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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실 정화’ 춘천 옛 미군기지 새달 재검증 돌입

    반환된 옛 미군부대 터인 강원 춘천 캠프페이지(64만㎡)의 완벽한 정화를 위해 다음달 중순쯤 재검증에 들어간다. 춘천시는 21일 민간인들로 구성된 검증단이 최근 시청에서 정례회의를 갖고 재검증 시기와 위치, 대상 범위, 방식 등을 결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재검증 범위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한국농어촌공사가 진행한 토양정화 과정에서 중점오염지역으로 지정된 곳과 현재 발굴이 유예된 문화재조사지역이 모두 포함된다. 트렌치 방식과 시추 방식을 동시에 활용해 최대한 빠르게 오염 상태를 진단하기로 했다. 트렌치 방식은 포클레인 등 중장비로 넓고 깊게 굴착한 뒤 육안으로 토양 오염 상태와 지하수의 유동 상황을 점검하는 것이다. 검증단은 이를 통해 지하수의 이동 경로를 파악, 캠프페이지 경계선 밖으로 오염물질이 이동했는지도 살핀다. 5m 안팎으로 촘촘히 시추해 오염구간을 놓치는 곳이 없도록 할 방침이다. 춘천 옛 캠프페이지 터는 축구장의 78배에 이르며 2005년 미군으로부터 반환받은 뒤 2009~ 2012년 국방부 주도로 정화작업이 이뤄졌다. 하지만 춘천시가 개발을 위해 문화재 발굴조사를 진행하던 지난해 5월 일부 구역의 토양오염이 법정 기준치의 6배 이상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부실정화 파문이 일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고교학점제 시험대 선 자사고 “교육과정 뒤엎는 탈바꿈 필요”

    서울 자사고 올해 경쟁률 ‘1.09대1’ 그쳐 수능 위주서 토론·발표수업으로 변화 필요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의 존폐 여는 교육부의 ‘2025년 자사고·외고·국제고 일반고 일괄 전환’ 정책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달렸다. 법정 공방과는 별개로 자사고는 학령인구 감소와 대입제도 개편 등으로 변화의 기로에 놓여 있다. 2025년 도입될 고교학점제에 앞서 자사고도 울타리를 허물고 교육과정을 탈바꿈하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1일 교육계에 따르면 자사고의 입학 경쟁률은 매년 하락세다. 서울지역 광역단위 자사고(하나고 제외)의 일반전형 경쟁률은 2017년 1.7대1에서 2021년 1.09대1로 하락했다. 절반(10곳)은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전국단위 자사고(10곳)의 정원 내 경쟁률은 올해 1.48대1로 여전히 건재하지만, 이 역시 낮아지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일반고 전환 정책으로 말미암은 불안이 영향을 미쳤지만, 수시모집 위주인 대입 체제에 대응해 선택형 교육과정을 갖춘 자사고와 여전히 수능 위주인 자사고들 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는 게 교육계의 평가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주요 대학의 정시가 일부 확대돼도 절대적인 비율은 아닌데다 강남 일반고 등 정시 준비에 최적화된 ‘대체재’가 있다”면서 “대다수 광역단위 자사고는 비싼 수업료에 비해 대입에서 크게 유리한 점이 없다”고 말했다. 학생 모집이 어려워진 자사고는 학급 수를 감축하거나 일반고로의 전환을 선택한다. 2019년 한 해만 총 4곳이 일반고로 자진 전환했다. 고교학점제 도입을 앞두고 교육당국이 일반고에 지원을 대폭 늘리고 있어 앞으로 자사고 간판을 내려놓는 학교가 잇따를 가능성이 크다. 2025년까지 서열화된 고교 체제가 허물어지지 않으면 고교학점제가 안착하기 어렵다.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선택과목을 폭넓게 수강할 수 있도록 학교 간 교육과정을 공유하는 ‘네트워크’가 핵심이다. 자사고·외고는 이같은 수업 개방에 소극적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고교 간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총 809개 과목)에 자사고는 28개, 사립 외고는 1개 과목을 개설하는 데 그쳤다. 오프라인 공동 교육과정에는 자사고·외고의 참여가 전무했다.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육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사고·외고와 일반고 간 서로 학교를 오가며 수업을 들으려 하지 않아 고교학점제의 취지가 반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택과목에 성취평가제(절대평가)가 도입되면 자사고·외고로의 쏠림 현상이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교육과정의 개별화·다양화를 추구하는 고교학점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자사고도 변화해야 한다는 게 교육계의 중론이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규모가 크고 재정 여유가 있는 학교는 자체적으로 다양한 선택과목을 운영할 수 있지만 학생 수가 줄어 재정난을 겪는 대다수 자사고는 다른 학교와의 네트워크 없이는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6년 자사고에서 일반고로 자진 전환한 서울 미림여고가 대표적인 사례다. 미림여고는 수능 위주였던 수업을 토론과 발표, 프로젝트 수업으로 바꿨다. 학생들이 스스로 진로를 탐색하고 다양한 과목을 선택하도록 지도했다. 자사고 시절 보다 오히려 입시 실적이 좋아진 데 이어 2019년에는 고교학점제 선도학교로 지정됐다. 주석훈 미림여고 교장은 “적지 않은 자사고들의 입시와 수능 위주 교육과정에서는 학생들이 자기주도적 역량을 발휘할 길이 막혀버린다”면서 “학생 중심의 다양한 교육과정을 열어주고 이웃 학교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도록 한다면 학생들이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차단기 늦게 열었다고… 70대 경비원 때린 30대 입주자 구속

    “경비원 X야, 또 맞아 볼래.” 70대 경비원에게 막말과 폭행을 일삼던 갑질 주민이 법정 구속됐다. 구속된 30대 여성 입주자는 오피스텔의 주차 차단기가 빨리 열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경비원에게 폭언과 폭행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형사5단독(판사 배예선)은 A(36·여)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가해자는 사회적 약자의 지위에 있는 피해자에게 ‘갑질’ 행태를 보였지만, 반성하거나 뉘우치지 않았다”면서 “피해자는 정신적 충격과 모멸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합의서를 법원에 제출했으나, 양형 요소인 ‘처벌불원’은 피고인이 범행을 뉘우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라면서 “처벌불원 의사를 법원에 제출됐다는 이유만으로 실형 선고를 피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경기 부천의 한 오피스텔에 사는 A씨는 지난해 5월 차를 몰고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서다가 차단기가 열리지 않자 화가 또 치밀어 올랐다. 1층 경비실로 간 A씨는 다짜고짜 휴대전화 모서리로 경비원 B(74)씨의 이마를 찍고, 옆에 있던 소화기로 어깨와 엉덩이 등을 5차례 때렸다. 발로 허벅지를 여러 차례 걷어 차기도 했다. A씨는 한 달 뒤 주차요금을 내러 경비실에 찾아갔다가 B씨와 또 마주쳤다. B씨가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냐”고 하자, 분을 참지 못한 A씨는 “경비원 X야. 또 맞아 볼래”라며 또 다시 B씨의 허벅지를 발로 걷어 찼다. A씨는 지난해 6월 특수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한 달 뒤 폭행 혐의로 또 기소됐다. 그는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하고 자백하는 태도를 보이다가 지난 달 결심 공판 때 최후진술을 하면서는 다시 B씨 탓을 하며 자신의 행위는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부실정화 파문’ 춘천 옛 미군기지 캠프페이지 부지 내달 재검증 착수

    ‘부실정화 파문’ 춘천 옛 미군기지 캠프페이지 부지 내달 재검증 착수

    반환된 옛 미군부대 터인 강원 춘천 캠프페이지(64만㎡)의 완벽한 정화를 위해 다음달부터 본격 재검증에 들어간다. 춘천시는 21일 민간인들로 구성된 검증단이 최근 시청에서 정례회의를 갖고 재검증 시기와 위치, 대상 범위, 방식 등을 결정하고 다음달 중순쯤 재검증에 착수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재검증 범위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한국농어촌공사가 진행한 토양정화 과정에서 중점오염지역으로 지정된 곳과 현재 발굴이 유예된 문화재조사지역이 모두 포함 된다. 트렌치 방식과 시추 방식을 동시에 활용해 최대한 빠르게 오염 상태를 진단하기로 했다. 트렌치 방식은 포클레인 등 중장비를 통해 넓고 깊게 굴착한 뒤 육안으로 토양 오염 상태와 지하수의 유동 상황을 점검하는 검증기술이다. 검증단은 이를 통해 지하수의 이동 경로를 파악해, 캠프페이지 경계선 밖으로 오염물질이 이동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살피기로 했다. 시추 방식을 통해서는 5m 안팎으로 촘촘히 시추공을 심어 오염구간을 놓치는 곳이 없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춘천 옛 캠프페이지 터는 2005년 미군으로부터 반환 받은 뒤 2009년~ 2012년까지 국방부 주도로 정화작업이 이뤄졌다. 하지만 춘천시가 본격적인 개발을 위해 문화재 발굴조사를 진행하던 지난해 5월 일부 구역의 토양오염이 법정 기준치의 6배 이상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부실정화 파문이 일었다. 이어 폐아스콘, 폐유류통 수십개가 잇따라 추가 발견되면서 문화재 발굴조사가 중단됐다. 이후 옛 미군 조종사 숙소 인근에서 기름에 오염된 것으로 보이는 토양이 나오면서 부실정화 논란이 확산됐다. 춘천시 관계자는 “철저한 재검증을 통해 더이상 오염원에 대한 말썽 없이 완벽하게 복원된 캠프페이지를 시민들께 돌려드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70대 경비원 폭행한 30대 여성 법정구속…“사과하랬더니 걷어차”

    70대 경비원 폭행한 30대 여성 법정구속…“사과하랬더니 걷어차”

    오피스텔 입구 차단기를 빨리 올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70대 경비원을 폭행한 30대 여성 입주자가 법정 구속됐다.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형사5단독(판사 배예선)은 A(36·여)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0년 5월 경기 부천의 한 오피스텔에서 경비원 B씨(74)를 휴대폰과 소화기로 폭행한 혐의(특수상해 등)로 불구속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 오피스텔 주차장에 진입하려던 A씨는 차단기가 열리지 않자 경비실로 찾아가 휴대폰으로 경비원 B씨의 이마를 폭행한 후 소화기로 엉덩이 등을 때리고 발로 허벅지를 걷어찬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한달 후 주차요금을 내러 경비실에 찾아갔다가 B씨와 또 다시 마주쳤다. A씨는 “미안하다고 사과 한마디 안하냐”는 B씨의 말에 또 다시 격분, “경비원 X자식아, 또 맞아 볼래“라고 말하며 허벅지를 발로 찼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회적 약자의 지위에 있는 피해자에게 ‘갑질’ 행태를 보였지만, 반성하거나 뉘우치지 않았다”며 “피해자는 정신적 충격과 모멸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합의서를 법원에 제출했으나, 양형 요소인 ‘처벌불원’은 피고인이 범행을 뉘우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처벌불원 의사를 법원에 제출됐다는 이유만으로 실형 선고를 피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슬쩍 빠지는 머스크 “비트코인, 가격 높은 것 같다”

    슬쩍 빠지는 머스크 “비트코인, 가격 높은 것 같다”

    비트코인 열풍 촉발했던 머스크“가격 높은 것 같다” 비트코인 투자 열풍을 촉발했던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가격이 높은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21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대표적인 비트코인 회의론자이자 금투자 옹호론자인 피터 시프의 트위터 글에 이러한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머스크는 시프가 “금이 비트코인과 종래의 현금보다 낫다”고 밝히자 “돈은 물물교환의 불편함을 피하게 해주는 데이터일 뿐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은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시가총액 1조 달러…가격 급등 인정” 로이터통신은 “비트코인 시가총액이 1조달러(약 1100조원)를 넘어선 상황에서 머스크가 이렇게 말했다”고 주목했고, 경제전문매체 인사이더는 “머스크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이 높아 보인다고 인정했다”고 전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6개월 동안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며 350% 폭등했고, 2월 들어서만 64% 올랐다. 19일에는 시가총액 1조 달러를 처음으로 돌파했다.머스크, 비트코인 열풍에 여러 차례 불 질러 머스크는 지난 2일 “난 비트코인 지지자”라고 공개적으로 밝혔고, 테슬라는 8일 15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구매 사실을 공시해 랠리를 촉발했다. 그는 19일에도 “비트코인 보유는 현금보다는 덜 멍청한 행동이다. 법정 화폐의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일 때 단지 바보만이 (비트코인 등) 다른 곳을 쳐다보지 않는다”며 테슬라의 비트코인 투자 결정을 옹호하기도 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30대 여성, 70대 경비원에 “X자식아” 욕설과 폭행

    30대 여성, 70대 경비원에 “X자식아” 욕설과 폭행

    경기 부천의 한 오피스텔에 사는 A(36·여)씨는 지난해 5월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서다가 차단기가 열리지 않자 화가 났다. 매달 주차비를 제때 내는데도 주차장 차단기가 자동으로 열리지 않는 날이 한두 번이 아니라고 생각하던 참이었다. 오피스텔 1층 경비실에 찾아간 A씨는 다짜고짜 휴대전화 모서리로 경비원 B(74·남)씨의 이마를 내리찍었다. 화가 풀리지 않은 그는 옆에 있던 소화기로 B씨의 어깨와 엉덩이 등을 5차례 때리고 발로 허벅지를 여러 차례 걷어차기도 했다. A씨는 한 달 뒤 주차요금을 내러 경비실에 찾아갔다가 B씨와 또 마주쳤다. 사과를 받지 못해 앙금을 풀지 못한 B씨가 “나를 때려서 피해준 사람이구먼.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냐”고 따지자, A씨는 “경비원 X 자식아. 또 맞아 볼래”라며 B씨의 허벅지를 발로 찼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씨로부터 휴대전화로 위협을 당해 범행했다”며 거짓말을 하기도 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특수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한 달 뒤 폭행 혐의로 또 기소됐다. 그는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하고 자백하는 태도를 보이다가 지난달 결심 공판 때 최후진술을 하면서는 다시 B씨 탓을 하며 자신의 행위는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했다. 선고 공판 전 A씨가 작성해 법원에 제출한 반성문에는 ‘평소에도 (경비원이) 일을 대충대충 한다. 또 욱하는 경비(원) 좀 보세요’ 등 B씨를 비난하는 내용도 있었다. A씨는 과거에도 스테이플러를 다른 사람 얼굴에 던지거나 소주병으로 머리를 가격해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폭행을 당한 B씨는 치료비마저 제대로 받지 못할까 봐 A씨로부터 250만원을 받고 합의서를 써줬지만 제대로 된 사과는 끝내 받지 못했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5단독 배예선 판사는 특수상해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도주할 우려가 있어 법정에서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법원은 B씨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A씨의 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를 기각했다. 형법상 폭행죄는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가해자를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다. 배 판사는 “피고인은 사회적 약자의 지위에 있는 피해자에게 화풀이하며 이른바 ‘갑질’ 행태를 보였음도 잘못을 진정으로 반성하거나 뉘우치지 않았다. 피해자는 이 사건으로 정신적 충격과 모멸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제출했지만, 양형 요소인 ‘처벌불원’은 피고인이 범행을 뉘우치는 것을 전제로 한 경우에 의미가 있다. 처벌불원 의사가 법원에 제출됐다는 이유만으로 실형 선고를 피할 수는 없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안 잔다 이거지” 이불로 한살짜리 아이들 상습학대 보육교사 집유

    “안 잔다 이거지” 이불로 한살짜리 아이들 상습학대 보육교사 집유

    낮잠 안 잔다고 이불로 꽁꽁 싸맨 뒤 때려만 1세 원아 4명에 70여 차례 신체 학대 보육교사 2명 징역 10개월, 집유 2년 선고판사 “범행 반성, 어린이집 폐원 감안”낮잠 시간에 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만 한 살도 안 된 아동을 숨만 쉴 수 있게 얼굴만 뺀 뒤 온몸을 이불로 꽁꽁 감싼 채 수차례 때린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이 아동학대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았다. 재판부는 죄책이 가볍지 않지만 두 보육교사가 범행을 인정하고 어린이집이 폐원한 점 등을 감안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수원지법 형사15부(조휴옥 부장판사)는 21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모 어린이집 보육교사 A씨와 B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또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예방 강의 수강, 3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어린이집 원장 C씨에게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A씨와 B씨는 2019년 8월말부터 같은 해 10월까지 원아 D(만 10개월)양이 낮잠 시간에 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불을 이용해 얼굴을 제외한 온몸을 풀리지 않도록 감은 뒤 손으로 D양의 등을 수차례 때리는 등 4명의 아동을 상대로 75차례에 걸쳐 신체적 학대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 아동 4명 중 3명은 만 12개월이 되지 않은 유아인 것으로 조사됐다.판사 “아동들 반복 학대 죄책 무거워”“피해 아동 법정대리인 일부 합의 감안” 재판부는 “A와 B 피고인은 피해 아동을 건강하게 양육할 의무가 있는데도 오히려 아동들을 반복해 학대해 그 죄책을 가볍게 볼 수 없다”면서 “C 피고인은 이들 두 피고인에 대한 감독을 소홀히 한 탓에 학대 행위를 막지 못했으므로 그 책임 역시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만 범행을 모두 자백하면서 반성하는 점, 피해 아동의 법정대리인과 일부 합의한 점, 어린이집을 폐원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배경을 밝혔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취중생] “정인이 병원에 꼭 데려가달라” 호소했지만 소용없었다

    [취중생] “정인이 병원에 꼭 데려가달라” 호소했지만 소용없었다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지난 17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 306호 법정(본법정)에서 정인이를 학대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양모 장모(35·구속)씨와 양부 안모(37·불구속)씨의 재판이 열렸습니다. 이날 세 차례 진행된 재판의 각 증인신문은 전부 비공개로 진행됐습니다. 재판부는 신문 과정이 비공개로 진행되길 원한다는 증인들의 의사를 존중해 일반 방청객과 피고인 가족이 법정에서 모두 퇴정한 상태에서 ‘영상 증인신문’을 실시했습니다. 재판부와 검사, 변호인이 본법정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법원 내 별도의 영상신문실에서 말하는 증인을 보며 신문하는 방식입니다. 단 신문 과정에서 피고인들이 모니터로 증인들을 볼 수 없도록 장씨와 안씨 앞에는 칸막이가 설치됐습니다. 이날 증인신문의 쟁점은 양부모, 특히 양모의 상습아동학대와 아동유기·방임 혐의였습니다. 양모인 장씨는 지난해 6~10월 수개월에 걸쳐 정인이를 폭행하여 정인이에게 쇄골·갈비뼈 골절상과 소장·대장의 장간막 파열 등 여러 상해를 가하고, 정인이가 학대를 당해 몸이 극도로 쇠약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병원에 데려가 치료를 받게 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장씨는 상습아동학대 혐의에 대해 기억나는 일부 가해행위에 해당하는 공소사실만을 인정하고 있고, 아동유기·방임 혐의의 공소사실은 모두 인정하고 있습니다. 장씨가 정인이를 수차례 때리고 정인이에 대한 기본적인 보호와 양육, 치료를 소홀히 한 사실을 인정하는 만큼 이 혐의들은 검사와 변호인 사이에 크게 다툼이 있는 쟁점은 아닙니다. 이날 오전에 열린 공판에는 정인이가 다닌 어린이집의 원장 A씨가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A씨가 어린이집 교사와 원장 자격으로 아이들을 돌본 세월은 20년에 가깝습니다. 검사는 A씨에게 정인이의 평소 건강 상태가 어땠는지를 집중적으로 물었습니다. 아래는 법정에서 메모한 내용을 토대로 구성한 신문 내용입니다. 이날 A씨가 원장으로 있는 어린이집의 정인이 담당 교사도 증인으로 출석하였는데 A씨의 진술 취지와 같아 따로 적지는 않았습니다.검사 : 지난해 3~5월 피해자(정인이)로부터 얼마나 자주 멍과 흉터를 발견했나요?A씨 : 정인이가 지속적, 반복적으로 상처가 난 채로 어린이집에 등원했습니다.검사 : 주로 피해자의 어느 신체 부위에서 상처가 발견됐나요?A씨 : 얼굴, 이마, 귀, 목, 팔 이렇게 상체 쪽에 상처가 나 있었고, 멍이 들고 어딘가에 긁힌 상처였습니다. 대부분 멍이었어요.검사 : 그때마다 증인은 피고인 장씨에게 피해자의 신체에서 발견된 흉터와 멍에 대해 알렸나요?A씨 : 어머니(장씨)에게 전화를 해서 정인이한테 상처가 난 이유에 대해 물었습니다.검사 : 피고인 장씨는 그때 뭐라고 대답하던가요?A씨 : 때로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고, 대부분 무언가에 부딪치거나 떨어지면서 상처가 났다고 말했습니다.정인이가 계속 다친 상태로 어린이집에 와서 이를 이상하게 여겼던 A씨는 결국 지난해 5월 25일 서울강서아동보호전문기관(아보전)에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합니다. A씨는 어린이집 원장을 지내면서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한 일은 이 일이 처음이라고 했습니다.A씨 : (지난해) 5월 25일 아침에 (정인이) 담임 선생님이 저를 불렀어요. 정인이 다리에 멍이 들어 있었어요. 그래서 어머니(장씨)한테 전화를 드렸고, 어머니가 처음에는 ‘멍이 들었나요?’ 하다가 ‘아, 맞아요. 정인이 아빠가 주말에 베이비 마사지를 해서 멍이 들었나 봅니다’라고 말했어요.검사 : 그 전에는 피해자의 얼굴에서만 상처가 보였는데 그날은 피해자의 다리와 배 부위에도 상처가 보였나요?A씨 : 네.검사 : 어떤 상처였나요?A씨 : 허벅지에는 멍이 들어 있었고, 배에는 어딘가에 부딪히거나 꼬집힌 것 같은 상처가 있었어요.검사 : 피해자와 같은 또래의 아이들 허벅지에 멍이 드는 경우가 자주 있나요?A씨 : 아니요, 없습니다.검사 : 배에 그렇게 사고로 상처가 생길 가능성은요?A씨 : 아니요. 없습니다.(중략)검사 : 베이비 마사지로 피해자의 허벅지에 멍이 들었다는 말을 듣고 어떤 생각을 했나요?A씨 : ‘어떻게 이렇게 심하게 멍이 들도록 마사지를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정인이 배에 난 상처는 무엇일까’, 그 상처를 보면서 많이 고민했어요. 내가 더 이상은, 의심만 할 게 아니라 신고를 해야겠다 생각이 들 정도로 다른 아이들하고는 너무 다른 상처였어요.장씨와 안씨는 지난해 7월 16일~지난해 9월 22일 코로나19 감염 우려와 가족 휴가, ‘정인이의 건강이 안 좋다’는 이유 등으로 정인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정인이의 언니는 어린이집에 등원하는 상황이었습니다.검사 : 피해자는 지난해 8월 초 방학이 끝난 후로도 어린이집에 등원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를 아시나요?A씨 : 어머니가 맨 처음에는 ‘정인이가 열이 나고 아프다’고 했고, 그 다음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어린이집 등원을 안 한다’고 말했습니다.검사 : 같은 코로나19 상황인데 피해자의 언니는 등원하고 피해자는 등원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피고인 장씨가 뭐라고 말을 하던가요?A씨 : 제가 말씀드렸더니 그냥 ‘코로나19 때문에 가정보호를 하겠다’고 그렇게 말씀하셨어요.장기간 결석한 정인이는 어린이집 교직원들이 모두 놀랄 만큼 체중이 많이 감소한 상태로 지난해 9월 23일 어린이집에 등원합니다.검사 : 당시 피해자의 모습은 어땠나요?A씨 : 너무나 많이 야위웠고, 정인이를 안았을 때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았어요. 저뿐만 아니라 (어린이집) 교직원 모두 (정인이가) 너무나 많이 변한 모습을 보고 다들 많이 힘들어했어요. (중략) 정인이 겨드랑이 살을 만져봤는데 가죽이 쭉 늘어나듯이 겨드랑이 살이 늘어났어요. 살이 채워졌던 부분이 다 없어졌어요.검사 : 두 달 만에 피해자의 달라진 모습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A씨 : 과연 이 아이가 오늘 하루 우리 어린이집에서 안전하게 지내다가 하원을 할 수 있을지 그게 너무 걱정됐어요. 정인이를 깨웠을 때 정인이가 다리를 바들바들 떨었어요. 걷지를 못했습니다. 그래서 ‘정인이가 이렇게 몸이 안 좋은데 (양부모는) 어린이집에 왜 데리고 왔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정인이를 병원에 데리고 갔습니다.(중략)검사 : (지난해 9월 23일 정인이가 어린이집에 등원할 당시 모습이 찍힌 영상을 보며) 증인이 피해자 웃옷을 올려 등을 확인했는데 왜 확인했나요?A씨 : 혹시나 상처가 났나 싶어서, 그리고 아이 건강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확인했습니다.(중략)검사 : 피해자를 병원에 데려간 이유는 무엇인가요?A씨 : 정인이가 어린이집에서 과연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지 너무 궁금했습니다. 아이는 너무 말라 있었고, 제대로 걷지 못했습니다. 다리를 많이 떨었어요. 이렇게 다리를 떠는 아이는 처음 봤습니다. 그래서 제가, 무서워서 병원에 데리고 갔어요.검사 : 피고인 장씨에게 증인이 피해자를 병원에 데리고 간다고 말했나요?A씨 : 아뇨. 안 했어요. 왜냐하면 당시 어머니가 수슬을 받고 많이 아파했고, 아버지는 출근을 했어요. 그리고 어차피 나중에 (정인이가) 하원할 때 어머니가 오시니까 그때 어머니한테 말하려고 했어요.검사 : 보통 피해자를 병원에 데리고 가려면 보호자에게 말을 했어야 했을 것 같은데, 그 절차를 건너뛰면서까지 피해자를 병원에 데리고 간 이유가 있나요?A씨 : 일단은 아이가 너무 불쌍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어요.이날 정인이를 진료한 소아청소년과 원장은 정인이의 체중이 1㎏ 가까이 급격히 감소하고 정인이의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아 112에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했습니다.검사 : 그날 증인이 피해자를 병원에 데리고 간 일로 피고인 장씨가 항의를 하였나요?A씨 : 저는 그날 이후로 그 다음 날 아이가 (양부모 가정에서) 분리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분리되지 않았습니다. (중략) 저와 (정인이) 담임 선생님, 정인이 어머니와 아버지와 정인이 교실에 가서 이야기를 나눴어요. ‘다음에도 이런 일이 있으면 부모한테 먼저 연락하고 병원에 갈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고 (정인이) 아버지가 말했어요.(중략)검사 : 피고인 장씨가 증인에게 왜 말도 안 하고 피해자를 병원에 데려갔냐고 한 후에 피해자의 진료 결과가 어땠는지 증인에게 물어봤나요?A씨 : 아뇨. 물어보지 않았습니다.정인이가 생후 16개월의 나이로 사망하기 전날인 지난해 10월 12일 정인이의 상태는 지난해 9월 23일보다 더 심각했다고 합니다. A씨는 “정인이가 평소 좋아하는 과자를 줘도 먹지 않았고, 스스로 몸을 움직일 수도 없었다. 정인이의 그날 모습은 마치 모든 걸 다 포기한 듯한 모습이었다”면서 “정인이가 되게 말랐는데 배만 볼록 나와 있었다. 그리고 머리에 빨간 멍이 있었다”고 증언했습니다.검사 : 지난해 10월 12일 피고인 안씨가 하원하는 정인이를 데리러 왔을 때 안씨를 어린이집 안으로 들어오게 한 뒤에 면담을 했죠?A씨 : 네. 정인이의 상태를 정확히 전달할 필요가 있었습니다.검사 : 그리고 피고인 안씨에게 피해자를 병원에 꼭 데려갈 것을 강조했었죠?A씨 : 네, 그렇게 말했습니다.검사 : 당시 피고인 안씨가 뭐라고 말을 하던가요?A씨 : 그냥 ‘네, 네, 네’라고 말했습니다.검사 : 피고인 안씨가 피해자의 상태에 대해 구체적으로 걱정이나 관심을 보였나요?A씨 : 아버지(안씨)가 저에게 다시 질문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하는 말을 듣고만 있었어요. ‘네, 네, 네’ 하고, 제가 정인이가 (어린이집에서) 하루종일 걷지 못했다고 했더니 아버지가 (정인이에게) 걸어보라고 했더니 정인이가 걷더라고요.이어진 변호인의 반대신문에서 변호인은 A씨에게 먼저 정인이가 장기간 결석한 일과 A씨가 정인이를 병원에 데려간 일에 대해 물었습니다.변호인 : 당시 코로나19 상황이 심하긴 해서 피해자가 다닌 어린이집을 다니는 다른 아이들도 등원을 안 하는 경우가 있었을 것 같은데, (등원하지 않은 아이가) 여러 명 있었나요?A씨 : 2~3명 정도 있었습니다.변호인 : 나이가 어릴수록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대해) 부모가 더 불안해하지 않았나요?A씨 : 정인이네 반 아이가 3명인데 그 중 정인이만 안 나왔습니다. 연령대가 높은 다른 반 각각 1명씩 총 2명이 안 나왔어요.변호인 : 다른 어린이집에서 들은 정보는 없었나요? (코로나19 때문에 아이들이) 안 나오는 경우가 많다든지 하는.A씨 : 그런 정보는 들은 적이 없습니다.변호인 : 알겠습니다. 그리고 피해자를 지난해 9월 23일 병원에 데려간 일로 피고인 장씨가 항의를 했다고 했는데, 왜 말도 안 하고 데려갔냐는 것이지요?A씨 : 맞습니다. ‘항의’라는 표현은 조금, (정인이) 부모님 성향이 그렇게 강한 분들이 아니어서 저한테 그냥 ‘왜 말도 없이 병원에 데려가셨습니까’ 정도로 말씀하셨습니다.변호인 : 제가 아이 부모님이라도 말을 안 하고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면 화가 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A씨 : 네, 맞습니다. 아이를 (보호자의) 아무 허락도 없이 병원에 데려간 일에 대해서는 제가 잘못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인이 같은 경우에는 특수한 경우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병원에 데려갔습니다.같은 날 오후 2시에 열린 재판에는 정인이의 입양을 주관한 입양기관 홀트아동복지회의 직원 B씨가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B씨는 정인이 양부모에 대해 입양가정 사후 관리 업무를 했습니다. 검사는 B씨에게 정인이에 대한 최초의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지난해 5월 25일)되기 전과 후의 상황, 그리고 양부모 가정을 방문했을 당시 피해자의 상태는 어땠는지를 주로 물었습니다. 재판 내내 B씨의 목소리는 힘이 없었습니다. B씨는 북받치는 슬픔을 억누르며 차분히 진술을 이어갔습니다.검사 : 증인은 지난해 3월 23일 피고인의 가정을 방문했나요?B씨 : 네.검사 : 통상적인 사후관리 차원의 방문이었나요?B씨 : 네, 맞습니다.검사 : 피고인의 가정 분위기랄지 피해자의 상태, 피해자와 피고인들의 상호작용은 어땠나요?B씨 : 입양(지난해 2월 3일 친양자 입양신고) 후 첫 가정 방문이었고, 양부모의 상호작용은 편안했습니다. 아이는 아빠가 안아주려고 할 때나 엄마가 얼러줄 때 잘 반응했고, 제가 안으려고 하니까 저에게는 안기지 않고 많이 울었습니다.검사 : 그 이후에 증인은 지난해 5월 26일 다시 피고인의 가정을 방문했나요?B씨 : 네.검사 : 방문한 이유는 무엇인가요?B씨 : 지난해 5월 26일 아보전에서 (전날)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접수했다고 연락이 왔고, 조사 과정에서 피해아동이 입양아동이라는 사실을 알게 돼 연락했다고 했습니다. 피해아동을 입양할 당시 양부모가 어떤 상황이었는지 등을 알고 싶다고 해서….(중략)검사 : 지난해 5월 26일 아보전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바로 그날 피고인의 가정을 방문했나요?B씨 : 네.검사 : 피고인의 가정을 방문해서 피해자의 신체를 확인했나요?B씨 : (양부모에게) 양해를 구하고 아이 윗옷과 아래 옷을 벗겨서 사진을 찍고 아이 몸에 멍이 든 것을 확인했습니다.검사 : 피해자의 신체에서 멍자국이 보였나요?B씨 : 허벅지 안쪽에 (멍자국이) 있었고, 배 주위에(도) 멍자국이 있었습니다.검사 :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는 사실을 알고 피고인의 가정을 방문한 후에 피해자의 신체를 살펴본 것인데, 증인이 보기에 (피해자의) 그 멍자국은 어떻게 발생한 것으로 보이나요?B씨 : 배는 쉽게 멍이 들기 어려운 부위여서 (정인이) 배 부위에 멍자국이 왜 발생했는지 (양부모에게) 물었지만 설명을 잘 듣지 못했고, (양부모가) ‘아이가 많이 긁는다’, ‘아토피가 있어서 긁는 버릇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허벅지 안쪽 멍자국은 마사지를 하다가 그런게 아닐까라고 양부가 말했습니다.(중략)검사 : 피해자의 배에 생긴 멍자국도 언제, 어떻게 발생했는지 물었나요?B씨 : 물었는데 양부가 목욕을 담당하는데 몽고반점도 많고, (아이가) 걸음마 시기라서 자주 넘어지기도 하고 상처가 잘 생겨서 (상처가) 언제 발생했는지는 정확히 모른다고 했습니다.검사 : 넘어져서 생긴 상처로 보였나요?B씨 : 그러기엔 여러군데 멍이 들어 있었습니다.지난해 5월 25일에 이어 정인이에 대한 두 번째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된 날은 지난해 6월 29일입니다. 당시 ‘장씨가 영유아인 아동을 차 안에 30분 가량 혼자 둔다’는 내용의 신고가 아보전에 접수됐습니다. 이 일로 장씨는 착잡한 심정을 드러냈다고 합니다.검사 : 지난해 8월 5일 피고인 장씨로부터 들은 두 번째 아동학대 의심 신고 관련 내용은 무엇인가요?B씨 : 신고된 날로 추정되는 날에 둘째 아동(정인이)이 어린이집에서 낮잠을 자지 않은 상태에서 하원을 했고 아이가 차에서 잠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첫째 아이를 학원에 데려다주고 둘째 아이를 차에서 내리려고 했는데 아이가 곤히 잠들어 있어서 차량 문을 열어두고 아이가 낮잠을 잘 수 있도록 둔 상태라고 했습니다.이후 장씨는 지난해 9월 18일 B씨에게 전화를 합니다.검사 : 증인은 지난해 9월 18일 피고인 장씨로부터 피해자가 밥을 먹지 않는다는 취지의 전화를 받았나요?B씨 : 네.검사 : 피고인이 어떤 말을 하던가요?B씨 : 양모와 항상 밝게 통화한 기억이 있는데, 그날은 양모가 화가 많이 나있었던 것 같아요. ‘아이가 요즘 말을 잘 안 듣는다. 이유식을 제대로 먹지 않는다’, 불쌍, ‘아무리 불쌍하게 생각하려고 해도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음식을 씹으라고 했는데’….”B씨가 말을 잇지 못하자 검사는 B씨가 경찰 조사를 받을 때 했던 진술(“정인이 엄마가 매우 흥분되고 화가 난 말투로 전화해서 ‘아이가 일주일째 안 먹어요. 오전에 먹인 퓨레를 지금 오후까지 입에 물고 있어요. 아무리 불쌍하게 생각하려고 해도 이 아이가 불쌍하다는 생각이 안 들어요. 화를 내며 음식을 씹으라고 소리쳐도 안 먹어요’라고 격앙된 말을 했어요”)을 읽는 것으로 대신하고 신문을 이어갔다.검사 : 증인은 피고인 장씨에게 아이의 목이나 입 안에 염증이 있으면 먹지 못할 수 있으니 일주일 사이에 특별한 일이 있었는지 물었죠?B씨 : 목이나 입 안에 신체적인 문제가 있거나 심리적인 불안 요소가 있을 수 있으니 지난 일주일 사이에 다른 이슈가 있었는지 물었습니다.검사 : 피고인이 뭐라고 하던가요?B씨 : 다른 이슈는 없었다고 말했습니다.검사 : 피해자가 열이 나고 아파서 음식을 먹지 못했다는 말을 하지는 않았나요?B씨 : 그런 이야기는 안 했습니다. 제가 이후에 양부와 통화했을 때 양부가 ‘아이한테 발열 증상이 있었다. 며칠 제대로 먹지 못했다’는 말을 했습니다.(중략)검사 : 증인은 피고인 장씨에게 아이가 음식을 못 먹으면 피해자를 데리고 병원 진료를 받으라고 말했죠?B씨 : 네.검사 : 증인은 피고인 장씨로부터 피해자를 불쌍하게 생각하려고 해도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B씨 : 아이에 대해 혹시 양가감정은 없느냐, 아이에 대한 마음이 바뀌지 않았느냐고 물을 때마다 (양모는) ‘신고가 접수된 것이 아이 잘못이 아니잖아요’라고 이야기했고, ‘아이에 대한 애정은 변함이 없다’고 했는데, 그날은 양모가 갑작스럽게 화를 내면서 그런 말을…. 보통은 아이가 한끼만 먹지 못해도 부모는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가는데…. 일주일째 병원 진료를…. 너무 마음이…. 마음이….”변호인은 반대신문 과정에서 B씨에게 다음과 같이 물었습니다.변호인 : 피고인 장씨가 증인에게 지난해 9월 18일 전화해서 ‘정인이가 밥을 일주일째 먹지 않아요’ 이런 말을 했잖아요? 그 말이 아이에게 밥을 먹이려고 노력을 꽤 했는데 아이가 먹지 않아서 화가 난 것인지, 아니면 먹이려는 노력도 안 하고 거짓말을 한 것인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B씨 : 그 당시에는 (양모가) 아이가 계속 먹지 않는다고 말했고, 퓨레를 (그날 오전에) 먹였는데 아직까지(오후 2시까지) 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변호인 : 그 얘기는 저도 알고 있는데요. (피고인 장씨가) 화가 나서 전화한 거 보면 일주일째 아이에게 밥을 먹이려고 노력했는데 아이가 섭취를 하지 않아서 화가 난 것으로 보이죠?B씨 : 네.이후 변호인은 정인이의 몸에 몽고반점이 많았다는 사실을 언급했습니다.변호인 : 증인은 수사기관 조사에서 피해자가 발이나 팔, 등, 손 등에 몽고반점이 많다고 얘기하신 것 같은데 실제로 그런가요?B씨 : 실제로 미팅을 할 때 아이한테 몽고반점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변호인 : 어떤 식으로 많았다는 것인가요?B씨 : 손이나 발 이런 부분에 몽고반점이 많았습니다. 보통 아이들은, 아이마다 다르지만 엉덩이 부위에 많은데….변호인 : 피해자에 한정해서 말씀해 주십시오.B씨 : 다른 아이들보다 손등 등 밖으로 보이는 부위에 몽고반점이 많았어요.(중략)변호인 : 일종의 얼룩처럼 보일 수 있나요?B씨 : 몽고반점은 파랗게, 몽고반점처럼 보여서 얼룩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이후 검사는 추가로 다음과 같이 신문했습니다.검사 : 증인은 피해자의 다리, 팔 등에 몽고반점이 많았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몽고반점이 멍과 구분이 안 되는 정도였나요?B씨 : 몽고반점은 파란색인데, 지난해 5월에 제가 봤던 건 멍처럼 보였습니다.검사 : 몽고반점과 멍자국은 구분된다는 말씀이시죠?B씨 : 네.이 사건 재판의 가장 큰 쟁점은 검찰이 장씨에게 적용한 살인 혐의가 인정되느냐 여부입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3일 열린 첫 재판에서 장씨에게 살인 혐의를 주위적 공소사실로 하고 기존의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하는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고 재판부가 이를 허가했습니다. 검찰이 장씨에게 주위적 공소사실로 살인 혐의를 적용한 근거가 되는 의견을 제시한 부검의와 법의학자는 다음달 17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합니다. 장씨의 변호인은 “피해자에게 둔력을 행사에서 피해자를 고의로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이 아니므로 살인 혐의를 부인한다”는 입장입니다. 앞으로도 이 사건 재판 진행 과정을 독자 여러분께 전하겠습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보헤미안 랩소디’ 동성 키스 편집한 SBS, 명백한 차별”

    “‘보헤미안 랩소디’ 동성 키스 편집한 SBS, 명백한 차별”

    성소수자 단체, 인권위에 진정 제기“시청자에게 동성애는 부적절하다 말한 것”아담 램버트도 “이중잣대” 비판 나서 성소수자 단체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방영하면서 동성 간 키스 장면을 편집한 SBS를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19일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은 “SBS가 설 특선 영화로 ‘보헤미안 랩소디’를 방영하면서 동성 간 키스 장면을 삭제·모자이크하는 등 임의로 편집한 것에 대해 인권위 진정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3일 SBS에서 방영된 ‘보헤미안 랩소디’에서는 극 중 주인공이 동성 애인과 키스를 하는 장면 2가지가 삭제됐고, 배경 속 남성 엑스트라 간 키스신은 모자이크 처리됐다. SBS 측은 해당 장면을 삭제한 데 대해 “동성애에 반대할 의도는 아니다”라면서도 “지상파로서 심의 규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또 방송 시간대가 가족 동반 시청률이 높아 15세 관람가였고, 신체 접촉 시간이 긴 장면은 편집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단체는 “해당 영화는 국내 개봉 당시 12세 관람가로 상영됐고 동성 간 키스 장면에 대해 논란이 된 바도 없다”며 “과도한 묘사를 지양해야 한다는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에서도 동성애를 다뤄서는 안 된다는 규정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SBS의 임의 편집 행위는 시청자들에게 동성애는 부적절하다고 말한 것과 다름없는 명백한 차별행위”라고 주장했다. 또한 단체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 신청도 제기했다. 단체는 “방심위는 2015년 Jtbc의 여성 출연자 간 키스 장면 방영에 대해 법정제재 경고를 의결한 바 있다”며 “이번 사건은 당시 방심위의 차별적 처우를 바로잡지 않은 결과로 이뤄진 것이며 방송에서의 성소수자 차별을 분명히 하지 않은 한 유사 사례가 재발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SBS의 키스 장면 편집에 대해 밴드 퀸의 객원 보컬 아담 램버트도 비판했다. 램버트는 “그러면서도 그들은 퀸의 노래를 주저 없이 틀 것이다. 그 키스신에 노골적이거나 외설적인 점은 전혀 없다. 이중잣대는 정말로 존재한다”고 비판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스쿨미투’ 용화여고 전직 교사, 1심서 법정구속(종합2보)

    ‘스쿨미투’ 용화여고 전직 교사, 1심서 법정구속(종합2보)

    법원 “피해자들 진술, 본질적으로 일관되고 구체적” ‘스쿨미투’의 도화선이 된 서울 노원구 용화여고에서 여학생들을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진 전직 교사가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1부(부장 마성영)는 19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전직 용화여고 교사 A(57)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또 A씨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A씨는 2011년 3월∼2012년 9월 학교 교실과 생활지도부실 등에서 강제로 제자 5명의 신체 일부를 만져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서 A씨가 허리, 허벅지, 성기 부분 등을 손으로 치고 속옷을 만지는 등의 행위를 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재판에서 기억이 나지 않고 설령 그러한 신체 접촉이 있었다 하더라도 추행의 고의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 피해자들인 학생들의 진술이 구체적이지 않고 모순된다는 취지로도 주장했다.이에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진술이 본질적인 부분에 있어서 일관되고 상황 묘사가 구체적이다”라며 “피고인의 행동은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행동이고 추행 중에서도 죄질이 좋지 않다”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피해자들의 진술은 범행 일시와 경위에서 다소 불명확한 부분이 있지만, 오래 전 갑작스럽게 범행을 당한 입장에서 당시 정황을 모두 진술하길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며 “당시 피해자들이 불쾌감을 표시하지는 않은 것은 나이가 어렸고 피고인이 담임교사라 영향력을 끼칠 수 있어 그랬던 것이 아닌가 싶다“라고 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당시 상황에 불쾌감을 표현하고 있고, 판례에서도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을 유발했다고 보인다면 강제추행 혐의를 인정할 수 있다”면서 “교육자로서 임무를 망각하고 피해자들을 추행한 점을 고려해 실형을 선고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선고 직후 ‘노원 스쿨미투를 지지하는 시민모임’과 한국여성의전화 등 시민단체는 서울북부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고 소회를 밝혔다. 피해자 중 한명은 “오늘이 학교 현장이 보다 안전하고 즐거운 곳이 되는 데에 일조했다고 믿는다”며 “우리의 용기 뿐만 아니라 언론인, 다수의 시민단체와 인연을 통한 기적으로 오늘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이 사건은 용화여고 졸업생들이 2018년 3월 ‘용화여고 성폭력 뿌리뽑기 위원회’를 꾸리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교사들의 성폭력 의혹을 폭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용화여고에서 피해를 입은 학생들의 고백을 시작으로 교내 성폭력을 공론화하는 이른바 ‘스쿨미투’가 시작됐고,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다. 검찰은 2018년 4월부터 수사를 시작해 같은 해 12월 검찰시민위원회 심의를 거쳐 A씨에게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처분을 했다. 이후 지난해 2월 ‘노원 스쿨미투를 지지하는 시민모임’이 진정서를 내자 추가 보완 수사를 한 끝에 5월 A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4월 ‘보험료 폭탄’ 현실된다... 삼성화재 구형 실손보험 19% 인상

    4월 ‘보험료 폭탄’ 현실된다... 삼성화재 구형 실손보험 19% 인상

    삼성화재 ‘업계 최대’ 인상 결정 업계 “위험손해율 130% 넘어 인상 불가피”금융당국, 보험사 인상률의 80% 반영 의견 2009년 9월 이전에 가입한 구형 실손의료보험의 경우 오는 4월부터 보험료가 최고 19%까지 대폭 인상된다. 업계에서는 구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그만큼 높기 때문에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소비자 반발도 예상된다.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구 실손보험 보험료를 18.9% 올린다고 19일 밝혔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전날 열린 2020년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손해율(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출의 비율) 정상화를 위해 보험료 인상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2월 구실손보험에 대해 보험사가 바라는 인상률의 80%가량을 반영하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각 보험사의 구실손보험료는 조정 시점인 오는 4월에 15~17% 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 가운데 삼성화재의 인상률은 평균 대비 약 2%포인트 높은 수준에서 결정된 것이다. 이와 관련 삼성화재 관계자는 “지난해 구실손보험료를 타사 대비 덜 올린데다 2019년에는 업계의 보험료 인상 분위기 속에서도 동결해 최근 2년간 실질적인 인하 효과가 있었다”면서 “손해율이 130%에 달해 올해는 보험료를 24%가량 올릴 필요가 있다고 당국에 보고했고, 여기에 금융당국의 의견대로 80%를 반영한 18.9%가 최종 인상률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손보험은 민영 보험이지만 개인 가입자가 약 3400만명(단체 계약자 제외)에 이르는 만큼 금융당국의 의견이 보험료 인상률에 영향을 준다. 보험료의 법정 인상률 상한선은 25%다. 구실손보험은 2009년 9월까지 판매되다 판매가 중단된 상품이다. 이후 표준화실손보험과 신 실손보험이 잇따라 등장했다. 구실손보험은 자기부담금이 0%인 상품이라 최근 실손보험 손해율 부담의 주범으로 꼽힌다. 표준화실손보험의 자기부담금은 10%, 신 실손보험은 20~30% 수준이다. 지난달 표준화실손보험료는 각사별 10~12% 올랐고, 신실손보험료는 동결됐다. 금융당국이 19%에 달하는 보험료 인상을 용인한 것도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표준화실손보험이나 신 실손보험 등은 손해율에 따라 소폭 인상 또는 동결된 가운데 구 실손보험만 인상됐기 때문에 전체 실손보험료가 대폭 인상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회사가 위험손해율에 따라서 보험료를 책정한 만큼, 법정 상한을 넘지 않는 선에서는 회사의 자율에 맡겨야 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단 높은 인상률을 마주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보험 관련 온라인 카페에는 불만을 토로하는 다수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한 실손보험 가입자는 “구형 실손보험에 가입해 수년 동안 보험료를 납입하고 보험금 청구를 하지 않은 가입자에게까지 보험료 인상을 적용하는 것은 보험사의 책임 전가”라고 지적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스쿨미투’ 용화여고 전직 교사, 1심서 법정구속(종합)

    ‘스쿨미투’ 용화여고 전직 교사, 1심서 법정구속(종합)

    법원 “피해자들 진술, 본질적으로 일관되고 구체적” ‘스쿨미투’의 도화선이 된 서울 노원구 용화여고에서 여학생들을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진 전직 교사가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1부(부장 마성영)는 19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전직 용화여고 교사 A(57)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또 A씨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A씨는 2011년 3월∼2012년 9월 학교 교실과 생활지도부실 등에서 강제로 제자 5명의 신체 일부를 만져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서 A씨가 허리, 허벅지, 성기 부분 등을 손으로 치고 속옷을 만지는 등의 행위를 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재판에서 기억이 나지 않고 설령 그러한 신체 접촉이 있었다 하더라도 추행의 고의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 피해자들인 학생들의 진술이 구체적이지 않고 모순된다는 취지로도 주장했다.이에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진술이 본질적인 부분에 있어서 일관되고 상황 묘사가 구체적이다”라며 “피고인의 행동은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행동이고 추행 중에서도 죄질이 좋지 않다”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피해자들의 진술은 범행 일시와 경위에서 다소 불명확한 부분이 있지만, 오래 전 갑작스럽게 범행을 당한 입장에서 당시 정황을 모두 진술하길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며 “당시 피해자들이 불쾌감을 표시하지는 않은 것은 나이가 어렸고 피고인이 담임교사라 영향력을 끼칠 수 있어 그랬던 것이 아닌가 싶다“라고 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당시 상황에 불쾌감을 표현하고 있고, 판례에서도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을 유발했다고 보인다면 강제추행 혐의를 인정할 수 있다”면서 “교육자로서 임무를 망각하고 피해자들을 추행한 점을 고려해 실형을 선고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이 사건은 용화여고 졸업생들이 2018년 3월 ‘용화여고 성폭력 뿌리뽑기 위원회’를 꾸리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교사들의 성폭력 의혹을 폭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용화여고에서 피해를 입은 학생들의 고백을 시작으로 교내 성폭력을 공론화하는 이른바 ‘스쿨미투’가 시작됐고,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다. 검찰은 2018년 4월부터 수사를 시작해 같은 해 12월 검찰시민위원회 심의를 거쳐 A씨에게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처분을 했다. 이후 지난해 2월 ‘노원 스쿨미투를 지지하는 시민모임’이 진정서를 내자 추가 보완 수사를 한 끝에 5월 A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스쿨미투’ 용화여고 전직 교사, 1심서 법정구속

    ‘스쿨미투’ 용화여고 전직 교사, 1심서 법정구속

    법원 “피해자들 진술, 본질적으로 일관되고 구체적” ‘스쿨미투’의 도화선이 된 서울 노원구 용화여고에서 여학생들을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진 전직 교사가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1부(부장 마성영)는 19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전직 용화여고 교사 A(57)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또 A씨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A씨는 2011년 3월∼2012년 9월 학교 교실과 생활지도부실 등에서 강제로 제자 5명의 신체 일부를 만져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재판부는 “피해자들의 진술이 본질적인 부분에 있어서 일관되고 상황 묘사가 구체적이다”라며 “피고인의 행동은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행동이고 추행 중에서도 죄질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 당시 피해자들이 불쾌감을 표시하지는 않았지만 나이가 어렸고 피고인이 담임 교사라 영향력을 끼칠 수 있어 그랬던 것이 아닌가 싶다”라며 “교육자로서 임무를 망각하고 피해자들을 추행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자사고 지정 취소 불발, 고교학점제 도입에 차질 없어야

    정부는 2025년에 적용될 고교학점제를 그제 발표했다. 현재는 3분의2만 출석하면 고교 졸업이 가능하지만, 앞으로는 성취율 40% 이상인 192학점을 3년간 함께 채워야 가능하다. 이번에 도입하는 고교학점제는 자사고, 외국어고, 국제고 등이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는 것을 전제로 하며 ‘고교 서열화 폐지’라는 교육철학을 기반으로 한다. 그러나 최근 서울교육청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취소 결정에 대해 법원이 자사고의 손을 들어 주었기에 고교학점제 도입에 일종의 난항이 예상된다. 자사고 등의 일반고 일괄 전환도 “교육권과 교육제도 법정주의 위배”라며 헌법소원이 제기돼 있는 상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는 어제 자사고인 세화·배재고 학교법인이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자사고 지정 취소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자사고의 손을 들어 줬다. 5년 주기로 실시되는 운영성과평가에서 기준 점수를 5년 전보다 10점 높이고, 일부 평가지표를 바꾼 것을 평가 수개월 전에 알려 준 것은 신뢰보호 원칙에 어긋난다는 원고측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앞서 부산에서도 해운대고가 자사고 지정 취소 소송에서 이겼다. 고교학점제의 도입은 교육환경의 전면적 변화를 요구한다. ‘내신지옥’이라 불리는 입시경쟁을 누그러뜨릴 제도로 미국, 영국 등 서구 주요 국가와 중국, 일본에서도 시행한다. 그러나 정책 설계와 달리 교원과 학교는 물론 인근 지역에 따라 고교 서열화와 우수학군 쏠림 현상과 같은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있다. 교원 양성의 패러다임도 바뀌어야 한다. 학생들이 시간표를 짜는 과정을 도와줄 교원과 다양하면서도 전문적인 과목을 가르칠 교원, 학생들의 이동과 공강 시간에 안전을 살필 교원 등도 필요하다. 저출산으로 교사 정원을 줄이겠다는 교원 수급 계획을 다시 점검해 봐야 한다. 낯선 제도의 도입으로 학습격차가 심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행정법원의 어제와 같은 판결로 자사고 등의 일괄 전환이 예정대로 안 될 경우를 대비한 플랜B가 필요할 수 있다. 무엇보다 국내 고교 교육은 대입에 종속돼 있다. 고교학점제가 사교육 시장을 더 활성화할지, 모든 학생이 소질과 적성에 따라 다양한 교육을 받게 될지는 대입 개편 결과와 연결돼 있다. 그런데 그 대입 개편안은 2024년에야 나온다. 선후가 뒤바뀐 것이 아닌가 싶다. 지난해 12월 수능을 친 2002년생들은 2015년 교육과정 첫 세대지만 수능 개편이 늦어져 과거 체제로 시험을 보는 엉터리 같은 일을 당했다. 이런 실수는 재발하지 않아야 한다. 고교학점제 도입이 대입제도 개편 방향과 동시에 논의돼야 할 이유다.
  • “불법 촬영물, 보고 저장한 사람도 공범입니다”

    “불법 촬영물, 보고 저장한 사람도 공범입니다”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은 성착취물 ‘소비자’를 바라보는 사회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보는 사람도 공범’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n번방에 접속한 ‘관전자’에 대한 처벌 여론이 들끓었다. 정부는 성착취물 구매·소지자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관련 법을 강화했다. 다만 실효성 있는 처벌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경찰청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가 지난해 검거한 3575명 중 1875명이 구매·소지 사범이다. 전체 불법 성착취물 관련 사범의 52.4%에 해당한다. 여성계는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이 알려진 초기부터 성착취 영상 제작자나 유포자뿐만 아니라 영상을 소지한 이들에 대해서도 강력한 처벌을 요구해 왔다. 이에 따라 단순 소지자를 처벌하는 법 조항이 마련된 점은 긍정적인 변화로 꼽힌다. 지난해 5월부터 성폭력 특례법에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불법 촬영물을 소지·구입·저장·시청한 자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조항이 신설됐다. 그 전까지는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착취물을 소지한 경우만 처벌할 수 있었다. 올해부터 본격 적용되는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에도 ‘구매 사범’이 포함됐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구매 사범의 기본 형량은 징역 10개월~징역 2년인데, 상습범이거나 가중처벌 요소가 있으면 최대 징역 6년 9개월까지 선고가 가능하다. 성인 불법 촬영물 소지 사범의 경우 징역 6개월~1년이 기본 형량으로 권고된다. 다만 실제 법정에선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처벌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n번방 운영자 ‘켈리’ 신모씨가 텔레그램에서 판매한 영상을 구입한 문모(23)씨는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2254개를 다운받아 휴대전화에 소지하고 있었지만 처벌은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에 그쳤다. 문씨와 같은 방식으로 영상 4785개를 내려받은 이모씨도 지난달 서울서부지법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영미 변호사(법무법인 숭인)는 “과거 비범죄의 영역이었던 소지·저장 등 행위가 범죄화되며 처벌 범위가 넓어진 건 긍정적인 변화”라면서도 “아직까지 성착취 영상을 ‘내가 찍지만 않으면 괜찮다’고 생각하고 다운로드하는 것만으로 죄가 된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많아 계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n번방 그놈들, 한 명 빼고 감방 갔지만… 절반은 5년형 이하

    n번방 그놈들, 한 명 빼고 감방 갔지만… 절반은 5년형 이하

    ‘#n번방_끝까지_지켜본다’ 지난 한 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여성들의 선언이 어어졌다. 신고부터 선고까지 ‘그놈’을 감시하겠다는 일종의 다짐이기도 하다. 그 속에는 성범죄자에게 관대한 사법부를 향한 불신이 녹아 있다. 지난해 2월 ‘n번방 사건’에 분노한 여성들이 모여 텔레그램 성착취 대응 공동대책위원회가 출범했고 이어진 연대행동은 변화의 물꼬를 텄다. 대법원이 강화된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을 마련했고 18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통과된 ‘온라인 그루밍 처벌법’을 비롯해 여러 법안이 제정됐다. n번방 사건이 공론화된 지 1년, 성착취물 제작·유포·판매 사범들의 처벌 수위는 실제로 달라졌을까. 서울신문이 최근 1년간 검거된 성착취 영상을 공유하는 단체대화방 주요 운영자 및 공범 35명의 선고 형량을 분석한 결과 1명을 제외한 34명 모두 실형이 선고됐다. 불과 2~3년 전과 비교해도 차이가 두드러진다. 여성가족부 조사 결과 2017년 형이 확정된 아동 성착취물 제작 사범의 35.5%만 징역형이 선고됐다. 다만 중형이 선고되는 경우는 드물었다. 35명 중 절반에 가까운 16명이 5년 이하 징역형에 그쳤다. 징역 5~10년형은 10명, 징역 10~20년형은 7명이다. 도합 징역 45년형이 선고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6)은 예외적인 사례다. 사회적 주목도에 따라 선고 형량이 달라진다는 지적도 있다. 텔레그램 성착취와 관련, 지난해 신상공개가 결정돼 주목받은 7명 중 1심 선고가 난 5명은 모두 징역 10년 이상 중형이 선고됐다. 조주빈과 공범 강훈(15년)·이원호(12년), ‘갓갓’ 공범 안승진(10년), ‘제주도 오픈채팅방 사건’의 배준환(18년) 등이다. 반면 ‘고액방’ 10대 운영자 4명은 성착취물 1만 5000개를 판매해 3500만원에 달하는 이득을 챙겼는데도 징역 1년 6개월~5년형에 그쳤다. 9세 아동을 유인해 제작한 성착취물 11개를 유포한 ‘어린이갤러리방’ 운영자 정모씨도 지난해 11월 징역 5년형에 처했다. 공범들에 대해서는 범죄집단죄 적용이 변수가 되기도 했다. 박사방 일당은 범죄집단으로 인정되면서 범죄집단가입·활동죄가 적용된 공범들도 대체로 무거운 형이 선고됐다. 박사방 유료회원 2명에 대해 각각 징역 7년과 8년형이 선고됐을 정도다. 반면 범죄집단죄가 미적용된 n번방 운영자 ‘갓갓’의 공범 일부는 집행유예로 풀려나기도 했다. 여전히 제작이 아닌 유포나 소지 사범에 대한 경미한 처벌이 문제로 지적되기도 한다. ‘경남형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의 주범 김모(24)씨는 피해자 50여명의 나체 사진과 성착취 영상을 유포하고 영상 삭제를 요구하는 피해자에게 노출 사진을 강요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지난해 1월 징역 1년 2개월이 선고됐다가 반년 뒤 항소심에서 징역 10개월로 감형됐다. 김씨가 영상을 올린 텔레그램방은 참여자가 8000여명에 달해 피해 규모가 컸는데도 항소심 재판부는 “직접 영상물을 제작하지는 않았다”는 이유로 선처했다. 김현아(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 변호사는 “벌금형과 집행유예 선고가 대부분이었던 과거와 비교하면 n번방 사태를 계기로 실형 선고가 늘어난 추세”라면서도 “강화된 법정형과 양형 기준을 제대로 적용해 앞으로도 가해자에 대한 엄격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처벌 강화와 더불어 예방적 대책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천정아 변호사(법무법인 소헌)는 “n번방 사건이 충격을 준 건 가학적 성범죄 영상을 돌려보며 즐거워한 수많은 회원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인권 감수성 교육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일반고 전환·학점제 줄줄이 빨간불

    일반고 전환·학점제 줄줄이 빨간불

    3단계 로드맵 차질… 헌법소원이 변수자사고 법적대응·여론전 본격화할 듯 부산에 이어 서울에서도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지정 취소에 제동이 걸리면서 정부의 ‘고교 서열화 해소’ 정책에 미칠 파장도 주목된다. 교육부는 2025년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고 ‘고교학점제’를 전면 도입하는 등 자사고 운영성과평가를 둘러싼 논란과 무관하게 고교 서열화 해소를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갈등과 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18일 교육계에 따르면 정부는 ‘고교 체제 개편 3단계 로드맵’에 따라 자사고 등을 일반고로 전환해 왔다. 1단계에서 자사고와 외고의 ‘학생 우선 선발권’을 없앴으며, 2단계에서 각 교육청의 운영성과평가를 통해 일부 자사고를 지정 취소했다. 3단계는 ‘사회적 합의를 통한 일괄 일반고 전환’으로, 정부는 지난해 2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서 ‘교육감이 특목고와 자사고를 지정, 고시할 수 있다’는 조항을 삭제해 2025년 이들 학교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번 판결은 이 중 2단계인 ‘단계적 일반고 전환’을 뒤집은 것이다. 자사고와 국제고, 외고 등을 운영하는 학교법인들은 3단계인 일괄 일반고 전환에 대해서도 “헌법에 보장된 교육권과 교육제도 법정주의에 위배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행정소송은 자사고 운영성과평가 제도의 절차적 정당성을 따지는 것인 반면 헌법소원은 자사고 일괄 폐지 정책 자체의 정당성을 따지는 것”이라며 “이번 판결이 헌재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리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운영성과평가를 통한 일반고 전환 역시 일괄 일반고 전환과 같은 맥락이라는 점에서 자사고 폐지 정책에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 자사고 등이 법적 대응과 여론전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여 진통이 예상된다. 2025년 전면 도입되는 고교학점제는 단위 학교의 울타리를 허물고 교육과정을 공유한다는 구상으로 서열화된 학교 체제의 개편과 맞물린다. 헌법재판소가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의 손을 들어준다면 고교학점제의 구상에도 수정이 불가피하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살아난 자사고… ‘서열화 해소’ 제동

    살아난 자사고… ‘서열화 해소’ 제동

    서울 배재고와 세화고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을 취소한 서울시교육청의 처분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지난해 부산 해운대고가 부산시교육청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한 데 이어 서울 자사고도 잇따라 지정취소 처분 기각 결정을 받아내며 정부의 ‘고교 서열화 해소’ 정책 추진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 이상훈)는 18일 학교법인 배재학당과 일주세화학원이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자사고 지정 취소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평가기준의 소급적용은 처분기준 사전공표제도의 입법취지에 반하는 등 재량권의 일탈과 남용에 해당해 위법하다”면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이에 따라 배재고와 세화고는 한동안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이 소송은 2019년 7월 서울시교육청이 경희·배재·세화·숭문·신일·중앙·이대부고·한대부고 등 8개 서울 자사고에 대해 운영성과 평가점수 미달을 이유로 지정 취소를 결정하고 교육부가 이를 승인하면서 제기됐다. 앞서 법원은 이들 자사고가 본안 소송과 함께 제기한 집행정지 소송에서 취소 처분 효력을 정지하며 기한을 1심 판결 이후 30일까지로 정한 바 있다. 배재·세화고 측은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 기준 변경이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서울시교육청은 평가 항목과 변경 기준은 심사숙고돼 충분한 고지를 거친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이번 법원 판단은 해운대·배재·세화고를 제외한 전국의 나머지 7개 고교의 1심 선고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교육청의 운영성과평가를 통한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은 정부의 ‘고교 체제 개편 3단계 로드맵’ 중 2단계다. 정부는 3단계로 2025년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할 계획이나 2단계에서 제동이 걸리면서 난관에 빠지게 됐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강력한 유감을 표하며 즉각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자사고와 법정 공방 중인 부산, 경기도교육청 및 교육부와 협의하며 공동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11살 제자 성폭행·임신시킨 교장 사형 선고…인도 법원 이례적 판결

    11살 제자 성폭행·임신시킨 교장 사형 선고…인도 법원 이례적 판결

    인도 법원이 11살 제자를 상습 성폭행한 교장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더타임스오브인디아에 따르면 인도 파트나법원은 15일 아동성보호법(POCSO)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사립학교 교장 아르빈드 쿠마르(31)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건 성격상 사형 이하의 처벌은 내릴 수 없다”고 밝혔다. 비하르주 파트나 소재의 한 사립학교 교장 쿠마르는 2018년 7월부터 8월까지 최소 6차례에 걸쳐 11살 제자를 성폭행했다. 범행에는 같은 학교 교사 아비셰크 쿠마르(29)도 가담했다. 교사는 교장이 있는 숙직실로 피해 학생을 유인하고, 성폭행 장면을 촬영해 입막용으로 사용했다. 피해 사실을 알리면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제자를 협박했다. 교장의 상습 성폭행으로 피해 학생은 결국 임신에 이르렀다. 피해 학생의 부모는 같은 해 9월 잦은 구토 증세를 보이는 딸을 병원에 데려갔다가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교장의 성폭행으로 딸이 임신했다는 걸 알고 곧장 경찰에 신고했다. 교장과 교사의 범행을 파악한 사법당국은 피해 학생의 낙태를 허가하고, 태아의 DNA 샘플을 채취해 피의자들의 것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태아의 생물학적 아버지는 교장으로 드러났다.재판부는 “태아에게서 채취한 DNA 샘플 감정 결과 교장의 유전자와 일치했다. 피해 사실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로 유죄 확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형 이하의 형을 선고하는 것은 피의자 중심의 사법 제도를 만드는 꼴이며, 법정에 대한 국민 신뢰를 잃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며 교장에게 벌금 10만 루피(약 152만 원)와 함께 사형을 선고했다. 피해 학생을 유인한 다른 교사에게는 벌금 5만 루피(약 76만 원)와 종신형을 선고했다. 피해 소녀는 현재 낙태 수술 후 회복 중이며, 사건이 벌어진 학교는 문을 닫은 상태다. 이번 판결은 그간 성범죄에 대한 인도 법원의 미온적 판결에 비추어 볼 때 매우 이례적이다. 2012년 여대생 버스 성폭행 살해 사건 이후 엄격한 성범죄방지법이 제정됐지만, 잇단 솜방망이 처벌로 범죄 예방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여기에 성범죄 책임을 여성에게 돌리는 분위기까지 더해져 성범죄 근절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특히 아동성보호법(POCSO)에 대한 재판부의 해이한 해석과 적용은 법조계까지 의문을 품을 정도였다. 지난달 뭄바이법원도 12살 아동의 가슴을 더듬고 속옷을 벗기려 한 혐의로 기소된 39세 남성에 대해 “아동성보호법에 의거, 옷 위로 만진 건 신체 접촉으로 볼 수 없다”며 무죄 판결을 내려 공분을 샀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파트나법원의 아동성범죄자에 대한 사형 판결은 앞으로 비슷한 사건에 대해 보다 강력한 처벌을 기대할 수 있도록 하는 판례로 남을 전망이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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