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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사 교과서 다양화 바람직” 헌재, 23년前 국정화 부정적

    “국사 교과서 다양화 바람직” 헌재, 23년前 국정화 부정적

    정부와 새누리당이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법조계에서 ‘위헌’ 소지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이미 23년 전 ‘국정교과서 최소화’와 ‘국사 교과서 다양화’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최근 법학자들이 역사 교과서 국정화가 ‘헌법에 어긋난다’며 반대 성명을 낸 데는 이런 배경도 작용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1992년 11월 중학교 국어 교사가 국어 교과서 국정화 문제에 대해 청구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본안 판단과 별개로 “국사 교과서는 다양한 견해를 소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 사건의 쟁점은 당시 교육법과 대통령령에서 중학교 국어 교과서를 교육부가 저작, 발행, 공급하도록 한 조항이 헌법에서 보장한 교육의 중립성과 자주성을 침해하느냐 여부였다. 헌재는 당시 본안인 국어 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재판관 8대1(반대)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그러면서도 헌재는 국정화의 범위와 ‘국사’에 대한 방향을 제시했다. 헌재는 “국정교과서 제도는 학생들의 사고력을 획일화, 정형화하기 쉽고 다양한 사고방식 개발을 억제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헌재는 국사 과목을 대표 사례로 들며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헌재는 “국사의 경우 어떤 학설이 옳다고 확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다양한 견해를 소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정부와 여당은 헌재의 국어 교과서 국정화 합헌 판결에 주목해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강행하고 있다. 반면 국정화 반대 성명을 낸 법학·역사학자 등은 23년 전 헌법재판관들이 국사 교과서에 대해 내놓은 의견을 주목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헌재에서 위헌성을 다퉈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보장된다’는 헌법 제31조 4항을 근거로 들고 있다. 법학교수와 연구자 107명은 이에 따라 지난달 21일 ‘한국사 교과서 국정제에 반대하는 법학연구자 선언’을 발표했다. 반대 성명은 전국 대학으로 번진 상태다. 법원에서는 역사 교과서 수정을 둘러싼 재판이 진행됐거나 진행되고 있지만 이는 역사적 사실 판단이 아닌 교육부의 수정 명령 권한에 대한 판단에 가깝다. 현재 2013년 교육부가 지학사 등 고교 국사 교과서 6종에 대해 내린 수정 명령 사건에 대한 불복 재판이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1, 2심에서 집필진이 패소한 이번 재판의 발단은 ‘친일·독재 미화’ 등 우편향 논란을 일으킨 교학사의 고교 역사 교과서였다. 국사편찬위원회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인 2013년 8월 교학사를 포함한 8종 교과서에 대해 검정 합격을 통보했지만 교학사 교과서는 ‘위안부가 강제성 없이 일본군을 따라나섰다’는 식의 역사 왜곡과 통계 오류가 무더기로 지적됐고 일선 학교의 외면을 받았다. 이에 교육부는 8종 교과서 모두 검토해 7종 교과서에 수정 명령을 내렸지만 교학사를 제외한 6종 교과서 집필진이 반발하며 소송이 시작됐다. ‘단순 오류는 고쳐야 하지만 교육부가 서술 순서나 표현을 문제 삼는 건 월권’이라는 것이다. 앞서 2008년에는 당시 교육과학기술부가 금성출판사 국사 교과서에 대해 ‘좌편향’이라며 수정 명령을 내렸지만 대법원은 “명령이 적법 절차를 따르지 않아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게시판] 서울시, 경기도, 고려대, 한국투자공사, 고용노동부, 부산시

    [게시판] 서울시, 경기도, 고려대, 한국투자공사, 고용노동부, 부산시

    ●서울시는 오는 21일까지 외국인 주민을 대상으로 ‘글로벌 쇼핑몰 과정’ 수강생을 모집한다. 지난 5월에 이어 두 번째로 개설되는 ‘글로벌 쇼핑몰 과정’은 아이템 기획, 도메인 설정, 해외 오픈마켓 진출 등 온라인 쇼핑몰 창업과 관련한 실무 내용으로 구성됐다. 수업은 오는 26일부터 3주 동안 평일반과 주말반으로 나눠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에서 한국어로 진행된다. 수강 희망자는 오는 21일까지 신청 서류를 이메일로 내거나 강남글로벌비즈니스센터를 방문해 제출하면 된다. ●경기도는 우수한 맛과 뛰어난 서비스를 갖춘 도내 ‘으뜸 맛집’ 11곳을 새로 선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서류 및 현장심사를 거쳐 선정된 경기도 으뜸 맛집은 욕쟁이장마담집(성남), 조박사아구까치복(부천), 궁중삼계탕 본점(안산), 한채당·하남미소명품한우(하남), 홍천덤바우록계탕(화성), 삼구농원·청심정·황제능이버섯백숙(여주), 교하정(파주), 고센씨암탉(남양주) 등이다. ●고려대 의과대학 김희남 교수팀은 장내에 존재하는 미생물에서 아토피가 유발되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12일 밝혔다. 김 교수팀은 이런 연구결과를 알레르기 분야 국제학술지(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 10월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특정 세균(Faecalibacterium prausnitzii)의 한 아종이 아토피 환자의 장내에서 부쩍 늘어나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를 두고 김 교수팀은 장내 미생물 구성이 건강한 범위에서 벗어난 것으로 봤다. 이 세균이 장벽을 튼튼하게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뷰티릭산과 프로피온산 등을 감소시켜 장벽에 염증과 균열을 증가시킨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금융계 큰손들이 우리나라에 모여 효과적인 투자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한국투자공사는 다음 달 2~3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공공펀드 공동투자협의체(CROSAPF) 콘퍼런스를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현재까지 결정된 참가자들의 면면이 화려하다. 영국 로스차일드그룹의 린 포레스터 드 로스차일드 E.L 로스차일드홀딩스 회장, 세계적인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의 데이비드 매코믹 사장, 사모펀드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이 참석한다. 또 중국 국부펀드(GIC)의 딩 쉐동(丁學東) 회장, 미국 헤지펀드 시타델의 케네스 C. 그리핀 대표, 로스차일드 가문의 후계자 중 한 명인 제임스 로스차일드가 방한한다. 삼성전자의 이재용 부회장과 국민연금공단의 최광 이사장도 참석한다. ●영국과 동아시아 국가들의 영어 평가 방식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새로운 방향을 논의하는 장이 열린다. 주한 영국문화원은 한국영어평가학회와 함께 이달 15∼16일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영어평가 국제컨퍼런스 ‘New Directions 2015’을 연다고 12일 밝혔다. 컨퍼런스에서는 영어평가 방식의 발전을 위한 국제 사례가 발표되고 최신 연구 결과가 논의될 예정이다. 김영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우리나라 영어평가의 새로운 방향: 교육 정책과 실제’란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 ●고용노동부는 ‘2016년 사회적경제 박람회·사회적기업 주간 행사’를 공동 개최할 지방자치단체를 공모한다고 12일 밝혔다. 다음달 10일까지 공모하며, 광역지자체가 대상이다. 2개 이상 광역지자체의 컨소시엄도 가능하다. 고용부는 매년 7월 1일 ‘사회적기업의 날’ 전후에 사회적경제 박람회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한다. 올해는 고용부와 부산시가 공동 개최했다. 공동 개최 지자체로 선정되면 사회적경제 박람회 관련 비용으로 최대 2억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행사 관계자에게는 정부 포상, 해외 연수 등의 특전도 주어진다. ●부산시가 개최하는 ‘제7회 호스피스 인식확산을 위한 학술세미나’가 17일 오전 9시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다. 이번 세미나는 부산시, 스피스완화케어센터, 부산지역 암센터, KNN이 함께 마련한다. 세미나 주제는 ‘바람직한 삶과 건강한 죽음에 대한 통찰’. 신호철 부산가톨릭대 신부가 ‘삶의 궁극에는 무엇이 있는가’, 이종길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생애 말기 돌봄의 사회적, 윤리적 책임’, 백승완 부산대 의학과 교수가 ‘삶이 행복하지 아니한가’라는 제목으로 강연한다. 선착순 무료로 입장할 수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KNN 홈페이지(www.knn.co.kr)를 참고하거나 호스피스완화케어센터(051-510-0787)로 문의하면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뉴스 플러스-사회] 2016 로스쿨 평균 경쟁률 4.79대1

    2016학년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학원서 마감 결과, 경쟁률을 공개한 22개 대학의 평균 경쟁률이 4.79대1로 나타났다고 입시업체인 종로학원하늘교육이 9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5.34대1보다 낮아진 것이다. 최고 경쟁률은 원광대로 9.68대1이었다. 고려대는 3.59대1, 연세대는 3.32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1차 합격자는 11월 30일부터 12월 11일까지 학교별로 발표된다.
  • [시론] TPP 성공이 한국 공직사회에 주는 교훈/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시론] TPP 성공이 한국 공직사회에 주는 교훈/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인류 역사상 최대 경제 블록을 형성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이 타결됐다. 안타깝게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대외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그걸 밖에서 지켜보고 있다. 정부의 설명은 우리는 TPP 참여국 대부분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놓고 있어 괜찮다는 것과 TPP의 내용을 검토하고 가입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수순이라는 것이다. 지금은 제3세대 지역주의가 진행 중이다. 같은 대륙의 이웃 나라끼리 양자 FTA를 체결하던 시대가 제1세대다. 대륙 간, 원거리 국가 간 양자 FTA를 체결하는 제2세대를 거쳐 이제는 대륙 간 여러 국가들이 다자 FTA를 체결하는 메가 FTA 시대가 전개되고 있다. 이런 시대에 FTA 효과를 시장개방 효과로 평가하는 것은 나무는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것이다. 국제경제 체제가 무수한 양자 FTA가 섞여 있는 체제보다는 두서너 개의 메가 FTA 블록으로 재편되는 경향이 더 위험함을 간과하고 있다. 커다란 무역 불록 간 직접적인 이해충돌이 발생할 수 있어 무역전쟁으로 비화되기 쉽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 입장에서는 팽창하는 EU 블록, 미국을 중심으로 한 TPP, 그리고 아세안 블록 어디에도 속해 있지 못한 상황이 되니 더욱 위험하다. 우리가 무수한 주요 교역 국가들과 FTA를 체결해 놓고는 있으나, 그건 어디까지나 각기 다른 양자 FTA의 조합에 불과할 뿐이다. 거대한 통상 블록이 주는 제도 수렴의 이익을 챙기지 못함은 물론이고 블록 대 블록으로 대응해야 하는 이슈가 터졌을 때 우리 입장을 지지해 줄 수 있는 배후 세력이 없게 된다. TPP 협상 참여라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TPP가 탄생한 후 증폭된 대가를 지불하고 가입할 날만 바라보고 있는 우리 처지를 반성해야 한다. 협상 진행 과정에 참여하지도 않아 복잡한 차세대형 TPP 문안의 의미와 영향을 사후에 제대로 검토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통상으로 먹고사는 무역 대국이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예측하고 발 빠르게 움직이기는커녕 경제영토 확대, 동시다발적 FTA, 세계 최대의 FTA 허브국가라는 캐치프레이즈에 환호하고 양자 FTA의 손쉬운 전리품에 안주해 온 결과다. 과거 광우병 소고기 파동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고 정권 출범 초기 철저히 국내 정치적 고려를 대외통상 정책에 앞세우다 보니 TPP와 같은 높은 수준의 경제동맹 참여가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 버렸다. 통상정책이 국내 정치의 종속변수로 전락해 버렸고 통상정책 점검 메커니즘이 마비됐다. 통상정책 브레인들이 모두 양자 FTA 협상에 동원돼 나무 자르기에 정신이 없는데, 거시적 FTA 정책 수립이라는 숲을 그리는 일이 가능했겠나. 세계의 큰 흐름을 분석하고 자유롭게 토론하는 맞짱토론 문화가 공직사회에 결여돼 있는 것도 문제다. 그 취지로 만든 중앙부처 도시락 토론 모임에 가 보면 각 부처의 정책 결정 브레인들은 당장 바쁜 현안을 처리하느라 오지도 않고 잉여 실무인력 위주로 자리를 채우고 있다. 지역균형 발전을 이유로 전국에 흩어져 있는 정부의 싱크탱크들은 서울 오르내리고 정부 정책 홍보나 일상업무 대리수행에 바쁘다. 공직사회는 현안 처리에 바쁘고, 큰 그림을 그려 줘야 할 학계와 싱크탱크들은 갈수록 실무계와 괴리되고 있다. 국민의 과반수는 광우병 소고기 괴담을 극복하고 한·미 FTA 필요성 논쟁을 넘었는데, 정부는 그 이전으로 회귀해 시끄러운 소수를 향한 표밭 관리 정책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그사이 국제경제 체제는 멀찌감치 달아나 우리 경제를 제3세대 지역주의의 후진국으로 위치시키고 있다. 정부는 FTA 정책의 패러다임부터 전환해야 한다. ‘동시다발적 FTA 체결’, ‘지역경제 통합의 연결고리’ 등 양자 FTA 시대에나 통하는 로드맵을 언제까지 가져갈 건가. TPP에서는 물론 다른 광역 FTA와의 관계에서 편단화되는 양자 FTA들을 상호 연결해 경제 블록 간의 공통분모를 높이는 노력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광역 FTA 협상 및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추진할 수 있는 FTA 원산지 규정의 통일 작업 등에 우리의 장기적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아무래도 ‘창조경제’는 민간이 아니라 공직문화 자체가 먼저 이루어야 할 가장 급한 과제인 것 같다.
  • ‘민법 국제학술대회’ 17일 개최

    한국민사법학회(회장 엄동섭)는 오는 17일 서강대 다산관 101호에서 서강대 법학연구소와 공동으로 제5회 동아시아 민법 국제학술대회를 연다고 8일 밝혔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 국가 20여명의 학자가 각국의 부동산이용권의 특징, 구분소유권, 지상권, 주택임대차, 부동산이용권과 저당권의 관계 등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 교육부, 로스쿨 예산 469% 늘려… 1인당 700만원 들여 해외 보내나

    교육부가 올해 로스쿨 지원 예산을 대폭 늘리면서 선심성 사업을 늘렸다가 국회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사업의 성과가 미흡하고 정부가 예산을 지원할 필요가 없는 사업들이라는 것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관련 사업의 폐기를 제안했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최근 발간한 2016년도 정부 성과 계획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교육부는 올해 법학전문대학원 취업 역량을 강화하는 ‘법학전문대학원 체제 정착’ 사업으로 2016년 53억 2600만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지난해 예산 9억 3600만원에 비해 무려 469%가 증가한 셈이다. 예산처는 이와 관련해 세부 사업 가운데 하나인 ‘취업 역량 강화’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 사업은 로스쿨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국내외 인턴십 프로그램과 법학전문대학원의 취업설명회를 지원하는 것이다. 해외 인턴십은 매년 경제적 취약계층 등을 대상으로 학생 180명에게 해외 기업과 로펌, 국제기구에서의 8주간 인턴 기회 제공에 따른 항공료와 생활비 등의 경비로 1인당 490만~700만원을 제공한다. 국내 인턴십 프로그램은 학생 180명에게 국내 기업과 로펌, 공공기관 인턴 기간 중의 생활비로 학생 1인당 140만~200만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예산처는 이 사업에 대해 “수혜자의 일부만 취약계층으로 하는 사업이며 학생의 취업을 위해 필요하다면 각 로스쿨이 제공해야 한다”며 “매년 정부 예산을 들일 필요가 있는지 신중히 검토하라”고 지적했다. 사실상 폐기를 권고한 셈이다. 교육부는 이와 관련해 사업을 검토한 뒤 폐기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예산정책처의 보고서를 참고해 내년 사업 계획을 세울 때 예산 편성 여부를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한국사 교과서’ 하나로… 국론은 두개로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전환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여권과 야권, 진보와 보수 간에 찬반 논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국정 교과서 채택 시 집필을 국사편찬위원회에 맡기기로 했다. 교육부는 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위원회에 제출한 2015년도 국정감사 후속조치 현황 보고를 통해 “국정으로 전환할 경우, 교과서 개발을 현재 검정 교과서의 심의를 맡고 있는 국사편찬위원회에 위탁하겠다”고 밝혔다. 국정화가 이뤄지면 2017학년도 1학기부터 중학교 ‘역사’와 고등학교 ‘한국사’에 적용된다. 교육부가 국정 교과서 편찬을 위탁하면 국사편찬위원회는 대학교수 등을 대상으로 집필진을 공모, 개발에 착수하게 된다. 교육부는 이념적 편향성 논란을 불식하기 위해 심의·수정 등에 관여하는 편찬심의회를 역사학자 외에 학부모, 교육·국어·헌법학자 등 다양한 전문가로 구성하기로 했다. 이날 교육부에 대한 교문위 국감은 교과서 국정화를 둘러싸고 여야 간 공방이 이어지면서 정회와 속개를 거듭하는 등 파행 운영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국감 시작과 동시에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맹공을 퍼부었다. 설훈 의원은 “히틀러의 나치가, 일본 제국주의가, 북한이, 유신독재가 국정교과서를 했고 민주화가 되면서 검인정 체제로 바꿨다”고 주장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현행 검인정 체제에서 교과서의 편향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은 “현행 교과서에는 북한이 무상분배 방식으로 토지 개혁을 실시했다는 내용은 있지만, 그 성격에 대한 서술은 하지 않고 있다”면서 국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해외체류 병역기피자 국내활동 기반 봉쇄… 칼 뽑은 정부

    해외체류 병역기피자 국내활동 기반 봉쇄… 칼 뽑은 정부

    병무청이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국적을 바꾼 입영 대상자의 국내 취업과 조달 사업을 제한하기로 검토한 것은 최근 4급 이상 공직자 26명의 아들 30명이 국적 변경으로 병역 면제를 받은 사례에서 보듯 해외 체류 병역 회피자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이를 발본색원하기 위해 칼을 뽑아든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일부 논란의 소지가 있어 실제 제재 방안을 마련하기까지는 난관이 예상된다. 8일 병무청에 따르면 2011년부터 올해 7월까지 해외 체류자가 병역 의무 이행 상한 연령인 만 38세를 넘겨 고령 면제 처분을 받은 사례는 국외 이주 및 불법 체재를 포함해 총 2만 8096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동안 국적 이탈 또는 상실로 국적을 바꾼 사람이 1만 6147명라는 점을 고려하면 해외 체류자의 고령 면제 처분은 그동안 병역 회피의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특히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병역을 면제받은 사람은 2012년 2842명, 2013년 3075명, 지난해 4386명, 올해 7월까지 2374명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에 대해 도덕적 책임을 물을 수는 있겠지만 실질적 제재는 미흡하다는 평가다. 새정치민주연합 진성준 의원은 “사회지도층 자제의 국적 변경을 통한 병역 회피를 막기 위해 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병무청은 병역을 마치지 않고 외국 국적을 취득하는 병역의무 대상자의 재외동포체류자격 비자와 취업비자 발급을 제한하면 이들이 귀국해서 국내 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봉쇄한다는 점에서 효과적 제재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재외동포체류 자격 비자는 체류 기간 상한이 3년이나 원칙적으로 연장이 가능하고, 국내에서 취업 활동이 가능하다. 현재 외국 국적을 자진 취득하는 사람은 예외 없이 한국 국적을 상실한다. 하지만 병무청은 국적법을 개정해 병역을 마치지 않은 사람이 한국 국적을 마음대로 상실하지 못하도록 이들에 한해 복수국적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법무부는 2011년과 2012년 이러한 제재 방안에 대해 “국적 변경에 대한 구체적 경위를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과잉 규제”라며 난색을 표한 바 있다. 병역을 이행하기 전 국적을 포기한 경우 국내 조달 사업 참여를 제한하고 상속세·증여세를 중과세하는 방안은 경제적 징벌이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는 기획재정부 등과의 법리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다. 또한 본인이 원해서 외국 국적을 취득한 사람들에게 순수 외국인보다 더 중한 제재를 가한다는 점에서 역차별 논란에 빠질 수 있다. 병무청은 공직자의 자식이 해외에 불법 체재하거나 병역을 마치지 않은 채 한국 국적을 포기하는 경우에도 현실적으로 제재하는 규정이 없다는 점을 들어 공직자 본인의 고위직 임용을 배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노동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적 이탈의 자유는 헌법에 보장된 권리이고 자신이 선택해서 외국 국적을 취득한 경우에 부모가 불이익을 받는 것은 연좌제 금지원칙에 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해외체류 병역기피자 국내활동 기반 봉쇄… 칼 뽑은 정부

    해외체류 병역기피자 국내활동 기반 봉쇄… 칼 뽑은 정부

    병무청이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국적을 바꾼 입영 대상자의 국내 취업과 조달 사업을 제한하기로 검토한 것은 최근 4급 이상 공직자 26명의 아들 30명이 국적 변경으로 병역 면제를 받은 사례에서 보듯 해외 체류 병역 회피자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이를 발본색원하기 위해 칼을 뽑아든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일부 논란의 소지가 있어 실제 제재 방안을 마련하기까지는 난관이 예상된다. 8일 병무청에 따르면 2011년부터 올해 7월까지 해외 체류자가 병역 의무 이행 상한 연령인 만 38세를 넘겨 고령 면제 처분을 받은 사례는 국외 이주 및 불법 체재를 포함해 총 2만 8096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동안 국적 이탈 또는 상실로 국적을 바꾼 사람이 1만 6147명라는 점을 고려하면 해외 체류자의 고령 면제 처분은 그동안 병역 회피의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특히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병역을 면제받은 사람은 2012년 2842명, 2013년 3075명, 지난해 4386명, 올해 7월까지 2374명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에 대해 도덕적 책임을 물을 수는 있겠지만 실질적 제재는 미흡하다는 평가다. 새정치민주연합 진성준 의원은 “사회지도층 자제의 국적 변경을 통한 병역 회피를 막기 위해 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병무청은 병역을 마치지 않고 외국 국적을 취득하는 병역의무 대상자의 재외동포체류자격 비자와 취업비자 발급을 제한하면 이들이 귀국해서 국내 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봉쇄한다는 점에서 효과적 제재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재외동포체류 자격 비자는 체류 기간 상한이 3년이나 원칙적으로 연장이 가능하고, 국내에서 취업 활동이 가능하다. 현재 외국 국적을 자진 취득하는 사람은 예외 없이 한국 국적을 상실한다. 하지만 병무청은 국적법을 개정해 병역을 마치지 않은 사람이 한국 국적을 마음대로 상실하지 못하도록 이들에 한해 복수국적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법무부는 2011년과 2012년 이러한 제재 방안에 대해 “국적 변경에 대한 구체적 경위를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과잉 규제”라며 난색을 표한 바 있다. 병역을 이행하기 전 국적을 포기한 경우 국내 조달 사업 참여를 제한하고 상속세·증여세를 중과세하는 방안은 경제적 징벌이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는 기획재정부 등과의 법리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다. 또한 본인이 원해서 외국 국적을 취득한 사람들에게 순수 외국인보다 더 중한 제재를 가한다는 점에서 역차별 논란에 빠질 수 있다. 병무청은 공직자의 자식이 해외에 불법 체재하거나 병역을 마치지 않은 채 한국 국적을 포기하는 경우에도 현실적으로 제재하는 규정이 없다는 점을 들어 공직자 본인의 고위직 임용을 배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노동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적 이탈의 자유는 헌법에 보장된 권리이고 자신이 선택해서 외국 국적을 취득한 경우에 부모가 불이익을 받는 것은 연좌제 금지원칙에 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전횡 방어막 vs 기소 남발… 배임죄 도마에

    전횡 방어막 vs 기소 남발… 배임죄 도마에

    업무상 배임죄로 기소됐던 주요 인사들이 잇따라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배임죄 적용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재계는 물론 법조계 일부에서도 ‘정권 차원의 사정수사로 배임죄 기소가 남발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검찰은 ‘배임죄는 재벌의 전횡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막’이라며 맞서고 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의 배임죄 적용에 대해 최근 법원이 잇따라 제동을 걸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24일 배임과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석채 전 KT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기업 이익을 위해 결정을 내렸어도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단순한 ‘경영상의 과실’로 인정한 것이다. 대법원 역시 지난달 10일 이재현 CJ그룹 회장에 대해 “배임 혐의에 대해 법률 적용을 잘못했으니 다시 심리하라”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달 5일에는 통영함 납품장비 비리와 관련,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황기철 전 해군 참모총장에 대해서도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배임죄에 대해 법원이 잇따라 무죄 선고를 하자 재계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혐의 규정이 애매모호해 기업인의 경영 활동을 가로막는다는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배임죄로 처벌하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 독일뿐”이라면서 “게다가 일본과 독일은 한국과 달리 어떠한 경우에 배임죄로 처벌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임죄는 무죄판결 비율이 높은 편이다. 2013년 기준 형법상 배임·횡령죄의 무죄율이 5.4%이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죄의 무죄율은 11.0%에 이른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본에서 배임죄는 ‘본인이나 제3자의 이익을 목적으로 한다’ 등 목적범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면서 “반면 우리 형법은 배임죄의 구성 요건이 추상적으로 기술돼 있다”고 말했다. 법조계 일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권 차원에서 기업 수사를 하다가 의혹을 밝혀내지 못할 경우 배임죄를 ‘면피성’으로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기업인 입장에서는 검찰이 비자금 횡령 혐의를 수사하다가 잘되지 않자 성과를 위해 배임 혐의로 기소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검찰은 “현재로서는 배임죄가 재벌의 전횡을 막을 유일한 수단”이라고 주장한다. 수도권의 한 검사는 “우리나라는 공정거래제도 등이 완비돼 있지 않아 대기업 오너의 전횡을 막기가 쉽지 않다”면서 “배임죄가 그나마 재벌이 극단적인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제동을 걸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중앙지검의 검사도 “배임죄의 취지는 주어진 임무를 제대로 하지 않아 회사에 100억원의 손실을 입히는 것과 회삿돈 100억원을 가로채는 것을 동일하게 본다는 것”이라면서 “재벌이 사적으로 회사를 좌지우지하는 걸 막기 위한 제도적 방지막”이라고 말했다. 고등법원의 한 판사는 “배임죄에 대해 재계와 검찰 한쪽의 손을 들어주긴 어렵지만, 시대 상황과 사안의 특성 등을 감안해 배임 여부에 대한 판단은 더욱 신중하게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헬조선’ 한국? 외국 이민 가도 생활 고민은 마찬가지”

    “‘헬조선’ 한국? 외국 이민 가도 생활 고민은 마찬가지”

    “헬조선이라고요? 그렇다고 이민이 답이 될 순 없습니다.” 김연주(44)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한인회 부회장은 최근 청년들 사이 유행하는 ‘헬조선’(지옥 같은 대한민국의 현실을 빗댄 말)이란 표현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2015세계한인회장대회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김 부회장은 지난 6일 인터뷰에서 “이민을 가면 영화처럼 정원 파티를 하며 살 줄 알았지만 결국 생활을 고민해야 한다는 건 똑같았다”며 “외국 생활은 여기에 언어·문화의 차이까지 있다는 점을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1992년 가족과 뉴질랜드로 이민을 떠났다. 이후 오클랜드 법학과를 나와 현지에서 한인 최초 여성 변호사라는 타이틀을 얻고 현지 최대 로펌에서 ‘한국팀장’으로 근무했다. 2010년에는 여당인 국민당 공천을 받아 지방선거까지 출마하며 차세대 한인사회 리더로 주목받고 있다. 그렇지만 그런 그에게도 타국 생활은 쉽지 않았다고 한다. 김 부회장이 뉴질랜드에 당도했을 때만 해도 현지인에게 한국은 ‘전쟁과 가난의 나라’일 뿐이었다. 그런 인상이 비로소 바뀐 계기가 2002 한·일월드컵이었다고 한다. 김 부회장은 “월드컵 때 한국의 발전한 도시와 정보기술(IT) 수준이 알려지면서 많은 현지인의 인상이 바뀌었다”며 “모국의 경제적 발전은 해외 동포들의 삶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뉴질랜드 한인사회 위상도 그 즈음부터 올라갔다. 크라이스트처치는 뉴질랜드에서 세 번째 큰 도시로 우리 교민 3000명가량이 살고 있다. 김 부회장이 속한 한인회는 여기서 5년 전 발생했던 지진의 상처를 보듬는 사업부터 동포 어르신을 위한 ‘사랑방 프로그램’, 한국문화를 알리기 위한 ‘케이컬처 페스티벌’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교포들이 자기 색깔을 잃지 않으면서 그 나라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돕는 데 노력하고 있다”며 “교포사회에서 세대가 화합하고 한국의 자산인 젊은 사람들을 포용하는 방법을 계속 고민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오히려 형량 더 늘어날라” 국민참여재판 신청 급감

    “오히려 형량 더 늘어날라” 국민참여재판 신청 급감

    지난해 12월 김모씨는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맥주를 마시다가 카페 주인을 때려 눕힌 뒤 주인의 시가 50만원짜리 목걸이와 10만원짜리 진주반지를 빼앗은 혐의(강도상해)로 기소됐다. 강도상해죄에는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형이 적용된다. 사건을 담당한 재판부는 그동안의 판례 및 피해자의 상해 정도, 작량감경(정상참작 사유가 있을 때 법률상의 감경과 별도로 감경하는 것) 등을 고려해 징역 3년 선고를 염두에 뒀다. 하지만 배심원단 9명 중 다수가 징역 4년(4명) 또는 징역 5년(4명)을 양형 의견으로 제시했다. 재판을 맡았던 판사는 “사건 발생 당시 경찰 신고가 신속히 이뤄져 피해가 크지 않았음에도 배심원단은 ‘신고가 제대로 안 됐으면 큰일 날 뻔하지 않았겠느냐’면서 죄질이 무겁다고 여겨 중형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일반 국민들이 형사재판에 배심원으로 참여하는 국민참여재판의 개최 횟수가 시행 8년째인 올해 들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고인과 변호인 모두 국민참여재판을 기피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대법원에 따르면 도입 첫해인 2008년 233건을 시작으로 꾸준히 증가하던 국민참여재판 신청 건수는 지난해 608건으로 줄어든 데 이어 올 들어서는 6월까지 172건에 그쳤다. 월평균으로 따지면 올해(29건)에는 가장 많았던 2013년(64건)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국민참여재판은 만 20세 이상 국민 중에서 무작위로 선정된 배심원들이 형사재판에서 유무죄 평결과 양형 의견을 제시할 수 있게 한 제도다. 평결은 판사에게 권고 수준의 효력만 있고 법적 구속력은 없다. 지방법원 합의부 형사사건 전체가 국민참여재판 신청 대상이며, 피고 측에서 신청하고 법원이 받아들여야 진행된다. 올 6월까지 7년 6개월간 국민참여재판 대상이 되는 전체 사건의 4.1%인 3796건에 대해 신청이 이뤄져 이 중 1556건이 실제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다. ●“유죄 판결선 형 무거워질 위험” 인식 국민참여재판 신청이 저조한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서울 지역의 한 법원 판사는 “배심원단이 제시하는 피고인에 대한 양형이 결코 낮지 않다”면서 “평결이 아무리 권고적 효력만 갖는다고 해도 판사들이 선고에서 배심원단의 의견을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정상참작 등을 통해 양형이 낮게 적용되길 바라는 피고인들의 기대를 국민참여재판이 만족시켜 주지 않기 때문에 피고인들이 신청을 기피한다는 것이다. 국민참여재판의 평균 무죄율(7.8%)이 전국 법원의 형사합의사건 1심 무죄율(4.0%)의 거의 두 배에 이르긴 하지만, 무죄가 아닌 유죄가 나오는 판결에서는 형이 무거워질 ‘리스크’(위험)가 크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셈이다. 피고인뿐 아니라 변호인들이 부담스럽게 여기는 것도 국민참여재판의 인기가 시들해진 이유 중 하나다. “국민참여재판은 변론, 배심원단의 평결, 판사의 선고가 하루 만에 이뤄진다. 오전 10시에 시작해 밤 10시에 끝나거나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지는 일도 있다. 밥도 못 먹고 변론 준비에 집중해야 해서 재판을 마치고 나면 기진맥진할 수밖에 없다.”(국민참여재판 경험이 있는 A변호사) B변호사는 “국민참여재판은 그 자리에서 배심원단의 마음을 얻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에 변론 내용 등을 모두 암기해야 하고 프레젠테이션 연습도 많이 해야 한다”면서 “재판부보다 배심원단을 설득하는 일이 더욱 어렵다”고 토로했다. 2013년 대법원 국민사법참여위원회는 국민참여재판 활성화를 위해 피고인과 변호인의 신청 없이도 법원의 직권 결정과 검사의 신청에 따라 국민참여재판을 여는 방안을 개선안으로 제시한 적이 있다. 하지만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민참여재판 신청 여부는 피고인의 권리 중 하나”라면서 “검찰이 국민참여재판 신청권까지 갖게 되면 자칫 원하지 않는 재판으로 피고인의 방어권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피고인의 전과 비공개 등 보완 필요”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현행 제도 아래 피고인의 신청을 늘리는 쪽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형사재판은 공적인 성격이 강하므로 현행대로 국민의 참여하에 유무죄를 판단하고 양형을 결정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단, 국민 배심원들에게 선입견을 주지 않기 위해 심리 단계에서 피고인의 전과 등을 비공개로 하는 등 공정한 재판과 피고의 인권 보장을 위해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열린세상] 고 교수의 죽음, 그리고 부산영화제/박홍규 영남대 법학과 교수

    [열린세상] 고 교수의 죽음, 그리고 부산영화제/박홍규 영남대 법학과 교수

    올해도 예년처럼 부산영화제에 참석하고 있다. 수업이 없는 닷새, 하루 서너 편씩 열심히 보지만 출품작의 10분의1도 못 보아도 나의 유일한 축제 연휴이자 가장 알찬 세계 여행, 가장 진지한 세계와의 대화이기 때문이다. 흔히들 말하는 세계화라는 것이 문화적으로는 기껏 미국 상업문화, 특히 할리우드 상업영화의 세계 독점을 뜻하는 천박한 현실에서 특히 세계 어디에서보다 그런 영화가 판을 치는 이 나라에서 비상업 세계 영화, 그것도 소위 강대국이 아닌 여러 나라 영화를 한꺼번에 뽑아 볼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대중이나 언론의 관심은 화려한 개막제의 상업적인 스타들의 레드카펫 따위인지 모르지만 나에게 그것은 언제나 역겨울 뿐이다. 그런 역겨움이 더해져서 영화제가 생긴 뒤 처음으로 거기에 참석해야 할지를 고민한 것은 아니다. 8월 말에 돌아가신 고현철 부산대 교수 때문에 부산에 간다는 것 자체가 괴로웠기 때문이다. 누구보다도 영화를 사랑하고 부산영화제를 사랑한 그가 없는 부산영화제에 간다는 것이 괴로웠기 때문이었다. 그의 죽음을 처음 들었을 때 국가 최고법인 헌법에 명시된 대학의 자치가 권력에 의해 유린당하는 현실을 명색이 법학자라는 내가 아니라 시인 국문학자가 죽음으로 규탄하고 대학 총장 직선제라는 민주적 제도의 회복을 죽음으로 요구한 점에 나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1987년 민주화 투쟁으로 확보한 대통령 직선제 분위기를 타고 나타난 총장 직선제는 최근 몇 년 사이에 대부분의 대학에서 정부가 직선제와 바꾸라고 흔드는 돈다발에 줄줄이 포기했다. 몇 사람이 반대 서명 등으로 항의했지만 사회적으로는 물론 대학에서도 이슈가 되지 못했다. 스스로 싸워 얻은 자치가 아니었으니 너무나도 쉽게 내준 꼴이었다. 교수들 대부분이 1987년 이전을 살고 있는지, 또는 돈 냄새에 너무나도 민감한 상업적 인간인지, 혹은 대학이 처음부터 상업적이었든지 정말 돈과 권력에 약했다. 진리 추구의 학문을 하는 선비 학자들은 돈과 권력을 싫어한다는데 지금은 회사원이나 정상배 같은 자들이 너무 많다. 자신들만 그런 것이 아니라 학생들조차 그렇게 몰아가 현재만이 아니라 미래까지 망치고 있다. 대학을 돈으로 제멋대로 통제 관리해 대학 민주주의를 말살하려는 지극히 물질주의적이고 획일적 정책이 시행된 것이 어제오늘이 아니지만 최근의 그것은 더욱 심해져 역사상 최초로 교수의 안타까운 투신 자살까지 결과했다. 부패한 족벌 사학이 부활하고 시대착오적인 권위주의의 망령이 대학 행정을 농단해 대학이 지녀야 할 최소한의 자율성은 물론 공공성조차 파괴하는 현실에 철저히 눈을 감으면서 권력이 요구하는 구조조정이니 성과연봉제 등에 야합하는 대부분의 대학과 교수들이 그의 죽음을 결과했다. 그래서 지난 9월 18일 전국에서 모인 교수와 직원들이 국회 앞에서 고현철 교수를 추모하며 정부의 잘못된 일방적 대학 정책을 규탄하고 총장 직선제 등의 대학 민주화를 요구했지만 정부나 국회가 그것을 눈여겨보기는커녕 뉴스조차 되지 못하는 비참한 현실이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외친다. 더이상 대학을 돈으로 타락시키지 말라. 대학도 더이상 돈으로 타락하지 말라. 헌법에 명시된 가치이자 대학으로서의 최소한의 자존심인 자치를 정부도, 대학 당국도, 교수도, 학생도 지켜야만 우리 사회가 더이상 돈에 미친 사회로 타락하지 않을 것이다. 영화도, 예술도, 학문도, 대학도, 국가도 모두 돈이 움직이는 상업일 수는 없지 않은가. 학문과 예술의 전당인 대학의 본질은 자유이고 자치다. 고현철 교수의 유언처럼 대학 민주주의는 국가 민주주의의 초석이다. 정부는 무엇보다도 먼저 대학 통제용으로 돈다발을 휘두를 정도로 돈이 남아돈다면 반값등록금이라는 선거 공약을 지키는 것이 옳지 않을까. 영화제도 돈으로 휘두르려고 한다는 고약한 소문이 있었지만 사실이 아니기를 빈다. 그래도 참혹한 현실을 정직하게 표현하는 작은 나라들의 영화는 진실, 감동 자체다. 스물을 맞은 장성한 부산영화제를 보지 못하고 가신 님이 남긴 대학 민주화의 성스러운 순교지인 부산을 순례하고 돌아가면 그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 “오히려 형량 더 늘어날라” 국민참여재판 신청 급감

    “오히려 형량 더 늘어날라” 국민참여재판 신청 급감

    지난해 12월 김모씨는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맥주를 마시다가 카페 주인을 때려 눕힌 뒤 주인의 시가 50만원짜리 목걸이와 10만원짜리 진주반지를 빼앗은 혐의(강도상해)로 기소됐다. 강도상해죄에는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형이 적용된다. 사건을 담당한 재판부는 그동안의 판례 및 피해자의 상해 정도, 작량감경(정상참작 사유가 있을 때 법률상의 감경과 별도로 감경하는 것) 등을 고려해 징역 3년 선고를 염두에 뒀다. 하지만 배심원단 9명 중 다수가 징역 4년(4명) 또는 징역 5년(4명)을 양형 의견으로 제시했다. 재판을 맡았던 판사는 “사건 발생 당시 경찰 신고가 신속히 이뤄져 피해가 크지 않았음에도 배심원단은 ‘신고가 제대로 안 됐으면 큰일 날 뻔하지 않았겠느냐’면서 죄질이 무겁다고 여겨 중형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일반 국민들이 형사재판에 배심원으로 참여하는 국민참여재판의 개최 횟수가 시행 8년째인 올해 들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고인과 변호인 모두 국민참여재판을 기피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대법원에 따르면 도입 첫해인 2008년 233건을 시작으로 꾸준히 증가하던 국민참여재판 신청 건수는 지난해 608건으로 줄어든 데 이어 올 들어서는 6월까지 172건에 그쳤다. 월평균으로 따지면 올해(29건)에는 가장 많았던 2013년(64건)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국민참여재판은 만 20세 이상 국민 중에서 무작위로 선정된 배심원들이 형사재판에서 유무죄 평결과 양형 의견을 제시할 수 있게 한 제도다. 평결은 판사에게 권고 수준의 효력만 있고 법적 구속력은 없다. 지방법원 합의부 형사사건 전체가 국민참여재판 신청 대상이며, 피고 측에서 신청하고 법원이 받아들여야 진행된다. 올 6월까지 7년 6개월간 국민참여재판 대상이 되는 전체 사건의 4.1%인 3796건에 대해 신청이 이뤄져 이 중 1556건이 실제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다. ●“유죄 판결선 형 무거워질 위험” 인식 국민참여재판 신청이 저조한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서울 지역의 한 법원 판사는 “배심원단이 제시하는 피고인에 대한 양형이 결코 낮지 않다”면서 “평결이 아무리 권고적 효력만 갖는다고 해도 판사들이 선고에서 배심원단의 의견을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정상참작 등을 통해 양형이 낮게 적용되길 바라는 피고인들의 기대를 국민참여재판이 만족시켜 주지 않기 때문에 피고인들이 신청을 기피한다는 것이다. 국민참여재판의 평균 무죄율(7.8%)이 전국 법원의 형사합의사건 1심 무죄율(4.0%)의 거의 두 배에 이르긴 하지만, 무죄가 아닌 유죄가 나오는 판결에서는 형이 무거워질 ‘리스크’(위험)가 크다는 인식이 깔려 있는 셈이다. 피고인뿐 아니라 변호인들이 부담스럽게 여기는 것도 국민참여재판의 인기가 시들해진 이유 중 하나다. “국민참여재판은 변론, 배심원단의 평결, 판사의 선고가 하루 만에 이뤄진다. 오전 10시에 시작해 밤 10시에 끝나거나 다음날 새벽까지 이어지는 일도 있다. 밥도 못 먹고 변론 준비에 집중해야 해서 재판을 마치고 나면 기진맥진할 수밖에 없다.”(국민참여재판 경험이 있는 A변호사) B변호사는 “국민참여재판은 그 자리에서 배심원단의 마음을 얻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에 변론 내용 등을 모두 암기해야 하고 프레젠테이션 연습도 많이 해야 한다”면서 “재판부보다 배심원단을 설득하는 일이 더욱 어렵다”고 토로했다. 2013년 대법원 국민사법참여위원회는 국민참여재판 활성화를 위해 피고인과 변호인의 신청 없이도 법원의 직권 결정과 검사의 신청에 따라 국민참여재판을 여는 방안을 개선안으로 제시한 적이 있다. 하지만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민참여재판 신청 여부는 피고인의 권리 중 하나”라면서 “검찰이 국민참여재판 신청권까지 갖게 되면 자칫 원하지 않는 재판으로 피고인의 방어권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피고인의 전과 비공개 등 보완 필요”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현행 제도 아래 피고인의 신청을 늘리는 쪽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형사재판은 공적인 성격이 강하므로 현행대로 국민의 참여하에 유무죄를 판단하고 양형을 결정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단, 국민 배심원들에게 선입견을 주지 않기 위해 심리 단계에서 피고인의 전과 등을 비공개로 하는 등 공정한 재판과 피고의 인권 보장을 위해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유기천법률문화상’에 장영민 교수

    ‘유기천법률문화상’에 장영민 교수

    유기천교수기념사업출판재단(이사장 유훈)은 제3회 유기천법률문화상 수상자로 장영민(63)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선정했다고 5일 밝혔다. 35년간 형법과 법철학 분야에서 업적을 쌓아온 장 교수는 한국법철학회장, 한국형사법학회장 등을 지냈고 ‘형법총론’, ‘형법이론연구’, ‘현대의 법철학’ 등 저서를 냈다. 시상은 6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유기천의 생애와 사상’ 심포지엄에서 이뤄진다. 이 심포지엄은 한국 형법학의 태두 월송 유기천 전 서울대 총장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것이다.
  • 선거 비리 탓에… 재·보선으로 12년간 1200억 혈세 낭비

    끊이지 않는 선거범죄 탓에 최근 12년간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등 재·보궐선거에서 1200억원 규모의 혈세가 낭비된 것으로 집계됐다. 5일 대검찰청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이상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게 제출한 ‘선거범죄로 인한 재·보선 실시 및 사회적 비용 분석(한양대 법학연구소)’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지난해 8월 말까지 국회의원과 광역·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 재·보선은 모두 28차례나 진행됐다. 이를 통해 80명의 국회의원이 다시 선출됐고 광역단체장 7명, 기초단체장 118명, 광역의원 235명, 기초의원 490명 등 총 930명이 새로 뽑혔다. 이 가운데 선거관리위원회의 경비집행 자료가 남아 있는 2003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재·보선에 들어간 예산은 2584억여원으로, 선거관리를 위한 일반비용과 투개표 관리비, 계도·홍보비용 등이 포함된 액수다. 전체 투입 예산 중 선거범죄로 치르게 된 재·보선에 투입된 경비는 1225억여원으로, 재·보선 전체 경비의 47.4%에 달했다. 재·보선은 당선인의 사망이나 사직, 당선무효, 퇴직 등의 사유로 치르게 되는데, 당선무효는 선거범죄로 당선무효형이 확정된 경우이고 다른 형사범죄로 선거권이 박탈되면 퇴직으로 처리된다. 2003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국회의원 재·보선이 시행된 사유는 당선무효(47.6%), 퇴직(31.7%), 사직(15.9%), 사망(4.8%) 순이었다. 당선인의 비리에 따른 당선무효와 퇴직을 합하면 79.3%에 이른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선거범죄 뒤 재보궐선거로 12년 간 1200억원 혈세 썼다

     최근 12년 간 국회의원 등의 선거범죄로 인해 재·보궐선거를 치르는 데에만 1200억원이 넘는 혈세가 낭비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5일 대검찰청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이상민 의원에게 제출한 ‘선거범죄로 인한 재보선 실시 및 사회적 비용 분석(한양대 법학연구소)’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지난해 8월 말까지 국회의원과 광역·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 재보선은 총 28차례 있었다.  선거관리위원회의 경비집행 자료가 남아 있는 2003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재보선을 치르는 데 총 2584억여원(교육감 재보선 경비 포함)이 쓰였다.  이중 선거범죄로 치르게 된 재보선에 투입된 경비는 1225억여원이었다. 재보선 경비의 절반 가까이가 선거범죄 때문에 발생한 셈이다.  재보선은 당선인의 사망이나 사직, 당선무효, 퇴직 등의 사유로 치른다. 이중 당선무효는 선거범죄가 적발된 경우이고, 퇴직은 다른 형사범죄로 인해 선거권이 박탈당한 경우를 뜻한다.  특히 국회의원 재보선은 80% 정도가 비리 때문에 시행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2003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국회의원 재보선이 시행된 사유는 ?당선무효 47.6% ?퇴직 31.7% ?사직 15.9% 등의 순이었다. 비리 사건으로 분류할 수 있는 당선무효와 퇴직이 79.3%를 차지했다.  반면 자치단체장이나 기초·광역 의원까지 합친 전체 재보선의 실시 사유 중 당선무효는 38.2%, 퇴직은 15.8%를 차지했다.  이 의원은 “비리 때문에 선거에 막대한 비용이 지출되는 문제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로스쿨 출신 ‘법조 삼륜’ 입성 완료… 법조계, 변화는 시작됐다

    로스쿨 출신 ‘법조 삼륜’ 입성 완료… 법조계, 변화는 시작됐다

    2009년 3월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처음 문을 연 지 6년이 지났다. 3년 과정의 로스쿨은 2012년 변호사 1451명을 배출하며 기성 변호사 업계와 검찰에 진출했다. 올해에는 전국 법원에 첫 로스쿨 출신 법관이 임용되면서 ‘법조 삼륜(三輪)’ 입성을 완료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과 판검사들이 법조계에 가져온 조용한, 그러나 의미 있는 변화들을 짚어봤다. 로스쿨 출신들이 검찰에 이어 법원에 포진하기 시작한 것은 올 7월부터다. 검찰은 로스쿨 변호사 등장과 동시에 로스쿨 출신 검사를 임용했지만, 법원은 법조 실무 경력을 쌓은 사람을 판사로 임용하는 ‘법조 일원화’ 정책에 따라 3년간 변호사나 법원 재판연구원(로클럭)으로 일한 변호사에게만 판사 지원 자격을 부여했다. 대법원은 올해 로스쿨 1기 변호사 37명을 판사로 임용했다. 이들 가운데 눈길을 끈 법관은 총신대에서 신학을 전공했지만 목회자 대신 법조인의 길을 선택한 서청운(32)판사다. ●서청운 판사 “신학과 법학의 가치는 같아” 경기 고양시 장항동 사법연수원에서 신임 법관 연수를 받고 있는 서 판사는 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법학을 통해 신학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해 법조인의 꿈을 갖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신학이 인간의 영적인 질병을 치료하고 구원하는 영역이라면 법학은 인간의 사회적인 질병을 치료하고 개인의 인권을 보호하는 영역”이라면서 “법학이 현실에서 개인의 인권 보호와 사회 정의 실현에 더 충실하다고 생각돼 법조인이 되기로 결심했다”고 목회자에서 법관으로 진로를 바꾼 배경을 설명했다. 2002년 총신대 신학과에 입학할 당시 그의 유일한 꿈은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그는 “신학을 공부하면서 판사가 되리라는 상상은 한번도 한 적이 없다”고 말했지만 2008년 학부 졸업을 앞두고 로스쿨 도입이 확정되면서 ‘선한 영향력’을 구체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길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고민 끝에 선택한 곳이 전남대 로스쿨이었다. 로스쿨 생활 3년 동안 마음 편히 쉰 기억이 그에게는 없다. 법률 용어 하나하나가 생소하기만 했다. 휴일과 명절도 없이 밤낮으로 공부만 했다. 그 결과 제1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했지만, 취업 시장에서 ‘신학 전공 지방대 로스쿨 출신’이라는 이력은 불리한 꼬리표였다. 서 판사는 다시 법원의 재판연구원 시험에 도전했고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해 법원 문화와 재판 실무를 배웠다. 재판연구원 경력을 바탕으로 법관에 임용된 서 판사는 최근 로스쿨이 ‘현대판 음서제’ 등으로 공격받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저 역시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학창시절에도 결코 특출 난 사람은 아니었지만, 로스쿨을 통해 하루하루를 묵묵하게 최선을 다하다 보니 감사하게도 법관이라는 자리에 이르게 됐다”면서 “로스쿨이 사회의 다양성을 보다 잘 이해하고 인간에 대한 이해나 정의 등을 갖춘 법조인 양성에 기여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동안 소위 명문대 법학과 출신 일변도였던 법원에는 이번 임용을 통해 서 판사 외에 난치성 질환 환자를 위해 음악치료 공익활동을 하다 로스쿨을 택한 최현정 판사, 경찰 출신의 장태영 판사 등 다양한 전공과 경력을 둔 로스쿨 수료생들이 진입했다. 검찰과 변호사 업계에는 로스쿨 출신의 등장으로 이미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특히 검찰의 경우 로스쿨 출신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날로 진화하는 범죄에 맞서고 있는 검찰 입장에서는 분야별 전문 검사 확보가 중요하다. 다양한 전공과 근무 이력을 쌓은 로스쿨 출신 검사는 1년간 법무연수원 실무 교육 이후 ‘즉시 전력’으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처음에는 로스쿨 출신 법조인에 대한 우려가 일부 있었지만, 막상 운용을 해 보니 유능한 인재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어 일선 검찰청에서 이들을 반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의사·회계사 등 전문성으로 화력 강화한 검찰 검찰에서는 2012년 42명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162명을 검사로 임용했다. 전체 검사 2030명의 8.0%에 불과하지만 이들의 비중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국가보안기술연구소에서 5년간 연구원으로 일하다 로스쿨 졸업 뒤 검찰에 들어온 김상천(38·변호사시험 1회) 검사는 지난해 2월 제주지검에서 미궁에 빠질 뻔했던 인터넷 사기범죄를 해결하며 ‘뛰는 인터넷 범죄자 위에 나는 검사’로 이름을 날렸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대표 A씨는 인터넷 사기도박을 위해 도박 서버와 우회용 컴퓨터는 일본에, 게임 배포서버는 한국에 두고 사이트를 운영했지만 보안기술 전문가인 김 검사의 눈은 피하지 못했다. 김 검사는 전문성을 인정받아 현재 서울중앙지검에 설치된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에서 근무 중이다. 2013년 여대생 청부살해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던 윤길자(70) 영남제분 회장 부인이 형 집행 정지를 받을 수 있도록 의사가 허위진단서를 발급한 사건을 맡았던 서울서부지검은 대검에 검사 지원을 요청했다. 수사팀이 원한 사람은 당시 서울동부지검에서 근무 중이던 장준혁(35·1회) 검사였다. 경북의 한 병원에서 내과과장으로 일하던 장 검사는 평소 법의학에 관심이 많았다. 로스쿨이 출범하자 서울대 로스쿨에 진학하면서 흰색 의사 가운 대신 검은색 법복으로 갈아입었다. 수사팀에 합류한 장 검사는 5000쪽에 달하는 진료기록부와 진단서, 협진의사와 간호사 20여명 등을 조사해 허위진단서 발급 사실을 밝혀냈다. 이 외에도 검찰에는 약사와 회계사, 변리사, 경찰 등 다양한 직군 출신의 로스쿨 검사들이 각자의 전문성을 수사에 활용하고 있다. ●변호사 시험 성적 비공개 ‘위헌’ 등 성과 로스쿨 도입으로 가장 큰 변화를 맞고 있는 곳은 변호사 업계다. 매년 1500명 규모의 신규 변호사가 업계로 유입되고 있다. 사법시험 출신으로만 구성됐던 기존 변호사 업계에서는 “로스쿨 변호사의 법률 지식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비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로스쿨 변호사들이 기존 법률 조항에 대한 위헌 결정을 잇달아 이끌어내며 기성 변호사들을 술렁이게 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월 상습 절도범을 가중 처벌토록 한 특정범죄가중처벌법 5조의4 1항을 위헌으로 결정, 폐지했다. 절도 전과가 많으면 빵이나 라면 하나만 훔쳐도 중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라 ‘장발장법’이라는 비판을 받던 법률 조항이다. 위헌을 이끈 변호인이 로스쿨 출신 1년차 새내기 변호사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다. 주인공은 15년 가까이 일간지 기자로 일하다 로스쿨에 진학한 뒤 법조인으로 변신한 정혜진(43·여·1회) 변호사다. 수원지법에서 국선전담 변호사로 일하던 중 노점에서 600원짜리 뻥튀기 과자 3봉지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지만 전과가 많다는 이유로 구속 기소된 B(25)씨 사건을 맡게 된 뒤 해당 조항의 문제점을 발견했다. 장 변호사는 “법리를 보면 자연히 위헌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비슷한 사건이 워낙 많다 보니 기존 법률가들이 대수롭지 않게 지나친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로스쿨을 둘러싼 사범시험 지지세력의 공격에 대해서는 “나는 로스쿨이 아니었으면 법조인이 되려고 생각도 안 했을 것이고 될 수도 없었을 것”이라면서 “단정적이고 이분법적인 비판보다는 로스쿨 제도의 장점을 강화하고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건설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6월 변호사 시험 성적 공개를 금지한 변호사시험법 18조 1항을 위헌으로 이끈 법조인 역시 로스쿨 출신의 최우식(33·2회) 변호사다. 법무부는 이 조항이 위헌 결정으로 폐지됨에 따라 최근 시험 성적을 공개하도록 법을 개정, 최근 입법예고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행정 목적·특성 등 고려해 ‘재량행위’ 판시… 법규 효과·요건 부분 명확한 판단기준 필요”

    “행정 목적·특성 등 고려해 ‘재량행위’ 판시… 법규 효과·요건 부분 명확한 판단기준 필요”

    대법원이 2001년 2월 9일 선고한 판결(98두17593)은 개발제한구역에 있는 주택을 취사용 가스판매장으로 변경하고자 하는 용도변경 허가 신청을 관할 구청장이 불허가한 것에 대해 이를 취소해 달라는 사건이다. 이 판결은 다소 오래전의 것이지만 현재까지도 재량행위를 판단하는 기준과 그에 대한 사법 통제의 범위에 관해 준거를 제시하는 소위 ‘리딩판결’이라 할 것이다. 기속행위와 재량행위의 구분 문제를 중심으로 분석해 본다. 행정재량은 법을 집행하는 행정청에 부여된 일정한 행위공간(Spielraum)을 말한다. 기속행위는 법규상 행정행위의 요건과 효과가 일의적으로 규정돼 있어 요건이 충족되면 행정청이 기계적으로 집행하는 행위다. 재량행위는 법규상 요건이 충족되면 그 효과가 여러 개가 있어 행정청에 판단의 자유를 부여한 행위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기속행위와 재량행위의 구분과 관련해 그 기준을 매우 선언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대법원은 “행정행위가 이른바 기속행위와 재량행위로 구분된다고 할 때 그 구분은 당해 행위의 근거가 된 법규의 체제 형식과 그 문언, 당해 행위가 속하는 행정 분야의 주된 목적과 특성, 당해 행위 자체의 개별적 성질과 유형 등을 모두 고려하여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도 구 도시계획법 제21조와 그 하위 법령의 조문들을 적시하면서 개발제한구역 지정의 목적과 같은 구역 내의 건축허가가 예외적 허가로서의 성질이 있다는 점을 논거로 같은 지역 내 건축물의 용도변경 허가의 성질을 ‘재량행위’로 판시했다. 여러 문헌에서의 재량에 대한 인식론은 요건재량론, 효과재량론, 성질론 그리고 판단여지론 등이 있다. 우선 ‘요건재량설’은 법규의 효과 부분에서는 물론이고 요건 부분에서 사용된 불확정적 법률개념의 해석도 행정재량이라고 보는 입장이다. ‘효과재량설’은 행정재량은 오직 법규범의 효과 부분에서만 존재할 수 있고 법의 요건 부분에서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법의 요건 부분에 사용된 불확정적 법률개념은 이중적·다의적 해석이 불가하다고 보는 것이다. 이에 따라 법이 행정청에 다의적 활동여지를 부여하는 것을 뜻하는 행정재량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법의 해석과 적용에 있어 사법부의 판단과 행정청의 판단이 다르더라도 서로 대체 가능할 정도의 판단이라면 법원은 행정청의 전문성을 감안해 판결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고 있다. 여기서 사법부가 스스로의 판단을 자제함으로써 인정되는 영역을 ‘판단여지’라고 말한다. 행정재량과 판단여지는 이렇게 구분된다. 행정재량은 입법자로부터 당초 행정청에 부여된 일정한 행위여지다. 반면 판단여지는 사법부가 행정청의 전문성을 인정해 스스로의 판단을 자제함으로써 인정될 수 있는 행정의 판단영역이다. 행정재량은 애초에 행정청에 부여된 것이고 판단여지는 사법부의 판단 자제로 인정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는 것이다. 이른바 ‘판단여지설’은 불확정적 법률개념의 해석과 적용에 있어서 행정청의 판단여지가 인정되는 그 자체가 곧 행정재량이라고 보는 견해다. 이러한 입장은 판단여지를 행정재량과 동일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법리적 혼동을 불러일으킨다. 마지막으로 ‘성질설’은 법집행행위가 그 상대방인 개인에 대해 침익적인 영향을 주는 경우에는 기속행위로, 수익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재량행위로 보고자 하는 견해다. 행정청이 권리를 침해하거나 어떤 의무를 부과하는 처분을 하는 경우 이를 ‘침익적 처분’이라고 한다. 수익적 처분은 행정행위의 대상이 된 개인에게 이익이 되는 경우를 말한다. 하지만 성질설은 행정행위가 이중 효과적인 것인 경우에는 그 해답을 제시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법규범이 수범자의 의무규정으로 돼 있는 경우에는 어느 정도의 유용성이 인정된다. 외국에서 재량이론의 발전 과정은 행정재량에 대한 인식 기준을 명료하게 하는 데 집중돼 왔다. 공무원들에게 재량행위를 분명히 인식할 수 있는 기준이 제시된다면 이와 관련된 법적 분쟁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현재 대법원이 제시하고 있는 종합적 기준은 법률 전문가라고 해도 재량행위를 판단하는 잣대로 활용하기 어렵다. 판례는 행정재량의 존재 여부에 대한 판단 기준을 보다 명료하고 간명하게 제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법규의 효과 부분에서 “…할 수 있다”, “…해도 좋다” 혹은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등의 문언으로 규정돼 있는 경우는 모두 재량규범으로 볼 필요가 있다. 또 법규의 요건 부분에서 불확정적 법률개념이 사용된 경우는 행정작용에 대한 엄격한 적법성 통제를 위해 행정재량을 부인하도록 명확히 해야 한다. 법규가 행정처분 등 상대방의 의무규정 형식으로만 돼 있는 경우에는 기속행위와 재량행위를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행정청의 행위규범으로의 입법적 개선이 필요하다. 다만 그러한 법규를 근거로 하는 처분이 행해질 때에는 개인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법치국가 원리가 준수돼야 한다. 즉 법률유보의 원칙 준수, 침해의 불가결성과 최소침해원칙 등이 지켜져야 한다. 이와 같은 원칙이 준수돼야 할 행위에 대해 굳이 기속행위라 명명할 필요는 없다. 반면 어떤 행정처분이 그 상대방에게 어떤 권리나 권능을 창설 혹은 부여하는 특허와 같은 경우는 재량적 행위라고 해도 무방하다. ■ 김해룡 교수는 ▲법학박사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원장 ▲한국공법학회 회장 ▲한국환경법학회 회장 ▲한국이민법학회 회장 ●재량행위 법규상 요건이 충족되면 그 효과가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 행정기관에 판단의 자유를 부여한 행정행위. 예컨대 용도변경 신청에 대한 허가나 버스 노선 허가 등 행정기관이 스스로의 판단에 의해 수행하는 업무 등이 해당된다. ●판례 주요 내용 요약 (사건번호 98두17593)“행정행위의 재량성 유무 및 범위와 관련해 그 구분은 당해 행위의 근거가 된 법규의 체재·형식·문언, 당해 행위가 속하는 행정 분야의 주된 목적·특성, 당해 행위 자체의 개별적 성질과 유형 등을 모두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 (사건번호 99두3812)“마을버스운송사업면허의 허용 여부는 사업구역의 교통수요, 노선결정, 운송업체의 수송능력 등에 관해 기술적·전문적인 판단을 요하는 분야다. 이에 관한 행정처분은 운수행정을 통한 공익 실현과 구체적 타당성에 적합한 기준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 그 범위 내에서는 법령이 특별히 규정한 바가 없으면 행정청의 재량에 속하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사건번호 2004두10883)“주택건설사업계획의 승인은 상대방에게 권리나 이익을 부여하는 효과를 수반하는 이른바 수익적 행정처분이다. 이는 법령에 행정처분의 요건에 관하여 일의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아니한 이상 행정청의 재량행위에 속한다.”
  • [法 권위자에게 듣는 판례 재구성] 기속행위와 재량행위

    판례의 재구성 32회에서는 행정재량의 판단 기준을 제시한 대법원 판례(98두17593)를 소개한다. 이 판결은 법규상 행정행위의 요건과 효과가 규정돼 있어 요건이 충족되면 행정청이 기계적으로 집행하는 기속행위, 법규상 요건이 충족되더라도 행정청에 판단의 자유를 부여한 재량행위를 구분하는 기준을 제시했다. 대법원 판결에 대한 해설과 비판을 행정법 분야의 권위자인 김해룡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부터 듣는다. 공무원 또는 행정기관의 재량행위는 어디까지 인정될까. 재량행위란 법규상 요건이 충족되면 그 효과가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 행정기관에 판단의 자유를 부여한 행정행위를 말한다. 예컨대 용도변경 신청에 대한 허가나 버스 노선 허가 등 행정기관이 스스로의 판단에 의해 수행하는 업무 등이 해당된다. 행정기관에 판단의 자유를 부여한 만큼 행정기관의 집행을 놓고 재량행위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법적 다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대법원은 한모씨가 광주 남구청장을 상대로 ‘건축물 용도변경 신청을 거부한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제기한 상고심(98두17593)에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한씨는 1996년 개발제한구역에 해당하는 땅에 있던 주택의 용도를 액화석유가스(LPG) 판매소로 변경하기 위해 남구청에 용도변경 허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구청은 당시 행정지도 방침이었던 ‘LPG 판매업소 외곽 이전 공동화사업’과 ‘농업 종사와 농촌소득 증대를 목적으로 하는 용도변경’에 맞지 않다며 한씨의 허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광주고법은 “구청의 행정지도 방침에 불과한 공동화사업 등을 이유로 용도변경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재량권을 일탈한 것”이라며 한씨의 손을 들어줬다. 광주고법은 “주택을 LPG 판매소로 용도변경할 경우 인근 주민들에게 신속한 가스 배달이 가능하게 돼 편익이 증대되는 반면 사고 위험 증가나 투기와 같은 부작용은 크지 않다”며 “용도변경을 불허할 공익상의 이유가 없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건축물 용도변경에 대한 불허가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처분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이를 위법하다고 본 원심은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구청이 한씨의 용도변경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 재량행위에 해당한다는 의미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행정행위가 이른바 기속행위와 재량행위로 구분된다고 할 때 그 구분은 당해 행위의 근거가 된 법규의 체제 형식과 그 문언, 당해 행위가 속하는 행정 분야의 주된 목적과 특성, 당해 행위 자체의 개별적 성질과 유형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 밖에 대법원이 2005년 4월 선고한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관련 판결(2005두10883), 마을버스 운송사업면허 관련 판결(99두3812) 등의 판례도 재량행위에 대해 어느 정도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대법원은 2001년 진아교통 등 18개 버스회사가 서울 강남구청장을 상대로 낸 자동차운송사업 한정면허처분 취소청구소송에서 ‘마을버스 노선 면허를 취소하라’고 한 원심을 확정했다. 강남구청은 1997년 교통 불편으로 인한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며 기존 일반버스업체 몇 곳에 마을버스면허를 허가했다. 이에 다른 업체들이 일반버스 운행 노선과 대부분 중복되는 데다 운행 시간도 38~54분으로 많이 걸린다며 면허처분을 취소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마을버스운송사업면허는 기존 일반버스의 노선이나 도시철도의 분포, 운행 지역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보조 또는 연계교통수단의 기능을 넘지 않아야 한다”며 “각 마을버스 노선과 일반버스 노선을 개별적으로 대비하면 그 중복 정도가 10%이지만 종점·연계지점·정류장 수·운행 시간 등에 비춰 이 사건 면허처분은 재량권을 일탈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다만 “마을버스운송사업면허의 허용 여부는 사업구역의 교통수요, 노선결정, 운송업체의 수송능력 등에 관해 기술적·전문적인 판단을 요하는 분야”라며 “이에 관한 행정처분은 운수행정을 통한 공익 실현과 구체적 타당성에 적합한 기준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 그 범위 내에서는 법령이 특별히 규정한 바가 없으면 행정청의 재량에 속하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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