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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중근 의사? 안중근 장군?

    안중근 의사? 안중근 장군?

    군이 안중근 의사의 호칭을 ‘장군’으로 공식화하기로 해 파문이 예상된다. 이는 안 의사 의거 이후 100년 동안 의사(義士)로 불렸던 호칭을 장군(將軍)으로 바꾸자는 사회 일각의 주장과 맞물려 논란을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육군 관계자는 23일 “안 의사가 군인임을 강조한 바 있고 그분의 정신을 군 정신의 기본으로 삼자는 취지에서 안중근 장군으로 호칭키로 했다”고 말했다. 안 의사가 자신을 의군 참모중장이라고 밝힌 데다 ‘국가를 위해 몸바침이 군인의 본분’이라는 뜻의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이라는 글을 쓴 바가 있기 때문에 군 입장에서는 장군으로 칭하는 게 당연하다는 것이다. 앞서 안중근평화재단 청년아카데미 등 일부 관련 단체들도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 장군 일계급특진 국회의원 서명운동’을 벌인 바 있다. 청년아카데미 정광일 대표는 “‘안중근 법정’에서 안 의사 스스로 밝힌 ‘대한의군 참모중장’ 신분을 복원하고 직위를 ‘대한의군 대장’으로 일계급 특진시키기 위한 국회의원 서명운동을 18일까지 벌인 결과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등 여야 국회의원 150명이 서명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어 “의사 호칭은 민족 내부의 존칭에 해당되고, 장군은 국제적인 용어”라며 “장군 호칭을 사용할 경우 안 의사의 하얼빈 의거가 국제적으로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중근 의거의 고종 배후설을 제기하고 있는 이태진(서울대 명예교수) 안중근하얼빈학회 공동회장도 “‘의사’라면 의거를 혼자 한 걸로 돼 버리며 이는 일제가 법정에서 안중근을 단독 살인범으로 몰아간 의도에 휩쓸리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신운용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안중근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역사적 용어는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고 합의에 의해서 도출되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국내에서 그에게 ‘의사’ 칭호를 처음 부여한 것은 1910년 3월 초 ‘대한매일신보’(서울신문의 전신)였다. 일제의 탄압 속에서 의사 칭호를 곧바로 부여하지 못하고 5개월이 지나서야 겨우 그를 의사로 부른 역사적 절박함을 이해해야 한다. 의사 칭호를 부여한 것 자체가 일제에 대한 전면적인 도전인 동시에 한국의 독립과 동양평화의 확립이라는 안중근 의사의 유지를 받들겠다는 선언이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 연구원은 또 “안 의사가 최후 진술에서 ‘대한의군 참모중장’이라고 얘기한 까닭은 이토 히로부미 저격이 국제법에 비춰볼 때 합법성이 있어야 하는데, 게릴라는 국제법상 인정 받기 때문에 군인 신분을 내세운 것”이라며 “교육자, 사상가 등 안 의사의 여러 면 중 일부분인 군인 신분을 전체인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오류”라고 지적했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안중근 의사? 안중근 장군?

    안중근 의사? 안중근 장군?

    군이 안중근 의사의 호칭을 ‘장군’으로 공식화하기로 해 파문이 예상된다. 이는 안 의사 의거 이후 100년 동안 의사(義士)로 불렸던 호칭을 장군(將軍)으로 바꾸자는 사회 일각의 주장과 맞물려 논란을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육군 관계자는 23일 “안 의사가 군임임을 강조한 바 있고 그분의 정신을 군 정신의 기본으로 삼자는 취지에서 안중근 장군으로 호칭키로 했다”고 말했다. 안 의사가 자신을 의군 참모중장이라고 밝힌 데다 ‘국가를 위해 몸바침이 군인의 본분’이라는 뜻의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이라는 글을 쓴 바가 있기 때문에 군 입장에서는 장군으로 칭하는 게 당연하다는 것이다. 앞서 안중근평화재단 청년아카데미 등 일부 관련 단체들도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 장군 일계급특진 국회의원 서명운동’을 벌인 바 있다. 청년아카데미 정광일 대표는 “‘안중근 법정’에서 안 의사 스스로 밝힌 ‘대한의군 참모중장’ 신분을 복원하고 직위를 ‘대한의군 대장’으로 일계급 특진시키기 위한 국회의원 서명운동을 18일까지 벌인 결과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등 여야 국회의원 150명이 서명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어 “의사 호칭은 민족 내부의 존칭에 해당되고, 장군은 국제적인 용어”라며 “장군 호칭을 사용할 경우 안 의사의 하얼빈 의거가 국제적으로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중근 의거의 고종 배후설을 제기하고 있는 이태진(서울대 명예교수) 안중근하얼빈학회 공동회장도 “‘의사’라면 의거를 혼자 한 걸로 돼 버리며 이는 일제가 법정에서 안중근을 단독 살인범으로 몰아간 의도에 휩쓸리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신운용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안중근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역사적 용어는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고 합의에 의해서 도출되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국내에서 그에게 ‘의사’ 칭호를 처음 부여한 것은 1910년 3월 초 ‘대한매일신보’(서울신문의 전신)였다. 일제의 탄압 속에서 의사 칭호를 곧바로 부여하지 못하고 5개월이 지나서야 겨우 그를 의사로 부른 역사적 절박함을 이해해야 한다. 의사 칭호를 부여한 것 자체가 일제에 대한 전면적인 도전인 동시에 한국의 독립과 동양평화의 확립이라는 안중근 의사의 유지를 받들겠다는 선언이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 연구원은 또 “안 의사가 최후 진술에서 ‘대한의군 참모중장’이라고 얘기한 까닭은 이토 히로부미 저격이 국제법에 비춰볼 때 합법성이 있어야 하는데, 게릴라는 국제법상 인정 받기 때문에 군인 신분을 내세운 것”이라며 “교육자, 사상가 등 안 의사의 여러 면 중 일부분인 군인 신분을 전체인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오류”라고 지적했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무상급식 공방 대해부 (하)] 전국 이슈화 힘들 것 vs 선거내내 폭발력 커

    [무상급식 공방 대해부 (하)] 전국 이슈화 힘들 것 vs 선거내내 폭발력 커

    무상급식이 ‘6·2 지방선거’에서 결정적인 쟁점이 될까. 한나라당이 2002년 대선에서 제시한 수도이전(세종시) 공약이나 2007년 대선에서 제기한 한반도 대운하 공약은 정치권에서 만들어진 개념이 현장으로 전파된 경우였다. 이와 달리 무상급식 이슈는 직영급식 전환을 촉구해 온 시민단체의 활동으로 부각됐다. 논란의 방향도 “급식의 유형이 학생의 심성에 영향을 미칠까.”라는 등 거시적 정책과 미시적인 영향을 포괄하는 쪽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논의는 결국 ‘밥 먹는 문제’로 귀결돼 지방선거를 관통하는 전국적인 이슈로 부각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무상급식 문제는 사안 자체가 간명하고, 누구나 입장을 가질 수 있어 선거 기간 내내 폭발력을 유지해 나갈 수 있다고 예상하기도 한다. 지방선거인 만큼 자녀들의 끼니와 관련된 급식문제가 오히려 더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① 어떻게 쟁점화 됐나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무상급식은 직접 관련된 초·중·고교생과 학부모들이 큰 관심을 보이는 사안이다. 그러나 직접 이해 당사자인 초·중·고교생은 6·2지방선거에서 투표권을 갖지 못한다. 그런데 무상급식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첫 번째로 여야가 격돌하는 쟁점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최근 결성된 연합 시민단체인 ‘친환경무상급식연대’의 무상급식 서명운동이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며 이의 금지를 통고했다. 2007년 대선에서 한반도 대운하 건설 찬성·반대 운동과 유사한 사례라는 것이다. 선관위의 결정에 급식연대가 반발하면서 이 문제는 아직 정리가 되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선거와 관련한 시민단체의 활동이 지금까지의 낙선운동 등 정치적 색깔이 분명한 운동에서, 무상급식 등 ‘생계형 운동’으로 변화했다는 점이 주목을 끈다. 급식운동의 주축을 이루는 시민단체 ‘안전한 학교급식을 위한 국민운동본부’는 2006년 수도권 지역 위탁급식 학교를 중심으로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집단 식중독 사고가 발생했을 때를 기점으로 학교급식 문제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당시 위탁업체의 부실급식 논란이 일어나면서 직영급식 전환 요구가 봇물을 이뤘고 결국 관련 법이 마련됐다. 운동본부는 이후 올 1월19일까지가 기한이었던 직영 전환과 관련, 법정 기한에 따라 충실히 이행되는지를 감시하는 활동을 펴고 있다. 이런 활동의 영향으로 전국 1만 1225개 초·중·고교 가운데 직영급식으로 전환한 학교가 1만 596개로 94.4%에 달하게 됐다. 그러나 이중에서 서울 지역 직영급식 비율은 73.1%로 16개 시·도 교육청 가운데 가장 낮다. 이처럼 서울지역의 직영급식 전환율이 낮은 이유에 대해 교육과학기술부는 “학생 수도 다르고, 학교가 폐교하거나 이전할 계획인 곳도 있다.”면서 “직영급식 전환을 앞으로는 하지 않아도 되는 게 아니고, 직영급식으로 전환하는 유예기간을 1년 더 주는 조치를 취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가 위탁급식을 직영급식으로 바꾸지 않은 학교장 40여명을 집단 고발한 뒤 나온 반응이다. 시민단체는 직영급식으로 전환하지 않은 배경과 관련, 이권이 개입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교장이나 행정실장, 공무원이 급식비를 횡령하기도 했고 급식업체와 결탁해 돈을 받은 교장이 적발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무상급식을 요구하는 시민단체들이 전원 무상급식 전환과 관련, 친환경 급식 실현, 먹거리 질의 개선 등의 주장을 펴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반면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은 영양사 등의 학교 내 노조 결성 가능성, 예산 부족에 따른 먹거리의 질적 문제 초래 등의 주장을 편다. 살펴보면 이런 반대측의 주장은 직영급식 전환을 반대할 때의 주장과 유사한 측면이 많다. ② 선별급식 학생 노출 논란 정말 무상급식을 받는 아이들이 공개되면 학교생활에 영향을 받을까. 무상급식을 받는 학생들의 공개 여부를 두고 여야의 입장이 충돌하고 있다. 무상급식 학생이 알려질 수밖에 없어 교육적으로 좋지 않다는 민주당 측 주장과 이런 주장이 허위이거나 과장됐다는 한나라당의 반박은 재정 문제와 맞물려 무상급식 논란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야당은 “선별적 무상급식을 실시할 경우 학생들의 면면이 모두 노출돼 ‘눈칫밥’을 먹을 수밖에 없다. 이는 교육적으로 좋지 않다.”고 주장한다. ‘의무교육 중에는 당연히 식사도 함께 제공되는 것이 옳다.’는 주장과도 상통하는 논리다. 이에 대해 정부는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사회복지통합전산망을 활용하면 무상급식 대상 학생들의 노출을 피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학년이 시작될 때 통합전산망에서 무상급식 대상자를 추린 뒤 학교 행정실로 바로 통보하는 방식이다. 가정환경 조사를 통해 무상급식 학생을 선정할 때도 밀봉한 봉투를 학교에 내기 때문에 신분이 드러날 여지가 거의 없다는 게 교육과학기술부의 설명이다. 대부분의 학교 급식비가 ‘스쿨뱅킹’ 방식으로 학부모 통장에서 학교 계좌로 자동이체되기 때문에 충분히 비밀보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통합전산망을 완벽하게 구축한다고 해도 급우들끼리 누가 무상급식을 받는지 어렵지 않게 알아낼 수 있다는 점은 여야가 모두 인정하는 대목이다. 방과후학교 지원 등 다른 복지정책과 급식 문제가 겹칠 수 있고, 학생들끼리 생활하는 과정에서 드러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여당은 “무상급식을 받는 학생도 전혀 창피해하지 않고, 급우들도 별로 신경쓰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학생들의 감수성을 어른의 관점에서 지나치게 예민하게 바라볼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같은 논리로 무상급식 문제를 사회 이슈화하는 게 오히려 일부 학생들의 수치심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일선 학교에서는 논란 자체가 방향을 잘못 잡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수도권의 한 교사는 “선별적 무상급식 때문에 수치심을 느끼는 학생은 집안 형편이 어려워도 대상에서 제외돼 무상으로 급식을 받지 못하는 학생이 대부분”이라면서 “무상급식 논의 자체가 기존에 무상급식을 받는 학생이 아니라 이 학생들을 중심으로 이뤄진 게 아니었느냐.”고 되물었다. 선별적 무상급식 방식을 적용할 경우 급식비와 관련된 경계지대의 학생이 생길 수밖에 없어 이들에게 급식비를 내도록 교사가 독촉하는 상황이 생기는데, 이런 점이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결국 무상급식을 받는 학생·가난하지만 무상급식을 받지 못하는 학생·부유하지만 급식비 독촉을 받는 학생과 이들을 보는 학생 모두를 대상으로 ‘보편적 복지’를 주장하는 무상급식 논쟁이 자칫 정치적 논쟁으로 비화해 왜곡되거나 뒤틀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③ 외국의 사례 다른 나라에서는 무상급식이 얼마나 이뤄지고 있을까? 나라마다 교육 제도가 다르듯 무상급식 제공률도 천차만별이다. 복지국가인 스웨덴과 핀란드와 같은 북유럽 국가에서는 100% 무상급식이 이뤄진다. 핀란드는 급식비뿐 아니라 학교에서 거리가 먼 학생들의 교통비까지 지급한다. 하지만 소득세율이 26~57%로 우리보다 10~15%포인트 정도 높은 스웨덴과 우리의 현실을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무상급식 비율은 49.5%, 영국은 35.0% 수준이다. 교과부는 중국에서는 교직원에게만 무상급식이 제공될 뿐 학생들에게는 무상급식이 제공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OECD 회원 국가들의 통계 항목에는 무상급식에 관련된 통계가 잘 잡혀 있지 않다. 국가의 복지 척도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이 문제가 중앙정부 몫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소관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국가적인 통계로 잡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주마다 무상급식 지원율이 다를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 비해 교육의 중앙집권화가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는 프랑스의 경우에도 급식비 지원은 지자체 단위로 이뤄진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진행되는 무상급식 논란 역시 교부금을 포함한 지자체 예산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이 전면 무상급식을 당론으로 채택한 가운데 한나라당은 민주당 안에 반대하며 이의 당론 채택 여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이를 두고 교육계 안팎에서는 한국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각 나라마다 학생들의 학교 체류시간이 다르고, 수업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 교실에서 집단생활을 하면서 점심을 함께 먹고, 저녁도 대부분 학교에서 먹는 체제인 우리나라의 실정을 감안한 급식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무상급식과 관련된 각 당의 정책이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어떤 표심으로 나타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상곤 교육감 취임 이후 경기도에서 보듯 무상급식을 실시할지, 하지 않을지 열쇠를 쥐고 있는 게 시·도 의회이기 때문이다. 경기도의회 교육위원회는 지금까지 3차례 경기도교육청이 제출한 추경 예산을 삭감했다. 정당 공천을 받는 시·도 의원들의 경우 중앙당 당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들의 당락이 정당 공천에 의해 좌우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6·2 지방선거’의 경우 무려 8차례나 기표를 해야 해, 인물이 누구인지보다 어느 정당 출신인지가 유권자의 표심을 흔드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 단계에서 정당별 이해득실을 따지기는 이르지만 무상급식 문제가 쟁점으로 부각될 경우 정책 향방에 따라 표심이 출렁거릴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단, 시·도 교육감은 원칙적으로 정당 공천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영향은 덜 받을 것으로 보인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대규모 수사진 투입… ‘살인 물증’ 찾아야

    경찰은 그동안 피의자 김길태를 상대로 강도높은 조사를 했으나 김의 범행과 관련해 살해 등 여러 의문점을 밝혀내지 못했다. 경찰은 김이 이양의 집 다락방 창문으로 침입, 화장실을 통해 방안으로 들어가 이양을 납치한 뒤 근처 무속인의 집으로 끌고가 성폭행하고 살해해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이양 몸에서 검출된 DNA와 김의 DNA가 일치한다는 국립 과학수사연구소 감정결과와 이양 집에서 발견된 김의 운동화 족적 등을 결정적인 증거로 들었다. 그러나 김은 이양의 집에 침입한 뒤 근처 무속인의 집으로 이양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살해한 것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당시 소주 4~5병을 마셔 만취상태였다고도 했다. 김은 시신을 유기한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이에 대해 수사전문가들은 교도소 생활 11년이 넘는 김이 적용범죄별 형량을 잘 알고 있어 형을 감형받으려는 의도에서 술을 핑계로 중요한 범행과정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부인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검찰이 떠안은 과제는 김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부분에 대한 혐의를 입증하고 명백한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다. 검찰은 김이 이양을 성폭행한 증거로 이양 몸에서 나온 김의 DNA가 있지만, 자백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이것만으로 법정에서 혐의를 명확하게 입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경찰이 김에 적용한 살인 혐의에 대해서도 경찰수사 결과만으로는 입증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살인혐의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고의로 살해한 증거와 혐의를 입증해야 하는데 “이양이 소리를 질러 입을 막은 것 같다.”는 김의 애매모호한 진술만으로는 혐의 입증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부산지검은 형사 개별사건으로는 이례적으로 부장검사를 주임검사로 지정하고 보강수사와 공소유지, 피해자 지원 등을 담당할 3명의 검사를 추가로 이 사건에 투입하는 등 대규모 수사진을 꾸려 강도높은 조사를 예고하고 있다. 대검찰청도 범죄심리분석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리분석팀을 28~30일 부산지검에 파견해 김에 대한 수사를 지원하기로 했다. 대검 과학수사기획관실 소속 심리분석팀은 심리생리검사 2명, 행동분석 2명, 진술분석 3명 등 모두 7명으로 구성돼 있다. 부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포스트 법정스님 누가 文僧 이을까

    포스트 법정스님 누가 文僧 이을까

    불교에서는 교학(敎學)에 힘쓴 스님을 학승(學僧), 참선 수행에 힘쓴 스님을 선승(禪僧)이라 한다. 그럼 법정 스님은 어느 쪽일까. 스님은 불교의 가르침에 대한 사유를 현대인들이 받아들이기 쉬운 글로 전했다는 점에서 ‘문승(文僧)’이라 불리기도 한다. 스님은 불교계는 물론 출판계에서도 거물이었다. 그렇다면 법정 스님이 떠나고 난 지금, 스님의 뒤를 이을 문승은 누가 있을까. 불교계는 맨 먼저 조계종 불학연구소장인 원철 스님을 꼽는다. 스님은 종종 ‘제2의 법정’이라는 수식이 붙는 불교계의 이름난 ‘글쟁이’다. 각종 불교 매체에서 칼럼니스트로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스님의 글은 불교, 특히 선종(禪宗)의 가르침을 해학적이고 시원시원한 문체로 풀어낸다는 평을 받는다. 선사, 수행승들의 생활을 이야기한 스님의 ‘아름다운 인생은 얼굴에 남는다’(뜰 펴냄)는 1년여 만에 3만부 가까이 나갔다. 일반 문학서적에 비하면 초라하지만 초쇄 2000부도 팔기 힘든 종교에세이 분야에서는 베스트셀러 급이다. 최근 출간된 ‘할로 죽이고 방으로 살리고’(호미 펴냄)도 벌써 1만부가량 나갔다. 불교계 ‘라디오 스타’로 유명한 성전 스님(남해 용주사 주지)과 월호 스님(하동 쌍계사 승가대학 교수)도 손꼽히는 글쟁이들이다. 불교방송 ‘행복한 미소’를 진행하는 성전 스님은 지난달 기도시집 ‘이 세상에 당신과 함께 있어 기쁩니다’(마음의숲 펴냄)를 내고 팬들과 함께 북콘서트도 열었다. 지난해 낸 ‘삼천년의 생을 지나 당신과 내가 만났습니다’(마음의숲 펴냄)는 2만부 이상 팔렸다. 스님은 교보문고가 선정한 ‘스타작가 1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월호 스님이 인연을 주제로 쓴 ‘언젠가 이 세상에 없을 당신을 사랑합니다’(마음의숲 펴냄)는 5만부 이상 판매됐고, 금강경을 쉽게 풀어 쓴 ‘행복도 내 작품입니다’(마음의숲 펴냄)도 2만부가량 팔렸다. ‘나도 때론 울고 싶다’(불광출판사 펴냄), ‘지혜의길’(불교방송 펴냄) 등을 쓴 서산 부석사 주지 주경 스님이나, ‘땅끝마을 아름다운 절’(불광출판사 펴냄)을 쓴 해남 미황사 주지 금강 스님도 빼놓을 수 없는 문필가 스님이다. 김연희 도서출판 뜰 대표는 “스님들의 에세이는 일반적인 자기계발서나 처세서와 달리 인생 자체를 달리 보는 방법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 때문에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삶의 또 다른 의미를 생각하는 독자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씨엔블루 표절시비 결국 법정행… 가요계 현실과 해법

    씨엔블루 표절시비 결국 법정행… 가요계 현실과 해법

    인디밴드 ‘와이낫’(Ynot)과 아이돌밴드 ‘씨엔블루’(CNBLUE)의 표절 시비가 결국 법의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10일 가요계에 따르면 와이낫은 씨엔블루의 데뷔곡 ‘외톨이야’를 만든 김도훈·이상호 작곡가에게 5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11일 제기한다. 와이낫은 ‘외톨이야’가 자신들의 곡 ‘파랑새’를 표절했다고 주장한다. 씨엔블루 측은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시비를 가릴 것”이라고 응수, 치열한 법정 공방을 예고했다. 핵심 쟁점은 ‘표절 여부’이지만 국내 가요계의 고질적 병폐를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는 점에서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어둡다. 표절 시비가 되풀이되는 근본원인과 가요계 현실을 통해 해법을 모색해본다. 1. 병폐의 뿌리는 작곡 과정에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작곡가들이 제아무리 독창적인 곡을 만들려 해도 지금의 획일적 대량생산 방식이 바뀌지 않고서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지적이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예술학과 교수는 “창작자들의 권리가 제작사에 직·간접적으로 종속돼 있어 그들의 입김에 따라 대세를 좇는 맞춤형 노래를 만드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리듬과 음을 데이터베이스(Data base)화시키는 ‘작곡 은행’ 방식도 문제다. 지금은 대형 작곡가들이 곡의 기본 얼개를 짜면 여러 명의 새끼 작곡가가 이를 보완한 뒤, 한 달 내지 석 달 주기별로 이 곡들을 가수들에게 ‘꼿는’ 식이다. 김작가 대중문화평론가는 “몇몇 대형 작곡가들이 사실상 모든 트렌드를 만들고, 새끼 작곡가는 약간의 살만 붙인다.”면서 “저마다 ‘스타일’이라고 주장하지만 요즘 나오는 곡들이 거의 비슷비슷한 이유”라고 비판했다. 2. 표절이 근절되지 않는 또 하나의 이유는 연예 활동에 전혀 지장을 받지 않는다는 데 있다. 시비에 휩싸인 씨엔블루만 하더라도 최근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지난해 ‘허트 브레이크’ 표절 논란이 있었던 지드래곤도 마찬가지. 과거 김민종과 이효리 등이 표절 논란에 휩싸이자 음반 활동을 접고 자숙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과는 대비된다. 와이낫의 리더 전상규는 최근 문화연대 주최로 서울 홍대 앞 한 카페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지금의 대중음악은 소비패턴이 너무 짧아 상품성이 존재할 때 팔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강하다.”면서 “표절논란이 일어도 별로 개의치 않는다.”고 성토했다. “소송이 끝날 때쯤이면 이 사건을 기억할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라는 자괴감도 나타냈다. 이 같은 단기적 소비패턴은 창작자의 도덕 불감증을 야기한다. 설사 표절 판정이 나더라도 이미 음반을 팔 만큼 팔아 이윤을 건진 뒤라는 얘기다. 김 평론가는 “한번 듣고 한번 본 뒤 버리는 식의 대중문화 소비행태도 우리 사회의 표절 불감증에 일조했다.”고 꼬집었다. 3. 방송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대중음악의 방송 의존도가 무척 높은 국내 현실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이 교수는 “방송사가 출연가수를 섭외할 때 표절과 같은 도덕적 문제는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다. 단지 시청률을 누가 높일 수 있는지가 중요할 뿐”이라면서 “표절의혹 가요에 대한 도덕적 가이드라인이 있다고 해서 이를 받아들일 PD들이 얼마나 있을까 생각해 보면 암담하다.”고 털어놓았다. 메이저 기획사와 방송사 PD 간의 공생관계가 지속되는 한 도덕적 가이드라인에 기댄 해법 모색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PD나 소비자들이 음악적 자기 판단력과 소신에 의해 표절 의혹 가수나 음반을 퇴출하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표절에 관대한 국내 사법부의 판결 관행도 제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1976년 미국 법원은 비틀스의 조지 해리슨이 부른 ‘마이 스윗 로드’가 더 시폰스의 1963년작 ‘히 이스 소 파인’을 ‘잠재의식적’으로 표절했다고 판정, 배상(58만 달러) 명령을 내렸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판례로 본 씨엔블루-와이낫 표절 법정공방

    판례로 본 씨엔블루-와이낫 표절 법정공방

    와이낫과 씨엔블루 간의 표절시비가 법정 싸움으로 번진 가운데 표절 관련 판례를 통해 결과를 예측해봤다. 와이낫의 소속사 측은 11일 서울신문NTN과 전화통화를 갖고 “‘외톨이야’의 공동 작곡가인 김도훈, 이상호씨가 저작권법을 위반했다고 판단,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씨엔블루의 데뷔곡 ‘외톨이야’는 와이낫의 2008년 발표작 ‘그린애플’의 수록곡 ‘파랑새’와 리듬 패턴, 후렴구 멜로디 등에서 유사하다는 주장이 네티즌들 사이 급속도로 확산되며 표절 의혹에 시달려 왔다. 이에 대해 ‘외톨이야’의 작곡가 김도훈은 ‘파랑새’를 들어본 적도 없다며 두 노래는 한마디만이 유사할 뿐 코드진행, 인트로, 후렴구가 아예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어 거의 일치하는 멜로디는 여러 노래에서 찾을 수 있고 한마디가 비슷한 노래는 많다고 강조했다.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명확한 표절의 기준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와이낫 측이 “결국 법원 판결이 유일한 대안이었다.”며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비슷한 상황에 처했던 이전의 판례를 살펴봤다. 비틀즈의 멤버 조지해리슨은 그룹 해체 직후인 1970년 솔로 앨범 ‘All Things Must Pass’를 발표했다. 당시 수록곡 ‘My Sweet Lord’는 미국과 영국차트 정상을 휩쓸었지만 시폰스의 1963년 히트곡 ‘He’s So Fine’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법정다툼으로 이어졌다. 당시 미연방법원 리처드 오웬 판사는 조지 해리슨이 해당 곡을 듣지 못했으며 고의적으로 베낀 것은 아니지만 ‘잠재적 표절’이고, 음절수나 음표가 다르지만 실질적으로 동일하다며 명백한 저작권 위반이라고 판결했다. 국내 사례도 있다. MC몽의 ‘너에게 쓰는 편지’가 더더의 ‘It‘s You’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을 당시 ‘너에게 쓰는 편지’ 작곡가는 두 곡 모두 미국의 전래민요인 ‘할아버지의 시계’라는 곡의 가락을 사용했기 때문에 관용구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멜로디가 비슷한 노래는 많다’는 김도훈의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당시 법원은 ‘It‘s You’는 ‘할아버지의 시계’라는 곡과 다른 독창성이 인정되지만 ‘너에게 쓰는 편지’의 후렴구 8소절은 ‘It‘s You’의 후렴부 8소절과 유사성이 인정된다며 표절로 판결했다. 소송을 결심한 와이낫의 주몽은 “승소와 패소를 떠나 대중음악계를 위해 누군가는 꼭 해야 하는 일이었다. 이번 소송을 통해 표절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바뀌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사진 = 뮤직커뮤니티 타 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대법 “음성 꽃동네 광산개발 정당”

    충북 음성군 사회복지시설 꽃동네 주변의 광산개발을 둘러싼 10년간 법정 분쟁이 대법원 판단만도 3번이나 받은 끝에 꽃동네의 패소로 마무리됐다. 대법원 3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1일 오웅진 신부 등 570명이 광업등록사무소장을 상대로 제기한 광업권설정 허가처분 취소 등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꽃동네 설립자인 오 신부와 인근 주민들은 지난 2000년 T광업사가 음성군 일대에 금광 등 개발권을 따내자 생태계 파괴 우려가 있다며 광업권과 채광인가를 각각 취소해 달라고 충북도지사와 광업등록사무소장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1·2심은 오 신부 등이 광업권 취소를 요구할 원고적격이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2008년 9월 대법원은 원고적격을 인정하면서 광산개발로 인한 공익침해 우려 문제까지 지적하면서 파기환송했고, 서울고법은 채광인가와 광업권을 모두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재상고심에서 대법원은 구체적 개발행위인 채광 인가와 포괄적 권리인 광업권을 같은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사건을 다시 파기환송했다. 이후 서울고법이 ‘광업권 허가 때문에 토지나 환경에 대한 침해가 일어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고 대법원이 이를 확정한 것이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사설] 자율고 입시파문 학교에만 책임 전가 말라

    자율형사립고(자율고)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에 합격한 389명 중 132명이 부정 입학자로 확인됐다. 서울시교육청이 부정입학 의심 학생 248명을 자율고와 중학교가 재심의할 것을 지시한 만큼 합격 취소자가 얼마나 더 늘지 알 수 없다. 추천서를 써준 중학교와 당사자인 자율고는 네 탓 공방을 벌이고 학부모들은 반발해 법정 싸움에 돌입한다니 한심한 노릇이다. 고교 입시사상 유례없는 수준의 이번 합격취소 사태는 예고된 참사랄 수 있다. 드러난 것만 하더라도 파행은 자율고 13개교 가운데 대부분에서 빚어졌다니 잘못이 명확해 보인다. 사회적 배려 전형 대상을 20%로 할당한 교과부의 원칙에 무리가 있다는 여론은 시행 전부터 팽배했었다. 결국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채우지 못한 자율고들의 마케팅식 학생모집과 조건 없이 추천서를 써줄 수 있다는 허술한 전형의 틈입에서 학부모들의 빗나간 욕심이 부른 입체적 입시비리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문제가 된 서울 지역 자율고 입시는 학교 다양화와 수월성 교육의 정책 아래 처음 실시된 중요한 사안이다. 문제를 파생시킬 소지를 충분히 알고서도 현실화할 때까지 방기한 교육당국이 우선 책임을 져야 한다. 파문이 확산되고서야 교육청과 교과부는 해당 중고교 특별감사를 통한 문책인사와 행정제재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파행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기에 앞서 해당 학교들에 화살을 쏘아대며 해결하라는 식의 떠넘기기식 사후약방문이다. 지금이라도 자율고 도입 취지를 근본부터 흔들 수 있는 해악 요소를 뜯어내기 바란다. 입시파행을 빚은 주체들인 학교들도 선별해 엄중 처벌해야 함은 물론이다.
  • 지검장이 직원에 PD수첩비평서 선물

    노환균 서울중앙지검장이 직원들에게 설 선물로 PD수첩 번역자 정지민씨가 쓴 PD수첩 비평서인 ‘주: 나는 사실을 존중한다’를 나눠 줘 입방아에 올랐다. 12일 서울중앙지검에 따르면 노 지검장은 정씨가 쓴 책 240여권을 구입, 검사와 사무관(5급) 이상 간부들에게 설 선물로 전달했다. PD수첩 오역 논란을 제기한 인물인 정씨는 이 책에서 PD수첩 관련 사건을 자신의 관점에서 해석했다. 문제는 정씨의 주장은 지난달 20일 서울중앙지법의 무죄판결 때 철저하게 무시당했다는 점이다. 당시 재판부는 사건의 쟁점이었던 5가지 항목 외에 ‘정지민 진술의 신빙성’이라는 별도 항목까지 마련, 정씨 주장을 배척했다. 당시 판결문에는 “정지민의 진술은 자신이 경험하지 않은 것을 직접 경험한 것처럼 주장하거나, 검찰 조사 당시 했던 진술을 납득할 만한 이유 없이 법정에서 번복하는 점 등 그대로 믿기 어렵다.”면서 “정씨는 영어 감수를 했을 뿐 방송의 제작 과정에 참여한 바 없고 보조 작가 외에 제작진을 만난 적이 없어 방송의 제작 의도, 제작 과정, 취재 내용 등을 정확히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적시돼 있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재판부는 정씨의 번역이 되레 잘못되어 있었고, 2008년 사과방송을 명령하면서 방송통신심의위가 지적했던 잘못된 번역의 감수자가 정씨라는 사실도 지적했다. 이 때문에 검찰도 무죄 판결 뒤 “정씨 진술은 참고자료에 지나지 않는다.”고 깎아내리기도 했다. 법원 관계자는 “설 선물이라는데 뭐라 할 말은 없다.”면서도 “PD수첩 무죄 판결에 대해 불만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문화계 블로그]꽃남밴드 ‘씨엔블루’ 표절시비에서 인디논란까지

    [문화계 블로그]꽃남밴드 ‘씨엔블루’ 표절시비에서 인디논란까지

    아이돌 밴드 ‘씨엔블루’(CNBLUE)의 표절 논란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이들의 데뷔곡 ‘외톨이야’의 후렴구가 데뷔 10년이 넘은 인디밴드 ‘와이낫’(Ynot?)이 2008년 발표한 ‘파랑새’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먼저 네티즌의 지적이 있었고, 와이낫 측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뒤 공방이 이어졌다. 인디밴드 출신으로 소개된 씨엔블루가 ‘진짜’ 인디밴드에게 횡포를 부리고 있다거나 와이낫이 씨엔블루의 인기에 편승해 노이즈 마케팅을 하고 있다는 식의 감정적인 다툼으로까지 번졌다. 한동안 잠잠해지는 듯하다가 최근 가수 신해철이 “씨엔블루가 인디밴드면 파리가 새”라는 독설을 던지면서 다시 기름을 부었다. 인디밴드의 정체성을 두고도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음악을 업(業)으로 삼아온 제3자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어떤 이는 “표절이 확실하다.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고 성토하지만, 또 다른 이는 “코드 조합이 비슷하다 보면 멜로디에서 유사성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반박한다. 하지만 수 년째 표절 공방이 되풀이되는 것은 큰 문제라는 데 이견은 없다. 인기 작곡가에게만 작업이 쏠리고, 두 소절 정도로 성공 여부가 판가름나는 ‘후크송’(hook song)이 쏟아지면서 표절 유혹이 더욱 커졌다는 얘기도 있다. 표절 ‘논란’은 있되, 표절 ‘판결’은 거의 없는 현실도 악순환을 야기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표절에 대한 특별한 기준이 없다. 1999년 이전에는 공연윤리위원회가 음반 및 노래에 대해 사전심의를 하며 ‘표절이 되려면 두 소절 이상의 음악적 패턴이 유사해야 한다.’는 규정을 뒀다. 하지만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린 뒤 사전심의 기구 및 제도가 사라졌다. 이후 표절 판단은 법원 몫이 됐다. 그러나 국내에서 표절 논쟁이 법정까지 가는 경우는 드물다. 물밑 합의를 통해 조용히 매듭지어지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징벌적 배상 제도가 없어 원저작자가 승소하더라도 큰 실익은 없다. 반면 미국에서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 비틀스의 조지 해리슨은 1970년 ‘마이 스윗 로드’라는 노래를 히트시켰지만, 더 시폰스의 1963년작 ‘히 이스 소 파인’을 표절했다는 판결을 받았다. 해리슨은 해당 노래를 들어본 적도 없다며 우연의 일치라고 항변했지만 법원은 잠재의식적인 표절로 판단했고, 결국 58만달러(약 7억원)를 물어줘야했다. 이번 씨엔블루 논란으로 음악인들 서로가 상처만 받는, 좋지 않은 모양새가 됐다는 게 음악계의 대체적 분위기다. 대중이 잇단 표절 논란에 둔감해지고 있는 상황도 문제다. 표절은 창작자의 양심에 맡겨야 하는 게 원칙이지만, 음악계 내부에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그래서 나온다. 자정 능력이 모자라 정부가 나선다면 음악계 스스로 창작의 자유를 위축시키며 제 발등을 찍는 형국이 되기 때문이다. 성시권 대중음악평론가는 “표절 논란이 법정으로 가더라도 판단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음악 전문가들로 구성된 민간 분쟁조정 자율기구가 생기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비리연루경찰 소청심사 42% 급증

    유흥업소 유착 등 각종 비리에 연루된 경찰공무원들이 지난해 징계처분에 불복해 소청심사를 청구한 사례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행정안전부 소청심사위원회에 따르면 경찰공무원의 소청 건수는 2008년 509건에서 지난해 725건으로 42.4%(216건) 증가했다. 경찰을 포함한 중앙부처 직원 등 국가직 공무원의 전체 소청 건수도 2008년 676건에서 지난해 949건으로 40.4%(273건) 늘어났다. 위원회는 소청심사 대상자들이 크게 늘면서 심사기간이 120일 정도로 법정 기한(접수일로부터 90일)보다 지연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이달부터 4개월간 매주 수요일에 야간심사(오후 7~10시)를 하기로 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심사위원이 위원장과 상임위원 등 5명으로 한정된 상황에서 소청 건수가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불가피하게 야간심사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소송 쟁점은

    신종인플루엔자 접종 후 사망하거나 뇌사상태에 빠진 이의 가족들이 단체로 소송을 준비하면서 백신 부작용 논란이 법정으로 이어지게 됐다. 피해 가족들이 준비하고 있는 소송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백신 자체에 문제가 있어 피해가 발생했다는 주장을 근거로 이른바 제조물에 책임을 묻는 소송이다. 이 경우 피고는 백신을 생산한 녹십자가 된다. 사건의 쟁점은 백신 제조 과정에서 오염이 있었는지, 또 백신에 대한 임상실험과 이상반응에 대해 사전에 충분한 검토가 이뤄졌는지로 나눠진다. 이에 대한 입증책임은 기존 의료소송을 고려할 때 소송을 제기한 피해 가족 측의 몫이다. 그러나 제조공정을 비롯해 모든 정보를 녹십자 측이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족들이 문제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의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백신 부작용을 입증해야 하는데 ‘부작용이 있다, 없다.’를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소송은 정책적으로 백신을 접종하게 한 국가를 상대로 한 것으로, 접종 과정 등에 문제가 있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현재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인 가족은 지난해 11월 신종플루 접종 후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뇌염 진단을 받고 한 달 만에 사망한 초등학생 보호자 이모씨. 이씨는 현재 “접종시키지 않았어야 할 대상에게 접종을 해 문제가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건을 담당하는 법무법인 한강의 박원경 변호사는 “백신과 이군 사망 간에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어렵더라도 접종 과정에서 명백한 문제가 드러난 만큼 국가를 비롯해 접종에 관여한 사람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백신 이상반응에 따른 보상은 법률상 백신과의 인과관계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부분적으로 문제가 있더라도 이를 근거로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이에 대해 녹십자 측은 “정부의 검증과 함께 사망사례 등에 대한 역학조사에서도 백신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말했다. 오이석 김지훈기자 hot@seoul.co.kr
  • 美 “원칙대로”… 北 고전적 수법 사전차단

    27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를 관통하는 큰 흐름은 ‘일관성’이다. 북한이 핵을 추구하면 할수록 더 강력한 제재를 받을 것이고, 포기하면 지원을 얻을 것이란 단순한 논리다. ●‘핵 추구 = 제재’ 일관성 유지 오바마 행정부의 북핵 정책은 그동안 이 틀을 벗어난 적이 없다. 지난해 12월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특사가 방북을 전후해 던진 언급들, 그리고 워싱턴의 미 관리들이 수시로 밝힌 말들을 복기해 보면, 놀랄 만큼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우리 정부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오바마의 지난해 언급들을 돌이켜 보면 체감할 수 있다. “규칙 위반에는 제재가 가해져야 한다.”(4월 장거리로켓 발사 이후)→“도발행위를 계속한다면 심각한 제재에 직면할 것”(6월 한·미 정상회담)→“북한이 의무를 다한다면 양국 간 평화의 길을 열 의사가 있다.”(9월 유엔총회 연설)→“북한이 구체적이고 되돌릴 수 없는 조치로 핵무기를 포기한다면 경제적 지원을 제공할 것”(11월 한·미 정상회담) 등이다. 민주당 출신의 이 흑인 대통령은 벼랑끝 전술, 성동격서(聲東擊西), 치고 빠지기 등으로 표현되는 북한의 고전적 수법에 좀처럼 장단을 맞출 의사가 없는 것 같다. 북한 입장에서는 전임 조지 W 부시 행정부보다 버거운 상대일 법하다. 부시는 북한을 “악의 축”, “무법정권”이라고 부르면서 마치 전쟁이라도 일으킬 것 처럼 엄포를 놓다가 임기 말엔 결국 대화의 손을 내미는 등 오락가락했다. 반면 오바마는 북한을 공연히 자극하는 말을 삼가면서 행동으로 서서히 숨통을 조이는 전법을 구사하고 있다. 지난해 5월 핵 실험 직후 유엔을 통한 제재를 실제로 단행했고, 지난달에는 태국에서 북한제 무기를 압수함으로써 북한의 팔을 비틀었다. ●자극적인 말보다 행동으로 압박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고 남북정상회담 추진설이 힘을 받는 현 국면에서 오바마가 일관성의 원칙을 분명히 하고 나섬에 따라 북핵 당사국들의 계산법은 다시 복잡해졌다. 북한은 원활한 후계 작업을 위해 2012년까지 핵 보유를 통한 강성대국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때까지 미국의 경제 제재를 버텨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명박 정부는 전임 정권과의 차별화가 긴요하지만 2012년 임기 내에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싶은 유혹을 받을지 모른다. 미국은 이란 핵 문제 때문에 북한에만 유화적으로 나갈 수 없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2012년 본격적인 재선 운동에 돌입해야 하는 오바마로서는 북핵 문제에서만이라도 성과를 거둬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남·북·미 3자가 모두 강(强)과 약(弱) 사이에서 진로를 고민하는 구도에서 나온 이번 오바마의 발언은 미국이 강을 선뜻 포기할 의사가 없음을 천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따라서 계속 강을 밀어붙일지 약으로 선회할지 공은 이제 북으로 넘어간 그림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이병헌- 전 애인 권씨 선고공판 연기

    이병헌- 전 애인 권씨 선고공판 연기

    배우 이병헌(40)과 전 여자친구 권모(23) 씨의 선고공판이 연기됐다. 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따르면 이 사건의 담당 재판부인 민사123단독 조형우 판사는 내달 18일로 예정됐던 선거공판을 연기했다. 서울중앙지법은 피고인 이병헌 측에 원고인 권 씨의 주장과 관련된 질문서를 보냈으나 기한 내 답변서를 받지 못해 2월 18일을 선고공판일로 확정했다. 하지만 이병헌 측은 22일 판결 선고 기일 통지서를 받은 직후 법률대리인을 통해 답변서를 제출했다. 이 경우, 법원은 피고의 답변 내용을 원고에게 알린 뒤 양측 주장의 재확인을 위해 당초 예정됐던 판결 선고 기일을 뒤로 미루고, 선고공판을 다른 재판부에 다시 배당하게 된다. 이로써 이병헌과 권 씨의 법적 공방은 또다시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권 씨는 지난달 23일 비자 갱신을 위해 권씨의 모친과 함께 캐나다로 출국한 이후 계속 캐나다에 머물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권 씨의 주장에 대한 이병헌 측의 답변으로 본격적인 법정 공방이 시작될 전망이다. 한편 권씨는 지난해 12월 8일 “이벙헌이 결혼을 빌미로 유혹해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하며 1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이어 이틀 뒤에는 상습 도박을 한 혐의로 이병헌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이병헌은 지난달 14일 권씨가 소장 내용을 언론에 유포했다며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또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들이 “권 씨와의 스캔들을 폭로하겠다.”는 협박과 함께 금품을 요구했다며 수사를 의뢰했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초·중·고 94% 직영급식… 서울 73% ‘꼴찌’

    초·중·고 94% 직영급식… 서울 73% ‘꼴찌’

    서울시교육청 교육감 직무대행인 김경회 부교육감과 서울지역 학교장 40여명이 무더기로 검찰에 고발당했다. 지난 19일 학교급식 직영전환 법정 기한을 지키지 않은 데 따라 직무유기 혐의가 적용됐다. 이들을 고발한 ‘안전한 학교급식을 위한 국민운동본부’는 “위탁급식의 직영 전환 의무를 3년이라는 유예기간이 지나도록 고의로 거부해 온 것은 명백하고도 심각한 법 위반이자 직무유기”라면서 “위탁을 직영으로 바꾸려는 노력도 안 한 서울시교육청이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로 대다수 학교에 대한 직영전환 시점을 연기해 준 것 역시 위법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시교육청은 교장들에 대한 고발이 부적절하다고 봤다. 불가피한 경우 직영전환을 연기할 수 있도록 한 학교급식법 시행령에 따라 1일2식을 하는 학교를 중심으로 이미 직영전환 시일을 유예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25일 현재까지 급식을 실시하는 전국 1만 1225개 초·중·고교 가운데 지금까지 직영급식으로 전환한 학교는 1만 596개교로 94.4%에 이른다. 학교급식법 개정 당시인 2006년 위탁급식을 하던 1655개교 가운데 1026개교가 직영으로 전환했다. 아직 직영전환이 이뤄지지 않은 629곳 가운데 식재료 선정과 구매를 학교에서 하는 부분위탁을 실시한 학교는 174곳이다. 고발 사태가 난 서울 지역은 전국에서 직영급식 비율이 73.1%로 16개 시도 교육청 가운데 가장 낮다. ●시민단체, 서울 부교육감 등 40여명 고발 위탁급식에서 직영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학교급식법 개정이 이뤄지던 2006년 당시까지만 해도 시행 마무리 단계에 이처럼 논란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어려웠다. 2006년 초 수도권 지역 위탁급식 학교를 중심으로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집단 식중독 사고가 발생하고, 부실급식 논란이 일어나면서 법 개정이 급물살을 탔기 때문이다. 지난 13~14일 이부영 서울시교육위원회 위원이 사회동향연구소에 의뢰, 서울지역 19세 이상 남녀 187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66.1%가 직영급식 전환에 찬성한다는 결과가 나온 데에도 이런 ‘집단식중독의 추억’이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직영급식 전환을 주장하는 측은 식중독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위탁급식이 직영급식에 비해 식중독 등 각종 먹을거리 사고에 더 취약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위탁급식의 경우 업체가 이윤을 추구하다 보니 부실 먹을거리 재료를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사고가 발생했을 때 학교장의 책무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이유로 들었다. 안전한 학교급식을 위한 국민운동본부는 “지난 8년 동안 직영급식에 비해 위탁급식에서 식중독 사고가 5.3배나 더 빈번하게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직영급식 전환에 반대하는 측에서는 위탁급식이 안전하고 효율적이라는 주장을 편다. 조형곤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사무총장은 지난 11일 한국교총과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등이 주최해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연 ‘학교급식 개선을 위한 공청회’에서 ‘학교급식법 시행 유예기간 연장해야’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조 사무총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직영은 급식 담당자가 학교이고, 감독기관이 교육청인데 비해 위탁은 급식담당자가 전문기업이고 감독기관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이라면서 “위탁이 훨씬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무상급식 전단계… 지자체부담 늘수도” 토론회에서는 직영급식 영양사와 조리사들이 학교장을 사용자로 보고 노동조합을 만들 가능성, 지방자치단체 부담이 커질 가능성 등을 직영급식의 폐해로 지적했다. 조 사무총장은 또 “직영급식이 무상급식의 전단계 전략”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추진한 100% 무상급식 정책이 이를 입증한다는 것이다. 이런 논리 전개로 인해 직영급식 전환은 ‘보수와 진보의 대립’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위탁급식을 옹호하는 측에 비해 직영급식을 옹호하는 측은 아직 토론회와 공청회 등 여론몰이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고 있다. 2006년 당시 이미 충분한 논의가 이뤄졌기 때문에 그때 만들어진 법을 지키는 게 맞다는 주장이다. 반면 위탁급식을 옹호하는 측은 당시 여론에 떠밀려 성급하게 논의가 이뤄졌고, 그때 만들어진 법 때문에 효율적인 제도인 위탁급식이 사라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신뢰’와 ‘효율성’의 대립에 따른 갈등과 논쟁이 ‘세종시 수정안’뿐 아니라 ‘학생들의 밥먹는 문제’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설자금 18조 지원·부가세 1조 환급

    설자금 18조 지원·부가세 1조 환급

    설을 전후해 중소기업 등에 18조 3000억원의 자금이 지원되고 1조 1000억원의 부가가치세 일반환급금이 법정기한(2월24일)보다 앞당겨 설 이전에 35만명의 사업자에게 지급된다. 정부는 20일 민생안정 차관회의 및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설 민생대책과 겨울철 물가안정 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정부는 설 수요로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은 쌀, 무, 배추 등 농·축·수산물 18개 품목과 이·미용료, 찜질방 이용료, 삼겹살, 돼지갈비 등 개인서비스 6개 품목을 25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집중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성수품 공급도 평상시보다 최대 3.6배(평균 2배) 수준으로 확대한다. 중소기업 등에 한국은행 2550억원, 국책은행 4조 7000억원, 시중은행 7조 9300억원 등 총 18조 3000억원의 자금을 대출·보증 형태로 지원한다. 통상 3월에 지급하던 쌀 변동직불금 중 3000억원가량을 농가를 위해 설 전에 지급한다. 취업 후 학자금상환제(ICL) 대출은 1학기 신입생 정규 등록기간에 맞춰 다음달 2일부터 9일까지 실시한다. 대상은 96만명, 대출액은 8조 4000억원으로 추산된다. 기초수급자 등 에너지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늘린다. 현재 개별난방에 한해 평균 11.4%를 깎아주는 도시가스 할인제도를 중앙난방 사용주택(3만가구)으로 다음달부터 확대한다. 지역난방 기본요금 감면대상도 국민임대주택과 복지시설에서 기초수급자와 장애인 등으로 확대한다. 지난해 11월분부터 소급 적용한다. 기본요금을 감면받으면 전용면적 85㎡ 주택의 경우, 한 해 5만원을 아낄 수 있다. 연탄쿠폰 지원 대상도 지난해 7만 4000가구에서 8만 4000가구로 확대한다. 가구당 연 15만원으로 연탄 300장을 살 수 있다. 대학등록금 인상은 최대한 억제하기로 했다. 대학정보 공시항목에 등록금 산정근거를 포함하는 한편 정부재정 지원사업 평가지표에 등록금 인상률을 반영할 계획이다. 과도하게 등록금을 올린 대학은 ICL 대출 규모를 제한하기로 했다. 둘째 자녀 이상에 대한 유치원비 지원도 확대된다. 소득 하위 70% 이하에 해당하는 가구의 둘째 자녀(만 3~4세) 이상에 대해 유치원비 전액을 지원한다. 공립은 5만 7000원, 사립은 17만 2000~19만 1000원에 해당한다. 현재는 소득 하위 50% 이하에 한해 전액 지원을 하고 있다. 2008년 최고치에 비해 밀가루 가격이 30%가량 내렸지만 제품 가격을 내릴 생각을 안 하고 있는 제과·제빵 업체들에 대해 인하압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 관련 업체들의 독점력 남용 여부를 조사한다는 것이다. 소비자원의 생활필수품 가격정보 제공 품목도 다음달부터 40개로 늘어난다. 돼지고기와 소금, 조미료 등 20개 품목이 추가된다. 지역도 수도권과 광역시로 확대된다. 4월부터는 닭고기와 계란 등 40개를 더해 80개 품목까지 늘린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세계특허분쟁 ‘국가 대리전’ 양상

    세계특허분쟁 ‘국가 대리전’ 양상

    거액이 걸린 국제 특허침해소송이 국가 간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다. 국가기관이 해당국의 민간기업을 상대로 한 특허 분쟁의 ‘첨병’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민간기업끼리 진행되던 특허분쟁에 국가 기관이 지나치게 개입하면 국가 간 외교 마찰이나 국민 또는 네티즌 간의 감정싸움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 1조원 vs 타이완 100억원 14일 특허업계에 따르면 타이완 산업기술연구원(ITRI)은 지난해 10월 삼성전자 한국 본사와 미국 법인을 상대로 기술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ITRI는 미 아칸소주 서부지방법원에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휴대전화 등에 들어가는 부품과 관련된 6건의 기술침해 혐의를 주장했다. ITRI는 고소장에서 “한국의 기업(삼성전자)이 타이완의 지적재산권을 명백히 침해했으며, 손해배상금과 함께 소송비용도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삼성전자가 패소하면 배상추정액은 1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허 전쟁’이 기업의 생사를 좌지우지하는 현실에서 국가기관 간의 포문은 한국이 먼저 열었다. 정부출연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앞서 2008년 타이완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HTC, 일본과 스웨덴 기업의 합작사인 소니에릭슨 등을 상대로 1조원대 특허소송을 제기했다. ETRI는 지난해 8월 노키아·모토로라 등 세계 19개 휴대전화 제조사에 대해서도 추가 소송을 제기해 한국의 지적재산권 보호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소송을 당한 해외 제조사들은 ‘WCDMA(광대역부호분할다중접속)’ 등 ETRI의 7개 국제 표준특허를 침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ITRI의 소송 이면에는 한국 ETRI를 벤치마킹했거나, 또는 자국 업체 등을 상대로 한 거액의 소송에 대한 보복 차원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타이완의 ITRI가 삼성전자의 해당제품 시리얼 번호를 적시한 데다 6건 중 5건의 소송을 같은 날 동시에 제기하는 등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한 흔적을 남겼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의 ETRI는 이미 2개 업체로부터 200억원 규모의 로열티를 받기로 합의하는 등 적지않은 수확을 거뒀다. ●타이완, 韓ETRI 벤치마킹한 듯 흔히 민간기업끼리 진행하는 특허분쟁에 국가기관이 개입하면 법정에서 승소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훨씬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별 제조기업 간에 분쟁이 일어나면 상호의 특허권을 공유하는 ‘크로스 라이선싱’을 맺어 피해를 상쇄하는 방식으로 결론을 낸다. 그러나 비제조체인 국가기관은 법원의 크로스 라이선싱 결정을 피해 배상액을 꼼짝없이 받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김봉진 특허정보원 책임연구원은 “민간기업이 정부기관과의 분쟁에서는 이길 수 있는 수단이 많지 않아 합의 조정을 통해 배상금과 로열티를 지불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 관계자는 “한국이 미국의 특허 취득 3위국이 될 만큼 특허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어 경쟁국 정부 기관의 공격도 늘어날 수 있다.”며 “세계 각국의 특허 전쟁에서 우리도 전략적 대응 강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점프 코리아 2010-아이 낳고 싶은 나라] “아이 둘이면 정년1年 연장, 셋이면 2年 연장도 고려”

    [점프 코리아 2010-아이 낳고 싶은 나라] “아이 둘이면 정년1年 연장, 셋이면 2年 연장도 고려”

    전재희(61)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은 저출산 문제가 반전되지 않고서는 우리나라의 미래가 없다고 단언한다. 성장동력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여성들에게는 엄마가 되어보지 못하고 일생을 마친다면 인생의 가장 소중한 부분을 놓치는 것이라고 했다. 환갑을 넘긴 경륜 있는 여성으로서 신뢰감이 묻어났다. 세밑인 지난 30일 서울 율곡로 현대 계동사옥 9층 복지부 장관 집무실에서 전 장관을 최용규 사회부장이 인터뷰했다. 소문대로 달변이었고, 인터뷰 내내 미소를 잃지 않았다.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 어느 정도인가. -저출산 문제가 반전되지 않으면 우리나라 미래가 어렵다고 본다. 개인의 입장에서 볼 때 아이 낳고 키우는 것이 힘들지만 개인의 행복을 위해서도 출산이 필요하다. 또 국가 사회적으로 볼 때 ‘더 큰 한국, 더 젊은 한국’이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가 지나치게 고령화사회가 된다면 결국 노인을 부양할 수도 없게 된다. 저출산·고령화사회는 젊은 사람에게도 이 사회를 살아 가는 것에 대한 희망을 없게 만든다.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일들을 해 나가기 위해서는 젊은층이 필요하다. 젊은 사람이 없다면 성장동력을 이끌어 갈 사람이 없는 것이다. 당장 기업은 생산에 대한 수요가 없어지게 되고, 수요가 없으면 생산은 당연히 줄게 된다. 이런 현상은 기업의 매출을 줄어들게 하고 결과적으로 수익도 줄게 만든다. 수익이 있어야 생산을 하게 되고 기술개발을 위한 투자도 하게 된다. 이럴 때 고용도 늘어나는 것이다. 그렇지 못한 경우 빈곤의 악순환이 이어진다. 따라서 이런 문제들이 더욱 커지기 전에 저출산을 반전시켜야 한다. →결국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것인데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이다. -우선 만혼(晩婚)이 문제다. 젊은이들이 공부하는 기간이 늘었고, 취직도 잘 안 된다. 그러다 보니 결혼이 굉장히 늦어졌다. 결혼한 다음에는 또 돈이 문제다. 특히 여성의 경우에는 남성에 비해 육아에 대한 책임을 훨씬 더 느낀다. 직장에서 원하는 보직을 받고 일하는데 (육아가)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결국 결혼을 미루다가 시기가 점점 늦어지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자식에 대한 인식변화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 과거에는 자식이 부모의 노후를 다 책임졌는데 지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식이 노후를 책임져 줄 것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묻는다면 대다수 부모가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것이다. 지금은 자식을 위해 소진하지만 자녀가 독립해서 잘 살길 바라는 것이지 날 돌봐달라는 의미가 아니다. 이런 것들이 합쳐져 오늘의 저출산 결과를 낳고 있다. →젊은 여성들의 말을 들어보면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다는 것이다. 경제적인 부분이 큰 고민인데. -경제적으로 과중한 부담을 줄여주는 지원책이 중요하다. 또 사회가 아이를 양육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춰줘야 한다. 옛날에는 가정에서 다 했지만 지금은 어린이집, 학교 등 정책적인 인프라가 없다면 출산을 조기에 포기한다. 지금 복지부는 보육의 경우 소득기준 하위 50%, 맞벌이는 70%까지 지원하고 있다. 보편적인 단계를 지향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방과후 돌봄은 아직 초기 단계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일찍 끝나면 이후에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과거 부모가 하지 못하던 것을 국가 인프라를 통해 해결하려고 한다. 그 다음 중요한 것은 아이를 업고 직장에 오는 것을 자연스럽게 봐줄 수 있는 문화다. 내가 미국에서 공부할 때는 아이를 업고 수업 들어가도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사회는 학교나 직장 모두 반기지 않는다. 거기에 더해 직장에서 아이를 돌봐줄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실제로 생각만 바꾸면 비용은 많이 들지 않는다. 장시간 근로도 문제다. 가정과 아이돌봄을 병행할 수 있는 직장 문화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복지부의 경우 부서의 성격에 따라 시차출근제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조금 더 일찍 나와 일찍 퇴근하는 것이다. 공무원이나 일반 기업의 경우 우리 문화는 9시에 출근해 오후 6시 퇴근하거나 업무가 남아 있다면 야근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은행 같은 경우 오후 4시까지 근무하는 정규직원을 둘 수 도 있지 않나. 창구 직원의 경우, 파트타임제로 운영한다면 아이 돌봄과 일의 양립이라는 이상적인 구조를 가질 수 있다. 기업의 성격에 따라 아이디어를 내고 개발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새해 개선되는 제도는 뭐가 있나. -제1차 저출산 기본계획이 마무리단계다. 내년부터 2차 계획에 돌입한다. 현재 복지부가 주체가 돼 많은 전문가들과 연구하고 있다. 큰 방향으로 보면 양육과 교육의 부담을 덜어주는 문제, 가정이 부담한 양육의 문제를 사회가 시스템으로 부담하는 것이 골자다. 직장에서는 결혼한 사람과 아이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제도가 바뀌어야 할 것이다. 아이가 2명이면 정년을 1년 연장해주고 3명이면 2년 연장해주는 방안은 어떤가.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이 직장생활에 걸림돌이 안 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낙태를 줄이기 위해 산부인과 수가 인상이란 카드를 꺼냈는데 의사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의사들은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한다. 어떤 생명도, 한순간도 소중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단 1초라도 생명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의사의 본분이다. 우리는 의사들이 원래 지향하는 점을 살려주려는 것뿐이다. 의료는 생명 존중에서 시작되며 이를 지켜주는 것은 국가의 책무라고 생각한다. 의사들이 원래 지향하던 가치를 지켜주려는 것이며 낙태에 대한 잘못된 부분을 이 기회에 끊고 가자는 취지다. 산부인과 수가제도 개선을 통해 ‘아이낳기 좋은 의료서비스’ 제공을 제도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또 산부인과 분만실 운영을 위한 비용 보전 방안을 마련 중이다. →정부가 낳으라고 한다고 해서 낳는 게 아니다. 출산장려를 위한 새해 정부의 지원책에는 뭐가 있나. -우선 아이를 낳고 싶어도 못 낳는 부부, 즉 난임부부 지원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난임부부를 위해 50만원씩 3차례 지원하고, 시험관 아기를 갖기 위해서는 300만원의 비용이 들어가는데 150만원에서 170여만원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또 임신했을 때의 진찰비를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어머니들이 건강하게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임신 중에 위험 요인을 피할 수 있게 해주고, 조산아의 경우 700만~1000만원까지 인큐베이터 비용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새로 도입된다. 보육료의 경우 2012년까지 소득 하위 50%에서 80%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둘째자녀에 대한 보육료도 종전 소득하위 60%에서 70%까지 확대된다. 기업문화를 바꾸는 데도 노력할 예정이다. 직장의 환경을 가족친화, 육아친화로 바꾸자는 것이다. 방과후 돌봄도 넓혀가고 있다. 태어나서 12개월까지는 보육시설에 보내기 싫은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를 위해 가정 아이 돌보미 제도를 도입했다. (제가)생각하는 것은 더 멀리가고 싶은데 현재의 국가재정으로 한계가 있어 아쉬울 뿐이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저도 여성이다. 엄마가 되어보지 않고 일생을 마친다면 그건 (제가 볼 때) 인생의 가장 소중한 부분을 놓치는 것이다. 엄마가 되어 산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힘들 때도 있지만 그걸 놓친다면 삶의 절반을 잃는 것이다.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은 기쁨과 행복이다. 직장도 그렇고, 나라도 그렇고, 국민들이 그걸 누릴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출산과 육아에 친화적인 기업이 수익이 늘어났다고 들었다. 자칫 마이너스라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 아이를 안고, 업고, 수업 듣고, 업무를 볼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날이 왔으면 한다. 제일 좋은 한국의 모습인 ‘젊은 한국, 더 큰 한국, 통일 한국’을 위해 저출산 극복은 꼭 필요하다. 정리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전재희 장관은 누구 3선 국회의원인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은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닌다. 여성 최초의 행정고시 합격자로 노동부 첫 여성국장을 지냈으며, 1995년 지방선거에 출마해 여성 최초로 민선 시장(광명)에 당선됐다. 부처간 마찰을 각오하면서까지 보완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영리의료법인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일 만큼 소신과 강단이 있다. 경북 영천 출신으로 영남대 법정대를 나왔으며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최고위원을 지냈다.
  • [2009 뜬별 진별] 시대의 거목 빈 자리에 희망의 얼굴들 떠오르고…

    태양은 강렬하게 빛을 발하지만 결국은 지고 만다. 올해도 태양처럼 떠올라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킨 스타가 적지 않았다. 반면 그림자만 남긴 채 사라져간 별도 어느 해보다 많았다. 2009년 한 해, 뉴스의 초점으로 새롭게 떠오른 인물과 역사의 뒤안길로 자취를 감춘 인물을 국내와 국제 부문으로 나누어 돌아본다. ■국내·외 떠오르는 얼굴들 올해는 유난히 문화·체육 분야에서 뜬 별이 많았다. 혼돈스러운 정치와 스산한 경제, 아픔이 많았던 사회상의 또 다른 단면으로 풀이된다. 대중성만 놓고 보면 최고로 뜬 별은 ‘미실’ 고현정이다. TV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미실 역을 맡아 ‘미실어록’, ‘고현정의 재발견’, ‘도자기녀’(도자기처럼 피부가 매끈하다고 해서) 등의 말을 만들어내며 제2의 전성기를 누렸다. ‘국민요정’ 김연아와 ‘바람의 아들’ 양용은, ‘추추 트레인’의 추신수는 개인적으로도 최고의 한 해를 보냈을 뿐 아니라 국민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준 ‘트리오 별’로 꼽힌다. 피겨 스케이팅 선수 김연아는 역대 세계 기록을 두 차례나 경신하며 새해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을 한껏 키웠다. 프로골퍼 양용은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에게 역전승을 거두며 올해 세계 스포츠사의 최대 이변을 만들어냈고, 미국 프로야구 선수 추신수는 아시아선수로는 처음 ‘20(홈런)-20(도루)’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여자프로골프대회에서 다승왕, 신인왕, 상금왕에 오른 신지애도 빼놓을 수 없다. 홈런왕, 타점왕, 최우수선수(MVP)상을 휩쓸며 국내 프로야구 열기를 더욱 끌어올린 ‘해결사’ 김상현(기아타이거즈)과 한국인 선수로는 가장 어린 나이(21세)에 영국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블루 드래곤’ 이청용(볼턴 원더러스)도 있다. 경제 쪽에서는 ‘황태자’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8월 그룹 주력사인 현대차 부회장으로 전격 승진한 것을 시작으로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정용진 부회장이 15년 간의 경영수업 끝에 11월 말 신세계 총괄 대표이사로 올라섰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는 해(年)가 바뀌기 직전에 부사장 승진과 함께 모든 직장인들의 꿈인 C급(COO·최고운영책임자) 경영진 반열에 올랐다. 정·관계에서는 서울대 총장에 이어 국무총리로 전격 발탁된 정운찬 총리와 한나라당에 입당한 지 21개월 만에 집권여당 대표직을 맡은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 국세청 개혁을 소리없이 주도해 일각의 비(非)전문가 우려를 깨끗이 불식시킨 백용호 국세청장 등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엄마를 부탁해’로 침체된 출판계에 밀리언셀러 희망을 다시 불어넣은 소설가 신경숙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이경원 강병철기자 leekw@seoul.co.kr 올 한해 국제무대에서 가장 뜬 별은 단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다. 지난 1월20일 워싱턴 국회의사당 앞에서 흑인으로서는 처음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오바마는 임기 초반에 자신의 주요 대선 공약이었던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폐지 방침을 확정 발표하고, 건강보험법 개혁안을 강력히 추진하는 한편 중동평화를 위한 국제 외교를 강화해 나갔다. 지난 10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취임 1년도 되지 않은 현직 대통령에게 노벨 평화상 수여를 결정한 것도 오바마 대통령의 국제적 입지와 영향력을 반영한 사례다. 국제 정치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급부상했다면 경제에서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활약이 돋보였다. 버냉키 의장은 2008년 미국 부동산 시장 붕괴로 시작된 국제 경기 침체가 경제 대공황 사태와 유사한 상황까지 악화됐지만 시장에 돈을 풀고 은행 파산을 막는 등 경제 회복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이러한 이유로 시사주간 타임의 ‘올해의 인물’에 선정됐다. 일본에서 8월 실시된 총선에서는 하토야마 유키오 현 총리가 이끄는 민주당이 54년간 장기 집권했던 자민당을 대파하며 첫 정권 교체를 이뤘다. 70%가 넘는 압도적인 국민의 지지를 받으며 9월 공식 취임한 하토야마 총리는 정치개혁은 물론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국가와 외교를 중시하며 자민당 시절 일본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 후텐마 미군기지 이전 문제와 위장 헌금 문제 등으로 지지율이 급락하는 등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국제 정치무대에서 무명에 가까웠던 헤르만 판 롬파위 전 벨기에 총리는 지난달 19일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와의 경쟁에서 승리하며 유럽연합(EU) 초대 정상회의 상임의장으로 선출됐다. ‘EU의 대통령’으로 불리는 판롬파위 의장은 2년 6개월 동안 회원국 정상들의 회의를 주재하고 국제무대에서 EU를 대표해 외교활동을 하게 된다. 애플의 최고경영자인 스티브 잡스는 ‘잡스를 보면 IT 산업의 미래가 보인다’는 업계의 평가를 증명하는 한 해를 보냈다. 췌장암 치료를 위해 지난 1월 회사를 떠났다 수술을 마치고 6월 업무에 복귀한 잡스는 아이폰 한국 출시와 함께 세계 IT 산업계에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잡스는 지난 18일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이 발행하는 경영전문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가 선정한 세계 최고 경영자 100명 중 1위에 올랐고 미 시사주간 뉴스위크가 선정한 2010년 가장 중요한 인물 10명에도 이름을 올렸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국내·외 저물어간 얼굴들 한 인간은 하나의 세계다. 그의 세계가 클수록 죽음이 미치는 사회적 영향도 크다. 그러나 죽음은 모든 이에게 평등하기에 누구도 피할 수 없다. 올해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김수환 추기경이 세상을 떠났다. 생전의 영향력만큼 그들의 죽음은 많은 의미와 과제를 사회에 남겼다. 투병기로 오히려 세상을 위로했던 장영희 서강대 교수는 “엄마 미안해…그래도 난 엄마 딸이라서 참 좋았어…엄마는 이 아름다운 세상 더 보고 오래오래 더 기다리면서 나중에 다시 만나.”라는 100자짜리 짧은 편지로 긴 여운을 남겼다. 한국 수영의 선진화를 이끈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씨는 2010년 다시 대한해협을 건너겠다는 약속을 뒤로한 채 떠났다. 1969년 전국 체전부터 두각을 나타낸 조씨는 종목을 가리지 않고 50차례 한국 기록을 갈아치웠고 현역에서 물러난 뒤인 1980년에는 최초로 대한해협을 13시간16분 만에 횡단했다. 인간의 한계에 끊임없이 도전하던 산악인 고미영씨는 지난 7월 히말라야 낭가파르바트 등정에 성공한 뒤 하산하다 실족사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고씨는 여성 산악인으로는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4봉 등정에 도전했고 낭가파르바트는 11번째 고지였다. 2005년 동생과의 경영권 다툼으로 상처를 입은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 11월 서울 성북동 자택에서 자살, 세상을 놀라게 했다. ‘형제의 난’ 당시 그는 동생인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과 박용만 현 ㈜두산 회장이 불법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진정서를 제출했고 1년 7개월 이어진 법정 다툼 끝에 그룹에서 퇴출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은 노환으로 별세했다. 그는 중앙정보부장으로 재임 중이던 1972년 5월 대북밀사로 평양을 방문, 김일성 전 북한 주석과 사상 첫 남북비밀회담을 갖고 ‘7·4 남북 공동성명’을 이끌어냈다. 묵직한 저음으로 가곡 ‘명태’를 부르고 한국 가곡만으로 독창회를 열기도 했던 성악가 오현명씨, ‘오발탄’ ‘아낌없이 주련다’ 등 40여편의 영화로 한국 영화계를 풍미했던 전후 1세대 감독 유현목씨 등은 올여름 유명을 달리했다. 위암 투병 중 지난 9월 사망한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 장진영씨는 사망 나흘 전 혼인신고를 하는 등 남편과의 러브 스토리로 더욱 애잔함을 남겼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팝의 황제’였던 마이클 잭슨이 6월25일 갑자기 숨져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사인은 마취제와 진정제 과다투약에 따른 것으로 잠정 결론지어졌다. 1969년 형제들과 결성한 ‘잭슨 파이브’의 리드싱어로 데뷔, 이후 ‘빌리 진’, ‘비트 잇’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긴 그는 팝계의 전설로 남았다. 특히 전 세계에서 1억 400만장 이상 팔린 ‘스릴러’ 앨범은 ‘역대 가장 많이 팔린 앨범’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국제 정치·경제계 거물들의 죽음도 이어졌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막내동생이었던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이 8월25일 뇌종양으로 숨졌다. 그는 미국의 정치 명문 케네디가(家)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1세대 정치인이었다. 그는 1962년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에 당선된 뒤 자유주의 성향의 정치인을 대표한, 미 의회사의 산 증인이었다. ‘필리핀 민주화의 꽃’으로 불렸던 코라손 아키노 전 필리핀 대통령도 16개월의 투병 끝에 8월1일 결장암으로 타계했다. 남편 베니그노 니노이 아키노가 마닐라공항에서 독재정권의 비밀요원에게 암살된 뒤 가정주부에서 정치인으로 변신, ‘피플 파워’ 민주화 운동에 의해 대통령이 됐다 미국인 최초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새뮤얼슨 MIT대 교수가 12월13일 사망했다. 그는 오랫동안 학계에서 복잡하게 다뤄져 왔던 경제이론을 수식이나 통계를 활용해 간결한 모델로 만든 ‘현대 경제학의 아버지’였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경제학 교과서 ‘이코노믹스(경제원론)’는 1948년 첫 출간 이후 지금까지 19개정판이 나올 정도로 장수 교과서가 됐다. 전 세계 27개 국어로 출간돼 약 400만부가 팔렸다. 유럽연합(EU)의 초대 대통령으로 유력시됐던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뜻을 이루지 못하고 국제정치계에서 낙마했다. EU 소국들이 집권 당시 이라크 전쟁을 강력 지지했던 블레어에게 반감을 가진 데다 ‘빅3’ 가운데 독일·프랑스가 영국의 위상 강화를 우려하며 반대했다. 1996년 프로 골프에 입문한 이후 세계 골프계를 10여년이나 쥐락펴락했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4)는 ‘여화(女禍)’ 때문에 인생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플로리다주 자택 앞에서 11월27일 발생한 교통사고를 계기로 10여명의 여성이 불륜 상대로 떠올라 ‘바람난 타이거’라는 비아냥을 받았다. 처음에 “악의적인 소문”이라고 부인했던 우즈는 결국 14일 만에 “골프를 무기한 중단한다.”는 선언과 함께 지금까지 칩거 중이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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