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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검찰, 자신을 수사하는 게 개혁/이기철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검찰, 자신을 수사하는 게 개혁/이기철 사회부 차장

    검사가 과연 한 식구인 검사를 수사해 단죄할 수 있을까? 형식상으로 가능은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게 키워드로 떠오른 검찰개혁의 방향이다. 지난해 5월, 엄청난 충격파를 던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노 전 대통령의 피의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고발된 이인규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등 수사팀 전원에 대해 ‘죄가 안됨’ 또는 무혐의로 판단해 기소하지 않았다. 당시 홍만표 수사기획관이 브리핑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의 피의사실을 공표한 것과 노 전 대통령 딸의 미국 주택구입 사실 등이 피의사실 공표에 해당하지만 국민의 알 권리가 목적이어서 수사의 필요성도 없다고 봐 불기소 처분했다는 것이다. 검찰이 내린 결론을 요약하면 범죄 혐의가 일부 발견됐지만 ‘죄가 되지 않는다.’ 이를 두고 법조계는 물론 일반인들의 비판이 거세다. ‘1억원대 명품시계’ 발언과 같은 피의자의 인격을 모욕적으로 훼손하는 피의사실 공표까지 법이 허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발표한 날, 모임에서 만났던 변호사는 “(노 전 대통령 사건의 경우) 국민의 알 권리와 피의자 인권보호의 균형이 전혀 맞지 않았다.”며 “검찰 수사의 정당성을 잃은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는 “이미 예상했던 결론”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검찰 스스로 법이 규정한 피의사실 공표죄를 쓸모없게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형법 제126조는 “검찰, 경찰 기타 범죄수사에 관한 직무를 행하는 자가 그 직무를 통해 지득한 피의사실을 공판청구 전에 공표한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른 변호사는 “검찰이 자신의 피의사실 공표에 대해 처벌하지 않는다면 피의사실 공표죄는 이미 사문화된 조항”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1억원대 명품시계 건을 누설한 ‘나쁜 빨대’는 찾아내지도 못했다. 검찰은 나쁜 빨대를 찾아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제대로 설명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런 비판에 대해 검찰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고, 공표한 사실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므로 죄가 안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검찰의 자의적 설명일 뿐이다. 죄가 되고 안 되고는 검찰이 예단할 것이 아니라 법정에서 가리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검찰이 검찰을 상대로 한 이같은 고소·고발 사건이 2008년 475건이었고, 지난해 상반기까지 158건이었다. 그러나 단 한 건도 기소하지 않았다. 이런 데서 검찰에 대한 불신의 싹이 튼다. 일반인들이 색안경을 쓰고 검찰 수사를 ‘해석’하고, 정치인들은 철저하게 이를 활용한다. 지난 연말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한 검찰 수사가 꼭 그렇다. 검찰 불신은 일반인에게서만 그치는 게 아니다. 검찰 사정을 잘 아는 변호사 역시 대체로 검찰을 믿지 않는다. 지난해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유선호·우윤근 의원 등의 설문조사 결과, 변호사 76.1%가 검찰 수사관행이 부적절하며, 68.9%는 피의자에 대한 검찰의 태도가 비인간적인 경우 많다고 답했다. 검찰도 잘못할 수 있다. 이를 검찰도 인정해야 한다. “괴물과 싸우다 괴물을 닮는다.”는 니체의 말처럼 검찰이 사회의 거악( 巨惡 )과 싸우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악을 닮는다. 검찰의 오류를 좀 더 엄정한 시각에서 바로잡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국민을 위해서다. 수사권을 경찰에 나누는 것이나 고위 공직자 비리수사처 신설을 검찰이 반대만 할 것이 아니다. 검찰은 조직이 아니라 공익의 대표자가 돼야 한다. 수사권을 독점한 검찰이 수사하지 않으면 어떤 기관도 수사할 수가 없다. 또 재판에 부칠지 말지를 결정하는 기소권도 검찰이 독점하고 있다. 지금 한국 검찰은 슈퍼맨과 같은 무소불위의 조직이다. 검찰엔 ‘크립톤’과 같은 약점도 없다. 이러니 암만 포청천 같은 검찰이라도 팔이 안으로 굽듯, 제식구를 감쌀 수밖에 없다. chuli@seoul.co.kr
  • “권익위 독립기구 개편후 공수처권한 줘야”

    “권익위 독립기구 개편후 공수처권한 줘야”

    국민권익위원회가 최근 법률개정을 통해 공직부패수사처(공수처)와 유사한 권한을 가지려고 하는 가운데 권익위가 국무총리실이나 대통령 직속기관인 상태에서는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권익위와 대한변호사협회,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는 7일 권익위 대강당에서 ‘공직자 윤리의식 제고 및 부패방지를 위한 공개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학계와 법조계, 시민단체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해 공직사회 부패를 척결하고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이지문 투명사회운동본부 정책실장은 고위공직자의 비리를 막기 위해서는 공수처 설치가 필수적이지만 지금의 권익위에 역할을 맡기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익위가 국무총리실이나 대통령 직속 기구인 상태에서는 대통령 친인척이나 측근, 여당 의원들에 대한 조사를 제대로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국민이 조사 결과를 믿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 실장은 “권익위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나 헌법재판소 같은 독립기구로 개편한 뒤 공수처 권한을 주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현재 국무총리실 산하인 권익위는 최근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만들어 대통령 산하로 소속을 바꾸고 계좌추적권 등을 갖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토론회에서는 공수처 설치 외에 현행 공직자 재산등록 및 공개제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다수 제기됐다. 이헌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는 “‘공직자윤리법’을 개정해 공무원이 재산공개를 할 때 재산 목록뿐 아니라 재산 형성 및 취득과정, 자금원 등도 밝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성남 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기업 이사나 정부투자기관 자회사 임원들이 업무 수행과정에서 취득한 정보를 이용해 재산을 늘릴 가능성이 있는데도 이들이 재산공개 대상자에서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또 현행 공직자 재산공개 제도에서는 공무원이 차명계좌를 이용해 재산을 숨길 경우 찾아낼 방법이 없다고 비판했다. 공무원이 ‘스폰서’로부터 ‘떡값’ 명목으로 건네받은 금품이나 향응도 뇌물죄로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재오 권익위 위원장은 “올해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우리나라 부패인식지수(CPI)는 세계 15위권이라는 경제력 규모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인 만큼 국가 청렴도 제고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검찰 고위간부 프로필

    ■ 황희철 법무부 차관 - 두산 비리의혹 수사 지휘 기획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로 재직하던 2005년에는 두산그룹 비리 의혹 사건을 수사해 박용오 전 명예회장 등 총수일가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하지만 2006년 법조브로커 윤상림씨의 수표가 계좌에서 발견돼 대구고검 차장으로 전보되기도 했다. ■ 노환균 서울중앙지검장 - 이론·실무 겸비 공안통 탄탄한 이론과 풍부한 일선 수사 지휘 경험을 갖춘 ‘공안통’으로 상황분석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인정받는다. 철저한 원칙주의자이지만 함께 생활하는 직원들 사이에서는 인간적이고 자상한 성품의 소유자로 평가받는다. 동양고전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김홍일 대검 중수부장 - 뚝심있는 수사 ‘강력통’ 뚝심있는 수사로 대표적인 검찰 ‘강력통’으로 인정받고 있다. 2007년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 때 이명박 대통령의 도곡동 땅 차명보유 의혹과 BBK 의혹 수사를 진두지휘하며 이름을 알렸다. 지존파 납치·살해, 대구 지하철 방화 사건 등 굵직한 특수 및 강력사건을 도맡아 처리했다. ■ 신종대 대검 공안부장 - 수사·기획 능력 탁월 일선에서 공안 파트 경험을 두루 쌓았으며 수사와 기획능력을 겸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과묵하지만 원만한 성격으로 ‘신사’라는 별명도 붙었다.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로 재직하던 지난 2007년에는 17대 대선을 전후로 들어온 각종 고소·고발 사건 수사를 지휘하기도 했다. ■ 최교일 법무부 검찰국장 - 1세대 과학수사 전문가 친화력이 뛰어나다. 대검 과학수사기획관 시절 대검 디지털 포렌식센터 건립을 주도, 검찰 ‘1세대 과학수사 전문가’로 인정받기도 했다. 2008년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 때 MBC PD수첩의 광우병 관련 보도 명예훼손 사건, 정연주 전 KBS 사장의 배임 혐의 고발 사건 등을 지휘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로스쿨·참여재판 등 사법개혁 현실로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로스쿨·참여재판 등 사법개혁 현실로

    법률가 출신 첫 국가 원수인 노무현 전 대통령은 법조계에서도 역시 ‘승부사’였다. 노 전 대통령은 짧은 판사, 변호사 경험을 토대로 오랫동안 탁상공론에 머물던 ‘사법개혁’을 현실화시켰다. 대법원을 ‘대리인’으로 내세워 불과 3년 만에 기틀을 잡고 사법개혁 법안까지 통과시켰다. ‘그들만의 리그’에서 ‘우리들의 리그’로 재판은 바뀌어 갔다. 노 전 대통령의 유작(遺作)은 오늘도 법원 곳곳에서 살아 숨쉬고 있다. ●대법관, 헌법재판관 다양화 노 전 대통령은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구성의 다양화를 개혁의 첫걸음으로 택했다. ‘4차 사법파동’을 계기로 김영란 대법관과 전효숙 헌법재판관이 기수와 서열을 깨고 금녀(禁女)의 자리에 임명됐다. 2005년 9월 개혁 코드가 맞는 대법관 출신 이용훈 변호사를 사법부 수장인 대법원장에 앉혔다. 이 대법원장은 노 전 대통령의 지원과 법원 내 개혁파의 지지를 얻어 발빠르게 사법개혁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사법파동을 주도한 박시환 변호사와 노동법 전문가인 김지형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대법관에 각각 임명됐다. 진보 인사의 잇따른 입성으로 보수 일색이던 사법부가 다채로워졌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의 동기들이 대법관·헌법재판관에 오르면서 측근 인사, 정실 인사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로스쿨, 법조 일원화 법조인 양성 방식도 확 바뀌었다. 2007년 7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법학전공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전공자들에게 법조계가 문을 활짝 열었다. ‘고시낭인’을 양산하는 사법시험이 아니라 로스쿨 교육(3년)으로 법률가를 양성하게 된 것이다. 물적·인적자원을 쏟아부은 대학들은 가뭄에 단비를 만난 것처럼 반겼다. 하지만 로스쿨로 가는 길은 순탄하지 않았다. 변호사 단체와 법학대학이 로스쿨 총정원을 두고 일대 ‘전쟁’을 벌였다. 변호사 급증은 기존 변호사들에겐 생존의 위협이 되는 만큼 변호사단체는 로스쿨 정원을 사법시험 합격자 수인 1000명으로 제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대학들은 총정원은 물론 대학별 정원도 늘려야 한다고 맞섰다. 결국 총정원은 꾸준히 늘리기로 합의했지만 로스쿨 인가과정에서 탈락한 대학들이 법원에 소송을 내는 등 분쟁이 꼬리를 물었다. 로스쿨의 도입으로 판·검사의 임용방식도 달라졌다. 검사나 변호사 가운데 판사를 임용하는 비율을 점차 늘려 법조 일원화를 실질적으로 이루게 된 것이다. 2006년, 2007년 전체 판사 120여명 가운데 20명이 재야에서 선발됐고, 2012년에는 신규 판사의 절반인 75명 정도를 이 방식으로 뽑을 계획이다. ●국민참여재판 시행 형사재판에서 배심원이 유·무죄와 형량을 결정하는 국민참여재판 제도도 노 전 대통령 재임시절에 이뤄졌다. 헌법상 법관은 법과 양심에 따라 독립적으로 재판을 해야 한다. 그러나 사건 당사자들은 ‘전관예우’ ‘유전무죄 무전유죄’ 등의 이유를 들어 재판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았다. 노 전 대통령 재임 때 일어난 크고 작은 법조비리 사건은 결국 국민들이 직접 형사재판에 참여해 판결을 내리는 제도로 꽃을 피웠다. 그렇지만 이 제도에 대한 평가는 그리 후한 편은 아니다. 지난해 1월부터 시범 실시되고 있는 배심제는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사건 접수율이 낮고 배심제를 신청했다가 철회하거나 법원이 배제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배심원의 판단에 불복해 피고인 대부분이 항소하는 것도 문제다. 일각에서는 국민참여재판제도가 고비용 저효율 제도라고 비판한다. 형사재판의 또 다른 혁신은 공판중심주의다. 법정에서 피고인의 방어권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법원이 불구속 재판 원칙을 천명하고, 피고인과 검사가 대등하게 법정에서 유·무죄를 다투는 풍경이 벌어졌다. 인권 침해를 막기 위해 수사과정에서의 영상녹화 조사도 가능해졌다. 전례없는 일이었다. ●호주제 폐지… 가족관계등록에 관한 법률 시행 지난해 4월 대한변호사협회는 참여정부 때 인권과 여권이 신장됐다고 평가했다. 호주제 폐지는 남성우월적 전통이 뿌리 깊게 자리한 우리 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 왔다. 호주제를 대신한 가족관계등록법은 호주(아버지)가 아니라 개인별로 출생과 혼인, 사망 등의 변동사항을 기록해 관리하도록 했다. 특히 자녀의 성과 본을 법원 허가를 받으면 변경할 수 있고 이혼 후 자녀의 친권과 양육권을 어머니가 가질 수 있게 됐다. ‘홧김 이혼’을 막기 위해 협의이혼 숙려제도와 이혼 전 상담제도도 도입됐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노무현 소환 이후] 소신과 훈수 사이…‘盧 신병처리’ 임총장의 묘수는

    [노무현 소환 이후] 소신과 훈수 사이…‘盧 신병처리’ 임총장의 묘수는

    ●‘영장폭탄’ 法·檢중 한 곳 상처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신병 처리를 둘러싼 검찰의 기류가 복잡하다. 당초 노 전 대통령의 검찰 출석이 신병 처리에 대한 마지막 방점이 될 것으로 여겨졌으나 사정은 그렇지 못하다. 이번 주에 결정하기로 했던 신병 처리는 다음주로 넘어갔고 검찰 수뇌부는 4일 수사결과를 보고받은 상태지만 수사는 진행 중이다. 법무부 수뇌부는 구속기소가 정치적 혼란만 가져올 뿐 실익이 없다는 입장을 조심스레 내비치고 있다. 최종 결정권자인 임채진 검찰총장은 수사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검찰의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합리적인 결정을 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임 총장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끝난 이후 일선 지검장들에게 전화를 걸어 신병 처리에 대한 의견과 법조계의 의견 등을 물으면서 자신의 고민도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 총장의 법적인 고민은 구속영장을 청구했을 경우 법원의 판단을 담보할 수 있느냐와 직결돼 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간부들이 수사결과에 흡족해했다.”고 말했지만, 수사에 최선을 다했다는 것과 법원의 판단은 다를 수 있다는 점에서 해석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법원이 받아들인다면 별 문제가 없지만 법원이 달리 판단한다면 검찰로서는 조직의 위기다. 반대로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한 뒤 법정에서 무죄로 판결난다면 법원이 위기에 처할 수 있다. 검찰과 법원이 ‘폭탄돌리기’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불구속기소를 할 경우 그동안 전직 대통령의 비리 혐의를 둘러싸고 온 나라를 뒤흔들었던 검찰 수사가 용두사미로 막을 내린다는 비아냥을 듣게 된다. 임 총장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내릴 판단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와도 무관치 않다. 법대로의 원칙에 따라 노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경우 검찰은 현 정권 실세들에 대한 수사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부담을 져야 한다. ●불구속 땐 ‘용두사미’ 부담 이런 점에서 수사팀이 임 총장에게 보고할 때 구속영장 청구 등의 사법처리 방안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검찰이 ‘죽은 권력’에 대해서는 엄격하고 ‘살아있는 권력’에 관대할 경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이런저런 이유로 돈을 받은 검찰 수뇌부의 의혹과 관련된 대목에서는 검찰이 수사 주체로서 적절한지 여부에 대한 논란까지 빚어질 수 있다. 검찰 외부에서 들리는 주문성 외압도 임 총장으로서는 달갑지 않은 대목이다. 이랬으면 좋겠다, 저랬으면 좋겠다는 식의 훈수가 검찰의 독립성을 해칠 수 있는 발언으로, 속내가 불편하다. 하지만 수사가 생물이듯이 외부의 목소리도 생물처럼 꿈틀거리기 때문에 이를 무시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결국 임 총장은 수사결과를 토대로 그동안 자신이 지켜온 법조인으로서의 소신과 안팎의 목소리를 겸허히 조합하는 절충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공직자 더 엄격한 윤리의식 가져야”

    “공직자 더 엄격한 윤리의식 가져야”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성숙한 법치주의를 위해서는 국민에게 법을 지키라고 요구하기 전에 법을 다루는 사람들이 신뢰와 권위를 인정받아야 한다.”며 “공직자들은 권한이 큰 만큼 사회적 책임이 막중하고 더욱 엄격한 윤리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 엄정수사 의지 우회 피력” 이 대통령은 이날 코엑스에서 열린 제46회 법의 날 기념식에 참석, 기념사를 통해 이같이 강조하고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 법을 집행하는 공무원, 법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법조인들이 먼저 높은 책임감과 윤리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박연차 게이트’로 현역 의원들은 물론 전직 대통령까지 검찰 수사 대상에 올라 있는 우리 사회의 법 붕괴 현상에 대해 각성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소환을 앞두고 ‘엄정수사’ 의지를 우회적으로 피력한 게 아니냐는 정치적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 대통령이 새 정부 출범 후 발생한 부정과 비리에 대해서는 사면을 금지하는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법·질서 준수를 피력해 왔지만 이번 메시지는 이전보다 훨씬 강력하다는 평가다. ●법의 날, 대통령 참석은 처음 현직 대통령이 법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법의 날을 범(汎) 정부적인 기념일로 복원시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대통령이 법·질서 준수를 강조하는 것은 부정부패를 없애지 않고서는 선진일류국가로 갈 수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식품·아동범죄 특단대책 주문 특히 이 대통령은 “국민건강을 해치고 사회불안을 조장하는 식품안전 범죄, 아동이나 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 경제적 약자를 괴롭히는 고리사채 등과 같은 사회악은 더욱 엄격하게 다뤄 우리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데 앞장서 달라.”고 주문했다. 서민과 사회약자층 보호를 최우선적으로 강조한 셈이다. 최근 경제위기가 심화되면서 국민건강을 해치는 식품범죄, 경제적 약자를 괴롭히는 고리사채, 아동과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 서민을 울리는 일선 공무원들의 잇따른 복지기금 횡령 사건 등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아 이들의 피해가 가중되면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이 대통령의 판단으로 해석된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서울광장] 참 비겁한 ‘집사람’ 탓하기/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 참 비겁한 ‘집사람’ 탓하기/함혜리 논설위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검은 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수뢰 혐의 등으로 전직 대통령과 측근들이 사법처리되는 것은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 하지만 대선후보 시절부터 깨끗한 정치를 내세우며 과거 정치와의 차별화를 시도했고,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도 누차 청렴과 도덕성을 강조해 왔던 터라 그가 박연차 리스트에 연루됐다는 사실은 온 국민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노 전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서 금품 수수사실을 스스로 시인함으로써 ‘노무현다운’ 면모를 재차 과시했다. 가족 문제로 측근 인사들이 줄줄이 구속된 데 대한 자책감의 발로일 수도 있고, 검찰의 수사망이 봉하마을 문턱까지 좁혀지자 스스로 시인하는 길을 택함으로써 도덕적 비난을 비켜가려 했다는 분석이다. 그런데 노 전 대통령이 박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아 쓴 당사자로 부인 권양숙 여사를 내세운 점은 아무래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7일 자신의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에 올린 사과문에서 “저의 집에서 부탁해 그 돈을 받아 사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돈이 필요했던 것은 ‘미처 갚지 못한 빚’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가 이런 애매한 표현들을 통해 하고 싶었던 말은 이런 게 아니었을까 싶다. ‘세상물정 모르는 집사람이 답답한 마음에 그만 실수를 저질렀는데 나는 모르는 일이었다. 그러니 낸들 어쩌겠느냐?’ 이 대목에서 노 전 대통령이 ‘집(사람)’을 내세운 이유가 무엇이었을지 대충 감이 잡힌다. 법조인 출신인 노 전 대통령은 치밀한 법률적 검토와 계산 아래 단어 하나하나에 방점을 찍었다. 핵심은 권 여사와 박 회장 사이에 돈거래가 이뤄질 당시 자신은 이를 몰랐다는 것이다. 정말로 몰랐다면 특별히 죄를 묻기 어렵다. 권 여사를 내세운 이유는 이 밖에도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대통령 부인이 공무원 신분이 아니어서 뇌물죄 적용 또한 쉽지 않다. 집사람을 등장시킴으로써 특정한 청탁이 전제되지 않은 돈이라는 점을 은연중에 부각시킬 수 있다. 아무리 그래도 집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기려는 것은 너무 비겁한 처사다. 인정에 호소해 권력형 비리를 합리화하려는 의도라는 것이 너무 확연하니 하는 말이다. 대통령까지 지낸 사람이 잘못을 저질러 놓고는 부인 핑계를 대는 것은 두고두고 웃음거리가 될 일이다. 권 여사를 두둔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모든 것을 자신이 부덕한 탓으로 돌리고 국민 앞에 사과하는 것이 더 올바른 처신이라고 본다. 그것이 가장을 믿고 따르는 것을 미덕으로 삼고 사는 ‘집사람’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노 전 대통령의 해명은 여러 가지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2007년 6월 박 회장의 자금관리인이 정상문 당시 청와대 총무비서관에게 100달러 다발 100개가 담긴 돈 가방을 전달했고, 정 전 비서관은 곧바로 관저로 찾아가 이를 ‘최종 수령자’에게 넘겼다고 한다.10억원이 넘는 거액이 오갔는데 그것을 몰랐을 리 없다. 또 노 전 대통령은 사과문에서 조카사위 연철호가 박 회장으로부터 500만달러를 받은 것은 자신과 무관하다고 했지만 아들 건호씨가 연루됐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비리의 몸통이 노 전 대통령 자신임이 밝혀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노 전 대통령은 부인의 치마폭에서 나와 모든 것을 국민 앞에 정직하게 밝히고,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뉴라이트 성향 이재교 교수 진실화해위원으로

    뉴라이트 성향 이재교 교수 진실화해위원으로

    ’법조비리’ 논란에 휩싸였던 이재교 인하대 교수(법학부)가 1일 국회 본회의 표결을 통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위원에 선출됐다. 앞서 민주당이 이 교수가 과거 변호사법 위반으로 구속된 경력이 있고 이념적으로 편향돼 있다며 반대입장을 밝혀,선출안 통과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국 표결처리를 통해 가결됐다.  서갑원 최고위원은 본회의에 앞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한나라당이 추천한 이 교수는 보수단체인 자유주의연대 부대표이며,뉴라이트 재단의 이사를 역임한 사람으로 조선일보 등에 야당과 시민사회세력을 비난하는 글을 쓴 사람”이라면서 “법적인 면이나 시민사회 경력으로 볼 때 한 쪽으로 편향돼 진실화해위 위원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이 교수는 지난 90년대 중·후반 판사출신 전관예우 관례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 브로커를 고용해서 무더기 수임을 받다가 사건수임비리 혐의로 구속된 사람”이라며 “공당인 한나라당이 이런 사람을 국가기관 위원으로 추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노영민 대변인은 이날 현안브리핑에서 “민주당은 이 교수를 과거사정리위원으로 임명하는데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며 “(이 교수는)사상적으로도 도덕적으로도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비난했다.노 대변인은 “이 교수는 지난 1993년 변호사 개업 이후 2달여 동안 300여건의 사건을 맡아 수임료로 13억여원 받고 일부를 브로커에게 지급해 변호사법 위반으로 구속된 사람”이라며 “이런 파렴치한 사람을 과거사위 위원으로 임명하려는 이명박 정권을 그렇게 사람이 없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공직자 재산공개-입법부·사법부·지자체] 헌법재판관 평균 32억으로 최고

    경기 침체 여파로 지난해 법무·검찰 고위간부와 고위 법관, 헌법재판소 재판관 가운데 절반 정도가 재산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황한식 서울고법 부장판사 6억여원 손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27일 공개한 법조계 고위 공직자 193명의 지난해 재산 변동 내역을 분석한 결과 45.5%인 88명의 재산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평균 감소액은 1억1000여만원이었다. 재산이 증가한 법조계 인사가 105명으로 조금 더 많았지만, 평균 증가액은 8600여만원으로 감소액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기관별로 보면 법무·검찰 고위간부 42명 가운데 28명(66.7%)의 재산이 줄어들었고, 헌재 재판관 등 재산 공개 대상자 11명 가운데 7명(63.6%)이 손실을 봤다. 특히 고위법관의 경우 140명 가운데 63명(45.0%)의 재산이 감소했는데 이는 2008년 공개대상자 133명 가운데 재산이 순감소한 대상자가 30명(22.6%)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2배나 늘어난 수치다. 이는 경기 침체 심화로 인한 주식 평가액 감소와 실물경기 침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고위 법관 가운데 황한식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펀드 평가액 감소로 6억여원의 손실을 봐 재산이 가장 많이 줄어들었다. 지난해 대법관 재산은 평균 2900여만원 감소했는데, 아파트와 건물 공시지가 하락 및 펀드 손실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대법관 가운데 9명이 서초·강남·송파구에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1년 새 재산이 가장 많이 줄어든 검찰 간부는 김정기 제주지검장으로 5억 7000만원이 감소했는데, 전년 말 기준 9억원대에 달했던 부인 소유의 주식 가치가 반으로 뚝 떨어져 5억 1000만원의 손실을 봤다. 헌재 하철용 사무처장도 투자상품의 평가금액이 떨어져 재산이 6억 4000여만원 줄었다. ●25명은 10억 이상 증가… 상속, 증여 덕 경기 불황에도 재산이 10억원 이상 늘었다고 신고한 공직자는 25명이나 됐다. 재산이 늘어난 고위공직자는 대부분 상속·증여 덕을 봤다. 재산 순증액 1위는 오세빈 전 서울고등법원장으로 외할아버지에게 상속받은 재산 등 15억 4000여만원이 늘었다고 신고했다. 김용헌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장모에게서 토지를 증여받아 4억 6000여만원, 강형주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장인에게서 비상장주식을 상속받아 3억 9000여만이 증가했다. 고위공직자 평균 재산총액은 20억여원이었다. 기관별로는 헌재 32억 9000여만원, 법원 20억여원, 법무부 및 대검찰청 16억 5000여만원으로 차이가 났다. 재산총액 1위는 104억 4000여만원을 신고한 부산고법 김동오 부장판사가 차지했다. 총액 기준으로 상위 10위 가운데 8명이 전·현직 고위 법관이었다. 헌재에서는 하철용 사무처장이 69억여원으로, 법무·검찰 고위 간부 중에는 김경한 법무부장관이 52억 6000여만원으로 유일하게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재산이 10억원 이상이라고 신고한 공직자는 전체의 74.1%인 148명으로 전년도 82.7%보다는 줄었다. 하지만 헌재는 신고대상 11명 전원이 모두 10억원 이상의 재산을 가지고 있었다. 검찰·법무부는 신고대상자 42명 중 34명(81.0%)이 10억원 이상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경한 법무부 장관은 골프장 회원권 가격 매도 등으로 전년보다 4억6000여만원이 줄었지만 재산 총액으로는 1위를 차지했다. ●미술품, 저작권 등도 재산으로 신고 고가의 미술품, 저작물 등 ‘이색 재산’도 눈에 띄었다. 대검 김진태 형사부장검사는 1960년대 박생광의 작품 ‘석류도’를 재산 내역에 포함시켰다. 김희옥 헌재 재판관은 ‘형사소송법의 쟁점’ 등 본인이 저술한 책 10여권을 지적재산권으로 기재했다. 보석으로 ‘부인 사랑’을 과시한 공직자들도 있었다. 목영준 헌재 재판관은 배우자 명의로 1.4캐럿짜리 다이아몬드를, 임채진 검찰총장은 1캐럿짜리 다이아몬드를 신고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대통령 WSJ 기고문에 네티즌 “생색내지 마” 성인오락실은 경찰 비리창고 식지않은 꿈 있나요 박진영 ‘이혼’ 홈피에 밝힌 이유 은행 대출금리의 두얼굴
  • [열린세상] 어느 나라 은행들인가/이필상 고려대 교수 경영학·전 총장

    [열린세상] 어느 나라 은행들인가/이필상 고려대 교수 경영학·전 총장

    정부는 4월 임시국회에서 정상적인 금융기관이라도 자본 확충을 위해서라면 공적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또 금융기관의 부실채권과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자산을 매입하고자 40조원 규모의 구조조정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장기 불황이 본격화함에 따라 부실자산이 폭증할 경우 금융기관과 기업의 동반 부도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경제는 긴박한 위기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버팀목인 수출 기반이 무너지고 내수가 얼어붙어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5% 이상 떨어질 전망이다. 이 가운데 해외 언론과 신용평가사들이 국내은행의 건전성과 대외신인도에 부정적 평가를 내놓았다. 피치는 국내은행들에서 내년 말까지 발생할 손실규모를 42조원이라고 분석했다. 또 단순자기자본 비율이 4.0% 수준으로 떨어져 동 비율이 6.6%인 씨티은행 등 외국계 은행에 비해 위기에 대한 내성이 크게 낮은 것으로 평가했다. 자본 확충을 충분히 하지 못할 경우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지고 경제가 심각한 위기국면에 빠진다는 뜻이다. 이번 조치는 정부가 부실화 위험이 큰 은행들에 선제적 지원을 하기로 한 것이다. 그리하여 은행건전성 확충, 대출과 투자 확대, 경기회복의 선순환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조치는 정부 의도대로 효과가 나타날 것인가? 한마디로 은행의 내부개혁과 구조조정이 전제되지 않는 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 은행의 핵심적 기능은 산업금융을 건전하게 하여 기업과 공동운명체로 발전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은행들은 이러한 기능을 거의 상실했다. 환란 때 은행들은 방만한 대출과 비리경영으로 경제위기를 불러와 많은 국민에게 눈물을 흘리게 했다. 이후 은행들은 정부가 160조원이 넘는 공적자금을 투입한 덕분으로 다시 일어났다. 그러나 은행들은 이번에 산업발전보다는 돈벌이에 급급했다. 투자와 창업을 지원하는 기업금융 대신 주택담보대출에 치중하여 가계 부문을 빚더미에 올려놓았다. 그 결과 경제성장 잠재력이 떨어지고 부동산과 증권시장은 거품으로 들떴다. 또 환위험을 관리해 준다는 명분으로 키코상품을 대량 판매하여 수많은 중소기업을 경영위기에 몰아넣었다. 더 나아가 수수료를 챙기는 것이 이익이라는 판단 하에 예금 대신 펀드 판매에 매달려 국민의 주식투자 가치를 반 토막으로 떨어뜨리는 데 주요 역할을 했다. 그러면서 종사자들은 임원이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의 연봉을 받는 등 돈잔치를 벌였다. 이런 상태에서 미국발 금융위기가 닥치자 은행들은 스스로 경제를 안고 쓰러지는 위험을 초래한 것이다. 어느 나라 은행들이기에 국민경제를 돈벌이 희생물로 만드는 것인가? 정부는 이런 은행들에 공적자금과 구조조정기금을 다시 대규모로 지원하려고 한다. 현행 경영구조를 그대로 둔 채 정부가 자금을 지원할 경우 결국 은행들은 지원자금으로 부실을 해소하고 다시 단순 돈벌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에서 자금을 풀어도 기업대출을 안 하고, 건설과 조선업의 구조조정을 맡겨도 부실기업 퇴출을 회피하며, 자본확충 지원을 해도 경영간섭을 이유로 거부하는 행위 등에서 은행들의 이기적 속성을 엿볼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정부는 은행에 구조조정을 과감히 요구하고 경영을 감시 감독하거나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4월 임시국회에서 공적자금을 사전에 투입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할 것이 아니라 부실이 예상되는 은행에 대한 구조조정을 강제하는 법조항부터 마련해야 한다. 다음 은행자본 확충 펀드와 구조조정기금을 조성하여 은행도 살리고 경제도 살리는 실효성 있는 정책을 펴야 한다. 위기로 치닫는 경제에 시간적 여유가 없다. 정부는 임기응변적 자금지원 정책을 지양하고, 은행의 경영구조를 바꾸고 새로운 산업발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금융정책을 서둘러야 한다. 이필상 고려대 교수 경영학·전 총장
  • [오풍연 대기자 법조의 窓] 공판중심으로 유전자를 바꿔라

    [오풍연 대기자 법조의 窓] 공판중심으로 유전자를 바꿔라

    대검 중앙수사부는 전국의 내로라하는 수사검사와 수사관이 집결된 곳이다. 그래서 자존심도 대단하다. 검사라면 누구나 한 번 그곳에서 근무하기를 희망한다. 굵직한 사건은 중수부 몫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가 있지만, 보다 세간의 관심을 끌 만한 사건은 중수부가 도맡아 왔다. 바로 검찰총장의 지휘를 받기 때문이다. 그런 중수부에 요즘 비상이 걸렸다. 중수부가 기소한 사건에서도 무죄 선고가 잇따르고 있는 까닭이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인수 의혹, 석유공사 비리 의혹 사건 등 10건 넘게 무죄를 선고받았다. 체면을 한참 구긴 셈이다. 한 검사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데 격분, 담당재판부에 이메일을 보내는 ‘굴욕적인 사건’도 있었다. 예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얼마 전 법정에서 놀랄 만한 장면이 목격됐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이 방청석에 앉아 재판과정을 지켜보고 있었다. 공판에 참여 중인 검사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경청하며 열심히 메모했다. 수사기획관은 통상 공판에 참여하지 않는다. 대신 중수부장을 도와 과장들의 수사를 총괄 지휘 감독하고, 브리핑을 하기도 한다. 홍 기획관의 법정 출현은 그만큼 다급하다는 방증이다. 중수부가 칼을 대는 사건은 대부분 대형 로펌에서 변호를 맡는다. 한 사건에 10명 남짓 저명한 변호사들이 가세한다. 호화변호인단에 비해 공판에 들어오는 검사들이 수적으로 열세인 게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변호인단에 밀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검찰도 이같은 사실을 부분적으로 인정한다. “수사 50%, 공판 50%” 홍 기획관의 의미심장한 말이다. 수사도 중요하지만 공판기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실제로 최근 8명의 검사를 차출받아 수사진을 보강했다. 무죄 선고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피고인의 입장에선 선물이고, 검찰로서는 치욕이다. 무죄 선고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1심 사건의 무죄 선고 비율은 2000년 0.08%에서 2002년 0.11%, 2004년 0.17%, 2006년 0.21%, 2008년 0.29%로 급등했다. 항소심도 1% 이하이던 것이 2005년 1.5%, 2007년 1.8%로 뛰었다. 이는 법원이 ‘공판중심주의’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제도 아래서는 모든 증거자료가 공판정에 집중된다. 법정에서 이루어진 증거조사를 토대로 유무죄를 다투는 것이다. 과거에는 수사기관이 작성했던 조서를 중심으로 증거를 삼는 ‘조서중심주의’에 가까웠다. 이에 따라 법원은 당사자 진술이 바뀌는 등 증거의 신빙성에 의심이 가면 가차없이 무죄를 선고한다. 검찰과 변호인은 창과 방패에 비유된다. 방패는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대형 로펌은 유능한 수사검사들을 영입해 성을 견고히 쌓고 있다. 이에 맞서려면 방패를 뚫을 수 있는 수사검사들을 키워야 한다. 서울대 김태유 교수는 “정부의 유전자를 변화시켜라.”라고 주문한다. 검찰도 유전자를 바꿀 필요가 있다. 그것은 전문성을 키우는 것이다. poongynn@seoul.co.kr
  • [서울광장] 대법원 양형위원회와 유전무죄/황진선 논설위원

    [서울광장] 대법원 양형위원회와 유전무죄/황진선 논설위원

    국민이 법원에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공정한 재판이다. 누구든지 법 앞에선 평등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려면 무엇보다도 권력과 금력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지난해 9월 ‘사법 60주년’ 기념식에서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 권력의 눈치를 보며 헌법적 가치에 맞지 않는 판결을 내린 것에 대해 사과했다. 사법부 불신의 뿌리에 대한 반성이자 미래에 대한 다짐이었다. 이제는 국민도 우리 법원이 권력으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로운 것으로 여긴다. 하지만 아직 금력, 즉 전관예우와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비판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 ‘돈으로 변호사를 산다.’는 표현에서도 쉽게 알 수 있듯이, 전관예우와 유전무죄는 별개 문제가 아니라 같은 문제다. 우리사회에는 거액을 들여 법원과 검찰의 고위직 출신 변호사에게 사건을 의뢰하면 원하는 방향의 판결을 얻어낼 수 있다는 인식이 당연한듯이 널리 퍼져 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지난주 횡령·배임·강도·위증·무고·성범죄·살인·뇌물 등 8개 주요 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안을 제시했다. 들쭉날쭉한 ‘고무줄 양형’의 편차를 줄여 전관예우와 유전무죄라는 법원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로 2007년 5월에 출범한 지 거의 2년 만이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횡령·배임죄와 뇌물죄에 대한 양형기준이다. 그동안 대기업 총수 등 기업인과 고위 공무원·정치인은 거액의 회사돈을 빼돌리거나 뇌물을 받고도 경제발전에 기여하거나 사회에 공헌했다는 이유 등으로 불합리하게 감형을 받은 적이 많았다. 더욱이 1심에선 실형을 선고하고도 법정구속하지 않았고, 2심에선 집행유예 판결을 내려 신종 유전무죄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양형위원회는 그같은 비판을 감안, 국민의 법감정에 어긋나지 않는 양형을 구현하기 위해 가혹하다는 의견이 있을 정도로 횡령·배임과 뇌물죄의 양형 기준을 높였다고 한다. 이를테면 50억원을 횡령·배임했을 경우엔 징역 4년을 양형 기준으로 제시해 원칙적으로 집행유예 판결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법원조직법 등은 법관이 양형기준을 꼭 따를 필요는 없지만 기준을 ‘이탈’해 형을 선고할 경우에는 판결문에서 그 이유를 쓰도록 규정해 쉽게 이탈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러나 양형기준안에 대한 마지막 검증은 필요하다. 양형위원 13명이 대부분 판사, 검사, 변호사, 법대 교수이다 보니 법조계의 기관이기주의와 집단보신주의를 우려하는 시각도 엄존한다. 양형위원회는 검증 과정을 거쳐 양형기준 매뉴얼과 세부 지침을 4월 말까지 확정해 공포한 뒤 늦어도 올 하반기에는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그 기간 동안 각종 시민단체와 관련기관의 의견을 충분하게 수렴해야 한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2006년 2월 신임법관 임용식에서 “재판은 판사의 이름이 아닌 국민의 이름으로 하는 것으로, 국민 대다수가 납득할 수 있는 판단이어야 한다.”며 신뢰받는 사법부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사법부 독립의 뿌리는 결국 국민이다.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면 정치권력에 의해 독립성이 훼손된다. 따라서 법원은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기존의 잘못된 비리를 개혁하고 국민의 건전한 상식에 끊임없이 다가가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대법원의 양형 기준 시행이 전관예우와 유전무죄의 관행을 끊어 국민의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황진선 논설위원 jshwang@seoul.co.kr
  • [오풍연 대기자 법조의 窓] 저승사자가 되어라

    [오풍연 대기자 법조의 窓] 저승사자가 되어라

    법무부·검찰이 지난 19일 새 진용을 갖췄다. 개방형(법무부 감찰관, 대검 감찰부장) 자리를 뺀 검사장급 이상 자리는 모두 54개. 이 가운데 임채진 검찰총장만 빼고 51명이 자리를 바꿨다. 유임된 사람은 1명도 없다. 대전고검 차장 등 2곳은 원래부터 공석이었다. 법무부는 다른 부처와 달리 차관도 검사장 인사와 함께 한다. 모두 차관급 대우를 받기 때문이다. 어떤 인사를 하든 뒷말이 나오기 마련이다. 잘된 사람보다 섭섭해하는 이들이 많은 까닭일 터. 후배들을 위해 용퇴한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자리에 성이 차지 않아 불평을 늘어놓기도 한다. 그러나 인사는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얼마든지 만회할 수 있는 계기가 있다. 그런 만큼 일희일비(一喜一悲)할 필요가 없다. 현직에서 묵묵히 일하면서 와신상담하면 반드시 기회는 온다. 기수별로 선두그룹이 잘나가는 것은 사실이다. 김경한(사시11회) 법무장관과 임 총장(사시19회)은 늘 선두그룹을 유지했다. 둘 다 요직을 섭렵하다시피 했다. 하지만 총장과 장관은 운도 따라야 한다. 김 장관은 국민의 정부 시절 총장 물망에 올랐다. 그러나 사시 동기인 이명재 전 총장에게 밀렸다. 그는 이명박 정부 들어 장관에 발탁됨으로써 더 큰 영예를 안았다. 신승남(사시9회)·김각영(사시12회)·김종빈(사시15회) 전 총장은 선두로 보기 어려웠지만 최종 승자가 됐었다. 뭐니뭐니 해도 검찰의 본령은 수사에 있다. 그것을 통해 거악을 척결하고, 사회정의를 바로잡아야 한다. 법원이 판결문으로 말을 한다면, 검찰은 수사 결과로 평가를 받는 게 옳다. 물론 기획력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수사 검사가 제대로 대접을 받아야 검찰이 사랑받을 수 있다. 현재도 권력형 비리가 진행 중이다. 검찰이 아니고서는 누구도 메스를 댈 수 없다. 그래서 검찰에 거는 국민의 기대가 크다. 이번 인사에 대한 언론 평을 보면 ‘저승사자’란 표현이 등장한다. 이인규(사시24회) 대검 중수부장을 두고 일컫는 말이다. 2003년 서울지검 형사9부장으로 SK비자금 수사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 때는 ‘바다이야기’ 등 게임 비리 수사를 성공적으로 지휘했다. 검찰 안에서 대표적인 기업 수사 전문가로 꼽힌다. 그때 붙은 별명이 ‘재계의 저승사자’. 재벌 등 기업으로선 달가울 리 없을 것이다. 요즘 검찰출신 변호사들이 기업의 요직을 차지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듯하다. 또 한 명의 저승사자가 눈에 띈다. 김홍일(사시24회, 연수원15기) 대검 마약·조직범죄부장이다. 강력범죄 수사에 관한 한 그만한 인물도 드물다. 뚝심이 있고, 입이 무겁기로 소문나 있다. 여전히 활개치고 있는 조직폭력배들이 떨 만하다. 그는 심재륜(사시7회)·조승식(사시19회) 전 대검 강력부장의 계보를 이을 것으로 기대된다. 검찰은 더 많은 저승사자를 길러내야 한다. 저승사자가 되기 위한 검사 개인의 노력과 함께 제도적인 지원도 절실하다. 그것이 국민들의 바람이다. 오풍연 대기자 poongynn@seoul.co.kr
  • [열린세상] 플리바게닝 제도의 기대와 우려/금태섭 변호사

    [열린세상] 플리바게닝 제도의 기대와 우려/금태섭 변호사

    법무부에서 ‘면책조건부 진술제도’의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피의자로 입건되거나 입건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자발적으로 타인의 범죄사실을 털어놓을 경우 형벌을 면제하거나 감경해주는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뇌물죄 등 부패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내부비리를 고발하는 사람에게 형사정책적 혜택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언론에서는 이 제도를 플리바게닝의 한 형태로 인식하고 플리바게닝 도입에 대한 찬반론을 묻고 있다. 면책조건부 진술제도는 미국법상 ‘면책조건부 증언제도’에서 유래한 것이다. 원래 피의자나 피고인에게는 진술거부권이 있다. 누구든지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받아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때로는 더 큰 악을 뿌리뽑기 위해 가벼운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책임을 면제해 주더라도 진술을 받아야 될 때가 있다. 그러한 경우에 진술자에게 면책을 약속하면서 진술을 강제하는 제도가 ‘면책조건부 증언제도’이다. 면책을 약속받은 사람은 자신의 진술을 증거로 하여 기소될 위험성이 없기 때문에 진술을 거부할 수 없고 만일 거부하면 처벌을 받게 된다. 법무부가 이러한 제도의 도입을 추진하는 것은 우리 형사사법 체계에 있어서 법적으로는 진술을 권유할 만한 아무런 유인(誘因)이 없기 때문이다. 범죄사실을 자발적으로 털어놓고 심지어 더 큰 범죄에 관한 사실까지 밝히더라도 정상에만 참작될 뿐 원칙적으로 처벌을 받아야 한다. 가끔 수사 과정에서 처벌을 감경해 주겠다는 약속이 있었는지 여부가 논란이 되는 것도 그러한 협상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허위 진술에 대한 처벌규정이 없기 때문에 피의자나 참고인이 조사받으면서 거짓말을 하더라도 어떠한 불이익도 줄 수 없다. 원래 피의자라고 하더라도 진술을 거부할 권리가 있을 뿐 거짓말을 할 권리는 없다. 일단 진술을 하는 마당에는 진실하게 말을 해야 한다. 외국 법제에서 피고인도 법정에서 진술을 할 때는 선서하고 증언하게 하고 허위의 진술을 할 때는 처벌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물론 변호인도 피의자나 피고인에게 진술을 거부하도록 충고할 수는 있으나 거짓말을 하라고 조언할 수는 없다. 법조윤리에 어긋나는 것은 물론 심한 경우에는 변호사의 자격을 박탈당할 수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 형사절차에서는 중요한 참고인이라고 하더라도 수사기관의 출석에 응할 의무가 없다. 법적으로만 보자면 수사에 필요한 수단이 부실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 비해 인권의식이 성장하고 구속이나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엄격한 요건이 요구되는 최근에 있어서는 특히 그러하다. 법무부나 검찰이 면책조건부 진술제도의 도입을 추진하거나 플리바게닝 등 외국의 법제를 들여오려고 시도하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가 간다. 그러나 과연 현실에 있어서 우리나라의 수사기관의 권한이 다른 나라에 비해 약하거나 부족했었느냐고 묻는다면 선뜻 그렇다고 대답하기 힘들 것이다. 사회적인 논란이 있을 때마다 최종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은 검찰의 몫으로 돌려졌고 그 과정에서 무리한 수사나 인권 경시 논란이 일었던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수사기관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안이 추진될 때마다 찬성보다 반대 여론이 높은 것은 바로 그러한 기억에서 기인한다. 법무부와 검찰의 기본적인 임무는 법질서를 유지하고 범죄를 척결하는 것이다. 특히 부패범죄를 일소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한 단계 전진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선결조건이다. 그러한 임무 완수를 위해서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것을 반대할 이유는 없다. 다만 일각에서 우려하는 권한 남용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반드시 귀를 기울여서 논란의 여지를 없애야 할 것이다. 면책조건부 진술제도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 생산적인 토론과 깊은 고민이 있기를 바란다. 금태섭 변호사
  • 檢,박연차 회장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

    검찰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로 알려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을 지난 22일 기소하면서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박 회장을 둘러싼 의혹은 끊이지 않고 있다.‘박연차 리스트’에 이어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에게 15억원을 빌려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혹은 증폭되는 양상이다.게다가 민주당 최철국(김해을) 의원이 정승영 정산개발 사장을 통해 박 회장으로부터 7000만원을 빌려 썼다는 사실도 추가로 드러나면서 검찰의 행보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검찰은 세종증권 관련 미공개 정보 이용 혐의 등 박 회장의 개인비리를 수사하는 한편 또 다른 의혹에 대한 조사도 함께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검찰 관계자는 “박 회장의 횡령,배임,미공개 정보 이용,기타 정관계 로비의혹 등에 대해 관계자 조사와 계좌추적 등으로 수사 또는 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개인비리 사건 관련자들의 소환조사가 없던 크리스마스 이후 주말인 28일에도 대검 중수2과 검사들과 수사관들이 출근해 수사를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이에 따라 해를 넘긴 후 정치권으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검찰은 최근 최 의원이 2002년 6·13지방선거 직후 소송에 휘말리면서 2005년 정 사장으로부터 전세보증금에 대한 가압류 해제 명목으로 7000만원을 빌렸다는 부분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대해 최 의원은 “정 사장은 고향 선배로 평소 친분이 있었고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급히 돈을 빌렸을 뿐”이라면서 “정 사장이 당시 태광실업 전무로 큰 돈이 없자 박 회장에게 돈을 빌려 내게 전달해준 것”이라고 해명했다.이어“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 과정에서 박 회장의 계좌에 내가 준 수표가 들어가 있는 것이 확인되면서 이런 의혹이 생긴 것 같다.”고 전했다.검찰은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에게 차용증을 받고 15억원을 빌린 정황에 대해서는 일단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검찰 관계자는 “계좌추적 등 수사과정에서 돈이 건네졌다는 사실이 확인된 바 없다.”고 보도 내용을 일축했다.노 전 대통령의 김경수 공보비서관은 “익명의 검찰 관계자 멘트를 인용해 보도한 불확실한 내용에 공식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실제로 박 회장이 차용증을 받고 노 전 대통령에게 돈을 빌려 줬다고 하더라도 빌려준 시기와 대가성 등을 연결시킬 수 없다면 법률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검찰이 이 같은 의혹을 규명할 움직임을 보인다면 이는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을 겨냥한 수사일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검찰수사에 정통한 법조계의 한 인사는 “노 전 대통령을 겨냥했다기보다는 측근들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귀띔했다.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오풍연 대기자 법조의 窓] 故 남상국씨와 노무현 형제

    [오풍연 대기자 법조의 窓] 故 남상국씨와 노무현 형제

    인연은 참 소중하다.사람이 살아가면서 그것 때문에 울고 웃곤 한다.인간은 감정의 동물이기에 더욱 그렇다.그래서 모두들 좋은 인연을 맺기 위해 애쓴다.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것도 그것이 오묘한 이치를 가진 까닭이다.필자 역시 인연을 값지게 생각한다.한 번 맺은 인연은 끝까지 이어가려고 노력한다. 요즘 지면을 뒤덮고 있는 고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노무현 전 대통령과 나름대로 인연이 있다.남씨와 ‘좋은 인연’을 맺었다면,노 전 대통령과는 정 반대다.불가에서는 선과 악을 구별한다.필자에게 남씨는 선이고,노 전 대통령에겐 그다지 좋은 기억이 남아 있지 않다.물론 주관적인 평가에서다.이에 동의하는 이도,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반박하는 이들도 있을 터다. 2003년 5월25일.찌푸린 날씨였다.서울 근교 한 골프장에서 남씨와 한 조가 돼 운동을 했다.처음 만나는 자리였다.첫인상은 국내 최고 건설회사 사장이라기보다는 푸근한 시골 초등학교 교장 같았다.필자와는 동향(同鄕)이어서 많은 대화를 나눴다.아주 겸손했고 자상했다.운동이 거의 끝날 무렵 폭우가 쏟아졌다.그 탓인지 캐디가 골프채를 잘못 넣었다.필자와 남씨의 9번 아이언이 바뀌었다.별의 수로 구별하는 채였는데 그는 두 개짜리를 썼다.필자는 민망스럽게도 별 수가 더 많았다.남씨는 그만큼 검소했다. 해가 바뀌어 남씨는 2004년 3월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았다.노 전 대통령의 친형 건평씨에게 인사청탁 대가로 3000만원을 제공했다는 것. 이와 관련,노 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대우건설 사장처럼 좋은 학교 나오시고 크게 성공하신 분들이 시골에 있는 별 볼일 없는 사람에게 가서 머리 조아리고 돈 주고 그런 일 이제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전국민 앞에서 톡톡히 망신을 준 것이다.회견 몇 시간 후 남씨는 한강에 투신해 목숨을 끊었다.오죽했으면 차디찬 강물에 몸을 던졌을까.몸서리가 쳐진다.비극적인 일이었다. 검찰수사 결과 밝혀진 대로 건평씨는 대통령인 동생을 철저히 팔았다.호가호위(狐假虎威)의 전형이었다.친·인척을 잘 관리하겠다던 노 전 대통령의 말도 빈말이 돼 버렸다. 노 전 대통령은 이렇게 사죄해야 한다.“대통령 친·인척 가운데 저의 형처럼 비리를 저지르는 사람이 더 이상 나오지 말아야 합니다.못난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국민 여러분께 고개를 들 수 없습니다.남 사장님 가족께는 뒤늦게나마 진심으로 사죄를 드립니다.정말 죄송합니다.” 노 전 대통령은 1987년 여름 노사분규 현장인 거제도에서 처음 만났다.그때의 인상은 굳이 거론하고 싶지 않다.그런 노 전 대통령이 남씨의 유족으로부터 고소를 당했다.친고죄인 명예훼손 혐의다.전직 대통령이 또다시 법정에 설 수 있다.지금까지 나온 정황만으로도 사실관계는 어느 정도 밝혀진 듯싶다.이제 공은 노 전 대통령에게 넘어갔다.율사 출신인 그가 어떤 선택을 할까. 오풍연 대기자 poongynn@seoul.co.kr
  • [세종증권 게이트] 알선수재·범죄수익은닉·뇌물수수·증권거래법 위반… 권력형 비리 ‘10종 풀세트’

    ■ 혐의로 본 세종증권 매각 권력형 비리에는 언제나 특별한 범죄 이름들이 따라다닌다. 이번 세종증권 매각 비리 의혹 사건에 연루된 인물은 전 정권의 최측근들로,혐의가 입증되면 대부분 특별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죄명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에 따르면 2일 특경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사전 구속 영장이 청구된 노건평씨와 정대근 전 농협 중앙회장,정화삼·광용씨 형제,홍기옥 세종캐피탈 사장,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혐의만도 10여개에 달한다. 우선 건평씨는 세종증권 인수가 잘 되도록 정 전 농협회장에게 ‘말’을 넣고 돈을 받은 혐의다.건평씨는 또 경남 김해시의 불법 오락실이 자신의 몫일 경우 차명으로 관리하고 수익을 받아온 점 등이 입증되면 범죄수익은닉과 수수 혐의가 추가된다.하지만 이 경우 오락실의 불법적 영업행태까지 건평씨가 알고 있었는지 여부에 따라 범죄수익수수 혐의의 적용 여부는 달라진다. 정씨 형제도 지난달 24일 세종증권 매각 과정에서 수십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이들은 건평씨와 마찬가지로 특경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이미 수감 중인 정 전 회장은 이번에 또다시 특가법상 뇌물수수 혐의가 적용되고 특경가법상 수재혐의도 추가로 적용될 수 있다.금융기관의 임원이 직무와 관련해 돈을 받았기 때문이다.정 전 회장에 뇌물을 준 홍 사장은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됐다.특히 대검이 체포해 조사 후 풀어준 김형진 세종캐피탈 회장도 특경가법상 뇌물공여 혐의를 받을 수 있다.특히 김 회장과 홍 사장은 기업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돈을 받아 다시 뇌물을 주는 등 매각 자금을 임의로 사용한 점 등으로 특경가법상 배임혐의도 추가될 수 있다. 박 회장은 현재 증권거래법상 미공개정보이용 혐의와 탈세혐의 등을 받고 있다.농협의 세종증권 인수 정보를 미리 알고 수백억원대의 시세차익을 남겼다는 것이다.하지만 이 혐의에 대해서는 법조계의 의견이 엇갈린다.증권거래법상 미공개 정보 이용 혐의가 적용되려면 해당 회사의 임원으로부터 직접 정보를 들었어야 하는데 세종증권이 인수된다는 정보를 누구에게 들었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대신 박 회장이 시세차익을 휴켐스 인수 자금으로 사용하고 탈세한 돈 등을 홍콩의 서류상 회사를 통해 돈세탁을 하는 등 해외로 빼돌렸다면 특경가법상 재산국외도피죄 적용이 가능하다. 검찰이 이들 관련자에 대해 어떤 혐의를 적용할지 여부는 구체적인 혐의점이 좀더 드러나야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매각 성사금 받은 정화삼 형제 성인오락실 투자… 뭉칫돈 돈세탁 했나

    매각 성사금 받은 정화삼 형제 성인오락실 투자… 뭉칫돈 돈세탁 했나

     검찰이 정화삼 전 제피로스 골프장 대표 형제가 세종증권(현 NH투자증권) 매각 성사 사례금으로 받은 돈의 일부를 성인오락실 운영에 투자했다는 단서를 잡아 관심이 모아진다.이번 수사와 얽힌 여러 의혹에 있어서 ‘핵심 고리’격인 정대근 전 농협 회장 등의 조사 결과도 주목된다.  검찰은 우선 정 전 대표 형제가 거액을 받은 직후 성인오락실을 차렸다는 점을 눈여겨 보고 있다.상품권과 현금이 대량으로 오가는 성인오락실의 특성상 돈세탁 장소로 이용됐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세종증권을 인수했던 농협이 7억원가량의 근저당을 설정해 놓은 곳을 매입해 꾸린 오락실이라 더욱 공교롭다.  성인오락실 열풍이 불었던 2005∼06년 서울 대로변의 경우 성인오락실 하루 매출이 1억원,순이익이 1000만원을 웃돌았던 것으로 알려졌다.경남 김해의 번화가에 있었던 이 오락실도 개장 뒤 서울만큼은 아니지만 장사가 잘됐던 것으로 전해졌다.농사를 짓고 있는 정 전 대표의 80대 노모가 업주로 처음 등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돈을 댄 사람이 누구인지,실제 소유주는 누구인지 등이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정 前회장,건평씨 의혹 확인 열쇠  홍기옥 세종캐피탈 사장이 2006년 7월7일 이 부동산에 5억원짜리 담보를 설정한 점도 의미심장하다.오락실 허가를 받은 다음날이자 개장 전날이었다.세종캐피탈 쪽이 또 다른 금전 혜택을 줬거나 또는 ‘제3자’가 주인이기 때문에 함부로 팔지 못하게 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근저당설정은 올해 3월 해지됐는데 검찰이 세종증권 매각 비리 첩보를 가지고 본격적으로 내사에 착수한 시점이었다.  오락실 운영을 중단한 정 전 대표 형제가 성인용 오락기계를 넘기고 마련한 돈도 만만치 않은 액수일 것으로 보여 어떤 과정을 거쳐 어디까지 갔는지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인 건평씨의 금품수수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검찰이 풀어야 할 숙제다.  돈의 흐름을 쫓는 작업은 물론,정 전 회장에 대한 조사 결과도 이번 수사의 성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농협의 증권사 인수 과정의 최종결정권자이기 때문이다.우선 정 전 회장은 세종캐피탈 쪽 청탁을 받은 건평씨가 어디까지 개입했는지를 확인해 줄 인물이다.건평씨가 정 전 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했는데,어떤 얘기들을 했는지,정 전 회장이 부담을 느꼈는지 등도 수사의 단초가 된다.또 그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 세종증권 인수 정보를 흘렸다면 그의 진술에 따라 박 회장을 증권거래법상 미공개정보이용 혐의로 처벌할 수도 있다. ●50억 흐름따라 정치인 수사 확대  또 정 전 회장이 받은 50억원이 누구에게 흘러갔고 어떤 식으로 전달됐는지에 대한 진술에 따라 검찰의 수사방향과 정치인까지 수사가 확대될 수도 있다.  정 전 회장은 이미 서울 양재동 사옥 매각과 관련해 현대차 쪽으로부터 3억원을 받은 혐의로 징역 5년이 선고돼 복역 중이다.때문에 이번 거액 수수 혐의와 관련해 모르쇠로 일관하기 힘들다는 관측도 나온다.법조계 관계자는 “직무와 관련해 50억원을 받았다는 게 입증된다면 유기징역으로서는 최대인 15년이나 무기징역이 선고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최근 검찰은 의정부 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정 전 회장을 성동구치소로 옮겼다.이는 검찰이 여러 의혹의 전말을 파악하기 위해 정 전 회장에게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홍지민 오이석기자 icarus@seoul.co.kr
  • [오풍연 대기자 법조의 창] 김민석답지 못하다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의 버티기가 점입가경이다. 지난달 31일 예정된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은 뒤 여의도 당사에서 지금껏 농성을 하고 있다.12일 검찰의 구인집행도 무위로 돌아갔다. 김 최고위원이 표적수사 및 야당탄압을 이유로 구인집행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먼저 김 최고위원의 혐의내용을 보자. 지난해 8월과 올 2월 사업가 2명으로부터 불법정치자금 4억 5000만원을 받았다는 것. 공교롭게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과 총선을 앞둔 시점이어서 의혹을 살 만하다. 물론 그는 총선에 나가지 못했다. 당에서 비리전력을 들어 공천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돈의 성격이다. 검찰은 이를 불법정치자금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최고위원은 돈을 받은 점은 인정한다. 다만 개인적 채무이거나 순수한 목적의 후원금이라고 주장한다. 다른 정치인들이 돈을 받았다가 법망에 걸리면 흔히 쓰는 수법이다. 김 최고위원은 아직 젊다.1964년생으로 만 44세다. 그동안 쓰라린 경험도 했지만 스포트라이트를 더 받았다. 이력을 훑어보자.85년 서울대 총학생회장과 전국학생총연합의장을 지냈다.5공 중반기를 넘어 전두환 정권의 탄압이 심할 때다. 민주화운동으로 복역, 고초를 겪기도 했지만 96년 지역구(서울 영등포을) 의원 배지를 달아 화려하게 부상한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는 재선에 성공했다. 젊은 기수로 여야는 물론 국민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여세를 몰아 2002년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거머쥐었지만 당시 한나라당 후보였던 이명박 대통령에게 패했다.16대 대통령 선거가 있던 그해 그는 민주당 노무현 후보 대신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를 밀었다. 잘못된 선택이었다. 정치적 시련도 함께 찾아왔다. 각고 끝에 2004년 2월 민주당에 복당했다. 올 총선에는 나오지 못했지만 지난 7월 민주당 최고위원으로 재기의 기반을 마련했다. 김 최고위원이 어떤 수사(修辭)를 댄다 해도 돈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다. 공인이 법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법정에서 진실을 가리면 된다. 같은 당 박주선 최고위원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 3번 기소됐다가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도 멀리 본다면 법 절차를 따르는 것이 옳다. 앞으로 30년 정치를 할 수 있는 나이다. 소탐대실하지 않기를 바란다. 김민석다운 행동을 보여 줄 때다. poongynn@seoul.co.kr
  • ‘박종철 고문치사’ 사회적 파장 1위

    ‘박종철 고문치사’ 사회적 파장 1위

    대검이 검찰 창설 60주년을 맞아 그동안 수사한 사건 가운데 사회적으로 상당한 변화를 가져왔거나 검찰 내 아픈 기억으로 남아 반성과 개혁의 계기가 됐던 20대 사건을 자체 설문조사 등으로 선정해 29일 발표했다. 대검은 임채진 검찰총장이 31일 기념식을 통해 지난달 사법부 60주년 기념식에서 이용훈 대법원장이 했던 것처럼 과거사 반성에 대한 언급을 할 것인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문조사는 법무부, 대검을 뺀 전국 56개 지검·지청의 검사(검사장 제외) 및 검찰 주사보 이상 37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2위 ‘12·12사건’… 3위 ‘장영자 어음사기’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및 축소 은폐 사건을 응답자의 67%인 2500여명이 사회적 파장 1위로 꼽았다. 당시 서울대생 박종철씨가 서울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경찰 고문으로 사망한 것과 관련, 검찰이 고문행위자들을 구속기소하고 두 차례에 걸친 재수사를 통해 사건을 은폐하려 한 경찰간부들을 구속기소한 사건이다.1995년 12·12 와 5·18 등 전직 대통령 관련 사건 수사,1982년 이철희·장영자 어음사기 사건,2003∼2004년 불법 대선자금 및 대통령 측근비리 사건 등이 뒤를 이었다. ●태영호 납북귀환 어부 간첩사건도 조작 검찰 내부에서 가장 큰 잘못으로 꼽은 것은 1999년 대전 법조비리 사건이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가 1994∼1997년 현직 판·검사들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상당수 판·검사들이 사직하는 등 내부 자정 노력의 계기가 마련됐다.1969년 태영호 납북귀환 어부 간첩사건도 반성해야 할 일로 선정됐다. 이는 태영호 어부들이 1968년 7월 연평도 해상에서 북한 경비정에 나포됐다가 4개월 만에 풀려난 뒤 수사기관의 가혹행위에 의해 간첩으로 조작된 사건이다. 올해 재심에서 이들은 간첩 누명을 벗었다. ●시민단체, 검찰 과거사 반성 미흡 지적 이번 20대 사건 선정을 놓고 과거사 반성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많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과 참여연대는 이날 ‘검찰의 과거사 반성 촉구 및 피해자 증언 기자회견’과 좌담회를 잇달아 열었다.‘송씨 일가 간첩단 조작사건’(1982년)의 피해자인 송기복씨와 ‘김양기 간첩 조작사건’(1986년)의 피해자인 김양기씨가 나와 과거 검찰이 허위 진술을 강요하며 폭행한 일을 폭로했다. 민변 등은 회견문에서 “검찰 60년은 이른바 ‘정치검찰 역사’와의 단절을 선언하고 국민의 편에서만 막강한 검찰권을 사용할 것을 다짐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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