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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속은 판사 권한 아닌 책무 검찰 수사관행도 바뀌어야”

    “구속은 판사 권한 아닌 책무 검찰 수사관행도 바뀌어야”

    “최근 구속영장 기각과 관련한 법원과 검찰의 엇갈린 시각을 ‘법·검 갈등’이라고 말하는 것은 본질이 아닙니다. 누가 더 국민들의 편에서 일하려고 하느냐가 논란의 실체를 파악하는 핵심입니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지난 1일 취임 2주년을 맞아 대법원 청사에서 출입기자들과 저녁 모임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 대법원장은 “구속 등의 사법적 판단은 판사의 권한이 아니라 책무”라며 사법부의 책무론을 강조했다. 이는 사법부가 권력기관화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항간의 주장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 대법원장은 “최근 덴마크를 방문했을 때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높은 것을 보고 놀랐다.”면서 “아직도 구속을 권한이라고 착각하는 판사들이 있는 한 사법부 개혁은 멀었다.”며 사법부의 잘못된 관행을 임기 내 고쳐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최근의 법·검 갈등에 대해서는 “검찰이 수사를 잘 하려고 인신구속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 한편으로는 이해한다.”면서 “그러나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는 국민들에게 신뢰받을 수 없다.”면서 검찰의 수사 관행을 꼬집었다. 한때 법원과 검찰이 찰떡궁합으로 잘 지내왔지 않느냐는 지적에는 “지난날의 잘못된 관행에는 법원도 일부 책임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렇다고 예전처럼 갈 수는 없지 않으냐.”며 검찰의 변화를 촉구했다. 다만 “법원과 검찰이 삐거덕거리면 국민이 피해를 보기 때문에 모든 국민이 아니라 양식있는 국민들의 입장에서 조화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조 3륜(법원·검찰·변호사)이 한통속이 돼서 불신을 받아서도 안 되겠지만, 진정 국민을 위해서는 이들 사이에 불협화음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사설] 로스쿨 정원 대폭 늘려야

    2009년 3월 문을 여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제정법률이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로스쿨 정원을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판사와 검사, 변호사 등 ‘법조 3륜’은 공급 과잉을 이유로 정원을 최소화(700∼1200명)하자는 입장인 반면 공급 주체인 대학과 법학교수회 측은 최대 4000명까지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직역이기주의의 단면이다. 하지만 정부는 로스쿨 대학 수는 최대한 늘리되 정원은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다소 엉거주춤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로스쿨 숫자와 정원에 초점이 모아지는 이유는 사법시험 합격자가 가문은 말할 것도 없고 대학의 서열을 결정지어온 우리사회의 풍토와 무관하지 않다. 사법·행정·입법 등 권력기관에 얼마나 많은 인재를 배출하느냐가 가문과 대학의 위상을 가늠하는 척도가 돼 왔기 때문이다. 대학과 법학교수회 등이 필사적으로 로스쿨 정원과 변호사 시험 합격자 수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반면 ‘법조 3륜’등 기득권 단체는 월 순수익 500만원을 근거로 변호사 배출 수를 지금의 1000명에서 500∼700명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변호사 공급 과잉은 불필요한 수요를 창출하는 등 사회적 비용을 유발한다는 논리다. 우리는 사법개혁이라는 기나긴 여정을 거쳐 로스쿨을 도입하게 된 이유가 법률서비스 확대와 과도한 수임료 인하에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법률시장에도 시장원리가 작동돼 지금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법률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넓혀야 한다는 것이 수요자들의 요구인 것이다. 지난 25년 동안 변호사 수는 6배 늘어난 반면 소송 건수는 10배나 늘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로스쿨과 변호사 숫자는 더욱 늘려야 한다.
  • 이진강 대한변협 회장에 듣는다

    이진강 대한변협 회장에 듣는다

    “국내 대형 로펌들이 규모도 커지고 수익도 엄청나다고 하지만, 외국 로펌과 비교하면 다윗과 골리앗에 불과합니다. 시장은 개방하되 우리 변호사들의 몸값을 올려야죠. 덩치도 키우고 실력도 높여서 외국 자본이 함부로 할 수 없게 해야 합니다.” 지난달 26일 제 44대 대한변호사협회장에 당선된 이진강(64) 변호사는 1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법률시장 개방에 능동적,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해왔기 때문에 국내 법조계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변협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잇따른 비리 등으로 법조계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심해진 데다 법률시장 개방과 로스쿨 도입 등 현안이 산재한 시기에 재야 법조계의 수장 자리에 오른 그는 “일부 변호사의 비리가 터졌을 때 협회 차원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해 야단을 많이 맞았습니다.”면서 “팀을 따로 꾸려 변호사 윤리규정을 세분화하는 등 내부적으로 기강을 다지고 법조 3륜(법원·검찰·변호사)으로서 화합상생의 길로 가는 조정자 역할도 충실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률서비스 시장 개방이 목전에 다가왔는데, 향후 국내 법조계에 미칠 영향은 어떻게 전망합니까? -일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법률시장 부분은 단계적 개방을 원칙으로 하고,3단계에 이르러 완전개방 까지 12∼13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본이 완전개방에 18년 걸렸는데, 세계 법률 시장이나 교역관계의 발전 속도를 볼 때 우리의 12년은 일본보다 더 길다고 봐야 해요. 중국도 이미 2단계 개방을 했기 때문에 한국은 시장을 빨리 개방해야 한다고 영국과 미국은 요구하지만, 우리 법조계 보호 차원에서 그 정도의 기간이 필요합니다.1단계 개방이 일정 자격조건을 갖춘 외국 변호사가 우리나라에 들어와 외국법에 대해 자문하는 것을 허용하는 수준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국내 법조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겁니다.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려면 변호사자격을 취득한 나라에서 5년 이상 실무경험이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을 것 같습니다. 그런 경력을 얻는 것 자체가 쉽지 않고 자격을 갖춰도 언어문제 등으로 우리나라에서 자유롭게 활동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시장 개방에 대응하려면 어떤 자구책이 필요할까요. -3단계 완전개방 이후에 외국 로펌이 국내 로펌을 합병하거나 국내 변호사들을 고용해 법률시장을 좌지우지하게 되는 게 가장 우려됩니다. 먹히지 않으려면 덩치도 키우고 실력도 단단하게 해서 외국로펌들이 엄두를 내지 못하게 해야죠. 그쪽에서 덤벼들어 계산을 해봤을 때 감당이 안될 정도로 몸값을 높여야 하는 겁니다. ▶정책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할 부분도 있어 보이는데, 변협에서 마련중인 대응책도 있습니까. -우선 로펌 사이의 합병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금 문제 등에 대해 정책적인 배려가 필요합니다. 변협 차원에서도 전문 교육 실시 등으로 개인의 실력을 배양하도록 지원해야죠. 로스쿨 도입이 무산되고 지금의 사법시험 제도가 유지된다면 사법연수원제를 폐지하고 연수원을 변협의 교육기관으로 해달라는 것이 저희 입장입니다. 변협에서 변호사 양성 업무를 맡아 일정 기간 변호사 활동을 한 사람을 판·검사로 임명하도록 해달라는 것이죠. 특별법 등 별도 조치도 필요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법조 교육 전문화의 디딤돌이 될 겁니다. ▶법률 시장 개방으로 대형 로펌이 위협을 받게 되면 로펌이 송무업무를 강화하면서 개인변호사의 영역에도 진출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는데요. -그러지 않아도 대형 로펌 대표들을 만나서 개인변호사들이 해야 할 사건까지 저인망식으로 쓸어가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더니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개인 변호사들도 송무 외에 법률업무를 개발해야 합니다.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국민들도 이를 요구하는 사회 분위기가 자리잡아야겠죠. ▶국내 로펌과 외국 로펌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비교한다면 어느 정도 차이가 난다고 보시는지요. -상대가 안 됩니다. 우리나라 대형로펌들이 고액보수에 수입이 엄청나다는 비판도 받지만, 외국에서 보면 한줌에 먹을 수 있을 정도라는 거죠. 국내 대형 로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부터 바꿔야 합니다. 외국 기업을 대리한다고 해서 매국노처럼 보는 시각이 있는데, 외국 기업이 국내에서 사업할 때는 당연히 신뢰할 수 있고 네임 밸류가 있는 국내 로펌을 찾지 않겠습니까. 국제화시대에 국가적인 이득이 된다고 봐야 합니다. ▶하지만 일부 대형 로펌들은 모든 것을 비밀에 부치는 데다 국민들의 신뢰를 받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기 때문에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저도 압니다, 잘못한 것 많아요. 법조인들이 좀 인색하죠. 이제부터라도 제가 직접 로펌 대표들을 찾아 좋은 일에 참여해달라고 협조를 구하고, 공익활동도 많이 하도록 유도할 테니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 주십시오. 많은 로펌이 법률구조재단에 매해 기부금을 내는 등 사회환원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변협은 로스쿨 법안 졸속처리를 우려하는 성명을 발표했는데, 로스쿨 도입에 대한 입장은 무엇입니까. -중요한 법을 다른 법과 패키지로 묶어서 정치적인 딜을 하겠다고 해서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한 것입니다. 로스쿨 도입에 회의적인 것도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법학부를 그대로 두고 일부 대학에 로스쿨을 부분적으로 도입하는 이중구조에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공판중심주의 등으로 지난해 변협과 검찰·법원이 갈등을 빚기도 했는데,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변호사 입장에서 공판중심주의는 적극 찬성입니다. 다만 법원에서 공판중심주의를 자세히 설명하지 않고 내세웠기 때문에 국민들도 오해를 하고, 검찰도 날을 세운 것입니다. 공판중심주의는 민·형사를 떠나 변호사, 검사, 피고인이 충분한 공방을 하고 법관이 판단자 역할을 해주는 것입니다. 현재로서는 인력 문제 등에 있어 법원, 검찰, 변호사 다 준비가 안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법원이 혼자 하겠다고 하니 혼란이 생긴 겁니다. 이런 부분은 취임 직후 이용훈 대법원장을 만나서 “함께 잘 해가자.”고 했더니 공감을 하시더군요. 국민을 위해서 더 치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서울신문 독자와 국민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국민을 위한 ‘생활인권’의 개념을 확립하고 싶습니다. 최근 인권이사에게도 인권의 개념에 대해 다시 검토해보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과거에는 독재권력에 의해 핍박을 받거나 억눌린 사람들의 인권만 이야기했는데, 지금은 법률지식이 모자라서 혜택을 못 받는 것도 인권침해로 봐야 합니다. 생활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변호사가 앞장서서 인권활동을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국가·지자체 등과 협조해서 시민포럼이나 법률학교 등을 추진할 생각입니다. 사소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이런 부분이 바로 국민을 돕는 진짜 ‘일’ 아니겠습니까. 정리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나를 화나게 하는 사람 그가 바로 관세음보살” 한 검사가 검찰을 떠났다. 건강 때문이었다. 주변에서는 그를 걱정했다. 건강 때문이라기보다는 ‘울화’를 어찌 감당할지에 대한 걱정이었다. 대검 중앙수사부 1과장을 지내던 잘 나가던 검사였기에 주변의 우려는 더했다.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아쉬움을 견뎌내기 어려우리라고 봤다. 성남지청장이 검찰내 마지막 자리였다. 하지만 그 검사는 화를 툴툴 털어내고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진강 신임 변협 회장은 동기들이 하나둘씩 승진하면서 자신을 추월할 때마다 울컥울컥 치밀어 오르는 울화를 버리는 훈련을 했다. 그는 이 훈련을 우물을 청소하는 것에 비교했다.“수면에 떠있는 것뿐 아니라 바닥까지 휘저어서 탁하게 만든 다음에 물을 퍼내야 우물이 깨끗해지죠. 사람도 마음에 엄청난 감정의 찌꺼기가 섭처럼 깔려있어요. 그게 무슨 요인이 있을 때마다 올라오는데, 그 때 그 울화를 버리면 깨끗해지는 겁니다.” 그래도 힘들 때는 화를 치밀게 하는 사람을 ‘관세음보살’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 회장은 “내 마음에 낀 울화를 빼주는 사람이니 관세음보살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면서 “승진 먼저 한 친구들에게도 서운한 마음이 있었는데, 그렇게 화를 다 버리고 나니 지금은 오히려 더 친해졌습니다.” 웃었다. 최근 2남1녀를 모두 출가시킨 이 회장은 서울 삼성동에 있는 아파트에 부인과 단둘이서 생활하고 있다.24년째 살고 있는 집 근처의 봉은사를 찾아 108배를 하고 대모산에 오르는 게 그의 건강비결이다. 마음을 다스리니 약을 먹거나 따로 건강관리를 할 필요도 없다는 설명이다.“사람이 살다 보면 아플 때도 있고,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힘들지만, 그런 과정을 겪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인생을 살아가며 더 큰 무엇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내가 얻은 결론입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약력 ▲1943년 경기 포천 출생 ▲휘문고, 고려대 법학과 ▲1965년 5회 사법시험 합격 ▲1986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1과장 ▲1994년 변호사 개업 ▲1999년 서울지방변호사회장
  • [재판혁명이 시작됐다] (中) 공판중심주의 현주소

    [재판혁명이 시작됐다] (中) 공판중심주의 현주소

    역시 문제는 ‘시간´ ‘인력´ ‘돈´이었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서울중앙지방법원의 공판중심주의 시범재판부 재판에 참여하고 있는 법관·검사·변호사들은 공판중심주의의 현주소를 이렇게 설명했다. 시범재판부를 맡고 있는 형사1단독 이한주 부장판사는 재판업무가 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력이 부족하고 사건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예전이면 5분 정도면 끝날 자백사건도 지금은 1시간이 걸릴 때도 있다고 했다. ●법원 “관련서류 검찰에 요구할수 있도록 제도 보완해야” 사건 수도 적지 않은데다 개별 사건마다 걸리는 시간도 늘어났다는 것이다. 그는 공판중심주의의 정착을 위해서는 우선 법정에서의 거짓말인 ‘위증’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판중심주의에서는 법정에서의 위증 여부가 가장 큰 문제”라면서 “위증죄에 대한 처벌을 높이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음달부터 검찰이 전국적으로 전면 확대실시하기로 한 증거분리제출에 대해서도 검찰이 조사한 내용을 피고인 방어를 위해 변호인들이 알 수 있도록 재판부가 관련 서류를 검찰에 요구할 수 있도록 보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현재도 재판부가 검찰에 수사기록을 요청할 수 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제출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공판중심주의 도입에 따른 검찰의 수사역량 약화에 대한 보완책으로 도입을 추진 중인 유죄협상제도(플리바게닝) 등의 도입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검찰 “공판검사 60~150명 더 필요” 검찰도 사건당 시간이 많이 늘어난 점을 부담으로 꼽았다. 공판중심주의 시범실시 결과 자백사건은 한 건당 평균 30분이, 부인 사건에는 평균 50분이 걸린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조근호 대검공판송무 부장은 “시간이 길어져 오전에 자백사건 4건, 오후에 부인하는 사건 4건 등 현재 속도대로라면 하루에 8건밖에 처리할 수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재판을 담당하는 공판검사 한 명이 한 달에 새로 맡게 되는 사건이 20∼30건 수준임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의 사건을 처리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해결책은 공판검사의 수를 늘리는 것. 그는 “공판중심주의 취지에 맞게 재판부당 전담 공판검사를 두려면 현재보다 60∼150명 가량의 검사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2월 현재 공판검사는 210명이다. 이와함께 판사 수와 재판정 수가 늘어나면 필요한 공판검사의 수는 더 늘어난다. 그는 “결국 비용문제가 된다. 과연 우리사회가 사법비용의 추가적 지출을 감당할 수 있는가가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공판중심주의에서 무죄율이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오히려 반대라는 입장을 보였다. 검찰 관계자는 “사실 현재는 공판검사 한 명당 30∼40건의 사건을 담당하느라 수사기록 파악하기에도 벅찼다.”면서 “공판중심주의가 활성화돼 공판검사가 늘어나고 해당 재판부 사건만 맡게 된다면 오히려 지금보다 무죄율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동시에 재판이 길어진 만큼 플리바게닝과 사법방해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또 재판상황을 기록하는 공판조서가 너무나 간략하게 작성되고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공판부의 다른 검사는 “재판에서 격렬하게 법적 공방을 벌이거나 반대의견 등을 길게 설명해도 정작 공판조서에는 한 줄로 기록되는 경우가 태반”이라면서 “재판이 하루에 끝나지 않는 한 판사도 재판상황을 다시 기억해내야 하는데 공판조사가 부실해 결국 조서를 읽어야 한다면 공판중심제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변호사 “피고인들 할말 다해 덜 답답” 변호사들도 공판중심주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 변호사는 “공판중심주의를 전적으로 찬성한다. 검찰 조사에도 변호인 조력을 받을 수 있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변호인도 별다른 도움을 주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 조사는 분위기도 억압적이지만 공판중심주의하에서는 공개된 법정에서 피고인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하니까 덜 답답해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사 출신의 한 국선변호인은 “조서를 가지고 하는 재판이 공판중심주의에 비해 사건 파악이 빠르고 쟁점정리가 잘 된다.”면서 “법정에서 피고인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좋지만 난처한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70대 노인이 벌금형을 받을 정도의 비교적 간단한 재판을 사례로 들었다. 문제의 재판에서 그 노인은 “사건과 전혀 상관없는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말을 끊임없이 계속했다.”면서 “공판중심주의를 하겠다고 했으니 말을 끊지도 못하고 시간만 보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재판 시간이 길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예정보다 재판이 길어져 다른 재판에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오전에 한 사건만 해도 시간이 다 간다. 다른 법원에도 사건이 있으면 결국 이 사건 때문에 늦게 된다.”고 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민사성격 고소사건 검찰부담 줄어들듯 9월 현재 판·검사 수는 3800여명. 예비판사를 포함한 판사가 2222명이고, 검사가 1577명이다. 활동 중인 변호사는 7617명이다. 상당수가 학연과 지연, 혈연으로 연결됐다. 사법연수원에서 2년을 동고동락해 기수별 동기의식도 강하다. 검사와 변호사, 판사를 묶어서 ‘법조3륜’이라고 통칭한 용어에 이런 특성이 반영됐다. 검사나 변호사 활동을 한 뒤 선거 등을 거쳐 판사가 선출되는 체계를 가진 미국에서는 법조3륜이라는 말을 쓰는 게 어색하다. 이런 법조3륜의 관계를 ‘님’에서 ‘남’으로 바꾸는 촉진제가 된 이용훈 대법원장의 지법 순시 발언은 사실 법조3륜끼리 관계가 소원해지고 있는 현상을 각성시킨 측면이 짙다. 일단 한해 사시 합격자수가 1000명을 넘어서면서 법조계의 소수정예 엘리트 구조에 흠이 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공판중심주의 도입 등 사법개혁 논의가 뜨거워지면서 법조3륜의 역할과 기능이 다르다는 점이 부각됐다. 검찰은 다음달부터 문서송부촉탁 심사를 강화키로 했다. 사생활 보장 등을 위해 수사비밀과 관계없는 서류만 선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문서송부촉탁 심사강화 방침은 장기적으로 민사적 성격이 짙은 고소사건을 줄여, 검찰에 부과되던 심판 기능을 법원의 민사법정으로 옮아가게 할 것으로 보인다. 어떻게 보면 검찰이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잃는 일일 수도 있지만, 일선 검사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민사적인 분쟁을 형사적으로 처리하려는 관행은 그 동안 검찰 업무를 가중시켜왔고, 이해관계에 맞지 않는 기록을 트집잡아 당사자가 검사에 대한 진정서를 접수하는 일이 드물지 않았다. 검찰 수사기록보다 법정 진술을 중시한다거나 영장 심리를 강화하겠다는 법원의 움직임도 자체 심판기능을 강화하고 수사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인권침해를 견제하는 역할을 맡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용철 연세대 법대 교수는 “3륜끼리 서로 자신의 직역이 최고라고 우긴다면 문제지만, 자신의 공익적 역할을 깨닫고 서로 견제할 수 있는 제도를 정비한다면 대국민 법률서비스 차원에서도 바람직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조서재판 회귀 유혹? 공판중심주의 시대에도 신속·효율성을 앞세운 조서재판의 유혹이 떠돌고 있다. 검찰은 수사기관에서 작성된 조서를 증거로 낼 수 없게 되자 그때그때 증인이나 피고인들에게 동일한 내용을 신문하는 방법으로 증거능력을 얻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같은 내용을 1심과 항소심 등에서 두세번씩 반복해야 할 필요가 있느냐는 불만이 나온다. 재판시간이 늦어지고 일정이 길어지면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2004년 4월 이후 증거분리제출제도를 우선 시행한 결과,1심 재판의 최소기간은 50.4일에서 53.5일로 늘었지만 최장기간은 156.1일에서 106.7일로 줄어들었다. 사법부에서는 일주일에 2,3차례 재판을 여는 집중심리제 시행 때문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에는 피고인들이 법정에서 부인한 검찰조서가 증거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수사를 방해하기 위해 검찰에서 허위자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도 큰 불만이다. 조서재판의 유혹은 사법부에도 번져 있다. 검찰조서를 통해 사건의 쟁점을 빨리 파악했던 과거와 달리 처음 듣는 순간 사건의 핵심을 짚어야 한다. 예전보다 몇 배 늘어난 시간 동안 법정에서 집중하고 있어야 한다. 격무에 시달리다 보면 판단력이 흐려질 수도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한주 판사는 “업무로 인해 피로가 쌓여도 법정에서 항상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 때가 많다.”고 말했다. 또 위증을 가려낼 방법도 미약해 법정이 거짓말 경연장이 될 수 있다는 부담 때문에 긴장은 몇 배가 된다. 조서의 편리함에 길들여져 있는 것은 변호사들도 마찬가지다. 검찰조사내용을 넘겨받아 훑어본 뒤 변론하던 시대는 지났기 때문이다. 증거분리제출제도가 실시되면서 검찰의 전략을 알 수 없게 됐다. 검찰에 맞서 치열하게 법정공방을 벌이는 의뢰인의 기대치에 부응하려면 검찰청으로 자료를 복사하러 다니던 시간에 참고인, 증인들을 만나야 한다. 재판시간이 길어지면서 수임사건 수도 줄어들게 됐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이 대법원장 ‘발언 파문’ 이후

    “이번 일로 대법원장 개인으로서는 이만저만 상처입은 게 아니다. 그러나 법원을 위해서는 새로운 빛을 봤다.” 이용훈 대법원장의 발언은 법조계 파문이 법원 조직의 결속을 다지고 여론의 지지를 얻었다는 점에서 ‘이용훈식 개혁’이 탄력을 얻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 대법원장의 취임 1주년을 기념한 일선 법원 순회 방문은 결국 공판중심주의와 구술주의로 대변되는 사법부 중심의 사법개혁을 이뤄내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 대법원장은 26일 서울고·지법을 방문한 자리에서 줄곧 공판중심주의를 강조했다. 대법원장은 공판중심주의란 검찰 수사기록 대신 법정에서 법관이 조사한 증거만으로 유무죄를 가리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형사재판에서 주도권을 검찰이 아닌 법원이 쥐겠다는 것이다. 검찰의 증거분리제출 방안과 민사재판에서 수사기록 배제 방침을 환영한다는 뜻도 밝혔다. 겉으로는 검찰과 화해하는 분위기지만 그동안 영장을 신중하게 발부하라고 여러 차례 강조한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검찰과 영장을 둘러싼 마찰이 심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법원장은 자신이 포퓰리즘을 지향한다는 내부의 비판을 일축했다. 자신의 방침을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그는 이번 법조 비리를 국민들의 시각과 달리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하려는 내부 분위기를 꼬집었다. 그는 “구술주의를 하자고 하면 여러분의 희생이 따른다. 그러나 이 길로 안 가면 국민들이 재판을 신뢰하지 않겠다고 한다.”며 사법부의 희생을 피할 수 없음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민사재판에서는 검찰의 수사기록에 의존하지 않는 구술변론이 정착되고 정식 판결 대신 당사자간의 화해·조정이 권장되고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또 법정에서의 판사들의 언행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장은 이날 ‘법조3륜’이란 말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법원과 검찰, 변호사는 역할이 다르며 유착관계가 있으면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하는데 절대 제 기능을 다 할 수 없다. 검찰과 변호사와는 분명히 선을 그어야 한다.”고 못박았다. 대법원장은 또 “공판중심주의를 실현하지 못하는 한 법조비리는 근절될 수 없다. 재판절차가 법정이 아닌 판사실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판사실에 접근해보고 싶은 것이다.”며 공판중심주의의 대의명분을 거듭 강조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사설] 法·檢·辯 동지의식 깨져야 마땅하다

    이용훈 대법원장의 잇단 발언으로 촉발된 법원·검찰·변호사단체 간의 갈등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가운데 현직 부장판사가 ‘법조 3륜’의 기존관계를 부정하는 발언을 했다. 이상훈 서울지법 형사수석부장이 형사부 판사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검찰과 변호사는 법원과 한 배를 탄 동지가 아니다.”라고 선언한 것이다. 이 부장판사는 아울러 “같은 연수원 출신이라고 하여 전혀 다른 직역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함부로 달갑지 않은 동료의식을 내세우는 표현”이라며 ‘법조 3륜’이라는 말 자체가 벌써 사라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이 부장판사의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가 지적한 대로, 법조인들은 물론 우리사회 구성원 대부분이 부지불식간에 법관·검사·변호사를 한 울타리 안에 있는 동료로 착각해 왔다. 그래서 법관·검사·변호사가 끼리끼리 어울려 다녀도 한 식구니까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묵인해 왔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 부장판사의 발언은 이같은 고정관념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이 사회에 일깨워 주었다. 그의 말마따나 판사·검사·변호사는 사법고시 통과와 사법연수원 연수라는 공동경험을 가졌지만, 일반 동창회 회원들처럼 선·후배 따지며 패거리처럼 몰려다녀서는 안 되는 관계인 것이다. 현재 법원·검찰·변호사단체 사이에 전개되는 갈등은 더 늦기 전에 물론 해결돼야 한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 법관·검사·변호사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하는 것이 진정 국민을 위하는 길인지 당사자들은 이 기회에 심각히 고민하기 바란다.
  • 서울중앙지법 수석부장 “검찰·변호사 동료아니다”

    이용훈 대법원장의 발언에 대해 검찰과 대한변호사협회가 반발하는 가운데 법원 내부에서 이 대법원장을 물밑에서 지지하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어 법조 3륜간 갈등양상이 계속되고 있다. 24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이 법원 이상훈(50·사시19회) 형사수석부장은 이 법원 형사부 판사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대법원장이 법관과 법원 직원을 상대로 말씀하신 것을 갖고 외부 사람들이 반발하는 것부터가 옳은 일이 아니다.”며 검찰와 변협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서울중앙지법은 국내 법관의 14% 정도인 280여명의 판사가 근무하고, 대형 사건 1심 재판 대부분을 처리하는 곳이다. 이 부장판사는 대법원장의 고교 후배다. 또 형사재판부를 총괄하는 차관급 인사로 대법원장의 발언파문 이후 지금까지 공개적으로 의견을 밝힌 최고위 법관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대법원장의 말 외부사람들 반발 옳지 않아” 이 부장판사는 “검찰의 상대방은 피의자나 피고인이다. 변호사는 당사자의 대리인이거나 변호인일 뿐이다. 다른 직역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함부로 동료의식을 내세우는 표현 같아 불쾌하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 부장판사는 “부장검사 출신 피고인은 ‘검찰에서 조사받을 때 구속한다고 위협해서 사실과 다르게 진술할 수밖에 없었다.’고 법정에서 주장한다. 부장검사였던 사람까지 그런 주장을 하니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며 검찰을 꼬집었다. 그는 또 “공개되지 않고 변호인이 참여하지 않은 조사실에서의 조사를 인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검사는 수사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공판정에서 입증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수사는 공소유지를 위한 검찰의 준비작업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 부장검사는 “형사소송체계는 원래 국가의 기능이었던 소추와 심판을 검찰과 법원에 배분한 것이며 검찰은 국가 형벌이라는 공익적 차원을 실현하는 곳이다. 법원이 우위에 있다는 것은 편협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부장판사는 “국민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여전히 검찰이나 경찰에서는 조서를 ‘꾸민다.’고 한다. 변호사를 선임하는 게 아니라 ‘산다.’고 한다. 이것이 국민들의 의식이고, 그런 의식을 갖게 된 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며 검찰·변호사협회 모두를 질타했다. 그는 “법관은 스스로 오해받을 만한 재판을 해왔는지 항상 반성해야 한다. 재판 잘하면 된다. 검사, 변호사에게는 맡은 일을 잘하게 해야 한다.”며 법관들의 자성을 촉구하며 글을 마무리했다. ●현직 경찰서장도 같은 취지의 글 올려 앞서 대전고법의 이동연 판사는 23일 간담회에서 대법원장의 발언 취지가 잘못 전달됐다는 내용의 글을 법원 내부 통신망에 올렸다. 고양지원의 정진경 부장판사는 “현재 변호사협회의 모습은 지나친 직역이기주의에 기울어 있는 것 같다.”,“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갖고 있는 한 공익의 대변자가 될 수 없다.”며 변협과 검찰을 비판했다. 한편 경찰청 수사구조개혁팀장이었던 황운하 대전서부경찰서장은 경찰 내부통신망에 23일 정 판사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매우 중대한 범죄행위라며 정 판사에 동조하는 글을 올렸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변협 “대법원장 명예훼손訴 검토”

    변협 “대법원장 명예훼손訴 검토”

    이용훈 대법원장의 검찰과 변호사 비하발언 파문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정상명 검찰총장은 전날에 이어 완곡한 표현으로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지만 대법원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던 대한변호사협회는 전국 변호사들의 서명운동 등을 계획하고 있다. 정상명 검찰총장은 22일 광주 고검·지검을 방문,“검찰과 관련된 적절치 못한 발언으로 법조 전체가 흔들리고 있어 안타깝고 유감스럽다.”면서 “검찰은 사정의 중추로서 본연의 임무에 전념하자.”고 조직 결속을 강조했다. 그는 “세상사는 서로 견해차가 있기 마련이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좋은 말 아니냐.”면서 “남에 대한 배려가 자기를 위한 것”이라고 불편한 속내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변협은 25일 정기 상임이사회를 열어 후속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변협 하창우 공보이사는 “대법원장 자진 사퇴를 요구한 성명서 이후에도 대부분의 회원들은 ‘법조 3륜’으로서 변호사의 역할과 직역(職域)을 무시한 묵과할 수 없는 발언이라는 비난 의견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변협이 계획하고 있는 후속 대책으로는 대법원장 탄핵 추진을 비롯해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소 및 민사 손해배상, 전국 변호사들의 서명운동 등이 거론되고 있다. 반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이 대법원장이)변호사 관련 발언을 놓고 볼 때 언어선택에 있어 신중하지 못하여 표현상의 문제가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유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대법원장의 발언은 사법개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공판중심주의를 이룩하는데 법원이 앞장서자는 취지로 이해된다. 대법원장의 발언에 대해 부적절한 표현을 꼬투리 잡아 전체 발언의 취지를 왜곡하는 행동은 자제되어야 한다.”면서 대법원장의 사퇴 주장은 지나치다는 입장을 밝혔다. 광주 남기창 김효섭기자 kcnam@seoul.co.kr
  • 법조 갈등 원인은 ‘직역간 권한’ 다툼

    법조 갈등 원인은 ‘직역간 권한’ 다툼

    법조3륜의 갈등이 극에 이르고 있다. 사법고시라는 태생은 같지만 판사와 검사, 변호사가 되면서 업무의 성격과 사회적 역할이 달라진 게 갈등을 일으킨 뿌리다. 공판중심주의 등 사법개혁 추진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시적 혼란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사법개혁 논의 자체가 각 직역의 권한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법조3륜의 다툼은 쉽게 누그러지지 못하고 있다. ●“법원서 영장쉽게 발부해 檢 권력화” 직역간 위상정립에서부터 시각차가 난다. 검찰수사를 ‘밀실수사’로 폄하한 이용훈 대법원장의 말에는 검찰을 피의자와 똑같이 법정에 선 일방 당사자로 취급하겠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공판중심주의에 대한 소신이 담긴 것으로 판사들과 법원 직원, 심지어 노조도 대법원장의 말에 “틀리지 않다.”는 반응이다. 사법개혁의 취지가 발언 속에 담겨 있다는 대법원 해명이 있은 뒤부터는 ‘법원=개혁’,‘검찰과 변협=수구’라는 흑백논리가 가미되는 모습도 감지된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정진경 부장판사는 22일 법원 내부게시판 글을 통해 “방어권에 대한 고민없이 법원이 영장을 쉽게 발부해 검찰이 권력기관화됐다.”고 비판했다. ●“피의자 보호가 피해자인권보다 重한가” 반면 사회질서를 위한 공기라는 자부심으로 사는 검찰로서는 피고인과 검사를 동일선상에 두는 발상 자체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검찰 간부 출신의 한 변호사는 “사법부만 제일이라면, 아예 법원이 직권으로 기소하고 법정 공방만으로 실체를 밝히는 규문주의를 채택하면 될 것”이라면서 “북한이 그 제도를 두고 있다.”고 비꼬았다. 지난해 검찰 조서의 증거능력을 전면 부인하는 내용의 사개추위 개혁안에 반발, 피고인이 법정에서 부인해도 조서를 증거로 쓸 수 있도록 한 검찰의 모습이 연상될 정도의 반응이다. 대법원장 순시 탓인지 모르지만, 최근 영장기각률이 높아지는 대목에 이르면 검찰은 ‘공포스럽다.’는 반응을 보인다. 검찰은 “가장을 구속하면 남은 가족을 생각해 보라.”는 이 대법원장의 발언을 피해자 인권을 무시한 채 무차별한 온정주의만 내세운다고 평가한다. 부당한 인권침해가 아니라면 수사과정에서 인권침해가 생기는 것을 아예 막을 수는 없다는 현실론도 대두된다. ●“직역별 제도개혁 논의할때다” 법조3륜 가운데 가장 격앙된 반응을 유지하는 쪽은 “사람을 속이려고 말로 장난친 서류를 만든다.”는 말을 들은 변호사들이다. 법·검 국가기관의 다툼에 낀 변호사들로서는 ‘조직력’을 가다듬어 대응해야겠다는 의지가 커질수밖에 없다. 법조3륜의 대립각이 건설적인 결과를 낼 가능성도 남아 있다. 서울중앙지법의 모 부장판사는 “대법원장 발언이 적절한지 아닌지를 떠나 일단 직역별로 뭉쳐서 제도개혁에 대해 내부의견을 모을 기회가 됐다.”면서 “사법개혁을 위한 제도와 방안을 찾는 쪽으로 논의가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씨줄날줄] 공판중심주의/강석진 수석논설위원

    우리나라가 형사소송법을 제정한 것은 1954년이었다. 그 이전 일제 형사소송법의 예심제도를 버리고 공판중심주의로 전환한 새로운 법이었다. 그로부터 50성상이 흘러서 대법원장이 공판중심주의를 강조하는 발언을 며칠 쏟아내니 세상이 시끄럽다. 법조계 현실이 50여년 동안 어떠했기에 이럴까. 법정의 현실은 공판중심주의가 아니라 조서재판이었다. 예를 들어 법정에서 재판장 등이 ‘피고인이나 증인이 (어떤 사실을) 듣고 본 적이 있나요.’라고 물어보면 공판중심주의에 가깝다.‘피고인이나 증인이 검찰에서 듣고 보았다고 진술했는데 진술한 사실이 있나요.’라고 물어보고 이를 증거나 진술로 채택하는 것은 조서재판이다. 아직도 법정에서는 ‘검찰에서 이렇게 진술했죠.’,‘안 했죠.’라고 공방을 벌이는 모습을 흔히 본다. 구속영장 심사 강화와 마찬가지로 피고의 인권 보호를 위해선 피고인과 검사가 대등한 입장에 서는 공판중심주의가 이론상 타당하지만 세상 일이 어디 이론대로만 되는가. 공판중심주의에 대해선 걱정도 많다. 우선 재판에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재판부를 늘려야 한다. 즉, 판사를 많이 임용해야 한다는 말이다. 둘째로 시간에 쫓기는 판사가 진술과 증인 채택을 줄일 수밖에 없게 되면 재판의 공정성이 문제될 수 있다. 최근 재경부 출신 고위 공무원 등 뇌물 수수 혐의 피고인이 9명이나 되는 재판에서는 증인이 100명 신청됐는데 40명쯤으로 제한키도 했다. 셋째로는 증인 채택, 변론 재개 등을 둘러싸고 판사가 전관예우나 친분에 따라 차등 대우를 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 넷째, 피해자나 목격자가 검찰 단계에서 진실을 진술했다가 법정에서 번복할 경우가 꽤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법조인도 적지 않다. 검찰은 이 대목에서 ‘수사 못해 먹겠다.’는 거친 말을 쏟아낸다. 설화(舌禍) 수준인 대법원장의 표현이야 유감스럽지만, 그 취지가 바른 방향이라고 한다면 법조 3륜이 우선 서두를 일은 판·검사 인력 충원이다. 판사 1인당 사건처리건수가 OECD국가 가운데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현실에서 공판중심주의는 구호로 끝날 수 있다. 대법원장의 다음 투쟁 대상은 ‘예산’이 됨직하다. 강석진 수석논설위원 sckang@seoul.co.kr
  • [사설] 법조3륜 감정 대응 자제해야

    이용훈 대법원장이 지방법원을 순시하면서 쏟아낸 발언들이 공개돼 대한변협과 검찰이 ‘대법원장의 즉각 사퇴’와 ‘유감’을 표명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 대법원장은 “검찰의 수사 기록을 던져버려야 한다.”뿐 아니라 “검사들이 밀실에서 받은 조서가 어떻게 공개된 법정 진술보다 우위에 설수 있느냐.”,“변호사들이 내는 자료는 사람을 속이려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검찰과 변호사 단체는 사법부의 보조기관”이라는 말도 나왔다. 대법원은 내부 직원들을 상대로 한 발언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공개석상에서 직설적이면서 감정적인 표현을 써서 논란을 유발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법원장은 취임 이후 사법부에 대해 “특권 의식을 버리고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을 섬기는 자세로 소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재판은 국민의 이름으로 하는 것이지 판사의 이름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이번에 공개된 말도 공판중심주의와 구술변론 같은 사법개혁을 강조하면서 국민의 공복으로서 부여받은 재판권을 올바르게 행사해야 한다는 취지로 이해할 수 있다. 감정이 실리기는 했으되 일정 부분은 사실에 근접해 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검사와 변호사의 기능과 역할을 비하하는 듯한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 법관은 검찰과 피고인, 원·피고 사이에서 공정한 심판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 법관이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는 ‘만능주의’는 권위주의 시대에나 있을 법한 발언이다. 검찰과 변협도 감정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국민을 위한 기관으로 거듭 나기 위해 자성할 부분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법조 3륜의 마찰로 사법 개혁이 지체되면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간다.
  • [사설] 사법부 신뢰회복 지금부터 시작이다

    이용훈 대법원장이 사건청탁과 관련한 금품수수혐의 등으로 구속된 조관행 전 고등법원 부장판사의 사건에 대해 대국민사과를 했다. 또 대법원은 일선 판사들의 의견수렴 및 전국 법원장 토론 절차를 거쳐 법관 감찰·징계 심사강화, 법관징계위 외부인사 참여 등을 담은 법조비리 근절대책을 내놓았다. 사법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아 사법부가 느끼는 위기의식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뜻이다. 우리는 사법부의 이러한 자정노력이 실추된 사법부의 신뢰와 권위를 되찾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의정부와 대전 법조비리 등 국민의 믿음을 저버리는 법조 치부가 불거질 때마다 ‘뼈를 깎는 각오’로 새출발을 다짐하던 사법부의 약속을 기억한다. 하지만 다짐과는 달리 조 전 부장의 사례에서 보듯 법원 내부에서는 동료법관에게 민원을 청탁하는 ‘관선변호’가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아무런 거리낌없이 지속돼 왔다. 브로커가 기생할 수 있는 자양분을 법원 스스로가 제공한 셈이다. 그래서 소송당사자들은 법관이 법과 양심에 따라 판결하는 것이 아니라 연고와 청탁에 따라 잣대를 달리한다고 불만을 제기했던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이 대법원장이 취임초부터 강조한 재판의 기본원칙인 구술주의와 공판중심주의는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정착돼야 한다. 법관은 사법권의 독립을 위해 헌법으로 신분을 보장받고 있다. 대신 고도의 도덕률로 스스로를 제어해야 한다. 법조3륜의 정점에 법원이 자리잡는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법관이 이에 상응하는 의무를 저버린다면 신분 보호막에도, 재량권에도 제한이 가해질 수밖에 없다. 사법부가 법조비리 근절대상으로 지목된 자체가 비극이다. 사법부가 ‘신뢰받는 사법부’를 넘어 ‘존경받는 사법부’라는 목표에 도달하려면 모든 법관들은 법복을 벗는 날까지 자기성찰과 절제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한다.
  • [사설] 법조계 자정 노력 이제 시작이다

    대법원이 최근 평판사 993명의 부동산과 유가증권 등 재산내역에 대해 실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본인의 재산등록 내역과 관련부처로부터 받은 자료를 비교한 결과 10%에 해당하는 99명이 등록내용에 하자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법원은 추가 소명을 받은 뒤 검증결과를 인사자료에 반영하는 것은 물론 사안에 따라서는 과태료를 물리거나 경고조치하는 등 징계도 검토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대한변협은 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에 계류 중이거나 집행유예 이상의 선고를 받은 변호사 9명에 대해 법무부에 업무정지 요청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잇따른 법조비리로 법조계에 대한 신뢰가 크게 추락한 상황에서 자구를 위한 몸부림으로 이해된다. 사실 법조계는 우리 사회에서 마지막 남은 성역인 양 치부돼 왔다. 법조비리 사건이 불거지면 윤리규범을 강화한다는 등 요란을 떨었지만 구두선에 그치기 일쑤였다. 최근 고등법원 부장판사의 사례에서 보듯 현직 판사가 브로커와 유착돼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재판부와 연줄이 닿는 변호사의 수임료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등 ‘전관예우’가 공공연하게 통용돼 왔다. 고법 부장판사 부인의 계좌추적 영장 기각을 둘러싼 검찰과 법원간의 갈등도 무감각과 특권의식에서 비롯됐다고 봐야 한다. 우리는 대법원과 변협의 자정노력을 높이 평가하지만 국민들은 이보다 훨씬 엄격한 도덕률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고자 한다.‘법’과 ‘양심’만이 유일한 사법 잣대여야 한다. 그래야만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사법부에 대한 누적된 불신을 해소할 수 있다. 법조 3륜인 법원과 검찰·변호사업계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각오로 도덕률 바로 세우기에 박차를 가하기 바란다.
  • [시론] 되풀이되는 법조비리,고칠 수 없나/강경근 숭실대 법대 헌법학 교수

    [시론] 되풀이되는 법조비리,고칠 수 없나/강경근 숭실대 법대 헌법학 교수

    1971년에 세칭 ‘사법파동’이 있었다. 서울지검 공안부 검사가 서울형사지법의 부장판사 등에 대하여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이다. 비록 기각은 되었지만, 현직 법관에 대하여 구속영장이 청구되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혐의사실은 반공법 위반 항소사건을 심리하면서, 증인신문을 위해 제주도로 출장 갔을 때 사건담당 변호사로부터 왕복여비, 숙식비 등 10만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받았다는 것이었다. 지금도 사무실 유지비(주로 판·검사의 식비 및 직원회식비 등)를 변호사로부터 조달받는 관행이 남았는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변호사로부터 골프, 도박자금, 술대접 등 향응을 받는다든지 법조브로커 등에게서 순수뇌물성 자금을 받는 것 등은 아직 완전히 없애질 못한 것 같다. 비록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확증도 없다지만, 차관급인 고등법원 부장판사, 지방법원 부장판사, 부장검사, 평판사, 부장검사를 지낸 변호사, 현직 경찰서장 등이 법조브로커로부터 현금, 고가선물, 향응 등을 받으면서 그를 ‘회장’으로 불렀다는 법조비리가 또 터진 것이다. 청탁한 사건 대부분이 준 사람 의도대로 처리되었다고 한다. 변호사가 아닌 브로커로부터 통상적인 밥값 수준을 뛰어넘은 대가성 금전을 수수, 임관 10년이 지나지 않은 젊은 법조인도 연루되었다. 사실 1997년의 ‘의정부법조비리’는 의정부지원 판사들이 지역 변호사로부터 받은 명절떡값 때문이었다. 당시 대법원은 판사 8명으로부터 사표를 받고, 의정부지원 판사 38명을 모두 교체했다. 법관윤리강령이 강화되고, 변호인은 아예 판사실에 들어갈 수 없게 만들었다. 그런데 1999년 ‘대전법조비리’가 또 발생했다. 고법부장 판사 2명과 검사장 2명 등 검사 3명이 각각 사표를 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은 이런 불법적 행위를 법관이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거나, 직무를 게을리 한 경우라거나 품위를 손상하거나 법원의 위신을 실추시킨 경우 등으로 보고 징계사안으로 처리하는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래서 지금 다시 그것도 변호사가 아닌 사건브로커로부터 돈을 받는 판사가 나오는 ‘신법조비리’가 재현된 것이다. 판·검사 자리를 내놓는 것만으로 처벌을 다했다는 의식을 바꾸지 못한 새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다. 극히 일부의 판사가 저지른 잘못 때문에 전체 사법부가 지탄을 받는 것은 옳지 않다는 말을 해서도 안 된다. 별다른 부담 없이 용돈이나 전별금을 받은 게 전부라는 말을 해서도 안 된다. 현직 법관에 대한 영장 청구가 불경(不敬)이라고 생각하는 그런 생각들이야말로 대법원이 강조한 이른바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한 엄단 방침을 무색하게 한다. 이제 법관의 양심과 의지에만 의존한 내부 개혁은 한계에 와 있음을 인정하고 변호사 개업 금지 등 윤리강령을 훨씬 강화하고 엄정한 수사와 단호한 처벌을 함께 물릴 필요가 있다. 그것이 “법관은 징계처분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정직·감봉 기타 불리한 처분을 받지 아니한다.”는 헌법 제106조 제1항의 진의(眞意)이다. 법원-검찰-변호사의 법조 3륜(輪)이 국민이 위임한 사법을 독과점하면서 폐쇄적이고 독선적인 동업자조합의 형식으로 운영하여 왔다는 비판으로부터 벗어나야만 한다. 그래야만 이용훈 대법원장의 ‘국민을 섬기는 사법’의 진의가 이해되고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강경근 숭실대 법대 헌법학 교수 kkkang@ssu.ac.kr
  • 다양한 범죄 수치화 가능할까

    다양한 범죄 수치화 가능할까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와 법무부가 형사 재판에서 피고인의 형량 기준을 법으로 정하는 양형기준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천정배 법무부 장관은 12일 열린 사개추위 장관급 본회의에서 “형사 재판의 형량이 일정하지 않아 사법 불신이 초래되는 것을 막기 위해 형량 기준을 법으로 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사개추위 관계자도 13일 “11월을 목표로 참고적 양형기준제도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무줄 형량, 유전무죄 줄 듯 양형기준제도란 법관마다 다른 양형의 차이를 줄이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다. 각종 사건의 구형과 선고자료를 연구한 뒤 양형에 영향을 끼친 여러 요인들을 뽑아내 객관적인 기준을 만드는 것이다. 천 장관은 이날 국회 산하에 법조인, 교수 등 13명으로 구성된 양형위원회를 설치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한 양형기준법 초안을 제안했다. 검찰도 최근 사개추위에 양형 기준법 초안을 제출했다. 검찰은 범죄 수단과 동기 등을 참고한 범죄등급을 세로 축에, 전과 여부·범행시기 등을 종합해 수치로 만든 범죄경력지수를 가로 축에 놓은 양형 기준표를 만들었다. 피고인의 범죄가 속한 세로 축의 등급과 가로 축의 경력지수가 만나는 곳에서 형량이 결정된다. 검찰 관계자는 “타협·솜방망이 처벌이란 비난을 떨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뜻은 공감하나…법조3륜 신경전 법원, 검찰, 변호사 모두 들쭉날쭉한 형량을 없애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자는 데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그 속내는 각각 다르다. 법무부는 사개추위의 논의가 부진하면 정부입법으로라도 양형기준법을 도입할 뜻을 비쳤다. 사개추위 관계자는 “천 장관이 예정에 없던 발언을 하고 아직 논의를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너무 앞서가는 것 같다.”며 시각차이를 드러냈다. 천 장관의 발언은 수사권 약화를 막기 위해 양형기준법 등을 대안으로 요구해온 검찰의 일관된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 관계자는 “사법개혁을 하자는 법원측이 너무 소극적인 것 아니냐.”고 말했다. 서울고법의 한 판사는 “동일한 사건인데도 법관마다 선고 형량이 차이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도 “법이 졸속적으로 만들어지거나 강제력을 갖게 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법원 관계자는 “검찰이 참고한 미국 제도는 미국내에서도 60%가 넘는 주(州)가 따르지 않고 있다.”면서 “다양한 범죄와 수많은 요인들을 수치로 표시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변협 관계자도 “재판을 통해 개인적인 사정을 호소할 여지와 법원이 베풀 수 있는 관용의 폭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면서 “양형기준이 강제력을 갖게 되면 판사의 재량은 줄고 검사의 영향은 커진다.”고 주장했다. ●변호사 윤리 더 엄격하게 사개추위는 법원·검찰·군법무관뿐 아니라 헌법재판소·경찰·감사원 등에서 근무하다 개업한 변호사는 2년 동안 모든 사건 수임자료를 중앙법조윤리협의회에 제출토록 했다.‘과실범이 아니며 집행유예를 포함해 2차례 넘게 금고 이상 형을 받은 사람’은 영원히 변호사를 할 수 없다. 또 사건 당사자도 직접 지방변호사회에 변호사의 징계를 요구할 수 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클릭 이슈] 검찰 영상녹화물 증거제출 ‘딜레마’

    [클릭 이슈] 검찰 영상녹화물 증거제출 ‘딜레마’

    “지금부터 조사과정을 촬영하겠습니다. 영상녹화물은 법정에서 증거로 제시될 수 있습니다. 동의하십니까.” 2007년부터 검찰 조사에서 보게 될 광경이다.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가 지난 11일 차관급 실무회의에서 영상녹화물의 증거능력을 제한적으로 인정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합의했다. 오는 18일 사개추위 장관급 본회의가 남았지만 별 수정없이 통과가 예상된다. 하지만 본인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영상녹화를 놓고 법조 3륜의 찬반논쟁이 뜨겁다. ●영상녹화물, 조서보다 더 문제 사개추위는 당초 검찰의 조서를 증거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이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장주영 사무총장은 이런 점을 들어 법정에서 이뤄지는 공판을 근거로 유무죄를 가리는 공판중심주의를 확립하겠다는 사개추위의 의지가 후퇴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장 총장은 “영상물이 주는 느낌은 조서보다 강렬해 영상녹화물을 증거로 인정하면 더욱 강력한 조서중심주의로 회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법정에서 검찰조서를 부인할 경우 이를 대체하기 위해 영상녹화물을 제시할 수 있어 잘못된 수사결과를 뒤집을 가능성이 더욱 줄어든다는 얘기다. 아울러 국민참여재판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재판에 참여하는 일반 국민들이 영상물에 몰입된 채 선입견을 가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시됐다. 법원 관계자는 “비전문가인 국민들이 선입견을 갖게 되면 법관이 도와주고 참여할 수 있는 길이 그만큼 좁아지는 셈이다.”라고 설명했다. 한 변호사는 “의뢰인에게 이런 폐해를 설명하고 영상녹화를 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찰이 조사 이전에 회유와 협박을 하고 조사과정만 촬영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불신의 목소리도 나온다. ●인권침해 방지와 투명한 수사실현, 왜 안 찍나 지난해 12월 대법원의 판례변경에 따라 피의자가 부인한 조서는 증거로 사용할 수 없게 됐을 때도 검찰은 영상녹화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사개추위가 검찰의 조서를 증거로 인정하지 않겠다며 형소법 개정에 나서자 검찰의 요구는 더욱 거세졌다. 검찰과 법무부 수뇌부는 평검사회 이후 서울남부지검에 마련된 녹음·녹화시설을 단체로 방문했다. 이어 지난 5월 공청회와 6월 세계 수사기관 관계자들을 초청해 토론회를 여는 등 영상녹화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검찰은 영상녹화제가 1980년대 이후 영국·미국·호주 등에서 도입하고 있는 보편적인 수사방식이라고 적극 홍보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폭행이나 인권침해를 막고 투명한 수사를 실현할 수 있다.”며 영상녹화제를 옹호했다. 검찰은 종이조서와 달리 피의자의 표정과 진술을 생생하게 담을 수 있고, 진술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착오 등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자고는 했지만…” 속앓이 사개추위가 애초의 목표와 달리, 검찰조서와 영상녹화물의 증거능력을 인정하게 된 것은 검찰의 반발과 재판업무의 과도한 부담에 대한 법원, 양쪽의 불만을 절충해 수용했기 때문이다. 최근 대법원이 일선 판사들과 가진 간담회에서는 조서의 증거능력을 완전히 없애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법원으로서는 사법개혁을 후퇴시키는 데 동의했다는 시민단체 등의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법원은 또 앞으로 재판과정에서 영상녹화물이 가질 수 있는 영향력을 차단해야 한다는 부담도 안게 됐다. 사개추위의 개정안에 대해 검찰은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일부에서는 영상녹화제를 통해 수사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도 보인다. 하지만 검찰에서도 비록 일부이지만 영상녹화물에 대한 거부감은 있다. 지난 5월 서울중앙지검 특수수사 담당 검사들은 “본격적인 조사에 앞서 다양한 설득과 협상과정을 거치는데 이를 모두 녹화하면 법원에서 회유, 협박이란 이유로 증거로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반대의견을 분명히 했다. 전국 검찰청에 서울남부지검 수준의 영상녹화장비를 설치하려면 약 150억원의 예산이 필요한데 촬영을 거부하는 사람이 늘어나면 그만큼 예산만 낭비한다는 것이다. 사개추위는 검찰로 하여금 수사기록제와 진술거부권 고지절차를 시행하고, 변호인 수사과정의 참여를 확대하도록 했다. 하지만 변호인이나 법원, 검찰간에 끊임없이 제기될 영상의 조작 가능성 등 영상녹화물을 둘러싼 증거능력 공방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법조 일원화] ‘소년 판사’ 줄여 사법부 신뢰회복 기대

    [법조 일원화] ‘소년 판사’ 줄여 사법부 신뢰회복 기대

    ‘소년 판사’라는 말이 있다.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20대의 나이에 곧장 임용되는 법관들을 일컫는 말이다. 재판 당사자들은 사회 경험도 없고 나이도 어린 판사들의 판결에 승복할 수 있겠느냐고 말한다. 이는 결국 사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으로 이어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판사·검사·변호사간 직역이동을 자유롭게 하는 법조일원화이다. 변호사 출신 판사들을 만나 법조 일원화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 사례 1 40대 부부가 이혼소송 때문에 가정법원을 찾았다.30대 초반 미혼의 여판사가 이들을 심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재판 도중 부인이 판사를 그만 ‘언니’라고 부르고 말았다. 단순한 말 실수일 수도 있지만 소송 당사자들이 젊은 여성 재판장을 대하는 속마음을 비친 것이었고 결국 그날 재판은 원만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 사례 2 스님끼리 맞소송을 했다. 한 스님이 땅을 파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구치소에 열달 가까이 구금됐다.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지만 감옥에 있었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상대편도 형사적으로는 무죄지만 민사상으로는 사기가 성립한다면서 땅값을 전액 돌려달라는 맞소송을 냈다.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판사로 임용된 재판장은 재판에서 피고 스님에게 반야심경을 외워달라고 부탁했다. 신도들도 많이 참석한 법정에 반야심경이 퍼졌다. 낭송이 끝난 뒤 재판장은 스님들에게 “출가하신 사람들이 속세의 인연에 연연하지 말고 상대방이 서로 자신의 수행에 도움이 된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겠느냐.”며 조정을 권고했다. 결국 양측은 조정에 합의했다. ■ ’소년판사’ 줄여 사법부 신뢰회복 기대 두 사례는 사회 경험이 풍부하고 노련한 법관과 그렇지 못한 법관의 재판이 어떻게 다를 수 있는지 보여준다. 대법원은 내년부터 오는 2012년까지 변호사·검사 등으로 5년 이상 근무한 사람을 판사로 임용하는 ‘법조일원화’를 단계적으로 실시, 전체 법관의 50%까지 확대키로 했다. 경험 많은 변호사나 검사중에서 판사를 선발하겠다는 것이다. 법원에는 전체 1964명의 판사 중에 변호사·검사 출신 판사들이 118명이 있지만 전체 연령은 낮은 편이다. ●법관의 연소화(年少化)와 경험부족 보완 M&A 전문 변호사로 활동했던 A 판사는 “법조 일원화가 시행되면 가장 크게 달라질 것은 재판의 신뢰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A 판사는 “소송 당사자들도 아무래도 어린 재판관보다는 경험많고 나이도 많은 법관을 신뢰한다.”면서 “변호사 경험을 오래 쌓은 법관들은 당사자들의 사정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펌 출신의 B 판사는 “변호사 출신의 판사들은 사실 관계 파악이 빠르다.”고 했다. 변호사 때의 경험으로 변호사가 주장하는 내용을 금방 파악하고 재판을 매끄럽게 진행한다는 것이다. 그는 “사실 관계를 잘 파악하기 때문에 변호사 출신 판사들은 당사자간의 조정도 수월하게 유도한다.”고 말했다. 판사가 갈수록 연소화되고 사회 경험이 부족해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대법원도 인식하고 있다.2003년 12월 현재 판사의 평균 연령은 38.8세.27∼40세의 판사가 전체의 68%나 된다.30세 이하만 108명이다. 대부분의 법관들은 수년간 사법고시 공부만 한 뒤 연수원을 수료하고 바로 판사로 임용된다. 사회 경험이 없어 ‘탁상 재판’,‘조문 재판’을 하게 된다. 또한 성적순으로 임용된 판사들은 엘리트 의식에 빠져 서민들의 실생활을 속속들이 알지 못한다. ●재판 공정성 시비 일 수도 하지만 법조 일원화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 변호사의 경력이 오히려 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의심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의 고객이나 동료 변호사, 출신 로펌, 변호사 때 알게된 대기업 등이 관련된 재판을 맡는다면 공정성에 시비가 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10여년간 변호사로 활약한 C 판사는 “변호사 출신 판사라 하더라도 법과 양심이 아닌 다른 것에 영향을 받아 재판을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로펌출신의 D 판사는 “변호사가 판사로 임용되기 위해서는 주변 사람의 평판부터 맡았던 사건의 수와 내용, 납세 실적까지 철저한 검증을 거친다.”고 말했다.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변호사는 판사로 임용되기 전에 걸러진다는 것이다. 그는 초임 판사 시절 부장판사가 말해 준 예를 들었다. 선고 당일 피고인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같은 날 피고인의 가족이 갈비를 사들고 집으로 찾아와 선처를 호소했다. 이미 모든 사람이 이 사실을 알고 있을 때 어떻게 선고할 것인가. 만약 다른 사람에게 괜한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서 피고인에게 집행유예가 아닌 실형을 선고한다면 그것은 평균인의 판결이다. 그러나 판사는 설령 다른 사람들의 오해를 살 여지가 있어도 집행유예를 선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법연수원을 마치고 바로 임용된 판사들이라도 장점은 있다.C 판사는 “사회 경험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때가 덜 묻었다는 것”이라면서 “연수원을 마치고 바로 임용된 판사들은 그만큼 순수한 법리적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A 판사는 법조 일원화를 점진적으로 실시하고 그 상한선을 정한 것은 연수원 수료자와 변호사 경력자의 장점을 함께 살리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판사 선발 외국선 어떻게 대법원은 내년에 5년 이상 변호사·검사 가운데 20명을 판사로 임용하는 등 법조일원화를 본격 도입한다. 해마다 변호사·검사 출신 판사를 늘려 오는 2012년부터는 한 해 충원하는 전체 법관의 절반인 75명을 경력자로 채운다. 법조일원화와 경력법관제의 혼합형인 셈이다. 임용심사는 판사 5명과 변호사·교수·언론인 등 외부인사 4명으로 구성된 법관임용심사위원회가 맡는다. 사법시험이나 사법연수원 성적보다 변호사 활동에서 드러난 실무능력을 중점 평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대한변호사협회나 소속 변호사회, 법무부 등에 임용에 관한 의견도 조회한다. 법조일원화는 미국·영국·캐나다 등 영미법계 국가에서 일반적이다. 반면 독일·프랑스·일본 등의 대륙법계 국가는 경력법관제를 채택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40∼50대 변호사 중에서 판사를 선발한다. 대통령이 변호사 활동과 변호사단체의 의견을 듣고 선발한다. 시험은 없다. 판사의 정치견해가 선발의 결정적 기준이 된다. 임기는 종신제. 영국은 경력 15년 이상의 변호사를 대법원장이 면담, 판사로 임용한다. 대부분 50대 초반으로 경력 25년 이상이 뽑힌다. 항소법원 판사나 대법관은 일반 판사 중에서 선발한다. 여왕이 임명하지만, 대법원장의 조언이 큰 영향을 미친다. 경력법관제를 채택한 독일은 두차례 국가시험을 통과한 법률가 중 성적상위자 10%를 판사로 임용한다. 처음 임용은 성적순이지만, 승진은 전문분야, 지역, 정당에 따라 결정된다. 프랑스의 경우 국립사법관학교 입학시험에 합격,31개월간 연수를 받으면 판사로 임용된다. 법학교수나 변호사 등도 서류심사를 통과하면 사법관학교에 들어간다. 그러나 90%는 대학졸업 후 바로 입학시험에 합격한 경우. 일본은 우리와 비슷하다. 사법시험 합격 후 1년 6개월간 사법연수소에서 교육을 받고, 연수원 성적에 따라 성적상위자가 판사보로 선발된다. 판사보로 10년간 활동하면 판사로 임용된다. 2001년 12월 일본변협은 일부 변호사를 판사로 추천하기도 했지만,2003년 판사 7명, 판사보 3명만 변호사 출신이었다. 판사들은 다양한 경험을 쌓기 위해 변협에 파견, 변호사 업무를 맡기도 한다. ■ 법조 3륜 경험 최윤희 교수 “검사·변호사·판사를 거치며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뒷모습까지 읽어내는 지혜를 배웠습니다.” 건국대 최윤희(41·사시 30회) 교수는 검사로 8년, 변호사로 6년, 판사로 1년을 일했다. 법조 3륜을 모두 경험한 특이한 이력이다. 최 교수는 1998년 검찰을 떠날 때만해도 이처럼 다양한 삶을 경험하리라고 기대하지 않았다.“검찰을 떠나며 많이 아쉬워했어요.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구나 싶어서요.”신임 판사를 경험많은 변호사·검사에서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최 교수가 법무법인 김&장에서 일하던 2003년, 사법연수원에서 민법실무를 강의할 부장판사를 변호사 중에서 모집한 것이다. 최 교수는 “교단에 서고 싶은 마음이 앞서 어렵지 않게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입은 절반 이하로 줄었다. 남편인 오정돈(45·사시 30회) 부장검사의 전폭적인 지원도 힘이 됐다. 사법연수원에서 부장판사로 근무하던 최 교수에게 또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사법개혁위원회가 로스쿨을 도입하기로 합의하면서, 각 대학이 법조인을 앞다퉈 초빙한 것이다. 지난해말 최 교수는 세 대학에서 연락을 받았다.“판사로 재판을 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교단이 너무 매력적이라 다시 도전했지요.” 검사와 변호사, 판사를 거치며 최 교수는 다양한 관점에서 사건을 분석하는 힘을 얻었다고 했다. “권력 앞에선 누구나 움츠러 듭니다. 속마음까지 털어놓고 얘기하지 않지요. 피의자는 검사와 변호사, 판사 앞에서 다른 모습과 말을 합니다. 경험이 다양한 법조인은 그 모습 뒤에 숨겨진 진실을 파악하지요.” 검사·변호사로 피의자를 경험한 판사는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는데 훨씬 유리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검사 출신 변호사들은 입버릇처럼 ‘다시 수사를 하면 정말 잘할 텐데….’라고 말합니다. 사건의 한 쪽면만 보다 다른 쪽을 경험하니까, 이런 탄식이 나오지요.”그의 다양한 경험은 가르치는데도 큰 도움을 줬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공직문화를 바꾸자] ⑤학연따라 지연따라

    [공직문화를 바꾸자] ⑤학연따라 지연따라

    “정부 인사에서 혈연·지연·학연을 완전히 무시하라는 것은 한국사람에게 김치를 먹지 말고 살라는 것과 같다.” 미국 정부의 인사시스템을 살펴보려고 지난 9월 워싱턴을 찾았던 정찬용 청와대 인사수석은 당시 언론사 워싱턴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런 말을 했다. 연줄을 배격하고, 균형잡힌 인사를 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강조한 말이지만, 역설적으로 공무원 사회에서 학연·지연이 얼마나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나를 여실히 보여준다. 공직사회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특정지역·특정고교 출신이 실세로 급부상하는 구태가 반복되고 있다.TK(대구·경북)·PK(부산·경남)라는 말이 일반 명사화한지 오래됐고, 경북고·경남고·경복고·광주고·전주고 등 집권자나 그 주변의 실력자가 나온 특정학교 출신들이 정권교체와 맞물려 한껏 세를 누려왔다. 때문에 공무원도 지역이나 학교를 중심으로 뭉쳐왔고, 이런 현상은 고위직일수록 정도가 심했다. ●지역색 기승… 승진에 큰 영향 사회부처의 A서기관은 “공무원 조직은 누가 수장이 되느냐에 따라 본인의 신분도 엄청나게 바뀐다.”면서 “특히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공직사회는 출렁일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다른 부처의 B서기관도 “부처의 경우, 장관의 출신지에 따라 부서장·국장·과장까지 영향을 받는다. 인사관련 부서에서 알아서 기는 셈”이라면서 “장관과 같은 지역 출신을 인사부서에서 지역배려라며 알아서 요직에 앉히는 관행도 수십년 동안 지속돼 왔다.”고 인정했다. 겉보기엔 다같은 공무원처럼 보여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천갈래 만갈래로 헤쳐 모이고 있다.▲중·고교·대학·대학학과 ▲출신지역·고향 ▲고시·비고시 ▲출신 근무부처 ▲출신 군경력 등 굵직굵직한 구분 기준만 들이대도 10여개는 족히 된다. 그나마 1970년대 후반 고교평준화가 된 이후 명문고의 의미가 사라지면서, 이른바 특정고교를 중심으로 한 학연은 주로 1∼3급 정도에만 해당되고,4급 이하에서는 많이 사라진 게 다행일 정도다. 하지만 지역을 연고로 한 모임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고, 이런 지역색은 승진 등 인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자의든 타의든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줄서기’를 강요하는 분위기가 퍼져 있다. 인사 때마다 뒷말이 무성하고 루머로 엉뚱한 피해자가 생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최근 1급으로 승진한 사회부처의 C씨가 대표적인 경우. 고시 선배들을 제치고 승진한 그는 청와대의 한 실력자와는 고교 동기동창, 행정부의 최고위층과는 대학 학과 동기동창이다. 업무능력만 보면 ‘승진’을 하고도 남을 만하다는 안팎의 평가를 받아왔지만, 이런 배경(?)탓에 “줄이 좋아 덕을 본 게 아니냐.”는 일부의 시샘을 감수해야 했다. ●노동·복지·농림부 호남인맥 강해 학연만 놓고 보면 ‘엘리트’들의 총집합 장소인 재정경제부의 경기고 동문이 대표적. 그러나 고교평준화 이후 세력을 크게 잃어 가고 있고, 참여정부 들어 주변을 의식해 소모임도 자제하고 있다. 대신 지역에 기반을 둔 신흥 명문고교 출신들의 공직 입문이 늘면서 새로운 소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산업자원부에는 주요 보직국장에 서울고 인맥이 있다. 국장 이상만 7명이나 되는데다, 핵심보직으로 꼽히는 주미 상무관을 선·후배가 서로 돌아가면서 맡는 기연을 이어가고 있다. 노동부는 광주일고 인맥이 눈에 띈다. 업무 특성상 보건복지부는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출신이, 농림부는 서울 농대 출신들이 많다. 이 세 부서는 모두 호남인맥이 강한데,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부터 정권 차원에서 호남인력을 중용했기 때문이다. 또 고시출신이 오기를 꺼려 다른 부처보다 ‘비고시’출신들의 파워가 센 편이다. 대전청사 철도청의 경우, 철도고·철도대 등 철도관련 학교 출신들과 호남인맥이 주류을 이루고 있다. 법조인들은 서울대 출신이 절반이 넘기 때문에 ‘소수정예’의 만남이 이뤄질 수 있는 특정고교 중심의 모임이 많은 편이다. 한 지방 명문고 출신 법조인들의 경우 판사·검사·변호사 등 ‘법조3륜’이 매월 정례모임을 갖는다. 이들은 모임을 통해 각종 정보를 교류하고 친목을 다지는 계기로 활용하며, 각종 인사청탁이 이뤄지기도 한다는 게 법조계 인사들의 귀띔이다. ●재향경우회 회원 120여만명 경찰내 지연모임은 대한민국재향경우회가 대표적. 회원수 총 120여만 명의 조직을 가지고 있다. 전체 회원중 정회원(퇴직경찰관, 퇴역 전·의경) 105만명, 명예회원(현직 경찰관 및 전·의경) 15만명이다. 시·도 중심의 지부는 19개로 지방경찰청 단위를 중심으로 하고, 지회(경찰서 단위) 269개, 분회(파출소 단위) 2323개로 실로 방대한 조직이다. 사회복지·봉사활동, 회원 상부상조 및 협동정신 함양을 목적으로 활동하지만 실제로는 지역별 친목 성격이며, 선거철이면 정치적 성향을 강하게 드러낸다. 김성수 강충식 유영규기자 sskim@seoul.co.kr
  • NGO / 시민단체가 매긴 ‘참여정부 100일’ 성적표

    ‘소리는 요란,성과는 별로….’ 참여연대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이 2일 참여정부가 100일 동안 펼쳐온 개혁정책에 대한 평가를 쏟아냈다.12개 평가 분야 가운데 환경분야가 ‘낙제점’으로 최악의 평가를 받았다.경제·노동·민생·복지분야도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는 등 모든 분야의 성적이 낮았다.외교·통일·안보분야는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줬다는 어정쩡한 평가를 내렸다. ●낙제점 환경정책과 소리만 요란했던 노동개혁 홍성태(참여연대 정책위원장) 상지대 교수는 “참여정부는 환경정책에서 무능력과 무기력에 빠져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홍 교수는 “대통령직 인수위원에 단 한 사람의 환경정책 전문가도 배치하지 않았다.”면서 “자연파괴형 공업의 상징인 핵발전과 대형 댐건설은 물론 새만금 갯벌 매립사업과 전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도로공사 등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박석운(참여연대 운영위원) 노동인권회관 소장은 “노동정책은 기대수준에는 못미치지만 두산중공업 사태와철도노조문제,화물연대 파업사태 등에서 이전 정권과 다른 접근법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실제 노동정책과 관련한 개혁은 여전히 나팔소리만 요란할 뿐 실천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권해수(경실련 정부개혁위원장) 한성대 교수는 이와 관련,“개별 사안에 대해 청와대 주도로 정치적 해결에 의존,원칙에 기초한 협상에 실패했다.”면서 “특히 대통령이 이해당사자인 노조와의 직접 대화로 실무진의 협상 가능성을 없애버린 것은 분권과 자율을 표방하는 참여정부의 이념에 크게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흡한 반부패 정책과 시작도 못한 변호사·법원개혁 장유식(참여연대 협동처장) 변호사는 “당초 대선 공약에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의 신설과 특검제 실시를 공약했으나,집권 후에는 ‘특검제의 한시적 상설화’ 등으로 후퇴했다.”고 지적했다.그는 “합법적 부패로 불리는 공직자의 주식보유 문제인 ‘이해충돌’에 대해서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고 있으며,시민옴부즈맨제 도입이나 투명한 인사시스템 확립,투명한성과중심의 예산개혁 등 반부패 정책과제의 진척이 미흡하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전제일 사법감시센터 간사는 “검찰개혁은 어느정도 이뤄졌지만 검찰과 함께 ‘법조 3륜’인 법원과 변호사 부문에 대해서는 어떠한 개선이나 개혁과제 설정조차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전관예우 근절방안과 함께 부패 변호사에 대한 징계문제와 법관의 직무수행에서 공정성과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부실한 민생분야와 실망스러운 복지정책 김남근(참여연대 협동처장) 변호사는 “참여연대가 지난해 말부터 벌인 ‘스톱 카드!’ 캠페인을 통해 신용카드사의 발급 남발과 사용한도 폐지 등으로 신용불량자와 가계파산자 양산과 카드사의 부실 우려를 지적했음에도 규제완화라는 미명 아래 카드회사의 부실 경영을 방치,300만명이 넘는 신용불량자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김연명(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장) 중앙대 교수는 “참여정부의 복지 관련 첫 발언인 보육업무의 여성부 이관은 찬반여부를 떠나 장기적인 비전없이 제시되는 바람에 혼란을 가져왔고,보육업무나 국민연금에 대한 복지부 장관의 발언 역시 정교한 정책구상이나 폭넓은 이해 없이 즉흥적으로 제시된 것이라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했다.”고 말했다.그는 “정부 차원의 정교한 정책구상이 없고,이를 집행할 만한 체계적인 의사결정과 집행구조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 외교·통일·안보정책 김연철(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실행위원)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의 핵문제 해결원칙이 3자회담과 한·미정상회담을 거치면서 한·미관계와 남북관계의 미묘한 긴장이 깨어지고 있다.”면서 “특히 한·미정상회담은 노무현 정부의 외교적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줬다.”고 평가했다.또 “남북관계에서 핵문제뿐만 아니라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등 표류하는 경제협력을 활성화하기 위한 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며,대북문제도 한·미공조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며 주변국 외교 등 다차원적인 외교릍 통해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현석기자
  • [임영숙 칼럼]검찰 개혁 이제 시작이다

    지난 2월 새 정부의 내각이 구성될 무렵이다.역대 정부에서 몇차례 장관 후보로 거론됐던 것으로 알려진 한 선배가 말했다.친지로부터 “당신은 이제 거물이라 장관 후보에 오르지 않는 모양이다.”는 전화를 받고 “내가 무슨 거물이냐.”했더니 “거물(巨物)이 아니라 거물(去物)이라는 뜻”이라는 대답을 들었다는 것이다. 이 선배의 이야기에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폭소를 터트렸다.그리고 씁쓸한 표정으로 “맞아.우리 모두 거물이야.”라며 고개를 끄덕였다.50∼60대가 모인 자리였다. 사시 23기인 강금실 법무부장관이 임명된 이후 검찰 인사를 둘러싸고 벌어진 소동이 마무리단계에 들어선 듯싶다.새 검찰 총수로 송광수 전 대구 고검장이 내정된 데 이어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 인사가 11일 발표됐다.이번 인사로 사시 12∼14회가 주축이던 검찰 지휘부가 사시 13∼18회로 젊어지고 많은 ‘거물'들이 배출됐다. 오랫동안 검찰 몫이었던 법무장관에 판사 출신의 40대 여성이 임명되자 파격적인 서열파괴인사가 실시될 것이라는 예측으로 검찰이 반발하고 급기야 사상 유례없는 대통령과 평검사의 ‘맞장뜨기’대화가 TV로 생중계되고 그 결과 검찰총장이 옷을 벗은 후 이루어진 인사다.검사장급 이상 38명이 교체된 사상 최대의 물갈이 인사로 선후배의 자리가 뒤바뀐 충격에 따른 반발움직임도 있지만 여진이 오래 가지는 않을것 같다. 이번 인사가 검찰에는 충격적이겠지만 사실 검찰 개혁의 작은 출발점일 뿐이라고 할 수도 있다.검찰 개혁이 본격화되지 않는다면 검찰 수뇌부가 조금 젊어졌다는 것이 국민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검찰 개혁의 핵심은 검찰이 이른바 ‘정치권력의 시녀’에서 벗어나 ‘사회정의의 실현자,인권옹호의 파수꾼’으로 독립하는 것이다.검찰의 독립성이 검찰의 조직이기주의를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 확보돼야 하는 것이다.이를 위해서는 대통령이 약속한 대로 검찰청법을 개정해 법무부장관 자문기구인 검찰 인사위원회를 실질적인 심의기구로 격상시켜 검찰개혁을 제도화해야 한다. 검찰개혁은 더 나아가 판사 변호사 조직을 포함한 법조개혁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한번의 시험으로 평생 특권이 보장되는 사시제도의 문제점과 이른바 법조3륜의 폐쇄성의 병폐를 깨트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그 대안으로 지금까지 제시돼온 로스쿨 제도 도입,사법고시 철폐,변호사 경력자 중 판·검사 임용,판사 계급제 철폐 등 법조계의 근본적인 구조개혁을 시간이 걸리더라도 추진하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도개혁보다 앞서 검찰이 현실을 직시하고 의식변화를 먼저 이루어야 할 듯싶다.이번 검찰 인사파동에서 얻은 중요한 수확은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모두가 공감했다는 것,그리고 검찰과 국민의 인식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검찰로서는 치욕적인 유행어 ‘검사스럽다’가 인터넷에 떠돌 만큼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실망이 표출되고 있는데도 “검찰이 왜 이렇게 개혁의 대상으로 낙인찍혔는지 모르겠다.”는 검사의 푸념이 아직도 나오고 있다.우리 사회 구석구석이 변화하고 있는데 검찰은 오랫동안 호두 껍데기처럼 단단한 장벽 속에 스스로 갇혀 있지 않았나 되돌아보아야 할 것 같다. 물론 일부 정치검사들의 잘못으로 추락한 검찰 이미지 때문에 검찰 조직의 모든 사람을 개혁대상으로 몰아붙이는 듯한 분위기 또한 위험하다.단순히 나이나 기수로 도덕성과 부도덕성을 가르는 것도 적절치 않다.일방적인 몰아붙이기는 사회의 건강성을 해친다. 이번 검찰 인사에서 ‘거물'이 된 사람이 분노에 가득 찬 마음에서 옷을 벗기를 거부하는 게 아니라 후배 상관 밑에서 소신껏 일할 수 있다는 신념에서 자리를 지키는 모습을 보고 싶다.진정한 검찰개혁은 거기서부터 시작될 것이다.지나친 기대일까. 미디어연구소장 y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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