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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변풍경·성북동 비둘기… ‘저항의 아지트’에 깃든 예향

    천변풍경·성북동 비둘기… ‘저항의 아지트’에 깃든 예향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9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회 성북동 편이 5월의 첫 주말인 지난 4일 성북동 일대에서 진행됐다.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 평화의 소녀상 앞에 모인 참가자 40여명은 작곡가 채동선이 살던 집~시인 김광섭 집터~시인 조지훈 집터를 차례로 돌고 돌아 석가탄신일을 일주일 앞두고 화려한 연등의 숲을 이루는 길상사에서 시인 백석과 자야의 연가를 떠올렸다. 이어 소설가 이태준의 수연산방~시인 한용운의 심우장~소설가 박태원 집터로 이어지는 코스를 2시간여 동안 더듬었다. 송재민 해설사가 서울미래유산 투어에 첫선을 보였다.성북동은 근현대 문학과 예술의 고향 같은 동네다. 수많은 문인, 예술가가 이곳에 깃들였다. 시인 한용운·김일엽·김기진·김광섭·조지훈·백석의 집터와 사랑이 남았고 소설가 염상섭·이태준·박태원·조정래가 살면서 주옥같은 작품을 창작했다. 작곡가 채동선·윤이상과 화가 김용준·김기창·김환기·박래현·변종하·김향안의 예향이 진동한다. 오세창, 이홍근, 전형필, 최순우, 임종국의 생애가 남았다. 어쩌다 이다지 지독한 문예의 혼이 성북동에 깃들었을까. 조선시대 한양도성의 북쪽 큰 문 숙정문과 동쪽 작은 문 혜화문 구간 밖 첫 동네 성북동은 누에치기의 풍요를 기원하는 선잠단이 있는 엄숙한 공간으로 역사에 등장한다. 선잠단은 종묘와 사직, 선농단과 더불어 왕실의 주요 제례공간이다. 태종 때 단을 쌓았고, 왕비들이 찾아와서 선잠제향을 지내던 곳이다. 선잠단 옛 터는 복원 중이고, 선잠박물관이 이를 기리고 있다.성북동은 영조 때 도성을 지키는 어영청 소속 군사들에게 논과 밭을 나눠준 북둔(북쪽 진지)이기도 했다. 그러나 숲이 우거지고 계곡이 깊어서 농사를 짓기 어려워지자 주민들에게 생포목을 삶아 표백하는 일과 메주를 쑤는 일을 줘 생계를 도왔다. 서울역사박물관에 있는 ‘성북동포백훈조계완문절목’이라는 책자에 포백(베나 비단)과 훈조(메주)를 관아에 바치던 계(조직)의 운영방식과 노동조건 등이 상세하게 기록돼 있다. 오늘날 마전터와 ‘메주소리가 북적북적 한다’고 해 붙여진 북정마을 지명의 기원이다. 성안 사람들에게 내다 팔 목적으로 복숭아와 자두를 심었는데 18세기 후반 ‘북둔도화’(北屯桃花)라는 말이 회자할 정도로 도화가 만발, 시인문객과 상춘객의 발걸음이 들끓었다. 이때부터 조선 3대 정원 중 하나로 꼽히는 성락원(城樂園) 같은 별서가 들어섰다. 성락원이라는 이름은 ‘도성의 풍광을 즐기는 동산’이라는 뜻이다. 대개의 별서가 성 안에서 성 밖을 내다보지만 성락원은 거꾸로 성 밖에서 성 안을 들여다보는 특이한 지역성을 갖고 있다. 일제강점기가 절정을 이룬 1930년대 성북동에 근대 문예의 새벽이 활짝 열렸다. 작곡가 채동선이 1931년 가장 먼저 성북동에 자리잡았고, 만해 한용운이 1933년 심우장에 거주했으며, 상허 이태준이 수연산방을 신축하면서 문단의 기린아들로 결성된 구인회의 회동이 잦았다. 성북동에 살던 오성 장승업의 맥을 이은 문인화가 김용준이 노시산방(옛 수향산방, 현 수월암)으로 이사 온 건 1934년의 일이다. 음악가-시인-소설가-화가의 순으로 성북동 예술가마을에 입주한 셈이다. 성북동을 찾은 문인, 예술가들의 면면을 뜯어보면 민족주의와 저항성이 유독 강한 게 특징이다. 도성을 등진 성북동의 지형에서 연유한 것인지도 모른다. 일제강점기 나라 잃은 예술가들이 도성을 떠나 도성 밖으로 피신한 격이다. 만해의 심우장은 아예 도성을 등지고 집을 지었는데, 왜놈의 꼴을 보고 싶지 않아서였다고 한다. 마치 빼앗긴 나라의 수도 밖으로 망명한 사람들 같았다.성북동 사람들은 어떤 사람이었을까. 3·1만세 당시 한용운은 독립선언서의 공약삼장을 썼고, 오세창은 독립선언서 인쇄·배포의 총책임자였다. 성락원을 별궁으로 쓴 의친왕 이강도 끝까지 항일의지를 버리지 않은 왕조의 자존심이었다. 임시정부가 이강을 중국으로 망명시키려고 여러 차례 시도할 정도였다. 일본 게이오대학 유학생 염상섭은 비록 불발에 그쳤지만 오사카 독립선언대회의 독립선언서 작성자였다. 1924년 5월 4일자 시대일보에는 ‘성북동에 둔 의열단 근거’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릴 정도로 ‘불령선인’(不逞鮮人)들이 집결했다.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우승자 손기정 선수의 일장기 말소사건의 주인공 이길용 동아일보 기자도 한용운, 전형필, 이태준과 교류한 뼛속까지 성북사람이었다. 만해가 만년을 보낸 심우장은 ‘조선 유일의 조선 땅’이라고 일컬어졌다. 성북동은 저항의 아지트였다. 이 중 오세창-전형필-최순우는 문화보국의 기치 아래 성북동에 모인 삼총사였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사립미술관 간송미술관(보화각, 북단장)을 선잠단이 있던 북단에 세워 일본과 외국으로 팔려 나가는 우리 문화재 5000여점을 지켰다. 국립박물관에 버금가는 소장목록을 자랑한다. 간송미술관 길 건너 간송의 스승 오세창 집터와 간송의 평생 동지였던 미술사학자 최순우의 옛집이 지척이었다. 오세창의 소장품을 보관했고 사후 부인이 살았던 성북동 128번지 옛집은 허물어 사라졌지만, 바로 옆 최순우 옛집은 2002년 내셔널트러스트 시민문화유산 제1호로 보존되고 있다. 민족문학의 주류를 형성한 ‘구인회’와 문예지 ‘문장’ 그리고 청록파가 성북동에서 탄생했다. 저항의식을 품은 문화예술인들이 대거 성북동으로 거주지를 옮기면서 성북동이 식민지문학을 벗어나 한국적인 가치를 구현할 수 있는 대안 문화공간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1933년 결성된 구인회는 이태준을 좌장으로 정지용, 이효석, 김기림, 김유정, 이상, 박태원 등 이름 그대로 아홉 명의 예술가가 이태준의 집 수연산방을 근거지로 활동한 순수문학 단체였다. 구인회 주도로 발간된 문장을 통해 청록파’ 조지훈, 박목월, 박두진이 등단했는데 해방 후 조지훈의 성북동 집 방우산장에 모여 발간한 시집 ‘청록집’에서 딴 이름이다. 조지훈은 수필 ‘방우산장기’에서 자신이 기거했던 모든 집을 방우산장이라고 지칭하면서 “마음속으로 소를 한 마리 키우면 직접 키우지 않아도 소를 키우는 것과 다름없다”는 뜻에서 붙였다고 설명했다. 조정래는 덕수교회 옆에 살면서 장편 대하소설 ‘한강’을 썼다. 우리나라의 선구적 작곡가 중 한 명인 채동선은 성북동에서 살면서 모두 12편의 가곡을 작곡했는데 그중 8편이 정지용의 시를 가사로 사용했다. 가곡 ‘고향’은 당대 지식인들의 최고 인기곡이었다. 월북한 정지용의 고향이 금지곡이 되면서 채동선의 곡은 이은상의 ‘그리워’, 박화목의 ‘망향’이라는 다른 가사가 붙여져 불렸다. 세계적인 음악가의 반열에 오른 윤이상도 1953년부터 4년여 조지훈의 집 개울 건너편에 살았다. 조지훈의 시 ‘고풍의상’과 박목월의 ‘나그네’에 곡을 붙였다. 김기창과 김환기, 국내 동양화와 서양화의 양대 거두 모두 성북동 사람이었다. 1913년 동년배인 두 사람은 나란히 성북동에 보금자리를 꾸몄다. 운보 김기창은 동반자 우향 박래현과 함께 살던 집 이름을 운보의 ‘운’과 우향의 ‘우’를 각각 따서 지었다. 운우미술관이다. 한국 추상미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수화 김환기가 이상의 전 부인 변동림(김향안으로 개명)과 살림을 차린 곳이 수향산방이다. 수화의 ‘수’와 향안의 ‘향’을 따 수향산방이라고 불렀다. 본래 문인화가 김용준의 집이었는데 늙은 감나무가 있다고 해 이태준이 노시산방이라고 명명했던 바로 그곳이다. 집터는 흔적도 없고 수월암으로 변했다. 또 한 명의 서양화단의 거목 변종하도 말년을 성북동에서 보냈다. 그의 작업실은 석은 변종하기념미술관이 됐다. 김환기는 친구 김광섭의 ‘저녁에’라는 시의 마지막 구절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을 인용한 동명의 그림을 남겼다. ‘성북동 비둘기’를 발표한 시인 김광섭은 “…성북동 산에 번지가 새로 생기면서/본래 살던 성북동 비둘기만이 번지가 없어졌다…”라고 터전을 잃은 성북동 비둘기의 상실을 노래했다. 이 작품으로 성북동을 대표하게 된 시인이 1961년부터 1967년까지 살았던 건축가 김중업이 설계한 집은 빌라로 변했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남긴 시인 백석은 연인 자야(김영한)와의 사랑을 맺지 못했고 성북동과도 인연이 닿지 않았다. 그러나 자야가 ‘무소유’의 법정 스님에게 시주한 길상사를 통해 영겁의 인연과 불멸의 사랑을 이어 갔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장사진 김학영 연구위원 ■ 다음 일정: 제3회 창신동 ■ 일시 및 집결장소: 5월 11일(토) 오전 10시 동대문역 7번 출구 앞 ■ 신청(무료):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구속 연장될까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구속 연장될까

    법원, 임 전 차장 구속 연장 관련 심문 기일 열어검찰 “혐의 중대하고 피고인 측이 재판 고의 지연” 임 전 차장 측 “증거인멸 우려 없어 방어권 보장해야”오는 13일 구속기간이 끝나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구속기간 연장을 놓고 검찰과 임 전 차장 측이 치열한 법리 공방을 벌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 윤종섭)는 8일 오후 임 전 차장의 구속연장에 관한 심문 절차를 가졌다. 핵심 쟁점은 아직 증거조사도 하지 않은 증거자료들을 구속심사에 활용할 수 있느냐였다.임 전 차장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으로 지난해 11월 14일 구속돼 재판에 넘겨져 오는 13일 자정에 최장 6개월인 1심 구속기간이 끝난다. 검찰은 올해 1월과 2월 임 전 차장을 두 차례 추가 기소한 만큼 관련 혐의로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해 달라고 지난 2일 재판부에 요청했다. 혐의가 중대하고 임 전 차장 측에서 재판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검찰은 “국정농단 사건을 예로 비춰볼 때 추가 범죄에 대한 심리가 이뤄졌는지는 피고인의 구속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도주 및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면 (재판과 구속심사를) 동시에 심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임 전 차장의 변호인은 “법정에서 증거조사를 하지도 않은 증거를 토대로 구속심사를 하게 되면 재판부가 예단을 갖고 판결을 선고하게 될 것”이라면서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장할 수 없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추가 공소사실에 대해 다수의 관련자들의 진술이 모두 확보됐고, 관련자들이 주로 국회의원이나 문책성 인사조치의 당사자(법관) 같은 분들인데 피고인이 이들의 진술을 조작하거나 번복시킬 수 없다”며 구속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임 전 차장은 두 시간 남짓 동안 자신의 추가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다고 밝혔다. 특히 정치인 관련 사건에 대한 ‘민원’을 받고 재판에 개입한 혐의에 대해 “정확히 기억은 안 난다”면서도 완강히 부인했다. 사건을 살펴봐 달라는 민원을 받고 관련 사건의 진행상황 및 전망 등을 정리한 문건을 작성하도록 심의관들에게 지시한 것과 일부 사건은 해당 법원장이나 재판부에 문건을 전달한 사실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제가 항상 선제적인 업무수행을 강조했기 때문에 대(對) 국회 활동에 참고할 자료로 작성한 것일 뿐”이라면서 “(재판에 개입할 의도가 있었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은 전제부터 틀렸다”고 거듭 반박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경기도, 연 이자율 7145%의 살인적인 고금리 대부업 일당 23명 적발

    경기도, 연 이자율 7145%의 살인적인 고금리 대부업 일당 23명 적발

    인터넷 카페 회원을 대상으로 불법 대부 영업을 한 무등록 대부중개업자와 이들의 활동을 묵인한 카페관리자가 경기도 수사에 덜미를 잡혔다.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특사경)은 올 1월부터 3월까지 무등록 대부업과 불법 대부 광고, 법정 최고금리 연 24% 초과 수수 등의 불법 대부행위에 대한 집중수사를 벌여 불법 대부업자 22명과 카페관리자 1명을 적발했다고 8일 밝혔다. 적발된 이들의 대출 규모는 27억 6948만원, 피해자는 1447명에 달했다. 특사경은 적발한 23명 가운데 13명을 입건하고 10명은 내사 중이며 수사가 끝나는 대로 모두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온라인상에서 대부, 자산관리, 경매, 대출상담을 해주는 A카페의 경우 관리자가 카페 내에서 활동하는 무등록 대부업자로부터 매월 20만원의 수수료를 받다가 적발됐다. 이 카페관리자는 게시판에 올라오는 불법 대부 게시글을 삭제하지 않고 오히려 이들에게 수수료를 받고 카페에서 활동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관리자는 36명의 대부업자로부터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54회에 걸쳐 1063만원의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사경은 A 카페에서 불법 대부행위를 한 6명도 입건했다. 이들은 100만원 이하의 소액대출을 하면서 최고 연 이자율 3650%에 달하는 고금리를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A 카페에서 50만원을 대출받은 한 회원은 5일 후 75만원(연 이자율 3650%)을 갚아야 했다. 이렇게 6명으로부터 돈을 빌린 사람들은 모두 1358명이었으며 불법 대부액은 16억5000여만원에 달했다. 특히 이들은 돈을 빌려주면서 지인 연락처, 신분증, 차용증 등을 받은 후 돈을 제때 못 갚으면 문자나 전화로 지인 등에게 연락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외에도 대학생, 저신용 서민, 가정주부를 대상으로 7145%라는 살인적인 고금리로 불법대부 영업을 한 10명도 덜미를 잡혔다. 이들 가운데 B 불법 대부업자는 390만원을 대출해 주고 51일 만에 3248만원을 돌려받았지만, 이자율 335.5%에 해당하는 1200만원을 더 내놓으라며 피해자를 협박했다. B씨는 원리금 상환이 지연되면 피해자 자녀의 학교로 찾아간다는 협박, 가정주부에게는 가족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하는 수법으로 불법 추심행위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사경은 이들 10명의 대부업자가 89명의 피해자로부터 받은 불법 대부액이 11억160만원에 이른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밖에도 특사경은 수원, 부천, 김포 등 경기도 전역에 무차별 불법 광고 전단을 살포한 배포자 6명을 현장에서 검거했다. 현행 제도는 미등록 대부업자가 불법 대부업을 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릴 수 있다. 등록업자가 법정 이자율 등을 지키지 않았을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김영수 경기도 공정 특별사법경찰단장은 “대출을 받아야 한다면 금융위원회 또는 금감원 홈페이지를 통해 등록대부업체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경기도는 지난달 19일 경기도와 이동통신 3사와 불법 광고전화번호 이용중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불법 대부업 광고를 원천 차단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끝내 나타나지 않은 김백준, MB와 법정 대면 무산

    끝내 나타나지 않은 김백준, MB와 법정 대면 무산

    6번째 증인 소환에도 출석하지 않아법원 구인장 발부했으나 집행 안돼MB 변호인 측 “소재 찾아보겠다”이명박 전 대통령의 ‘집사’로 불린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6번째 증인 소환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이날은 법원이 끝내 구인장을 발부했음에도 집행이 이뤄지지 못해 남은 재판 일정에서도 증인신문이 진행되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정준영)는 8일 이 전 대통령에 대한 항소심 공판을 열고 김 전 기획관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려 했지만 김 전 기획관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불발됐다. 김 전 기획관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것이 ‘구인장 집행 불능’의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앞서 김 전 기획관을 5번이나 증인으로 소환하려 했지만 모두 폐문부재(문이 닫혀 있고 사람이 없음)로 소환장이 송달되지 않았다. 김 전 기획관은 자신의 항소심 재판에도 두 번이나 불출석하면서 자신의 아들을 통해 “거제도의 지인 집에서 요양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재판부는 “김 전 기획관의 다음 증인신문 기일은 잡지 않겠다”면서 “(김 전 기획관이) 발견되거나 출석하겠다고 할 경우 재판부에 알려주면 기일을 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변호인들이 (소재를)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기획관은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등 이 전 대통령이 받는 주요 혐의와 관련된 인물로 이번 재판에서 핵심 증인으로 꼽혔다. 앞서 증인으로 출석한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 등과 일부 진술이 엇갈리면서 이 전 대통령 측에서는 김 전 기획관의 진술 신빙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은 오는 10일 이 전 대통령의 사위인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에 대한 증인신문을 거쳐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 전망이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하와이 관광 간 일본인 부부, 현지서 다른 일본인 여성 성폭행

    하와이 관광 간 일본인 부부, 현지서 다른 일본인 여성 성폭행

    관광차 하와이를 방문한 일본인 부부가 현지에서 또 다른 일본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하와이뉴스나우와 AP통신 등은 4일(현지시간) 일본인 대럴 도치(46)와 그의 아내 나기사 도치(35)가 또 다른 일본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도치 부부는 지난 1일 자신들이 묵고 있던 와이키키섬 칼라쿠아 에비뉴 소재 '아웃리거 와이키키 비치 리조트'에서 26세의 일본인 여성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 피해 여성은 경찰 조사에서 "하루 전 해변에서 만난 이들 부부가 숙소로 나를 초대했다.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다음날에도 메신저로 재차 초대해 응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피해 여성은 도치 부부가 호텔 수영장에서 술을 몇 잔 권했으며, 이후 아내인 나기사의 부탁으로 수영복을 골라주러 호텔 방으로 올라갔다고 밝혔다. 남편인 대럴도 곧바로 두 사람의 뒤를 따라 호텔 방으로 들어갔으며 이때부터 범행이 시작됐다.법원 서류에 따르면 피해 여성은 호텔 방에서 이들 부부가 갑자기 스킨십을 시작하자 자리를 피해주려 했지만, 대럴이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며 10여 차례 주먹을 날렸다. 당시 부인인 나기사는 그저 지켜만 볼 뿐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현지 경찰은 "피해 여성은 최소 4차례에 걸쳐 성폭행을 당했으며, 성폭행 당시 부인은 남편의 성적 요구를 피해자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오후 1시경부터 시작된 이들의 범행은 저녁 7시 30분쯤 부부의 아들이 호텔 방 문을 두드리면서 끝이 났다. 아들이 찾아오자 남편인 대럴은 발코니로 몸을 숨겼으며, 아내가 문을 열어 피해 여성을 호텔 밖으로 안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피해 여성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2일 자정 범행 현장인 호텔 방에서 도치 부부를 체포했다. 현지언론은 6일 열린 재판에 아내인 나기사만 출석해 눈물을 흘렸으며, 남편인 대럴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번 재판에서 도치 부부의 변호를 맡고 있는 월터 로드비 변호사는 "나기사는 친정아버지와 아들을 데리고 일본에 거주하고 있다. 그녀는 지금까지 한 번도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다"고 호소했다. 또 30만 달러로 정해진 나기사의 보석금이 너무 과하다며 5만 달러까지 줄여 달라고 요청했다. 재판을 맡은 호놀룰루 지방법원 멜라니 메이 판사는 그러나 범죄의 심각성과 잠재적 위협 요인을 들어 나기사 측의 요청을 거부했다. 한편 수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하던 남편 대럴은 이날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으며, 법원은 그의 보석금을 50만 달러로 책정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박용진 “이재용 대법원 판결, 삼성바이오 수사 이후에 해야”

    박용진 “이재용 대법원 판결, 삼성바이오 수사 이후에 해야”

    검찰의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회계사기(분식회계) 의혹 사건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삼성바이오 수사가 끝난 다음에 대법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뇌물사건을 판결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박용진 의원은 지난해 11월 삼성바이오와 과거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이 주고 받은 내부 문건을 공개해 삼성바이오 회계사기 의혹을 공론화한 적이 있다. 박 의원은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재용 부회장 뇌물사건 2심 때까지 법원에 제출된 사건자료들 안에는 삼성바이오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증거물들이 하나도 반영되어 있지 않다”면서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사안들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인데 ‘나는 모르겠다’면서 대법원 선고를 하면 눈 뜬 채로 범인을 놓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삼성바이오 회계사기 의혹 사건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도 관련이 있다는 것이 박 의원의 설명이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전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의 대주주였다. 그리고 제일모직은 삼성바이오 주식을 갖고 있었다. 반면 이 부회장에게 삼성물산 지분은 전혀 없었다. 즉 이 부회장의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해서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삼성바이오가 회계사기를 통해 기업 가치를 고의적으로 부풀려 제일모직 가치가 합병 시 높게 책정되도록 했다는 것이 이 의혹사건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박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은 2심에서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있었다’는 것을 전제로 이 부회장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것이 인정돼 아주 중한 죄가 나왔다. 하지만 이 부회장의 항소심에서는 ‘경영권 승계 작업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판결이 나오면서 이 부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난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당시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김문석)은 삼성그룹 안에서 이 부회장의 승계 작업에 대한 ‘포괄적 현안’이 존재했고, 이를 두고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사이에 묵시적인 청탁이 존재했다면서 박 전 대통령에게 원심(징역 24년 및 벌금 180억원)보다 무거운 징역 25년과 벌금 200억원을 선고했다. 반면 지난해 2월 당시 이 부회장 항소심 재판부였던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정형식)는 ‘묵시적 청탁은 없었다’면서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해 논란이 됐다. 박 의원은 “검찰이 (삼성바이오 회계사기 의혹사건을) 수사해보니 조직적인 (이 부회장 경영권) 승계 작업과 관련된 사안들이 드러나고 있는데, 그러면 (이 부회장) 2심 재판이 틀렸다는 것 아니냐”면서 대법원이 검찰 수사가 끝난 이후에 이 부회장 뇌물사건을 판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삼성바이오 관계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삼성바이오가 공장 바닥을 뜯어 자료들을 묻은 뒤 다시 덮는 공사를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하고 전날 삼성바이오 공장 마루 바닥을 뜯어 회사 공용서버와 직원 노트북 등 감춰진 자료들을 압수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진짜 각종 범죄행위의 종합 선물세트가 아닌가 싶다”면서 “삼성의 자만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전날에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바이오 회계사기 사건은 경영권 승계 작업을 위해 온갖 범죄행위를 총동원한 불법 종합 선물세트”라면서 “소문으로만 떠돌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억지 합병, 이재용과 박근혜 그리고 최순실로 이어지는 뇌물사건, 수천억원의 국민 노후자금을 날린 국민연금의 엉뚱한 합병 찬성까지 모든 것이 이재용의 원활한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것이었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 사법정의가 바로 서려면 이 부회장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서둘러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등 돌린 MB 집사’ 김백준, 오늘 이명박과 법정서 마주한다

    ‘등 돌린 MB 집사’ 김백준, 오늘 이명박과 법정서 마주한다

    한때 MB 최측근이었던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 법정에서 마주할 예정이다.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오늘(8일)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속행 공판에 김 전 기획관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한다. 김 전 기획관은 그간 건강상의 이유로 출석을 거부했다. 재판부는 지난달 24일 공판에서 “김백준 본인은 이 사건의 증인으로 소환된 사실을 알고 있고, 증인 신문에 응하지 않는 사유가 정당하지 않다”며 김 전 기획관에 대해 구인장을 발부했다. 앞서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의 각종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결정적 진술을 제공했다. 이 전 대통령이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을 승인하고, 국정원에 특수활동비 상납을 요구했다고 토로한 것이다. 이로 인해 이 전 대통령은 1심에서 징역 15년의 중형을 받았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 측은 김 전 기획관이 건강이 악화한 상태에서 조사를 받아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김 전 기획관이 오늘 증인으로 출석할 경우, 이 전 대통령과 검찰 측은 진술 내용을 두고 치열한 논박을 주고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김 전 기획관이 건강이 좋지 못한 상태에서 검찰의 가혹한 조사를 받아 거짓말했다는 입장은 변함없다”면서 “왜 다른 사람들의 말과 상식에 맞지 않는 진술을 했는지 묻겠다”고 말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사법농단’ 임종헌, 구속기간 연장 여부 두고 오늘 공방

    ‘사법농단’ 임종헌, 구속기간 연장 여부 두고 오늘 공방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재판받고 있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구속기간 연장 여부를 두고 법정 공방이 벌어질 예정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윤종섭 부장판사)는 오늘(8일) 오후 임 전 차장의 추가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할 심문 기일을 연다. 지난해 11월 14일 구속기소 된 임 전 차장의 1심 구속 기한은 오는 13일이면 끝난다. 다만 재판부가 ‘구속 연장이 필요하다’는 검찰 의견을 받아들인다면, 지난 2월 추가로 기소된 범죄 혐의에 대한 구속영장을 새로 발부할 수 있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이 의도적으로 재판을 지연시킨다고 보고 있다. 임 전 차장 측은 애초 주장해온 입장을 뒤집거나 전·현직 법관들의 진술을 증거로 사용하는 데 동의하지 않아 증인들을 일일이 법정으로 불러 신문하도록 유도했다. 또 공판기일을 하루 앞둔 지난 1월 29일에는 변호인들이 일괄 사임하는 등 재판 진행을 더디게 만들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지난 2일 “피고인 측의 증거 동의 번복 등으로 재판이 지연되는 측면이 있다”면서 “재판 기일 자체가 늦게 시작됐기 때문에 구속기간 연장은 꼭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오늘 심문에서 재판부는 검찰과 변호인 양측 입장을 들을 예정이다. 구속 필요성을 뒷받침할 법리적 쟁점을 두고 치열한 공방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추가 기소된 혐의의 중대성과 더불어 임 전 차장이 불구속 재판을 받을 경우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갈 염려가 있는지 따져본다. 또 혐의 중 일부가 기존에 기소된 혐의와 중복돼 이중 구속이 될 수 있어 이 역시 고려한다. 재판부가 추가 구속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오는 13일 자정 전에 구속영장을 발부할 전망이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삼권분립 훼손 몰랐나” 재판장에 혼난 전직 靑수석

    “박근혜에 ‘징용 재판 늦추자’ 건의” 진술 외교부 직원 “의견서 독촉 퍼즐 맞춰져” 일제 강제징용 손배배상 사건 재상고심이 늦춰져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진 전직 청와대 정무수석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가 재판장에게 호된 질책을 받았다. 삼권분립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었냐는 지적이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 심리로 7일 열린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공판에는 박준우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임 전 차장은 강제징용 재상고심에 외교부 입장을 반영해 주는 대가로 법관 재외공관 파견 등을 달성하려 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수석은 2013년 11월 정홍원 전 국무총리 등이 있는 자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대법원과 접촉해 (강제징용 관련) 판결을 늦춰야 한다”, “청와대와 총리실이 나서면 소문이 날 것이므로 외교부가 하는 것이 좋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 전 수석은 이날 “시간을 번 뒤 독일식으로 (강제징용 배상을 위한) 재단을 만들어서 해결하자고 말씀드린 것”이라면서 “외교부가 소관 부처니까 공식적으로 대법원에 의견을 제시해서 재판을 늦추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재판장인 윤종섭 부장판사가 “정말 재판을 늦추는 게 가능한 것으로 생각했나”고 거듭 되묻자 박 전 수석은 “사법적인 건 모르지만 한일 관계를 실질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다급함을 느끼고 있었다”고 답했다. 그러자 윤 부장판사는 목소리를 높이며 “그와 같은 발언이 삼권분립의 원칙, 사법부의 독립 원칙, 재판의 독립 원칙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은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나”고 일갈했다. 강제징용 재상고심에 대한 외교부 의견서 제출을 청와대를 통해 수차례 독촉받은 것으로 알려진 외교부 공무원 황모씨도 이날 법정에 나와 “당시로는 대법원이 왜 그렇게까지 압박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는데, 최근 재판거래 관련 기사를 보면서 퍼즐이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美 전직검사 467명 “트럼프, 현직 대통령 아니면 기소될 것”

    하원, 바 법무에 의회 모욕죄 적용 검토 트럼프 前변호사 코언 “할 말 아직 많아”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 보고서에서 드러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위는 그가 현직 대통령이 아니라면 사법방해 중죄로 기소될 만한 것이다.” 수백명의 전직 미국 연방검사들이 6일(현지시간)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와 관련해 이 같은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하는 등 트럼프 정부와 반(反)트럼프 진영 간 정치 공방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민주주의 수호’라는 비영리 단체가 주도한 이 성명에는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정부 시절 법무부에 재직했던 연방검사 467명이 참여했다. 조지 H W 부시 정부 당시 근무한 도널드 아이어 전 법무차관과 2020년 차기 대선 공화당 경선주자로 나선 빌 웰드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등도 포함됐다.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은 의회 요구에도 불구하고 특검보고서 전체본 공개를 두 달째 거부한 윌리엄 바 법무장관에게 모욕죄 적용을 검토하고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자료 제출을 재차 거부한 미 재무부에 대해서도 법정 대응을 시사했다. 미 법무부가 지난 3월 24일 미 의회에 4장짜리 요약본을 제출한 뒤 뮬러 특검이 수사 결과를 왜곡했다며 항의한 사실이 최근 뒤늦게 알려지면서 바 장관의 특검 수사 왜곡 논란이 불거졌다. 바 장관의 거침없는 행보는 최근 미국 경제의 호황에 힘을 얻은 트럼프 정부의 자신감을 반영한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지난달 17~30일 성인 1024명을 상대로 조사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은 46%로 특검 보고서 공개 전인 3월 초에 비해 7% 포인트 뛰어올라 취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원은 8일 바 장관의 행위가 의회모욕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결의안을 채택할지 여부에 대해 표결에 나서기로 했다. 한편 과거 트럼프 대통령의 ‘해결사’로 불렸으나 유죄를 인정하고 등을 돌린 마이클 코언 전 개인변호사는 이날 뉴욕 인근 연방교도소에 수감되면서 기자들에게 “할 말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진실을 나눌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감당 못할 임신, 준비 없는 출산…아기는 화장실에 버려졌다

    감당 못할 임신, 준비 없는 출산…아기는 화장실에 버려졌다

    [열여덟 부모, 벼랑에 서다] <1> 축복받지 못한 출산버려진 아기 20명이 있다. 대부분 세상에 나온 지 하루도 안 돼 비극을 맞았다. 13명은 끝내 숨졌다. 범인은 엄마와 아빠였다. 부모는 모두 청소년 기본법상 청소년(24세 이하)이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서울신문은 ‘열여덟 부모, 벼랑에 서다’ 연재를 시작하며 청소년 부모와 그 자녀들이 겪는 비극의 뿌리를 찾으려고 2016년 4월부터 2019년 4월 사이 판결이 난 영아유기와 유기치사, 살해 사건 등 20건의 판결문을 입수·분석했다. 모두 26명의 부모가 피고인으로 등장한다. 문서상 확인할 수 없는 정보는 담당 변호사나 전문가, 비슷한 환경에서 아이를 낳아 키우는 청소년 부모들에게 물었다. 이 과정에서 범행의 배경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키워드 5개를 확인했다. ‘화장실’, ‘무지’, ‘아빠’, ‘국선’, ‘장애’다. 동정할 수 없는 범행을 저지른 이들이지만, 이들을 둘러싼 다섯 개의 요인 중 하나만 잘라냈어도 범행을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우리 사회가 계속 무관심으로 일관한다면 한 해 1만 4600명(2018년 기준)의 생명을 낳는 다른 어린 부모들도 벼랑 끝에서 비극의 늪에 빠질 수 있다.① 화장실 판결문에 피고인으로 등장한 청소년 산모 19명 중 14명은 거주지 화장실이나 방에서 아이를 낳았다. 가장 축복받아야 할 순간을 가장 불결한 공간에서 맞았다. 화장실은 범행을 저지른 피고인들의 정서·경제적 고립을 상징하는 곳이다. 산모들은 임신 사실을 가족 등 주변에 알리지 못했고 출산 직전까지 본인과 아이를 위해 어떤 적극적 조치도 하지 못했다. 오영나 한국미혼모네트워크 대표는 “임신과 출산을 혼자 감당해야 하는 청소년 중에는 가정의 온전한 돌봄을 못 받는 경우가 많다”면서 “아기뿐 아니라 본인도 혼자서 돌봐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김가영(19·이하 모두 가명)양도 지난해 2월 집 화장실에서 아기를 낳았다. 예정일보다 석 달 빨랐다. 갓 태어난 딸은 키 43㎝, 체중 1.3㎏이었다. 또래(평균 50㎝, 3.2㎏)에 한참 못 미쳤다. 축복받지 못한 탄생임을 직감했을까. 아이는 울음소리조차 크게 내지 않았다. 작은 손과 팔을 들어봤지만, 미동조차 없었다. ‘죽은 게 아닐까’ 생각했다. 뭘 해야 할지 몰랐다. 김양은 아이를 방에 내버려둔 채 허겁지겁 제 몸부터 씻어냈다. 그리고는 피붙이를 여행용 캐리어에 넣었다. 아이는 이름도 갖지 못한 채 10분 만에 숨졌다. 여자친구와 딸을 낳은 강동준(18)군도 정서·경제적 고립 속에 아이를 유기해 재판받았다. 강군의 아버지는 수차례 감옥을 들락거린 전과자였다. 강군은 고아처럼 자랐지만, 독하게 공부했고 장학금도 받았다. 그러다 일이 터졌다. 여자친구가 예상치 못하게 아이를 낳았다. 뇌병변 장애아였다. 전문 마사지사가 정기적으로 몸을 주물러주지 않으면 죽는 병이라고 했다. 감당할 수 없었다. 강군은 어스름한 저녁녘 아이를 복지시설 앞에 버렸다. 이 사건 변호사는 “아버지가 된 강군은 경제 능력이 없는 학생이었고, 부친과도 교류가 없어 현실적으로 장애아를 어떻게 할 도리가 없어 보였다”고 말했다. ② 무지 정서적 고립은 무지(無知)로 이어진다. 처음 겪는 출산 상황에 대해 누구에게도 물어볼 수 없기 때문이다. 박선이(18)양은 만삭이던 어느 날 복통을 느꼈다. 출산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진진통(眞陣痛)인줄 몰랐다. 화장실 변기에 앉아 이를 악물고 있다가 아기를 낳았다. 그리고 기절했다. 5분 뒤 정신을 차린 박양은 급히 주변을 둘러봤다. 아기의 맥박은 이미 멈춰 있었다. 박양은 며칠 뒤 엄마와 함께 경찰서를 찾아 자수했다. 10대에 출산한 한 청소년 엄마는 “몸이 아파도 병원에 가서 출산하면 병원에서 가족에게 알릴까봐 두려워서 병원에 가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오진성(19·남)·임지인(20) 커플은 다른 사람들의 눈을 피해 모텔에서 아기를 낳았다. 임신 35주도 안 된 조산이었다. 남자아기의 몸무게는 2.1㎏으로 미숙아였다. 긴급 의료조치가 필요했지만, 어린 부모는 뭘 해야 할지 몰랐다. 천에 싸서 모텔 침대에 뉘었다. 가족들에게 들키지 않으려는 마음이 컸다. 엄마는 해산(解産) 뒤 곧바로 학교 기숙사로 돌아갔다. 아빠가 홀로 남아 돌보다 잠이 들었다. 산후 조치 없이 침대에 뉘여진 아기는 결국 사망했다. 하정화 부산여성가족개발원 일·가족연구부장은 “청소년기에 부모가 된 아이들은 숨어서 나오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어 지원 체계로 끌어들이기가 쉽지 않고 정보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③ 아빠 20건의 판결문에 등장한 피고인 중 아빠는 드물다. 책임과 처벌은 대부분 엄마의 몫이었다. 처벌받은 피고인 26명 가운데 19명이 여성 청소년이었고, 남성은 7명이었다. 양희진(19)양의 남자친구는 임신 사실을 안 뒤 도망치듯 군에 입대했다.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양양 곁엔 아무도 없었다. 홀로 남은 그는 낙태도 출산 준비도 하지 못했다. 심지어 여성 피고인 19명 중 8명은 아이 아빠가 누구인지조차 몰랐다. 지인 소개, 스마트폰 앱 등을 통해 만나 임신해서다. 성지원(23)씨는 클럽에서 만난 남성과 관계 후 임신했다. 원래는 아이를 낳으면 보육원에 보내려고 했다. 그런데 아이가 예정보다 3주나 일찍 나왔다. 성씨는 자신의 방에서 출산하고 아기를 동네 골목에 버렸다. 사건을 맡았던 변호사는 “아이 아버지가 누구인지 알 수 없어 책임을 물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윤지 사단법인 비투비 대표는 “청소년기에 임신한 이들 중 상당수는 깨진 가정에서 자랐다”면서 “가정폭력 때문에 밖으로 떠돌다 임신하게 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임신 자체를 애정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는 청소년도 있었다. 김 대표는 “성관계나 임신을 통해 ‘내가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싶어하는 청소년도 많다”고 덧붙였다. ④ 국선 변호사 청소년 피고인 26명 중 14명은 재판에서 국선 변호사를 썼다. 변호사가 없는 피고인도 2명이었다. 돈이 없다는 얘기다. 그들에겐 자신을 보호할 여력도, 보호할 방법을 알려주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취재 과정에서 접촉한 영아유기 사건을 담당한 경험이 있는 국선 변호사의 상당수는 “이미 지난 사건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지혜(18·여)·고범준(20) 부부는 임신 사실을 알게 된 후 낙태를 알아봤다. 하지만 부르는 게 값인 비용 때문에 포기했다. 낳아 기를 수 없다는 걸 알았지만, 낙태할 돈이 없었다.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 출산일이 왔다. 그날 또 한 명의 신생아가 거리에 버려졌다. 대다수 청소년 산모들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출산 전에 의료기관에 가지 못한다. 준비 없는 출산은 조산으로 이어졌고, 청소년 산모에게 심리적 충격을 더했다. 이는 영아유기라는 잘못된 선택으로 이어졌다.⑤ 장애 법정에 선 어린 엄마 중 적지 않은 수가 사회에서 방치된 취약 청소년이었다. 김가온(20대 초반·여)씨의 모친은 생후 18개월 때 집을 나갔다. 6살 땐 아버지가 갑자기 죽었다. 할머니와 살며 학교에 다녔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점점 적응이 힘들어졌다. 2016년부턴 일반학교 대신 대안학교로 등록된 A정신병원에 입원해 지냈다. 김씨가 출산한 건 이쯤이었다. 어느 날부터 배가 아파왔고 며칠 후엔 하혈했다. 하지만 아무에게도 알릴 수 없었다. 김씨는 “어른들에게 혼날까봐 무서워서 숨겼다”고 했다. 화장실 변기에 앉아 출산한 김씨는 아기를 변기에서 건져 봉투에 담고는 자기 방 서랍에 숨겼다. 영아는 외상성 뇌손상으로 사망했다. 20대 초반에 아이를 낳은 박하은(여)씨는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희귀병을 앓았다. 힘겨운 수술을 3번이나 받았다. 청소년기를 병원만 오가며 보낸 박씨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랐다. 그러다 소개로 남자를 만났고 임신했다. 집 화장실에서 혼자 아기를 낳았다. 어릴 때부터 병 수발하느라 고생해 온 어머니에게 차마 임신 사실까지 말할 수 없었다. 흰색 수건으로 아이를 감싸 도로변 쓰레기통에 넣었다. 담당 변호사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박씨의 현실이 너무나 안타까웠다”며 사건을 힘겹게 떠올렸다. 그는 “몸이 아프거나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성범죄에 쉽게 노출된다”면서 “법정에서 이런 사건의 상대방 남성은 대개 ‘여성이 저항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이들과 법정싸움을 벌이는 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유를 떠나 어린 생명을 유기하거나 사망하게 한 죄는 가볍지 않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또 다른 유기 범죄를 막으려면 비난하기에 앞서 이들을 둘러싼 구조적 원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김윤관 변호사는 “아이를 버렸다는 한 면만 갖고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 당사자의 상황 이면을 깊이 봐야 한다”면서 “임신을 둘러싼 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운 청소년 부모들이 임신 단계부터 출산 이후까지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핫라인’이 있었다면 유기로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버려지는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베이비박스’를 운영하는 주사랑공동체 이종락 목사는 “베이비박스를 찾는 부모들은 각자 사연을 가지고 힘겹게 이곳까지 온다”면서 “특히 청소년 중에는 자신의 부모가 임신·출산 사실을 인정하고 지지해주거나 사회가 조금만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아기를 직접 키우겠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청소년 시기(24세 이하) 아이를 낳아 키우는 젊은 부모(또는 아이를 홀로 키우는 미혼모나 미혼부)들의 사연을 취재해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당사자이거나 주변에서 젊은 부모들의 삶을 목격하신 분 중 이들이 겪는 어려움, 복지·행정 제도의 미비점 등 여러 사연을 알고 계시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제보해주신 분의 신원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집니다. 알려주신 내용은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당황하고 허둥대다 결국 유기로…‘비밀출산법’ 있었다면 어땠을까

    당황하고 허둥대다 결국 유기로…‘비밀출산법’ 있었다면 어땠을까

    임신 사실 부모 등 주변에 알리기 어려워 부모들 아기 버릴때 큰 죄책감에 시달려 비밀출산법은 가명으로 출산신고하되 친부모 찾을 수 있게 법원이 정보 관리 책임 회피·친권 포기 등 우려에 계류 중“자녀를 버린 죄로 법정에 선 어린 부모들은 대부분 울기만 합니다. ‘나 때문에 애가 죽었다’면서요.” 영아 유기 사건에서 청소년 피고인을 변호했던 법조인들이 입을 모아 전한 얘기다. 이제 막 태어난 아이의 삶을 강제로 빼앗았다는 점에서 죄질이 무겁지만 “주위에서 조금만 더 관심을 보이고 도와주려는 의사를 내비쳤다면 범행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안타까움이다. 주변의 시선이 두려워 신생아를 유기하는 청소년 부모가 많은 만큼 ‘비밀출산법’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변호사들은 청소년 산모들이 임신 사실을 부모 등 주변에 알리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청소년기에 성관계를 갖는 것 자체를 죄악으로 보는 사회 분위기와 어린 부모는 불우한 가정에서 자란 일탈 청소년일 것이라는 편견 때문이다. 영아유기치사 사건을 담당했던 한 변호사는 “20대 초반이던 딸이 아기를 출산하고 버린 뒤 붙잡혔는데 뒤늦게 그 사실을 안 어머니가 딸을 붙잡고 ‘그런 일을 겪고도 왜 얘기하지 않았느냐’며 엉엉 울기도 했다”면서 “상황을 감당할 수 없어 직접 낳은 아기를 버릴 때 가장 큰 죄책감에 시달리는 건 부모 자신”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어떤 피고인은 애초 출산 이후 아이를 보육원에 보내려고 했는데, 3주나 조산하는 바람에 당황해 어쩔 줄 모르는 상황에서 허둥대다 결국 유기로 이어졌다”면서 “처음부터 유기가 목적인 부모는 없다”고 지적했다. 어린 부모들이 사회적 시선을 걱정해 아이를 유기하는 것을 줄이려면 ‘비밀출산법’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비밀출산법은 사회·경제적 곤경에 처한 임산부를 지원해 영아의 생명권을 보장하자는 취지로 지난해 2월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이 발의한 특별법이다. 가명으로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하되 아이가 커서 친부모를 찾을 수 있게 법원이 대신 정보를 관리하는 게 핵심이다. 비밀출산 지원 상담기관 운영 및 긴급 영아보호소 운영 등의 내용도 담겼다. 하지만 이 법안은 양육 책임 회피, 친권 포기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계류 중이다. 버려진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시스템인 ‘베이비박스’를 운영하는 주사랑공동체 이종락 목사는 “가족 또는 주변에 알려지는 것을 극도로 불안해하는 산모들을 위해 익명으로 임신부터 출산, 출생 신고까지의 과정을 도와줄 제도가 뒷받침된다면 영아 유기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위자료? 매트리스 교환?… 소비자원 비웃는 라돈침대 회사

    위자료? 매트리스 교환?… 소비자원 비웃는 라돈침대 회사

    “대진침대는 라돈이 검출된 매트리스를 쓴 소비자에게 위자료 30만원을 주고 매트리스를 교환하라.”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해 10월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라돈 침대’ 사건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그해 5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검사 결과 대진침대 매트리스 29종에서 법정 기준인 1밀리시버트(mSv)를 넘는 라돈이 나왔다. 라돈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센터가 1급 발암물질로 정한 폐암의 주요 원인이다. 총 6387명의 소비자가 매트리스 환불 및 라돈 때문에 생긴 질병 등에 대한 손해배상을 요구하며 소비자원에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했다. 7일 소비자원에 따르면 대진침대는 6개월이 지나도록 소비자원의 조정 결정을 따르지 않고 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대진침대 측에서 집단분쟁조정 사건과 별개로 소비자들과 민사소송을 진행 중인데 소송 결과에 따라 일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조정 결정을 수락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소비자원이 소비자 피해 예방 및 보상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원의 결정은 법원 판결과 같은 강제력이 없어서다. 소비자에게 피해를 입힌 사업자가 ‘배째라’는 식으로 나오면 소비자는 민사소송을 해야 한다. 처음부터 소송을 진행하는 것보다 시간과 비용을 더 쓰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소비자원의 결정에 강제력을 부여하는 등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소비자가 소비자원을 통해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방법은 피해구제와 분쟁조정이다. 피해구제를 신청하면 소비자원이 사실 조사와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법률과 규정에 따라 손해배상 수준을 정해 소비자와 사업자에게 합의를 권고한다. 강제력이 없어서 사업자는 권고에 따를 의무가 없다. 이 단계에서 사업자와 합의를 보지 못한 소비자는 분쟁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소비자원은 분쟁조정위원회를 열어 추가 조사 등을 거쳐 사건을 심의·의결한다. 분쟁조정 결정을 양측이 수락하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생긴다. 사업자가 소비자원의 결정을 수락한 뒤 손해배상 등 조정 결정을 지키지 않으면 소비자가 법원에 강제집행을 신청할 수 있다. 매년 소비자원에 피해구제는 3만건, 분쟁조정은 3000건 이상 접수된다. 피해구제 합의율은 2014년 47.2%에서 지난해 55.3%, 올해 1분기(1~3월) 61.3%로 높아지는 추세다. 피해구제에서 합의가 안 된 사건들이 모이는 분쟁조정의 경우 소비자와 사업자가 소비자원의 결정을 수락한 비율(성립률)이 오히려 더 높다. 분쟁조정 성립률은 2014년 75.2%에서 2017년 66.3%로 떨어졌지만 지난해 68.1%로 반등한 뒤 올 1분기 82.0%로 급등했다. 소비자가 분쟁조정을 신청하면 10건 중 7건가량은 해결되는 셈이다. 하지만 분쟁조정 결정도 사업자가 수락하지 않으면 효력이 없다. 소비자 보호를 위해 소비자원의 결정에 힘을 더 실어 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분쟁조정을 들여다보면 피해 규모가 소액인 사건이 많고 소송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서민들이 대부분이다. 사업자가 조정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민사소송을 걸지 않고 그냥 포기하는 소비자가 많은 이유”라면서 “소비자원의 분쟁조정 결정에 강제력을 부여하면 대기업을 비롯한 사업자들이 상당히 긴장할 수밖에 없어서 소비자 피해 예방 효과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원은 이에 대해 상당히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일단 법원 판결이 아닌 소비자원의 결정에 강제력을 부과하면 사법권을 침해할 수 있어서다. 더 큰 이유는 당초 피해구제와 분쟁조정 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피해구제와 분쟁조정은 소비자 피해 보상을 위한 일종의 ‘패스트트랙’이다. 판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드는 민사소송에 가지 않고 쉽고 빠르게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만든 제도다. 그래서 판결과 같은 강제력을 주기는 어렵다는 논리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피해구제와 분쟁조정은 소비자와 사업자가 서로의 사정을 배려하고 양보해 해결책을 만드는 게 목적”이라면서 “법률에 따라 엄격한 판단을 내리는 민사소송보다 유연하게 분쟁을 처리할 수 있고 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데 강제력을 부여하면 제도 취지가 무색해진다”고 설명했다. 사업자들도 반대한다. 소비자 보호 정책이 점점 강화돼 지금도 관련 업무에 상당한 인력과 비용을 투입하는데 소비자원에 더 많은 권한을 주면 기업 경영에 큰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또 기업에 고의적으로 악성 민원을 제기해 과도한 손해배상금을 받으려는 ‘블랙컨슈머’들로 인한 피해도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현수 대한상공회의소 기업정책팀장은 “대기업들은 소비자 분쟁에 대응할 여력이 있지만 중소·중견기업들은 자칫하면 피해 보상만으로도 회사가 망할 수 있다”면서 “소비자원은 아무래도 소비자 입장을 더 대변할 수밖에 없다. 분쟁조정 결정에 강제력을 부여하더라도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사건을 판단할 별도 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중립성을 담보할 장치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들어 일본 사례를 벤치마킹하자는 의견이 나온다. 일본의 소비자원인 ‘분쟁해결위원회’는 주요 소비자 분쟁에 화해를 중개하거나 중재한다. 화해 중개는 우리나라 소비자원의 피해구제와 유사하고 강제력이 없다. 분쟁조정과 비슷한 중재의 경우 소비자와 사업자가 모두 위원회 결정에 따라야 한다. 중재 전에 소비자와 사업자 양측이 ‘위원회의 결정을 받아들이겠다’고 약속한 뒤 절차에 들어가는 방식이다. 일본식 중재 제도를 본보기로 삼되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침해한 심각한 소비자 피해 사건을 다루는 집단분쟁조정에는 소비자원의 결정에 강제력을 주는 방법이 대안으로 꼽힌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모든 피해구제와 분쟁조정에 강제력을 부여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지만 집단분쟁조정만큼은 강제력을 부여하는 등 제도의 실효성을 높일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원도 같은 입장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집단분쟁조정 사건은 소비자 피해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일본과 같은 중재 제도를 도입해 강제력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소비자기본법 개정 권한을 가진 정치권은 반대하지는 않지만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양새다. 소비자와 사업자, 소비자원 등 관계자들의 이해가 얽혀 있는 만큼 충분한 시간을 갖고 사회적 논의를 거쳐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단은 현재 시스템을 유지하되 다양한 보완책을 논의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이 ‘피해보상금 대불 제도’ 도입으로 발의한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소비자원의 분쟁조정 결정을 소비자와 사업자 모두 수락했는데 사업자가 돈이 없어 피해자들에게 손해배상금을 줄 수 없는 경우 정부가 보상금을 대신 내주는 방식이다. 회사는 나중에 자금 사정이 나아지면 이 돈을 정부에 갚으면 된다. 소비자는 피해를 빨리 보상받고 회사는 손해배상금 때문에 문을 닫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나랏돈으로 손해배상을 하고 돈을 갚지 않는 도덕적 해이가 우려된다. 이를 막기 위해 라돈 침대나 가습기살균제 사건 등 많은 국민에게 심각한 피해를 준 사건으로 대상을 엄격히 제한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전 의원은 “최근 제품 하자 등으로 금전적인 피해뿐만 아니라 국민의 생명·신체에 피해를 주는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소비자 피해를 해결하려고 소비자원에 분쟁조정 제도를 뒀지만 소비자가 보상받지 못하는 상황이 생겨 제도의 실효성이 낮다. 보상금 대불 제도를 도입해 피해구제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의 전재수 의원은 사업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반복적으로 분쟁조정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이 사실을 공표해 사업자를 간접적으로 압박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소비자원도 피해구제와 분쟁조정을 통해 보상받지 못한 소비자들을 돕고 있다. 민사소송을 하는 취약계층 등을 대상으로 소비자 소송 지원 제도를 운영 중이다. 소비자의 승소 가능성과 지원 필요성 등을 따져 보고 지원 여부를 결정한 뒤 소비자원에서 소장을 대신 작성해 주거나 별도 변호인단을 꾸려 소송을 대리하고 소송비도 낸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한국 최저임금 8350원, OECD 평균”

    한국 최저임금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정도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의 최근 발표를 반박하는 내용이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6일 ‘최저임금 수준 국제비교’ 보고서에서 OECD와 독일 경제사회연구소(WSI) 최신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올해 최저임금은 6.4유로(8350원)로 OECD 회원국 평균(6.4유로)과 같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순위로는 25개국 가운데 12위다. 2017년엔 29개국 중 14위, 지난해는 25개국 중 13위였다.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은 2017년 기준 41.4%로, OECD 회원국 평균(41.1%)과 거의 같다. 법정 최저임금 제도를 운용하는 29개국 중에서는 15위다. 김 이사장은 “2000년대 들어 임금 불평등이 심화돼 최저임금에 대한 각국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OECD의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이 2000년 36.5%, 2016년 39.9%, 2017년 41.1%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중위값(일렬로 세웠을 때 가운데 임금) 기준으로는 52.8%로, OECD 평균(52.5%)과 거의 같고 29개국 중에서는 13위로 나타났다. 2017년 대비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률이 두 자릿수인 OECD 회원국은 한국(16.4%), 터키(14.2%), 라트비아(13.2%), 체코(10.9%), 슬로바키아(10.4%) 등 5개국이다. 지난해 대비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은 리투아니아(38.4%), 터키(26.0%), 스페인(22.3%), 캐나다(12.6%), 한국(10.9%) 순으로 높았다. 앞서 한국경제연구원은 1인당 국민총소득(GNI) 대비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이 OECD 회원국 가운데 7위였지만, 주휴수당을 포함한 실질 최저임금으로 비교하면 가장 높았다고 주장했다. 김 이사장은 이에 대해 “최저임금을 GNI와 비교하면 자영업자 비중과 소득 수준, 노동시간, 취업률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며 “이 때문에 OECD 공식통계는 국가별 시간당 최저임금, 평균임금 대비 비율만 제시한다”고 지적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심재철, 80년 진술서 공개 “국민이 판단”…유시민 비판

    심재철, 80년 진술서 공개 “국민이 판단”…유시민 비판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합동수사본부에서 조사를 받았던 자신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진술서를 공개했다. 7일 심 의원에 따르면 그는 전날 보도자료를 내고 “역사 앞에 서는 각오로 유 이사장과 저의 진술서를 가감 없이 국민 앞에 공개한다”며 “누구의 진술이 수사의 가이드라인이 돼 동료들의 목을 조였는지 국민들께서 진술서를 읽어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 의원은 2개의 진술서를 각각 자신의 블로그에 PDF 파일 형식으로 게재한 후 인터넷 주소 링크를 보도자료에 실었다. 심 의원은 “유시민이 1980년 당시 고문을 견디며 학우들을 지켰는지 상세한 검찰측 참고인 진술이 결국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지는 이번에 공개된 진술서 전문을 통해 밝혀질 것”이라며 “유시민의 진술서는 전지적 관찰자 시점에서 학우들의 행적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의 진술서에 제 이름은 모두 78번 언급됐으며 이 진술서는 저의 공소사실 핵심 입증증거로 활용됐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내 진술로 새롭게 지명수배되거나 혐의가 인정된 사람은 없었다”며 “나는 학생운동의 순수성을 피력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 등 정치권의 개입이 없음을 일관되게 진술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시민은 지난달 20일 KBS 2TV ‘대화의 희열’과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를 통해 왜곡된 허위사실을 전달했다”며 “그는 학생회 간부로 공개된 사람들에 관해서만 진술했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학생운동권 내부 움직임 등을 진술해 다른 학우들에게 직접적 위협의 칼날이 됐다”고 비판했다. 심 의원은 ‘잡혀서 진술하게 되면 무엇을 감추고 무엇을 노출할지 이미 사전에 얘기가 됐다’는 유 이사장의 주장에 대해서는 “상세한 진술이 당사자들에게 목을 겨눈 칼로 바뀐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자신의 진술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모른 체한다”고 반박했다. 이번 진술서 공방은 심 의원이 앞서 “유 이사장이 TV에 나와 1980년 당시 자신의 행동을 일방적으로 미화한다”고 공개 비판하며 촉발됐다. 이에 유 이사장은 지난 2일 재단 유튜브 채널에 올린 ‘1980 서울의 봄, 진술서를 말할레오’ 영상에서 “심 의원이 본인의 진술서를 공개했으면 한다”며 “심 의원의 자필 진술서와 진술조서, 법정 발언을 날짜순으로 다 공개해보면 제 진술서에 나온 내용이 누구 진술서에 제일 먼저 나왔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저는 그 진술서를 보면 잘 썼다고 생각한다. 감출 것은 다 감췄고, 부인할 것은 다 부인했다”며 “(진술서를 쓴 이후) 500명 가까운 수배자 명단이 발표됐는데 저희 비밀조직(서울대 농촌법학회) 구성원은 단 1명도 그 명단에 올라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계엄사 합동수사부에서 쓴 진술서에 신계륜(당시 고려대 학생회장), 이해찬(당시 서울대 복학생협의회장) 등 (당국이) 다 아는 것만 썼다. 다른 내용도 비밀이 아닌 별 가치 없는 진술이었다”며 “김대중 총재의 조종을 받아 시위했다는 진술을 계속 요구받았지만 알지 못한다고 버텼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진술서라는 게 변호인을 대동하고 가서 ‘묵비권을 행사하겠다’는 식이 아니다. 제가 임의로 쓴 것은 하나도 없다. 두들겨 패니까 쓴 것”이라며 “말을 안 했다가 들키거나 사실이 아닌데 어쩔 수 없이 써야만 하는 내용을 쓴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무지개 옷’ 입었던 신학생들 “올해도 차별 없는 예배를”

    ‘무지개 옷’ 입었던 신학생들 “올해도 차별 없는 예배를”

    명예훼손 등 징계·동아리 재등록 위기 학교 징계 따르지 않고 법정 소송 제기 이번에도 5.17 ‘모든 사람의 예배’ 기획 “예배는 그 누구도 소외해서는 안 돼” 혐오자 방해 우려해 개별적 장소 공지“세상 모든 사람을 품을 수 있는 예배가 필요합니다.” 성소수자 차별 반대 행사를 했다가 학교로부터 징계당한 예비 목회자들이 올해도 같은 목소리를 낸다. “세상을 살다 보면 누구든 소수자가 될 수 있는데 예배는 그 누구도 소외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서총명(28)씨 등 장신대 신학대학원 학생들은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인 오는 17일 오후 5시 17분 서울 모처에서 ‘모든 사람의 예배’(포스터)를 드릴 예정이다. 성소수자를 혐오하는 사람들이 방해할 수 있기에 참가를 원하는 이들에게만 개별적으로 장소를 알리기로 했다. 예배는 학생들과 뜻이 같은 현직 목사가 진행한다. 이들은 홍보 포스터에 “유다인이나 그리스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아무런 차별이 없습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여러분은 모두 한 몸을 이루었기 때문입니다”라는 문구를 썼다. 서씨는 “성소수자를 포함해 학교 채플에서 함께 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예배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서씨 등 대학원생 5명은 지난해 5월 17일에도 장로회신학대 채플 수업에서 무지개 옷을 입고 예배를 드리는 등의 활동을 하다가 징계를 받았다. 무지개는 ‘성소수자 차별 반대’를 상징한다. 징계 수위는 정학 6개월, 근신 등으로 높았다. 학교 측은 서씨 등이 행사를 통해 학교와 구성원의 명예를 훼손한 점, 교수 지도를 따르지 않은 점, 수업을 방해하거나 지장을 준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반성문 등 후속 과제도 요구했다. 이를 따르지 않은 서씨는 징계 기간이 지났음에도 학교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서씨는 “학교의 뜻을 따르면 학교로 돌아가 졸업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번에 침묵하면 다음에 또 누가 당할지 모른다. 학교가 자유롭게 학문하는 곳으로 역할을 하기 원한다”고 말했다. 학교와 학생들은 법정 소송까지 벌이고 있다. 서씨를 포함한 학생들은 징계가 부당하다며 지난해 12월 학교를 상대로 징계 무효 확인소송을 제기했고 첫 공판이 지난달 25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렸다. 학생들은 지난 3월 말 징계 처분 효력 정지 가처분 소송도 제기했으며 선고만 남았다. 이들이 속했던 30년 역사의 도시빈민선교회 ‘암하아레츠’도 정식 동아리로 등록하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학교 측은 동아리에 공문을 보내 “규정 위반이 확인됐다”며 “재등록하려면 동아리가 하려는 기획행사인 ‘불장난2’에서 불장난이라는 용어를 쓰지 말고 기존에 불법 모금한 내역과 사용처를 지도교수를 통해 학교에 보고하라”고 했다. 장신대 관계자는 “재등록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규칙 위반에 대해 수정을 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암하아레츠 관계자는 “사실상 올해 등록은 어려워졌다”며 “회원들과 향후 동아리 운영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국민연금 더 받으려 수급 시기 연기 급증

    국민연금 더 받으려 수급 시기 연기 급증

    국민연금을 더 받으려고 연금 수급 시기를 늦춘 ‘연기연금’ 신청자가 올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연금수령 시작시기 늦추면 이자가 年7.2% 5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1~2월 연기연금 신청자는 3730명으로, 2개월 만에 지난해 전체 연기연금 신청자 수(2215명)를 넘어섰다. 2007년 7월 시행한 연기연금은 연금수령 시작 시기를 최대 5년(출생연도에 따라 70세까지)까지 늦추되, 연기 기간에 따라 연 7.2%(월 0.6%)씩 이자를 더한 노령연금을 주는 제도다. 연기연금 신청자는 2010년 1075명에 불과했으나 2011년 3111명, 2012년 7790명으로 늘었다. 2013년 743명으로 대폭 줄었다가 2014년 9185명, 2015년 1만 4871명, 2016년 2만 139명, 2017년 2만 2139명으로 다시 급증세를 기록했다. 지난해는 2215명으로 크게 쪼그라들었다. 2013년과 지난해에 연기연금 신청자가 적었던 이유는 2013년부터 연금 수급 법정연령이 기존 만 60세에서 61세로, 지난해 다시 62세로 늦춰졌기 때문이다. 1998년 1차 연금개혁 때 재정안정 차원에서 2013년부터 2033년까지 5년마다 연금 수급 연령을 1세씩 연장하기로 했다. ●평균수명 따지면 연금수령 기간 줄어들 수도 연기연금 수급자도 해마다 늘고 있다. 2013년 3064명, 2015년 7789명, 2016년 1만 2875명, 지난해 3만 1298명을 기록했다. 이들의 평균 연금액은 월 90만원이다. 지난해 9월 기준 월평균 수령액 39만 8049만원의 2.3배 수준이다. 연기연금 신청자는 더 많은 연금을 받을 수 있지만 평균 수명을 고려할 때 수령 시기를 늦춘 만큼 수령 기간이 줄어들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의 건강 상태와 소득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자백’ 이준호 유재명, 문성근 덜미 잡았다 “엔드게임”

    ‘자백’ 이준호 유재명, 문성근 덜미 잡았다 “엔드게임”

    이준호-유재명이 드디어 ‘비선실세’ 문성근의 덜미를 잡았다. 쉴 틈 없이 휘몰아치는 진실규명의 ‘엔드게임’이 시청자들의 매 순간 몰입하게 만들었다. 이에 ‘자백’의 14회 시청률은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가구 평균 4.8%, 최고 5.4%를 기록하며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지난 5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자백’ 14회에서는 최도현(이준호 분)이 부친 최필수(최광일 분)의 재심을 청구하고 기춘호(유재명 분)이 10년 전 ‘차승후 중령 살인사건’의 재조사를 시작하며 진실에 성큼 다가섰다. 최필수가 자수 후 교도소에 재수감된 뒤 기춘호는 언론 브리핑 자리에 섰다. 먼저 기춘호는 ‘제니송 살인사건’의 용의자 최도현에게 혐의점이 없다고 밝혔고, 이어 10년 전 ‘차승후 중령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알려진 최필수가 자백을 번복했다는 사실과 함께 재수사를 선언했다. 이때 언론의 분위기를 몰아갈 중요한 역할을 하유리(신현빈 분)가 맡았다. 미리 최도현을 통해 부탁을 받은 하유리가 당시 담당 검사였던 양인범(김중기 분), 지창률(유성주 분)의 이름을 의도적으로 언급하고, 현직 국회의원과 비선실세의 연루 의혹을 제기해 판을 키운 것. 그 직후 최도현이 기자들 앞에 직접 서서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공언, 은폐 세력을 향해 짜릿한 선전포고를 했다. 본격적으로 최도현은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지만 넘어야 할 산은 많았다. 언론 통제가 시작됐으며 법원에서 재심을 받아들일지도 미지수였다. 실제로 법원 내부에서는 최도현의 재심 청구를 둘러싸고 뜨거운 갑론을박이 펼쳐졌고, 판사들의 다수결 끝에 어렵사리 재심이 개시됐다. 반면 기춘호 역시 재수사를 시작했다. 황교식(최대훈 분)의 자택을 수색하던 기춘호는 개인 금고 열쇠를 발견, 추적 끝에 비자금 송금 내역이 담긴 비밀 장부와 휴대폰 두 대를 손에 넣었다. 특히 비밀 장부에서는 SI라는 이름으로 기재된 1000억원대의 비자금 내역이 눈에 띄었고, 최도현과 기춘호는 SI가 바로 자신들이 쫓아야 할 비선실세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가운데 ‘차승후 중령 살인사건’ 첫 번째 재심 공판이 열렸고, 10년 전 사건의 목격자 신분이었던 오택진(송영창 분)이 또 다시 증인으로 법정에 섰다. 오택진은 뻔뻔스럽게도 거짓증언을 줄줄 읊었고, 최도현은 탄탄한 논리와 증거로 오택진의 증언이 거짓임을 주장했다. 이후 최필수는 피고인 심문 중 사건 당시 총을 쏜 인물로 박시강(김영훈 분)을 지목해 법정을 술렁이게 만들었다. 당황한 검사 측은 10년 전, 최필수가 거짓 자백을 한 이유를 파고 들었다. 이에 최필수는 오택진으로부터 아들 최도현의 심장이식 수술을 대가로 살인 누명을 쓸 것을 제안 받았다고 고백했지만 오택진은 전면 부인했다. 이로써 박시강의 증인 출석을 과제로 남기고 1차 공판이 마무리됐다. 한편 기춘호는 ‘차승후 중령 살인사건’의 진짜 동기를 파악해냈다. 10년 전 무기 도입과 관련해 검수 임무를 맡았던 차중령이 누군가가 원치 않는 검수 결과를 내놨기 때문에 살해당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기춘호는 최필수가 차중령과 무기 검수 임무를 함께 맡았을 정황을 공유했다. 이와 함께 황교식의 비자금 장부에 적혀있던 SI가 ‘송일재단’이라는 사실도 알렸다. 이후 최도현은 제니송(김정화 분)이 사망 직전 자신에게 보낸 예약 메일을 확인하고, 10년 전 사건이 방산비리의 은폐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 메일에는 2009년도에 체결된 ‘블랙베어 사업 협약서’가 첨부돼 있었고 해당 협약서에는 당시 대통령의 친필 사인이 서명돼 있었다. 최도현은 아버지를 찾아가 “그들에게 위협이 되거나 눈엣가시였던 사람들은 다 죽여놓고, 왜 저랑 아버지는 살려둔 걸까 궁금했다”며 숨김없는 진실을 요구했다. 이에 최필수는 차중령과 본인이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 무기 ‘블랙베어’의 국내도입을 반대했던 일, 하지만 의견이 묵살됐고 보고서가 조작됐던 일을 모두 밝혔다. 이어 “내가 작성한 보고서 원본이 있어. 지난 10년간 세상에 공개된 적이 없는 보고서야. 이제야 때가 된 것 같구나”라며 보고서의 위치를 최도현에게 전달했다. 그리고 최도현은 10년간 봉인돼 있던 보고서이자, 방산비리의 실체를 밝힐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를 손에 넣었다. 이와 같이 최도현-기춘호가 비선실세의 정체를 파악하고 진실의 문턱에 다다른 가운데, 극 말미에는 긴박한 상황이 벌어져 시청자들의 심장을 졸이게 만들었다. 기춘호가 송일재단에 찾아가 드디어 추명근과 대면했지만, 같은 시각 블랙베어 검수 보고서를 갈취하라는 추명근의 지시를 받은 마크최(한규원 분)가 최도현을 습격하려는 모습이 포착된 것. 이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명언을 절감하게 만드는 ‘자백’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강간죄로 30년 억울한 옥살이, 석방 3년 뒤 다시 강간 혐의 기소

    강간죄로 30년 억울한 옥살이, 석방 3년 뒤 다시 강간 혐의 기소

    30년 동안 강간죄로 수감됐으나 잘못 기소된 사실이 확인돼 억울한 옥살이를 끝내고 풀려난 남자가 3년 만에 다시 강간 혐의로 기소됐다.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사는 조지 페롯(50)은 열일곱 살이던 1985년 78세 할머니를 같은 주 스프링필드의 할머니 집에서 강간한 혐의로 기소돼 1987년 종신형을 선고 받고 복역했다. 그는 끈질기게 무죄를 주장했다. 무려 10여년을 끈 소송 끝에 연방수사국(FBI)이 범행 현장에서 발견된 머리카락 한 올의 현미경 분석을 했는데 이 증거가 잘못 수거된 사실이 드러났다. 2016년 대법원은 오염된 증거에 근거해 원심이 선고됐다며 그를 석방했다. 그런데 페롯이 지난 1월 4일 같은 주 로렌스에서 한 여성을 강간한 혐의로 보석 없는 구금 조치를 당해 6일 법정에 출두할 예정이라고 영국 BBC가 현지 지역신문 ‘스프링필드 리퍼블리칸’을 인용해 5일 보도했다. 그에게 주어진 새 혐의는 강간, 공공장소 외설, 체포에 (과도한) 저항, 경관 폭행 등인데 그는 범행 사실 일체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출동했을 때 그는 부분적으로 나체인 채로 의식을 잃은 여성의 다리 아래 의식을 잃은 채로 누워 있는 채로 발견됐다. 피해 여성은 성관계에 동의하지 않았으며 페롯이 건넨 파우더 냄새를 맡은 뒤 정신을 잃은 것이 마지막 기억이라고 경찰에 털어놓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낸시랭 폭행 등 12개 혐의’ 왕진진, 영장심사 출석

    ‘낸시랭 폭행 등 12개 혐의’ 왕진진, 영장심사 출석

    팝 아티스트 낸시랭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수배됐다가 체포된 왕진진(본명 전준주)씨가 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서울서부지법 박현숙 판사는 이날 오후 3시 상해 등 12개 혐의를 받고 있는 왕진진시의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 왕진진씨는 오후 2시쯤 법원에 모인 취재진을 피해 법정으로 들어갔다. 왕진진씨는 이혼 소송 중인 낸시랭으로부터 상해, 특수협박, 특수폭행, 강요 등 12개 혐의로 고소당해 수사를 받아 왔다. 검찰은 지난 3월 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그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잠적했다가 최근 체포됐다. 경찰은 지난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한 노래방에서 왕진진씨를 체포해 서울서부지검에 신병을 인계했다. 낸시랭은 앞서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남편으로부터 성관계 동영상인 ‘리벤지 포르노’ 공개 협박을 받았고, 상습적으로 폭행과 감금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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