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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금실 전 장관이 본 최재형 후보자 “한결같이 곧은 사람”

    강금실 전 장관이 본 최재형 후보자 “한결같이 곧은 사람”

    문재인 대통령이 새 정부의 첫 감사원장 후보자로 최재형 사법연수원장을 지명했다. 이에 강금실 전 법무장관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 후보자와의 인연을 소개하며 “한결같이 곧은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강 전 장관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 후보자는 사법연수원 13기로 제가 한 반”이었다고 말했다. 강 전 장관도 사법연수원 13기 출신이다. 그러면서 최 후보자에 대해 “말이 없으시고, 조용히,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선(善)의 가치와 공공 이익을 위한 윤리의 실천을 누구보다 진지하게, 한결같이 해내며 곧은 길을 걸어가는 분”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인격과 삶이 일치된 분”이라면서 “국민의 귀감이 되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최 후보자에 대해 “1986년 판사 임용 후 30여년 간 민·형사, 헌법 등 다양한 영역에서 법관으로서의 소신에 따라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익보호,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노력해 온 법조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사원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수호하면서 헌법상 부여된 회계 감사와 직무감찰을 엄정히 수행해 감사 운영의 독립성·투명성·공정성을 강화하고, 공공부문 내의 불합리한 부분을 걷어내 깨끗하고 바른 공직사회와 신뢰받는 정부를 실현해 나갈 적임자로 기대한다”고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지명 소식이 알려진 후 최 후보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처럼 중요한 시기에 부족한 사람이 지명돼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청문 절차를 거쳐 감사원장으로 임명된다면 그동안 법관으로서 살아왔던 생활을 통해 쌓은 경험을 잘 살려 우리나라 공직사회가 법과 원칙의 테두리 안에서 운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그는 또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에게 정말 힘이 될 수 있는 그러한 공직사회가 될 수 있도록 제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모두 헌신하겠다”고 약속했다. 감사원장은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최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황찬현 전 감사원장의 지난 1일 퇴임으로 수장 공백 사태를 맞고 있는 감사원이 정상 가동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와 국회의 임명동의 표결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면 임기가 4년인 감사원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경남 진해 출신인 최 후보자는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대전지방법원장과 서울가정법원장,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문 대통령, 새 감사원장에 최재형 사법연수원장 지명

    문 대통령, 새 감사원장에 최재형 사법연수원장 지명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새 정부의 첫 감사원장 후보자에 최재형(61) 사법연수원장을 지명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춘추관 브리핑에서 밝혔다. 최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황찬현 전 감사원장의 지난 1일 퇴임으로 수장 공백 사태를 맞은 감사원이 정상 가동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와 임명동의 표결을 거쳐 4년의 임기에 들어간다. 사법연수원 13기로 경남 진해 출신인 최 후보자는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대전지방법원장과 서울가정법원장,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냈다. 윤 수석은 “최 후보자는 1986년 판사 임용 후 30여년간 민·형사, 헌법 등 다양한 영역에서 법관으로서의 소신에 따라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익보호,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노력해 온 법조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감사원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수호하면서 헌법상 부여된 회계 감사와 직무감찰을 엄정히 수행해 감사 운영의 독립성·투명성·공정성을 강화하고 공공부문 내의 불합리한 부분을 걷어내 깨끗하고 바른 공직사회와 신뢰받는 정부를 실현해 나갈 적임자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최 후보자는 재판 과정에서 굉장히 치밀하고 분석력이 탁월하고, 사건 당사자와 진솔하게 대화하면서 애환과 고통을 잘 이해하고 공감하는 재판을 했다고 평을 받고 있다”며 “이전에 검사들을 처남으로 둔 무역업체 사기사건에서도 무역업체 대표를 법정구속하는 등 법 앞에서 예외 없이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 후보자는 육군 중위로 복무했고 부친은 한국전쟁 때 대한해협 해전 당시 예비역 해군 대령이었고, 친형과 장남도 해군으로 복무한 해군 가족”이라며 “연수원 시절 거동이 불편한 동료를 2년간 업고 출퇴근시키고 자녀 2명과 함께 13개 구호단체에 4천여만원을 기부하는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봉사활동을 실천해 법원 내 봉사 관련 미담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7대 비리’ 인선 기준 충족 여부와 관련, 이 관계자는 “그 기준에 최대한 맞추기 위해 노력했고 그 때문에 인선도 좀 늦어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동안 후보자가 보여온 판결들을 검토한 결과, 매우 엄정하게 판결해왔고 그 부분이 감사원의 독립성이나 정치적 중립성을 수호하는 데도 상당히 중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 [동호회 엿보기] 시작은 성·인·판 밴드… 이젠 법조인들의 쉼표

    [동호회 엿보기] 시작은 성·인·판 밴드… 이젠 법조인들의 쉼표

    시작은 사실 급조된 밴드에서부터였다. 2009년 서울고등법원 송년회에서 공연할 밴드가 급히 만들어지면서다. 일명 ‘성백현과 인용판결들’.# 성백현 법원장 필두로 밴드 공연 후 아예 판 키워 취미로 퇴근 후 드럼을 배우러 다녔던 성백현(58·사법연수원 13기) 서울가정법원장이 드러머로, 고등학생 때부터 밴드부 활동으로 기타 좀 쳤던 함석천(48·25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와 클래식 통기타만 만질 줄 알았던 김진석(51·25기) 서울고법 판사(부장판사)가 일렉트릭 기타리스트로 만났다. 3일 현재 서울고법 소속 정회원 86명, 한 번 이상 발 담그고 거쳐 간 준회원이 214명인 ‘서울고법 음악사랑동호회’가 만들어진 계기다. 공연 한 번으로 끝내기엔 아쉬움과 여운이 커 2010년 4월 아예 동호회를 결성했다. 많은 동료들과 평소에도 같이 음악을 나눠 보자는 취지로 실내교향악이나 뮤지컬, 오페라 등을 보러 다니기로 한 것이다. 법원에서 일하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각자 공연비만 부담하는 식이라 금세 인기를 얻었다. 김 부장판사가 7년간 총무를 맡다가 올해부턴 이호재(46·28기) 서울고법 판사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장르 구분 없이 공연관람·출퇴근때 청사 DJ도 한 번 관람에 보통 20여명이 모여 매년 3~4편의 공연을 즐긴다. 지난 10월 오페라 ‘리골레토’ 관람에는 40명의 높은 참석률을 보였다. 특히 판사들은 2년마다 근무지를 옮기는데도 다른 지방법원에 가거나 법복을 벗어도 활동을 이어 간다. 회장인 서경환(51·21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이다 보니 꾸준히 이어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부터는 매일 출퇴근 시간에 서울 서초동 법원청사 내 방송을 시작했다. 35명의 DJ들이 매일 다정한 인사말을 건네고 취향별로 선곡한 노래를 틀어준다. 잿빛 흐린 날씨엔 감미로운 발라드가 흘러나오고 ‘불금’에는 최신 댄스곡이 쿵쾅쿵쾅 울린다. 특히 오후 6시 방송은 퇴근을 알리는 종소리처럼 마음을 들썩인다. 물론 현실은 6시 ‘땡’해도 퇴근을 못하기 일쑤지만 “오늘 하루도 잘 보내셨습니까?”라는 멘트와 함께 기지개라도 한 번 켜라는 것이다. # 동호회 내 밴드 ‘다락’ 꾸려 연주· 공연 이어가 동호회의 시초가 된 밴드는 ‘다락’(多樂)이라는 이름의 어엿한 그룹으로 멤버가 10명이 넘는다. 매년 12월 서울법원종합청사 합창단과 함께 살레시오 청소년센터에서 공연을 열고 성금을 전달한다. 가정법원에서 보호 위탁된 청소년들이 6개월간 머무는 시설로, 이곳 청소년들을 보컬로 세워 합동공연도 한다. 지난달 25일에는 홍대 앞 소극장에서 가족과 친구들을 초대해 특별공연을 가졌다. 성 법원장과 문주형(48·여·25기) 대전고법 판사가 드럼을, 성보기(52·27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와 최선호(35) 실무관이 베이스, 남현(42·34기) 서울서부지법 판사가 키보드를 연주했다. 기타는 역시 김 부장판사와 함 부장판사였고, 한대균(47·32기) 서울북부지법 판사와 서울고법 재판연구원 출신인 한지숙(36·여·변시4회) 변호사는 보컬로 활약했다. ‘특별출연’ 서 부장판사는 직접 통기타 반주로 ‘웨딩케이크’를 불렀다. 봉욱(52·19기) 대검 차장검사도 관객으로 공연장을 찾았다. # 음악을 매개로 판결 스트레스 날리고 힐링 서 부장판사는 “법원에 오는 민원인들과 사건은 대부분 사회에서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라면서 “그들의 고민을 같이 나누며 일과를 보낸 뒤 동료들과 음악을 나누는 시간이 무척 큰 힐링이 된다”고 강조했다. 성 법원장도 “한 달에 한 번 밴드 합주를 하고 집에 돌아가면 아내가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해 보인다’고 말한다”면서 “동호회를 통해 행복한 기운과 에너지를 발산하게 된다”고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김동진 부장판사 “법관 19년째, 이런 구속적부심 석방 본 적 없다”

    김동진 부장판사 “법관 19년째, 이런 구속적부심 석방 본 적 없다”

    법원이 최근 이명박 정부 시절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여론조작 의혹 등과 관련한 사건 핵심 구속 피의자들을 잇따라 석방한 데 대해 현직 부장판사가 “납득할 수 없다”며 공개 비판했다.김동진(48·사법연수원 25기) 인천지법 부장판사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서울지법 형사수석부의 3회에 걸친 구속적부심 석방 결정에 대해 동료 법관들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납득하는 법관을 본 적이 없다”며 “법관 생활이 19년째인데 구속적부심에서 이런 식으로 하는 걸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법관의 권한 행사가 서울시 전체의 구속 실무를 손바닥 뒤집듯 바꿔 놓고 있는데 이걸 비판하는 게 왜 정치 행위라는 식으로 폄훼돼야 하는가”라면서 “법조인들은 알고 있다. 그러면서도 벌거숭이 임금님을 향하여 마치 고상한 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일종의 위선이다”라고 비판했다. 앞서 서울지법 형사합의51부(수석부장 신광렬)는 서울지법 영장 전담 판사가 구속 사유를 인정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던 김관전 전 국방부 장관과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을 구속적부심을 통해 석방했다. 또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 뇌물수수 의혹과 관련해 공범으로 구속된 조만수 e스포츠협회 회장대행도 석방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독립성 확보 나선 감사원… ‘코드감사’ ‘권력의 시녀’ 오명 벗나

    독립성 확보 나선 감사원… ‘코드감사’ ‘권력의 시녀’ 오명 벗나

    청와대가 최근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검증을 진행 중”이라고 밝히면서 ‘문재인 정부 감사원’이 독립성을 확보해 ‘정권 눈치 보지 않는 감사’를 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감사원 운영의 투명화를 주요 국정 과제로 제시하고 감사원도 이를 위해 ‘고강도 혁신’에 착수한 상태다. 황찬현 현 감사원장 임기는 다음달 1일로 끝난다.#‘강원랜드 부실감사’로 촉발된 독립성 논란 감사원의 ‘정권 눈치 보기’ 행태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최근 이 논란이 다시 불거진 계기는 지난 9월 발표한 강원랜드 감사 결과 발표다. 올해 초 감사원은 기획재정부와 한국석유공사 등 53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조직·인력 운영 실태’를 일제 점검했다. 이 결과 대한석탄공사와 한국석유공사, 한국서부발전, 강원랜드 등 공공기관 11곳의 채용 비리를 적발했다. 감사원은 검찰에 의뢰해 강원랜드와 한국서부발전, 대한석탄공사, 한국디자인진흥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권혁수 전 대한석탄공사 사장과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을 포함한 8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수사 요청하고, 정용빈 한국디자인진흥원장과 백창현 대한석탄공사 사장 등 4명도 채용 관련 비위 행위를 적발해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통보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청년 실업난 속에 공공기관 인사 청탁·특혜 논란이 계속 제기돼 구직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가중돼 왔다”는 감사원의 감사 배경 설명은 꽤 그럴듯해 보였다. 하지만 곧바로 “강원랜드 합격자 거의 대부분이 ‘빽’으로 합격했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뒤바뀌었다. 감사원이 강원랜드 취업 비리와 관련해 밝혀낸 것은 2013년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의 비서관이 최 전 사장에게 청탁해 경력직 전문가로 채용된 건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감사원이 제대로 감사를 하긴 한 것이냐’는 질타가 쏟아졌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감사원이 채용비리 관련 자료를 입수하고도 언론보다 더 적은 범위의 결과를 내놓은 것은 (박근혜 정부) 권력의 눈치를 본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한미군 직접 제보 비리 무혐의 처리도 일반에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이전 정부 시절에도 감사원이 정치권의 눈치를 살폈다는 의혹을 받는 사례가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갓 집권한 2013년 초 국민권익위원회에 진정서 한 통이 접수됐다. 제보자는 뜻밖에도 주한미군이었다. 당시 미8군은 전국 곳곳에 흩어져 있던 미군기지를 경기 평택으로 모으는 ‘주한미군 기지 이전사업’을 추진 중이었다. 민간업체 A사는 국방부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기지이전단)으로부터 용역 업무를 위탁받아 평택 기지를 미국의 소도시처럼 조성하는 사업을 컨설팅했다. 이 과정에서 A사는 직원 인건비를 부풀리고 당시 현역 국회의원과 군 출신 인사 자녀들을 특혜 입사시켜 고액 급여를 챙겨 줬다는 의심을 받았다. 특히 A사의 경리 담당 직원이 이전사업단 경리 담당 군무원으로 이직하는 일도 벌어졌다. 피감기관 직원이 특별한 이유 없이 감독기관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결국 A사의 비위 의혹을 보다 못한 미군이 권익위에 직접 제보했다. 권익위는 수개월에 걸쳐 조사를 마치고 같은 해 6월 ‘주한미군기지 이전사업 관련 용역업체의 용역비용 편취 등 의혹’이라는 이름으로 감사원에 신고했다. 권익위는 기지이전단과 A사에 대한 전방위적 감사를 요청했다. 하지만 감사원은 넉 달에 걸친 조사 끝에 “특별한 혐의점이 없다”며 사건을 단순 종결 처리했다. A사가 민간기업이라 감사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국회의원·군 장성 자녀의 특혜 취업도 별다른 위법 사항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권익위 관계자는 “검찰 출신 조사관이 몇 달간 꼼꼼히 조사한 뒤 신고했음에도 무혐의 처리되는 것을 보며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많았다”면서 “신고 내용에 당시 현역 의원 1~2명의 이름이 거론됐다. 이것 때문에 감사원이 해당 신고를 묵살한 것 아니었나 추측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당시 권익위 신고 내용을 철저히 조사했지만 해당 업체에 대해 별다른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해 종결 처리한 것이지 ‘권력 눈치 보기’와는 아무 관계 없다”고 해명했다.# 능력과 전문성 모두 부족… 위기의 감사원 전문가들은 지금 감사원의 위기가 정권 편향성에 감사 역량 부족이 맞물려 나타나는 현상으로 본다. 5년에 한 번씩 각 기관이 사후적으로 만들어 둔 서류를 살펴보며 형식상 미비점이나 찾는 지금의 감사 방식으로는 제대로 된 공직 비리를 밝히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반대로 ‘어떤 종류의 비리를 저질러도 서류만 잘 꾸며 놓으면 감사원이 (정권 코드에 따라) 면죄부를 줄 수도 있다’고 해석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정부기관에서 감사원에 사건을 이첩하면 유독 권력형 비리 관련 신고에 대한 기각률이 높다”면서 “감사원이 정권 ‘코드’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토로했다. 감사원이 기대할 수 있는 카드 가운데 ‘내부고발자’가 있지만 정부 기관에 대한 국민 신뢰가 크지 않은 현실에서 실효성 있는 제보를 기대하는 것 또한 쉽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감사원이 제보자의 신원을 끝까지 비밀에 부쳐 줄 것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학계에서는 감사원 독립을 보장하기 위한 첫 단계로 감사 역량을 키우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감사원이 검찰과 국정원 등 권력기관에 대한 감시 기능을 제대로 하려면 첨단 감사 기법으로 무장한 정예 인력으로 재무장해 이들이 감사원에 간섭할 수 없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대만과 싱가포르 등에서 최고 능력의 공무원을 감사 조직에 배치하는 이유를 우리도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일차적으로 정부 각 부처의 감사 전문가를 감사원으로 불러 모으는 방식으로 인력 교류에 나서 시너지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독립 좌우할 차기 감사원장 인선 촉각 현재 청와대는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해 검증 중이다. 새 감사원장에 대한 청문회 과정이 한 달가량 걸린다는 점을 고려할 때 상당 기간 공백기가 불가피하다. 새 감사원장은 ‘적폐청산’ 기조에 발맞추고자 감사원법 개정과 대통령 수시 보고 제도 개선, 감사위원회 의결 공개 등 현안을 해결할 임무를 맡는다. 역대 감사원장은 법조인 출신이 다수였다. 이 때문에 차기 감사원장도 법조인 출신에서 나올 것으로 점치는 이들이 많다. 현재 법조계 출신으로 이상훈 전 대법관과 강영호 서울고법 부장판사, 소병철 전 법무연수원장 등이 하마평에 오른다. 김용민 재능대 교수와 하복동 동국대 석좌교수 등도 후보로 꼽힌다. 문명재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새 감사원장은 감사원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제대로 구현할 수 있도록 감사위원들과 함께 내부 통제 시스템을 갖출 의지가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면서 “청와대도 새 감사원장의 임기를 확실히 보장하고 감사 내용에 간여하지 않는 등 실질적인 감사원 독립을 이룰 수 있게 힘을 실어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경찰개혁위 ‘수사권 이원화’ 국가수사본부 신설 권고

    경찰개혁위 ‘수사권 이원화’ 국가수사본부 신설 권고

    일반·사법수사 나눠 중립성 강화 경찰청장 인사·감찰권 영향 축소 경찰이 숙원인 ‘수사권 독립’을 이뤄내기 위해 선제적으로 부작용 지우기에 나섰다. 시민에 의한 경찰권 통제 제도를 도입해 수사권이 남용될 우려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다.외부인사로 구성된 경찰개혁위원회는 21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일반경찰의 수사 관여 차단 방안’을 발표했다. 이 권고안은 경찰청 내에 ‘국가수사본부’를 만들고, 본부장은 외부에 개방해 선임하는 안을 담고 있다. 국가수사본부장이 경찰청장, 지방경찰청장, 경찰서장 등이 지휘하는 수사를 견제하는 장치가 되는 셈이다. 개혁위는 “검찰이 기소를 전담하고, 경찰이 수사를 전담하는 형사사법 체계가 구현되면 수사에서 경찰권 비대화, 수사의 공정성·정치적 중립성 훼손 등과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권고안”이라고 발표 배경을 설명했다. 권고안에 따르면 국가수사본부장은 경찰청장과 같은 차관급으로 하며, 경찰청장의 지휘를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수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본부장 후보는 수사 경력이 있는 경찰관, 법조인, 법학 관련 교수 등을 대상으로 한다. 경찰위원회에서 임명제청하고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임기는 3년이며, 임기 직후 경찰청장으로 임명되지 못하도록 했다. 또 수사의 중립성을 위해 경찰청장과 경찰서장 등이 압수수색이나 구속영장 신청 등 사건에 대한 세부적인 수사 지휘를 못하도록 했다. 이들은 범죄 수사 규칙 개정이나 ‘보이스피싱 특별단속 지시’ 같은 일반적 지휘만 할 수 있다. 아울러 ‘수사직무방해죄’를 신설해 이를 어길 경우 형사처벌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이 밖에 경찰청 본청 소속 특수수사과와 지능범죄수사대 등 직접 수사부서를 폐지하고 인력과 조직을 지방청으로 이관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피하기 위해서다. 또 국가수사본부장에게도 직속 수사 부서를 두지 않도록 해 본부장의 의도에 따른 편파·표적 수사 가능성도 차단했다. 대신 경찰서의 일부 수사 인력과 업무를 지방청으로 이관해 지방청 단위 광역 수사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수사 권력’을 분산시키겠다는 의도다. 개혁위 관계자는 “경찰이 수사권을 갖게 되면 수사가 청와대나 정치권의 입김에 좌지우지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권고안은 국가수사본부가 최대한 독립성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경찰의 대우나 지위를 더 높여 수사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개혁위는 내부 논의를 거쳐 다음달 초에는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권고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경찰은 개혁위의 이번 권고안을 수용하고 내년 2월까지 권고사항을 수용할 수 있는 경찰의 종합 추진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개혁위가 이날 국가수사본부 설립안을 발표하면서 사실상 검·경 수사권 조정을 위한 경찰 측의 밑그림이 완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개혁위는 자치경찰제를 도입하고 개혁위를 장관급 기구로 격상하는 내용의 권고안을 발표했다. 경찰 측이 이런 내용의 권고안을 잇따라 내놓는 것은 향후 검찰과의 수사권 조정 논의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수사권 독립’에 대한 검찰 측의 반대 논리를 잠재우기 위해 ‘부작용’ 해소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그러나 아직 논의가 본격화하지 않았고 검찰의 뚜렷한 입장도 나오지 않은 만큼 권고안이 현실화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전태일 47주기 맞아 노동계 ‘사회적 선언’

    전태일 열사 47주기인 13일 전국 각지에서 노동 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 등 노동기본권에 대한 요구가 이어졌다. 전태일 열사는 1970년 이날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외치며 분신했다. 전국 100여개 노동 단체로 구성된 ‘노조 하기 좋은 세상 운동본부’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노동기본권과 노조를 할 권리를 보장할 것을 정부와 재계에 촉구했다. 운동본부는 사회적 선언문을 통해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 노동 존중은 기만이고 껍데기”라면서 “여성, 청년, 장애인, 이주노동자들이 노조를 통해 제 목소리를 내는 것은 평등한 세상을 앞당기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김욱동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전태일 열사를 기리면서 노동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고자 모였다. 모든 노동자에게 노조를 할 권리를 선언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사회적 선언에는 교수 128명, 문화예술인 143명, 법조인 86명, 시민사회·노동사회·민중단체 소속 448명, 정당인 189명, 종교인 84명, 학생 90명, 노동자 246명, 온라인 서명 참여자 464명 등 사회 각계 인사 1878명이 이름을 올렸다. 경기 남양주 모란공원 전태일 열사 묘역에서 열린 47주기 추모식에서도 노동기본권 보장 요구는 이어졌다. 추모식에는 전태일 열사의 유가족인 전순옥 더불어민주당 소상공인특별위원장을 비롯해 같은 당 이용득 의원, 정의당 노회찬·심상정 의원,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등이 참석했다.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은 “이번 정부가 노동 존중 사회를 목표로 내걸면서 전태일 열사를 더욱 뜻깊게 돌아보는 한 해다”며 “하지만 여전히 많은 노동자들이 높은 광고탑이나 굴뚝에 올라가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최 직무대행은 “노조 조직율이 낮고, 노동 3권이 없는 나라는 민주주의 국가라고 볼 수 없다”며 “노동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는 여전히 늘어나고 있다”며 “온전하게 노조를 할 권리가 확보되는 등 노동 존중 사회를 앞당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유남석 “우리법연구회는 학술단체 기능…판사는 편향성 추구 안해”

    유남석 “우리법연구회는 학술단체 기능…판사는 편향성 추구 안해”

    유남석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8일 우리법연구회에 대해 “이념적 편향성을 이야기하는 분도 있지만, 발족 당시 편향적인 사람으로 구성되지 않았다. 우리법연구회는 법원 내 학술단체로 기능하고 있다”고 밝혔다.유 후보자는 1988년 진보성향 판사들의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창립을 주도했다. 유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외국의 학설과 이론을 우리나라의 사회 현실과 법체계에 맞게 연구하기 위해 우리법연구회라는 명칭을 만들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유 후보자는 이어 “판사들이 편향성을 추구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중립성을 갖고 균형 있는 시각에서 사안을 바라보는 덕목이 몸에 배어 있다. 어떤 경우에도 편향적인 시각을 가진다고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유 후보자는 또 “우리법연구회 창립은 잘 했다고 생각한다. 초창기에 활동할 때 의도는 순수하다고 생각한다. 2005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어서 탈퇴했다”면서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라는 이유로 (편향성) 우려가 있는 것도 안다. 헌법재판관이 된다는 것은 연구회 소속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다. 30년 이상 열정을 갖고 재판업무에 임한 저의 열정과 실적을 고려해달라”고 당부했다. 유 후보자는 ‘우리법연구회 출신들이 요직을 차지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큰 상황에서 재판관을 고사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의에 “30여 년 동안 법관을 했고, 법조인으로서 끝자락에 와있다”며 “법관으로서 경력을 사장시키는 것보다 (재판관으로 재직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사법부 블랙리스트에 대해서는 “제 경험으로 없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의혹이 있는 만큼 대법원장이 심사숙고해서 추가조사를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안 부결과 이유정 전 헌법재판관 후보자 낙마로 재판관 공백이 길어지는 데 대해선 “헌재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은 개선이 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유남석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이례적으로 무난하게 진행됐다. 신상 문제와 관련해 별다른 쟁점이 없다 보니, 야당 의원들의 질의는 평이했다. 자유한국당 소속의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유 후보자는 다른 후보자에 비해 사생활이나 도덕성에 결정적 하자가 없어 보인다. 법관으로서 자기 관리를 잘하면서 지금까지 올라온 게 아닌가 판단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 역시 “5대 인사원칙에 어긋나는 부분이 없다”며 “유 후보자는 병역 명문가”라고 밝히기도 했다. 병역 명문가는 3대에 걸쳐 가족 구성원 모두가 병역의무를 이행한 가문을 말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마지막 사법고시 합격자 55명 발표

    “아주 간단한 문제인데도 법을 몰라서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고 싶습니다.” 7일 발표된 제59회 사법시험 최종합격자 명단 55명에 최연소 합격자로 이름을 올린 이승우(21)씨는 짧은 합격 소감으로 운을 뗐다. 1996년 11월생이라 만 나이로는 이제 스무 살이다. 나이는 어려도 사시를 준비한지는 6년이나 됐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홈스쿨링으로 중·고등학교 과정을 마친 그는 2012년 서울대 국사학과에 입학했다. “어릴 때부터 정의의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아서 법을 공부하고 싶었는데 로스쿨 제도가 도입되면서 서울대에 법대가 사라졌습니다. 국사를 워낙 좋아해서 전공을 국사학과로 진학한 뒤에 열심히 사시를 준비했죠.” 아직 판사와 검사, 변호사 중 어떤 법조인이 될지 결정하지 못했다. 그는 “2년간 연수원 생활을 한 뒤 결정하게 될 듯하다”면서 “무엇이 됐든 법에 대한 지식을 이용해 사람들을 돕겠다”고 말했다. ●45세 박종현씨 최고령 합격 최고령 합격자는 13년간 시험을 준비한 박종현(45)씨가 차지했다. 박씨는 “군대를 제대하고 나서 시험 준비를 시작했는데, 어느새 10년이 훌쩍 넘어버렸다. 기쁨보다 옆에서 시험 준비를 많이 도와준 아내를 향한 고마움이 가장 크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합격자를 마지막으로 사시는 폐지된다. 마지막 사시의 수석합격은 2차 시험에서 457.22점(평균 60.96점)을 얻은 이혜경(37·여·단국대)씨가 차지했다. 합격자 중 남자는 30명(54.55%), 여자는 25명(45.45%)이었다. 여성합격자 비율은 지난해 36.70%(40명)에 비해 8.75% 포인트 증가했다. 평균 합격자 연령은 33.36세로 지난해보다 1.54세 많다. ●서울대 13명, 고대·한양대 7명 합격자를 1명 이상 배출한 대학은 19개 대학이다. 서울대가 13명(23.64%)으로 가장 많은 합격자를 냈고 이어 고려대 7명(12.73%), 한양대 7명(12.73%), 성균관대 5명(9.09%), 이화여대 5명(9.09%), 연세대 4명(7.27%), 서강대 2명(3.64%) 순이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마지막 사시’ 55명 최종 합격…70년 역사의 뒤안길로 굿바이

    ‘마지막 사시’ 55명 최종 합격…70년 역사의 뒤안길로 굿바이

    3차 응시자 전원 통과…평균 나이 33.4세최연소 합격생 20살 서울대생단국대졸 이혜경씨 최고득점자그간 법조인 2만 766명 배출…‘로스쿨 형평성’ 논란 속 사시 폐지 논쟁 여전 마지막 사법시험 합격자 55명이 최종 발표됐다. “개천에서 용난다”며 ‘흙수저 신분상승’의 사다리로 불렸던 사시는 70년 역사를 끝으로 사라지게 됐다.법무부는 7일 제59회 사시 최종 합격자 55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올해 3차 시험에서 불합격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단국대를 졸업한 이혜경(37·여) 씨가 ‘마지막 최고득점자’가 됐다. 최연소 합격생은 서울대에 재학 중인 20살 이승우 씨다. 한양대를 졸업한 45살 박종현 씨는 최고령 합격자로 기록됐다. 올해 합격생의 45%(25명)이 여성이었다. 합격자의 평균 연령은 33.4세로 지난해의 31.8세보다 1.5세 늘어났다. 4년 전인 2013년 합격자의 평균연령(28.4세)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사시가 폐지 수순에 접어들면서 상대적으로 젊은 응시생들이 로스쿨을 선택함에 따라 평균 연령이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35세 이상 합격자가 36.4%로 지난해(21.1%)보다 급증했다. 반면 25∼29세 합격자는 9.1%로 지난해(31.2%)보다 대폭 줄었다. 2013년에는 25∼29세가 전체 합격자의 49.4%를 차지했다. 합격자 중 고졸 이하는 없었다. 대졸 이상이 45명(81.82%), 대학 재학·중퇴가 10명(18.18%)였다. 법학 비전공 합격자는 전체 25.5%(14명)로 지난해(22.0%)보다 소폭 늘었다. 대학별 합격자는 서울대가 13명으로 가장 많았다. 고려대·한양대(각 7명), 성균관대·이화여대(각 5명), 연세대(4명), 서강대(2명) 순이었다. 총 19개 대학이 1명 이상의 합격자를 배출했다.법조인 양성의 통로 역할을 해온 사시는 사시 폐지를 규정한 변호사시험법에 따라 올해를 끝으로 70년간 임무를 마쳤다. 시초는 1947∼1949년 3년간 시행된 조선변호사시험이었다. 법무부에 따르면 1963년 제1회 사시가 치러진 이래 올해까지 총 2만 766명의 법조인이 사시로 배출됐다. 한때 한국 사회의 ‘성공 신화’를 탄생시킨 장이었지만 ‘고시 낭인’을 쏟아내 사회적 비용을 키우는 문제도 낳았다. 사시는 국민의 법률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변호사 수를 늘려야 한다는 문제의식에 따라 미국식 로스쿨 제도에 역할을 넘기게 됐다. 그러나 로스쿨 체제가 부유층이나 권력층 자녀들에게 기회의 문이 편중된다는 우려가 종종 사실로 확인됨에 따라 사시 폐지를 둘러싼 논쟁은 여전히 그치지 않고 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투신 사망’ 검사 빈소 침울…일부 조문객 “이 정권이 죽였다” 격앙된 분위기

    ‘투신 사망’ 검사 빈소 침울…일부 조문객 “이 정권이 죽였다” 격앙된 분위기

    국가정보원의 ‘댓글 사건’ 은폐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가 투신해 숨진 고(故)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의 빈소에는 비통함을 억누른 조문객들의 침묵 속에 흐느끼는 유족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6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에는 저녁 무렵부터 검찰 관계자 등 법조인들의 발걸음이 쉴 틈 없이 이어졌다.조문객들은 하나같이 무거운 표정이었다. 좀처럼 입을 떼지 못한 채 주로 눈짓이나 고갯짓으로 인사를 주고받았다. 고인의 영정 앞을 지키던 가족들 사이에서는 낮은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고인의 아내는 찾아온 조문객을 붙들고 “뭐 그렇게 잘못했느냐. 애 아빠한테 다 뒤집어씌우고…”라고 통곡했다. 유족 중 일부는 빈소에 찾아온 언론매체들을 향해 “사람 죽여놓고 그리 떳떳하냐”며 카메라 등을 치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빈소는 고인이 몸담았던 검찰을 비롯해 법조계에서 온 조문객들로 많이 메워졌다. 검찰의 수사를 받던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검사의 빈소였던 터라, 검찰 소속 조문객들의 표정은 더욱 안타깝고 복잡해 보였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오후 8시께 빈소를 찾아 위로의 뜻을 건넸다. 문 총장은 “애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고인과 유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문 총장은 다소 굳은 표정으로 빈소에 머물렀다. 슬픈 마음을 다스리기 어려웠는지 잠시 눈시울을 붉히기도 한 문 총장은 3시간가량 빈소에 있다가 말없이 떠났다. 조문객들이 자리를 가득 채우자 다소 북적거리는 했지만 이미 침울하게 가라앉은 분위기는 바뀌지 않았다.빈소를 찾은 지인들은 “참 따뜻한 사람이었다”는 말로 고인을 떠올렸고 눈물을 훔치는 조문객들도 많았다. 검찰에 함께 몸담았던 일부 조문객은 “이 정권이 죽였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한때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과 사법연수원 동기(23기)인 이정회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장을 비롯해 봉욱 차장검사, 차경환 기획조정부장, 권익환 공안부장 등 대검 고위 간부들도 잇따라 빈소를 찾았다. 이금로 법무부 차관도 이들보다 이른 시각에 빈소를 찾아 조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에서는 윤대진 1차장검사와 몇몇 부장검사가 빈소를 찾아 애도했다.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대학 선후배로 고인과 친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진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아직 빈소를 들르지 않았다. 고인의 근무지였던 서울고검에서는 강남일 차장이 빈소에 왔다. 양형위원회 출장으로 해외에 있던 조은석 서울고검장은 일정을 취소하고 7일 급히 귀국해 빈소를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2013∼2015년 국정원에 파견돼 근무한 고인은 당시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응하기 위한 ‘현안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해 수사와 재판을 방해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 왔다. 검찰이 현안 TF의 주요 구성원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고인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직전 서초동의 한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투신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가 사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당혹감 못 감추는 檢… 국정원 댓글 수사 ‘어수선’

    당혹감 못 감추는 檢… 국정원 댓글 수사 ‘어수선’

    검찰 “깊은 애도… 안타깝다” 장호중 전 지검장은 심사 포기 정변호사 유족들은 억울함 호소 “조사 과정 문제” 시신 인수 거부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댓글 개입 사건’ 수사 및 재판을 방해하려 한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법조인들이 일주일 사이 두 명이나 숨지자 검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6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기 직전 변창훈(왼쪽·48·사법연수원 23기) 서울고검 검사가 투신해 숨졌고, 지난달 30일에는 변 검사와 함께 국정원 ‘현안 태스크포스(TF)’에 몸담았던 국정원 소속 변호사 정모(43)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장호중(50·21기) 전 부산지검장과 변 검사, 이제영(오른쪽·43·30기) 대전고검 검사 등 현직 검사들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국정원 수사에 속도를 내던 검찰의 수사에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적폐수사를 이끄는 특수통 윤석열(57) 서울중앙지검장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변 검사는 울산·수원지검 공안부장,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장, 대검 공안기획관 등을 맡으며 공안통의 길을 걸었다. 울산지검에서 근무하던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변 검사는 양산 부산대병원에서 사고 수사를 지휘하고, 부검에도 참여했다. 수원지검 시절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의 전교조 시국선언 교사 징계 유보 사건을 맡았다. 변 검사는 2013년 4월부터 약 2년 동안 국정원에 법률보좌관으로 파견됐다. 윤 지검장이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했던 이때 변 검사는 국정원이 파견검사들을 주축으로 꾸린 ‘현안 TF’ 소속으로 사건 은폐를 시도했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은 변 검사 등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수사 고삐를 죄는 중이었다. 수사에 속도가 붙자 검찰 조사를 받던 TF 소속 인사들이 잇따라 목숨을 끊어 검찰도 적잖은 충격을 받은 분위기다. 변호사 정씨는 지난달 23일 수사팀에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를 받은 지 일주일 만인 지난달 30일 강원 춘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자살 하루 전인 지난달 29일에도 강릉의 한 다리에서 투신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씨가 목숨을 끊기 이틀 전쯤 변 검사와 여러 차례 통화한 사실이 확인돼 변 검사가 정씨를 회유하려 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현재 정 변호사의 유족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정 변호사가 억울함이 있었다며 시신 인수를 거부하고 있다. 한편 이날 영장실질심사는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의 심리로 예정대로 진행됐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이 검사가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데 이어 오후 3시에는 서천호(56) 전 국정원 차장과 고일현 전 국정원 종합분석국장 등이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장 전 지검장은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국민은 레밍’ 발언 김학철, 이번엔 “미친개” 막말

    ‘국민은 레밍’ 발언 김학철, 이번엔 “미친개” 막말

    ‘국민은 레밍’이라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김학철씨(무소속 충북도의원)가 이번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한 세력은 미친개”라는 또 다른 막말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지난 4일 서울에서 열린 태극기 집회에서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의 요청으로 연사로 나선 김씨는 “정치 지도자들이나 누구보다 현명해야 할 언론, 공정해야할 법조인들이 부화뇌동해 역대 어느 정치지도자, 대통령보다 청렴결백했고 우국충정의 마음을 가진 박 전 대통령을 차가운 감옥에 몰아넣어 두고 1년 넘도록 이러고 있다”며 “미친개가 아니면 뭐냐”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는 “국민을 실망케 한 차떼기 사건 당시 만신창이 된 당을 바로 세워 정권을 찾아오고 대한민국을 굳건히 한 분이 누구냐”며 “자유한국당의 국회의원, 광역의원, 기초의원 모두 박 전 대통령을 팔아 배지를 단 사람들인데 터무니 없는 왜곡 선전 날조 보도에 부화뇌동했다”며 박 전 대통령을 출당 조치한 자유한국당에 대한 비판도 빼놓지 않았다. 한편 김씨는 자신에 대한 변명도 함께 했다. 자신에게 쏟아진 비판들은 모두 “보수의 씨앗을 죽이기 위한 음모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김씨는 “4명의 도의원이 공무상 국외 연수를 나가는데 그게 뭐 대단한 일이라고 대한민국 언론들이 전부 달려들었겠나”라며 “싹부터 죽여놔야 보수의 목소리를 외치는 정치 신인들이 안 나타날 것이기 때문에 철저히 짓밟으려고 난도질 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지난 7월 충북에서 사상 유례없는 수해가 발생했는데도 유럽연수를 떠났다. 이를 비판하는 여론이 일자 국민을 레밍에 빗댄 발언을 해 논란을 키워 한국당에서 제명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라이프 톡톡] 얘들아! 어려운 법 풀어주고, 하굣길 공포 막아줄게

    [라이프 톡톡] 얘들아! 어려운 법 풀어주고, 하굣길 공포 막아줄게

    법무부 법질서선진화과는 최근 전남 광양 광영동에 있는 중고등학생들의 통학로에 발광다이오드(LED) 조명과 신고용 스마트벨을 집중 배치했다. 또 3.7㎞가량 이어진 거리 벽에 그림을 그리고 폐쇄회로(CC)TV의 숫자도 늘렸다.# LED조명·신고용벨… 통학로 안전 파수꾼 날이 어두워진 하굣길에 40분 간격으로 도착하는 버스를 기다리지 못하고 ‘히치하이킹’에 나서는 학생들을 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었다. 시골에 위치한 학교를 중심으로 여전히 ‘하굣길 공포’에 시달리는 청소년들이 있다는 사실은 범죄예방 환경개선사업(셉테드·CPTED)를 위한 공모를 통해 알게 됐다. 지난 25일 만난 박하영 과장(부장검사·43·사법연수원 31기)은 “전국을 돌아다니느라 수사할 때만큼 바쁜 것 같다”면서도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박 과장은 청주지검에서 근무하다 지난 8월 법질서선진화과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박 과장은 생소한 ‘법질서선진화과’에 대해 “범죄 예방을 위한 법교육과 환경 조성을 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법질서선진화과는 광양의 사례처럼 셉테드 사업과 검사, 변호사 등의 출장강연을 통한 범죄예방 법교육을 주요 업무로 하고 있다. # 선수·학생들에 현장검사의 생생한 법 강의도 최근의 관심은 아예 환경개선사업과 법교육을 접목시킨 ‘2세대 셉테드’(법사랑타운)으로 옮겨간 상태다. “소규모 지역에 CCTV, 비상벨을 설치하면 효과는 있겠지만, 범죄가 그 옆 동네로 이동하는 것은 막을 수 없겠죠. 아예 동(洞) 단위로 범위를 넓혀서 환경을 개선하고, 그 안에서 법률상담도 벌이는 것이 골자입니다.” 광양과 함께 법사랑 타운이 시범 운영되는 곳이 경기 안성시 옥천동이다. 박 과장은 “안성은 주민들의 범죄안전체감도가 제일 낮은 곳이었다”면서 “늦은 밤 외국인 근로자들이 주민들과 좁은 길에서 마주치지 않도록 골목을 막아 큰길로 유도하는 방식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법질서선진화과는 프로 스포츠에서 승부 조작, 불법 도박이 빈발하자 2016년부터 한국야구위원회, 프로농구연맹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선수들을 상대로 스포츠법 교육도 벌이고 있다. 오는 12월부터는 박 과장이 직접 학교를 찾아 학생들을 상대로 강의도 진행할 계획도 갖고 있다. 딱딱한 법지식이 아닌 현직 검사가 전달할 수 있는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로 채워질 예정이다. 박 과장은 “어릴 때 꿈이 사회 선생님이었는데, 교단에 서는 꿈이 곧 실현될 것 같다”며 웃었다. # 본지 ‘삼국지로 본 법 이야기’로 법 쉽게 전달 서울신문에 연재하는 ‘삼국지로 풀어보는 법 이야기’도 국민들에게 재미있게 법을 소개하려는 시도다. 전임인 양중진(대검찰청 공안1과) 부장검사의 바통을 이어받아 박 과장이 기고하고 있다. “법조인이 아니라면 형사, 민사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법을 아는 만큼 피해자가 되지 않고, 법을 어기는 일도 줄어들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법질서선진화과는 고령화사회 진입에 발맞춰 노인범죄예방에도 나서야 하는 과제도 가지고 있다. “소년보호처분이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노인보호처분’ 같은 말은 없잖아요. 예를 들어 치매 노인이 성범죄를 저질렀을 때 똑같이 교도소에 가는 게 아니라 어떻게 보호처분하고 교육할 것인지 연구가 많이 필요합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커버스토리] ‘좋아요’도 ‘리트윗’도 없다…SNS 유령들의 SOS

    [커버스토리] ‘좋아요’도 ‘리트윗’도 없다…SNS 유령들의 SOS

    “하나의 유령이 유럽을 배회하고 있다. 공산주의라는 유령이.” 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는 1848년 2월 24일 영국 런던 거리에 이런 문구로 시작하는 팸플릿을 뿌렸다. 이른바 ‘공산당 선언’. 그런데 2017년 우리나라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간에도 수많은 유령들이 배회하고 있다. 오프라인보다 SNS 등 온라인을 통해 사람들과 더 많이 접촉하는 것이 일상이 된 2017년 10월 현재 공직사회의 SNS 세상을 들여다봤다.# 대통령도 의원도 쏟아내는데… 공무원들은 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 시간이 멀다 하고 트윗을 날린다. 미 행정부 정책과 어긋나는 개인적 의견을 정제되지 않은 표현으로 쏟아내면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야당이 헌법재판소에 대한 국정감사를 파행으로 이끌어 간 것과 관련해 김이수 헌재소장 권한대행을 옹호하는 글을 올렸다가 야당으로부터 사과 요구를 받기도 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카카오톡, 블로그, 유튜브 등 SNS가 정치·사회적 의사 표현이나 정책 홍보의 수단으로 자리잡은 지 이미 오래다. 대통령부터 광역·기초자치단체 소속 지방의원까지 SNS를 통해 본인의 생각이나 활동을 구체적으로 알리고, 대중의 반응을 살핀다. 정부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도 SNS를 통해 자신들의 정책 홍보에 열을 올린다. 정부 홍보를 총괄하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중앙부처의 SNS 홍보 활동을 독려한 지도 벌써 8년째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SNS 공간에서 타인의 이야기를 보고 듣는 ‘눈과 귀’는 있으나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입’이 없는 이들이 있다. 이러한 ‘SNS의 유령’은 바로 공무원이다. 사실 공무원은 SNS에서 입만 없는 것이 아니다. 페이스북의 ‘좋아요’나 트위터의 ‘리트윗’ 등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정치 중립의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소 극단적인 표현이기는 하지만 공무원에게 SNS란 퇴근 후 업무 지시의 공간이라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가을부터 정국을 강타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공직사회에서는 대규모 ‘SNS 망명’이 빚어지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공정거래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등 여러 정부 부처가 압수수색 등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되면서 많은 공무원들이 보안성이 높다고 알려진 모바일 메신저인 텔레그램에 가입한 것이다. 검찰이 2014년 포털 사이트의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카카오톡 검열이 이슈화됐고 텔레그램 가입자가 늘기 시작했는데 국정농단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가 이뤄지던 직후 대이동이 시작된 뒤 지금까지도 공무원들의 텔레그램 가입은 이어지고 있다. 최근 텔레그램에 가입한 기재부 A과장은 “특별히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할 공간이 필요해서 가입한 게 아니다”라면서 “일상적 대화일지라도 ‘누군가 보게 될 수도 있다’는 사실 자체가 불편하다”고 말했다. # “누군가 지켜보는 듯”… 계정 만들고 십중팔구는 ‘눈팅만’ 경제 부처의 B국장은 2011년 해외근무 당시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었다. 그의 페이스북 타임라인은 귀국 직후인 2012년 1월에 멈췄다. 해외 근무 당시 가족들과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이 마지막으로 올린 게시물이다. 이후로는 선후배 공무원들과 지인들의 생일 축하 메시지, 이에 대한 감사 인사 정도만이 여전히 계정이 살아 있다는 것을 알려 주고 있다. B국장은 “귀국 직후에 친한 후배 직원이 당시 타 부처가 발표한 정책의 실효성에 약간의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의 글을 SNS에 올렸다가 내부 감사를 받고 정보기관 요원들에게까지 시달리는 걸 봤다”면서 “물론 공무원은 정부 정책이 기대했던 효과를 볼 수 있게 힘을 보태야 한다. 하지만 재탕 삼탕 정책에 대한 건전한 비판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속 좁은 처사라고 분통을 터트렸지만 동시에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실제 공무원의 십중팔구는 B국장처럼 SNS에 가입만 하고는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는다. ‘리트윗’도 ‘좋아요’도 없다.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누군가 자신을 지켜볼 수 있다는 이른바 ‘피포위 의식’ 속에 있기 때문이다. # “괜한 시빗거리 안 되게…” 맛집 블로거는 ‘현실적 선택’ 금융공공기관에 근무 중인 하모(29·여)씨는 최근 부장으로부터 “맛집 파워 블로거냐”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씨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타임라인은 음식 사진들로 도배돼 있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하씨는 점심과 저녁은 물론 집 밖에서 돈 내고 사먹은 모든 음식을 사진을 찍어 SNS에 공유한다. 이런 그의 SNS 이용 형태는 입사 직후 선배가 알려 준 SNS 수칙에 따른 것이다. 선배는 “▲어지간하면 SNS를 하지 말 것 ▲그래도 하고 싶다면 술을 한 방울이라도 마셨을 때는 스마트폰을 꺼버릴 것 ▲정치, 사회, 일 이야기만이 아니라 신변잡기라도 아무런 글도 쓰지 말 것 ▲공유는 생활상식이나 공자님 말씀처럼 누구에게나 좋은 것만 ▲사진이라도 게시하고 싶다면 음식이나 아름다운 광경만 올릴 것”이라는 SNS 수칙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반복했다. 하씨는 “어떻게든 지인들과 소통하고 싶은데 마음속 이야기는 SNS에서 마음 놓고 털어놓을 수 없다”면서 “나도 음식 사진만 올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소스라치게 놀랐다”고 말했다. 나름 SNS를 많이 한다는 공무원들의 활동 패턴이 하씨와 비슷하다. 음식, 풍경, 가족과의 사진 등이 게시물의 대부분이다. 정치, 경제, 사회, 정책 등 민감한 이야기를 써 올려서 괜한 시비에 휘말리고 싶지 않은 것이다. # 소신 발언 보는 두 시선… “너무 튄다” VS “뭐가 문제냐” 공무원 중 극히 일부는 SNS에 정치·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에 대해 소신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이들도 있다. 특정 정당의 행태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으로 쓰여진 기사를 공유하면서 멘션을 남기거나 선심성 정책에 대한 합리적 비판을 하는 경우도 있다. 비교적 SNS 게시물을 자주 올리는 사회 부처의 C서기관은 “처음에는 겁이 나기도 했다. 하지만 내 게시물을 본 과장님과 선후배들이 ‘용감하다’, ‘후련하다’고 격려해 주는 걸 보고는 용기를 얻었다”면서도 “하지만 한 글자 한 글자마다 트집 잡히지 않기 위해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른바 SNS의 ‘용자’(勇者) 공무원은 행정 부처보다 사법기관에서 근무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개개인의 독립성이 강조되는 법원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분위기다. 지난 7월에는 전주지법 군산지원 차성안 판사가 포털 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게시판에 ‘블랙리스트’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글을 올렸고, 8월에는 인천지법 오현석 판사가 ‘재판은 정치, 법관 독립’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논란이 일기도 했다. 칼 같은 규율을 자랑하는 검찰 조직에도 소신 발언을 하는 이들이 있다. 임은정(43·여) 서울북부지검 부부장이 대표적이다. 임 부부장은 각종 징계 시도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이 자신의 의견을 SNS에 피력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검찰 조직 내에서는 “너무 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지만 일부는 “당돌한 검사 1~2명쯤 있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우호적인 의견도 있다. 물론 이렇게 판검사가 다른 공무원에 비해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옷을 벗더라도 ‘변호사’라는 선망받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법조인은 “다른 공무원과 달리 경제적으로 뒷감당이 되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면서 “가끔 ‘소신 발언’이 정치권의 러브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서울 이성원 기자 isw1469@seoul.co.kr 서울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현직 검사,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 방해 의혹’에 문무일 “참담하다”

    ‘현직 검사,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 방해 의혹’에 문무일 “참담하다”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장에서 현직 검사들이 2013년 검찰의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이 도마 위에 올랐다. 검찰은 이날 당시 국정원 감찰실장을 지냈던 장호중 부산지검장 등 현직 검사들의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 참담한 심정을 드러냈다.이날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전담 수사팀은 국정원 수사 방해 행위에 연루된 장 검사장 등 총 7명의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은 수사 방해를 주도한 국정원 내부 ‘현안 태스크포스(TF)’의 구성원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주요 구성원은 경찰 출신의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 당시 감찰실장이던 장 지검장, 법률보좌관이던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 파견검사였던 이제영 의정부지검 부장검사, 문모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 고모 전 국정원 국익전략실장, 하모 전 국정원 대변인 등이다. 이들은 지난 25일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진홍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과 함께 검찰의 국정원 압수수색 및 수사에 대비해 위장 사무실 등을 마련하고 수사 재판 과정에 직원들에게 허위 진술을 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국민적 관심이 쏠린 사건에서 수사 대상 기관에 파견돼 있던 검사들이 증거 인멸 행위에 가담한 단서가 드러난 점을 두고 여야 법사위원들은 검찰의 신뢰와 중립성 문제를 따졌다.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은 “검사를 국정원에 파견하는 것은 국정원 직원들이 법조인이 아니기 때문에, 법에 의거해서 수사도 하고 인권도 보호하라고 보내는 것”이라면서 “그런데 검사들이 호랑이 굴에 들어가서 더 사나운 호랑이가 돼 버린다”고 지적했다. 문 총장은 “수사 상황을 보고받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면서 “수사 중인 검사들은 과거의 잘못된 일들이 다시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하게 수사하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비단 당시 국정원에서 일했던 현직 검사들만이 아니라 사건 당시 이들을 움직인 또 다른 ‘윗선’이 검찰이나 법무부에 있었는지도 파헤쳐야 한다는 주문이 뒤따랐다.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적어도 법을 다루는 현직 검사들이라면 국정원장 얘기는 안 들었을 것 같다”면서 “(인사상의) 보장이 있어야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 의원은 사건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거론한 뒤 “황 전 총리가 그때 검찰총장과 갈등을 빚기도 했는데 뒷배가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마음 독하게 잡고 철저히 수사해 달라”고 요구했다. 문 총장은 “안타깝고 참담하다”면서 “수사를 통해서 사실관계를 밝히겠다. 몇 년간 겪은 일을 통해 후배 검사들은 법을 어기면 결국 다 드러난다는 점을 유념할 것으로 생각한다. 저 또한 (수사를) 엄중히 집행하겠다”고 대답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세금 도둑’ 증거 인멸·도주 많은데 처벌은 물방망이

    ‘세금 도둑’ 증거 인멸·도주 많은데 처벌은 물방망이

    20세기 초 미국 시카고 암흑가를 주름잡았던 마피아 두목 알 카포네에게 쇠고랑을 채운 건 연방수사국(FBI)이 아니라 재무부였다. 두려울 게 없었던 알 카포네도 탈세 혐의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 “이 세상에서 확실한 것은 세금과 죽음뿐”(벤저민 프랭클린)이라는 말이 말해 주듯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탈세에 매우 강경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세금 도둑질’에 너무 관대하다는 지적이 높다. 조세 범죄를 저지르고도 기소가 되는 이는 다섯 명 중 한 명뿐이다.24일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조세범죄 기소율은 평균 20.9%다. 전체 형사범 기소율 평균(37.9%)에 비해 17% 포인트나 낮다. 지난해 조세범죄 기소율 역시 22.4%로 전체 형사범 기소율 34.6%와 큰 차이가 났다. 조세 범죄는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재산을 빼돌리거나 세금 자체를 고의로 축소·탈루하는 모든 행위를 말한다. 입법조사처는 우리나라의 경우 조세범죄 기소 확률 자체가 너무 낮다고 지적한다. 최근 5년간 조세범죄로 기소된 사람은 모두 1만 3548명이다. 혐의는 있지만 기소가 안 된 3만 1073명 가운데 소재 파악 불명으로 인한 기소중지(33.7%)와 증거불충분(31.2%)이 64.9%나 될 정도로 조세 범죄는 증거 인멸이나 도주 위험이 높다. 그런데도 정작 구속 상태에서 기소가 돼 재판을 받는 비중은 지난 5년간 평균 5.7%에 그쳤다. 나머지는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49.1%)을 받거나 약식재판이 청구(45.3%)됐다. 막상 기소가 돼도 실형을 사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지난해 조세범처벌법 위반범에 대한 1심 처리 결과를 보면 전체 1433명 가운데 집행유예(39.1%, 561명)와 재산형(35.6%, 510명)이 70%를 넘었다. 징역형은 고작 14%(200명)다. 지난해 일반범죄 형사범의 징역형 비율이 22.9%인 점과 비교하면 조세범 처벌이 상대적으로 훨씬 관대한 셈이다. 문은희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우리나라 사법 당국은 대체로 조세범을 일반 형사범보다 관대하게 대하고 국고 손실을 보전하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 때문에 실형보다는 재산형 비율이 높다”고 지적했다. 독일이나 일본에서는 조세범을 10년 이하 징역형 등 중죄로 다스린다. 유죄로 판명날 경우 가산세도 미국은 80%인 반면 우리나라는 40%에 불과하다. 문 조사관은 “우리나라도 조세범죄에 대한 형사처벌 실효성을 강화해 일반 형사범보다 더 강한 수준으로 처벌할 필요가 있다”면서 “조세범죄를 바라보는 사법 당국과 국민 인식도 바꿔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 조세범 기소율이 낮은 것은 복잡하고 어려운 세금 지식을 따라잡지 못하는 요인도 큰 만큼 전문 수사 인력 및 법조인 양성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국세청의 직무유기와 조세범·조력인 간의 부당거래 가능성을 지적한다. 안 교수는 “조세범뿐 아니라 조세범죄를 도와준 변호사나 세무사도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덜란드 법원이 과거 탈세를 한 거스 히딩크 감독에 대해 집행유예를 내리면서도 조력인인 변호사는 법정 구속한 판결을 예로 들었다. 우리나라는 조력인 처벌 사례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고정보수 매력적”… 국선변호인 경쟁률 10대1

    “고정보수 매력적”… 국선변호인 경쟁률 10대1

    5년간 국선 선임 31.7% 늘어나 月 800만원 안정적 수입 ‘인기’법학전문대학원제도(로스쿨) 도입으로 변호사가 급증하면서 안정된 수입이 보장된 국선전담변호인(국선변호인)에 대한 인기가 점점 치솟고 있다. 실력 있는 젊은 법조인 사이에 인기를 끌면 최근에는 경쟁률이 10대1을 넘어섰다. 특히 변호인을 선임하지 못해 법원이 국선변호인을 선정해준 피고인도 지난해 처음으로 4만명을 돌파했다. 19일 국회 법사위 소속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법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선변호인을 선정한 피고인은 4만 43명으로 2012년 3만 402명보다 31.7%가 늘었다. 국선변호인은 대부분 빈곤 등으로 변호인 선정이 어려운 피고인들이 주로 신청하며, 미성년자·70세 이상·농아·심신장애의 의심이 있을 때 법원이 직권으로 선정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87.2%인 3만 4911명이 빈곤 등을 이유로 국선전담변호인을 선정 받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같이 ‘필요적 변론 사건’에도 국선전담변호인이 선임된다. 형사소송법에 정해진 형량이 사형·무기 또는 최하 3년 이하의 징역·금고형으로 기소된 사건들은 변호인 없이 재판을 열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선변호인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로스쿨 도입으로 한 해 1500여명의 법조인이 배출되면서 경쟁이 높아지면서 어느 정도 수입이 보장된 국선변호인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대한변호사협회에 따르면 2011년 등록 변호사 수는 1만 2607명에서 지난 8월 현재 2만 3154명으로 1만명 이상 증가했다. 국선변호인 경쟁률은 2011년 3.2대1에서 로스쿨 첫 합격자가 나온 2012년 7.8대1로 급증한 데 이어 지난해 상반기 10.3대1을 기록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로스쿨 도입 이후 법조 인력이 늘어나면서 변호사 업계도 일자리 문제가 커지고 있다”면서 “2000년대 중반만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 5급 채용에도 관심이 없었는데, 요즘은 6급으로 채용하는 데도 경쟁률이 6~7대1을 기록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2년 단위로 위촉되는 국선전담변호사는 2번까지 재위촉이 가능해 최대 6년간 근무할 수 있다. 또 매달 600만~800만원의 고정보수를 받을 수 있어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최근에는 사법연수원이나 로스쿨에서 좋은 성적을 받은 이들도 국선변호인들을 많이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대충 일을 해선 재위촉을 받기 어렵다”면서 “국선전담변호인 선정이 늘어나는 것은 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이 올라간 것도 일부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 보완해야 하는 점이 적지 않다. 특히 국선변호인이 법원에 예속돼 피고인의 권리보장에 미흡하다는 지적은 반복해서 나온다. 재위촉을 받기 위해 법원의 평가를 의식할 수밖에 없어 피고인 변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다는 것이다. 금 의원은 “법원이 선발·감독하는 현행 체제에서는 국선변호인이 법원에 맞서 피고인의 이익을 제대로 변론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정우택 함승희 설전 “그 따위로 질문” vs “지금 반말합니까”

    정우택 함승희 설전 “그 따위로 질문” vs “지금 반말합니까”

    정우택 원내대표가 국정감사 도중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과 설전을 벌였다.정우택 원내대표는 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최근 논란이 된 강원랜드 채용 청탁 의혹에 대해 질문했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 9월 15일 한 방송 시사프로에 나가서 강원랜드 직원이 인사문제에 대한 증언을 하는 과정에서 민주당 유력실세가 여기 있다고 했는데 그것을 알고 있나”고 질문했고, 함 사장은 “방송을 못 듣고 사후에 보고는 받았다. 목소리만 나와 누군지 모르고 있으며 민주당 인사가 누군지 모른다. 직원이 누군지 파악중”이라고 답했다. 정 대표는 “민주당 인사가 누군지 당연히 알아봤어야 하는 것 아닌가. 강원랜드 직원이 방송에 나왔는데 한달 째 파악하고 있다는게 말이 되느냐. 답변을 왔다갔다 하지말고 똑부러지게 해달라. 왜 같은 말을 반복하게 하느냐. 아냐 모르냐만 물어봤다. 답변 똑바로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이에 함 사장은 “다음 질문 하시죠”라고 답했고, 정 대표는 크게 화를 내며 반말 섞인 고성으로 “지금 뭐 하는 거야 그 다음 질문하시죠? 국회의원한테 그 따위로 질문을 하래. 지금 뭐 하는 거야 국감장에 와서 그다음 질문하시죠 그게 무슨 태도야”라고 소리쳤고, 함 사장은 “지금 나한테 반말합니까 내가 왜 못하나. 다음 질문을 하라는 것인데”라고 맞받아쳤다. 정 대표는 크게 화내며 “지금도 말대꾸 하잖아. 이러니깐 강원랜드가 비리 공화국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다. 3년간 이런 문제를 해결 해야지 창피한줄 알아야 한다. 국회의원이 아니었고 법조인이 아니었으면 이런 말 안한다. 창피한줄 알아라”며 “왕년에 나도 국회의원했으니 그렇게 하겠다는 것인가 다른 기관장들은 안그런다. 그러지 말아라”고 이어질 함 사장의 답변을 거부했다. 이에 국민의당 소속인 장병완 위원장은 “함승희 사장이 답변 과정에 불필요한 대응을 하며 국감이 원만히 진행되지 못했다”라며 경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한민국 과로 리포트<3>]유가족에게 발언 기회조차 없는 공무원 과로

     격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공무원이 사망하면 과로사를 입증해야하는 책임은 민간기업 노동자처럼 유족이 지게 된다. 열악한 점은 공무원의 죽음에 대해서는 유가족이 심의위원들 앞에서 발언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다는 것이다.  16일 공무원연금공단에 따르면 공무원이 사망하면 공단 급여심의위원회(심의위)가 업무와의 연관성을 따져 순직 여부를 판단한다. 하지만 유가족이 출석해 과로 정황 등을 설명할 기회가 없고 출퇴근기록, 담당업무, 건강검진표 등 자료만으로 죽음과 업무 간 연관성을 따진다.  또 유족들은 지나치게 짧은 시간동안 심사가 이뤄지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주일에 2~3차례 열리는 심의위는 보통 반나절 진행된다. 회의가 한 번 열리면 평균 34.8건(지난해 기준)을 처리한다. 공단은 “관련 자료들은 회의 전 심의위원들이 미리 살펴보기 때문에 검토 시간이 짧지 않다”고 설명했다. 심의위에 참석조차 할 수 없는 유가족들의 입장에서는 가족의 죽음이 소홀히 처리된다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심의위에 참석하는 위원은 의사, 법조인, 공무원 등 모두 9명이다. 과로 여부를 판명하는 기준은 ‘발병전 24시간 내 돌발사건 및 업무환경 변화’(급성과로), 발병전 일주일 이내 일상 업무의 30%증가’(단기 과로), ‘발병전 6개월간 월평균 50시간이상 초과근무’(만성과로) 등 3가지 시간 요인을 중심 축으로 삼는다. 여기에 ‘극도의 긴장이나 흥분상태에서 업무를 한 경우, 파견 근무, 정신적인 충격 상황, 건강 상태 등 종합적인 면’을 고려한다. 공무원은 법에 노동시간 규정이 없고 복무규정으로 일주일에 40시간 일하게 돼 있다.  그나마 일반 노동자보다 나은 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사용자이기 때문에 출퇴근기록이나 근무 환경에서의 스트레스 요인 등을 입증할 자료를 은폐할 우려가 적다. 하지만 기관이 제출하는 자료만으로 과로 판단이 쉽지 않아 동료 진술서, 모바일 메신저 기록 등 증거수집을 해야하는데 이는 유가족의 몫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과로로 인한 순직을 인정받은 공무원은 지난해 23명이다. 보름에 1명꼴로 공무원이 과로사하는 것이다.  특별기획팀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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