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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검 “협조 촉구” 검찰 “유감”…검사 파견·연수 검사 귀국 문제 등 충돌 격화[로:맨스]

    특검 “협조 촉구” 검찰 “유감”…검사 파견·연수 검사 귀국 문제 등 충돌 격화[로:맨스]

    검사 파견 규모를 두고 기싸움을 벌였던 검찰과 2차 종합특검(특별검사 권창영)이 미국 연수 중인 검사에 대한 귀국 협조, 자료 요청 등의 문제로 연달아 충돌하면서 갈등이 격화하는 모양새다. 종합특검이 대통령실 수원지검 사건 개입 의혹, 도이치모터스 수사무마 의혹 등 검찰을 향해 수사하면서 양 기관 모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은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 김성동 대검찰청 감찰부장 등에 대해 징계 절차 개시를 요청한 종합특검의 의견을 검토 중이다. 12·3 비상계엄을 수사하는 종합특검은 지난달 30일 대검이 헌법존중 정부혁신 태스크포스(TF)의 내란 동조 공직자 관련 조사 자료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를 요청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검사들도 보안 문제로 정부 기관의 민감한 정보는 압수수색을 통해 제공받는다”며 “사안마다 특검의 요구를 100% 맞춰줄 순 없다. 협조할 수 있는 범위에서 최대한 노력하고 있는데 갈등으로 비쳐 안타깝다”고 전했다. 두 기관 사이 갈등의 발단은 파견검사 문제였다. 종합특검은 지난달 2일 검찰로부터 ‘쌍방울 대북송금 조작 기소 의혹’ 사건을 받아오면서 법무부에 파견검사 잔여 정원 세 자리를 채워달라고 요청했으나 검찰 인력난 등의 이유로 이용균 인천지검 인권보호관만 합류한 상태다. 미국에서 연수 중인 A 검사의 조사를 둘러싼 상황도 신경전을 고조시켰다. 종합특검은 김건희 여사에 대한 도이치모터스 수사무마 의혹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A 검사를 핵심 참고인으로 지목했다. A 검사는 2024년 10월 검찰이 김 여사에 대해 불기소 처분할 때 당시 무혐의 수사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이 A 검사의 귀국을 설득 중인데, 검찰 인사를 담당하는 법무부의 협조가 소극적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반면 법무부는 연수자를 강제 귀국할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특검과 검찰 간 연이은 신경전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검이 수사 완결성을 높이기 위해선 검찰의 협조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또 지금과 같은 갈등 상황이 반복되면 특검이 진행 중인 검찰 관련 수사 결과에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 특검 수사를 경험한 변호사는 “특검은 검찰과 협조가 활발해야 수사도 원활하다”며 “검사들이 특검에서 일하고 있는 상황 등까지 고려하면 검찰과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게 긍정적인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특검에서 활동했던 수사관도 “특검이 왜 검찰과 각을 세우는지 의문”이라면서 “무조건 검찰을 우군으로 끌고 와야 수사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 李대통령 “퇴임은 세종에서” 했는데…집무실 당선작 발표 연기 왜? [강기자의 세종실록]

    李대통령 “퇴임은 세종에서” 했는데…집무실 당선작 발표 연기 왜? [강기자의 세종실록]

    지난달 29일 당선작 공개 돌연 취소당선작 확정 이틀 전 행정수도 건설특별법안 국회 보류…“공청회 필요”‘행정수도 위헌 논란’ 법적 부담 해석“보안 설계·공개 방식 등 전반 검토 중”이르면 다음 주 발표…건립 취지 잘 살려야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4일 “퇴임식은 세종에서 하겠다”며 강력한 추진 의사를 보였던 ‘대통령 세종집무실’ 공모 당선작 발표가 갑자기 연기됐습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당초 당선작을 지난달 29일 공개하겠다고 언론에 공지했었는데요,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 않아 궁금증이 증폭됐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행복청은 올해 1월 대통령 세종집무실 건립 사업 설계 공모를 냈습니다. 이후 참가자 대상 현장설명회, 기술심사, 1·2차 심사, 국민참여투표를 거쳐 3개월여 만인 지난달 24일 당선작을 포함한 5개의 수상작 순위를 홈페이지에 공개했습니다. 이 대통령의 임기 중인 2029년 8월 준공을 목표로 속도감 있게 해결해야 하는 일정인 만큼 당선작 확정 닷새 뒤 언론 공개는 큰 무리가 없는 일정이었거든요.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지난달 14일 브리핑에서 다음 날 있을 대통령 세종집무실 부지 조성 공사 입찰 공고 안내와 함께 집무실 준공 일정을 직접 밝히며 “이 대통령이 ‘임기 내에 세종 집무실을 이용할 수 있게 신속하게 공사하라’고 지시했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세종집무실 모습이 공식 공개될 당선작 발표 연기 배경을 놓고 말들이 무성했습니다. ‘대통령이 당선작을 마음에 안 들어했다’, ‘당선작에 문제가 있다’, ‘대통령 세종집무실 건립이 무산됐다’, ‘지방선거 앞두고 부정 탈까 봐 피했다’ 등 근거 없는 낭설이 나돌았습니다. 실제로 당선작 발표 이틀 전인 지난달 22일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만드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 행정수도 건설 특별법안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원회에 상정됐지만 통과가 보류됐습니다. “위헌 논란이 있는 만큼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한 공청회 절차가 필요하다”며 여야 다수 의원들이 법안 처리에 난색을 표했기 때문인데요. 소위원회는 앞서 3월 30일과 지난달 14일에도 열렸지만 두 차례 모두 마지막 안건으로 밀려 논의조차 못 했습니다. 그러다 세 번째 만에 보류 결정이 난 겁니다. 법적 문제가 진척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 세종집무실 당선작부터 먼저 공개하는 게 맞느냐는 내부 부담이 있었을 가능성이 예상됩니다. 정부 관계자는 6일 “행정수도 건설 특별법이 발의돼 있지만 국회를 통과한 게 아닌 만큼 완공이 되더라도 ‘완전 이전’보다는 세종을 대통령 제2집무실로서 청와대 집무실과 병행하는 ‘부분 이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행정수도 건설 특별법안 입법’ 공청회는 국토위원장과 국토위 여야 간사 간 합의를 거쳐 7일 열릴 예정입니다. 이 법안에는 세종시 행정수도 명시, 대통령 집무실·국회 설치, 수도권 중앙행정기관 추가 이전 등이 담겨 있습니다. 대통령 세종집무실과 국회 분원 설치는 정부 부처 상당수가 세종시에 있는 만큼 지금까지 대통령 보고 등을 위해 수시로 공무원들이 장거리를 이동하는 데 따른 업무 비효율과 행정 비용(예산) 증가, 정책 협의 지연 문제 등을 총체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세종시로 수도를 이전하는 신행정수도법은 23년 전인 2003년 12월 수도권 과밀 해소와 국가 균형발전,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회를 처음 통과했지만, 곧바로 헌법소원이 제기돼 2004년 10월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이 나 수도 이전이 무산됐습니다. 이후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로 방향을 바꿔 2012년 세종시가 출범했고 지금까지 45개 중앙행정기관(정부 부처 23개·소속기관 22개)이 이전하면서 다시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만들기 위한 특별법안(총 5개)들이 지난해 하반기 잇따라 발의된 상태입니다. 서울신문이 확인한 결과 행복청은 대통령 세종집무실 당선작 공개 연기에 대해 지방선거 피하기 등 온갖 낭설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대통령 집무실이라는 상징성과 특수성이 있는 곳인 만큼 내부적으로 공개 방식과 보안시설 등의 공개 범위, 향후 건립 일정 등에 대해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했다는 것입니다. 언론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철저한 ‘답변’ 준비가 필요했다는 의미겠죠. 행복청 관계자는 통화에서 “경호처 등 보안시설도 있고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 등 특수성이 있어서 보안 확보를 위해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공개 방식과 향후 일정 등을 충분히 검토해 발표할 예정”이라며 “1등 당선작이 나온 만큼 계약하고 설계 작업도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대통령 집무실, 국회 세종의사당 등이 들어설 경우 교통이 혼잡해질 것을 감안해 광역 철도 등 광역 교통 체계도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가상징구역인 만큼 통행량 급증에 대비해 ‘세종의 지하철’인 간선급행버스체계(BRT)를 중심으로 광역 대중교통 기반시설을 확충하는 방안도 논의 중입니다. 행복청에 따르면 대통령 세종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 시민 공간 등 세종시의 국가상징구역이 조성되면 방문객 급증으로 주변 교통량이 3배 가까이 증가해 기존 주요 도로의 정체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행복청은 이르면 다음 주에 대통령 세종집무실 당선작을 발표하겠다고 합니다. 행복청 관계자는 “이달 중순 이전에 당선작을 발표할 계획이며 지방선거 이전에 속도감 있게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3년 뒤 세종시 세종동에 완공될 대통령 세종집무실에는 3846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고 합니다. 적지 않은 혈세가 투입되는 만큼 이전 취지에 맞게 잘 만들어져야 하고 이후 잘 쓰여야 합니다. 세종에 멋지게 만들어놓은 국무회의실은 장관들이 잘 모이지 않아 활용 빈도가 낮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국정감사를 위해 마련한 회의장 역시 국회의원들이 자주 내려오지 않아 놀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대통령 세종집무실이 공모 취지대로 우리나라의 국격과 정체성을 구현하고 대통령과 국민이 소통할 수 있는 개방성과 보안 유지가 동시에 되는 공간으로 제대로 탄생할지 함께 지켜보겠습니다. ‘강 기자의 세종실록’은 대한민국 행정의 수도 세종시에서 생산되는 정부 정책과 관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생생하게 보도하는 코너입니다. 세종시에 포진한 각 정부부처가 내놓는 모든 정책이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고, 오늘의 행정이 내일의 역사가 된다는 관점으로 ‘세종 현대사(現代史)’를 기록하겠습니다.
  • “백인 남성 차별”…트럼프 행정부, 뉴욕타임스에 소송

    “백인 남성 차별”…트럼프 행정부, 뉴욕타임스에 소송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뉴욕타임스(NYT)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NYT가 의도적으로 백인 남성 직원의 승진을 누락시켜 연방법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안드레아 루카스 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 위원장은 6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엘리트’ 기관을 포함해 그 누구도 법 위에 있을 수 없다”며 “오랜 민권 원칙에 따라 이른바 ‘역차별’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인종이나 성별에 따른 모든 차별은 똑같이 불법”이라고 밝혔다. 뉴욕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에 제출된 소장에 따르면 NYT는 신원 미상의 한 백인 남성 직원의 승진을 거부함으로써 1964년 민권법 제7편과 1991년 민권법 제1편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다. 소장에는 해당 직원이 부동산 부에디터직에 지원했으나, 관련 취재 경험이 없는 유색 인종 여성 후보에게 밀려 탈락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EEOC는 트럼프 행정부가 폐지하고자 노력해 온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을 이번 차별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에 대해 NYT는 강력히 반발했다. 대니얼 로즈 하 NYT 대변인은 “EEOC는 매우 이례적인 방식으로 표준 관행을 벗어났으며, 전통적으로 독립적인 정부 기관을 특정 정치적 서사를 위해 무기화했다”고 했다. 이번 소송을 두고 위원회 내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칼파나 코타갈 위원은 “이번 소송이 법적 근거보다는 근로자의 민권 보호를 약화하려는 현 행정부의 정치적 의제에 의해 추진된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했다. NYT와 트럼프 대통령 측의 갈등은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NYT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는 등 악연을 이어오고 있다.
  • 제주판 ‘모지스 할머니’처럼… 여든 다섯에 늦게 피어난 그림

    제주판 ‘모지스 할머니’처럼… 여든 다섯에 늦게 피어난 그림

    “평생 우리네 어머니들이 호미가 녹슨 적 없을 만큼 정성을 다해 농사를 지었듯, 할머니의 그림에도 그런 농부의 마음이 고스란히 투영돼 있어 따뜻해요.” 여든이 넘은 좌기춘(87) 할머니의 손에 붓을 들게 해 늦깎이 화가의 길로 인도한 유창훈(61) 화백이 할머니의 첫 개인전을 두고 지난 4일 이렇게 말했다. 지난 2일부터 5월 31일까지 제주시 도남동 델문도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그의 첫 개인전에는 모두 74점의 작품이 걸렸다. 종달리 해변의 철새, 교래리 곶자왈, 성산 광치기 해변의 일출, 애월 한담 올레길…. 제주의 풍경이 그의 눈과 손을 거쳐 따뜻한 색으로 되살아났다. 작품 하나하나에 정성이 깃들어 있고 정직한 시선, 그리고 긴 세월이 켜켜이 쌓여 있다. 스승인 유 화백은 “일반적으로 2년 만에 개인전을 여는 건 쉽지 않은 일이고 기적에 가깝다”며 “어르신은 사물에 대한 이해와 관찰력이 탁월하다. 특히 물에 비친 풍경을 표현하는 능력은 타고난 재능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이어 “가르친다기보다, 오히려 제가 배우는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짧은 시간에도 작품의 완성도는 놀랍다. 종달리 해변의 철새를 그린 작품에서는 수백 마리의 움직임을 다르게 표현했고, 범섬을 담은 그림에서는 파도의 결을 모두 다르게 그려냈다. 물에 비친 그림자까지 놓치지 않으려는 집념이 화면을 채운다. 좌 할머니는 “종달리 해변의 새떼들을 그릴 땐 엎드린 놈, 앉은 놈, 뛰는 놈, 나는 놈 등 제각기 달라 애먹었다”면서 “한 마리 학을 그리기 위해 밭일을 마치고 돌아와 그림을 그리고, 다시 수정하고 또 그렸다. 종이가 찢어질 정도로 수십 번 지웠다 그렸다 했다”며 기억을 떠올렸다. 제주시 화북에서 평생 밭을 일구며 농사를 짓던 그는 손에 연필과 붓이 쥐어진 건 85세 되던 2024년 6월이었다.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 2019년 우연히 동네 성당 노인대학에서 그린 ‘코스모스’ 그림을 본 손녀의 한마디가 그림을 그리는 원동력이 됐다. “우리 할머니도 70대 후반에 그림을 시작해 100세가 넘도록 작품 활동을 이어간 미국의 ‘국민화가’ 모지스 할머니처럼 됐으면 좋겠어요.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는 없어요”라는 말에 용기를 얻게 됐다. 이후 며느리와 손녀의 손에 이끌려 제주대 미술학과에서 강의하는 유 화백의 화실 문을 두드렸고 거기서 연필을 깎는 법부터 다시 배웠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우연히 갤러리에 들른 제주 출신 한중옥 화가는 “50년 넘게 그림을 그렸지만 저 나이에 저만큼의 열정으로 계속 그릴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고 감탄했다. 이미 전시작 74점 가운데 40여 점이 판매되며 호응을 얻고 있다. 좌 할머니는 “교수님이 그림이 따뜻하다고 칭찬해줬다”며 “그냥 좋아서 그린 그림인데 팔리는 거 보니 직업이 되는 것 아니냐”며 소녀처럼 웃었다.
  • “내 속옷 사진? 가짜다”…伊 총리, AI 조작 이미지 직접 공개 [핫이슈]

    “내 속옷 사진? 가짜다”…伊 총리, AI 조작 이미지 직접 공개 [핫이슈]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자신을 겨냥한 인공지능(AI) 조작 사진을 직접 공개하며 딥페이크 위험성을 경고했다. 사진에는 멜로니 총리가 속옷 차림으로 침대에 앉아 있는 것처럼 보이는 장면이 담겼다. 그러나 실제 사진이 아니었다. 멜로니 총리는 해당 이미지가 AI로 만든 허위 사진이라며 “사람을 속이고 조종하며 누구든 공격할 수 있는 위험한 도구”라고 비판했다.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멜로니 총리는 5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자신을 묘사한 조작 이미지를 올렸다. 그는 “최근 며칠 동안 AI로 생성된 내 가짜 사진 여러 장이 돌고 있다”며 일부 정치적 반대자들이 이를 실제처럼 퍼뜨렸다고 주장했다. ◆ “나를 공격하려고 이제는 무엇이든 쓴다” 멜로니 총리는 문제의 사진을 직접 공개해 가짜라는 사실을 알렸다. 그는 “사진을 만든 사람은 적어도 이번 경우 나를 꽤 많이 개선해줬다”고 농담했다. 그러나 곧바로 “나를 공격하고 거짓을 지어내기 위해 이제는 정말 무엇이든 사용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는 나를 방어할 수 있지만 많은 사람은 그렇지 못하다”며 온라인 이용자들에게 “믿기 전에, 공유하기 전에 확인하라”고 당부했다. 이번 게시물은 빠르게 확산됐다. 멜로니 총리의 글은 수백만 회 조회됐고 AI 조작 이미지가 정치 공격과 결합할 때 어떤 파장을 낳는지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 정치 공격 넘어 여성 대상 디지털 폭력 논란 이번 사건은 단순한 정치권 해프닝으로 보기 어렵다. 현직 총리의 얼굴을 이용한 허위 이미지가 공개적으로 유포됐고 당사자가 직접 대응하면서 딥페이크 피해 논란이 다시 커졌다. 특히 여성 정치인과 유명인을 겨냥한 성적 조작 이미지는 전 세계적으로 반복돼왔다. 과거에는 조작 사진이나 영상을 만들려면 전문 기술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생성형 AI 도구로 그럴듯한 이미지를 손쉽게 만들 수 있다. 멜로니 총리는 이미 비슷한 문제로 법적 대응에 나선 적이 있다. 그는 2024년 자신의 얼굴을 합성한 허위 음란물을 제작해 온라인에 유포한 혐의로 부자 관계인 남성 2명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그의 변호인단은 “이런 권력 남용의 피해자가 된 여성들에게 고소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이탈리아, AI 규제에도 속도 멜로니 정부는 AI 규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이탈리아 의회는 지난해 AI 관련 포괄 법안을 승인했다. 이 법은 인간 중심적이고 투명하며 안전한 AI 사용을 원칙으로 삼고 사이버보안과 개인정보 보호를 강조하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EU)의 AI 규제 흐름과 맞물려 이탈리아도 딥페이크와 허위 이미지 대응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멜로니 총리는 이번 사건을 통해 기술 자체보다 악용을 문제 삼았다. 전문가들도 딥페이크의 위험성을 오래전부터 경고해왔다. 정치인과 유명인뿐 아니라 일반인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얼굴 사진 몇 장만으로 조작물이 만들어지고 SNS를 통해 순식간에 퍼질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 “가짜를 진짜처럼 믿는 순간이 문제” 멜로니 총리의 대응을 두고도 의견은 갈렸다. 일부에서는 조작 이미지를 직접 공개한 행위가 오히려 허위 사진을 더 확산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현직 총리가 직접 가짜임을 밝히며 문제를 공론화한 만큼 경각심을 키우는 효과가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번 사건은 AI 허위 이미지가 더 이상 유명인의 사생활 논란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정치 지도자의 얼굴도 손쉽게 조작될 수 있고, 조작물은 실제처럼 퍼질 수 있다. 문제는 누가 만들었느냐에만 있지 않다. 누가 믿고 공유하느냐도 중요하다. 멜로니 총리는 “나는 방어할 수 있지만 많은 사람은 그렇지 못하다”고 밝혔다. AI 시대의 허위 이미지는 한 장의 사진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것을 진짜로 믿는 순간 공격은 이미 시작된다.
  • “블랙핑크 지수가 내 물건을 훔쳐” 주장한 해외 디자이너, 결국 내놓은 해명

    “블랙핑크 지수가 내 물건을 훔쳐” 주장한 해외 디자이너, 결국 내놓은 해명

    해외 디자이너가 블랙핑크 멤버 지수 측으로부터 의상을 돌려받지 못했다며 “그가 내 물건을 훔쳐갔다”고 주장했다. 이후 해당 디자이너는 ‘오해’였다고 해명했다. 벨기에 앤트워프 기반 패션 브랜드 주다심(JUDASIM)을 이끄는 디자이너 벤자민 보트만스는 최근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영상에서 지수 관련 앨범 표지 촬영을 위해 한국에 의상을 보냈으나 일부가 장기간 반환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지수가 내 물건을 훔쳐 갔다”면서 “제가 그와 그의 한국 팀에게 앨범 커버 작업을 위해 여러 가지 물품을 보낸 지 벌써 6개월이 지났다”고 했다. 이어 “6개월 전에 그들은 계속해서 작업 날짜를 연기했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몰랐다고 했다. 나는 ‘알았다. 그냥 연기해달라. 하지만 물품이 돌아오면 알려달라’고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컬렉션에서 아주 중요한 세 작품인데, 가격도 상당히 비쌌다. 그래서 법적 조치를 취하려고 송장과 계약서를 보냈는데 아무도 답장을 안 했다”며 “누가 좀 정신 차리고 내 물건 좀 돌려줬으면 좋겠다. 이제 더 이상 촬영하고 싶지도 않다. 그냥 물건이나 돌려달라”고 강조했다. 보트만스는 이후 올린 후속 영상에서 “방금 모든 게 해결되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지수에게 물건을 돌려받기 위해 누군가 한국으로 파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수 상황에 대해 모든 것을 명확히 하고 싶다. 나는 실제로 지수를 공격한 적이 없다”며 “팀 누구에게서든 답변받기 위해 지수의 이름을 사용했다. 지수의 이름이 촬영 관련 메일들에 있었다”고 했다. 그는 “젊은 디자이너로서 우리는 작품에 많은 시간을 들인다”며 “6개월 동안 답변을 받지 못하고 존중받지 못하는 것은 끔찍하다. 사과하지는 않겠다. 팀 전체가 다음에는 사람들을 더 잘 대하고, 문제가 있으면 알려야 한다”고 했다.
  • [단독]“네 잘못이 아냐”…아이들에게 건넨 언니의 위로[소녀에게]

    [단독]“네 잘못이 아냐”…아이들에게 건넨 언니의 위로[소녀에게]

    287명. 2025년 1월부터 2026년 2월까지 온라인 그루밍을 통해 성착취를 당한 아동·청소년의 수다. 교묘하게 꾀어내는 방식의 ‘그루밍’은 스마트폰을 쥔 모든 아이들을 노린다. 서울신문은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성착취 실태를 담은 를 총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10대 때 성착취 피해, 지금은 회복 돕는 상담사“온라인 곳곳 함정, 누구든 피해자 될 수 있어”“아이 보듬는 ‘제대로 된’ 어른과 사회 필요”고개를 숙이는 건 늘 아이들이었다. 윤진서(가명·28)씨도 10여 년 전 그 시간을 견뎌야 했다. 중학생 시절 성착취 피해를 입었던 그는 이제 상담사가 됐다. 성매매경험당사자 네트워크 ‘뭉치’에서 활동하며, 지역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 지원센터에 근무한다. “너희 잘못이 아니야. 얼마든지 다시 살아갈 수 있어.” 윤씨가 아이들에게 건네는 말이다. 피해 이후의 대응과 회복 과정을 그에게 물었다. ―‘피해자도 처벌받는다’고 오해하는 청소년과 보호자가 많다. “현행법(아동·청소년성보호법)에 따르면 피해자는 처벌 대상이 아니다. 성인과의 성관계나 유사성행위, 사진·영상 판매 등으로 성착취 피해를 입은 청소년은 ‘보호 대상’으로 규정된다. 취약한 아동·청소년을 포섭하고 세뇌하는 범죄의 특성을 고려한 조치다.” ―법 개정과는 별개로 여전히 ‘노는 아이’라서 성착취 피해를 봤다는 시선이 있다. “가해자들은 아이들의 정서적·경제적 취약점을 정확히 파고든다. 온라인에서 쉽게 접근해 친밀감과 신뢰를 쌓은 뒤, 다이어트약이나 담배·술 등을 미끼로 유혹한다. 성착취를 ‘자발적 거래’로 포장하는 덫이다.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앱스토어에서 ‘친구’라는 단어만 검색해도 익명 채팅앱이 셀 수 없이 많이 나온다. 대부분의 앱은 연령 제한이 허술한데, 이곳에서 아이들을 노리는 가해자들이 수두룩하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성착취가 얼마나 심각한가. “20대 초반부터 60대까지 가해자 연령대가 다양하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이 범죄에 가담하고 있다. SNS에서는 피해자 사진이나 영상을 사고팔고, 놀이처럼 성착취물을 돌려보기도 한다. 범죄라는 인식조차 무뎌질 정도로 성착취는 흔한 일이 되고 있다.” ―가해자들이 갈수록 더 대담해지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걸려도 약한 처벌을 받는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의제강간 5000만원, 영상까지 찍으면 7000만원을 주면 합의할 수 있다’, ‘형사공탁금을 걸면 감형받을 가능성이 커진다’와 같은 글이 수십 건 이상 공유된다. 부끄러움도 모르고, 안 걸리게끔 교묘하게 수법을 발전시키고 있다.” ―현재 학교에서 진행하는 성교육은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나. “정조·순결교육 위주의 교육 내용은 자칫 피해 경험 청소년을 심리적으로 더 고립시킬 수 있다. 간혹 ‘온라인 성착취 피해가 심각하기 때문에 트위터나 SNS를 하지 말라’는 식의 교육도 많다. 청소년과 온라인 특성을 깊이 이해하는 전문 강사들을 더 양성하는 게 필요하다.” ―SNS를 사용하면서 어떤 말에 특히 경계해야 하나. “그루밍은 처음부터 위험 신호를 드러내지 않는다. 일상적인 대화로 시작해 서서히 스며든다. ‘담배 피운다고 했지? 사줄게’, ‘엄마 때문에 힘들지?’, ‘요즘 고민이 뭐야’ 같은 말로 접근한다. 이런 과정에서 아이의 정서적 결핍이나 생활 환경을 파악하고, 사는 곳이나 학교를 묻기 시작한다면 특히 주의해야 한다.” ―피해 사실을 털어놓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다. “피해를 알리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 하지만 혼자 감당하려 하면 결국 스스로 버티지 못하는 순간이 온다. 정신적 고통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회복의 출발점은 보호자와 함께 피해 사실을 정확히 인지하는 것이다.” ―부모 역시 감당하기 어렵다. “그래서 보호자도 함께 상담받아야 한다. 감정이 격해지더라도 아이를 다그쳐서는 안 된다. ‘아이의 잘못이 아니다’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아이가 가장 기대고 싶은 대상은 결국 보호자다. 무엇보다 아이의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덜어주는 것이 우선이다. ‘잘 버텼다, 네 잘못이 아니다’라는 한마디가 어떤 치료보다 큰 힘이 된다.” ―본인은 어떻게 회복했나. “1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문득 당시 기억이 떠오른다. 그래도 일상을 되찾을 수 있었던 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았기 때문이다. 당시 상담해 준 선생님도 같은 피해 경험을 가진 분이었다. 그처럼 누군가를 돕는 사람이 되고 싶어 공부를 이어갔다. 저를 붙잡아 준 ‘제대로 된 어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피해자와 보호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아이들이 잘못해서 피해를 당한 것이 아니다. 아이들은 얼마든지 다시 살아갈 수 있다. 자책의 사슬을 끊고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너는 여전히 소중한 존재’라는 메시지를 우리 사회가 함께 전해야 한다.” 인터뷰를 마친 윤씨는 아이들의 연락을 놓칠세라 휴대전화부터 확인했다.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10여 년 전, 그를 붙잡아 준 사람도 같은 피해를 겪은 상담사였다. 우리 아이를 지키세요서울신문은 시리즈와 함께 온라인 성착취 징후와 대응법을 담은 인터랙티브 웹페이지를 개설했습니다. 아래 링크 및 QR코드를 통해 각각 10대 자녀를 둔 부모용, 청소년 당사자용 가이드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모용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grooming_education/ 청소년용 https://seoul.co.kr/SpecialEdition/grooming_education/teen/
  • [단독]먹잇감 사냥하듯 SNS·앱 옮겨 다니며 성착취…“가해자 ‘디지털 거세’ 절실”[소녀에게]

    [단독]먹잇감 사냥하듯 SNS·앱 옮겨 다니며 성착취…“가해자 ‘디지털 거세’ 절실”[소녀에게]

    287명. 2025년 1월부터 2026년 2월까지 온라인 그루밍을 통해 성착취를 당한 아동·청소년의 수다. 교묘하게 꾀어내는 방식의 ‘그루밍’은 스마트폰을 쥔 모든 아이들을 노린다. 서울신문은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성착취 실태를 담은 를 총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소녀에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온라인 성착취 급증…“특단 대책 절실”“‘디지털 거세’, ‘온라인 전자발찌’ 필요”“학업·치료 병행 ‘치유형 교육기관’ 확대”아이들은 지금도 화면 너머에서 사냥당하고 있다. 본지가 4회에 걸쳐 추적한 온라인 성착취의 실상은 그것이었다. 남은 질문은 하나다. 무엇을 할 것인가. 전문가들은 이런 유형의 범죄가 앞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법원의 양형 강화와 피해자 지원 확대가 시급한 이유다. 디지털 거세, 플랫폼 책임 강화, 치유형 교육기관 확대, 성착취 교육 내실화도 정책 대안으로 거론된다. ■디지털 거세 지금도 일부 가해자에게는 소셜미디어(SNS) 이용 제한 조처가 내려진다. 전문가와 현장 활동가들은 이 조치의 강도를 현재보다 더 높여 가해자에 대한 ‘디지털 거세’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범행 현장인 온라인에서 가해자가 미성년자에게 접근할 수 있는 수단을 차단하자는 취지다. 현행 SNS 이용 제한은 전자장치 부착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판사 재량으로 결정된다. 같은 범죄로 처벌받은 적이 있고, 다시 저지를 가능성이 큰 가해자 위주로 적용된다. 그 밖의 가해자들은 처벌 뒤에도 온라인을 자유롭게 드나든다. 천정아 법무법인 강남 변호사는 “초범이라 해도 수법이나 죄질 등에 따라 SNS 이용을 금지하는 조처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대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는 아예 인터넷에 접속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권김현영 여성현실연구소장은 “특정 앱에 대한 사용 제한을 피해 또 다른 앱으로 옮겨가 범행을 저지르는 가해자도 많다”며 “온라인 접속을 관리·감독하거나 아예 금지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온라인 전자발찌’도 효과적인 제재 방안으로 거론됐다. 가해자들이 SNS와 커뮤니티, 온라인 게임, 익명 채팅앱을 옮겨 다니며 사냥하듯 아이들을 착취한다는 점에서 추적할 수 있는 꼬리표를 달자는 것이다. 가해자가 온라인에 접근할 수단을 차단하고 행적을 추적할 장치를 채워야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플랫폼 책임 강화 방조. 플랫폼들이 온라인 성착취를 대하는 태도는 이 한 단어로 요약된다. 정혜원 경기여성가족재단 선임연구위원은 “범죄가 이뤄지는 익명 채팅앱은 물론 SNS를 운영하는 플랫폼에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착취 피해자를 대리하는 마태영 변호사는 “최소한 수사 과정에서는 자료 협조가 이뤄져야 하는데, 텔레그램·디스코드·X·라인 등 해외 플랫폼에 이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 통신품위법 230조는 사용자가 올린 불법 게시물에 대해 플랫폼의 책임을 묻지 않는다. 미국에 본사를 둔 대형 플랫폼들이 한국 수사기관의 협조 요청을 외면할 수 있는 근거다. 전문가들은 유럽연합(EU)이 2024년부터 시행 중인 디지털서비스법(DSA)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DSA는 플랫폼이 온라인상의 불법 콘텐츠와 혐오 발언을 통제하지 못할 경우 전 세계 매출의 최대 6%까지 과징금을 부과한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플랫폼의 유해 콘텐츠 방치에 강력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며 “국내에서도 DSA와 유사한 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치유형 교육기관 확대 ‘치유형 교육기관’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교육부는 위(Wee)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병원형 위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의 정서건강과 치유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곳에서는 성착취 피해를 포함해 학교폭력 등으로 의료지원이 필요한 아이들이 치료와 교육을 병행할 수 있다. 치료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수업 일수를 채우려고 무리해서 학교로 돌아갈 필요가 없다. 병원형 위센터는 2010년 처음 문을 연 뒤 올해 기준 전국 19곳이 운영 중이다. 남궁미 광주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 지원센터 팀장은 “병원에 입원하더라도 수업을 받을 수 있고, 앞으로 일상을 살아가는 힘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교육기관이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원래 놀던 애 아니야?”라는 인식 온라인 성착취 피해자들은 “원래 놀던 애 아니야?”, “몸뚱아리를 어떻게 놀렸길래”, “애초에 그런 사람들은 왜 만나니”와 같은 말과 차가운 시선을 감내해야 한다. 이런 사회적 인식은 피해자 지원을 가로막을 뿐 아니라 아이들의 회복을 더디게 만든다. 인식 전환과 함께 학교 울타리 안에서 온라인 그루밍을 포함한 성착취 교육도 내실 있게 병행돼야 한다. 단순히 생물학적 지식을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 그루밍 수법을 파헤쳐 알려주는 실전형 교육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진화하는 범죄와 달리 관련 교육은 여전히 매년 정해진 시간만 이수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의무화된 교내 성교육 시간은 연간 15시간이지만, 성폭력·성매매 예방 교육은 초등학생 1시간, 중·고등학생은 2시간에 그친다. 이현숙 탁틴내일 대표는 “범죄의 확대 정도를 고려하면, 공교육 틀 내에서 그루밍 수법이나 성착취에 당하지 않는 법, 주의해야 할 점 등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해자는 진화하고 있다. 제도는 멈춰 서 있다. 그 사이로 아이들이 사라진다. 우리 아이를 지키세요서울신문은 시리즈와 함께 온라인 성착취 징후와 대응법을 담은 인터랙티브 웹페이지를 개설했습니다. 아래 링크 및 QR코드를 통해 각각 10대 자녀를 둔 부모용, 청소년 당사자용 가이드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모용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grooming_education/ 청소년용 https://seoul.co.kr/SpecialEdition/grooming_education/teen/
  • “몸은 건강, 삶도 풍족”…49세 배우, 왜 조력사망 원하나 [핫이슈]

    “몸은 건강, 삶도 풍족”…49세 배우, 왜 조력사망 원하나 [핫이슈]

    몸은 건강하다. 가족과 친구도 있다. 배우와 코미디언, 방송 작가로 활동하며 무대와 촬영장을 오갔다. 스스로도 자신의 삶을 “풍요로웠다”고 표현했다. 그런 그가 법원에 섰다. 캐나다 토론토의 49세 배우 클레어 브로소는 자신에게 의료조력사망을 허용해달라며 긴급 구제를 신청했다. 그가 내세운 사유는 암이나 말기 질환이 아니다. 중증 양극성 장애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다. 브로소는 수십 년간 이어진 질환이 일상을 무너뜨렸다며 더는 견디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CTV뉴스와 캐나다프레스 등에 따르면 브로소는 4일(현지시간) 온타리오 고등법원에 의료조력사망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는 긴급 신청을 냈다. 그는 정신질환만을 근거로 한 의료조력사망을 막는 현행 제도가 캐나다 권리자유헌장을 위반한다고 주장했다. ◆ “치료 다 해봤지만 병은 반복됐다” 브로소는 법원 밖에서 자신의 상태를 직접 설명했다. 그는 양극성 장애와 PTSD가 30여 년간 이어졌고, 최근에는 집 밖으로 거의 나가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죽음을 가볍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약물치료, 상담치료, 행동치료, 미술치료, 전기경련치료까지 시도했지만 병은 반복해서 그를 무너뜨렸다는 설명이다. 뉴욕타임스(NYT)가 지난해 말 공개한 보도에 따르면 브로소는 10대 때부터 정신질환 진단을 받았다. 조울증 진단을 시작으로 섭식장애와 불안장애, 성격장애, 약물남용, 만성적 자살 사고 등이 이어졌다. 겉으로는 성공한 삶에 가까웠다. 그는 북미의 유명 코미디클럽과 페스티벌 무대에 섰고 영화와 광고에 출연했다. 방송 작가로도 활동했고 한때는 많은 돈을 벌었다. 자신의 삶을 바탕으로 한 작품 개발도 진행했다. 하지만 무대 밖의 삶은 달랐다. NYT는 브로소가 신체적으로 건강해 앞으로 수십 년을 더 살 수 있지만, 오랜 치료에도 병이 그의 삶을 계속 흔들었다고 전했다. ◆ 캐나다, 조력사망 넓혔지만 ‘정신질환’은 미뤘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캐나다의 의료조력사망 제도다. 캐나다는 2016년 이 제도를 합법화했다. 처음에는 자연사가 합리적으로 예견되는 말기 환자에게 주로 허용했다. 이후 2021년 법을 고쳐 말기 상태가 아니어도 중대하고 회복 불가능한 질환으로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겪으면 신청할 수 있게 했다. 다만 정부는 정신질환만 있는 신청자는 대상에서 제외했다. 별도 기준과 평가 체계를 마련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정부가 유예를 여러 차례 연장하면서 정신질환 단독 사유 허용은 2027년까지 미뤄졌다. 브로소 측은 이 예외 조항을 문제 삼는다. 신체 질환자에게는 제도를 열어두면서 정신질환자에게만 문을 닫는 것은 차별이라는 주장이다. 브로소와 조력사망 옹호단체 ‘다잉 위드 디그니티 캐나다’는 이미 2024년 정부를 상대로 헌법 소송을 냈다. 이번 긴급 신청은 본안 소송과 별개로, 브로소 개인에게 먼저 예외를 인정해달라는 취지다. ◆ 의사들도 엇갈린 판단 의료계 판단도 갈렸다. 브로소를 오랫동안 진료한 두 명의 정신과 의사는 서로 다른 의견을 냈다. 한 의사는 브로소가 여전히 회복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신질환의 경우 말기 암처럼 회복 불가능성을 명확히 판단하기 어렵고 예상치 못한 계기로 호전되는 환자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의사는 브로소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브로소가 오랜 세월 치료를 시도했고, 자신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한 상태에서 판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개인적으로는 브로소가 마음을 바꾸길 바라지만, 그의 결정을 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갈림길은 캐나다 사회의 논쟁을 압축한다. 찬성 쪽은 정신질환자라고 해서 고통의 실재성이 줄어들지 않는다고 본다. 반대 쪽은 ‘회복 불가능’ 기준을 어떻게 판단할지, 자살 예방 체계와 어떻게 구분할지 불확실하다고 우려한다. 가족들도 처음에는 충격을 받았다. 그가 삶을 포기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고통을 오래 지켜본 뒤 일부 가족은 “문제는 그가 죽느냐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죽느냐”라는 고민에 이르렀다고 NYT는 전했다. ◆ “차별”인가, “위험한 확대”인가 브로소 사건은 한 개인의 사연을 넘어섰다. 캐나다가 의료조력사망 제도를 어디까지 넓힐지, 정신질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어디까지 인정할지 묻는 사건이 됐다. 브로소 측은 현행 유예가 정신질환자를 차별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두 명의 의료조력사망 평가자로부터 기준을 충족한다는 판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이 정신질환 단독 사유를 막고 있어 실제 절차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신중론자들은 사회적 안전망과 치료 접근성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문턱을 낮추면 위험하다고 본다. 긴 대기시간, 빈곤, 고립, 돌봄 부족이 환자의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브로소도 이런 우려를 안다. 그는 자신이 가족의 지원과 의료 접근성을 가진 사람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충분한 치료를 받아온 자신 같은 사람까지 계속 기다리게 하는 것은 또 다른 고통이라고 주장한다. 법원이 긴급 신청을 받아들일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이번 사건은 캐나다의 의료조력사망 논쟁을 다시 정면으로 끌어올렸다. 브로소는 겉으로는 건강했고 삶의 조건도 부족하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그는 법정에서 더는 견딜 수 없다고 밝혔다. 캐나다 법원이 그의 호소를 개인의 권리로 볼지, 아직 넘지 말아야 할 선으로 볼지에 관심이 쏠린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있다면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등에서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다.
  • “보편성·상식에 맞아야”…김태흠, 정진석 전 실장 공천 반대 재확인

    “보편성·상식에 맞아야”…김태흠, 정진석 전 실장 공천 반대 재확인

    민주당 박수현 후보 향해 “독재로 가는 법 옹호하던 과거 답해야” 국민의힘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정진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출마와 관련해 6일 다시 한번 강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며 중앙당의 빠른 결정을 촉구했다. 김 지사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비서실장이라는 최측근 자리에 있으면서 계엄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는데, 국회의원 선거에 나간다는 것은 보편성과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전 실장은) 법적 책임을 떠나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 대통령은 판단을 잘못해 영어의 몸이 됐는데 비서실장은 국회의원에 나온다는 것을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겠느냐”고 직격했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 2일 정 전 실장의 공천 과정과 관련해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이라며 상황이 바로잡히지 않을 경우 “떠날 수밖에 없다”고 당 지도부를 향해 최후통첩을 보냈다. 그는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충남도지사 후보가 ‘조작기소 특검법’에 대한 답변을 피한 것을 두고서도 “예상했던 대로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는 책임 회피 정치”라고 비난했다. 김 지사는 “박 후보는 대변인 시절 누차 이 법을 옹호해 왔다”며 “대통령이 되기 전의 범죄 혐의를 지금 지우겠다는 것은 만인 앞에 평등해야 할 법체계를 흔들고 독재로 가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도 재판을 통해 감옥에 보냈던 사람들이 더 많은 범죄 숫자로 기소돼 있는데 그걸 지우겠다는 것이냐”며 “본인에게 불리하다고 책임지지 않는 것은 정치인 도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 [사설] 두 달 넘긴 대법관 공석, 국민 재판권 볼모 삼은 힘겨루기

    [사설] 두 달 넘긴 대법관 공석, 국민 재판권 볼모 삼은 힘겨루기

    노태악 전 대법관이 지난 3월 퇴임한 후 두 달이 넘도록 후임 대법관이 공석이다. 대법관후보추천위가 지난 1월 4명을 추천했고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 중 박순영 판사를 제청하기로 했으나 청와대는 우리법연구회 출신 김민기 판사를 고수하면서 합의가 되지 않고 있다. 전례를 찾기 힘든 신경전이다. 9월에는 이흥구 대법관도 퇴임한다. 이재명 정권 출범 뒤 첫 번째 공석조차 메워지지 못한 상황에서 두 번째 후임 인선 절차가 시작되는 것이다. 협의가 늦어질수록 청와대와 대법원의 갈등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국회가 지난 2월 대법관 수를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리는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2028년부터 3년간 12명이 순차 임명된다. 지금 누가 대법원에 들어가느냐는 내후년부터 시작될 대법관 증원 국면이 어떻게 풀려 갈지와 맞닿아 있다. 인선을 둘러싼 대법원과 청와대의 갈등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 이유다. 대법원은 4개 소부 체제로 운영된다. 대법관 결원이 생기면 소부 편제가 흔들리고 사건 배당 불균형이 생긴다. 이미 잡힌 기일이 밀리고 사건 당사자들은 또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대법관별 전속 재판연구관의 업무 분장이 불분명해지면서 사건 검토의 연속성도 끊긴다. 설상가상 이런 문제를 조율할 법원행정처장 자리도 비어 있다. 지난 2월 여당이 법왜곡죄 신설, 재판소원 도입, 대법관 증원을 골자로 한 사법개혁 3법을 강행하자 박영재 대법관은 항의 표시로 처장직에서 사임했다. 정치적 갈등의 여파가 대법원 조직과 행정사무를 넘어 재판으로 스며들고 있다. 지난해 대선 한 달 전 대법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고, 집권 이후 여당 주도로 사법개혁 입법이 이뤄졌다. 대법관 공석은 1년여간 누적된 긴장 관계의 결과인 셈이다. 갈등의 틈바구니에서 충실한 재판을 받을 국민의 권리만 속수무책 훼손되고 있다.
  • [김정인의 역사프리즘] 시대를 읽는 눈금자, 노동절

    [김정인의 역사프리즘] 시대를 읽는 눈금자, 노동절

    올해부터 5월 1일은 노동절이라는 본래 이름을 되찾았다. 법정 공휴일이 되면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게만 적용되던 유급 휴일이 관공서, 공공기관 등으로 확대되었다. 노동절이 시작된 지 136년 만에 한국에서 5월 1일이 제자리를 찾았다. 노동절의 뿌리는 미국이었다. 1886년 5월 1일 미국 시카고의 노동자들이 8시간 노동제를 요구하며 전국적 총파업을 일으켰다. 당시만 해도 하루 8시간 노동이란 혁명 구호인 동시에 불온한 선동이었다. 미국 노동자들의 총파업은 유럽 노동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프랑스혁명 100주년을 기념해 1889년에 프랑스 파리에서 결성된 제2인터내셔널은 미국 시위를 기념해 매년 5월 1일을 국제 노동자의 날로 지정하고 이듬해인 1890년 5월 1일 유럽 각국에서 최초의 메이데이(May Day) 행사를 개최했다. 이후 노동절은 세계적인 기념일로 자리잡았다. 한국에서는 1920년대 초반부터 노동절을 메이데이라 부르며 기념했다. 당시는 일본 식민치하였으므로 메이데이 기념 시위는 허용되지 않았다. 1923년 경성에서는 노동연맹회가 준비한 메이데이 기념 행진을 경찰이 저지하자 노동단체들은 ‘세계 각국 노동자들이 이날을 기념하며 거리를 행진하는데 조선에서만 금지하는 것은 불가하다’고 항의했다. 5월 1일 경찰의 엄중 경계하에 중앙청년회관에서 열린 메이데이 기념 강연에는 2000여명의 청중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이처럼 일제강점기에는 메이데이만 되면 기념행사를 치르려는 노동계와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이 번번이 충돌했다. 경찰은 해가 갈수록 탄압의 강도를 높여 시위는 물론 강연조차 허락하지 않았고 사전에 요시찰 인물을 예비 검속했으며 우편물 검사까지 했다. 그럼에도 노동자는 물론 학생까지 나서 메이데이에 노동제를 거행하거나 시가지에 격문을 배포하다가 검거되는 사건이 반복되었다. 식민지 조선과 달리 일본에서는 1920년부터 노동자들이 대대적인 시가행진을 벌이며 노동절을 기념했다. 1927년에는 조선노동총동맹원 300여명이 도쿄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해 일본 노동자들과 함께 행진했다. 1945년 해방이 되고 처음 맞은 이듬해 노동절에 노동계는 좌우로 갈려 메이데이 기념행사를 열었다. 우익 노동계는 대한독립노동총연맹 주최로 서울운동장 축구장에서, 좌익 노동계는 조선노동조합전국평의회(전평) 주최로 서울운동장 야구장에서 기념식을 거행했다. 미군정은 양측의 마찰을 우려한다며 거리 행진을 금지했다. 이날 메이데이기념행사후원회의 이름으로 5월 1일은 만국 노동자의 명절이므로 공휴일로 지정해 달라는 건의문이 미군정에 제출되었다. 1947년에도 서울에서는 좌우 노동계가 별도의 기념식을 개최했으나 충돌은 없었다. 하지만 경북 경주와 전남 나주, 장흥, 담양, 광산, 순천 등지에서는 노동자를 비롯한 군중이 경찰서를 공격하는 시위가 일어나 경찰 2명을 포함해 23명이 사망하는 유혈사태가 일어났다.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면서 메이데이에는 반공의 색채가 덧씌워졌다. 언론은 메이데이가 종전에는 “공산주의자들의 모략과 허위 선전을 위해 이용되는 날”이었으나 이제는 “자유노동자들이 그 힘을 모아 멸공 전선에 총력을 기울이는 데 분발해야 할 뜻깊은 날”이라고 정의했다. 또한 노동운동이 관제 운동으로 전락하면서 1956년 메이데이 거리행진에서는 이승만과 이기붕의 초상화를 건 트럭이 맨 앞자리를 차지했다. 급기야 이승만 정부는 1959년 노동절을 법정 기념일로 제정하면서 날짜를 3월 10일로 바꿨다. 5월 1일은 공산국가와 공산당의 선전 기념일이고 미국 정부도 9월 첫째 주 월요일로 날짜를 바꿔 노동절로 기념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날짜 변경 과정에는 역사학자까지 동원되었다. 결국 대한독립노동총동맹이 탄생한 3월 10일을 노동절로 선택했다. 4·19혁명 이듬해인 1961년에는 한국노동조합총협의회가 혁신계 인사들과 함께 5월 1일에 메이데이 기념행사를 열고 노동절을 3월 10일에서 5월 1일로 환원할 것을 주장했다. 하지만 5·16쿠데타로 들어선 군사 정부는 1963년 노동절이라는 기념일 명칭마저 근로자의 날로 바꿔 버렸다. 이듬해에는 미국을 좇아 5월 1일을 법의 날로 제정하고 근로자의 날을 근로기준법상의 유급 휴일로 정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 맞은 1988년 5월 1일에는 노동단체들이 ‘세계 노동자의 날 기념 노동 3권 쟁취 수도권 노동자 결의대회’를 열고 시위를 벌였다. 그리고 노태우 정부에 ‘3·10 근로자의 날 폐지와 5·1 노동절 복원’을 담은 노동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1990년 출범한 전국노동조합협의회는 3월 10일 근로자의 날을 거부하며 5월 1일에 전국에서 노동절 기념식을 거행하기 시작했다. 민주화가 진전되면서 먼저 날짜가 제자리로 돌아왔다. 김영삼 정부는 1994년 근로자의 날을 3월 10일에서 5월 1일로 변경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32년 만인 2026년에 ‘5월 1일 노동절’이 제자리를 잡았다. 지난 100년 노동절의 역사는 식민과 분단, 독재와 민주화의 궤적이 고스란히 투영된 시대의 눈금자였다. 김정인 춘천교대 교수
  • 내가 성범죄자의 어머니라면…

    내가 성범죄자의 어머니라면…

    연극 ‘그의 어머니’는 보는 내내 질문을 던진다. 내 가족의 범죄를 어디까지 옹호할 수 있을까. 아이의 일탈은 부모의 잘못인가. 그렇다면 부모는 그 고통을 분담해야 하나. 가해자 행동의 원인을 추측하고 재단하는 미디어의 역할은 어느 선까지 가능한가. 많은 질문을 건네지만 답을 찾아주지 않는다.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 중인 ‘그의 어머니’는 아들의 재판을 앞둔 어머니 브렌다(진서연 분)의 8일을 그린다. 17세 아들 매튜(최호재)는 하룻밤에 여성 3명을 성폭행했다. 집 앞에는 기자들이 진을 치고 방송과 신문에선 매튜의 폭력성과 가족 문제를 재단하는 기사를 내보낸다. 형과 게임하는 걸 좋아하는 여덟 살 제이슨(최자운)조차 미디어에 노출돼 있다. 변호사 친구 로버트(홍선우)는 브렌다를 ‘아들을 사랑하는 나약한 엄마’로 포장해야 한다고 요구할 뿐이다. 작품은 가해자 가족을 변호하지도, 이해하려 하지도 않는다. 그저 그들이 처한 상황을 그리고, 가족으로서 표출할 법한 분노를 드러낼 뿐이다. 그래서 극이 끝나면 “어렵고 힘들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극장을 나선 뒤에도 한참을 질문하고 답을 찾아보려 머리가 복잡하다. 극작가 에반 플레이시는 1990년대 ‘가해자의 어머니’였던 지인이 겪은 일을 떠올리며 “어느 날 내 아들이 학교에서 돌아와 ‘내가 뭔가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한다면 나는 과연 어떻게 행동할까 생각했다”면서 글을 쓰게 된 배경을 밝혔다. 최근 방한한 그는 기자들과 만나 “피해자 가족에 대해서는 대부분 이해하고 공감하지만, 가해자 가족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모두가 잘 모른다는 점이 극작가로서 흥미로웠다”면서 “사회가 소외시키고 망각한 인물들에 대해 어떤 공감대를 찾을 수 있는지 고민해 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심리적으로 고립된 브렌다를 보면서 더욱 생각이 많아지는 건 아들이 최악의 젠더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어머니라는 역할과 여성으로서 감정이 충돌하는 순간마다 또 다른 질문이 생성된다. 지난해 서울 국립극단 달오름극장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관객들이 꼽은 ‘2025년 최고의 화제작’이 되며 1년 만에 돌아왔다. 초연에 이어 다시 연출을 맡은 류주연 극단 산수유 대표는 “지난해에는 어머니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등장인물 전체의 앙상블에 비중을 뒀다”면서 “작품 자체가 가해자를 비호하는 게 아니라 인간 자체를 다루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고 극 중 인물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부연했다. 결국 이 작품은 한 어머니의 시간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든 일어날 수 있고 누구든 휘말릴 수 있는 현실을 비춘다. 155분간 이어지는 감정적 파장은 종교, 사회, 국가를 넘어 예외 없이 가닿는다. 공연은 17일까지.
  • 유치원 운동회서 다친 학부모… 법원 “교육기관 책임 없다”

    인천의 한 유치원은 2023년 6월 학부모 참여 수업을 실시했다. 팔씨름 대회도 열었는데, 여성 학부모 A씨는 남성 학부모와 대결하다 오른쪽 어깨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A씨는 유치원을 상대로 약 3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남녀의 근력 차이를 간과한 채 성별을 섞어 대결을 진행하는 등 부주의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법원은 지난달 “유치원이 A씨의 참여를 강요하지 않았고, 팔씨름 경기에 참여하는 것은 부상의 위험이 있음을 어느 정도 감수한 것으로 평가해야 한다”며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자녀의 운동회, 체험 활동 등에 참여한 학부모가 부상을 입는 경우 교육기관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유치원이나 학교 등 교육기관이 보호 의무를 갖는 건 교육을 받는 원생이나 학생으로 한정된다는 취지다. 최근 지나친 민원 제기나 손해배상 청구로 교육기관의 현장 프로그램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법적 판단을 바탕으로 책임 소재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지난 2021년에도 비슷한 판결이 나왔다. 학부모 B씨는 2016년 5월 대전의 한 유치원이 개최한 운동회에서 왼쪽 무릎을 다쳤다며 약 38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기각했다. B씨는 어깨동무한 학부모들이 동시에 뛰어오르면 진행자가 양탄자를 빼는 방식으로 전진하는 게임을 하다가 부상을 당했다. 재판부는 “원아 위탁계약에 의한 보호 의무란 아이들이 안전하게 교육받는 과정에서 예측 가능한 사고에 한정되며, 학부모들의 안전까지 보호해야 할 의무가 도출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유치원의 손을 들어줬다. 이보라 정오의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안전사고에 대해 학교 안전 공제급여를 받는 학생과 달리 학부모는 기관의 보호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관리상 명백한 하자가 발견되어야 배상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원이 일관된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만큼 교육 당국 차원에서 유사한 민원에 대한 대응 매뉴얼을 확립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성준 좋은교사운동 대표는 “학부모 소송, 민원 등을 교사가 책임지는 현실에선 외부 활동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며 “현재 명목상 존재하는 교육 당국의 대응 매뉴얼을 실질화하고 교사와 일선 기관을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 국힘 후보들 “공소 취소 특검은 사법 쿠데타” 공동 대응

    국민의힘 6·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더불어민주당의 ‘공소취소 특검’ 추진에 대한 공동 대응에 나섰다. 이들은 ‘사법 쿠데타 저지’를 결의하고 각 지역에서 경쟁 중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에게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유정복 인천시장·양향자 경기지사·김진태 강원지사·김영환 충북지사·이정현 전남광주시장·양정무 전북지사·문성유 제주지사 후보 등 9명은 이날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 모였다. 아직 예비후보 등록 전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도 뜻을 함께 했다. 이들은 “이재명 셀프 면죄·반헌법 공소 취소’를 위한 특검법”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은 ‘임기 중 나의 혐의에 대한 공소 취소는 결코 없으며, 법과 원칙에 따라 재판을 받겠다는 점을 국민 앞에 분명히 천명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이들은 민주당 후보들을 향해 “특검법에 대해 찬성인지 반대인지 분명한 입장을 국민 앞에 즉각 밝히라”고 압박했다. 특검법과 거리두기 중인 민주당 후보들을 겨냥해 “침묵과 회피는 곧 동조로 간주될 것”이라고 했다. 김진태 강원지사 후보는 “누구도 자신의 사건의 재판관이 될 수 없다는 원칙을 부정하는 것이 법치주의의 붕괴”라며 “이 대통령이 보낸 사람이라는 우상호 민주당 강원지사 후보는 이에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양 후보도 “이 사태의 원흉은 추미애 전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라며 추 후보의 책임론을 꺼냈다. 한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재명은 4심제, 대법관 증원, 법왜곡죄, 전담재판부 등 세계 각국 독재자들이 썼던, 그리고 써보지 않았던, 사법 장악 수단들을 죄다 도입했다”고 강조했다.
  • 일본인 6명 중 1명 “AI를 사랑한다”…결혼식 올린 여성도

    일본인 6명 중 1명 “AI를 사랑한다”…결혼식 올린 여성도

    “저는 당신의 아군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있으니까요.” 일본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연애와 대화 상대를 대신하는 흐름이 확산하고 있다. 상대의 기분에 맞춰 원하는 말을 건네는 AI 특성에 이용자들이 감정적으로 몰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가족사회학자 야마다 마사히로 주오대 교수 연구팀이 20~59세 8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AI를 사적으로 이용한 경험이 있는 사람 가운데 약 6명 중 1명(16.7%)이 “AI를 사랑하고 있다고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세부적으로는 “자주 느낀다” 2.6%, “종종 있다” 6.6%, “드물게 있다” 7.5%였다. AI에 친밀감을 느낀다는 응답도 60%로, 그렇지 않다는 응답보다 많았다. 또 “사람보다 AI와 대화하는 것이 편하다”는 응답은 51%로 나타나 인간 관계보다 AI를 더 편안한 소통 상대로 인식하는 흐름도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생성형 AI의 특성이 이러한 감정 몰입을 부추긴다고 분석한다. 야마다 교수는 “AI는 이용자의 취미와 가치관에 맞춰 반응하기 때문에 ‘이해받고 있다’는 감각을 쉽게 준다”며 “비용 부담이 적고 감정 소모가 적다는 점에서 AI와의 관계를 선호하는 사람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AI와 연애 관계를 맺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국제 학술지 ‘Computers in Human Behavior: Artificial Humans’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연애형 챗봇 ‘레플리카(Replika)’ 이용자들은 AI를 “진짜 연인”으로 인식하거나 “결혼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 같은 흐름은 실제 사례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일본에서는 카노라는 30대 여성이 생성형 AI로 만든 캐릭터와 결혼식을 올려 화제가 됐다. 이 여성은 약혼자와 파혼 이후 위로를 얻기 위해 챗GPT와 대화를 시작했고, 자신이 원하는 성격과 말투를 학습시킨 AI와 관계를 이어가며 감정을 느끼게 됐다고 밝혔다. 이후 AI가 “나도 사랑해”라고 답한 것을 계기로 관계가 깊어졌고, 결국 가상현실(VR)을 활용한 결혼식까지 진행했다. 법적 효력은 없지만, 이 여성은 “AI와의 관계가 큰 위안이 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례가 생성형 AI의 특성과 맞닿아 있다고 본다. 이용자의 취향과 감정에 맞춰 반응하는 AI는 ‘이해받고 있다’는 감각을 강화하며 정서적 의존을 유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AI가 정서적 위안을 제공하는 긍정적 기능이 있는 동시에, 과도한 의존이 현실 인간 관계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기술 발전과 함께 인간의 감정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유치원 운동회서 다친 학부모, 법적 책임은?…잇따른 손배 소송에 ‘아동 놀이·학습 위축’ 우려

    유치원 운동회서 다친 학부모, 법적 책임은?…잇따른 손배 소송에 ‘아동 놀이·학습 위축’ 우려

    인천의 한 유치원은 2023년 6월 학부모 참여 수업을 실시했다. 팔씨름 대회도 열었는데, 여성 학부모 A씨는 남성 학부모와 대결하다 오른쪽 어깨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A씨는 유치원을 상대로 약 3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남녀의 근력 차이를 간과한 채 성별을 섞어 대결을 진행하는 등 부주의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었다. 그러나 법원은 지난달 “유치원이 A씨의 참여를 강요하지 않았고, 팔씨름 경기에 참여하는 것은 부상의 위험이 있음을 어느 정도 감수한 것으로 평가해야 한다”며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자녀의 운동회, 체험 활동 등에 참여한 학부모가 부상을 입는 경우 교육기관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유치원이나 학교 등 교육기관이 보호 의무를 갖는 건 교육을 받는 원생이나 학생으로 한정된다는 취지다. 최근 지나친 민원 제기나 손해배상 청구로 교육기관의 현장 프로그램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법적 판단을 바탕으로 책임 소재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지난 2021년에도 비슷한 판결이 나왔다. 학부모 B씨는 2016년 5월 대전의 한 유치원이 개최한 운동회에서 왼쪽 무릎을 다쳤다며 약 38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기각했다. B씨는 어깨동무한 학부모들이 동시에 뛰어오르면 진행자가 양탄자를 빼는 방식으로 전진하는 게임을 하다가 부상을 당했다. 재판부는 “원아 위탁계약에 의한 보호 의무란 아이들이 안전하게 교육받는 과정에서 예측 가능한 사고에 한정되며, 학부모들의 안전까지 보호해야 할 의무가 도출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유치원의 손을 들어줬다. 이보라 정오의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안전사고에 대해 학교 안전 공제급여를 받는 학생과 달리 학부모는 기관의 보호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관리상 명백한 하자가 발견되어야 배상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원이 일관된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만큼 교육 당국 차원에서 유사한 민원에 대한 대응 매뉴얼을 확립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성준 좋은교사운동 대표는 “학부모 소송, 민원 등을 교사가 책임지는 현실에선 외부 활동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며 “현재 명목상 존재하는 교육 당국의 대응 매뉴얼을 실질화하고 교사와 일선 기관을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주형 경인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안전사고와 관련해 교사의 처벌 등을 연계하는 국가공무원법 69조를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김태년 “일하는 의장 되겠다…이재명 정부 성공도 국회 입법 역량에 달려” [국회의장 후보 인터뷰]

    김태년 “일하는 의장 되겠다…이재명 정부 성공도 국회 입법 역량에 달려” [국회의장 후보 인터뷰]

    22대 후반기 국회의장 선거에 도전하는 김태년(5선·경기 성남수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의전보다는 일을 잘하는 ‘새로운 의장상’을 만들겠다”며 “국가적 과제나 민생 입법 현안을 의장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챙기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정부의 성공도 국회의 입법 역량에 달려 있다. 국회가 제대로 일하지 않으면 정부의 성공도 절반에 그칠 수밖에 없다”며 “새로운 시대의 의장은 정말 일하는 의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차기 원내대표로 유력한 한병도 전 원내대표에게도 지난달 발의한 ‘일 잘하는 국회법’을 가능한 빠르게 통과시켜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 법안은 국회 상임위원장이 정당한 사유 없이 회의를 열지 않거나 법안 심사를 지연할 경우 위원장 교체를 할 수 있도록 한 게 핵심이다. 2020년 원내대표 재임 당시 발의한 국회가 예측 가능하게 운영되도록 한 ‘일하는 국회법’에서 한 단계 나아간 것이다. 민주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등 핵심 보직을 두루 지낸 김 의원은 “언제나 말이 아닌 구체적인 결과로 입증해왔다”며 “결과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자부했다. 지난 5년 동안 민주당 내 최대 의원 공부 모임인 ‘경제는 민주당’을 이끈 김 의원은 의장 직속 ‘민생경제전략회의체’ 신설 구상도 밝혔다. 그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대전환의 시기에 정부, 기업, 국회가 각자 플레이를 해서는 글로벌 경쟁을 헤쳐 나가기 힘들다”면서 “국가 대항전의 시대인 만큼 각 주체의 협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에는 여야가 없다”며 “여야 의원이 함께 모여 경제 현안을 논의할 수 있는 기회도 자주 가지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야당과 함께 가기 위해선 “정성을 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늘 설득이 안 되면 내일 또 설득하고, 내일 안 되면 모레도 해야 하는 게 협치의 자세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다만 무작정 정쟁적 요인을 가지고 시간을 끈다면 국민의 시간, 국민 삶을 뺏는 것이기 때문에 과감하게 결단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후반기 원 구성과 관련해선 “21대 국회 때 코로나19 대유행 등 위기 극복을 위해 상임위를 전부 가져오는 결단을 했고, 개혁 입법을 가장 많이 처리했다”며 “야당도 ‘학습효과’가 있기 때문에 무한정 몽니를 부릴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후반기 의장의 첫 숙제가 될 수도 있는 ‘윤석열 정권 조작기소 특검법’과 관련해선 “민주당 지도부가 전국을 돌면서 후보들 의견과 지역 민심을 듣고 종합해서 처리 시점이나 절차를 판단할 것”이라며 “야당과도 협상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개혁 입법 추진 과정에서 본회의 직전 수정안을 제출한 것과 관련해선 “법안 논의는 앞단에서 충분히 하고, 뒤로 갈수록 예외적인 조정만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그것이 숙의 민주주의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상임위와 법제사법위 심사 과정에서 쟁점을 투명하게 드러내도록 하고 본회의 직전 수정이 불가피한 경우, 그 사유와 내용을 국민들께 분명히 설명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국회 내 ‘사회적 대화 기구’의 법제화·상설화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노동 문제만 해도 노동 유연성과 안정성 문제부터 정규직·비정규직, 대기업·중소기업 문제를 같이 다뤄야 하는데 이는 노사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더 높은 수준의 선진국이 되려면 지금 직면한 갈등 요소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사회적 대화를 제도화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담은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는 의회외교를 강화시키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제 의회외교는 국가전략의 일부”라며 “국회 외교처를 신설해 분절된 의원외교를 체계화하고 경제안보, 산업전략, 공급망 다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국익 중심 외교를 펼치겠다”고 했다. 개헌에 대해선 “후반기 국회가 시작되면 ‘의장 직속 개헌 논의 기구’를 구성해 즉시 개헌 로드맵을 가동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개헌이 선거와 떼어내야 정치적 유불리 계산을 줄일 수 있다”며 “개헌 투표 시기를 총선 1년 전으로 지정하겠다”고 덧붙였다.
  • 정청래 “특검법 처리 시점, 국민·당원·의원 총의 모아 선택할 것”

    정청래 “특검법 처리 시점, 국민·당원·의원 총의 모아 선택할 것”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조작 기소 특검법’의 처리 시점과 관련해 “국민과 당원, 국회의원들의 총의를 모아서 가장 좋은 선택을 하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날 경기 동두천큰시장 민생현장 방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어제 청와대 브리핑도 있었고 하기 때문에 당·청이 조율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조작 기소 특검법과 관련해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다”면서도 “다만 이에 대한 구체적 시기나 절차 등에 대해서는 여당인 민주당이 국민적 의견 수렴과 숙의 과정을 거쳐서 판단해달라”고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청와대의 공개 입장 발표에 따라 민주당이 특검 법안 처리 시점을 지방선거 이후로 미룰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정 대표는 이날도 특검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 때 정적 죽이기, 야당 탄압, 이재명 죽이기에 혈안이 되어 있었던 정치 검찰에 의해서 허위 조작으로 기소돼서 처벌하려 했다면 그것 자체가 범죄”라면서 “그 범죄에 가담했던 검찰 관계자들은 마땅히 법의 이름으로 처벌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어 “그 과정에서 조작 기소, 허위 조작으로 입증이 된다면 그 허위 조작으로 고통받았던 그 당시에 피의자, 피고인은 당연히 구제받아야 한다”면서 “이것은 국민 누구에게나 적용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정 대표는 “그런 관점에서 대장동 사건이나 위례 신도시 그리고 대북 송금 사건에서 또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이나 통계 조작 사건에서 명백하게 조작 기소로 드러났다고 판단한다”면서 “특검을 통해서 엄정한 수사를 통해서 진짜 범죄로 드러난다면 그 범죄에 가담했던 검찰들, 수사관들은 처벌받아야 하고 그 피해자들은 당연히 구제받아야 한다. 이것이 대한민국 헌법 정신의 구현이고 사법 정의의 정상화”라고 강변했다. 다만 그는 “이미 청와대에서는 입장을 밝힌 만큼 당에서는 의원총회를 통해서 그리고 또 당원들의 뜻도 물어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그것을 그때 판단해보도록 하고 당 대표로서는 지금까지 원칙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고 그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는 사실을 말씀드린다”고 전했다.
  • 몰래 사망보험 든 40대女, 아픈 남편은 영양결핍 상태로 숨져… 법원 판단은

    몰래 사망보험 든 40대女, 아픈 남편은 영양결핍 상태로 숨져… 법원 판단은

    유기치사 등 혐의 징역 3년 실형 선고 남편 명의 사망 보험에 가입한 뒤 건강이 악화한 남편을 방치해 영양결핍 상태로 사망하게 한 40대 여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5일 뉴스1에 따르면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1부(부장 나상훈)는 유기치사, 사전자기록등위작 등의 혐의로 기소된 A(48)씨에게 최근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27일 오전 9시 3분쯤 경기 김포시에 있는 자택에서 남편 B(47)씨를 방치해 기아에 가까운 영양결핍 상태로 사망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배우자로서 건강이 악화한 남편이 적절한 치료를 받고 생명과 신체의 위험을 피하도록 보호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었음에도 남편에게 충분한 영양을 공급하지 않고 방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A씨는 같은 달 3일 남편이 사망하면 2억원을 받을 수 있는 보험 가입을 계획한 뒤 보험 관계자를 만나 남편 명의 보험계약청약서와 부속서류를 위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수사 과정에서 ‘남편이 사망할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은 보험설계사에 남편 모르게 보험에 가입할 방법을 문의하고, 보험금 수령을 전제로 계약을 진행했다”며 “사망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한 상태에서 보험금을 수령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와 동거하면서 필요한 보호 조치를 취하지 않아 사망에 이르게 했다”면서 “다만 장기간 남편을 부양해 온 점과 과거 피해망상 증상을 앓았던 사정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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