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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광식의 천문학+] 20세기 천문학 영웅의 영광과 좌절 - 허블 이야기

    [이광식의 천문학+] 20세기 천문학 영웅의 영광과 좌절 - 허블 이야기

    20세기에 기라성 같은 천문학자들 중 최고의 영웅 한 사람을 꼽으라면 에드윈 허블을 드는 데 토를 달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고요하기만 한 줄 알았던 우리의 우주가 실은 무서운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을 맨처음 발견하여 인류에 고한 사람이 허블이기 때문이다. ‘팽창우주’의 발견은 7000년 인류 과학사에서 가장 위대한 발견으로 자리매김되었다. 그 전에 허블은 그때까지 우리은하 내의 성운으로만 알려졌던 안드로메다 성운이 실은 독립된 외계은하임을 밝혀내, 우리은하가 우주의 전부인 줄 알았던 사람들을 충격 속에 빠뜨렸다. 밤하늘에서 빛나는 모든 것들이 우리은하 안에 속해 있다고 믿고 있던 사람들에게 이 발견은 청천벽력과도 같은 것이었다. 갑자기 우리 태양계는 자디잔 티끌 같은 것으로 축소되어버리고, 지구상에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게 빛을 주는 태양은 우주라는 드넓은 바닷가의 한 알갱이 모래에 지나지 않은 것이 되었다. 오랜 세월 동안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범위의 크기로 생각해왔던 우주가 허블의 발견 이후 은하들 뒤에 다시 무수한 은하들이 늘어서 있는 무한에 가까운 우주임이 드러났다. 인류에게 이것은 근본적인 계시였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광막하기 그지없는 우주가 현재에도 무한 팽창을 거듭하고 있다는 사실을 접하자, 우리가 발붙이고 사는 이 세상에 고정되어 있는 거라곤 하나도 없다는 현기증 나는 사실에 사람들은 황망해했다. 최초로 인류가 지구상을 걸어다닌 이래 우리 인간사가 불안정하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20세기에 들어서는 하늘조차도 불안정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그것은 제행무상(諸行無常)의 대우주였다. ​허블이 팽창우주를 발견하는 데 사용한 도구는 적색이동이었다. 멀어져가는 천체의 빛을 스펙트럼으로 보면 적색이동 현상이 나타난다. 허블이 중학교 중퇴 학력의 관측조수 휴메이슨과 함께 24개의 은하를 집요하게 추적해서 얻은 관측자료를 정리하여 거리와 속도를 반비례시킨 표에다가 은하들을 집어넣은 결과, 모든 은하들이 우리로부터 멀어져가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멀리 있는 은하일수록 더 빠른 속도로 멀어져가고 있는 것이다! 이게 무슨 일인가? 사방의 은하들이 우리로부터 도망가고 있었다. 우리가 무슨 몹쓸 것에 오염되었거나 큰 잘못이라도 저질렀다는 건가? 그래서 우리와는 다시는 상종하지 않으려고 저렇게 허겁지겁 달아나는 건가? 훗날 어떤 천문학자는 우리은하가 인간이라는 물질로 오염되어서 다른 은하들이 도망가는 거라는 우스갯소리도 했다. 은하는 후퇴하고 있다. 먼 은하일수록 후퇴속도는 더 빠르다. 그리고 은하의 이동속도를 거리로 나눈 값은 항상 일정하다. 이것이 바로 허블의 법칙이다. 훗날 이 상수는 허블 상수로 불리며, H로 표시된다. 허블 상수는 우주의 팽창속도를 알려주는 지표로서, 이것만 정확히 알아낸다면 우주의 크기와 나이를 구할 수 있다. 그래서 허블 상수는 우주의 로제타 석에 비유되기도 한다. 허블과 휴메이슨의 발견은 우주가 팽창하고 있음을 명백히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허블 자신까지 포함해서 이것이 우주의 기원과 연관되어 있으며, 모든 것의 근본을 건드리는 심오한 문제라고 확신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상하게도 죽이 잘 맞았던 이 커플이 인류를 우주 기원의 순간으로 데려갈 이론적 토대를 닦았던 것이다. 이 발견 이후 신출내기 천문학자였던 허블은 단숨에 천문학 영웅으로 떠올랐으며, 수많은 상과 명예박사를 받는 영예를 누리게 되었다. 노벨 물리학상 후보에까지 올랐으나, 당시 천문학이 포함되지 않아 수상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나중에 규정이 바뀌어 허블에게 노벨상을 주려 했으나, 그때는 받을 사람이 없었다. 얼마 전 세상을 떴기 때문이다. 노벨상을 받으려면 업적 외에도 장수가 필수적인 상수임을 일깨워주는 대목이다. 노벨상 규정이 일찍 바뀌었다면 아마 허블은 두 번쯤 받았을 것이다. 안드로메다 은하 거리 결정과 팽창우주가 각각 충분한 수상자격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 허블은 노벨상만 받지 못했을 뿐, 과학자로서는 최고의 영예와 인기를 누렸다. 영화 배우나 작가들과 모임을 가졌으며, 1937년 아카데미 영화상 수상식에 주빈으로 참석하기도 했다. 그뿐 아니다. 1948년에는 허블의 초상화가 ‘타임’지 표지를 장식했다. 천문학자로서는 최초의 일이었다. 그후 반세기 동안 ‘타임’지 표지에 얼굴을 올린 천문학자는 퀘이사를 발견한 마틴 슈미트와 유명작가이자 천문학자인 칼 세이건뿐이었다. 몇 번의 좌절과 느닷없는 임종 인생의 정점에 있던 허블에게 뜻하지 않은 좌절이 찾아왔다. 1944년 윌슨산 천문대 대장 애덤스는 은퇴를 결심하고 업적이나 지명도를 고려하여 후임으로 허블을 추천했다. 그러나 천문대 연구원과 직원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거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워낙 독단적인데다 과시욕이 심한 허블은 주위 사람들과 자주 마찰을 일으켰는데, 대표적인 것이 천문대 선배 연구원이던 할로 섀플리와의 불화였다. 두 사람은 기질적으로도 상극이었다. 평화주의자였던 섀플리는 1차대전에 종군한 퇴역소령인 허블이 군용 트렌치 코트를 휘날리며 파이프를 문 채 천문대를 휘젓고 다니는 모습이 영 눈에 거슬렸다. 섀플리는 학문적으로 반대편에 섰던 허블에게 여러 차례 거친 말로 모욕당한 적도 있었지만 끝까지 허블을 관대하게 대했다. 뿐더러, “허블은 뛰어난 관측자다. 나보다도 몇 배는 더 훌륭하다”고 상찬했다니, 대인배였던 모양이다. 평생을 은하 연구에 바쳤던 새플리는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우리는 뒹구는 돌들의 형제며, 떠도는 구름의 사촌이다.”허블의 또 다른 불화 상대는 반 마넨이었다. 역시 선배 연구원이던 반 마넨은 냅킨 링 사건으로 허블과의 악연을 남겼다. 윌슨산 천문대의 저녁식사에서는 전날 밤 2.5m 망원경 관측자가 상석에 앉아 대화를 이끌어가는 관례가 있었다. 그런데 허블이 식사 전에 나타나 상석에 놓인 반 마넨의 냅킨 링을 자기 것과 바꾸어놓았다. 식사 종 소리에 내려온 반 마넨은 자기 냅킨 링이 다른 자리에 놓인 것을 보고는 잠시 얼굴이 굳어졌지만 아무 말 없이 식사를 했다고 한다. 이런 일들은 허블이 주위 사람들과 어떤 관계에 있었던가를 알려주는 단편적인 사례에 지나지 않는다. 애덤스 대장은 허블의 독단으로 인해 빚어지는 골치 아픈 문제들에 무든히 속을 썩였지만 모든 것을 감싸안는 편이었고, 후임으로 허블을 추천한 것을 보면 그 역시 대인배였던 모양이다. 천문대 연구원과 직원들이 반대하자 천문대측에서도 허블 카드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후임으로는 허블보다 한참 어린 물리학자 보웬을 천문대장으로 임명했다. 이 소식을 듣고 허블은 “천문학자가 아닌 물리학자를 새로운 천문대장으로 임명하다니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허블의 좌절은 이뿐 아니었다. 윌슨산 천문대가 5m 망원경을 소유한 팔로마산 천문대와 합병했는데, 세계 최대인 5m 망원경으로 하는 관측을 포기할 수 없었던 허블은 차마 자리를 박차고 떠나지 못한 채 그대로 천문대에 주저앉았지만, 그 꿈마저 끝내 이루어질 수 없었다. 허블의 연구 주제가 실적을 내기 어렵다는 이유로 관측일정에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뼛속까지 타고난 관측자였던 허블은 여기서 결정적인 타격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듬해 허블은 심장발작을 일으켰고, 잠시 회복되어 몇 년 만에 관측에 나섰다가 53년 다시 뇌졸중으로 영영 눈을 감고 말았다. 64세 생일을 3주 앞둔 때였다. 그의 아내 그레이스 외에는 누구도 그의 임종을 보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그레이스는 어떠한 장례식과 추도회도 거부했다. 그리고 허블의 유해를 어떻게 처리했는지에 대해서도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스탠포드 대학 영문학과 출신인 그레이스는 백만장자의 딸로서 전 남편이 의문의 죽음을 한 후 이듬해 허블과 결혼했다. 두 사람 사이의 사랑은 이전부터 싹트고 있었다. 그녀는 천문대에서 허블을 본 후 첫눈에 반한 듯하다. 헌칠한 키와 잘생긴 얼굴, 게다가 우주를 연구하는 허블에게 저항할 수 없는 매력을 느꼈던 모양이다. 문장력과 문학적 감수성이 뛰어났던 그녀는 허블에게 ‘성운 항해자’라는 별명까지 붙여주었다. 그녀는 허블의 자료를 기증하면서 허블의 전기를 쓰는 사람은 남성 과학자여야 한다는 조건을 붙였다. 그러나 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그레이스는 허블이 떠난 지 28년 후 90세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그녀의 유해는 화장되어 남편 옆에 안치되었다고 한다. 이런 굴곡진 사연으로 인해 우리는 20세기 천문학 최고의 영웅이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아직도 모르며, 허블을 추념하려면 1990년 우주로 올라간 허블 우주망원경을 바라보는 수밖에 없게 되었다. 하지만 허블 부부에게도 하나의 위안이 있었다. 허블이 죽은 후 얼마 안되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이자 위원인 찬드라세카르와 페르미가 허블이 인류에게 끼친 공헌이 무시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 끝에 그레이스를 찾아가 허블이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비밀 사항을 전했다는 점이다. 법학을 전공했다가 뒤늦게 천문학으로 전향하여 늘 남의 인정과 칭찬에 목말라했던 허블이 지하에서나마 그 소식을 들었다면 크게 기뻐했을 것임에 틀림없다. 마지막으로, 타고난 관측자 허블이 남긴 말로 이 글을 접기로 하자. “오감만 잘 갖춰져 있으면 인간은 우주가 무엇인지 탐험할 수 있으며, 그걸 모험과학이라 부른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임종헌 첫 재판 파행… 시간벌기 전략인가

    임종헌 첫 재판 파행… 시간벌기 전략인가

    사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인 임종헌(60·사법연수원 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이 시작부터 파행됐다. 변호인단이 전원 사임하고 임 전 차장도 불출석 사유서를 내면서 당분간 재판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어려워 보인다. 방어권 보장을 이유로 시간을 벌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 윤종섭)는 30일 오후로 예정됐던 임 전 차장의 첫 공판기일을 잠정 연기했다. 2월 중 예정됐던 재판 일정도 모두 다시 정하기로 했다. 임 전 차장의 변호인 11명은 전날 사임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재판부가 공판준비 기일을 추가로 열지 않고 정식 재판에 들어간 것과 앞으로 주 4회 재판을 하겠다는 재판부의 계획에 항의하는 뜻으로 읽힌다. 임 전 차장의 재판은 지난해 12월 4차례 준비 기일을 가졌지만 검찰 수사기록의 열람 범위를 놓고 검찰과 변호인단 간 신경전이 계속됐다. 변호인단은 “아직 8만쪽에 달하는 기록을 다 검토하지 못해 공소사실도 파악이 안 됐다”며 시간을 더 달라고 재판부에 거듭 요구했다. 그럼에도 재판부가 방대한 서류증거와 다수의 증인 등 심리할 내용이 많아 재판 일정을 빠듯하게 잡자 재판 절차를 보이콧하는 방식으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임 전 차장의 전략에 대해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다만 임 전 차장이 재판을 끝까지 ‘보이콧’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정치 보복’이라며 재판을 전면 보이콧했지만, 임 전 차장은 이처럼 방어권을 아예 포기했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설명이다. 서울의 한 부장판사는 “임 전 차장에게는 구속 기간(6개월)이 별로 의미가 없을 것이고 더이상 잃을 것도 없는 상황에서 시간을 벌며 충분히 방어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판을 지켜보면서 하려고 시간을 끌어 보려는 것 같다”고 봤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김경수 법정구속] “김경수, 상급심서 刑 확정돼도 대선 무효는 불가능”

    [김경수 법정구속] “김경수, 상급심서 刑 확정돼도 대선 무효는 불가능”

    “19대 대선때 댓글 영향 입증 어려워 野 대선무효 제기 가능성…공방클 듯”‘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댓글 조작을 벌인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지사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면서, 만약 상급심에서 유죄가 최종 확정될 경우 19대 대선 결과에까지 영향이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서울신문이 30일 정치·법학 분야 전문가 6명에게 질의한 결과 당선무효소송은 공직선거법상 공소시효가 6개월이어서 불가능하며, 설사 당선무효소송이 가능하다고 해도 무효판결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공통적이었다. 다만 현 정부의 정통성 및 도덕성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이 예상된다는 견해가 많았다. 노동일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아직 1심이고 2, 3심까지 형 확정 절차가 남아 있는데, 3심에서 불법이 확정되고 당선무효소송의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았더라도 그 자체를 선거 무효로 연결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어 “대선 당선무효소송에서는 댓글과 같은 원인이 선거 결과에 직접적 인과관계를 갖는지를 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사정판결(事情判決)이 나온다”고 했다. 사정판결이란 현저히 공공복리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원고의 청구에 이유가 있다고 인정됨에도 기각하는 것이다. 노 교수는 미국도 러시아가 댓글이나 가짜뉴스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다는 논란을 겪고 있는데, 영향력에 대한 분석 결과가 ‘미미했다’부터 ‘7% 수준이었다’까지 다양하다고 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종심이 남아 있기 때문에 아직은 너무 이른 얘기”라는 것을 전제로 “대선 선거운동에 불법 행위가 있었다면 당선무효소송 외에 업무방해와 같은 다른 소송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정당성을 문제 삼을 수는 있다”고 했다. 그는 “이 경우 문 대통령이 (댓글 조작에) 직접 관여하거나 직접 명령했냐, 댓글 조작이 선거 결과를 좌우할 정도였느냐가 관건일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드루킹의 여론 조작으로 어느 정도의 표가 문 후보 쪽으로 갔는지 계산할 방법이 없다”며 “정치적으로는 불복할 수 있지만 법률적으로는 판단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선거법으로 대선 무효는 6개월 이내에 끝나게 돼 있기 때문에 2년이나 지난 시점에서 대선 자체를 무효화시킬 수 있는 조항은 선거법적으로 없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국정원 댓글 사건과 유사한 측면이 있는데, 댓글이란 게 사람들의 투표 행위에 얼마나 영향을 끼쳤는지를 알 수가 없다”고 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는 “현 정부가 촛불정부라고 했던 것에 대해 야당을 중심으로 도덕성, 정당성 부분에 대한 시비를 가리자는 요구와 함께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시위가 생길 수는 있다”며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여러 시비에도 불구하고 권력 사유화나 최순실 게이트로 탄핵으로 간 거니, 대선 결과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홍국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겸임교수는 “야당이 (대선 무효라는) 문제 제기를 할 수 있고, 정치적 논란과 공방도 있을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지난 대선은 전 정권의 국정농단 등에 대해 심판 성격이 있었고 상당히 압도적인 결과가 났기 때문에 댓글이 큰 영향력을 미치기는 어려웠다고 본다”고 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천차만별 업무에 어디 배치될지 모르지만…그게 이 일의 매력”

    “천차만별 업무에 어디 배치될지 모르지만…그게 이 일의 매력”

    출입국 심사부터 한국 거주 외국인 체류 관리, 난민의 사회정착 지원까지 외국인과 관련한 모든 일을 처리하는 공무원이 있다. 바로 출입국 관리직이다. 이들은 전국의 출입국외국인청, 외국인보호소, 외국인지원센터 등에서 일한다. 어제 출입국 심사 전담을 하다가도 내일은 서울 남부 출입국외국인사무소 난민과에서 근무하는 등 업무 영역이 넓은 게 특징이다.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다 보니 출입국 관리직은 늘 만능이기를 요구받는다. 외국인 민원인과 원활하게 소통하고자 외국어 공부를 병행하기도 한다. 서울신문은 29일 서울 양천구 목동에 있는 서울 남부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서 출입국 관리직 공무원 3명과 인터뷰를 했다.●난민 번호표 배분부터 탐문조사까지 출입국 관리직 공무원은 입직부터 퇴직까지 다른 직렬과는 다른 내용의 업무를 수행한다. 2015년 12월 출입국 관리직 7급으로 입직해 난민과에 배치받은 정미진(31) 주무관은 난민들에게 번호표를 나눠 주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최근 난민 신청자가 크게 늘어 생겨난 업무다. 난민들은 한시라도 빨리 서류를 접수하려고 새벽부터 출입국외국인청을 찾는다. 정 주무관은 이들 모두에게 번호표를 나눠 주고 나서야 자기의 일을 볼 수 있다. 2017년 9월 출입국 관리직 9급 중국어 특채로 입직해 조사과에서 일하는 문주영(28) 주무관은 외부 출장이 잦다.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이 적법하게 생활하는지를 확인하는 게 그의 주된 일과여서 그렇다. 그는 오전 9시에 2인 1조로 팀을 꾸려 외국인들이 사는 가정집을 방문한다. 문 주무관은 이들이 서류에 쓴 대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지, 허위로 기재한 것들은 없는지 등을 조사한다. 이들이 일하는 직장을 찾아가 동료나 업주 등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지며 탐문 조사를 벌이기도 한다. 지난해 6월 출입국 관리직 9급 공채로 입직한 이나희(24) 주무관은 전자비자센터에서 일한다. 민원인들은 체류 신청과 연장 등 다양한 이유로 민원을 낸다. 이 주무관은 이들의 서류가 잘못되면 보완을 요청하는 일을 한다. 아침 일찍부터 외국인들이 한국에 체류하기 위해 제출한 전자 민원을 살피다 보면 오전이 금세 지나간다고 한다.정 주무관은 출입국 관리직 업무에 대해 “불법 취업한 외국인을 제한하는 동시에 적법하게 체류하는 외국인을 지원하는 업무도 한다”며 “상반된 성격의 두 가지 업무를 동시에 처리하는 것이 다른 직렬과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이 주무관은 “상대하는 민원인이 대부분 외국인이기 때문에 업무를 할 때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경력은 외국어 우수·무도 자격 소지 땐 합격 출입국 관리직은 9급·7급·5급 공개경쟁채용시험과 9급 경력경쟁채용으로 선발한다. 9급은 국어와 영어, 한국사를 필수로 선택하고 행정법총론과 국제법개론, 사회, 과학, 수학, 행정학개론 가운데 2개를 선택해 시험을 치른다. 7급 출입국 관리직은 국어와 영어, 한국사, 헌법, 행정법, 국제법, 형사소송법 등 7과목을 치른다. 5급 출입국 관리직은 형사소송법과 국제법, 형법, 행정법을 필수 과목으로 시험을 보고 행정학과 정치학, 경제학, 민법, 독어, 불어, 러시아어,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아랍어, 말레이·인도네시아어 가운데 1개 과목을 선택한다. 2차 시험으로는 논술고사를 본다. 9급 경력채용에서는 외국어 우수자와 무도(태권도·유도·검도 공인 4단 이상) 자격 소지자를 나눠서 뽑는다. 외국어 우수자는 태국어와 러시아어, 아랍어, 중국어, 일본어 등 자신이 신청한 외국어 시험과 한국사 등 두 과목을 치른다. 무도 자격 소지자는 한국사와 영어가 시험 과목이다. 올해는 5급 공채가 3월 9일부터 1차 시험을 실시하고 9급 공채는 4월 6일, 7급은 8월 17일 1차 시험을 치른다. 시험 종류가 다양한 만큼 공채에 따른 수험 전략도 다르다. 7급 공채로 입직한 정 주무관은 “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해 그런지 법학이 특히 어려웠다”며 “그중에서도 형사소송법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9급 경채 중국어 우수자 전형으로 입직한 문 주무관은 한국사가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그는 “어려서부터 중국에서 오래 살아 외국어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며 “하지만 되레 그 점 때문에 한국사 배경 지식이 없어 무척 고생했다”고 털어놨다. 9급 공채로 입직한 이 주무관은 9개월이라는 짧은 수험기간을 보내고 합격하는 기쁨을 맛봤다. 이 주무관은 공부보다도 경쟁률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큰 적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매년 시험 응시자가 늘어나는데 뽑는 인원은 한정돼 있어 심적 부담이 컸다”며 “기본만 하자는 생각으로 수험 생활에 임했다”고 밝혔다. ●난민 면접 때 필요한 국제 정세도 공부해야 외국인을 상대해야 하는 출입국 관리직의 특성상 외국어는 필수다. 이런 이유로 외국어 우수자 전형으로 들어오지 않은 공무원들도 외국어 공부에 매진한다. 이 주무관은 “같은 팀에 있는 한 분은 30대에 중국어를 배우러 유학도 갔다”며 “외국인 전화안내센터가 있기는 하지만 민원인과 심도 있게 면담하기 위해서는 외국어를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외부 기관과 양해각서(MOU)를 교환해 교육받을 때도 있고 외국어 교육을 제공하는 나라배움터 같은 국가기관 사이트를 이용해 공부하는 사람도 많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출입국 관리직은 국제 정세도 공부해야 한다. 난민을 면접할 때 해당 지역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 주무관은 “입직 초 중동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을 맡았는데 해당 지역을 공부하느라 고생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들이 입직 뒤에도 꾸준히 공부하는 것은 어느 부서에 배치받더라도 기본 이상의 성과를 보여 줘야 하기 때문이다. 정 주무관은 출입국 관리직에 도전하려는 사람들에게 ‘업무의 스펙트럼이 매우 넓고 다양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인천공항 출입국 심사에서도 근무했지만 지금은 난민과에서 일한다. 두 근무지의 업무는 천양지차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난민 신청자가 해가 다르게 늘고 있어 난민과 업무가 상당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모두 어디로 배치될지 모르는 출입국 관리직의 무작위성이 “오히려 매력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문 주무관은 “막 시작한 실태조사 업무를 통달하는 게 먼저”라면서도 “이후에는 나만의 전문적인 조사 기법으로 다양한 부서에서 업무를 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 이 주무관은 한국에 외국인 체류자가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4차산업 영향으로 많은 직업들이 사라질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외국인 체류자는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출입국 관리직은 더욱 성장하리라고 믿는다”고 웃었다. 정 주무관도 “외국인 문호 개방이 필수가 된 시대”라면서 “외국인 사회통합정책을 제안하고 이를 실현하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성범죄는 개인 아닌 집단적 가해… 잔인한 공동체 바뀌어야”

    “성범죄는 개인 아닌 집단적 가해… 잔인한 공동체 바뀌어야”

    “성범죄는 약자와 여성을 상대로 한 홀로코스트(대학살)입니다. 이제 공포와 수치로 피해자의 입을 틀어막아 온 잔인한 공동체가 바뀌어야 합니다.” 서지현 검사는 1년 전 자신이 문을 열어젖힌 국내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의 의미와 현실을 평가하며 이렇게 말했다.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서지현 검사 미투 1년, 변화 그리고 나아가야 할 방향’ 좌담회에서다. 서 검사는 8년 전 안태근 전 검사장에게 성추행당한 사실을 지난해 1월 29일 공개 고발했다. 서 검사는 “1년 동안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의 고통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피해에 대한 조직적 은폐, 2차 가해, 피해자다움에 대한 요구, 흥미 위주의 언론 보도 등 가해자 처벌을 막는 장애물들 때문이었다. 서 검사는 “피해자의 고통은 가해자를 두둔하고 피해자를 비난한 공동체 때문”이라며 “성범죄는 개인이 아닌 집단적 범죄”라고 말했다. 이어 “진실과 정의를 말하기 위해 모든 것을 불살라야 하는 시대는 끝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계, 체육계, 교육계 등에서 성폭력을 고발해 온 당사자들도 미투 운동 1년을 함께 돌아봤다. 이들은 서 검사와 똑같은 문제를 각 분야에서 겪고 있었다. 극단 대표의 성추행을 고발해 처벌받게 한 연극배우 송원씨는 “2차 피해가 두려워 나서지 못하는 피해자가 여전히 많다”며 “지역 문화 예술계에도 더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전북 전주에서 활동하는 그는 “지역사회는 가해자와 학연·지연으로 얽힌 데다 공적 지원금을 특정 집단이 독점하는 구조”라며 “생계까지 얽혀 있는 피해자들이 많아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학교 안 성폭력을 고발하는 ‘스쿨 미투’도 상황은 비슷했다. ‘여학생을 위한 학교는 없다’ 집회 기획자 양지혜씨는 “스쿨 미투가 지탱하지 못하고 유실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스쿨 미투에 힘을 싣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은 80여개에서 30여개로 줄었고, 일부 학교는 징계 취소나 교사의 역고소 등으로 동력이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양씨는 “교권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성폭력을 고발해 젠더 권력에 균열을 낸 건 성과”라며 “이 동력을 제도적으로 이어 가려면 전수조사 등 교육 당국의 적극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1년간의 미투를 ‘혁명’으로 평가하며 앞으로는 구조 개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영순 미투시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우리 사회가 피해자의 고통을 만들어낸 사회적 조건과 권력에 질문하기 시작했고, 연대의 가능성을 보여 줬다”고 말했다.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미투 운동 이후 통과된 법안들은 형량 강화 등 손쉬운 방법들일 뿐 비동의 간음죄 등은 제외됐다”며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중요한 입법에 소극적일 것이 아니라, 미투를 계기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게 국회의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단독] 변시 1회·사시 42기 ‘기수 다툼’…“우리가 선배야” 결국 투표 붙여

    법원행정처 “법원장 회의 거쳐 확정”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사법연수원을 나온 판사들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나와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판사들의 서열 다툼이 전국 최대 규모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을 달구고 있다. 29일 법원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사무분담위원회는 30, 31일 이틀간 전체 판사들을 대상으로 사무분담 관련 세 가지 쟁점을 놓고 온라인 투표를 실시한다. 그중 하나인 ‘법조 경력 정의’ 조항은 연수원 출신 판사와 변시 출신 판사들의 신경전에서 비롯됐다. 사무분담위는 당초 법관의 법조 경력과 관련해 변시 출신은 시험 합격일을, 연수원 출신은 연수원 수료일을 시작점으로 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그러자 연수원 42·43기 판사 50여명이 “법조 경력 정의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며 수정안을 올렸다. 투표는 원안 조항을 유지할지, 삭제할지를 가른다. 변시 1·2회 판사 20명은 조항 삭제는 부적절하다는 성명서를 내고 각을 세웠다. 갈등의 뿌리는 변시 1회와 연수원 42기 판사들 사이의 ‘교통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데 있다. 2012년 3월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변시 1회 판사들은 2013년 1월 수료한 연수원 42기와 10개월이나 차이가 나기 때문에 동기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자신들은 2012년 1월 수료한 연수원 41기와 더 가깝다는 것이다. 그러나 연수원 42기 판사들은 “법관 임용 시점은 2016년 초로 같기 때문에 동기로 봐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사무분담위 원안대로면 변시 1회 판사들을 ‘선배’로 봐야 하니 조항을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2016년 당시 임종헌 법원행정처 차장은 “사무 분담과 관사 배정 등에서 변시 1회와 연수원 42기를 똑같이 취급하겠다”고 한 바 있다. 당시엔 변시 출신 판사가 없어서 반론이 제기되지 않았다. 그러나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이후 각급 법원이 수평적·민주적 논의를 거쳐 사무분담을 하기로 바뀌면서 각 법원에서 사무분담 규정을 만들다 보니 갈등이 첨예해졌다. 경력에 따라 업무 분담 우선권이 달라지니 예민하다. 변시 출신 한 판사는 “애초 로스쿨을 도입한 취지가 기수·서열문화를 깨자는 것 아니었느냐. 그런데도 굳이 기수를 나누겠다면 공정하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변시 1회를 검찰에선 연수원 41.5기로 분류하고 로펌에서는 연수원 41기와 같게 대우하는데 유독 법원만 변시 출신을 괄시한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반면 연수원 출신 한 판사는 “연수원에서 예비 법조인으로서 체계적 교육을 받은 경력을 아예 무시하는 기존 안은 불합리하다”고 맞받아쳤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현재 관련 기수 판사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면서 “전국법원장회의 등을 거쳐 권고안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본지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시리즈 법조언론인클럽 올해의 법조 기획상

    사단법인 법조언론인클럽은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를 보도한 서울신문 홍지민·홍희경·김동현·이민영·허백윤·나상현·유영재·이근아 기자를 ‘올해의 법조 기획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연재한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는 시민들이 민사 소액재판 등에서 실제 겪는 불편함을 짚고 왜 그런 문제가 발생하는지 다각도로 분석한 시리즈다. 법조언론인클럽은 “법원과 검찰의 잘못된 재판 및 수사 관행이 국민의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한 기획기사”라고 평가했다. 올해의 법조언론인상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특별감찰반 비위 의혹을 연속 보도한 KBS 최창봉·정성호·홍석희 기자에게 돌아갔다. 법학전문대학원 제도의 왜곡된 실상을 보도한 한국일보 박지연 기자는 법조 기획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올해의 법조인상은 지난 10년 동안 일제 피해자의 인권 구제 소송을 맡아 온 한일 변호인단(단장 최봉태·아다치 슈이치)에게 돌아갔다. 한편 시상식은 오는 3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약자에 강했던 ‘사법 엘리트’… 입법 로비·재판 거래로 무너졌다

    약자에 강했던 ‘사법 엘리트’… 입법 로비·재판 거래로 무너졌다

    “너무 완벽한 게 흠” “체제에 순응적 성향” 법원행정처 경력만 8년… 승진 코스 개척 청문회때 “권력분립, 민주주의 징표” 언행 불일치가 국가적 불행으로 이어져 유신시절 ‘긴급조치 유죄 판결’로 논란 여성단체 “인권 감수성·약자 이해 부족” 71번째 생일 앞두고 수감자 신세로 전락“너무 완벽한 게 흠이라면 흠이다.”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하다.”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24일 구속 수감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2011년 국회에서 열린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극과 극의 평가를 받았다. ‘엘리트 판사’로 이름을 날렸던 양 전 대법원장은 부정적 평가를 한 증인에 대해 몹시 불쾌했을 것이다. 인사청문회 직전에도 그는 청문회에 출석한 증인들을 대기실로 모아 놓고 미국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 트레킹하면서 겪은 무용담을 풀어놓았다고 한다. 증인들이 모두 자신을 긍정적으로 증언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없다면 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그런 그가 2017년 9월 퇴임사에서도 밝혔듯이 ‘뜻하지 않게´ 맡은 대법원장직 때문에 스스로를 무너뜨렸다. 1월 26일생인 그는 결국 71번째 생일을 이틀 앞두고 사법부 1인자에서 구치소에 갇히는 신세로 전락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1970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군법무관을 거쳐 1975년 판사가 됐다. 사법연수원 수료생 중 최고만 갈 수 있다는 서울민사지방법원에 당당히 입성한 그는 2005년 대법관에 임명되기까지 30년 동안 사법부 내에서 새로운 역사를 썼다. 동료 판사들이 서울과 지방을 오갈 때, 양 전 대법원장은 법원과 법원행정처에서 번갈아 근무하며 대법관으로 가는 승진 코스를 개척했다. 법원행정처에서의 경력만 8년이다. 대법원도 2005년 당시 양 전 대법원장을 대법관으로 추천한 이유로 재판 실무와 사법 행정에 탁월하다는 점을 높이 샀다. 다만 양 전 대법원장은 법원행정처에 처음 불려 갈 때도 “안 갔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피력했을 정도로 행정보다는 재판을 더 하고 싶어 했다고 한다.재판 업무에서 두각을 나타낸 건 1999년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초대 수석부장판사 때다. 당시 외환위기 여파로 도산 직전에 몰린 기업들이 사느냐, 죽느냐를 결정 짓는 막강한 권한을 쥐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나름의 절차와 기준을 가지고 부실 기업들을 회생시켰다. 2001년 서울지법 북부지원장(현 서울북부지법원장) 시절, 그는 “남성 우선 호주 승계 등을 규정한 민법 조항이 남녀 차별을 조장하고 있다”며 위헌 소지가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보수적인 법조계에서 소신 판결을 했다는 극찬이 쏟아졌다. 이듬해인 2002년 양 전 대법원장은 한국여성단체연합으로부터 ‘여성권익 디딤돌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9년 뒤인 2011년 한국여성단체연합은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양승태를 반대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사법부 독립 수호나 사법개혁 실천에 대한 의지가 의심스럽고, 대법원장으로서 갖춰야 할 인권 감수성과 사회적 소수자, 약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2003년 4차 사법파동 때 법원행정처 차장으로서 책임지고 물러나겠다고 했지만 번복한 것도 문제 삼았다. 또 1970년대 유신 시절 긴급조치 사건에 배석 판사로 참여해 유죄 판결을 내린 것도 논란이 됐다. 이런 우려에도 국회 청문회를 무사 통과한 양 전 대법원장은 본격적으로 상고법원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법원행정처를 활용한 의회 로비, 청와대와의 재판 거래 등 각종 불법 행위 등이 자행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글을 올린 판사에 대해 사찰을 하도록 지시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그동안 양 전 대법원장이 그토록 강조했던 재판의 독립과 법관의 독립은 말뿐이었던 것일까. 그는 2011년 청문회 당시 이런 얘기를 했다. “절대적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는 법언이 시사하는 바와 같이 권력분립의 원칙이야말로 민주주의의 기본적 징표라고 확신한다. 특히 사법의 독립 없이는 민주주의가 이뤄질 수 없다는 데에 신앙적인 믿음을 갖고 있다.” 말과 행동의 불일치가 불러온 비극은 개인의 몰락을 넘어 국가적 불행이 됐다. 제왕적 대법원장 시절의 사법 보수화와 관료화로 인한 폐해는 결국 국민들에게 돌아갔기 때문이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긴급조치 사건에서 유죄를 선고했다는 것만 봐도 얼마나 체제 순응적인지 알 수 있다”면서 “엘리트 법관으로서 사법부를 관료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가천대, 원어민 집중 영어회화 강좌 인기

    가천대, 원어민 집중 영어회화 강좌 인기

    가천대학교 ‘원어민 집중 영어회화 프로그램’이 호응을 얻고 있다. 가천대는 6명~8명이 참여하는 영어회화 수업을 통해 어학연수를 가지 않고도 영어 실력을 향상시키고 글로벌 이슈를 자연스레 접할 수 있게 원어민 집중 영어회화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이 강좌는 비즈니스, 영화, 시트콤, 여행 등 학생들이 좋아하는 분야를 비롯해 외국계기업과 해외 취업에 필요한 영어 글쓰기, 영어 면접 등을 주제로 원어민 강사와 학생들이 자유롭게 대화하는 강의로 대학내 외국어 전용 공간인 글로벌존에서 열린다. 지난해 총 9강좌 91명이 수업을 들었으며 이번 겨울방학에도 ‘Basic Conversation’ 강좌가 개설됐다. 영어회화 수업을 듣는 하홍인씨(22·법학과2 )는 “수업을 통해 영어실력을 더 키울 수 있었던 것은 물론 외국인 앞에서 자신감을 가지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에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하는 외국계 기업 취업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경진 국제어학원장은 “큰돈을 들이지 않고 해외에서 어학 연수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기 위해 소규모 영어회화 강좌를 기획, 운영하고 있다”며 “앞으로 다양한 영어 강좌와 비교과활동을 통해 학생들 수요에 맞는 영어강좌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사법농단 사태가 증명” 힘 얻고 있는 법왜곡죄

    재판 거래 의혹 등을 받는 전직 사법부 수장이 헌정 사상 첫 구속 기로에 놓인 가운데, 사법 신뢰를 회복하려면 통렬한 자기 반성 차원에서 ‘법왜곡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판사와 검사가 법을 고의로 왜곡해 적용하면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직권남용죄만 가지고 법 왜곡 행위를 처벌하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심상정, 직권남용죄 형법에 개정안 추가 최근 법왜곡죄 도입 논의에 방아쇠를 당긴 것은 과거 검찰권 남용 의혹을 조사하는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다. 이 위원회는 지난 17일 ‘정연주 전 KBS 사장 배임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법왜곡죄 도입을 적극 검토할 것을 권고했다. 대검찰청도 22일 “당연히 검토할 계획이고, 법무부에 입법 건의를 할지 여부 등은 추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법왜곡죄에 대한 논의가 꾸준히 이어져 왔지만, 고 노회찬 의원 등 일부 정치인을 제외하고는 정치권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 사법농단 사태가 터지면서 법왜곡죄 도입 필요성이 수면 위로 올라왔고, 지난해 9월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처음으로 법왜곡죄 처벌 내용을 담은 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법관이나 검사가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사건을 처리하면서 어느 한쪽을 유리하게 또는 불리하게 만들면 1년 이상 징역형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법왜곡죄를 규정한 독일 형법(339조)의 조문과 거의 유사하다. 눈에 띄는 점은 직권남용죄를 규정한 형법 123조에 관련 내용을 추가했다는 것이다. 직권남용 적용을 교묘히 피해가려는 법조인의 ‘꼼수’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심 의원실 관계자는 “법왜곡죄가 도입됐다면 사법농단 책임을 분명히 물을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법 왜곡 행위 적발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공소시효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별재판부 상설화 등 처벌 시스템 우선” 전문가들도 지금이 법왜곡죄 도입의 적기로 바라본다. 김선택 고려대 교수(법학)는 “사법농단 사태는 사법부가 스스로 법왜곡죄 도입 필요성을 증명한 것”이라면서 “법왜곡죄 도입만으로도 상당한 경고적 효과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보학 경희대 교수(법학)도 “법 왜곡에 따른 국민 기본권 침해가 심각하다”면서 “직권남용으로는 처벌이 어렵기 때문에 법왜곡죄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판사 출신인 서기호 변호사는 “법왜곡죄가 도입돼도 ‘제식구 감싸기’ 문화 등이 팽배한 현실에서 과연 작동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하면서 “특별재판부 상설화 등 처벌이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시론] ‘금융감독체계 개편 특별위원회’ 설치 이유/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시론] ‘금융감독체계 개편 특별위원회’ 설치 이유/고동원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요즘 금융 당국인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기관인 금융감독원 사이에 갈등 현상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사건 조사, 키코(KIKO) 사건 재조사, 금융기관 종합검사 부활, 금융위의 금감원 예산 삭감 조치에 대한 금감원의 반발, 금감원이 운영하는 특별작업반(TF) 활동에 대한 금융위의 전수조사 방침 등 여러 마찰음이 발생하고 있다. 서로 협조를 잘해야 할 두 기관 사이에 왜 이런 갈등이 생기는 걸까. 근본 원인은 잘못된 금융감독 체계에 있다. 금융정책 당국인 금융위가 금융감독 권한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금융업 인가권, 금융감독 관련 규정 제정권 등을 통해 감독 기능도 수행하고 있다. 금감원은 금융기관 검사 업무를 주로 수행하는 금융감독 집행기관이다. 두 기관이 금융감독 기능을 나눠 갖고 있다. 더욱이 관련법상 금융위는 금감원을 ‘지도·감독’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상하관계’에 있는 셈이다. 이런 관계에 있는 두 기관이 어떻게 서로 협조를 잘할 수가 있는가.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는 체제다. 오죽했으면 전임 금융위원장이 금감원을 방문해 ‘혼연일체’(渾然一體)라는 액자 선물을 했을까. 혼연일체가 될 수 없는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는데도 말이다. 수직적으로 이원화된 감독기구 체제에서는 올바른 감독 정책이 나오기도 어렵다. 금융위는 금융기관 검사 업무를 수행하지 않으니 시장 상황을 반영한 제대로 된 감독 정책을 수립하기도 어렵다. 금감원도 감독규정 개정권을 갖고 있지 않다 보니 시장에서 파악된 문제점을 반영한 제도 개선 조치를 적시에 취하기도 어렵다. 이게 얼마나 비효율적인 체제인지는 2013년 ‘동양그룹 사태’에서 여실히 드러난 바 있다. 금감원은 동양증권이 계열사 발행 부적격 등급의 회사채나 기업어음(CP)을 불완전 판매한다는 것을 검사를 통해 알게 됐다. 금감원은 금융위에 관련 감독 규정을 개정해 이를 막아 달라고 여러 차례 건의했다. 그런데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듯이 금융위는 무려 1년이 넘은 뒤에야 감독 규정을 개정했다. 실기한 셈이다. 단일 감독기구가 있었으면 바로 감독 규정 개정이 이뤄져 적절한 감독이 이뤄질 수 있었던 사안이다. 또 하나 사례가 있다. 지난해 삼성증권 배당 오류 사고가 발생했다. 금감원은 내부통제 체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음을 인식하고 금융기관 내부통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학계와 실무가 등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TF를 꾸렸다. TF는 보고서를 통해 제도 개선을 위한 관련 감독 규정 개정 방안을 제시했다. 이런 사항은 금융위 소관이다. 금융위는 이런 개선 방안에 대해 적극적인 수용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오히려 ‘학자들의 의견’에 불과하다고 폄하하기도 했다. 이렇게 시장의 문제를 파악해도 필요한 제도 개선이 적시에 이뤄지지 못하고 있으니 얼마나 비효율적인가. 이런 비효율적 금융감독 체계에서는 금융 혁신과 금융산업의 발전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개편이 필요한 이유다. 금융위 해체가 답이다. 금융위의 금융정책 기능은 기획재정부로 넘기고, 금융감독 기능은 금감원으로 넘겨 명실상부한 독립적인 금융감독기구를 만들어야 한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정부가 아닌 독립된 기구가 감독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국제 기준에도 부합하게 된다. 금융정책이 경제정책이나 조세정책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점에서 보더라도 기획재정부가 금융정책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맞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국제 및 국내 금융정책 기능의 통합도 이룰 수 있다. 더불어 금융감독기구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도 있어야 한다. 내부에 합의제 의사 결정 기구인 위원회를 두고 비상임 외부 전문가를 과반수로 해야 한다. 예산 결정과 운영의 독립성 보장도 필요하다. 전문성을 기르지 못하는 직원 순환보직제를 지양하고, 외부 전문가 채용을 늘려야 한다. 특히 독립성 확보를 위해서는 금융감독기구에 대해 감사원이 ‘정책 감사’를 해서는 안 된다. 몇 차례 금융감독체계 개편 시도가 있었지만 실패했다. 이해당사자인 관료들이 주도했기 때문이다. 관료들이 관여해서는 올바른 금융감독체계 개편이 이뤄질 수 없다. 이제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 대통령 직속기구로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금융감독체계 개편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올바른 개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외국도 금융 현안이 있을 때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독립적 위원회가 개혁안을 마련한다. 금융감독기구 체제의 ‘정상화’가 시급하다.
  • 이찬희 50대 대한변협 회장 선출

    이찬희 50대 대한변협 회장 선출

    전국 최대 변호사단체인 대한변호사협회(변협) 차기 회장에 이찬희(54)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이 당선됐다. 변협은 지난 18일 조기투표와 21일 본투표에 선거권을 가진 전국 회원 2만 1227명 가운데 1만 1672명(55%)이 참여한 가운데 이 변호사가 단독 출마해 8500여표(오후 10시 기준)로 제50대 변협 회장으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회장 후보가 단독으로 출마해 선거가 치러진 것은 2013년 직선제 도입 이후 처음이다. 사법연수원 30기인 이 변호사는 서울 용문고와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98년 제40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2001년부터 변호사로 활동하며 변협 재무이사 등을 맡았고 2017년 제94대 서울변회 회장으로 선출돼 2년간 활동했다. 이 변호사는 “변호사 직역을 수호해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기는 다음달 26일부터 2년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동물 유기도 학대 행위… 과태료 대신 형사처벌 강화해야”

    벌금형 땐 고소·고발로 정식 수사 가능 “펫숍서 동물 쉽게 사고파는 환경이 문제…전문가 통해 입양할 수 있는 제도 필요” 동물권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의 구조 동물 안락사 논란이 불거지면서 근본적으로 동물 유기에 대한 처벌부터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행법상 동물을 유기하다 적발되더라도 행정처분인 과태료 처분만 받을뿐더러, 적발 자체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동물보호법상 동물학대죄는 ▲동물을 이유 없이 죽이는 행위 ▲동물에 상해를 입히는 행위 ▲동물을 포획해 판매하는 행위 등에 대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동물학대로 분류되는 ‘동물 유기’ 행위는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만을 부과하도록 돼 있다. 채수지 피앤알 변호사는 “유기 행위를 학대로 규정하는 이상 행정상 과태료보단 형사처벌로 벌금형을 받도록 하는 것이 체계상 적절하다”고 말했다. 행정처분 수준에선 유기 행위를 적발하기도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채 변호사는 “지금으로서는 공무원이 유기 장면을 직접 포착하거나 시민들이 유기 현장을 찍어 인적 사항까지 함께 제출해야만 과태료 부과가 가능한 구조라 사실상 적발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형사처벌로 바뀌면 고소·고발을 통한 정식 수사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동물 유기 행위가 크게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문제 인식 속에 국회에서 법 개정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6일 대표발의한 동물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동물을 유기한 자에 대해 과태료 처분이 아닌 벌금 300만원 이하의 형사처벌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 의원 측은 “처벌을 강화해 동물 유기를 실질적으로 방지하고자 하는 목적”이라고 밝혔다. 해외에서도 동물 유기 행위에 대해 형사처벌하는 것이 추세다. 일본은 반려동물을 유기한 자는 100만엔(약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규정하고 미국에서도 주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형까지 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국이 구조적으로 동물을 쉽게 기르는 환경이기 때문에 유기도 쉽게 이루어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함태성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는 ‘펫숍’을 통해 너무 쉽게 강아지를 상품처럼 사고팔 수 있는 환경”이라며 “국민들이 동물을 소비의 대상으로 삼는 의식이 결국 유기 문제를 지속적으로 발생시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독일의 경우 ‘펫숍’ 개념이 없고, 대신 강아지를 기르고 싶으면 전문적으로 브리더 교육을 받은 사람들을 통해 입양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로스쿨 교수가 현직 검사 논문 대필시켜”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가 제자로 하여금 지인 자녀들의 논문 초안을 대필시킨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현직 검사가 연루돼 대검찰청에서도 감찰이 진행 중인 사안이라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 이진수)는 지난 18일 ‘사법시험준비생모임’이 성대 로스쿨 교수 A씨, 경기 지역 대학교수 B씨, 현직 검사 C씨 등을 강요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에 착수했다고 20일 밝혔다. A교수는 자신의 제자에게 지인의 딸 B씨가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 초안을 작성하도록 지시한 의혹을 받고 있다. 나아가 다른 제자에게 지인의 아들인 현직 검사 C씨의 박사학위 예비심사 논문 초안도 수정·보완하도록 지시한 의혹도 있다. 검찰에 재직하며 법학박사 학위과정을 밟고 있는 C씨는 로스쿨 시절 A교수의 제자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교수는 현재 학교에 사표를 낸 상태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손혜원, 선의였다 해도 국회의원으로서 처신 부적절” 비판 제기

    “손혜원, 선의였다 해도 국회의원으로서 처신 부적절” 비판 제기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전남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탈당 의사를 밝히며 결백을 주장했지만 진실 여부를 떠나서 공적 업무를 맡은 국회의원으로서 처신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손 의원은 이날 ‘문화계에 영향력을 미치는 공직자로서 처신이 신중하지 않았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영향력을 미쳤다면 긍정적 영향력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손 의원의 이런 생각이 잘못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손 의원 해명대로 투기가 아니라 지방문화의 정체성과 역사를 기반으로 한 도시재생을 위해 주변인에게 해당 지역 건물 구입을 추천한 선의였다 하더라도 이해충돌 방지 의무 위반이라는 것이다. 손 의원은 국회 입성 후 그동안 문화재청을 감독하는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이런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공직자윤리법상 이해충돌 방지 의무에 따르면 공직자는 공직을 이용해 사적 이익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대부분 이익충돌 문제에서 의도가 어땠는지 실제 영향을 준 건지 등을 가려내긴 매우 어렵다”며 “하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면 공직 수행에 대한 투명성·공정성이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런 일을 애초에 하면 안 된다는 것이 이익충돌 금지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목포가 지역구인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처음엔 손 의원이 투기 목적이 없을 거라고 옹호했지만 손 의원의 부동산 매입 건수가 늘어나자 비판한 이유이기도 하다. 박 의원은 “과정과 절차가 정당하지 않으면 있을 수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도 “공익의 대변자인 국회의원이 공적인 지위를 통해 사익을 앞세웠다면 이는 명백히 이해충돌 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의원은 권력기관으로 정보 접근에 누구보다 용이하다”며 “선한 목적을 갖고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이 공익을 저해한다면 국회의원을 공익의 대변자라 지칭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민주 “서영교 당직 자진사퇴 수용”… “제 식구 감싸기” 비판 고조

    민주 “서영교 당직 자진사퇴 수용”… “제 식구 감싸기” 비판 고조

    “피의자 전환 檢 소환 조사해야” 빗발 徐의원 “지역구민 억울함 전했을 뿐”더불어민주당이 17일 검찰 수사 결과 사법농단 사태에 지인 아들 재판 청탁을 통해 개입한 서영교 의원에 대해 당직과 상임위원직 사임을 수용했을 뿐 별도 징계를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민주당이 제 식구 감싸기 솜방망이 처벌을 했다는 비난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민주당은 18일 최고위원회로 한 차례 결정을 미뤘다가 이날 오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회의 후 이해식 대변인은 “서 의원이 당과 사법개혁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원내수석부대표 및 관련 상임위원직 사임 의사를 밝혀 왔고 이를 수용했다”고 전했다. 서 의원은 회의 직전 홍영표 원내대표에게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민주당은 서 의원에 대한 징계 여부는 논의하지 않았다. 이 대변인은 “공소장에 적시된 사실만으로 어떤 혐의를 확정할 수 없어 징계 절차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당 관계자는 “서 의원이 부적절한 청탁을 했다는 점에 당 지도부도 공감하고 있지만 그에 대해 제명이나 당원 자격 정지 같은 극단적인 징계를 해야 되는지에 대해선 부정적”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의 사법행정권 남용과 재판거래 의혹 등 이른바 ‘사법농단’ 사태에 대한 비판의 날을 세우며 사법개혁을 주장해 왔던 민주당이 정작 자기 당 의원이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자 추상같은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는 여론의 비판이 제기된다. 실제 백원기 대한법학교수회장은 “서면조사가 아니라 소환조사를 통해 공범 가능성이 있는 경우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함께 적극적으로 수사했어야 한다”며 서 의원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중진의원도 “당시만 해도 법사위원이면 판사들에게 유죄를 무죄로 만들어 달라는 게 아니라 형량만 낮춰 달라는 식으로 부탁을 많이 했다”며 “당이 그동안 재판거래 문제를 지적하고 사법개혁을 말했는데 서 의원 건이 터지면서 할 말이 없어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서 의원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국회의원으로서 지역구민의 억울한 사연을 전달했을 뿐”이라며 “그에 대한 판단은 당연히 법원에서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파견 판사를 만났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국회에 파견 나온 판사이기 때문에 법안이든 현안이든 언제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대상”이라며 의정 활동의 일환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공소장에 자유한국당 법사위원들은 임 전 차장에게 직접 부탁해서 정치자금 위반 사례를 검토하고 보고받았기 때문에 한국당은 국회의원의 권력형 사건이고 나는 일반인의 이야기를 전달한 것일 뿐”이라고 강변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이규진 부장판사 재임용 탈락……“사법행정권 남용 연루”

    /이규진 부장판사 재임용 탈락……“사법행정권 남용 연루”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연루된 이규진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법관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17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법관인사위원회는 최근 이 부장판사의 재임용 요청을 거부했다. 법관은 임기 10년마다 재임용 심사를 거쳐 연임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부장판사는 이번 결정에 따라오는 3월 1일부터 법관 자격을 잃게 된다. 인사위는 이 부장판사가 사법농단에 연루돼 두 차례에 걸쳐 징계를 받고, 검찰 조사까지 받은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법관의 품위를 손상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이 부장판사는 소위 ‘이규진 업무수첩’을 검찰에 압수당하기도 했다. 당시 이 부장판사는 법원행정처 양형위원회 위원으로 있었다. 해당 수첩에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지시 사항도 적시 돼 있어 중요한 검찰 수사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이 부장판사는 지난 2017년 8월 국제인권법학회가 준비 중인 학술대회와 관련해 연구회 집행부에 연기·축소 압박을 했다는 이유로 감봉 4개월 징계를 받았다. 옛 통합진보당 관련 소송에선 재판부 심증을 파악하거나 전원합의체 회부 방안 등을 검토하고 헌법재판소 주요 사건 심리 경과를 보고받아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받기도 했다. 이 부장판사에 대한 재임용이 불발되면 정치권 등에서 추진 중인 법관 탄핵 대상에서도 제외될 전망이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43) ‘신동빈 체제’ 구축한 롯데그룹 경영진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43) ‘신동빈 체제’ 구축한 롯데그룹 경영진

    황각규 부회장, 신동빈 회장 보좌해온 2인자이원준 부회장, 전문경영인 부회장시대 열어송용덕 부회장, 호텔업계 입지적인 인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2015년부터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경영권을 놓고 벌인 ‘형제의 난’과 국정농단과 관련한 검찰수사와 재판, 사드(THAAD) 사태 등으로 세대교체 임원인사를 단행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60대 이상의 경영진이 많기로 유명한 롯데그룹의 경영진은 더욱 노년화됐다. 신 회장은 지난해말 형과의 경영권 분쟁을 사실상 제압하는 등 여려 현안들이 정리되면서 올해 임원인사를 통해 임원의 세대교체를 마무리했다.  신 회장은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을 2인자로 내세우고, 송용덕 롯데그룹 호텔&서비스 BU(Business Unit)장 겸 부회장과 이원준 롯데그룹 유통BU장 부회장, 김교현 롯데그룹 화학BU장 사장, 이영호 롯데그룹 식품BU장 사장 등이 경영의 주축이 되는 구조를 갖췄다. 롯데는 과거 롯데정책본부가 그룹 차원의 주요 정책을 추진하고 계열사간 사업 조율, 해외사업 총괄 등을 수행하며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2015년 신 회장이 그룹의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강화를 위한 경영쇄신안을 발표하면서 지난 2017년 10월 롯데지주를 설립했다.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4개사의 투자부문을 합병해 설립된 롯데지주는 지난해 10월 롯데케미칼을 자회사로 편입해 화학부문으로까지 지주사의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지주사 행위요건 충족을 위해 연내에 금융 계열사를 매각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황각규(64)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은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에서 부장으로 재직하다 한국롯데 경영을 호남석유화학에서 처음 시작한 신 회장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황 부회장은 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지금까지 신 회장을 가까이에서 보좌해오고 있다. 롯데그룹 국제팀장과 정책본부 국제실장을 거쳐 2014년 정책본부 운영실장을 맡아 그룹의 경영현안을 챙기고 계열사간 업무 조율에 힘썼다. 2017년 경영혁신실장을 맡아 그룹 전반을 총괄했으며 같은 해 10월 롯데지주가 설립되면서 대표이사를 맡았다.  마산고와 서울대 화학공학과 출신인 황 부회장은 영어와 일어 구사 능력도 뛰어나 실시간 해외정보를 입수해 임직원들과 공유한다. 신 회장 부재시에 비상경영위원회를 이끌었으며 일본 롯데와의 커뮤니케이션도 맡아 왔다.  가치경영실에서 명칭이 변경된 경영전략실은 HR혁신실장을 맡아오던 윤종민(59) 사장이 이끈다. 윤 사장은 롯데제과와 호남석유화학 경영지원본부에서 근무했다. 2007년 정책본부 인사실장을 맡아 최근까지 롯데그룹의 인사정책을 총괄해왔다. 격식있고 신사다워 적이 없다는 평이다. 청구고와 서울대 철학과, 중앙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재무혁신실장을 맡고 있는 이봉철(61) 사장은 롯데그룹의 ‘재무통’이다. 2004년 롯데정책본부에서 재무 담당 임원으로 근무했으며, 2012년부터 2년간 롯데손해보험을 이끌었다. 2014년 그룹의 법무 및 재무 업무를 총괄하는 정책본부 지원실장을 거쳐 2017년부터 롯데지주 재무혁실실장을 맡아오고 있다. 브니엘고와 부산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커뮤니케이션실을 이끌고 있는 오성엽(59) 사장은 호남석유화학에서 기획, 전략, 경영지원 업무를 맡았다. 2016년 롯데정밀화학의 대표이사를 거쳐 2017년 커뮤니케이션실장으로 부임한 뒤 그룹의 홍보 및 CSV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차분하고 논리적인 가운데 신속한 업무 추진력을 보여준다는 평이다. 경동고와 중앙대 경영학과 출신이다.  올해 롯데지주에 새롭게 부임한 정부옥(55) HR혁신실장은 롯데경영관리본부에서 인사 업무 등을 담당하다가 2005년 롯데대산유화로 이동했다. 2008년 롯데케미칼 HR 부문장을 맡아 롯데케미칼의 인사 업무를 총괄해왔으며, 2015년에는 폴리머사업본부장을 맡았다. 대신고와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롯데의 법무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이태섭(56) 준법경영실장은 2017년 롯데그룹에 합류했다. 사법고시 26회 출신인 이 부사장은 서울지방법원 판사, 서울 고등법원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남부지방법원 부장 판사 등을 지냈다. 서울고와 서울대 사법학과 출신이다.  경영개선실은 롯데물산 대표이사였던 박현철(59) 부사장이 새롭게 맡게 되었다. 영남고와 경북대 통계학과 출신인 박 부사장은 2004년 롯데정책본부 조정실장, 2007년 운영3팀장을 역임하며 롯데 계열사의 경영 현안 관리 및 업무 조율 등을 담당해왔다. 2015년 롯데물산 사업총괄본부장을 거쳐 2017년 대표이사에 올라 롯데월드타워의 그랜드 오프닝을 무사히 마무리 지었다. 롯데는 2017년 정기임원인사에서 4개 분야의 BU를 신설했다. BU는 식품, 유통, 화학, 호텔 및 서비스 등 4개 분야 계열사들의 협의체로 구성된다. 이영호(61) 롯데그룹 식품BU장은 롯데푸드㈜ 대표이사를 거쳐 식품BU장을 맡고 있는 전문경영인이다. 경북사대부고와 고려대 농화학과, 고려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2012년 ㈜롯데삼강과 ㈜롯데햄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2013년 롯데푸드로 사명을 변경해 몇년에 걸쳐 합병작업을 마쳤다.  이원준(63) 롯데 유통사업부문(BU) 부회장은 청주상고, 청주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40년 가까이 롯데그룹에 몸담는 동안 롯데백화점에서 요직을 두루 거쳤다. 상품본부장과 영업본부장을 거치며 유통 전문가로 경력을 쌓은 이후 2012년 롯데면세점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2014년 롯데백화점 사장에 취임한 뒤 2017년 롯데그룹 부회장 승진과 동시에 유통사업부문장을 맡으면서 전문경영인 부회장단 시대를 열었다.  올해 신임 화학 BU장으로 부임한 김교현(62) 사장은 롯데케미칼의 성장을 견인한 인물이다. 경신고와 중앙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김 사장은 2014년 롯데케미칼 타이탄 대표이사로 취임해 동남아 시장 개척과 실적 개선을 이루어 냈다. 2017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로 취임 후 타이탄의 말레이시아 현지 증시 상장과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성과를 이끌었다.  롯데그룹 호텔&서비스BU장인 송용덕(64) 부회장은 롯데호텔이 개점한 1979년 입사해 40여 년간 호텔업계에 종사한 국내 최고 전문가다. 영업, 마케팅, 제주 총지배인 등 여러 업무를 두루 거쳤으며 2011년 호텔롯데 모스크바 법인인 RUS 대표이사를 맡아 호텔롯데 모스크바를 러시아 최고 호텔로 이끌었다. 2012년 호텔롯데 대표이사를 맡은 뒤 2017년 호텔&서비스BU장으로 선임됐다. 자사 출신 1호 대표이사를 거쳐 전문경영인으로 부회장까지 오른 호텔업계 입지전적 인물이다. 양정고, 한국외대 영어과, 경희대 대학원 경영학과를 거쳐 경기대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인텔리’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구간설정위 상시기구화 분석·연구 기능 전담” “최저임금위 틀 안에서 전문가 기능 보완해야”

    문재인 정부가 설립을 추진하는 최저임금위원회 내 구간설정위원회(최저임금 구간 설정)를 상시기구화해 분석·연구 기능을 전담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반면 중요한 것은 정부가 긴 안목으로 경제계획을 수립하는 것이지 구간설정위 신설 같은 조직 개편이 능사가 아니라는 반론도 나왔다. 고용노동부는 16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전문가 토론회’를 열었다. 지난 7일 고용부는 최저임금위원회를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하는 내용의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 초안을 내놨다. 이날 토론은 정부 개편안에 대해 전문가 의견을 듣고자 마련됐다. 이승욱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 최저임금 결정 방식이 노사 간 협상에 따라 정치적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며 구간설정위 신설을 반겼다. 이 교수는 “지금은 고용부 장관이 매해 3월 31일까지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해 최임위가 90일 이내에 답을 주는 구조다. 하지만 석 달이라는 짧은 시간에 전년도 최저임금 효과를 분석하고 향후 인상폭을 연구해 노사가 교섭까지 마친다는 것은 솔직히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최저임금 인상 효과에 대한 분석을 (전문 연구기관이 아닌) 언론이 하고 있다. 새로 만들 구간설정위를 최임위에서 분리해 상시 최저임금 효과 분석과 적정 임금 인상수준 연구 등을 수행하는 전문가 집단으로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정부의 최임위 이원화 시도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김 교수는 “(정부는 아니라고 하지만) 최저임금 결정은 다분히 정치적이다. (정권에 따라) 최저임금 인상폭이 크게 다르다”며 “중요한 것은 정부가 3~5년 중장기적 관점으로 경제를 내다보고 최저임금 인상을 준비해 부작용을 줄이는 것이지 제도를 손보는 것이 아니다. 현 최임위 틀 안에서도 전문가 기능을 보완하면 구간설정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굳이 정부가 구간설정위를 만들겠다면 영국의 저임금위원회를 참고해 전문가들이 정치적 영향을 받지 않고 소신껏 일할 수 있게 해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이달 안 탄력적 근로시간제 논의 마무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이달 안 탄력적 근로시간제 논의 마무리”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도 이달 안 논의 마무리 민주노총, 오는 28일 대의원대회에서 경사노위 참여 결정 완전체 사회적 대화기구 구성될까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이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논의를 2월 임시국회 전에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언급한 탄력적 근로시간제와 ILO 핵심협약 간 빅딜설에 대해서는 “개별 사안으로 노사정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문 위원장은 16일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9년 사회적 대화 운영계획’을 발표했다. 문 위원장은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집중적으로 논의해 1월 말까지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ILO 핵심협약 비준은 노사정 합의가 마무리 되는 대로 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경사노위 산하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은 노사관계제도·관행개선위원회에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 공익위원인 강성태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동시간 단축의 의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경영계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하고, 노동계가 우려하는 건강권과 임금보전 방안을 함께 모색하자는 원칙”이라고 말했다. ILO 핵심협약 비준을 논의하고 있는 박수근 노사관계제도·관행개선위원회 위원장은 “해고자, 실업자도 노조 가입을 허용하는 내용의 단결권은 지난번 공익위원 안 발표로 끝났고, 단체교섭과 쟁의는 노사합의를 추진하되 합의가 안 되면 공익위원 안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ILO 핵심협약은 노동자들이 스스로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가입해 단체교섭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 정치적 견해나 파업 참가 등을 이유로 한 강제노동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14일 홍 부총리가 경사노위를 방문하고서 언급한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와 ILO 핵심협약 비준 간 ‘빅딜설’에 관련, 박태주 상임위원은 “두 사안을 다루는 의제별 위원회를 결합해 빅딜 가능성을 논의한 바 없다”면서 “2월 국회에서 가능한 한 (두 사안이) 같이 처리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으로 받아들여 달라”고 말했다. 주요 현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민주노총은 오는 28일 대의원대회를 열고 경사노위 참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밖에서는 투쟁으로 안에서는 경사노위 참여를 통한 사회적 대화를 유기적으로 가동하겠다”며 참여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사회적 대화는 현재 집행부의 핵심공약이었기 때문에 대의원대회에서 가결은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문성현 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완전체로서 사회적 대화기구를 위해 민주노총의 참여가 필요하다”며 “격차해소, 산업구조개편 등을 책임 있게 논의하려면 중요한 주체인 민주노총이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이 참여할 경우 논의 절차에 대해 박태주 상임위원은 “의제별 위원회에서 민주노총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것이며, 운영위원회와 본위원회에서도 민주노총이 의견을 개진할 기회가 최대한 보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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