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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억원이상 해외계좌 자진신고 예금주에 과태료 절반 깎아드려요

    10억원 이상 국외 예금 사실을 숨겼더라도 스스로 신고하면 과태료 액수가 대폭 낮아진다. 국세청은 “지난 6월 시행한 ‘10억원 이상 국외금융계좌 자진신고’를 놓친 고액 예금주의 신고를 독려하고 양성화하기 위해 법정 과태료를 50%까지 줄여 주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질서위반 행위 규제법과 국제조세 조정에 관한 법(국조법)의 과태료 경감 규정을 적용한 조치다. 일례로 외국에 입금된 10억원의 미신고 예금을 자진 신고하면 올해 최대 1500만원까지 부과되는 과태료가 750만원으로 낮아진다. 국세청은 “고액 국외 예금보유자의 미신고 사유를 들어 보면 제도의 취지나 법 규정을 몰라 신고하지 못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고 경감 배경을 설명했다. 예금주가 국세청에서 과태료 통보를 받은 뒤 소명요구 기한 내에 납부하면 추가로 고지액의 20%를 더 할인받을 수 있다. 과태료 감경 대상은 자진 신고자로 제한된다. 고액 국외계좌 미신고자에 대한 과태료는 올해 예금액의 5%에서 내년에 10%로 늘어난다. 국세청 관계자는 “과태료 외에도 가산세가 하루 단위로 산정되기 때문에 자진신고를 늦게 할수록 세금부담이 커진다. 뒤늦게 세무조사를 받아 고액 국외계좌 보유 사실이 드러나면 최악의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野 “FTA 사과부터” 맞불

    여야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강행처리 이후 중단됐던 새해 예산안 심사 재개 문제를 놓고 끝 모를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은 28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가 예산안 심사 참여를 압박하며 심사를 재개하려 하자 “한·미 FTA 날치기부터 사과하라.”며 불참을 선언했다. 한나라당은 예산안 처리 법정기일(12월 2일)을 맞춰야 한다며 발을 구르고 있지만, 민주당은 법정기일 내 처리는 이미 물 건너 갔다며 바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예결소위 위원들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미 FTA의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조항 폐기·유보를 위한 재협상 착수 ▲국회 의장단과 한나라당 지도부의 사과 ▲어떤 법안도 강행처리하지 않는다는 약속이 이뤄져야 예산안 심사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용섭 대변인은 “민주당이 예산안 심사에 참여하더라도, 또다시 날치기 처리를 해버리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면서 “야당과 대화와 타협을 통해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상생의 자세를 갖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심사에 맞서 한·미 FTA 비준안 반대 투쟁의 수위를 높였다. 29일로 예정된 이명박 대통령의 한·미 FTA 부수법안 서명을 1차 공격 목표로 잡았다. 이날 오전 ‘한·미 FTA 무효투쟁위원회-시·도당 위원장 연석회의’를 열어 대대적인 공세를 편다는 방침이다. 손학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한·미 FTA 부수법안에 서명한다면 국민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비준안 서명 중단을 요구하는 지역위원장 1인 시위를 제안하기도 했다. 야 5당은 이와 별개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이런 장외 공세에도 불구하고 국회 공전 사태를 지켜보는 민주당의 마음도 마냥 편치만은 않다. 특히 예산안에 내년도 지역 사업이 걸려 있는 소속 광역단체장들은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이날 시 확대간부회의에서 “민주당이 나라 살림을 심의하지 않고 거부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거리로 나선 野 “예산 어쩌나”

    거리로 나선 野 “예산 어쩌나”

    한나라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강행 처리에 반발해 국회 일정을 전면 보이콧하고 장외투쟁을 선언한 민주당이 주요 예산안 및 법안 처리를 놓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회 등원을 하자니 명분이 없고, 안 들어가자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실리는 물론 민심도 잃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역구 예산문제 발등의 불 민주당은 일단 모든 국회 일정 불참 방침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홍영표 원내 대변인은 27일 “(예산처리) 법정 기한인 12월 2일은 의미가 없다. 이런 사태를 막자고 FTA 비준안은 예산안을 끝낸 뒤에 하자고 했는데 한나라당이 결국 밀어붙인 거 아니냐.”고 비난했다. 한나라당이 예산안을 일방 처리할 경우 저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민주당은 정부가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재협상에 즉각 들어가고 강행 처리 사태를 야기한 인사들이 책임지는 모습과 재발방지 약속을 해야 의사 일정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속내는 복잡하다. 광역자치단체장들을 중심으로 시급한 지역별 예산안 처리 요구가 들어오는 데다 지역구 의원들마저 내년 총선을 앞두고 표 관리를 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걱정을 하고 있다. 민생을 팽개친 게 아니냐는 여론 악화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FTA 비준 처리에 찬성했던 송영길 인천시장 등은 민주당 지도부를 만나 예산안 처리를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예산안이 원안대로 간다면 지역에서는 큰일”이라고 공감했다. 예산안뿐만 아니라 선거구 획정 관련 석패율 제도 도입 문제, 정치자금법 개정 등 내년 총선과 직접 연관된 법안 심사를 한나라당에 맡겨 둬도 되느냐는 현실적인 문제도 떠오르고 있다. 선거구도가 불리하게 짜여질 경우 내년 정권교체라는 최종 목표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정장선 “부분 등원” 언급 결정적으로 한나라당의 FTA 비준안 기습 처리를 이유로 국회 보이콧을 했는데 이를 철회할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29일 이명박 대통령의 비준안 서명 시점을 고비로 보고 있다. 정장선 사무총장은 “여당이 매년 예산을 날치기해 멋대로 편성했는데 FTA 문제와 예산은 별개로 가야 한다.”며 ‘부분 등원’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민주당은 우선 민주노동당 등 야5당과 29일 이 대통령의 비준안 서명을 저지하는 전국적인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 계획이다. 다음 달 2일 부산 등 비준무효 국민심판대회를 위해 시·도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순회 집회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일정을 잡기로 했다. 한·미 FTA 폐기 촉구 신문 광고를 위한 ‘시민 광고단’도 모집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열린세상] 국회에 예산안 심의 권한 줘야 하나/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국회에 예산안 심의 권한 줘야 하나/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대한민국 국회의 막장은 어디까지인지 도무지 짐작이 되지 않는다. 지난 2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이 최루탄을 투척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한나라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단독 처리를 막겠다는 이유에서였다. 국회의원에게는 국회 내에서 직무상 발언과 표결에 대한 면책특권만을 인정할 뿐 국회가 치외법권 지대도 아닐진대, 국회의원들의 폭력적 몰상식은 이미 그 도를 넘어섰다. 그런데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본회의장에서 최루탄까지 터지는 사상 초유의 경색정국에서 과연 내년도 예산안이 법정기한 내에 정상적으로 처리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불안이다. 연말이면 어김없이 겪어 왔던 국회의 예산안 심사 파행의 악몽이 또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장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한·미 FTA 단독처리를 이유로 모든 의사일정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고, 지난 21일 가동됐던 예산결산위원회 계수조정소위원회가 본격적인 논의를 해보지도 못하고 중단된 상태이다. 알다시피 예산안 심사는 해당 상임위와 예결특위, 예결위 계수조정소위원회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법에 명시되어 있는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은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인 12월 2일까지이다. 지난 3년 동안 한 번도 예산안 처리의 법정시한을 지킨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헌정 사상 최초의 준예산 편성사태 직전까지 갔던 18대 국회는 결국 마지막 예산안 심사까지도 법정시한을 지키기가 힘들 것으로 보인다. 법정시한을 지키느냐 못 지키느냐라는 형식적 문제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다. 예산안 처리가 법정절차를 지키지 못하고 파행적으로 처리된다면, 예산안에 대한 철저한 심사는 기대조차 할 수 없고 결국 막판에 시간에 쫓겨 졸속처리할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에 이를 우려하는 것이다. 예산안 심사는 국민들이 납부한 세금이 국가살림에 어떻게 쓰이게 되는지를 심사하는 것으로, 국민의 뜻을 대변하는 국회가 해야 할 가장 핵심적인 역할 중 하나이다. 예산안을 꼼꼼히 따져보지 않고 부실하게 날림 심사를 하는 것은 나라 살림을 적극적으로 거덜내는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오늘날 국가예산은 민생경제 및 서민생활 안정, 서민복지, 일자리 창출 등 서민·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사업 예산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따라서 예산안의 심사는 지원이 필요한 분야에는 이에 상응하는 적절한 예산이 편성·집행될 수 있도록 하고, 과대 계상되거나 당장에 불필요한 분야는 예산을 줄이거나 없애는 조정을 통하여 한정된 예산으로 최대한의 서민복지가 실현되도록 하는 첫 단추이자 마지막 수단인 것이다. 이처럼 중요한 예산안 처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거나 날림처리하는 것은 국민생활안정과 서민복지실현을 직접 방해하는 무책임의 극치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우리나라 경제사정 역시 어렵고 내년에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국가경제발전을 위한 정책의 집행과 국가성장동력 산업에 대한 적시적 지원을 위해서라도 예산안의 안정적 처리가 매우 중요하다. 이처럼 중요한 예산안을 법에 따라 처리하지 못하고 파행적으로 처리한다면 이미 만연해 있는 국회무용론에 더욱 힘이 실릴 것이다. 이토 히로부미를 쏜 열사의 심정으로 최루탄을 던질 것이 아니라 예산안 처리에 자신들의 열정과 몸을 던져야 할 것이다. 자신의 지역구 예산 챙기기에만 급급하고 예산안 처리를 정치적 이해득실로만 여기는 국회에 예산안의 심의 권한을 주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법학자인 필자로서도 솔직히 이해가 가질 않는다. 권한 행사의 능력이 없으면 차라리 권한 행사를 포기하는 것이 나을 듯싶다. 차제에 헌법을 개정하여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된 예산안 처리기관을 창설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권력분립 원칙과 국회의 역할을 연구하는 공법학자인 필자 스스로도 이 주장이 얼마나 과격한 것인지 잘 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까지 할 정도로 국회는 예산안 처리에 대해서는 너무나 무기력하고 파렴치한 모습들을 보여 왔다. 필자의 이러한 우려가 기우가 될 수 있도록 이번만큼이라도 여야가 뜻을 모아 예산안을 법정시한 내에 꼼꼼히 심사·처리해 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 [FTA비준 이후] 예결위 사흘째 개점휴업…빗장 건 민주당 ‘속앓이’

    [FTA비준 이후] 예결위 사흘째 개점휴업…빗장 건 민주당 ‘속앓이’

    새해 예산안을 심사해야 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24일로 사흘째 개점휴업했다. 여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표결 처리 강행에 반발한 야당이 국회 일정을 전면 중단했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법정 기한인 다음 달 2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새달 총선 예비등록 등 ‘겹겹’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예결위 계수조정소위원회를 열어 예산안을 심사하려 했지만 민주당 등 야당은 예산심사 거부 방침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한나라당 소속 정갑윤 예결위원장이 오전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를 찾아가 예결위원들의 예산심사 참여를 요청하려 했지만 김 원내대표는 끝내 만나주지 않았다. 예결위 한나라당 간사인 장윤석 의원은 “오늘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강기정 의원과 통화했는데 안타깝게도 당의 입장이 ‘국회 의사 일정 전면 거부’인 까닭에 예결위에 참석할 수 없다고 했다.”면서 “민주당이 조속히 참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이처럼 등을 돌리고는 있으나 속을 끓이기는 마찬가지다. 마냥 예산안 심사를 거부하고만 있을 형편이 아니다. 다음 달 13일부터 내년 총선에 출마할 국회의원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는 데다 17일엔 민주당을 포함한 야권의 통합전당대회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예비 후보자들은 본격적으로 지역을 누비고 다니는데 예결위 소속 현역 의원들은 예산안이 처리될 때까지는 국회에 매달려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야당 소속 예결위원들도 내심 예산안의 조기 처리를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산안 심사를 통합전대 이후로 미룰 경우 연내 처리조차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정부뿐 아니라 민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까지 곤경에 빠지게 된다. ●자칫하면 野단체장도 곤경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강기정 의원은 예산안 심사가 늦어지는 데 대해 “법정 시한을 지키는 것보다 여야 합의 처리가 중요하다. (한나라당은) 법정 기일을 지키자는 말만 할 게 아니라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려는 노력부터 하라.”고 강조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한·미FTA 與 강행처리…무한경쟁 시작

    한·미FTA 與 강행처리…무한경쟁 시작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협정 체결 4년 4개월, 재협상 이후 정부의 비준안 제출 5개월여 만인 2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한·미 FTA는 이명박 대통령의 14개 부수법안 공포와 시행령 정비, 한·미 양국 정부의 비준안 교환 등의 절차를 거쳐 이르면 새해 1월 1일부로 정식 발효된다. 국회는 박희태 국회의장의 전격적인 소집 요구에 따라 이날 오후 본회의를 소집,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의 반발 속에 재적의원 295명 중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미래희망연대, 창조한국당 소속 의원 등 170명이 표결에 참여한 가운데 찬성 151, 반대 7, 기권 12로 FTA 비준안을 가결 처리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오후 2시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정책 의원총회를 가진 뒤 곧바로 본회의에 참석, 비준안에 대한 표결 처리를 강행했다. 허를 찔린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당 의원들이 뒤늦게 본회의장으로 몰려들어 거세게 반발했지만 여야 간 몸싸움은 벌어지지 않았다. 다만 민노당 김선동 의원이 본회의장 내 의원 발언대에서 의장석을 향해 최루탄을 터뜨리면서 본회의장이 한때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이 터진 것은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표결은 한나라당이 요구한 표결 방식 투표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됐다. 앞서 박 의장은 직권상정을 위한 심사기일을 이날 오후 4시로 지정한 뒤 사회권을 정의화 국회부의장에게 넘겼고, 정 부의장은 질서유지권과 경호권이 발동된 상황에서 비준안을 직권상정했다. 정 부의장은 야당 의원들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의결정족수를 넘기자 곧바로 본회의를 열어 비준안을 표결에 부쳤다. 한나라당은 전날 지도부 회의를 거쳐 ‘22일 표결처리’ 방침을 확정한 뒤 이날 오전 한나라당 황우여,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 간의 최종 협상이 결렬되자 전격적으로 비준안 처리에 나섰다. 정국은 급랭했다. 당장 민주당은 향후 국회 의사일정을 전면 거부하는 한편 비준안 처리 무효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헌법재판소에 비준안 효력 정지를 위한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여야가 법정기한(12월 2일) 내 처리하기로 한 새해 예산안 심사도 파행이 불가피해 보인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 5당 대표들은 23일 오전 국회에서 회담을 갖고 대여(對與) 투쟁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당 의원들은 국민을 무시한 ‘날치기’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명박 정권이 또다시 쿠데타를 일으켰다. 한·미 FTA 통과는 무효”라면서 “우리는 이 시각부터 한나라당에 의해 일방 강행처리된 FTA 무효를 선언하고, 무효투쟁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반면 최금락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은 비준안이 통과된 직후 브리핑을 통해 “그동안 어려운 과정을 거쳤지만 오늘 한·미 FTA가 비준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 그동안 한·미 FTA에 대해 절대적 지지를 보내준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또한 오랫동안 비준을 위해 애써온 의원들에게 고마움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은 23일 오전 8시 청와대에서 한·미 FTA 비준 후 후속 보완대책 논의를 위한 긴급 장관회의를 주재한다. 한·미 FTA 발효 이후 피해가 예상되는 농어민과 중소 상공인들에 대한 보호대책 등 국내 보완 대책이 집중 논의될 예정이다. 전광삼·이현정·이재연기자 hisam@seoul.co.kr
  • 국내 산업계 전반 구조조정 한파

    내년 세계경제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금융기업을 중심으로 유럽과 미국을 휩쓸고 있는 감원 한파가 우리나라에도 상륙했다. 구조조정은 정보기술(IT), 건설, 항공업체 등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등 삼성그룹 4개 금융 계열사는 1000명에 대해 희망퇴직을 진행 중이거나 이달 안에 실시한다고 22일 밝혔다. 회사별로 ▲삼성생명 600명 ▲삼성화재 150명 ▲삼성카드 150명 ▲삼성증권 100명 정도가 희망퇴직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1만 6831여명인 금융 계열사 정규직 가운데 5.9%에 해당하는 큰 규모다. 삼성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력이 떨어지는 금융 계열사의 경우 덩치를 줄여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에도 이건희 그룹 회장의 젊은 인재론을 앞세워 희망퇴직을 단행한 바 있다. 삼성그룹의 구조조정은 내년에 닥칠 경기한파에 대한 선제적 대응의 성격이 강하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도 임원들에게 “유럽 재정위기가 국내 실물경제에 주는 충격이 내년부터 본격화할 것”이라며 선제적인 기업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금융 계열사의 움직임은 최근 수년간 구조조정이 없었던 다른 금융기업들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대증권, LIG손해보험, 교보생명 등은 최근 4년간 희망퇴직이 없었고, 현대화재는 외환위기 이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여기에 경기둔화로 IT, 건설, 항공업체도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5년 만에 희망퇴직제를 시행해 지난 13일 100여명에 대한 퇴직을 결정했다. 부동산시장 불황으로 중견 건설사의 상황도 심각하다. 최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임광토건을 비롯해 벽산건설, 삼부토건, 한일건설, 성원건설 등이 올해 희망퇴직을 실시했거나 계획 중이다. IT 업계 역시 세계 경기 둔화로 TV 수요가 크게 줄면서 공급 과잉을 겪고 있는 디스플레이 분야를 중심으로 구조조정 논의가 나오고 있다. 경쟁업체인 타이완 업체들은 이미 대규모 감원 계획을 밝힌 것으로 알려진 만큼 국내 업체들도 조만간 인적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미국의 경우 기업 해고 인원은 지난해 1~10월 44만 9528명에서 올해 같은 기간 52만 1823명으로 16.2% 늘어났다. 특히 금융업종 해고는 2만 886명에서 5만 4510명으로 161% 늘었고, 항공산업(105.5%), 에너지 산업(166.9%)도 2배 많아졌다. 서유럽 은행들의 감원 규모도 8만 6273명에 달했다. 우리 기업들도 하나둘 비상경영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경기에 민감한 금융, 건설, 물류, 유통업계 등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고 표현한다. 기업 관계자는 “대기업도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중소기업 상생발전에 걸려 기획을 백지화하는 상황”이라면서 “우선 임금을 줄이는 것으로 대응하겠지만 결국 구조조정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류지영·이경주·오달란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설] 예산안 법정기한 처리 다짐 지켜보겠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어제 계수조정소위원회를 열고 각 상임위원회에서 넘어온 새해 예산안에 대한 심사에 착수했다. 한나라당 소속 정갑윤 예결위원장은 어제 기자회견을 갖고 “법정기한 내 여야 합의로 내년 예산을 처리하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이에 대한 예결위원들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고 여건도 성숙돼 있다.”고 강조했다. 예결위원장이 법정기한 내 처리를 강조한 것은 그동안 법정기한 내 처리가 거의 없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헌법 54조 2항은 ‘정부는 회계연도마다 예산안을 편성하여 회계연도 개시 90일 전까지 국회에 제출하고, 국회는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까지 이를 의결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 정부는 이러한 헌법 조항을 지키지만 국회에 가면 지켜지지 않는 게 다반사였다. 김대중 정부가 출범한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13년간 헌법에 정해진 기한(12월 2일)에 새해 예산안이 처리된 것은 대통령선거가 있었던 2002년이 유일하다. 누구보다도 법을 잘 지켜야 할 입법부(立法府)인 국회가 헌법 조항을 사문화(死文化)하고 있으니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한나라당 황우여,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가 지난달 법정기한 내 처리에 합의한 것도 물론 바람직하지만 문제는 실제로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느냐다. 여야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놓고 첨예하게 맞서는 상황이어서 여야 지도부의 다짐과는 달리 새해 예산안도 법정기한 내 합의 처리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민주당은 ‘선(先) 예산안, 후(後) FTA 처리’를 주장하지만 한나라당은 ‘FTA·예산안 동시 처리’를 주장해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새해 예산안을 법정기한 내 처리하겠다는 다짐이 구두선(口頭禪)이 되지 않는지 지켜보겠다. 예산안을 법정기한 내에 처리하는 ‘형식’도 중요하지만, 사실 예산안의 ‘내용’도 중요하다.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정부의 예산안(326조 1000억원)보다 8조 6000억원이나 부풀려 예결위로 넘긴 것은 내년 총선을 앞둔 국회의원들의 노골적인 지역구 챙기기와 여야의 나눠먹기식 구태 탓이다. 국회의원들은 국민들의 세금이 아까운 줄 알고, 불요불급한 곳에 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국회의원들이 ‘양심’을 찾기를 바란다.
  • PF에 발목… ‘건설면허 1호’ 임광토건 법정관리

    시공능력평가 40위인 임광토건이 17일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건설면허 1호’ 기업마저 법정관리 수순을 밟게 되자 유동성 위기를 겪는 중견 건설사들은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서울중앙지법 파산3부는 이날 회생절차개시 신청서가 접수됨에 따라 임광토건이 법원 허가 없이 재산처분 또는 채무변제를 할 수 없도록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임광토건에 대한 채권자들의 가압류, 가처분, 강제집행도 금지된다. 법원 관계자는 “대표자심문, 현장검증 등을 거쳐 회생절차 개시요건이 인정되면 채권조사, 기업가치 평가 등 후속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건설업체 도급순위 40위인 임광토건은 주택경기 침체로 인한 매출채권 회수지연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과 관련한 보증채무 현실화로 인한 유동성 위기를 이유로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기준 임광토건의 금융권 채무액은 9220억원으로 주채무가 1780억원, 보증채무가 7430억원을 기록했다. 임광토건은 1927년 5월 창업주 임헌록씨가 일제 치하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건설업 면허를 취득해 설립한 임공무소를 모태로 한 유서 깊은 회사다. 임씨의 아들 임광수 명예회장이 물려받아 1956년 임광토건으로 사명을 바꾸고 도로, 항만, 지하철 등의 공공 토목공사 위주로 견실하게 사업을 해왔다. 임광토건이 최근 위기에 처한 것은 건설경기 침체 등으로 공공 토목공사 수주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부터다. 주력 사업인 공공 토목사업 발주가 줄고 최저가낙찰제의 시행으로 사업성마저 떨어지자 2000년대 중반 이후 공동주택 사업으로 확장했다. 하지만 ‘그대家’라는 아파트 브랜드로 아파트 사업을 하던 임광토건은 수도권 주택시장 침체로 대거 미분양이 발생하는 바람에 자금난에 봉착했고, 최근 만기가 된 PF 대출 지급보증 기한을 연장하는 데 실패해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올해 상반기 중견 건설사들의 연쇄 법정관리행으로 홍역을 치렀던 건설업계로서는 지난달 범양건영에 이어 이날 임광토건까지 2개사가 잇따라 법정관리를 신청하자 걱정이 커지고 있다. 당분간 주택경기 침체가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내년부터 최저가낙찰제가 300억원 미만 100억원 이상 공사로 확대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이날 현재 100대 건설사 중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을 신청한 회사는 모두 24개사에 이른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데스크 시각] 그래도 경제다/김태균 온라인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그래도 경제다/김태균 온라인뉴스부장

    정치판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난리가 났다. 대통령 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왔으니 그럴 때가 되기는 했지만, 이건 완전히 과열이다. 무상급식 주민투표, 서울시장 보궐선거로 일찌감치 촉발된 대형 정치 이벤트들이 내년 4월 총선으로 직행하며 12월 대선까지 내달릴 판이다. 범여(汎與)와 범야(汎野)가 어지럽게 등장하는 이합집산의 시나리오가 난무한다. 안철수에서 강호동에 이르기까지 자천타천 등장인물의 면모는 현란함의 극을 달린다. 정치인의 입에서 나오는 단어들은 강력하다 못해 너절할 지경이다. 호사가들이야 신문이나 TV뉴스 보는 재미가 지금보다 더 좋을 수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앞으로 또 1년 이상을 무거운 피로감 속에 살아가게 됐다. 그 사이 국민들은 선거로 해석되고 정략으로 발현되는 상황을 숱하게 경험하게 될 것이다. 지금 유럽은 경제 때문에 난리다. 그리스의 재정이 결딴났고, 세계 8위 경제국가 이탈리아가 국가부도까지 거론되는 굴욕을 겪고 있다. 이탈리아가 잘못되면 최대 채권국인 프랑스 등 유럽 전체로 위기가 전이된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를 초월하는 세계경제의 위기가 올 수도 있다. 유럽의 경제문제는 잘못된 정치의 영향이 컸다. 남유럽 대부분의 국가들이 경제효과를 따지기 전에 정치적인 입장과 해석을 앞세웠다. 그 결과, 포퓰리즘이 판을 치면서 국고는 뻔한데 세금은 덜 걷고 곳곳에 흥청망청 재정을 퍼붓는 ‘바보들의 샤워’가 구사됐다. 미국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지난 8월 전 세계 금융시장을 패닉으로 몰고갔던 사상 초유의 신용등급 하락도 의회와 행정부가 증세 등 필요한 과정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탓이 컸다. 미국경제의 펀더멘털 자체보다는 재정위기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정치권에 대한 신용평가사의 경고적 성격이 강했던 것이다. 다행히 현재 우리 경제는 유럽이나 미국보다 사정이 낫다. 상대적으로 탄탄한 재정을 바탕으로 자동차, 전자 등 주력상품의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선방을 해왔다. 하지만 앞으로 놓인 도전과제는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것이 없다. 무엇보다도 우리 능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대외 변수가 문제다. 남유럽 위기의 여파는 이미 우리 실물경제에 충격을 주기 시작했다. 지난 9월 서비스업 생산이 5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내수 부문이 글로벌 경기 하강의 영향을 받고 있다. 부채는 갈수록 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평균 자산은 지난해에 비해 7.5%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부채 총액은 12.7%가 늘었다. 불안한 물가, 장기화되고 있는 부동산경기 침체 등도 걱정이다. 대권을 향한 정치권의 여정에도 불구하고 경제를 살려야 하는 선량(選良)의 정도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이유다. 정치논리만 앞세울 게 아니라 경제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당장 중요한 것이 내년 예산 심사다. 예산의 최대 포커스는 무엇보다도 재정 건전성에 맞춰야 한다. 총선과 대선만을 생각해 복지예산을 무턱대고 늘린다거나 지역이기주의에 매몰돼서는 안 된다고 스스로를 채찍질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돌아가는 상황은 이런 기대를 무색게 하고 있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가 이미 내년 정부 예산안에 비해 4조원 가까이 소관 예산을 증액시킨 것으로 서울신문 취재 결과 드러났다. 건설예산 사업 293개 중 6000억여원에 해당하는 87개를 새롭게 끼워 넣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원만한 타결도 중요하다. 국회에서 ‘날치기 통과’와 같은 사태가 벌어진다면 예산안의 법정기한(12월 2일) 내 처리는 물 건너 갈 수밖에 없다. 얼마 전에는 경제정책의 사령탑인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평소 그답지 않게 ‘고용 대박’이라는 말실수를 해서 비난을 받았다. 김대기 청와대 경제수석도 기자간담회에서 요트가 많이 팔려 경기가 좋다는 말을 했다가 구설수에 올랐다. 정치권과 정책당국의 진지하고 믿음직한 모습이 아쉽고도 절실하다. windsea@seoul.co.kr
  • ‘향판 비리’ 항소심 서울서…사법부의 굴욕

    ‘향판 비리’ 항소심 서울서…사법부의 굴욕

    기업 법정관리 과정에서 부적절한 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된 선재성(49·사법연수원 16기) 부장판사의 항소심 재판지가 광주고등법원이 아닌 서울고등법원으로 옮겨졌다. 대법원 1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14일 “선 판사와 강모 변호사, 피고인 최모씨 등에 대한 항소심 재판지를 광주고법에서 서울고법으로 옮겨 달라.”는 검찰의 관할이전 신청을 받아들였다. 검찰이 직접 재판관할 이전을 신청, 인용되기는 사법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에 따라 광주고법 형사1부에 배당된 사건은 서울고법 재판부로 넘겨지게 됐다. 이른바 ‘향판’(鄕判)으로 불리는 지역법관인 선 부장판사는 차관급인 고법 부장판사로 기소되고,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불명예에 이어 또다시 새로운 기록을 남긴 셈이다. ●첫 사례 ‘불명예’… 면죄부 수순 시각도 대법원의 결정은 선 부장판사의 1심 무죄 판단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것이 아니라 검찰이나 국민이 오해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로 해석된다. 국민의 법감정을 고려, 재판 절차의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다. 선 부장판사가 몸 담았던 광주고법의 판사들에 의한 재판이 아니라 비교적 중립적인 곳에서 객관적으로 선 부장판사의 혐의에 대한 판결을 주문한 것이다. ●뇌물수수 등 각종 비리 혐의 앞서 광주지검은 고교 동창인 강 변호사를 법정관리 사건 대리인으로 선임하도록 하고 변호사로부터 얻은 정보를 이용해 투자 수익을 남긴 혐의(뇌물수수) 등으로 선 부장판사를 불구속 기소했다. 지난 9월 1심에서 선 부장판사가 무죄를 선고받자 검찰은 항소, 재판을 서울고법에서 진행해 달라며 관할 이전 신청을 냈다. 검찰은 이에 대해 “광주지법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1심에서는 관할 이전을 신청하지 않았지만 결과를 보니 신청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됐다.”면서 “서울고법은 공정성을 더 갖출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재판의 공정성에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형사소송법은 검사가 범죄의 성질과 지방의 민심, 소송 상황 등의 사정으로 공평성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경우 관할 이전을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선 부장판사에 대한 무죄 판결이 법원의 ‘제 식구 봐주기’가 아니냐는 비판이 일며 광주고법에 항소심 재판을 맡기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여론이 일었다. ●대법, 지난달 정직 5개월 징계 처분 한편 지난달 19일 정직 5개월의 징계 처분을 받은 선 부장판사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음에 따라 중징계가 최종 확정됐다. 대법원 법관징계위원회는 “선 판사가 공정성과 청렴성을 의심받을 행동으로 법관의 품위를 손상시키고 법원의 위신을 떨어뜨렸다.”고 이유를 댔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훈민정음 해례본 은닉 배모씨 재판서 침묵… 행방은?

    훈민정음 해례본 은닉 배모씨 재판서 침묵… 행방은?

    10일 오전 11시 35분 대구지법 상주지원 1호 법정. 국보급인 훈민정음 해례본을 절취하고 은닉, 훼손한 혐의로 구속 기소(문화재보호법 위반)된 배모(48)씨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다. 이날 재판은 3년 전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가 곧바로 사라진 또 하나의 훈민정음 해례본 행방이 밝혀질까 하는 기대에서 주목됐다. 하지만 1시간가량 진행된 재판에서 배씨는 끝내 이 책의 행방에 대해 입을 열지 않았다. 방청석에선 실망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국보 70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간송미술관 소장본(이하 간송본)이 3년 전까지 유일무이했다. 그러다 2008년 상주본이 발견되면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상주본이 간송본과 동일 판본인데도 더 가치 있다고 평가되는 이유는 간송본에 견줘 보존 상태가 좋은 데다 표제와 주석 모두 16세기에 새롭게 더해져 학술적 가치가 비상하기 때문이다. 고서적 감정의 권위자인 남권희 경북대 교수는 “한장 한장 찍은 영상물을 본 결과 붓으로 발음에 관해 글씨를 써놓는 등 공부한 흔적까지 있으며 표지를 ‘오성제자고’라고 바꾸는 등 훈민정음 반포 이후 정착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문화재”라고 평가했다. 상주본의 행방이 묘연해진 것은 소유권 다툼 탓이다. 2008년 7월 27일 골동품 수집을 하던 배씨가 문화재청 홈페이지에 자신이 소유한 고서적을 국보로 지정받고 싶다는 글을 올렸고 한국국학진흥원과 남 교수는 “틀림없는 훈민정음 해례본”이라고 감정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상주의 골동품상 조모(66)씨가 자신의 골동품 가게에 처박아 둔 고서적 두 상자를 배씨가 30만원에 사가면서 훈민정음 해례본을 훔쳤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검찰이 조씨의 형사 고소를 기각하는 등 우여곡절을 거쳐 지난해 2월 조씨가 제기한 소유권 이전 민사소송을 담당한 대법원은 지난 6월 “배씨는 해례본을 조씨에게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배씨가 불응해 해례본을 회수하려는 강제 집행은 실패로 돌아갔으며 검찰의 압수수색에서도 꽁꽁 숨겨진 상주본은 나오지 않았다. 문화재청은 배씨가 낱장으로 분리한 상주본을 비닐봉투에 싸서 모처에 은닉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간행된 지 565년 된 책이라 습기와 빛에 극도로 민감할 수밖에 없어 전문적인 보존 작업을 거치지 않으면 훼손될 우려가 크다. 또한 상주본의 해외 유출을 저지한 바 있는 문화재청은 배씨의 입만 쳐다보고 있다. 문화재청 사범단속계 강신태 반장은 “배씨든 조씨든 후손에 물려줘야 할 국가적 보물을 하루빨리 세상에 내놓고 보존에 필요한 절차를 밟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상주 글 황성기 기자 marry04@seoul.co.kr [용어 클릭] ●훈민정음 해례본 세종 28년(1446년) 훈민정음 반포와 동시에 출간된 한문 해설서. 세종의 명을 받아 창제 동기, 의미, 사용법을 정인지 등 집현전 학사들이 엮었다. 33장 1책의 목판본인 해례본은 문화재 전문가들 사이에서 값을 따질 수 없는 ‘무가지보’(無價之寶)로 평가되며,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인 ‘백운화상초록불조 직지심체요절’이 1조원 이상으로 평가된 전례에 비쳐 그 이상으로 매겨지기도 한다. 실제로 사라지기 전 상주본을 58억원에 사겠다는 골동품상이 있었다. ■11일 오후 7시 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 ‘TV 쏙 서울신문’ 방영
  • 삼성·애플 특허전쟁 3라운드?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전쟁에서 유럽연합(EU)의 반독점 조사가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EU가 애플을 상대로 한 삼성전자의 특허 소송이 이동통신 특허권을 남용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전자가 제기한 애플 제품의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 결과를 예측할 수 없게 됐다. 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삼성이 애플에 대해 특허권을 남용해 반독점 규정을 위반했는지를 가리기 위해 “삼성과 애플 양측에 이동통신 부문 필수 특허 강요와 관련한 정보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은 하루 전날인 3일 특허 전문 블로거인 플로리언 뮬러가 자신의 블로그인 ‘포스 페이턴트’에 밝힌 내용과 일치한다. 애플은 지난달 28일 미 캘리포니아 법원에 제출한 문건에서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벌이는 기술은 ‘프랜드’(FRAND) 기술로, 유럽위원회가 이에 대해 삼성전자를 조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U 집행위가 이번 사건에 대해 조사 하게 된 경위를 밝히고 있지 않지만 애플이 미 법원에 이 사실을 증거로 제출한 정황으로 볼 때 애플의 제소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특허 침해 소송에 맞서 자사의 3세대(3G) 이동통신 특허를 침해당했다고 맞제소해 왔다. 이에 대해 애플은 우리나라 법정을 포함해 “(애플의 삼성 특허 사용은) 프랜드 조건을 근거로 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만일 EU 집행위에서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벌인 기술이 프랜드에 해당된다고 판단하면 9개국 이상에서 애플을 상대로 진행 중인 삼성전자의 제소는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당장 프랑스와 이탈리아 법원이 EU 조사결과 이후로 삼성의 가처분 신청 판결을 연기할 수 있다. 가처분 결정이 늦어지면 애플은 연말 성수기에 제한 없이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팔 수 있어 삼성전자가 노렸던 소기의 목적을 얻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 조사가 유럽에 한해 이뤄지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일본과 호주에 신청한 판매금지 가처분에는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 특히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본안소송에서는 오히려 삼성전자에 유리하게 흘러갈 수 있다. 애플이 EU의 반독점 조사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특허를 사용했다.”고 밝힐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 자연스레 특허 침해를 인정하게 되기 때문이다. 최근 독일 법원이 모토로라가 삼성과 마찬가지로 통신 표준특허를 근거로 애플에 제기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만큼 삼성 또한 해볼 만하다는 판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우리는 이동통신 표준 및 필수 특허 관련된 프랜드 조건을 항상 준수해왔다.”면서 “EU의 정보 요구를 받았고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용어 클릭] ●프랜드(FRAND) 유럽통신표준연구소(ETSI)가 제정한 특허기술 사용에 관한 조건으로 특허권자라 하더라도 자신의 특허를 특정 경쟁업체가 사용하지 못하게 강제할 수 없고, 공정 경쟁과 시장 발전을 위해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차별 없이’(Fair, Reasonable And Non-Discriminatory) 적정 비용을 받고 사용을 허용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특허권자가 무리한 요구로 경쟁사의 제품 생산을 방해해 산업 기술 발전을 가로막는 일을 막기 위한 취지에서다.
  • “우리 어젠다인데” 민주당도 예산심의 ‘복지 총력’

    ‘보편적 복지’를 당론으로 잡은 민주당은 내년도 예산 심의와 관련, 일자리·복지 예산을 양대 축으로 삼기로 했다. 정부가 요구한 특수활동비 수천억원을 과감히 삭감하는 한편 무상급식 국고 지원액을 1조원 이상 확대하는 등 보편적 복지 예산을 정부안 대비 50%가량 증액시킬 방침이다. 민주당은 예산 편성에서 ▲일자리·민생 우선 ▲보편적 복지 ▲재정건전성 회복 ▲지방재정과 지역균형발전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 등 다섯 가지 원칙을 세웠다. 일자리 예산은 올해보다 2조원(총 4.5조원) 늘려 20만개 이상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내년도 직접 재정 지원 일자리 증액 예산은 1375억원으로 불과 2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그친다는 것이다.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촉발된 서울시장 선거의 야권 승리에 힘입어 복지 예산에 대해서도 정부·여당과 대립각을 세울 예정이다. 무상급식에 대한 국고 지원을 최소한 1조원 이상 확대하고, 기초노령연금을 현행 5%에서 10%까지 인상해 최소 6400억원(국비+지방비), 최대 1조원가량을 반영하게 할 계획이다. 또 대학생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해 고등교육재정교부금을 신설하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지원 예산도 확보하기로 했다. 2009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해 온 중소기업 지원 예산은 신용보증기금 등의 여유 재산 5000억원을 유지할 예정이다. 민간인 사찰 논란을 빚으며 ‘묻지 마 쌈짓돈’ 논란을 일으킨 특수활동비는 대폭 삭감하고, 소득세·법인세 등 부자 감세는 완전 철회하는 데 당력을 모으기로 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강기정 의원은 6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보편적 복지 예산은 5000억~6000억원 정도 늘릴 것이며, 정부가 대학의 자구 노력을 감안한 등록금 인하로는 부족하다고 보기에 고지서상 등록금이 절반으로 내려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야권 통합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논란 속에 민주당은 가급적 다음 달 2일로 예정된 예산 심의 법정 기한을 지키겠다는 방침이다. 강 의원은 “여러 변수가 있겠지만 12월 말 전당대회도 있는 만큼 기한 내에 끝내자고 민주당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예산은 여야 모두 복지 증액에 관심이 있는 만큼 여야보다 정부와 국회가 부딪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이용섭 대변인은 “한나라당의 자세가 중요하다. 최대한 협조하겠지만 여당도 합리적인 야당안은 받아들여야지 자기들 생각대로만 밀어붙인다면 국회는 파행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부유층에 세금을 더 걷는 한나라당 내부의 ‘버핏세’ 도입 주장에 대해 이 대변인은 “말이 안 된다. 세목을 늘릴 생각 말고 기존 부자 감세 철회나 제대로 하라.”며 조세 정책의 일관성 부재를 꼬집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애플, 스페인서 디자인 특허訴 패소

    애플이 스페인의 태블릿 제조업체와의 디자인 특허 소송에서 패소했다. 같은 사안으로 법정 공방을 펼치고 있는 삼성전자와의 향후 소송전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독일의 특허전문 블로그인 ‘포스 페이턴츠’는 애플이 지난해 11월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을 만드는 스페인 중소업체 ‘NT-K’를 상대로 스페인 법원에 제기한 아이패드 디자인 침해 소송에서 패소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NT-K의 제품은 법원의 수입금지 명령으로 스페인 내 반입이 막혀 세관에 보관돼 있었다. NT-K는 지난 8월 애플을 반독점 위반 혐의로 제소했으며, 이번 소송 결과에 따라 수입금지 명령에 따른 손해 배상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번 소송이 주목되는 것은 애플이 유럽공동체 디자인 관련 권리를 주장했음에도 유럽 내 법원에서 패소했다는 점 때문이다. 애플은 삼성전자의 갤럭시탭 시리즈에 대해 같은 권리를 내세워 소송을 제기했으며, 독일에서는 이 점이 인정된 바 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서울시장 보선 D-8] “朴, 의혹 해소 않고 검증 회피” “羅, 시민 희망 뺏으려 한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범야권 박원순 후보를 둘러싼 양측의 검증 공방이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법정 다툼에 이어 여야 지도부까지 검증 공방에 가세하면서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식 난타전이 이어지고 있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1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후보를 겨냥해 “호적 쪼개기를 통한 병역특혜, 작은할아버지의 강제 징용, 부인 회사의 무허가 건설, 서울대 법대 허위 학력 등 의혹투성이”라며 “구체적, 객관적 사실로 의혹을 해소하려 하지 않고 추상적, 감성적으로 피해 가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정권 사무총장도 “박 후보가 최근 안철수 교수의 협찬을 받으려고 하는 것 같은데 모든 것을 협찬으로 처리하려 한다면 서민은 무슨 생각을 하겠느냐.”면서 후보 간 추가 TV토론을 촉구했다. ‘박원순 저격수’를 자처한 신지호 의원은 이날 박 후보의 제적등본 사본을 공개한 뒤 “(제적등본을 보면) 박 후보의 작은할아버지는 사할린으로 강제 징용을 간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또 “박 후보의 양손 입양은 불법이고, 이로 인한 ‘6개월 방위’ 병역혜택도 무효”라며 병역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그는 “제적등본에는 1969년 입양 승낙자인 친부모와 양친인 작은할아버지가 입양 승낙을 한 것으로 돼 있다.”며 “양친인 작은할아버지는 1936년부터 실종상태였는데 존재하지도 않았던 작은할아버지가 친부모와 함께 입양신고를 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한나라당은 기본적으로 청문회에 나오면 병역 비리 본당이고 투기, 위장 전입에 탈세, 부패로 얼룩져 있는 정당”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한 뒤 “한나라당이 모든 면에서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느냐.”며 날선 역공을 폈다. 그는 전날 MBC 방송연설에서도 “한나라당이 온갖 구정물을 끼얹고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대한민국을 망치고 있다.”며 “한나라당은 오만하기 이를 데 없다. 나경원 후보는 시민에게 희망을 빼앗으려 하고 한나라당은 시민 절망의 시대를 연장하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후보 진영의 우상호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한나라당이 제기한 박 후보의 ‘학력 부풀리기’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한 뒤 “대표적인 시민운동가를 학력 위조범으로 몰아서 얻을 이득이 무엇이냐.”고 되물었다. 그는 박 후보와 함께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연수했던 이석태 변호사로부터 받은 ‘하버드대 로스쿨 비지팅 스칼라(객원연구원) 휴먼 라이츠 프로그램’ 참여인사 명단과 런던정경대학(LSE)으로부터 최근 발급받은 199 2년 12월 1일자 국제법 디플로마 취득증명서를 공개했다. 박 후보를 지원하고 있는 민주당은 ‘이명박 정권 및 한나라당 서울시정 10년 심판론’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 정권은 민생은 뒷전이고 퇴임 후 사저 준비에 나서고 있다.”며 “그것도 국고를 축내면서 온갖 의혹에 휩싸인 채 이런 일이나 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전광삼·황비웅기자 hisam@seoul.co.kr
  • 삼성, 추모는 추모…소송은 소송 되레 애플 강점 찔러

    삼성, 추모는 추모…소송은 소송 되레 애플 강점 찔러

    17일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일본에서 제기한 특허 침해 관련 제품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에는 그동안 삼성전자의 ‘무기’였던 이동통신 표준에 관한 특허 이외에 사용자인터페이스(UI)와 관련한 특허가 포함됐다. 네덜란드 법원에서 “삼성의 이동통신 표준특허는 ‘프랜드’ 방식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온 데 대한 일종의 ‘플랜B’(대안)인 셈이다. 특히 이번 소송은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애플의 창업주인 스티브 잡스의 추도식 일정을 소화하는 도중 발표됐다. ‘조문은 조문, 전쟁은 전쟁’이라는 삼성의 강온 양면 전략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분석된다. ●네덜란드 법정 지적한 ‘프랜드’ 피하려 UI란 사용자가 더 쉽고 편리하게 제품을 쓸 수 있게 설계하는 제품의 시스템 구조를 말한다. 예를 들어 손가락으로 화면을 좌우로 쓸어 사진을 넘기다가 마지막 사진에서는 화면을 쓸어도 사진이 용수철처럼 튕겨 제자리로 돌아오는 ‘포토 플리킹’이 대표적이다. 지금까지 양측 간 특허전쟁은 애플이 “삼성이 자사의 UI와 디자인 등을 모방했다.”고 공격하면 삼성은 “애플이 우리의 이동통신 표준 특허를 침해했다.”며 맞대응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 자신들에게 강점이 있다고 판단한 특허 분야를 집중적으로 공략해 상대방의 약점을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만 놓고 보면 애플의 의도대로 소송전이 흘러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애플은 네덜란드 등에서 삼성의 UI 침해를 인정받아 ‘갤럭시’ 시리즈의 판매 금지를 이끌어 냈지만, 삼성의 경우 네덜란드에서 제기한 소송에서 되레 ‘프랜드’ 조항에 발목이 잡혀 애플이 적절한 비용만 내면 삼성의 특허를 합법적으로 쓸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도 애플과 마찬가지로 UI 특허로 애플과의 소송에 나서겠다는 판단을 굳힌 듯하다. 일본에서 UI 특허를 제기한 것도 애플로부터 UI 특허를 침해당했다는 사실을 가장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국가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게 삼성의 설명이다. 특허업계 관계자는 “정보기술(IT) 분야의 문외한인 판사들의 입장에서 볼 때 지극히 복잡하고 이론적인 삼성의 통신 특허보다는 직관적이고 쉽게 이해되는 애플의 UI 특허 관련 주장들에 좀 더 공감할 수밖에 없다.”면서 “애플 또한 판사들의 이런 성향까지 감안해 오랜 기간에 걸쳐 치밀하게 소송을 준비해 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은 미국 스탠퍼드대 교회에서 이재용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스티브 잡스의 추도식이 끝난 직후 일본과 호주에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는 잡스의 사망 당일과 장례식, 그리고 이번 추도식을 거치며 매번 나왔던 ‘극적 타협’ 예측을 뒤집은 상징적인 전략이다. ●극적 타협가능성 여전히 배제 못해 이는 지난 14일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이 “애플을 제1거래처로 존중하지만 우리 이익을 침해하는 것은 좌시할 수 없다.”고 밝혀 ‘분리 대응’ 전략을 시사한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당시 최 부회장이 “소송이라는 것은 장기전으로 봐야 한다.”고 밝혀 ‘극적 타협’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분석이 대두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삼성과 애플의 ‘극적인 타협’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삼성 입장에서는 애플이 반도체 분야의 최대 고객이고, 애플로서도 삼성의 반도체 없이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들기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 사장이 미국에 머물며 애플과 극비리에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는 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고위 임원도 “애플의 최종 목표는 삼성을 쓰러뜨리는 것이 아니라 삼성과 유리한 조건으로 특허 공유 조약을 체결해 앞으로 출시할 스마트 TV 등 차세대 제품들에 삼성의 수많은 특허를 아무 제약 없이 쓰려는 것”이라고 밝혀 이 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朴 학력 의혹’ 법정공방 비화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전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범야권 통합후보로 나선 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객원연구원 체류 사실과 관련한 ‘학력 부풀리기’ 의혹을 둘러싸고 박 후보 측과 이 의혹을 제기한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맞고소하면서 법정에서 진위가 가려지게 돼 어느 한 쪽은 치명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박 후보 측은 16일 강 의원과 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 선대위 대변인을 맡고 있는 안형환 의원을 공직선거법 위반과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한나라당의 전방위 의혹 제기에 대해 단호히 맞서겠다는 의미다. 강 의원과 안 대변인은 지난 15일 박 후보의 하버드대 로스쿨 체류사실에 대해 ‘학력 부풀리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들은 브리핑을 통해 “지난 6년간 한국 하버드 총동창회 총무를 맡고 있는 강용석 의원이 하버드대 법대에 조회한 결과 로스쿨 학위 과정은 물론 객원연구원에 ‘원순 박’이란 이름이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박 후보를 공격했다. 박 후보 측 고소에 맞서 강 의원은 16일 박 후보가 홈페이지(원순닷컴)의 프로필란에 ‘스탠퍼드대 방문교수’라고 게시하고 있지만 공식적으로는 스탠퍼드대가 아니라 대학내 독립연구소인 FSI(Freeman Spogli Institute)의 Visiting Scholar(객원연구원)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서울 남부지검에 박 후보를 고소했다. 그는 또 박 후보 캠프대변인인 송호창 변호사에 대해서도 허위사실 공표죄로 고소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측은 “대학 교수들이나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학교 초청으로 가는 것으로, 프로페서나 스콜라십이나 펠로십이나 다 마찬가지 개념”이라며 강 의원 등의 주장을 일축했다. 양측의 맞고소 속에 나·박 두 후보와 여야 지도부는 10·26 재·보선을 열흘 남겨둔 이날 일제히 불심(佛心) 앞으로 달려갔다.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108산사 순례기도회 5주년 기념 대법회’에 나란히 참석해 불교 문화 보존과 지원 등을 다짐하며 공을 들였다. 행사장 맨 앞줄에 나란히 앉은 나·박 후보는 그러나 행사 내내 담소는커녕 눈길조차 서로에게 건네지 않는 등 냉랭한 신경전을 펼쳤다. 사석에서 호형호제하는 한나라당 홍준표,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간단히 대화를 나눴을 뿐이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한국계 미국인 판사 눈길

    한국계 미국인 판사 눈길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지방법원에서 벌어지는 삼성전자와 애플 간 법정공방의 열쇠를 쥔 판사는 한국계 미국인이라고 로이터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담당 판사인 루시 고(43·한국명 고혜란)는 이날 “삼성전자의 갤럭시탭 10.1이 디자인에 대해선 애플 아이패드를 모방한 것 같긴 하지만 애플 역시 디자인 특허의 유효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애플이 제기한 ‘스크롤 바운싱’ 기술의 특허 침해 문제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는다며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줬다. 그는 메릴랜드 주에서 태어난 한인 2세로 하버드대 로스쿨을 나온 뒤 법무부 차관 보좌관과 연방 검사 등으로 일했다. 아널드 슈워제네거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 당시인 2008년 1월 샌타클라라 카운티 판사로 임명된 뒤 지난해 1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의해 캘리포니아 북부지구를 관장하는 연방법원판사로 지명됐다. 이어 지난해 6월 상원 청문회를 통과하면서 종신직인 연방판사가 됐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통신특허 자신감” 방어서 선제대응 전환

    “통신특허 자신감” 방어서 선제대응 전환

    삼성전자가 애플의 아이폰4S 발표 직후 즉각적으로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것은 더 이상 애플에 끌려다니지 않고 선제 공격에 나서기 위해 오랜 기간 소송을 준비해 왔음을 잘 보여 준다. 특히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통신 특허 관련 소송 체계가 잘 갖춰진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첫 소송을 진행하는 만큼 승소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우선 삼성전자는 애플이 아이폰4S를 발표한 지 15시간 만에 프랑스 파리와 이탈리아 밀라노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하루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신속하게 법적 조치를 취한 것은 삼성의 주요 인사들이 그간 밝혀온 ‘적극 대응’ 방침과 일맥상통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소송은 ‘애플의 무임승차를 더 이상 간과하지 않겠다.’는 그동안의 입장과 같은 맥락”이라면서 “애플에 대한 일종의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동안 삼성전자는 “애플이 중요한 고객이라는 점을 감안해 특허 침해와 관련된 소송에서 수동적으로 대응해 왔지만 앞으로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여러 채널을 통해 밝힌 바 있다. 지난달 말 ‘갤럭시S2 LTE’를 발표하는 자리에서도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아이폰에 대해 판매금지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냐.”는 질문에 “적당한 기회에 법무팀에서 발표할 것”이라고 답해 사실상 가처분 신청 계획을 인정했다. 지금까지 애플은 주로 삼성이 디자인 등을 베꼈다고 문제 삼았지만, 삼성은 애플이 광대역 코드분할 다중접속(WCDMA) 방식의 핵심 기술을 침해했다고 밝혔다. 최악의 경우 삼성은 디자인을 바꿔서 다시 제품을 내면 그만이지만, 애플은 3세대(3G) 네트워크와 관련된 특허가 없이는 더 이상 스마트폰을 만들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소송의 파급효과는 기존 삼성·애플 간 어느 소송보다도 커질 전망이다. 이인용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팀 부사장도 5일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내부 판단이 유효하냐.”는 질문을 받고 “삼성의 통신 기술을 피해 가기 어렵다는 것은 그쪽(애플)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애플은 지난달 26일 네덜란드 법정에서 “삼성전자가 가진 특허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는 휴대전화를 만들 수 없다.”며 사실상 삼성전자의 통신 특허 기술 사용을 인정한 바 있다. 또 삼성전자는 애플 신제품에 대한 첫 번째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 대상 지역을 한국이나 미국이 아닌 프랑스와 이탈리아로 잡았다. 어느 나라 법원이든 자국 기업을 보호하려는 성향이 있는 만큼 삼성이 처음부터 미국에서 소송을 벌이는 것이 무리라는 지적이 많았고, 한국에서 소송을 시작하는 것 역시 ‘안방에서 손쉽게 전쟁을 치르러 한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었다. 삼성으로서는 자신들과 애플 모두에게 중립적이면서도 시장 규모가 커 파급효과가 상당한 유럽 지역을 첫 소송 지역으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경우 애플과의 소송에서 활용하게 될 통신 분야 특허권과 관련된 법적 절차들이 체계적으로 정비돼 있어 다른 유럽 지역 국가들에 비해 신속한 소송이 가능하다. 소송에서 이길 가능성 또한 상대적으로 높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두 나라가 유럽 지역에서 갖는 문화적 대표성과 시장 규모를 감안할 때 소송의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삼성전자는 보고 있다. 삼성은 두 나라에 대한 소송 추이를 지켜보며 독일과 네덜란드 등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소송을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은 각국에 다양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어 맞춤형 가처분 소송이 가능하다.”면서 “한국도 가처분 소송 검토 대상 국가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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