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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도 영향…대법원 막자 트럼프 관세 15% 강행 [핫이슈]

    한국도 영향…대법원 막자 트럼프 관세 15% 강행 [핫이슈]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관세 정책을 위법이라고 판단하자 그는 전 세계 수입품에 최대 15% 관세 부과를 선언하며 즉각 반격에 나섰다. 새 조치가 시행되면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 국가의 대미 수출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22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오랫동안 미국을 이용해 온 나라들에 대해 전 세계 관세를 15%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미국 연방대법원이 기존 관세 정책에 제동을 걸자 대체 조치로 모든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하루 만에 이를 15%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1974년 무역법 122조에 따른 조치로 대통령은 의회 승인 없이 최대 150일 동안 최대 15%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이번 조치는 특정 국가가 아닌 전 세계 수입품을 대상으로 한다. 일부 핵심 광물과 에너지 자원, 의약품 등 전략적으로 필요한 품목은 면제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철강과 알루미늄, 자동차 등 특정 품목에 부과된 별도의 관세는 이번 판결과 무관하게 그대로 유지된다. 이번 조치로 한국도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25%로 인상할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어 글로벌 관세가 실제 시행될 경우 대미 수출 환경이 더욱 불확실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은 자동차와 반도체 장비, 철강 등 한국 주요 수출 품목의 최대 시장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일괄 관세가 시행될 경우 기업 비용 부담이 늘어나고 가격 경쟁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정책이 미국 제조업을 살리고 무역적자를 줄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외국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하고 생산시설을 늘리도록 유도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해왔다. 현재 미국의 무역적자는 약 1조 2000억 달러(약 1738조 2000억 원) 수준으로 확대된 상태다. 그는 이를 “외국에 이용당한 결과”라고 주장해왔다. ◆ 대법원 위헌 판단에 즉각 반격 미국 연방대법원은 6대 3 판결로 트럼프 대통령이 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전 세계에 관세를 부과한 것은 대통령 권한을 넘어선 조치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관세 부과는 헌법상 의회 권한에 속한다며 대통령이 비상권한을 이용해 사실상 세금을 신설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 일부 대법관들을 향해 “어리석은 결정”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관세 정책이 미국 경제를 보호하기 위한 핵심 정책이라고 주장하며 새로운 법적 근거를 활용해 관세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기존 관세를 통해 최소 1300억 달러(약 188조 3050억 원) 이상의 세수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 관세 환급 논란·글로벌 반발 확산 대법원판결로 기존 관세가 위법으로 판단되면서 기업과 수입업체들이 환급을 요구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미국 상공회의소와 소매업 단체들은 관세 환급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환급 문제가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경우 해결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환급 문제를 둘러싼 소송이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유럽 국가들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공정한 무역은 일방적 조치가 아니라 상호주의에 기반해야 한다”고 밝혔고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 관세 불확실성이 경제에 독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시행될 경우 미국 소비자와 기업의 부담이 늘어나고 글로벌 교역 환경의 불확실성도 한층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 女관광객 습격해 성폭행…동행男 물에 던져 숨지게 한 일당 사형 [핫이슈]

    女관광객 습격해 성폭행…동행男 물에 던져 숨지게 한 일당 사형 [핫이슈]

    인도를 여행하던 여성 관광객들을 집단 성폭행하고 함께 있던 남성들을 물에 던져 1명을 숨지게 한 일당 3명이 사형을 선고받았다. 22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인도 남부 카르나타카주 강가바티 제1추가지방법원은 성폭행과 살인 혐의로 기소된 말레시(22), 사이(21), 샤라나파(27)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해 3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관광지인 함피 인근 퉁가바드라 운하 주변에서 별을 구경하던 일행 5명을 습격했다. 피해자 중에는 27세 이스라엘 여성 관광객과 29세 인도 여성 홈스테이 주인이 포함돼 있었다. 범인들은 돈을 요구하며 일행을 위협한 뒤 여성 2명을 집단 성폭행했다. 이어 휴대전화 2대와 현금 9500루피(약 15만원)를 빼앗아 달아났다. 당시 현장에는 인도인 2명과 미국인 1명 등 남성 3명도 함께 있었는데, 범인들은 이들을 운하에 밀어 넣었다. 남성 2명은 가까스로 빠져나왔지만 인도인 남성 1명은 실종됐고 며칠 뒤 익사한 채 발견됐다. 경찰은 사건 발생 약 일주일 만에 일당을 모두 체포했다. 이번 사건은 외국인 관광객이 피해자가 됐다는 점에서 국제적인 관심을 끌었다. ◆ 별 보던 관광객 노린 계획 범행 최근 공개된 판결문에 따르면 범인들은 처음부터 강도와 성폭행을 목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한적한 밤 시간대를 노려 일행을 공격했고 피해자들을 구타한 뒤 여성들을 번갈아 성폭행했다. 그들은 남성 피해자들을 쫓아가 운하에 밀어 넣었으며 일부 피해자에게 돌을 던지기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숨진 인도 남성은 여성들을 도우려다 공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은 피해자들이 유명 관광지에서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던 중 표적이 됐다며 범행이 조직적이고 잔혹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을 인도 형법상 가장 중대한 범죄에 해당하는 ‘극히 예외적인 범죄’로 규정했다. ◆ 관광객 노린 범죄에 최고형 선고 법원은 국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흉악 범죄에는 최고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법의 권위를 유지하고 공공 안전을 지키기 위해 사형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세계적인 관광지인 함피 인근에서 발생하면서 인도의 관광객 안전 문제를 다시 부각시켰다. 인도 국가범죄기록국 통계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인도에서 보고된 강간 사건은 약 2만 9000건에 달한다. 다만 인도에서는 사형이 선고되더라도 항소와 사면 절차를 거치는 경우가 많아 실제 집행 여부는 불확실하다. 인도에서 마지막 사형이 집행된 것은 2020년 3월이다.
  • “조기 성관계, 여성에게 좋다”…대통령 망언에 전 국민 발칵 [핫이슈]

    “조기 성관계, 여성에게 좋다”…대통령 망언에 전 국민 발칵 [핫이슈]

    지난 10년간 대통령 탄핵을 7차례나 겪은 페루에서 새 임시 대통령 자리에 오른 호세 마리아 발카사르가 과거 아동 성 착취를 정당화하는 취지의 발언을 반복해 논란이 일고 있다. RPP 등 현지 매체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발카사르 임시 대통령은 최근 인터뷰에서 과거 아동 결혼 및 조기 성관계를 옹호했다는 논란과 관련해 “나는 결코 신념을 바꾸지 않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그는 2023년 국회 회의에서 “조기 성관계는 여성의 심리적 미래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있다”면서 “특히 14세 이상이라면 결혼에 제약이 없으며 교사와 제자 관계라 하더라도 합의가 있다면 (성관계가) 허용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해 비판받았다. 발카사르 임시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또다시 각계각층의 질타를 받았다. 페루 여성부는 즉각 성명을 내고 “그의 주장은 모든 과학적 증거에 반하며 아동 인권을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규탄했다. 의료 전문가들도 “청소년기의 조기 성관계와 임신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위험 증가와 산모 건강 악화 등 심각한 사회·보건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발카사르 임시 대통령은 자신의 발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법조인으로서 유효한 법적 근거에 따라 언급한 것”이라고 밝혀 향후 사회적 분란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10년 동안 대통령 7번 바뀐 페루의 불안한 정국발카사르 임시 대통령의 충격적인 가치관은 이미 오랜 시간 혼란에 빠져 있는 페루 정국을 더욱 불안으로 몰아넣고 있다. 페루는 지난 10년 동안 대통령이 8번이나 교체되면서 극심한 혼란기를 이어왔다. 가장 최근에는 호세 헤리 전 대통령이 중국계 사업가와 비공식 만남이 확인된 뒤 취임 4개월 만에 탄핵당했다. 헤리 전 대통령의 전임인 디나 볼루아르테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취임 3년여 만에 탄핵당했다. 앞서 2022년에도 당시 대통령이 국가에 대한 반란 혐의로 1년여 만에 탄핵당한 바 있다. 마누엘 메리노 전 대통령은 2020년 11월 10일부터 15일까지 5일간 페루 대통령직을 임시로 수행했다 사임하기도 했다. 대통령직을 불과 5일간 수행한 그는 임기 중 폭력 시위로 인한 사망 사건과 여론 반발로 인해 사임을 선택했다. 대통령직과 탄핵을 둘러싼 페루 정치계 혼란은 페루 헌법이 ‘도덕적 무능’을 탄핵 사유로 보장하고, 의회가 사법 절차 없이 즉각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에 있다. 탄핵의 사유가 될 수 있는 ‘도덕적 무능’은 문구가 모호하고 해석의 폭도 넓어서 꾸준히 페루 정국을 불안에 빠뜨렸다. ‘즉각 탄핵’ 시스템은 부패나 권력 남용을 조기에 차단할 수 있어 책임성을 강화한다는 장점이 있으나, 정치적 안정성이 매우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발카사르 임시 대통령이 이끄는 페루는 오는 4월 12일 대선과 총선을 함께 치르며 새 대통령은 7월이 되어서야 취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 [사설] 尹 무기징역… ‘헌정 파괴 내란’ 단죄는 사필귀정

    [사설] 尹 무기징역… ‘헌정 파괴 내란’ 단죄는 사필귀정

    법원이 어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내란죄를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불법 비상계엄 443일 만에 사법부가 역사적 심판을 내린 것이다. 1996년 내란 혐의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중형을 선고받은 이후 30년 만에 전직 대통령이 또다시 내란 혐의로 유죄를 인정받았다. 다시는 참담한 역사가 반복돼선 안 된다는 준엄한 경종이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 지귀연)는 12·3 계엄은 경고성 계엄일 뿐이라는 윤 전 대통령의 주장을 일축하고 내란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무엇보다 군을 국회에 보내고 국회의장과 여야 당대표 등을 체포하려 한 것이 내란 혐의의 핵심이라며 형법이 규정한 국헌 문란과 폭동에 해당한다고 못박았다. 질서 유지를 위해 군을 보냈다는 윤 전 대통령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법원은 대통령도 국헌 문란 목적의 내란죄를 저지를 수 있으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나 검찰도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죄 수사 권한이 있다고 판시하는 등 공소기각 가능성을 일축했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이 1년 전부터 비상계엄을 준비했다는 특검 측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검에 이어 사법부까지 12·3 비상계엄을 내란죄로 규정한 만큼 이제라도 윤 전 대통령은 잘못을 깨끗이 인정하고 국민 앞에 진솔하게 사과해야 마땅하다. 앞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해서도 각각 다른 재판부에서 내란 혐의를 유죄로 판결했다. 법적 판단이 아니더라도 윤 전 대통령의 과오는 실로 중대하다. 어처구니없는 계엄을 발동하고도 정치적·법적 반발을 이어 가는 바람에 국론은 참담하게 쪼개졌다. ‘윤 어게인’을 외치는 지지자들에게 통합을 주문하는 것이 한때 국가 최고 지도자로서 국민에게 속죄하는 최소한의 도리다. 법원도 12·3 계엄 탓에 사회가 정치적으로 양분돼 극한의 대립을 겪고 있다며 사회적 비용을 산정할 수 없는 정도의 어마어마한 피해라고 지적했다. 상급심이 남았으나 정부·여당도 책임 있는 자세로 전향할 필요가 있다. 1심 법원이 43차례 공판에 무려 160여명의 증인을 출석시킨 끝에 내란죄를 인정하고 중형을 선고한 마당에 이 문제를 무한정 정치 쟁점으로 삼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과유불급의 우려를 듣는 2차 종합특검도 90일 이내에 신속히 매듭지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한다는 의심을 받을 뿐 아니라 ‘윤 어게인’ 세력이 계속 발호할 동력을 주게 된다. 내란 세력을 단죄하기까지 지친 국민을 위로하고 안정시킬 수 있는 처방은 민생에 집중하는 집권당의 모습이다.
  • [한정훈의 미디어gpt] 시댄스 2.0이 던진 질문

    [한정훈의 미디어gpt] 시댄스 2.0이 던진 질문

    틱톡의 모회사로,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바이트댄스의 인공지능(AI) 영상 생성 모델 ‘시댄스 2.0’이 미국 할리우드를 뒤흔들고 있다. 옥상 위에서 톱스타 톰 크루즈와 브래드 피트가 난투를 벌이는 15초짜리 영상은 완성도만 놓고 보면 신작 블록버스터 예고편과 다름없지만 실제로는 ‘두 줄짜리 프롬프트’로 만든 AI 생성물이다. 카메라, 스태프, 배우 없이도 이 정도 퀄리티의 액션 시퀀스가 찍히자 미국 영화업계에서는 “우리는 끝났다”는 비관론까지 터져 나왔다. 시댄스 2.0은 텍스트만으로 15초짜리 실사 영상과 유명 지식재산권(IP)에 기반한 장면을 쏟아내는 도구다. 실제로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클립들을 보면 ‘스파이더맨’, ‘타이타닉’, ‘반지의 제왕’, ‘기묘한 이야기’ 등 주요 프랜차이즈와 ‘브레이킹 배드’의 주인공 캐릭터 월터 화이트까지 총출동한다. 문제는 이들이 모두 정식 라이선스가 아닌, 사실상 ‘AI 클립아트’처럼 무단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영화 작가와 감독들은 “머지않아 한 사람이 컴퓨터 앞에 앉아 현재 할리우드와 구분할 수 없는 영화를 만들 것”이라며 생계 위협을 호소하고 있다. 미국영화협회(MPA)는 시댄스 2.0이 “미국 저작권 보호 대상 작품을 단 하루 만에 대규모로 무단 사용했다”며 강력하게 비난하고 침해 행위의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스튜디오인 디즈니는 바이트댄스에 저작권 침해 중단 요구서를 보내 “스타워즈·마블 캐릭터를 마치 무료 퍼블릭 도메인 클립아트처럼 취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우·감독조합이 참여한 ‘휴먼 아티스트리 캠페인’ 등 창작자 단체는 시댄스를 “대규모 절도”로 규정하며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관전 포인트는 이 사태가 단순한 기술 쇼크를 넘어 AI 시대 저작권 질서를 둘러싼 미중 패권 경쟁의 일부라는 점이다. 디즈니는 오픈AI와는 정식 라이선싱·지분 투자를 바탕으로 협력 모델을 구축했지만 중국 기업과는 연이어 경고장과 소송을 주고받는 ‘충돌 구조’를 반복해 왔다. 딥시크가 AI 추론에서 미국 빅테크를 위협한 데 이어 시댄스 2.0은 영상 제작 영역에서 비슷한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기술 경쟁이 곧 규범 경쟁이 되는 국면이다. 한국 콘텐츠 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오늘 시댄스가 복제하는 대상이 할리우드라면 내일은 K드라마, K팝 아티스트, 웹툰 IP가 될 수 있다. AI 기업의 무단 학습과 생성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저작권·초상권·퍼블리시티권을 재정비하고 해외 사업자를 겨냥한 집행 수단까지 준비해야 한다. 동시에 국내 AI 기업에는 정식 라이선싱과 수익 공유를 전제로 한 ‘협력 모델’을 열어 주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 병에서 나온 요정은 다시 넣을 수 없다. 그렇다면 한국이 할 일은 AI를 막는 것이 아니라 창작자의 권리를 전제로 공존의 규칙을 빠르게 설계하는 것이다. 한정훈 K엔터테크허브 대표
  • [기고] 지금 대미투자특별법이 필요하다

    [기고] 지금 대미투자특별법이 필요하다

    지난해 한국 자동차 산업은 미국발 관세 충격과 공급망 재편이라는 불확실성의 한가운데 서 있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신정부 출범과 함께 자동차를 포함한 주요 품목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등 자국 이익을 우선시하는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했고 중국은 전기차 분야에서 가격과 기술경쟁력 등을 앞세워 아세안, 중남미, 중동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했다. 이러한 통상환경에서 지난해 국내 완성차 업계는 기록적인 매출 실적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이 전년 대비 크게 둔화했고 부품업계 역시 관세 비용 부담이 고스란히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다행히 우리 정부의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노력과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 발의로 작년 11월 미국의 자동차 품목 관세는 15%로 하향 조정되면서 관세 리스크는 일본, 유럽연합(EU) 등 경쟁국 대비 유사한 수준으로 완화되었다. 그러나 2026년 대외 환경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한 통상 압박은 상시화 조짐을 보이고 있고, 가격경쟁력을 내세운 중국 자동차의 “글로벌 사우스” 시장 공세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미중 갈등과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공급망 재편은 가속화될 것이고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미래 모빌리티 경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트럼프 정부는 2026년이 시작된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지난해 우리와 체결한 무역합의 이행 지연 등을 이유로 자동차 관세 25% 재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 정부가 수개월의 노력 끝에 확보한 관세 안정성이 또다시 흔들리는 상황이다. 우리 기업들은 이미 확정된 15% 관세를 전제로 올해 중장기 사업 계획을 수립했고 국내외 대규모 투자 집행을 앞두고 있다. 한국 자동차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수익 의존도도 높은 미국 시장에서 관세 인상 리스크가 상시화될 경우 기업의 투자 동력은 위축될 수밖에 없고, 이는 한국 자동차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 시장에서 우리와 경쟁 중인 일본은 지난해 미국과 체결한 투자합의에 따라 대미 투자 프로젝트 선정을 발 빠르게 추진해 왔으며 지난 수요일 첫 번째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우리와 미국의 무역합의 이행이 더 지연될 경우, 우리 정부가 어렵게 확보한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의 동등한 경쟁 여건은 일본과 EU에 비해 다시 불리해질 것이다. 우리 기업들은 통상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미래 모빌리티 글로벌 주도권 확보를 위한 투자를 이어 가고 있다. 그러나 개별 기업 차원의 노력만으로는 당면한 통상환경의 구조적 리스크를 감당하기 어렵다. 다행히 현재 국회에서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가 구성되어 활동을 시작했다. 정부 또한 지난주 프로젝트 후보 사전검토를 위한 한미 전략적 투자 MOU 이행위원회를 개최했고, 이번 주에는 통상차관보를 단장으로 한 실무협상단을 미국에 급파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관련 법 제정이 이행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미국의 관세 재인상 압박은 현실적 위협으로 계속 다가오는 상황이다.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구조적 요인으로 굳어지는 상황에서 대미투자특별법의 조속한 제정과 한미 정부 간 긴밀한 소통을 통한 안정적 통상환경 확보가 시급하다. 국회와 정부의 적극적이고 신속한 대응은 2026년 한국 자동차 산업의 향방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강남훈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회장
  • 대전·충남 행정 통합 싸고 여야 갈등 첨예화

    대전·충남 행정 통합 싸고 여야 갈등 첨예화

    충남·대전 행정통합 특별법의 국회 통과가 임박하면서 여야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다. 야당이 다수당인 대전시의회와 충남도의회가 여당발 특별법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고 대전시는 시민 여론조사 추진에 나섰다. 여당은 ‘선 통합 후 보완’을 강조하고 있다. 대전시의회와 충남도의회는 19일 각각 임시회를 열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의결한 충남·대전 행정통합 특별법안에 대해 ‘부동의’ 결정을 내렸다.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은 “더불어민주당의 법안은 지난해 7월 의견 청취 안건(국민의힘 법안)과 비교해 70% 이상 내용이 변경돼 재의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방자치법 제5조는 자치단체를 폐지·설치, 나누거나 합칠 때 관계 지방의회의 의견을 듣도록 하고 있다. 야당은 핵심 내용이 달라져 의회 의결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여당은 행정통합은 지난해 이미 의결된 사안이라고 맞선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이날 여론조사 계획을 밝혔다. 대전 5개 구, 5000명을 대상으로 행정통합 찬반 의견을 묻겠다는 취지다. 의회의 ‘부동의’ 결정과 여론조사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여당으로선 정치적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시장은 “하향 평준화한 통합 법안에 찬성하는 지역부터 행정통합을 시행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야당 소속 지자체장과 지방의회의 반대에도 차질 없는 통합을 강조하고 있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자치권 확대 등은 통합 후 검증해보고 논의할 수 있는 문제로 통합 대열에서 대전·충남만 낙오돼선 곤란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민주당 대전시당은 시의회 부동의 의결에 대해 ‘자기 부정 쇼’, ‘정치적 짬짜미’라고 비판했다.
  • 경기, 광명 등 4곳 통합돌봄도시 선정

    경기도가 화성·광명·안성시, 양평군 등 4개 시군을 ‘통합돌봄도시’로 선정하고 의료-요양-주거 연계 5대 인프라를 상반기 중 구축한다고 19일 밝혔다. 3월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에 앞서 각 지역의 인구 구조와 특성에 맞춘 ‘경기형 통합돌봄 모델’을 구축하려는 선제적 조치다. 이 법률은 노인·장애인 등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 살던 곳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묶어서 지원하는 이재명 정부의 복지 정책이다. 노화, 장애, 질병, 사고 등으로 일상생활이 힘든 사람이 직접 병원이나 시설에 가지 않고도 원래 살던 집과 동네에서 의료·요양·돌봄을 통합적으로 받을 수 있다. 도는 이같은 통합돌봄 체계 구축을 위해 통합돌봄도시에 ▲우리 동네 방문돌봄주치의 ▲간호요양 원스톱 패키지 ▲일상 복귀 돌봄집 ▲일상 복귀 치료스테이션 ▲AIP(고령자의 집·지역사회 계속거주) 코디네이터 등 5대 인프라를 제공한다. 도는 도비와 시·군비 총 64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선정된 4개 시군은 다음 달 법 시행에 맞춰 예산 편성 등을 마치고, 3~4월 서비스 신청을 받은 뒤 상반기 중 사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돌봄 유형은 밀집된 도심 인프라를 활용하는 도시형 모델(광명), 급격한 도시화와 농촌의 특색이 공존하는 여건을 갖춘 도농복합형 모델(화성·안성), 광활한 면적과 의료 취약지라는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농촌 특화 모델(양평) 등 시군별 특성에 맞춰 5대 핵심 인프라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집중 구현할 계획이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내가 만든 문장 쓰지 마세요(케빈 윌슨 지음, 박중서 옮김, 허블) “내 머릿속에는 작은 목소리가 있었고, 나더러 뭘 쓰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이 작은 목소리, 이 조그맣고 끈질긴 목소리가 하느님도 아니고, 어떤 뮤즈도 아니고, 이 세상에서 나를 제외한 다른 누구도 아니라는 것은 나도 분명히 알고 있었다. …‘가장자리는 판자촌, 금 탐방꾼 우글거리고, 우리는 도망자, 법은 우리를 잡으려고 잔뜩 허기졌지.’” 뛰어난 예술적 재능을 지닌 두 청소년이 장난으로 만든 포스터가 거대한 소요 사태를 낳았다. 익명성 뒤에 숨어 소문과 미신이 퍼졌고, 공포와 선동이 동반됐다. 20년 후 우연한 계기로 사건을 떠올리면서 시작된 이야기는 내면의 상처와 화해하려는 시도와 치유의 과정으로 흘러간다. 청소년의 내면을 세밀하게 조명한 책은 2020년 출간 후에도 꾸준히 회자되며 케빈 윌슨의 대표작으로 자리 잡았다. 352쪽, 1만 7000원. 전설의 가래떡(한라경 지음, 민승지 그림, 보랏빛소어린이) “괜찮아, 이럴 때도 있는 거지. 조금만 더 가면 도착이야. 우리 다 같이 가자. 나도 너희들이랑 같이 꼭대기에 가 보고 싶어.” 떡국떡 모양 슉슉이와 힘 센 탄탄이, 유연한 말랑이, 기다란 길쭉이는 모두 가래떡 태생인데도 매일 자기가 최고라고 싸운다. 보다 못한 돌돌할매가 소란을 잠재우려 ‘가래떡 산에 가장 먼저 도착하면 신비한 조청을 주겠다’고 선언했다. 다들 조청을 얻겠다며 떡국 바다를 건너고 떡볶이 용암을 지나며 회전하는 소떡소떡 다리를 건넌다. 가래떡으로 만든 세계에서 각자의 장점을 살려 친구들을 돕는 이야기가 귀엽다. 56쪽, 1만 7000원. 얽힘의 사건(허희 지음, 작가) “하지만 김정환이 긍정한 “고도의 전문 기능을 요구하지는 않는” 시민판화정신은 애초에 정교한 예술적 완성도 추구와는 관련이 없었다. 요점은 엘리트 지식인이 민중 대신 발화하는 형태가 아니라, “민중들의 목소리”를 스스로 내게 한다는 데 있었다. …이후 김정환은 시민판화 작품과 자신의 시를 결속하여, “시와 일상 삶과의 거리를 없애자”는 ‘시와 경제’ 동인의 선언을 수행하였다. 그것은 충분히 고평할 만한 결단이다.” ‘시의 시대’라 불렸던 1980년대 한국 시를 신유물론으로 재해석한 평론집. 민중시, 여성시, 도시시 계열의 시인으로 김정환, 김혜순, 최승호를 호출해 시와 시집, 시인과 시단, 그를 둘러싼 시대와 사건을 추적했다. 시를 둘러싼 환경을 파헤치고 엮으면서 물질적 조건들이 어떻게 시적 의미를 달라지게 했는지 풀어내며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326쪽, 2만원.
  • ‘툭툭’ 남도의 굴 익는 소리… ‘영혼의 맛’ 보러 장흥 가세

    ‘툭툭’ 남도의 굴 익는 소리… ‘영혼의 맛’ 보러 장흥 가세

    아차 싶었다. 찬바람 끝에서 벌써 매서운 기운이 사라져 가는데, 여태 굴구이를 입에도 못 댔다니. 그러고 보니 꼬막, 낙지 역시 마수걸이도 못했다. 겨울 식도락의 정수, 영혼의 맛, 굴을 찾아 부랴부랴 남도 끝자락 전남 장흥군으로 간다. 보통은 맛집 순례부터 나서지만 이번 장흥 여정은 예외다. 장동면의 안중근의사추모역사관부터 찾는다. 두 해 전에 새로 조성됐다. 관련 소식은 듣고 있었지만 이제야 찾는 게 송구해 먼저 안 의사께 인사부터 올리기로 했다. 안중근(1879~1910) 의사는 황해도 해주 사람이다. 장흥과는 전혀 연고가 없다. 그런데도 장동면 해동사(海東祠)에선 전국에서 유일하게 안 의사를 배향하고 기일에 맞춰 제사도 지낸다. 사당에서 지역 연고가 없는 인물을 배향하는 게 처음 보는 일은 아니지만, 다른 성씨의 문중에서 직계 조상을 모시듯 예를 다하는 건 드문 경우다. 서울신문은 이에 얽힌 사연을 앞서 여러 차례 전했다. 관련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안 의사의 위패를 모신 해동사는 1955년에 안홍천이란 지역 유지가 세웠다. 안 의사는 순흥 안씨, 안홍천은 죽산 안씨다. 죽산 안씨가 순흥 안씨 가계에서 갈라져 나왔다고는 하나, 사실 ‘이웃사촌’보다 먼, 남이나 다를 바 없는 사이다. 한데 안홍천은 안 의사의 후손이 국내에 없어 제사조차 지내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사재를 털어 죽산 안씨 사당인 만수사(萬壽祠) 바로 위에 안 의사 사당을 조성했다. 해동사가 문을 열던 날, 해외에 거주하는 안 의사의 후손들이 영정과 위패를 봉안하면서 명실상부한 안 의사 사당이 됐다. 지금도 죽산 안씨 문중에서 매년 음력 3월에 시제를 올린다. 겨울철 알도 맛도 배가 되는 석화… 용산 vs 관산 ‘양대 산맥’ 조정래 ‘태백산맥’에 나온 참꼬막… 수라상에 오를 만큼 진미 바닷물·민물 섞인 기수역서 자란 매생이… 내저마을 최고봉추모역사관은 해동사 아래 별도 부지에 조성됐다. 추모관, 조형물, 애국 탐방로, 추모공원 등으로 구성됐다. 추모관 내부는 ‘빛의 울림’, ‘꺼지지 않은 불꽃’ 등 6개의 전시실로 이뤄졌다. 장흥군은 앞으로도 이 일대에 안 의사 추모 공간을 꾸준히 늘려갈 계획이다. 이제 남도 ‘맛의 방주’ 장흥 갯가로 나간다. 굴구이를 찾아서다. 자신의 생각 따위는 필요 없다는 듯, 머리를 조종하는 기생충에 감염된 ‘좀비 개미’처럼 용산면 남포마을로 향한다. 뇌세포는 온통 굴구이 뿐이다. 오로지 굴구이 맛만으로도 뇌의 용량은 버겁다. 꽤 오래전, 장흥 출장 때도 그랬다. 다른 업무로 출발이 늦어졌고, 장흥에 이른 건 ‘현지 시간’으로 모두 잠들 무렵인 밤 9시 언저리였다. 도시에선 이제 겨우 2차를 가네 마네 하는 시간이었지만 갯마을에선 진작 잠자리에 들 시간이다. 지금도 당시 모습이 어제처럼 선연하다. 사방이 괴괴한 가운데 가게 문을 열고 나온 한 아주머니가 ‘좀비 개미’ 레이더에 포착됐다. 불문곡직 다가가 굴구이를 내달라 청했다. 아주머니는 ‘대략 난감’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선선히 가게 문을 열었다. 쫄쫄 굶은 기색이 역력한 이방인을 몰아낼 순 없었던 거다. 석화(石花)라고 했다. 돌에 붙은 꽃. 바닷가 펄 속 돌멩이에 붙어 있던 굴 종자가 겨울이 깊어져 갈수록 몸피를 확 키우는데 그게 꽃을 닮았다고 해서 이토록 낭만적인 이름이 붙었다. 한데 생김새가 불퉁스럽다. 꽃에 견주자니 도무지 언감생심이다. 반어법인가. 껍질 크기가 건장한 사내 주먹 가웃이나 되는 녀석도 있다. 허균의 1611년 작 ‘도문대작’에도 등장하는 걸 보면, ‘석화’란 어쩌면 우리 선조들이 굴의 맛에 얹은 상찬의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장흥의 맛은 대체로 직선적이다. 에두르는 법이 없다. 조미의 힘보다, 재료 본연의 맛을 더 높게 치는 듯하다. 장흥에서 굴구이로 이름난 곳은 용산면 남포마을과 관산읍 죽청마을 두 곳이다. 장흥 토박이 안병진(62)씨는 용산에서 먼저 시작했다고 전했다. 두 지역 간 거리는 멀지 않지만 먹는 방식은 다소 다르다. 현지인조차 두 지역에 대한 호불호가 갈린다. 용산 쪽은 직화에 굽는 방식을 선호하는 편이다. 쫀쫀하게 익은 굴을 소주와 함께 목으로 털어 넣는다. 박력 넘치는 맛이다. 하지만 자연산 굴이라 알도 잔 편이고, 짠맛도 강하다. 다소 쓴맛도 감돈다. 굴 껍데기에는 펄이 묻어 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래도 용산 쪽을 선호하는 이들의 생각은 확고하다. 맛도 좋거니와 펄을 조금 먹는 것 정도는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석화가 자라는 곳은 남포마을 앞 기수역이다. 민물과 바닷물이 몸을 섞는 곳. 남포마을 어촌계원들만 들어갈 수 있는 비밀 장소다. 석화를 채취할 수 있는 기간은 짧다. 굴 식용이 가능한 11월 말쯤에 문을 열고 3월쯤 닫는다. ‘사리’ 때처럼, 현지 표현으로 ‘물이 아주 많이 써는(썰물)’ 기간에만 작업할 수 있다. 썰물 전에 배를 가져가 대 놓고 캐낸 석화를 배에 옮긴 뒤, 밀물 때 다시 배를 가져 나오는 식이다. 관산 쪽은 주로 종패를 넣어 키운 양식 굴을 쓴다. 펄에서 채취한 굴에 비해 알도 크고 모양도 예쁘다. 당연히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는 게 이 일대 주민들의 생각이다. 직화보다는 커다란 무쇠 불판에 올려 굽는 게 보편적이다. 맛은 한결 정돈된 편이다. 투박하지 않고 정갈하다. 장흥 읍내 몇몇 가게에서 내는 굴찜과 비슷하다. 요즘 용산 쪽에서도 무쇠 불판에 굽는 집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아무래도 도시인의 입맛에 맞춘 변화가 아닐까 싶다. 사실 굴구이는 추억의 맛이 절반이다. 드럼통에 군고구마 식으로 구워 먹던 굴구이는 이제 기억 너머로 사라지는 모양새다. 남도 사람들은 맛에 관한 한 완벽을 추구하는 듯하다. 오래전 득량만의 한 여성 어민에게 들은 꼬막 이야기가 지금도 선연하다. 요즘은 듣기조차 힘든 ‘시집살이’가 흔하던 시절, 애써 삶은 꼬막이 입맛에 맞지 않으면 시어머니는 곧바로 마당에 내팽개쳤다고 한다. 그만큼 꼬막 삶기가 갯마을에서 중시되던 일상의 요리였다고 볼 여지도 조금은 있겠다. 사실 꼬막 삶기가 그리 쉽지는 않다. 현지에서처럼 꽉 찬 맛을 실현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초콜릿 빛깔 영롱한 속살이 부드럽게 톡 터질 때의 그 자연의 맛은 무엇과도 비교 불가다. 이 맛을 기대하던 이에게 싱겁고 무미건조한 꼬막의 살이 전해졌을 때 엄습하는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꼬막은 참꼬막, 새꼬막, 피꼬막 등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임금님 수라상에 오를 만큼 귀한 대접을 받은 건 물론 참꼬막이다. 그만큼 값도 비싸다. 장흥 읍내 토요시장에서조차 1㎏에 3만 5000원을 웃돈다. 어민이 뻘배에 싣고 온 참꼬막을 현장에서 그물망째 싸게 사는 건 이제 옛일이 됐다. 요즘은 대도시의 거상들이 갯벌을 통째 입도선매해서 참꼬막을 유통한다. 누운 소도 벌떡 세우는 낙지… 어판장에서 싱싱한 맛 그대로 건강 앞세운 ‘참살이’ 관광상품… 마음건강치유센터 가 볼 만안중근 의사 위패 모신 해동사·동학혁명기념관도 필수 코스참꼬막과 새꼬막은 같은 돌조갯과이지만 맛도 모양도 퍽 다르다. 보통 껍질의 주름(방사륵)으로 구분한다. 참꼬막은 17~18개, 새꼬막은 두 배 가까운 30~34개의 주름살이 있다. 무엇보다 맛의 차이가 크다. 새꼬막이 고소하고 정갈한 맛을 가졌다고는 하나, 소설가 조정래가 대하소설 ‘태백산맥’에서 “간간하면서 쫄깃쫄깃하고 알큰하기도 하고 배릿하”다고 표현한 참꼬막의 맛과는 비교하기 어렵다. 매생잇국 이야기도 애잔하다. 며느리가 들여온 시어머니의 아침상. 매생잇국이 놓여 있다. 매생이는 팔팔 끓여도 김이 나지 않는다. 며느리가 시침 뚝 떼고 있는 사이, 시어머니가 한술 떠 입에 넣자마자 입천장을 확 데고 만다. 이처럼 며느리는 한 풀고, 술꾼들은 꼬인 아침 속을 푸는 게 매생이다. 매생이는 12~2월 아주 추운 겨울에 잠깐 나타나 담백한 제 몸맛을 알려 주고는 금세 사라진다. 그러니까 지금은 매생이가 거의 끝물이다. 장흥 매생이는 대덕읍 내저마을에서 난 것을 으뜸으로 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매생이 양식이 시작됐다는 곳이다. 매생이는 파도가 잦아지는 굽은 곳, 바닷물과 민물이 몸을 섞는 기수역에서 잘 자란다. 항아리 형태의 내저마을 앞바다는 이 같은 조건의 최적지로 꼽힌다. 내저마을 앞의 둥근 만 전체가 매생이 양식발로 가득하다. 비슷해 보여도 진자리와 마른자리의 구분이 엄연하다. 좋은 자리는 만의 가운데다. 해서 마을 주민들은 해마다 양식발 놓는 자리를 번갈아 옮긴다. 이웃한 지방자치단체들에도 물론 매생이 양식장은 있다. 하지만 “바닷물에 잠겼다 빠지기를 반복하며 익어가는 곳은 장흥 내저마을뿐”이라는 게 이 지역 사람들의 주장이다. 맛도 장흥산이 독보적이라는데, 글쎄 이는 여행자들이 판단할 몫이겠다. 내저마을 인근 대덕시장에 매생이죽, 떡국 등을 내는 집들이 많다. 드러누운 소도 벌떡 일으켜 세운다는 낙지도 제철이다. 장흥은 우리나라 낙지 생산 1번지다. 회진면 대리의 수산물어판장에서 매일 아침 8시쯤 경매가 이뤄진다. 초고추장만 사 가면 그 자리에서 싱싱한 낙지를 맛볼 수 있다. 토요시장에서도 싱싱한 놈으로 살 수 있다. 해마다 설, 한가위 등 명절 전에는 구매 가격이 일정 액수를 넘을 경우 지역상품권으로 돌려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혜택이 꽤 쏠쏠하다. 요즘 장흥군이 부쩍 공을 들이는 관광 분야가 ‘참살이’, 이른바 웰니스다. 장흥의 랜드마크인 편백숲 우드랜드 말고도 건강 콘텐츠를 지향하는 공간이 꽤 늘었다. 안양면 마음건강치유센터는 지난해 전남도 우수웰니스관광지로 선정된 곳이다. 원광대 장흥통합의료병원 2층에 조성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우울, 불안, 스트레스 등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설립됐다. 한의학 기반의 체험형 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읍내엔 장흥힐링테라피센터가 있다. 자연, 약초, 전통을 기반으로 한 치유 체험 공간이다. 주민뿐 아니라 관광객도 이용할 수 있다. 장흥 끝자락인 삼산리 정남진 전망대(126타워) 인근엔 대중스타조각공원이 조성됐다. 전망대에서 맞는 해돋이 풍경도 장관이다. 읍내 외곽의 동학농민혁명기념관도 필수 방문 코스다. 동학혁명 4대 전적지 중 하나이자 최대·최후 격전지였던 석대들 일대에 조성됐다. 팬데믹 시기에 문을 열어 아직 입소문이 덜 났을 뿐, 볼거리가 꽤 있다.
  • 기초연금 대상 다시 손본다

    기초연금 대상 다시 손본다

    정부가 올 연말까지 기초연금 제도 전면 개편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한다. 그간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수급 대상에서 제외됐던 공무원 등 직역연금 수급자와 그 배우자에게도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방안이 검토 시나리오에 포함됐다. 보건복지부는 기초연금 지급 대상 조정과 연금액 차등 지급 등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마무리하고 연내 기초연금법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19일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해왔으며 연말 법안 마련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 논의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직역연금 수급자 배제 규정의 재검토다. 현재 공무원·군인·사학연금을 받으면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까지 기초연금 대상에서 제외된다. 형평성 논란이 이어졌고 정치권에서도 관련 법 개정안이 잇따라 발의됐다. 정부 역시 일정 소득·재산 요건을 충족할 경우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기초연금 개편 논의는 재정 부담과 기초연금 본연의 목적인 ‘빈곤 구제’ 기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판단에서 출발했다. 기초연금은 현재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월 최대 34만 9700원을 동일하게 지급한다. 소득 하위 1%의 극빈층이든 70% 선에 걸친 노인이든 적용되는 최대액은 같다. 게다가 노인 소득이 오르면서 올해 하위 70% 기준은 1인 가구 월 247만원까지 높아졌다. 기준중위소득(전체 가구 소득 중간값)의 96% 수준이다. 사실상 중산층이 수급 대상에 포함되면서 정작 생계가 절박한 이들을 두텁게 보호할 여력은 줄어들고 있다. 고령화로 인한 재정 부담도 임계점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이게 맞느냐”고 지적한 이유다. 이에 따라 기초연금은 하위 계층에 더 많이, 상위 구간에는 더 적게 지급하는 ‘하후상박’ 구조로 손질될 가능성이 크다. 대안으로는 수급 범위를 크게 줄이지 않고 소득 구간별로 연금액을 달리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소득하위 70%’라는 틀은 유지하되 하위 계층에 더 많이, 상위 계층에 더 적게 주는 구조다. 하지만 이 방식은 수급자 규모 자체를 제어하지 못해 재정 절감 효과가 ‘반쪽자리’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기초연금 기준을 ‘노인 중 70%’가 아니라 ‘국민 전체 소득 기준’으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장기적으로는 기준중위소득 50% 이하 노인에게 집중 지원하는 방안이다. 이런 구조로 전환하면 2070년까지 지출을 현행 대비 약 47% 줄이면서도 극빈층 연금액은 최대 51만 원까지 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는 수급 대상을 절반 가까이 도려내는 방식이어서 정치적 부담이 크다. 결국 ‘소득 하위 70%’라는 틀을 유지하되 지급액을 차등화하는 절충안이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 계엄 막은 대한민국 시민, 노벨평화상 후보로… 李 “인류사의 모범”

    12·3 비상계엄 사태를 비폭력으로 저지한 ‘대한민국 시민’들이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랐다. 이 소식을 접한 이재명 대통령은 “인류사의 모범이 될 위대한 대한 국민의 나라”라고 응원했다. 김의영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19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난달 세계정치학회(IPSA) 전·현직 회장을 포함한 글로벌 정치학자들이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에 한국의 ‘시민 전체’(Citizen Collective)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추천인은 지난해 7월 IPSA 서울총회 조직위원장이었던 김 교수를 비롯해 IPSA 회장을 지낸 파블로 오나테 스페인 발렌시아 대학 정치학 교수 등 4명이다. 이들은 불법 비상계엄을 저지한 시민의 노력을 ‘빛의 혁명’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헌법적 위기를 내전이나 탄압 없이 비폭력적 시민 참여로 극복해낸 글로벌 모범 사례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빛의 혁명의 개요와 성과, 국제적 의의 등을 담은 영문 설명자료를 노벨위원회에 제출했다. 그는 설명자료에서 “빛의 혁명은 민주주의의 퇴행, 비상 통치 또는 군사화에 직면한 사회에 적용할 수 있는 모델을 제공한다”며 “이는 비폭력이 심각한 안보 위협 속에서도 성공할 수 있으며, 민주적 제도는 아래로부터 방어될 수 있고, 평화는 무력이 아닌 법을 통해 구축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이 대통령은 엑스(X)에 이 소식을 전하며 “인류사의 모범이 될 위대한 대한 국민의 나라, 대한민국이었기에 가능했다”며 “대한민국은 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일 발표한 ‘빛의 혁명 1주년 대국민 특별성명’에서 “만약 대한 국민이 온 세계에 민주주의의 위대함을 알린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는다면 갈등과 분열로 흔들리는 모든 국가에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X에 “누가 민주주의의 길을 물으면 눈을 들어 대한 국민을 보게 하라”며 “촛불혁명, 빛의 혁명의 K민주주의를 이뤄낸 대한 국민이 써 내려가는 새 역사”라고 강조했다.
  • 단호한 어투로 웃음기 뺀 지귀연… ‘술접대 의혹’은 공수처 수사 받는다

    단호한 어투로 웃음기 뺀 지귀연… ‘술접대 의혹’은 공수처 수사 받는다

    12·3 비상계엄 사태의 ‘정점’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19일 무기징역을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재판장 지귀연(52·사법연수원 31기) 부장판사는 지난 1년여간의 재판 과정에서 수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먼저 지난해 3월 구속 기간을 ‘날’이 아닌 ‘시간’으로 계산해야 한다며 구속 취소 결정을 내리면서 파문을 일으켰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권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이유로 댔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7월 체포 방해 혐의로 재구속되기 전까지 약 4개월간 석방 상태로 있었다. 지 부장판사는 ‘술접대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5월 지 부장판사가 서울 강남의 한 주점에서 동석자 2명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룸살롱 접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지 부장판사는 “삼겹살에 소주 사주는 사람도 없다”고 직접 해명했다.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은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고, 공수처는 해당 의혹을 수사 중이다. 내란 재판 과정에서 변호인 측의 주장에 수용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농담을 섞어 가며 진행하는 모습이 공개돼 비판받기도 했다. 변호인단의 지연 전략 탓에 결심 공판이 연기되자 비판은 최고조에 달했다. 다만 이날 재판에선 웃음기 뺀 차분하고 단호한 목소리로 유죄 이유를 설명하면서 12·3 계엄이 형법 91조의 국헌문란과 폭동에 해당하는 내란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법원 안팎에선 엘리트 법관이란 평이 지배적이다. 서울 출신인 지 부장판사는 서울 개포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99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공군 군법무관을 거쳐 인천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법원 내 주요 보직으로 꼽히는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두 차례에 걸쳐 6년간 지냈다. 법관 정기인사에 따라 오는 23일 서울북부지법으로 자리를 옮긴다.
  • “치밀한 계획도 직접 폭력도 없었다” 판단… 尹 사형은 면했다

    “치밀한 계획도 직접 폭력도 없었다” 판단… 尹 사형은 면했다

    野 탄핵 시도 2024년 12월 1일 무렵 “무력으로 국회 제압” 尹 발언 언급 ‘노상원 수첩’ 증거 능력 인정 안 해‘1년 전부터 계획’ 특검 주장은 배척정성호 “양형에 중대성 반영 의문” 법원이 12·3 비상계엄 선포로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특검이 구형한 사형보다 낮은 형량이다. 특검 측은 윤 전 대통령이 계엄 1년 전부터 준비했다고 봤지만 재판부는 “오랜 기간 준비한 치밀한 계획이 아니었다”며 이를 물리쳤다. 장기간 계엄을 준비한 근거로 제시된 노상원 수첩의 증거 능력도 인정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지귀연)는 19일 ‘계엄을 언제부터 얼마나 철저히 준비했는가’ 등을 두고 “장기간 준비해 계엄을 선포했다고 보기엔 지나치게 허술하다”고 봤다. 특검 측은 윤 전 대통령 등이 1년 전부터 비상계엄을 준비하고 국회를 제압해 장기 독재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2024년 12월 1일 무렵에 ‘(더불어민주당의 탄핵소추 시도 등에 대해) 참을 수 없다.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국회를 제압해야겠다’고 결심한 것으로 보는 것이 사건의 실체에 부합한다”고 했다. 비상계엄 선포 직전에 긴급하게 결정했다는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여러 차례 식사 자리에서 계엄을 언급한 것을 놓고는 “어떤 의도나 구상을 내비친 것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으며 단순한 불만이나 하소연, 답답함으로 볼 여지가 적지 않다”고 봤다. 또한 특검이 결심 공판을 이틀 앞두고 공소장 변경이라는 승부수를 띄우면서 대거 인용했던 이른바 ‘노상원 수첩’은 증거로 인정되지 않았다. 수첩 상 계엄이 계획된 시점은 2023년 10월 정도다. 그러나 재판부는 수첩의 작성 시기를 정확히 알 수 없는 데다 일부 내용은 실제와 불일치한다고 봤다. 윤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의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모면한 것도 이 같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재판부는 “아주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이지 않고, 물리력의 행사를 최대한 자제시키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대부분의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고 했다. 다만 내란죄의 엄중함은 무겁게 봤다. 재판부는 “범행을 직접적으로 주도적으로 계획했고, 다수의 많은 사람들을 이 사건 범행에 관여시켜 엄청난 사회적 손실을 야기했다”며 “계엄으로 초래된 막대한 사회적 비용에 대해 사과의 뜻을 내비치지 않았고, 별다른 사정 없이 출석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내란죄가 어떤 위험을 일으킬 행위 자체만으로도 높은 형을 규정하고 있는 이유로 “위험성 자체가 매우 크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재판부의 양형은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라는 형사재판의 원칙이 적용된 결과로 해석된다. 다만 양형의 수위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성호 법무부장관은 이날 오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양형에 군사 반란의 중대성과 위험성이 충분히 반영됐는지는 의문이다. 실패한 내란 등을 이유로 감형을 해준 판단이 상식에 부합하는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영상] ‘370억 자산’ 102세 아버지 결혼하자…병원 앞 쟁탈전, 혼인 유효할까 [핫이슈]

    [영상] ‘370억 자산’ 102세 아버지 결혼하자…병원 앞 쟁탈전, 혼인 유효할까 [핫이슈]

    대만에서 102세 자산가를 둘러싼 병원 앞 몸싸움 영상이 온라인에서 다시 확산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휠체어에 앉은 고령 남성을 가족들이 둘러싸 순식간에 다른 방향으로 끌고 가는 장면이 공개되면서 “납치 아니냐”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과 대만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3일 타이베이 중산구의 한 병원 앞에서 벌어졌다. 102세 왕모씨가 68세 간병인 라이모씨의 도움을 받아 진료를 마치고 나오자, 현장에서 기다리던 자녀와 며느리, 손주 등 10여명이 몰려들었다. 가족들은 라이씨를 밀쳐내고 휠체어를 붙잡은 채 왕씨를 데려가려 했다. 이 과정에서 고성이 오갔고 라이씨는 다쳐 치료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을 정리했으며 왕씨는 결국 가족들과 함께 이동했다. ◆ ‘370억 자산’…결혼 직후 90억대 이전 갈등의 불씨는 혼인신고였다. 왕씨는 지난달 5일 라이씨와 혼인신고를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자녀들은 성년후견인 선임 절차를 진행하던 중 뒤늦게 이를 알게 됐다고 주장한다. 그는 과거 부동산 중개업에 종사하며 토지와 건물 등을 포함해 7억~8억 대만달러(약 325억~370억원) 규모의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 측은 혼인신고 직후 토지 7필지와 보험금 등 약 2억 대만달러(약 92억원)가 라이씨와 그의 자녀 앞으로 이전됐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자녀들은 “아버지는 인지 능력이 저하된 상태였다”며 “정상적인 판단에 따른 결혼이 아니다”라고 반발하고 있다. ◆ “합법 혼인” vs “의사능력 의문”…법정 판단으로 반면 라이씨 측은 “혼인은 합법적으로 이뤄졌으며 강제성은 없었다”고 맞섰다. 그는 가족을 폭행·모욕 혐의로 고소하고 접근금지 명령도 신청한 상태다. 혼인신고를 접수한 관할 행정기관은 “왕씨가 당시 질문에 응답했고, 절차상 하자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대만 법상 성년자는 나이와 관계없이 법적 능력이 인정되면 혼인이 가능하다. 결국 이번 분쟁의 핵심은 혼인 당시 왕씨의 판단 능력이 유효했는지 여부가 될 전망이다. 가족 측은 혼인 무효 소송과 자산 이전 취소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며, 라이씨 역시 법정에서 혼인의 정당성을 입증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국내에서도 고령자의 혼인이나 재산 처분을 둘러싸고 가족과 간병인 사이에 분쟁이 벌어진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인지능력 저하 여부가 쟁점이 되는 경우 혼인 무효나 증여 취소 소송으로 이어지는 일이 반복됐다. 법조계에서는 고령자라 하더라도 당시 의사능력이 인정되면 혼인은 유효하다는 점에서 결국 의료 기록과 판단 능력 입증이 판결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3750m’ 알프스에 여친 두고 홀로 내려온 남성…유죄 vs 무죄 논란 [핫이슈]

    ‘3750m’ 알프스에 여친 두고 홀로 내려온 남성…유죄 vs 무죄 논란 [핫이슈]

    알프스 정상 인근에서 탈진한 여자친구를 홀로 두고 내려온 남성에 대한 재판을 앞두고 사회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BBC는 18일(현지시간) “1년여 전 오스트리아 최고봉에서 동사한 33세 여성 사건과 관련해 그녀의 남자친구가 재판을 받게 됐다”고 보도했다. 케르스틴 G(33)는 지난해 1월 18일 남자친구인 토마스 P와 함께 오스트리아 최고봉인 그로스글로크너(해발 3798m)산행에 나섰다가 다음 날 새벽 저체온증으로 숨졌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당시 남자친구인 토마스는 여자 친구보다 훨씬 숙련된 등산가인 데다 고고도 알프스 등산 경험이 여러 차례 있어 당시 여행을 주도적으로 계획했다. 문제는 토마스가 알프스 등산 경험이 전혀 없는 여자 친구를 데리고 무리한 등반 계획을 세웠으며, 겨울이라 기상이 좋지 않은데도 산행을 고집했다는 점이다. 심지어 비상 야영 장비도 갖추지 않았다. 검찰 측은 “토마스가 이번 산행에서 책임 있는 가이드 역할을 해야 했지만 미흡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토마스의 변호인은 “토마스와 여자친구가 함께 산행을 계획했으며 두 사람 모두 충분한 경험이 있고 적절한 장비를 갖췄다고 믿었다. 건강 상태도 좋았다”고 반박했다. 구조 요청 시간 지연된 이유는?가장 큰 문제는 고고도 산행 경험이 없는 여자 친구가 탈진한 상태에서 구조 요청을 이유로 그녀를 홀로 둔 채 하산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구조 요청 시간에도 문제가 제기됐다. 이들이 알프스 정상 인근에서 발이 묶인 시간은 저녁 8시 50분경이지만 피고인은 곧장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또 밤 10시 50분경 인근 상공을 지나는 경찰 헬기에도 조난 신호를 보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토마스 측은 “여자 친구가 갑작스럽게 탈진 징후를 보여 너무 놀랐고 상태가 급격히 악화했다. 다음 날 0시 35분쯤 경찰에 신고했다”면서 “이후 정상 40m 아래 지점에서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정상을 넘어 반대편으로 하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토마스가 새벽 2시쯤 탈진한 여자 친구를 두고 내려오면서 여자 친구에게 알루미늄 구조용 덮개나 다른 보호 장비를 사용하지 않았으며 구조 요청 시간 역시 (피고인 측 주장인) 0시 35분이 아닌 새벽 3시 30분이었다고 반박했다. 당시 구조대가 신고를 받고 출동하려 했지만 강풍으로 사고 지점에 다가가지 못했고 홀로 남은 여성은 산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이후 토마스는 중과실 치사 혐의로 재판받아왔다. 토마스가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최대 3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현지 매체 데어슈탄다르트는 “토마스에게 유죄가 확정된다면 산악 스포츠의 패러다임에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면서 “개인의 판단과 위험 감수에 형사 책임을 물 수 있는지 문제가 달린 재판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특히 위험이 동반된 고고도 산악 등반에서 등반가가 동료에 대해 얼마나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지가 이 재판을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해인 ‘시즌 베스트’… 퇴출 위기 맘고생 털었다

    이해인 ‘시즌 베스트’… 퇴출 위기 맘고생 털었다

    70.07점 받아… 3.01점 끌어올려24명 프리 스케이팅 출전권 확보2024년 3년 자격정지 징계 악재법원 가처분 인용으로 은반 복귀“힘들 때 연습했던 기억 떠올렸죠”신지아 14위로 프리 스케이팅행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그때 어떻게 연습했는지 기억을 떠올리며 연기를 펼쳤습니다.”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이해인(21·고려대)이 첫 올림픽 무대에서 자신의 시즌 최고 점수를 경신한 뒤 활짝 웃었다. 지난 2년간 겪었던 극심한 마음고생을 털어낸 기쁨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웃음이었다. 이해인은 1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37.61점에 예술점수(PCS) 32.46점을 합쳐 70.07점으로 29명 가운데 9위를 차지했다. 이번 시즌 자신의 최고점(67.06점)을 3.01점 끌어올려 새로운 시즌 베스트를 작성한 그는 24명이 나서는 프리 스케이팅 출전권도 확보했다. 이해인으로선 부활의 날개짓이나 다름없는 결과였다. 이해인은 2024년 5월 이탈리아 바레세에서 진행한 전지훈련 도중 숙소에서 술을 마시고, 남자 후배 선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으로 ‘3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사실상 피겨 스케이팅 선수 생명이 끝나는 것이나 다름없는 중징계였다. 더구나 ‘미성년자 후배 성추행’이라는 징계 사유는 개인으로서도 치명타였다. 이해인은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했지만 기각당했고, 이에 따라 법원에 ‘징계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법원은 두 선수가 연인 관계였음을 인정하며 3년 징계가 과도하다고 판단해 그해 11월 가처분을 인용했다. 이후 연맹이 법원의 결정을 수용해 지난해 5월 징계 수위를 3년에서 4개월로 줄이면서 이해인은 다시 선수로 나설 수 있게 됐다. 이해인은 ‘전성기는 끝났다’는 냉혹한 평가를 연습과 실력으로 이겨냈다. 지난해 10월 CS 데니스 텐 메모리얼 챌린지 여자 싱글 금메달, 11월에는 CS 트리알레티 트로피 여자 싱글 동메달을 따내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이어 지난달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올림픽 출전 자격을 가진 여자 싱글 선수 중 2위에 올라 상위 2명에게 주어지는 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그야말로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과정을 견뎌내며 꿈꾸던 태극마크를 달게 된 이해인은 당시 경기를 끝내고 빙판에 엎드려 펑펑 울었다. 가혹한 징계에 대한 억울함, 차가운 사람들의 시선을 실력으로 돌렸다는 안도감이 섞인 눈물이었다. 이해인은 “포기하지 않고 해왔던 시간이 떠올라 슬펐다”면서도 “아직도 피겨가 너무 재밌고 위로가 된다. 안무실에서 몸을 풀 때나 링크에서 활주할 때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 수 있을까’ 생각하면 즐거웠다”라며 피겨 스케이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제 20일 오전 3시에 열리는 프리 스케이팅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일만 남았다. 이해인은 “프리에선 준비했던 요소들을 빠짐없이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한편 이해인에 앞서 연기한 신지아(18·세화여고)는 TES 35.79점, PCS 30.87점, 감점 1을 합쳐 65.66점을 얻어 14위로 프리 스케이팅에 진출했다.
  • 세뱃돈은 비과세? 미성년 10년간 2000만원 넘으면 증여세

    설에 받은 세뱃돈에도 증여세가 붙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사회 통념상 적당한 액수’를 받았을 땐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문제는 사회 통념이 어디까지 적용되고, 적당한 액수가 얼마인지 정해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수천만원의 통 큰 세뱃돈을 받았을 때 증여세를 내야 하는지 짚어봤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증여’란 타인에게 무상으로 재산 또는 이익을 이전하거나 타인의 재산 가치를 증가시키는 것을 뜻한다. 다만 법은 예외를 뒀다. 사회 통념상 인정되는 구호품, 치료비, 생활비, 교육비, 학자금, 장학금, 기념품, 축하금, 부의금, 혼수용품 등을 ‘비과세 증여재산’으로 규정한다. 세뱃돈은 사회 통념상 허용되는 항목에 포함되는 것으로 간주돼 원칙적으로 증여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는 전제 조건인 ‘사회 통념’을 벗어난 액수의 세뱃돈을 받았을 때는 증여세를 내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누가 주느냐에 따라 비과세 범위가 달라진다. 증여세법상 미성년자는 직계존속(엄마·아빠·할머니·할아버지 등)으로부터 10년간 2000만원(성인 자녀 5000만원)까지 받아도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기타 친족(4촌 이내 혈족 및 3촌 이내 인척)에게서 받은 세뱃돈은 1000만원까지 비과세된다. 일부 부모는 이 비과세 제도를 활용해 자녀가 성인이 되기까지 20년간 총 4000만원을 비과세로 증여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사회 통념상 인정되는 세뱃돈은 얼마일까. 국세청 관계자는 18일 “가구마다 경제적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구체적인 액수를 제시하기는 어렵다”면서 “일반적인 가정이라면 명절마다 세뱃돈을 받는다고 해도 10년 동안 2000만원 이상을 받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즉 비과세 혜택이 적용되는 10년간 2000만원, 연평균 200만원이 넘는 세뱃돈이라면 사회 통념의 경계선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세법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과세 최저한도가 50만원이라는 점을 들어 50만원을 사회 통념의 기준으로 보면 안전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 [단독] 지주회장 연임 땐 ‘67% 룰’… 장기집권 막 내리나

    [단독] 지주회장 연임 땐 ‘67% 룰’… 장기집권 막 내리나

    금융지주 연임 시 동의 요건 상향3연임 ‘출석 주주 75%’ 찬성 거론법 개정 대신 정관 개정 유도 가닥이사회 독립성 강화도 함께 모색우리금융, 새달 주총서 개정할 듯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문턱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연임 횟수별로 주주 동의 요건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연임’의 경우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찬성을, ‘3연임’에는 ‘4분의 3’ 수준의 동의를 요구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18일 금융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출범한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에서는 금융지주 회장 선임·연임 절차에서 주주총회 의결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재임 구조를 ‘부패한 이너서클’이라고 공개 비판한 이후 후속 조치다. 현재 금융지주 회장 선임·연임 안건은 상법상 ‘일반결의’ 사항이다.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주주의 과반수가 찬성하면 안건이 통과된다. 금융당국은 연임 자체를 금지하는 방식보다는, 임기가 거듭될수록 주주의 판단 기준을 단계적으로 강화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초 선임은 현행 과반 요건을 유지하되, 한 차례 연임부터는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찬성을 요구하는 ‘특별결의’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3연임 문턱은 더 높아진다. 3연임의 경우에는 출석 주주 4분의 3 이상 찬성을 전제로 한 특별결의를 적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현행 상법상 특별결의 요건이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인 점을 감안하면, 3연임에 대해서는 이보다 한층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겠다는 의미다. 금융지주는 대주주 지분 보유가 제한돼 주주 구성이 분산돼 있고, 국민연금 등 소수 기관투자가가 캐스팅보트를 쥔 구조다. 기관 한 곳만 반대 입장으로 돌아서도 찬성률이 급격히 낮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75%는 ‘안전 마진’을 거의 허용하지 않는 기준으로 받아들여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3연임은 까다롭게 보겠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조용병 전 신한금융 회장은 재임 기간 라임펀드 사태와 채용비리 의혹 등을 겪은 가운데, 2020년 연임 당시 주주총회 찬성률이 56.43%에 그쳤다. 새 기준이 적용될 경우 미달에 해당하는 수치다. 다만 조 전 회장은 채용비리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반면 윤종규 전 KB금융 회장은 3연임 당시 주총 찬성률 99%를 기록했다. 새 기준이 도입되더라도 이처럼 압도적인 지지를 받을 경우 3연임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최근 주주총회 사례를 보면 이 기준에 미달한 인사는 없다. 가장 최근에 연임을 확정한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연임 당시 찬성률이 81.20%였다. 신규 선임 찬성률은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이 88.72%, 양종희 KB금융 회장이 97.52%,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98.53%였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방향은 맞지만 구체적인 수치는 확정되지 않았다”며 “특정 인사를 배제하겠다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법 개정 대신 금융지주에 한해 정관 개정을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상법을 개정할 경우 모든 회사에 일괄 적용되는 점을 부담으로 보고 있어서다. 현재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은 회장 선임·연임과 관련한 별도 규정 없이 상법 기준을 정관에 두고 있다. 우리금융만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최고경영자(CEO) 3연임 시 특별결의(출석 주주의 3분의 2 찬성)를 도입하는 정관 개정을 추진 중이다. 새 기준이 도입되면 올해 11월 회장 선임을 앞둔 KB금융이 ‘1호’로 적용받게 될 전망이다. 진 회장과 임 회장은 지난해 이미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돼 주총에서 과반 이상의 찬성만 받으면 연임된다. 새로운 정관이 도입되고 양종희 회장이 연임에 나선다면 현재의 과반 대신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받아야 통과된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너서클’ 타개를 위해 이사회 독립성 강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통상 2+1이던 사외이사 임기를 제한하고, 성과평가 결과에 따라 보수를 차등 지급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사회와 임원추천위원회 회의록을 외부에 공개하는 방안도 논의 대상에 포함됐다.
  • [사설] 위헌 우려 재판소원법, 속도전 아닌 국민 편익이 최우선

    [사설] 위헌 우려 재판소원법, 속도전 아닌 국민 편익이 최우선

    법원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 이른바 재판소원법을 둘러싸고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대법원 확정판결도 헌재에서 위헌성이나 기본권 침해 여부를 다툴 수 있도록 한 이 법안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지난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민주당은 이달 안에 본회의 처리 방침을 밝히고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법사위 의결 다음 날 “국민에게 큰 피해가 가는 문제”라며 공론화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헌재는 하루 뒤 재판소원 도입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29쪽 분량의 문답 자료를 내며 반박했고, 대법원도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어제 유사한 형식의 자료를 통해 법안의 위헌성과 부작용 우려를 조목조목 제기했다. 최고 사법기관들이 특정 법안을 놓고 공개적으로 충돌하는 모습에 국민은 혼란스러울 뿐이다. 대법원은 재판소원법이 사실상 4심제를 도입하는 것으로 헌법 체계에 맞지 않고, 불필요한 법적 분쟁과 혼란을 낳아 ‘소송 지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헌재는 현행 제도에서 사법권이 헌법소원 대상에서 제외돼 입법·행정에 비해 기본권 침해에 대한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점을 들어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재판소원 도입 논의는 1988년 헌법재판소법 제정 직후부터 역대 정부에서 여러 차례 거론됐던 사안이다. 하지만 그때마다 헌재의 4심 기관화 우려, 재판 장기화와 사회적 비용 증가 등의 문제로 신중론이 힘을 얻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입법 추진이 타당하려면 그동안 제기된 위헌 소지와 부작용 우려가 해소되고, 대안과 보완책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 국민 기본권 보장과 편익을 위한 사법 개혁이 되려면 속도전에 매몰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충분한 공론화와 숙의로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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