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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 이명박 전 대통령에 징역 20년 구형…벌금 150억·추징금 111억

    검찰, 이명박 전 대통령에 징역 20년 구형…벌금 150억·추징금 111억

    다스 자금 횡령과 삼성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검찰이 징역 20년에 벌금 150억원, 추징금 111억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의 결심 공판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부패 사건으로 엄정한 법의 심판이 불가피하다”면서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최고 권력자였던 제17대 대통령의 총체적 비리 행각이 낱낱이 드러난 권력형 비리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를 사실상 지배하면서 349억원가량을 횡령하고, 직원의 횡령금을 돌려받는 과정에서도 31억원대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삼성전자로부터 다스의 미국 소송비 약 68억원, 재임 기간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 7억원 상당,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김소남 전 의원 등에게서 직위 제공을 대가로 36억여원 등 110억원대 뇌물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또 퇴임 뒤 국가기록원에 넘겼어야 할 청와대 생산 문건을 빼돌린 혐의까지 모두 16가지의 공소사실로 기소됐다. 검찰은 “피고인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국민에게 위임받은 대통령의 직무권한을 사익 추구 수단으로 남용해 헌법 가치를 훼손했다”면서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범죄로 구속된 역대 네번째 대통령으로 기록돼 헌정사에 오점을 남겼다”고 밝혔다. 또 “무관하다고 강변하던 다스를 사금고처럼 이용하고 권한을 부당히 사용해 사적 이익을 취한 것이 드러나 대통령의 공정성과 청렴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여지 없이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다스 실제 주인이 누구인지 잘 알면서도 철저히 은폐하고 국민을 기만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제17대 대통령에 취임할 수 있었다”면서 “취임 후에도 갖은 범죄를 저지른 것이 확인됐음에도 철저히 부정하는 모습을 보이는 데 국민의 한 사람으로 참담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삼성 뇌물 혐의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본분을 망각하고 재벌과 유착한 것으로 최고 권력자의 극단적인 모럴 해저드 사례”라고 비판했다. 각종 청탁을 대가로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두고는 “국민의 여망을 담아 위임한 권한을 당연한 전리품처럼 여기고 남용했다”면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부패 사건으로 엄정한 법의 심판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그리고 “피고인은 퇴임 후에도 중대 범죄를 은폐하고 정치적 입지를 유지하는 데에만 몰두하는 등 책임 회피에 급급한 태도를 보였다”면서 “검찰 조사에도 한 차례만 응하고 추가 조사와 법정 신문을 거부하는 등 범행에 대해 전직 대통령으로서 책임 있는 답변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선고는 이 전 대통령의 구속 만기인 10월 8일 자정 이전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명박 전 대통령 재판 오늘(6일) 마침표 찍는다

    이명박 전 대통령 재판 오늘(6일) 마침표 찍는다

    다스 자금 횡령과 삼성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판이 6일 종결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417호 대법정에서 이 전 대통령 사건의 결심 절차를 진행한다. 이 전 대통령이 재판에 넘겨진 지 150일 만이다. 이 전 대통령은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를 사실상 지배하면서 349억원가량을 횡령하고, 직원의 횡령금을 돌려받는 과정에서 31억원대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삼성전자로부터 다스의 미국 소송비 약 68억원, 재임 기간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 7억원 상당,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김소남 전 의원 등에게서 자리 대가로 36억여원 등 110억원대 뇌물을 챙긴 혐의도 있다. 이에 더해 퇴임 후 국가기록원에 넘겨야 할 청와대 생산 문건을 빼돌린 혐의까지 모두 16가지 공소사실로 기소됐다. 핵심 쟁점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다. 대법원의 양형기준상 뇌물수수액이 5억원 이상이면 감경이나 가중 요소가 없더라도 징역 9∼12년, 가중 요소가 있으면 징역 11년 이상∼무기징역까지 권고된다. 횡령죄는 액수가 300억원 이상이면 기본 징역 5∼8년, 가중 요소가 있으면 징역 7∼11년의 형량이 권고된다. 그동안 이 전 대통령은 다스는 “형님 이상은 회장의 것”이라며 비자금 조성 등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맞섰다. 삼성의 소송비 대납에 대해서도 “그 자체를 보고받거나 허용하거나 묵인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특활비 부분은 “공적으로 쓰인 만큼 뇌물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고, 이팔성 전 회장 등에게서 뒷돈을 받은 혐의는 “돈이 왔다는 사실이 확인이 안 되고, 업무상 관련성도 없다”고 해명했다. 청와대에서 생산한 문건을 가지고 나온 것에 대해선 “단순한 업무상 과실”이라고 못박았다. 검찰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때처럼 전직 대통령의 신분인 점,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점,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중형을 구형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판석 인사처장 “공무원연금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김판석 인사처장 “공무원연금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저출산·고령화로 지속가능성 어려워져 각국 삭감·상한액 등 다양한 개혁 추진 국민연금 논쟁 가열 속 형평성 논란도“공무원연금제도가 1960년 도입돼 네 차례 개혁을 했지만 이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김판석 인사혁신처장은 5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공무원연금 전문가 국제회의’에서 “저출산·고령화 현상으로 연금의 공적 지출이 늘어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 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다음달 국민연금 개혁안 확정을 앞두고 국민들이 “공무원·군인연금부터 바꾸라”고 요구하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정부가 공무원연금 개혁의 ‘신호탄’을 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달 27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중장기적으로 공무원연금에 대한 제도개선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처장은 “세계 각국도 (공무원)연금 지급액을 삭감하거나 상한액을 두는 방식으로 전환해 가고 있다”면서 “국내에서도 이런 추세를 감안해 공무원연금 지급액을 2016년부터 5년간 한시적으로 동결하는 조치를 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남은 과제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주니치 사카모토 전 노무라증권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이 이름 붙인 ‘연금 질투’ 현상도 소개했다. 연금 질투란 국민이 받는 연금과 공무원연금·군인연금 등 특수직역 연금과의 지급액 차이로 형평성에 불만을 갖는 것을 말한다. 김 처장은 “최근 국민연금 논쟁이 가열되면서 공무원연금과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졌다”면서 “공무원연금을 어떻게 바꿔 나갈 수 있을지 정책적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공무원연금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로 공무원연금 적자는 심각한 수준이다. 내년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공무원연금 적자보전액으로 1조 6794억원이 편성됐다. 인사처는 공무원연금이 2045년쯤에는 한 해 적자 보전액만 10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도 군인연금 적자보전액도 1조 5740억원으로 책정했다. 권혁주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현재 공무원의 법정 정년(60세)과 연금개시연령(65세) 사이의 소득 공백이 있는데 이를 퇴직 뒤 의미 있는 소득 활동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메워야 한다”면서 “앞으로 정보화·인공지능 발전에 따른 정부인력 변동 가능성까지 살펴 연금재정의 부담 요인을 제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사처는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눈치다. 공무원들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어서다. 인사처 관계자는 “김 처장의 공무원연금 관련 언급은 국제회의 개최에 맞춰 원론적 입장을 밝힌 것일 뿐 당장 개혁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제주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궁중족발 사건’ 가해자에 중형 구형…“임차인권리 보호 자리 아냐”

    ‘궁중족발 사건’ 가해자에 중형 구형…“임차인권리 보호 자리 아냐”

    상가 임대료 문제로 극심한 갈등을 겪다가 건물주에게 망치를 휘두른 ‘본가궁중족발’ 사장에게 검찰이 징역 7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5일 이틀째 열린 국민참여재판에서는 건물주 이모(60)씨가 사건이 일어난 지 석 달 만에 궁중족발 사장 김모(54)씨와 법정에서 마주했다. 다만 두 사람 사이에는 가림막이 세워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이영훈) 심리로 이틀째 열린 김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은 상가 임차인의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고 있지만, 분쟁이 있다고 해서 법원의 판결을 무시하고 법이 정한 절차를 무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사적인 복수가 가능하지 않아 법이 있는 것인데 그걸 피고인은 무시했다”며 김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배심원들에게 요청했다. 앞서 이날 재판에서는 건물주 이씨와 김씨의 아내 윤모씨 등이 차례로 증인으로 나왔다. 이씨는 서로 깊은 감정싸움을 하던 김씨와 가림막을 둔 채 “무서웠다”는 말을 거듭 되풀이했다. 김씨가 자신의 자녀를 언급하며 “대를 끊어놓겠다”는 등의 협박 메시지를 보냈고, 망치를 들고 쫓아왔을 때, 폭행했을 때 등 김씨와 얽힌 상황에 대한 심정을 묻는 검사의 질문에 잇달아 “무서웠다”고만 했다. 특히 김씨가 망치를 휘둘렀을 땐 “살아야겠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가림막 뒤에 있던 김씨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가만히 이씨의 증언을 듣기만 했다. 반면 김씨의 아내인 윤씨는 “이씨가 애아빠(김씨)에게 끊임없이 문자와 연락을 해왔다”면서 “나중에 합의를 할 일도 있기 때문에 건물주와 임대인 사이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해서 차단할 수 없었다”며 또 다른 공포심을 언급했다. 윤씨는 특히 이씨와의 명도소송에서 패한 뒤에도 가게에서 나가지 않은 이유를 검사가 묻자 “건물주가 정당해서 얻어진 결과가 아니라 형평성을 잃어버린 법 때문”이라면서 “판결문이 건물주에게 너무 과도한 권한을 줬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평생 모은 재산이 가게 하나인데 그냥 나갈 수가 없었다. 법에서도 외면받고 보호받지 못해 저희는 스스로 지킬 수밖에 없었다”며 북받쳤다. 2009년부터 서울 서촌에서 궁중족발을 운영하던 김씨 부부는 2016년 1월 이씨가 족발집이 입점한 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한 뒤 기존보다 4배 높은 임대료를 요구하면서 이씨와 갈등을 빚게 됐다. 이씨는 보증금을 3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월세를 297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올렸다. 김씨는 이씨에게 건물명도 소송을 냈지만 지난해 11월 패소했고, 12차례 강제집행이 이뤄졌다. 강제집행 과정에서 김씨는 건물에서 빠져나가지 않기 위해 조리대 밑을 붙잡고 버티다가 경비 용역들에게 강제로 끌려나오는 과정에서 손가락 4개가 절단되는 중상을 입기도 했다. 지난 6월 6일 12번째로 이뤄진 강제집행이 모두 완료된 날이었고, 이씨와 김씨의 갈등은 더욱 극에 달했다. 맘상모(맘편히 장사하고픈 상인모임) 등 소상공인, 자영업자들과 시민단체가 연대해 궁중족발 앞에서 집회도 가지며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을 촉구했다. 6월 7일 오전 8시 20분쯤 김씨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이씨를 망치로 폭행해 어깨와 손목 등을 다치게 하고, 이에 앞서 골목길에서 자신이 운전하던 차량으로 이씨를 들이받으려다가 지나가던 행인 염모씨를 차로 쳐 전치 12주의 상해를 입도록 한 혐의(살인미수), 이씨가 사용하던 차를 들이받아 손해를 입힌 혐의(재물손괴)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국민참여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들은 처음부터 배심원단을 향해 신경전을 벌였다. 검찰은 재판이 시작되자마자 “이 법정은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의 분쟁을 논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임차인의 권리를 어디까지 보호해줘야 할지를 논의하는 게 아니라, 피고인이 과연 사람을 죽이려고 했는지를 밝히는 자리입니다”라고 밝혔다. 김씨가 이씨에게 망치를 휘두르다 폭행한 6월 7일 그날의 현장만 증거에 의해 판단해 달라는 것이었다. 반면 변호인들은 “피고인의 입장에선 99를 가진 사람이 1을 빼앗는 듯한 억하심정이 있었다는 것을 좀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라면서 “피고인이 전혀 죄를 짓지 않았다는 게 아니라 지은 죄 만큼만 처벌해 달라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김씨의 살인미수 등의 혐의에 대한 재판의 핵심 쟁점은 과연 김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냐는 것이다. 검찰은 “미리 준비한 길이 40㎝ 쇠망치를 들고가 이씨에게 여러 차례 휘둘렀고 이씨가 필사적으로 피하는데도 끝까지 추격해 머리 부위를 겨냥해 망치로 때렸다”며 김씨에게 고의가 있었음을 강조했다. 반면 변호인은 “자신을 괴롭힌 임대인을 혼 내주려고 한 것일 뿐 살인의 의도는 전혀 없었다. 살인할 생각이 있었다면 피고인이 더 자주 사용하는 칼을 갖고 밤에 은밀히 불러내 범행을 저질렀을 것”이라며 팽팽히 맞섰다. 이틀간 재판을 지켜본 국민배심원단 7명의 평의 결과를 바탕으로 6일 김씨에 대한 선고가 이뤄진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양예원 눈물 “많이 힘들고 무서웠다” 싹둑 자른 머리 ‘눈길’

    양예원 눈물 “많이 힘들고 무서웠다” 싹둑 자른 머리 ‘눈길’

    유튜버 양예원 씨가 오랜 침묵을 깨고 재판장에 나왔다. 5일 서울서부지법 형사4부 이진용 판사는 강제추행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촬영자 모집책 최 모 씨 공판을 진행했다. 양예원 씨는 피해자 자격으로 법정 방청석에 앉았다. 양 씨는 긴 머리를 단발로 자르고 수척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재판이 끝나고 양 씨는 변호사와 함께 법정을 나왔다. 그는 취재진에 “많이 힘들었고 무서웠다. 괜히 말했나 하는 후회도 했지만 여기서 놔버리면 오해가 풀리지 않으리라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양예원 씨는 기자 질문을 받고 한참 동안 머뭇거렸다. 그는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어가다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같은 날 양예원 씨 법률 대리인 이은의 변호사는 진술 기회를 요청해 피해자 증인신문 등 재판 절차를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변호사는 “오늘 피고인이 자백하고 반성했다면 다음 기일에 피해자 증인신문이 불필요했을 것이다. 피해자가 공개적으로 피해를 얘기할 수밖에 없었던 한국의 사법 현실이 있다. 2차 가해가 많이 일어나고 있고 그 부분에 대한 고소도 진행 중”이라고 요청 이유를 밝혔다. 피고인 최 씨는 모델들이 촬영본 유포에 동의하지 않은 사진을 무단 전송한 혐의를 인정했다. 그는 검찰이 제기한 강제추행 혐의는 “신체 접촉 자체가 없었다”고 부인했다.지난 5월 17일 유튜버 양예원 씨가 유튜브 영상을 통해 성범죄 피해사실 고백하면서 사건조사가 시작됐다. 피고인 최 씨는 2015년 7월 서울 마포구 한 스튜디오에서 양 씨 신체가 드러난 사진을 촬영했다. 그는 지난달 2일 2017년 6월 사진 115장을 지인에게 제공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해당 사건으로 조사를 받던 스튜디오 실장 A 씨는 지난달 9일 오전 9시 20분 북한강에 투신했다. 양예원 씨 사건 2차 공판은 다음 달 10일 진행될 예정이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늦잠잔 20대 일본 여경, 시속 175㎞로 달리다 결국…

    늦잠잔 20대 일본 여경, 시속 175㎞로 달리다 결국…

    일본의 20대 여경이 늦잠을 자는 바람에 중요한 행사에 지각할 것이 우려되자 동료들을 태우고 고속도로를 시속 175㎞로 달리다 적발됐다. 5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니가타현 경찰은 시속 175㎞로 경찰차를 운전한 관내 한 경찰서 소속 여성 순경(23)을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와 별도로 여경에게 징계 처분도 내렸다.이 여경은 지난 7월 4일 아침 신규 경찰관 채용 담당자로서 니가타현 경찰본부에서 열리는 연수회에 참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늦잠을 자는 통에 다른 동료경찰 2명과 함께 예정보다 30분 늦게 소속 경찰서를 출발하게 됐다. 이 여경은 제 시간에 현경본부에 도착하기가 어렵게 될 것으로 보이자 “내가 운전을 하겠다”며 운전석에 앉아 최고시속 175㎞의 질주를 시작했다. 옆에서 불안해진 동료들이 “지각할 것 같다고 현경에 연락하고 너무 급하게 가지 말자”고 극구 말렸지만, 이 여경은 아랑곳하지 않고 가속페달을 밟아댔고, 결국 시간맞춰 연수회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러나 법정 최고속도 100㎞를 한참 초과한 과속운전 장면은 고속도로 무인 단속장치에 그대로 기록됐다. 여경이 운전한 경찰차는 일반 승용차와 구별되지 않는 차였다. 여경은 “나의 늦잠 때문에 다른 동료들에게 폐가 된다고 생각했다”며 ‘광란의 질주’를 반성했다. 현경 감찰관은 “지각해도 별다른 불이익은 없은데, 그냥 연락만 했으면 좋았을 걸”이라며 혀를 찼다고 한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재판 방청한 양예원 “많이 답답했고, 힘들고, 무서웠다…잘 이겨낼 것”

    재판 방청한 양예원 “많이 답답했고, 힘들고, 무서웠다…잘 이겨낼 것”

    사진계에 만연했던 ‘스튜디오 비공개 촬영회 성폭력 사건’을 지난 5월 폭로한 양예원씨가 5일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양씨는 그동안 “많이 답답했고 힘들고 무서웠다”면서 “잘 이겨내려고 버티고, 또 버텼다”고 어렵게 자신의 심경을 털어놨다.이날은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이진용 판사 심리로 강제추행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최모(45)씨의 제1회 공판기일이 열린 날이다. 양씨는 피해자 자격으로 법정 방청석에 앉았다. 공판이 끝나고 법정 밖으로 나온 양씨는 “많이 답답했고 힘들고 무서웠다”면서 “‘괜히 말했나’, ‘괜히 문제를 제기했나’하는 후회도 했지만 힘들다고 여기서 놔버리면 오해가 풀리지 않을 것이고, 저 사람들(피고인) 처벌도 안 받고 끝나는 거로 생각했다.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양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말문을 열기까지 한참이 걸렸고, 발언 도중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양씨의 변호인인 이은의 변호사는 이날 법정에서 진술 기회를 요청해 양씨의 피해자 증인신문 등 재판 절차를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변호사는 “성폭력 피해자가 법정에서 얼마나 얘기할 수 있고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는 아직 실험 단계 같은 상황”이라면서 “피해자가 오독될 수 있는 상황이고, 용기 내서 공개한 사건이므로 과정을 함께 지켜보는 것도 괜찮다고 본다”고 공개 요청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이 변호사는 “오늘 피고인이 자백하고 반성했다면 다음 기일에 피해자 증인신문이 불필요했을 것”이라면서 “피해자가 공개적으로 피해를 얘기할 수밖에 없었던 한국의 사법 현실이 있다. 2차 피해가 많이 일어나고 있고, 그 부분에 대한 고소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의 일이나 선택은 유감이지만, 그런 것에 대한 비난이 고스란히 피해자 어깨에 쏟아진다”면서 “피해자가 문제를 제기한 것이 잘못이라는 비난이 쏟아지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지적이 부족하다”고도 말했다. 이진용 판사는 다음 공판기일인 다음 달 10일까지 재판 공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재판에서 피고인 최씨는 양씨를 비롯한 모델들이 촬영에 동의했으나 유포에는 동의하지 않았던 사진을 지인들에게 전송하는 등 반포한 혐의는 인정했다. 다만 검찰이 적용한 강제추행 혐의는 신체접촉 자체가 없었다며 부인했다. 최씨는 2015년 7월 서울 마포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양씨의 신체가 드러난 사진을 촬영하고 지난해 6월쯤 사진 115장을 지인에게 제공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동의 촬영물 유포)로 기소됐다. 그는 2016년 9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13회에 걸쳐 모델들이 반포에 동의하지 않은 노출 사진들을 반포한 혐의도 받고 있다. 2015년 1월 모델 A씨, 2016년 8월 양씨를 강제추행한 혐의도 공소사실에 포함됐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형제복지원 사건 ‘비상상고’로 다시 법정가나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해 검찰이 비상상고를 통해 대법원의 판단을 다시 받을지 여부가 5일 결정된다. 4일 검찰에 따르면 대검찰청 산하 검찰개혁위원회는 5일 오후 회의를 열고 형제복지원 사건을 비상상고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지난 29일에도 논의했지만 합의하지 못해 위원회 마지막 회의인 5일로 미뤄졌다. 비상상고는 형사사건 확정판결에 대해 법령위반이 발견된 경우 검찰총장이 대법원에 직접 상고하는 절차를 말한다. 형제복지원은 1975∼1987년 부랑인 선도 명목으로 장애인, 고아 등 약 3000명을 불법감금하고 강제 노역시켰다. 비상상고는 재심과는 다르다. 통상 재심은 유죄 판결에 대해 사실인정에 중대한 오류가 있는 경우에 청구하는데,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재심을 청구할 수는 없다. 특수감금 혐의를 받았던 형제복지원 박인근 원장이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재심이 불가능하다. 비상상고를 주장하는 검찰개혁위원회 박준영 변호사는 “당시 감금 무죄 판결의 근거가 된 내무부 훈령에 위헌 요소가 있어 비상상고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내무부 훈령 제410호 ‘부랑아의 신고, 단속, 수용, 보호와 귀향 및 사후관리에 관한 업무지침’은 1987년 폐지됐다. 대법원은 박 원장의 특수감금 혐의에 대해 당시 내무부 훈령에 따른 부랑자 수용이었다고 판단해 1989년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일각에서는 검찰총장이 비상상고를 하더라도 대법원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작다며 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형제복지원 진상 규명 및 특별법 제정 촉구 예술인행동은 전날인 3일 국회 앞에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열었다. 이에 대해 박 변호사는 “사법부가 원장에게 면죄부를 줘서 피해자들이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한 만큼, 비상상고가 특별법을 제정하기 위한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잘못된 판결을 바로잡아야 국회에서 특별법을 제정할 명분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욕하고 때리는 치매 10년…아들은 수면제를 탔다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욕하고 때리는 치매 10년…아들은 수면제를 탔다

    잠든 어머니 코·입 막은 40대 양성준씨“저 도둑년이 우리 집 살림을 거덜 내려고 하네. 나가, 이년아.” 양성준(47·가명)씨가 출근한 뒤 또 한바탕 난리가 났다. 상황이 급하다는 간병인의 전화를 받고 헐레벌떡 집으로 달려오자 어머니(당시 67세)는 지팡이를 마구 휘두르며 잡아먹을 듯한 눈으로 간병인을 노려보고 있었다. 아들을 본 어머니는 그제야 안심이 된 듯 누그러졌지만 간병인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며 그 길로 짐을 쌌다. 또 일주일을 못 견뎠다. 2001년 환갑도 안 돼 뇌경색으로 쓰러진 어머니 몸에 알츠하이머성 치매가 찾아왔다. 거동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폭행과 폭언을 서슴지 않는 폭력적인 성향으로 바뀌었다. 어머니의 정신은 필라멘트가 다한 전구 같았다. 처음에는 한두 번 깜빡거리기 시작하더니 점점 빛을 잃다가 나중에는 아주 가끔 불이 들어오는 듯했다. 밤낮 가리지 않고 소리를 지르는 통에 동네 주민들로부터 항의가 빗발쳤다. 행동은 점점 과격해졌다. TV부터 전기밥솥, 전화기까지 살림은 남아나는 게 없었다. 자식들도 알아보지 못하고 도둑이라며 욕설을 퍼붓던 어머니는 잠깐이나마 기억이 돌아오면 딸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 때문에 네 동생이 힘들어. 죽고 싶어도 그것조차 쉽지 않구나.” 그도 잠시, 딸이 “그런 말 말고 건강하세요”라고 하면 또다시 욕설을 퍼부으며 돌변했다. 우울한 암전 시간은 점점 길어졌다. 2007년 아버지마저 간암으로 사망하자 간병은 오롯이 양씨의 몫이 됐다. 자식들에게 짐이 될까 봐 암 투병 사실마저 숨겼던 아버지는 “네 엄마와 함께 가려고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꼭 요양원에 모셔라”고 당부하며 눈을 감았다. 하지만 아들은 차마 그러지 못했다. 최대한 바깥일을 줄이고 집에서 어머니를 돌보는 시간을 늘렸다. 하지만 양씨가 없으면 꼭 사달이 났다. 어머니는 혼자 집 밖으로 나가 길을 잃어버렸다. 같은 신고가 반복되자 경찰들도 짜증스러워했다. 양씨가 종일 동네를 찾아 헤매다 보면 어머니는 길가에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 하는 수 없이 밖에서 문을 잠그고 출근을 하면 어머니는 몇 시간씩 괴성을 질렀다. 주민들의 원성은 더 커졌다.어머니를 요양병원으로 모셨지만 오래가진 못했다. 다른 환자를 슬리퍼로 때리는 등 폭력적인 행동을 반복해 하루 만에 다시 집으로 모셔 와야 했다. 다른 병원에서는 어머니의 팔다리를 침대에 묶어 놓았다. 이런 어머니가 안쓰러웠던 양씨는 잘 때만이라도 편하게 해드리자며 묶은 끈을 풀어드리고 병원에서 함께 밤을 새우고 출근하곤 했다. 잘되던 입시학원까지 접고 어머니를 돌봤지만 병세는 나아지지 않았다. 카드빚이 늘어났다. 끝을 알 수 없는 간병에 양씨도 지치기 시작했고, 고립감, 우울, 절망이 숨통을 조였다. 무엇보다 완전히 딴사람이 된 어머니의 모습을 보는 것이 괴로웠다. 아들 앞에서는 옷도 갈아입지 않을 정도로 흐트러짐 없던 어머니는 병원에 입원한 후 혼자서는 입지도, 먹지도, 볼일을 볼 수조차 없는 지경이 됐다. 식사도 거부한 채 움직이지 못하는 다리로 병원 현관에 기어나와 매일 아들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몸무게가 15㎏이나 빠져 이미 산송장 같은 모습이었다. 병원에서는 어머니에게 주사로 영양분을 억지로 공급했다. 양씨가 올 때마다 어머니는 “제발 나가게만 해줘”라고 매달렸다. ‘짜르르 짜르르….’ 매미가 자지러지게 울던 2011년 8월 초, 휴가철이니 바람이라도 쐬어 드리고 싶다며 병원에 외박 신청을 하고 어머니를 모시고 집으로 왔다. 다섯 번째 병원. 옮긴 지 한 달 반 만이었다. 집에 오신 어머니는 아들이 주는 죽과 과일을 맛있게 드셨다. “어머니가 음식을 드시지 못하는 게 아니었어.” 양씨가 흐느꼈다. 어머니는 양씨가 건넨 수면제 다섯 알을 먹고 편안한 표정으로 잠들었다. 어머니 옆에 몇 시간이나 있었을까. 날이 밝아오는 것을 본 양씨는 테이프로 어머니의 입과 코를 막고는 어머니 품에 가만히 머리를 묻었다. ‘어머니 편하게 해드리고 저도 따라갈게요.’ 간병을 시작한 지 10년 만이었다. 자살에 실패한 양씨는 사흘 뒤 경찰에 자수했다. 양씨가 결혼도 하지 않은 채 혼자서 어머니를 정성껏 모시던 걸 봐왔던 이웃주민들이 먼저 나서 법원에 선처를 호소했다. 법원은 양씨에게 징역 5년형을 선고했다. 당시 양씨와 같은 구치소에 있던 수감자로부터 안타까운 사연을 전해 듣고는 양씨의 사건을 맡게 된 변호사는 “아들은 구치소에 있으면서도 자신은 죄인이라 할 말이 없다며 스스로를 변호하려 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양씨는 2016년 출소했다. 서울신문은 양씨를 직접 만나려고 수소문했으나 연락을 끊은 채 살아가는 그를 찾을 수 없었다. 양씨의 이야기는 변호사와 경찰, 주민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종합해 재구성했다. 치매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의심과 망상, 그리고 폭력성은 치매 간병의 또 다른 고통이다. 이는 치매 환자를 간병하는 가족들에게 견디기 어려운 스트레스를 안겨 준다. 환자의 예상치 못한 돌발 행동 때문에 늘 긴장하게 되고, 간병 기간이 길어지면 사회적 고립과 우울증을 경험하기도 한다. 간병인은 치매 환자의 폭언과 폭행에 직접 노출될 수밖에 없는데, 이 같은 폭력성은 간병인으로 하여금 우발적 살인이나 자살 충동을 부추기기도 했다. 송인한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 외 3명이 2016년 발표한 ‘치매노인의 증상 정도가 부양자의 자살 생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치매 환자의 증상이 심해질수록 가족 관계가 악화될 뿐만 아니라 부양자의 자살 생각도 심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병 범죄의 절반 이상이 치매 환자 가정에서 일어난다. 서울신문이 2006년부터 최근까지 발생한 간병살인 108건을 분석한 결과 절반 이상(53.7%)이 치매 환자를 간병하면서 일어났다. 33.3%(36건)는 평소 피해자가 자신을 돌봐온 가해자에게 폭력이나 언어폭력을 행사한 정황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버지가 근거 없이 엄마의 외도를 의심하실 때 그게 치매 초기라는 걸 미리 알았어야 했어요. 좀더 일찍 대처했다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예요. 후회스럽죠.” 아버지의 치매 증상으로 쓰라린 경험을 한 정진규(48·가명)씨는 기자와 만나 아픈 기억을 털어놓았다. 정씨의 어머니 이옥자(75·가명)씨는 2011년 11월 남편의 머리를 변압기로 내려쳐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됐다. 남편의 의심과 폭력이 날로 심해지더니 급기야 추석 때 온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 “네 엄마가 다른 남자와 놀아난다”며 한바탕 소란을 피운 것이다. 이씨가 물리치료를 받으러 가자 병원까지 찾아가 소동을 일으켰다. 폭력적인 치매 남편과 사는 건 하루하루가 전쟁이었다. 그러다 한순간에 폭발했다. 법정에 선 이씨는 “나는 이렇게 힘든데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코를 골며 자는 남편이 치가 떨리게 미웠다”며 흐느꼈다. 국민참여재판 배심원들은 이씨에게 살해의 고의성이 없다고 보고, 남편을 헌신적으로 병수발해 온 점 등을 참작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사건 이후 법원과 병원의 권유에 따라 정씨와 형제들은 아버지를 국립요양원으로 모셨다. 치매 초기 증상을 보이는 어머니는 서둘러 병원에 모시고 가 약을 복용하며 관리하고 있다. “치매가 의심되면 무조건 검사를 받고 약을 드시도록 하는 게 첫 번째예요. 증상이 심해지면 요양원에 모시든 요양보호 지원을 적극적으로 받으세요. 가족이 직접 모셔야 자식 노릇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그게 최선이 아닐 수 있어요. 우리 가족이 혹독한 경험을 치르고서야 깨달은 거예요. 지금 두 분은 행복하세요.” 글 사진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결심 앞둔 MB, 피고인 신문에서 ‘진술거부’ 묵묵부답

    오는 6일 결심공판을 앞둔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 측 피고인 신문의 진술을 거부하면서 연속된 검찰 측 질문에 입을 굳게 닫았다. 검찰은 “수긍할 수 없다”며 이 전 대통령의 태도를 기록으로 남겨달라고 요청하는 등 반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 심리로 4일 열린 이 전 대통령의 재판에서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강훈 변호사는 검찰 측 피고인 신문에 앞서 “대통령은 검찰 모든 신문에 대해 증언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그 의사는 오늘도 변동없다는 점을 확인시켜 드린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이상은 다스 회장이 주도해서 다스를 설립했다는 주장이 맞느냐”는 검찰의 첫 질문에서부터 “이상은 명의로 돼 있던 도곡동 땅 매각 대금 중 논현동 사저비로 확인된 돈은 피고인이 이상은에게서 빌린 돈인가“ , “다스 설립 관련 비용은 누가 김성우 다스 사장에게 준 건가” 등 질문을 이어갔지만 이 전 대통령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고, 가끔 기침을 하거나 물을 마시기만 했다. 10가지 질문에 모두 이 전 대통령이 답을 하지 않자 재판장은 “(피고인의) 진술 거부 의사가 명확한 것 같은데 여기까지 하면 어떻겠느냐”고 검찰에 물었지만 검찰은 “피고인이 법정에서 말한 내용이 검찰 조사와 다른 내용이 있어 묻고 싶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법정에서) 손 들고 여러 번 말을 했다가 이제 와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는데 상식적으로 수긍이 안 간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검찰은 “전직 대통령인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하면서 본인 진술과 배치되는 수백 명의 진술이 다 허위라고 주장하는 사건”이라면서 “피고인이 답변하지 않는 태도 자체가 의미있기 때문에 신문을 그대로 진행하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재판장이 양해하자 50분 남짓 동안 핵심 공소사실 관련 질문을 더 이어갔다. 결국 이 전 대통령은 끝내 한 마디도 답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오는 6일 오후 2시 결심공판을 갖고 심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혐의가 16개로 방대한 데다 모두 부인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중형을 구형할 것으로 예상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궁중족발 사건’ 첫 국민참여재판…‘살인 고의’ 여부 쟁점

    ‘궁중족발 사건’ 첫 국민참여재판…‘살인 고의’ 여부 쟁점

    상가 임대료를 약 3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4배나 올린 건물주를 둔기로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업주의 첫 국민참여재판이 4일 열렸다. 검찰은 김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주장한 반면, 변호인은 검찰이 김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무리하게 기소했다고 비판했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이영훈) 심리로 서울 종로구 서촌에서 10년 동안 ‘본가궁중족발’을 운영한 업주 김모(54)씨의 국민참여재판이 이날 열렸다. 김씨는 지난 6월 7일 오전 8시 20분쯤 서울 강남구 한 골목길에서 임대료 인상 문제로 약 2년 동안 갈등을 겪던 건물주 이모(60)씨를 망치로 폭행해 어깨와 손목 등을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김씨가 이씨를 살해하려고 결심하고 망치를 미리 준비했다. 이씨가 필사적으로 피하는데도 끝까지 추격해 머리 부위를 겨냥해 망치로 때렸다”면서 김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범행 목적은 살인이었는데 경찰에 체포되면서 목적 달성을 못 한 것”이라면서 “임대인과 임차인의 분쟁 등이 아닌, 오로지 김씨의 행위가 살인미수에 해당하는지를 따지는 자리인 만큼 증거에 의해서만 판단해 달라”고 배심원들에게 호소했다. 그러나 김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본인을 괴롭힌 임대인을 혼내줘 분을 풀려는 의도였다”면서 “살인 고의가 있었다면 출근 시간의 공개된 골목이 아니라 밤에 이씨를 1대1로 불러 칼을 사용하는 것이 (살인의)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고 맞섰다. 상해죄만 인정돼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변호인은 또 “김씨는 한 번도 (망치로) 이씨의 머리를 맞춘 사실이 없다. 이씨 머리는 골절이 전혀 없고 두피만 찢어졌다”면서 “언론 보도가 자극적으로 나가다 보니 검찰이 무리하게 살인미수로 기소한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김씨의 범행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 실제 범행에 사용된 망치 등에 대한 증거 조사를 진행했다. 오는 5일에는 피해자 이씨가 법정에 나와 증언하고, 검찰의 구형 및 변호인의 최종 변론이 이뤄진다. 배심원은 이를 바탕으로 김씨 혐의에 대한 의견(평결)을 재판부에 내게 된다. 재판부는 배심원 평결을 바탕으로 오는 6일 오후 2시 김씨에 대한 선고를 한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말레이시아 차 안에서 동성애했다는 이유로 두 여성 공개 태형

    말레이시아 차 안에서 동성애했다는 이유로 두 여성 공개 태형

    말레이시아의 두 여성이 자동차 안에서 동성애 섹스를 하려 했다는 이유로 공개 태형을 받았다. 22세와 32세로 알려진 두 무슬림 여성은 테렝가누주 샤리아(율법) 최고법정에서 채찍 6대씩을 맞는 징벌에 처해졌다. 100명 이상이 태형 장면을 지켜봤다.한 정부 관리에 따르면 동성애와 관련돼 공개 태형이 언도된 것은 이 나라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동성애는 세속 법이나 종교법에서 모두 불법이다. 인권운동가들은 분노하고 있다. 여성들을 돕는 기구(WAO)는 로이터통신에 “이렇게 심각한 인권침해에 당황했다”면서 “두 성인이 합의한 성관계는 채찍으로 처벌하는 것은 물론이고 범죄시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테렝가누주 집행위원회의 사티풀 바흐리 마맛 위원은 “고문이나 부상을 입히려는 의도가 아니라 사회에 교훈을 던져주기 위해 공개적으로 태형을 집행한 것뿐”이라고 옹호했다.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두 여인은 지난 4월 테렝가누의 광장에 세워진 자동차 안에서 발견돼 이슬람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지난달 이슬람 율법을 어겼다는 점을 인정하고 태형과 함께 벌금 3300링기트(약 88만원)를 선고받았다. 현지 인터넷 매체 ‘더 스타’에 따르면 이슬람 율법의 태형은 세속법에서의 태형과 달리 아프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저 시늉을 하는 데 불과하다. 말레이시아는 세속법과 종교법을 동시에 운용하는데 무슬림들은 결혼이나 양육권 같은 개인적 영역에서 샤리아 율법을 따지고, 다른 믿음을 갖는 이들은 세속법을 따른다. 이 나라는 온건(중도) 이슬람 국가이지만 최근 들어 교리를 엄격히 해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초에는 한 장관이 성적 소수자(LGBT) 활동가들의 사진을 공공전시에서 제외하라고 명령하기도 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댓글 공모’ 김경수, 21일 첫 공판

    ‘댓글 공모’ 김경수, 21일 첫 공판

    지난 대선 당시 댓글 조작에 공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수 경남지사(51)에 대한 공판이 21일 시작된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성창호)는 오는 21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김 지사 재판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 예정이다. 공판준비기일에는 정식 심리에 앞서 특검의 공소사실, 피고인 측 입장 쟁점을 가리고 향후 심리를 어떻게 진행할지 논의한다. 정식 공판과는 달리 피고인의 참석 의무는 없다. 김 지사는 김씨 일당과 공모해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 뉴스 댓글의 추천 수를 조작한 혐의(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로 지난달 24일 불구속기소 됐다.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김 지사가 인지하거나 지시한 댓글이 118만8866개이며, 총 8840만1214회의 공감·비공감 클릭신호 조작에도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드루킹’ 의혹 김경수 지사, 21일부터 법정공방 시작

    ‘드루킹’ 의혹 김경수 지사, 21일부터 법정공방 시작

    ‘드루킹’ 일당과 댓글 조작을 공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재판이 이달 21일 시작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는 오는 21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김 지사 재판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심리에 앞서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 측의 입장 확인과 쟁점 정리, 심리 계획을 세우는 절차다. 허익범 특검팀은 김 지사가 ‘드루킹’ 김동원씨 일당과 공모해 2016년 11월쯤부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당선 등을 위해 댓글 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을 이용한 불법 여론조작을 벌였다고 보고 있다. 특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드루킹이 운영한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아 ‘킹크랩’ 시연회에 참관하고, 댓글 조작을 지시했다고 보고 있다. 또 2017년 12월 드루킹에게 고위 외교공무원직을 대가로 지방선거를 도와 달라고 청한 정황을 의심한다. 앞서 드루킹 김씨는 옥중편지에서 “(김경수 의원이) 2층 강의장에서 킹크랩이 작동되는 것을 직접 확인했다”며 김 지사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신호로 댓글 조작을 허락했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2~3차례 방문 사실을 인정하지만, 킹크랩에 대해선 몰랐다는 입장이다. 허익범 특검팀이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기소한 드루킹 일당의 재판도 이날 진행된다. 특검팀이 재판에 넘긴 인사는 김 지사를 포함해 모두 12명이다. 특검팀에서는 허 특검과 특별검사보 1∼2명, 파견검사 2명 등을 포함해 약 10명이 공소유지를 담당한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이종수의 헌법 너머] 불거진 사법농단과 독일의 ‘법 왜곡죄’

    [이종수의 헌법 너머] 불거진 사법농단과 독일의 ‘법 왜곡죄’

    재판의 당사자가 돼 법정에 서는 처지가 누구라도 결코 편치 않다. 재판을 떠맡는 법관과 법원은 사법권을 행사한다. 법원 스스로는 권력기관이 아니라 재판 기능을 담당할 뿐이라고 때로 항변하지만, 법원의 판결로 개인의 소중한 자유와 재산, 심지어는 생명까지 박탈될 수 있으니 실로 무서운 국가권력임이 분명하다. 게다가 사법권은 오늘날의 국민주권주의하에서 입법권, 집행권과는 달리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직접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다. 그래서 더 자기절제와 공정성에 헌신하는 국가권력이어야 한다. 사법과 법원에 대한 신뢰와 권위는 바로 여기서 비롯한다.지난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 사태가 차마 입에 담기조차 주저되는 재판거래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통제되지 않은 권력이 늘 그렇듯이 헌법은 사법권이 무소불위의 권력이 되지 않게끔 수동적인 권력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래서 사법권은 재판 당사자의 적법한 소제기가 있고 나서야 비로소 작동한다. 재판거래 의혹이 불거진 현재의 사태는 법원이 자신에게 소명으로 주어진 재판과 사법권을 무기로 스스로 능동적인 권력이 돼 상고법원 설치 등 원하는 바를 이루려 했다는 점에서 가히 경악할 일이다. 2008년에 있었던 사법 60주년 기념식에서 당시 이용훈 대법원장은 과거 권위주의 정권하에서 행한 법원의 숱한 ‘권력형 오심’에 대해 공식 사과하면서 반성하는 도덕적 용기와 자기 쇄신의 의지를 밝혔다. 그런데 불과 10년 사이에 공염불이 되고 말았고, 그저 피해자 코스프레에 지나지 않았다. 프랑스 대혁명 당시 성난 민중들의 원성은 부르봉 왕가만을 향하지 않았다. 이후 앙시앙레짐(구체제)으로 상징되던 부패사슬의 한쪽에 이른바 ‘법복귀족’(noblesse de robe)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들은 세습직이고 심지어 매관매직의 대상이기도 했다. 혁명 이전에 그나마 시도됐던 일부 개혁 법안들이 이들 법복귀족의 저지로 무산되기 일쑤였다. 당시 황제의 칙령이라도 고등법원에서 이를 공포해야만 비로소 효력을 가졌는데, 법복귀족들이 장악한 고등법원이 이 공포권한을 방패로 삼고 자신들의 기득권을 끝까지 고집했기 때문이다. 독일에서도 1779년에 있었던 ‘방앗간쟁이 아놀트 사건’이 유명하다. 아놀트라는 사람이 지역의 어느 귀족으로부터 방앗간을 빌려서 생계를 이어 왔는데, 다른 귀족이 자신의 땅에다 큰 저수지를 만들고 나서는 시냇물이 말라서 더이상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게 됐다. 수입이 없는 아놀트가 밀린 방앗간 임차료를 지급하지 못하자 그에게서 방앗간을 빼앗는 재판이 시작됐다. 그런데 마침 공교롭게도 재판장이 아놀트에게 방앗간을 빌려준 바로 그 귀족이었다. 재판 결과는 짐작하듯이 뻔했다. 억울한 방앗간쟁이는 후대에 독일 최초의 계몽군주로 일컬어지는 당시 프리드리히 2세 황제에게 직접 탄원서를 올렸고, 딱한 사정을 접한 황제는 다시 재판해 아놀트의 손해를 배상해 줄 것을 명령했다. 그러나 법원은 재판에서 같은 판결을 거듭 반복했다. 화가 난 황제는 불의하게 재판하는 법관들이 도적떼와 결코 다르지 않다고 야단치면서 이들을 당장 체포하라고 명령했다. 체포된 법관들은 그저 법률에 충실했다고 강변했다. 현행 독일 형법 제339조는 우리에게는 없는 특별한 범죄로 ‘법 왜곡죄’를 규정하고 있다. 즉 “법관, 기타 공직자 또는 중재인이 법률 사건을 지휘하거나 재판하는 데 당사자 일방을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법을 왜곡한 경우에는 1년 이상 5년 이하의 자유형에 처한다”고 정한다. 이 법 조항은 앞서 언급한 ‘방앗간쟁이 아놀트 사건’이 있고 난 뒤 형법전에 삽입됐다. 우리도 모든 공직 범죄에 적용되는 일반적인 ‘직권남용죄’와는 별도로 이 ‘법 왜곡죄’가 필요한 시점이지 않을까 싶다.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 사태를 두고 최근 법원 내부에서 판사 비리 수사가 확대되면 법원이 회복 불능의 위기에 처한다며 오히려 적반하장격인 참으로 염치없는 주장이 제기된다. 썩어 가는 환부가 있으면 과감하게 도려내야 비로소 환자가 사는 법이다. 글을 마무리하면서 오래전에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기대했던 법관의 진정한 모습을 다시 되새겨 본다. “재판관은 살아 있는 정의(正義)라고들 하니, (분쟁이 있어서) 재판관에게 간다는 것은 정의를 찾아가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 불거진 사법농단과 과거의 거울들

    불거진 사법농단과 과거의 거울들

    재판의 당사자가 되어 법정에 서는 처지가 누구라도 결코 편치는 않다. 재판을 떠맡는 법관과 법원은 사법권을 행사한다. 법원 스스로는 권력기관이 아니라 재판기능을 담당할 뿐이라고 때로 항변하지만, 법원의 판결이 있고서 개인의 소중한 자유와 재산, 심지어는 생명까지 박탈될 수 있으니 실로 무서운 국가권력임이 분명하다. 게다가 사법권은 오늘날의 국민주권주의 하에서 입법권, 집행권과는 달리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직접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다. 그래서 더욱 자기절제와 공정성에 헌신하는 국가권력이어야 한다. 사법과 법원에 대한 신뢰와 권위는 바로 여기서 비롯한다.지난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사태가 차마 입에 담기조차 주저되는 재판거래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통제되지 않은 권력이 늘 그렇듯이 헌법은 사법권이 무소불위의 권력이 되지 않게끔 수동적인 권력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래서 사법권은 재판 당사자의 적법한 소제기가 있고 나서야 비로소 작동된다. 재판거래 의혹이 불거진 현재의 사태는 법원이 자신에게 소명으로 주어진 재판과 사법권을 무기로 삼아 스스로 능동적인 권력이 되어서는 상고법원 설치 등 원하는 바를 이루려 했다는 점에서 가히 경악할 일이다. 2008년에 있었던 사법 60주년 기념식에서 당시 이용훈 대법원장은 과거 권위주의 정권하에서 행한 법원의 숱한 ‘권력형 오심’에 대해 공식 사과하면서 반성하는 도덕적 용기와 자기쇄신의 의지를 밝혔다. 그런데 불과 10년 사이에 공염불이 되고 말았고, 그저 피해자 코스프레에 지나지 않았다. 프랑스 대혁명 당시에 성난 민중들의 원성은 부르봉 왕가만을 향하지 않았다. 이후 앙시앙레짐(구체제)으로 상징되던 부패사슬의 한쪽에 이른바 ‘법복귀족(noblesse de robe)’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들은 세습직이고 심지어 매관매직의 대상이기도 했다. 혁명 이전에 그나마 시도되었던 일부 개혁법안들이 이들 법복귀족의 저지로 무산되기가 일쑤였다. 당시 황제의 칙령이라도 고등법원에서 이를 공포해야만 비로소 효력을 갖는데, 법복귀족들이 장악한 고등법원이 이 공포권한을 방패로 삼고서 자신들의 기득권을 끝까지 고집한 때문이다. 그래서 그 자신이 또한 법복귀족인 몽테스키외는 권력분립원리를 밝힌 저서 ‘법의 정신’에서 법관을 ‘법률의 단순한 입’으로 제한하고자 했다. 즉 법관은 법전에 적혀 있는 그대로 법률을 적용할 뿐이지 해석하지 말라는 경고였다. 이후 나폴레옹은 1804년에 근대 최초의 성문 민법전을 만들면서 해석금지령이라는 칙령을 덧붙였다. 법관의 자의적인 법해석을 막으려는 시도였다. 또한 독일에서도 1779년에 있었던 ‘방앗간쟁이 아놀트 사건’이 유명하다. 아놀트라는 사람이 지역의 어느 귀족으로부터 방앗간을 빌려서 생계를 이어왔는데, 다른 귀족이 자신의 땅에다 큰 저수지를 만들고 나서는 시냇물이 말라서 더 이상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게 되었다. 수입이 없는 아놀트가 밀린 방앗간 임차료를 지급하지 못하자 그에게서 방앗간을 빼앗는 재판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마침 공교롭게도 재판장이 아놀트에게 방앗간을 빌려준 바로 그 귀족이었다. 재판 결과는 짐작하듯이 뻔했다. 억울한 방앗간쟁이는 후대에 독일 최초의 계몽군주로 일컬어지는 당시 프리드리히 2세 황제에게 직접 탄원서를 올렸고, 이 딱한 사정을 접한 황제는 다시 재판해서 아놀트의 손해를 배상해줄 것을 명령했으나, 법원은 재판에서 같은 판결을 거듭 반복하였다. 화가 난 황제는 불의하게 재판하는 법관들이 도적떼와 결코 다르지 않다고 야단치면서 이들을 당장 체포하라고 명령했다. 체포된 법관들은 그저 법률에 충실했다고 강변할 따름이었다. 이 사건은 사법의 독립성과 관련해서 독일에서 지금도 여전히 논란되는데 당시 귀족들은 황제의 월권을 크게 우려했지만, 다수 민중은 황제의 결정에 환호를 보냈다고 한다. 현행 독일형법 제339조는 우리에게는 없는 특별한 범죄로 ‘법 왜곡죄’를 규정하고 있다. 즉 “법관, 기타 공직자 또는 중재인이 법률사건을 지휘하거나 재판함에 있어서 당사자 일방을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법을 왜곡한 경우에는 1년 이상 5년 이하의 자유형에 처한다”고 정한다. 이 법조항은 앞서 언급한 ‘방앗간쟁이 아놀트사건’이 있고서 형법전에 삽입되었다. 우리도 모든 공직범죄에 적용되는 일반적인 ‘직권남용죄’와는 별도로 이 ‘법 왜곡죄’가 필요한 시점이지 않을까 싶다. 불거진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 사태에서 최근 법원 내부에서 판사 비리 수사가 확대되면 법원이 회복 불능의 위기에 처한다며 오히려 적반하장격인 참으로 염치없는 주장이 제기된다. 썩어가는 환부가 있으면 과감하게 도려내어야 비로소 환자가 사는 법이다. 글을 마무리하면서 오래전에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기대했던 법관의 진정한 모습을 다시 되새겨 본다. “재판관은 살아있는 정의(正義)라고들 하니, (분쟁이 있어서) 재판관에게 간다는 것은 정의를 찾아가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글:이종수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네 남편에게 말 거는 게 뭐 어때?” 기상캐스터가 앵커와 드잡이

    “네 남편에게 말 거는 게 뭐 어때?” 기상캐스터가 앵커와 드잡이

    미국 지역 방송의 한 여자 기상캐스터가 함께 뉴스를 진행하는 여자 앵커와 드잡이를 벌여 머리를 다치게 해 체포됐다. 웨스트 버지니아주의 주도인 찰스턴에 있는 WSAZ-TV의 기상 캐스터 첼시 암브리즈(26)가 지난달 26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4시 뉴스프로그램를 함께 진행하는 앵커 에리카 비벤스에게 완력을 행사했다. 발단은 찰스턴의 한 바에서 술을 마시던 중 암브리즈가 비벤스의 남편에게 자꾸 말을 걸며 유혹하려는 듯하자 남편이 이를 뿌리치면서 시작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벤스가 만류했고 암브리즈가 아랑곳하지 않으며 결국 둘이 드잡이를 벌이다 함께 넘어지기도 했다. 비벤스는 두개골이 골절되고 고막이 파열돼 병원으로 옮겼을 때 청력에 문제가 있었다. 찰스턴 가제트 메일은 암브리즈가 최대 1년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녀는 오는 21일 가나와 순회법정에 출두할 예정이다. 신문은 지난달 31일 WSAZ-TV의 한 간부와 접촉을 시도했지만 어떤 멘트도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檢 “블랙리스트 선고형 감안해서 구형”…김기춘·조윤선 앞선 혐의는?

    檢 “블랙리스트 선고형 감안해서 구형”…김기춘·조윤선 앞선 혐의는?

    박근혜 정부 당시 보수단체를 불법적으로 지원한 ‘화이트리스트’ 관여 혐의를 받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정무수석에 대해 검찰이 각각 징역 4년과 6년을 구형했다. 검찰이 구형에 앞서 “블랙리스트 선고형을 감안했다”고 밝히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 최병철)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들은 헌법 수호라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은 정부의 핵심 고위 공직자들로, 국민 전체의 자유와 행복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의무가 있지만 막대한 권한을 남용했다”며 김 전 비서실장을 비롯한 피고인 9명에 대한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 전 실장 등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를 압박해 33개 친정부 성향 보수단체에 69억원을 지원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전 실장에 대해 “대통령 가장 가까이 보좌한 비서실장으로서 올바른 국정 운영할 수 있도록 누구보다 헌법과 법률 준수하여야 함에도 이 사건 통한 특정 단체에 대한 자금 지원 범행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실행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시했다”며 “비록 고령으로 건강이 좋지 않으나, 총괄적으로 시행한 점, 파장이 실로 막대한 점에 비추어 그에 상응하는 엄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조 전 수석에겐 화이트리스트와 더불어 2014년 9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매달 500만원씩 합계 4000만원을 뇌물로 받은 혐의도 있다. 이에 검찰은 “특활비에 대한 잘못된 사용으로 본래 목적에 활용되지 못해 국고와 국민에 잠재적 위협이 됐다”며 조 전 수석에 대해선 벌금 1억원과 추징금 4500만원도 추가로 구형했다. 최근 불거진 사법농단 사태 관련 재판거래에 관여한 의혹도 받는 현기환 전 정무수석은 이날 직권남용 및 강요, 특가법상 뇌물 및 국고손실,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도합 징역 9년을 구형받았다. 이 외에 김재원 전 정무수석은 징역 5년,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과 정관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각각 징역 2년, 오도성 전 국민소통비서관은 징역 3년, 허현준 전 청와대 행정관은 징역 3년 10개월을 선고받았다. 이날 검찰은 피고인 각각에 대한 구형이유를 설명한 뒤 “김기춘, 조윤선, 신동철, 정관주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선고형을 감안해서 구형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실장과 조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 당시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단체나 예술가들의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명단을 관리하고, 정부 지원도 의도적으로 배제한 혐의 등으로 지난 1월 항소심에서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신 전 비서관과 정 전 차관은 1·2심에서 모두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현재 블랙리스트 사건은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된 상태다. 당시 조 전 수석은 1심에서 무죄가 선고돼 석방된 상태였으나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다시 법정구속이 됐다. 김 전 실장은 지난 6일 구속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한 차례 석방됐으나, 이번 화이트리스트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으면 다시 법정구속될 가능성이 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판사출신 과시한 변호사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

    판사출신 과시한 변호사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

    재판에 부당한 영향을 미칠 것 처럼 과시하며 의뢰인들에게 거액을 요구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아온 판사 출신 변호사가 법정 구속됐다. 돈을 실제 받지는 못했지만 재판부는 시도 자체도 중대범죄라며 무거운 책임을 물었다.청주지법 형사11부(부장 소병진)는 3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 수재 등의 혐의로 기소된 A변호사에게 징역 1년 6개월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A변호사에게 500만원의 추징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기소한 내용 가운데 5가지를 유죄로 봤다. A변호사는 담당검사에게 로비를 해 혐의없음을 받게 해주겠다고 말하며 수사를 받고 있던 피의자에게 1억원을 요구했다.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에게는 항소심 판사 로비를 통해 집행유예 판결을 받게 해주겠다며 1억원을 달라고 했다. 가처분 항고사건의 의뢰인에게는 주심판사에게 전화를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500만원을 받았다. 또한 사건 소개의 대가로 브로커에게 400만원의 소개비를 지급했다. 차명계좌로 변호사 수임료를 받는 방법 등으로 매출을 은닉해 1억2000만원 상당의 조세를 포탈했다. 재판부는 이들 내용을 유죄로 판단했지만 A변호사가 피의자들에게 허위진술을 지시하고, 판사 로비 명목으로 술값을 수수한 점 등은 증거부족을 이유로 무죄로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사법절차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시키는 중대범죄라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언급된 로비가 실행에 옮겨지지 않았고 초범인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A변호사는 2012년 평판사로 퇴직했다. 재판부는 이날 A변호사와 유사한 형태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 수재와 조세처벌법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된 부장판사 출신 B변호사에게는 벌금 12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B변호사의 탈세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 B변호사는 고용 변호사 명의로 사업자 등록을 한 뒤 매출을 분산시켜 700만원 상당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수치, 로힝야족 학살 방관에도… 노벨위 “평화상 박탈 불가”

    수치, 로힝야족 학살 방관에도… 노벨위 “평화상 박탈 불가”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으로 불리던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이 또다시 입방아에 올랐다.노벨위원회는 29일(현지시간) 미얀마 내 이슬람교도인 로힝야족에 대한 군부의 학살 만행을 방관한 수치 자문역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박탈하지 않을 것이라고 영국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노벨위원회 측은 “노벨상은 물리학상이든지, 문학상이든지, 평화상이든지 과거에 상을 받을 만한 노력과 업적을 이룬 사람에게 주어진다”며 “수치는 상을 받은 1991년까지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해 싸워 노벨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노벨상 규정에 따르면 수상 철회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위원회 측이 덧붙였다. 수치 자문역은 유엔 진상조사단이 지난 27일 발표한 로힝야족 탄압 관련 보고서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보고서 발표 후 첫 공개 일정을 가진 28일 그는 양곤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등 문학 관련 강연을 했지만 로힝야족 사태 등 정치적 이슈나 유엔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유엔 진상조사단은 보고서에서 미얀마 군부가 인종 청소 의도를 갖고 대량 학살과 집단 성폭행을 저질렀다고 결론 내리고, 고위 장성 6명을 국제법에 따라 중범죄 혐의로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때문에 노벨상을 받은 수치 자문역이 로힝야족 사태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한편 로힝야족 학살 책임자로 지목되면서 페이스북에서 퇴출된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이 러시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새 계정을 열었다고 현지 이라와디뉴스매거진이 29일 보도했다.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은 러시아 최대 SNS인 ‘브콘탁테’에 페이스북에서 사용했던 것과 같은 이름인 ‘선임 장군 민 아웅 흘라잉’ 명의로 계정을 열었다. 이 계정에는 이틀 만에 4900여명의 구독자가 생겼다. 수치 자문역과 함께 미얀마 국정을 양분해 온 민 아웅 흘라잉 사령관은 그동안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자신의 활동 상황을 알리고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도 발표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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