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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성장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노르웨이 “한국은 아파서 일 못하면 국가가 돌보지 않나요”

    [단독] [성장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노르웨이 “한국은 아파서 일 못하면 국가가 돌보지 않나요”

    인구 520만명으로 서울의 절반 수준, 지난해 경제성장률 0.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24위. 하지만 노르웨이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다. 0%대 경제성장에도 노르웨이인의 삶의 질이 높은 비결은 무엇일까. 세계경제포럼은 활발한 계층 이동, 낮은 실업률, 높은 여성 고용률, 강력한 단체 교섭 등을 꼽았다. 지난 15일 노르웨이 오슬로 시내에서 시민들을 만나 그들이 행복한 이유를 들어 봤다. 노르웨이인들은 생계 걱정, 미래에 대한 불안함 없이 온전히 자신의 삶을 누릴 수 있는 게 비결이라고 입을 모았다.오슬로 중심가 칼요한 거리에서 만난 대학생 탈레 하메뢰 엘링보그(24·여)는 “국가가 사회적 약자를 잘 보호해 주기 때문에 노르웨이에 사는 게 행복하다”면서 “나도 언제든지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알프 시베르센(51)은 자신이 행복한 이유로 ‘정치 시스템’을 꼽으면서 “안정적인 정치 시스템이 있기에 사람들이 원하는 것과 정부가 제공할 수 있는 것 사이의 균형을 잘 맞춰 제도를 결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하면 삼성이 떠올라 잘사는 나라라는 이미지가 강하다”면서 “몸이 아파서 일을 못 하게 되면 국가가 돌봐 주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실업자부터 장애인, 이주민, 고령층까지 노르웨이인들은 사회적 약자를 국가가 보호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또 이를 위해 세금을 많이 내는 것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노르웨이 복지 체제의 틀은 1930년대부터 마련되기 시작했다. 대공황을 겪으면서 복지 시스템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당시 집권층이 인근 소련의 사례를 통해 노동자 혁명으로 체제가 전복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지면서 복지 개혁은 시작됐다. 1960~1970년대까지 주요한 복지 기관이 생겨났고 1997년 국가보험법 제정 이후 실업수당, 장애수당, 고령연금, 영유아수당 등 현재의 시스템이 이어지고 있다. 노르웨이에서 실업수당은 원래 받던 평균 급여의 67% 정도로 2년간 지급된다. 직업을 잃었다고 해서 당장 생사의 갈림길에 놓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수당을 받기 위해선 정부에서 제공하는 직업 교육을 받거나 다른 직업을 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새 일자리가 들어왔지만 거절할 경우 수당을 받을 수 없다. 노르웨이에는 법정 최저임금이 없고 일부 직종의 단체협약에만 최저임금이 정해져 있는데 현재 청소 노동자의 최저임금은 시간당 169.37크로네(약 2만 2700원)다. 높은 물가를 감안해도 우리나라 올해 최저시급 6470원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퇴직 연령은 62세에서 75세 사이로 유연한 편이며 67세부터 고령연금을 받을 수 있다. 2017년 현재 노르웨이인들이 받는 고령연금 평균액은 한 달에 1만 9500크로네(약 261만원) 정도다. 이처럼 일정 수준 이상의 노후를 국가가 보장해 주기 때문에 노르웨이에는 가난한 노인이 없다. 노르웨이 왕궁 근처 공원에서 만난 잉게르(81) 할머니는 “내 몸이 여전히 건강해 자연의 변화를 즐길 수 있어 행복하다”면서 “5월이 되면 꽃이 핀 거리를 만끽하기 위해 매일같이 산책을 나온다”며 웃었다. 노르웨이 방송사 TV2의 기자로 일하다가 은퇴 후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 셸 아르네 토트란드(72)는 “이 나이에도 아직 활동적으로 일을 할 수 있고 사람들이 나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행복하다”고 했다. 노르웨이인들은 은퇴 이후를 생각하면 여유, 여가, 여행을 떠올린다고 했다. 20대 때부터 본인이 알아서 은퇴 이후를 준비해야 하는 한국의 상황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노르웨이 최대 보험사 옌시디에의 벤테 스베르드룹(50) 인사부 국장은 “고령화 사회로 가면서 부동산 등을 이용해 개인적으로 은퇴 이후를 준비하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물론 기본적으로 먹고사는 문제는 국가가 주는 것으로 충분하지만 좀더 나은 여가생활을 원하는 경우엔 그렇다”고 귀띔했다. 노르웨이 사회의 ‘포용성’을 행복의 이유로 꼽은 사람들도 있었다. 부모가 보스니아에서 온 ‘이민 1세대’라는 렉스 코마다리크(21·여)는 “부모님이 처음에는 일자리조차 구하기 힘들었다고 했지만 내 기억에 한 번도 굶어 본 적 없고 불행하다고 느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모두에게 평등한 기회와 동등한 권리를 주는 노르웨이에 살아서 행복하다고 했다. 영국에서 온 지 5개월 된 유학생 조슈아 버튼(23)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계기로 유럽과 비유럽의 경계에 대해 고민하다가 노르웨이로 유학 왔다”면서 “오래 있진 않았지만 이 나라의 일부분이 된 느낌이 들고 차별당한 경험이 없다”며 미소를 지었다.또한 노르웨이는 엄마들이 살기 좋은 나라로 꼽힌다. 출산·육아 제도가 잘 갖춰져 있어 여성들의 노동 참여율도 높다. 평일 오후 아이와 함께 쇼핑을 나온 인나 링크(33·여)는 “육아휴직 10개월 동안 100% 월급과 육아수당이 나온다”면서 “내 커리어를 쌓고 일하는 데 아이를 갖는 게 방해되지 않는 나라라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10주간 주어지는 ‘아빠 육아휴직’ 중인 마리우스 외프스티(39)는 “강력한 노동조합이 아빠 육아휴직도 가능하게 만든 원인”이라면서 “노조가 내 삶에 실용적인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노르웨이는 노사정 3자 협의 체계가 세계에서 가장 잘 실현되고 있는 나라 중 하나다. 그리고 국민들은 이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노르웨이에서는 노동자의 54%가 노조에 가입해 있다. 물론 노르웨이의 사회복지제도가 100% 완벽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노르웨이인들도 사회 변화에 따라 나타나는 문제점들을 보완할 방법을 계속해서 찾고 있었다. 노르웨이 금융협회 소속 안야 브로드숄(45·여) 변호사는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아파서 일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일을 할 수 있으면서 제도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생겨나 정부의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4년 노사정 3자 협의체가 더 나은 근무 환경을 만들기로 한 사회적 협약을 체결해 장애인, 고령층의 고용률을 높이고자 힘쓰고 있다”면서 “사회적 약자들이 일할 수 있도록 포용하고 정부도 고용을 장려함으로써 복지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글 사진 오슬로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스웨덴 검찰, 성폭행 혐의 위키리크스 설립자 어산지 수사 중단

    스웨덴 검찰, 성폭행 혐의 위키리크스 설립자 어산지 수사 중단

     스웨덴 검찰이 18일(현지시간) 위키리크스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46)의 성폭행 혐의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고 수배를 철회했다고 밝혔다.  호주 출신인 어산지는 스웨덴에서 성폭행 혐의로 지난 2011년 체포 영장이 발부되자 지난 2012년 6월 영국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피신해 생활하고 있다. 이라크 전쟁 관련 자료 및 미 국무부의 외교 기밀 문건 수십만 건을 공개해 파문을 일으켰던 어산지는 “스웨덴에 송환되면 미국으로 넘겨져 간첩 혐의로 사형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송환을 거부, 런던에 있는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망명 생활을 해왔다.  스웨덴 검찰이 성폭행 혐의 수사를 중단하고 유럽체포영장(EAW)을 철회함에 따라 어산지가 스웨덴에 송환될 위기는 면하게 됐다.  스웨덴 검찰청은 발표문에서 마리안느 니 검찰국장이 지난 2010년 시작한 어산지의 성폭행 혐의에 대한 조사를 끝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니 국장은 스톡홀름 지방법원에 제출한 자료에서 “팩트 확인이라는 차원에서 수사를 계속할 수 있는 모든 전망이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가 없는 상태에서 어산지에 대한 수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놓고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어산지는 지난 11월 런던에 있는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스웨덴 검찰이 준비한 질문을 가지고 에콰도르 검찰에 의해 조사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영국 경찰은 어산지가 에콰도르 대사관을 나올 경우 체포될 것이라고 밝혔다.  런던경찰청 대변인은 “어산지가 2012년 6월 29일 법정에 출두하지 않아 런던 웨스트민스터 형사법원이 어산지 체포영장을 발부했다”면서 “런던경찰청은 그가 에콰도르 대사관을 나오면 이 체포영장을 집행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영국 법원이 법정 출석 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이유로 발부한 다른 체포영장이 있기 때문에 그를 체포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어산지는 이날 트위터에 스웨덴 사법당국을 “용서하지 않는다”는 심경을 밝혔다.  그는 “기소 없이 7년을 구금돼 있었다. 그동안 내 아이들이 자랐고 내 명예는 훼손됐다. 용서하거나 잊지 않는다”고 적었다.  위키리크스는 트위터에 “이제 초점은 영국에 있다”면서 “영국이 미국의 송환 요구서를 이미 받았는지 확인도 부인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욤 롱 에콰도르 외무장관은 트위터 성명에서 “에콰도르는 2012년 아산지에게 망명을 허용한 이래 스웨덴 사법당국에 모든 협력을 다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며 “이제 영국이 (에콰도르로 가는) 안전한 길을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어산지에 대한 다른 3건의 성폭행 혐의는 스웨덴 법의 시효 만료로 2014년 기각됐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박근혜 석방하라”…재판 사흘 앞두고 지지자들 구치소 ‘결집’

    “박근혜 석방하라”…재판 사흘 앞두고 지지자들 구치소 ‘결집’

    박근혜(65·구속기소) 전 대통령의 첫 재판을 사흘 앞두고 그의 지지자들이 서울구치소 앞에 모여 박 전 대통령의 무죄를 주장했다. 친박 단체인 ‘대통령 탄핵무효 국민저항 총궐기 운동본부(국민저항본부·옛 탄기국)’를 비롯한 보수단체 회원 400여명(경찰 추산)은 20일 오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 앞에서 집회를 열고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했다.이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박 전 대통령은 무죄”, “그분은 잘못이 없다”, “당장 석방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8개 중대 등 700여명을 배치해 발생할 수 있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국민저항본부 대변인 겸 새누리당 사무총장인 정광용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회장도 집회에 참석해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하지만 일부 참가자들은 “정 회장은 공금횡령 의혹을 해명하라”면서 언성을 높여 해 참가자들 사이에서 욕설과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지난 13일 ‘제7차 탄핵무효 국민저항 총궐기 국민대회’에서도 지도부의 공금횡령 의혹으로 참가자들 간에 몸싸움이 벌어져 집회가 조기 해산된 바 있다. 또 정 회장은 헌법재판소가 박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린 지난 3월 10일 태극기 집회 당시 집회 질서를 관리하지 않아 폭행 등을 유발하고 인명 피해를 발생시킨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상태다. 박 전 대통령의 첫 재판은 오는 23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대법정인 417호에서 열린다. 전직 대통령이 피고인석에 서는 것은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에 이어 21년 만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134억원 유산 내놔”…반려견과 상속 전쟁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134억원 유산 내놔”…반려견과 상속 전쟁

    美 부동산 재벌 손주들 소송 제기…법정 공방 끝 몰티즈 22억원 상속 2012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사는 로버트 모니악과 엘리자베스 모니악 부부는 당시 8살이었던 닥스훈트 잡종견 롤라와 관절염이 있는 또 다른 반려견 캘리를 반려견 위탁 업체에 맡기고 프랑스로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에서 돌아왔을 때, 평소 매우 건강했던 롤라의 상태가 심상치 않은 것을 발견했다. 애틀랜타뿐만 아니라 플로리다까지 가서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9개월 뒤 롤라는 신부전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양육권부터 상속권까지 소송전 치열 부부는 위탁 업체가 캘리에게 먹여야 할 관절염 약을 롤라에게 잘못 먹여 목숨을 잃게 했고, 이는 업무상 주의 태만, 사기, 기만 등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롤라의 병원 진료비 등 비용 6만 7000달러(약 7500만원)는 물론 반려견을 잃은 정서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까지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위탁 업체 측은 롤라를 돌보는 과정에서 과실이 없었으며, 애초에 유기견이었던 롤라의 ‘재산적 가치’는 ‘0원’이라는 점을 들며 배상 자체를 거부했다. 무려 4년간 계속된 법정 공방 끝에 현지 법원은 모니악 부부의 손을 ‘절반 쯤’만 들어줬다. 지난해 6월 조지아주 대법원은 반려견 위탁업체가 모니악 부부의 반려견을 죽게 한 과실이 인정되며, 이 부부가 요구한 치료비 전액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특히 논란이 됐던 반려견의 재산적 가치와 관련해 휴 톰슨 조지아주 대법원장은 “혈통이나 나이, 기질 등 반려견의 가치를 매기는 질적, 양적 기준이 다른 개인 재산의 가치를 매기는 기준보다 덜 인정받을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유기견이기 때문에 가치를 낮게 보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법원은 “인간과 동물의 특별한 유대감은 소중히 여겨지지만, 법적 측면의 밖에 있다”면서 모니악 부부의 피해 보상이 정서적 가치에 근거를 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시했다. 즉 재산으로서의 보상 가치는 있지만 ‘물건’ 이상의 가치를 두고 정서적 상실감까지 보상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펫팸족’ 늘지만 법적 장치는 미비 위 사건은 1인 가구와 함께 반려동물울 가족으로 여기는 펫팸족(Pet+Family)의 수가 갈수록 증가하는 반면, 이와 관련한 법적 장치는 아직 미비한 현실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미국 일부 주와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는 법적으로 여전히 반려동물을 ‘물건’으로 간주한다. 특히 예기치 못한 사고 혹은 타인에 의해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나거나 소유권 분쟁이 발생했을 때 논쟁은 더욱 심각해진다. 지난해 4월 16년의 결혼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이혼하기로 한 캐나다 부부가 반려견 두 마리를 둘러싼 양육권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현지 고등법원의 판사는 이 소송을 각하하며 “개는 어떤 이들에게 가족과도 같은 존재”라고 인정하면서도 “하지만 개는 개일 뿐이다. 법에서 개는 재산이자 소유하는 가축이기 때문에 가족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부부가 계속 법적 다툼을 이어 간다면 법적으로 내릴 수 있는 결론은 하나다. 개를 팔아 수익금을 양쪽이 나눠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에서는 개와 자녀를 동일시할 수는 없으므로 판사의 판결이 옳았다는 의견과 자녀 없이 반려견을 키우는 부부들에게 반려견이 자녀와 동일한 정서적 가치를 지녔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반려동물이 동물 그 이상의 존재가 되면서 재산권을 둘러싼 소송도 빈번하게 발생하기 시작했다. 2007년 미국의 부동산 재벌 리오나 헴슬리가 심장마비로 사망한 뒤 그의 손주와 반려견 사이에 상속 분쟁이 벌어졌다. 그는 사망하며 반려견 ‘트러블’(몰티즈 종 암컷)에게 1200만 달러(약 134억원)의 유산을 남겼다. 그에게는 남동생과 손주 4명이 있었는데, 남동생에게는 반려견이 죽을 때까지 돌봐주는 조건으로 1500만 달러(약 168억원)를 남겼다. 문제는 손주 4명 중 헴슬리로부터 단 한푼도 상속받지 못한 손주 2명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유언장이 공개되자마자 뉴욕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치열한 법정 공방을 거친 끝에 현지 법원은 트러블의 유산을 200만 달러(약 22억원)로 대폭 줄이는 대신 손주 2명에게 총 600만 달러(약 67억원)를 상속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우여곡절을 거쳤지만 어쨌든 우리 돈으로 20억원이 넘는 돈을 상속받은 트러블은 2010년까지 연평균 6만 달러 이상을 쓰며 호화롭게 살다 세상을 떠났다. ●‘반려동물=가족’ 사회적 인식 변해 법적으로 인정되지는 않지만 사회 통념상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인정하는 경향은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일본에서 반려동물 관련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한 보험회사는 사원이 기르던 반려동물이 죽었을 때 증명 가능한 서류를 회사에 제출할 경우 최대 3일 동안 장례휴가를 지급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미국에서도 같은 내용의 ‘펫 로스’ 제도를 도입한 회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미국 연방법이나 주법 모두 반려동물 사망으로 인한 직원의 휴가는 의무 사항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제도를 개와 고양이뿐만 아니라 물고기와 설치류 등에까지 적용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는 데다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사람에게는 부당한 제도라는 지적도 쏟아낸다. 국적을 막론하고 반려동물 관련 법안의 필요성에 대한 논쟁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huimin0217@seoul.co.kr
  • 1400억원 로또 당첨 뒤 아빠와 아들 소송…결론은?

    지난 2011년 영국 케임브리지셔 지역의 한 커플이 우리 돈으로 무려 1400억원이 넘는 복권에 당첨돼 인생역전의 꿈을 이뤘다. 당시 공장 노동자였던 데이비드 도스(53)와 지금은 부인이 된 안젤라(49)는 태어나서 3번째로 구입한 유럽판 로또인 유로밀리언에 당첨돼 무려 1억 100만 파운드(약 1474억원)를 거머쥐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현지언론은 도스의 아들인 마이클(32)이 부모를 상대로 낸 소송이 기각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아들 마이클이 법원에 낸 소송의 내용은 한마디로 돈 좀 더달라는 것. 황당한 사연은 이렇다. 거액의 당첨금을 받게 된 도스 부부는 150억원이 넘는 대저택으로 이사도 하며 거부의 삶을 누렸으며 아들 마이클에게는 총 160만 파운드(약 23억원)를 나눠줬다. 문제는 마이클이 단 2년 만에 이 돈을 흥청망청 다 써버리면서 시작됐다. 이에 마이클은 부모에게 돈을 더 달라고 요구했으나 새 어머니에게 들은 대답은 "고급 레스토랑에 가지 말고 패스트푸드점에 가서 밥먹으라"는 핀잔 뿐이었다. 결과적으로 부모와 자식 간의 돈을 둘러싼 싸움이 일어났고 법정까지 가게 된 것이다. 아들 마이클이 부모에게 돈을 더 달라고 요구하는 근거는 부부가 당첨 당시 가족의 생계를 평생 책임지겠다는 인터뷰와 약속 때문이다. 이에 돈을 다 써도 계속 자신의 통장에 돈이 입금될 것이라고 믿어 잘다니던 IT 회사도 때려쳤다는 것이 아들의 주장. 그러나 재판부의 입장은 단호했다. 센트럴 런던 카운티 재판부는 "아들 마이클은 편안한 생활을 위한 자금을 부모로부터 충분히 제공받았다"면서 "그 기회를 잡지 못한 것은 모두 본인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감스러운 동화의 결말"이라면서 "도스 부부는 아들의 부양을 위한 돈을 줄 의무가 없다"고 판결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박근혜 재판 방청 추첨 500명 몰려…경쟁률 7.7대 1

    박근혜 재판 방청 추첨 500명 몰려…경쟁률 7.7대 1

    오는 23일 시작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식 재판을 앞두고 19일 서울중앙지법이 진행한 법정 방청권 추첨에 525명이 몰렸다. 일반인에게 배정된 좌석이 68석임을 감안하면 하면 7.7대1의 경쟁률이다.전직 대통령이 피고인석에 서는 건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에 이어 21년 만이다. 이날 응모 절차는 오전 10시부터 시작이었지만 시민들은 그보다 이른 오전 8시부터 모여들기 시작했다. 추첨장 입구부터 늘어선 대기 줄은 복도를 따라 건물을 돌아서까지 이어졌다. 전직 대통령이 피고인석에 서는 역사적인 재판을 보기 위해 멀리 지방에서 발걸음한 시민들도 상당수 있었다. 한 30대 직장인은 “재판 방청을 위해 연차까지 낼 계획”이라며 “마침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를 맞아 사법부에서도 정의가 실현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하고 싶어 방청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도 추첨에 참여했다. 인천에서 왔다는 유모(남·69)씨는 “공모니 뭐니 그런 게 아니다. 박 전 대통령은 뭘 하는지 잘 몰랐다고 하지 않느냐”라며 “판사들 얼굴, 표정이 어떤지 보려고 왔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첫 재판은 23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대법정인 417호에서 열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중앙대 심리서비스대학원, 4개 전공분야 2017년도 후반기 석사 신입생 모집

    중앙대 심리서비스대학원, 4개 전공분야 2017년도 후반기 석사 신입생 모집

    중앙대학교 심리서비스대학원이 다양한 분야에서 요구되는 심리관련 프로그램 및 서비스 제공을 주도하는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2017학년도 후반기 신입생 모집을 오는 5월 28일까지 진행한다고 19일 밝혔다. 심리서비스대학원은 심리학 석사 야간과정으로 임상심리학 전공, 상담심리학 전공, 안전·리더십·코칭심리학 전공, 범죄 및 법정심리학 전공 등 총 4개 전공 분야로 이루어져 있다. 재학연한은 총 5학기, 2년 6개월이다. 임상심리학 전공은 정신병리, 심리평가, 심리치료 등 체계적인 커리큘럼에 기반하여 심리적 불편감 및 부적응 문제를 이해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임상 현장에서 치료적 개입을 하기 위한 임상심리사 양성을 목표로 하는 것이 특징이다. 상담심리학 전공은 개인, 집단, 가족 대상의 상담 이론과 기법에 대한 교육과정을 제공하여 전문적 조력자에게 필요한 지식 및 기술, 태도를 갖추도록 도움을 준다. 개인 및 가족 상담 관련 학회자격증 취득이 용이하도록 커리큘럼이 구성되어 있다. 안전·리더십·코칭심리학 전공은 현대사회에서 필요한 안전과 리더십, 코칭과 관련한 다양한 심리학 이론 및 접근법을 교육하여, 조직의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핵심리더십을 가진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범죄 및 법정심리학 전공은 법적인 문제를 심리학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이론을 연구하면서경찰·검찰 수사과정과 법정 공판과정에서 이를 실제로 적용하고 활용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이번 모집에는 학사학위취득(예정)자, 법령에 의하여 이와 동등한 자격이 있다고 인정되는 자라면 학사과정 출신학과 및 전공과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다. 원서 접수는 5월 28일 자정까지며 온라인 접수만 가능하다. 입학 원서 및 관련 서류 제출은 5월 29일 오후 6시까지다. 면접 전형은 6월 10일, 합격자 발표는 6월 16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검열의 시대를 만나다

    검열의 시대를 만나다

    1980년대 최고 인기만화 ‘아기공룡둘리’가 사전 심의에 걸린 적이 있다. 둘리가 어른 고길동에게 반말을 한다는 게 이유였다. 남북 분단 현실을 다룬 허영만의 ‘오! 한강’은 인공기가 등장하는 장면이 문제가 됐다. 이 정도는 약과다. 김종래의 ‘삼팔선’은 국군의 후퇴 장면을 그려 명예를 훼손했다며 빨간 색연필이 그어졌다. 길창덕의 명랑 만화 ‘0점 동자’는 제목이 저속하다며 연재가 조기 종료됐다. 이상무의 ‘비둘기 합창’은 단칸방에서 온 가족이 모여 자는 장면이 지적당했고, 이현세는 우리 고대 신화를 다룬 필생의 역작 ‘천국의 신화’를 그리다가 음란물로 기소당해 6년간 법정에 서서 고통을 받으며 창작 의지가 꺾이기도 했다.우리 문화계 전반이 엄혹한 시간을 건너오며 창작의 자유를 옥죄는 검열을 겪었지만 특히 만화가 가장 큰 피해자였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논란으로 창작의 자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요즘, 한국 만화 검열의 역사를 돌아보는 기획전 ‘빼앗긴 창작의 자유’가 18일부터 7월 9일까지 한국만화박물관에서 열린다. 현재 만화계는 일부 웹툰의 선정성, 폭력성 논란과 관련해 창작의 자유가 어디까지인지 새로운 화두에 휩싸여 있는 터라 더 주목되는 전시다. 일제강점기 일제의 억압에도 시사 만화를 중심으로 날카로운 사회 풍자와 해학을 담아내던 우리 만화는 해방 뒤 활짝 만개했지만 1960년대 군사정권이 들어서며 다시 부침을 겪어야 했다. 심의필 도장을 받아야 작품을 낼 수 있는 사전 심의(검열)가 시작된 것이다. 처음에는 만화계 자율 심의로 출발했으나 1967년 만화가 사회 6대 악으로 규정되며 정부 산하 아동만화윤리위원회가 생겨났고, 훗날 도서잡지윤리위로 합쳐지며 창작자들을 짓눌렀다. 해마다 어린이날이면 만화책 화형식도 열리곤 했다. 사전 심의는 1990년대 후반 없어졌지만 청소년보호법이 생겨나며 만화가들에게 자기 검열의 굴레를 덧씌웠다. 기획전은 검열의 역사를 시대 순으로 살펴보며 당대의 사회 정치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검열의 시간’과 시사 만화와 대중 만화의 구체적인 작품을 통해 검열 사례를 만날 수 있는 ‘빼앗긴 창작의 자유’의 두 섹션으로 구성된다. 이두호, 허영만, 이희재, 장태산, 황미나 등 우리 만화를 대표하는 작가들이 검열의 추억을 털어놓는 인터뷰 영상도 볼 수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신상훈 20억대 스톡옵션 받는다

    신상훈 20억대 스톡옵션 받는다

    고액 고문료 논란 한동우 前회장 2년간 월2000만원으로 줄여 신한금융이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에게 20억원대의 스톡옵션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7년을 끌어온 ‘신한 사태’가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금융은 ‘고액 고문료’ 논란을 빚은 한동우 전 회장의 고문료와 임기도 월 2000만원에 2년으로 줄였다. <서울신문 5월 18일자 20면>신한금융지주는 18일 이사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의결했다. 2010년 경영진 내분으로 촉발된 신한 사태가 법정싸움으로 치닫자 신한금융은 신 전 사장 등 당시 경영진에 대한 스톡옵션 지급을 보류했다. 신 전 사장은 2005∼2008년 재임 기간 동안 스톡옵션 23만 7678주를 받았다. 이 중 2005∼2007년 부여된 20만 8540주에 대해 신한금융은 보류 해제를 결정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차익은 24억 7700만원 정도다.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6만 2435주 가운데 5만 2969주)과 이정원 전 신한데이타시스템 사장(1만 5024주)의 스톡옵션도 보류 해제됐다. 신한금융 측은 “신 전 사장이나 이 전 행장 모두 횡령 혐의에서는 일부 유죄가 확정돼 금융감독원의 추후 제재가 있을 수 있다”며 “이 점을 감안해 2008년에 나간 스톡옵션은 보류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스톡옵션 지급을 두고 일부 사외이사들이 부정적인 의사를 밝히기도 했으나 7년을 옭아매 온 과거사의 고리를 끊어 냄으로써 조용병 회장 등 새 경영진의 부담을 덜어 주자는 대승론이 힘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신한금융은 한 전 회장의 고문료와 계약기간도 축소했다. 당초 월 3000만원씩 3년간 10억 8000만원을 책정했으나 고액 논란과 금융 당국의 눈총에 월 2000만원씩 2년(총 4억 8000만원)으로 조정했다. 하지만 여전히 과도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이야기] 황제의 활 빼앗아 사슴 잡은 조조…강도죄일까 절도죄일까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이야기] 황제의 활 빼앗아 사슴 잡은 조조…강도죄일까 절도죄일까

    유비와 힘을 합쳐 여포를 처단한 조조는 서서히 본색을 드러낸다. 자신의 사람을 요직에 배치해 조정을 장악한 것. 황제는 조조의 꼭두각시에 지나지 않게 된다. 조조는 누가 아군이고, 누가 적군인지 확인해 보고 싶어 황제에게 사냥을 나가자고 한다. 황제는 가고 싶지 않지만, 조조의 힘에 눌려 마지못해 사냥에 나선다. 그런데! 황제가 조조에게 사슴을 잡으라고 하자 조조는 갑자기 황제의 활과 화살을 빼앗아 쏜다. 군사들과 신하들은 황제의 화살에 맞은 사슴을 발견하고 환호한다. 그러자 조조는 소리친다. “착각하지 마라. 그 사슴은 내가 맞힌 것이다!” 충신들은 조조의 태도에 분노하지만 겉으로는 내색도 하지 못하는데…. ※ 원저 : 요코야마 미쓰테루(橫山光輝) ※ 참고 : 만화 삼국지 30,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역자 이길진조조도 활과 화살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도 황제의 활과 화살로 사슴을 맞힌다. 왜 그랬을까. 평소 황제가 되고 싶었던 야망을 순간적으로 드러낸 것일까. 아니면 자신의 행동에 분노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내기 위한 계산된 행동일까. 이 사건을 계기로 황제는 동승에게 혈서와 함께 조조를 처단하라는 밀지를 내린다. 하지만 동승의 계획은 실패하고, 뜻을 같이한 많은 충신들과 함께 죽임을 당한다. 결과적으로 자신에게 반대하는 사람들을 찾아내려던 조조의 의도는 그 목적을 달성한 셈이 됐다. 조조에게 활과 화살을 빼앗긴 황제도 눈 깜짝할 사이에 당한 일이라 뭐라고 하지도 못한다. 게다가 조조는 활과 화살을 사용한 후 황제에게 돌려준 것으로 보인다. 결국 활과 화살이 탐나서 그런 행동을 한 것은 아니었다. 이처럼 허락 없이 다른 사람의 물건을 빼앗아 사용한 후 돌려준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을까. ●빼앗는 방법에 따라 형량도 달라 허락 없이 다른 사람의 물건을 가져가는 경우 통상 절도죄와 강도죄가 거론된다. 두 죄 사이에 다른 점은 물건을 빼앗는 과정에서 폭행이나 협박을 사용했는지 여부이다. 일반적으로 절도죄는 단순히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친, 몰래 가져간 경우에 해당한다. 반면 강도죄는 폭행 또는 협박을 수단으로 해서 다른 사람의 물건을 강제로 빼앗는 경우에 성립한다. 언뜻 보기에 물건을 빼앗긴 결과에 있어서는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실제 처벌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있다. 절도죄의 법정형은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지만, 강도죄는 벌금형 없이 3년 이상의 징역형만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절도죄와 강도죄의 구별이 쉬운 것은 아니다. 50대 여성이 어깨에 가방을 멘 채 은행에서 나와 걷고 있었다. 그런데 주변에 있던 오토바이를 탄 남성이 갑자기 여성의 가방을 낚아채 달아나려고 했다. 여성은 가방을 뺏기지 않으려고 하다가 넘어져 가운뎃손가락이 골절됐다. 이 사례에서 남성에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절도죄일까, 강도죄일까. 강도죄가 성립하려면 폭행이나 협박이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하거나 불가능하게 할 정도여야 한다. 따라서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물건을 훔치는 과정에서 우연히 폭행이나 협박이 가해진 경우에는 강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이 남성에게는 절도죄와 별개의 상해죄가 성립할 뿐이다. 조조는 황제가 가지고 있던 활과 화살을 갑자기 빼앗아 갔다. 이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신체적 접촉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아무리 방자한 조조라도 황제를 폭행하거나 협박해 활과 화살을 빼앗을 정도로 무모하지는 않다. 아직은 자신의 지지기반이 확고하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민심을 얻으려면 비록 허수아비지만 황제를 섬기는 모양새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즉 조조가 갑자기 황제의 활과 화살을 빼앗아 갔지만 그 과정에서 있었던 신체적 접촉을 ‘반항을 억압할 만큼’의 폭행이라고 볼 수는 없다. 결론적으로 조조의 행위가 강도죄가 되지는 않는다. ●빼앗았다 되돌려줘도 절도? 조조의 행위가 강도가 아니라면 절도라고 볼 수는 있을까. 조조는 사실상 황제보다 더 큰 부와 권위를 자랑하고 있다. 게다가 조조는 전쟁터에서 여러 번 전투를 치르기도 했다. 그만큼 조조에겐 활과 화살이 중요하다. 황제보다 더 좋은 활과 화살을 가지고 있었을 수도 있다. 그런데도 조조가 황제의 활과 화살을 사용한 이유를 어떻게 설명할까. 활과 화살을 가지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황제의 권위를 가지고 싶었기 때문이 아닐까. 조조는 황제의 활과 화살을 사용하고 나서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황제에게 돌려주었다. 이런 경우에도 절도죄가 성립할까.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쳐 자신의 수중에 넣었다면 절도의 범행은 완성된다. 그 후 범행을 반성해 물건을 돌려주더라도 절도죄의 성립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다만, 형량을 정하는 데 참작이 될 뿐이다. ●일시적으로 쓰고 돌려주면 사용절도 그런데 처음부터 자신의 소유로 할 생각이 없었고, 잠깐 쓰고 돌려줄 생각이었다면 좀 다르게 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범죄는 죄를 범하려는 의사 ‘고의’(故意)만 있으면 성립한다. 하지만 절도죄와 같은 재산을 대상으로 한 범죄에 있어서는 추가적인 요건이 필요하다. 권리자를 배제하고 다른 사람의 물건을 자기 물건처럼 이용하고 처분할 의사가 있어야 한다. 타인의 물건을 일시적으로 사용하고 반환한 경우에는 권리자를 배제한 채 그 물건을 처분할 의사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런 경우를 사용절도(使用竊盜)라고 하는데, 형사적으로 처벌되지는 않는다. 그런데 물건을 일시적이라도 잃어버린 사람의 입장에서는 억울하다. 잠시 동안이지만 물건을 잃어버려 당황했을 수도 있고, 크게 상심했을 수도 있다. 이런 심정을 반영해 형법은 일부 사용절도(형법 제331조의 2)를 처벌하고 있다. 물건을 일시적으로 사용하고 돌려주었다고 하더라도 잠시나마 잃어버린 사람의 심정과 감가상각처럼 물건의 경제적 가치가 사실상 감소한 부분을 고려한 것이다. 사용절도는 예외적으로 처벌하기 때문에 그 대상이 제한적이다. 즉 자동차, 선박, 항공기, 원동기장치자전거(오토바이 등)를 일시 사용한 경우에만 성립한다. 그래서 죄명도 자동차 등 불법사용죄이다. 황제의 경우는 어떨까. 그래도 명색이 황제인데 감히 황제의 활을 빼앗아 사용하다니, 할 수만 있다면 당장 조조의 목을 치고 싶다. 하지만 활은 앞서 본 것처럼 사용절도의 처벌 대상이 아니다. 황제의 입장에서는 너무 억울하다. 황제의 활을 사용한 조조를 처벌조차 할 수 없다니. 황제의 억울함을 풀어 주기 위해 눈을 반짝여 조조의 행위를 한 번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조조는 황제의 활뿐만 아니라 화살도 사용했다. 활과 달리 화살은 한번 쓰면 더이상 못쓸 수도 있다. 화살촉이 무뎌 뭉개지거나 화살에 맞은 사슴이 날뛰다 부러질 수도 있다. 이처럼 화살은 활과 달리 한번 사용으로 경제적 가치가 크게 줄어들 수도 있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결론적으로 조조에게는 화살에 대한 절도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양중진 법무부 법질서선진화과장(부장검사)
  • ‘장미의 도시’ 중랑구 文香이 솔솔~

    ‘장미의 도시’ 중랑구 文香이 솔솔~

    서울 대표 꽃축제인 ‘서울장미축제’를 앞두고 중랑구가 장미 속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도서관을 마련했다.중랑구는 19일 중화동 장미터널에 ‘장미 작은도서관’을 개관한다고 18일 밝혔다. 작은도서관은 국내 최장 길이인 5.15㎞ 장미터널이 있는 중랑천 뚝방 위에 자리잡았다. 장미 관련 책과 문학 서적 등 2000권을 소장하고 있다. 도서관은 법정 공휴일을 빼고 연중 개관하며 오전 10시~오후 7시(동절기 오전 10시~오후 6시) 문을 연다. 중랑구 통합 도서관 회원으로 가입하면 책을 빌릴 수 있다. 구는 이달 말 ‘겸재 작은도서관’도 개관한다. 면목동 겸재교 인근 중랑천 뚝방 위에 조성되는 겸재도서관도 주민이 산책하다가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다. 겸재도서관에는 여행 도서와 조선시대 화가 겸재 정선 관련 서적 등 총 2000여권이 비치된다. 올해 서울장미축제는 19일부터 21일까지 중랑천변과 수림대장미정원, 중화체육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나진구 중랑구청장은 “2017 서울장미축제에 맞춰 장미터널에 이색적 쉼터를 만들기 위해 작은도서관을 개관한 만큼 주민들이 편하게 책을 접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국회 위증’ 실형 선고… 정기양 징역 1년

    ‘국회 위증’ 실형 선고… 정기양 징역 1년

    김영재 집유·부인 징역 1년 선고 박근혜(65·구속 기소) 전 대통령 비선진료 의혹과 관련해 국회 청문회에서 위증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대통령 자문의인 정기양(58)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가 실형을 선고받았다.국회 위증 혐의로 실형 선고가 내려진 것은 1999년 ‘옷 로비 의혹’ 사건과 관련해 2000년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의 부인 배정숙씨가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이후 17년 만이다. 국회에서의 위증이 그동안 가벼운 처벌에 그쳐 논란이 돼 온 점을 감안할 때 이번 판결은 위증 범죄에 대한 사법부의 단호한 척결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김태업)는 18일 국회에서의 증언 및 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정 교수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국정농단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기를 바라는 국민들의 소망을 저버리고 언론 보도를 이용한 거짓말로 자신과 병원이 입게 될 피해를 막는 데만 급급했다”며 “대한민국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위증에 해당한다.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국정조사의 기능을 훼손시켰다”고 판시했다. 정 교수는 지난해 12월 국회 청문회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리프팅 시술을 하려고 계획한 적 없다’고 허위 증언한 혐의로 기소됐다. 2016년도 국회 선례집에 따르면 국회 국정조사에서 증인이 위증으로 고발된 것은 ▲2001년 한빛은행 대출의혹 10명 ▲이라크 한국인 피살사건 2명 ▲2014년 개인정보 대량유출 2명 등 총 14명으로, 모두가 무혐의·기소유예 처분이나 무죄를 받았다. 국정감사에서는 2004년부터 2015년까지 총 13명이 위증으로 고발됐으나 다른 사건과 병합해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을 받은 신현덕 전 경인방송 대표, 백성학 경인방송 대주주를 제외하면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임순(54) 순천향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 교수는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나와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에게 ‘김영재(57) 원장의 아내 박채윤(48)씨를 소개시켜 준 적이 없다’고 허위로 증언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재판부는 또 김 원장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집행유예 3년을, 박씨에게는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박씨는 김 원장이 개발한 실 리프팅 기술의 해외진출 지원 등을 받기 위해 안종범(58·구속 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명품 백 등 49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원장은 뇌물 공여, 의료법 위반,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법률 위반 등의 혐의를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의 진료 기록을 허위로 작성한 김상만(55) 녹십자아이메드 원장은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고액고문료’ 논란.. 한동우 전 신한금융 회장, 깎은 게 5억

    ‘고액고문료’ 논란.. 한동우 전 신한금융 회장, 깎은 게 5억

    신한금융이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에게 20억원대의 스톡옵션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7년을 끌어온 ‘신한사태’가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금융은 ‘고액 고문료’ 논란을 빚은 한동우 전 회장의 고문료와 임기도 월 2000만원에 2년으로 줄였다. 신한금융지주는 18일 이사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의결했다. 2010년 경영진 내분으로 촉발된 신한사태가 법정싸움으로 치닫자 신한금융은 신 전 사장 등 당시 경영진에 대한 스톡옵션 지급을 보류했다. 신 전 사장은 2005∼2008년 재임기간 동안 스톡옵션 23만 7678주를 받았다. 이중 2005∼2007년 부여된 20만 8540주에 대해 신한금융은 보류 해제를 결정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차익은 24억 7700만원 정도다.이백순 전 신한은행장(6만 2435주 가운데 5만 2969주)과 이정원 전 신한데이타시스템 사장(1만 5024주)의 스톡옵션도 보류 해제됐다. 신한금융 측은 “신 전 사장이나 이 전 행장 모두 횡령 혐의에서는 일부 유죄가 확정돼 금융감독원의 추후 제재가 있을 수 있다”며 “이 점을 감안해 2008년에 나간 스톡옵션은 보류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스톡옵션 지급을 두고 일부 사외이사들이 부정적인 의사를 밝히기도 했으나 7년을 옭아매온 과거사 고리를 끊어냄으로써 조용병 회장 등 새 경영진의 부담을 덜어주자는 대승론이 힘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사회는 한 전 회장의 고문료와 계약기간도 축소했다. 당초 월 3000만원씩 3년간 10억 8000만원을 책정했으나 고액 논란과 금융 당국의 눈총에 월 2000만원씩 2년(총 4억 8000만원)으로 조정했다. 하지만 여전히 과도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허위사실 공표’ 김진태, 국민참여재판 시작…법원 앞서 실랑이도

    ‘허위사실 공표’ 김진태, 국민참여재판 시작…법원 앞서 실랑이도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자유한국당 김진태(춘천) 의원의 국민참여재판이 18일 시작됐다. 춘천지법 제2형사부(부장 이다우)는 이날 오전 9시 30분 101호 법정에서 배심원 선정 절차를 시작으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의원 사건 국민참여재판을 열었다.비공개로 진행된 배심원 선정 절차에서는 배심원 후보자 67명 중 7명의 배심원과 3명의 예비 배심원을 선정했다. 이날 오전 11시쯤 법정에 출석한 김 의원은 “예전에 남(의뢰인)을 위해 드나들던 법정을 오늘은 제 일로 인해 들어가게 돼 쑥스럽고 어색하다”며 “담담히 재판에 임하고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재판의 쟁점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이하 실천본부)가 발표하지 않은 국회의원 개인별 공약이행률을 김 의원 측이 문자메시지로 공표한 것인지, 문자메시지 내용이 허위 인지, 허위인 경우 고의가 있었는지 등이다. 이에 검찰은 공소사실 진술에서 “‘실천본부 공약이행평가 71.4%로 강원도 3위’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선거구민 9만 2158명에게 발송, 허위사실 공표한 혐의가 이번 사건의 핵심”이라며 “문자메시지 내용이 허위인지에 대한 인식도 미필적으로나마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 측 변호인도 모두 진술에서 “실천본부가 공약이행률을 따로 발표하지 않았으나 이를 평가한 것은 사실”이라며 “실천본부 홈페이지 게시글과 지역 언론에도 보도된 내용이어서 허위라 하더라도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변호인은 “비록 유죄가 인정되더라도 이번 사건은 당내 경선 과정에서 발송된 문자메시지가 논란이 된 것”이라며 “허위사실 공표의 형량은 본선은 5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지만 당내 경선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규정한 점을 인식해 달라”고 맞섰다. 이날 오후에는 서류 증거 조사, 증인 신문, 피고인 신문, 검사 의견진술, 피고인과 변호인의 최종 의견진술, 배심원 평의(평결), 판결 선고 등의 절차가 이어진다. 김 의원 측의 신청으로 이뤄진 국민참여재판에는 모두 4명의 증인이 출석한다. 배심원 유·무죄 평결과 양형 의견은 법적인 구속력은 없지만, 재판부는 이를 선고에 참작한다. 첫날 결론이 나지 않으면 국민참여재판은 이튿날인 오는 19일까지 이어진다. 김 의원은 제20대 총선 당내 경선 기간 개시일인 지난해 3월 12일 선거구민 9만 2158명에게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공약이행평가 71.4%로 강원도 3위’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은 지난해 10월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됐으나 춘천시 선관위가 불복해 재정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의 공소 제기 결정으로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에 앞서 춘천지법 정문에서는 1인 시위에 나선 한 시민과 보수단체 회원으로 추정되는 태극기를 든 시민들 간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한 시민이 ‘김진태의 허위사실 유포 선거법 위반 혐의 일벌백계 하라!’는 현수막을 설치하자 태극기를 든 시민들이 현수막 앞을 가로막으면서 20여분간 말다툼이 이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비선 진료’ 박채윤 징역 1년·김영재 집유…국정농단 첫 선고

    ‘비선 진료’ 박채윤 징역 1년·김영재 집유…국정농단 첫 선고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국정농단 사태 중 ‘비선진료’ 의혹에 연루된 인사들이 1심에서 모두 유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김태업 부장판사)는 이날 청와대를 ‘보안손님’으로 드나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진료한 김영재 원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부인 박채윤씨에겐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김영재 원장은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보톡스 등 미용 성형 시술을 하고도 진료기록부에 기재하지 않고, 지난해 국회 청문회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미용시술을 한 적이 없다고 허위 증언한 혐의로 기소됐다. 부인 박씨는 안종범 전 수석 부부에게 4900만원 상당의 금품과 무료 미용시술을, 김진수 전 보건복지비서관에게 1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 중 안 전 수석 측에 건넨 1800만원 상당의 금품과 무료 미용시술은 남편과 공모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김영재 원장에 대해 “피고인은 대통령 자문의가 아닌 속칭 ‘비선진료인’에 속한다”며 “이런 비선진료 행위를 숨기려고 국정농단 의혹이 밝혀지길 바라는 국민의 간절한 소망을 저버리고 청문회에서 거짓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박 전 대통령에게 세월호 참사 당일 미용시술을 한 것으로 간주돼 두 아들이 피해를 입었고, 부인의 요청에 따라 청문회에서 위증한 동기에 참작할 사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안종범 전 수석에 대한 뇌물 공여에 소극적으로 관여한 점도 고려했다. 재판부는 박씨에 대해선 “안 전 수석 등에게 사업상 특혜를 바라면서 지속적으로 금품과 이익을 제공해 왔다”며 “이 범행으로 인해 피고인과 같은 처지의 많은 중소기업가가 공정한 기회를 박탈당했다”고 꾸짖었다.이어 “결국 피고인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그 측근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에 편승해 이익을 취했다고 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날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의 자문의를 맡았던 정기양(58) 세브란스 교수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정 교수는 2013년 박 전 대통령의 여름 휴가를 앞두고 이병석 세브란스 병원장과 함께 ‘뉴 영스 리프트’ 시술을 하려고 계획하고도,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미용시술을 하려던 적 없다”고 허위 증언한 혐의를 받았다. 재판부는 “오히려 박 전 대통령에게 ‘퇴임 후 시술을 하자’고 권했다는 정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5년 뒤의 일을 검토했다는 것인데 이는 선뜻 납득되기 않는다”며 “자신과 병원이 입을 피해를 막는 것에 급급해 국민을 대상으로 거짓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박 전 대통령을 20여 차례 진료하고도 진료부에 최순실씨나 그의 언니인 최순득씨의 이름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를 받은 김상만(55) 녹십자아이메드 원장은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또 최순실씨 일가의 주치의로 알려진 이임순(64) 순천향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에겐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구형량과 같이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이 교수는 국회에서 “김영재 원장 부부를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에게 소개시켜준 적 없다”고 위증한 혐의를 받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성호 선임기자의 종교만화경] 1988년 장애인선수 돕기로 뭉쳐… ‘종교 벽 허물기’ 모임으로 정례화

    [김성호 선임기자의 종교만화경] 1988년 장애인선수 돕기로 뭉쳐… ‘종교 벽 허물기’ 모임으로 정례화

    음악회·시화전 통해 모금 활동 북한·에티오피아 소녀 등 도와 일반 신자와 어울리며 화합도 삼소회는 1988년 서울올림픽이 끝난 뒤 열린 장애인올림픽을 계기로 시작된 모임이다. 평소 산행을 함께하던 천주교 수녀, 원불교 교무, 불교 비구니들이 장애인올림픽에 참여하는 선수들이 돈이 없어 어려운 형편에 처했다는 소식을 듣고 뭉쳤다. 수녀, 교무, 비구니 각 30명씩 90명이 음악회를 열어 수익금을 선수촌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모임이 태동했다. 모임의 이름은 법정 스님의 조카인 현장 스님이 짓고 법정 스님의 재가를 얻어 정했다고 한다.원래 3개 종교의 여성 성직자들로 시작했지만 성공회와 개신교까지 합세해 지금은 5개 종단의 여성 성직자들이 함께하고 있다. 매회 모임에 15~20명이 참여하지만, 사안과 기도회 성격에 따라 참여자가 바뀌는 만큼 사실상 모든 여성 성직자가 회원인 셈이다. 장애인올림픽 때 태동한 이후 어렵고 소외된 이웃을 돕자는 뜻을 모아 여러 차례 모금과 지원활동을 이어갔다. 1991년 제3세계 기아 난민을 위한 시화전을 백상기념관에서 열었다. 이때 멤버들이 쓴 시와 그림 등 60편의 시화가 전시됐다. 1998년에는 북한 어린이돕기 음악회를 열어 수익금을 평양에 직접 가 전달하기도 했다. 유엔 재단의 ‘소녀·여성돕기 기금’ 창설 멤버로 선정된 2010년부터 3년간은 에티오피아의 소녀 돕기에 힘을 모았다. ‘너무 가난해 딸을 팔기도 한다’는 에티오피아의 소녀들을 구제하기 위해 길거리 모금을 포함해 모은 돈 7억 3000만원을 소녀가 사는 지역 5만여 가정에 염소 1마리씩을 보내주는 방식으로 전달했다. 지금처럼 매월 한 차례씩 성당과 교회, 사찰, 교당, 교회를 번갈아 가며 기도와 명상을 함께하는 정례모임으로 바뀐 건 2001년 3월부터. 1회성 행사 위주에서 종교 간 화합을 이끌고 다지는 상시의 모임으로 변화한 것이다. 2006년부터는 일반 신자들과도 종교 간 화합과 평화의 기쁨을 나누는 활동을 본격 시작했다. 각 종교 시설에서 행사가 있을 때 신도들과 함께 어우러지며 종교 간 벽 허물기에 나서고 있다. “자기 신앙에 확신을 갖고 신앙생활을 하되 다른 종교도 인정해야 한다.” 삼소회 회원들이 매 모임 때마다 각자가 말없이 거듭 확인하는 으뜸의 모토이다. 그 이해의 공유와 공동의 실천을 위해 수년 전부터는 도드라지는 사회의 이슈 해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고 한다. 원불교 인천교당 이경원 교무는 “수도자이자 성직자이고 포교자이자 교화자인 우리는 오직 하나의 공통된 목적을 갖고 만난다”며 “그 큰 목표 앞에 종교의 울타리는 결코 장애가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kimus@seoul.co.kr
  • 공공사회서비스 일자리 34만개…‘고용+복지’ 두 토끼 잡는다

    공공사회서비스 일자리 34만개…‘고용+복지’ 두 토끼 잡는다

    ‘일자리 대통령’을 전면에 내세운 문재인 정부는 취임 초부터 범정부 차원의 정책 드라이브를 걸어야만 공약을 지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당장의 고용 확충이 급하다고 해서 일자리 관련 예산을 허투루 투입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의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어느 분야에 얼마만큼을 어떤 형태로 쏟아부을지에 대한 전략이 필요하다.문재인 정부가 1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앞두고 설정한 1순위 전략은 ‘복지서비스의 확충’이다. 임기 첫해 추경을 통해 고용과 복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 보겠다는 것이다.대표적인 공공 사회복지 서비스인 아이돌봄서비스, 노인돌봄서비스,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을 보면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사람은 많은데 예산 부족 때문에 서비스 제공 인력이 적은 점이 고질적인 문제였다. 추경 예산을 복지서비스 인력 확충에 집중하면 공공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일자리 창출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대표 일자리 공약은 임기 내에 공공부문 일자리를 81만개 만드는 것이다. 이 가운데 사회복지, 보육, 요양, 장애인복지, 공공의료 등 공공사회서비스 일자리가 34만개로 공무원 채용 목표인 17만 4000개의 2배 수준이다. 이번 주부터 추경 준비에 본격 착수한 기획재정부 예산실은 공무원 직접 채용 등만으로는 10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채우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추경은 올해 경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당초 계획보다 정부 재정을 추가로 더 투입하는 것이므로 올해 내 전액을 집행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공무원을 뽑으려면 최소 3~4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추경에 반영되는 채용 예산은 적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무원시험은 채용 공고를 내고 한 달 뒤 필기시험을 치른다. 다시 한 달 뒤 인·적성 검사와 면접시험을 거쳐 최종 4개월 뒤 합격자가 발표된다. 이런 이유로 일자리 추경 공약의 밑그림을 그린 더불어민주당도 올해 하반기에 소방·경찰·복지행정직 등에서 공무원 1만 2000명을 추가로 뽑되 인건비와 법정부담금 등은 내년도 본예산에 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무원 채용에 비해 사회복지 서비스 일자리는 비교적 빨리 쉽게 늘릴 수 있다. 우선 돌봄서비스 대부분이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필요교육을 이수한 아이 돌보미가 직접 가정을 찾아가 만 3개월에서 12세 이하 취업 부모의 자녀를 돌보는 여성가족부의 아이돌봄서비스는 2015년 기준 5만 7689가구가 이용했다. 그런데 활동 중인 돌보미 수는 수요의 3분의1 수준인 1만 7553명에 그쳤다. 65세 이상 독거노인과 거동 불편 노인에게 가사·활동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인돌봄기본서비스는 지난해 이용자가 22만명이었는데 서비스 제공 인력은 절반도 안 되는 8800명에 그쳤다. 혼자 일상생활이 어려운 만 6~64세 중증장애인이 이용하는 장애인 활동지원제도 이용자는 지난해 6월 기준 6만 3322명이었으나 제공 인력은 88% 수준인 5만 5920명이었다. 일각에서는 돌봄서비스 일자리 확대가 청년실업을 해소하는 데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사회복지 서비스 일자리는 노동 강도에 비해 급여 등 처우가 나빠 청년들이 선호하는 질 좋은 일자리로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실제 돌봄 서비스 제공 인력의 대부분은 중년의 경력단절 여성이다. 서비스 일자리를 늘리는 동시에 최저임금 수준인 돌보미 인력의 급여를 높이는 등 처우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25년간 여군 헬기조종사 명성 날려…“임을 위한 행진곡 씩씩하게 부를 것”

    25년간 여군 헬기조종사 명성 날려…“임을 위한 행진곡 씩씩하게 부를 것”

    軍·인권위 거친 독특한 이력 ‘퇴역 중령 계급’ 파격 발탁 유방암 수술로 강제전역 되자 소송 끝에 軍 복직한 ‘참군인’ 17일 문재인 정부 첫 보훈처장에 임명된 피우진(61) 퇴역 중령은 “저는 애국가도 씩씩하게 부르고 ‘임을 위한 행진곡’도 씩씩하게 부르겠다”고 말했다.●군 성폭력·인권 문제에 꾸준한 관심 피 신임 처장은 임명 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를 것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피 처장은 군과 국가인권위원회를 함께 거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젊은여군포럼의 대표로서 군대 내 성폭력 및 인권 문제 등에 대해 꾸준히 문제 제기를 해 왔다. 그는 1979년 육군 소위로 임관한 뒤 여군대장, 특전사 중대장을 거친 뒤 ‘여성 헬기 조종사’로 이름을 알렸다. 피 처장이 1981년부터 25년간 조종사로 활약하며 세운 비행 기록은 1300여 시간에 달한다. ●진보신당 비례대표 출마하기도 2006년에는 유방암 수술을 이유로 질병전역 처분을 받았으나 “치료 가능 여부와 상관없이 무조건 암 병력이면 퇴역시키는 건 불합리하다”며 국방부와 법정 다툼을 벌인 끝에 2008년 복직했다. 이후 육군항공학교에서 교리발전처장으로 근무하다 2009년 9월 군을 떠났다. 2015년부터 예비역 여군들이 참여한 젊은여군포럼을 이끌었으며 지난 4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한 뒤 당 국방안보위원회에서 활동했다. 2008년 18대 총선 당시에는 진보신당에서 비례대표 후보 3번을 배정받기도 했다. ●노회찬 “감동적 인사… 역대급 홈런”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보다 더 짜릿하고 감동적인 인사는 일찍이 없었다. 역대급 홈런”이라면서 “(피 처장의 임명은) 그 자체가 ‘보훈’”이라고 말했다. ▲충북 충주 ▲청주여상 ▲청주대 체육학과 ▲육군 소위 임관 ▲육군 1군사령부 여군대장 ▲특전사 중대장 ▲202항공대대 헬기조종사 ▲11항공단 본부 부단장 ▲18대 총선 진보신당 비례대표 후보 ▲국가인권위원회 전문위원(비상임)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허위사실 공표 혐의 김진태, 18일 국민참여재판…배심원 판단은

    허위사실 공표 혐의 김진태, 18일 국민참여재판…배심원 판단은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18일 국민참여재판을 받는다. 춘천지법 제2형사부는 18일 오전 11시 101호 법정에서 허위사실 공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된 김 의원 사건의 국민참여재판을 시작한다고 밝혔다.김 의원은 제20대 총선 당내 경선 기간 개시일인 지난해 3월 12일 선거구민 9만 2158명에게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공약이행평가 71.4%로 강원도 3위’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이 사건에 대해 무혐의로 결론 내렸다. 그러나 춘천시 선관위는 이에 불복, 재정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의 공소 제기 결정으로 결국 재판으로 넘겨졌다. 이번 재판의 쟁점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발표하지 않은 국회의원 개인별 공약이행률을 김 의원 측이 문자메시지로 공표했는지 여부 ▲문자메시지 내용의 허위 여부 ▲허위일 경우 고의성 여부 등이다. 김 의원 측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공약이행률을 따로 발표하지 않았으나 이를 평가한 것은 사실”이라며 “실천본부 홈페이지 게시글과 지역 언론에도 보도된 내용이어서 허위라 하더라도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국민참여재판은 김 의원 측의 신청으로 이뤄졌다. 앞서 춘천지법은 원활한 국민참여재판을 위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모두 6차례의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국민참여재판 첫날 결론이 나지 않으면 재판은 이튿날인 19일까지 이어지게 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상 첫 여성 보훈처장’ 피우진은 누구? “여군 헬기 조종사”

    ‘사상 첫 여성 보훈처장’ 피우진은 누구? “여군 헬기 조종사”

    국가보훈처 사상 첫 여성 처장에 임명된 피우진(61) 예비역 중령은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피 신임 처장은 여군 헬기 조종사 출신인 동시에 유방암 투병으로 길고 긴 법정 투쟁 끝 군에 복귀한 전력도 갖고 있다.피 신임 처장은 1979년 소위로 임관해 특전사 중대장을 지냈고, 이후 육군 항공병과로 자원해 고된 훈련을 거쳐 1981년 여성 헬기 조종사가 됐다. 육군 205 항공대대 헬기 조종사를 지내며 스스로 힘으로 ‘유리 천장’을 뚫고 여성이 처음 가는 길을 개척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02년 유방암에 걸려 투병하다가 병마를 이겨냈지만, 군 신체검사에서 장애 판정을 받고 2006년 11월 강제 퇴역됐다. 국방부의 강제 퇴역 조치에 맞서 인사소청을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피 중령의 강제 퇴역 조치는 남성 중심의 군대 문화에서 상대적으로 약자인 여군의 지위 문제를 국민적인 관심사로 끌어내는 계기가 됐다. 결국 국방부는 소송에서 이긴 그녀의 손을 들어주고 2008년 5월 복귀 명령을 내렸다. 이후 2009년까지 육군항공학교 교리발전처장을 지냈다. 강제 퇴역 조치 이후 여러 차례 소송을 통해 군으로 되돌아오기까지 과정은 한 여성의 승리라는 차원을 넘어 복무 중 심신장애를 얻을 경우 원치 않은 전역을 해야 하는 우리 군의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방부는 피 중령 사건이 법원으로 확대되자 2007년 8월 ‘심신장애 군인 전역 및 현역복무 기준’을 전면 개정해 심신장애 1~9급으로 판정되어도 본인 희망시 각 군 전역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계속 복무할 수 있도록 바꿨다. 그는 2006년 ‘여군은 초콜릿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제목의 자서전을 펴내 여군으로서 경험담을 써내려 갔다. 그는 저서에서 대위 시절 여군 하사(부사)관을 군사령관 술자리에 보내지 않아 군사령관의 노여움을 산 일, 2000년 사단장 성희롱 사건이 발생했을 때 피해 여군 장교를 돕고자 개인적 불이익을 감수하고 언론 인터뷰에 응한 일화 등을 소개했다. 2008년 진보신당 제18대 국회의원 비례대표로 출마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진보신당의 심상정 의원 같은 여성 정치인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여군 예비역 문재인 대선후보 지지선언 회견에서 지지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청주(61) ▲청주대 ▲건국대 대학원 체육교육학 ▲소위 임관 ▲헬기 조종사 ▲중령 예편 ▲진보신당 제18대 국회의원 후보(비례대표) ▲육군항공학교 교리발전처장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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