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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임료 최대 1135억원…특허戰 승자는 변호사

    ‘삼성전자와 애플 간 특허전쟁에서 최후의 승자는 변호사들이다?’ 이번 특허 소송으로 소비자들의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소송을 맡은 양측 법무법인의 수임료가 최대 1억 달러(약 1135억원)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두 회사를 대리했던 법무법인들이 각각 500만∼1억 달러(약 56억∼1135억원)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특허 전문가와 법학 교수들의 말을 인용,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억 달러는 배심원들이 평결한 삼성의 배상액 10억 5000만 달러의 10분의1 수준이다. 이번 소송에서 애플 측 법무법인은 모리슨 앤드 포에스터와 윌머 커틀러 피커링 헤일 앤드 도르, 삼성 측 법무법인은 퀸 이매뉴얼 어쿼트 앤드 설리번이었다. 모두 지적재산권 소송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 모인 법무법인이지만 수임료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고 WSJ는 전했다. 하지만 미국의 유명 법무법인인 휘네갠의 특허법 전문가 도널드 더너는 “삼성과 애플이 최고의 변호사들을 고용한 만큼 그들의 능력에 합당한 수임료를 지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 서류에 따르면 애플을 담당한 모리슨 앤드 포에스터의 파트너 변호사들의 시간당 수임료 중간값은 582달러(약 66만원)다. 삼성 측 로펌인 퀸 이매뉴얼 어쿼트 앤드 설리번 파트너들의 시간당 평균 몸값은 이보다 더 높은 821달러(약 93만원)였다. 미국 법무법인 라탐 앤드 왓킨스의 특허 변호사인 론 슐만은 “애플이 법률 비용에 냉정한 편이어서 순순히 수표를 줄 것 같지 않고 삼성도 비슷할 것 같다.”면서도 삼성과 애플이 수임료로 2000만∼4000만 달러(약 227억~454억원) 정도는 쉽게 낼 것으로 예상했다.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은 “기업들이 소송과 판매 금지가 아니라 제품을 가지고 서로 전쟁을 했다면 소비자들이 이익을 얻었을 테지만 특허전쟁은 변호사들의 주머니만 불려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삼성이 참패한 이유에 대해 WSJ는 애플은 깔끔한 스토리라인을 내세워 자신을 ‘선인’으로 포장한 반면 삼성은 반대 심문에만 치중해 배심원단에 수세적이라는 인상을 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이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다는 애플의 주장은 정보기술(IT) 분야의 전문 지식이 없는 배심원들을 설득하기에 쉬운 주제였던 반면 애플이 무선통신 특허를 위반했다는 삼성의 주장은 배심원들에게 어려운 쟁점이었던 것도 삼성이 진 이유라고 지적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인사]

    ■국무총리실 ◇행정관 △국회 이병우△정무운영 이희은 ■한국교직원공제회 ◇승진 △공제사업부장 조인욱△보험사업〃 황수영△광주지역본부장 이강복◇전보 △경영지원부장 전영봉△사업운영〃 김성근△대전지역본부장 윤병윤 ■경희대 △대학원장 남순건△법학전문대학원장(법과대학장·국제법무대학원장 겸임) 박균성△공과대학장 직무대행(공과대학 부학장 겸임) 김성수 ■동의대 △한의과대학장 김영균◇연구소장△미국학 정연진△한국평생교육 김진화△한방당뇨비만 신순식 ■인제대 백병원 ◇의료원 △백중앙의료원장 박상근◇서울백병원△영상의학과부장 김호균◇부산백병원△감염관리실장 정순호◇상계백병원△원장 김홍주△부원장(진료부장 겸임) 조용균△기획실장 최원충△교육수련부장 한세환△응급실장 류석용△수술〃 연준흠△진료협력센터소장 김동원△감염관리실장 이혁표△진료부차장 백종삼◇일산백병원△부원장(진료부장 겸임) 이성순△기획실장 최원주△감염관리〃 조종래△응급〃 신동운◇해운대백병원△부산지역 의료원장 및 해운대백병원 의료원장 은충기 ■창원일보 △동부경남취재본부장 박춘국 ■하나대투증권 ◇전무 △경영관리총괄 강승원△리테일총괄 이용철 ■신한카드 ◇부사장 선임 △경영기획부문장 임종식 ■비씨카드 ◇부사장 <선임>△마케팅본부장 원효성<전보>△전략기획본부장 이강혁◇선임△프로세싱본부장 여재성◇전보△신사업본부장 이재용△고객지원실장 장홍식△IT기획〃 허진영△전략기획〃 김의찬 ■알리안츠생명 ◇지점장 △대전 강인△은행 장진권△공주 구본창
  • [삼성, 美 특허소송 패배] 美, 애플 ‘디자인 특허’만 인정… 배심장 1인에 의존 ‘편견’ 소지

    [삼성, 美 특허소송 패배] 美, 애플 ‘디자인 특허’만 인정… 배심장 1인에 의존 ‘편견’ 소지

    한국·유럽에서와 달리 애플이 24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일방적인 승리를 거둔 데 대해 미국 배심원들이 자국 업체에 지나치게 유리한 해석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애플에 가히 ‘완승’이라고 할 평결을 내린 것은 앞서 서울중앙지법이 삼성전자에 ‘판정승’을 안긴 것과는 정반대의 결정이다. 양국 소송의 최대 쟁점이었던 애플 제품의 독특한 외관에 대해 한국 법원은 특허권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미 배심원단은 애플의 주장을 인정했다. 이는 양측 법원이 ‘트레이드 드레스’라는 개념에 대해 엇갈리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트레이드 드레스란 다른 제품들과 구분되는 외형이나 느낌을 뜻한다. 제품이 전체적으로 독특한 이미지를 줄 경우 지적재산권으로 보호할 만한 가치를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독창성(Originality) 보호를 중시하는 미 특허법에서는 트레이드 드레스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상대적으로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선진 제품에 대한 어느 정도의 모방이 불가피했던 국내 산업계의 특수성을 감안해 이를 제한적으로 적용한다. 이런 경향은 이번 소송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또 다른 쟁점인 삼성의 필수표준 특허 문제에 대해서도 한국 법원과 미국 법원 배심원단은 엇갈린 판단을 내렸다. 이 역시 ‘프랜드’ 조항을 얼마나 광범위하게 적용할지에 대한 관점이 달라서였다. 프랜드는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인’을 줄인 말로, 일단 어떤 특허기술이 표준 기술로 자리 잡으면 특허권자는 이를 적정한 로열티를 받고 누구에게나 차별 없이 제공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국내 법원은 “프랜드 선언을 했다고 해서 금지 처분 자체를 포기하도록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애플 제품에 대한 판매금지 판결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미 배심원단은 애플이 삼성과 크로스 라이선스(특허 공유) 계약을 맺은 업체가 생산한 부품을 이용해 스마트 기기를 만든 만큼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특허 소진’ 논리를 받아들였다. 업계에서는 미 배심원들이 자국 기업의 유불리를 따져 평결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이 애플 본사가 위치한 ‘안방’인 데다, 재판이 열리는 법원도 실리콘밸리에 속한 새너제이에 있는 점 등을 들어 배심원들이 애플에 우호적인 성향을 가졌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이 각자 25시간씩 주어진 변론 시간 대부분을 애플의 주장을 반박하는 데 써버려 정작 자신의 논리를 주장하는 데 소홀했던 점도 패인으로 꼽힌다. 이에 앞서 미국 상무부는 가전업체 월풀의 주장을 받아들여 한국산 세탁기에 최고 82%의 관세를 부과하는 반덤핑 예비 판정을 내렸다. 신일본제철은 지난 6월 포스코를 상대로 ‘영업비밀 기술정보를 사용해 방향성 전기강판을 제조, 판매하는 행위 등을 금지해 달라.’는 소송을 냈다. 경기 침체를 이유로 각국이 사실상 보호무역주의로 돌아서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심영택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초빙교수는 “전자와 정보기술(IT), 자동차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가 특허 분쟁 등 경쟁국의 직간접적인 압박을 피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삼성, 美 특허소송 패배] “혁신 부각 결정” “소비자 선택 제한”… 엇갈린 美언론

    미국 주요 언론들은 삼성전자와 애플 간 특허 소송에서 애플의 손을 들어준 미 법원의 평결에 대해 “애플에 최상의 결과”, “혁신의 의미를 부각시킨 결정” 등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 평결이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약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했다. 로이터통신은 24일(현지시간) 평결 직후 샌타클래라대 법학과 브라이언 러브 교수의 말을 인용해 “애플로서는 최상의 결과가 나왔다.”면서 애플이 다른 안드로이드폰 제조사에도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25일 인터넷판에서 “애플의 승리가 경쟁업체들에 지나친 모방을 자제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정보기술(IT)업계 분석가들의 인터뷰를 실었다. 반면 소비자 선택권 제한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법원이 애플의 손만 들어준다면 다른 IT 업체를 겁주고, 결과적으로 기술이나 제품의 발전에 장애가 돼 소비자의 선택권을 줄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애플의 승리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쓰는 스마트폰 업계 전체에 공포감을 조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내년부터 판사되려면 법조경력 최소 3년 돼야

    2013년부터는 판사가 되기 위해 최소 3년 이상의 법조 경력을 쌓아야 한다. 또 단독판사는 5년, 전담법관은 15년 이상의 법조 경력자만 채용하게 된다. 대법원은 내년부터 시행하는 법조 일원화에 대비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새로운 법관 임용 방안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법조 일원화는 검사나 변호사, 법원 재판연구원(로클럭) 등 경력이 인정되는 법조인으로 활동한 사람 가운데서 법관을 임용하는 방안이다. 지금까지는 사법연수원 수료자 가운데 성적 우수자 위주로 선발했고, 필요할 경우 5년 이상 경력자 일부를 판사로 채용해 왔다. 새 법관 임용방안에 따르면 판사로 임용되기 위해서는 2017년까지는 3년, 2019년까지는 5년, 2021년까지는 7년 이상의 법조 경력을 쌓아야 하며 2022년부터는 10년 이상의 경력자만 판사 채용에 지원할 수 있게 된다. 세부 임용 방식도 단독판사와 배석판사, 전담법관 등으로 구분된다. 단독판사는 일반 법조경력자 중 5년 이상의 경력자를 대상으로 한다. 이들은 업무에 적응하기 위해 최소 기간을 배석판사로 근무한 뒤 단독판사로 배치된다. 법조경력 요건은 2020년 이후에는 7년, 2022년부터는 10년 이상으로 강화된다. 전담법관은 법조경력 15년 이상자를 대상으로 선발해 임기 중 특정 사무만을 전담하게 된다. 법원의 업무 수요를 감안해 민사 소액 분야부터 전담법관을 선발, 배치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대법원은 법조일원화 시행 이후 단기적으로 배석판사 자원이 부족할 수 있다고 판단, 2017년까지 한시적으로 법조경력 3∼4년차(군 법무관 경력 포함)를 대상으로 단기 법조경력자를 채용하기로 했다. 2015년부터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졸업한 뒤 로클럭이나 법률사무소에서 실무경험을 쌓은 자도 지원할 수 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짓밟히는 알바생 인권] (5·끝) 전문가들이 말하는 해법

    이달부터 충남 서산의 한 미용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특성화고 2학년생 김모(16)양은 화가 치밀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미용실 주인이 일을 배울 때라며 최저임금에 한참 못 미치는 시급 3000원만 주고 있어서다. 하지만 김양은 업주를 신고하지 못했다.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소개받은 업소인 데다 아르바이트생이 1명뿐이기 때문이다. 김양은 “신고하면 나인 줄 다 알 텐데 어떻게 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김양처럼 손해를 봐도 그냥 참아야 하는 것이 아르바이트생들의 현실이다. 아르바이트도 정당한 근로라는 인식이 부족한 데다 신고해도 해결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구인·구직전문업체 알바천국이 대학생 1442명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555명(38.5%)이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신고했다’고 밝힌 응답자는 5.9%에 그쳤다. 고용노동부의 ‘2011 청소년 아르바이트 실태’ 조사 결과도 비슷했다. ‘불이익을 당했다’고 답한 193명(전체의 23.3%) 중 44.9%가 ‘그냥 참고 일했다’, 39.3%가 ‘일을 그만뒀다’고 답했다. 한태호 청년유니온 노동상담팀장은 “노동청이 개선을 명령해도 사업주가 버티면 아르바이트생들은 소송을 통해 구제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결국 ‘참고 말자’는 식으로 유야무야 넘어가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대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엄격한 법 집행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물론 청년유니온 같은 노조나 청소년 시민단체 등이 위임을 받아 신고를 활성화하면 좋겠지만 이들 조직은 인력과 재정이 수요에 못 미친다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 ●알바생 비정규직 비율도 낮춰야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실장은 “현재 위반 업주들에 대한 처벌이 솜방망이 수준이라는 게 문제”라면서 “신고 활성화와 더불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수경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아르바이트생과 고용주 모두 근로계약서 작성을 의무화하고 최저임금 준수 등을 위한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아르바이트생도 똑같은 근로자라는 인식을 갖도록 적절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외는 어떨까. 독일 등 일부 유럽 국가는 미성년자가 부당 행위에 더욱 취약한 점을 감안해 개별법으로 청소년 노동을 보호하고 있다. 유럽연합의 단시간 근로자 보호법을 연구한 심재진 대구대 법학과 교수는 “아르바이트생의 정규직 비율이 높은 유럽과 달리 한국은 아르바이트생을 ‘일회용’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면서 “근로기준법 등 기본적 사항을 준수하게 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지나치게 높은 아르바이트생의 비정규직 비율을 낮춰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노동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2010년 한국의 시간당 실질최저임금(구매력평가지수 기준)은 4.49달러로 미국(6.49달러)이나 프랑스(8.88달러) 등에 비해 크게 낮았다. ●고용부 “대학생 근로 상시 점검” 정부는 충남 서산의 여대생 자살사건을 계기로 아르바이트생의 처우 개선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미성년 학생을 주로 고용하는 1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을 강화해 ‘연간 1시간 이상’으로 정해진 것을 다음 달부터는 사업주와 아르바이트생이 모두 참석하는 현장 집합교육으로 바꾸기로 했다. 사내 성희롱에 대한 과태료도 이전 최대 1000만원이던 것을 2000만원으로 조정했다. 성희롱 예방교육을 소홀히 한 사업주에 대한 과태료 역시 최대 3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높였다. 또 임금 체불 사업장은 명단공개를 시작했고 자금난 등으로 체불이 이뤄지는 영세 사업장에 대한 융자제도도 강화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그동안 13~18세 청소년들의 근로조건 보호를 위해 서면 계약서를 제대로 작성하는지를 주로 점검했다면 앞으로는 연령대를 높여 대학생들의 근로조건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라면서 “아르바이트가 몰리는 방학 때만 집중적으로 점검하는 방식에서 상시 점검체제로 전환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산 이천열·서울 김진아 배경헌·이범수기자 baenim@seoul.co.kr
  • [Weekend inside-변협 60년 영욕사] 공급과잉에 변호사 1인당 月 1.8건 수임… “먹고살기 빠듯”

    [Weekend inside-변협 60년 영욕사] 공급과잉에 변호사 1인당 月 1.8건 수임… “먹고살기 빠듯”

    서울 종로구의 한 상가건물 4층 한쪽 귀퉁이, 16㎡(5평) 남짓한 공간. 변호사 A씨의 법률사무소다. 간판도 없고 직원도 없다. 칸막이 한 개로 옆 도매상회와 분리돼 있을 뿐이다. 달동네 ‘복덕방’ 같다. 변호사 생활을 시작한 지 올해로 9년째. A씨는 한때 법조타운인 서초동에서 ‘잘나가는’ 변호사였다. 번듯한 사무소도 있었다. 민사소송을 전담하며 돈도 꽤 벌었다. 주위의 부러움도 샀다. 하지만 3여년 전부터 변호사 수가 급증하고 크고 작은 로펌에 밀리면서 수입이 뚝 떨어졌다. A씨는 직원을 줄이고 임대료와 관리비가 싼 변두리 지역을 전전했다. 판검사나 로펌 소속 연수원 동기들 사이에서 “A변호사 망했다더라.”는 소문이 돌았다. ‘다 끝났다.’는 생각과 수치심에 자살을 두 번 시도했다. A씨는 “두 번째로 손목을 그었다 병원에서 깨어나던 날 내 처지를 담담히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회고했다. 이후 그는 지금의 상가건물에 ‘무늬만’(?) 사무소를 열었다. A씨는 “요즘도 수임 건수가 적어 버티기가 힘들기는 마찬가지”라면서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자 했던 초심을 되찾았고 그 마음으로 일한다.”고 말했다. ●변호사는 늘고 수임 건수는 줄고 지난 20일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1952년 8월 협회 인가 당시 변호사 수가 200여명이던 변협은 2010년 등록 변호사만 1만명을 돌파했다. 외형은 커졌지만 속은 까많게 타들어 가고 있다. 로스쿨 도입, 국내외 로펌 등 대내외 상황 변화로 변호사업계에 일고 있는 지각 변동 때문이다.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변호사 사무실만 열면 떼돈(?)을 벌던 시절은 ‘옛말’이 된 지 오래다. 사법연수원 수료생이나 기존 개인 변호사들은 오늘도 A씨처럼 ‘살길’을 찾아 떠돌고 있다. 변협의 ‘역대 변호사 사무소 개업자 수 현황’에 따르면 1990년 1983명이던 변호사 수는 2000년 4228명, 2008년 8877명에 이어 지난 8월 기준 1만 1702명까지 늘었다. 10여년 사이 3배 가까이 폭증했다. 더구나 올해는 사법연수원생 1000여명에 로스쿨 출신 변호사시험 합격자 1450여명이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판검사 임용 수는 제한돼 있다. 대부분 구직 전쟁에 내몰리고 그중 대다수가 실직 상태에 처하게 된다. 경기도교육청이 최근 6급 계약직 법률 전문가 1명을 채용하는 데 로스쿨 졸업자 10명, 사법연수원 수료생 1명 등 11명이나 응시했다. 지난 3월 계약직 공무원 1명 채용 때도 21명의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가 응시했다. 정태원 변협 대변인은 “넘쳐나는 공급량에 비해 시장 수요는 증가하지 않았다.”면서 “수요량은 인구수, 사회·산업적 구조와 맞아떨어져야 하는데 사실상 변호사 수요가 증대할 만한 사회적 필요성이 대두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임 건수는 급감하고 있다. 서울지방변호사회에 따르면 2011년 변호사 1인당 월평균 수임 건수는 1.8건이다. 건당 최소 500만원을 웃돌던 수임료도 최근 평균 200만~300만원으로 떨어졌다. 서울 광진구에서 활동하는 이모 변호사는 “명예를 좇으려면 법원이나 검찰, 돈을 좇으려면 변호사를 하라는 말은 이미 과거가 됐다.”며 “보통 1년 이상 걸리는 민사 사건을 건당 200만원 받고 몇 건 수임했는데 먹고살기도 힘들다. 주변에는 개인 회생을 신청하는 변호사도 적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지방 변호사들의 사정은 더 눈물겹다. 월 5만원의 변협 회비조차 내지 못하는 이들도 많다고 한다. 정 대변인은 “지방 변호사들을 흔히 ‘영일만’ 친구라고 부른다.”면서 “영일만은 ‘지난달 0건, 이달 1건’을 의미하는데 소송 사건이 적어 한 달을 공치는 변호사도 부지기수”라고 전했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하는 B변호사는 “수입이 없어 월 얼마를 번다고 말하기도 창피하다.”면서 “직원이랑 자장면 시켜 먹는 것도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고 토로했다. ●국내외 로펌도 개인 변호사 생존 위협 국내외 로펌도 개인 변호사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로펌은 변호사 수에서도 압도적인 데다 보통 전문 분야가 나눠져 있어 해당 분야에 특화된 변호사가 소송을 전담한다. 그러나 개인 변호사는 특정 분야의 소송만 맡았다가 관련 수임이 들어오지 않으면 존립 기반이 무너지기 때문에 전문화가 어렵다. 법무법인 ‘더 펌’의 정철승 변호사는 “부동산, 금융, 의료 등 특정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부티크 펌’이 많아 로펌들 사이에서도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개인 변호사의 사정은 더 어려울 것”이라고 털어놨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법률 시장이 개방되면서 영국, 미국 등 해외 굴지 로펌들도 속속 상륙하고 있다.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13개의 외국법 사무소 중 3개 사무소가 법무부 설립 승인 및 변협 등록을 마쳤고 10개 사무소는 법무부 설립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 가운데 영국 로펌들은 ‘싹쓸이 수임’으로 유명하다. 프랑스나 독일의 경우 영국 로펌이 진출하면서 자국 로펌이 초토화되기도 했다. 개인 변호사들의 설 자리가 더 축소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변호사의 존립 근간이 흔들리면서 변협도 대외 메시지보다는 구성원의 생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변협은 출범 이후 1987년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 당시 고문 대책 공청회 개최, 1987년 6월 항쟁 때 호헌 반대 성명 발표와 거리 투쟁 등 군사독재 정권 아래에서는 양심적 목소리를 내며 인권 옹호의 최전선에 섰다. 하지만 최근 들어 변호사 일자리 창출 등 변협 소속 변호사들의 ‘밥그릇 챙기기’에만 함몰돼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신영무(69) 변협 회장도 창립 60주년 기념식에서 ▲국회의원 1명당 입법보좌관 1명 채용 ▲행정부의 법제과장 등 5급 이상 직책에 변호사 채용 등 일자리 마련을 촉구했다. 변협 소속의 한 변호사는 “변협이 공적이고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이익 추구에 앞장서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우려했다. 변협의 정 대변인은 “변호사의 사명을 잃은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상황이 급박하다.”면서 “변호사 사무실이 없어지고 있는데 사회 정의를 구현하라고 요구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변호사들도 “처음엔 다들 사회 부조리를 바꿔 보겠다는 뜨거운 마음으로 시작하지만 당장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사회 정의는 남 얘기처럼 들린다.”고 말했다. 하태훈 고려대 법학과 교수는 “변호사가 많이 배출돼 시장이 포화 상태”라면서 “법학 지식만 달달 외워서는 안 되고 힘들더라도 자기만의 특화 분야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인터넷 실명제 위헌 파장] 공익보다 ‘익명표현 자유·개인정보 보호’의 손을 들다

    [인터넷 실명제 위헌 파장] 공익보다 ‘익명표현 자유·개인정보 보호’의 손을 들다

    ”본인 확인을 거쳐야 하는 이용자들은 자신의 신원 노출에 따른 규제나 처벌 등을 염려해 표현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 본인확인제 시행 후 명예훼손 등 불법정보 게시가 의미있게 감소했다는 증거도 찾아볼 수 없고, 국내 인터넷 이용자들이 해외 사이트로 도피하는 등 당초 목적과 같은 공익을 실질적으로 달성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헌법재판소의 판단) 숱한 논란을 낳았던 ‘인터넷 실명제’(본인확인제)가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으로 도입 5년 만에 폐지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후속 대책 마련에 착수하는 등 인터넷 규제 정책 개선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무분별한 인신 공격성 악플로 유명 가수와 연예인이 자살까지 한 사례가 있는 만큼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 실명제 폐지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게 관건이 될 전망이다. 헌재의 인터넷 실명제 위헌 결정은 표현의 자유, 개인정보보호 및 프라이버시를 더 중요하게 판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종수 연세대 법학과 교수는 “이번 판결로 인터넷 실명제의 공익적 필요성보다 1차적으로는 익명 표현의 자유, 2차적으로는 개인정보보호가 더 중요성을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인터넷 실명제는 익명성을 악용한 불법 정보나 인신공격을 막아 건전한 인터넷 문화를 조성하자는 취지로 2007년 도입됐다. 헌재는 입법 취지는 정당하다고 봤지만 인터넷 실명제가 그 목적 달성에 필요한 범위를 넘는 과도한 제한을 하는 것으로 침해의 최소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민주주의의 근간인 표현의 자유를 합리적 이유 없이 제약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헌재는 “본인 확인을 거쳐야 하는 이용자들은 자신의 신원 노출에 따른 규제나 처벌 등을 염려해 표현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시했다. 최근 포털사이트 해킹 등 개인정보 집단 유출에 따른 개인 피해 위험성도 크게 봤다. 헌재는 “본인확인제에 따라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는 게시물이 삭제되지 않는 한 이용자 개인정보를 무기한으로 저장할 수 있다.”며 “개인정보가 유출되거나 부당하게 이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유튜브가 2009년 본인확인제에 반대해 국내 게시판 기능을 없앤 점은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새로운 의사소통 수단 등장도 고려했다. 헌재는 “본인확인제 적용을 받지 않는 모바일 게시판, SNS 등 새로운 의사소통 수단의 등장으로 본인확인제는 아주 제한된 범위에서만 실현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헌재의 이번 판결로 허위 정보를 통한 여론 오도, 연예인을 비롯한 유명 인사에 대한 인격 폄하 등의 악성 댓글이 범람하는 등 부작용도 만만찮을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2007년 가수 유니는 네티즌의 악플 때문에 자살했다. 이어 2008년 10월에는 배우 최진실씨도 악플 때문에 자살했다. 이 때문에 인터넷 실명제에서 나아가 인터넷 현명제(아이디가 아닌 실명으로 글을 올리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 상태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헌재는 인터넷 주소 등을 통해 가해자를 찾아낼 수 있고, 게시판 관리자가 정보를 삭제하거나 민·형사상 소송으로 피해자를 구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사후 규제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사전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번 헌재 결정으로 기존의 인터넷을 활용한 선거운동 제약도 많이 완화될 전망이다. 헌재는 선거운동 기간 인터넷 언론사 게시판에 특정 정당이나 후보에 대한 지지 또는 반대의 글을 올릴 경우, 실명확인 절차를 거치도록 한 공직선거법 조항에 대해 합헌이라는 결정을 2010년에 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헌재 관계자는 “이번 위헌 결정으로 2010년 결정의 효력이 바로 없어지진 않는다.”면서 “하지만 이번 판결에 합치하는 방향으로 해석해 앞으로는 그 효력을 감소시킬 것이고, 2010년 합헌 결정이 내려진 조항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법 개정을 하면 효력이 상실된다.”고 말했다. 김승훈·홍인기기자 hunnam@seoul.co.kr
  • 황운하 경찰청 기획관 박사논문 “검사, 영장청구권 부당”

    황운하 경찰청 기획관 박사논문 “검사, 영장청구권 부당”

    검경 수사권 갈등 과정에서 ‘경찰의 저격수’ 역할을 해온 황운하 경찰청 수사기획관이 24일 열리는 성균관대 후기 학위 수여식에서 ‘영장청구권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으로 법학 박사 학위를 받는다. 황 기획관은 검경 수사권 갈등 과정에서 독자적 수사권을 주장해온 경찰 내 대표적 강경론자다. 1999년 성동경찰서 형사과장으로 근무하면서 검찰에 파견된 직원들을 전격 복귀시키는가 하면, 2006년 대전서부서장으로 재직할 당시 구속 전 피의자를 검찰청사에 인도하라는 대전지검의 요구를 거부하는 등 검찰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황 기획관은 논문에서 “헌법이 영장의 발부권자를 법관으로 하는 다른 국가와 달리 영장의 청구권자를 검사로 한정해 영장주의의 본질을 흐린다.”고 지적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기고] 묻지마 범죄, 치안복지 인프라 구축해야/지영환 경찰청 대변인실 소통담당·법학박사

    [기고] 묻지마 범죄, 치안복지 인프라 구축해야/지영환 경찰청 대변인실 소통담당·법학박사

    충남 서산에서 발생한 아르바이트 학생 성폭력, 잇단 묻지마 범죄 등이 사회 불안을 고조시키고 있다. 지난 18일 경기 의정부역 칼부림 사건에 이어 20일 서울 광진구에서 전자발찌를 찬 성범죄자의 주부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21일에는 수원에서 성폭행 전과자가 또다시 성폭행을 시도하다 실패, 도주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수원의 범인은 전자발찌 부착이 청구됐으나 소급입법 시비에 따른 위헌심판제청으로 법원 결정이 보류돼 발찌를 차지 않은 상태였다. 경찰의 철저한 예방 치안이 급선무다. 그러나 우범자 정보 수집을 위한 현행 형사사법체제의 개선도 필요한 실정이다. 법적 근거가 미비한 것이다. 첫째, 우범자 정보 수집상 문제점이다. 경찰은 재범률이 70%에 이르는‘성범죄 우범자 관리 대상자’를 현행 법 체제에서는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싶어도 들키지 않게 관찰해야 하는 한계를 지녔다. 인권 침해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다. 둘째, 우범자에 대해 통신수사, 각종 사실 조회가 불가능하다. 셋째, 전자발찌 부착대상자·보호관찰 대상자와 달리 준수사항이 없어 재범 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활동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독일의 경우, ‘바덴-뷔르템베르크’의 경찰법은 범죄행위의 예방적인 척결을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앞으로 범죄행위를 범하리라는 실제적인 근거가 있는 인물’에 대해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영국은 경찰, 보호관찰소, 교도소 등 여러 기관들이 잠재적으로 위험한 범죄자들에 대한 정보를 서로 교환하고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MAPPA(Multi-Agency Public Protection Arrangement)라는 타기관과의 효율적인 협력 체제를 공식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특히 성폭력의 경우, 범행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화학적 거세·전자발찌로는 한계가 있다. 성범죄를 근원적으로 뿌리 뽑기 위해 예방·사후 관리방안은 쌍끌이 그물망처럼 촘촘해야 한다. 또 성범죄 및 살인 등으로 전자발찌를 부착한 1026명에 대한 관리·감독 전담 인원을 대폭 늘리고 예산 확보, 통합정보시스템 구축 등도 이뤄져야 한다. 전자발찌는 부착자 위치추적용 휴대 단말기 방전 땐 속수무책인 탓에 배터리 용량을 늘리는 등 기술적 개선도 필요하다. 경찰청은 ‘경찰관직무집행법’을 개정해 우범자 대면, 정보수집 항목 등을 추가하는 동시에 800명 규모의 성폭력·강력범죄 감시·감독팀을 신설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 성폭력 우범자 등을 주 2회에 걸쳐 대면 감시·감독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치안복지는 경찰 본연의 임무이지만 경찰만이 아닌 모두가 힘을 더해야 가능하다. 입법부·행정부·사법부의 지원 아래 치안 인프라 확충이 시급한 이유다. 최소한의 치안 투자를 경찰에 대한 배려나 활동에 필요한 소모성 경비로 보는 인식에서 벗어나 삶과 생명을 보장하는 치안복지정책으로 봐야 한다. 아울러 경찰·검찰·법무부가 우범자 정보를 교환·관리하는 등 긴밀하고도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갖춰야 참혹한 범죄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또 범죄자들이 출소한 뒤에도 야수와 같은 심리가 표출돼 재범을 저지르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집중 정신·심리치료 프로그램의 운영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 “내년 최저임금 시급 4860원… 5000원 햄버거세트 값도 안돼… 사회적 약자 살기 더 어려워져”

    “내년 최저임금 시급 4860원… 5000원 햄버거세트 값도 안돼… 사회적 약자 살기 더 어려워져”

    “국내 비정규직이 800만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임시직의 규모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 일본의 2배나 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조건이 아주 나쁘다는 것이죠. 그리고 성인 자살률이 세계 1위입니다. 갑자기 자살 바이러스가 돌아서는 아닐 테고 이런 조건이 밑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지요.” 진보 논객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빠르게 넓혀 온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21일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배려는 약화된 반면 사회 양극화는 한층 심화됐다며 현 정부를 강하게 성토했다. 조 교수는 서울 노원구 구민회관에서 열린 ‘조국(曺國) 교수에게 듣는 조국(祖國)의 미래를 말하다’ 초청 강연회에서 “파레토의 ‘20대80 법칙’처럼 우리나라는 20%의 소수가 80%의 부를 누리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강연에는 주민 800여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그는 현 정부 4년간의 잘못된 경제정책이 우리 사회의 양극화 심화뿐만 아니라 최저임금, 노동시장의 임금 격차, 대학생 실업 등의 문제를 가져왔다고 진단했다. 조 교수는 한국의 최저임금에 대해 “올해 최저임금인 시급 4580원, 인상분이 반영된 내년 최저임금 시급 4860원으로는 5000원인 햄버거 빅맥 세트 1개를 못 사 먹는다.”며 “대기업들이 매년 축적하는 유보금을 감안할 때 최저임금을 몇백원 올려 주는 게 전경련의 우려처럼 기업에 엄청난 부담을 안겨 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새누리당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박근혜 후보가 ‘최저임금이 5000원 아니냐.’고 했던 것과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낸 임태희 후보가 최저임금이 얼마인지도 몰랐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심화되는 양극화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부모의 양극화가 아이들에게로 전이되고 있다.”면서 “15세 아이의 한달 지출을 비교해 보면 강원도 양지마을의 은경이는 합계 8만원, 서울 대치동 수미는 199만 8000원을 쓴다. 두 아이의 출발선 자체가 완전히 다른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조 교수는 해결 방안으로 “우리 사회가 정치민주화는 이뤘으나 경제민주화는 ‘전혀’ 이루지 못했다.”면서 “압축적 경제성장 이후 노동과 복지의 압축적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좋은 일자리는 노동과 복지 분야에서 나온다며 무상교육을 실시해 출산율을 높이고 일자리를 창출한 칠레의 미첼레 바첼레트 전 대통령의 정책을 좋은 사례로 들어 설명했다.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 5조원대 ‘태클’ 당한 한국 기업

    5조원대 ‘태클’ 당한 한국 기업

    삼성 3조원, 포스코 1조 4000억원, 코오롱 1조원…. 삼성, LG, 현대차,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한 한국기업에 대한 외국기업들의 ‘태클’이 집중되고 있다. 특허소송이나 손해배상소송 등을 통해 발목을 잡는가 하면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나라에서는 세이프 가드(긴급 수입제한 조치)를 발동하기도 한다. ●삼성·애플 9개국서 50건 전쟁중 한국 간판기업에 대해 외국기업들이 요구하고 있는 배상 금액만 해도 눈에 띄는 것만 5조원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와 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 특허청 등에 따르면 우리 기업과 다국적 기업 간의 국제특허 소송 건수는 2009년 154건에서 2011년 278건으로 2년 만에 무려 80.5%가 늘었다. ●포스코·LG·현대… 피소 78% 특히 국내 기업의 피소 건수가 제소보다 훨씬 많았다. 2007년부터 지난 5월까지 전체 분쟁 건수 1070건 중 78%인 821건이 피소 건이다. 그만큼 우리 기업들이 국제사회에서 심한 견제를 받고 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애플과 9개국에서 50여건의 특허 침해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 중 11차례 승리했고 14차례 졌다. 진행 중인 소송도 25개나 된다. 배상 요구액만 3조원을 웃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천문학적인 재판 비용뿐 아니라 기업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는 것이 특허 소송”이라면서 “앞으로도 세계 1위 자리를 지키려면 많은 특허 소송을 겪어야 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LG전자도 오스람과 세계 5개국에서 발광다이오드(LED) 관련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다. 철강업계도 글로벌 기업들과 힘겨운 특허 전쟁을 치르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6월 신일본제철로부터 1조 4137억원 규모의 방향성 전기강판 관련 특허 소송을 제기당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최근 미국의 대형 화학기업 듀폰과 슈퍼섬유 ‘아라미드’를 둘러싼 소송을 벌이고 있다. 코오롱 관계자는 “후발업체의 시장 진입을 막기 위한 억지 특허 소송으로 30년간 2000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기술이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코오롱은 1조원이 넘는 배상 판결을 받았고 나머지 소송 비용 청구와 미국 내 판매 금지 등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심영택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초빙교수는 “스마트폰 하나에 적게는 6만개에서 많게는 24만개의 기술 특허가 들어가 있다. 전자, 정보기술(IT), 자동차로 먹고사는 한국이 특허 분쟁을 피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면서 “특허 분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부가가치가 높은 특허를 많이 만들어 적극적으로 싸우는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한준규·김동현기자 hihi@seoul.co.kr
  • “한국 형사법, 태국 인권향상의 롤모델로”

    “한국 형사법, 태국 인권향상의 롤모델로”

    현직 검사인 파차라끼띠야파 마히돌 태국 공주가 20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4회 아시아범죄학 대회’ 참석차 방한했다. 마히돌 공주는 태국 탐마삿대학 법학과를 졸업하고 미 코넬대 로스쿨에서 법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태국에서 검사로 일하고 있다. 이번이 두 번째 방한이라는 마히돌 공주는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공주라는 신분은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배경이었다.”면서 “성장하면서 의미 있는 직업을 갖고 싶었고, 사회에 유익한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해 검사직을 택했다.”고 말했다. 마히돌 공주는 한국 형사법을 인권 향상의 롤모델로 삼고 있으며, 한국 사법기관과의 교류를 확대하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이제는 네트워크를 활용한 상호 교류와 정보 공유가 쉬워졌다. 한국의 진실 규명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과 정확한 자료 및 연구가 인상적이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범죄 예방 및 징벌, 궁극적으로는 범죄를 없애는 데 중점을 두고 안정적인 사회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2012학년도 대입 수시 가이드] 국민대학교

    국민대학교는 2013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전체 모집인원(3367명)의 51.5%인 1735명을 선발한다. 수시모집은 1·2차로 나눠서 진행되며, 차수에 관계없이 모든 전형에 중복 지원이 가능하다. 특히 9월 4일부터 8일까지 1·2차 모집 원서접수를 동시에 실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수시1차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전형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입학사정관전형과 특별전형으로 구분된다. 입학사정관전형에서는 347명의 학생을 선발하며, ‘국민프런티어 특별전형’을 비롯해 총 5개 전형으로 구성돼 있다. ‘국민프런티어 특별전형’은 지난해보다 45명 늘어난 135명을 모집하며, 모집단위도 경영학부·경영정보학부·법학부·신소재공학부·기계시스템공학부·자동차공학과·건설시스템공학부·전자공학부·컴퓨터공학부 등으로 확대했다. 1단계에서 서류평가 100%로 인문계는 4배수, 자연계는 3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1단계 성적 40%, 면접 60%로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수시2차는 총 917명의 신입생을 선발하며, ‘교과성적우수자 특별전형’ 및 ‘논술우수자전형’으로 진행된다. 학생부의 경우 수시 1·2차 모집전형 모두 인문계는 국어·영어·수학·사회, 자연계는 국어·영어·수학·과학을 반영한다.
  • [공직열전 2012] (30)국방부 (하)국·과장급 주요 간부

    [공직열전 2012] (30)국방부 (하)국·과장급 주요 간부

    국방부의 국장 및 과장급 간부들은 ‘얼리버드’다. 평균 출근 시간이 7시 전후로 다른 행정기관보다 1시간여 빠르다. 외부 출신 국방부 인사들은 군 전담 부서답게 상하관계의 엄격한 규율과 더불어 이른 아침부터 업무에 전념하는 모습을 조직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는다. 특히 71명의 과장급 간부들은 군비통제, 예산, 군수, 남북관계 등 폭넓은 이슈에 정통하다고 자부한다. 특히 여성 과장도 지난 2005년 이래 8명에 달해 첫 여성 국장의 탄생도 기대해 봄직하다. 국제정책관은 국방정책실장을 보좌하는 대외 군사정책 분야 요직이다. 최홍기 국제정책관은 외교통상부 출신으로 군축 등 비확산 문제 전문가로 꼽힌다. 주한미군 방위비 부담문제 등 민감한 한·미 간의 군사 외교 이슈를 치밀하고 꼼꼼하게 처리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장병의 정신교육과 훈련계획을 총괄하는 정대현 국방교육정책관은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원리원칙주의자다. 기획재정부 출신인 안일환 계획예산관은 정통 경제관료답게 예산 분야의 빈틈없는 일처리로 정평이 나 있다. 평소 여행을 통해 견문을 넓히는 것을 좋아한다. 정보통신학 박사인 유철희 정보화기획관은 예비역 육군 준장으로 각 군의 전장관리와 상호운용성 구축 등 군의 정보화 사업을 담당한다. 290만 예비군의 조직 편성과 물자 동원 운용계획을 책임지는 이범수(육군 소장) 동원기획관은 군 출신 국장급 중 드문 학군장교(ROTC) 출신이다. 술·담배·유흥과는 거리가 멀고 황소같이 우직한 성격이다. 이남우 보건복지관은 주무 국장 중 가장 젊다. 군인과 군무원의 보수 및 연금계획을 수립하고 군 의료 수급과 예비역에 대한 지원을 총괄한다. 행시출신 국방부 공무원 중 촉망받는 핵심 주자로 꼽힌다. 이상욱(육군 소장) 군수관리관은 군내 장비 탄약 보급과 군수품 관리, 대외군수협력의 책임자다. 업무 추진력과 부드러움을 갖춘 ‘덕장’으로 아랫사람에게 자질구레한 일을 시키지 않아 인기가 많다. 기술 관료 출신인 오기영 군사시설기획관은 주관이 뚜렷하고 성실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경조(해군 소장) 국방운영개혁추진관은 2007년 해군본부 근무 시절 소말리아 해적 소탕을 위한 청해부대 파견을 처음 건의한 ‘아이디어 맨’으로 꼽힌다. 전문성으로 승부하는 장성들도 국방부의 소중한 자산으로 통한다. 신경철(육군 준장) 군구조개혁추진관은 유영조(육군 소장) 전력정책관과 함께 육군 장성의 주축인 육사 36기 동기다. 특히 신 준장은 국방개혁 분야에 있어 최고 전문가로 국방부 내에서 전역시키기 아까운 인물로 꼽한다. 정치학 박사인 이상철(육군 준장) 군비통제차장은 군에서 20년간 북한 문제를 다뤄온 남북관계의 산 증인으로 통한다. 소령 때부터 남북 군사회담에 참여하는 등 군에서 북한을 가장 잘 안다. 한미연합사에서 근무한 신경수(육군 준장) 국제정책차장은 소문난 미국통이다. 국제군비통제와 국군포로 문제의 실무자인 백경희 군비통제과장은 고교 졸업 이후 바로 국방부에 입성해 34년째 근무했다. 여성으로는 두 번째로 과장이 된 타고난 노력가형이다. 영국에서 법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문상균(육군 대령) 북한정책과장은 야전 때부터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부하에 대한 배려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Weekend inside] 박사 4명중 1명 백수시대… 20년 넘게 공부만 한 고학력 실업자의 비애

    [Weekend inside] 박사 4명중 1명 백수시대… 20년 넘게 공부만 한 고학력 실업자의 비애

    박사(博士)는 원래 관직이었다. 삼국시대 고구려에는 태학박사가 있었고 백제와 신라에도 역시 박사라는 관직이 있었다. 시대에 따라 차이는 있었지만 존경받는 사표로서 ‘교육’을 담당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오늘날 박사는 정규 교육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마지막 자격이자 ‘학문의 정점’을 의미한다. 걸맞은 영예와 대우가 주어진 시절도 있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박사학위는 선망하는 직업인 대학교수의 필요충분조건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박사학위가 아무것도 보장하지 않는다. 초·중·고교 12년과 대학 및 석·박사 과정 최소 9년 등 21년 이상을 투자하지만 영예는 소수에게만 허락될 뿐이다. ‘고학력 실업자’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를 단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사람은 1만 1645명. 이 중 취업자는 75.1%에 불과하다. 그나마 시간강사 등 비정규직을 포함한 수치다. 박사 4명 중 1명은 놀고 있다는 얘기다. ●“확실한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귀국 포기” 미국 워싱턴과 버지니아, 메릴랜드 일대에는 한국인 박사들이 넘친다. 국립보건원(NIH)을 중심으로 수많은 연구소와 기업, 대학들의 근거지인 이곳에 있는 한인 박사만 줄잡아 500명이 넘는다. 이들의 신분은 대부분 박사후연구원(포닥·post doctor)이다. 특히 최근 몇 년 새 포닥 재수생이 급증하고 있다. 포닥을 거쳐 한국에서 취업을 했다가 다시 포닥을 택한 사람들이다. 의대 연구실에서 일하는 김모(36)씨는 “미국에서 학위를 취득하고 4년 정도 포닥으로 있다가 한국 지방대에 강사로 갔지만 시간당 몇만원씩 받고 일하는 것이 비참해 다시 돌아왔다.”면서 “2000년대 초반만 해도 5년 정도 포닥을 하면 대부분 한국으로 갔는데 최근에는 8~10년차도 있다.”고 전했다. 미국 내에만 수천명에 이르는 포닥들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미 동부의 한 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정모(34·여)씨는 “기업의 연구원이나 정부출연연구소 비정규직이라도 갔으면 좋겠다.”면서 “하지만 확실한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기다리는 것이 낫다고들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예 귀국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다. 김모(43)씨는 “대부분이 한국 복귀를 꿈꾸지만 미국 생활이 길어지면 자녀 교육 등의 문제로 그마저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국내 박사들의 고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서울 유명 사립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모(39)씨는 대덕단지의 정부출연연구기관을 택했다. 대전 지역에서 교수가 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3년이 넘도록 교수 자리도, 연구소 정규직 자리도 얻지 못하고 있다. 이씨는 “박사학위로 얻은 것은 언제 계약이 해지될지 모르는 비정규직 신분”이라고 푸념했다. 이씨의 과 동기 중 박사학위를 취득한 사람은 7명이지만 교수는 단 한 명뿐이고 대부분 기업체에서 일하고 있다. ●인문계·여성일수록 문제 심각 박사들의 위기는 ‘과잉’의 문제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의 고등교육통계에 따르면 2000년 6141명이던 박사과정 졸업자는 지난해 1만 1645명으로 거의 두 배에 이르고 있다. 특히 학사와 석사과정 입학생 숫자가 지난 10년간 큰 변화가 없는 반면 박사과정 입학생은 연평균 6%씩 늘고 있다. 대학교수와 연구소 정규직, 기업체 연구직 등 박사학위 소지자가 원하는 자리가 박사학위 소지자만큼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 본격화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진미석 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1990년대 말만 해도 박사 취업의 가장 큰 문제는 인맥·학연 등 불공정한 채용 관행, 여성 배척 등이었다.”면서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박사급 채용 기회 자체가 줄어든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사 취업난은 이공계보다 인문사회계열이, 남성보다 여성이 더 심각하다. 지난해 공학계열의 박사학위 취득자 2935명 중 2308명(78,6%)이 취업했고, 의약계열은 2091명 중 1690명(80.8%)이 취업에 성공했다. 반면 인문계열은 1064명 중 412명(38.7%)만 취업하는 데 그쳤다. 특히 국문학 박사는 221명 중 64명, 중문학 박사는 44명 중에 14명, 영문학 박사는 96명 중에 25명만 취업하는 등 어문계열의 취업난이 두드러졌다. 사회계열은 2120명 중 1465명(69.1%)으로 비교적 높았지만, 상경이나 법학 등 계열 특성상 졸업생 중 직장을 다니는 사회인이 많아 실제 취업률은 이보다 낮을 것으로 보인다. 예체능 계열의 경우 632명 중 296명만이 취업했지만, 전공 특성상 프리랜서가 많아 뚜렷한 의미가 없다는 것이 KEDI의 분석이다. 한국연구재단 관계자는 “이공계 졸업생이 대학과 연구소, 기업 등 순차적으로 눈높이를 낮출 수 있는 선택의 폭이 있는 데 비해 인문계열은 교수 아니면 회사원뿐”이라면서 “인문계는 해외 진출도 힘들다.”고 밝혔다. ●박사 취업난은 구조적 실업 전문가들은 최근 박사들의 취업난을 구조적 실업으로 진단한다. 진 선임연구위원은 “10년 전만 해도 고급 인력은 일자리의 절대적 숫자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정보 부족, 선호도 및 눈높이 등에서 기인한 마찰적 실업이었다.”면서 “그러나 현재는 아무리 눈높이를 낮추고 구인·구직 정보 소통이 활발해도 배출되는 인재를 수용할 수 있는 일자리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박사가 만능이라는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는 한편 기업이 원하는 맞춤형 인재를 선택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맞춤형 인재정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는 한국콜마를 꼽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기업 규모가 작은 한국콜마는 1994년부터 대졸 연구원들에게 업무와 관련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현재까지 30여명이 학위를 받았다. 연구기관·대학·대기업 등으로 한정된 진로 선택에서 벗어나 지식 기반의 소규모 창업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진 선임연구위원은 “연구·개발(R&D)만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를 창업하거나 지식서비스를 제공하는 소규모 연구소를 만드는 일을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해 주고 인재들도 진취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사 학위 자체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수단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석·박사 전문 리크루팅 사이트 ‘하이브레인넷’을 창립한 우용태 창원대 교수는 “젊은 인재들을 해외에 파견해 핵심기술이나 학문을 익힐 수 있도록 하는 등 우수한 박사급 인력에 대해서는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도 박사 숫자를 조정하기 위해 대책을 내놓고 있다. 교과부는 대학이 박사과정 정원을 1명 줄이면 석사과정 정원을 2명 늘려주는 내용을 골자로 한 ‘대학설립·운영규정’ 일부 개정안을 최근 입법예고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박사과정 입학생의 3분의1을 상위 10여개 대학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머지 대학들에 석사정원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박사 학위 남발을 막는 효과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건형·신진호기자 kitsch@seoul.co.kr
  • [열린세상] 정치권, 포퓰리즘적 경제정치화 중단해야/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정치권, 포퓰리즘적 경제정치화 중단해야/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연말 대선을 앞두고 국회의 입법 포퓰리즘이 도를 넘고 있다. 여야 가릴 것 없이 대한민국의 미래는 아랑곳하지 않고 당장 지지율을 올리고자 경제민주화라는 미명으로 대기업 때리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민주통합당은 지난달 경제민주화와 관련하여 법안 6개를 당론 발의로 제출했고, 새누리당도 이에 뒤질세라 경제민주화 1, 2, 3호 법안을 제출하더니 앞으로 4, 5호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강도를 높이고 있다. 국회의원이 법률안을 발의하는 것은 당연하고 그들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다. 그럼에도 그들의 입법활동에 문제를 제기하는 까닭은 최근 경제민주화 관련법안이라고 내놓은 것들이 대한민국의 경제를 생각하기보다는 인기에 편승하려는 한탕주의적 행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우리나라 경제의 근본을 흔들 수도 있다. 경제민주화가 무엇인지 학술적으로 정의되거나 논의된 적이 없어서 그 의미를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법안을 추진하는 사람들의 주장을 분석해 보면 대체로 ‘경제주체 간 민주적인 관계를 회복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렇다면 ‘민주적 관계’란 또 무엇인가? 형평과 상생이라는 미명하에 손발을 묶어 경쟁을 포기시키는 것이 민주적 관계 회복은 아닐 것이다. 또한, 우리가 통상 ‘민주적’이라는 표현을 쓸 때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민주적인 관계를 의미하기보다는 공권력을 발동하는 정부와 이들의 규제를 받는 기업의 관계가 민주적이어야 한다고 이해하는 것이 더욱 적절하다. 그럼에도, 지금 발의되고 있는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은 청산되어야 할 ‘관치 경제’를 오히려 더욱 강화하려 하고 있다. 정치권이 최근 출자총액제 부활과 순환출자 금지 등을 다루는 경제민주화 문제를 집중적으로 꺼내는 까닭은 대기업을 때리면 정치 불신이 해소될 것이라는 착각과 경제주체들과의 관계도 국가가 개입해야만 된다는 오만에서 비롯된 것이다. 특히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 주도로 발의된 이른바 경제민주화 3호 법안은 순환출자 규제를 핵심내용으로 담고 있다. 이 법안은 신규 순환출자는 물론, 기존 순환출자의 의결권까지 제한하고 있어 대기업들의 국제경쟁력을 단숨에 약화시킬 수 있다. 우리나라 기업집단들이 국제경쟁력에서 비교적 우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신속하고 공격적인 투자가 적기에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격적 투자가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순환출자의 덕이었다. 순환출자를 엄격히 금지하면 필요한 투자를 막아 일자리 창출이 어려워질 것은 분명하다. 또한, 현 구조를 당장에 해소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 비용이 들뿐만 아니라 헌법에 명시된 소급입법 금지 원칙에도 반한다. 정치권이나 정부가 기업 지배구조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외국에도 순환출자와 유사한 기업 형태가 존재하지만, 법으로 규제하는 나라는 없다. 경제민주화 관련법안들은 입법론적 측면에서도 문제가 많다. 예를 들어, 새누리당 경제민주화 1호 법안인 재벌의 횡령·배임죄에 대해 집행유예 선고를 금지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권력분립의 원칙에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헌법상 평등권을 침해할 소지가 크다. 이처럼 기본적인 입법원칙에도 맞지 않는 법안들이 무분별하게 양산되고 있는데도 누구도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당론이 아니다.”라고만 하고 있고, 유력 대선 주자인 박근혜 의원도 “기존 순환출자 제한은 안 된다.”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지금이라도 무분별한 법안들의 난무를 저지해야 한다. 정치권 역시 대한민국의 미래와 경제를 위해서 ‘경제 정치화’를 버리고 입법 포퓰리즘을 당장에 중단해야 한다. 무엇보다 국회의원 개개인이 입법기관으로서의 소명의식을 가지고 포퓰리즘이 아닌, 책임 있는 입법활동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 “성경과 불경의 소통을 준비했어요”

    “성경과 불경의 소통을 준비했어요”

    다음 달 2일 서울 관악구 캠브리지하우스 2층에선 독특한 종교 단체가 개원식을 갖고 출범한다. 종교 지도자가 아닌 평신도들끼리 종교에 대해 함께 공부하고 기도하며 선한 일을 해 보자는 ‘유유녹명종교나눔터’. 종교 간 대화와 소통을 기치로 내건 이 단체를 기획하고 출범케 한 이는 지난 5월 큰 반향을 일으킨 ‘선방에서 만난 하나님’의 저자 성소은(43)씨. 순복음교회의 독실한 신도에서 성공회 신자로 옮겨 살다가 머리를 깎고 출가해 비구니로 수행 중 환속해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킨 범상치 않은 종교인이다. “종교 지도자들이 이런저런 모임과 교유를 통해 종교 간 화합과 소통에 나서고 있지만 한계가 있는 것 같아요. 대화와 소통이 일반인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런 단절된 구조가 갈등과 마찰의 큰 요인이 되고 있지요.” 종교가 ‘나’라는 존재의 근원적인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장치로 바로 설 때 나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는 성소은씨. 그래서 나부터 바로 알고 다스릴 때 남과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고 말한다. “사슴은 먹이를 발견하면 울음을 울어 다른 무리들을 불러 모은다고 해요. 나만 배불리 먹으려는 욕심이 아니라 함께 나누기 위한 공유의 울음인 셈이지요.” 유유녹명종교나눔터는 나눔과 공유의 울음 소리인 녹명(鳴)을 으뜸 가치로 삼는다. 필명이기도 한 그 ‘녹명’은 결코 범상치 않은 종교 여정 끝에 건져내고 결집한 삶의 모토다. 불교 신자였던 어머니가 공을 들여 세상에 태어난 성씨의 본명 소은은 스님이 지어 준 이름이란다. 개종한 어머니의 영향으로 순복음교회에 적을 두고 오랜 세월 다녔다. 하지만 심해져만 가는 영적 갈증과 존재에 대한 의문을 견딜 수 없어 성공회로 옮겨 봤지만 여전히 근원적인 답을 찾지 못했다. 방황하던 중 서점에서 불교 수행과 관련된 책을 읽고 번개처럼 머리를 치는 한 줄기 빛을 보고는 출가했다. 운문사 승가대에서 치문반 두 철을 났지만 여전히 한계를 느꼈다고 한다. “출가한 뒤 영적 갈등은 해소됐지만 승가의 조직과 나를 가두는 승복이 너무 불편했어요. 그 승복이 나와 남을 가르는 또 다른 장벽이란 생각이 들었지요.” 선방에서 수행에 들고는 교회 다닐 때 느끼지 못했던 성경 말씀이 새록새록 가슴에 와 닿아 눈물을 흘렸다는 성씨. 자신의 오랜 종교 여정을 되돌아보면 지금 기독교 신자며 불교 신도들이 그저 성경과 불경에 얽매여 나와 남을 경계 짓고 갇혀 사는 게 너무 안타깝단다. 영국성공회 릿쿄대학에서 법학을, 도쿄대학 대학원에서 법학을 전공한 재원. 한·일 양국 정부와 국제기구에서 일할 때 줄곧 인권과 세계평화를 입에 달고 살았지만 왠지 공허하게만 느껴졌고 그 공염불은 험한 종교 여정의 시초였다고 한다. “떠나지도 않은 채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사람과 떠났다가 제자리로 돌아온 사람은 많은 차이가 있지 않을까요. 그 종교 여정에서 깨닫고 얻었던 진리와 기쁨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는 데 여생을 바치고 싶습니다.” 바로 그 나눔의 녹명이다. 혼자 공부하고 기도하면 자칫 잘못된 길로 빠질 수 있다는 성씨. 그래서 ‘유유녹명종교나눔터’는 종교를 가진 보통 사람과 종교가 없는 이들이 함께 모여 공부하는 아카데미와 주부·직장인을 위한 참선방, 그리고 자원봉사를 병행한다고 한다. 당장 다음 달 12일부터 오강남 캐나다 리자이나대학교 명예교수의 ‘세계 종교 둘러보기’ 특강을 시작하며 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인 도법 스님이 ‘지금 당장, 참사람으로 사시게’라는 주제의 강의를 이어 간다. “사람은 누구나 어마어마한 가능성을 갖고 있지요. 문제는 그 ‘내 안의 힘’을 모른 채 산다는 것입니다. 그 힘을 자각하게 만드는 게 바로 종교가 할 일이 아닐까요. 많은 이들이 사슴처럼 나누며 자유롭게 소요했으면 합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민주 대선주자 ‘도 넘은 공약’… “실현 가능성 없는 인기영합”

    민주 대선주자 ‘도 넘은 공약’… “실현 가능성 없는 인기영합”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들의 공약이 너무 나갔다는 평을 듣고 있다. 실현 가능성에 대한 고려 없이 ‘일단 질러놓고 보자’ 식의 무리한 공약들을 쏟아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역 표심을 얻기 위한 자구책이라지만 인기영합주의라는 비판이 전문가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지지율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김두관 후보는 호남 표심을 겨냥해 “광주로 기아자동차(현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 이전을 추진해 자동차기업도시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삼성 등 광전자 분야 대기업의 광주 이전도 유도하겠다고 발표했다. 배준호 한신대 경제학과 교수는 13일 “공장 이전이 아닌 본사 이전은 기업이 판단할 문제로 대통령이 결정한다는 건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면서 “이전 유도를 위해 국가 예산을 인센티브로 지원한다면 반발이 극심할 것”이라고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김 후보는 또 대통령이 되면 청와대는 대통령 박물관 등으로 쓰고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근무하겠다고 했으나 ‘정치적 이벤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국 3477개 읍·면·동 사무소를 ‘문화의 집’으로 전환하는 계획은 예산 부족 등으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받았다. 손학규 후보는 최소 11시간 연속 휴식시간제도를 도입하고 직장인들의 여름휴가를 2주일간 확대하는 방안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안강현 연세대 법학과 교수는 “사기업의 휴가를 법으로 명문화하는 건 사적 자치 침해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김판중 한국경영자총연합회 고용정책팀장은 “근로계약은 사적 계약이 원칙이며 국가가 강제할 게 아니라 노사 사정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라고 반대했다. 손 후보와 문재인 후보는 가정 폭력 가해자의 현장체포우선제 도입을 공약으로 밝혔으나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강제적 체포를 당하면 배우자에게 앙심을 품어 보복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정치인들이 범죄 예방효과에 대‘한 자료 분석 없이 정치적 수사로 여성 표를 공략하겠다는 대표적 ‘아니면 말고’ 식 공약”이라고 비판했다. 정세균 후보는 불임·난임 부부 검사 및 치료비를 전액 지원하고 고령 산모 대상으로 필수 검사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주장했다. 박준영 후보는 목욕탕이 없는 전국 읍·면·동에 목욕탕을 설치하는 공약 등을 내놨다. 안 교수는 “정 후보의 경우 예산 지원에 있어서 다른 질병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면서 “모든 정책 공약은 예산을 포함해 사회적 타당성과 합리성 여부를 검증하는 게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 후보가 성희롱 산업재해 인정, 모든 사회 부문에서 여성 30% 할당 등을 여성 공약으로 발표한 데 대해 배 교수는 “취지는 좋으나 기업이 여성 인력 고용을 꺼려 하거나 인력배치에 불이익을 주는 등 여성 일자리가 위축되는 부작용이 나올 수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강주리·송수연기자 jurik@seoul.co.kr
  • [커버스토리] 애니깽 후손들이 말하는 한국 방문 이유는…

    [커버스토리] 애니깽 후손들이 말하는 한국 방문 이유는…

    ‘애니깽’의 후손들에게 한국은 어떤 나라일까? K팝(K-POP)을 좋아하는 10대 소년부터 대학원 진학을 꿈꾸는 청년, 선조의 뿌리를 찾아온 아이 아빠까지 이들이 한국을 찾은 이유와 소감, 한국에 대한 인식 등을 들어봤다. 서울신문과 재외동포재단은 이번 모국체험 연수에 참가한 33명에 대한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병행해 이들의 한국관을 살펴봤다. 헤나로 미겔 만사닐랴 김(23)은 예비 요리사다. 한국인의 피가 섞인 만큼 이곳의 음식을 알고, 배우고 싶어 참가 신청서를 냈다. 지난 7일 기자와 처음 만난 자리에서도 김은 음식에 대한 질문부터 했다. 점심으로 먹은 음식이 맛있어서 이름을 알고 싶은데, 재료를 알려 줄 테니 무슨 음식인지 가르쳐 달라는 것. 그는 “생선이 들어가 있었고, 두부가 작게 들어가 있는 일종의 해물수프”라며 눈을 동그랗게 뜨며 대답을 기다렸다. ‘동태찌개’이라는 재단 관계자의 말을 듣고는 잊지 않으려는 듯 여러 번 되뇌었다. “동태찌개엔 고추장이 들어간다.”고 하자 몇 년 전 멕시코에서 고추장 맛을 봤는데 생각보다 입에 맞지 않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대신 그는 “매운 음식이 많은 멕시코와 한국 요리는 공통점이 많다고 생각했다.”면서 “두 나라 사람들이 모두 좋아할 만한 음식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문화 스포츠 강국인 한국의 위상을 높이 평가했다. 최근 3년간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등 한국 아이돌 가수부터 한국 드라마까지 멕시코에 부는 한류 열풍이 대단하다고 소개했다. 특히 한류열풍에 흠뻑 빠진 참가자들이 많았다. 마누엘 알레한드로 마르티네스 빌랴누에바(19)는 10대답게 소녀시대의 열렬한 팬이다. 최근에는 ‘초콜릿 러브’라는 노래에 푹 빠졌다. 다른 K팝들도 줄줄 꿰고 있다. 티아라를 비롯해 씨스타, 원더걸스, 포미닛 등 걸그룹의 이름도 죄다 외우고 있었다. 아나로사 멘도사 아코스타(17·여)도 한류 얘기가 나오자 거들었다. 그는 “친구들 사이에서 한류가 굉장히 유명하다.”면서 ”그룹 ‘슈퍼주니어’를 좋아하고 드라마 ‘천국의 계단’, ‘유리구두’를 인상 깊게 봤다.”고 말했다. 가장 어린 참가자인 길레르모 안토니오 리 마르티네스(15) 역시 한류 마니아다. 한국에 간다고 하니 친구들이 가장 부러워했다는 그는 “아는 여자아이가 한국에 간다고 하니 한국 남자 한 명만 데리고 오라고 했다.”며 쑥스러운 듯 웃었다. 그는 “노래를 따라 부르거나 춤을 똑같이 흉내낼 수 있는 친구들이 많다.”며 K팝을 통해 올라간 한국의 위상도 전했다. 이들에게 한국이란 어떤 이미지로 다가올까? 멕시코에서 나고 자라 눈·코·입·체형 모두 멕시코인에 가까운 그들이지만 한국인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인정하려는 경향도 뚜렷했다. 이들은 ‘나에게 한국이란?’ 질문에 ‘제2의 심장’, ‘또 하나의 나’, ‘위대한 나라’, ‘반쪽’, ‘나의 일부’, ‘자랑스러운 조국’ 등의 답변을 내놓았다. 호세 마누엘 마르티네스 김(19)에게 한국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극복’이었다. 전쟁의 폐허를 딛고 다시 일어선 나라이기 때문이다. 김은 애니깽들의 눈물이 어린 멕시코 유카탄 주의 메리다 지역 출신이다. 할아버지 성을 딴 한국의 성씨를 쓰고 있기 때문에 언제나 한국인이라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100여 년 전 선조들이 농장에서 궂은일을 하며 고국을 그리워한 아픈 역사도 알고 있다. 처음 한국에 간다고 했을 때도 “와, 행복하다. 드디어 한국에 간다.”라는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한국이라는 말을 들으면 나의 일부라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영화를 좋아한다. 가장 인상 깊었던 영화는 ‘집으로’다. 이들은 한국 역사와 문화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33명 가운데 4명을 제외한 29명이 ‘광복절’의 날짜와 의미를 구체적으로 알고 있었다. 아벨 에사우 데 라 크루스 오초아(25)는 “광복절은 1945년 8월 15일, 일본으로부터 주권을 회복한 중요한 날”이라면서 “멕시코 한인회 행사를 통해 광복절에 대해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대부분 한인회나 인터넷, 책 등을 통해 광복절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멕시코 지역 한인회는 매년 8월 14일부터 이틀간 문화행사 등 한인후손 모임을 갖고 광복절의 의미와 역사적 배경에 대해 되새기고 있다. 아벨은 “광복절은 멕시코 한인 후손들에게 한국인으로서의 명맥을 유지하게 하는 상징적인 날”이라고 말했다. 네오나르도 이슬라스 후암포(24)는 “한국은 선조인 할아버지의 고향이며 나에게는 한국인으로서의 피가 흐르고 있다.”면서 “한국은 나의 뿌리이기 때문에 한국 역사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 문화센터에서 2주간 봉사활동을 하며 한국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된 빌랴누에바는 한국에 와서 공부하는 것이 꿈이다. 미리 한국을 둘러보고 싶어 이번에 참가하게 됐다. 그는 “대학교를 마친 뒤 한국 대학원에 진학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선조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아버지 성이 ‘이’씨라는 것은 안다. 자신은 민혁, 동생은 현수라는 한국 이름도 있다. 멕시코 한인 4세인 루이스 다니엘 메디나 김(23)도 한국역사와 문화에 관심이 많다. 법학 석사학위를 가진 그는 박사과정생이다. 자연스럽게 아침, 저녁으로 한국 음식을 먹을 만큼 한국 먹을거리에도 친숙하다. 특히 김치는 꼭 빠지지 않는 메뉴다. 그는 “친구들에게 부침개 등 간단한 한국 음식을 만들어주는데 친구들이 좋아할 때면 자랑스럽고 뿌듯하다.”면서 “그런 내 모습을 보면서 내가 한국인 같다고 느낀다.”고 웃었다. 그는 다문화 가정을 위한 프로그램이나 정책에 힘을 쏟는 한국 모습에 큰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또 “다른 나라의 문화를 존중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만큼 역사가 깊은 나라라고 생각했다.”면서 “조만간 지인들과 한국을 다시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에게 런던 올림픽 얘기를 물어봤다. 가장 인상 깊었던 한국 경기에 대해 묻자, 15명이 여자 양궁이라고 답했다. 강풍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집중력으로 과녁을 명중시켰던 선수들에게서 한국인의 강한 정신력을 느꼈다는 것. 증조할아버지가 한국인이라는 호세 마누엘 알레한드로 멘도사 이(19)는 스포츠 강국인 한국의 모습을 텔레비전으로 볼 때마다 기뻐했다. 이는 증조할아버지가 멕시코에 정착한 뒤 시계를 고치는 일을 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8살 때 어머니가 한국에 대해 이야기해 주면서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이는 이번 런던 올림픽 양궁 경기를 보고 깜짝 놀랐다. 정확하게 과녁을 맞히는 것을 보고 “대단하다.”라며 손뼉을 쳤다. 만일 한국과 멕시코가 축구 결승전에서 맞붙었으면 어느 쪽을 응원했겠느냐고 물었다. 한참을 망설이던 소년은 그냥 말없이 배시시 웃었다. 백민경·명희진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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