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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기홍의 시시콜콜] 감사원의 영혼과 감사원장 품격

    [정기홍의 시시콜콜] 감사원의 영혼과 감사원장 품격

    양건 감사원장이 그제 ‘역류와 외풍’을 언급하며 직(職)을 내려놓았다. 그는 끝내 두 실체를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 대선때의 캠프 출신 감사위원 제청 문제로 불거진 내부 알력이 표면적인 사퇴 이유로 보인다. 하지만 정권 핵심의 압력설도 암시되고 있다. ‘감사원의 영혼’까지 들먹였으니 이임사가 정쟁의 판을 꽤 키웠다. 그가 말한 영혼은 감사원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올곧게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역류와 외풍 논란도 이와 맞닿아 있다. 그런데 그의 재임 중 감사원에서 그렇게 많은 일이 일어났단 말인가. “청와대로부터 유임 전화를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한 게 불과 넉달 전이었다. 양 전 원장이 말한 ‘역류’(逆流)는 물이 거꾸로 흐른다는 뜻이다. 이는 조직 장악력을 의미하며, 그동안 추상 같은 원장에게 ‘맞서 대든’ 이들이 있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헌법학자였던 그는 이명박 정부시절 관직에 몸 담기 전 두루 알려진 명망가는 아니었다. 학자였던 그가 감사원 조직을 속 깊이 이해하기란 쉽지 않았을 법하다. 감사관을 직접 불러 지시한 것은 그 한 사례다. 감사관은 현장에 가기 전에 원장과 대면하지 않는 게 감사원의 불문율이다. 이런 일련의 행보가 감사원의 전형적인 모습을 많이 흔들었다는 지적도 있다. ‘외풍’은 감사위원 제청 과정에서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것이 요체다.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 차원에서 그 유무는 꼭 가려져야 할 일이다. 내막이 밝혀지지 않아 지금으로선 사무총장과의 내부 의견 충돌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 감사위원은 감사원에서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절차를 밟는다. 하지만 양 전 원장을 고민스럽게 한 것은 4대강 감사였을 게다. 1차 때와 다른 2, 3차 감사결과를 놓고 ‘정권 비위 맞추기’로 논란이 된 건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매끄러운 처신을 하지 못했다. 양 전 원장은 2차 감사 결과 논란 때 “감사원에 유능한 직원이 많다”며 목청을 높였지만, 업체들의 담합만 보려던 3차 감사에서 ‘대운하’란 내용이 나오자 축소 제안을 했다는 후문이다. 이런 과정들은 그를 점점 옥죄게 만들었을 것이다. 전·현 정부 사이에서 사면초가에 몰리자 ‘위원 제청건’으로 명분을 만든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덕망을 가졌던 역대 원장들이 감사원을 거쳐갔다. 한승헌씨는 수줍은 ‘문학소녀’ 이미지이지만 대쪽 같았고, 이종남씨는 ‘여인숙의 나그네’를 언급하며 떠났다. 원장 직무대행을 했던 신상두씨는 홀연히 절간으로 들어가 지금도 후배들에게 회자된다. 노자의 도덕경에 ‘공성명축 신퇴 천지도’(功成名逐 身退 天之道)란 문구가 있다. ‘물러날 줄 아는 지혜’를 이르는 뜻이다. 외압이 있었다면 남아서 감사원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켰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의 사퇴 뒷모습이 개운찮아 하는 말이다. 논설위원 hong@seoul.co.kr
  • ‘편의점 아저씨’ 결국 대형 로펌 간다

    ‘편의점 아저씨’ 결국 대형 로펌 간다

    대법관을 지낸 뒤 아내가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일을 해 화제가 됐던 김능환(62·사법연수원 7기)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대형 로펌행을 결정했다. 김 전 위원장은 27일 “무항산(無恒産)이면 무항심(無恒心)이다. 다음 달부터 법무법인 율촌에서 변호사로 일하게 됐다”고 밝혔다. ‘무항산 무항심’은 ‘생활이 안정되지 않으면 바른 마음을 견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3월 퇴임 후 전관예우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공직으로는 진출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그동안 아내가 운영하는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편의점과 채소가게 일을 도우며 ‘보통 사람’으로 생활해 왔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내의 일을 돕는 것도 좋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나도 직업을 갖고 내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4월 다음 직업으로 변호사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힌 뒤 여러 대형 로펌에서 러브콜을 받아 왔다. 그는 “어느 곳에서 나의 마지막 꿈을 펼칠 수 있을지 고심을 거듭해 왔다”면서 “율촌은 아는 후배들이 많아 좀 더 편안하게 활동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함께 일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경제적 어려움이 로펌행의 원인이 됐다는 설에 대해서는 “그런 것도 하나의 요인이 될 수는 있겠지만 아내를 나로부터 독립시켜 주고, 나도 내가 아는 지식을 활용할 길을 찾고자 한 마음이 컸다”고 털어놨다. 혼자 가게를 운영해야 하는 아내가 아쉬워하지 않겠느냐고 묻자 “시원섭섭할 것”이라며 “이제 변호사로서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 주겠다”고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공직에 있으면서 검소한 생활로 ‘청백리’라는 별칭을 얻었고 박근혜 정부의 초대 총리로도 거론됐지만 “대법관 출신이 행정부의 다른 공직을 맡는 게 적절치 않다”며 고사한 바 있다. 김 전 위원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제17회 사법시험에 합격, 전주지방법원 판사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을 거쳐 2006년 대법관에 임명됐다. 2011년 2월부터는 2년간 중앙선관위원장을 지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대입 수시 특집] 국민대학교

    국민대학교는 재외 국민을 제외한 전체 모집 인원 3325명의 51%인 1681명을 수시로 선발한다. 1차에 760명, 2차에 921명을 뽑는다. 입학사정관전형을 포함해 1·2차 모집 모든 전형에 중복 지원이 가능하고, 9월 4~9일 1·2차 동시 원서 접수를 한다. 수시 1차 중 입학사정관전형으로 455명을 선발한다. 이 가운데 123명을 뽑는 국민프런티어특별전형은 서류 100%로 계열별로 3~4배수를 1단계 선발한 뒤 다시 1단계 성적(40%)과 면접(60%)으로 합격자를 가린다. 인문계의 법학부·경영학부·경영학전공·경영정보학부·파이낸스보험경영학과, 자연계의 경영정보학부(경영정보시스템전공)·신소재공학부·기계시스템공학부·건설시스템공학부·전자공학부·컴퓨터공학부·자동차공학부·자동차IT융합학과에서 선발한다. 농어촌학생 특별전형(119명)도 입학사정관전형이다. 수시 2차 중 교과성적우수자전형(588명)과 논술우수자전형(약 233명)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적용된다. 논술우수자 우선선발(약 100명)은 수능 최저학력 기준 없이 논술(700점)과 학생부(300점)를 합산한다. 교과 성적만 반영하는 학생부는 1등급부터 5등급까지 격차가 크지 않아 실질적으로 논술 성적이 당락을 좌우한다. (02)910-4123~9. admission.kookmin.ac.kr
  • [사설] 양 원장 중도사퇴, 감사원 중립확보 계기 돼야

    양건 전 감사원장이 어제 교과서 같은 이임사를 남기고 떠났다. “감사 업무의 최상위 가치는 뭐니 해도 직무의 독립성, 정치적 중립성”이라며 “현실적 여건을 구실로 독립성을 저버린다면 감사원의 영혼을 파는 일”이라고 그는 말했다. “재임하는 동안 안팎의 역류와 외풍을 막고 직무의 독립성을 한 단계나마 끌어올리려 안간힘을 썼지만 물러서는 마당에 돌아보니 역부족을 절감한다”고도 했다. 이명박 정부 때 임명된 양 원장이고 보면 박근혜 정부 출범 후 모종의 압박을 받아 사퇴한 것으로도 비칠 수 있는 얘기다. 그는 과연 헌법 97조와 98조에 설치 근거와 임기가 명시돼 있는 막강한 감사기관의 최고 책임자로서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켜 내기 위해 얼마나 진력했는지 궁금하다. 적어도 4대강 사업에 관한 ‘카멜레온식’ 감사에 관해서만큼은 후한 점수를 받지 못할 듯하다. 2011년 감사원은 ‘참여 업체의 담합의혹 등 일부 문제에도 불구하고 4대강 사업에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러던 감사원이 박근혜 정부 출범 직전에는 ‘총체적 부실’이라고 하더니 지난 7월에는 ‘대운하 사업 재추진을 염두에 두고 4대강 사업을 설계했다’, ‘대재앙을 일으킬 수 있는 사업이다’라고 대못을 박았다. 몇 해 상관에 같은 사안을 놓고 하늘과 땅만큼이나 차이가 나는 감사 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무능’의 결과이거나 아니면 명백한 ‘정치’의 결과라고밖에 볼 수 없다. 양 전 원장은 이번에 박 대통령의 대선 캠프 등에서 활동한 모 교수를 감사위원에 임명하려 하자 정치적 중립성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거부하며 사퇴 명분으로 삼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4대강 감사도 그렇고 사퇴 파동도 그렇고 본인의 입으로 전후 사정을 딱 부러지게 말하지 않으니 진실은 알 수 없다. 그러나 이유 여하를 떠나 “헌법학자로서 헌법에 보장된 임기를 지키겠다”는 공언을 뒤집음으로써 감사원의 위상을 갉아먹은 책임은 면하기 어렵다. 그렇게 소신이 있다면 양심선언이라도 해 감사원 개혁에 힘을 보탰어야 마땅하다. 청와대 또한 감사원장 경질 과정과 배경, 감사위원 인사를 둘러싼 갈등설에 대해 진상을 소상히 밝혀야 한다. 임기가 보장된 헌법기관의 수장조차 정권 교체기면 으레 유·무형의 압력을 느끼고, 실제로 받기도 하는 게 상례다. 자진 사퇴라는 포장에 싸여 헌법기관의 장이 사실상 경질되는 사례를 우리는 적잖이 봐 왔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홍역을 치러 온 감사원의 중립성·독립성 논란이 비단 사람의 문제가 아닌 제도의 문제라면, 일각에서 주장하듯 감사 기능의 국회 이관 문제도 적극 고려할 만하다고 본다. 직무에 관해 독립적 지위를 갖지만 ‘대통령 직속기관’이라는 한계를 심각히 살펴봐야 할 때다.
  • 양건 감사원장 “사퇴는 개인 결단”

    양건 감사원장 “사퇴는 개인 결단”

    양건 감사원장이 26일 자신의 사퇴와 관련해 “감사원장 직무의 계속적 수행에 더 이상 큰 의미를 두지 않기에 이르렀다”면서 “이는 개인적 결단”이라고 말했다. 이날 감사원 강당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양 감사원장은 이임사를 통해 “정부 교체와 상관 없이 헌법이 보장한 임기 동안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그 자체가 헌법상 책무이자 중요한 가치라고 믿어 왔다”면서 “이 책무와 가치를 위해 여러 힘든 것을 감내해야 한다고 다짐해왔다. 헌법학자 출신이기에 더욱 그러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특히 그는 “재임동안 안팎의 역류와 외풍을 막고 직무의 독립성을 한단계나마 끌어올리려 안간힘을 썼지만 물러서는 마당에 돌아보니 역부족을 절감한다”고도 토로했다. 양 감사원장이 이번 사퇴를 ‘개인적 결단’이라고 확인했지만 감사원장의 정상적 업무수행이 헌법상 책무라는 점을 상기시키고 ‘외풍’을 지적하면서 독립성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음을 시사함에 따라 자신의 사퇴를 부른 정치적 상황에 상당한 불만을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양 감사원장이 지난 23일 사의를 표명한 배경을 놓고는 3차례에 걸친 4대강 감사번복을 둘러싼 부담감 끝에서 나온 불가피한 용퇴라는 관측과 감사위원 임명을 둘러싼 청와대와의 인사갈등설 등이 나돌았다. 이어 양 감사원장은 “그동안 어떤 경우에도 국민께 부끄러운 일은 하지 않으려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밝혔다. 또 “특히 감사업무 처리과정에서 객관적으로 드러난 사실을 덮어버리거나 부당한 지시를 내리지 않았음을 스스로 다행스럽게 여긴다”며 “감사업무의 최상위 가치는 뭐니뭐니해도 직무의 독립성, 정치적 중립성”이라고 말했다. 특히 “현실적 여건을 구실로 독립성을 저버린다면 감사원의 영혼을 파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소임을 다하지 못한 채 여러분께 맡기고 떠나게 돼 마음이 무겁다”며 “공직을 처음 맡았을 때 품었던 푸른 꿈을 이루지 못한 채 떠나지만 후회는 없다. 이제 사사로운 삶의 세계로 가려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등록금과 전쟁’ 오바마 “美 로스쿨 2년제로 축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대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현행 3년제인 미국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을 2년제로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학 등록금과의 전쟁을 선포한 오바마 대통령은 뉴욕 빙엄턴대학 연설에서 “논쟁을 일으킬 수 있는 얘기지만, 두 번째 임기인 만큼 할 말은 해야겠다”고 말했다.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시카고대 로스쿨 교수를 지낸 오바마 대통령은 로스쿨 3년차 때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수업을 듣는 대신 법률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한다는 점을 들어 “2년제로 단축하면 등록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수업을 듣지도 않으면서 엄청난 등록금만 내는 3년차 로스쿨 수업을 아예 없애는 게 타당하지 않으냐는 얘기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법조계의 핵심 논란 가운데 하나인 로스쿨 학제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전문성 갖춘 ‘고·서·영’ 중용

    전문성 갖춘 ‘고·서·영’ 중용

    ‘54.6세, 서울 및 대구·경북(TK) 출신, 서울대 졸업, 고시 패스.’ 오는 25일로 출범 6개월을 맞는 박근혜 정부 파워 엘리트들의 평균 신상 명세서다. 서울신문이 22일 청와대와 중앙부처 1급 이상 고위 공무원 293명(청와대 52명, 중앙부처 241명)을 분석한 결과다. 박근혜 대통령이 인사 기준으로 전문성을 강조하면서 고시·서울대 출신이 중용됐고, 박 대통령의 정치 기반인 TK와 부산·경남(PK) 등 영남권 출신이 대거 포진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출신들이 증가하는 추세가 이어졌고, 경기고와 서울대를 졸업한 소위 KS 라인도 건재했다. 평균 나이는 54.6세로 박 대통령(61세)보다 6.4세 젊다. 50대가 245명(84.8%)으로 가장 많고, 60대 26명(9.0%), 40대 16명(5.5%), 70대 2명(0.7%)이다. 평균 나이는 이명박(MB) 정부 출범 1년(2009년)의 54.7세와 비슷했다. 최고령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74세, 최연소는 44세인 정호성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과 서미경 문화체육비서관으로 30살 차이다. 출신 대학은 서울대가 95명으로 압도적인 1위였다. 고려대와 연세대 출신은 26명씩으로 같았다. 이른바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은 파워 엘리트의 과반을 약간 넘는 50.2%였다. 현 정부 들어 약진한 성균관대 출신은 21명이었다. 육사 졸업자가 전체의 4.8%(14명)로, 이명박 정부(2009년 기준) 당시(3%)보다 약진했다. 출신 고교는 고교 평준화 이전 최고의 학교로 꼽혔던 경기고가 16명으로 가장 많았다. 경북·서울고(12명), 대전고(11명), 경복·광주일·중앙고(7명) 순이었다. 1958년생부터 서울과 부산 지역 고교 평준화가 시행됐기 때문에 5년 뒤 파워 엘리트의 고교별 순위에는 경기고를 비롯한 과거 명문고의 퇴조가 예상된다. 출신 지역은 서울(67명), 경북(37명), 충남(28명), 경남(27명), 전북(21명) 순이었다. TK(50명)와 PK(45명) 등 영남권 출신은 전체의 32.4%로 노무현 정부(35%), 이명박 정부(35.2%)보다 다소 줄었다. 서울 출신은 23.2%로 노무현 정부(18%)와 이명박 정부(22.5%)보다 늘어났다. 호남 출신은 46명으로 전체의 15.6%였다. 호남을 지지 기반으로 했던 노무현 정부(27%)보다는 대폭 줄었으나 이명박 정부(14.8%)보다는 다소 늘어났다. 고시(행정고시·외무고시·사법고시·기술고시) 출신은 205명(70.0%)으로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했다. 교수(16명), 군인(13명), 연구원(14명) 순이었다. 여성은 16명(5.5%)으로 여성 대통령 시대가 무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학에서의 전공은 행정학이 49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제학(47명), 법학(45명), 정치·외교학(28명) 순이었다. 공대 출신은 18명이었다. 상고·공고·농고 등 비(非)인문계 출신은 17명(5.9%)이었다. 덕수상고 출신(4명)이 가장 많았다. 서울신문은 이번 파워 엘리트 분석에서 기관의 독립적 특성 등 자체 기준을 적용해 감사원, 국가정보원, 국가인권위원회, 검찰 고검장과 지검장은 제외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박근혜정부 출범 6개월] 영남 80명 최다…수도권 67명, 행시 출신이 132명…절반 넘어

    [박근혜정부 출범 6개월] 영남 80명 최다…수도권 67명, 행시 출신이 132명…절반 넘어

    2013년 대한민국 정부부처에 포진한 1급 이상 파워엘리트는 총 24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감사원 같은 독립기관을 제외하는 등 서울신문이 자체 기준을 적용한 결과다. 나이 50대 중반에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를 나와 행정학, 법학, 경제학을 전공한 행정고시 출신들이 많았다. 시도별로 서울 출신이 55명으로 전체의 약 4분의1(22.8%)을 차지했다. 경북이 33명으로 뒤를 이었고 충남 23명, 경남 21명, 전북 19명, 부산 15명, 전남 14명, 충북 12명, 대구 11명, 경기 10명 등으로 집계됐다. 큰 권역으로 분류하면 영남이 80명으로 가장 많았고 수도권 67명, 호남·충청 각각 38명이었다. 출신 고교는 경기고가 13명으로 가장 많은 5.4%를 차지했으나 과거에 비하면 비중이 크게 줄었다. 이어 경북고 12명, 서울고 11명, 대전고 8명, 중앙고(서울) 7명, 경복고·진주고·휘문고 각 5명 순이었다. 출신대학은 서울대가 77명의 파워엘리트를 배출해 전체의 3분의1(32.0%)을 점유했다. 고려대와 연세대가 각각 22명(9.1%)으로, 이른바 ‘SKY대학’의 비중이 전체의 50.2%로 절반을 넘었다. 전체 241명 중 240명이 대학을 나온 가운데 경북 안동고가 최종학력인 최창식(59) 대검찰청 사무국장이 유일한 ‘순수 고졸’ 출신이었다. SKY대학 다음으로는 성균관대가 18명으로 전체의 7.5%를 차지했다. 한양대는 13명으로 5.4%, 한국외대는 12명으로 5.0%였다. 이어 육군사관학교 9명, 영남대 7명, 전북대·중앙대 각 5명, 동국대·방송통신대·부산대 각 4명 순이었다. 여성은 10명으로 전체의 4.1%였다. 장관급은 조윤선(47) 여성가족부 장관, 윤진숙(58) 해양수산부 장관 등 2명이었다. 정현옥(55) 고용노동부 차관, 이복실(52) 여가부 차관, 곽진영(48)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윤미량(54) 통일교육원장, 변영섭(62) 문화재청장, 조주영(55) 기상청 차장, 전혜경(55) 국립농업과학원장, 이금형(55) 경찰대학장도 여성 파워엘리트에 이름을 올렸다. 최고령은 73세인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이었다. 이어 정홍원(68) 국무총리, 아시안게임 사격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박종길(67)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이은철(66) 원자력안전위원장·박승춘(66) 국가보훈처장 순이었다. 최연소는 1967년생으로 46세인 박형수 통계청장이었다. 박 청장은 한국은행·조세연구원 출신이다. 그다음으로는 조윤선 장관과 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이 같은 47세로 뒤를 이었다. 정부부처를 이끄는 인물들인 만큼 행정고시 출신이 132명으로 전체의 절반을 웃도는 54.8%를 차지했다. 이어 외무고시 19명(7.9%), 사법시험 15명(6.2%), 기술고시 14명(5.8%) 순이었다. 행시는 27회 25명, 28회 21명, 26회 17명, 25회 14명, 29회 11명 등 순으로 25~29회 5개 기수가 전체의 3분의2(66.7%)를 차지했다. 말단인 9급에서 공직을 시작해 1급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은 2명이었다. 장병원(57) 식품의약품안전처 차장과 고졸인 대검 최 사무국장이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박근혜정부 출범 6개월] 50대가 71% 차지…여성은 6명뿐, 경기고·대전고·광주일고 빅3 형성

    [박근혜정부 출범 6개월] 50대가 71% 차지…여성은 6명뿐, 경기고·대전고·광주일고 빅3 형성

    박근혜 정부의 주춧돌인 청와대 참모진들의 평균적인 모습은 수도권이나 영남 출신으로 ‘스카이(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를 졸업한 뒤 고시에 합격한 관료 출신 50대 초반 남성’으로 파악됐다. 서울신문이 22일 청와대 비서관(1급) 이상 52명을 분석한 결과, 청와대 참모진의 평균 연령은 53.7세로 나타났다. 수석비서관 이상 12명만 한정하면 60.7세에 이른다. 연령별로는 50대가 37명(71.2%)으로 가장 많다. 이어 40대와 60대가 각 7명(13.5%), 70대 1명(1.8%) 등이다. 최고령자는 김기춘(74) 비서실장, 최연소자는 서미경(44) 문화체육비서관과 정호성(44) 제1부속비서관이다. 출신 대학별로는 전체 52명 중 18명(34.6%)이 서울대를 졸업했다. 법학과(6명)와 경제학과(4명) 등 2개 학과에서 서울대 출신 참모진의 절반 이상을 배출했다. 이어 육사 5명, 경북대·고려대·연세대 각 4명, 성균관대·한양대 각 3명, 이화여대·한국외국어대 각 2명, 서강대·경찰대·경희대·대구대·동국대·부산대·진주산업대 각 1명 등이다. SKY 출신(26명)이 전체 참모진의 절반을 차지한 반면, 지방 소재 대학 출신은 8명(15.4%)에 그쳤다. 청와대 1기 참모진에서 6명이었던 성대 출신은 지난 5일 2기 참모진 출범을 계기로 ‘반토막’이 났고, 박근혜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 출신 역시 최순흥 미래전략수석이 물러나면서 조인근 연설기록비서관 한 명만 남았다. 이공계 학과를 전공한 참모진도 3명(5.8%)에 불과했다. 출신 지역을 시·도 단위로 보면 서울이 12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남 6명, 강원·충남 각 5명, 광주·경북 각 4명, 경기·부산 각 3명, 대전·충북·전남·전북·대구 각 2명 등이다. 권역별로 묶으면 수도권과 영남권 출신이 15명(28.8%)씩 포진해 있다. 충청권은 9명(17.3%), 호남권 8명(15.4%), 강원권 5명(9.7%)이다. 출신 고교 중에서는 경기고, 대전고, 광주일고가 ‘빅3’를 형성했다. 경기고(윤창번 미래전략수석, 조원동 경제수석,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와 대전고(유민봉 국정기획수석, 정황근 농축산식품비서관, 한창훈 고용노사비서관), 광주일고(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문재도 산업통상자원비서관, 조인근 연설기록비서관) 출신이 각각 3명이다. 홍경식 민정수석과 모철민 교육문화수석은 경복고, 김경식 국토교통비서관과 조응천 공직기강비서관은 성광고, 신동철 국민소통비서관과 강신명 공직기강비서관은 청구고 동문이다. 실업계 고교를 나온 비서관도 2명(주형환 경제금융비서관, 최상화 춘추관장)이 있다. 출신 직종별로는 공무원이 23명(44.2%)으로 가장 많고, 이들은 모두 고시를 거쳤다. 새누리당 당직자 등을 지낸 정치권 인사가 11명(21.2%)으로 뒤를 이었고, 군인 5명(9.6%), 법조인·교수 각 4명(7.7%), 국책기관 연구원 3명(5.8%), 언론인 2명(3.8%) 등의 순이다. 대선 캠프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등 새 정부 출범 이전에 박 대통령과 호흡을 맞춘 참모진은 전체의 57.7%인 30명으로 파악됐다. 인수위에 파견됐다가 다시 청와대로 ‘호출’받은 공무원 출신 참모진도 홍남기 기획비서관과 박동훈 행정자치비서관 등 9명에 달해 ‘인수위=출세 지름길’이라는 등식을 어느 정도 증명해줬다. 비서관 이상 참모진 중 여성은 김행 대변인을 비롯해 모두 6명(11.5%)이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기고] 쌀 관세화 더 이상 피할수 없다/이재형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기고] 쌀 관세화 더 이상 피할수 없다/이재형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하면서 각국은 농산물에 대한 관세화를 시행하였다. 우리나라는 농업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여 10년간 쌀 관세화를 유예했고 2004년에 유예를 10년간 연장하였다. 내년 말 쌀 관세화 유예 종료를 앞두고 또다시 이를 연장하거나 현상유지할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쌀 관세화 유예의 지속이 국제법적으로 가능한지, 이를 지속하는 것이 우리나라 전체 국익과 농업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면밀하게 검토할 시기이다. 쌀 관세화 유예가 필요한지 검토하려면 우선 관세화 영향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의 연구에 의하면 쌀 관세율은 400% 수준으로 예상되며, 무역자유화를 위한 관세 10%를 감축하면 360%가 된다. 미국산 중립종 기준으로 최근 국내외 쌀값을 비교하면 우리 쌀이 2.7배 높은 상황이다. 미국산 중립종 가격이 100이고 국내쌀 가격이 270이면 수입된 미국산 중립종 가격은 수입가격 100에 관세 360을 더한 460이 된다. 이는 오히려 국산 쌀 가격보다 높아 현실적으로 수입되기 어렵다. 관세화를 20년간 유예하며 치른 대가는 실로 엄청나다. 우선 국내소비량 대비 일정 비율의 쌀을 매년 의무적으로 수입해 왔다. 1995년에 1%였던 비율은 매년 상승하여 2014년에는 7.96%가 된다. 2015년 이후에도 7.96%(약 41만t)의 쌀을 5%라는 낮은 관세를 적용하여 매년 의무적으로 수입하여야 한다. 수입비율은 1988~1990년 평균 소비량 기준이다. 쌀 소비가 감소하는 추세를 고려하면 의무수입량은 매년 소비량의 10%를 상회할 것이다. 높은 비율의 의무수입량은 다음 세대 농민들에게 부담을 전가하게 된다. 쌀을 의무적으로 수입하는 비용과 연간 약 35억원에 달하는 수입쌀 1만t당 보관비용 등 엄청난 재정 부담에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 WTO 농업협정은 쌀 관세화 유예를 연장하기 위한 협상을 1회에 한하여 허용한다. 그리고 재유예가 종료되는 시점에 관세화하여야 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2015년부터 쌀 관세화를 시행하여야 한다. 이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 전 필리핀이 신청한 것과 같은 관세화 의무 면제(waiver)만이 유일하다. 의무 면제를 받으려면 WTO 회원국의 동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쌀 수출국에 보상하여야 함은 물론이다. 필리핀도 의무면제의 대가로 의무수입물량을 상당 수준 늘리는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일 우리나라도 의무면제를 추진한다면 막대한 대가를 요구받을 것이 자명하다. 쌀 관세화에 대한 몰이해, 농업에 대한 단기적 피해 우려, 농촌 표를 의식한 정치적 판단으로 우리는 그동안 너무 많은 대가를 치렀다. 쌀 관세화 재연장 협상 또는 현상유지는 농업협정상 불가능하다. 관세화 의무 면제는 막대한 대가를 요하는 비합리적 선택이다. 이제는 불필요한 논란을 그만두고 유리한 쌀 관세화 방안과 효과적인 관세화 이후 대책 마련에 집중할 때이다.
  • 외교적 결례 부른 한국수산회의 오지랖

    외교적 결례 부른 한국수산회의 오지랖

    민간단체인 한국수산회의 ‘오지랖 넓은 행보’가 외교적 결례를 야기해 논란이 되고 있다. 가나 정부가 한국 정부에 중고 어선 기증을 요청한 것에 대해 한국수산회가 정부 공식 답변에 앞서 가나 정부 측에 “선박을 줄 수는 없고 돈 주고 사라”며 거절 의사를 밝힌 것이다. 여기에 외교부와 해양수산부의 업무 엇박자가 더해지면서 가나 정부의 자존심에 상처를 줬다는 지적까지 나온다.22일 외교부와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가나 정부는 지난 5월 가나에 있는 한국대사관을 통해 한국 정부 측에 중고 어선 기증을 공식 요청했다. 가나 현지의 한국대사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문을 지난 6월 외교부와 해수부에 보냈다. 가나 정부는 어선을 기증받으면 지난해 설립된 국립수산대에서 교육 훈련용으로 활용하거나 수산자원 조사선으로 이용할 목적이었다. 가나 정부의 선박 기증 요청을 놓고 한국수산회가 끼어들면서 일이 꼬였다. “가나 정부에 어업지도선 한수 1호를 기증할 수 있는지를 알려달라”는 해수부의 질문에 대해 한국수산회 측은 “양국의 어업 협력 관계를 고려해 감정가 7억 350여만원짜리 한수 1호를 장부가격(취득원가에서 감가상각액을 제외한 금액)인 2억 8300만원(미화 25만 달러)에 인도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한수 1호’는 한국수산회 소유로 근해 어장청소 등을 맡았던 22년된 노후 선박이다. 문제는 한국수산회가 이 같은 내용을 해수부뿐 아니라 주한 가나대사관에게도 보냈다는 점이다. 가나 정부가 선박기증 요청 이후 한국 측으로부터 받은 첫 번째 답신 공문이 한국수산회의 기증 거절 내용이었던 것이다. 이를 모르고 있었던 해수부는 한국수산회의 답변을 받은 뒤 이를 외교부에 전달하고, 외교부는 가나에 있는 한국대사관에 회신하는 절차를 밟고 있었다. 주한 가나대사관은 지난 달 17일 한국수산회의 공문을 접수한 뒤 “한국 정부로부터 선박 기증 요청서를 묵살당하고 민간협회장이 서신을 보내는 ‘우발적 긴급사항’이 발생했다”며 본국에 이메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주한 가나대사관 측은 이번 일이 양국의 외교 관계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사관 관계자는 “주한 가나대사는 가나와 한국 사이에 어떠한 외교적 문제도 원치 않으며, 선박 기증에 관해서도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외교 관계자는 “한 나라의 장관이 다른 나라의 장관에게 보낸 공문에 대해 민간단체 회장이 거절 답신을 보낸 것으로 외교적 결례가 될 수 있다”면서 “양국 관계에 보이지 않는 앙금이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국제법 전문가인 이장희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을 어긴 것은 아니지만 외교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데 민간단체가 불쑥 공문을 보낸 사실은 우리나라의 국격이나 품위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내원하지 않은 환자의 발병 사실 고지 의무 있을까

    내원 예정일에 병원에 가지 않은 환자와 환자가 암에 걸린 사실을 알고도 통보하지 않은 의사. 둘 중 누구의 과실이 클까. 서울중앙지법 민사18부(부장 조휴옥)에서는 의사에게 ‘검사 결과 고지 의무’가 있는지를 놓고 유례없는 첫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사건은 2011년 8월 23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속적으로 복통을 앓아 오던 김모(사망·당시 50세)씨는 인천에 있는 A병원을 찾아 위 내시경 검사와 조직 검사를 받았다. 당시 담당 의사는 조직검사 결과 확인을 위해 같은 해 9월 7일 내원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김씨는 바쁜 일 때문에 내원 예정일에 병원에 가지 못했다. 의사는 앞서 8월 29일 조직검사 결과에서 김씨의 선암(위암)을 확인했지만, 따로 연락을 취해 결과를 알려주지 않았다. 이후 김씨는 갑작스러운 복통과 위경련을 일으켜 2012년 5월 1일 다른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고, 결국 위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 항암 치료를 받았지만 같은 해 9월 1일 결국 사망했다. 이에 유가족들은 A병원을 상대로 지난 1월 8700여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유가족 측은 환자가 잊어버리거나 사정이 생겨 병원에 못 가도 암과 같은 중병을 발견했다면 병원 측에서 전화나 문자로라도 결과를 알려주고 내원을 독려했어야 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병원 측은 내원일을 환자에게 고지한 것으로 책무를 다한 것이며, 해당일에 내원하지 않았다고 적극 연락을 취할 의무는 없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기존 선례나 문헌이 없어 재판부는 고심을 거듭했다. 재판부는 양측의 여러 사정을 참작해 병원 측이 원고 측에 5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화해 권고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병원 측은 내원하지 않은 환자에게 과실이 있다며 이의신청을 했다. 이에 따라 원고 측은 다음 변론기일인 오는 27일까지 A병원이 정상적으로 고지해 내원했다면 김씨의 기대여명이 얼마나 되는지와 그 손해를 어떻게 산정할 것인지를 입증해야만 한다. 현행법상 의료 소송의 입증 책임이 피해를 주장하는 환자 측에 있기 때문이다. 전문적 지식이 없는 유가족들은 안타까움에 발만 구르고 있다. 의사의 검사결과 고지 의무는 법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다. 전문가들도 의견이 갈린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환자를 대면하면 고지해야 하지만 오지도 않은 환자에게 일일이 전화를 해서 알려줄 수는 없다”며 “환자 스스로 자기 몸과 권리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의사 출신 박호균 변호사는 “법적으로 명시돼 있지는 않아도 중대한 사안의 경우 어느 정도 고지 의무가 있다”며 “전화를 걸었는데 안 받았다면 몰라도 암이란 사실을 알고도 통보조차 안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행식 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환자 측에 암 발견 사실을 통보했다면 즉각 조치를 취할 수 있었을 텐데 병원 측이 설명 의무를 게을리 한 측면이 있다”면서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것은 환자가 자기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고지하는 것이 의사의 중요한 책무”라고 강조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권혁 변호사의 행정법 판례 강의(41)] 로스쿨 예비인가의 용역보고서 제시되지 않은 기준 설정은 적법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판결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예비인가에 탈락한 학교들이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을 상대로 예비인가에 선정된 학교들의 예비인가 취소를 구하는 소에 대한 대판 2009두8359호 사건에 관한 것이다. 이 사건 판결에서의 쟁점은 ①예비인가에 탈락한 학교들이 제삼자의 예비인가에 대해 취소를 구할 원고적격이 있는가 ②로스쿨 예비인가의 법적 성격과 그에 따른 판단 기준은 어떻게 되는가 ③심사기준을 설정하면서 최초에 제시된 것과 다른 기준이 설정되는 경우 그 위법성은 어떻게 되는가 하는 것이다. 먼저 원고 적격에 관하여 살펴본다. 수익적 행정처분을 신청한 수인이 서로 경쟁 관계에 있어서 일방에 대한 허가가 타방에 대한 불허가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경우 경원자 관계에 있다. 경원자 관계에 있다면, 명백한 법적 장애로 원고 자신의 신청이 인용될 가능성이 처음부터 배제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당해 처분의 취소를 구할 원고 적격이 인정된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로스쿨의 예비인가에 관하여 관련 법령에서는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 인가조건을 명시하면서도, 그 숫자를 한정하여 두었다. 따라서 그 요건을 갖춘 학교들 사이에서는 경원자 관계가 성립되고, 행정 소송의 원고 적격은 인정된다. 설치인가 또는 예비인가의 심사는 법령에서 ‘교육이념을 달성하기 위한 교육목표 및 교육과정의 타당성과 설치기준의 충족 여부 등을 고려하여 인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설치인가 또는 예비인가가 재량행위임을 분명히 하였다. 예비인가에 탈락한 원고들이 가장 문제 삼았던 것은 애초에 알려진 심사기준과 설치인가 심사기준이 다소 차이가 있었다는 것이다. 애초에 알려진 심사기준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용역보고서를 받은 내용에 관한 것이었다. 원고들은 위 용역보고서에 제시된 기준을 신뢰하고, 설치인가에 관한 준비를 하였으나 나중에 법조인 배출실적, 대학경쟁력 및 사회적 책무성 등 심사기준이 추가되어 예비인가에 탈락하고 말았다고 주장하였다. 행정청이 신뢰할 만한 선행행위를 한 이후 그 신뢰에 반하는 행동을 하여 상대방에게 불이익한 처분을 하면 신뢰보호원칙 위반을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용역보고서에 기재된 내용은 교과부 장관의 의견이라고 할 수 없고, 용역수행자의 의견 내지 정책 제안에 해당할 뿐이다. 따라서 원고가 용역보고서를 신뢰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보호할 가치가 있는 신뢰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 교과부 장관이 용역보고서 내용에 구속되어야 할 이유는 없고, 심사기준에 포함된 내용이 합리성이나 타당성을 결여하였다고 볼 이유가 없다. 이번 판결에서는 인가를 받은 대학 중 전남대에 대해서는 심사에 참여한 위원 중 한 명에게 제척 사유가 있음을 간과한 위법이 있다는 점이 확인되었으나, 전남대에 대한 예비인가 취소에 대해서는 사정판결을 하였다. 행정처분이 위법한 때에 이를 취소함이 도리어 현저히 공공복리에 적합하지 않으면 취소를 허용하지 않는 사정판결을 할 수 있다. 로스쿨이 장기간의 논의 끝에 사법개혁의 하나로 출범하고 2009년 3월 일제히 개원한 점, 인가가 취소되면 입학생들이 피해를 볼 수 있는 점, 제도 자체에 미칠 영향, 제척 대상 위원이 관여하지 않았어도 결론에 차이가 없어 인가를 취소하고 다시 심의하는 것은 무익한 절차의 반복에 그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사정 판결의 이유로 삼았다.
  • 국내포털 단속했더니…음란물, 구글·유튜브 환승

    국내포털 단속했더니…음란물, 구글·유튜브 환승

    “구글에 가면 다 나와요. 성인인증 없이도 볼 수 있어요.” 성매매와 유사 성행위를 알선하거나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사이트들이 정부의 집중 단속을 피해 구글과 유튜브로 모여들고 있다. 해외 포털사이트인 구글과 유튜브의 경우 국내법을 적용받지 않아 단속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데다 성인인증 시스템이 없어 음란물 노출에 제재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한쪽을 단속했더니 다른 쪽으로 쏠리는 이른바 ‘풍선 효과’인 셈이다. 이를 계속 방치하면 음란물 단속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특정 검색어를 입력했을 때 국내 포털의 게시물과 구글 게시물은 선정성과 폭력성에서 확연한 차이를 드러냈다. 21일 국내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에 각각 음란 행위를 상징하는 숫자를 입력했더니 ‘청소년에 적합하지 않은 내용은 제외됐다’는 표시와 함께 해당 숫자가 들어간 뉴스를 중심으로 검색 결과가 나타났다. 숫자가 은유하는 선정적인 이미지나 게시물은 목록에서조차 나타나지 않았다. 이와 관련된 게시물 목록을 보기 위해서는 성인인증을 거쳐야만 했다. 반면 구글에 같은 숫자를 입력했더니 20억개를 웃도는 게시물이 검색됐다는 표시와 함께 국적을 알 수 없는 선정적인 이미지와 동영상 게시물들이 나타났다. 이 중에는 국내 포털에서 사라진 게시물도 있었고, 성인인증 절차 없이 클릭 한 번으로 간단하게 열어볼 수 있었다. 구글의 자체 음란물 필터링인 ‘세이프 서치’ 기능을 사용했을 때에도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구글의 동영상이 대부분 유튜브로 연결되는 만큼 유튜브의 사정도 이와 다르지 않다. 지난해 9월부터 청소년보호법과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지정된 정보를 제공하는 사업자와 포털사이트는 성인인증 시스템을 갖춰야 하지만 구글과 유튜브 등은 이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단속 기관은 해외 기업인 구글에 국내법을 강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는 “유해 매체물의 경우 성인인증 시스템을 갖춰야 하지만 해외 사이트에 국내법을 적용해 강제할 수는 없다”면서 “공문 등을 통해 협조를 구하거나 권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구글 관계자는 “국내법을 충실히 준수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성인인증 시스템은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에 따라 주민등록번호 사용을 금지한 이후 중단했지만 조만간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하지 않는 성인인증 시스템을 도입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해외 사이트에 대해서도 동일한 수준의 법을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최은주 서울YWCA 소비자환경부 차장은 “구글이 해외사이트라 할지라도 누구나 들어가서 이용이 가능한 만큼 단속하거나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글코리아는 국내법 적용이 가능한데, 모기업이 미국 회사라는 이유로 국내법 적용을 꺼린다”면서 “해당 국가와 형사사법공조 등을 통해 국내법을 준수토록 하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걸면 걸리는 배임죄 기준 명확히 바꿔야”

    “걸면 걸리는 배임죄 기준 명확히 바꿔야”

    포괄적인 구성 요건 탓에 ‘경영판단’과 구분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온 배임죄 규정을 개선하기 위해 우선 상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일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상법상 특별배임죄 규정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형법상 배임죄는 독일, 일본 등 해외에 비해 구성 요건이 포괄적이다. 적용되는 범죄 주체의 범위가 넓고, 규제 대상도 추상적이며, 실제 손해와 무관하게 손해 발생 우려가 있거나 미수, 미필적 고의만으로도 처벌이 가능하다. 최 교수는 “배임죄는 ‘걸면 걸리는 범죄’라는 데에 독일, 일본 및 국내 학자들의 인식이 일치하며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도 공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보고서는 이같이 불명확한 배임죄가 기업인의 경영활동을 위축시켜 국가 경제에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단순한 경영 실패도 배임죄로 볼 여지가 있어 공격적인 경영판단이 나오기 힘들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그룹 총수가 한 계열사의 자금을 다른 계열사에 빌려 주거나 보증을 서는 경우를 예로 들었다. 이는 그룹 전체 안정과 균형을 생각하는 총수로서는 어쩔 수 없는 경영 판단이지만 계열사 주주들은 배임죄로 총수를 고발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최 교수는 “독일 등 해외에서는 같은 상황이라도 한국과 달리 채권 회수 위험이 없다고 인정되면 배임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고서는 그럼에도 범죄 억제 역할을 고려할 때 배임죄 폐지 여부는 쉽게 논의할 수 없다고 봤다. 대신 기업인에게 적용되는 상법상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최 교수는 “상법 제382조 제2항에 독일 주식법과 비슷한 경영 판단의 원칙을 명문화하고, 상법상 특별배임죄 규정에 ‘경영 판단의 경우에는 벌하지 아니한다’는 단서를 달아 배임죄 적용에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며 “범죄와 비범죄의 경계가 모호하면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된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법과 사회적 자본’ 학술 대회

    ‘법과 사회적 자본’ 학술 대회

    한국입법학회(회장 배병호)는 20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법과 사회적 자본’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연다.
  • [열린세상] 증세 정국 누구 잘못인가/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증세 정국 누구 잘못인가/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결국, 올 것이 왔다. 증세 논쟁을 두고 하는 말이다. 대통령이 증세 없이 복지재원을 조달하겠다고 수도 없이 강조했지만, 그것이 말도 안 된다는 것은 세상이 모두 알고 있다. 급기야는 세율이나 세목을 변경하지 않았으니 증세가 아니라는 황당한 논리로 불난 곳에 부채질을 한다. 불을 꺼야겠다는 급한 마음에 대통령이 수정을 지시했지만 묘책이 나올 리가 없다. 수정된 개정안은 근로소득세액공제를 높이는 방식으로 세 부담이 증가하는 구간을 조정했다. 그러나 하루 만에 만들었다는 설명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조악한 방법이다. 세 부담이 증가하는 목표 구간을 정하고, 그 이하의 소득금액에 대해서는 증가한 세 부담을 마지막에 깎아주고 있기 때문이다. 증세를 위해서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변경하였는데, 이를 재검토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 만에 할 수 있는 편법을 택하다 보니 세법이 누더기가 되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안쓰러운 사람은 개정작업을 수행한 기획재정부 공무원들이다. 위에서 내려온 수행목표는 세수가 늘어나도록 세법을 고치라는 것이 아니었을까. 아마도 세율을 건드리지 말라는 조건도 붙어 있었을 것이다. 결국, 생각해 낸 묘책이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변경하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의료비 100만원에 대하여 소득공제 대신 15만원의 세액공제가 되면, 한계세율이 15%보다 높은 납세자는 세 부담이 증가한다. 개정안은 소득공제가 가지는 누진적 혜택을 없애면서, 이와 함께 세액공제되는 금액을 하향 조정함으로써 실질적인 증세를 가져왔다. 소득공제 항목은 대부분 비용을 공제하는 성격을 가진다는 점에서, 이렇게 의료비를 일단 과세소득에 포함하는 개정안은 증세를 위한 꼼수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그런데 기재부 공무원들이 이를 몰랐을까. 세법 체계를 건드리지 않고 세수를 더 확보하는 방법을 누구보다도 많이 고민했을 것이다. 부자에게 세금을 걷으라고? 대기업이 더 내야 한다고? 이미 우리나라 부자나 대기업은 다른 국민에 비해서 충분히 많은 세금을 내고 있다. 여력이 더 있을지 모르지만 그 부작용도 우려되고, 얼마나 더 걷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고소득 자영업자의 탈세를 먼저 해결하라고? 고소득 자영업자가 누구를 말하는지도 잘 모르겠거니와 사실 세무조사에도 한계가 있어서 생각만큼 세수가 늘지도 않을 것이다. 일을 하는 처지에서는 주변이 온통 야속할 것 같다. 애초 정부에서 홍보에 실패하기도 했지만, 언론에서 이번 개정안을 중산층 증세로 몰아간 것도 그렇다. 개정안은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변경한 것에 핵심이 있고, 이는 고소득자의 세 부담을 현저하게 증가시킨다. 고소득자는 충분히 불만이 있을 법하다. 이 과정에서 중산층의 세 부담도 약간 증가하는 것인데, 이를 가지고 중산층 증세라고 하면 어쩌란 말인가. 민주당도 아주 좋은 기회를 만났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민주당도 지난 대선에서 훨씬 많은 복지공약을 제시했었다. 아마 민주당이 정권을 잡았더라도 별수 없었을 것이다. 민주당은 구체적인 대안을 가지고 있어서 개정안을 비난하는 것인가. 그러나 무엇보다 야속한 것은 여론의 화살을 맞자 바로 잘못했다고 하면서 수정을 지시한 대통령과 경제부총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정책이 잘못될 수 있다. 국민과의 소통이 매우 잘되어 그 의사가 바로 반영된 것인가. 그러나 요 며칠의 행태는 잘못을 아랫사람에게 떠넘기는 윗사람의 모습처럼 보여 안타깝다. 잘못이 있다면 증세는 안 된다고 하는 제약조건을 설정한 대통령과 경제부총리에게 있다. 마치 자신들은 그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듯이 며칠 만에 수정을 지시하는 행태는 실제로 일을 하는 공무원의 사기를 꺾는다. 하루 만에 수정안을 내놓는 것도 세법의 중요성에 비추면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 연일 언론에서는 복지에는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누군가 그 방안을 만들었을 때 그 수고를 먼저 생각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 착취·부당 해고… 이익에 눈먼 기업들의 속살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오염수가 차단벽을 뚫고 하루 300t씩 바다로 흘러가는데도 진실을 감추기에 급급했던 도쿄전력. 이 회사는 일본의 시민단체인 ‘POSSE’가 선정한 ‘제1회 블랙기업 대상’ 수상 기업이다. 이밖에 시민상에는 와타미 푸드서비스, 특별상에는 웨더뉴스, ‘있을 수 없어’ 상에는 젠쇼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의 공통점은 위법적인 고용 형태로 청년들을 일회용품처럼 쓰다 버리는 악덕기업이란 사실이다. 정규 직원을 대량 고용해 장시간 근무와 부조리한 명령으로 혹사시킨 뒤 도태된 사람들을 퇴사시키는 수법을 쓴다. 교묘한 직장내 괴롭힘과 폭언으로 스스로 나가도록 만드는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시달리던 청년 직원 가운데 일부는 자살을 택하기도 한다. 법학도 출신인 저자는 POSSE에서 7년간 일하며 1500여건의 노동 상담 사례를 분석, 블랙기업을 적발하는 작업을 해왔다. 대량 모집→선별→쓰고 버리기가 바로 블랙기업의 전형적인 고용 패턴이다. 요즘 일본에선 블랙기업이 화두다. 예전에는 폭력조직과 결탁한 기업이란 뜻이었지만 최근 쓰임새가 달라졌다. 비합리적인 노동을 젊은 직원에게 조직적으로 강요하는 기업을 일컫는다. 지금까지 국내에 알려진 일본 청년의 노동문제는 ‘프리터’(파트타임 노동으로 생계를 꾸리는 젊은이)나 ‘니트족’(취업 의지가 없는 청년 무직자)에 그쳤다. 청년층의 의지 결여나 의존증이 문제일 뿐 기업의 문제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한 것이다. 최근 일본 사회에선 청년 노동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서서히 변하고 있다. 2009년 정보통신(IT)기업의 노동 착취를 그린 영화 ‘블랙기업에 다니는데, 이제 나는 한계인 것 같아’가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면서부터다. 2010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직후 “한 번 쓰고 버려진다”며 상담실을 찾는 신입사원들이 급증한 것도 우연은 아니다. 도쿄의 중견 IT기업인 Y사에 취업했다가 퇴직을 강요당한 신입사원들의 사례는 충격적이다. 연매출 90억엔(약 1027억원)인 이 기업은 신입사원을 하청직원으로 대기업에 파견해 수익을 올리는 구조를 갖고 있다. 사장과 소수의 임원, 그 밑의 영업사원이 900명 가까운 하청직원을 관리한다. 직원들은 꾸준히 이익을 내지 못하면 상사에게 불려가 ‘카운슬링’이란 이름으로 하루 2시간씩 시달렸다. 상담실 안에선 “넌 쓸모없어”, “차라리 다시 태어나는 게 낫다”는 등 폭언이 난무했다. 중견 의류업체인 X사에선 낮밤이 따로 없는 열악한 근무환경 탓에 신입사원 다수가 우울증을 앓았다. 하지만 회사는 곧바로 퇴직을 허용하지 않았다. 휴직을 강요해 병이 나은 다음 그만두라고 강요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밀려난 신입사원 대다수는 모든 게 내 탓이라는 최면에 빠져 있었다. “나는 형편없는 인간”이라며 자기 부정을 강요당한 카운슬링의 효과 때문이다. 저자는 정규직 청년들은 비정규직과 달리 자신들의 문제를 내놓고 말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쉽게 블랙기업의 표적이 되는 이유다. NHK는 2005년 ‘프리터 표류’라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비정규직(프리터) 청년 노동자들이 하청직원으로 여러 회사를 전전하다가 노숙자로 전락하는 모습을 고발했다. 이후 청년들은 목숨을 내놓고 정규직이 되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었다. 책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화두도 적지 않다. “참고 견뎌야만 성공한다”는 사회적 의식이 팽배한 가운데 기업 문화를 다시 돌아봐야 할 때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NEIS’ 대구가는 날 고백했다… 딱 3초면 진보인지 보수인지 안다고

    [주말 인사이드] ‘NEIS’ 대구가는 날 고백했다… 딱 3초면 진보인지 보수인지 안다고

    “내 이름은 NEIS. 나이스라고 읽지만, 네이스라고도 하지요.” 안녕, 신문에서 인사하는 게 참 오랜만이네. 10년 전인 2003년에는 365일 중 200일은 신문에 나왔던 것 같은데 말이지. 나는 1만여개 초·중·고·특수학교와 178개 교육지원청, 17개 시도교육청과 교육부가 모든 교육행정 정보를 전자적으로 연계 처리하고 있어. 내게는 2125만명의 학생들의 정보가 축적돼 있지. 그동안 안전행정부나 대법원 등 유관기관의 행정정보를 이용하는 ‘교육행정통합정보서비스’(NEIS)인 내가 구축된다고 하니 ‘정보혁명’이라며 반기는 이들도 많았지만, ‘빅브러더’라는 시선으로 나의 등장에 우려를 표하는 측도 많았어. 그래서 나를 반기던 보수적인 사람들은 내 영어 약자를 “좋아”(Nice·나이스)라는 말과 같은 발음으로 불러 줬지만, 나를 싫어한 진보적인 사람들은 발음기호대로 건조하게 ‘네이스’라고 불렀어. 당시 누군가를 만나서 보수인지, 진보인지 성향을 파악하기 위해 내 이름을 한 번 읽어 보라고 하면 3초 만에 성향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였다니까. 각설하고, 서울 중구 쌍림동에서 대구 신서혁신도시로 이사 가. 내가 입주한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전산센터가 지난 10일부터 오는 29일까지 이전하는데, 선발대로 먼저 대구에 가게 됐어. 서버 181식, 통신·보안 105식, 데이터베이스(DB)·백업 54식, 기타 59식 등 전국 학생들의 학교생활기록부 10년치 자료를 옮겨야 하는 대작업이라 시간이 많이 걸려. 게다가 내 자료가 유실되기라도 하면 학창시절의 기록이 사라지는 것이니 문제가 커져. 외부충격으로 인해 사고가 날지 몰라 무진동차에 몸을 싣고 이사를 가게 됐어. 덕분에 평소 보기 어려운 5t 규모 무진동차를 11대나 한꺼번에 볼 수 있었어. 무진동차는 서울청사에서 중부고속도로를 주행하다 경부고속도로로 진입해 대구의 새 보금자리인 KERIS 신청사까지 335㎞의 거리를 시속 80㎞로 달릴 거야. 6시간 동안 무진동차 앞뒤로는 경찰 호송차량이 함께 가고. 그 시간 동안 이사를 하기 위해 투입된 KERIS 직원과 경찰 등 242명이 모두 초긴장상태가 되는 셈이지. 이사를 마치고 18일까지 시범운영이 끝나면 NEIS 제공 서비스는 예전처럼 활용할 수 있어. 사실 교육부 산하 기관 중에서 KERIS가 가장 먼저 공공기관 이전을 하게 됐는데, 9월 4일에 시작되는 2014학년도 대입 수시전형 원서접수를 차질 없이 하려면 내가 갖고 있는 학교생활기록부 자료를 안정적으로 대학에 제공할 수 있어야 해. 이래 보여도 내가 없으면 대입 전형이 불가능할 지경이라고. 과거에 원서철이 되면 대학 건물 앞이 북새통을 이루고, 건물을 감으며 줄 서던 풍경을 본 지 오래된 이유가 내 덕분이야. 지금은 수험생들이 인터넷으로 원서를 접수하고, 그러면 내가 학생부 기재내용을 대학에 입시 전형 목적으로 보내주고 있거든. 혹시 시범운영 중인 18일까지 급하게 졸업증명서, 성적증명서, 검정고시합격증명서 같은 게 필요하면 어떡하냐고? 걱정하지마.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NEIS 서버가 구축되어 있기 때문에, 증명서가 필요한 경우에는 시도교육청과 지역교육청·학교·주민센터 민원실 등에서 발급받을 수 있어. 그간 학부모서비스 이용실적은 2011년 5423만건, 지난해 3740만건, 올해 상반기 707만건으로 이용이 아주 활발한 편은 아니야. 하지만 이용한 학부모들을 상대로 만족도 조사를 해보면 2011년 89.6%, 지난해 89.0%가 만족한다고 답했지. 올해 만족도가 90%가 넘도록 노력하고 있어. 2011년부터 시범서비스로 운영해 온 학생서비스도 올해 7월부터 정식서비스로 제공되고 있어. 학생서비스를 통해 학생부 열람뿐 아니라 정기시험 정오답표, 신체활동일지, 학습도움자료 등을 조회할 수 있어. 내가 가진 통계들을 분석해 제공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어. 10년간 축적된 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다른 학생들에 비해 체력이 약한 이유를 분석해 적당한 운동을 권해준다면 좋지 않을까. 특정 학급 성적만 오르지 않는다면 원인을 분석해 공부법을 바꿔 보는 등 대책을 세워줄 수도 있겠지. 2008년 ‘나이스 운영 시범학교’였던 충남 부여정보고에서는 내가 가진 자료를 활용해 통계를 내서 취업 진로 자료를 학생들에게 제공했어. 몇 년 동안 축적된 자료를 활용해 성적별로 지원 가능한 기업을 추천할 수 있었고, 아주 좋은 반응을 얻었어. 하지만 이런 서비스를 전국적으로 실시하려면 ‘개인정보’를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조심스럽기도 해. 나를 ‘네이스’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내가 해킹당할 가능성과 내가 갖고 있는 학생에 대한 방대한 개인정보가 유출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생길 수 있다고 걱정했거든. 특히 지금처럼 내 서버를 시도교육청에서 관리하면서 보안 전문가들이 배치되기는 했지만, 만에 하나 정보가 유출될 경우 한꺼번에 엄청나게 많은 양의 정보가 새어나갈 수 있다는 얘기야. 노기호 군산대 법학과 교수는 지난해 ‘NEIS에 의한 교육정보 공개와 학생의 개인정보 보호’라는 논문에서 “오늘날 학교는 개인정보은행이라고 할 만큼 많은 양의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공공기관”이라면서 “학부모를 비롯한 학생 개인 정보가 영리업자에게 유출돼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고 걱정했어. 학생 개인의 신상카드와 학교성적이 사설학원이나 개인과외 브로커들에게 제공돼 악용되는 경우가 있고, 입시학원이 취업이나 진학 정보를 학교에 제공하는 조건으로 학생들의 희망대학이나 전공, 교과성적 등 진로 관련 정보를 대량으로 복사하거나 제공받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는 것이야. 또 학교나 학교 내 학생선도위원회가 경찰에 학생과 보호자의 명부와 사진을 포함해 성적과 성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고 해. 그래서 노 교수는 “학교와 행정당국에 의한 비공개 정보의 자의적 운용이나 기업체의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인식부족 및 비협력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어. 요즘 학교폭력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면서 지난해 3월 학교폭력과 관련된 징계내용을 NEIS 중 학생부에 기재할지 여부를 놓고 “기재해야 한다”는 교육부와 “기재할 수 없다”고 버틴 일부 교육청 간 논란은 나를 둘러싼 논란이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준 사례야. 경기도교육청이 학교폭력 가해사실을 NEIS에 기록하되 심의를 거쳐 졸업 후 삭제하도록 한 교육부 방침을 받아들였지만, 논란 과정에서 “복제가 쉽고, 유출 가능성이 높으며 영구 저장되는 NEIS에 법적으로 기재를 금지한 징계사항을 기재하는 것은 입법 의도를 침해한 것”이라고 한 일부 교육청의 의견은 귀담아들어야 할 것 같아. 내가 가진 방대한 양의 정보는 교육행정을 효율화하고 학생들의 교육 편의를 도모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만, 한편으로 집적된 정보가 잘못 쓰일 경우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야. 내가 태어났을 때부터 나를 ‘나이스’라고 불러온 교육부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나를 쉽게 쓰는 방법을 가르쳐주기 위한 홍보캐릭터로 ‘나()씨 가족’을 선택했어. 모든 사람들에게 ‘나이스’한 선택이 되기 위해 나는 앞으로 보안에도 더 신경쓰고, 개인 프라이버시 보호와 학생 인권을 위해 노력해야 될 거야. 나를 ‘네이스’라고 부르는 사람들 역시 나를 완전히 폐기하는 방법을 포함해 여러 보완방안과 대안을 제시해 주기를 부탁할게.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법과 예술’ 인문학 특강

    한국가정법률상담소(소장 곽배희)는 오는 22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대로 법률상담소에서 인문학 공개강좌를 연다. 변호사이자 영화배우로 활동해 온 홍승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법과 예술, 문학과 만남의 광장’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한다.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02)782-3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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