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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인사이드] ‘인터넷 실명제’ 논란 증폭

    대선 전자개표 조작설 유포·사이버 폭력 반대 찬성 익명성 제한 토론문화 위축 사생활 침해·명예훼손 급증 “표현자유 침해한다” 주장 “실명제 도입 꼭 필요하다” ‘인터넷실명제’는 사이버문화 정착을 위해 필요한가. 1000만 초고속인터넷시대를 맞아 인터넷 실명제에 대한 논란이 팽배하다.최근 대통령선거 전자개표 조작설 유포,인터넷 시위 등 부작용이 커지면서 이같은 논쟁이 증폭되고 있다. 찬성자들은 익명을 악용한 유언비어 배포 등 사이버 폭력을 막기 위해서는 실명제가 도입돼야 한다고 말한다.그러나 반대론자들은 사이버 공간의 익명성이 훼손되면 ‘표현의 자유’나 ‘사생활보호’가 침해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인터넷 실명제란 포털 사이트 등의 게시판에 글을 올릴 때 본인 확인을 거치는 제도다. ●대전제는 법제화 필요 정보통신부는 ‘표현의 자유’ 등 인터넷 활동을 제약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최근 온라인상의 사생활침해와 명예훼손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통부가 지난해 업계를 대상으로 여론을 조사한 결과,실명제가 도입되면 수익구조에 타격을 가져올 것이라는 반대의 목소리가 커 법제화 분위기는 수그러졌다.또 차기정부가 인터넷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어 시기적으로도 맞지 않다. 따라서 정통부는 우선 정부 및 공공기관 사이트에 대해 실명제를 의무화하고 민·관 공동 캠페인 등을 통해 실명제 조기정착을 유도하기로 했다. 정통부에 따르면 현재 실명제는 정통부와 산업자원부,충남도,제주도 등에서 도입돼 시행되고 있다. 또 도입에 찬성하는 일부 업체들은 인터넷 동호회 운영자의 실명등록을 정통부에 요구하고 있다.네띠앙 관계자는 “실제 생활과 사이버공간의 예절이 다를 이유가 없다.”면서 “사이버 폭력은 이미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에 제도 도입이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표현의 자유를 가로막는다 법률 전문가나 업계는 도입 취지는 맞지만 현재의 여러 여건상 득보다 실이 많다고 말한다.특히 익명성에 제한을 가할 경우 활발한 토론문화는 급격히 식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법적인 측면에서는 실명제가 행복추구권,사생활보호,언론의 자유 등 국민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다.IT·인터넷전문 변호사 배재광씨는 “자신은 실명을 하고 싶지 않은데 ‘실명제’ 때문에 의사가 무시된다면 기본권 침해의 소지가 있고,더욱이 실명제의 범위와 한계·절차 등을 구체화할 방안이 없다.”고 밝혔다. 네티즌들은 표현의 자유가 저해된다는 점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이들은 특히 인터넷이 개인이 일상에서 충촉하지 못했던 취미나 관심사를 가상공간에서 극대화할 수 있는 미디어라는 점을 강조한다. 다음커뮤니케이션 이재웅 사장은 “기업의 수익성 확대나 타깃 마케팅을 위해서는 도입이 타당하지만 가명을 이용한 음란물 증가 등은 실명제로도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업계 관계자는 또 “지난 96년 미국 조지아주에서 실명법인 ‘인터넷 사찰법’을 제정하려 했으나 대법원이 표현의 자유 등을 들어 위헌판결을 내려 무산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정기홍기자 hong@
  • 공무원 배우자·존비속이 선물·향응·돈 받아도 대가성여부 관계없이 처벌

    오는 5월부터 공무원 자신은 물론 배우자나 직계 존·비속 등이 직무와 관련된 사람으로부터 금전·선물·향응 등을 제공받을 경우 대가성 여부와 관계없이 처벌받게 된다.또 공무원이 상급자의 위법·부당한 명령에는 따르지 않아도 되도록 규정했다. 행정자치부와 부패방지위원회는 7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공무원 청렴유지 등을 위한 행동강령’을 대통령직 인수위에 보고했으며,오는 11일 국무회의의 확정·공포를 거쳐 3개월 뒤인 5월부터 시행키로 했다. 이번 행동강령은 지난해 7월 부방위에서 마련한 법령 중 비현실적인 것을 없애고 지킬 수 있는 것만 법제화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으나 공직사회의 반발에 부딪혀 후퇴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주요 내용 대통령령으로 제정되는 행동강령은 지난 1999년 공직사회 부패를 막기 위해 총리 지시사항으로 마련된 ‘공직자 10대 준수사항’과 달리 법적 구속력을 갖는다. 행동강령에 따르면 공무원은 상급자가 부당한 이익을 노려 공정한 직무수행을 해치는 지시를 한 경우 사유를 밝히며 지시를 따르지 않을 수 있도록 했다.부당한 명령에 대한 일종의 ‘거부권’을 명시한 셈이다. 또 공무원이 과거나 현재의 직무 관련자들로부터 금전이나 부동산,물품,유가증권,숙박권,회원권 등 선물과 골프·음식물 접대 등 향응을 받을 경우 대가성 여부와 관계없이 처벌을 받고,직무수행과 관련된 정보를 이용해 유가증권,부동산 등 재산상 거래·투자를 하거나 타인에게 정보를 제공해 거래·투자를 도와도 징계대상이 된다. 아울러 4촌 이내의 친족이 직무에 관련될 경우 직무회피 여부를 상급자와 상담·처리토록 했으며,정치인이나 정당 등으로부터 부당한 직무수행을 강요받거나 청탁을 받은 경우 소속기관의 장에 보고토록 했다. 경조사와 관련,직무 관련자에게 경조사를 개별적으로 알릴 수 없으며,직무와 관련없는 사람에게라도 직급·계급·직위 등을 알려서는 안된다.경조금품은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통상적인 관례의 범위에서 기준을 정하도록 했다.신문·방송을 통한 경조사 통지는 허용된다. ●규제수준 완화 논란 이번 행동강령은 지난해 7월 부방위 권고안보다 대폭 완화돼 공직사회 부패척결 의지가 의심스럽다는 지적과 함께 공직사회의 반발에 부딪혀 취지가 크게 퇴색됐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금품·향응 수수제한 규정의 경우 ‘직무관련자로부터는 접수금지,직무와 관련 없는 자로부터는 기관장이 정한 기준초과 금지’에서 ‘직무관련자로부터만 접수금지’로 완화됐다.경조금품 수수제한 규정도 ‘직무관련자로부터는 경조금품 접수 금지’에서 ‘직무관련 유무와 관계없이 중앙행정기관장이 정한 범위 초과 금지’로 바뀌어 경조금품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이슈 따라잡기/외국인학교 내국인 입학자격 완화

    정부가 추진중인 외국인학교의 내국인 입학자격 완화 방안을 놓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정부측이 마찰을 빚고 있다. 인수위측은 5일 외국인학교의 내국인 입학자격 요건을 현행 5년에서 3년으로 낮추려던 정부의 입법예고안에 대해 “문제가 있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이에 따라 교육인적자원부가 올해 안에 시행하려던 외국인학교의 내국인 입학자격 완화 및 학력인정 등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더욱이 하나의 외국인학교 체제에 대해 현행 규정과 제주도 국제자유도시법 규정,경제특구법 규정 등 제각각으로 적용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외국인의 내국인 자격 요건 교육부는 지난달 20일 해외에서 부모와 함께 5년 이상 거주한 내국인의 외국인학교 입학요건을 3년 이상으로 낮춘 내용 등을 담은 ‘외국인학교 설립·운영 규정’에 대해 입법예고했다.(대한매일 1월3일자 30면 보도)규정에는 한국 관련 교육과정을 2시간 이상 운영하는 외국인학교에 대해 국내 학교와 똑같은 학력을 인정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또 지난해 제정된 제주도 국제자유도시특별법의 경우,제주 지역의 외국인학교에 한해 해외에서 3년 이상 생활한 내국인이 입학할 수 있도록 했다. 송도·영종도 등에 적용되는 경제특구법에서는 외국인학교의 입학자격에 제한을 두지 않고 학교 자율에 맡겼다. ●인수위,사회적 합의 더 필요하다 김용일(한국해양대 교수) 전문위원을 비롯,인수위측은 최근 두 차례에 걸쳐 교육부측과 회의를 가졌다.인수위측은 “입학 자격을 완화하면 외국인학교가 ‘귀족학교’로 변질돼 사회적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는 데다 입시기관화할 가능성도 크다.”면서 “사회적 합의를 위해 더 많은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법제화의 중단을 요구한 것이다. 전교조와 교육개혁 시민연대 등의 교육단체 등도 외국인학교의 입학자격 완화에 대해 입법예고 전부터 줄곧 반대해왔다. ●교육부,인수위의 의견에 따라 당분간 유보 교육부는 인수위측의 의견을 존중,외국인학교와 관련된 내용의 법제화를 유보하기로 결정했다.노무현 당선자의 대통령 취임 이후 공청회나 토론회 등을열어 다시 여론을 모을 방침이다. 교육부는 2000년에도 외국인학교의 내국인 입학자격을 3년으로 낮추려다 교원단체의 반발에 부딪혀 미뤘었다.그러던 중 지난해 제주도 국제자유도시화와 경제특구 정책 등과 맞물려 외국인학교에 대한 내국인 입학자격 요건을 조율했다.당시 재정경제부 등 경제부처에서는 외국인학교가 일반인들의 유학에 대한 욕구를 흡수할 수 있도록 내국인의 입학자격을 아예 없애거나 2년으로 낮추는 방안을 강력히 건의했었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정권 인수 뒤에도 충분히 제동을 걸 수 있는데 법적인 기구도 아닌 인수위가 오랫동안 추진돼 온 정책을 심도있는 논의도 없이 중단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외국인학교 국내에는 40곳의 외국인학교가 운영되고 있다.전체 학생 7700명 가운데 내국인은 374명이다.학생들은 학력이 인정되지 않아 상급학교에 진학하려면 검정고시를 통과해야 한다. 박홍기기자 hkpark@
  • 고소득 자영업자 신용카드 기피 실태

    의사·변호사·세무사·회계사 등 고소득 전문직 사업자들이 벌어들인 만큼 세금을 제대로 내게 할 묘책은 없을까.땀흘려 직장에서 일하는 봉급생활자들은 과표가 그대로 드러나 넉넉지 않은 봉급에서도 매월 꼬박꼬박 세금을 낸다.하지만 고소득 전문직 사업자들은 소득을 실제보다 줄여 세금을 덜 내는 경우가 많아 윤리적 측면에서 손가락질을 받곤 한다.이들은 올해에도 세정(稅政)의 최우선 과제인 공평과세 취약분야의 ‘단골 손님’으로 선정됐다.어제 오늘의 현안은 아니지만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이에 대한 당국의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정부는 현금거래로 이뤄지는 수입까지 포착하는 제도를 마련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머리를 싸맸다.세무조사라는 ‘무기’를 동원,세금부과 기준인 과세표준 양성화 효과를 얻고 있으나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J(25·여)씨는 지난해 9월 승용차로 쇼핑을 가다 서울 종로에서 차량 접촉사고를 내 인근 정형외과를 찾았다.X선 촬영 결과 “이상없다.”는 검사 결과를 통보받고는 마음이 놓였다. 그러나 병원비를 치르려는 순간 화가 치밀었다.병원측이 요구한 X선 촬영값 2만원을 신용카드로 결제하려 하자 “일요일은 카드결제가 안된다.”며 거절했기 때문이다.이를 따지자 병원 직원은 “카드결제는 가능하지만 2만원은 소액이라서 안된다.”며 핀잔을 줬다.J씨는 하는 수 없이 은행에 설치된 현금지급기에서 현금을 인출,병원비를 치르고 다음날 여신전문금융법 위반 혐의로 국세청 세금감시고발센터에 고발했다. J씨처럼 황당한 경험을 한 이들이 적지 않다.국세청과 금융감독원 등에도 비슷한 사례의 제보나 고발이 잇따른다.카드결제를 하는 대신 수수료를 환자에게 떠넘기거나 결제금액이 크면 쪼개 현금과 카드로 나눠받는 경우가 다반사다. 현금보다 오히려 카드를 종용하는 모범적인 곳도 많다.하지만 카드 대신 현금을 주면 깎아주겠다며 카드결제를 피해가는 사업자들이 부지기수다. C(45)씨는 지난해 인천 남구에 있는 한의원에서 보약을 짓고 약값 35만원을 카드로 결제하려 했으나 결국 현금을 냈다.한의사가 카드를 내민 C씨에게 “이중으로 세금을 물어야한다.”면서 “카드 대신 현금 결제를 하면 몇 만원을 할인해 주겠다.”고 제안해 이를 받아들였다. C씨는 “이곳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병·의원에서 비슷하니 정부에서 이런 사실을 알고 철저한 감시와 세무조사를 해줄 것을 촉구한다.”며 국세청에 고발했다. 서울 모대학병원 원무과 관계자는 “3년 전만 해도 수수료를 물어야 하는 문제 때문에 병원들이 카드 사용 환자들을 박대했던 게 사실”이라면서 “최근에는 치료비의 65∼70%를 카드로 받으면서 현금을 내는 환자들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 원장은 “고객들이 2만∼3만원밖에 안되는 진료비도 카드로 계산하는 등 카드결제가 70∼80%에 이른다.”고 말했다.이 원장은 그러나 “서울에서도 강남 등 일부 지역에만 국한된 현상이며,천호동·상계동 등 변두리 지역과 지방의 성형외과에서는 거의 현찰로 진료비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신용카드 사용 행태도 지역별로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세청 관계자는 “병·의원 중 카드수납 성적은 비보험진료가 많은 성형외과,교정전문치과,라식수술 전문안과,보약조제 전문 한의원 등이 불량한 편”이라고 말했다. 특히 변호사는 병·의원에 비해 카드결제가 상대적으로 미흡한 편이라고 설명했다.형사사건 등 상황이 다급해 변호사를 찾는 민원인이 많기 때문에 설령 카드결제를 거부당했을 때 빚을 내서라도 현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카드결제를 거부당한 환자들의 제보는 많이 들어오지만 변호사 상담과 관련해서는 그렇지 않다.”면서 “고발자가 조직폭력배나 강간범 등일 경우 신상이 노출되는 점도 의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이어 “2000년 7월부터 시행된 ‘과세자료제출에 관한 법률’에 의해 법원으로부터 사건수임명세서를 넘겨받아, 건당 수임료가 비슷한 사건을 다루는 다른 변호사들과 비교해 낮을 경우 소득을 성실신고하도록 압박을 가하고 있지만 탈루행위를 잡기엔 역부족”이라고 털어놨다. 오승호기자 osh@kdaily.com ◆외국사례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의 탈세를 거의 찾아보기어렵다.있더라도 극소수에 불과하며,적발되면 가혹한 처벌이 뒤따른다. 미국은 현금거래를 선호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가계수표와 신용카드가 주거래 수단이어서 탈세 가능성이 그리 많지 않다.소득의 출처가 분명히 드러나고,금융권 등에서 이를 철저히 파악하고 있기도 하다. 조세전문가들은 미국의 경우 의사·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종 종사자의 납세율은 소득의 80∼90% 가까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물론 일부 탈루나 탈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일단 적발되면 그동안의 탈세나 탈루소득을 소급적용해 무거운 세금을 물리기 때문에 ‘파산선고’나 다름없는 중벌을 받는다.특히 성형외과 등에는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우리나라와 달리 모든 분야에 의료보험이 적용된다. 미국은 극빈자 등 일부 계층만 공적의료보험에 들어있고,대부분은 사적의료보험 등에 가입돼 있어 병원 등이 이를 속일 수 없도록 되어 있다.독일 프랑스 등 유럽도 미국과 비슷한 제도를 갖고 있어 탈세나 탈루가 빈번하지 않다.다만 일본의 경우 미국보다는 고소득자의 납세율이 다소 낮다.60∼70% 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조세연구원 송대희(宋大熙) 원장은 “선진국은 거래자체가 현금이 아닌 수표와 카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거래내역이 쉽게 확인된다.”며 “무엇보다 탈루·탈세를 하는 기업이나 개인을 용서하지 않는 납세의식문화가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세금을 제대로 내는 사람은 바보’라는 우리나라의 납세의식 수준과는 다르다. 주병철기자 ◆전문가 제언 부유한 사람에게 세금을 많이 부과하려고 하지만,그들은 순순히 응하지 않고 빠져나갈 궁리를 한다.그들은 자기들이 원하는 바를 성취하기 위해 필요한 돈과 권력을 갖고 있다.그들은 앉아서 자발적으로 세금을 더 내지는 않으며,세금을 최대한 적게 내기 위한 방법만을 찾는다.(중략)반면 중산층과 서민층은 이런 자원이 없다.그들은 정부의 바늘이 그들의 팔을 뚫고 들어와 피를 빨아가도 그저 속수무책으로 놔둘 뿐이다.(로버트 기요사키 저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중에서) 과세당국은 모든 납세자에게 경제적 능력에 따라 과세하기를 원하고,납세자들은 가능하면 세금을 적게 내려고 애쓴다.어느 나라에서나 마찬가지다.양자 사이의 암묵적인 전쟁의 승패는 결국 상거래의 투명성 정도에 달려 있다.이는 결국 상거래에서 현금거래가 얼마를 차지하느냐의 문제다. 과세당국은 현금거래의 비중을 최소화하여 과표를 양성화하려 하고,자영업자들은 현금거래를 극대화하여 세부담을 줄이고자 한다.따라서 고소득 자영업자의 과표 양성화는 현금거래의 비중을 최소화하는데 맞춰져야 한다. 신용카드 활성화 정책이 가계의 3대 주체인 소비자,기업,정부에 대해 포괄적으로 추진됨에 따라 신용카드 거래의 비중이 크게 늘긴 했지만 아직도 현금 거래는 총 민간소비지출의 50% 이상이다.그만큼 과표를 추가로 양성화해야 할 여지가 많은 셈이다. 현금거래를 줄이는 방안은 크게 2가지로 나눠 추진해야 한다. 첫번째는 대규모 탈세,불법 정치자금,마약자금 등에 사용될 가능성이 많은 거액 현금거래를 방지하는 것이다. 두번째는 일반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상거래에서 발생하는 소액 현금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 가운데 중요한 것은 첫번째이다. 이에 대한 과표현실화 방안은 4가지로 요약된다.우선 일정액 이상의 거액 현금거래는 금융기관이 국세청에 보고하도록 법제화해 금융기관과 국세청간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외국에서도 일정금액 이상의 현금거래는 불법자금일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간주,철저하게 감시·통제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1970년 은행비밀법(Bank Secrecy Act)을 만들어 1만달러 이상의 현금거래는 금융기관이 국세청(IRS)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했다. 또 86년 발효된 마약방지법(Anti-Drug Abuse Act)에 따라 3000달러 이상의 여행자수표 등 거래에 대해서도 기록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발행을 금지하고 있다.고객이 3000달러 기준을 회피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거래 단위를 3000달러에 약간 미달하도록 할 경우에도 혐의거래로 간주해 국세청에 보고토록 하고 있다. 둘째,납세자의 신뢰와 세무조사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우리나라처럼 현금거래의 비중이 높고 탈세가 만연한 국가에서는 세무조사가 효율적인 탈세 억제 방안 중의 하나다.이를 객관화하고 과학화하여우선적으로 납세자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또 탈세혐의 정도에 따라 세무조사의 유형과 강도를 달리함으로써 세무조사의 실효성을 제고해야 한다. 세번째로 공인회계사와 세무사 등의 직업윤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이들 세무대리인이 납세자들에게 탈세를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납세자들을 잘 지도해 이들이 성실한 세금 납부를 도와주도록 투철한 직업의식을 심어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사회의 모범이 돼야 할 사회지도층이 탈세했을 때는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미국은 탈세자가 사회지도층인지 여부를 감옥에 보내는 주요 기준으로 삼고 있다.
  • 대선 공통공약 ‘법제화’/민·한, 새달 임시국회부터 처리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16대 대선에서의 공통 공약에 대한 법제화를 추진중이다. 22일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와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의 면담에서 원칙적 합의를 이룬 뒤 양당은 공약 정리에 들어갔다.당장 2월 임시국회에서부터 처리해 나갈 계획이다. 공통 공약은 대체로 민생 관련이나 지방발전 방안,농어촌 지원책 등에 집중돼 있다.30여개쯤은 조정작업을 거치지 않아도 바로 법제화할 수 있을 만큼 내용이 비슷하다.서로 공약을 베끼지 않았나 의심이 들 정도다. 이 가운데 일부는 ‘선심 경쟁’ 끝에 내놓은 듯한 것들도 있어,재원 마련 등의 본질적 문제로 법안을 만들더라도 생색을 내는 정도에 그치거나 아예 법제화 자체가 흐지부지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장애인에게 연금을 지급하겠다는 ‘장애인기초연금법’,재해에 따른 보상금 지급을 강화하는 ‘농어업재해대책법’,교육비에 대한 소득공제를 확대하는 ‘소득세법개정안’,학교급식을 국비로 지원하며 대상을 확대하는 ‘학교급식법’ 등은 강력한 의지를 갖고 추진하지 않으면 그렇게 될 여지가 많아 보인다.‘농어촌 복지특별법’ ‘농어민정년에 관한 특별법’ ‘고엽제후유의증 환자 지원법’ 등도 재원이 필요한 법안들이다.‘우수교원 확보법’ ‘지방대학육성특별법’ 등은 아직 세부적인 방안도 없는 형편이다. 정치·행정분야에서 주민소환제와 주민투표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주민투표법’과 ‘지방자치법 개정안’ 등은 공약으로 내놓기는 했어도 논의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지운기자 jj@
  • [열린세상] 정부형태를 매년 바꾸면

    링컨이 각료회의를 소집한다.그러고는 주어진 의안에 대해 장시간의 토론 끝에 찬성하면 ‘가’,반대하면 ‘부’로 의사표시를 하라고 한다.전원이 ‘가’표를 던지고,오직 링컨 대통령 한 사람만이 ‘부’쪽에 선다.대통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곧 이어 그 의안을 즉각 부결로 최종 정리한다. 이 유명한 일화는 케네디 대통령이 취임 2주년에 즈음한 방송인터뷰에서 이를 인용함으로써 더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심오한 이론도 풍부한 사례도 다 필요없다. 바로 이것이 대통령제의 어김없는 진면목이요,본질이기 때문이다.모든 결정의 권한 못지않게 뒤따르는 법적 정치적 책임도 오직 대통령만의 몫인 까닭에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요컨대 대통령에게는 위임할 권한은 있어도 나누어 가질 권한은 없다는 점을 대부분 사람들은 알면서도 쉽게 잊거나 아예 모르고 있음이 분명하다. 노무현 당선자는 후보시절부터 ‘책임총리제’를 내세우며 총리의 권한 강화를 주장해왔다.그리고 지난 18일 KBS TV토론회에서는 선거운동중의 후보자가 아닌 취임을 앞둔 대통령으로서 ‘프랑스식 이원정부제’를 직접 언급하며 내년 총선 후 시행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가령 정부형태의 특정한 요소나 현상이 닮았다고 하여 거기에 붙여진 이름처럼 이 땅에서도 기능할지는 미지수라고 본다.우리와 헌법체계가 다르고 헌법관습이 같지 아니하며,더구나 그것이 딛고 있는 정치문화는 더욱 딴판이기 때문이다.바로 엊그제까지도 경선불복,지지철회,후보반대탈당·재입당 등을 보며 ‘분권형’이든 ‘동거정부형’’이든 그 경우 요청될 관용,자제,협조의 기초조건을 과연 한 해 안에 우리가 때맞추어 갖출 수 있겠는가 자문해 보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차기 대통령의 구상대로라면 내달 말부터 1년 남짓은 ‘순수 대통령제’,그리고 자신이 개헌시한으로 잡은 2006년 말까지의 2년여 기간은 이른바 ‘분권형 대통령제’,또 그 뒤 개헌 여하에 따라서는 ‘의원내각제’ 혹은 ‘대통령제’로 간다는 것이다.헌정의 틀을 바꾸어서라도 지향하는 정치개혁목표를 반드시 이루어내겠다는 의지는 박수를 받아 마땅하며,더구나 이번 선거결과에 담긴 국민적명령이 아닐 수 없다.이때 정당개혁을 정치개혁의 출발점으로 잡겠다는 구상이 공염불로 끝난 지난 10년간의 양김정부와는 달리 이번에는 기필코 이루어져야 하겠다. 문제는 대통령제를 같은 헌법아래 ‘해마다 다르게’ 운용한다는 것이 초래할 혼란과 비효율성이 아닐 수 없다.지불할 그 정치적 경제적 비용은 엄청날 것이다.그 실현성 또한 더 두고 볼 일인 까닭에 전체적인 평가를 가늠하긴 어렵다고 본다.다만 각료 몇 명에 대한 제청권 실질화를 책임총리제로 부른다면 몰라도 불과 얼마전의 이른바 ‘공동정부’총리가 어떠하였는가는 기억에도 새롭다. 더구나 외교와 국방은 누가 맡고 경제와 행정은 누가 담당한다는 식의 정부제도는 소꿉장난의 경우는 몰라도 오늘의 현실 국가체제와 국가기능에,특히 압도하는 남북관계와 거대한 우리 경제규모에 비추어 일회용 실험에 그치지 않게끔 신중한 연구검토가 요청된다. 요컨대 정부형태의 변경이 모든 문제해결의 유일한 처방이 될 수 없음을 기억해야겠다.지난 55년의 우리헌정을 지배해온 정부형태의 선택논쟁 같은 후진정치의 선정주의가 이번으로 마감되기를 기대할 뿐이다.노무현정부의 정치개혁을 약속대로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정당제도와 선거제도의 대개혁이 요청되는바,그 제도적 접근으로서 중대선거구제와 비례대표제의 확대를 이미 내놓고 있다.물론 이의 법제화가 결코 쉬울 수 없으며 더구나 현재의 국회구성을 보면 더더욱 그러하다.18일 차기대통령이 여야총무와 가진 3자회담은 실로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일 만하다.이를 계기로 고질적인 여야관계의 대치구도에 변화가 있기를 기대한다. 권 영 설
  • [대한포럼]비정규직 접근법

    며칠 전 교수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개혁 성향의 H교수는 비정규 근로자의 차별 해소를 위해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하지만 “시간강사와 동일한 임금을 받겠느냐.”고 묻자 펄쩍 뛰었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선거운동 과정에서 공약한 ‘성,학력,장애,외국인,비정규직’ 등 5대 차별 금지 이행방안을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이중 비정규직 차별금지 방안과 관련,노동계와 일부 대통령직 인수위원들은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거나 균등처우를 규정한 근로기준법 5조에 고용형태를 이유로 임금차별을 금지하는 조항을 추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이들이 지향하는 비정규직 차별금지의 모델은 프랑스·독일 등 유럽식이다.비정규직 고용 사유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체계를 동일화하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재계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이상적인 지향점임을 인정하면서도 비정규직 분류기준,연공서열식 임금체계 등을 들어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특히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적용되려면 정규직의 연공서열식 임금체계부터 유럽처럼 직무급으로 바꿔야 한다고 맞받아치고 있다.사용자가 근로자의 숙련도(훈련이나 경험),책임감(직급 및 보직),육체적·정신적 노력,업무가 수행되는 조건 등 4가지를 기준으로 임금에 차등을 둘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말하자면 임금과 평가를 연계해야 한다는 뜻이다. 재계와 노동계가 이처럼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새 정부는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라는 큰 틀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비정규직의 차별을 줄이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 우리나라와 노동법 체계가 동일한 일본에서는 지난 1996년 비정규직의 임금은 정규직의 80%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판례가 있었다.하지만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비정규직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자(2001년 기준 25%) 이같은 임금 가이드라인은 점차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요즘 일본에서는 임금 차별보다는 채용 및 고용 불안 해소가 더 큰 관심사다. 미국에서는 성,인종,장애 등을 이유로 하는 차별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규제하지만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차별은 아예 논란의 대상조차되지 않는다.기업과 근로자 사이의 ‘사적 자치’ 영역에 속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유럽에서는 차별금지법의 골간을 유지하고 있으나 노조측이 높은 실업률과 고용 불안을 타개하는 방편으로 비정규직에 대해 ‘동일노동 동일임금’ 적용을 유보하자고 제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비정규직은 전체 임금근로자의 52%에 이른다.이들의 평균 임금도 정규직의 52%이다.고용·산재·의료보험과 국민연금 등 사회보험에 가입된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4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대다수의 비정규 근로자들이 산업재해는 물론 해고에도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비정규 근로자 10명 가운데 7명은 고용불안을 가장 우려한다고 밝혔다.‘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요구하기에는 고용불안이 더 절실하다는 것이다. 외국의 사례와 추세,우리나라 비정규직의 실태 등을 놓고 볼 때 비정규직 해법은 쉽게 도출될 수 있다. 먼저 이들의 사회보험 가입률을 정규직 수준(90%)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다음으로 고용불안 해소를 위해 비정규직도임금,근무 및 해고 조건 등을 명시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토록 해야 한다.기업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때 임금 차액을 고용보험에서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우 득 정 djwootk@
  • [새정부 행정개혁 과제] ⑤ 부패방지시스템

    노무현(盧武鉉) 당선자가 대선공약으로 내건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와 ‘특검제’ 도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질 전망이다.20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대통령 직속기구로 설치하기로 한 ‘행정개혁위원회’는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와 ‘특검제’ 도입 등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정부 대책을 주요 쟁점으로 다룰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그러나 이에 대한 논의는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와 ‘특검제’의 성격과 위상을 놓고 해당 부처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어 해법을 찾는 데 큰 진통이 예상된다.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와 특검제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는 대통령의 친인척이나 정치인,장·차관 등 고위공직자들의 비리 수사를 전담하는 기관으로 그 성격을 규정할 수 있다.그동안 정부가 추진해온 부패방지대책은 주로 공직사회를 겨냥해 왔다.하지만 대형 비리사건 뒤에는 언제나 대통령의 친인척,정치인 등이 연루돼 있어 이들 권력에 대한 ‘성역없는 조사’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검찰 수사의 칼날도 ‘권력형 비리’ 앞에 서면 무뎌지는 것이 현실이다.국민의 정부에서 검찰이 수사한 ‘옷로비 의혹사건’‘이용호 게이트’‘파업유도 의혹사건’ 등도 결국 특별검사제를 도입,원점에서 재수사한 바 있다.따라서 특별검사제 도입은 정치적 사건이나 검찰 내부 인사가 연루된 사건,다시 말해 검찰이 직접 수사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사안에 대해 특별검사를 임명해 수사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현재 인수위에서 추진하는 특검제는 노 당선자의 집권기간 5년 동안만 한시적으로 상설화하는 방안이다. ●부패방지위원회 입장 부방위는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와 특검제 도입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나아가 비리조사처를 부방위 산하기구로 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이미 부방위는 비리조사처의 역할과 관련,현재 고위공직자의 비리 대상을 장·차관급 이상 공무원,시·도지사,국회의원,판·검사,장성급 군인,경무관 이상 경찰에서 대통령 친인척,1급 이상 공무원,기초단체장,시·도교육감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부패방지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강철규(姜哲圭) 부패방지위원장은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는 독립성과 중립성 보장이 중요한 만큼 부패방지위 산하 기구로 신설해야 법제화 문제도 용이하다.”고 강조했다. 부방위는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가 부방위에 신설되면 조사권 확보는 물론 특검제도 부방위에서 맡아서 비리조사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법무부 입장 기존 검찰조직과 분리된 고위공직자 비리조사처와 특별검사제 상설화에 반대하고 있다.다만 법무부 내부에 독립적 기능을 가진 특별수사검찰청을 설치하겠다는 입장이다.그러나 이마저도 답보상태에 있다. 법무부는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는 검찰권 이원화 및 업무중복이 우려되고 국가행정 기능 배분원리에 맞지 않아 검찰조직과는 별도의 사정기구를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또 특별검사제 상설화는 “국회에서 다수당이 마음만 먹으면 특검을 실시할 수 있어 수사가 정치권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독립성 확보 전문가들은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와 특검제가 함께 추진될 경우 업무가 중복되지 않도록 해야 하고 무엇보다 독립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강성남 방송대교수는 이날 ‘부패방지와 신뢰정부 구축방안’을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새로운 기구가 출범하든 부패방지기구를 재정비하든 부패와 비리사건에 대한 수사단계에서부터 처벌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이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처리되도록 정치권력의 개입이 철저히 차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룡 상지대교수는 “그동안 정치적 수단화로 전락한 부패방지정책의 저효율성으로 국민들의 불신이 크다.”면서 “이제는 정치집단·관료집단의 개혁은 물론 기업집단·시민사회에 대해서도 투명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의 부패방지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광숙기자 bori@kdaily.com ◆전문가 제언 부패방지 문제는 새 정부가 추진해야 할 개혁과제 중 우선 순위가 가장 높은 과제다.DJ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강력한 부패방지정책을 추진해 부패방지법과 자금세탁방지법 등 관련 법률을 제정하고 대통령 직속 부패방지위원회를 출범시켰지만 국민들이 체감하는 공직자 부패의 정도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처럼 부패개혁의 체감도가 낮은 것은 하위직 공직자의 생계형 부패보다 고위 공직자의 권력형 부패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특히 DJ정부 말기에 대통령 아들들이 연루된 이권개입 사건이 부패개혁의 성과에 대한 체감도를 결정적으로 악화시켰다. 새 정부 부패방지정책의 초점은 고위 공직자와 정치인들의 권력형 부패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데 맞춰져야 할 것이다.정치인과 고위 공직자들이 권력기반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데 엄청난 규모의 자금이 소요되기 때문에 ‘정치적 부패’의 유혹을 쉽게 떨치지 못하는 반면,적발돼 처벌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권력형 부패문제를 해결하려면 이들의 불법행위가 적발돼 처벌받을 확률을 높여야 하며,부정부패를 포함한 모든 거래행위가 투명하게 드러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고비용 정치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부패의 수요를 차단해야 한다. 부패행위에 대한 적발·처벌의 실효성 확보가 단기적으로는 가장 핵심적인 과제인 것이다.고위 공직자의 부패행위에 대해 내부고발 및 국민의 부패신고를 활성화하고,신고된 부패행위를 확실하게 처리하며,부패한 공직자는 발붙일 수 없는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 그러나 감사원·검찰·경찰 등 기존의 사정기구만 가지고 대통령 친인척과 고위 공직자의 부패행위를 조사하고 처벌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DJ정부에서 설립된 부패방지위원회가 유명무실하게 된 것도 조사권과 처벌권한이 없기 때문이다.따라서 고위 공직자 비리조사처 또는 특검제 상설화와 같은 제도적 장치를 통해 친인척과 고위 공직자의 부패에 대한 적발·처벌의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
  • 종교계˙시민단체, 생명윤리법 제정 촉구 ‘배아는 인간’규정 법제화해야

    최근 김성호 보건복지부 장관의 발언과 맞물려 일각에서 제기된 ‘인간복제 금지법안 우선 입법 추진’주장에 대해 천주교 등 종교계와 시민단체들이 반대 목소리를 높이면서 일제히 생명윤리법 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종교계와 시민단체들은 김 장관이 지난 8일 국회 복지위에서 업무보고를 하면서 “배아복제를 선별적으로 허용하겠다.”고 밝힌 것은,배아복제의 원칙적 금지와 국가생명윤리자문위원회를 통한 제한적 허용이라는 기존 복지부 입장보다 더 후퇴한 입장이라며 생명윤리법 제정을 촉구했다. 이들은 특히 배아는 잠재적 생명이 아니고 이미 인간인 만큼 배아가 인간 존재임을 선언하는 법률을 우선적으로 법제화해야 하며,인간생명을 규정하는 법안을 상정하는 일에 결코 경제적 논리가 투입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한마음 한몸운동 생명운동부 김명희 부장,참여연대 한재각 시민권리팀장 등 종교·시민단체로 구성된 공동캠페인단 관계자들은 지난 13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방문,생명윤리기본법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관련부처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법안 통과에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공동캠페인단은 이와 관련,국회 보건복지위원회·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등 상임위 소속 의원들과의 면담을 통해 생명윤리기본법이 새달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요청키로 했다. 한국기독교생명윤리위원회도 성명을 통해 인간복제 금지 법안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하는 한편 모든 인간 생명의 위협에 적극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생명살리기10년운동을 벌이는 개신교의 예장통합 총회 또한 지난 13일 실행위원회를 열어 생명윤리위원회를 설치키로 하고 독자적인 생명윤리기본법안을 마련,국회에 청원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이와 함께 ‘인간복제 문제에 대한 교회의 입장’이라는 성명을 발표,인간의 존엄성을 위협하는 상황에 맞서 생명을 보전하고 살리는 일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참여연대 시민과학센터도 논평을 통해 “배아복제의 선택적 허용을 밝힌 복지부 장관의 발표는 배아복제 허용을 주장하는 과기부의 입장과 타협한 결과로 원칙 없는 정책 결정일 뿐”이라며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천주교 주교회의 사무처 차장 이창영 신부는 “현재 정부 각 부처와 국회의원들이 상정한 생명윤리 관련법안을 모두 검토해 본 결과 이 법안들은 모두 대통령이나 특정위원회에 인간생명의 ‘시작과 끝’의 결정을 위임하는 큰 잘못을 범하고 있다.”면서 “인간생명을 진지하게 고려한 생명윤리법 제정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아파트 층간소음 줄인다

    아파트 층간 소음 기준이 법제화돼 내년부터 시행된다. 건설교통부는 아파트의 층간 소음을 줄이기 위한 바닥충격음 기준을 경량충격음(작은 물건이 떨어지는 소리)은 58㏈ 이하,중량충격음(어린이 뛰는 소리)은 50㏈ 이하로 정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건교부는 이런 내용의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이 최근 규제개혁위원회 분과위원회를 통과함에 따라 다음 달 공포한 뒤 준비기간 등을 감안,1년이 지나 사업계획 승인을 신청하는 아파트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소음기준에 맞추려면 아파트 바닥이 현재의 135∼180㎜에서 20㎜가량 두꺼워져야 하며,이로 인해 32평형 기준 분양가격이 150만∼200만원 오를 것으로 건교부는 추정했다. 건교부는 어린이가 계단이나 발코니의 난간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난간 높이를 110㎝에서 120㎝로 높이고 간살의 간격을 15㎝에서 10㎝로 줄여 촘촘히 배치토록 했다. 류찬희기자 chani@
  • 지역아동센터 현주소 /전국 228곳… 6000여명 이용 대부분 환경 열악, 활성화 시급

    ■ 빈곤아동들이 목소리를 냈다.‘법제화를 위한 지역아동센터 전국모임’이 16일 오후 1시 국회의원 회관 대회의실에서 ‘우리도 대한민국 국민입니다’란 제목으로 ‘아동복지법 재개정을 위한 아동 대토론회’를 가진 것. 전국 1300여 ‘제2의 가정’인 지역아동센터(공부방)에서 삶의 꿈을 키우는 아동·청소년들은 토론회에서 오는 2월 임시국회에서 아동복지법 재개정안이 통과돼 지역아동센터 활동에 대한 법적근거가 마련되기를 촉구했다.참석자들은 또 교육·경제·학교·의료·사회적 폭력·놀이공간·자연환경·농어촌·주변환경 등 9개 영역에 대한 ‘새 대통령에게 바란다’는 요구사항도 마련했다. 부모의 이혼으로 조부모와 정신지체 숙부네와 함께 살고 있는 임빛나(경호고 1년·경상지역아동센터연합회 화계공부방)양은 “외로웠고 불안해 늘 수심에 잠겼던 저는 지금,분명한 꿈이 있다.”면서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우리 지역에 공부방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공부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역아동센터란 지역아동센터는 1984년 서울 하월곡동산동네에서 공부방이 없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학습·문화공간으로 시작됐다. 60년대 산업화 과정에서 농민들이 대도시로 이주하면서 도시빈민층,도시빈민지역이 발생했고 80년대 들어서면서 2세대인 빈민자녀들의 청소년문제가 대두되면서 종교단체와 민간단체에 의해 공부방이 만들어졌다.빈민자녀들은 빈곤의 세습화와 신체적 불균형,학습능력 저하,정서불안과 사회성 부족,비행 등으로 이어진다. 90년대 중반까지 100여개로 늘어났던 공부방은 경기호황기에 잠깐 증가추세가 주춤했으나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를 맞으면서 다시 늘어나 현재 전국 228개가 운영되고 있다.이중 65%는 교회 등 종교단체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하루 25~30명의 저소득층 초·중·고생이 이용하고 있다. ●해체되는 가정,비행청소년 증가 더욱이 IMF 이후 가정해체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해체가정의 아이들은 가난과 배고픔 외에도 여러 가지 사회·문화적 문제들과 직면하게 됐다.영양부족이나 신체적인 발달 저하는 물론 따돌림,낮은 자아존중감,학교 적응력 부족으로 며칠 학교를다니다가도 준비물을 제대로 가져가지 못해 교실에서의 ‘왕따’,교사의 몰이해로 학교를 빠지고 비행청소년이 된다. 공부방을 이용하는 아동·청소년에 대한 부스러기사랑나눔회의 설문조사는 바로 이 시대 빈민층 교육·문화의 현주소를 말해준다.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아이들은 현재 전국에 6000명 안팎.기초생활보장법 수급자 외에 일반 저소득층 아동이 55.8%로 그중 38%는 편부·편모·조부모 가정이다. ●화장실도 없는 곳이 60여곳 대부분 전·월세인 공부방은 별도의 교육실이 없는 곳도 40%나 되고,상하수도가 없는 곳이 100여곳이며 43%는 냉방시설이 없고,20%는 난방시설이 없다.화장실이 없어 인근 시설을 이용하는 곳도 60곳이나 된다. 전체수입의 46%가 후원금으로 이뤄지는 불안정한 재정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11~30명의 아동을 한명의 교사가 담당하고 있는 곳이 무려 52.5%에 이른다.대부분 대졸·대학원졸인 교사들은 50만~60만원의 박봉에 허덕여 학생들에 대한 애정이 있어도 이직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 아동복지정책은 결식아동에 대한 식권제공에 그치고 이마저도 280일 학교급식으로 제한돼 방학과 공휴일에 굶는 아이들이 18만명을 넘는다.또 아동복지법상의 아동복지시설은 50~60년대 아동복지정책을 그대로 답습,전쟁고아 등 가정이 없는 아동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가정의 기능을 보완해주는 공부방 그러나 해체가정이 늘고 있고,가정의 기능이 약해지는 이 시대에 예방적이고 보완적인 복지서비스가 필요하다. 이 기능을 지역아동센터가 맡을 수 있도록 법개정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아동지원센터가 교육문화활동은 물론 의료 지원,자아존중감 회복을 위한 상담,왕따문제 해결을 위한 학교생활지원 등 통합적 접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청소년개발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저소득 실직가정 자녀의 63.8%가 자살충동을 느꼈고,사람이나 물건에 대해 폭력적인 행동을 하고(57.3%),돈이나 물건을 훔치기도 하고(32.7%),가출경험(15.6%)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를 아동지원센터가 맡아준다면 빈곤층 자녀의 문제를 줄여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부스러기사랑나눔회 대표강명순 목사는 “현재 아버지와 아들만의 부자가정이 늘고 있는데 이는 공부방 아동들의 부모세대들이 70년대 도시빈민으로 성장하면서 가족의 윤리,가정의 소중함에 대해서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아동·청소년기의 이 아이들을 또 방치,유기한다면 앞으로 더욱 큰 사회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그는 따라서 지역아동센터가 아동을 중심으로 가족·학교·계층·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남주기자
  • 문재인변호사, 盧에 검찰개혁 자문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문재인(사진) 변호사가 최근 검찰개혁 방안 등과 관련해 노 당선자에게 자문을 한 것으로 밝혀져 법조계의 안팎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 변호사는 13일 서울 한 식당에서 노 당선자와 만나 검찰개혁 등에 대해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교환했다.”고 14일 전했다.문 변호사는 “노 당선자는 검찰총장 임기를 보장해줘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검찰개혁의 청사진을 마음대로 펼칠 수 있도록 검찰총장 본인이 재신임을 묻는 것이 도리”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직비리조사처 신설 방안은 법제화 문제가 쉽지는 않으나 공약사항인 만큼 계속 추진돼야 하고 특검제 상설화는 상대적으로 추진이 쉽지만 조급하게 밀어붙이는 것이 바람직하지는 않다는 소견을 밝히기도 했다. 문 변호사는 노 당선자가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던 80년 중반부터 절친한 사이로 당선자 주변에선 새정부 출범과 함께 사정기관 책임자 등 모종의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추측이 무성하다.그는 이와관련,법무장관 입각설이 있다는 질문에 “내가 (법무장관을)맡는다면 관례에서 벗어나 검찰이 크게 동요할 것이어서 옳지 않다.”고 손을 내저었다. 김경운기자
  • NGO 행사

    ●앰네스티는 14일부터 한달 동안 대구 공평네거리 앰네스티 사무실에서 ‘겨울방학 특집 인권학교’를 연다.(053)426-2533. ●참여사회연구소는 15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안국동 참여연대 2층 강당에서 ‘2002년 대한민국 체제의 탐색 토론회’를 갖는다.(02)723-9581. ●법제화를 위한 지역아동센터 전국모임은 16일 오후 1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아동복지법 재개정을 위한 아동 대토론회’를 연다.(02)365-1265.
  • 美 범죄 기업주 처벌 대폭강화

    미 경제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떨어지는 데 주역을 맡았던 엔론과 월드컴,아델피아 등의 최고경영자들이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게 됐다. 미 연방형량위원회가 8일(현지시간) 투자자들을 속인 자,금융기관 또는 상장회사의 건실도를 위험하게 만든 자,기업범죄 수사를 방해한 자,대규모 기업범죄에 연루된 자 등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한 처벌규정을 최고 두 배(종업원 수가 250명을 넘거나 피해액이 100만달러를 넘을 경우)까지 강화키로 만장일치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이같은 처벌 규정 강화는 오는 25일 이후 내려지는 판결부터 적용되며,형량위원회는 올봄 공청회를 거쳐 이 같은 강화 방침을 영구화하는 한편 미 의회에도 이를 법제화해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이같은 처벌 강화는 주가 조작이나 분식회계,회사자금 횡령 등 미국 경제에 심각한 해악을 끼친 기업주들이 범죄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약한 처벌을 받았다는 국민들의 불만이 고조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미 법무부는 형량위원회의 처벌 강화가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고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엔론이나 월드컴 등에 비해 피해 규모가 훨씬 작아 언론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기업범죄들이 무수히 일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작은 범죄를 저지른 기업가들은 법망을 빠져나갈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이유에서이다. 법무부는 기업의 돈을 마치 사금고 이용하듯 이용하려는 기업인들을 뿌리뽑는 게 중요하다며 처벌 규정이 보다 광범위하게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하고,법무부가 의회와 협력해 기업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변호사들은 형량위원회의 결정은 권한을 뛰어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유세진기자 yujin@
  • 이슈 따라잡기/동일노동 동일임금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이슈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노동부가 지난 9일 대통령직 인수위에 대한 보고에서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수면하에 잠복해 있던 이 개념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인수위는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공약인 비정규직 차별철폐를 위해서는 관철돼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미묘한 갈등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인수위 및 노동계 입장 통계청 조사 결과 지난해 8월 비정규직 월평균 임금은 96만원으로 정규 노동자 임금 182만원의 52.9%에 불과하다. 인수위는 동일노동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그러나 노동계는 현행 근로기준법 제5조 균등처우조항에 ‘동일사업장 내 동일가치 노동에 대해 동일임금 지급’ 원칙을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또 근로기준법 5조 위반시 500만원 이하의 형사처벌이 가능하므로 법 집행기관이 강력한 의지를 갖고 적용하면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민주노총 손낙구 교육정책실장은 “기본급뿐만 아니라 상여금,퇴직금,건강보험료 등 모든 부분에서 동일한 임금이 지급돼야 한다는 것이 대원칙”이라면서 “그러나 출발은 기본급부터 시작해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노동부 입장 노동부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에 대해 아직 ‘찬성이다.’ ‘반대다.’라는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으며 다만 도입에 있어서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는 것을 인수위에 전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그러나 노동부의 속내는 현실적으로 ‘동일임금 동일임금을 법제화하기는 어렵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동일한 노동을 했으면 동일한 임금을 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동일노동에 투입되는 노동의 질과 양이 개인별로 천차만별인데 이를 어떻게 동일노동으로 볼 수 있느냐는 반문이다. 더욱이 동일한 질과 양의 노동을 투입했다 하더라도 산출되는 양은 제각각이기 때문에 동일노동에 대한 명확한 개념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10년된 숙련공과 1년된 초보자가 같은 생산라인에서 일한다고 해서 같은 임금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주장이다.결국 정확한 직무분석이 우선돼야 하는데 이 또한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다. 이처럼 개념조차 불명확한데 이를 법으로 규정해놓고 어길 때는 처벌토록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법제화하기 위해서는 근로기준법을 개정해야 한다.근로기준법은 근로의 최저기준을 정해놓고 위반시 처벌하는 것인데,개념조차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국민들의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불명확한 규정으로 처벌을 강행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노 당선자의 공약사항과 현 정부의 입장이 어떻게 합치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란 말 그대로 동일한 노동을 했으면 동일한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원칙이다.그러나 경영계는 노동시장이 경직돼 결국 노사 모두가 피해를 볼 것이라며 도입을 강력 반대하고 있다.한편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법으로 규정해놓고 이를 처벌하는 나라는 지구상에 없다.다만 독일 등 유럽의 몇개 나라들이 선언적 의미 정도로 취급하고 있을 뿐이다. ●인수위와 노동부의 시각차 노사정위원회의 위상에 대해서도 인수위는 물가상승률 등 일반사회문제까지 포함하는 경제사회발전위원회 형태까지로 확대시켜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노동부는 순수한 협의체로 축소해야 한다는 것이다.또 인수위는 산별교섭체제를 적극 찬성하고 있지만,노동부는 기업별 상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기업마다 임금인상 등 똑같은 노동조건을 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파견직 근로자에 대해서도 인수위는 폐지 입장인 반면,노동부는 파견대상 업종을 현재의 26개에서 전 업종으로 확산해야 한다는 견해다.인수위는 또 캐디·보험모집인 등 특수고용직도 근로자로 간주해 노동3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지만,노동부는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에 노조가 아닌 단체결성만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용수기자 dragon@
  • [사설]비정규직 보호 단계적으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선거운동 기간 중 비정규 근로자 보호대책으로 제시한 ‘동일 노동,동일 임금’의 법제화 문제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한다.노동계 기준으로는 전체 임금근로자의 52% 이상,노동부 기준으로는 27% 정도가 비정규 근로자다.비정규 근로자는 4대 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을 뿐 아니라 임금도 정규직의 52%에 불과하다.언제 해고될지 모를 정도로 신분도 불안하다.따라서 인수위가 노 당선자의 국정운영 철학까지 제시하며 비정규직에 대한 강력한 보호대책을 주문한 것은 시기적으로도 적절한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비정규 근로자 보호대책을 강구하더라도 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지난 1989년 남녀고용평등법에 처음 명시된 ‘동일 사업장 내 동일 가치 노동에 대한 동일 임금’ 조항은 남녀 임금차별 철폐라는 법 제정 목적에도 불구하고 여은행원을 제외한 나머지 업종에서는 아직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상황이 이러한데도 비정규 근로자도 정규 근로자와 임금차별을 없애라는 식의 ‘과격한’ 입법은 기업의 반발은 물론,근로자 채용 기피 등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고 본다.‘동일 노동’에 대한 법 조문 정리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실무자들의 지적이다.게다가 정보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근무 형태 역시 다양해지는 것이 시대 추세다. ‘동일 노동,동일 임금’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이지만,지금으로서는 비정규 근로자들을 4대 보험의 보호망으로 끌어들이고 해고 요건을 보다 엄격하게 하는 등 단계적인 보호책을 강구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본다.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라는 큰 흐름 속에서 비정규 근로자에 대한 차별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 [사설]검찰개혁 ‘임기’가 걸림돌 안돼야

    노무현 정부 출범에 앞서 검찰 개혁이 화두가 되고 있다.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물론,재야 법조계와 시민·사회단체 등에서도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검찰이 수사권과 공소권 독점이라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녔음에도 정치적 풍향에 유난히 민감하게 반응했던 지난 시절의 업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어쨌든 국가권력의 중추기관이 개혁의 도마에 오른 것은 국가적으로도 불행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검찰 개혁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한시적 특검제 도입에 대해 적극 지지하는 한편 공직비리조사처 신설,검찰인사위원회 강화,검찰총장 인사청문회 실시,경찰의 수사권 독립 등 나머지 방안에 대해서도 검찰이 전향적으로 수용할 것을 촉구한다.‘개혁대상 1호’로 지목될 정도로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 검찰권을 바로 세우는 것이 중요하지,권한 다툼은 부차적인 것이다.이런 맥락에서 인수위가 어제 법무부의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제시한 견제와 균형 등 5개 원칙은 적절한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김각영검찰총장의 임기 문제도 검찰 개혁이라는 큰 틀 속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지난 1988년 검찰 중립화 방안으로 총장 2년 임기제가 법제화된 뒤 10명의 검찰총장 중 6명이 중도하차한 사례를 들어 김 총장의 임기 보장 여부가 검찰 중립성 확보의 관건인 것처럼 보는 견해도 있다.하지만 검찰총장 임기가 중립성 확보에 도리어 족쇄가 되더라는 검찰총장 출신 변호사의 고백도 새겨 볼 만하다.임기 유혹과 소신 사이에 갈등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리는 검찰의 제도적인 개혁이 성공하려면 검찰을 대하는 권력층의 시각도 달라져야 한다고 본다.권력층이 과거처럼 검찰을 정권유지 수단으로 활용하려 든다면 어떤 개혁 수단을 동원하더라도 검찰의 중립화는 공염불일 수밖에 없다.이런 점에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에게 거는 기대는 자못 크다.검찰 개혁의 잣대는 ‘국민’이어야 한다.
  • 노동부, 인수위 업무보고 내용 / 3년연속 근로 비정규직 해고 제한 ‘동일노동 동일임금’ 법제화 반대

    9일 노동부가 인수위에 보고한 내용은 국민의 정부에서의 노동행정 성과와 노동계 현안에 대한 노동부의 기본입장 등이었다.노동부는 이날 ▲비정규직 ▲공무원노조 ▲주5일 근무제 ▲외국인근로자 ▲노사정위 개편방향 등 노동계 5대 현안에 대해 기본정책 방향을 보고했다. 노동부는 이날 보고에서 비정규직 차별철폐에 가장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인수위가 비정규직 차별철폐를 새 정부의 10대 국정과제 중의 하나로 삼았기 때문이다. 노동부는 비정규직 차별철폐를 위해 ▲비정규직의 숫자를 줄이는 방안 ▲비정규직의 권익을 보호하는 방안 등 크게 두 갈래로 접근하겠다고 보고했다. 현재 전체 임금근로자 1360만명 중 52.2%에 이르는 710만명의 비정규직 숫자를 줄이기 위해 3년간 계속 근로한 기간제 근로자에 대해서는 해고를 제한토록 해 비정규직의 비율을 점차 줄여나가는 방안을 검토중이다.사용자의 탈법적인 비정규직 활용도 적극 규제키로 했다.또 비정규직의 권익옹호를 위해 사용자가 정당하게 처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을 마련키로했다.불법 파견근로 등의 행위에 대해서도 강력히 사법처리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캐디,보험모집인 등 특수고용직 근로자는 노조가 아닌 단체 결성을 허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노동계의 ‘동일노동 동일임금’ 요구에 대해서는 연봉제가 확산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이를 법으로 강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부는 또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고용허가제 도입도 강력 추진키로 했다.중소기업 인력난 해소와 외국인 근로자 보호를 위해 기업주가 외국인을 직접 고용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내년 1월부터 시행하는 방안을 국무조정실 산하 외국인력제도개선기획단을 통해 추진키로 했다. 이밖에 주5일 근무제는 2월 임시국회에서 법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으며,공무원노조와 관련해서는 필요할 경우 전교조 수준에서 공무원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노사정위원회는 노사 갈등을 합의하는 기구가 아닌 협의체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동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보고 내용은 노동 현안에 대한 노동부의 기본입장일 뿐이며 앞으로 사안별로 인수위와 구체적인 정책을 조율해 확정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노동부의 ‘동일노동 동일임금’ 반대 입장에 대해 노동계는 반발하고 나섰다.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성명을 발표,“노동부가 재계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 한나라 “장관도 인사청문회”인수위법과 연계처리 방침

    한나라당이 국무위원급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해당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실시하는 방안을 10일 여야 총무회담 때 공식 제안하기로 했다. 이규택(李揆澤) 원내총무는 8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인터넷 추천인사로 장관을 임명하겠다는데 국회 차원의 검증과 ‘시건(잠금) 장치’는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이같이 밝혔다.장관 인사청문회는 한나라당이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법에 명시,법제화하는 것으로 원내 제1당으로서 대통령과 행정부에 대한 국회 견제를 강화한다는 차원이다. 한나라당은 또 노 당선자가 공약으로 내건 국정원장,검찰청장,경찰청장,국세청장 등 이른바 권력기관 ‘빅4’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국회 상임위에서 실시하고 인준은 상임위 또는 본회의에서 표결하는 방안을 여당과 협의키로 했다.이같은 인사청문회법을 대통령직인수법과 연계시켜 오는 23일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방침이다. 이 총무는 “여당이 응하지 않을 경우 단독으로라도 처리하겠다.”며 강경 태세를 보였다.그는 또 “시민단체 대표를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사청문회 등 협조를 구하고 허니문 정치를 하려면 야당 대표부터 만나야 한다.”면서 “총리 인준 과정에서 염려스러운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노 당선자가 한나라당의 ‘차기’ 대표와의 회동을 밝힌 바 있고,한나라당내 개혁파들도 현 지도부의 일반 당무외의 대여 공세를 비난하는 가운데서 나온 이같은 발언은 당내 입지를 지키겠다는 현 지도부의 전략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이 총무가 “노 당선자가 야당 의원 몇 명을 접촉하고 있다는 정보가 입수됐다.”고 언급한 것도 집권당과 개혁파를 동시 겨냥한 양날의 칼로 여겨진다. 박정경기자 olive@
  • [세대를 넘어 지역을 넘어] ⑧ KSDC대선 분석위원 방담

    대한매일 정치팀 기자들과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모임인 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의 대선분석위원들은 29일 이번 대선을 평가·결산하고 노무현 대통령당선자에게 주어진 과제를 포함,향후 정국흐름을 짚어보는 방담의 자리를 가졌습니다.취재현장의 생생한 분위기와 전문가들의 날카로운 분석이 어우러져 독자들이 대선 이후 정국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1.대선 평가 및 특징 ◆이남영 교수-이번 대선은 선거 후유증도 없었으며 과거와 같은 금·관권의혹 등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상당히 공정성이 확보됐습니다.내용 면에서는 오랜만에 양강 구도로 치러졌습니다.무엇보다 노무현 후보의 당선 의미는 3김(金)정치와는 달리 특별한 카리스마가 전제되지 않고,특정 지역에 기대지 않은 상태에서 나라의 변화를 희구하는 젊은 세대들의 자발적인 응원을받으면서 승리를 했다는 것입니다.과거에는 ‘우리가 할 수 있겠나.’라는식의 정치적 무능력함에 빠져 있던 국민들이 ‘우리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일종의 정치적 능동성을 일깨워 준 결과를 가져왔다는 게 중요하죠.그러나 노 당선자는 절반의 지지는 받았지만 나머지는 반대했다는 점을 정국운영에서 항상 유념해야 할 것입니다. ◆김형준 교수-대한매일과 KSDC가 대선기간 첫 여론조사에서 밝혔듯,이번 대선에서 노 당선자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고정 지지율은 20%를 넘기지 못했습니다.그래서 유달리 ‘바람(風)’도 많았던 거죠.따라서 노 당선자는 과거와 같은 절대 지지를 얻지 못했기 때문에 향후 ‘통치 환경’이 그리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기자-상대적으로 덜 싫어하는 후보가 당선됐다고 할 수 있겠군요. ◆김 교수-그렇습니다.이번에는 특정지역에 기반을 둔 정치인을 중심으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행정수도 이전과 같은 정책에 의한 지역 연대 효과를 가져온 것도 특이한 점입니다.이는 앞으로 우리 정당이 정책정당으로 나갈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입니다.또 다른 특징은 97년 대선 때는 TV토론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 이번에는 정보를 빠른 속도로 유포시키고 관심을 불러 일으킨인터넷이 그 역할을 맡은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기자-여론조사에 의한 후보 단일화라는 전대미문의 일도 있었지요.단일화이후 노 당선자의 지지율이 두배 가까이 오르고,그것이 대선 끝까지 갔죠.이회창 후보는 1강에서 2등 후보로 전락,패자가 됐습니다. ◆기자-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은 30%대에서 내내 머무른 반면 노 당선자는 15% 대까지 떨어졌다가 나중에는 40%를 훌쩍 넘겼습니다.이는 반(反) 이회창세력이 끊임없이 누군가를 찾아 나섰고,이들은 변화를 희구,갈망하던 세력이었습니다.지난 정권 교체로 국민들이 갖고 있던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나,햇볕정책의 성과로 북한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사라졌다는 점이 노 당선자 승리의 또 하나의 동력이었습니다. ◆김 교수-선거가 3자 구도로 가느냐,양자 구도로 가느냐는 엄청난 차이입니다. 한나라당은 이렇다 할 단일화 대책이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교수-그렇지요.두 후보는 이념이나 정책도 달라 어울리지 않았습니다.다만 서로 ‘패하게 될 것’이라는 절박감 때문에 오차 한계를 감수한 일종의 도박을 한 거죠.앞으론이런 식의 도박은 없었으면 합니다. 2.당선자 과제와 향후 정국 ◆안순철 교수-변화를 원하는 국민들은 한나라당을 과거 회귀적이라 봤고,선거 결과도 그렇게 나타났습니다.국민들은 또 정치개혁의 비전을 제시한 노당선자가 5년을 책임질 수 있는 비전을 제시했다고 평가했습니다.그렇다면노 당선자는 정치 개혁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도 자기를 선택하지 않은 절반의 국민을 어떻게 어루만져 줄 것인가가 가장 큰 과제입니다. ◆이 교수-노 당선자는 집권자로서의 준비된 프로그램을 내놓아야 합니다.그러나 주위에 준비된 인물도 없고 완성된 프로그램도 없다는 게 노 당선자의걱정일 것으로 보여집니다.그저 선거를 향해 달려만 왔기 때문입니다.따라서 노 당선자는 냉정하게 내년 2월25일 취임 이후를 준비하는 의연한 모습을보여야 합니다.이는 2개월 남짓한 인수위 기간에 충분히 준비할 수 있다고봅니다. ◆안 교수-지금은 여소야대 상황이지만 노 당선자가 함부로 정개계편을 할수도 없는 상황입니다.또 호남 정서를 무시하고 민주당에 개혁 드라이브를걸수 있는 입장도 아니죠.어떻게 당 내에 개혁할 수 있는 기반을 가질 것인가가 과제입니다. ◆기자-민주당은 현재 인위적인 정계 개편이 아닌 이념적으로 자기들과 동질성을 갖는 사람들을 모아 2004년 총선에서 심판을 받고,이를 기반으로 거대여당을 만들려 하는 것 같습니다. ◆안 교수-노 당선자가 그런 큰 틀의 변화를 원한다면 야당에도 변화에 대한 메시지를 던질 때입니다.또 2004년 총선은 노 당선자에게 통치 환경 때문에 불리하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습니다.신기남·추미애·조순형 의원 등 30여명의 친위 세력들이 추구하고 있는 프로그램 자체가 신당 쪽으로 큰 개혁의바람을 일으키자는 것인데,이로 인해 민주당이 공중분해될 여지가 큽니다.이것이 과연 노 당선자의 정국 운영에 유리할지는 면밀히 살펴봐야 합니다. ◆김 교수-노 당선자는 2004년 4월까지의 ‘국정1기’에 개혁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어야 합니다.여소야대 상황에서 의원을 빼오지 않으면서 민주당을 쇄신하겠다는 것은 적절한 판단입니다.현재는 여야가 동반해서 개혁할 수 있는 절호의기회입니다. ‘개혁 대통령,안정 총리’라는 말이 함의하는 것처럼 개혁과 정상화를 함께 해나가야 합니다.결국 초반 1년에 통치기간의 전부가 달려 있는 셈이지요. ◆안 교수-현재 중앙당 폐지나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 정치 개혁은 동반자인야당과 함께 해 나가야 합니다.이것이 야당에 던져야 할 진짜 메시지이죠.예를 들어 중앙당 폐지는 곧 중앙당의 기능이 국회로 흡수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결국 어떤 국회를 만들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됩니다.따라서 국회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면 야당과의 논의 없이는 이뤄지기 어렵습니다.야당과 함께 할 수 있는 현실적인 안을 제시하는 게 국민들이 바라는 바일 것입니다. ◆이 교수-앞으로는 한 쪽에서 개혁드라이브를 걸면 다른 한 쪽은 흉내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즉 도미노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과거 민주당이 국민경선제를 도입하자 한나라당은 마지못해 이를 뒤쫓아 왔습니다.정당법은여야가 함께 논의해서 실현시키기 어렵습니다.한 쪽이 자기 살 깎는 각오로환골탈태하면 다른 쪽도 메아리칠 수있습니다.개혁은 초기에 해야 할 것입니다. 정당·선거·의회 개혁은 집권 초기에 먼저 손해보는 입장에서 하고,야당에화답을 이끌어 내야 합니다. ◆안 교수-정당은 지금 나름의 개혁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합니다.그래서 여론을 상대로 싸움을 해야 합니다.여당의 입장에서만 정치개혁 프로그램을 만들면 실현 불가능한 것이 될 수 있습니다. 3.반미.북핵과 지역감정 해법 ◆이 교수-요즘 나타나는 시위는 미군의 역할을 부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이라크 사람들의 반미와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다만 주둔의 양식이 우리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는 것이 문제의 발단이 됐습니다. ◆기자-미국의 뉴욕타임스가 주한미군 철수를 언급했는데 이는 굉장히 놀랄만한 일입니다.미국 내에서도 우리의 촛불 시위로 인해 반한감정이 형성된다고 합니다.우리 교민들이나 대미 통상에서의 불이익이 야기될 수 있습니다.이런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봐서 해결해야겠습니다. ◆안 교수-미국에 대한 정서적 반감이 북핵 문제와 동시에 불거졌다는 게 큰 문제입니다.북핵 문제에 대해 냉철하게 접근해야 할 이 시기에 정치권에 있는,특히 노 당선자 입장에서 미국에 대한 반감 문제와 북핵 문제를 연결해놓고 봐야 한다는 게 큰 부담일 것입니다.때문에 현 정부나 당선자는 북핵문제와 국민적인 정서를 빨리 분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자-미국에 한국 국민의 인식을 제대로 전하는 것도 중요하겠습니다. ◆이 교수-미국은 로비스트를 법제화하고 있으니,대미 로비스트를 양성해서조직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자-대한매일이 얼마전 읍·면·동 단위로 지역별 득표 분석을 했더니 노 후보는 목포·광주에서,이회창 후보는 대구 등 경상도에서 대단히 높은 지지율을 얻는 등 표의 지역별 편중 현상은 여전했습니다.아직 지역구도는 남아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안 교수-인사밖에 해결 방안이 없을 겁니다.단순한 쿼터제도 중요하지만획기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기자-지역감정 해소차원에서 거론되고 있는 중대선거구제는 향후 1년간 정치권의 최대 화두가 될 것입니다. ◆안 교수-중대선거구제는 지역감정을 더 악화시킬 가능성도 있습니다.오히려 영·호남에서는 텃밭을 강화시켜 줄 여지가 많습니다.공천을 많이 해서최대한 의석을 많이 얻으려는 게 정당들의 지배적인 전략이 될테니까요. ◆이 교수-노 당선자가 영남 지지를 많이 받았다는 게 다행이죠.젊은 세대에서는 지역 투표성향은 무너졌습니다.지역구도를 깰 수 있는 맹아가 싹튼 것이지요. ◆김 교수-지역감정 문제에는 인사와 균형 개발이라는 두가지 축이 있는데,이것이 공정하지 않으면 선거 제도를 아무리 바꿔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제와 가장 궁합이 잘 맞는 것은 소선거구제입니다.선거구제를통해 지역감정을 해결하려면 오히려 권역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며,이를 통해 중대선거구제의 장점을 취할 수 있습니다. 정리 이지운 이두걸기자 jj@ ★방담 참석자 ◆KSDC 이남영 숙명여대 교수 김형준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안순철 단국대 교수 ◆대한매일 정치팀 한종태 차장(사회) 곽태헌 차장 진경호 김경운 김상연 김재천 김미경 박정경 홍원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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