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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염병 공포에 격리 전 인권보호 ‘외면’

    감염병 공포에 격리 전 인권보호 ‘외면’

    2013년에 개봉한 영화 ‘감기’에는 정의로운 한국 대통령이 등장한다. ‘괴질’의 발병지인 경기 성남시 분당구를 폭격해 감염원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려는 미군 사령관에게 영화 속 대통령은 이렇게 외친다. “분당 시민들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닙니까.” 영화 속 이야기로 여겼던 대규모 감염병 유행 사태가 지난해 5월 재현됐다. 단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와 접촉했거나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1만 6000여명이 격리됐고, 격리자들은 순식간에 ‘공공의 적’이 됐다. 정부는 격리자를 출국제한 조치했고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했으며 무단이탈자를 고발조치했다. 세종시 인구의 약 10%에 이르는 국민이 사실상 범죄자 취급을 당했지만 적법성 문제를 제기한 이는 없었다. 감염병 공포 앞에 인권의 기본적인 원칙은 무시됐다. 메르스 사태 당시 보건당국이 격리 무단이탈자 처벌 근거로 내세운 조항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2조다. 이 조항에 따라 제1~3군 감염병 중 일부, 제4군 감염병 중 보건복지부 장관이 정하는 감염병에 해당하는 환자는 진찰, 동행치료, 입원 등 강제처분 대상이 된다. 의무 위반 시 3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게 된다. 그러나 당시 메르스는 제1~4군 감염병 범주 어디에도 명확히 명시돼 있지 않았다. 메르스가 감염병 예방법에 등장한 것은 지난해 7월 6일 법 개정 이후다. 법 개정 전 정부는 감염병예방법 시행규칙 제2조에서 정한 4군 감염병 중 ‘신종감염병증후군’에 메르스가 포괄적으로 포함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황필규 공익인권재단 ‘공감’ 변호사는 “격리자가 격리를 거부하면 감염병 예방법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어, 이 법은 범죄와 형벌을 명확하게 정하도록 한 죄형법정주의가 적용돼야 하는 법률”이라고 지적했다. 메르스는 강제처분 대상 감염병 범주에 명기돼 있지 않아 격리와 처벌에 대한 법적 근거가 부족한데도 법 개정 전 행정 당국이 무증상 접촉자를 격리하고 이탈자를 처벌한 것은 죄형법정주의를 무시한 행정편의적 발상이란 설명이다. 보건당국은 자유를 제한당한 시설 격리자가 자신의 기본권을 지키고자 격리의 위법성을 다투는 구제청구를 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리지 않았다. 인신보호법(제3조의 2)에 따라 보건당국은 메르스 접촉자를 격리하기 전 법적으로 구제받을 권리가 있음을 알려야 하지만 실제 고지가 이뤄진 적은 없었다. 혈액암을 앓았던 80번째 환자(35)는 메르스를 전파할 가능성이 0%에 가깝다는 진단을 받았는데도 격리돼 암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다가 결국 숨졌다. 정부가 이 환자의 가족에게 구제받을 권리를 적극적으로 알렸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 메르스 방역이 지상과제였을 때 숨죽이고 오열했던 또 다른 사람들이 있다. 공공 의료기관인 국립중앙의료원, 수원의료원에 입원한 에이즈 환자와 노숙인 결핵환자다. 정부는 메르스 환자를 입원시키고자 갈 곳 없는 이들을 강제 퇴원시켰다. 어느 법에도 환자를 강제퇴원시킬 수 있다는 조항은 없다. 강동진 빈곤사회연대 정책위원장은 “어려운 상황일수록 사회적 약자가 제일 먼저 보호받아야 하는데, 막상 그런 상황이 닥치자 약자들이 제일 먼저 배제됐다”고 비판했다. 황 변호사는 “정부는 의심환자의 두려움과 개인의 권리를 고려하지 않고 공중보건이란 이름 아래 격리하는 데 바빴다”며 “인권을 제한하는 일인 만큼 위기 상황일수록 수단의 적절성을 신중히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오늘의 눈] 옛 해태제과 소액주주의 눈물/임주형 금융부 기자

    [오늘의 눈] 옛 해태제과 소액주주의 눈물/임주형 금융부 기자

    “주주들 눈에서 피눈물 나게 한 기업을 다시 상장시키는 게 말이 되냐고요…. 끝내 상장시키면… 청와대 앞에 가서 확 죽어 버릴 겁니다.” 2001년 유동성 위기로 상장폐지된 해태제과식품이 14년여 만에 증시에 되돌아온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사옥 홍보관에선 조촐한 기념행사가 열렸다. 윤영달 크라운제과 회장과 신정훈 해태제과 대표이사, 김원대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등이 박수로 해태제과식품의 ‘귀환’을 축하했다. 하지만 거래소 밖에선 해태제과식품의 새로운 생일을 격렬하게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옛 해태제과 소액주주 몇몇이 물감으로 윤 회장과 신 대표를 비난하는 문구를 옷에 쓴 채 거센 항의를 했다. 머리 희끗희끗한 주주에게서 사연을 들어 봤다. “1977년 한전에 입사해 20년간 근무했어. 회사를 떠나면서 받은 퇴직금과 목욕탕에서 일하며 푼푼이 번 돈을 해태제과 주식에 모두 쏟아부었다고. 그땐 슈퍼마켓에 가면 온통 해태제과 과자와 아이스크림밖에 없었어. 내 고향이 마산이지만 해태제과가 롯데제과 못지않다고 생각했어. 설마 망할 거라곤 상상도 못 했지. 해태제과가 상장폐지되면서 평생 모은 내 돈 1억 8000만원이 휴지 조각이 됐어.” 소액주주들은 행사장에 진입하려 했으나 제지당했고 거래소에 항의 서한을 제출하는 것도 거부당했다. 꽤 따사롭게 내리쬔 아침 햇살 속에서 “상장 반대”를 부르짖던 한현택(56)씨는 결국 탈진해 병원 응급실로 실려 갔다. 해태제과식품은 이런 ‘소동’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상장일부터 사흘 연속 상한가를 쳤고, 17일에는 6만원대로 주가가 올라섰다. 상장 1주일도 되지 않아 공모가(1만 5100원) 대비 4배 이상 뛴 것이다. 옛 해태제과 주주들은 지난 16일부터 거래소 앞에 플래카드를 내걸고 집회를 벌이고 있지만, 해태제과의 ‘대박’과 함께 이들의 절규는 점점 묻히는 모양새다. 옛 해태제과 주주들은 해태제과식품의 기업공개(IPO)와 신주 발행을 중단하라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해태제과식품이 해태제과의 역사와 브랜드를 사용한 만큼 자신들의 실물증권을 회수해 신주와 교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해태제과식품의 모회사인 크라운제과는 상표권을 양수했을 뿐 해태제과와 전혀 다른 회사라고 맞서고 있다. 해태제과식품은 1945년 설립된 옛 해태제과의 제과사업 부문을 양수해 2001년 설립한 기업으로 크라운제과가 2005년 경영권을 인수했다. 이들의 분쟁은 법정에서 다툴 문제지만 상장사의 주주에 대한 책임 의식이 제고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경영진의 방만과 도덕적 해이로 인해 기업이 상장폐지 위험으로 내몰리는 현상은 증시 개장 60주년을 맞은 지금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코스닥에서 경영진의 불건전 행위로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를 받은 기업은 16개가 있었고, 사유는 횡령·배임이 7개로 가장 많았다. ‘개미’(개인투자자)가 ‘나쁜 기업’ 때문에 흘리는 눈물은 자본시장의 발전을 가로막는 홍수가 될 수 있다. hermes@seoul.co.kr
  • 세월호 희생 학생 제적처리, 이재정 교육감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 사과

    세월호 희생 학생 제적처리, 이재정 교육감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 사과

    안산 단원고등학교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을 일방적으로 제적처리한 것을 유가족들이 법정 대응키로 해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전날 사회적 합의로 타결한 ‘존치교실’ 이전 문제도 영향을 받게 됐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10일 간부회의에서 “가족들에게 사전에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교육부와 협의해서 되돌리는 방법을 찾아보라’고 부교육감에게 지시했다고 대변인실이 전했다. 이 교육감은 전날 밤 트위터로 “단원고의 행정조치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 죄송합니다. 아직 모든 문제가 종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성급한 절차의 무리였습니다. 학교를 설득해 다시 되돌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현재 시스템으로는 ‘제적’처리가 입력된 나이스 정보를 교육청이나 학교가 임의로 수정할 수 없어 실현될 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이다. 유가족들은 이날 존치교실 이전 등을 합의한 ‘4·16안전교육시설 건립 협약’ 이행을 중단하고 단원고에 법적대응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416가족협의회는 ‘제적처리 및 협약식에 관한 결정’ 자료를 통해 “제적처리 원상복구를 서면으로 받고 책임자 공개사과를 받기 전까지 무기한 농성을 하고 절차를 무시한 위법한 처분에 대해 법적 조치를 검토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 유가족은 “명예졸업을 시켜준다고 하더니 유족들 몰래 희생학생들을 지워낸 단원고의 행태에 분노할 수밖에 없다”며 “단원고는 자식잃은 부모의 가슴에 또다시 대못을 박았다”며 울분을 토했다. 경기도의회 새누리당 의원도 “행정편의적인 발상과 일처리로 유가족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며 “이 교육감은 사죄와 동시에 제적처분을 즉각 철회하고 유가족과 제적 학생들의 명예회복 방안을 강구하라”고 성토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참여+위민+현장 3박자 호흡… ‘녹차수도’ 성공 변신 이끌다

    [자치단체장 25시] 참여+위민+현장 3박자 호흡… ‘녹차수도’ 성공 변신 이끌다

    무소속 이용부(64) 전남 보성군수는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재선의 민주당 소속 현직 군수를 따돌리고 입성했다. 국내 여느 농촌처럼 고령화와 인구 감소 등으로 침체된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쟁력 있는 농어업 육성’을 기치로 내건 첫 번째 도전에서 목표를 이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혈혈단신 서울로 올라간 이 군수는 서울시의회 의장을 할 정도로 행정 전문가가 됐다. 여기에 고향 발전을 위해 꾸준히 애쓴 노고가 더해져 군민들이 믿고 그를 선택했다. 보성군 복내면 산골짜기에서 태어나 광주상고를 졸업하고 33년 동안 서울 등 타지에서 생활하면서 내공을 쌓아 온 이 군수는 “여야를 넘어 30년 넘게 관계를 맺어 온 사람들이 아주 큰 자산이 됐다”면서 “인적 자원을 활용해 농어촌 예산 확보 등 잘사는 고향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책임감을 가진 그는 수십년 동안 국내시장에만 머물러 있는 녹차와 꼬막만으로는 보성의 미래가 없다고 판단해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녹차의 명성을 해외에까지 확대하고 판소리 성지 등 문화 유적지 등을 되살려 군민들이 행복한 문화 도시로 성장시키기 위해 하루하루 전력을 쏟는 이 군수의 하루를 동행 취재했다. 지난달 25일 오전 8시 30분 실·과장과 읍·면장이 참석하는 확대간부회의를 시작으로 이 군수의 공식 일정이 시작됐다. 군의 상황과 고민거리, 해결책 등을 제시하는 자리로 한 달에 한 번 열린다. 공무원들이 담당 업무에만 그치지 않고 부서 간 협조와 이해, 아이디어 등을 공유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 운영한다. 인구 4만 6000여명을 5만명으로 늘리는 다양한 정책들이 제시되고 각종 민원 등이 제기되는 동안 이 군수는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행정을 강조했다. 군민들이 믿고 감동받는 위민행정, 현장 행정 등 세 가지를 군정 철학으로 삼고 있다. 1시간 동안의 회의를 마치고 찾아간 웅치면 등 3개 마을의 도로 공사 현장은 이 군수가 실천해 오는 행정 철학을 여실히 보여 줬다. 운동화와 잠바 차림으로 출근한 이 군수는 주민들이 문제가 있다고 하는 농로 등을 1㎞ 넘게 걸어 직접 확인하고 지시를 내렸다. 이 군수는 농민들을 만나고, 차밭과 논밭·바닷가 등 곳곳을 찾아가다 보니 넥타이를 맬 필요가 없다며 양복을 입지 않는다. 특별난 행사가 있는 날 외에는 이날처럼 운동화만 신는다. 친근하고 소탈한 모습이어서인지 만나는 사람마다 이 군수를 집안 식구처럼 반갑게 맞이했다. 꿩알 9개를 준비해 온 김복자(62) 강산리 신기마을 전 부녀회장은 “군수님이 오신다 해서 아침 일찍 산에 갔는데 귀한 꿩알이 있어 가져왔다”며 “주민들 모두 건강하고 힘내시라고 항상 응원한다”고 말했다. 한번 만나고 나면 누구나 형님·동생 사이가 될 정도로 특유의 친화력과 흡인력을 가진 이 군수는 허경만 국회부의장의 비서로 정치에 입문했다. 47세 때 서울시의회 의장과 전국시도의회 의장협의회 회장을 역임했다. 둘 다 최연소로 이 기록은 앞으로도 깨지지 않을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 전국시도의장단을 법정 단체로 만들기도 했고 의정모니터링과 사이버의회 등을 전국 최초로 도입할 만큼 이미 능력을 검증받았다. 저서 ‘이용부를 클릭하면 지방자치가 보인다’는 지방의회에서 꼭 읽어야 할 베스트셀러가 됐고 수필 부문 신인 문학상을 받을 정도로 뛰어난 감수성과 글솜씨를 자랑하고 있다. 국악한마당에서 호응이 좋은 ‘보성아리랑’도 1년 전에 작사한 곡이다. 보성의 역사와 문화, 관광지 등을 상세히 알 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톡톡 보성’도 이 군수의 작품이다.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군에 기증했다. 오전 10시 30분 제암산 자연휴양림에 있는 유아숲체험원 조성 사업장에 들른 이 군수는 아이들 수준에 맞는 안전성을 재차 강조하고, 곧바로 4일부터 한국차문화공원에서 열리는 ‘보성다향대축제’ 준비 상황을 꼼꼼히 점검했다. 이곳에서는 180m의 트릭아트(평면의 그림이 입체로 살아나고, 관람객이 작품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신기한 그림) 그리기 작업이 한창이었다. 현재는 포항에 국내 기네스 최고 기록인 160m가 있어 군은 이 기록을 넘을 계획이다. 보여주기식이 아닌 실용성을 중시하는 이 군수의 지침에 따라 공원 입구에는 지난해 말 빛 축제에 사용했던 용과 사슴, 다이아몬드 반지 등 대형 조형물 20여점을 전시한다. 군은 겨울 축제에서 사용했던 각종 모형물을 이곳으로 가져와 재사용하고 있다. 주 무대인 잔디밭에도 지난해 이용했던 100여개의 편백나무 부스들을 그대로 활용해 행사장 곳곳에서 녹차향과 편백향을 맡을 수 있도록 했다.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반짝 행사를 위해 일회용으로 설치하는 대신 가급적 재사용할 수 있도록 장기 계획을 세워 추진하는 것이다. 이 군수는 특히 녹차수도 보성을 세계와 잇기 위한 프로젝트를 야심 차게 진행 중이다. 차생산자조합, 업체 등과 공동으로 해외시장 판로 확대와 소비자들의 입맛을 잡기 위한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카페인을 제거하고 천연 그대로의 녹차 향을 살린 ‘액상 천연 녹차향’(5㎖)이란 녹차앰플을, 생수병 마개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꽂아 차가 우러나도록 한 ‘티업’이란 제품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녹차추출물에 블루베리, 매실, 오미자 추출물을 섞어 만든 제품을 물에 희석시켜 음용할 수 있도록 고안한 3종류의 ‘액상차’ 출시도 준비 중이다. 이 군수의 열정은 유기농 녹차분말을 차의 본고장인 중국에까지 처녀 수출하는 결실을 보게 했다. 지난달 26일 군은 유기농 보성녹차분말 4t(20t 계약)을 중국 산둥성의 산둥수정생물과학기술유한회사에 진출하는 상차식을 가졌다. 유기농 보성녹차분말은 당면 제품의 재료로 사용해 ‘보성녹차당면’으로 생산, 출시해 국내외 시장에 판매할 예정이다. 이 군수는 “지자체장은 주민들의 복지를 위해 고민하는 생활 정치인”이라며 “진정성을 갖고 주민들에게 다가가 웃음이 있는 잘사는 보성을 만들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보성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헷갈리는 각종 공휴일… 직장인이 알아야 할 5가지

    헷갈리는 각종 공휴일… 직장인이 알아야 할 5가지

    Q) 임시공휴일 출근, 신고해도 되나요? A) 단협 명시에도 수당 안줄 때만 불법 통상임금 150% 꼭 줘야 하는 노동절에는 쉬라는 기업 많아 “4·13 국회의원 선거일은 법정공휴일, 5월 1일 노동절은 휴무일, 이번 황금연휴 5월 6일은 임시공휴일이라고요?” 오는 6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각종 휴일의 종류와 성격 등에 대한 직장인들의 궁금증이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에는 ‘임시공휴일에 쉬지 못하는 직장인들이 회사를 고발할 수 있느냐’, ‘그날 일하면 휴일 근무수당을 받게 되느냐’ 등 질문들이 올라오고 있다. 일반적인 질문 5개를 추렸다. Q. 민간기업에서 법정공휴일(4월 13일)과 임시공휴일(5월 6일) 둘 다 출근하라고 하면 불법 아닌가. A. 임시공휴일은 법정공휴일의 일종이다. 정부가 국무회의를 통해 예고 없이 수시로 정한다는 점에서 어린이날, 현충일처럼 매년 특정일로 정해져 있는 법정공휴일과 구별될 뿐이다. 대통령령인 ‘관공서의 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라 공공기관이 쉬는 날인 것은 같다. 공휴일은 기본적으로 정부나 공공기관에 대한 규정이다. 민간기업에는 공휴일을 강제하지 않는다. 다만 대부분 기업이 단체협약에서 ‘법정공휴일에 준해 쉰다’는 조항을 두고 있을 뿐이다. 그렇지 않은 기업도 있다. 따라서 이런 기업에서 비정기 휴일인 임시공휴일에 출근하라고 하는 건 문제가 없다. 만일 단협에 쉬는 날로 정해져 있는데 휴일 근무수당도 주지 않고 출근을 시킨다면 노동청에 신고할 수 있다. Q. 기업들이 노동절에는 왜 쉬라고 하나. A. 민간기업에 해당되는 근로기준법은 노동절을 휴무일로 지정하고 있다. 따라서 노동절에 근무를 할 경우 통상임금의 150%를 휴일 근로수당으로 지급해야 한다. 반면 공공기관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노동절에 정상적으로 근무를 해야 하며 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 Q. 휴무에 대한 규정이 회사에 있는지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A. 노동조합을 통해 노사 간 단체협약을 보면 된다. 하지만 노조가 있는 곳은 10개 기업 중 1개꼴이다. 노조가 없어도 10인 이상을 고용한 사업체는 취업규칙을 마련해 직원들이 항상 볼 수 있게 해야 한다. 10인 미만 사업장은 근로계약서에 휴무일을 규정한다. 취업규칙이 아예 없거나 휴무일에 대한 규정이 없으면 회사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된다. Q. 국회의원 선거일을 빨간색으로 표시한 달력도 있고 검은색으로 표시한 달력도 있는데. A. 달력에는 법정공휴일만 빨간색으로 표시하고 갑자기 정해지는 임시공휴일은 검은색으로 표기한다. 선거일은 2006년 선거법이 개정되면서 임시공휴일에서 법정공휴일이 됐음에도 아직 홍보가 안 돼 달력마다 제각각으로 표시돼 있다. Q. 임시공휴일 병원 할증 등으로 직장인에게는 득보다 실이 큰가. A. 6일에는 병원에서 야간·휴일 가산제가 적용돼 기본진찰료는 30%, 응급처치나 수술 등 응급진료는 50%의 가산금을 매기는 건 맞다. 반면 임시공휴일 당일 전국의 모든 고속도로 통행료는 면제되고, 5~8일까지 4대 고궁과 조선왕릉, 과학관, 수목원 등이 무료로 개방된다. 5월 한 달간 3인 이상 가족 단위로 KTX 등 열차를 이용하면 운임이 20% 할인된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이라크 시아파, ´그린존´서 이틀째 농성…남부선 폭탄테러

    이라크 시아파, ´그린존´서 이틀째 농성…남부선 폭탄테러

     이라크 바드다드에서 시아파 시위대 수천명이 1일(현지시간) ‘그린존’(지도) 내부 의사당 인근에서 이틀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고 AFP, dpa 통신이 보도했다.  지난달 30일 강경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사드르를 지지하는 시위대가 ‘그린존’ 방벽을 넘어 한때 이라크 의회 의사당까지 점거하는 등 이틀째 그린존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후세인 정권 붕괴 뒤 설정된 미군의 특별경계구역에서 유래한 그린존은 의사당과 정부 청사, 군 사령부, 외국 공관 등 주요 시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철저한 보안이 이뤄지는 곳이다.  전날 시위대는 별다른 충돌 없이 진입에 성공했다. 시위대 분위기는 차분한 편이며 일부는 그간 들어와 보지 못했던 그린존을 구경하며 사진을 찍기도 하고 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셀카’를 찍던 32세의 한 남성은 AFP에 “사담 후세인 정권 당시였던 학창 시절에 와보고는 처음”이라며 “이라크 국민이 늘 정전에 시달리는데 이곳은 어디나 에어컨이 틀어져 있고 전기가 잘 들어오고 있어 충격”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정족수 부족으로 신임 내각 후보자 일부에 대한 의회 표결이 무산된 데 대해 알사드르가 시아파 성지 나자프에서 비난 기자회견을 가진 뒤 발생했다.  앞서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정치권의 부패와 종파간 갈등을 일소한다며 전문 관료 출신으로 구성한 내각 후보자 명단을 의회에 제출했으나 종파·민족 간 이해가 갈린 의회가 승인 기한을 넘겨 일각의 불만이 커졌다.  알아바디 총리는 이날 성명을 내 의원과 경찰을 공격하고 공공재산을 파괴한 시위자들을 체포하라며 강력 대응을 주문했다.  그는 “그들은 법정에서 응당한 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노트북과 결혼을 허가하라”…美 ‘덕후 변호사’ 황당 소송

    “노트북과 결혼을 허가하라”…美 ‘덕후 변호사’ 황당 소송

    미국의 한 남자가 컴퓨터와의 결혼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텍사스주 해리스 카운티 직원, 주지사 등을 고소해 화제에 올랐다. 최근 미국 보스턴글로브 등 현지 언론은 변호사 출신인 크리스 세비어(37)가 자신이 애지중지하는 '맥북'과의 정식 결혼을 요구하며 법정 투쟁중이라고 보도했다. 황당한 이 소송의 주인공 세비어는 사실 과거에도 여러차례 언론에 오르내린 바 있다. 2년 전인 2014년에도 그는 컴퓨터와의 혼인을 중재해달라며 플로리다 연방법원에 소송을 냈으나 기각당한 바 있다. 그의 연인(?)은 2011년산 맥북이다. 당시 그는 음란물로 가득찬 '그녀'에게 중독됐다며 줄기차게 컴퓨터와의 법적 결혼을 요청했으나 법원은 현실성이 떨어지고 사회를 풍자하는 행위로 보인다며 이를 기각했다. 그의 소송이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또 하나의 이유는 컴퓨터와의 결혼을 동성애자의 결혼과 비유했기 때문이다. '음란 노트북'과의 비정상적인 성행위를 동성애자와 비유하며 형평성을 언급하는 논리를 폈던 것. 세비어는 “동성애자는 파트너에게 상응하는 성적 부위가 없는데도 결혼할 수 있다”면서 "컴퓨터와의 결혼도 신체가 아닌 성적 선호에 기반을 둔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세비어는 이번에 소송을 제기한 휴스턴 연방법원 외에도 다른 14개 주에 같은 내용의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세비어는 지난 2011년 까지 테네시주 변호사 활동했으며 몇 차례 황당한 소송으로 유명세를 얻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3년에는 애플 컴퓨터로 페이스북에 접속하려다 오타를 내 포르노사이트에 접속하는 바람에 '야동'에 중독돼, 결혼생활이 파탄났다며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낸 바 있다. 현재는 변호사 자격이 정지된 상태다. 사진=자료사진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ELS 손실 물어내라”… 국내 첫 증권집단소송 열린다

    “ELS 손실 물어내라”… 국내 첫 증권집단소송 열린다

    대법, 제도도입 11년 만에 허용 “시세 조종에 손해” 곧 본안 재판 한 사람이 승소하면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피해자도 모두 구제되는 증권집단소송이 제도 도입 11년 만에 처음으로 본안 재판에 들어간다. 소송 허가를 받는 데만 수년이 걸려 무용지물로 전락한 집단소송이 활성화돼 투자자 보호 취지를 되살릴지 주목된다. 6일 법조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했다가 피해를 입은 양모(61)씨 등 2명이 로열뱅크오브캐나다(RBC)를 상대로 낸 증권집단소송 허가신청 재항고심에서 소송을 허가한 원심 결정을 최근 확정했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법 민사10부가 조만간 1심 심리를 진행한다. 집단소송은 대표자가 소송을 제기하고 판결의 효력은 집단이 공유하는 제도다. 우리나라에선 2005년 증권 분야에 한해 도입됐다. 증권거래 과정에서 50명 이상의 피해자가 발생하면 대표자가 소송을 수행하고 승소 시 나머지 피해자도 모두 구제된다. 하지만 남용을 막기 위해 소송 요건을 엄격하게 요구하고 있어 활성화되지 못했다. 2010년 진성티이씨를 상대로 제기된 집단소송이 처음으로 허가 결정을 받았지만 화해가 이뤄져 본안 재판은 열리지 않았다. 결정문에 따르면 소송을 제기한 양씨 등 437명은 2008년 4월 한화증권(현 한화투자증권)이 판매한 ‘한화스마트 10호 ELS’에 68억 7660억원을 투자했으나 25%가량 손실을 입고 51억여원만 돌려받았다. 양씨 등은 한화증권과 델타헤지 계약을 맺은 RBC의 주식 대량 매도 및 고의 시세 조종으로 손해를 봤다며 집단소송을 냈다. 델타헤지는 증권사가 ELS 투자자에게 원리금을 되돌려 주기 위해 기초자산으로 쓰이는 주식을 사고파는 것을 말한다. 시세 조종이 없었다면 83억원을 돌려받았을 텐데 32억원을 손해 봤다는 게 양씨 등의 주장이다. 금융감독원은 당시 ‘수익률 조작 의혹이 있다’는 내용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하지만 1·2심 재판부는 “시세 조종 후에 투자가 이뤄진 것이 아니라 투자 후에 시세 조종 행위가 발생했기 때문에 손해배상 청구가 불가능하다”며 집단소송을 불허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투자가 이뤄진 뒤 조건 성취에 영향을 주는 행위를 했다면 부정한 행위로 봐야 한다”며 지난해 4월 원심을 파기하고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고법이 집단소송을 허가하자 RBC가 다시 항고하는 등 본안 재판이 성사되기까지 6년이나 걸렸다. 소송 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한누리 송성현 변호사는 “미국의 경우 집단소송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로펌이 있으나 우리나라는 소송 비용과 시간에 대한 부담으로 활성화되지 않았다”면서 “이번 사건의 경우 화해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다”고 말했다. 끝까지 법정 다툼을 벌여 이기면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투자자(435명)도 모두 구제받는다. 물론 소송에서 제외되기를 원하는 투자자는 예외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집단소송을 허용하는 법원의 판례가 점차 축적되면 투자자 보호와 관련된 사회적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며 “투자자도 자신의 권익을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중소기업 기술 유출 벌금 10배 높인다

    중소기업 기술 유출 벌금 10배 높인다

    해외 유출땐 1억서 10억으로 국내 유출 벌금 5억으로 상향 중소기업의 독자 기술을 국내외로 유출하면 현재보다 10배 많은 벌금을 물어야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도입된다. 중소기업 보호를 위해 경찰에는 산업기술 유출 전담수사팀이 설치된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6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6차 국가지식재산위원회를 주재하고 ▲법·제도를 통한 권리 보호 및 처벌 강화 ▲신고 활성화 및 기술 분쟁의 신속한 처리 ▲해외진출 기업의 보호 강화 ▲자율적 보호 여건 조성 등 중소기업 기술 보호를 위한 4대 전략과 13개 추진과제를 선정했다. 회의에는 8개 정부 기관이 참여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내에서 국외로 영업 비밀을 유출한 죄에 대한 벌금액을 현행 1억원에서 10억원으로 대폭 올렸다. 국내에서 국내로 유출했을 때의 벌금도 5000만원에서 5억원으로 상향했다. 더불어 피해 기업이 주장하는 손실액의 최대 3배까지 배상 책임도 물도록 했다. 1년 이상 걸리던 기술 분쟁 사건에 대한 처리도 빨라진다. 기술 유출 소송에 ‘집중심리제’를 적용하고 ‘처리 기한의 법정화제’를 신설했다. 재판이 신속하게 진행되도록 법원에는 박사급 전문 인력을 두고 검찰에서는 변리사 등을 특허 수사 자문관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전국 17개 지방경찰청에도 관련 전담팀이 신설돼 우선적으로 수사에 착수한다. 이 모든 조치는 내년 상반기 안에 시행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로써 중소기업 기술 보호를 위해 사전의 상담부터 사후의 수사와 재판, 법 집행에 이르기까지 전 단계에 걸쳐 강력하고도 신속한 대응책을 마련한 셈”이라고 밝혔다. 특히 정부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디자인이나 기술을 그대로 베껴서 상품화하는 사례가 많다고 판단해 대기업이 미등록 디자인만 도용해도 형사처벌을 하도록 했다.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로봇·에너지 등 신성장 산업과 철강·조선 등 분야에 대해선 보안 시스템 구축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와 별도로 2017∼21년 지식재산 전략 수립 방향을 담은 ‘제2차 국가지식재산 기본계획 수립지침’과 지식재산 관련 정책 과제 등을 담은 ‘지식재산 이슈 정책화 추진 계획’ 등 4개 안건을 확정했다. 한편 중소기업청이 자체적으로 평가한 중소기업 기술보호 역량(100점 만점)은 2010년 45.7점, 2012년 34.9점, 2014년 45.6점으로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진상 고객 트집 한번에… 빵집 주인은 3년 날렸다

    “보름 동안 장사를 못 하는 것보다도 ‘유통기한이 지난 불량식품을 판 가게’라는 낙인이 찍히는 게 정말 억울했어요. 3년의 법정 싸움이 쉽진 않았지만 대법원에서 누명을 벗었으니 천만다행이죠.” 경기 군포시에서 파리바게뜨 가맹점을 운영하는 김모(46·여)씨는 ‘화이트데이’였던 2013년 3월 14일을 잊지 못한다. ‘블랙컨슈머(악성 소비자)의 악몽’이 시작된 날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그날 저녁 이모씨에게 3통 한 묶음짜리 사탕을 팔았다. 하지만 며칠 뒤 본사에서 연락을 받았다. “유통기한이 2개월 넘게 지난 사탕을 샀다”고 이씨가 항의를 해 왔다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 김씨는 “기한을 앞둔 사탕은 2012년 12월 말에 이미 본사에 전액 환불을 받고 반품한 상태였다”면서 “그해 1월 본사의 위생점검 때 유통기한 항목에서 ‘적합’ 판정을 받았던 터라 그 사탕이 매장 안에 아예 있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씨를 만나 보상 등 문제를 협의하려고 했지만 이씨는 “본사와 얘기하겠다”며 거부했다. 이후 이씨는 본사에 합의금 250만원을 요구했다. 사탕값의 100배였다. 김씨는 경찰 조사도 받았다. 경찰은 “유통기한이 지난 사탕을 판매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다른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는 없다”며 내사 종결했다. 경찰 통보를 받은 군포시는 15일의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고, 김씨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김씨가 군포시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영업정지 처분을 취소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고 6일 밝혔다. 법원은 이씨를 전형적인 블랙컨슈머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탕을 사고 나흘 뒤에야 문제를 제기한 데다 원래 제품 가격의 100배를 보상하라고 요구한 이씨를 정상적인 소비자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이씨는 ‘사탕을 여자친구인 A씨에게 선물했다’고 하지만 A씨는 그를 ‘가게 단골손님’이라고 말하고, 이씨는 본사에 항의를 하기도 전에 ‘본사에서 제품 사진을 보내라고 했다’며 A씨로부터 사탕을 다시 가져갔다”면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씨의 주장에 근거한 원심 판단은 위법성이 있다”고 판시했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 관계자는 “가맹점주들이 과거에는 문제가 발생하면 입단속 하기에 급급했지만 최근에는 사실에 근거해 대응하는 추세”라면서 “이런 판결이 많아지면 블랙컨슈머들이 활개 칠 여지가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뉴스 분석] 동양사태 여파 신탁형 ISA 규제에 울상

    [뉴스 분석] 동양사태 여파 신탁형 ISA 규제에 울상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출시된 지 보름이 지났지만 갑론을박이 여전하다. 은행권은 ‘동양 사태’ 이후 특정금전신탁(ELS·ELT, DLB·DLT) 판매 조건이 까다로워졌는데 이 여파가 신탁형 ISA에까지 미치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한다. “새 술(ISA)은 새 부대(규정)에 담아야 한다”며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정금전신탁은 고객이 맡긴 돈을 특정 기업의 주식이나 채권, 기업어음(CP), 간접투자상품 등에 투자하는 상품을 말한다. 원금은 보장되지 않는다. 금융 당국은 “동양 사태 악몽이 2년도 안 됐는데 규정을 느슨하게 하는 것은 안 된다”며 완강하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가연계증권(ELS)이나 파생결합사채(DLB) 등 특정금전신탁 상품을 ISA 바구니에 담으려면 신탁형과 일임형의 계약 방식을 달리해야 한다. 신탁형 ISA는 고객이 직접 영업창구를 방문해 ‘자필계약서명’을 해야 특정금전신탁 편입이 가능하다. 반면 일임형 ISA는 은행이나 증권사가 직접 만든 포트폴리오에 특정금전신탁이 담겨 있어도 인터넷뱅킹 등 비대면으로 가입할 수 있다. A은행 자산운용부 관계자는 “ISA 출시 전부터 금융 당국과 TF(태스크포스)에서 특정금전신탁을 포함한 신탁형 ISA의 비대면 가입 허용을 은행권이 수차례 건의했지만 무산됐다”며 일임형 ISA와의 형평성 문제를 지적했다. 논란의 출발점은 2013년 동양 사태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동양그룹의 대규모 구조조정(법정관리)으로 이 회사의 CP나 회사채(혹은 회사채가 편입된 특정금전신탁)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은 대규모 손실을 봤다. 동양증권이 계열사 CP를 불완전 판매한 금액만 7500억원이었다. 이후 금융 당국은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뜯어고쳐 특정금전신탁 판매 기준을 강화했다. 고객의 자필 계약 서명을 의무화한 것이다. 금융사 직원 역시 상품 설명이나 투자 위험도를 반드시 고객에게 알려야 한다. 신탁형 ISA에 담는 ELS나 DLB 역시 동일한 기준이 적용된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은행권 불만은 잘 알고 있지만 개정한 지 2년도 안 된 시행령을 ISA 때문에 또다시 뜯어고칠 수는 없다”며 “무엇보다 불완전판매 위험을 차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다만 금융위원회는 신탁형 ISA의 위험도를 ‘하향’하는 경우엔 예외적으로 비대면 판매를 허용하는 개정안 발의를 검토 중이다. 현재 ISA는 위험도를 분석해 고객의 투자 성향에 맞는 상품(포트폴리오)을 권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정금전신탁을 둘러싼 갈등 이면엔 은행과 증권사 간 ‘신경전’도 자리한다. 증권사는 지난 14일부터 신탁형·일임형 ISA를 함께 판매하고 있다. 은행권은 금융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탓에 다음달부터 한발 늦게 일임형 ISA에 뛰어든다. B은행의 ISA TF팀 관계자는 “길게 보면 은행은 신탁형 ISA를, 증권사는 일임형 ISA로 시장을 양분할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이 아무리 전국적인 영업 채널을 갖고 있다고 해도 비대면 채널(일임형 ISA)의 편의성은 무시할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4살 의붓딸 살해한 계부 돌연 눈물 흘린 이유는

    4살 의붓딸 살해한 계부 돌연 눈물 흘린 이유는

    도를 넘은 학대로 숨진 ‘네 살배기 의붓딸’을 암매장한 혐의로 구속된 계부 안모(38)씨가 경찰 조사 도중 눈물을 보였다. 2011년 12월 의붓딸인 안양(당시 4세)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지난 18일 긴급체포된 안씨는 암매장 장소 등을 집중 추궁하는 수사관들 앞에서 냉정을 유지했다. 그런 안씨가 갑자기 눈물을 흘린 것이 뒤늦은 참회인지, 국민적 비난을 모면하려는 위선인지 궁금증을 낳는다. 24일 청주 청원경찰서에 따르면 안씨는 전날 오후 3시부터 3시간 동안 이어진 5차 조사에서 왈칵 눈물을 쏟아냈다. 지난 18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씨가 남긴 유서와 보육원에 있던 친딸 안양을 집에 데려온 뒤 벌어진 집안 내 갈등 상황을 소상히 기록한 한씨의 일기장을 경찰이 보여주고서다. 한씨는 복잡한 심경을 유서에 담았다. 뒤늦은 용서를 구하며 안씨 사이에서 태어난 네살배기 막내딸이 행복하게 살게 해달라는 당부도 들어 있었다. 2011년 딸을 학대하다 끝내 숨지게 한 한씨는 “하늘에 가서 죽은 딸에게 부모로서 못한 책임을 다하겠다”거나 “딸을 죽이려는 의도는 없었다. 모두가 나의 책임이다”며 뒤늦은 용서를 구했다. 경찰은 안씨에게 압수 수색을 통해 확보한 노트 6권 분량의 2011년 한씨 일기장도 보여줬다. 숨진 안양을 축으로 한 비극적인 가정사와, 그 과정을 겪으며 느낀 딸과 남편에 대한 원망의 심경을 고스란히 담아놓은 아내의 일기장을 읽어내려가던 안씨는 감정이 북받쳤는지 돌연 눈물을 흘렸다. 수사에 참여했던 한 경찰은 “아내의 유서를 접하면서 단란한 가정을 꾸려 행복하게 살고 싶었지만, 결과적으로 서로를 미워하며 지내다 집안은 풍비박산이 나고, 자신도 잔혹한 범죄의 주인공이 됐다는 후회의 눈물이 아닌가 싶었다”고 전했다. 한동안 눈물을 쏟아낸 안씨는 이전보다 훨씬 부드럽고 성실하게 조사에 임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그러나 안씨에 대한 의심을 완전히 거두지는 않고 있다. 그는 안양이 숨지고 시신이 유기된 날짜며 유기 과정에 대한 진술을 수시로 번복, 수사에 혼선을 줬다. 무엇보다 안씨가 틀림없는 시신 유기 장소라고 지목해 16곳이나 파헤친 진천 야산에서 안양 시신을 찾아내지 못했다. 경찰은 안씨가 유일한 증거가 될 시신 확보를 방해해, 법정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끌고 가려는 속셈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유지하고 있다. 안씨의 전날 눈물에 대해서도 거듭된 경찰의 추궁에 한씨의 유서나 메모까지 등장해 더는 달아날 수 없는 궁지에 몰리자 수사관들의 믿음을 사려고 흘린 ‘악어의 눈물’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마취환자 성범죄’ 의사 면허 취소한다

    ‘마취환자 성범죄’ 의사 면허 취소한다

    주사기 재사용 의료사고도 포함… ‘비도덕 진료’ 최대 1년 자격 정지 의료 재판중에도 업무중단 추진 앞으로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해 환자에게 중대한 위해를 입히거나, 수면 마취한 환자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의료인은 면허가 취소된다. 신체·정신건강에 문제가 있어 제대로 진료하기 어려운 의사도 면허 취소 대상이다. 보건복지부는 9일 환자 안전을 위해 의료인 면허 관리제도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의료인 면허관리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가수 고(故) 신해철씨의 집도의에게 위 절제 수술을 받은 외국인 환자가 또 사망하고, 원장이 뇌손상 후유증을 앓던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에서 97명이 C형간염에 집단감염되는 등 사고가 끊이지 않자 의사면허 관리 체계를 손보기로 한 것이다. 복지부는 이달부터 입법 작업을 시작해 국회에 추가 의료법 개정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19대 국회 임기만료로 폐기 위기에 처한 ‘의료법 일부 개정안’에는 일회용 주사기 사용에 관한 처벌 강화 조항만 포함돼 있다. 면허 취소 사유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비도덕적 진료행위’를 한 의사는 의사면허 자격을 최대 1년간 정지한다. 환자에게 향정신성 의약품을 고의로 초과 투여한 의료인, 의약품으로 허가받지 않은 주사제를 사용하거나 마약·대마·향정신성 의약품을 투여한 상태에서 진료한 의료인, 고의로 유통기한이 지난 의약품을 사용하거나 술을 마시고 진료한 의료인이 이에 해당한다. 현재는 이런 경우 최대 1개월의 자격정지 처분만 내릴 수 있으며,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도 없다. 복지부는 비도덕적 진료행위 여부를 판단할 ‘진료행위 적절성 심의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전문영역도 심의할 수 있도록 전문과목별 자문단을 구성한다. 또 의료인단체 중앙회와 지역의사회, 보건소 등에 신고센터를 운영해 비도덕적 진료행위를 손쉽게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의료과실 여부에 대한 법정 공방이 진행 중이더라도 계속 진료하면 환자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의료인에게 자격정지명령을 내리는 방안도 도입한다. 현행 의료법에도 비슷한 조항이 있지만, 구체적이지 않아 보완하기로 했다. 보건당국은 신해철 집도의에게 지난 7일 업무정지명령을 내렸다. 3년에 한 번 하는 면허신고에 대한 검증 절차도 강화한다. 의료인은 면허 신고를 할 때마다 뇌손상, 치매 등 신체적·정신적 질환 여부를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허위로 신고하면 과태료를 무는 등 처벌을 받게 된다. 신체·정신 질환이 있는 의료인은 동료 의사가 평가해 진료 행위를 계속해도 좋을지를 따진다. 이른바 ‘동료평가제’로, 현재 캐나다에서 시행하고 있다. 면허 취소 후 재교부를 신청한 의료인, 2년 이상 보수교육을 이수하지 않은 의료인도 동료평가 대상이다. 의사 보수 교육도 강화한다. 현재는 매년 8시간 이상 보수교육을 이수하면 되지만 앞으로는 3년마다 이뤄지는 면허신고 때마다 보수교육과는 별도로 의료법령, 의료윤리, 감염예방 등에 대한 필수교육을 2시간 이상 받아야 한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하세월 응급실’ 이유 있었네… 인천·제주 병원 절반 함량 미달

    서울대병원 “권역응급센터 포기” 정부, 소규모 기관 인력 지원 추진 인력과 장비,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응급의료기관이 전국에 수두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의료법이 정한 법정 기준을 100% 충족한 지역은 대전뿐이었고, 나머지 시·도의 응급의료기관은 모두 ‘함량 미달’이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3일 전국 414개 응급의료기관을 평가한 결과 법정 기준 충족률이 2014년 83.9%에서 지난해 81.9%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인천과 제주 소재 응급의료기관 2곳 중 1곳은 응급의료에 필요한 인력·장비·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고, 의료 인프라가 풍족한 서울조차 10곳 중 3곳이 법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3년 연속 법정 기준을 지키지 못한 응급의료기관은 ‘삼진아웃제’를 적용해 지정을 취소하는 등 관리감독을 강화하고는 있지만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응급의료기관들이 법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은 인력 문제가 가장 큰 이유다. 취약 지역의 응급의료기관은 지역 내에 채용할 간호사가 부족해서, 서울 등 수도권의 응급의료기관은 운영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를 아끼려고 법정 기준 이하로 인력을 채용해 운용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법정 기준에 맞는 인력을 갖췄다는 의료기관도 현장에 나가 확인해 보면 응급실 전담 간호사가 다른 업무까지 겸임하는 경우가 많다”며 “병원은 이렇게 인건비를 아낄 수 있어도, 전담 인력이 부족하면 위급한 환자가 위험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부터 취약 지역 응급의료기관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해당 권역 대학병원이 지자체와 정부 지원을 받아 의료 인력을 많이 채용한 뒤 취약지의 소규모 응급의료기관에 파견하는 시범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다. 현재 예비 수요 조사 중이며 3월 중 사업 모형을 만든다. 이런 방식의 제도적 보완에도 의료 현장의 볼멘소리는 여전하다. 특히 권역응급센터의 경우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거치며 시설·인력 기준이 대폭 강화돼 급기야 서울대병원조차 두 손을 들었다. 서울대병원은 최근 복지부에 음압격리병상 등 감염 예방을 위한 추가 병상을 설치할 공간이 없다며 차라리 권역응급센터 지정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은 서울 서부권역의 유일한 권역응급센터로, 지정이 취소되면 권역 내 중증 응급환자가 갈 곳이 없어진다. 복지부 관계자는 “서울대병원의 응급실 과밀화지수는 182%로 가장 높아 감염 환자 발생 시 전국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병원이 시설 기준을 이유로 권역응급센터로서의 역할을 포기한다는 것은 공공병원으로서 책임을 회피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SIFC관련 이명박-오세훈 전 시장 증인요청 공문 발송 불발

    SIFC관련 이명박-오세훈 전 시장 증인요청 공문 발송 불발

    ‘서울특별시의회 서울국제금융센터(SIFC) 특혜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이하 ‘특별위원회’) 제4차 회의가 2016년 2월 24일 개최됐다. 지난 18일에 개최된 특별위원회 제3차 회의에서 의결되었던 증인채택의 건은 행정사무처리 과정에서 혼선이 발생하여 공문발송의 법적 발송 기한을 초과하게 되어 AIG의 SIFC 먹튀 논란 제공자인 이명박·오세훈 전 시장에 대한 증인출석요구 공문을 발송하지 못하게 됐다. 김현아 위원장(더불어 민주당, 비례대표)은 제4차 회의 직전 간담회에서 서울특별시의회 제266회 임시회(2월 24일-3월 9일)와 제20대 총선(4월 13일)을 앞두고 증인채택 의결과 증인출석은 시간적·물리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이명박·오세훈 전 서울시장에게 서면 질의를 하기로 결정하였다고 밝혔다. 외국인투자촉진법에 근거해서 들어온 해외자본(4,540억원, 전체 사업비 1조 5,140억원 중 29.9%)이 실제 1조원 이상의 이익을 얻게 되는데 주주 구성의 정체와 실체에 관한 자료를 AIG측이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이 해외자본이 테러 자금인지 북한 자금인지 일본 야쿠자 자금인지 또 국내자금 세탁인지 서울시의회는 밝힐 의무가 있지만 이를 위한 법적 권한이 미비한 현실이다. 그래서 이 사업의 최고 의사결정권자였던 이명박·오세훈 전 서울시장에게 서면질의의 방식으로 (1) 서울국제금융센터(SIFC) 사업이 당초 합작투자(joint venture) 방식에서 부동산임대 방식으로 변경된 경위, (2) AIG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유령법인의 실체, (3) AIG와의 계약이 수의계약으로 체결된 사유 등 계약 내용과 사업추진 배경에 대한 의혹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예정이다. 김현아 위원장은 “AIG의 SIFC 매각 전 서울시가 AIG와 맺은 불평등 불공정한 계약을 수정할 것과 SIFC 내 AIG 아시아 본부급 사무소 유치에 대한 모리스 그린버그(Maurice Greenberg) AIG 회장의 친서 약속 이행과 협력사항에 관한 계약 이행을 촉구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서울시의회 차원의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며 이를 위한 기자회견을 3월 9일 서울시의회에서 개최하기로 하였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더민주·국민의당 당 이름 사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법정싸움 끝에 비슷한 이름의 원외 소규모 정당들로부터 당 이름을 지켰다. 더민주·국민의당 후보는 오는 4월 총선에서 현재 당명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게 됐다. 23일 서울남부지법에 따르면 원외 ‘민주당’이 더불어민주당에 제기한 ‘유사약칭당명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이 이달 초 기각됐다. 재판부(민사합의51부·장재윤 수석부장판사)는 “양당의 이름을 전체적으로 비교할 때 발음이나 문자가 비교적 뚜렷이 구별된다”며 “‘민주’란 단어를 민주당만 쓸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이건배 수석부장판사)도 원외 ‘한국국민당’이 국민의당을 상대로 낸 유사당명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지난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한국국민당엔 ‘한국’이란 단어가 있고, 국민의당은 ‘국민’ 뒤에 ‘의’를 추가해 차이점을 부각했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seoul.co.kr
  •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수원 행궁동 예술마을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수원 행궁동 예술마을

    동네 곳곳 붙어 있던 임대 딱지, 개성 있는 카페·게스트하우스 들어서자 사라져… 빈집점거프로젝트·예술문화제로 약 5년 만에 활기 경기 수원 행궁동은 주소록에서 찾을 수 있는 동네가 아니다. 수원 화성 안에 존재하는 12개의 법정동을 함께 부르는 이름이다. 조선시대 정조가 머물렀던 행궁이 속한 남창동을 비롯해 장안, 신풍, 매향, 지동, 남수, 북수 등 12개 동을 아우른다. 불과 220년 전 수원이 건립될 때부터 최근 십수년 전까지 행궁동은 수원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었다. 지금은 ‘예술마을’이라는 표현이 자연스럽게 따라붙는다. 10여년 전 급격히 쇠락해 가던 이곳에 사람들이 다시 모여들고 살아갈 수 있는 생기를 불어넣은 것이 예술이기 때문이다. 인구 1만 2000여명이 살고 있는 행궁동에 지난 6~7년간 드나든 예술가만 해도 수백 명에 이를 정도여서 재생을 위한 예술마을 1호로도 꼽힌다. 수원 화성이 세계문화유산에 선정된 것은 1997년이지만 이와는 별개로 행궁동은 급격히 쇠락의 길을 걸었다. 수원시 외곽에 삼성, SK 등 대기업 공장들이 들어서며 대단위 신주거지가 형성되고, 수원역 중심으로 유흥가들이 이전하면서부터였다. 행궁 부근의 상가는 나날이 비어 갔고 마을 주민들도 하나둘 떠나 빈집만 늘어 갔다. 정치인들은 한옥마을 조성 등 공허한 공약만 내세웠을 뿐 뭐 하나 분명하게 진행되는 것은 없었다. 빈 상가에 내걸린 ‘임대’ 딱지만 거리를 공허하게 메웠다. 그러던 이곳에 예술가들이 들어와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무슨 연고가 있어서 들어온 것은 아니었다. 예술가들이 기대한 것은 한 가지. 좋은 조건에 오래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을 갖는 것이었다. 썰렁해져 가는 동네를 바라보던 주민들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빈 공간이 많았으니 작업 공간을 제공하는 것엔 문제가 없었다. 주민들이 예술가들에게 내건 조건 또한 마을과 함께하는 것뿐이었다. 2009년 행궁동역사문화마을만들기 프로젝트로 손을 잡은 주민과 예술가들은 지속적으로 이 동네에 문화 예술 콘텐츠를 입혔다. 예술가들은 마을 노인들에게 예술과 연계한 소일거리와 놀이를 제공했고 썰렁해진 간판과 골목을 예술적 영감으로 채웠다. 비어 있는 상가나 집에 작품들을 걸어 두고 전시를 하는 빈집점거프로젝트 등 다양한 행사도 열었다. 최초의 서양화가로 알려진 나혜석의 생가터가 행궁 부근에 있다는 것을 알고는 이를 중심으로 예술문화제를 만들기도 했다. 매년 4월 열리는 축제 때면 예술가와 주민, 여행자들이 함께 어우러져 행궁동을 들썩이게 만든다. 주민과 예술가가 움직이니 관에서도 지원에 나섰다. 이런 움직임과 활기에 힘입어 이제 원래 주민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이들은 행궁동에서 이전과는 또 다른 문화를 만들고 있다. 자신만의 개성과 문화 콘텐츠를 입힌 카페, 호텔, 게스트하우스, 갤러리, 공방 등이 골목 사이사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쇠락하던 도시가 약 5년여 만에 다시 활기를 찾기 시작한 것이다. 행궁동 예술마을의 중심은 커뮤니티 아트센터다. 원래 시립미술관 부근에 있던 레지던시인데, 현재는 공방거리로 이전했다. 커뮤니티 아트센터에는 입주 작가들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실과 오픈 스튜디오 아트 숍, 카페 등이 들어서 있다. 레지던시가 자리 잡은 공방거리도 각종 공방과 작은 갤러리, 맛집 등이 가득하다. ‘임대 종이’ 나부끼던 곳에서 180도 변신했다. 자잘한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더하니 주말이면 많은 이들이 붐빈다. 장안동 벽화마을 안쪽에 위치한 대안공간 눈은 지역 작가와 주민의 개인전 등 재밌는 전시가 많이 열리는 곳이다. 여행자들도 벽돌 그리기 행사 등을 통해 벽화마을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다. 카페도 겸하고 있어 쉬어 가기 좋다. 골목길이 발달한 장안동과 신풍동은 2013년 ‘자동차 없이 한 달 살기’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생태교통마을로도 눈길을 끌었던 곳이다. 오래된 주택 사이로 구불구불 펼쳐진 골목마다 아이들이 달려가고 꽃잎이 나부낀다. 길은 걷기 좋게 포장돼 있다. 정조시대 만들어진 도로와는 벽돌색으로 구분해 의미를 더했다. 잘 모르는 골목이라고 겁먹지 않아도 좋다. 조금 나갔다 싶으면 나오는 수원 화성의 성곽과 팔달산의 서장대가 제 위치를 알려 준다. 골목 안에서 바라보는 성곽과 행궁은 색다르다. 군데군데 벽화들이 골목길 여행을 지루하지 않게 도와준다. 벽화도 지루하다 싶으면 아기자기한 공방과 카페, 갤러리들이 나온다. 장안문 부근에 들어선 수원시전통식생활체험관은 전통 식생활 관련 전시와 강연, 체험 등으로 새롭게 주목받는 공간이다. 지역 작가들이 참여한 식생활 관련 전시회 등도 열려 눈길을 끈다. 다양한 과정의 음식 강좌 등에 참여할 수 있다. 마을 끝의 화서문은 호젓하게 수원 성곽과 주변 풍경을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팔달문이나 장안문에 비해 비교적 한적한 화서문은 오랜 시간 동네 놀이터이자 경로당 역할을 해 온 곳이다. 원래 모습 그대로 남은 성문이어서 보물로 지정돼 있지만, 닫힌 문화재가 아니라 여전히 사람들이 드나들며 만져 볼 수 있어 의미를 더한다. 글 사진 여행작가 enkaykim@naver.com ■여행수첩(지역번호 031) →가는 길:여행의 재미를 가장 잘 느끼려면 서울역이나 용산역 등에서 기차를 타고 수원에 가기를 추천한다. 30여분이면 수원역에 도착하겠지만 여행 분위기에 흠뻑 빠지기에 충분하다. 차가 없어야 행궁동의 골목을 훨씬 여유 있게 돌아볼 수 있다. 행궁동 레지던시 전시관람은 화~토요일 오후 1시~6시. 전통식생활체험관 247-3762, 대안공간 눈 244-4519. →함께 가볼 곳:화성과 행궁의 역사는 수원화성박물관에 가면 좀 더 상세히 알 수 있다. 수원 화성의 설계도이자 세계기록유산인 ‘화성성역의궤’, ‘정조의 비밀편지’, 영화 사도로 다시 주목받은 사도세자의 영서(令書) 등을 볼 수 있다. 화성 광장 옆에 지난해 문을 연 수원시립미술관은 명칭으로 논란이 일어 더욱 주목받았다. 세계문화유산 지구 안에 놓인 현대식 외형이 의문을 주기도 하지만 다양한 전시가 눈길을 끈다. →맛집:행궁동에서 갈비보다 유명한 것이 통닭이다. 통닭 골목이 형성돼 있을 정도다. 튀김옷을 입히지 않고 담백하게 튀겨 내는 매향통닭(255-3584), 반대로 튀김옷을 입혀 고소함을 더한 진미통닭(255-3401) 등이 유명하다.
  • [체육단체 통합 파행 왜? ] 손해 보기 싫은 체육회·설득 못한 문체부… 통합 판 깼다

    [체육단체 통합 파행 왜? ] 손해 보기 싫은 체육회·설득 못한 문체부… 통합 판 깼다

    막판 IOC 승인 문제 꺼내 대립 생활체육회는 남는 장사 ‘팔짱’ 지난 15일 통합체육회 발기인대회 무산 소식을 접한 이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을 것이다. 체육단체 통합을 통해 선진 체육을 구현한다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게 2014년 연말이었다. 1년 넘게 통합 논의가 진행됐을 텐데 왜 이런 파행을 낳았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서울신문은 체육단체 통합 논의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가 갈등을 빚는 원인을 짚고 해결책을 찾는 시리즈를 긴급히 마련했다. 이날 발기인대회가 파행을 빚자 통합의 한 축으로 초청받았던 국민생활체육회 강영중 회장은 착잡한 표정으로 “6개월이나 허비한 게 안타깝다. 실기한 것이 맞다”고 되뇌었다. 지난해 6월 1차회의를 시작한 통합준비위원회에 대한체육회가 같은 해 11월에야 뒤늦게 참가함으로써 두 단체의 이견을 좁힐 시간을 충분히 벌지 못했음을 지적한 것이다. 당시 통준위는 7차 회의까지 3명의 체육회 추천 위원과 2명의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추천 위원 없이 쟁점 없는 사안만 논의했다. 애초부터 국민생활체육회는 손해보다 이익 볼 것이 많은 장사였다. 엘리트체육과 학원체육에 투입되는 막대한 예산을 함께 쓸 수 있게 되고 인력이나 기구 효율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는 이유에서였다. 국민생활체육회로선 정부가 마련한 통합 협상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이에 반해 대한체육회는 1991년 국민생활체육회 창립으로 분가했던 ‘아우’가 25년 만에 본가로 돌아와 안방을 내달라고 하는 형국이니 불편하기 이를 데 없었다. 한국체육을 이끌어 왔다는 자부심에 상처를 입고 인력이나 조직 효율 등에서 손해 볼 것이 많았다. 그러나 통준위는 대한체육회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는 정치적 역량을 보여 주지 못했다. 곡절 끝에 대한체육회와 국회 추천 위원들도 지난해 11월 16일 8차 회의부터 매주 한 차례 성실히 회의에 임해 지난 1일 15차 회의까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많은 쟁점을 해소한 것이 사실이다. 안양옥 통준위 위원장은 “통합 정관의 쟁점 중 95%는 해소됐다. 여덟 차례 회의에 단 한 명도 빠지지 않았고 모두 만장일치로 결정 내렸다”고 말했다. 이때만 해도 국민체육진흥법에 규정된 법정 시한인 다음달 27일까지 통합 스케줄은 계획대로 진행되는 듯했다. 하지만 설 연휴 직전인 지난 4일 대한체육회 추천위원들이 정관에 대한 8가지 수정 의견과 함께 통합체육회 정관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승인 문제를 꺼냈다. 통준위는 13일 정관 전문위원회를 열어 일부는 받아들이고 대다수는 원안대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양쪽은 몇 차례 보도자료를 통해 서로의 입장만 되풀이하는 공방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정관 채택과 법인 신청서 기명 날인, 공동 회장과 이사 선임 등 통합 절차를 거의 마무리 짓는 발기인대회란 변곡점을 만나자 통준위는 극심하게 내부 균열을 일으켰고 그 결과 발기인대회가 열리지 못했다. 겉으로는 통합체육회 정관의 IOC 승인 여부를 둘러싼 이견 때문에 갈라섰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문체부와 대한체육회의 해묵은 대립과 갈등이 발기인대회란 분화구를 통해 폭발한 것으로 보는 게 맞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애인 있어요… 빚도 있어요… 드라마 같은 막장 삼각관계

    애인 있어요… 빚도 있어요… 드라마 같은 막장 삼각관계

    싱글맘인 A씨가 남자친구를 만난 건 2013년이었다. 남자친구는 사귀던 여자가 있었지만, 변심하고 A씨와 결혼을 약속했다. ●싱글맘, 애인있는 男과 결혼 약속 A씨는 그해 12월 남자친구의 전 애인 B씨에게 “헤어져 달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그러자 B씨는 “애인에게 빌려준 돈 2000만원을 대신 갚으라”고 답을 해 왔다. A씨는 바로 다음날 B씨에게 1000만원을 송금하고 ‘나머지 1000만원도 주겠다’는 각서를 썼다. 얼마 뒤 500만원을 추가로 송금했다. ●前애인에게 진 남자 빚 갚아줘 그러나 믿음직스럽게만 보였던 남자친구는 고작 두 달 뒤 변심을 했다. B씨는 A씨에게 “우리 다시 만난다”는 메시지와 함께 둘이 찍은 사진을 보내왔다. 다급해진 A씨는 가진 돈을 긁어모아 일부를 더 보냈지만 돌아온 건 찢긴 각서 사진뿐이었다. B씨는 “남은 빚을 다 갚아라. 당신 딸 학교 홈페이지에 이 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까지 했다. 한 남자를 놓고 벌인 사랑 싸움은 결국 법정으로 무대를 옮겼다. B씨는 “각서에 적힌 대로 나머지 돈을 갚으라”는 소송을 냈고, A씨는 “폭언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맞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각서를 찢어 A씨에게 보인 행동은 돈 받을 권리를 포기한 것에 해당한다”며 B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A씨의 손해배상 요구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불복해 항소했다. ●男은 떠나고 빚 독촉 소송당해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부(부장 한숙희)는 1일 원심을 깨고 “B씨는 A씨에게 위자료 2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B씨가 A씨에게 “심한 욕설을 하는 등 정신적 고통을 준 것이 맞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A씨가 B씨를 상대로 “줬던 돈을 돌려 달라”고 소송을 낼 경우 승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다른 취향 같은 열정 작가의 독서

    다른 취향 같은 열정 작가의 독서

    작가의 책/패멀라 폴 지음/정혜윤 옮김/문학동네/592쪽/2만원 세계적으로 이름난 작가와 중요 인사들은 어떤 책을 읽을까? 어떤 작가와 책에 영감을 받아 그들은 작가의 길을 택했고 성공했을까? 그리고 그들이 늘상 곁에 가깝게 두는 책은 뭘까? 대중들이 흔히 갖게 되는 의문들이다. ‘작가의 책’은 그 의문들을 콕 짚어 속 시원하게 응답해준다. 대중들의 많은 의문만큼이나 책과 관련된 작가, 유명인의 사연도 다양하다. 뉴욕타임스가 매주 일요일 발행하는 서평 잡지 ‘뉴욕 타임스 북 리뷰’에 실렸던 작가 인터뷰 중 요즘 가장 사랑받는다는 55인을 추려 묶은 책. 소설가 등 작가가 대부분이지만 과학자, 배우, 뮤지션 등 논픽션 작가도 눈에 띈다. ‘작가가 애착을 보이는 책들은 지면에 드러나지 않는 그의 생각이나 문학적 취향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는 창이다.’ 법정 스릴러의 대가인 스콧 터로가 추천사에 쓴 것처럼 대중들은 작가의 창작 비법보다는 그들이 읽는 책을 훨씬 더 궁금해한다.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한 책 속의 질문은 다양하지만, 역시 ‘그들은 무슨 책을 가장 사랑했고’, ‘그들을 어떻게 유명 작가와 성공 인생으로 이끌었는지’를 묻는 질문과 그에 대한 응답이 가장 눈길을 끈다. “롤랑 바르트의 ‘사랑의 단상’을 읽지 않았다면 나의 첫 책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쓸 수 없었을 것이다.”(알랭 드 보통) “어린 시절 매들렌 렝글의 ‘시간의 주름’을 읽고 이야기의 마술과 인쇄된 단어의 힘을 인식하게 되었다.”(댄 브라운) “앨리스 먼로의 단편을 읽을 때마다 인생을 다 살아버린 것 같은 느낌에 그냥 바닥에 드러누워 죽고 싶었다.”(제프리 유제니디스) 작가가 좋아하는 취향도 각양각색이다. 흥미로운 점은 일단 대부분의 작가가 한 번이라도 만나보고 싶은 작가, 무인도에 가져가고 싶은 책으로 가장 많이 택한 작가로 셰익스피어를 꼽고 있다는 것이다. 이언 매큐언은 “‘햄릿’에서 인간 묘사에 대한 일종의 도약이 이뤄졌고 그로 인해 인간의 내적 삶이 우리의 숙고 대상이 되었다”고까지 평한다. 그런가 하면 동일한 책이나 작가에 대해서 정반대의 반응이 적지 않게 등장하는 점도 눈에 띈다. 많은 작가들이 찬탄하는 헤밍웨이를 놓고 존 어빙은 이렇게 열을 올린다. “그의 문장은 광고 문구로 써도 될 만큼 짧고 단순하다. 그의 모든 책은 과대평가되었다.” 이것 말고도 포기한 책과 남몰래 즐기는 책이나 대통령에게 권하고픈 책에 얽힌 사연도 흥미롭다. 이런 에피소드들을 가볍게 즐기다 보면 어느 순간 모든 작가들의 한결같은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바로 악착같은 열정으로 읽어내는 ‘독서의 열정’이다. 조이스 캐럴 오츠는 전화 수화기에서 잠시만 기다려달라는 안내원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동안에조차 책을 집어든다. 댄 브라운은 맬컴 글래드웰의 책을 오디오북으로 들으며 조깅을 하다가 뒷이야기가 궁금해 1.6㎞를 더 달린다. 책이 독자들에게 던져주는 작은 정보들의 집합은 이렇게 매듭지어지는 듯하다. “작가들이 독서를 통해 받은 지적인 충격과 영감은 결국 그들의 독특한 관심과 창작론의 바탕이 된다.” 실제로 인간의 어두운 내면을 파고드는 작가인 조이스 캐럴 오츠는 “나의 모든 작품에 ‘한 방울의 유머’를 몰래 심어놓으려고 노력한다”고 창작 지론을 털어놓고 있는가 하면 한국계 미국인 작가 이창래는 “절망적일 정도로 소외되어 있지만 늘 게임의 규칙을 이해하고 싶은 갈망에 사로잡힌 인물을 찾는다”고 밝히고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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