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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단소송제] 흩어지면 지고 뭉치면 이긴다?

    [집단소송제] 흩어지면 지고 뭉치면 이긴다?

    ‘다윗’(개인정보유출 피해자)이 ‘돌팔매’(집단소송제)를 이용해 ‘골리앗’(정보유출 기업)을 쓰러뜨릴 수 있을까.’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잇따르면서 대한민국 신상정보가 모두 털렸다. 카드사 개인 정보 유출 사태로 1억 400만건, KT홈페이지 해킹으로 12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주민등록번호와 휴대전화 번호는 물론이고 카드번호와 직장 정보, 결제계좌까지 ‘강제 공개’된 피해자들은 “개인정보가 아니라 공공의 정보”라며 분노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개인정보 유출분야에서 집단소송제(Class Action)가 도입되지 않아 피해자들은 소송 당사자들만 보상을 받는 ‘다수 당사자 소송’을 활용하고 있다. 집단소송 도입을 둘러싼 논란을 짚어봤다. 2007년 미국에서는 금융서비스 회사인 서티지 체크 서비스(Certegy Check Services)의 개인정보 관리 책임자가 정보 브로커에게 돈을 받고 850만명의 고객 정보를 고객에게 넘겨준 사건이 발생했다. 고객정보에는 인적사항과 계좌정보, 신용카드번호 등이 포함돼 있었다. 피해자들은 집단소송을 제기했고, 이에 따른 막대한 배상금을 의식한 회사가 법원의 중재를 받아들여 당사자 간의 화해로 사건은 종결됐다. 당시 회사는 정보유출사고 피해자들에게 1인당 2만 달러까지 지불했다. 반면 KT 이동통신과 농협 신용카드를 이용하는 직장인 김모(27)씨는 최근 정보유출 사태로 인해 주민등록 번호와 카드번호 등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피해를 입었다. 수년간 KT와 농협을 믿고 이용해온 김씨는 ‘죄송하다’는 사과만 할 뿐 손해배상에는 뒷전인 회사들의 태도에 화가 나 ‘다수 당사자 소송’ 인터넷 카페를 통해 소송을 제기할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소송을 하려고 보니 많지는 않지만 소송비용이 필요하고, 제출해야 하는 서류도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게다가 이긴다는 보장도 없으며, 혹 이긴다 하더라도 10만~30만원의 배상금밖에 못 받는다는 생각에 소송을 포기해야만 했다. ●신상정보·입사지원서 유출돼도 배상액 10만원 집단소송제는 회사나 특정인의 잘못된 행동에 의해 다수가 피해를 입었을 경우 피해자 중 일부가 전체를 대표해 가해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도록 허용하는 제도이다. 집단 소송을 통한 법원 판결은 소송 당사자뿐 아니라 피해자 전체에 효력을 미칠 수 있어 개별적 피해 규모는 작지만 피해자의 수가 많은 경우 활용하기 적당한 소송 방식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정보 유출 피해자들이 법원에 제기하고 있는 것은 소송 당사자만이 판결 결과에 영향을 받게 되는 ‘다수 당사자 소송’으로 집단 소송과는 구별된다. 문제는 ‘다수 당사자 소송’을 이용할 경우 참여율이 낮아 피해자들이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보상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피해금액이 소액이기 때문에 개별소송을 쉽게 포기하는 경우가 많고, 3~5년에 걸리는 법정다툼과 소송비용을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피해자도 있다. 집단소송을 통해서라면 한 번의 소송으로 끝날 문제가 여러 법원에 소송이 제기돼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다. 사례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집단소송을 진행하는데는 인지세와 송달료 등 1인당 1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소송에 뛰어들었다 하더라도 개인 정보 유출로 인해 어떠한 피해를 입었는지에 대한 입증책임이 피해자에게 있기 때문에 승소하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대표적 정보유출 사건 중 하나인 ‘2007년 옥션해킹‘ 사태에서 법원은 ‘해킹을 막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당시 옥션은 이를 막기 위한 충분한 노력을 했기 때문에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소송을 제기한 피해자들에게 패소 판결을 내렸다. ‘2008년 GS칼텍스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서도 법원은 “새나간 정보가 피해자들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고, 자회사 직원 3명이 정보를 팔아넘기기 직전에 검거돼 후속 피해의 우려가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그나마 승소를 한 경우도 배상금액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2005년 엔씨소프트 정보 유출 사건’과 ‘2006년 LG전자 입사지원서 유출 사건’의 경우에도 인정된 배상금액이 10만~30만원에 불과했다. 개인정보 유출의 경우 언론의 관련 사실이 보도되고 나서야 소비자들이 피해 사실을 인식할 수 있어 피해 기간이 길고, 개인정보가 외국으로 유출돼 피해가 확산될 수도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보면 피해자들에게 주어진 수십만원의 보상금은 다소 적다고 볼 수 있다. ●증권분야에 처음 도입했지만… 9년간 소송 7건뿐 사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도 집단소송제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증권분야에 한해서 집단소송제를 도입했지만 사실상 무용지물인 상태다.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은 2005년 1월부터 시행됐지만 현재까지 이를 이용해 제기된 소송은 7건에 그쳤다. 집단소송 대상을 분식회계·불공정 거래·미공개정보 이용 등으로 한정해 지나치게 제한돼 있고,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서는 총 발행주식의 1만분의1 이상을 보유해야 하는 등 요건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자 법무부는 최근 해당 법에 대한 개정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집단 소송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전국경제인연합 기업정책팀 추광호 팀장은 “미국 집단소송의 경우 95% 이상이 결국 화해조정으로 끝나게 된다”면서 “이때 소비자는 할인권이나 쿠폰 등 미미한 보상을 받고 변호사만 거액의 수임료를 챙기게 된다”고 강조했다. 추 팀장은 이어 “집단소송제는 다른 사람의 소송 수행 능력에 따라 내가 배상받을 수 있는지 여부가 결정이 된다”면서 “만약 패소할 경우 가만히 있다가 구제받을 수 있는 권리를 박탈당하는 문제점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전경련 홍보본부 임상혁 본부장은 “전 세계적으로 집단소송제가 활발하게 시행되는 나라는 미국 정도에 불과한데 우리나라 기업에만 족쇄를 채우는 것은 부당하다”면서 “변호사들이 소비자를 부추겨 집단소송이 남발되면 기업활동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994년 가슴 성형 실리콘 부작용과 관련해 전 세계 환자 30여만 명에게 집단소송을 당한 다우코닝사는 피해자들에게 32억 달러라는 거액을 배상한 뒤 파산보호신청을 했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미국의 제조업이 사라진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집단소송’이라며 남소를 제한하는 법을 새로 제정하기도 했다”면서 “집단소송을 활성화하자는 것은 변호사가 돈 좀 벌어보자는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사업자의 악의적 불법행위를 막을 수 있는 다른 여러가지 방법이 있는데 꼭 부작용이 많은 집단소송을 이용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도입 땐 소송 남발” vs “정보 유출부터 시행을” 그러나 도입 찬성자들의 입장도 단호하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소비자정의센터 윤철한 팀장은 “만약 집단소송제 시행으로 인해 소송이 많이 제기 된다 하더라도 그것은 소송의 남발이 아니라 피해를 변상받기 위한 정당한 권리 행사”라면서 “우리나라는 아직 피해액의 3~4배를 배상해야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본격적으로 도입하지 않고 있어 미국처럼 기업에 ‘배상금 폭탄’이 떨어질지 어떨지는 아직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 홍성준 사무처장도 “집단소송제 때문에 기업활동이 위축되는 것이 아니라 대기업의 부당행위로 인해 소비자가 기업을 외면함으로써 기업 활동이 위축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양헌의 김승열 변호사는 “집단소송제를 실행 중인 미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이 불법행위를 저질렀을 경우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제대로 된 보상을 하고 한국 소비자에게는 그렇게 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이 경우 역차별 논란이 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이어 “광범위하게 집단소송제를 도입하는 게 무리가 있다면 가장 시급한 개인정보 유출 분야만이라도 집단소송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오늘의 눈] 신데렐라법에 대한 단상/백민경 국제부 기자

    [오늘의 눈] 신데렐라법에 대한 단상/백민경 국제부 기자

    온 국민의 눈이 진도발 세월호 여객선 대형참사에 쏠려 있는 동안, 채 피지도 못한 어린 꽃송이 때문에 또 한번 가슴 칠 일이 생겼다. 의붓딸을 발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법정에 섰던 칠곡 계모와 친부가 지난 18일 “형량이 많다”며 항소를 제기한 까닭이다. 얼굴, 등, 팔, 다리 할 것 없이 피멍으로 물들고 장까지 파열된 그 아이. 새엄마가 생겼다며 좋다고 하던 그 아이. 고작 여덟 살이었다. 동생이 맞아 죽는 현장을 지켜보고 계모의 강요에 ‘자신이 죽였노라’ 벌벌 떨며 거짓 자백을 했던 큰언니는 열세 살이었다. 60년, 70년 창창한 인생이 남은 어린 것들의 인생을 짓밟아놓고 고작 3년, 10년이 길다고 항소한 것이다. 가뜩이나 솜방망이 처벌로 비난이 뜨거운 상황에서 다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외국과는 너무나 다른 관대한 처분에, 자식이 죽은 상황에도 계모를 감싸던 친부의 행태에, 구치소에서 편히 자고 잘 먹는 계모의 모습에…. 외국은 어떨까. 영국은 신체적 학대를 비롯해 이제 감정적 학대까지 처벌하려고 추진 중이다. 계모의 미움을 받는 동화 속 주인공 신데렐라에서 이름을 딴 이른바 ‘신데렐라법’을 도입해서 아이들을 방치하거나 아이들에게 오랜 기간 사랑을 주지 않아 그들의 정서 발달에 해를 끼쳤다고 여겨지는 행위 등을 처벌하려고 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가정마다 폐쇄회로(CC)TV를 달 것인지, 집마다 다른 양육스타일을 학대와 어떻게 구별할 것인지 등을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 물증 없이 단지 아이들이 유일한 증인인 상황에서 그 말을 100% 신뢰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피곤한 아버지의 차가운 말 한마디에 상처받아 “우리 아빠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주장할 때 그 복합적인 감정을 잘 구별해 법으로 규제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고 일부 외신들은 보도했다. 또 어떤 부모들은 단지 감정표현에 서투를 수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개인적인 비극이긴 하지만 불법은 아니라는 것이다. 반항적인 아이의 거짓말이나 어린 나이라 현실과 환상을 구별하지 못한 데에서 나오는 주장을 어떻게 골라낼 수 있겠냐는 뜻이다. 그러나 과도한 인권 침해이자 사생활 침해라고 하기엔 부모의 무관심과 방치로 고통받는 이들이 너무 많다. 어른의 보호가 절실한 아동에게 있어 지나친 무관심은 학대가 맞다. 때문에 불의에 대항할 수 없는 약하디약한 아동에 대한 범죄는 다소 지나치리만큼 엄히 판단 기준을 정해도 부족함이 없다고 본다. 2001년부터 2012년까지 총 97명의 아동이 맞고 방구석에 버려진 채 학대로 세상을 떠났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20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논란이 되는 부분은 신데렐라법을 향후 어떻게 집행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라면서 “법 제정 후 주관적인 판단 부분은 차차 기준을 정해 나가면 된다”고 조언했다. 동화 속 신데렐라는 계모의 구박에도 결국 행복하게 오래오래 산다. 그러나 나는 그런 신데렐라를 보고 싶지 않다. 그저 새엄마의 학대를 받는 신데렐라들을 현실에서 보지 않기를 바란다. 영국만큼은 아니어도 최소한 국민 법 감정에 부합한 엄격하고 본보기가 될 수 있는 처벌과 법 제정이 필요한 이유다. 향후 ‘사악한’ 계모와 ‘나쁜’ 아버지가 어떻게 처벌되는지 지켜볼 것이다. white@seoul.co.kr
  • 헌재 “사회적 약자 기본권 보호 사건 우선 처리”

    헌재 “사회적 약자 기본권 보호 사건 우선 처리”

    헌법재판소가 박한철(61·사법연수원 13기) 소장 취임 1주년을 맞아 지난 1년간 처리한 사건 현황을 14일 발표했다. 헌재는 지난 12일 출범 1년을 맞은 헌재 5기 재판부에서는 미제 사건이 대폭 줄고, 처리 건수가 많이 늘었다고 밝혔다. 헌재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처리한 사건 수는 173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89건보다 16.8%인 250건 늘었다. 월평균 선고 건수는 52.3건으로 파악됐다. 위헌성 결정(위헌·헌법불합치·한정위헌·한정합헌·인용)은 78건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61건보다 27.9%나 증가했다. 특히 이 가운데 위헌 결정은 16건에서 27건으로, 인용 결정은 34건에서 44건으로 각각 크게 늘어났다. 법에 정해진 기한 내에 사건을 처리하지 못하는 장기 미제는 602건에서 1년 동안 470건으로 감소해 22%(132건)가 줄었다. 헌재법에는 사건을 접수한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선고하도록 돼 있다. 헌재는 특히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기본권 보호와 관련된 사건이 우선 처리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1년간 헌재 결정 중에는 사회적 주목을 받은 사건도 많았다. 성폭력 피해 아동의 법정진술 없이 영상녹화물을 증거로 인정하는 것에 대한 합헌 결정, 시각장애인의 배타적 안마사 자격을 인정한 합헌 결정, 집행유예자의 선거권 제한에 대한 위헌 결정 등이 선고됐다. 헌재는 오는 9월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헌법재판회의(WCCJ) 제3차 총회(9월 28일∼10월 1일)를 앞두고 준비에 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헌법재판과 사회통합’을 주제로 한 이번 총회에는 100여개 국가에서 400여명의 헌법재판기관 수장들이 참석한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담배소송 흡연자 패소 확정] 외국 담배소송 사례는

    미국과 유럽, 일본 등 해외 각국에서도 흡연자와 담배회사 간 치열한 법정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흡연의 피해를 인정하는 판결이 몇 차례 있었지만 일본, 프랑스 등에서는 아직까지 흡연자에게 책임을 묻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1953년 폐암으로 사망한 흡연자의 유족들이 담배 회사를 상대로 소를 제기한 이후 소송이 잇따랐다. 초기에는 담배회사의 승소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지만 1994년 뉴욕타임스가 ‘오래전부터 암 유발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이를 은폐해 왔다’는 내용이 담긴 담배회사 내부 문건을 폭로해 소송의 판도가 뒤집어졌다. 1994년 미국 49개 주정부가 “담배회사로 인해 과다 지출된 의료비를 반환하라”며 제기한 소송은 담배회사들이 거액을 배상하는 것으로 합의됐다. 당시 담배회사 필립모리스 등은 주정부에 2460억 달러를 지급하고, 금연운동 단체를 위한 기금을 조성하기로 한 뒤 소송을 마무리 지었다. 이후 2009년 미국 연방대법원은 40년간 세 갑씩 흡연하다가 암으로 숨진 한 흡연가의 유족들이 필립모리스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흡연이 폐암을 일으킨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부인하고 흡연자가 쉽게 담배를 끊지 못하게 했다”며 약 8000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일본과 프랑스에서는 아직 흡연자에게 책임을 묻는 추세다. 일본 최고재판소는 2006년 2월 폐암 환자 6명이 일본담배회사(JT)와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흡연이 폐암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는 것은 상식이고 흡연자 본인의 노력으로 충분히 금연할 수 있다”며 담배회사의 위법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프랑스 최고법원도 2003년 하루 담배 두 갑을 피우다 폐암에 걸려 숨진 리샤르 구르랭의 유족이 담배 회사 알타디스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롯데, 의왕시에 복합쇼핑몰 짓는다

    유통 라이벌 롯데와 신세계 간 땅을 둘러싼 악연이 또 재현됐다. 신세계가 일찌감치 ‘찜’ 해놓은 쇼핑몰 부지를 롯데쇼핑이 뒤늦게 뛰어들어 사들였다. 롯데쇼핑은 7일 경기 의왕시와 ‘백운지식문화밸리’ 내 복합쇼핑몰 부지에 대한 매입 약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경기도 의왕시 학의동 일대 그린벨트 해제지역에 있는 백운지식문화밸리는 총 95만 5000㎡ 부지에 3600여 세대 주택을 비롯해 복합쇼핑몰, 시민공원, 대형병원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롯데가 사들인 부지는 모두 10만 4000㎡로, 2017년까지 총 4000억원을 투자해 아웃렛, 쇼핑몰, 영화관 등을 아우르는 복합몰을 건립할 계획이다. 이번 계약 성사로 신세계는 속이 편치 않게 됐다. 사실 이곳은 신세계가 2012년부터 복합쇼핑몰 건립을 추진하던 곳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복합쇼핑몰을 그룹의 미래성장동력으로 삼고 10개 거점도시에 쇼핑몰 건립을 의욕적으로 지휘해왔다. 의왕은 그중 대표적인 곳이다. 신세계는 의왕시와 지난해 7월 투자약정을 맺었으나 이후 토지가격을 놓고 이견을 빚어 왔다. 지난해 연말까지 약정 기한을 연장했으나 신세계로부터 반응이 없자 계약이 파기된 것으로 보고 의왕시가 새로운 투자자 물색에 나섰고 이번에 롯데쇼핑이 선정된 것이다. 양측이 같은 땅을 놓고 다툼을 벌이기는 이번이 세 번째다. 2009년 롯데가 매입 협상을 벌이던 파주 프리미엄 아웃렛 부지를 신세계가 사들였으며, 2012년엔 롯데가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이 입주한 인천종합터미널 건물과 부지를 통으로 손에 넣으면서 법정공방으로까지 이어졌다. 이번 매입 약정과 관련해 의왕시에 항의 공문을 보내는 등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진 신세계는 일단 가처분 금지 등을 포함한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신세계는 변경된 매입방식으로 사업성이 불투명해 사업을 포기했다는 입장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토지 인수 가격을 기존보다 20% 이상 무리하게 높게 책정한 데다 향후 감정 평가에 따라 가격이 상승할 우려도 있어 투자 효율이 저하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롯데는 “의왕 상권에는 약 400만명의 인구가 거주해 배후 수요가 풍부하고, 과천~의왕 고속도로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등과 인접해 교통도 편리하다”며 “쇼핑몰이 완성되면 연간 방문객이 100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시론] 국정원의 직접 조작행위도 처벌해야 한다/김인성 한양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시론] 국정원의 직접 조작행위도 처벌해야 한다/김인성 한양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국가정보원이 서울시 공무원이었던 탈북자 유우성씨의 북한 출입국 기록이 담긴 중국의 공식 문서를 조작해 문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이 조작 행위가 국정원이 했는지, 국정원 협력자가 했는지 공방이 되고 있고 중국에서 발행한 문서도 중국의 법규를 위반했다는 등 수많은 주장이 난무하고 있어 누구 말이 맞는지 파악이 힘들 정도의 진실 공방으로 비화됐다. 그러나 이런 논란의 여지가 없는 또 다른 국정원의 조작 행위가 이미 명백하게 드러나 있다는 사실은 잊히고 있다. 사실 국정원이 중국이 발행하는 공식 문서를 조작한 이유는 1심에서 국정원이 제시한 증거가 조작임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국정원은 유씨의 컴퓨터에서 찾아낸 사진이 북한에서 찍은 것이라며 증거로 제출했다. 변호인 측은 이 사진이 중국에서 찍은 것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중국의 옌볜에까지 가서 사진에 나오는 장소를 찾아내야만 했다. 하지만 디지털 포렌식(증거 조사) 작업 결과 변호인들이 애초에 중국에 갈 필요가 없었음이 밝혀졌다. 디지털 사진은 파일 내부에 노출 시간과 카메라 기종 등의 각종 정보가 기록돼 있다. 그런 정보 중에 사진을 찍은 장소의 위치(GPS) 정보도 포함된다. 국정원이 제출한 사진은 유씨가 휴대전화로 찍은 디지털 사진이었으므로 그 안에 위치 정보가 기록돼 있었다. 이 정보를 확인한 결과 국정원이 제출한 모든 사진은 북한이 아니라 중국 옌볜에서 찍은 사진임이 밝혀졌다. 국정원이 유죄의 증거로 법정에 제출한 사진 자체가 유씨의 무죄를 증명하고 있었던 것이다. 국정원은 이 사진들을 유죄의 증거로 둔갑시키기 위해 다양한 은폐 조작행위를 했다. 우선 원본 사진이 디지털 파일임에도 종이에 흑백으로 인쇄한 형태로 제출했다. 만약 원본 파일을 법정에 제출했다면 변호인 측이 이 사진들을 직접 검증할 수 있었을 것이다. 사진 파일 안에 있는 관련 정보들도 제출하긴 했지만 위치 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교묘히 은폐하는 수법을 썼다. 이런 부분은 변호인들이 원본 하드디스크를 돌려받은 뒤 또다시 디지털 포렌식 검증 작업을 의뢰해서 겨우 밝힐 수 있었던 사실들이다. 변호인 측의 포렌식 검증 작업 과정에서 국정원의 또 다른 은폐 조작 행위가 드러났다. 국정원은 유씨의 휴대전화로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 즉 동일 기종의 휴대전화, 같은 시기, 사진 일련번호 순서에 맞는 사진 중에서 중국의 노래방에서 찍은 사진이 있었음에도 이를 법정에 제출하지 않은 것이다. 만약 이 사진이 제출되었다면 유씨가 북한에서 활동했다고 주장한 검찰 측 주장을 완전히 뒤집을 수 있었을 것이다. 국정원은 법정에서 자신들이 쓰는 조사 프로그램이 유독 이 사진을 찾아내지 못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국정원의 작업이 민간 포렌식 작업과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신뢰하기는 어렵다. 사진이 무죄의 증거로 확실시되자 검사 측은 유씨의 입국 날짜를 변경해 가며 사진을 증거로 쓸 수 없더라도 간첩 행위를 한 것은 분명하다는 주장을 계속했지만 1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유씨의 간첩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 국정원은 증거 조작에 대한 여론을 차단하고 유씨를 유죄로 만들기 위해서 급기야 중국의 공식 문서를 위조하기에 이른 것이다. 국정원의 사진 은폐 조작은 1차 증거를 다루는 전문가들이 의도를 가지고 증거를 조작하는 행위를 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일이다. 이것은 범죄 현장의 지문을 바꿔치기한 것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 1차 증거를 조작하는 경우 디지털 포렌식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나면 공정한 디지털 수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매우 심각한 범죄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문서 조작은 책임 소재에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사진 조작은 국정원이 증거를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조작했기 때문에 국정원이 절대로 빠져나갈 수 없다.
  • 고용부 ‘수모’

    고용노동부가 공공부문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과 ‘정부3.0’ 방침에도 불구하고 정보공개청구 관련 업무를 규정대로 다루지 않다가 결국 공익감사청구까지 당하고 말았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고용부가 정보공개 업무를 태만히 하는 바람에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했다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고 16일 밝혔다. 정보공개법 제11조는 공공기관은 청구를 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결정통지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고용부는 전체 정보공개 처리 결과 가운데 기본법정기간을 초과한 비중이 40%를 넘겼다. 서울신문이 지난해 10월 정보공개청구한 사안의 경우 다섯 달 만인 이달 초순이 돼서야 비공개 결정 사실을 통보했다. 관련 전문가나 시민단체들은 이 같은 규정 위반 행태가 일회성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정보공개센터가 고용부에 정보공개를 청구한 것 중 5건은 처리기한이 23일에서 최대 75일이나 걸렸으며, 그 밖에도 정보부존재 통보를 받은 1건은 처리에 2개월이나 걸렸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고용부가 결정통지(공개·부분공개·비공개)한 정보공개 처리 건수는 모두 290건이며, 이 중 법정처리기한(1~11일·법정공휴일 포함) 안에 처리한 것은 165건(57%)에 그쳤다. 또 결정통지 10일 연장을 고지했을 경우에 해당하는 처리기한(12~23일)이 소요된 건은 78건(27%)이었다. 아울러 결정통지 법정기한을 초과해 처리한 것은 47건(16%)이었다. 안전행정부의 ‘정보공개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전체 공공기관의 정보공개 처리기간 중 10일 이내에 처리하는 건이 96%였다는 것과 비교하면 고용부의 결과는 업무 태만이라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정진임 정보공개센터 사무국장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정보공개 강화와 확대가 적극 추진되고 있지만 고용부는 마치 다른 세상에 사는 듯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단독] 국정원, 유씨측 증인 세차례 회유·협박 시도

    [단독] 국정원, 유씨측 증인 세차례 회유·협박 시도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지난해 초 화교 출신 탈북자 유우성(34·전 서울시 공무원)씨의 1심 재판 과정에서 유씨의 간첩 혐의에 대한 무죄를 증언하기 위해 국내에 들어온 화교 출신 A(여)씨를 세 차례 찾아가 회유·협박하려 한 정황이 녹취록을 통해 드러났다. 12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이 제공한 녹취록에 따르면 국정원 직원 세 명은 지난해 1월 두 차례 A씨와 접촉을 시도한 데 이어 지난해 5월에는 급기야 A씨의 사무실에 찾아갔다. 녹취록은 9분 7초 분량이며 A씨, 민변 변호사, 국정원 직원들이 등장한다. A씨는 녹취록에서 “처음에 끌려간 날, 1월 10일 한 번 가고 1월 말인가 설 후에 한 번 보고 (국정원 직원들) 두 번 봤다. 안 만난다고 했는데 또 왔다”고 말했다. 또 “오전 11시 30분부터 12시까지 사무실에 옆에 있으며 날 지켜보고 있었다”면서 “지금 나오라고 협박처럼 말했다”고 했다. 국정원 직원은 이날 민변 변호사와 실랑이를 하면서 “아니 우리가 A씨를 만난다는데…”, “아이 개XX가 이거 진짜” 등 험한 말을 하기도 했다. 국정원 직원들이 A씨를 처음 찾아갔을 당시는 서울시 공무원 출신 간첩 사건으로 세간이 떠들썩했고, 검찰이 유씨를 간첩 혐의로 구속기소하려던 시점이었다. A씨는 2012년 1월 설 연휴 유씨와 같이 있었던 인물로, 검찰이 법원에 유씨의 간첩 혐의 증거 중 하나로 제출했던 ‘2012년 1월 설에 유씨가 북한에 들어갔다’는 내용이 조작됐음을 밝힐 핵심 증인이었다. 김용민 민변 변호사는 “A씨가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하기 전에 국정원 직원 세 명이 A씨를 찾아갔다”면서 “A씨가 신변에 위협을 느껴 민변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사건’ 수사팀(팀장 윤갑근)은 이날 유씨와 유씨 2심 재판에 증거로 제출된 자신의 자술서에 대한 위조 의혹을 제기한 전직 중국 공무원 임모(49)씨를 각각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또 지난 5일 자살을 시도했던 국정원 협력자 김모(61·조선족)씨를 위조 사문서행사 혐의로 체포해 조사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단독]국정원, 유씨측 증인 세차례 회유·협박 시도

    [단독]국정원, 유씨측 증인 세차례 회유·협박 시도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지난해 초 화교 출신 탈북자 유우성(34·전 서울시 공무원)씨의 1심 재판 과정에서 유씨의 간첩 혐의에 대한 무죄를 증언하기 위해 국내에 들어온 화교 출신 A(여)씨를 세 차례 찾아가 회유·협박하려 한 정황이 녹취록을 통해 드러났다. 12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이 제공한 녹취록에 따르면 국정원 직원 세 명은 지난해 1월 두 차례 A씨와 접촉을 시도한 데 이어 지난해 5월에는 급기야 A씨의 사무실에 찾아갔다. 녹취록은 9분 7초 분량이며 A씨, 민변 변호사, 국정원 직원들이 등장한다. A씨는 녹취록에서 “처음에 끌려간 날, 1월 10일 한 번 가고 1월 말인가 설 후에 한 번 보고 (국정원 직원들) 두 번 봤다. 안 만난다고 했는데 또 왔다”고 말했다. 또 “오전 11시 30분부터 12시까지 사무실에 옆에 있으며 날 지켜보고 있었다”면서 “지금 나오라고 협박처럼 말했다”고 했다. 국정원 직원은 이날 민변 변호사와 실랑이를 하면서 “아니 우리가 A씨를 만난다는데…”, “아이 개XX가 이거 진짜” 등 험한 말을 하기도 했다. 국정원 직원들이 A씨를 처음 찾아갔을 당시는 서울시 공무원 출신 간첩 사건으로 세간이 떠들썩했고, 검찰이 유씨를 간첩 혐의로 구속기소하려던 시점이었다.  A씨는 2012년 1월 설 연휴 유씨와 같이 있었던 인물로, 검찰이 법원에 유씨의 간첩 혐의 증거 중 하나로 제출했던 ‘2012년 1월 설에 유씨가 북한에 들어갔다’는 내용이 조작됐음을 밝힐 핵심 증인이었다. 김용민 민변 변호사는 “A씨가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하기 전에 국정원 직원 세 명이 A씨를 찾아갔다”면서 “A씨가 신변에 위험을 느껴 민변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사건’ 수사팀(팀장 윤갑근)은 이날 유씨와 유씨 2심 재판에 증거로 제출된 자신의 자술서에 대한 위조 의혹을 제기한 전직 중국 공무원 임모(49)씨를 각각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또 지난 5일 자살을 시도했던 국정원 협력자 김모(61·조선족)씨를 위조 사문서행사 혐의로 체포해 조사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매출 타격·여론 악화에… 가족·CJ측 적극 만류

    “대법원에 가 봤자 (판결이) 뒤집어질 리도 없고 (이재현) 회장님 재판에도 안 좋고….” 삼성가 장남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동생 이건희 삼성 회장을 상대로 한 상속소송 상고를 포기한 데에는 가족과 CJ그룹의 적극적인 만류가 있었다. CJ그룹 관계자는 “지난 주말 임원들이 일본으로까지 건너가 이 전 회장을 만나 (상고 포기에 대해) 거듭 설득했다”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은 폐암으로 현재 일본에서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삼성그룹과 대립각을 세운 지난 2년간 CJ가 얻은 것은 하나도 없다. 삼성과의 파트너십 단절로 매출 타격을 입은 것은 물론 재벌가 유산소송에 대한 악화된 국민 여론도 견뎌야 했다. 탈세와 횡령·배임 혐의로 이재현 회장까지 법정에 서게 되면서 우환은 더 깊어졌다. 재계에서는 삼성과의 갈등이 이 회장의 재판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의 상고 포기가 아들(이재현 회장)의 재판 이전(지난 14일)에 나왔으면 더 좋지 않았겠나”라고 말했다. 삼성 측도 이날 송사가 종결되면서 그룹 수뇌부가 경영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진 데 대해 안도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양측이 실제로 진정한 화해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소송이 2년간 계속되면서 양쪽 모두 서로에 대한 불신이 깊어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양측간 소송은 끝났지만 회사·직원간에 생긴 앙금이 쉽사리 가라앉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대부업은 무엇이고 누가 이용하나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대부업은 무엇이고 누가 이용하나

    금융위기 이후 경기가 침체되면서 신용과 소득이 낮은 취약계층이 돈을 쓸 일은 더 많아졌지만 이들을 대상으로 한 금융기관의 대출은 리스크 관리 강화, 구조조정 등으로 인해 원활히 이뤄지지 못했다. 이런 취약계층의 자금 수요가 상당 부분 대부업으로 유입되면서 금융위기 이후 대부업 시장 규모가 확대됐다. 대부업은 저신용자 등 금융 소외자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일부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반면 과다한 고금리 이자 부과, 불법적인 채권추심 등으로 사회문제로 부각되기도 했다. 대부업이란 주로 소액 자금을 신용도가 낮은 소비자에게 이자와 기한을 정해 빌려주거나(대부·貸付) 이런 금전 대부를 중개하는 행위를 말한다. 우리나라의 대부업은 기업 금융을 주로 취급하던 서울 명동 사채시장에서 시작됐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이자제한법이 폐지되면서 소액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급성장했고 특히 2000년대 일본계 대부업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서 전국적인 영업망을 가진 대형 업체가 출현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대부업자가 공존하고 있다. 금융감독 당국이 6개월마다 발표하는 대부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3년 6월 말 현재 등록 대부업체 수는 1만 223개, 전체 대출 잔액은 9조 2000억원이다. 등록 대부업체 대부분은 영세 소형 법인이나 개인이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자산 규모 100억원 이상인 127개(회사 수 기준 1.2%) 대형사가 전체 대출 잔액의 87.7%(8조 1000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상위 10개사가 50% 정도를 차지한다. 등록 대부업체 외에 미등록 상태로 대부업을 영위하고 있는 불법 사금융까지 고려할 경우 대부업 대출 잔액은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2013년 6월 말 대부업 대출 규모는 금융위기 전인 2007년 9월 말과 비교했을 때 2.2배 성장했다. 이는 그동안 높은 성장세를 보였던 상호금융조합(1.9배)보다도 빠른 속도다. 이런 고속성장은 금융위기 이후 저신용자 등 취약계층의 자금 수요가 늘어난 것 외에도 대형사를 중심으로 대부업체들이 전국적인 영업망을 구축하고 TV 광고 등을 통해 적극적인 영업 전략을 펼친 데서 기인한 바가 크다. 대부업의 대출 규모는 금융권 가계 대출 규모(926조 3000억원)와 비교하면 아직 1%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소액 대출을 취급하는 대부업의 특성(1건당 평균 대출 금액 369만원)상 이용자는 248만 7000명에 이른다. 또 대부업 대출의 85.3%(7조 8000억원)가 무담보 신용대출이고 신용대출의 대부분은 신용등급 7~10등급의 저신용자 등 금융 소외자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가계 신용대출 시장의 권역별 점유율을 보면 대부업은 22%로 새희망홀씨대출 등 서민 지원 정책 자금을 취급하는 은행(26%) 다음으로 높다. 대부업이 취약계층 자금 공급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대부업 이용자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저신용자가 전체의 80.8%다. 이는 상호금융조합(19.8%), 여신전문금융회사(24.5%) 등 다른 서민금융기관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용 목적은 주로 생활비(49.8%), 사업 자금(22.0%) 등이며 전체 이용자 중 회사원(63.6%) 등 임금 근로자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대부업체가 받을 수 있는 최고 금리는 대부업법(대부업의 등록 및 금융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의해 정해지는데 2002년 제정 당시 연 66%에서 2009년 49%, 2010년 44%, 2011년 39%로 지속적으로 낮아져 왔다. 최근 대부업법이 개정돼 오는 4월부터는 대부업 최고 금리가 34.9%로 낮아질 예정이다. 대부업에서 취급하는 신규 대출 금리를 보면 대부분 35~39% 사이에서 결정되는데 이는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금리가 20~30%대인 여신전문금융회사, 25~35%대인 저축은행 등보다 높은 수준이다. 감독 당국은 대부업의 불법 영업 및 추심행위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줄이고 취약계층 신용 공급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은 대부업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관리, 감독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9월 ‘대부업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앞으로 대부업의 등록 요건이 크게 강화되고 레버리지(자산 대비 부채 비율) 규제 등이 도입되는 한편 대형 대부업체 등에 대한 감독 당국의 관리, 감독이 강화될 예정이다. 대부업을 이용하는 저신용자들은 대부분 제도권 금융기관을 통한 대출이 어려워 대부업을 이용한다. 신용평가사의 자료를 보면 대부업에 대출을 신청하고도 거절당하는 비율이 80%에 달한다. 저신용자 등 취약계층의 경우 대출 목적이 의료비, 주거비 등의 생활 자금인 경우가 많아 대출을 제대로 받지 못할 경우 생활 안정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또 취약계층이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하지 못하고 대부업을 통한 고금리 대출로 내몰리고 있는 ‘금융 소외’ 현상은 이들 계층의 경제적 기반이 취약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취약계층의 금융 소외 문제가 심화될 경우 이들의 생활 안정 약화는 물론 재정 부담 증가, 내수 기반 약화, 사회적 갈등 야기 등의 경제·사회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연유로 선진국을 중심으로 많은 국가에서는 금융 소외 현상을 해결하거나 최소화하려는 ‘금융포용’ 정책이 다양하게 추진되고 있다. 영국은 ‘금융포용 펀드’를 마련해 금융 소외자에 대한 대출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미국은 지역재투자법에 의해 금융기관이 저소득층에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도를 등급을 매겨 공표하고 있다. 특히 2010년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금융포용이 주요 의제로 논의됐고 구체적인 이행을 위한 협력 기구인 ‘금융포용을 위한 국제 파트너십’(GPFI)을 G20 산하기구로 출범시켰다. 우리나라에서도 2008년 ‘금융 소외자 지원 종합대책’을 발표했으며 2013년 ‘국민행복기금’을 출범시키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바꿔드림론, 새희망홀씨대출, 햇살론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제도들은 저신용·저소득자에 대해 채무 조정(장기 연체 채무의 일부 감면, 상환 기간 연장)이나 전환대출(대부업 등의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전환) 등을 통해 취약계층의 자활을 돕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상호금융조합, 상호저축은행 등 제도권 서민금융기관의 역할을 높여 민간 차원의 신용대출시장을 활성화시키려는 노력도 취약계층의 원활한 신용 활동을 위해서 필요하다. 강정미 거시건전성분석국 금융시스템연구팀 과장 내용 문의 lark3@seoul.co.kr [쏙쏙 경제용어] ■대부업법 외환위기 이후 초고금리를 취급하는 사금융에 의한 소비자 피해가 크게 증가하자 정부는 사금융의 양성화를 위해 2002년 ‘대부업의 등록 및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66%의 금리 상한을 설정했다. 이 법에 따라 대부업을 영위하려는 자는 특별한 설립 요건 없이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해 등록 대부업체를 운영할 수 있다. 대부업의 관리, 감독은 영역별로 나뉘어 있다. 대부업의 등록·검사·행정 제재 등의 역할은 해당 지역의 시·도지사가, 대부업 관련 정책 수립이나 법령 제·개정, 유권해석 등은 금융위원회가, 대형 대부업체에 대한 직권검사 등은 금융감독원이 하고 있다. 미등록 대부영업 및 등록 대부업의 불법 행위 단속, 수사는 검찰과 경찰이 담당하고 있다. ■이자제한법 돈을 빌릴 때 이자의 최고 한도를 정해 폭리 행위를 방지하고 경제적 약자를 보호할 목적으로 제정된 법률이다. 1962년 법 제정 당시 최고이율은 연 4할(40%)을 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며 이를 초과하는 부분은 무효로 하도록 규정했다. 이후 법정최고이율을 연 40%로 제한해 오다 1983년 12월 시행령 개정을 통해 최고 한도가 연 25%로 낮아졌다가 1997년 말 다시 40%로 올라갔다. 외환위기 이후 고금리 시대를 맞아 “이자율 상한이 자금의 흐름을 왜곡한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로 1998년 1월 13일 이자제한법 폐지법률에 따라 폐지됐으나 고금리에 의한 서민 피해를 막기 위해 2007년 3월 ‘신(新)이자제한법’이 제정되면서 다시 부활했다. 현재 미등록 대부업체의 경우 이자제한법에 의해 금리 상한이 연 30%이며 등록 대부업체는 대부업법 적용을 받아 금리 상한이 연 39%다.
  • [열린세상] 두 농업지대 이야기/김한호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

    [열린세상] 두 농업지대 이야기/김한호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 센트럴 밸리. 미국 과일과 채소 생산의 3분의 1 정도를 담당하는 대규모 농업지대이다. 지난 14일 이곳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급히 방문했다. 법정 기한을 1년 반 정도 넘긴 농업법 합의안을 상원과 하원으로부터 넘겨받아 서명 공포한 지 꼭 일주일 후이다. 농업법 입법과정에 오바마 대통령은 농업인 입장을 많이 강조했다. 그래서 새로운 농업법에 담긴 자신의 노력을 자랑하는 방문이었으면 좋았겠지만, 그런 정치적 공치사는 조금도 할 수 없는 불편한 방문이었다. 사상 최악이라는 봄 가뭄을 맞아 고통에 빠진 지역 농민을 위로하고 쉽지 않는 대책을 모색하는 방문이었다. 전문가들 진단에 따르면 긴급히 물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약 30만 헥타르(ha)에 해당하는 농지가 방치될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농산물 공급부족과 가격 상승 위험은 물론이고, 지역 고용의 40%를 차지하는 관련 일자리와 수많은 계절 농업 노동자가 영향을 받게 된다. 지역 공동체에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을 만난 농업인은 인근 구역으로부터 물 구입을 금지하는 환경규정의 완화를 요구했고, 지역 출신 의원은 완화 법안 제출을 약속했다. 그러나 환경보호 단체는 완강히 거부하고 타지역 의원도 인근 구역 물 과용에 따른 환경위험에 대한 사전 조사를 주장한다. 대통령은 당장 1억 7300만 달러의 긴급지원금을 제안하면서 조금씩 양보하여 건설적인 합의안을 도출해 것을 요구할 뿐이다. 대책 마련이 쉽지 않다. 세계 최첨단 농업지대가 가뭄 앞에 속수무책의 상황을 보이고 있다. 아프리카 세네갈 서북부 도시 생루이의 델타 지역. 이 나라 대표적 농업지대이다. 공적개발원조 사업의 타당성 평가를 위해 최근 방문했을 때 여기서도 문제는 물이었다. 이 나라 정부는 최대 식량작물인 쌀과 양파를 2017년까지 자급한다는 다소 무리한 목표를 국제협력 관계자들에게 주문처럼 되뇌었다. 두 작물의 현재 자급률은 30% 수준을 맴돌고 있다. 전문가들은 건·우기가 뚜렷한 이 나라 기후에서 건기 생산을 위한 물 공급 확대가 관건이라고 한다. 건기에 물 공급만 되면 이모작이 가능하여 전통적 기술로도 상당한 작물 생산 증가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해변 지역이라 문제가 되고 있는 염분 피해도 물 공급을 통해 완화할 수 있다고 한다. 인근 세네갈 강에는 풍부한 물이 있지만 이를 이용할 수 있는 관개 시설이 전무한 상태이다. 세계에서 최고 부자 국가이면서 최첨단 농업기술을 자랑하는 미국 캘리포니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이면서 전통적 농업기술에 의존하는 아프리카 세네갈이 동일한 농업문제에 봉착해 있다. 물 부족 앞에 선진국, 후진국이 구별되지 않는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많은 국제기구와 전문가는 한국을 물 부족 국가로 분류한다. 철저한 물 관리와 활용을 위한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 특히 농업용수 관리 방안 마련은 시급한 과제이다. 논만 보더라도 아직 전체의 20%에 해당하는 18만 8000 헥타르가 수리불안전답이다. 현재 농업용수 정책의 초점은 저수지, 양·배수장, 보(洑), 방조제, 용·배수로 등 기반시설 유지 관리에 맞추고 있다. 안타까운 일은 전국에 산재한 이들 시설의 현재 상태를 일괄적으로 파악도 못하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앙정부(농어촌공사 위탁관리)와 시·군으로 관리주체가 이원화되어 있는데 그 원인이 있다. 특히 시·군 관리 대상 기반시설이 전체 수혜면적 기준으로 약 33%에 이르는데 지자체의 제한된 인력과 재정 사정으로는 체계적인 조사도 어렵다. 따라서 효율성과 노후상태 파악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자료 부족으로 노후시설을 보수, 보강하는 데 필요한 비용 산정도 어렵다. 가능하면 통합적 관리로 연계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이런 하드웨어적 접근에 더하여 사용자 비용부담을 포함하는 제도 정립, 농업용수 실태 지도 작성, 물 절약형 생산기술 개발 등 소프트웨어적 접근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바보야, 문제는 물이야’의 때가 왔다.
  • 박효신 회생절차 실패, 소송 15억 원 배상 못 해.. 왜?

    박효신 회생절차 실패, 소송 15억 원 배상 못 해.. 왜?

    ‘박효신 회생절차 실패’ 가수 박효신이 회생절차 실패했다. 서울중앙지법 회생9단독 노현미 판사는 18일 “박효신이 신청한 일반회생절차를 중도 종료한다”고 박효신 회생절차 실패에 대해 밝혔다. 노 판사는 판결문에서 “박효신이 자신의 재산상태 등을 토대로 작성한 개인회생계획안이 채권자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아 이같이 결정했다”고 박효신 회생절차 실패에 대해 설명했다. 박효신은 법원에 회생절차를 재신청하거나 파산 절차를 밟아야 한다. 박효신이 요구한 회생계획안이 가결되기 위해서는 담보 채권자의 4분의 3과 무담보 채권자의 3분의 2의 동의가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효신은 전 소속사와 지난 2006년 7월부터 2009년 12월까지를 기한으로 전속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었지만 지난 2007년 10월 전속계약 불이행을 통보해 전 소속사로부터 소송을 당한 바 있다. 박효신은 법정 공방을 벌인 끝에 2012년 6월 대법으로부터 15억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으며 같은 해 11월 채무 변제를 위해 일반회생절차를 신청한 바 있다. 네티즌들은 “박효신 회생절차 실패, 안타깝다”, “박효신 회생절차 실패, 무슨 일이지”, “박효신 회생절차 실패, 활동이 뜸하더니 이런 일이 있었구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내란음모’ 이석기 법원 판결 요지 들여다보니…

    ‘내란음모’ 이석기 법원 판결 요지 들여다보니…

    이석기 1심 선고 판결 요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들은 북한의 김일성 주체사상과 대남혁명론에 입각하여 남한에서 사회주의 혁명을 완수하기 위해 지하혁명조직 ‘RO’의 구성원으로 비밀리에 활동해 왔음. ‘RO’의 조직원들은 주체사상과 ‘수령론’을 내면화함으로써 일사불란한 지휘통솔체계를 구축하고 정당, 대중조직, 나아가 국회에까지 침투하여 자신들의 세력을 확장하며 혁명의 결정적 시기를 준비해 왔음. ’RO’의 총책인 피고인 이석기는 북한이 2013년 3월5일 ‘정전협정 백지화’를 선언하자 ‘전쟁상황’, 즉 ‘혁명의 결정적 시기’가 임박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조직원들에게 ‘전쟁대비 3대 지침’을 하달한 후 ‘세포결의대회’를 개최하여 결의를 강화하도록 한 다음 2013년 5월12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있는 ‘마리스타 교육수사회 강당’에 조직원 130여 명을 집결시켰음. 피고인 이석기는 현 정세는 ‘전쟁상황’이자 대한민국의 헌법질서를 전복할 ‘강력한 혁명적 계기’라고 강조하고 ‘정치·군사적 준비’방안에 대해 토론할 것을 지시하였으며 나머지 피고인들을 비롯한 130여 명의 조직원들은 주요 국가기간시설 파악과 타격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한 뒤 그 내용을 조직원 전체에게 발표함. 이어 피고인 이석기는 필승의 신념을 가지고 물질·기술적 준비를 철저히 하여 ‘총공격 명령’이 떨어지면 일제히 폭동에 나설 것을 지시함. 또한 피고인 김홍열은 피고인 이석기와의 사전 교감 하에 회합 전반의 사회를 맡아 진행하면서 ‘통일혁명’을 완수하자고 주장함. 이로써 피고인 이석기, 김홍열은 공모하여 130여 명의 ‘RO’조직원을 상대로 내란의 죄를 범할 것을 선동하고 피고인들은 ‘RO’조직원들과 함께 전쟁상황에 대한민국의 헌법질서를 전복하기 위해 ‘RO’상부의 명령이 하달되면 지체 없이 각 권역에서 국가기간시설 파괴 등 전국다발적인 폭동에 이를 것을 통모함으로써 내란의 죄를 범할 목적으로 음모함. 또한 피고인들은 이와 같이 폭동을 모의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선군정치와 미사일·핵무기 개발을 옹호하며, 북한 대남혁명론에 따른 폭동을 위한 방안을 논의·발표하는 등 반국가단체인 북한 또는 그 구성원 등의 활동을 찬양·선전하거나 이에 동조함. ◇소결론 ▶내란의 주체로서의 ‘RO’의 존재 여부 이OO이 진술하는 지하혁명조직 RO, 즉 주체사상을 지도이념으로 대한민국의 정권이 미제에 예속된 파쇼권력이라는 인식하에 혁명의 결정적 시기에 그 체제를 변혁하여 자주적 민주정권을 수립한 후 최종적으로 사회주의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수령관에 기초한 지휘통솔체계를 갖추고 조직 보위를 위해 철저한 보안수칙에 의거하여 활동하는 비밀결사의 존재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할 것이고, 피고인 홍순석, 한동근과 이OO의 소모임은 위 조직의 하부단위인 세포의 모임이며 피고인들의 2013년 5월10일 및 12일 회합은 RO의 조직원들의 회합이라고 할 것임. 나아가 피고인 이석기가 회합에서 지속적으로 드러낸 명령과 지시조의 발언, 130여명의 참석자들 앞에서 자신의 불쾌감을 거침없이 표현하는 모습, 자신이 지정하는 방향에 즉시 따를 것을 강하게 촉구하고 청중의 의사를 확인하는 태도, 이에 상응하는 피고인 김홍열의 발언과 참석자들의 반응, 압수물의 내용을 모두 종합해 보면 피고인 이석기가 위 조직의 총책임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음. 피고인 이상호가 권역별 토론을 장악하는 모습과 피고인 김홍열이 토론의 방향을 유도하고 결의를 북돋우는 등 사전계획에 따라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였다고 봄이 상당한 점, 피고인 홍순석 역시 상당한 기간 동안 위 조직의 기본단위인 세포의 지휘성원으로 활동하면서 하부조직원들을 장악하고 이들을 지도·교양해 온 점, 피고인 조양원, 김근래로부터 위 조직의 활동과정에서 하부 조직원이 작성하여 상부 조직원에게 제출하는 총화서로 보이는 상당히 많은 문건들이 압수된 정황 등에 비추어 이들이 위 조직에서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지위에 있다고 봄이 상당함. 피고인들을 비롯한 위 회합의 참석자들 130여 명은 모두 주체사상을 지도이념으로 철저한 보안수칙과 지위통솔체계에 의거하여 비밀리에 활동하고 있는 RO의 구성원들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들을 형법 제87조가 정하고 있는 내란의 주체로서 조직화된 다수인의 결합으로 보기에 부족함이 없음. ▶국헌문란의 목적 피고인들은 주체사상과 계급투쟁론에 입각한 혁명관에 기초하여 민족사적 정통성을 북한에 두는 한편,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남한사회의 변혁을 목적으로 혁명의 결정적 시기를 준비하고 있던 중 남북의 군사적 갈등국면이 고조되기에 이르자 전시 또는 이에 임박한 시기의 후방교란 활동을 통해 무력에 의한 대한민국의 체제 전복과 헌정질서 파괴를 꾀하고 있음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국헌문란의 목적이 인정됨. ▶한 지방의 평온을 해하는 정도의 폭동인지 여부 피고인 이석기가 현 정세를 전쟁발발에 상당히 임박한 시기로 인식하고 이에 동조하는 피고인 김홍열의 발언, 이어진 권역별 토론과 발표에서 전시를 전제로 논의된 내용등에 비추어 피고인들은 위 회합 당시 전쟁발발 시 또는 적어도 이에 임박한 시기를 논의의 전제로 삼고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음. 피고인 이석기가 “남북의 자주역량”을 결집하여 “전국적 범위에서” 최종 결전을 하여 통일혁명의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곧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북한 공산집단의 군사력에 적극 협조하여 전시 또는 이에 임박한 시기의 후방교란 활동을 꾀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함. 피고인들이 회합에서 목표로 삼은 것은 적어도 130여 명의 조직원들을 동원하여 전국적인 범위에서 국가기간시설 또는 주요 군사시설을 파괴하는 활동으로 그러한 공격이 조직 차원에서 일사불란한 지휘체계 아래 실행될 것을 예정하고 있으며 그 임무수행에 생사를 걸어야 한다며 결연한 의지를 다지고 있는바, 이들이 목적한 활동은 곧 다수인이 결합하여 폭행, 협박하는 것으로서 한 지방의 평온을 해하기에 충분한 정도의 것이라고 보기에 충분함. 나아가 피고인들은 이와 같은 폭동을 북한과의 전쟁발발 시 또는 이에 근접한 시기에 북한의 대남공격에 동조하여 실행할 것을 예정하고 있는 바, 이는 직접적으로 대한민국 정부의 기능에 장애를 가져오고 사회 혼란을 조장하는 한편 북한에는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게 될 것이 분명하고, 이로써 대한민국 정부의 전쟁수행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므로 이는 국헌문란의 목적에 그대로 부합하는 내용의 폭동으로서 서로 목적수단 관계에 있다고 할 것임. ▶일반적, 추상적 합의를 넘는 내란모의에 해당하는지 여부 5·12 회합에서 총책의 전체강연과 간부의 토론주도 및 발표, 이어 총책의 집단적인 결의 재확인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130여 명의 조직원들에게 내란 실행의 불가피성을 납득시키기 위한 과정이자 집단적 일체감에 의해 범행결의를 공유하기 위한 수단으로 내란실행의 모의라고 보기에 충분하고, 피고인들은 이와 같은 과정에 각자의 역할에 따라 직접 가담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음. 그와 같은 합의는 단순한 추상적, 일반적 합의의 정도를 이미 넘어선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보아 특정한 범죄의 실행을 위한 준비행위라는 것이 명백히 인식될 정도에 이르렀으므로 피고인들 사이에 내란실행의 합의가 있었다고 할 것임. ▶위험성 및 실현 가능성 피고인들을 비롯한 2013년 5월12일 회합의 참석자들은 RO의 조직원들로서 주체사상과 대남혁명론에 의한 사상적 기초 하에 남한사회의 혁명을 목적으로 지속적인 주체사상 학습과 조직활동으로 사상적 일체감을 다져오면서 이를 바탕으로 혁명의 결정적 시기가 다가오면 수의 지시에 따라 언제든지 폭동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고 봄이 상당함. 또한 RO의 지휘부는 2013년 3월 초경 북한이 정전협정 백지화를 선언하기에 이르자 당면한 정세가 혁명의 결정적 시기에 근접하였다고 판단하고 주요시설에 대한 정보수집의 지침과 혁명적 결의를 위한 결의대회의 지침을 하달하면서 폭력혁명을 준비해 오다가 같은 해 5월 초경 혁명의 결정적 시기가 임박하였다고 판단하고 130여 명의 조직원들에게 내란 실행의 불가피성을 납득시키고 폭동의 준비를 더욱 구체화·다각화시키기 위해 이들을 규합하였다고 봄이 상당함. 위 회합은 이와 같은 조직 상부의 주도면밀한 계획에 의해 조직원 130여 명에게 현 정세가 혁명적 계기임을 납득시키고 즉각적인 준비에 나서도록 촉구하는 자리였으며 이들이 논의한 기간시설 파괴 등 테러 행위는 소수의 인원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행위일 뿐만 아니라 당시의 남북관계에 조성된 군사적 대립국면의 정도와 상부의 지침을 철저히 관철하는 조직의 성격에 비춰 보면 비록 위 회합에서 폭동의 세부적인 계획에까지 이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논의된 폭동의 실현가능성과 그 실질적 위험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함. ◇결론 피고인들은 민족사적 정통성이 북한의 사회주의 체제에 있다는 인식하에 남한에서 사회주의혁명을 완수하는 것을 궁극적 목표로 혁명조직 RO를 구성하여 비밀리에 활동하던 중 북한의 대남공격에 따른 전쟁발발 시 또는 이에 근접한 시기를 틈타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전복하고자 주체사상과 대남혁명론으로 무장한 적어도 130여 명의 조직원들을 대한민국의 수도 한복판에 규합하여 국가기간시설 파괴 등 후방교란 활동을 구체적으로 모의하였는바, 이는 국헌문란의 목적으로 한 지방의 평온을 해하기에 충분한 정도의 폭동을 모의한 것이라고 보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할 것임. 비록 그 음모가 계획의 세부에까지 이르지 아니하였으나 모의에서 드러난 총책의 실행의지와 수령관에 기초한 조직원들의 충실성, 적어도 2개월에 걸친 사전준비와 혁명적 결의의 강화과정, 모의에서 밝혀진 구체적인 폭동의 윤곽 등 증거조사 결과 밝혀진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그 위험성이 실로 높다고 할 것임. 이후 남북 간의 군사적 위기국면이 완화되어 실행의 착수에 이르지는 아니하였으나 북한은 여전히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민족해방의 미명 아래 적화통일의 야욕을 거두지 않고 있으며 오랜 정전협정으로 유지되고 있는 휴전상태를 지속적으로 위협하고 있으므로 그 내란실행의 합의에 실질적인 위험성이 상당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음. 그렇다면 피고인들이 이 사건 회합에서 국헌을 문란할 목적으로 폭동의 실행을 모의함으로써 내란음모죄가 성립한다고 할 것임. 나아가 피고인 이석기, 김홍열의 공모에 의한 내란선동죄도 성립한다고 할 것이며 피고인들의 반국가단체의 활동 찬양·선전·동조에 의한 국가보안법위반(찬양·고무등)죄도 인정할 수 있음. ◇개별 국가보안법위반(찬양·고무등)  1. 피고인 홍순석, 피고인 한동근의 사상학습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홍순석, 피고인 한동근은 제보자와 함께 김일성 회고록, 김정일 선집, 북한 혁명영화, 김정은 연설문 등을 교재로 하여 피고인 홍순석은 6회, 피고인 한동근은 5회에 걸쳐 김일성, 김정일의 지도력을 찬양, 미화하거나 주체사상과 선군사상으로 무장할 것을 다짐하는 내용의 사상학습을 하여 반국가단체의 활동을 찬양하거나 이에 동조하였다”는 내용임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그 사상학습의 주요 내용이 주체사상 및 수령론에 입각하여 북한의 3대세습을 정당화하며, 김일성·김정일을 미화하고, 그들에 대한 충성을 다짐하는 것들이고, 이러한 사상학습 모임을 통해 2013. 3. 13. 경 ‘RO‘의 전쟁대비 3대 지침을 공유하고, 2013. 4. 5. 에는 ’세포결의대회‘를 진행하여 사상을 일치시킨 다음, 이 사건 내란음모에 이르렀는바, 위와 같은 사상학습이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성이 있는 행위임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고 밝히며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음.  2. 피고인 이상호의 강연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이상호가 두 차례에 걸쳐 혁명세력간의 연대의식과 동지애 또는 혁명세력의 대중투쟁과 세력확장을 강조하는 강연을 하여 반국가단체의 활동을 찬양·선전하거나 이에 동조하였다”는 내용임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제보자의 진술이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고 있고, 이에 비추어 보면 이상호의 강연 내용이 김정일 저작집 제9권에 수록된 ‘주체의 혁명관을 튼튼히 세울데 대하여’의 주요 내용에 동조하거나 김일성 저작집 제1권에 수록된 ‘유격구를 해산하고 광활한 지대에로 진출할데 대하여’의 주요 내용을 인용하면서 이루어진 것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히며 이 부분 공소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음.  3. 피고인 이상호, 피고인 홍순석, 피고인 이석기, 피고인 조양원, 피고인 김홍열, 피고인 김근래의 각 혁명동지가 제창 등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피고인들이 4차례에 걸친 행사에서 ‘혁명동지가’를 제창하였고, 피고인 이석기는 2012. 8. 10. ‘진실선본 해단식’에서 북한을 강성대국으로 평가하면서, 북한의 대남혁명론에 동조하는 취지의 강연을 하여 반국가단체의 활동을 찬양·선전하거나 이에 동조하였다”는 내용임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혁명동지가’는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을 미화하고, 대한민국을 미 제국주의의 식민지로 보면서 반미혁명투쟁을 선동하는 이적성이 있는 노래이고, 위와 같은 ‘혁명동지가’의 제창을 통해 혁명투쟁 의식을 고취시키려고 하였음이 인정된다”고 밝히며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음.  다만, 재판부는 위 피고인들이 2012. 8. 10. ‘진실선본 해단식’에서 ‘적기가’를 제창하였다는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제보자의 증언에 의하더라도 ‘적기가’는 위 행사 중 경기 북부권역의 촌극 발표자들이 촌극 도중 제창한 것으로, 피고인들이 단순한 촌극의 관람을 넘어 적극적으로 위 적기가의 가창에 동조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히며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무죄의 판단을 함.  4. 피고인 이상호의 이적표현물 소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이상호가 자신의 주거지에 이적표현물 4건(문건)을 보관하고 자신의 사무실에 있는 랩탑 컴퓨터에 이적성이 있는 혁명가요 6곡을 저장하여 각 이적표현물을 소지하였다”는 내용인 바, 재판부는 위 혁명가요 6곡 중 법정에서의 증거조사 결과 재생이 되지 않았던 ‘녹슬은 해방구’ 음악파일 소지로 인한 부분은 무죄로 판단하고, 나머지 공소사실은 이 법정에서의 증거조사 결과, 위 압수수색에 참여하였던 수사관, 민간포렌식전문가의 증언 등을 바탕으로 유죄로 인정하였음.  5. 피고인 홍순석의 이적표현물 소지·반포, 피고인 한동근의 이적표현물 취득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홍순석이 사상학습을 진행하면서 제보자에게 총 7회, 피고인 한동근에게 총 4회에 걸쳐 사상학습의 교재로 사용될 북한혁명영화, 문건 등을 소지하였다가 반포하고, 피고인 한동근은 이를 취득하였다”는 내용인바, 그와 같이 반포·취득한 주요 이적표현물은 김일성 저작집에 수록된 김일성 연설문, 김일성 회고록에 수록된 김일성에 관련된 일화, 김정일 선집에 수록된 김정일 연설문, 김정은 연설문, 김일성을 찬양·미화하는 내용의 북한 혁명영화 등임.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제보자의 증언과 녹음파일, 주고받은 이적표현물이 담긴 USB 등을 근거로 위 범죄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음.  한편, 재판부는 피고인 홍순석이 소지한 ‘철학강의. txt’파일에 관하여도 “주체사상을 ’사람중심의 철학‘이라고 설명하면서, 주체사상을 선전하고 미화하기 위해 작성된 북한원전인 ’주체사상 총서 1~3권‘을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라고 판단하면서 그 이적성을 인정하여, 유죄로 판단하였음.  6. 피고인 이석기의 이적표현물 소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이석기가 자신의 주거지에 문건 형태의 이적표현물 15건, 북한 혁명영화 CD 9개, DVD 6개, 158건의 북한 원전의 문서파일이 저장된 미니CD 1개, 143건의 문서파일이 저장된 CD 1개 등을 보관하여 이를 소지하고, 국회의원 회관 사무실에 문건 형태의 이적표현물 2건을 소지하였다”는 내용인바, 피고인 이석기가 소지하고 있던 주요 이적표현물은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문서파일(1~8권)’, ‘주체사상 총서 문서파일(1~10권)’, ‘김일성 저작집 문서파일(1~44권)’, ‘김정일 저작집 문서파일(1~14권)’, ‘경애하는 김일성 주석님의 주요 노작집 문서파일’, ‘위대한 김정일 장군님의 주요 노작집 문서파일’, ‘주체의 혁명적 조직관 문서파일’, ‘주체의 수령관 문서파일’등임.  재판부는 법정에서의 증거조사 중 검사가 재생불가를 이유로 증거제출을 철회한 북한 혁명영화 DVD 1개(민족과 운명 ‘최현’편의 일부 저장)에 관하여는 무죄를 선고하였고, 나머지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법정에서의 증거조사, 압수수색 당시 참여한 수사관, 민간포렌식전문가 등의 증언 등을 근거로 유죄로 인정하였음.  피고인 이석기는 압수된 문건 중 ‘진보적 민주주의란 무엇인가’문건은 이적성이 없다고 주장하였으나, 재판부는 “① 위 문건에는 ‘한국은 미국에게 군사주권을 통째로 넘겨준 나라’, ‘한국경제는 한국인을 위해 복무하는 자립경제가 아니라 미국의 군사적 교두보로 기능하는 한미동맹에 복무하는 경제였고, 한국사회가 한미동맹을 위해 사상의 자유를 봉쇄하며 사상획일화를 강요하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바, 이와 같은 내용은 대한민국을 미국에 예속된 신식민지로 보고, 민족해방민중민주주의혁명론에 근거하여 남한사회의 변혁을 이루어야 한다는 북한의 주장에 그대로 동조하는 내용으로 보이는 점, ② 위 문건에 사용된 ‘진보적 민주주의’라는 말은 김일성이 1945. 10. 3. 평양 로농정치학교 학생들 앞에서 한 강의 및 1945. 10. 13. 각 도당책임일군들 앞에서 한 연설 등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인 홍순석과 피고인 한동근의 2013. 5. 8. 대화가 녹음된 녹음파일에는 ‘진보적 민주주의의 개념을 찾아나가다 보면 사회주의를 에둘러서 얘기한 측면이 있다(피고인 한동근)’, ‘진보적 민주주의의 어원은 수령님(김일성)께서 건설할 때 우리 사회는 진보적 민주주의 사회여야 한다는 내용의 노작에서 비롯된 것이다(피고인 홍순석)’는 취지의 발언이 녹음되어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진보적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문건은 북한의 대남혁명론에 부합하는 이적표현물임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밝힘.  7. 피고인 조양원의 이적표현물 소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조양원이 자신의 신체와 가방에 북한원전 등 문서파일 20건이 저장된 SD카드 1개, 북한원전과 씨앤피그룹 직원들의 총화서 등 문서파일 96건이 저장된 USB 1개를 각 보관하여 이적표현물을 소지하였다”는 내용인바, 피고인 조양원이 소지한 주요 이적표현물은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문서파일(1~8권)’, ‘김일성 저작집 문서파일(1~44권)’, ‘김정일 저작집 문서파일(1~14권)’, ‘경애하는 김일성 주석님의 주요 노작집 문서파일’, ‘위대한 김정일 장군님의 주요 노작집 문서파일’등임.  재판부는 법정에서의 증거조사, 압수수색 당시 참여한 수사관, 민간포렌식전문가 등의 증언 등을 근거로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음.  한편, 재판부는 피고인 조양원이 2013. 5. 1. 경 피고인 이석기로부터 강연을 청취하고, 그 청취한 강연을 토대로 총화를 실시하고, 총화보고서를 제작하였다는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압수된 총화서 파일이 이 부분 공소사실의 입증에 있어서는 전문증거라고 할 것인바, 작성자가 이 법정에 나와서 그 진정 성립을 인정한 바 없고, 각 총화서 파일에는 영문 이니셜만 기재되어 있을 뿐 그 작성자가 누구인지 특정되어 있지도 않으므로, 위 총화서 파일의 존재만으로 그에 기재된 바와 같은 내용의 강연이 있었다거나, 피고인 조양원이 이를 작성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밝히며 무죄를 선고함.  8. 피고인 김근래의 이적표현물 소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김근래가 자신의 주거지에 ‘조선의 력사인물’책자, 총화서가 담긴 플로피디스켓, 북한의 대남혁명론에 기초하여 지하혁명조직의 건설이 필요하다고 선전·선동하고, 북한의 주체사상을 찬양하는 내용이 수록된 ‘URO‘문건이 저장된 플로피디스켓을 각 보관하고, ’하남평생교육원‘옥상방에 14개 문건 파일이 저장된 외장하드디스크 1개, 북한 영화파일 등이 저장된 USB1개, 95개 문건 파일이 저장된 외장하드디스크 1개를 각 보관하여 이적표현물을 소지하였다”는 내용인바, 피고인 김근래가 소지한 주요 이적표현물은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문서파일(1, 3, 5~8권)’, ‘김일성 저작집 문서파일(1~44권)’, ‘김정일 저작집 문서파일(1~3, 5~14권)’등임.  재판부는 법정에서의 증거조사, 압수수색 당시 참여한 수사관, 민간포렌식전문가 등의 증언 등을 근거로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음.  다만, 재판부는 법정에서의 증거조사 당시 그 파일이 실행되지 않았거나, ‘없음’이라는 내용만 저장되어 있는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2권, 4권 각 문서파일’, ‘김정일 저작집 4권 문서파일’에 대하여는 무죄로 판단하였음.  한편, 피고인 김근래가 소지한 문서파일 중 북한 원전 소설 ‘벗’에 관하여는, “이 소설은 성악배우인 아내와 선반공인 남편이 이혼의 위기를 겪지만, 이혼 사건을 담당한 판사 정진우의 노력 아래 재결합을 이룬다는 줄거리로 주체사상이나 김일성·김정일에 대한 찬양·미화와 관련된 부분을 찾을 수 없고, 북한의 체제를 미화하기보다 북한의 현실문제를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는바, 위 소설을 대한민국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표현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하였음. ◇양형이유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내란음모 및 내란선동의 점에 관하여는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헌법의 규범성을 부인하면서 대한민국의 체제를 전복하고 헌법과 법률의 기능을 소멸시키려는 국헌문란의 목적 아래 지하혁명조직 ‘RO’를 조직하고, 국회ㆍ정당ㆍ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한 사회 곳곳에서 암약하며 결정적 시기를 기다리던 중, 북한의 군사적 위협으로 전쟁 위기가 한껏 고조되어 있던 2013. 5. 12. 대담하게도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무장폭동을 모의하는 중대한 범죄에 나아갔다”면서 “피고인들은 김일성 주체사상과 북한이 선전하는 대남혁명론의 추종 하에 북한의 대남공격이 임박하였음을 예견하고 그 기회를 틈타 130여 명의 조직원들을 동원하여 내란을 모의하였는바, 그 위험성이 실로 높다고 하지않을 수 없다. 피고인들은 혁명의 결정적 시기를 준비하면서 정당, 대중조직, 나아가 국회에까지 침투하여, 가진 것 없는 민중들을 주체사상과 대남혁명론으로 유혹해 어둠 속에서 자신들의 세력을 확장해 왔으며, 혁명의 완수라는 미명 하에 조직원들로 하여금 상부의 지시를 철저히 관철하도록 교육해 왔다. 피고인들은 김일성 저작집, 김일성 회고록, 김정일 저작집, 김정은 연설문, 주체사상 총서, 북한 혁명영화 등 북한원전을 버젓이 소지하고 있거나, 대낮에 공개된 장소에서 이를 이용해 주체사상 학습을 지도하기도 하였다. 피고인들은 2013. 5. 12. 조직원 130여 명과 한 자리에서 내란을 모의하기에 이르기까지, 세포별 결의대회라는 이름으로 폭력혁명의 결의를 강화하고, 국가의 주요 군사시설과 기반시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도 하였다. 피고인들은 내란 모의를 통해 대한민국의 존립과 자유민주주의 질서에 실질적이고 명백한 위험을 초래하였는 바, 그 죄책이 몹시 무겁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들을 엄히 처벌하지 않을 수 없다”고 판단하였음.  이어 피고인들의 국가보안법위반(찬양·고무등)의 점에 관하여는, “북한은 평화통일을 위한 대화와 협력의 동반자이기도 하나, 우리의 자유민주적 헌법질서와 양립할 수 없는 주체사상, 선군사상을 내세우면서, 3대 세습으로 독재 정권을 유지하는 한편, 잇따른 무력 도발을 감행하는 등 아직 적화통일의 노선을 포기하지 않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 하에서의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도 정부나 특정 정치세력에 대한 비판 내지는 지지를 넘어서 대한민국의 존립과 우리 국민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내용까지도 무제한적으로 허용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밝히면서 “피고인들의 이 사건 국가보안법위반 행위가 내란음모 및 내란선동의 밑거름이 되고, 조직원들의 혁명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에서 그 죄책이 결코 가볍다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음.  나아가, “이 사건에 제출된 여러 증거들을 면밀히 살펴보아도 이 사건이 조작되었다는 의심을 일으키는 사정은 전혀 발견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별다른 근거 없이 이 사건이 국가정보원에 의해 조작된 사건이라고 주장하여 왔는바, 이는 피고인들에게 보장된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 진실의 발견을 적극적으로 숨기거나 법원을 오도하려는 시도에 기인한 행위이자 적극적으로 사회의 분열과 혼란을 조장하는 행태라고 봄이 상당하여 가중적 양형요소로 참작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였음.  이에 따라 재판부는 현직 국회의원 신분으로, 2003년경 민혁당 사건으로 징역 2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고, 대한민국과 우리 사회가 베풀어준 두 차례의 관용(2003. 사면, 2005. 복권)에도 불구하고 반성하기는커녕 주도적으로 내란을 선동하고 음모한 피고인 이석기에게는 ‘징역 12년 및 자격정지 10년’을, 이 사건 내란음모에 있어 중요한 임무를 수행한 피고인 이상호, 피고인 조양원, 피고인 김홍열, 피고인 김근래에게는 ‘징역 7년 및 자격정지 7년’을, 이 사건 내란음모에 있어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였으나 그 수행정도가 다른 이들에 비해 소극적이었던 피고인 홍순석에게는 ‘징역 6년 및 자격정지 6년’을, 이 사건 내란음모에서 일정한 역할을 하였으나 주요임무수행자는 아닌 피고인 한동근에게는 ‘징역 4년 및 자격정지 4년’에 각 처하기로 하고, 피고인 이상호, 피고인 이석기, 피고인 김근래가 소지한 일부 이적표현물을 몰수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음.  ◎피고인들에게 적용된 범죄사실 적용법조의 법정형  -내란음모․ 선동(형법 제90조 제1항):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나 유기금고(무기, 사형 없음)  -반국가단체 등 활동 찬양․ 선전․ 동조(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제14항):7년 이하의 징역(자격정지 병과)  -이적표현물 소지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 제1항, 제14조 :7년 이하의 징역(자격정지 병과)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이석기 ‘내란음모’ 혐의에 대한 법원 1심 선고 판결 요지

    이석기 ‘내란음모’ 혐의에 대한 법원 1심 선고 판결 요지

    이석기 1심 선고 판결 요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들은 북한의 김일성 주체사상과 대남혁명론에 입각하여 남한에서 사회주의 혁명을 완수하기 위해 지하혁명조직 ‘RO’의 구성원으로 비밀리에 활동해 왔음. ‘RO’의 조직원들은 주체사상과 ‘수령론’을 내면화함으로써 일사불란한 지휘통솔체계를 구축하고 정당, 대중조직, 나아가 국회에까지 침투하여 자신들의 세력을 확장하며 혁명의 결정적 시기를 준비해 왔음. ’RO’의 총책인 피고인 이석기는 북한이 2013년 3월5일 ‘정전협정 백지화’를 선언하자 ‘전쟁상황’, 즉 ‘혁명의 결정적 시기’가 임박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조직원들에게 ‘전쟁대비 3대 지침’을 하달한 후 ‘세포결의대회’를 개최하여 결의를 강화하도록 한 다음 2013년 5월12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있는 ‘마리스타 교육수사회 강당’에 조직원 130여 명을 집결시켰음. 피고인 이석기는 현 정세는 ‘전쟁상황’이자 대한민국의 헌법질서를 전복할 ‘강력한 혁명적 계기’라고 강조하고 ‘정치·군사적 준비’방안에 대해 토론할 것을 지시하였으며 나머지 피고인들을 비롯한 130여 명의 조직원들은 주요 국가기간시설 파악과 타격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한 뒤 그 내용을 조직원 전체에게 발표함. 이어 피고인 이석기는 필승의 신념을 가지고 물질·기술적 준비를 철저히 하여 ‘총공격 명령’이 떨어지면 일제히 폭동에 나설 것을 지시함. 또한 피고인 김홍열은 피고인 이석기와의 사전 교감 하에 회합 전반의 사회를 맡아 진행하면서 ‘통일혁명’을 완수하자고 주장함. 이로써 피고인 이석기, 김홍열은 공모하여 130여 명의 ‘RO’조직원을 상대로 내란의 죄를 범할 것을 선동하고 피고인들은 ‘RO’조직원들과 함께 전쟁상황에 대한민국의 헌법질서를 전복하기 위해 ‘RO’상부의 명령이 하달되면 지체 없이 각 권역에서 국가기간시설 파괴 등 전국다발적인 폭동에 이를 것을 통모함으로써 내란의 죄를 범할 목적으로 음모함. 또한 피고인들은 이와 같이 폭동을 모의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선군정치와 미사일·핵무기 개발을 옹호하며, 북한 대남혁명론에 따른 폭동을 위한 방안을 논의·발표하는 등 반국가단체인 북한 또는 그 구성원 등의 활동을 찬양·선전하거나 이에 동조함. ◇소결론 ▶내란의 주체로서의 ‘RO’의 존재 여부 이OO이 진술하는 지하혁명조직 RO, 즉 주체사상을 지도이념으로 대한민국의 정권이 미제에 예속된 파쇼권력이라는 인식하에 혁명의 결정적 시기에 그 체제를 변혁하여 자주적 민주정권을 수립한 후 최종적으로 사회주의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수령관에 기초한 지휘통솔체계를 갖추고 조직 보위를 위해 철저한 보안수칙에 의거하여 활동하는 비밀결사의 존재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할 것이고, 피고인 홍순석, 한동근과 이OO의 소모임은 위 조직의 하부단위인 세포의 모임이며 피고인들의 2013년 5월10일 및 12일 회합은 RO의 조직원들의 회합이라고 할 것임. 나아가 피고인 이석기가 회합에서 지속적으로 드러낸 명령과 지시조의 발언, 130여명의 참석자들 앞에서 자신의 불쾌감을 거침없이 표현하는 모습, 자신이 지정하는 방향에 즉시 따를 것을 강하게 촉구하고 청중의 의사를 확인하는 태도, 이에 상응하는 피고인 김홍열의 발언과 참석자들의 반응, 압수물의 내용을 모두 종합해 보면 피고인 이석기가 위 조직의 총책임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음. 피고인 이상호가 권역별 토론을 장악하는 모습과 피고인 김홍열이 토론의 방향을 유도하고 결의를 북돋우는 등 사전계획에 따라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였다고 봄이 상당한 점, 피고인 홍순석 역시 상당한 기간 동안 위 조직의 기본단위인 세포의 지휘성원으로 활동하면서 하부조직원들을 장악하고 이들을 지도·교양해 온 점, 피고인 조양원, 김근래로부터 위 조직의 활동과정에서 하부 조직원이 작성하여 상부 조직원에게 제출하는 총화서로 보이는 상당히 많은 문건들이 압수된 정황 등에 비추어 이들이 위 조직에서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지위에 있다고 봄이 상당함. 피고인들을 비롯한 위 회합의 참석자들 130여 명은 모두 주체사상을 지도이념으로 철저한 보안수칙과 지위통솔체계에 의거하여 비밀리에 활동하고 있는 RO의 구성원들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들을 형법 제87조가 정하고 있는 내란의 주체로서 조직화된 다수인의 결합으로 보기에 부족함이 없음. ▶국헌문란의 목적 피고인들은 주체사상과 계급투쟁론에 입각한 혁명관에 기초하여 민족사적 정통성을 북한에 두는 한편,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남한사회의 변혁을 목적으로 혁명의 결정적 시기를 준비하고 있던 중 남북의 군사적 갈등국면이 고조되기에 이르자 전시 또는 이에 임박한 시기의 후방교란 활동을 통해 무력에 의한 대한민국의 체제 전복과 헌정질서 파괴를 꾀하고 있음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국헌문란의 목적이 인정됨. ▶한 지방의 평온을 해하는 정도의 폭동인지 여부 피고인 이석기가 현 정세를 전쟁발발에 상당히 임박한 시기로 인식하고 이에 동조하는 피고인 김홍열의 발언, 이어진 권역별 토론과 발표에서 전시를 전제로 논의된 내용등에 비추어 피고인들은 위 회합 당시 전쟁발발 시 또는 적어도 이에 임박한 시기를 논의의 전제로 삼고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음. 피고인 이석기가 “남북의 자주역량”을 결집하여 “전국적 범위에서” 최종 결전을 하여 통일혁명의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곧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북한 공산집단의 군사력에 적극 협조하여 전시 또는 이에 임박한 시기의 후방교란 활동을 꾀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함. 피고인들이 회합에서 목표로 삼은 것은 적어도 130여 명의 조직원들을 동원하여 전국적인 범위에서 국가기간시설 또는 주요 군사시설을 파괴하는 활동으로 그러한 공격이 조직 차원에서 일사불란한 지휘체계 아래 실행될 것을 예정하고 있으며 그 임무수행에 생사를 걸어야 한다며 결연한 의지를 다지고 있는바, 이들이 목적한 활동은 곧 다수인이 결합하여 폭행, 협박하는 것으로서 한 지방의 평온을 해하기에 충분한 정도의 것이라고 보기에 충분함. 나아가 피고인들은 이와 같은 폭동을 북한과의 전쟁발발 시 또는 이에 근접한 시기에 북한의 대남공격에 동조하여 실행할 것을 예정하고 있는 바, 이는 직접적으로 대한민국 정부의 기능에 장애를 가져오고 사회 혼란을 조장하는 한편 북한에는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게 될 것이 분명하고, 이로써 대한민국 정부의 전쟁수행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므로 이는 국헌문란의 목적에 그대로 부합하는 내용의 폭동으로서 서로 목적수단 관계에 있다고 할 것임. ▶일반적, 추상적 합의를 넘는 내란모의에 해당하는지 여부 5·12 회합에서 총책의 전체강연과 간부의 토론주도 및 발표, 이어 총책의 집단적인 결의 재확인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130여 명의 조직원들에게 내란 실행의 불가피성을 납득시키기 위한 과정이자 집단적 일체감에 의해 범행결의를 공유하기 위한 수단으로 내란실행의 모의라고 보기에 충분하고, 피고인들은 이와 같은 과정에 각자의 역할에 따라 직접 가담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음. 그와 같은 합의는 단순한 추상적, 일반적 합의의 정도를 이미 넘어선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보아 특정한 범죄의 실행을 위한 준비행위라는 것이 명백히 인식될 정도에 이르렀으므로 피고인들 사이에 내란실행의 합의가 있었다고 할 것임. ▶위험성 및 실현 가능성 피고인들을 비롯한 2013년 5월12일 회합의 참석자들은 RO의 조직원들로서 주체사상과 대남혁명론에 의한 사상적 기초 하에 남한사회의 혁명을 목적으로 지속적인 주체사상 학습과 조직활동으로 사상적 일체감을 다져오면서 이를 바탕으로 혁명의 결정적 시기가 다가오면 수의 지시에 따라 언제든지 폭동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고 봄이 상당함. 또한 RO의 지휘부는 2013년 3월 초경 북한이 정전협정 백지화를 선언하기에 이르자 당면한 정세가 혁명의 결정적 시기에 근접하였다고 판단하고 주요시설에 대한 정보수집의 지침과 혁명적 결의를 위한 결의대회의 지침을 하달하면서 폭력혁명을 준비해 오다가 같은 해 5월 초경 혁명의 결정적 시기가 임박하였다고 판단하고 130여 명의 조직원들에게 내란 실행의 불가피성을 납득시키고 폭동의 준비를 더욱 구체화·다각화시키기 위해 이들을 규합하였다고 봄이 상당함. 위 회합은 이와 같은 조직 상부의 주도면밀한 계획에 의해 조직원 130여 명에게 현 정세가 혁명적 계기임을 납득시키고 즉각적인 준비에 나서도록 촉구하는 자리였으며 이들이 논의한 기간시설 파괴 등 테러 행위는 소수의 인원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행위일 뿐만 아니라 당시의 남북관계에 조성된 군사적 대립국면의 정도와 상부의 지침을 철저히 관철하는 조직의 성격에 비춰 보면 비록 위 회합에서 폭동의 세부적인 계획에까지 이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논의된 폭동의 실현가능성과 그 실질적 위험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함. ◇결론 피고인들은 민족사적 정통성이 북한의 사회주의 체제에 있다는 인식하에 남한에서 사회주의혁명을 완수하는 것을 궁극적 목표로 혁명조직 RO를 구성하여 비밀리에 활동하던 중 북한의 대남공격에 따른 전쟁발발 시 또는 이에 근접한 시기를 틈타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전복하고자 주체사상과 대남혁명론으로 무장한 적어도 130여 명의 조직원들을 대한민국의 수도 한복판에 규합하여 국가기간시설 파괴 등 후방교란 활동을 구체적으로 모의하였는바, 이는 국헌문란의 목적으로 한 지방의 평온을 해하기에 충분한 정도의 폭동을 모의한 것이라고 보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할 것임. 비록 그 음모가 계획의 세부에까지 이르지 아니하였으나 모의에서 드러난 총책의 실행의지와 수령관에 기초한 조직원들의 충실성, 적어도 2개월에 걸친 사전준비와 혁명적 결의의 강화과정, 모의에서 밝혀진 구체적인 폭동의 윤곽 등 증거조사 결과 밝혀진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그 위험성이 실로 높다고 할 것임. 이후 남북 간의 군사적 위기국면이 완화되어 실행의 착수에 이르지는 아니하였으나 북한은 여전히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민족해방의 미명 아래 적화통일의 야욕을 거두지 않고 있으며 오랜 정전협정으로 유지되고 있는 휴전상태를 지속적으로 위협하고 있으므로 그 내란실행의 합의에 실질적인 위험성이 상당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음. 그렇다면 피고인들이 이 사건 회합에서 국헌을 문란할 목적으로 폭동의 실행을 모의함으로써 내란음모죄가 성립한다고 할 것임. 나아가 피고인 이석기, 김홍열의 공모에 의한 내란선동죄도 성립한다고 할 것이며 피고인들의 반국가단체의 활동 찬양·선전·동조에 의한 국가보안법위반(찬양·고무등)죄도 인정할 수 있음. ◇개별 국가보안법위반(찬양·고무등)  1. 피고인 홍순석, 피고인 한동근의 사상학습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홍순석, 피고인 한동근은 제보자와 함께 김일성 회고록, 김정일 선집, 북한 혁명영화, 김정은 연설문 등을 교재로 하여 피고인 홍순석은 6회, 피고인 한동근은 5회에 걸쳐 김일성, 김정일의 지도력을 찬양, 미화하거나 주체사상과 선군사상으로 무장할 것을 다짐하는 내용의 사상학습을 하여 반국가단체의 활동을 찬양하거나 이에 동조하였다”는 내용임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그 사상학습의 주요 내용이 주체사상 및 수령론에 입각하여 북한의 3대세습을 정당화하며, 김일성·김정일을 미화하고, 그들에 대한 충성을 다짐하는 것들이고, 이러한 사상학습 모임을 통해 2013. 3. 13. 경 ‘RO‘의 전쟁대비 3대 지침을 공유하고, 2013. 4. 5. 에는 ’세포결의대회‘를 진행하여 사상을 일치시킨 다음, 이 사건 내란음모에 이르렀는바, 위와 같은 사상학습이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성이 있는 행위임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고 밝히며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음.  2. 피고인 이상호의 강연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이상호가 두 차례에 걸쳐 혁명세력간의 연대의식과 동지애 또는 혁명세력의 대중투쟁과 세력확장을 강조하는 강연을 하여 반국가단체의 활동을 찬양·선전하거나 이에 동조하였다”는 내용임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제보자의 진술이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고 있고, 이에 비추어 보면 이상호의 강연 내용이 김정일 저작집 제9권에 수록된 ‘주체의 혁명관을 튼튼히 세울데 대하여’의 주요 내용에 동조하거나 김일성 저작집 제1권에 수록된 ‘유격구를 해산하고 광활한 지대에로 진출할데 대하여’의 주요 내용을 인용하면서 이루어진 것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히며 이 부분 공소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음.  3. 피고인 이상호, 피고인 홍순석, 피고인 이석기, 피고인 조양원, 피고인 김홍열, 피고인 김근래의 각 혁명동지가 제창 등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피고인들이 4차례에 걸친 행사에서 ‘혁명동지가’를 제창하였고, 피고인 이석기는 2012. 8. 10. ‘진실선본 해단식’에서 북한을 강성대국으로 평가하면서, 북한의 대남혁명론에 동조하는 취지의 강연을 하여 반국가단체의 활동을 찬양·선전하거나 이에 동조하였다”는 내용임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혁명동지가’는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을 미화하고, 대한민국을 미 제국주의의 식민지로 보면서 반미혁명투쟁을 선동하는 이적성이 있는 노래이고, 위와 같은 ‘혁명동지가’의 제창을 통해 혁명투쟁 의식을 고취시키려고 하였음이 인정된다”고 밝히며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음.  다만, 재판부는 위 피고인들이 2012. 8. 10. ‘진실선본 해단식’에서 ‘적기가’를 제창하였다는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제보자의 증언에 의하더라도 ‘적기가’는 위 행사 중 경기 북부권역의 촌극 발표자들이 촌극 도중 제창한 것으로, 피고인들이 단순한 촌극의 관람을 넘어 적극적으로 위 적기가의 가창에 동조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히며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무죄의 판단을 함.  4. 피고인 이상호의 이적표현물 소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이상호가 자신의 주거지에 이적표현물 4건(문건)을 보관하고 자신의 사무실에 있는 랩탑 컴퓨터에 이적성이 있는 혁명가요 6곡을 저장하여 각 이적표현물을 소지하였다”는 내용인 바, 재판부는 위 혁명가요 6곡 중 법정에서의 증거조사 결과 재생이 되지 않았던 ‘녹슬은 해방구’ 음악파일 소지로 인한 부분은 무죄로 판단하고, 나머지 공소사실은 이 법정에서의 증거조사 결과, 위 압수수색에 참여하였던 수사관, 민간포렌식전문가의 증언 등을 바탕으로 유죄로 인정하였음.  5. 피고인 홍순석의 이적표현물 소지·반포, 피고인 한동근의 이적표현물 취득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홍순석이 사상학습을 진행하면서 제보자에게 총 7회, 피고인 한동근에게 총 4회에 걸쳐 사상학습의 교재로 사용될 북한혁명영화, 문건 등을 소지하였다가 반포하고, 피고인 한동근은 이를 취득하였다”는 내용인바, 그와 같이 반포·취득한 주요 이적표현물은 김일성 저작집에 수록된 김일성 연설문, 김일성 회고록에 수록된 김일성에 관련된 일화, 김정일 선집에 수록된 김정일 연설문, 김정은 연설문, 김일성을 찬양·미화하는 내용의 북한 혁명영화 등임.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제보자의 증언과 녹음파일, 주고받은 이적표현물이 담긴 USB 등을 근거로 위 범죄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음.  한편, 재판부는 피고인 홍순석이 소지한 ‘철학강의. txt’파일에 관하여도 “주체사상을 ’사람중심의 철학‘이라고 설명하면서, 주체사상을 선전하고 미화하기 위해 작성된 북한원전인 ’주체사상 총서 1~3권‘을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라고 판단하면서 그 이적성을 인정하여, 유죄로 판단하였음.  6. 피고인 이석기의 이적표현물 소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이석기가 자신의 주거지에 문건 형태의 이적표현물 15건, 북한 혁명영화 CD 9개, DVD 6개, 158건의 북한 원전의 문서파일이 저장된 미니CD 1개, 143건의 문서파일이 저장된 CD 1개 등을 보관하여 이를 소지하고, 국회의원 회관 사무실에 문건 형태의 이적표현물 2건을 소지하였다”는 내용인바, 피고인 이석기가 소지하고 있던 주요 이적표현물은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문서파일(1~8권)’, ‘주체사상 총서 문서파일(1~10권)’, ‘김일성 저작집 문서파일(1~44권)’, ‘김정일 저작집 문서파일(1~14권)’, ‘경애하는 김일성 주석님의 주요 노작집 문서파일’, ‘위대한 김정일 장군님의 주요 노작집 문서파일’, ‘주체의 혁명적 조직관 문서파일’, ‘주체의 수령관 문서파일’등임.  재판부는 법정에서의 증거조사 중 검사가 재생불가를 이유로 증거제출을 철회한 북한 혁명영화 DVD 1개(민족과 운명 ‘최현’편의 일부 저장)에 관하여는 무죄를 선고하였고, 나머지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법정에서의 증거조사, 압수수색 당시 참여한 수사관, 민간포렌식전문가 등의 증언 등을 근거로 유죄로 인정하였음.  피고인 이석기는 압수된 문건 중 ‘진보적 민주주의란 무엇인가’문건은 이적성이 없다고 주장하였으나, 재판부는 “① 위 문건에는 ‘한국은 미국에게 군사주권을 통째로 넘겨준 나라’, ‘한국경제는 한국인을 위해 복무하는 자립경제가 아니라 미국의 군사적 교두보로 기능하는 한미동맹에 복무하는 경제였고, 한국사회가 한미동맹을 위해 사상의 자유를 봉쇄하며 사상획일화를 강요하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바, 이와 같은 내용은 대한민국을 미국에 예속된 신식민지로 보고, 민족해방민중민주주의혁명론에 근거하여 남한사회의 변혁을 이루어야 한다는 북한의 주장에 그대로 동조하는 내용으로 보이는 점, ② 위 문건에 사용된 ‘진보적 민주주의’라는 말은 김일성이 1945. 10. 3. 평양 로농정치학교 학생들 앞에서 한 강의 및 1945. 10. 13. 각 도당책임일군들 앞에서 한 연설 등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인 홍순석과 피고인 한동근의 2013. 5. 8. 대화가 녹음된 녹음파일에는 ‘진보적 민주주의의 개념을 찾아나가다 보면 사회주의를 에둘러서 얘기한 측면이 있다(피고인 한동근)’, ‘진보적 민주주의의 어원은 수령님(김일성)께서 건설할 때 우리 사회는 진보적 민주주의 사회여야 한다는 내용의 노작에서 비롯된 것이다(피고인 홍순석)’는 취지의 발언이 녹음되어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진보적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문건은 북한의 대남혁명론에 부합하는 이적표현물임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밝힘.  7. 피고인 조양원의 이적표현물 소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조양원이 자신의 신체와 가방에 북한원전 등 문서파일 20건이 저장된 SD카드 1개, 북한원전과 씨앤피그룹 직원들의 총화서 등 문서파일 96건이 저장된 USB 1개를 각 보관하여 이적표현물을 소지하였다”는 내용인바, 피고인 조양원이 소지한 주요 이적표현물은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문서파일(1~8권)’, ‘김일성 저작집 문서파일(1~44권)’, ‘김정일 저작집 문서파일(1~14권)’, ‘경애하는 김일성 주석님의 주요 노작집 문서파일’, ‘위대한 김정일 장군님의 주요 노작집 문서파일’등임.  재판부는 법정에서의 증거조사, 압수수색 당시 참여한 수사관, 민간포렌식전문가 등의 증언 등을 근거로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음.  한편, 재판부는 피고인 조양원이 2013. 5. 1. 경 피고인 이석기로부터 강연을 청취하고, 그 청취한 강연을 토대로 총화를 실시하고, 총화보고서를 제작하였다는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압수된 총화서 파일이 이 부분 공소사실의 입증에 있어서는 전문증거라고 할 것인바, 작성자가 이 법정에 나와서 그 진정 성립을 인정한 바 없고, 각 총화서 파일에는 영문 이니셜만 기재되어 있을 뿐 그 작성자가 누구인지 특정되어 있지도 않으므로, 위 총화서 파일의 존재만으로 그에 기재된 바와 같은 내용의 강연이 있었다거나, 피고인 조양원이 이를 작성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밝히며 무죄를 선고함.  8. 피고인 김근래의 이적표현물 소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김근래가 자신의 주거지에 ‘조선의 력사인물’책자, 총화서가 담긴 플로피디스켓, 북한의 대남혁명론에 기초하여 지하혁명조직의 건설이 필요하다고 선전·선동하고, 북한의 주체사상을 찬양하는 내용이 수록된 ‘URO‘문건이 저장된 플로피디스켓을 각 보관하고, ’하남평생교육원‘옥상방에 14개 문건 파일이 저장된 외장하드디스크 1개, 북한 영화파일 등이 저장된 USB1개, 95개 문건 파일이 저장된 외장하드디스크 1개를 각 보관하여 이적표현물을 소지하였다”는 내용인바, 피고인 김근래가 소지한 주요 이적표현물은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문서파일(1, 3, 5~8권)’, ‘김일성 저작집 문서파일(1~44권)’, ‘김정일 저작집 문서파일(1~3, 5~14권)’등임.  재판부는 법정에서의 증거조사, 압수수색 당시 참여한 수사관, 민간포렌식전문가 등의 증언 등을 근거로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음.  다만, 재판부는 법정에서의 증거조사 당시 그 파일이 실행되지 않았거나, ‘없음’이라는 내용만 저장되어 있는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2권, 4권 각 문서파일’, ‘김정일 저작집 4권 문서파일’에 대하여는 무죄로 판단하였음.  한편, 피고인 김근래가 소지한 문서파일 중 북한 원전 소설 ‘벗’에 관하여는, “이 소설은 성악배우인 아내와 선반공인 남편이 이혼의 위기를 겪지만, 이혼 사건을 담당한 판사 정진우의 노력 아래 재결합을 이룬다는 줄거리로 주체사상이나 김일성·김정일에 대한 찬양·미화와 관련된 부분을 찾을 수 없고, 북한의 체제를 미화하기보다 북한의 현실문제를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는바, 위 소설을 대한민국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표현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하였음. ◇양형이유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내란음모 및 내란선동의 점에 관하여는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헌법의 규범성을 부인하면서 대한민국의 체제를 전복하고 헌법과 법률의 기능을 소멸시키려는 국헌문란의 목적 아래 지하혁명조직 ‘RO’를 조직하고, 국회ㆍ정당ㆍ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한 사회 곳곳에서 암약하며 결정적 시기를 기다리던 중, 북한의 군사적 위협으로 전쟁 위기가 한껏 고조되어 있던 2013. 5. 12. 대담하게도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무장폭동을 모의하는 중대한 범죄에 나아갔다”면서 “피고인들은 김일성 주체사상과 북한이 선전하는 대남혁명론의 추종 하에 북한의 대남공격이 임박하였음을 예견하고 그 기회를 틈타 130여 명의 조직원들을 동원하여 내란을 모의하였는바, 그 위험성이 실로 높다고 하지않을 수 없다. 피고인들은 혁명의 결정적 시기를 준비하면서 정당, 대중조직, 나아가 국회에까지 침투하여, 가진 것 없는 민중들을 주체사상과 대남혁명론으로 유혹해 어둠 속에서 자신들의 세력을 확장해 왔으며, 혁명의 완수라는 미명 하에 조직원들로 하여금 상부의 지시를 철저히 관철하도록 교육해 왔다. 피고인들은 김일성 저작집, 김일성 회고록, 김정일 저작집, 김정은 연설문, 주체사상 총서, 북한 혁명영화 등 북한원전을 버젓이 소지하고 있거나, 대낮에 공개된 장소에서 이를 이용해 주체사상 학습을 지도하기도 하였다. 피고인들은 2013. 5. 12. 조직원 130여 명과 한 자리에서 내란을 모의하기에 이르기까지, 세포별 결의대회라는 이름으로 폭력혁명의 결의를 강화하고, 국가의 주요 군사시설과 기반시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도 하였다. 피고인들은 내란 모의를 통해 대한민국의 존립과 자유민주주의 질서에 실질적이고 명백한 위험을 초래하였는 바, 그 죄책이 몹시 무겁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들을 엄히 처벌하지 않을 수 없다”고 판단하였음.  이어 피고인들의 국가보안법위반(찬양·고무등)의 점에 관하여는, “북한은 평화통일을 위한 대화와 협력의 동반자이기도 하나, 우리의 자유민주적 헌법질서와 양립할 수 없는 주체사상, 선군사상을 내세우면서, 3대 세습으로 독재 정권을 유지하는 한편, 잇따른 무력 도발을 감행하는 등 아직 적화통일의 노선을 포기하지 않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 하에서의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도 정부나 특정 정치세력에 대한 비판 내지는 지지를 넘어서 대한민국의 존립과 우리 국민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내용까지도 무제한적으로 허용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밝히면서 “피고인들의 이 사건 국가보안법위반 행위가 내란음모 및 내란선동의 밑거름이 되고, 조직원들의 혁명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에서 그 죄책이 결코 가볍다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음.  나아가, “이 사건에 제출된 여러 증거들을 면밀히 살펴보아도 이 사건이 조작되었다는 의심을 일으키는 사정은 전혀 발견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별다른 근거 없이 이 사건이 국가정보원에 의해 조작된 사건이라고 주장하여 왔는바, 이는 피고인들에게 보장된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 진실의 발견을 적극적으로 숨기거나 법원을 오도하려는 시도에 기인한 행위이자 적극적으로 사회의 분열과 혼란을 조장하는 행태라고 봄이 상당하여 가중적 양형요소로 참작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였음.  이에 따라 재판부는 현직 국회의원 신분으로, 2003년경 민혁당 사건으로 징역 2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고, 대한민국과 우리 사회가 베풀어준 두 차례의 관용(2003. 사면, 2005. 복권)에도 불구하고 반성하기는커녕 주도적으로 내란을 선동하고 음모한 피고인 이석기에게는 ‘징역 12년 및 자격정지 10년’을, 이 사건 내란음모에 있어 중요한 임무를 수행한 피고인 이상호, 피고인 조양원, 피고인 김홍열, 피고인 김근래에게는 ‘징역 7년 및 자격정지 7년’을, 이 사건 내란음모에 있어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였으나 그 수행정도가 다른 이들에 비해 소극적이었던 피고인 홍순석에게는 ‘징역 6년 및 자격정지 6년’을, 이 사건 내란음모에서 일정한 역할을 하였으나 주요임무수행자는 아닌 피고인 한동근에게는 ‘징역 4년 및 자격정지 4년’에 각 처하기로 하고, 피고인 이상호, 피고인 이석기, 피고인 김근래가 소지한 일부 이적표현물을 몰수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음.  ◎피고인들에게 적용된 범죄사실 적용법조의 법정형  -내란음모․ 선동(형법 제90조 제1항):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나 유기금고(무기, 사형 없음)  -반국가단체 등 활동 찬양․ 선전․ 동조(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제14항):7년 이하의 징역(자격정지 병과)  -이적표현물 소지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 제1항, 제14조 :7년 이하의 징역(자격정지 병과)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檢, STX 그룹 압수수색…강덕수 전 회장 등 배임혐의 포착

    檢, STX 그룹 압수수색…강덕수 전 회장 등 배임혐의 포착

    검찰이 강덕수(64) 전 회장 등 STX그룹 전직 임원들의 배임 혐의를 포착하고 그룹 계열사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임관혁 부장검사)는 17일 서울시 중구 STX남산타워에 있는 ㈜STX·STX조선해양·팬오션을 비롯해 STX건설·STX에너지·STX중공업, 경남 창원에 있는 그룹 전산센터 등 계열사 6∼7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이날 오전 8시 30분 이들 계열사에 수사관들을 보내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내부보고서 등을 확보했다. 강 전 회장의 자택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STX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는 김진태 검찰총장 취임 이후 첫 대기업 수사이다. 검찰은 STX중공업이 2009년 일본 오키나와 미군기지의 괌 이전공사와 관련한 각종 사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강 전 회장을 비롯한 전직 임원들이 회사에 수백억원의 손실을 끼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STX 측은 지난 10일 강 전 회장을 비롯한 전 경영진 5명의 배임과 횡령 혐의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STX건설은 오키나와 미군기지의 괌 이전사업에 시공사로 참여하면서 유넥스글로벌(Younex Global)이 군인공제회로부터 사업비 1000억원을 차입하는 데 연대보증을 서줬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금융위기에 따른 재정압박 등을 이유로 이전 계획을 무기한 연기하자 보증을 선 STX건설은 300억원을 상환했고 STX중공업이 추가 연대보증을 제공해 만기를 연장해줬다. STX중공업은 지난해 7월 원금과 이자 등 186억원을 갚았으나 STX의 채권단인 산업은행 등은 550억원을 군인공제회에 상환해야 하는 상황이다. 채권단은 미군기지 이전계획이 확정되지도 않았는데 경영진이 연대보증을 서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보고 있다. 강 전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던 STX중공업이 아무런 지분관계도 없는 STX건설의 연대보증을 서는 과정에서 손실이 확대됐다는 것이다. 검찰은 STX건설이 차입금으로 괌 현지의 부지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비자금이 조성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STX 정상화를 위해 수조원의 추가 자금지원이 예상돼 국민경제에 부담을 주는 사안이어서 관련 의혹을 신속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TX그룹은 한때 재계 13위까지 올랐지만 2008년 금융위기로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3월 초 해운 계열사 STX팬오션의 공개 매각을 추진하면서 숨겨왔던 부실이 수면 위로 드러났고 이어 핵심 계열사인 STX조선해양은 물론 STX중공업과 STX엔진도 채권단 자율협약 체제로 전환됐다. STX엔진과 팬오션마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그룹 전체가 와해됐다. ’샐러리맨 신화’, ‘인수합병의 귀재’로 불리며 재계의 주목을 받던 강덕수 회장도 경영에서 사실상 완전히 물러나 현재 STX엔진 이사회 의장직만 맡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위조된 증거…공소사실 무너지나

    검찰이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항소심 재판과정에서 유우성(34)씨의 간첩 혐의를 뒷받침할 증거라며 제출한 북한 출입경 기록이 모두 위조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해당 기록들은 유씨가 간첩활동을 했다는 혐의를 뒷받침하기 위해 검찰이 제출한 핵심 증거여서 공소사실 전체가 무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유씨는 서울시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간첩 활동을 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간첩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1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에 따르면 중국 영사관은 항소심 재판부의 사실조회 요청에 대해 “검찰 측이 제출한 출입경 기록은 모두 위조된 것”이라는 회신을 전날 보내왔다. 검찰이 법정에 제출한 기록에 대해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위조된 것임을 확인한 것이다. 이 사건을 수사한 국가정보원과 검찰이 1심에서 간첩 혐의에 대해 무죄 선고를 받은 유씨의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을 이끌어 내려고 조작된 증거를 제출한 것 아니냐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검찰이 제출한 증거가 위조됐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앞으로 재판 과정에서 검찰이 이를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면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고의로 출입경 기록을 위조했거나 위조된 기록인지 알고도 재판부에 제출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국정원과 검찰 수사의 신뢰성도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변호인단이 지난달 출입경 기록이 위조된 것으로 의심된다는 의혹을 처음 제기한 이후 검찰은 재판부에 “공식 절차를 통하진 않았으나 중국 당국으로부터 받은 문서가 맞다”는 의견서까지 낸 바 있다. 검찰이 법정에 낸 유씨의 출입경 기록의 출처가 어디인지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이번 사건을 처음 수사한 곳은 국정원이고, 기소는 검찰에서 했기 때문에 기록 출처가 국정원일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재판과정에서 출입경 기록을 뗀 사람이 누구냐는 변호인단의 끈질긴 질문에도 ‘공문을 통해 받았다’는 말만 할 뿐 정확한 출처를 밝히지 않아왔다. 또 출입경 기록이 위조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겠다며 오는 28일 중국 공안에서 근무했다는 조선족에 대한 증인신청까지 해놓고도 직접 서류를 뗀 사람을 증인 신문하게 해달라는 변호인단의 요청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왔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문서를 위조한 사람에 대한 형사책임을 묻겠다며 우리 재판부에 협조 요청을 해옴에 따라 양국간 외교적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영사관은 “한국 검찰 측이 제출한 위조 공문은 중국 기관의 공문과 도장을 위조한 형사범죄에 해당한다”며 “형사 책임을 규명하기 위해 위조 문서의 상세한 출처를 제공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해 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롯데, 인천터미널 소유권 소송서 라이벌 신세계에 승소

    롯데와 신세계가 인천종합터미널 소유권을 두고 벌인 법정공방에서 롯데가 승소했다. 인천법원은 14일 신세계가 인천시와 롯데인천개발을 상대로 제기한 인천종합터미널 부지 소유권 이전 등기 말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유통 라이벌 간 법정싸움은 인천시와 롯데인천개발이 지난해 1월 30일 신세계 인천점이 세들어 있는 건물을 포함한 인천터미널 부지를 총 9000억원에 일괄 매각하기로 계약을 맺으면서 시작됐다. 신세계는 2012년 양측이 투자협정을 체결했을 때부터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며 터미널 매각을 저지해 왔지만, 양측은 금리 보전 조항을 수정하면서까지 계약을 추진했다. 신세계가 인천터미널 매각절차를 중단시키기 위해 법원에 낸 인천터미널 매매계약 이행중지 가처분 신청은 지난해 3월 기각된 바 있다. 이후 신세계 측은 지난해 6월 인천터미널 부지에 대한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말소해 달라며 인천지법에 다시 소송을 제기했다. 롯데는 “이번 판결로 터미널 일대에 2017년까지 복합쇼핑몰을 개발하려는 계획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게 됐다”며 환영했다. 신세계는 “판결문 내용을 면밀히 살핀 후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쌍용차 153명 정리해고 무효 판결… 울음바다 된 법정

    쌍용차 153명 정리해고 무효 판결… 울음바다 된 법정

    2009년 쌍용차 대량 해고 사태의 해직자들이 4년간의 긴 법정 싸움 끝에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하지만 회사 측이 상고의 뜻을 밝혀 이들이 다시 공장으로 돌아가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법 민사2부(부장 조해현)는 7일 쌍용차 해고노동자 김모씨 등 153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이들에 대한 해고는 모두 무효”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쌍용차 정리해고의 출발점이 된 안진회계법인의 2008년 감사보고서가 엉터리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쌍용차가 장기공급 계약이 맺어져 있던 차종이 단종되는 것을 전제로 매출 수량을 과소평가했고, 자동차 1대당 생산시간(HPV)이 경쟁사보다 높다는 이유만으로 생산효율성이 낮다고 단정해 이를 인원 감축의 근거로 삼았다”며 회계보고서에 오류가 있었다고 판시했다. 대량 해고를 피하기 위한 회사 측의 노력도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쌍용차 정리해고 당시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있었다거나 해고 회피 노력을 충분히 다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 “대기업인 쌍용차는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도 더 많이 요구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만약 구조조정이 필요했더라도 총근로자의 3분의1이 넘는 대규모의 인원 삭감을 해야만 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부의 선고가 끝나자 법정은 눈물바다가 됐다. 방청석에 앉아 있던 30여명의 해직자와 그 가족들은 서로 얼싸안으며 말없이 눈물을 훔쳤다. 김득중 쌍용차지부장은 선고 뒤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부가 읽어 나가는 판결을 들을 때 눈물만 났다”면서 “이번 판결로 사측이 해고 문제를 제자리로 돌리기 위한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쌍용차 측은 이날 즉각 상고 방침을 밝히며 해직자들의 바람을 외면했다. 2008년 자동차 판매 부진과 국내외 금융위기로 기업회생 절차를 밟게 된 쌍용차는 경영 악화를 이유로 2009년 4월 전체 인력의 37%에 달하는 2646명의 구조조정을 노조에 통보했다. 회사와 노조의 극한 대립 끝에 대부분 희망퇴직이나 무급휴직을 하고 165명만이 최종 정리해고됐다. 이 중 153명이 제기한 해고무효 소송에서 1심은 “금융위기 등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어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해고를 단행할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원고 패소 판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쌍용차는 “납득하기 어렵다”며 “판결문 검토를 마치는 대로 상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쌍용차는 2009년 법원이 쌍용차의 회생절차 신청을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경영효율화를 위한 구조조정을 제시했고, 이를 이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검찰은 쌍용차의 회계조작 여부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는 금속노조 쌍용차지부가 회계자료를 조작해 대규모 정리해고를 한 혐의로 쌍용차 전·현직 임원과 안진회계법인 등을 고발했으나 지난해 1월 시한부 기소중지했다. 당시 검찰은 해고무효 소송의 항소심 재판부가 회계자료 조작 여부에 대해 감정에 들어가자 “결과가 나온 뒤 이를 토대로 결정할 것”이라며 수사를 중단했다. 수사 결과에 따라 그동안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쌍용차의 ‘기획 부도’ 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삼성家 9400억원 상속 전쟁 이건희 회장 항소심도 이겼다

    삼성家 9400억원 상속 전쟁 이건희 회장 항소심도 이겼다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남긴 차명재산을 두고 장남 이맹희(83)씨와 삼남 이건희(72) 삼성전자 회장이 벌인 법정 공방이 이 회장의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서울고법 민사합의14부(부장 윤준)는 “부친이 남긴 차명재산을 돌려 달라”며 이씨가 동생 이 회장을 상대로 낸 주식인도청구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이씨가 제기한 삼성생명 주식 425만여주, 삼성전자 주식 33만여주, 배당금 513억원 등 총 9400억원 규모의 재산 인도 청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청구 대상 중 삼성생명 주식 12만여주에 대해 “이건희 회장이 다른 상속인들의 양해와 묵인 아래 상속재산을 배타적으로 점유하면서 상속권 침해행위를 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1심과 같이 이씨가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기간이 이미 지났다고 판단했다. 나머지 삼성생명 주식은 상속재산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또 “삼성전자 주식은 모두 상속개시 당시 차명주식으로 볼 수 없어 차명재산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이맹희씨 등 공동상속인들이 차명주식의 존재를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 이 회장의 경영권 행사에 대해 양해하거나 묵인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계약으로서의 상속분할 협의가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선고 뒤 이 회장 측 대리인인 윤재윤 변호사는 “밝혀진 사실관계 등을 볼 때 합당한 판결”이라면서 “이번 재판부가 증거조사를 통해 상속분할계약에 대한 형식요건은 부족하지만 다른 상속인 모두 미필적으로 인정했다는 점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이 회장 측은 그간 ‘진정성이 결여됐다’는 이유로 거부해 왔던 이씨 측과의 화해 가능성도 열어놨다. 윤 변호사는 “판결 절차와 관계없이 진정성이 확인된다면 가족 차원에서의 화해는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씨 측 대리인 차동언 변호사는 “재판부가 우리와는 다르게 판단한 것”이라며 “가족 간의 화해로 아름답게 마무리되길 바랐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상고 여부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한 후 의뢰인과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형제의 난’이라고 불리며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던 이번 소송은 이씨가 2012년 2월 다른 형제들과 함께 이 회장을 상대로 4조 849억원대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이씨는 1심에서 삼성그룹 계열사 주식과 배당금 등 모두 7000억원을 나눠 달라고 요구했고, 이 회장의 누나 이숙희씨 등 다른 가족들이 소송에 참여하면서 4조원대 소송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이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 상속재산과 동일한 것이라 보기 어렵고 원고 측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기한이 지났다”며 이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이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삼성에버랜드에 대한 주식인도 소송을 취하하고, 이 회장을 상대로 삼성전자 주식을 청구했던 것 중 일부도 철회했다. 다만 이 회장을 상대로 삼성생명 차명주식 중 상속지분만큼을 되돌려 달라는 소송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소송 청구금액은 1심 당시 4조여원에서 9400억원가량으로 줄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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