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법정 기한
    2025-12-14
    검색기록 지우기
  • 이주노동자
    2025-12-14
    검색기록 지우기
  • 홍명보호
    2025-12-14
    검색기록 지우기
  • 남북 고위급회담
    2025-12-14
    검색기록 지우기
  • 이명박
    2025-12-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405
  • ‘성폭력 의혹’ 기성용, 고소인 조사…“진실의 힘 믿어” 당당

    ‘성폭력 의혹’ 기성용, 고소인 조사…“진실의 힘 믿어” 당당

    초등학교 시절 후배에게 성폭력을 가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이들을 형사 고소한 기성용(FC서울·32)이 31일 고소인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에 출석했다. 기성용은 이날 오후 2시 48분쯤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어나지 않은 일을 증명하는 게 쉽지 않겠지만 수사기관에서 철저히 조사해 주실 거라 믿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당당한 태도로 “진실의 힘을 믿는다”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했다. 기성용과 동행한 법률대리인 송상엽 변호사(법무법인 서평)는 “대국민 사기극은 처벌 받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의혹 제기자들을 향해 “어떤 종류의 ‘회유와 협박’이 있었는지 밝히면 되는데, 하나도 안 밝히면서 말만 앞서가고 있다”고 지적했다.기성용은 이달 22일 자신의 성폭력 의혹 제기자들을 상대로 형사 고소와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동시에 제기했다. 앞서 지난달 24일 C씨와 D씨는 전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축구부 생활을 하던 2000년 1∼6월 선배인 A선수와 B씨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며 법무법인 현의 박지훈 변호사를 통해 폭로했다. 이들은 기성용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내용상 A선수가 기성용임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기성용 측은 결백을 주장하면서 C씨와 D씨 측에 “증거를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이에 C씨와 D씨 측은 기성용이 소송을 걸어오면 이를 법정에서 공개하겠다고 했다. 이후 22일 기성용 측이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알리자 박 변호사는 “환영한다. 드디어 법정에서 진실을 밝힐 수 있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몇몇 언론사가 동일한 기사 제목, 내용, 사진을 사용하여 포털사이트 전체를 기성용 찬양 기사로 도배하고 있다. 기성용은 돈과 권력을 가진 자가 불리한 상황에 처했을 때 이를 덮기 위해 사용하곤 하는 파렴치한 언론플레이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7번방의 선물’ 실제 주인공 별세…15년 누명 옥살이 배상 ‘0원’

    ‘7번방의 선물’ 실제 주인공 별세…15년 누명 옥살이 배상 ‘0원’

    15년 누명 옥살이 배상 0원‘7번방의 선물’ 실제 주인공 별세국가 상대 손해배상 못 받아소멸시효 10일 지나 소송 제기 이유 “억울함 때문에 죽어서도 구천을 떠돌 것 같아 모질게 생명을 이어왔는데…이제야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습니다.” 1972년 춘천 파출소장 딸(당시 9세) 강간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15년간 억울한 감옥살이를 한 정원섭씨가 2008년 재심에서 무죄 선고 직후 춘천지법 법정을 나오면서 한 말이다. 류승룡 배우 주연의 영화 ‘7번방의 선물’ 실제 주인공으로 잘 알려진 정씨가 지난 28일 별세했다. 향년 87세. 억울함 때문에 구천을 떠돌 것 같아 모질게 생명을 이어왔다는 정씨는 30일 모든 장례 절차를 끝으로 비로소 완전한 자유인이 됐다. 표창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9일 SNS에 “사법 피해자 고 정원섭님. 국가배상을 받을 권리마저 억울하게 빼앗긴 아픔 안고 영면에 드셨다”며 “공정한 하늘에선 억울함 없이 편안하게 쉬시길 기원한다”고 추모했다. 군사독재 시절 강간 살인범으로 몰려 ‘억울한 옥살이’ 정원섭씨는 춘천 파출소장 초등학생 딸 살인범으로 몰려 15년 옥고를 치른 뒤 재심으로 무죄판결 받았다. 1972년 9월 27일 춘천의 한 논둑에서 파출소장의 9세 딸이 강간, 살해당한 상태로 발견됐다. 정부는 이 범죄를 공권력에 대한 도전으로 규정해 경찰에 시한부 검거령을 내렸다. 춘천경찰서는 검거 기한 하루 전 정씨(당시 36세)를 검거했다. 15년간 복역한 뒤 1987년 모범수로 가석방됐지만, 정씨의 삶과 그의 가정은 풍비박산이 났다. 교도소 복역 중 정씨의 아버지는 충격으로 사망했고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그의 아내마저 교통사고를 당하는 등 불운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정씨는 자신의 누명을 벗기 위해 1999년 11월 서울고법에 재심을 청구했으나 2001년 10월 이마저도 기각됐다. 정씨의 억울함은 영원히 묻히는 듯했다.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자는 심정으로 2005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 결백을 호소한 정씨는 2007년 12월 재심 권고 결정을 끌어냈다.“고문과 증거 조작”…수사관도 정씨에게 사과·재판부도 머리 숙여 정씨는 재심 청구 과정에서 수사관들로부터 모진 고문을 당하고 유력 증거도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2008년 6월 정씨의 재심이 열린 춘천지법 법정에서 그는 자신을 수사한 경찰관들을 다시 만났다. 36년의 세월이 흘러 서로 칠순을 훌쩍 넘겼지만, 이들의 재회는 묘한 긴장이 흘렀다. 재심 법정의 증인으로 출석한 당시의 한 수사관은 심문을 마치고 방청석으로 돌아가던 중 증인석에 앉아 있던 정씨를 향해 “죄송합니다”고 말해 술렁이기도 했다. 법정을 나설 즈음 정씨와 당시 수사관들은 서로 악수를 하며 모질었던 시절에 대한 화해의 제스처를 보냈다. 결국 그해 11월 재심을 맡은 춘천지법은 정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 2012년 5월 18일 형사보상 결정이 확정됐고 정씨는 같은 해 11월 28일 국가배상소송을 제기했다. 그런데 2013년 갑작스럽게 대법원 판례가 바뀌면서 정씨는 국가로부터 아무런 배상을 못 받게 됐다. 재심 무죄판결 확정 후 6개월 이내에 소송을 시작한 경우만 인정하기로 한 새로운 기준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결국 정씨는 6개월에서 겨우 10일 넘긴 날짜에 소송했다는 이유로 2심과 3심에서 패소했다. 그렇게 그는 15년 억울한 옥살이에 대한 한 푼의 배상도 받지 못했다. 고인이 된 정씨의 장례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엄수됐다. 장지는 용인 평온의숲 이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미국 대학, 산부인과 의사의 성폭력 합의금 1조 2089억원 지급

    미국 대학, 산부인과 의사의 성폭력 합의금 1조 2089억원 지급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이 30년 넘게 산부인과에 재직한 산부인과 조지 틴들(74) 박사의 성폭력을 막지 못한 책임을 인정하고 710명의 원고들에게 합의금으로 8억 5200만 달러(약 9653억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 학교는 2018년에 틴들에게 진료받았던 환자 1만 8000명이 제기한 집단소송에 대한 합의금으로 2억 1500만 달러(약 2436억원)를 합의금으로 약속해 총액이 10억 6700만 달러(약 1조 2089억원)가 된다. 캐럴 L. 폴트 USC 총장은 2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소중한 대학 구성원들이 겪었을 고통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앞으로 나서준 분들의 용기에 감사드린다. 이번 결정이 학대받은 여성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을 주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원고들의 변호인단에 따르면 이번에 USC가 지급하기로 한 8억 5200만 달러는 대학이 피고가 된 소송 가운데 최대 금액이다. 이전에는 미시간주립대(MSU)가 체조팀 주치의 래리 나사르에게 성폭력을 당한 300여명에게 지급한 합의금 5억 달러(약 5665억원)가 가장 많았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는 제리 샌더스키의 성추행에 대해 1억 900만 달러(약 1235억원)에 합의했다. 이번 합의금이 늘어난 것은 캘리포니아 주의회가 2019년 법을 개정해 성폭력 공소시효를 연장한 영향도 있다고 AP 통신은 지적했다. 틴들은 2009∼2016년 저지른 성폭력과 관련해 35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유죄가 확정될 경우 최대 징역 64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그는 학교 측과 함께 합의금을 부담할 의향은 없으며, 혐의를 계속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틴들 변호인은 “그는 혐의에 대해 무죄라고 답변했으며, 법정으로 가면 무죄임이 밝혀질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그의 성폭력 스캔들은 2018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AT) 보도를 통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듬해 16명의 환자를 유린한 혐의로 체포됐다. 보도에 따르면 틴들 박사는 1989년부터 2016년까지 성폭력을 자행했으며, 가장 나이어린 피해자는 17세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USC 로스쿨을 나온 오드리 나프지거는 이날 원고들의 기자회견 도중 “틴들 박사를 본 게 1990년”이라면서 “그 뒤 이 학교 여성은 모두 그를 만나지 말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다른 사람들처럼 부인학과 시험이 어떤 건지 몰랐다. 그가 문을 걸어잠갔을 때 뭔가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지만 뭘 알 수 있었겠나”라고 되물었다. 틴들은 시험 도중 음란한 문자나 사진을 보내거나 제자들의 몸에 손을 댔다. 피해자 일부는 틴들의 성폭력 혐의를 인지했으면서도 그를 해고하지 않은 USC 관계자들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6년 한 간호사가 ‘강간위기관리센터’에 틴들을 신고했지만, 그는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았고 이듬해 거액의 퇴직금을 챙겨 학교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LAT 보도로 처음 그의 마각이 드러나자 대학 총장은 물러났지만 직원들은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았다. 영국 BBC는 산부인과 진료실 안의 상황은 워낙 민감해 간호사는 다른 동료가 입회해 어떤 잘못이 있는지 살펴볼 수 있지만 의사가 환자에게 무슨 짓을 하는지는 알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USC는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재정난에 봉착, 지난해부터 인력을 동결하고 총장 급여를 20% 삭감하는 한편 샌마리노에 있는 총장 관저를 매각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이 관저는 철도 재벌 헨리 헌팅톤과 2차대전의 영웅 조지 패튼 장군이 기증한 부지에 지어졌는데 지난달 2350만 달러에 매물로 나왔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경찰 ‘투기 의혹‘ 포천 공무원 영장 청구…첫 구속 사례되나

    경찰 ‘투기 의혹‘ 포천 공무원 영장 청구…첫 구속 사례되나

    전철역사 예정지 인근 토지와 건물을 매입해 투기 의혹을 받고있는 경기 포천시청 공무원에 대한 구속 여부가 오는 29일 결정된다. 26일 경기북부경찰청 부동산 투기사범 특별수사대와 의정부지법 등에 따르면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포천시 소속 간부급 공무원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오는 29일 오전 10시 30분 의정부지법 8호법정에서 진행된다. 검찰은 지난 24일 A씨의 변호인이 주장하는 내용에 대한 사실관계를 보완하라며 영장을 반려했다가 하루 만에 경찰로부터 영장을 재신청받아 지난 25일 오후 늦게 법원에 청구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40억원은 담보 대출과 신용 대출을 받아 부인과 공동명의로 포천시 내 도시철도 7호선 연장 노선 역사 예정지 인근의 땅 2600여㎡와 1층짜리 조립식 건물을 매입했다. 경찰은 A씨가 부동산을 매입하기 전 해에 도시철도 연장사업 업무를 담당하면서 알게 된 내부 정보,즉 업무상 비밀을 이용해 투기한 것으로 보고 수사해 왔다. 지역에 전철이 들어온다는 사실이 알려졌다고 하더라도,구체적인 역사 위치 등이 지역주민 공청회나 설명회 등을 통해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은 상태였다면 업무상 비밀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A씨가 수십억원대의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불법이 있었는지 등도 살펴보고 있다. A씨가 구속되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으로 지난 10일 출범한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의 첫 구속 사례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숭문·신일도 자사고 유지… 서울교육청 ‘소송 2연패’

    서울시교육청이 자율형사립고 지정 취소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한 학교들에 잇따라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 이정민)는 23일 학교법인 동방문화학원과 신일학원이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자사고 지정 취소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이번 판결에 따라 숭문·신일고는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소송은 2019년 7월 서울시교육청이 경희·배재·세화·숭문·신일·중앙·이대부·한대부고 등 8개 서울 자사고를 운영성과평가 점수 미달을 이유로 지정 취소하고 교육부가 이를 승인하면서 제기됐다. 해당 자사고들은 법정에서 교육청이 평가 지표를 사전에 변경하고도 이를 제대로 안내하지 않았고, 새로운 평가 지표가 자사고에 불리하게 변경됐는데도 이를 학교 운영성과에 소급 적용한 것은 교육감의 재량권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이 가운데 세화·배재고는 지난달 18일 가장 먼저 승소했다. 앞선 세화·배재고에 대한 1심 선고에 불복해 항소한 서울시교육청은 이번에도 항소한다는 방침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소송과는 별개로 고교 서열화를 극복하고 일반고 역량을 강화하는 등 고교 교육 정상화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기성용, 성폭행 의혹 제기자들 형사 고소·5억 손배소

    기성용, 성폭행 의혹 제기자들 형사 고소·5억 손배소

    초등학교 시절 후배에게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는 기성용(FC서울)이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들을 대상으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기성용의 법률대리인인 송상엽 변호사는 22일 보도자료를 내고 “기성용 선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C씨와 D씨에 대해 형사책임을 묻기 위해 고소장을 접수했고,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제기했다”고 밝혔다. 송 변호사는 서울 서초경찰서에 100쪽이 넘는 고소장을, 서울중앙지법에는 소장을 제출했다. 지난달 24일 C씨와 D씨는 전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축구부 생활을 하던 2000년 1~6월 선배인 A선수와 B씨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박지훈 변호사를 통해 폭로했다. 실명은 언급되지 않았지만 세부 내용으로 미뤄 온라인상에서 기성용이 A선수로 지목됐다. 기성용은 관련 폭로 내용을 전면 부인하고 수차례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바 있다. C씨와 D씨 측은 소송이 제기되면 추가 증거 자료를 법정에서 공개하겠다는 입장이었는데, 기성용 측이 소송을 제기함에 따라 이번 사태는 법정 공방으로 이어지게 됐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대검 부장·고검장, ‘한명숙 모해위증’ 무혐의 결론···“다수결 의결”

    대검 부장·고검장, ‘한명숙 모해위증’ 무혐의 결론···“다수결 의결”

    대검찰청 부장단과 고검장들이 19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 재판에서 불거진 모해위증 의혹에 대해 “무혐의 처분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까지 발동해 재심의를 지시했지만, 기존 대검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게 된 것이다. 회의 참석자 14명 가운데 10명이 불기소 의견을 내면서 박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남용했다는 지적이 힘을 받게 됐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 대검 부장(검사장급) 7명, 전국 고검장 6명이 참석한 대검 확대 회의에서 다수결로 한 전 총리 모해위증 사건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의결했다. 참석자 14명 중 기소 의견을 낸 참석자는 2명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2명은 기권해 표결에서 빠졌고, 나머지 10명은 모두 무혐의 의견을 냈다. 이날 회의는 오전 10시쯤 시작해 오후 11시 32분에 끝났다. 식사시간을 제외하면 11시간 동안 회의가 이어진 셈이다. 참석자들은 오전 내내 사건 기록을 검토하고 점심 식사가 끝난 뒤 오후 2시 30분쯤부터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이 사건을 불입건 처리한 주임검사인 대검 허정수 감찰3과장과 기소 의견을 강력하게 주장해온 임은정 감찰정책연구관이 발표했고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지난해 이 사건 수사를 맡았던 박찬록 전 대검 인권수사자문관과 감찰3과 정태원 팀장이 출석해 무혐의 의견을 설명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한명숙 수사팀에서 재소자 조사를 맡았던 엄희준 창원지검 형사3부장도 참석해 위증교사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씨 증언에 대한 허위성 여부, 위증 혐의 유무, 모해 목적 인정 여부가 집중 논의됐다. 앞서 박 장관은 수사지휘서에서 ▲2011년 3월 23일 김씨가 법정에서 한 증언 내용이 모해위증에 해당하는지 ▲포괄일죄 법리에 따라 김씨가 2011년 2월 21일 법정에서 한 증언 내용도 논의할 필요가 있는지를 중점 논의해달라고 주문했다.모해위증교사 의혹은 2011년 ‘한 전 총리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 재판에서 수사팀이 고 한만호 한신건영 대표의 동료 재소자들에게 한 전 총리 측에 불리한 증언을 하도록 시켰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오는 22일 공소시효가 만료되는 김씨에게 제기된 위증 혐의는 크게 두 가지다. 김씨는 출소 후인 2010년 6월 수감 중이던 한 전 대표를 접견하러 가 ‘검찰 특수부가 도와달라고 했는데 안 한다고 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대화의 녹취록에 대해 김씨는 2011년 3월 법정에서 “한 전 대표가 쪽지에 써준 대로 읽었다”고 주장했다. 이 증언과 함께 같은 날 김씨가 2010년 10월 1일 서울중앙지검 11층 복도에서 한모씨를 우연히 만났다고 한 증언의 허위성이 심의 대상이었다. 한 전 대표의 또다른 동료 재소자인 한씨는 지난해 4월 법무부에 진정을 제기해 모해위증교사 의혹을 처음 제기한 인물이다. 검사들이 김씨와 한씨를 모아두고 위증 훈련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지만, 김씨는 한씨를 우연히 만난 것이라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참석자 대부분은 김씨의 위증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대검의 기존 결론인 ‘무혐의 종결’에 동의했지만 일부가 ‘일단 기소를 해서 법원 판단을 구해 보자’고 주장하면 회의가 길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부장회의 결론은 만장일치가 원칙이지만 의견이 엇갈릴 땐 출석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할 수 있다. 조 대행은 회의 결과를 토대로 기존의 불기소 판단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임검사가 무혐의 판단을 한 데 이어 대검 확대회의에서도 다수가 무혐의 의견을 내면서 최종 판단이 뒤바뀔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번 회의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7일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면서 소집됐다. 당초 박 장관은 대검 부장회의 개최를 지시했지만, 조 대행이 정권에 우호적인 성향의 대검 부장단 구성을 고려해 고검장들까지 참석시키면서 부장·고검장 확대 회의로 열리게 됐다. 박 장관의 지휘를 수용하되, 공정성 제고를 위해 내놓은 묘수라는 평가가 나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윤석열 전 총장 장모 ‘비공개 재판 신청’ 불허

    윤석열 전 총장 장모 ‘비공개 재판 신청’ 불허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74)씨의 비공개 재판 신청에 대해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통장 잔고 증명서 위조 혐의로 기소된 최씨에 대한 두 번째 재판이 18일 오후 의정부지법 7호 법정에서 형사8단독 박세황 판사의 심리로 방청이 허용된 가운데 열렸다. 재판부는 이날 “안녕, 질서, 선량한 풍속을 해할 염려가 있는 경우 심리를 비공개로 할 수 있다”며 “심리는 공개가 원칙이고 (피고인이) 별도로 요청한 신변 보호 조치로 (비공개 신청) 사유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판단돼 공개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최씨는 지난 2일 변호인을 통해 재판 비공개 및 방청 금지를 신청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첫 재판 때 해당 법정이 있는 건물 앞에 최씨의 이해 당사자들과 유튜버, 취재진 등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날 두 번째 재판에서 최씨의 비공개·방청 금지 신청을 불허하는 대신 최씨가 법정이 있는 건물 앞까지 차를 타고 올 수 있도록 허용했다. 최씨는 차에서 내린 뒤 법원 경위의 도움을 받아 법정 안으로 들어갔다. 법원 앞에는 취재진과 유튜버들이 몰려 재판에 관심을 보였다. 이번 재판에는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유튜버들도 법원에 나와 반대 측 유튜버들과 말싸움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피고인이 전 동업자를 알게 된 경위, 함께 땅을 매입하고 대출받는 과정 등에 대한 증인 신문이 1시간 넘게 진행됐다. 최씨는 2013년 4∼10월 경기 성남시 도촌동 땅 매입 과정에서 공모해 은행에 347억원을 예치한 것처럼 통장 잔고 증명서를 위조한 혐의(사문서위조,위조 사문서 행사)를 받고 있다. 도촌동 땅을 사들이면서 전 동업자인 안모(58)씨의 사위 등 명의로 계약하고 등기한 혐의(부동산실명법 위반)도 있다. 최씨는 통장 잔고 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안씨가 한국자산관리공사에서 정보를 취득하는 데 쓰겠다고 해 동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함께 기소돼 다른 재판부에서 재판받는 안씨는 “최씨가 먼저 접근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다음 재판은 6월 8일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성동구, 2020년 민원서비스 종합평가 4년 연속 최우수기관 선정... 국무총리상 수상 쾌거

    성동구, 2020년 민원서비스 종합평가 4년 연속 최우수기관 선정... 국무총리상 수상 쾌거

    서울 성동구는 최근 행정안전부와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주관하는 ‘2020년 민원서비스 종합평가’에서 4년 연속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됨과 동시에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고 18일 밝혔다. 구는 이번 수상으로 특별교부세 2억원의 재정 인센티브도 받게 됐다. 구는 행안부 주관 2020년 민원서비스 종합평가에서 유기한 법정민원 처리건수 4만2766건 중 4만 2719건으로 99.89%의 높은 준수율을 보인 것으로 평가됐다. 또 서울시 2020년 민원서비스평가 법정민원 분야에서 2일 이상 법정민원 5만1655건에 대한 준수율 및 단축률이 각각 99.96%, 54.62%로 자치구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유기한 법정 민원은 인·허가, 등록, 확인, 증명 등 법령 등에서 정한 일정 요건에 따라 신청하는 민원이다. 구는 2014년부터 원스톱 민원처리를 위한 허가 전담팀을 구성해 빠른 민원처리를 위해 선제적으로 대비했다. 식품·공중위생 및 문화체육, 지역경제 분야의 허가 및 신고 총 111개 종류의 업무를 대상으로 민원 접수 건에 대한 내부업무 최대 처리 21단계에서 5단계로 대폭 축소 운영해 지난 해 총 4560건의 민원을 처리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우리구가 민원서비스 종합평가에서 4년 연속 전국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고 지난해 대통령상 수상에 이어 올해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구민과 함께 성과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앞으로도 민원처리 관행개선, 적극행정으로 구민에게 감동을 주는 최고의 민원서비스 제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사설] 법무부 장관의 잦은 수사지휘, 문제 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 불법정치자금 수수 사건 수사팀의 모해위증 교사 의혹과 관련해 어제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에게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지난 5일 대검이 “혐의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위증 혐의를 받는 한 전 총리 사건 증인들과 이들에게 위증을 교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수사팀 모두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는데 6000쪽 분량의 기록을 직접 살펴본 박 장관이 “사건 처리 과정에 공정성이 의심된다”며 대검 부장회의에서 다시 심의하라고 지휘한 것이다. 기한은 증인 한 명의 공소시효가 만료되는 22일까지다. 이미 2015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형 확정 판결로 일단락된 한 전 총리 사건은 지난해 5월 당시 증인 중 한 명이 돌연 법무부에 “수사 검사의 위증 교사가 있었다”고 진정해 다시 불거졌다. 이때를 전후해 여권은 연일 한 전 총리 사건 재조사를 촉구했다. 이번 박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은 이른바 ‘한명숙 구하기’의 최후 승부수라는 의혹도 일각에서는 제기하고 있다. 검찰청법은 법무부 장관이 구체적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만을 지휘, 감독할 수 있다고 명시해 이번 수사지휘권 발동에 하자는 없다. 하지만 이 규정은 적극적 행사보다 최소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봐야 한다. 박 장관도 밝혔듯 법무부 장관의 잦은 수사지휘권 발동은 검찰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해칠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다. 현 정부 출범 전까지 헌정사에서 수사지휘권이 발동된 사례가 단 한번에 그쳤다는 사실은 그만큼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추미애 전 장관이 채널A 사건 등과 관련해 두 차례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수사에서 배제시킨 데 이어 박 장관까지 구체적 사건의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검찰과의 갈등의 골이 그만큼 깊다는 방증일 수도 있지만 너무 잦다. 추 전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당시 많은 검사들이 부당함을 지적하면서 ‘검란’ 직전까지 가는 등 상황이 악화되기도 했다. 이번 수사지휘가 ‘한명숙 구하기’를 위한 과도한 개입으로 밝혀진다면 그 후폭풍은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이다.
  • 윤여준 前장관 “윤석열 훈련 잘돼 있다…당선 유력한 대선 후보”

    윤여준 前장관 “윤석열 훈련 잘돼 있다…당선 유력한 대선 후보”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차기 대권주자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안철수와는 다르다”면서 “국민의힘 영입이 성사되면 강력하고 당선 가능성 높은 대선주자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과거 ‘안철수 현상’과는 다르다 윤 전 장관은 17일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 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 특강에 나섰다. 윤 전 장관은 10년 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정치에 입문했을 때 ‘멘토’ 역할을 했다. 윤 전 장관은 “윤 전 총장이 헌법정신, 법치주의, 국민상식을 얘기한 타이밍과 메시지를 보면 정치 감각이 있다”면서 “(여권의) 모욕적인 반응에도 일체 반응 없이 짤막한 멘트만 하는 것을 보고, 그 정도 훈련이면 상당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를 근거로 윤 전 총장의 높은 지지도가 과거 ‘안철수 현상’과는 다르다고도 했다. 윤 전 장관은 “국민들이 정치인으로 보지 않았던 사람이 안철수이고, 윤 전 총장은 현실 정치에 휘말렸던 분”이라고 말했다. 과거의 ‘안철수 현상’을 “사막을 가는 사람이 목이 타 신기루를 본 것”이라고 빗대기도 했다. ●신당 어려워… 당이 영입 여건 만들어야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윤 전 총장의 제3지대 신당 추진 가능성에 대해선 “큰 선거일수록 거대 정당의 하부 조직이 중요하다. 1~2년 내 당을 만들어서 하는 건 어렵다”고 전망했다. 국민의힘이 영입했을 때, 대선 주자로서의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보면서도 “올 수 있는 여건과 상황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당 내부에서 윤 전 총장의 영입을 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맞물려 의견이 엇갈리는 점을 지적하며 “애매하게 끌고 가다가는, 결국 관계 정립을 못 하면서 정치 지형이 움직일 때 자칫 길을 잃을 수 있다”고도 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임박하면서 윤 전 총장의 행보에 정치권의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다. 서울시장 후보들도 앞다퉈 윤 전 총장과의 교감을 강조하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이날 KBS 라디오에서 “시대정신과 방향에 있어 같은 방향”이라면서 “윤 전 총장이 야권의 소중한 자산이고 야권 지지자들의 마음을 거대한 댐이 물을 품듯 모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윤여준 “윤석열, 안철수와 달라···국힘 영입하면 강력한 대선주자될 것”

    윤여준 “윤석열, 안철수와 달라···국힘 영입하면 강력한 대선주자될 것”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차기 대권주자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안철수와는 다르다”면서 “국민의힘 영입이 성사되면 강력하고 당선 가능성 높은 대선주자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 전 장관은 17일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 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 특강에 나섰다. 윤 전 장관은 10년 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정치에 입문했을 때 ‘멘토’ 역할을 했다. 윤 전 장관은 “윤 전 총장이 헌법정신, 법치주의, 국민상식을 얘기한 타이밍과 메시지를 보면 정치 감각이 있다”면서 “(여권의) 모욕적인 반응에도 일체 반응 없이 짤막한 멘트만 하는 것을 보고, 그 정도 훈련이면 상당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를 근거로 윤 전 총장의 높은 지지도가 과거 ‘안철수 현상’과는 다르다고도 했다. 윤 전 장관은 “국민들이 정치인으로 보지 않았던 사람이 안철수이고, 윤 전 총장은 현실 정치에 휘말렸던 분”이라고 말했다. 과거의 ‘안철수 현상’을 “사막을 가는 사람이 목이 타 신기루를 본 것”이라고 빗대기도 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윤 전 총장의 제3지대 신당 추진 가능성에 대해선 “큰 선거일수록 거대 정당의 하부 조직이 중요하다. 1~2년 내 당을 만들어서 하는 건 어렵다”고 전망했다. 국민의힘이 영입했을 때, 대선 주자로서의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보면서도 “올 수 있는 여건과 상황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당 내부에서 윤 전 총장의 영입을 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맞물려 의견이 엇갈리는 점을 지적하며 “애매하게 끌고 가다가는, 결국 관계 정립을 못 하면서 정치 지형이 움직일 때 자칫 길을 잃을 수 있다”고도 했다.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임박하면서 윤 전 총장의 행보에 정치권의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다. 서울시장 후보들도 앞다퉈 윤 전 총장과의 교감을 강조하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이날 KBS 라디오에서 “시대정신과 방향에 있어 같은 방향”이라면서 “윤 전 총장이 야권의 소중한 자산이고 야권 지지자들의 마음을 거대한 댐이 물을 품듯 모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의대 가라” 9년 재수…간호사 된 딸, 엄마 살해 [월드픽]

    “의대 가라” 9년 재수…간호사 된 딸, 엄마 살해 [월드픽]

    의대에 진학하라는 엄마의 강요에 의해 9년간 재수를 하고, 간호사가 된 후에도 엄마에게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한 30대 딸이 흉기로 엄마를 찌르고 시신까지 유기한 사건에 대해 일본 법원이 징역 10년형을 선고했다고 요미우리 등 일본 언론이 16일 보도했다. 3년 전 일본 시가현 모리야마시에서 일어난 모친 살해사건의 피고인 노조미(34)는 오사카 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재판에서 징역 10년을 선고 받았다. 노조미는 사망 당시 58세였던 엄마 기류 시노부에게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의사가 돼야 한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고 자연스럽게 의사의 꿈을 꿨다. 하지만 의대에 가기엔 성적이 부족했다. 지역 국립대 의대에 원서를 냈지만 매번 불합격이었다. 하지만 엄마는 친척들에게 “딸이 의대에 합격했다”고 거짓말을 하고 계속해서 의대 입시를 강요했다. 무려 9년간 재수생 생활을 하며 세 번이나 가출도 시도했지만 경찰에 발견돼 집으로 돌아왔다.“엄마에게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그는 2014년이 되어서야 엄마에게 조산사가 되겠다는 약속을 하고 지방의대 간호학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수술실 간호사가 되고 싶은 딸과 빨리 조산사 자격증을 따라고 요구하는 엄마 사이에 또 다시 갈등이 시작됐다. 노조미는 법정에서 “대학을 나오지 않은 엄마는 학벌 컴플렉스가 있었고, 간호사를 무시하고 의사를 존경했다”고 말했다. 노조미는 2018년 1월 19일 마지막으로 엄마에게 “간호사가 되고 싶다”는 마음을 털어놨지만 엄마는 여전히 반대했다. 이날 밤 노조미는 시가현 모리야마시 집에서 엄마의 목을 칼로 찔러 살해하고 시체를 톱으로 절단해 집 앞 하천에 유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범행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괴물을 처단했다. 이걸로 안심이다”고 썼다.재판부는 노조미에 10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가 성인이 된 후에도 극심한 간섭을 받아왔고, 범행에 이른 경위에 동정의 여지가 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노조미는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엔 엄마한테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살인이라고 생각했다. 엄마에게 속박되어 살아왔던 시간보다 감옥에서의 시간이 더 편하다. 하지만 엄마를 살해한 것은 깊이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주요부위 모양 기억” 기성용 성폭력 주장 피해자들 PD수첩에 증언 [이슈픽]

    “주요부위 모양 기억” 기성용 성폭력 주장 피해자들 PD수첩에 증언 [이슈픽]

    제보자, 구강성교 당시 상황 상세히 설명D씨 “기성용에 할 땐 골반 옆에 앉아서 해”C씨 “단체로 있는 곳에서…한두 번 아냐”“여론이 공격, 거짓말이면 다 놓겠다”기성용 측 “폭로 자체가 오보, 증거 대라”PD수첩 “추가 가해 목격 증언 법정서 공개”국가대표 출신 축구선수 기성용의 성폭력 의혹에 대한 진실 공방이 계속되는 가운데 성폭력 의혹을 처음 제기한 제보자들이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눈물을 흘리며 성폭력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기술했다. 기성용 등으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성기 모양까지 기억한다”며 자신들을 향해 법적 대응을 예고한 기성용을 향해 “겁나지 않는다. 내가 거짓말이라면 다 놓겠다”고 밝혔다. 제보자 측 박지훈 변호사“넘지 말아야 할 선 한참 넘었다” 16일 MBC ‘PD수첩’은 스포츠계 학교폭력 폭로 실태를 다루면서 초등학교 당시 기성용(A)과 동료 B씨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축구선수 출신 C씨와 D씨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두 사람의 법률대리인 박지훈 변호사는 “이들이 피해를 경험하지 못했다면 할 수 없는 이야기를 했다. 번갈아 가면서 (구강성교 등 유사성행위를) 강요 받았다며 A씨와 B씨의 성기 모양까지 기억했다”고 폭로했다. 박 변호사는 “구강성교할 때의 그 느낌까지 참담한 심정으로 이야기했다”면서 “두 가해자가 강한 선수였기 때문에 누구도 그런 행동을 말리지 못하는 분위기였다”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피해자 말로는 수차례, 하나하나를 다 묘사할 수 있을 정도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한참 넘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기성용 축구부 후배라고 주장하는 한 사람은 “당시 모든 사람들과 얘기를 해봤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고 부인하며 오히려 피해자들이 가해자라고 주장하기도 했다.D씨 “항상 누워서 했다…같은 장소·위치서 당했다” 이에 실제 성폭력 피해 제보자 D씨는 제작진과의 대면 인터뷰에서 자신도 과거 학폭 가해자였던 사실을 솔직하게 인정하며 우리도 가해자였지만 우리도 피해를 받았던 부분에 대해 20년 원한이라고 해야하나 용기를 내보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D씨는 “어른이 되고 나니까 2004년 우리가 가해했던 피해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알겠더라”면서 “이재영·이다영 사건을 지켜보면서 많은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D씨는 기성용과 B씨의 가해는 합숙소에서 일어났다고 주장하며 성폭력을 당했던 상황을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그는 “스포츠뉴스가 끝나면 거의 (합숙소의) 불을 껐다”면서 “그러면 줄줄이 다 자야하는데 그 장소에서만 매번 일어났다”고 말했다. D씨는 “거짓말 할 것 같으면 몰래 당했다고 하지 저희는 항상 같은 장소와 위치에서 당했다”면서 “누워서 했다. 항상 누워 있었고 B씨의 경우는 다리를 벌려서 항상 그 사이에 앉아서 자주 (성폭력을) 당했다”고 설명했다.D씨 “기성용 옆에 C씨 앉아서 준비 중”C씨 “기성용에 한두 번 불려간 게 아냐” 특히 D씨는 “기성용씨한테 한 번 (성폭력) 상황이 있었을 때는 골반 옆에서 앉아서 그런 일을 했다”고 주장했다. D씨는 “제가 엄청 우니까 B씨가 ‘오늘은 하지 마라’고 해서 고개를 들었는데 기성용씨 옆에 C씨가 앉아서 (유사 성행위를) 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다”면서 “너무 미안해서 그냥 모른 척하고 잤다”고 밝혔다. C씨는 “울면서 빠져나가는 게 저는 억울했다. 같이 당하는데 친구만 빠져나가니까 어린 나이에도 억울했던 감정이 있었다”고 했다. C씨도 전화 인터뷰에서 “기성용에게 한두 번 불려간 게 아니다. 단체로 있는 곳에서 했다. (합숙소) 밖에서 한 적은 없다”면서 “따로 어디로 부른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은 성폭력 피해가 6개월 이상 지속됐지만 두려워서 신고하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C씨는 “맞았다, 당했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라면서 “(그렇게 얘기하면 축구를) 그만두라고 할까봐. 저는 그때 축구선수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D씨는 “(기성용이) 사과를 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사실을 말하고자 했는데 너무 힘든 상황이 된 느낌”이라고 답답해 했다.D씨 “사과만 받으면 끝내려 했는데여론이 날 공격, 돈 바라고 했냐더라”“여기 오기까지 힘들었다, 이젠 겁 안나” D씨는 “처음에는 덮으려고 했다. 나 혼자 바보 되고 사과만 받으면 정말 끝내려고 했다”면서 “하루 이틀 가만히 있었다. 그런데 여론이 공격하더라. 돈 바라고 했냐는 전화도 받았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그동안 공사장에서 일하고 지금 이 자리에 오기까지 정말 힘들었다. 다 놓을 수 있다. 이제는 겁나지 않는다. 내가 거짓말이라면 다 놓겠다”고 선언했다. C씨는 “스포츠계에 한두 번 있는 일이 아닐거라고 생각한다”라면서 “터져나왔을 때 확실하게 뿌리를 뽑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앞서 박 변호사를 통해 전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축구부 생활을 하던 2000년 1~6월 선배인 기성용과 B씨로부터 수십여 차례에 걸쳐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초등학교 5학년이었던 C씨와 D씨는 한 학년 선배였던 기성용(당시 A로 비실명으로 언급)과 B씨로부터 합숙소에서 구강성교를 강요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응하지 않으면 폭행이 뒤따랐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당시 익명으로 밝혔던 기성용을 수도권 모 명문구단에 입단한 국가대표 출신의 스타 플레이어라고 소개했고, B씨는 프로 선수로 짧은 시간 뛴 이후 현재 광주지역 모 대학에서 외래교수로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기성용 측 “증거 제시 못하면 법적 책임”B씨도 “그런 일 없다, 화나고 황당” 반면 기성용의 법률대리인은 피해를 주장하는 측에서 폭로 자체가 ‘오보’였다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기성용 측은 당초 온라인에서 성폭력 가해 당사자가 자신으로 추정되자 사실무근임을 주장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었다. 그는 “피해를 입었으면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면 된다. 20여 년 전에 있었던 일을 밝혀줄 확실한 증거를 밝히면 된다. 법적 책임은 묻는다”면서 “우리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빨리 공개하라는 것이다. 잘못한 사람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받아쳤다. 기성용은 앞서 기자회견에서 “나와는 무관한 일이며 나는 절대로 그런 일을 한 적이 없다”며 “모든 주장에 대해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 왜 증거를 얘기 안 하고 다른 소리하며 여론몰이를 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사과할 것도 없고 미안할 것도 없다”고 강하게 의혹을 부인했다. 기성용과 함께 가해자로 지목된 B씨도 “그런 일은 없었다. 기성용 선수와 내가 어릴 때부터 친해서 그런 것 같다. 어이가 없고 화나고 황당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PD수첩 측은 “기성용과 B씨의 가해를 목격했다는 또 다른 증언자도 나왔다”면서 “증언을 확인했지만 이들이 법정에서 해당 사실이 공개하길 원해 이날 방송에 담지 않았다”고 말했다.공소시효 끝나 법적책임 묻기 힘들어제보자측 “원한 건 진정성 있는 사과,여론 재판 아닌 법정에서 밝히겠다” 기성용 “변호사 선임해 법적 대응 준비 중” 다만 C씨와 D씨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해도 사건 당시 기성용 등은 형법에 따른 처벌을 받지 않는 미성년자인 데다 공소시효가 지났고 민법상 불법 행위에 의한 손해배상 소멸시효도 지나 법적 책임을 묻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대해 박 변호사는 지난달 “소송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을 알지만 C씨와 D씨의 주장이 날짜 특정이 가능할 정도로 매우 구체적이라 사건을 공개하기로 했다”며 두 사람은 기성용과 B씨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원한다고 전했다. 그러자 지난 7일 기성용은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변호사를 선임했고 법적으로 책임을 묻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선을 다해 그 부분에 대해 밝히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고 언제든지 변호사와 상의하면서 심도 있고 강경하게 대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후 박 변호사는 “(기성용 측으로부터) 소송이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법정에서 진실을 밝힐 자신이 있다”면서 “피해자들의 법률 대리인 자격으로 소모적인 여론전을 멈추고 하루빨리 법정에서 진실을 가릴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월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피해자들은 소송이 이뤄지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이 원했던 것은 기성용 선수의 진정성 있는 사과 한마디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기성용 선수는 언론을 통해 피해자들이 주장하는 사실관계를 전면 부인했고 형사 고소 등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고 상황을 짚었다. 박 변호사는 “따라서 피해자들은 본 사안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기성용 선수가 빨리 민·형사 소송을 제기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면서 “여론 재판이 아닌 법정에서 밝혀야만 하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윤석열 장모, 18일 공판 ‘비공개 재판’ 신청

    윤석열 장모, 18일 공판 ‘비공개 재판’ 신청

    첫 공판 당시 취재진·유튜버 몰리면서 곤욕법원, 18일 재판 당일 비공개 여부 결정 통장 잔고증명서 위조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74)씨가 비공개 재판을 신청했다. 15일 의정부지법 등에 따르면 장모 최씨는 지난 2일 변호인을 통해 재판 비공개 및 방청금지를 신청했다. 최씨는 2013년 4∼10월 경기 성남시 도촌동 땅 매입 과정에서 공모해 은행에 347억원을 예치한 것처럼 통장 잔고 증명서를 위조한 혐의(사문서위조, 위조 사문서 행사)를 받고 있다. 도촌동 땅을 사들이면서 전 동업자인 안모(58)씨의 사위 등 명의로 계약하고 등기한 혐의(부동산실명법 위반)도 있다. 최씨는 통장 잔고 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안씨가 한국자산관리공사에서 정보를 취득하는 데 쓰겠다고 해 동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함께 기소돼 다른 재판부에서 재판받는 안씨는 “최씨가 먼저 접근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재판에 넘겨졌던 최씨는 공판 준비와 코로나19 확산으로 같은 해 12월 22일이 되어서야 첫 재판이 열리면서 처음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통상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이 출석하지 않는다. 첫 재판 당시 해당 법정이 있는 건물 앞에선 최씨의 이해 당사자들은 물론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에 대한 관심으로 취재진과 유튜버까지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 재판 시간이 다 돼 최씨가 탄 승용차가 법원 안으로 들어오자 취재진과 유튜버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소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최씨는 언론과 유튜버들의 촬영에 따른 노출을 피하고자 법정이 있는 건물 앞까지 승용차로 이동하려고 했지만 법원의 불허로 불발됐다. 최씨는 결국 차에서 내렸고, 법원 경위의 도움을 받아 이동하면서 취재진과 유튜버들의 질문에 아무 대답 없이 법정으로 들어갔다. 50분가량 재판이 진행된 뒤 최씨가 법정을 나왔을 때도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이처럼 첫 재판 출석 때 홍역을 치른 최씨는 오는 18일 예정된 재판의 비공개와 방청금지를 신청했다. 재판 당일 다른 사건 방청객들도 재판장이 비공개를 결정하면 모두 법정에서 나가야 한다. 비공개 여부는 공판 당일 재판장이 결정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32년 恨 못 풀었지만… ‘위헌성’ ‘국가적 책임’ 명시했다

    32년 恨 못 풀었지만… ‘위헌성’ ‘국가적 책임’ 명시했다

    군사정권 시절 무고한 시민 수천명을 시설에 감금한 채 강제노역과 구타를 일삼은 고 박인근 전 형제복지원 원장에 대한 무죄 판결을 취소해 달라는 검찰의 비상상고가 대법원에서 기각됐다. 32년 만에 피해자들의 한을 풀어 줄 마지막 구제 수단으로 기대를 모았던 비상상고심이 기각되자 “사법부의 기계적 판결”이란 비판도 나왔다. 다만 재판부가 “형제복지원 사건은 헌법의 최고 가치인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했다는 중대한 문제점이 있다”면서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구제받을 길도 열렸다. 향후 피해자들의 국가배상 책임 주장이 인정될 여지가 커졌기 때문이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특수감금 혐의로 기소돼 무죄를 확정받은 박씨의 비상상고심에 대해 기각 판결을 내렸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박씨에 대한 과거 확정 판결이 비상상고 사유인 ‘법령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앞서 형제복지원 피해자 측 박준영 변호사는 “과거 박씨에 대한 무죄 판결의 전제가 된 내무부 훈령 제410호는 신체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해 헌법 위반”이라며 “이를 근거로 형법 제20조를 적용해 박씨의 행위가 정당하다고 본 판결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1975년 발령된 이 훈령은 지자체장이 경찰과 함께 부랑인을 단속하고 위탁 수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훈령은 형법 제20조를 적용하기 위한 전제 사실 중 하나일 뿐이고 법 적용과는 분리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훈령이 위헌·무효라 할지라도 해당 판결의 근거가 된 법령과는 별개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확정된 판결이 아닌 사건은 비상상고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도 기각 사유로 제시됐다. 그러면서도 형제복지원 사건의 위헌성과 국가적 책임을 판결문에 명시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핵심은 신체의 자유 침해가 아닌 헌법의 최고 가치인 인간의 존엄성이 침해됐다는 점”이라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등의 진실규명 작업으로 피해자의 아픔이 치유돼 사회통합이 실현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이날 판결에 대해 법원의 기계적 판결로 비상상고 제도를 사문화시켰다는 비판이 나온다. 양홍석(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는 “법령 적용의 전제가 된 내무부 훈령이 위헌·위법이라면 이를 근거로 한 법 적용 역시 그 뿌리부터 흔들리게 되는데 그걸 바로잡지 않고 구제를 포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검은 이날 선고에 대해 “인용을 기대했으나 기각돼 아쉽다”는 입장을 내놨다. 법정 안에서는 소란이 일기도 했다. 법정에 있던 한 피해자는 “질문 있습니다. 받아 주세요”라고 소리치다 법정 밖으로 끌려나가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안타까움과 분노에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향직 형제복지원 피해자협의회 집행위원장은 “박씨에 대한 무죄 판결이 깨질 것이란 기대가 컸기 때문에 선고 직후 피해자와 가족들이 많이 울었다”면서도 “비록 기각은 됐지만 재판부가 이 사건이 국가 잘못임을 인정하고 훈령의 위헌성도 언급했다는 점에서 최악의 판결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이번 판결로 사실상 형제복지원 사건의 소멸시효가 사라졌다고 받아들이고 있다. 박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재판부가 이 사건을 국가기관이 주도한 대규모 인권유린 범죄로 봤기 때문에 앞으로 피해자들의 국가배상 책임 주장에 대해 소멸시효가 끝났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의 조직적 행위로 민간인이 집단 희생된 사건의 경우 국가가 소멸시효를 주장할 수 없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을 언급한 것이다. 이어 “과거사위가 재조사를 할 예정이지만 피해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분들을 위해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형제복지원은 1975년부터 1987년까지 12년간 끔찍한 인권유린이 벌어진 현장이었다. 시설 안에선 학대와 성폭행이 자행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복지원 자체 기록상 시설 안에서 최소 513명이 숨졌고 일부는 시신도 못 찾은 채 암매장됐다. 검찰은 1987년 박씨 등을 특수감금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으나, 대법원은 두 차례 사건을 파기환송해 일곱 차례 재판 끝에 무죄를 확정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용어 클릭] ■비상상고 제도 형사소송에서 판결이 확정된 뒤 해당 사건의 심리나 재판에 법 위반이 있을 경우 신청하는 비상구제 절차다. 검찰총장이 대법원에 대해 행할 수 있다. 문무일 전 검찰총장은 2018년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회의 재조사 권고에 따라 진상조사를 거쳐 형제복지원 사건의 비상상고를 결정했다.
  • 32년 恨 못 풀었지만… ‘위헌성’ ‘국가적 책임’ 명시했다

    32년 恨 못 풀었지만… ‘위헌성’ ‘국가적 책임’ 명시했다

    군사정권 시절 무고한 시민 수천명을 시설에 감금한 채 강제노역과 구타를 일삼은 고 박인근 전 형제복지원 원장에 대한 무죄 판결을 취소해 달라는 검찰의 비상상고가 대법원에서 기각됐다. 32년 만에 피해자들의 한을 풀어 줄 마지막 구제 수단으로 기대를 모았던 비상상고심이 기각되자 “사법부의 기계적 판결”이란 비판도 나왔다. 다만 재판부가 “형제복지원 사건은 헌법의 최고가치인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했다는 중대한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구제받을 길도 열렸다. 향후 피해자들의 국가배상책임 주장이 인정될 여지가 커졌기 때문이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특수감금 혐의로 기소돼 무죄를 확정받은 박씨의 비상상고심에 대해 기각 판결을 내렸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박씨에 대한 과거 확정 판결이 비상상고 사유인 ‘법령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비상상고 제도는 확정판결을 대상으로 심리나 재판에 법 위반이 있는 경우 검찰총장이 대법원에 신청하는 비상구제 절차다. 문무일 전 총장은 2018년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회의 재조사 권고에 따라 진상조사를 거쳐 비상상고를 결정했다. 앞서 형제복지원 피해자 측 박준영 변호사는 “과거 박씨에 대한 무죄 판결의 전제가 된 내무부 훈령 제410호는 신체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해 헌법 위반”이라며 “이를 근거로 형법 제20조를 적용해 박씨의 행위가 정당하다고 본 판결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1975년 발령된 이 훈령은 지자체장이 경찰과 함께 부랑인을 단속하고 위탁 수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훈령은 형법 제20조를 적용하기 위한 전제 사실 중 하나일 뿐이고 법 적용과는 분리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훈령이 위헌·무효라 할지라도 해당 판결의 근거가 된 법령과는 별개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확정된 판결이 아닌 사건은 비상상고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도 기각 사유로 제시됐다. 그러면서도 형제복지원 사건의 위헌성과 국가적 책임을 판결문에 명시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핵심은 신체의 자유 침해가 아닌 헌법의 최고가치인 인간의 존엄성이 침해됐다는 점”이라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등 진실규명 작업으로 피해자의 아픔이 치유돼 사회통합이 실현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이날 판결에 대해 법원의 기계적 판결로 비상상고 제도를 사문화시켰다는 비판이 나온다. 양홍석 변호사(법무법인 이공)는 “법령 적용의 전제가 된 내무부 훈령이 위헌·위법이라면 이를 근거로 한 법 적용 역시 그 뿌리부터 흔들리게 되는데 그걸 바로잡지 않고 구제를 포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검은 이날 선고에 대해 “인용을 기대했으나 기각돼 아쉽다”는 입장을 내놨다. 법정 안에서는 소란이 일기도 했다. 법정에 있던 한 피해자는 “질문 있습니다. 받아주세요”라고 소리치다 법정 밖으로 끌려나가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안타까움과 분노에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향직 형제복지원 피해자협의회 집행위원장은 “박씨에 대한 무죄 판결이 깨질 것이란 기대가 컸기 때문에 선고 직후 피해자와 가족들이 많이 울었다”면서도 “비록 기각은 됐지만 재판부가 이 사건이 국가 잘못임을 인정하고 훈령의 위헌성도 언급했단 점에서 최악의 판결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이번 판결로 사실상 형제복지원 사건의 소멸시효가 사라졌다고 받아들이고 있다. 박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재판부가 이 사건을 국가기관이 주도한 대규모 인권유린 범죄로 봤기 때문에 앞으로 피해자들의 국가배상책임 주장에 대해 소멸시효가 끝났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의 조직적 행위로 민간인이 집단 희생된 사건의 경우 국가가 소멸시효를 주장할 수 없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을 언급한 것이다. 이어 “과거사위가 재조사를 할 예정이지만 피해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분들을 위해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형제복지원은 1975년부터 1987년까지 12년간 끔찍한 인권유린이 벌어진 현장이었다. 시설 안에선 학대와 성폭행이 자행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복지원 자체 기록상 시설 안에서 최소 513명이 숨졌고 일부는 시신도 못 찾은 채 암매장됐다. 검찰은 1987년 박씨 등을 특수감금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으나, 대법원은 2차례 사건을 파기환송해 7차례 재판 끝에 무죄를 확정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형제복지원 ‘인권유린’ 끝내 단죄하지 못했다

    형제복지원 ‘인권유린’ 끝내 단죄하지 못했다

    군사정권 시절 무고한 시민 수천명을 시설에 감금한 채 강제노역과 구타를 일삼은 고 박인근 전 형제복지원 원장에 대한 무죄 판결을 취소해 달라는 검찰의 비상상고가 대법원에서 기각됐다. 32년 만에 피해자들의 한을 풀어 줄 마지막 구제 수단으로 기대를 모았던 비상상고심이 기각되자 “사법부의 기계적 판결”이란 비판도 나왔다. 다만 재판부가 “형제복지원 사건은 헌법의 최고 가치인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했다는 중대한 문제점이 있다”면서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구제받을 길도 열렸다. 향후 피해자들의 국가배상 책임 주장이 인정될 여지가 커졌기 때문이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특수감금 혐의로 기소돼 무죄를 확정받은 박씨의 비상상고심에 대해 기각 판결을 내렸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박씨에 대한 과거 확정 판결이 비상상고 사유인 ‘법령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앞서 형제복지원 피해자 측 박준영 변호사는 “과거 박씨에 대한 무죄 판결의 전제가 된 내무부 훈령 제410호는 신체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해 헌법 위반”이라며 “이를 근거로 형법 제20조를 적용해 박씨의 행위가 정당하다고 본 판결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1975년 발령된 이 훈령은 지자체장이 경찰과 함께 부랑인을 단속하고 위탁 수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훈령은 형법 제20조를 적용하기 위한 전제 사실 중 하나일 뿐이고 법 적용과는 분리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훈령이 위헌·무효라 할지라도 해당 판결의 근거가 된 법령과는 별개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확정된 판결이 아닌 사건은 비상상고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도 기각 사유로 제시됐다. 그러면서도 형제복지원 사건의 위헌성과 국가적 책임을 판결문에 명시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핵심은 신체의 자유 침해가 아닌 헌법의 최고 가치인 인간의 존엄성이 침해됐다는 점”이라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등의 진실규명 작업으로 피해자의 아픔이 치유돼 사회통합이 실현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이날 판결에 대해 법원의 기계적 판결로 비상상고 제도를 사문화시켰다는 비판이 나온다. 양홍석(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는 “법령 적용의 전제가 된 내무부 훈령이 위헌·위법이라면 이를 근거로 한 법 적용 역시 그 뿌리부터 흔들리게 되는데 그걸 바로잡지 않고 구제를 포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검은 이날 선고에 대해 “인용을 기대했으나 기각돼 아쉽다”는 입장을 내놨다. 법정 안에서는 소란이 일기도 했다. 법정에 있던 한 피해자는 “질문 있습니다. 받아 주세요”라고 소리치다 법정 밖으로 끌려나가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안타까움과 분노에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향직 형제복지원 피해자협의회 집행위원장은 “박씨에 대한 무죄 판결이 깨질 것이란 기대가 컸기 때문에 선고 직후 피해자와 가족들이 많이 울었다”면서도 “비록 기각은 됐지만 재판부가 이 사건이 국가 잘못임을 인정하고 훈령의 위헌성도 언급했다는 점에서 최악의 판결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이번 판결로 사실상 형제복지원 사건의 소멸시효가 사라졌다고 받아들이고 있다. 박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재판부가 이 사건을 국가기관이 주도한 대규모 인권유린 범죄로 봤기 때문에 앞으로 피해자들의 국가배상 책임 주장에 대해 소멸시효가 끝났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의 조직적 행위로 민간인이 집단 희생된 사건의 경우 국가가 소멸시효를 주장할 수 없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을 언급한 것이다. 이어 “과거사위가 재조사를 할 예정이지만 피해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분들을 위해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형제복지원은 1975년부터 1987년까지 12년간 끔찍한 인권유린이 벌어진 현장이었다. 시설 안에선 학대와 성폭행이 자행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복지원 자체 기록상 시설 안에서 최소 513명이 숨졌고 일부는 시신도 못 찾은 채 암매장됐다. 검찰은 1987년 박씨 등을 특수감금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으나, 대법원은 두 차례 사건을 파기환송해 일곱 차례 재판 끝에 무죄를 확정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용어 클릭] ■비상상고 제도 형사소송에서 판결이 확정된 뒤 해당 사건의 심리나 재판에 법 위반이 있을 경우 신청하는 비상구제 절차다. 검찰총장이 대법원에 대해 행할 수 있다. 문무일 전 검찰총장은 2018년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회의 재조사 권고에 따라 진상조사를 거쳐 형제복지원 사건의 비상상고를 결정했다.
  • 또 벼랑 끝, 송인서적

    또 벼랑 끝, 송인서적

    ●국내 2위 서적도매 업체… 새 주인 찾을 수 있을지 주목 한국서점인연합회(한서협)가 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국내 2위 서적 도매상 인터파크송인서적의 공동 인수자 모집을 위한 막바지 작업에 들어갔다. 청산까지 3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인터파크송인서적이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기중(삼일문고 대표) 한서협 콘텐츠위원장은 8일 “인터파크송인서적의 청산 가치는 현재 35억원에 이른다. 현재 한서협이 20억원 정도를 출자하고, 독자들과 작가, 출판사 등에서 국민주주 형태로 1억원 이상을 모았다”면서 “나머지 14억원 이상을 낼 인수자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5~50위 지역 중소 서점이 모인 한서협은 컨소시엄 ㈜보인을 꾸려 인터파크송인서적 구제에 나섰다. 서울회생법원에는 지난달 25일까지였던 인터파크송인서적의 회생 계획안 제출기한을 한 달 연장해 달라고 요청해 놨다. ●“판매망 활용하면 흑자 전환 문제없을 듯” 문제는 인수 이후 흑자를 낼 수 있느냐다. 송인서적은 1997년과 2017년 두 차례 부도를 냈다. 인터파크가 2017년 송인서적을 인수했을 당시 200억원의 부채 가운데 출판사가 탕감한 금액이 무려 130억원에 이른다. 인터파크송인서적의 2018년 매출은 254억원, 영업손실은 21억원이었다. 2019년에는 매출이 403억원으로 크게 늘었고, 영업손실은 14억원으로 줄었다. 출판계는 이런 상태였다면 올해쯤 손익분기를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인터파크는 지난해 6월 회원 출판사나 서점 등에 예고 없이 법원에 기습적으로 기업회생 신청서를 내 물의를 빚었다. “독서량 감소에 따른 서적 도매업 환경 악화와 오프라인 서점 업계의 대형 서점 쏠림 현상이 심화했고, 회생 절차 이후 영업력의 타격을 회복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었다”는 이유였다. 업계가 보는 인터파크송인서적의 흑자 수준은 연매출 500억~600억원 수준이다. 연매출이 1500억원 규모인 한서협이 인터파크송인서적을 인수한 뒤 이를 활용한 판매망을 구축한다면 흑자까지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서점 살아남도록 시장 구조 개선해야 한서협은 또 현재 대형 서점과 출판사 위주 시장 구조를 바꿀 수 있는 대안을 내세울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교보문고나 예스24 등과 같은 대형 서점에 통합전산망을 구축하는 논의를 진행 중이지만, 중소형 서점에 관해서는 현재 별다른 이야기가 없다는 지적이 서점가에 이어지고 있다. 현행 60% 수준인 공급률을 대형서점이 50%까지 요구하는 등의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보인 측은 이에 대해 9일 간담회에서 공급률을 일정하게 맞추는 방안 등으로 지역 서점에 활기를 주는 내용 등을 제안할 예정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인터파크송인서적 인수 막바지...“14억만 더...”

    인터파크송인서적 인수 막바지...“14억만 더...”

    한국서점인연합회(한서협)가 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국내 2위 서적 도매상 인터파크송인서적의 공동 인수자 모집을 위한 막바지 작업에 들어갔다. 청산까지 3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인터파크송인서적이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기중(삼일문고 대표) 한서협 콘텐츠위원장은 8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인터파크송인서적의 청산 가치는 현재 35억원에 이른다. 현재 한서협이 20억원 정도를 출자하고, 독자들과 작가, 출판사 등에서 국민주주 형태로 1억원 이상을 모았다”면서 “나머지 14억원 이상을 낼 인수자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5~50위 지역 중소 서점이 모인 한서협은 컨소시엄 ㈜보인을 꾸려 인터파크송인서적 구제에 나섰다. 서울회생법원에는 지난달 25일까지였던 인터파크송인서적의 회생 계획안 제출기한을 한 달 연장해 달라고 요청해 놨다. 문제는 인수 이후 흑자를 낼 수 있느냐다. 송인서적은 1997년과 2017년 두 차례 부도를 냈다. 인터파크가 2017년 송인서적을 인수했을 당시 200억원의 부채 가운데 출판사가 탕감한 금액이 무려 130억원에 이른다. 인터파크송인서적의 2018년 매출은 254억원, 영업손실은 21억원이었다. 2019년에는 매출이 403억원으로 크게 늘었고, 영업손실은 14억원으로 줄었다. 출판계는 이런 상태였다면 올해쯤 손익분기를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인터파크는 지난해 6월 회원 출판사나 서점 등에 예고 없이 법원에 기습적으로 기업회생 신청서를 내 물의를 빚었다. “독서량 감소에 따른 서적 도매업 환경 악화와 오프라인 서점 업계의 대형 서점 쏠림 현상이 심화했고, 회생 절차 이후 영업력의 타격을 회복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었다”는 이유였다. 업계가 보는 인터파크송인서적의 흑자 수준은 연매출 500억~600억원 수준이다. 연매출이 1500억원 규모인 한서협이 인터파크송인서적을 인수한 뒤 이를 활용한 판매망을 구축한다면 흑자까지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서협은 또 현재 대형 서점과 출판사 위주 시장 구조를 바꿀 수 있는 대안을 내세울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교보문고나 예스24 등과 같은 대형 서점에 통합전산망을 구축하는 논의를 진행 중이지만, 중소형 서점에 관해서는 현재 별다른 이야기가 없다는 지적이 서점가에 이어지고 있다. 출판사가 서점에 책을 공급할 때 받는 현행 60% 수준의 공급률을 대형서점이 50%까지 요구하는 등의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보인 측은 이에 대해 9일 간담회에서 공급률을 일정하게 맞추는 방안 등으로 지역 서점에 활기를 주는 내용 등을 제안할 예정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