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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최순실과 억지인식지수/민만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최순실과 억지인식지수/민만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아줌마 한 사람이 대통령 뒤에 숨어 국정을 주물렀다니 참으로 해괴한 일이다. 온 국민이 분노와 함께 참담한 심경을 표출하고 있다. 매일 자고 일어나면 최순실의 행적과 대통령과의 이상한 관계에 대한 보도가 폭포수처럼 쏟아져 나오지만 그 모두가 사실일까 진실로 두렵다. 어쩌다 나라 꼴이 이리 됐을까. 나라 꼴이 이렇게 된 데에는 어느 한두 사람, 한두 분야에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총체적 난국의 원인으로 우리 사회에서 법치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들 수 있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법 이전에 상식과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법이 건물의 철근이라면 상식과 원칙은 철근을 지지하고 보강하는 콘크리트에 해당한다. 법을 지키지 않는 경우에 제재를 가함으로써 회복을 꾀할 수 있지만 상식과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사회는 뾰족한 대책도 없이 서서히 무너지게 된다. 우리는 법의 지배를 말하지만 법의 지배에 앞서 우리 사회에서 ‘상식의 지배’, ‘원칙의 지배’가 구현돼야 한다. 언제부터인지 우리 사회에 억지와 몰상식이 판을 치고 있다. 억지의 사전적 의미는 잘 안 될 일을 무리하게 기어이 해내려는 고집으로 생떼와 비슷한 말이다. 정당한 절차와 방법을 무시하고 자기 이익이나 입장을 관철하려는 태도로서 원칙과 상식에 벗어난 말, 행동, 일처리 방식을 뜻한다. 얼마 전 서울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야당 국회의원이 모 청와대 실력자의 아들을 의경 중에서도 서울경찰청 차장 운전기사로 선발한 이유를 묻자 ‘운전을 잘해서 뽑았는데 특히 코너링이 좋았다’는 답변이 나왔다. 코웃음을 칠 일이다. 이렇듯 정치권이나 관료는 말할 필요조차 없고, 사회 전반에 온갖 억지와 변칙이 난무해 우리 사회가 제대로 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이와 같은 발언들이 감히 터져 나올 수 있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가 참으로 개탄스럽다. 그동안 일부 정치인이나 공무원들의 어거지는 도를 넘는 것이었지만, 그중에서도 백미는 이번 최순실 사건이 아닌가 한다. 헛웃음밖에 나오지 않는 처신이나 발언을 해 놓고도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 어거지 정치인이 다음 선거에서 또다시 당선되고, 말도 안 되는 짓을 한 공무원도 버젓이 자리를 지키고 있고, 심지어는 윗사람의 눈에 들어 오히려 승진까지 한다. 총체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억지에 대한 인식 기능, 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우리 속담에 ‘억지가 사촌보다 낫다’는 말이 있다. 억지를 부리다 보면 얻는 게 있다는 뜻으로 일상에서 쓰이는 듯하다. 우리 국민들이 억지 불감증에 걸려 있는 것이다. 부패인식지수(CPI)라는 것이 있다. 국제투명성기구가 매년 발표하는 국가별 부패지수로, 각국의 정치인이나 공무원들의 부패에 대한 인식 정도를 0부터 100까지 지수화한다. 유감이지만 우리나라는 1995년 발표가 시작된 이래 선진국 수준에 훨씬 못 미치는 점수를 늘 받아 왔고 올해도 별 개선의 기미가 없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수치가 높을수록 청렴함을 나타내고, 낮을수록 부패가 심하다는 뜻이다. 부패인식지수가 나타내는 것은 부패의 정도가 아니라 부패에 대한 인식의 정도다. 부패에 대한 인식 정도가 높을수록 덜 부패하게 된다는 말이다. 국민이 부패에 민감할수록 그 나라 정치인, 공무원들이 더 청렴하다는 의미다. 부패인식지수와 같은 개념으로 억지인식지수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즉 사회에서 억지가 발생했을 때 일반인에 의해 인식, 용인되는 정도를 통계적 방법으로 계량화함으로써 억지인식지수를 산출할 수 있을 것이다. 정치인이나 공무원들이 상식과 원칙에 어긋나는 언행과 일처리를 할 때 국민들이 이를 민감하게 인식하고 감시의 촉을 세울 때 우리 사회에서 억지는 점차 사라지게 될 것이다. 국민들이 부패에 대해 민감할수록 부패가 줄 듯이 억지에 민감할수록 억지가 사라지고 원칙과 상식이 지배하는 사회가 될 것이다.
  • 종교계도 분노했다 “진상 철저 규명... 박근혜 결단 내려라”

    종교계도 분노했다 “진상 철저 규명... 박근혜 결단 내려라”

    종교계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시국선언을 발표하며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정평위)는 1일 정평위원장 유흥식 주교 명의의 성명을 내고 “‘비선 실세’를 통한 국정 개입은 국민 주권과 법치주의 원칙을 유린한 반헌법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정평위는 “대통령은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고 민주주의를 회복하려는 진지한 자세로 국민의 뜻을 존중하여 책임 있는 결단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관련자 전원에 대한 엄정한 수사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면서 “어떠한 불의와도 결탁하지 않는 용기와 엄정한 법 집행이 조속한 국정 정상화와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한 우선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보수 성향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도 이날 엄중한 처벌과 거국내각 구성을 주장했다. 한기총은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명의로 성명을 발표하고 “특검을 통해 최순실 게이트의 진상을 낱낱이 밝히고 관련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 처벌하라”라고 촉구했다. 또 “책임 총리제를 실시하고 거국내각 구성에 대한 국민의 뜻을 반영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불교계도 시국선언에 동참했다. ‘불교단체 공동행동’(불교행동)은 1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선 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이라는 충격적인 사태는 민주주의와 헌정 질서의 유린이라는 초유의 상황을 국민에게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다”면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헌정 질서가 최순실이라는 한 사인에 의해 철저히 유린당한 이런 엄혹한 상황에도 박근혜 대통령은 진실된 사과를 하지 않았다”라고 비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금요 포커스] 밥그릇 싸움이 아니다/김한규 서울변호사회 회장

    [금요 포커스] 밥그릇 싸움이 아니다/김한규 서울변호사회 회장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관심 없는 소식일 수도 있겠지만, 최근 국회에 입법 발의된 행정사법 개정안과 세무사법 개정안 등을 두고 법조계가 매우 소란스럽다. 이러한 소란에 대해 보도되는 의견들은 대체로 ‘직역 사이의 밥그릇 다툼’이라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 문제를 ‘그들만의 이전투구’로 몰아붙이는 것은 물이 끓는 현상만 보고 그 물속에서 무엇이 익어 가고 있는지를 보지 않는 단견이다. 변호사가 하는 일은 의사와 비슷하다. 병이 났는데 병원이 멀고 진료비가 아깝다고, 비의료인에게 찾아가 푸닥거리만 해댄다면 병이 나을 리가 없다. 마찬가지로 법률 문제가 있을 때 변호사가 아닌 다른 사람을 찾아서는 그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 변호사가 법률 문제를 다루는 것은 의사가 병을 다루는 것과 동일하다. 변호사 제도의 기원은 고대에서부터 찾을 수 있다. 법으로 사회를 규율하기 시작하면서 필수적으로 법률 문제를 정통하게 다룰 수 있는 이들이 필요했고, 그것이 점차 국가 제도로 정착한 것이 오늘날의 변호사 제도다. 법의 중요성은 법치주의가 통치 원리로 등장한 근대 이후 현대사회로 접어들면서 더욱 강조되고 있다. 현대사회는 법이 없이는 하루도 지탱할 수 없는 법치사회다. 변호사의 업무 영역이 넓어 보이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에 법이 지배하는 영역이 넓기 때문이다. 법이 없는 사회를 생각할 수 없다면 법에 정통한 전문성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전문성을 자신이나 어느 특정인의 이익이 아닌 사회와 국가를 위해 책임 있게 발휘할 수 있는 존재가 필요하다. 국가가 변호사에게 법률 사건과 법률 사무의 취급에 관해 독점권을 부여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변호사는 그러한 독점적 권한에 대응해 고도의 윤리적 책임도 부담한다. 직업적 잘못은 물론이거니와 사회적·윤리적으로 지탄받을 행동을 하는 변호사에게 단순한 비난에 그치지 않고 엄정한 징계가 부과되고, 의사 등 여타 전문직들과 달리 대한변호사협회에 소속 변호사들에 대한 자율징계권을 부여한 것도 이 때문이다. 만일 사회가 국민의 편의를 위해 변호사가 아닌 제3자에게 법률 사건을 취급할 수 있도록 허용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고도의 직업적·윤리적 의무를 부담시켜야 할 뿐만 아니라 양성 과정 역시 변호사와 마찬가지로 오랜 기간 엄격하고 전문적인 과정을 거치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의무 부과와 엄격한 양성 및 선발 과정도 없이 아무나 손쉽게 타인의 법률 문제를 취급하게 한다면, 그런 사회는 협잡과 눈속임이 판을 칠 뿐 더이상 법치 사회로 존립할 수 없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변호사의 존재를 약화시키는 것은 국가 권력이나 거대 세력의 지배를 용인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도 매우 우려되는 현상이다. 변호사의 기본적 사명이 사회 정의와 인권 옹호에 있다는 해묵은 법조문을 되풀이하는 게 아니다. 지난날 권위주의 정권하에서 자신의 정치적 욕구가 아닌 정의와 인권의 요청에 따라 누구보다 앞장서서 권위주의에 저항해 민주사회를 이룩한 첨병들이 바로 변호사들이다.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세계 각국의 역사를 통해 사회 정의와 인권 옹호를 위해 헌신한 변호사들의 예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어느 나라에서 행정사·세무사·변리사 또는 심지어 공인노무사가 이렇듯 자기 희생을 감수하면서 정의와 인권을 수호한 전례가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 그들을 비하할 의도가 있는 것은 전혀 아니지만, 그러한 자격의 본질적 속성 자체가 이러한 숭고한 가치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법치주의의 근간을 바로잡으려는 이러한 노력을 단순한 밥그릇 싸움으로 폄하하는 그 순간 우리 사회의 정의와 인권은 벌거벗은 채 엄동설한을 맞이할 수도 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기르면서 눈앞의 이익만 생각해 거위를 잡아먹는다면 포만감으로 배를 쓰다듬는 그 순간부터 이미 파국은 시작되는 것이다. 거위를 잡은 뒤에는 후회해도 이미 늦다. 사회와 국가의 지속적이고 바람직한 발전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것의 가치를 존중하는 사회와 국가라야만 선진국의 희망을 가질 수 있다.
  • [열린세상] 법치 수준이 높아야 경제도 성장한다/이공현 법무법인 지평 대표 변호사

    [열린세상] 법치 수준이 높아야 경제도 성장한다/이공현 법무법인 지평 대표 변호사

    요즈음 우리 사회를 둘러보면 경제와 관련된 희소식을 찾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특히 해운업과 조선업을 생각하면 우리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커다란 기둥들이 무너져 내린 느낌이 든다. 세계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구조적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른바 뉴노멀 시대에 각 나라는 저성장 극복과 성장잠재력 확충이라는 근본적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지 못하고 있다. 대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나 미국 대선 후보자들의 공약에서 보듯이 무역장벽을 높여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해 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경제는 어떠한가.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2018년이면 생산인구의 감소로 소비가 하강하는 인구절벽이 다가온다는 경고가 들려온다. 금리를 내리고 통화량을 늘려도 실제로 돈이 돌지 않아 물가와 소비가 제자리걸음이다. 과도한 가계 대출의 증가로 금융기관의 부실화를 초래해 또 다른 금융위기를 부르는 시한폭탄이 터지지 않을까 불안하기만 하다. 미국의 금리 인상을 예상하면 걱정이 커진다. 정부도 창조경제를 내걸고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창업·중소기업 육성을 선도하고 있다. 기업의 투자 촉진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고 성장동력을 회복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올해 3% 미만의 경제성장률 예측을 보면 그 성과는 미약하기만 하다. 영국의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는 일찍이 국부론에서 법률제도가 한 나라의 경제성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서술했다. 사유재산권이 보장되지 않고 계약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국가에서는 상업과 제조업이 발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국가 권력이 정당한 절차를 통해 법을 집행함으로써 개인과 기업의 자유와 권리가 보장되는 것을 필자는 경제활동에서의 법치주의라고 생각한다. 먼저 국가 권력이 개인의 의사가 아니라 객관적 법에 의해 행사됨으로써 사회현상 및 국가 작용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이로 인해 국민과 기업은 국가 기관이 정해진 법에 의해 행동하고 타인도 법을 따를 것이라고 신뢰하게 되고, 이는 사회적 신뢰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만약 타인의 잘못으로 개인과 기업의 권리가 침해되면 법적 절차에 따라 재판기관으로부터 그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법치주의에 따른 경제활동은 이해관계가 다양한 현대사회에서 개인과 기업의 신뢰 관계를 증진하고 경제활동의 효율성을 높일 것이다. 법치가 경제성장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경제발전의 전제 조건이 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세계은행이 2006년부터 2013년까지 발표한 세계거버넌스지수(WGI) 중 법치지수에 따르면 법치 수준이 높을수록 소득 수준 또한 높은 경향이 뚜렷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리고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공공부문의 부패 정도를 나타내는 부패인식지수(CPI)에 따르면 법치와 부패는 동전의 앞뒤와 같이 밀접한 관계를 나타낸다. 다른 여건이 같다면 법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것이 투자율을 높이는 것보다 경제발전에 효과가 더 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나라의 법치 수준은 어떠한가. 2013년 세계은행이 평가한 한국의 법치 수준은 전체 211개국 중 45위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만 보면 34개국 중 최하위인 27위다. 특히 OECD 평균지수보다 약 26% 뒤떨어져 있어 앞으로 개선의 여지가 많다. 우리의 법치 수준이 OECD 평균 수준으로 선진화된다면 국민 1인당 실질소득이 최소 18.7% 이상 개선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이 2006년 2만 달러를 넘어선 이래 3만 달러의 문턱에서 10년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야말로 경제활동에 가장 큰 장애라고 한다. 이제 “법 따로, 경제 성장 따로”라는 문구가 통하지 않는 사회가 돼야 한다. 소위 김영란법의 시행이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다고 많은 국민이 걱정한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가 법치를 통한 경제성장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볼 때가 되지 않았는지 묻고 싶다.
  • 미르·K스포츠재단·백남기 논란 공방…교문위 국정감사 결국 파행

    미르·K스포츠재단·백남기 논란 공방…교문위 국정감사 결국 파행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과 고(故) 백남기 농민의 사인 문제로 국정감사에서 여야의 공방이 뜨거워지고 있다. 국정감사가 정상화된 지 사흘만에 교육문화체육관광위 국정감사가 파행했다. 6일 교문위의 전국 광역시교육청 대상 국감에서 여야가 미르·K스포츠재단과 관련한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다 결국 약 1시간 20분 만에 국감을 중단했다. 국감 정상화 이후 첫 파행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미르와 K스포츠재단 의혹을 ‘최순실 게이트’로 명명하면서 의혹의 핵심인물인 최순실 씨와 차은택 광고감독을 반드시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며 의결을 시도했지만, 새누리당은 이에 반발해 집단 퇴장했다. 더민주 도종환 의원은 “야당 교문위원은 최순실 게이트의 실체를 밝히고자 있는 힘을 다하는데 문화체육관광부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최 씨와 차 감독을 비롯한 관련 증인의 채택을 거듭 촉구했다. 이에 새누리당 염동열 의원은 “미르와 K스포츠 재단은 정치공세가 시작되고 있고, 검찰 조사가 이미 시작됐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맞섰다. 안행위에서는 시위 현장에서 경찰 물대포를 맞고 의식을 잃었다가 결국 사망한 농민운동가 백남기 씨의 사인과 부검여부가 계속 핫 이슈로 다뤄졌다. 야 3당 의원들은 살수차 진압 행위를 포함한 경찰의 과잉 대응이 백 씨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하는 동시에 정확한 사망 원인과 진상 규명을 위한 상설특검 도입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박남춘 의원은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으로 일관하는 경찰을 믿을 수 없으며, 경찰이 관여하는 부검 역시 믿을 수 없다”면서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특검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용호 국민의당 의원도 “서울중앙지법원장은 부검 영장과 관련해 ‘부검 영장에 붙는 조건은 압수 절차와 방법에 대한 것으로 일부 기각의 취지로 한 것이 맞다’고 답변했다”면서 “그런데도 경찰은 가족과 협의가 되지 않으면 부검을 강제집행하겠다는 것이냐”고 가세했다. 반면 경찰 출신의 새누리당 간사인 윤재옥 의원은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지 못하는 것은 법치주의의 근간을 해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면서 “조속한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을 신속히 할 수 있도록 유족과 협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법사위 국감, 野 단독으로 개회하고 30분만에 종료…새누리 불참

    법사위 국감, 野 단독으로 개회하고 30분만에 종료…새누리 불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29일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가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의 사회로 개의했다. 야당은 국회 의정을 보이콧하고 있는 여당을 규탄하고 신속한 복귀를 촉구하며 30분만에 회의를 종료했다. 야당 간사가 위원장 직무 대리 자격으로 회의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여당의 출석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야당 간사인 박범계 의원은 위원장석에 앉아 “국정감사에서 위원장이 직무를 거부·회피하거나 직무대리자를 지정하지 않은 때에는 소속 의원 수가 많은 교섭단체 간사가 위원장의 직무를 대리할 수 있다”면서 개의를 선언했다. 이어진 의사진행 발언에서 야당 의원들은 국정감사를 보이콧하고 있는 새누리당을 규탄했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새누리당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는 광고를 낸 것을 봤다. 일하고 싶다면 국정감사장으로 돌아와야 한다”며 “국회의원의 가장 큰 임무는 바로 국정감사”라고 말했다. 같은 당 정성호 의원은 “정상적인 민주주의 국가에서 상상할 수 없는 해괴한 일이 벌어졌다. 국정감사는 특정 정당이 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국회에서 국민이 준 권한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국회가 해산돼야 한다”고 가세했다. 야당 의원들은 특히 인사혁신처에서 특별감찰관보와 6명의 감찰담당관에 대해 당연퇴직 의견을 제시한 것에 대해 “국감을 무력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특별감찰관 제도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가운데 귀하디귀하게 실현된 공약 가운데 하나”라며 “특별감찰관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된 경우 특별감찰관보가 직무를 수행하도록 해 공약이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이어 “납득할 수 없는 절차로 당신의 공약을 무력화시키려 하고 있다”며 “법치주의 국가에서 법이 자의적으로 해석돼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은 “특별감찰관보는 여전히 기관 증인으로서 자격이 있다”며 “특별감찰관보에 대한 해임 통보는 청와대 수석의 부당한 업무 집행에 대한 감사를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다”라고 강조했다. 박범계 의원은 약 30분 동안 야당 의원들의 의견을 들은 뒤 “묵언 수행하는 기분으로 대법원과 법무부의 국정감사장을 지켰다”며 “국회법에 따라 야당 제1교섭단체 간사로서 직무대행을 수행하게 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어 “야당 간사로서 원하는 것은 오로지 한가지다”며 “새누리당 권성동 법사위원장께서 국정감사장에 출석해서 회의를 이끌어주기 바란다”며 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다산(茶山)의 목민정신과 자치법규

    다산(茶山)의 목민정신과 자치법규

    다산 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를 읽다 보면 현대에도 유용한 지침을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봉공편(奉公篇)에서, “군과 읍의 관례는 한 고을의 법이니, 그것이 사리에 맞지 않으면 수정하여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를 현대적으로 풀어보면 각 지방자치단체의 법인 자치법규를 법 원리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고쳐야 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치법규가 헌법이나 상위법령에 어긋나면 관련 규정을 삭제하는 등 정비해야 할 것이고, 그 상위법령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면 해당 취지에 맞추어 그 내용을 고쳐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중앙으로 모든 자원과 권한이 집중되던 시대를 지나, 지역사회가 스스로 규율하고 복지를 책임지는 지방자치의 시대로 정착되어 가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마다 다양하고 특색있는 정책을 제도화하기 위해 조례 등 자치법규를 만들고 있다. 현재 지방자치단체의 자치법규는 9만 6천여건에 달하는데, 이는 법률 등 국가법령 수의 약 20배에 해당하는 압도적인 수치다. 자치법규의 수가 늘어나고 그 중요성이 더해짐에 따라 자치법규의 품질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의 모든 정책을 자치법규라는 그릇에 담는 과정은 전문적인 법지식과 입법기술이 요구되는 쉽지 않은 작업이다. 그동안 자치법규의 입안․심사를 담당하던 지방공무원들은 자치법규를 만들거나 고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는 전문적인 법령심사․해석 기관인 법제처에 자치법규와 관련하여 다양한 지원을 요청해 왔다. 이에 따라 법제처는 2011년부터 지방자치단체가 특정 쟁점에 대해 문의하면 법제처가 검토의견을 제시해 주는 ‘자치법규 의견제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보육 관련 조례에 공립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정년 규정을 둘 수 있는지를 문의한 사례에 대해, 법제처는 이에 대해 법률의 근거 없이 지나치게 낮은 연령 제한을 두는 것은 기본권 제한의 소지가 있으므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 헌법이나 법률에 상충될 수 있는 사항을 미리 검토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의견제시 제도는 널리 활용되고 있다. 나아가 2015년부터는 그 지원 범위를 보다 확대하여 지방자치단체가 제정․개정하려는 조례안 전체에 대한 검토를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자치법규 사전컨설팅 제도’는, 자치법규안 전체 조문을 대상으로 법리적으로 검토할 뿐만 아니라 어려운 한자를 한글로 바꾸는 등 법령을 알기 쉽게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작년에 경남 통영시 등 4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시작해서 올해에는 서울 종로구 등 11개 지방자치단체의 조례 제정․전부개정안에 대한 컨설팅을 하고 있고, 점차 대상 지방자치단체를 확대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증가하고 있는 자치법규 수요에 대응하고, 지방규제 개선 등 정부정책과의 조화를 위해서 보다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법제지원을 요구하는 지방자치단체가 늘고 있다. 법제처는 행정자치부와 협업하여 지방자치단체에 정부입법 및 자치법규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전문인력을 파견하는 ‘법제협력관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현재 경기도, 인천광역시 등 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에서 자치법규 입안 검토, 집행과정에 필요한 해석, 대안 제시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주요 정책결정에 대한 법제자문 역할도 담당하고 있어 지방자치단체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이는 지방자치단체의 수요와 규제개혁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자치법규의 품질 향상이 시급하다는 정부의 판단이 함께 맞물린 결과라 할 것이다. 다산 선생은 애민(愛民)의 마음을 담아 ‘목민심서’를 썼다. 그러면서도 같은 책에 고을을 다스릴 때에는 “법을 굳게 지켜 굽히지도 흔들리지도 않아야 한다”고 기술한 법치주의자이기도 했다. 오늘날 지방자치가 보다 꽃 피우기 위해서는 좋은 자치법규를 만들고 이를 제대로 지켜나가야 한다. 법제처의 자치법규 지원 제도를 통해 품질 높은 자치법규가 만들어지고 제대로 지켜짐으로써 지방자치의 발전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황상철 법제처 차장
  • 정세균 국회의장 “여소야대의 국회, 나는 대통령 눈치 볼 필요 없다”

    정세균 국회의장 “여소야대의 국회, 나는 대통령 눈치 볼 필요 없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20일 “저는 여소야대 상황에서 국회의장을 하기 때문에 대통령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며 국회의장으로서의 입장을 밝혔다. 정 의장은 이날 ‘대한민국을 생각하는 호남미래포럼’이 프레스센터에서 연 조찬포럼에서 행정부와 입법부의 관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헌법에 정부가 일방통행하게 된 것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전권을 휘두르고 국회가 제 역할을 못 하는 것이 아닌데 그런 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는 대통령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며 “국민 눈치만 보는 국회의장을 통해 국회가 제 역할을 해야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빚어진 안보위기에 대해서는 북한 제재 정책의 실효성을 두고 비판을 제기하며 “제재 중심 정책을 8년 반 동안 썼더니 더 핵실험을 자주하고 역량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 동안 햇볕정책을 썼는데 이것은 대화가 중심이 되는 정책”이라며 “그런데 대화도 쓰고 제재도 써봤는데 지금 북한의 핵 위협이 더 커지고 소형화·경량화가 이뤄진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정 의장은 그러면서 “‘네 탓 내 탓’할 상황이 아니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제재는 물론이지만 대화하는 노력도 하지 않고 완전히 단절해서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면서 “정의롭지 못한 평화가 정의로운 전쟁보다 낫다는 말이 있다”고 대화를 통한 북핵해결을 강조했다. 정 의장은 또 “올해 들어서 아주 책임 있는 사람들이 법을 지키지 않고 군림함으로써 국민에게 너무 큰 실망과 걱정을 끼친 점에 대해 참으로 송구하고 부끄럽기 짝이 없다”며 최근 잇따른 법조비리와 우병우 민정수석 사태 등을 꼬집었다. 정 의장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는 만들어져야 한다”며 “법치주의에 대한 신뢰의 위기는 우리가 단단히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결국 실형… 성완종에 발목 잡힌 홍준표

    결국 실형… 성완종에 발목 잡힌 홍준표

    법정 구속 면했지만 정치적 타격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측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1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실형을 선고받았다. 홍 지사는 현직 자치단체장인 점을 감안해 법정에서 구속되진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현용선)는 8일 “홍 지사가 성 전 회장 측근을 통해 1억원을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며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1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홍 지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대한 국민의 일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범행으로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성 전 회장의 생전 진술과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의 진술을 모두 유죄 입증의 자료로 본 재판부는 “홍 지사가 금품 전달자인 윤 전 부사장이 허위로 사실을 꾸몄다고 주장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 지사는 선고 직후 항소 방침을 밝히며 “납득하지 못할 주장을 전부 받아들여 유죄를 선고했다”면서 “노상강도를 당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은 자원개발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던 성 전 회장이 지난해 4월 홍 지사, 이완구 전 국무총리 등 유력 정치인들에게 돈을 건넸다고 폭로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불거졌다. 이와 관련, 이 전 총리는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서울광장] ‘스폰서가 지배하는’ 법조계/박홍환 논설위원

    [서울광장] ‘스폰서가 지배하는’ 법조계/박홍환 논설위원

    본래의 뜻과는 달리 고약하고 음습한 의미로 사용되는 단어들이 있다. 스폰서(sponsor)도 그중 하나일 것이다. ‘약속하다, 보증하다’ 등의 뜻을 가진 라틴어 스폰데레를 어원으로 하는 스폰서는 원래 보증인, 후원자, 발기인이라는 뜻이지만 상업방송의 광고주를 지칭하는 말로 바뀌었고, 지금 우리는 스폰서라는 단어에서 타락한 검은 뒷거래를 연상하게 된다. 특히 법조계에 만연한 ‘스폰 조합’은 권력과 돈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불공정할 뿐만 아니라 위험하기까지 하다. 돈을 대는 재력가나, 거리낌 없이 그 돈을 즐기는 권력자나 서로 이익을 위해 공생관계를 유지한다. 서로 말은 안 하지만 이들은 어려운 시기에 상대방이 ‘내 편’이 돼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고 관계를 지속하기 마련이다. 2006년 전국을 충격에 빠뜨린 법조비리 사건이 터졌다. 차관급인 현직 고등법원 부장판사가 스폰서로부터 수시로 향응과 접대, 금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구속됐다. 그는 그 스폰서가 청탁한 사건 재판에 관여하기까지 했다. 그해 8월 16일 이용훈 당시 대법원장은 “각별한 믿음을 아끼지 않으셨던 국민이 받았을 실망감과 마음의 상처를 생각하면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대국민 사과를 한 뒤 고개를 숙였다. 그로부터 딱 10년 만이다. 어제 양승태 대법원장이 침통한 표정으로 전국법원장회의를 주재했다. 그는 “사법부를 대표해 국민 여러분께 끼친 심려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현직 지방법원 부장판사의 구속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10년의 세월에도 불구하고 등장인물만 바뀌었을 뿐 극의 전개나 내용은 엇비슷하다. 심지어 지난해에도 사채왕 스폰서와 어울린 판사가 구속되지 않았는가. 검찰도 마찬가지다. 전·현직 검사장 구속 이후 최근 내부 감찰 강화를 골자로 한 ‘셀프개혁’을 발표했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또다시 스폰서 부장검사 사태가 터졌다. 이번엔 내연녀까지 등장하는 등 막장 드라마 수준이다. 검찰 수뇌부가 개혁안 발표 전 이미 사건 내용을 파악했다는 점에서 은폐 의혹까지 제기된다. 사실 검찰의 스폰서 문화는 뿌리 깊다. 120억원대의 ‘주식 대박’을 터뜨렸다가 하루아침에 범죄자로 전락한 진경준 전 검사장도 오랜 친구이자 게임업체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회장이 오랫동안 스폰서 역할을 해 왔던 것 아닌가. 부장검사가 휘하 검사에게 자신의 스폰서를 소개해 주는 등 한때는 스폰서의 대물림까지 성행했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한 수사부서 검사 전체가 서초동 법조타운 주변 술집에서 ‘공용 스폰서’와 어울리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어떤 재간으로도 브로커들의 농간을 벗어날 수 없는 구조다. 판검사 주변에 스폰서가 넘쳐나는 것은 무소불위의 권력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특정 개인의 일탈 행위로 치부해 버려선 안 되는 이유다. 수사권, 기소권, 재판권 등 그들이 갖고 있는 독점적 권한은 수사나 재판을 받는 당사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생사여탈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엄정한 법의 잣대를 들이댄다고 하지만 비인격체인 법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의도적인 왜곡이 가능하기 때문에 스폰서나 브로커들은 ‘보험’ 차원에서도 이들의 스폰을 자청하는 것이다. 10여년 전 취재 과정에서 만난 브로커들은 하나같이 검은색 표지의 낡은 양지사 전화번호 수첩을 흔들어 댔다. 그러곤 자기가 관리한다는 뉘앙스로 고위직 판검사들의 이름을 줄줄이 뀄다. 그들이 잡혀 들어갔을 때에도 빽빽하게 적힌 수첩 속 판검사 대부분은 무사했다. 검찰도 법원도 제 식구 보호에 급급했던 것이다. 최근 몇 달간 변호사, 검사, 판사들의 추문이 이어지면서 이른바 법조 3륜은 철저히 망가졌다. 국민은 그 저급한 윤리의식에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 그런데도 법조인들은 법치주의의 근간인 ‘법의 지배’를 강조한다. 누구보다 높은 도덕성과 윤리의식으로 무장하지도 않은 채 말이다. 이미 ‘× 묻은 개’가 돼 버린 법조 3륜의 ‘법의 지배’ 호소는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다. 셀프 개혁으로는 턱도 없다. 독점적 권력의 분산, 외부 감시 외에 답이 없다. 그러면 저절로 스폰서도, 불신도 사라진다. 화(禍)는 그동안 숱한 법조비리와 스폰서 파문에도 미봉책만 내놓으며 어물쩍댔던 법조 3륜이 불렀다. stinger@seoul.co.kr
  • [열린세상] 한국 정치와 행정에서 법의 역할/이성엽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한국 정치와 행정에서 법의 역할/이성엽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오늘의 칼럼 제목은 필자가 20년 이상 공직과 로펌을 거쳐 지난해 가을 처음으로 학교에 몸담으면서 학부생을 대상으로 개설한 강의인 ‘정치, 행정과 법’의 목차 중 하나다. 행정고시, 외무고시 등 공직으로의 진출이나 로스쿨 진학을 통해 법조인을 꿈꾸는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정치학, 행정학, 법학개론, 헌법, 행정법의 기초 이론을 전달하고자 했으나 필자의 능력에 비한 과도한 욕심으로 만족스러운 강의는 되지 못해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정치, 행정, 법은 기술, 경제, 문화 등을 제외하면 우리 사회를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직접적인 동인이니만큼 이들의 관계를 적절하고 조화롭게 구성하는 것은 우리네 삶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원론적으로 보면 정치란 데이비드 이스턴에 따르면 사회의 가치들을 권위적으로 배분하는 것이고, 행정은 정치권력을 배경으로 공공정책 형성 및 구체화를 이룩하는 행정 조직의 집단행동이며, 법은 국가의 강제력이 수반되는 사회 규범이다. 3자의 관계를 보면 먼저 국가와 국민에게 중요한 정치, 행정 활동은 반드시 법률의 근거를 필요로 한다. 또한 정치, 행정 활동의 한계를 지어 주는 것도 법률이다. 결국 법은 정치, 행정조직의 설립 규범, 정치, 행정활동의 근거 규범, 정치, 행정 활동을 규제하는 한계 규범의 역할을 한다. 이러한 법의 역할을 법치주의고 한다. 법치주의 또는 법 지배의 목적은 국가 권력의 행사를 제한함으로써 국민의 자유, 평등을 비롯한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현실은 이런 이상으로부터 멀리 있는 것 같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몇몇 법조인들은 자기들이야말로 최고의 엘리트로서 특별한 대우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또한 어떤 법조인들은 사회 구성원의 행동양식을 변화시키는 데 법의 역할이 결정적이라고 믿는 것 같다. 반대로 정치, 행정은 법을 그들을 위한 도구쯤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정치와 행정은 국회가 적법한 절차를 거쳐 법을 제정했다면 그 법의 목적이나 내용은 문제 삼지 않겠다는 생각에서 법을 만드는 일에 몰두한다. 최근 다른 측면에서 정치, 행정의 법 의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것이 소위 ‘정치의 사법화(司法化)’라고 하는 것인데, 이는 신행정 수도 건설, 김영란법 관련 헌법재판소의 위헌 여부 결정과 같이 사법에 의해 중요한 정치적, 사회적 현안들이 해결되는 현상을 일컫는 것이다. 이로 인해 정치 영역과 민주적 공론 영역에서 다루어져야 할 사안들이 소수 엘리트 법관들에 의해 결정됨으로써 민주주의 발전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이 처한 법 현실 중 가장 큰 문제는 비현실적 엄격한 법령과 행정의 재량권 확대로 인해 잠재적 처벌 대상이 무한정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법 집행이나 법 준수가 어려운 엄격한, 과도한 수준의 법령이 계속 제정되고 있다. 예를 들어 개인정보 보호 관련 법령의 경우 보호와 이용의 조화가 아닌 보호에만 치중하면서 누구도 준수하기 어려운 법령이 되고 있다. 이런 경우 행정도 법 준수를 강요하기 어렵다는 것으로 알고 집행을 망설이다가 여론상 필요한 경우 제재에 착수한다. 수범자인 국민이나 기업은 어차피 법을 지키기 어려우니 단속을 피하면 되는 것으로 보다가 제재를 받게 되는 경우 제재의 형평성에 대해 불만을 가지게 된다. 또한 제재의 효과를 배가하기 위해 각종 행정규제법은 모두 형사처벌 조항을 두면서 과잉범죄화의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 사회의 전과자 수는 2010년 기준 1100여만명으로, 15세 이상 인구 대비 비중이 26.5%에 이르고 있다. 정치, 행정, 법은 사회에서 조금은 다른 역할을 하고 있지만 국민의 행복한 삶의 보장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상호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한편이 다른 한편을 도구로 삼거나 그 자체가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 정치, 행정, 법은 모두 공공부문에 속해 공익을 추구한다는 측면에서 사익을 추구하는 민간 부문과는 달라야 한다. 그들에 주어진 권한은 특별한 사익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공익 추구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기능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 朴대통령 ‘음주운전 은닉’ 이철성 경찰청장 공식임명···野 “국민 모욕”

    朴대통령 ‘음주운전 은닉’ 이철성 경찰청장 공식임명···野 “국민 모욕”

    ‘음주운전 뒤 신분 은닉’ 논란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이철성 후보자를 신임 경찰청장으로 공식 임명하자 야당이 “국민 모욕이자 국회 모욕”이라면서 강도높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이 후보자가 과거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낸 후 경찰 신분을 숨기고 징계를 피한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청와대가 임명을 강행한 건 법치주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며 임명을 취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민주 이재경 대변인은 24일 서면브리핑에서 “이 후보자 임명 강행은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를 무시하고 법이 정한 인사청문 절차를 부정한 것”이라며 “잘못된 검증을 정당화하려 잘못된 인사를 강행하겠다는 대통령의 독선”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변인은 “이 후보자가 음주운전을 적발하고 교통사고를 처벌하는 경찰의 수장이 된다는 게 말이 되는 일이냐”며 “대통령의 고집이 국정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브레이크 없는 오기의 질주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정 더민주 원내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 강행은 국회 모욕이자 국민 모욕”이라며 “이 역시 대통령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감싸려다 보니 벌어지는 일이다. 우 수석 해임이란 한 번의 결단으로 그칠 일을 고집스레 버텨 온 나라를 망칠 요량”이라고 비판했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도 앞서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검증을 부실하게 한 게 청문회에서 발견됐으면 임면권자가 밝히고 수석은 책임져야 한다”며 “조선시대라면 이런 사람은 절대 포도대장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대전에서 열린 전국 시도당 지방의원 연석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은 이미 국회를 무시했고 국민 뜻에 반하는 일만 계속하는데 과연 국민 지지나 새누리당에 유리한가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이 후보자를 우 수석이 검증했다는 사실 자체를 인정하기 싫어서 이 후보자에 대해 얘기하지 않았다”며 “이 후보자 임명 강행은 민심을 어기는 것이고 옳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중국 공산당을 흔드는 손, 1억 900만명의 중산층

    중국 공산당을 흔드는 손, 1억 900만명의 중산층

    개혁개방이 실시된 이후 중국은 소비와 문화 측면에서 혁명적 변화가 일어났다. 2015년 한 해에만 약 1억 2000만명이 해외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10년 전에 비해 거의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중국 여행객을 일컫는 ‘유커’(游客)의 구매력이 다른 나라의 비자 정책을 바꿀 정도다. 경제력이 향상되면서 이른바 중산층의 숫자도 급팽창했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중산층은 중국을 다스리는 공산당에 독이 될까, 아니면 약이 될까. 경제 수준이 향상되면 정치적 자유를 추구하는 것이 대체적인 역사 흐름이기 때문이다. 사회학자나 정치학자에게 중국의 중산층이 공산당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논란거리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중국의 중산층이 공산당의 운명을 손에 쥐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산층이라는 개념은 매우 모호하다. 중국에서는 1990년대에만 해도 이런 중산층이라는 개념조차 없었다. 그러던 것이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고소득에 전문지식을 갖춘 사람이 급속하게 늘었다. 실제로 2000년 연간 소득이 1만 1500달러(약 1258만원)~4만 3000달러(약 4700만원)인 인구는 500만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무려 2억 2500만명에 달한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2020년까지 중국의 중산층 숫자가 유럽 전체의 중산층 숫자를 넘어서며 이는 시간문제라고 잡지는 분석했다. ●中 중산층 인구 4년 뒤 유럽 중산층 숫자 추월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해 중국의 중산층이 1억 900만명으로 처음으로 미국의 중산층(92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크레디트스위스가 정의한 중산층은 5만~50만 달러의 여유 자산을 보유한 계층이다. 또 다른 중국학자인 리춘링의 2010년 연구 결과에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1978년 3645억 위안(약 60조 696억원)에서 2006년 21조 871억 위안(약 3460조원)으로 무려 58배 증가했다. 도시 가정의 인당 평균소득은 1978년 342.4위안(약 5만 6000원)에서 2006년 1만 1759.5위안(약 193만원)으로 34배 증가했다. 2013년 매킨지 보고서는 중국의 중산층이 구매력 기준으로 브라질과 이탈리아 사이에 있으며 도시 인구의 68%가 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중산층의 증가는 자연스럽게 정치적 자유의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로 연결된다. 한국의 경우 경제성장과 함께 1980년대 군부 독재를 종식했다. 대만도 1990년대 민주화를 요구하는 중산층의 요구가 빗발치면서 국민당 권위주의 정부는 자유선거를 인정했다. 그런데 중국의 경우는 좀 다르다. 베이징을 비롯해 상하이 등 중국의 많은 도시는 이미 한국이나 대만이 변화하던 시점과 같은 소득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1989년 비극적인 천안문 사태 이후 민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잦아들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권위주의 체제를 강화하고 반부패 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이면서 오히려 중국인은 시 주석에 대한 존경심을 나타내고 있다. 민주주의를 원한다고 말하는 중산층은 중국에서 찾아보기 어렵다고 한다. 오히려 중국인들은 중동에서 일어난 ‘아랍의 봄’ 이후 리비아 등에서 발생한 혼란에 놀랐다. 또 일부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에서 보듯 국민의 직접 투표가 복잡한 문제에서는 믿을 만한 해결책이 아니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 즉 중국의 중산층은 공산당을 비판하는 사람에게 당이 무자비하게 굴지만 적어도 국민이 먹고살 수 있게 만들었다는 점과 정치를 제외한 나머지 분야의 경우 무엇이든 말할 수 있고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만족하고 있다. ●노년 병원비 걱정… 모은 재산 상속 변수에 촉각 중국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이 먹고살 만한 국가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중산층은 공산당의 역할을 인정하지만 현재의 상황에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배고픔에서 벗어났지만 여전히 먹거리는 안전하지 않다. 또 노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누가 자신을 돌봐 줄지 걱정하고 있다고 잡지는 소개했다. 대부분의 중국 가정은 한 자녀 정책에 따라 자녀 한 명만을 두고 있는데 사회안전망은 여전히 기초적인 수준이다. 자신이 노년에 아프기라도 한다면 병원비로 재산을 모두 탕진할까 조바심을 내고 있다. 여기에 들쭉날쭉한 부동산 정책 역시 축적한 부를 물려주는 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노후 대비를 위한 저축을 하지만 형편없는 이자율로 인해 고수익을 노리는 다단계 사기가 곳곳에서 횡횡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모든 산업에 만연한 부패에 대해 중산층은 분노하고 있다. 특히 관시(關係·관계)로 연결된 정실과 족벌주의 타파에 중산층은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자신과 아이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환경문제에 눈을 돌리고 있다. 공장 등이 공기와 토양, 물을 심각하게 오염시키고 있지만 정작 공산당 등 권력기관의 친구와 알고 지낸다는 이유로 공장주가 처벌받지 않는 사실에 절망감을 느끼고 있다. ●쓰레기 소각장 건설 계획에 1만명 반대 시위도 중국에는 현재 200만개가량의 비정부기구(NGO)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NGO에서 일하는 사람의 상당수는 중산층으로, 공산당과는 별개로 중국이 좀더 나은 세상이 되길 바라고 있다. 이들은 여성이나 게이, 이민자 등 소수자에 대한 차별 시정, 근로자에 대한 공정한 대우 등을 원한다. 이들은 공산당 독재에 대해 공개적인 도전을 하지 않고 있지만 공산당이 권력을 휘두르는 방식에 대해서는 종종 반대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달 3일 광둥성 자오칭시 가오야구 루부진 주민 1만여명은 시내 중심가와 국도 주변에서 당국의 쓰레기 소각장 건설 계획에 반대하는 대대적인 거리 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당국이 친환경 전력발전소 개발 의사를 밝히면서 정작 쓰레기 소각장 건설 계획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분노했다. 공산당은 8800만명에 이르는 당원 중에 상당수가 중산층이며 이들이 당의 지지 기반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2012년 시 주석이 공산당 총서기에 오르며 권력을 잡았을 때 제시한 ‘중궈멍’(中國夢·중국의 꿈)은 친중산층 정책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미국의 반향을 일으켰다. 중국은 여전히 법치주의에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개인의 재산권이나 안전은 미흡하며 부패 척결도 어렵다. 언론 자유가 없다면 시민단체가 변화를 이끌어 내기도 힘들다. 중국인은 1930년대 혼란스러운 역사와 함께 1960년대 끔찍한 문화혁명을 겪으며 혼란에 대한 뿌리 깊은 두려움을 갖고 있다. ●도시인 절반 35세 이하… 소통 부재땐 ‘폭발’ 예상 하지만 현재 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인구의 절반 가량이 평균 35세 이하로 이들은 대부분 마오쩌둥 시대의 권위주의 정권시대 혼란스러운 경험을 해보지 못했다. 이들은 정부가 국민들과 제대로 소통하지 못한다고 느낀다면 불평을 거침없이 쏟아낼 것이다. 루부전에서 발생한 시위도 그런 예 중 하나다. 칭화대에 따르면 2010년에만 중국에서 18만건의 시위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경제발전은 완만해지고 있다. 공산당이 공장폐쇄나 국영기업의 구조조정과 같은 국민의 이해관계가 밀접하게 연관된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 늘고 있다. 1989년 천안문 사태가 발생한 것은 공산당원 중 일부가 개혁을 원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징조는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시 주석의 반부패 정책은 정적을 만들어 내면서 긴장감이 돌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수십 년간 직면한 도전을 잘 헤쳐 왔다. 공안을 비롯한 국가안보기구는 사회불안정 요인을 잘 해소하고 있다. 그렇지만 언제까지나 억압만으로 사회를 통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중국의 중산층은 더 늘어날 것이고 이들의 요구도 점점 더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공산당은 이들의 수요를 충족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중국의 중산층은 중국의 모든 것을 파괴할 것이라고 잡지는 전망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사설] 특사받은 경제인, 발로 뛰어 국가에 기여해야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 경제인 14명을 포함해 총 4876명에 대한 8·15 광복절 특별사면 조치가 어제 단행됐다. 비리 정치인이나 공직자, 선거사범 등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대기업 총수는 형집행면제 특별사면 및 특별복권 대상인 이 회장이 유일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이후 세 번째로 단행한 이번 광복절 특사에서도 ‘정치인 배제, 재벌 총수 최소화’ 원칙이 지켜진 셈이다. 나머지 경제인은 모두 중소기업인이고, 영세 상공인 742명, 농업인 303명, 어업인 19명 등 서민·생계형 사범들이 대거 포함됐다. 주무 장관인 김현웅 법무장관은 “중소 영세 상공인과 서민들의 부담을 덜고 다시금 생업에 정진할 수 있도록 재기의 기회를 부여하는 데 취지를 뒀다”며 “이번 특사를 통해 국민 화합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희망의 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도 광복절 특사를 의결한 임시국무회의에서 특별히 생계형 사범 사면에 대한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특사의 대상과 폭은 사실 박 대통령이 지난 11일 국민적 역량의 결속과 재기(再起) 기회를 강조하면서 처음으로 광복절 특사 방침을 밝혔을 때부터 조심스럽게 예견됐었다. 정치권과 재계 등에서 ‘통 큰 사면’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거듭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은 ‘정치인 배제, 재벌 총수 최소화’ 원칙을 지키면서 절제된 사면을 했다. 그러면서도 특사 대상인 경제인 14명에 대해 ‘특별복권’ 혜택까지 부여해 신속한 경제현장 복귀와 경제 살리기 동참을 주문했다. 국민이 공감할 수 있도록 사면권을 제한적으로 행사하면서도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뜻이 담겼다고 볼 수 있다.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사실 특사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지만 사법적 절차의 모든 과정과 결과를 무효화시켜 사법체계와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엄격한 기준하에 신중을 기해 시행돼야 한다. 특히 어떤 명분의 특사든 정치인이나 기업인 등 유명인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과거 역대 대통령들의 변칙적인 사면권 남발로 우리 사회에 ‘유전무죄’ ‘유권무죄’의 부정적 인식이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것 아닌가. 그런 점에서 형기의 상당 기간을 복역하지 않은 이 회장이 지병 등을 이유로 이번 특사에 포함된 것은 ‘옥에 티’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장을 포함해 이번 광복절 특사 혜택을 받은 모든 이들은 새롭게 주어진 재기의 기회를 소중히 살려 본인은 물론 국가와 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만 할 것이다. 특히 경제인들은 조속히 경제 현장에 복귀해 경제 살리기에 동참함으로써 “특사가 헛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도록 최대의 노력을 기울이길 기대한다. 국민은 이 회장의 “사업으로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것을 인생의 마지막 목표로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언제까지고 잊지 않을 것이다.
  • 野, 광복절 특별사면에 “민생 사면은 긍정적”…이재현에는 ‘시각차’

    野, 광복절 특별사면에 “민생 사면은 긍정적”…이재현에는 ‘시각차’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12일 단행된 광복절 특별사면에 생계형 민생사범이 대거 포함된 데 대해 한목소리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으나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특사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더민주 송옥주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회장은 지병 악화로 형 집행이 어렵다는 사유를 들었지만 복권까지 한 것은 경제인에 대한 온정주의적 사면으로 간주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송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시 대기업 지배주주와 경영자의 중대범죄에 대해서는 사면을 제한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는 점에서 유감스럽다”며 “경제인에 대한 온정주의적 태도는 법치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것으로, 더 이상 이런 일은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중소·영세 소상공인과 서민생계형 사범이 대거 포함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대기업 재벌 회장으로서의 죄는 있지만, 건강이 그렇게 나쁜데 인도적 차원에서 잘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앞서 자신이 이 회장의 건강을 고려해 가석방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점을 언급, “이 회장은 대기업 회장이지만 인도적 차원에서 적절하고 무방하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고연호 대변인은 논평에서 “특사 대상에 중소·영세 상공인 및 서민이 포함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국민의당은 생계형 범죄자들이 사회에 복귀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최대한 도움의 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은 “힘 있는 경제사범을 사면해야 경제가 살아난다는 논리는 김영란법으로 경제가 어려워진다는 억지만큼 부끄러운 말”이라면서 “특별사면이 돈 있고 힘 있는 사람들을 위한 ‘특별대우 사면’으로 전락하는 일은 박근혜 정부에서가 마지막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광복절 특별사면 명단 공개…특별사면은 무엇이고 왜 할까

    광복절 특별사면 명단 공개…특별사면은 무엇이고 왜 할까

    정부는 12일 광복 71주년을 맞아 이재현 CJ그룹 회장을 비롯한 경제인 등 유력인사 14명을 포함해 총 4876명에 대한 특별사면과 142만 2493명에 대한 운전면혀 취소 해제 등 특별감면 조치를 내렸다. 박근혜 정부의 특별사면은 2014년 1월 설 명절 직전과 지난해 광복절 70주년 사면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특별사면은 무엇이고 왜 하는 것일까? 특별사면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 특정 범죄를 저지른 이들 모두에게 집행을 면제하는 ‘일반사면’과 달리, 국회 동의 없이 오로지 대통령 권한으로 실행할 수 있다. 대한민국 정부는 광복절이나 석가탄신일 등 국경일·기념일이나 취임, 월드컵 등을 맞아 특별사면을 시행해왔다. 역대 대통령 임기동안 △김영삼 정부 9차례 △김대중 정부 8차례 △노무현 정부 8차례 △이명박 정부는 7차례 특사를 시행했다. 매번 사면 대상과 법치 체제의 혼란 여부를 놓고 논란이 되는 가운데 정부가 특별사면을 감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사면권은 사법체계의 한계를 해결해줄 수 있다는 의의를 가진다. 사법부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형을 선고하거나 집행했을 때 사면권을 통해 수정할 수 있다. 국가보안법 등에 의해 극형을 처벌받은 사상범이나 정치범은 법치주의만으로는 구제할 방법이 없으므로 사면을 통해 정치적 갈등을 다소 해소할 수 있다. 사면권은 사법권의 견제 수단이 되기도 하기에 우리나라는 제헌국회 때부터 사면을 보장해왔고 전 세계적으로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다만 ‘군주’의 덕과 은혜에 기초한 과거의 사면와 달리, 현대의 특별사면은 어디까지나 정치적 목적을 위한 제도에 가깝기 때문에 사면권의 남용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특히 정치인이나 경제인 특별사면은 국민에게 박탈감을 주고 형평성에 위배될 수 있기 때문에 사면 대상 지정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이번 사면의 경우에도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경제인 등은 제한된 인원을 선정했고 정치인·공직자 부패·선거범죄, 강력범죄, 반인륜 범죄는 전면 배제했다”며 “중소 영세·상공인과 서민들의 부담을 덜고 다시금 생업에 정진할 수 있도록 재기의 기회를 주고자 했다”고 대상의 기준을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통제당하느니 죽겠다” 中개혁잡지 최후 저항

    “온전한 타일보다 산산이 부서진 옥이 더 아름답다.” 중국의 개혁 잡지 염황춘추(炎黃春秋)가 최후의 저항을 벌이고 있다. 서방 언론은 “염황춘추의 폐간은 중국 자유파의 사망”이라며 염황춘추의 투쟁을 응원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 13일 염황춘추 창간인 겸 발행인인 두다오정과 부사장 후더화 등 경영진과 편집간부들을 전격 해임했다. 2014년 염황춘추를 정부 산하단체인 중국예술연구원의 감독을 받는 매체로 전환한 이후 염황춘추에서 개혁파를 제거해 온전한 관변 매체로 전환시키기 위한 극약 처방이었다. 이에 반발한 경영진과 편집간부들은 ‘임시 정간’을 선언했다. 편집, 인사권 독립을 보장한 애초 합의를 위반한 것이라며 인사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도 제기했다. ‘독립을 포기하느니 차라리 죽겠다’는 호소문은 독자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당황한 당국은 지난 22일 염황춘추가 불법 출판물을 발행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며 사무실 수색에 나섰다. 26일에는 세무조사를 명분으로 다시 사무실에 들이닥쳤다. 후더화 부사장은 “대체 누가 너희들을 보냈느냐”며 온몸으로 맞섰다. 1991년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내걸고 창간한 염황춘추가 여느 언론과 달리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언론 통제에 반기를 들 수 있는 힘은 이 잡지가 개혁파 공산당 원로들의 집합소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두다오정은 덩샤오핑과 함께 개혁·개방 노선을 입안한 원로이고, 후더화는 후야오방 전 총서기의 셋째 아들이다. 총편집인 자리에서 해임된 우웨이는 자오쯔양 전 총서기의 비서였다. 시 주석의 아버지 시중쉰도 2012년 염황춘추를 공개적으로 칭찬했을 정도로 자유파 원로들의 지지를 받는 매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씨줄날줄] 터키 쿠데타의 딜레마/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터키 쿠데타의 딜레마/서동철 논설위원

    터키를 방문하는 외국 정상은 다른 나라와는 다른 의전을 하나 치러야 한다. 국부로 추앙받는 아타튀르크의 묘소를 방문하는 것이다. 수도 앙카라의 한국공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어 한국 관광객이라면 두 곳을 묶어 방문한다. 한국공원에는 경주 불국사 석가탑을 모델로 삼았다지만, 부여 정림사터 오층석탑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삼층 콘크리트 탑이 제법 큰 규모로 세워져 있던 기억이 난다. ‘터키의 아버지’라는 뜻의 아타튀르크는 1934년 터키 국회가 제정한 호칭이다. 원래 이름은 무스타파 케말인데 학창 시절 완벽하다는 뜻의 케말이라는 별명이 붙어 본명으로 썼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케말 파샤라는 이름이 친숙한 것은 어릴 적 읽은 위인전에 이런 이름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파샤는 최고 사령관이나 최고 지도자에게 주는 칭호라고 한다. 아타튀르크는 젊은 장교 시절부터 민주주의를 추진하는 혁명적인 정치 운동에 가담했다. 군 사령관으로 제1차 세계대전에서 혁혁한 전공을 올렸음에도 오스만튀르크제국이 붕괴하자 위기에 놓인 터키를 구한 인물이다. 1922년 공화제를 선포하고 대통령에 취임하는데, 터키가 이슬람권에서 가장 개방적인 나라가 된 것은 그의 노력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아타튀르크는 신생 터키 공화국을 법치주의와 민주적 정치제도를 바탕으로 현대화하고자 끊임없이 고민했다. 서구식 합리주의를 추구하는 개혁과 개방에 몰두하면서 이슬람 근본주의의 폐해에서 벗어나는 데도 힘썼다. 이슬람 전통 복장을 폐지하고 남녀 합동 교육을 실시했으며, 일부일처제를 도입하고 여성에게 선거권을 부여한 것은 중요한 성과다.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고 번영의 길로 이끈 선배의 존재는 군부로 하여금 ‘가장 현대적이고 민주적인 집단’이라는 자부심을 갖게 했던 것 같다. 그 결과 내부에는 ‘정치가 잘못된 길로 가면 우리가 바로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자리잡았다. 엊그제 쿠데타 시도 전에도 터키에서는 5차례 군사정변이 있었다. 대부분 ‘혼란을 수습하면 권력을 다시 민간에 이양한다’는 원칙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아타튀르크 묘소에는 주인공 말고도 제2대 대통령 이스메트 이뇌뉘도 잠들어 있다. 군인 출신인 이뇌뉘는 아드난 멘데레스 총리 시절인 1960년 최초의 쿠데타 이후 재집권했다. 1950년부터 집권한 법률가 출신 멘데레스는 이슬람 세력을 포용하고 러시아와의 관계 정상화 움직임을 보였다. 친미(親美)·반(反)이슬람 성향의 군부는 용납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쿠데타를 진압한 에르도안 대통령도 이슬람 친화 노선을 걷고 있다는 것이다. 심각한 부정·부패에 장기 집권을 획책한다는 비난마저 받고 있는 그다. 쿠데타는 미국이 주도하는 반(反)IS 진영에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에르도안을 감싸야 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했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제68주년 제헌절 경축식···여야, ‘동상이몽’ 속 헌법정신 강조 한목소리

    제68주년 제헌절 경축식···여야, ‘동상이몽’ 속 헌법정신 강조 한목소리

    여야는 제68주년 제헌절을 맞은 17일 여야는 헌법 정신을 존중하고 되새겨야 한다는데 한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방점은 달랐다. 새누리당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법치주의 수호를 강조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새누리당이 집권한 지난 8년간 헌법 가치가 훼손됐다고 비판하는데 주력했다. 국민의당은 제헌헌법 정신을 토대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며 미래 복지국가를 구현할 최상위 규범으로서의 개헌 논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새누리당 지상욱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법치주의의 헌법적 가치는 결코 훼손돼서는 안 되는 대한민국의 근간이자 기둥”이라며 “헌법을 수호하고 실천하는 것은 국민을 하늘같이 받들고 민생을 안정시키고 경제를 살리는 데 있다”고 밝혔다. 반면 더민주 박광온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보수정권 8년간 국민의 보편적 자유와 권리가 부정당하고 양극화 심화로 국민행복·존엄이 위협받고 있으며 삼권분립의 한축인 국회의 기능과 권한을 훼손하려는 시도가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경제민주화를 외면하고 남북관계의 개선을 위한 해법을 제시 못하는 것도 헌법정신에 충실하지 못한 이 정권의 한계”라며 “오만과 독선의 국정운영 방식을 탈피, 총선 민의를 되새기고 헌법정신에 존중할 것을 박근혜 정부에 호소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제헌헌법의 정신을 되새기면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며 “새로운 미래를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충실히 보장하며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인 불평등과 격차 해소 및 한반도 평화에 기반한 미래복지국가를 구현할 국가 최상위 규범으로서 개헌이 논의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미래 대한민국을 위한 새로운 헌법질서에 대해 국민의 뜻을 받들고 공론화의 물꼬를 터주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회 본관 중앙홀에서 열린 제헌절 경축식에서는 정세균 국회의장, 양승태 대법원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황교안 국무총리, 이인복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5부 요인을 비롯해 새누리당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등 여야 대표와 전직 의장단 등이 참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광복절 특사’ 경제인·정치인 신중해야

    박근혜 대통령이 8·15 광복절을 계기로 특별사면을 단행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주 금요일 청와대로 새누리당 의원 126명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정진석 원내대표의 ‘광복절 특사(特赦)’ 건의를 받고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정 원내대표가 “국민 화합과 사회 활력을 높이기 위해 8·15 광복절 때 전(全) 분야에서 규모 있는 수준의 특사를 검토해 주시면 좋겠다”고 하자 박 대통령은 “좋은 생각”이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정 원내대표는 특별히 정치인·경제인에 대한 특사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건의했다고 밝혔다. 특별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고, 그 대상자 또한 주변의 다양한 건의에도 불구하고 오롯이 대통령만이 결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사면은 사법적 절차의 모든 과정과 결과를 무효화시켜 사법체계와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합당한 명분을 갖춰야 함은 물론 엄격한 기준하에 시행돼야 한다. 사면 대상자 또한 국민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 비춰 본다면 이번 광복절 특사가 단행될 경우 정치인과 경제인을 대상자에 포함하는 문제는 섣불리 결정할 일이 아니다. 신중하게 판단하는 게 마땅하다. 박 대통령도 지금까지 정치인과 경제인 사면을 자제해 왔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지금까지 단 두 차례 특사를 단행했다. 2014년 1월 설을 맞아 서민·생계형 사범 5925명을 처음으로 특별사면했다. 정치인, 공직자, 경제인 등은 아예 제외했다. 두 번째인 지난해 8·15 ‘광복 70주년 특사’ 때는 총 6527명을 사면했는데 이때도 정치인과 공직자는 배제했고, 경제인도 죄질을 따져 대기업 인사 등 14명만 제한적으로 포함시켰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대기업 중대 범죄에 대해 사면권 행사를 엄격하게 제한하겠다”는 공약을 깬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엄청난 비리와 불법을 저질러 처벌받았던 정치인과 경제인들이 사면이라는 ‘면죄부’를 받아들고 일상으로 복귀하는 모습에 우리는 너무도 익숙해져 있다. 역대 대통령 모두 경제 살리기, 정치적 갈등 해소, 국민통합 등의 명분을 내세워 그들에게 사면의 은전을 내렸지만 국민의 뇌리에는 ‘유전무죄, 유권무죄’ 인식만 강하게 남아 있다. 박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들에 비해 엄격하게 사면권을 제한해 온 것도 이런 비정상을 바로잡겠다는 의지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정치인과 경제인 등 권력이나 부를 가진 이들에 대한 사면은 오히려 국민통합에 역행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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