으로 1.1㏊(약 3300평)에 뗏목식 수경재배 스마트팜을 운영 중인 한 대표는 지난해부터 바질, 루콜라 등 샐러드 채소를 대형마트 등에 팔아 4억 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15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한 대표는 “농촌인구가 젊은층으로 교체되고 있고 스마트팜 등 신기술이 나오고 있는데, 대학 시절 국내 샐러드 채소 시장이 매년 10% 이상 성장할 것을 예상했다”면서 “스마트팜 청년창업 보육센터에서 2년간 준비했으며, 직원 13명 중 5명은 90년대생이고 외부에서 들어와 전입신고를 마쳤다”고 말했다. 청년농의 역할이 크게 빛을 발할 공간으로 정 장관은 해외농업을 꼽는다. 정 장관은 “현지에 맞춤형 스마트팜을 수출하고 인도네시아 팜유 농장 등을 인수해 생산물을 가져오는 데는 청년농들이 필요하다”면서 “아프리카, 아시아, 중남미 등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를 필요로 하는 곳에 청년농이 간다면 일자리 문제도 해결되고, 네트워크를 쌓으면 농산물 무역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어 무궁무진한 확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 장관은 8일 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도 “농업을 청년농들이 들어와서 돈을 벌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산업으로 바꾸는 데 전력투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임기 중 ‘식량안보 강화’, ‘농업의 미래산업화’, ‘농촌 공간계획법 안착’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면서 외식 물가, 가공식품 가격 안정화와 관련해 “원료 할당관세 폭을 넓히고 기간을 연장하는 등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양곡관리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 후속 조치에 대해선 “올해 수확기 (산지 쌀값을 80㎏에) 20만원으로 유지하는 선에서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것”이라면서 “풍년일 경우 지난해처럼 정부가 화끈하게 수매하고, 중소농들이 안정적으로 소득을 올릴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 이조훈 감독이 43년 전 ‘송암동’ 늪에 빠진 이유, 네 차례 특별상영

    이조훈 감독이 43년 전 ‘송암동’ 늪에 빠진 이유, 네 차례 특별상영

    43년이 흘렀고, 또다시 마음과 몸이 아파오는 5월이다. 전두환도 죽고, 학살이나 발포 명령에 죗값을 치러야 하는 이들도 하나둘 세상을 뜨고 있다. 진실을 규명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 보인다. 하반기 개봉을 타진하고 있는 논픽션 시네마 ‘송암동’(이조훈 감독)은 다시 한번 우리에게 똑바로 눈을 뜨고 진실과 생채기를 응시할 것을 요구한다. 5월 서울과 광주에서 두 차례씩 특별 상영해 영화와 광주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펀딩도 할 목적이다. 서울은 15일(월)과 다음달 2일(금) 저녁 8시 CGV용산 6관이며, 광주는 18일(목)과 다음달 3일(토) 같은 시간 광주극장이다. 이조훈(50) 감독은 ‘광주비디오: 사라진 4시간’(2020)을 연출하며 송암동 학살을 알게 됐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오마이뉴스의 소중한 기자와 함께 송암동 피해자들의 증언을 들어왔다. 그는 8일 서울 용산CGV에서 처음으로 영화를 시사한 뒤 기자간담회에 나서 “제가 감독인지, 조사관인지, 형사인지 모르게 생활해 왔다. 피해 증언을 듣는 과정에 트라우마 같은 것이 생겨 약물 치료도 받고 정신과 상담을 받는 등 힘든 과정을 거치고 있다. 하지만 그저 내가 해야 할 일로 여기고,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영화의 주 무대인 송암동은 광주에서 목포나 나주로 나아가는 길목인 효천역 주변 동네다. 영화 초반 원제마을 저수지에서 놀다 변을 당한 방정남, 군인들의 총격에 놀라 숨다가 형이 사준 고무신을 되찾으려고 돌아섰다가 흉탄에 스러지는 전재수는 초등학교 4학년 아이들이었다. 이 감독은 송암동에서 “산 하나만 넘으면 나오는” 동네에 살던 두어 살 어린 나이의 아이였다. 시민군으로 총기를 회수하는 일을 하던 최진수는 일행 다섯과 함께 희생자 시신을 운반하는 일을 마친 뒤 총기를 회수하러 송암동 동네를 찾아온다. 영화는 최진수가 트럭에서 맨발로 내려 마을 주민들과 대화하러 다가오는 장면으로 시작한다.영화를 보면 시민군 일행 가운데 한 명이 “왜 월산동에서 내려주지 않았느냐”고 동료를 탓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기자 역시 당시 월산동에 살던 고등학교 2학년이었다. 아마도 이 감독이나 기자나 “나가면 죽는다”며 어머니가 뜯어 말려, 방구석에서 이불 뒤집어쓰고 움크리고 있었던 아픈 기억을 공유하고 있는 듯하다. 영화에도 이런 장면이 나온다. 시민군들과 공수부대원들이 마주치며 파도처럼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 많은 이들이 죽고 다친다. 영화 중간중간 최진수씨의 1989년 국회 광주 청문회 모습이 삽입된다. 당시 특전사는 송암동에서 사살된 이가 6명에 불과하다고 거짓 보고하고 청문회에서도 위증했다. 진상규명위가 4명, 조금 더 시간이 지나 당시 공수부대원 가운데 양심적인 이들이 제보해 수십명의 희생자가 추가돼 지금도 계속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시민군은 총기를 회수하러 다니던, 어설픈 이들이었고 애초에 군인들과 교전할 생각도 없었다. 영화 중간에 최진수 등이 피신한 집안 어르신이 “왜 우리집에는 총탄이 안 날아오느냐”고 해 최진수가 밖을 엿보는 장면이 나오는데 공수부대원들이 전투교육사령부 교도대 소속 계엄군들, 다시 말해 아군과 총부리를 서로 겨누고 있었기 때문이다. 공수부대원 9명이 죽자 군인들은 눈이 뒤집혀 마을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때리고 끌고 가고 총을 쏜다.영화 막바지 논두렁에 마을사람 20명을 즉결 처형하듯 뒤에서 총을 쏴 숨지게 하는데 이 짓을 한 이는 생존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재수의 시신에 빗줄기가 떨어지고, 전재수의 영정이 놓여진다. 희생자들의 영정들을 보여준 뒤 공수부대 장교 출신 제보자가 20명의 추가 희생 목격담을 들려준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며 영화 장면과 실제 보고 듣고 겪은 이들의 육성 증언이 함께 비친다. 23년에 걸쳐 MBC 시사매거진 2580, KBS 생방송 세계는 지금 등 많은 시사프로그램을 제작해오다 ‘블랙딜’(2014)과 ‘서산개척단’(2018) 등을 만든 이조훈 감독은 “그 해 5월 21일 옛 전남도청 앞에서의 집단 발포에 시선을 집중해 왔지만 외곽에서 벌어져 잘 드러나지 않은 송암동 학살의 진상을 규명할 필요성도 못지 않다”고 말했다. 영화 말미에 “오인 교전이 그냥 착오가 아니라 (의도된) 사건이란 제보가 있다”고 소개하는데 이 감독은 이 대목을 집중 조사하는 후속작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처음 펀딩의 목표액을 3000만원으로 정했는데 2000만원을 채웠다며 더욱 많은 성원을 기대한다고 했다. 목표액을 넘기면 후속작 경비로 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이렇게 송암동에 매달리는 이유는 뭘까?무장하지 않은 민간인들을 군인들이 무참하게 학살한 행위를 국제인권법에서 반인도적 범죄와 전쟁범죄로 규정해 시효에 관계 없이 처벌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란 점을 강조했다. 그동안 이런 범죄자들을 내란 목적 살인죄로 기소하고 감옥에 보냈다가 사면을 받게 된 상황을 되돌려 계엄군 쪽 책임자들을 단죄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송암동 학살과 관련해선 어떤 사진이나 동영상도 남아 있지 않아 기록과 증언을 토대로 드라마를 꾸미고 증언자의 심리적 깊이와 주변인들과의 교감까지 전달한다. 소리로 주변을 전하고 갇힌 공간에서 배우들이 주고받는 대사와 눈길 등이 연극을 보는 것 같은 높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23년 차 다큐멘터리스트가 어쩔 수 없이 만든 드라마라 한계도 분명한데 조금만 마음의 문을 열면 그의 외침에 귀기울이게 될 것이다. 진상규명위는 활동 기한이 3년이라 올해 가을쯤 조사를 마무리하고 보고서 작성에 집중, 내년 여름쯤 끝나게 된다. 위원회는 여순사건 등 다른 진상 규명이 미흡했던 역사적 참극과 병합해 활동 기한을 연장하려 한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영화를 보러 왔다가 일찍 자리를 떴다. 이 영화를 본 이들이 정치권에 압력을 불어넣길 이날 모인 배우들과 이조훈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은 바랐다. 72분, 15세 이상 관람 가능
  • [어쩔경제]공공매입에 피해자 범위 넓혔지만…“선지원 후구상 안돼” 정부 입장 확고

    [어쩔경제]공공매입에 피해자 범위 넓혔지만…“선지원 후구상 안돼” 정부 입장 확고

    <편집자주> 서울신문 경제부처 출입기자들의 ‘어쩔경제’는 경제 정책을 둘러싼 각종 문제제기에 대한 정부의 답변을 분석해 독자 여러분의 알 권리 충족과 정책 판단에 도움을 드리고자 마련한 공간입니다.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경제 정책을 지향합니다.전세사기 특별법이 발의까지는 속전속결로 처리됐지만, 국회 통과에 난항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발의하자마자 통과시키는 법은 굉장히 이례적인 입법이다. 오래 끌지 않을 것”이라면서 신속한 특별법 시행을 자신했으나 국회로 넘어간 후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고 있습니다. 여야는 전세사기 피해 지원을 위해 특별법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지만, 피해자 인정 범위와 보증금 구제 여부를 두고 견해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지난달 27일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에 관한 특별법’을 발표했습니다. 전세사기 피해자의 사망 소식이 잇따르자 윤석열 대통령이 전세사기를 ‘약자 범죄’로 규정하고 대책 마련을 지시한 지 9일 만에 특별법을 내놓은 것입니다. 골자는 특별법 지원을 위해선 피해자 인정 요건 6가지를 충족해야 한다는 것과 피해자로 분류되면 우선매수권 행사나 공공 임대를 통해 살던 집에서 쫓겨나지 않고 계속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피해자 인정 범위…까다롭다 지적에 정부 양보 정부는 특별법 지원 대상에 ①대항력을 갖추고 확정일자를 받은 임차인 ②임차 주택에 대한 경·공매 진행(집행권원 포함) ③면적·보증금 등 고려한 서민 임차주택(전용면적 85㎡, 보증금 3억원) ④수사 개시 등 전세사기 의도 존재 ⑤다수의 피해자 발생 우려 ⑥보증금 상당액 미반환 우려 등 6가지 요건을 내걸었습니다. 이를 모두 충족해야만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세사기 피해자 인정 절차는 피해 임차인이 자신이 피해자라고 신청하면 시도에서 피해 조사를 실시한 후 조사 결과 등 검토 의견을 첨부해 30일 이내에 국토부 장관에게 결정 요청을 합니다. 장관은 국토부 내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하고 위원회가 심의 의결한 내용을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전세사기 피해자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다만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는 15일 이내 범위에서 1회 연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특별법 발의안 발표 당시부터 피해자 인정 요건이 너무 까다롭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에 원 장관은 “①~③은 대상에 해당해 당연하고, ④~⑥은 전세사기와 단순 보증금 미반환을 구분 짓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전세사기라는 매우 예외적인 대상에 대해서만 국가가 개입하는 원칙을 갖고 있다”면서 “전세사기라는 큰 원칙만 정하고 세부 사항은 위원회에서 판단하도록 해 구체적 사례에 대한 형평성과 신속한 구제가 가능하도록 법을 취했다”고 덧붙였습니다.정부는 전세사기 피해와 집값 하락기에 나타난 단순 보증금 미반환과 구분 짓겠다는 점을 확고히 했습니다. 전세가 사인 간의 거래인 만큼 ‘깡통전세’로 인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 하나하나를 국가가 책임질 수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정부안대로면 ‘빌라왕’, ‘건축왕’ 피해를 각각 입은 서울 강서구와 인천 미추홀구 피해자들은 대부분 특별법 지원 대상이 되지만,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와 구리시 피해 임차인들은 피해자로 인정받을 수 없게 됩니다. 이 부분 때문에 국회 논의는 시작부터 ‘덜컹’거렸습니다. 결국 정부는 한발 물러섰습니다. 특별법 피해자 인정 요건을 6가지에서 4가지로 줄였습니다. 보증금 요건은 최대 4억 5000만원으로 늘렸고, 전용면적은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습니다. 보증금 상당액 규정은 삭제했습니다. 또 경·공매가 개시되지 않더라도 임대인이 파산·회생 절차를 개시하는 경우, 퇴거한 임차인이라도 임차권 등기를 마친 경우도 지원 대상에 포함했습니다. 아울러 수사 개시와 관련해서도 임대인 등의 기망, 동시진행 등이 사기 의심 요건에 추가했습니다. 특별법 인정 범위를 넓혔지만 동탄·구리 피해 임차인들이 특별법 지원 대상이 될지에 정부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와 관련 원 장관은 “동탄·구리 사례를 보면 누가 봐도 미반환에 불과한 경우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미반환이 될 것이 분명히 예상되는데 갭투자를 하거나 준공 전 대출을 끼고 분양 대행으로 돌린 경우는 사회적으로 거의 사기라고 볼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야당은 여전히 특별법 지원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국토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피해자 인정 범위에 대해선 여야 간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합니다.“다른 범죄와 형평성” vs “100% 반환 요구 아냐” 문제는 ‘선(先)지원 후(後)구상’ 방안입니다. 이에 대해선 정부·여당과 야당·피해자 입장 차가 극명하게 갈립니다. 이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 채권 매입 기관이 먼저 보증금 반환 채권을 사들여 피해자에게 일부 돌려주고, 추후 구상권 행사를 통해 비용을 보전하는 방식입니다. 정부·여당은 다른 범죄 피해자와의 형평성 문제를 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애초 보증금 채권 매입은 물론 공매 매입도 반대하는 입장이었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하던 매입임대주택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당장 집에서 쫓겨날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주거권 보장을 위해서입니다.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되면 경매에서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살던 집을 낙찰받을 수 있습니다. 기존 주택 매입을 꺼리는 피해 임차인을 위해선 공공이 대신 매입해 저렴하게 임대하므로 시세 대비 30~50%로 최대 20년까지 살 수 있습니다. 정부는 경락대금과 저리 대출 등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특별법 내용에 담았습니다. 그러나 보증금 채권 매입과 관련해선 양보가 불가능하단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원 장관은 “주가 조작이나 보이스피싱 등 사기 피해에 대해 국가가 세금으로 피해금을 대납하고 나중에 환수하는 부분은 현재 있지도 않고, 선례를 남겨서도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미반환을 구제하라, 보증금을 국가가 돌려주라고 하는 데 대해선 어떤 정부도 그런 입법을 해선 안 된다는 게 확고한 범정부적 합의”라고 밝혔습니다. 야당의 입장은 차갑습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피해자와 야당이 보증금 100% 반환만을 요구하는 것도 아닌데 무조건 포퓰리즘으로 규정하고 거부하는 건 오히려 비현실적인 교조주의로 보인다”고 비판했습니다. 여기에 보증금 채권 매입 대신 소액 보증금 최우선변제권 범위를 넓히는 대안도 제시됐습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현재 소액보증금 우선 변제제도는 기준액을 조금이라도 넘으면 한 푼도 지원받지 못한다”면서 “여기에 특례를 둬서 보증금을 일부라도 변제받을 수 있게 하는 수정안을 냈다”고 설명했습니다.특별법 발의 당시 원 장관은 야당과의 공감대가 있었음을 밝히며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원 장관은 “(선지원 후구상은) 실행가능 방안으로 만들기가 거의 불가능하단 점에서 암묵적 공감대가 있었다”면서 “상임위가 열리면 정부안과 야당에서도 반대하지 않는 부분을 신속히 통과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국회 논의에 들어가자 암묵적 공감대는 보이지 않고 팽팽한 줄다리기만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회 논의가 평행선을 달리는 사이 피해자들의 속은 새까맣게 타고 있습니다. 특별법 내용도 받아들이기 어려운데 언제 통과될지조차 불투명한 상황에 불안감이 가득한 하루만 거듭되고 있습니다. 국토위원들은 이번 주말까지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지만, 이번 주 내 논의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여야 간사는 논의를 통해 소위 일정을 추가로 잡기로 했습니다. 여야는 늦어도 5월 중순까지는 특별법을 처리한다는 계획입니다.
  • [법안 톺아보기]미래세대 ‘시한 폭탄’ 국민연금… 개혁 지지부진, 솔로몬의 지혜는 언제쯤?

    [법안 톺아보기]미래세대 ‘시한 폭탄’ 국민연금… 개혁 지지부진, 솔로몬의 지혜는 언제쯤?

    국민연금 기금 운영 수익률 저저... 지난해 역대 최저국회 연금특위 활동 올해 10월 까지 6개월 연장내년 총선 앞두고 연금 개혁안 마련될지 미지수 미래세대에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국민연금’ 개혁안의 국회 논의가 지지부진하다. 지난달 국회는 산하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연금특위) 활동을 오는 10월까지 6개월 연장했다. 여야 모두 ‘시한폭탄’ 같은 국민연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외 사례를 찾는 등 해법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5일 국회에 따르면 연금특위 민간자문위원회는 구체적으로 보험료 인상과 소득대체율 등을 수치로 못 박는 ‘모수 개혁’ 합의에 실패했다. 연금 문제의 최대 쟁점은 보험료를 올리지 않으면서도 물가 인상률을 기준으로 돌려받는 것인데, 이 문제는 연금 기금 운용을 통해 수익률을 높이면 보험료 인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국민연금 기금 수익률은 매우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지난해 역대 최저 수준인 -8.22%를 기록했다.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5.1%를 고려하면 최악의 실적이다. 현재 국민연금 누적 수익률은 5%대로, 호주(7.8%)와 싱가폴(7.9%) 국부펀드 최근 5년 수익률에도 못 미친다. 수익률이 악회되면서 기금 소진 시점도 빨라졌다. 정부의 ‘제5차 국민연금 재정추계’에 따르면 2041년 지출이 수입을 넘어 처음으로 적자가 발생하고 2055년엔 기금이 소진된다. 이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국회에서 개혁안이 마련해야 다가오는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정치권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더 내고 덜 받는’ 개혁안이 마련될 경우 유권자들의 격렬한 반대에 직면할 것을 우려해 미적대고 있다. 해외도 국민연금 문제가 사회적 갈등을 양산하는 골칫덩어리로 전락했다. 프랑스가 대표적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정년을 현행 62세에서 2030년까지 64세로 연장하는 내용 등이 담긴 연금개혁법을 공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현행 연금 제도가 적자의 수렁에 빠질 것이라며 정년 연장을 골자로 하는 연금 개혁을 추진 중이다. 여소야대 하원에서 연금개혁법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자 마크롱 대통령은 하원 표결을 생략하는 헌법 조항을 사용해 거센 반발에 직면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미래세대의 부담이 될 연금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크다. 우리도 연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해법들이 거론되고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국민연금 운용수익률이 1% 오르면 기금 고갈은 5년이 늦춰진다. 청년세대의 노후 소득 보장까지 가능할 수 있도록, 연기금을 국부펀드처럼 운용해 국민과 국가가 함께 부자로 가는 길로 이끌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4일 YTN에서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 “결국 적극적인 이민정책을 안 하고는 방법이 없다”며 “노동인력을 보충해 실질적으로 연금에 이바지할 사람의 수를 늘리지 않고는 연금개혁 자체의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 다만 적극적인 이민 정책을 국민이 제대로 수용할 거냐 하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 서울 ‘전세사기 지원 센터’ 야간·주말에도 문 연다

    서울시는 전세사기·깡통전세로 인해 피해를 입은 이들에게 상담을 지원하는 ‘전월세종합지원센터’를 오는 8일부터 야간과 주말에도 확대 운영한다고 4일 밝혔다. 기존 오전 9시~오후 5시였던 평일 운영 시간은 오전 9시~오후 8시로 늘리고 주말과 공휴일에도 오전 10시~오후 4시 운영한다. 이번 운영 확대는 전세사기에 의한 피해 상담이 계속해서 늘고 있고, 향후 더 증가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난 2월에 문을 연 전월세종합지원센터는 개소 후 약 3개월 만에 총 1799건을 상담했다. 센터는 현재 전화나 방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피해자에 대한 정부·시 지원 대책, 예방, 대응 방법에 대한 안내와 전세보증금 반환소송, 경·공매, 임대차 계약 내용 등 전문적인 법률 상담도 지원하고 있다. 시는 센터 운영 확대와 함께 전세사기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현재 시에서 ‘청년·신혼부부 임차보증금 이자 지원’을 받는 대상자가 전세사기·깡통전세로 인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 최장 4년까지 대출 상환 및 이자를 지원해 준다. 보증금 반환 소송 등 법적 대응을 준비하는 가구에는 대출이자 전액을 시가 지원한다. 시는 전세사기 피해자가 대부분 20~30대 청년층에 집중된 점을 고려해 임대차 계약 대출 기간 만료 시 자격 요건과 무관하게 예외적으로 대출 연장 및 이자를 지원하기로 했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상담·금융 등 실효성 있는 지원과 대응을 통해 전세사기 피해를 입은 임차인의 고통을 덜어 드리기 위해 시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인구문제 열쇠 외국인 노동자 과감히 수용을” “계절 근로자들 체류기간부터 10개월로 연장”[인구가 모든 것의 모든 것이다]

    “인구문제 열쇠 외국인 노동자 과감히 수용을” “계절 근로자들 체류기간부터 10개월로 연장”[인구가 모든 것의 모든 것이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지난달 2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서울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광역단체장이 느끼는 위기감을 절절히 토로했다. 수년 내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지방 거점 국립대도 문을 닫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지사는 인구 감소를 대한민국보다 먼저 체험하고 있는 경남지사로서 다양한 해법을 기탄없이 풀어내며 궁극적으로 이민 정책 수립의 불가피성을 거론했다. 다음은 서울신문 광화문 사옥에서 가진 박 지사와의 일문일답.-이민 정책이 시급한 것은 결국 외국인 노동자 수요 때문인가. “가장 핵심적인 문제다. 지방은 산업단지와 농촌 등 외국인 노동자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는 게 현실이고, 지금 창원 산업단지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빼면 당장 공장 가동을 멈춰야 할 판이다. 경남은 2018년 6000명 감소로 시작해 지난해 3만 3000명이 줄었다. 특히 유소년과 청년의 감소세가 뚜렷하다. 기업인들을 만나 보면 사람을 못 구해서 난리다. 몇 년 안 가면 더 심각한 국면과 마주할 것이다. 채울 수 있는 것은 외국인 근로자밖에 없다. 이번에 이민청을 만들지 모르겠는데, 이제는 외국인 근로자를 계절근로자식으로 받아들일 게 아니라 과감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대한민국이 단일민족국가 체제를 유지하느냐, 다민족국가로 갈 것이냐의 기로에 섰다. 단일민족국가를 고수하면 근로자를 구할 수 없다. 젊은이들더러 대우조선해양 가서 용접하라고 하면 하겠나. 창원의 공장을 모두 멈춰 세워야 한다.” -그렇게 심각한가. “더이상 소극적인 정책으로는 안 된다. 현재 산업 인력 정책을 총괄하는 게 고용노동부인데, 고용 문제만 다룬다. 다방면의 산업에 인력을 지원하는 기능은 고용부도, 산업통상자원부도 안 한다. 이민 업무는 법무부가 하는 등 외국인 근로자 문제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가 없다. 대통령이 참석하는 시도지사회의에서도 계절근로자 기간을 현행 5개월에서 10개월로 늘려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5개월로는 훈련 및 교육 후에 실제로 일하기까지 시간이 부족하다. 외국인 노동자를 과감하게 받아들이면 도시, 사회 문제 등이 파생될 수 있는데 그런 것을 각오해야 한다.” -또 어떤 정책이 필요한가. “남해안을 봐라. 지금으로서는 ‘경치가 좋다’ 뿐이다. 태국에 숙박, 휴양, 놀이시설이 얼마나 잘돼 있나. 싱가포르에는 센토사 리조트 단지가 있다. 그런데 남해안은 경치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수산자원보호구역, 국립공원구역 등 규제만 있다. 어떻게 하자는 건가. 수도권에나 개발제한구역이 필요하지, 경남은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데 왜 필요한가. 정부에 정책적인 전략이 없다. 이 부분에 대해 토지이용규제 권한을 가진 국토교통부 장관, 환경규제권을 가진 환경부 장관과 토론해 보고 싶다.” -남해안 개발에 대해서는 어떤 구상을 갖고 있나. “개발론자는 아니지만 남해안에 대한 토지이용규제와 환경규제가 너무 크다. 환경부는 한려해상국립공원 보존만 생각한다. 윤석열 대통령도 시도지사회의에서 규제를 풀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혁파시키겠다고 했다. 한국에도 멕시코 칸쿤이 필요하다. 해양수산부가 2030년까지 복합 해양레저관광도시 5곳을 선정할 예정이다. 경남이 선정될 수 있도록 대응하겠다.”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인가. “지난주에 김영록 전남지사와 합의했다. 남해안종합개발청, 이순신 장군 순례길 프로젝트, 남해안 관광 루트 공동 개발, 남해안 아일랜드 하이웨이 등을 추진한다. 온갖 규제로 묶여 있는 남해안에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문화와 레저 인프라를 조성하겠다. 남해안 관광벨트로 해양관광 시대를 열고 더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겠다. 남해안종합개발청을 설립해 전남과 힘을 모으겠다.” -남해안을 개발하면 경남과 전남이 모두 먹고살 수 있는 건가. “지중해가 유럽과 아프리카에 닿아 있는 것처럼 남해안도 일본, 중국 옆에 있다. 남해안을 개발하면서 일본,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관광을 가지고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남해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제조업만으로는 먹고살 수 없다. 인구를 붙잡아 둘 길은 지역의 산업적 기반을 튼튼하게 하는 것뿐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수도권이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 남해안이다. 경남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성장 동력의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다. 젊은이들이 대기업은 몰라도 근무 환경이 열악하면 제조업으로 안 간다. 결국 서비스 업종이다. 서비스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젊은이를 붙잡아 두는 길이다.” -왜 서비스업인가. “제조업은 부가가치가 높아져도 자동화되면서 일자리가 줄어든다. 젊은 세대에 일자리를 줄 수 있는 방법은 서비스 산업이다. 박근혜 정부가 서비스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만들려고 했지만 민주당 반대로 못 했다. 물론 반도체와 제조업은 중요하고 새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그러나 관광뿐 아니라 보건, 의료, 문화 등을 개방해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 -경남에도 주요 제조업이 있는데. “그렇다. 이미 확보한 경쟁력은 계속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K방산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지 않나. K방산 대부분이 경남에 있다. 육상, 해상, 항공을 모두 가지고 있다. 육상은 현대로템이 K2 전차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K9 자주포를 만들고 있다. 항공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전투기 KF21을 생산하고 있다. 잠수함 등 해상은 대우조선해양이 담당하고 있다. 경남이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를 얼마나 더 확장시켜 나갈 수 있다고 보나. “문제는 고급 인력이 대전까지는 내려가는데 그 밑으로는 내려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경남에 연구기관, 과학기술시설을 유치하려고 해도 고급 인력들이 경남에 오지 않으려고 한다. 그래서 좋은 정주 환경이 중요하다. 전문가들 이야기를 빌리면 처음에는 진주 혁신도시에 내려오는데 못 견디고 대전 대덕연구단지로 올라간다. 거기서 다시 판교로 간다고 한다. 수도권에 지금 인구의 50%가 몰려 있는데 향후 60~70%까지 갈 것이다. 그게 나라라고 할 수 있나. 도시국가지.” -부울경(부산·울산·경남) 통합은 어떻게 돼 가고 있나. “부산엑스포가 정리되면 박형준 부산시장과 본격적으로 이야기하려고 한다. 부산과 경남을 하나로 만들겠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첫 광역자치단체 통합이 될 수 있다. 수도권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합쳐야 시너지 효과가 생긴다. 부산과 경남이 합치면 울산도 오래 지나지 않아 통합될 수밖에 없다. 저는 마산·창원·진해를 통합해 본 경험을 갖고 있다.” -다른 지역도 통합해야 하나. “통합이 안 되는 것은 정치인들 때문이다. 대전·충남·세종도, 전남·광주, 대구·경북도 마찬가지다. 몸집을 키워야 큰소리도 칠 수 있다. 지금 산업은행 부산 이전 건도 늦어지고 있다. 부산에 가덕도 신공항을 만든다고 하니 대구도 공항을 만든다고 하는 상황이다. 최소한 서울이 가지고 있는 복합적 기능 중에 한 가지, 금융이라도 지방에 줘야 한다. 지방에 있는 국립대도 몇 년 안 가서 문 닫는 곳이 많을 것이다. 최소한 국립대는 서울 2대학, 3대학으로 만들어야 한다. 부산대가 예전에는 한강 이남에서 가장 좋은 대학으로 꼽혔지만 지금은 서울에 있는 꼴찌 대학 다음이 부산대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모두 지방으로 내려보내고 행정기관도 다 내려보내야 한다. 국회도 마찬가지다.”
  • 45세 이상 5분의 1이 앓는 ‘관절염’… 적정 체중·바른 자세로 예방을

    45세 이상 5분의 1이 앓는 ‘관절염’… 적정 체중·바른 자세로 예방을

    지난해 국내에서 퇴행성 관절염으로 병원을 찾은 인원이 417만 8974명을 기록했다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일 집계했다. 2019년 404만 2159명을 기록한 데 이어 3년 만에 다시 400만명을 넘었다. 2020년 환자수는 382만명, 2021년에는 399만명인데 코로나19 기간 동안 병원을 찾은 인원이 줄면서 환자수가 감소했던 것으로 보인다.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처럼 병원에 가기 어려운 사정이 생겼을 때 환자가 줄어드는 추세라는 건 퇴행성 관절염이 생명과 직결된 질환은 아니라는 인식을 갖게 한다. 그러나 이는 관절염으로 고생하지 않은 사람의 생각일 뿐 관절염 통증을 겪는 환자 입장에서 관절염은 생활의 많은 부분을 포기하게 만드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무릎이나 척추, 어깨, 손가락 관절 등에서 발생하는 통증, 부종, 열감, 뻣뻣함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움직임에 제약이 가해지고 지속적인 통증은 무기력이나 짜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우석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퇴행성 관절염이란 관절을 이루고 있는 연골이 닳아 없어지면서 국소적인 퇴행성 변화가 나타나는 질환”이라면서 “세계 인구의 6분의1이 관절염을 가지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45세 이상 성인 5분의1이 관절염 환자일 정도로 매우 흔한 질환”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흔하다 보니 의학계에서 정한 ‘관절염의 날’이 두 종류에 이른다. 10월 12일은 1996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세계 관절염의 날이고, 4월 28일은 대한정형외과학회가 정한 관절염의 날이다. 세계에서 정한 날이든 국내에서 주목하는 날이든 관절염의 날을 지정한 건 관절염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관절염 치료법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관절염을 노화의 증상 중 하나로 생각하고 치료를 주저하거나 포기하는 환자들과 다르게, 의학계는 관절염 원인에 대한 규명과 새로운 치료법 개발 노력을 꾸준히 이어 가고 있는 셈이다. ●호르몬 영향 커 여성환자가 더 많아 지난해 417만여명인 환자수 통계를 성별에 따라 살펴보면 남성 환자가 140만여명, 여성 환자가 277만여명이다. 여성에게서 퇴행성 관절염이 더 많은 것은 관절염을 앓는 연령대인 고령층 여성의 수가 남성의 수보다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호르몬의 영향이 크다. 폐경기 이후 여성호르몬 분비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몸 안의 뼈 양이 줄고 연골이 약해져 손상되기 쉬워서다. 퇴행성 관절염이란 병명에 걸맞게 노화에 따른 질환이지만 이 밖에도 비만, 가족력, 성별, 외상 등이 관절염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초기에는 관절을 움직일 때만 주로 통증이 느껴지지만, 병이 진행되면 움직이지 않아도 통증이 발생한다. 증상들은 서서히 진행되는데, 간혹 증상이 좋아졌다가 나빠지는 간헐적인 경과를 보이기도 한다. 어깨 관절염이 심하면 팔을 들어 올리거나 돌리기 어렵고, 무릎에 관절염이 발생하면 안짱걸음을 걷는 식으로 걸음걸이가 이상해지는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손가락 관절에 관절염이 생기면 손가락 끝마디에 비정상적으로 덧자란 뼈인 골극이 형성되거나, 마디가 굵어지는 증상도 나타난다. ●예방과 적절한 관리가 특히 중요 닳아 없어진 연골의 재생은 어렵다. 관절염 치료에서 예방과 관리를 중시하는 건 그래서다. 적정 체중과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게 관절염 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일로 꼽힌다. 특히 무릎 관절염이 시작됐을 때 등산, 계단 오르내리기, 앉았다 일어나기와 같이 관절에 과도한 힘을 가하는 상하 운동은 병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최찬범 한양대 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관절염의 원인이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므로 개개인의 상태에 따라서 얼마든지 증상이 좋아질 수 있다”면서 “체중관리, 규칙적인 운동, 약물 치료를 하며 심한 경우엔 수술 치료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중 약물 치료에 대해 최 교수는 “약물은 단순한 진통 작용뿐 아니라 연골세포의 수명을 연장한다든지, 관절 내 윤활 작용에 도움을 주는 약을 선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약에 대한 반응은 사람마다 다양하게 나타나 통증이 나타난 날부터 약물 치료를 시작해 1~2개월 내 증상이 좋아진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여러 해에 걸쳐서 상당 기간 치료를 해야 하며 관절을 보호하고 근육을 단련시키는 본인의 노력도 상당히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만성적인 통증에도 불구하고 관절염 환자들은 수술이라는 선택지를 최대한 뒤로 미루곤 한다. 출혈을 동반하는 외상이나 장기 손상 질환 등과 다르게 당장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이 아니란 인식 때문이기도 하지만, 수술 뒤 예후에 대한 불신이나 부작용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수술을 피하는 경우가 많다. ●막연한 불안에 치료 시기 놓치면 안 돼 이 같은 경향에 대해 김영후 서울시 서남병원 인공관절센터장은 “수술을 받는 것이 두려울 수도 있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통증이 심해질 뿐만 아니라 수술이 어려워지고 회복과 재활에도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센터장은 이어 “인공관절수술은 더이상 약물이나 보존요법으로 치료가 불가능한 관절염 말기 환자를 대상으로 주로 무릎과 엉덩이 관절에 시행한다”면서 “치아에 충치가 있을 때 충치 부분을 곱게 다듬고 겉면을 씌우는 것처럼 관절 겉면을 금속으로 씌우고 그사이에 특수 플라스틱이나 세라믹을 삽입해 매끈하게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수술이 인공관절수술”이라고 비유했다. 실제 수술을 해도 뼈는 그대로 보존된 상태이기 때문에 인공관절수술을 의학적으로는 ‘관절치환술’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 등과 같은 만성질환 환자는 인공관절수술이 어렵다는 속설에 대해서도 김 센터장은 “편견”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적절한 내과적 치료 뒤 수술이 가능하다”면서 “수술 뒤 대개 하루 반 정도가 지나면 관절 범위 운동과 보행, 화장실을 다녀올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되며 보행연습을 시작해 특이사항이 없는 경우 수술 후 14일이 지난 뒤 퇴원한다”고 일반적인 예후를 전했다.
  • [클린룸]“취임 후 한국으로부터 1000억 달러 유치”...더욱 선명해진 바이든의 속내

    [클린룸]“취임 후 한국으로부터 1000억 달러 유치”...더욱 선명해진 바이든의 속내

    과거 ‘산업의 쌀’에서 이제는 국가 경제·안보의 동력으로 성장한 반도체. 첨단 산업의 상징인 만큼 반도체 기사는 어렵기만 합니다. 반도체 산업의 역사와 기술, 글로벌 경쟁에 이르기까지 반도체를 둘러싼 이야기를 편견과 치우침 없이 전해 드립니다.“제가 취임한 후에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 1000억 달러(약 133조 5000억원) 이상 투자했습니다. 이를 통해 혁신이 창출되고, 많은 한국과 미국의 노동자들에게 고용을 창출했습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의 연단에 오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말입니다. ‘대통령의 정원’으로 불리는 로즈가든은 역대 미 대통령들이 중요한 정책을 발표하거나 국가 행사 시 즐겨 찾는 상징적인 공간입니다.반도체 산업을 취재하는 기자의 눈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메시지도 인상적이었지만, 그 메시지를 한국과 미국 양국에, 그리고 그의 입을 주시하고 있는 전 세계에 내놓는 장소가 가진 의미도 남다르게 다가왔습니다. 지금 한국 반도체 기업들을 비롯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미국의 ‘반도체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도 지난해 바이든 대통령이 로즈가든에서 법안에 서명하면서 법안 효력이 발생했죠. 바이든 대통령의 옆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이어 12년 만에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서 있었습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진행한 공동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한국 기업들의 투자와 사업활동에 특별한 지원과 배려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라고 회담의 분위기를 전했죠. 또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과 반도체과학법이 첨단기술 분야에서 양국 간 공급망 협력을 더욱 강화시켜 나갈 수 있도록 긴밀한 협의와 조율을 해나가기로 했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렇게 한미정상회담은 끝났고, 국내 정치권에서는 진영에 따라 상반된 평가가 이어집니다. 여당에서는 “99점을 줘도 적지 않을 성공한 회담”이라는 극찬이 나오는 반면 야당은 “빈손·호갱 외교”라는 냉담한 반응입니다. 업계의 반응은 정치권처럼 극단을 달리지는 않지만 미묘하게 다양한 편입니다. 우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대표되는 우리 반도체 기업들이 가장 크게 우려하는 미·중 경영 불확실성과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의 ‘특별한 지원과 배려’라는 약속이 나왔다는 점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깁니다.다만 이 발언이 바이든 대통령의 ‘직접적 약속’이 아닌 윤 대통령의 ‘전언’ 형식으로 소개됐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나옵니다. 결국 각자 자국민을 향한 정치 행위에 그친 것 아니냐는 취지입니다. 쉽게 말해 재선에 도전하는 바이든 대통령은 자국 유권자를 향해 자신의 경제·산업적 치적을 자랑한 반면, 자국 첨단 산업이 미·중 갈등의 중심에 놓인 윤 대통령은 산업계 우려 불식과 국민 반발 완화에 애를 쓰는 모습이었다는 겁니다. 애초 기업들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반도체를 둘러싼 다양한 갈등 요소를 명쾌하게 해소할 해법을 기대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대통령과 정부가 나서서 더욱 적극적으로 우리 기업들이 품고 있는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앞으로 진행될 미 상무부와 개별 기업 간의 협상에서 미국에 투자하는 우리 기업에 조금 더 귀를 기울여줄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기만 한다면 그걸로 다행이라는 입장입니다. 지난해 로즈가든에서 법적 효력을 틔운 미 반도체법의 표면적 목적은 자국에 반도체 기업을 유치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면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편 반도체를 앞세운 중국의 군비 고도화에 제동을 걸어 국제 평화에 이바지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궁극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을 위한 핵심 카드라는 게 외교가는 물론 업계의 중론입니다. 공교롭게도 바이든 대통령이 “일을 마무리 짓겠다, 우리는 할 수 있다”며 내년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선거운동 영상을 공개한 날은 윤 대통령과의 회담 전날인 25일이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마무리 짓겠다는 그 일을 위해서는 메모리 반도체 세계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우군 참여’가 필수인 상황에서, 미 행정부가 두 기업의 글로벌 경영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힐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기대감도 감지됩니다.우선 지난해 10월 미국 기업의 기술이 들어간 반도체 제조 장비의 중국 반입을 금지한 미국이 중국에 생산 시설을 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이를 1년 유예한 게 대표적입니다. 당장 중국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를 가해야 하는 미국으로서는 1년이라는 제한을 뒀지만, 협상을 통해 1년 단위 연장 혹은 다개년 연장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필독서가 된 ‘반도체 전쟁’(Chip War)의 저자 크리스 밀러 미 터프츠대 교수는 최근 기자와 가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미국에 투자하는 기업들이 우려하는 ‘독소조항’ 대부분은 의무 규정이 아닌 협의의 대상일 뿐”이라면서 “미국의 목표는 중국의 반도체 개발을 막아 지금처럼 미국과 한국 기업의 반도체 수입에 의존하는 현상을 유지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중국이 시스템반도체뿐만 아니라 메모리 기술까지 고도화하면 한국에 의존하는 메모리 수입까지 끊게 될 것이며 이는 미국도 원치 않는 시나리오라는 설명입니다. 결국 한국 반도체가 대권 도전을 선언한 미국 대통령과 ‘반도체 굴기’의 꿈을 펼치고 있는 중국 사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이자 강력한 무기는 세계에서 가장 앞선 메모리 기술력과 생산력입니다. 170억 달러가 넘는 ‘제2파운드리 건설’ 프로젝트를 미국 텍사스 테일러에서 진행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지난 27일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반도체 보조금 신청을 위해 미 정부와 협상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에 150억 달러 규모 첨단 패키징(후공정) 시설을 신설하기 위해 부지를 검토하고 있는 SK하이닉스도 향후 절차에 따라 미국과 협상에 착수하게 됩니다.이제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블랙홀’이 된 미국과 협상의 공은 기업에 넘어오고 있습니다. 협상의 주체는 보조금을 받게 될 기업이지만, 협상 대상이 미 정부라는 점에서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인 윤 대통령과 산업통상자원부와 외교부 등 우리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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