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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외무성 기밀비 총리실 상납 파문

    외무성 간부의 거액횡령 사건이 연간 20억엔(한화 약200억원)에 이르는 내각 관방(총리 비서실격)의 비자금 불법전용사건으로 비화되면서 모리 요시로(森喜郞) 총리를 비롯,일본 정계가 발칵 뒤집어졌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중순 마쓰오 가쓰토시(松尾克俊·55) 전 외무성 요인외국방문지원실장이 총리 등 고위층의 해외방문업무에 사용하는 외교 기밀비 중 약 5억 5,000만엔(56억원)을 자신의 개인계좌에 입금해 사용해 온 사실이 밝혀지면서 시작됐다.경찰청이 마쓰오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외무성이 다양한 방법으로 기밀비를 유용한 사실이 밝혀졌다.가쓰토시실장은 지난달 25일 면직처리됐다. 외무성이 기밀비가 모자라는 내각 관방에 기밀비를 상납해온 사실도 이 과정에서 드러났다.기밀비는 일본 정부가 부처별로 원활한 업무를 추진하기 위해 사용하는 돈으로 지난해의 경우 외무성이 55억 6,578만엔으로 가장 많았고,내각관방이 16억2,400만엔 이었다. 일본에서는 예산에 정해진 경비를 타 성·청으로 이동하는것을 재정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도쿄신문은 8일 재무성과 외무성의 당시 담당 관리들의 증언을 인용,대장성(현 재무성) 주계국이 예산편성 단계에서외무성에 건넸다는 예산조정문서에 ‘관저분’,‘관저 보조비’ 등 상납 사실을 제시하는 구체적 항목이 들어 있다고보도했다. 이진아기자 jlee@
  • 100일 수행 “”話頭를 잡았느냐””

    7일 새벽3시 경남 합천 해인사.법고와 타종 소리가 잠든 삼라만상을 깨우며 새벽 예불을 알릴 때 선방과 인근암자엔 일제히 심상찮은 움직임이 시작됐다. 지난 100일동안의 고난한 수행을 마무리하는 동안거(冬安居)해제일.전국 사찰에서 모인 비구 40명과 해인사 강원 수좌 70명,약수암 금선암 삼선암의 비구니 70여명,그리고 원당암의재가불자 70명 등 모두 250명이 마지막 화두를 잡고자 가부좌를 틀고 안간힘이다.이제 몇시간 후면 각자 사찰과 집으로돌아가야 할터. 그동안 하루 10시간이상 화두를 잡으려고정진한 고행을 마무리하는 시간이다. 동안거는 음력 10월15일부터 1월15일까지 겨울철 100일동안산문 밖을 일절 나서지 않고 수행에 전념하는 기간.올해는전국 82개 선원에서 1,666명의 수좌가 동참했다.오전3시에일어나 공양과,경내를 걸어다니는 포행을 뺀 시간을 꼬박 좌선에 매달린다.해제 한달전 1주일간은 매일 18시간이상 부처님의 큰 뜻과 중생구제의 길을 찾기 위해 참선하는 용맹정진에 들어간다.수행을 견디지 못하고 중도탈락하는 수좌도 적지않다. 아침공양 뒤인 오전10시 대웅전인 대적광전에서 동안거 해제법회가 시작됐다.큰스님께 설법을 청하는 청법게(請法偈)가울려퍼지고 법석에 오른 해인총림 방장 법전(法傳)스님이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법어를 낸다.“큰 지혜는 바보같아 헤아릴 이 없나니/거두고 놓는 일에 구애될 것 없도다/고개돌려곁의 사람에게 물어보노니/그대의 남은 생명은 버린 뒤에도살아나는가.”법어에 이어 “해제를 했다고 화두를 놓고 다니는 놈은 때려죽여도 죄가 안된다는 옛말이 있다”고 큰스님 한말씀 곁들인다.다시 태어나도 화두만은 해결하겠다는 각오로 공부에임해야 하며 해제 후에도 세상에 나다니며 잘못 이야기하는일이 없도록 참구하면서 다니라는 말씀으로 법회는 끝난다. 이제 다시 만행을 떠날 시간.큰스님의 당부를 뒤로한 채 수행자들은 삼삼오오 바랑을 맨다.그동안 참선을 하면서 잠시나마 맺은 인연을 뒤로 접고 산문을 떠나는 수행자들의 고행은 계속 될 것이다. 합천 글 김성호기자 kimus@. *해인총림 방장 법전스님. “제 분수는 망각한 채 남의 흉만 보는 것은 도둑질이나 마찬가지로 우리 모두 자기반성에 철저해야 합니다.”동안거 해제법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법전스님은 “비단절의 주지나 소임자들 뿐만 아니라 공무원,일반 대중 모두제 역할을 잘 지켜야 사회질서가 올바로 선다”고 일침을 놓았다. 스님은 덕담을 청한 기자들에게 자세를 흐트리지 않은 채 또박또박한 목소리로 중국 당말송초 양기스님을 예로 들면서“양기스님은 절의 주지 소임을 볼 때 호롱불 2개를 준비해항상 개인 일과 절 일을 엄격히 구분해 썼다”면서 공과 사를 엄격히 구분할 것을 주문했다. “법전스님은 “요즘 물질적으로 풍요하기 때문에 도(道)가잘 성취되지 않는다”며 ‘기한발도심(飢寒發道心:도는 춥고배고플 때 나온다)’을 강조했다. 법전스님은 지난 96년 해인총림 방장을 맡아 조계종 단일 선원으론 가장 큰 해인총림의 명실상부한 정신적 지도자 노릇을 해왔다. 김성호기자
  • 사법부 새 심벌·캐릭터 나왔다

    현대적인 ‘정의의 여신’이 사법부의 새로운 심벌로 사용된다.법복을 입은 판사를 우화적으로 표현한 ‘사이버 캐릭터’도 탄생했다. 대법원은 28일 1년여의 작업 끝에 정의의 여신 등 조직 이미지 통합(Corporate Identity·CI) 작품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저울과 법전을 들고 있는 ‘정의의 여신’은 현대 감각에 맞게 새롭게 디자인해 대(對)국민 서비스와 정의에 대한 의지를 담았다.명함과업무용 봉투,표창장,초청장,신분증,파일 등 각종 서류 등에 찍는 것은 물론 현판,안내 표지판 등 법원과 관련된 각종 시설의 심벌로 사용한다. 기존의 사법부 슬로건인 ‘자유,평등,정의’도 법원 내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만든 ‘공정한 눈으로 밝은 세상을 만듭니다’라는 슬로건과 함께 사용한다. 박홍환기자stinger@
  • 이원종·권영해씨 곧 재소환

    ‘안기부 예산 구여권 불법지원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金大雄)는 28일 이원종(李源宗)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권영해(權寧海)전안기부장을 금명간 다시 소환조사한 뒤 사법처리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검찰은 이전수석과 권전부장의 당시 위치로 볼 때 안기부가 1,200억원대의 예산을 구여권에 지원한 사실을 몰랐을 리 없는 것으로 보고안기부 예산의 불법전용을 공모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95년 지방선거 당시 민자당에 지원된 257억원 중 후보들에게전달된 것으로 확인된 8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이 당 운영비등으로 사용된 사실을 확인,당시 민자당 사무총장이던 김덕룡(金德龍)의원 등 지도부의 개입 여부를 캐고 있다. 한편 법무부는 한나라당을 상대로 안기부 예산 940억원의 환수 소송을 낸 것과 관련,27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가예산 횡령에 대해 법적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로 소송 제기는 불가피했다”고밝혔다. 박홍환기자 stinger@
  • 與野 “민심 우리편” 정략적 해석

    설 연휴 동안 지역구를 찾은 여야 의원들은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인내가 한계에 다다랐음을 실감했다. 그러나 정치권에 등을 돌린 민심을 되돌리려는 전향적 태도를 보이기보다는,민심이 자기 당에 우호적이라는 선전에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민주당]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강한 여당을 주문하는목소리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박상규(朴尙奎·인천 부평갑) 사무총장은 “민심은 정치권이 아무리뒤흔들고 왜곡하더라도 정확하고 과학적”이라며 “안기부예산 불법전용에 대한 여론이 우리 당에 호의적인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주장했다. 천정배(千正培·경기 안산을) 수석부총무는 “강한 정부,강한 여당에 대한 기대를 느낄 수 있었다”며 정부 정책을 신뢰하는 희망적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장밋빛 분석을 내놓았다. 이낙연(李洛淵·전남 함평·영광) 의원은 “정국 주도권을 확실히잡지 못하고 있는 민주당에 강력한 여당의 모습을 보여 달라는 주문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송훈석(宋勳錫·강원 속초·고성·양양·인제) 의원은 “지방경제와 서민경제가 악화돼 중산층이 없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경기부양책을 서둘러 줄 것을 정부에 주문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민심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면서 변화의 필요성을역설했다. 하지만 지도부는 여당에 대한 공세를 강화해 ‘민심 따로,전략 따로’의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김원웅(金元雄·대전 대덕)의원은 지역민들이 “살기도 어려운데 정치권이 싸움만 한다.여당이든 야당이든 다 똑같이 나쁘다”며 비난일색이었다고 전했다.박희태(朴熺太·경남 남해·하동) 부총재도 “모든 게 정치 탓이란 불만이 팽배해 있었다”고 털어놨다.그러나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야당 때려잡기에 혈안이 돼 있는 현 정권의 무도함을 국민들은 낱낱이 꿰뚫고 있었다”며 민심 가운데 유리한 부분만 부각시켰다. 김기배(金杞培) 사무총장은 “여권이 안기부자금 사건과 관련,우리당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낸 데 맞서 명예훼손소송을 낼 것”이라며 “정권의 탄압이 계속된다면 소속 의원 전원이 사퇴하고 정권 타도를 위해 일전을 불사할 것”이라고 한 술 더 떴다. [시민단체] 민심이 갈 데까지 갔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입을 모았다. 극심한 정치혐오증으로 정치 붕괴까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참여연대 이태호(李泰鎬) 시민감시국장은 “지난해 총선 때 낙선운동을 할 때보다 민심이 더욱 악화돼 있다”며 “국민들은 이제 허탈감을 넘어 무력감까지 느낄 정도”라고 말했다.경실련 고계현(高桂鉉) 시민입법국장은 “정치권이 민심을 과소평가할 경우 내년 지방선거와 대선,나아가 다음번 총선에서 예상보다 훨씬 혹독한 유권자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락 김상연기자 jrlee@
  • 강삼재의원 혐의 구체 입증이 과제

    검찰이 22일 안기부 선거자금 불법지원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기섭(金己燮)전 안기부 운영차장과 강삼재(姜三載)의원을 기소하면서 검찰수사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지난해 고속철 로비자금 추적 도중 우연히 뭉칫돈을 발견한 검찰은 7개월간에 걸친 계좌 추적을 통해 국가예산 전용사건의 실체를 일부밝혀냈다.하지만 강 의원에 대한 구체적인 국고횡령 공범 혐의 입증과 김영삼(金泳三)전 대통령 부자의 연루 여부 등은 검찰이 풀어야할 과제로 남아 있다. ■검찰이 밝혀낸 사실 검찰은 이 사건을 김 전 차장과 강 의원이 공모해 안기부예산을 선거자금으로 불법 전용한 ‘국가예산 횡령사건’으로 규정했다.김 전 차장은 95년 안기부예산 중 1,197억원을 불법전용해 96년 총선과 95년 지방선거에 각각 940억원과 257억원으로 나누어 지원했다. 강 의원은 이중 총선에 지원된 940억원의 예산 횡령을 공모했다.95년지방선거에 참패한 당시 여당이 안정된 국정운영을 위해 96년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 확보가 절실했지만 노태우(盧泰愚)전 대통령과 재벌기업들에 대한 사정이 이뤄지던 당시 상황에서 기업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국가예산을 불법적으로 전용했다는 것이다. 총선에 지원된 940억원은 강 의원이 관리하던 차명계좌를 거쳐 200여명의 총선 후보들에게 수천만∼수억원씩 지원됐고,지방선거자금 257억원은 민자당 관련 계좌를 거쳐 지방선거 후보들에게 전달됐다. 이 과정에서 ‘김기섭-강삼재’ 라인 외에 권영해(權寧海) 당시 안기부장과 이원종(李源宗)청와대 정무수석,홍인길(洪仁吉)총무수석 등문민정부 핵심 실세들이 개입한 단서도 일부 포착됐다. ■남은 과제와 수사 전망 검찰은 강 의원의 신병 확보를 사실상 포기한 채 국고 횡령의 공범으로 불구속 기소했지만 재판과정에서 구체적인 혐의 입증은 검찰의 몫이다.검찰은 이를 위해 안기부 계좌에서 출금된 돈이 어떠한 경로를 거쳐 강 의원을 통해 신한국당에 입금됐는지를 밝혀내야 한다. 김 전 대통령과 차남 김현철(金賢哲)씨의 개입 여부와 아직 사용처가 확인되지 않은 662억원의 행방,또다른 안기부예산 유용은 없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이밖에 선거에지원된 안기부자금의 정확한 조성 경위,당시 신한국당 고위 간부들의 개입 여부를 밝히는 것도 검찰에 맡겨진 숙제다. 이상록기자 myzodan@
  • [사설] 카드 거부업체 처벌하라

    서울 전자상가에서 물건을 사고 신용카드를 내면 물건값외에 1.5∼5%의 가맹점 카드 수수료를 소비자에게 별도로 전가시키는 자영업체들이 아직도 적지 않다고 한다.또 신용카드를 거부하고 현금으로 달라고 요구하는 곳도 자영업체중 절반에 달한다. 작년부터 시행된 신용카드 영수증 복권제로 소비자들의 카드 사용액이 전년보다 1.7배나 대폭 늘었지만 최근 드러난 자영업체들의 의식수준은 ‘신용사회’에서 한참 뒤떨어져 있다.카드사용액의 증가는자영업체들의 매출액 노출과 정확한 과세 등을 통해 고질적인 탈세를줄임으로써 그야말로 ‘조세혁명’을 가능케 한다. 그런데도 자영업체들의 카드 기피경향은 여전하며 이에 대한 관련 당국의 대처가 소극적이어서 문제다. 우리는 특히 서울 용산전자상가나 테크노마트 등 전자전문 상가,귀금속상,학원,약국과 변호사,세무사 등 고소득 전문직종이 여전히 신용카드의 ‘사각지대’로 남아있는 점에 주목한다.자영업체들은 카드가맹점 가입을 꺼리거나 카드 결제를 기피하는 이유로 가맹점 수수료가 너무 높은데다 수수료만큼 이익이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물론 수수료를 재조정할 여지는 있다. 그러나 자영업체들이 카드결제를 거부하는 보다 큰 이유는 매출액은폐와 탈세의도 때문으로 보인다.따라서 카드결제 거부를 간단히 넘길 일이 아니다.그런데도 국세청,금융감독원과 여신금융협회 등 관련기관간에 정보교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카드 거부업체를 제대로 처벌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든다.자영업체가 카드수수료를소비자에게 부담시키는 행위는 현행 법상 1년이하의 징역 등에 처할수 있지만 지금까지 불법 수수료를 받은 업체가 처벌된 경우는 거의없었다.소비자들의 민원을 처리하는 여신금융협회는,수수료 전가혐의가 짙은 업체에 경고장만 보냈을 뿐 실제 처벌은 금융감독원이나 가맹점 사항이라고 미루고 있다.금감원은 가맹점 처벌을 신용카드회사소관으로 돌린다.신용카드회사는 길거리에까지 나서 가입자 유치와가맹점 확대 경쟁을 벌이면서 일부 무자격자에게도 카드를 발급하는데도 불법 가맹점 처벌에는 미온적이다. 카드수수료를 불법전가하는 업체 처벌에 국세청과 금감원 등은 직접 나서야 한다.현재 막연하게 되어있는 카드 결제 기피업체에 대한벌칙 내용을 구체적으로 정하는 조치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또 국세청은 카드 결제와 가맹점 가입을 기피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탈세여부를 집중 조사할 필요가 있다.신용카드 사용확산은 고질적인 탈세를줄인다는 점에서 정부는 경제개혁차원에서 신용카드 문제에 접근하길바란다.
  • 안기부예산 환수 할수 있나

    옛 여당에 선거자금 등으로 지원된 안기부 예산을 환수할 수 있을까. 불법 횡령된 안기부 예산을 환수해야 한다는 여론이 고조되고 있는가운데 검찰은 국고환수를 위한 법률적인 검토작업에 착수한 것으로확인됐다. 검찰 고위관계자는 9일 “법률적으로 간단하지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불법 횡령된 안기부 예산을 국고에 환수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이 검토중인 법률은 ‘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특례법’의 몰수와 추징 등에 관한 특례 규정.이에 따르면 특정 범죄를 저지른 공무원이 불법행위로 얻은 재산이 남아있으면 몰수하고,불법행위로 얻은재산이 없으면 추징하도록 돼 있다.공무원과 공모,횡령한 재산이 공무원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귀속된 경우에도 몰수나 추징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검찰은 공무원 신분으로 안기부 예산을 불법전용해 당시여당에 지원한 김기섭(金己燮) 전 안기부 운영차장에게 특례법을 적용,지원금 1,192억원을 몰수 또는 추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이를공모한 것으로 의심되는 강삼재(姜三載) 당시 신한국당 사무총장 등옛 여권 관계자들도 재판에 회부돼 형이 확정되면 마찬가지 절차를밟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돈을 받은 대다수의 정치인들이 안기부 자금인 줄 몰랐다고주장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국고 추징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일부 법조계 인사들은 “민자당과 신한국당의 후신인 한나라당이 당시 선거자금이나 당운영비 등으로 지원된 돈 가운데 일부를 당사나 부동산 등의 형태로 보관하고 있다면 몰수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어 주목된다. 박홍환기자 stinger@
  • 안기부 자금 217억원 지방선거서도 舊與지원

    안기부 예산이 옛 신한국당의 96년 총선자금으로뿐만 아니라 민자당의 95년 6·27 지방선거 선거자금으로도 불법 전용된 것으로 밝혀졌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金大雄)는 5일 1,157억여원의 안기부 예산을 불법전용해 여당 총선자금과 지방선거 자금으로 지원한 김기섭(金己燮)전 안기부 운영차장을 국가정보원법의 정치관여 금지 위반과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국고손실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또 안기부 예산의 신한국당 유입 사실을 밝혀냄에 따라 당시 신한국당 선대본부장을 맡았던 한나라당 강삼재(姜三載)부총재에게자진 출두하도록 통보했다.강부총재는 이날 검찰의 출두 통보에 대해 “당과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안기부 운영차장으로 재직하던 95년 10월부터 96년 1월까지안기부 예산 940억여원을 불법 전용,당시 여당 신한국당이 관리하는차명계좌를 통해 총선자금으로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김씨는 또 6·27 지방선거를 앞둔 95년 5월부터 6월 초에도 안기부 예산 217억원을 인출해 당시 여당이던 민자당 선거자금으로불법 지원한 것으로드러났다. 김씨는 이날 서울구치소로 가면서 “안기부법상 예산 최고책임자는안기부장이 아닌 운영차장인 만큼 예산 집행에 문제가 있다면 처벌을 달게 받겠다”면서 “누가 지시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윗선의개입을 부인했다. 검찰은 이날 고속철도 차량선정 로비사건과 관련,로비스트 최만석씨(60·수배)로부터 5억원을 받은 혐의로 황명수(黃明秀)전의원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구속 여부는 6일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결정된다. 김전차장이 구속됨에 따라 검찰은 조만간 강부총재 외에 구 여권 지도부와 권영해(權寧海)전안기부장을 불러 총선자금 지원 개입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또 당시 신한국당 선대위원장이었던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도 소환 조사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박홍환 이상록기자 stinger@
  • [외언내언] 2000년 국제법정

    지난달 30일 일본 도쿄고등법원은 일본군 위안부로 7년 동안 혹사당한 재일 한국인 송신도(78) 할머니가 일본 정부를 상대로 사죄와 1,200만엔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항소심 판결에서 위안소 설치는 당시의국제법 위반이라는 판결을 했다.위안소 설치가 국제법 위반이라는 일본의 사법판단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재판부는 그러나 송할머니의 손해배상청구에 대해서는 “재일한국인의 배상청구권은 한·일청구권협정 체결 20년이 경과한 1985년에 소멸됐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6일 일본대사관이 입주해 있는 광화문 교보빌딩 옆 가로공원에서는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의 제438차 수요시위가 열렸다.이날 시위는집행부가 7일부터 12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2000년 일본군성노예전범 국제법정’(이하 ‘2000년 국제법정’) 참가차 떠나고 없어 조촐하게 치러졌지만 1992년 1월8일 첫 집회 후 9년 동안 계속돼온 시위의 열기는 여전했다. ‘2000년 국제법정’은 1998년 4월 유엔여성단체 모임에서 일본의시민단체 대표인 마쓰이 야요리가 제안,같은달서울에서 열린 제5차아시아연대회의에서 그 개최가 결정된 것이다.남북한 중국 대만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일본 등 9개국 시민단체가 공동개최하는 법정에는 1,000여명의 세계 인권 평화 여성단체들이 참여한다.한국에서는 위안부 할머니 24명을 포함해 모두 220명이 참가하는데 특히 남북한은 공동으로 작성한 일왕(日王) 히로히토(裕仁·1989년 사망)에 대한 기소장을 제출한다. ‘2000년 국제법정’ 행사는 국제공청회·문화행사도 곁들인다.법정에서는 위안부 할머니를 대신해 각국 검사단이 일왕 히로히토 등 전범들을 고소하며 국제형사재판소(ICC) 유고전범재판에 참여했던 커크맥도날드와 국제법전문가 크리스틴 친킨 등 판사단 6명이 고소장과위안부들의 증언을 토대로 심리하고 판결을 내린다. 이 행사는 아시아 8개 피해국과 일본의 시민단체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상징적인 인권법정이란 점에서 법적 구속력은 없다.그러나 전쟁당시 성노예 범죄에 대한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받아냄으로써 인간으로서 명예회복과 존엄성을 회복하고 이같은 범죄의 재발 방지를 위해세계적으로 명망높은 판사들이 일본정부의 잘못을 판결한다는 뜻에서의미있는 행사다. 이처럼 ‘2000년 국제법정’이 세계인들의 관심 속에 일본군 성노예 범죄에 대한 책임자의 처벌을 공개적으로 추진하고있는데도 일본은 여전히 1965년 한·일조약으로 이미 과거는 청산됐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은 답답한 일이다. 박찬 논설위원 parkchan@
  • 신간 맛보기

    ◆단순함이 최고의 경쟁력이다(빌 젠슨 지음,신현승 옮김,해냄 펴냄) 정보화와 신속화 물살이 거셀수록 정말 중요한 일만 쏙쏙 집중적으로 해치우도록 업무를 설계해야 기업이 경쟁력 있어진다는 주장을 담았다.그같은 업무설계의 키워드가 바로 단순함이다.이는 능률,효율성의 동의어에 다름아니다.이를 위한 기법으로 잔가지를 잘라버리는 스토리 텔링,선택을 위한 프로젝트 설계,곧 노동시장에 합류할 N세대다루는 법 등이 제시됐다.‘중요한 일은 더 많이,중요하지 않은 일은 더 적게’를 부르짖는 지은이는 컨설팅 회사 최고경영자.9,000원◆아름답고 평등한 퀴리부부(에브 퀴리 지음,장진영 옮김,동서고금펴냄) 퀴리부인 둘째딸이 쓴 정본 전기의 완역.러시아 치하의 폴란드에서 러시아인 장학관의 질문에 러시아어 주기도문 등으로 답하곤 민족적 모멸감에 눈물떨구던 어린 소녀 마리아 스클로도프스카의 일화는 한때 우리 교과서에까지 실렸다.남편 피에르 퀴리와의 만남과 티없는 영혼의 결합,자전거 두대로 오른 신혼여행길,동반자적 결혼생활과 급작스런 사별,이후 고독 속에서도 꿋꿋이 학문의 길을 완성해간퀴리부인의 족적이 손에 잡힐듯 그려졌다.1만5,000원◆한국 회화사 연구/한국의 미술과 문화(안휘준 지음,시공사 펴냄)국내 처음으로 한국 회화사를 전공한 서울대 고고미술사학 교수의 30년 연구성과를 집대성한 학술서.‘한국 회화사 연구’에서는 우리나라의 회화가 이미 삼국시대부터 한국적 화풍을 뚜렷하게 형성했고 그 전통이 현대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밝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한국의 미술과 문화’에는 한국미술의 시대별 개요와 흐름,미술문화재와미술유적,미술문화 연구 등에 관한 글을 담았다.조선총독부 건물의철거나 국립박물관의 지방자치단체 이관문제 등 시사성 강한 글도 실었다.3만5,000원과 1만8,000원◆한국헌법사(김영수 지음,학문사 펴냄) 고조선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의 국가 최고규범 및 헌법을 분석.북한헌법사를 정리하며 통일한국헌법전도 전망.인간의 자유와 평등이라는 인류 보편의 원리에 바탕을 두고,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보호받고,국가권력이 국민에 의해 끊임없이 통제되는 민주법치국가 원칙에 입각한 헌법질서를통일한국에서도 담보해낼 것을 역설.국가권력의 횡포를 극복하기 위해 시민사회와의 대칭성 확보를 위한 권력견제장치의 보강과,정보화된 새천년 첨단기술사회에 적응할 신주권론 등을 한국헌법학의 연구과제로 제시.3만원
  • 법률신문 창간 50돌 기념식

    법조전문지 법률신문이 창간 50주년을 맞는다. 법률신문(발행인 李宅珪)은 창간 50주년을 맞아 1일 낮 12시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기념식을 갖고 오후 6시에는 서울 라마다 르네상스호텔에서 법조 기관장과 원로 법조인들을 초청,리셉션을 연다. 지난 50년 12월1일 최대용(崔大鎔)변호사가 창간호를 낸 법률신문은 60년 법인등기를 하면서 주식회사로 발족했다.몇번의 증면 과정을 거쳐 지금은 타블로이드판으로 16면을 월·목요일 주 2회 발행한다. 법률신문은 신문발행 외에도 신법전,법조인대관,신법률학 대사전,신법률서식대전 등을 발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인터넷 법률신문도 만들었다.
  • [기고] 美 선거법은 州法이 우선

    미국 대통령 선거와 관련,플로리다 주 법원이 15일(이하 한국시간)주법(州法)에 의한 개표 마감시한 준수를 결정했다.이에 따라 혼란을거듭했던 선거는 일단 법적으로는 개표가 끝났으며, 부재자 투표 결과를 합산해 18일 최종 결과가 발표될 전망이다. 아직도 불씨를 남겨두고 있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 과정을 지켜보면서 국내에서는 미국의 선거 관련법이 모호해 혼란을 불렀다는 지적들이 많다.그러나 이는 미국의 정치형태와 법률체계를 잘 모르고 하는소리다.미국의 선거는 연방법이 아닌,전적으로 주법에 근거해 치러지며 선거에 관한 한 주법이 최우선이다.모든 선거관리 업무는 주정부나 지방정부(시·카운티)가 맡는다.선거관리와 선거구,그리고 투표권등에 관한 법률은 주법으로 자세하게 규정하고 있다. 주(州)를 바탕으로 국가를 이룬 미국에서는 주의 힘이 연방정부 못지않게 막강하다.연방법이 주법에 우선할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미국에서는 연방법이 주법을 하위법으로 취급할 수 없으며 철저하게 독립적이다. 미국의 연방헌법은 법조문이몇 개 안되지만 개정은 무척 어렵다.그러나 주법은 매우 복잡하고 많으며,상세한 조항으로 짜여 있는 게 특징이다.연방법에서 다루지 않는,사생활과 관련된 세세한 사항까지 망라하고 있는 ‘생활법’의 성격을 띤다. 주법에는 예를 들어 이런 규정도 있다.‘여성이 옷을 벗고 춤을 추려면 시청 청사로부터 38마일 이상 떨어진 곳에서만 가능하다’.그만큼 상세하고 명쾌한 규정을 갖고 있는 것이 미국의 주법이다. 미국 건국 이후 100번 이상 고친 주법이 있을 정도로 개정도 용이하다.시류에 따라,상황의 변화에 따라 실생활에 맞추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에서 첨예한 쟁점 지역인 플로리다의 주법에는 ‘개표 마감시한은 투표마감 후 1주일째 되는 날 오후 5시’로 명시돼 있다.올해는 그 시한이 미국 현지시각으로 14일 오후 5시였다.이 시간 이후에 개표되는 것은 카운트를 할 수 없다는 것이 이 규정의 요지다. 이 규정은 그동안 사문화되다시피 했다.심지어 양 후보측 진영과 선거관리위원 등 직접적인 선거 관련자들조차 일이 터지고 나서야 이조항이 있다는 걸 알았을 정도다.역대 대통령 선거 사상 이 조항이한번도 쓰인 적이 없고,그래서 평상시에 수백 페이지에 이르는 주법조항을 들춰볼 필요조차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그러나 미국인들은 어떤 일이라도 법적으로 문제가 되면 반드시 주법전을 찾아보며,관련조항은 어김없이 있었다. 백과사전같은 지닌 주법에도 문제는 있다.어느 정당이 그 주를 장악하느냐에 따라 개정되기 일쑤다.다수당이 되면 선거구를 ‘마음대로’ 획정하는 폐단이 대표적이다.이번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이 플로리다주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주내(州內)의 팜비치 카운티 등 일부 시와카운티에서 민주당원들이 많아 그들의 주장에 의해 수(手)개표로 이어졌다.그 결과 두 당 대통령 후보의 득표에 변화가 있어 법정소송까지 이어지게 댔다. 이번 개표 과정에서 민주당 선거 담당자들은 이 규정을 모르고 수(手)개표 작업을 질질끌었다.뒤늦게 사실을 알았지만 주 법원이 이미개표마감 시한을 결정한 마당이다.물론 주법원 판사가 이번 대선에서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만큼 마감시한 이후의개표상황에 대해 선관위원장이 재량권을 발휘하라는 판결을 내려 또 다시 논란의 불씨를남겨 놓았다.재량권을 발휘하라 했지만 법원의 결정은 엄연히 법적효력을 갖기 때문이다. 양 후보의 표차가 아주 미미하거나 결과가 뒤집히면 문제는 간단치않을 전망이다.민주주의의 종주국을 자처하는 미국이 이 혼란을 어떻게 헤쳐나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함성득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 행정포커스/ 정부 위원회 정비 어디까지 왔나

    *현황과 개선방향. 정부 부처 산하 각종 위원회가 너무 많다.정부위원회는 327개다.대법전(大法典)에 기재된 법률의 숫자는 모두 971개다.거칠게 말하면법률 세 개에 정부위원회 하나가 있는 꼴이다. ‘327’이라는 숫자도 행정자치부와 기획예산처가 합동으로 98년부터 각 부처의 위원회를 대대적으로 정비한 결과다.당시 법률과 대통령령에 근거한 정부위원회만 무려 372개였다.부령·훈령에 근거한 위원회와 각 부처 공통위원회 등은 제외한 수치다. 한때 위원회 공화국이라는 말이 나돌정도였다.당시 129개를 폐지한다는 정비 계획을 세워 정리에 들어갔다.하지만 그동안 80여개의 위원회가 신설돼 전체 숫자에는 큰 변화가 없다.위원회 정비사업은 지난 81년부터 2,3년에 한번씩 해왔다.다음 위원회 정비는 내년으로 예정돼 있다. 단순히 ‘숫자가 너무 많다’는 것은 문제는 아니다.진짜 문제는 제 역할을 못하는 위원회가 적지 않다는 점에 있다.행정자치부에서 정부위원회 정비를 주기적으로 하고 있음에도 불필요하고 유명무실한위원회가 여전히 남아 예산상,행정적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위원회 현황과 역할,개선방향 등을 점검해 본다. ◆위원회 정비원칙=위원회 정비는 ▲필요성이 없는 위원회 폐지 ▲중복기능 위원회 통합 ▲설립목적과 연결된 핵심기능 강화 ▲위원 숫자 및 직급의 합리적 조정으로 운영 효율성 제고 ▲위원회 신설·폐지에 대한 제어 시스템 구축 등을 원칙으로 했다. 또 정부위원회 신설시 설립목표를 완료하면 자동으로 해산하는 ‘일몰제’를 도입,실효성없는 위원회의 난립을 봉쇄한다는 원칙이다. ◆유명무실 위원회 실태=평화의댐 건설추진위원회와 서해안개발추진위원회가 아직까지 남아있는 것이 대표적이다.지난 86년 설립된 평화의댐 건설추진위원회는 98년 1월 회의를 가져 계속 존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88년 설립된 서해안개발 추진위원회도 마찬가지다.이밖에도 회의실적이 거의 없는 위원회들이 많다.지난 94년 9월 설립된 고용정책전문위원회는 98년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회의를 갖지 않았다.이외에도 최근 몇년간 연평균 1회의 회의도 갖지 않은 ‘서류 위원회’는 즐비하다. ◆부처별 위원회 관리현황=각 부처는 위원회의 현황을 그때 그때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위원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데 일조하는 셈이다. 위원회 관리 업무는 각 부처 행정관리담당관실에서 맡고 있다.하지만 연말 행정자치부 조직정책과에 보고하기 위해 현황을 점검하는 것 외에는 해당 부서에 맡겨놓고 있다.위원회 현황에 대한 파악이 없어 회의실적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부처도 교육부,문화관광부,정보통신부 등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부 행정관리담당관실 관계자는 “어떤 위원회가 회의를 했는지안했는지는 우리도 알 수 없다”면서 “각 부서에서 위원회 현황을맡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총괄해서 파악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구체적인 현황을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불필요한 행정조직의 남발을 막기 위해 행자부에서 계속 정비사업을하고 있지만 이처럼 무관심한 몇몇 일선 부처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행정자치부 서필언(徐弼彦) 조직정책과장은 불필요하거나 기능을 다한 위원회의 존재에 대해 “문제의식은 느끼고 있지만 위원회 정비를 위해 법률을 바꿀 수는 없는 일”이라면서 “법률을 개정하면서 위원회도 정비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모범사례 노동부 규제심사위. 지난 98년 3월에 설립된 노동부 ‘규제심사위원회’의 경우는 활발한 개최실적으로 ‘모범 위원회 사례’로 꼽힐 만하다.설립 연도에는 9차례,99년 10차례,올해들어 4차례나 개최됐다. 당연직 공무원 7명과 외부인사 8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회의가 열릴 때마다 90%에 이르는 높은 참석률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단순히 위원회가 열린 수치와 참석률만이 규제심사위원회의 성과를 가늠하는 평가항목이 될 수는 없다. 규제심사위원회는 회의를 통해 노동관련 규제 420건 중 211건을 폐지시켰다.올해의 경우 노동부 소관 하위규정과 산하단체를 포함한 324개 규정,9,079개 조항을 검토했다.이 가운데 1,059건을 폐지하고 443건을 개선하는 등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회의 개최에 앞서 일주일전 위원들에게현안에 대해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안건 예비검토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사회적 논란의 여지가 많은 주요 쟁점에 대해서는 며칠 앞두고 E-메일을 보내 회의의 쟁점을 알려주고,철저히 준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위원회 간사인 이채필(李埰弼) 행정관리담당관은 “격론을 벌여 회의시간을 3시간을 넘기는 경우도 많다”면서 “의사결정에 깊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결과 역시 합리적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이처럼 제도의 운영이 남다르다는 점과 함께 각 위원회가 고유한 기능과 업무내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위원회가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도 건설교통부 산하 ‘사회간접자본추진위원회’는 신공항이나 고속철도건설 등 중요한 정책결정 사항을 자문·심의하는 역할을톡톡히 하고 있고,행정자치부의 ‘지방이양추진위원회’는 발족이후지금까지 총 12개 부처 소관 222개 사무를 지방으로 이양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여경기자 kid@. *金秉燮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정보와자료를 공유하려는 열린 자세가 필요합니다”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김병섭(金秉燮) 교수는 300여개가 넘는 정부위원회가 제 기능을 하게 하려면 위원회 개최전에 미리 회의 내용 등을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원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이유로 우선 제도를 집행하는 공무원들의 자세를 꼽았다. 그는 “회의를 자주 하지도 않지만 어쩌다 하는 회의도 자료를 미리 주지 않고 회의당일 도착해야 나눠주기 일쑤다”고 말했다.이렇게되면 미리 검토해 체계있는 고민을 내놓지 못한 채 ‘겉핥기식 조언’에 그치게 된다는 것이다.위원들이 정보가 불충분할 경우 피상적인논의로 일관하거나 정부안에 동조적으로 발언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하지만 만약 단 일주일 전에라도 자료 등을 위원들에게 준다면 논의는 활성화될 수 있고 이것은 제대로 된 정책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나도 몇몇 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여해 봤지만 실망만이쌓였을 뿐”이라면서 “이런식의 위원회 운용은 공무원 책임을 면하고 명분을 쌓기 위한 겉치레 행정의 전형으로 남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처럼 대외용으로 존재하거나 정부안의 권위를 싣거나 공무원들의 책임을 면하기 위해 꾸린 위원회라면 제대로 된 자문이나 심의 기능이 이뤄질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위원회 숫자는 많지만 구체적인 전문가 인력풀(pool)은 거의 없다시피 한 것이 우리 사회의 형편이기 때문에 교수 한 사람이 몇개의 위원회에 중복해서 위원을 맡고 있다.명망가를 원하는 위원회특성상 같은 사람이 몇몇 위원회에 겹쳐 자리를 차지할 수밖에 없어‘그 얼굴이 그 얼굴’이라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위원회는 공무원의 부족한 전문성을 보완하고 민간의전문인력을 행정에 활용해 더욱 질 높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더욱 활성화돼야 한다”면서도 “아무리 훌륭한 제도라도 운용을 제대로 못한다면 없느니만 못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결국 중요한 것은 ‘제도를 운용하는 사람’이라는 것.김 교수는“참여한 위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박록삼기자. *지자체 위원회 실태는. 정부의 각종 위원회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지만 사정은 지방도 마찬가지다.심지어 일부 위원회는 몇년동안 한번도 회의를열지 않아 형식적인 운영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6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시교육청 산하 34개 위원회의 최근 3년간 회의 개최 횟수는 연간 2.6회에 불과했다.특히 기획평가자문위원회,수강료조정위원회,사회교육협의회 등 8개 위원회(23.5%)는 지난 3년간 단 한 차례도 회의가 열리지 않았다. 충북도교육청 산하 각종 위원회도 최근 3년간 활동이 극히 저조한것으로 드러났다.26개 위원회 가운데 최근 3년간 회의 개최 횟수는연간 2.8회에 그쳤다.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 등 7개 위원회는 지난3년 동안 단 한번도 개최되지 않았다.위원회가 처리한 안건도 연간 4.2건이다. 경북도에서도 78개 위원회 가운데 올들어 단 한차례만 회의를 연 위원회가 19개(24.4%)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게다가 96·97년에 설치된 뒤 지금까지 회의를 갖지않는 등 활동 실적이 전혀 없는 위원회도 6개나 됐다. 이밖에 대구시(69개)는 42%인 29개,충남도(80개)는 41%인 33개 위원회가 올해 회의를 한번도 갖지 않았다. 마산 창원 김해등 경남 서부 지역의 범죄예방위원회는 공식적인 전체 모임은 거의 없이 해마다 2∼3차례 일회성 행사를 갖는데 그치고있어 재정운영 및 활동상황을 알 수 없는 위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김영중기자 jeunesse@.
  • [대한광장] 육아휴직, 미래에대한 투자

    최근 정부에서 육아휴직자에게 고용보험을 통하여 통상임금의 30%를지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아이가 돌이 될 때까지는 육아를 위해 휴직할 수 있다고 남녀고용평등법에서 명시한 지 13년이 지났건만,실제로 이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 곳은 전체 사업장의 2.3%에 불과할만큼 육아휴직제는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출산휴가조차 다 찾아 쓸 수 없는 사내 분위기에서 만약 육아휴직을 받았을 때 돌아 올부서 전환이나 해고 등의 불이익이 두렵고, 또한 식구는 늘어났는데휴직기간중 무급으로 견뎌야 하는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엄두를 내지못한 까닭이었다. 이렇듯 법전 속에 갇혀 있던 육아휴직을 살아 움직이게 하기 위하여 미흡하나마 30%의 휴직급여를 지급하고, 원직 복직시키지 않을경우 급여지급금을 사용자로부터 회수함으로써 육아휴직으로 인한 불이익을 방지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만시지탄이나마 다행한 일이다. 대체로 직장을 가진 여성들은 아이를 낳게 되면 집에 돌봐주는 아주머니를 두거나,영아보육시설에 맡기거나,친정어머니 또는 시어머니에게 아이를 맡기게 되는데,대부분은 이도 저도 마땅치 않아 직장을 그만두게 된다.친정어머니나 시어머니가 멀리 떨어져 사는 까닭에 아이를 맡겨놓고 주말에 한번 또는 한달에 한번밖에 아이를 만나지 못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많이 있다. 실제로 아이를 키워보면 최소한 2년간의 육아휴직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어느 정도 사회성이 형성된 이후에는 오히려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이 엄마가 하루종일 데리고 있는 것보다 낫다는 연구결과가 있을 정도로 엄마가 낮시간 동안 아이와 떨어져 있는 것이큰 부담이 없음에 비해서,2년 이하의 영아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경우에는 엄마로서도 여간 마음이 조마조마하고 맡아 키우는 사람으로서도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다.매일매일 가슴이 무너지는 전쟁을 치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아이로서도 사회성이 발달하기 전인 2년간은 한 사람과의 지속적인유대관계가 결정적으로 중요하고,이러한 지속적인 유대관계가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못할 경우 자폐증이나 주위산만 또는 성격장애 등의후유증을 평생떠안고 살게 된다.그 후유증으로 인해 치러야 할 사회적인 부담과 비용이 육아휴직 비용에 비하여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많다는 점에서 육아휴직은 비용지출이 아닌 비용절감의 제도라 할 수있다.그래서인지 선진국에서는 2년 내지 3년간의 육아휴직 기간을 두고 사회보험에서 일정한 급여를 보장해주고 있다. 정부는 우리나라의 사회·경제적 여건을 고려하여 우선 1년간의 육아휴직을 30%의 급여 정도로 보장하고,그 보장을 재정상태가 양호한고용보험에서 시작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미흡하나마 우선 시작으로서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경총에서는고용보험이 아닌 건강보험에서 해야 한다거나,출산휴가 수당도 동시에 사회보험으로 가져가야 한다는 등의 몇가지 조건을 걸어 제도 도입에 난색을 표하고 있으나,육아휴직 문제는 우리의 미래를 결정지을아이들의 성장에 관한 문제로서 최선의 방법이 생길 때까지 만연히기다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건강보험에서 전 여성을 대상으로 육아수당을 지급할 수 있다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그러나 고용보험과산재보험은 노동부에서,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은 복지부에서 나누어 관장하는 현실에서,근로자에대한 육아휴직 급여를 고용보험에서 지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장자연스럽고 가능한 수단으로 보여진다. 경총에서는 이 제도가 기업측의 여성노동 회피를 조장하여 결과적으로 신규 여성인력의 채용을 가로막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여성노동의 문제를 기업측에서 걱정하여 준다면서 같은 이유로 모성보호제도를 시행하지 않겠다는 것은 육아휴직급여에 대해 명분상 반대가 불가능하므로 다른 이유를 들어 딴지를 거는 것이라는 오해를받기 십상이다. ‘출산퇴직을 하여야 미혼여성의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발상은 여성노동을 값싼 산업예비군으로 묶어두려는 60∼70년대식 도그마일 뿐이다.육아휴직의 실질적인 보장은 법을 살아 있게 하는 것이고,엄마와 아이의 인권에 대한 보장이며,우리의 미래에 대한 매우 합리적인투자이다. 박주현 변호사
  • 고시촌 산책/ ‘수험서 홍수’서 벗어나자

    사법시험은 해마다 있어왔다. 70,80년대 이전에는 산사 등에서 혼자 자기와의 싸움을 하면서 공부를 하는 시대였고,90년대 이후는 고시촌과 대학을 중심으로 고시공부가 성행해왔다.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전반적인 고시 분위기는 획기적으로 변화했다.90년대 이전에는 단지 책과 법전을 전부 암기하다시피 공부를 한반면,지금은 자료의 홍수 속에서 시험준비를 한다. 수험생들 사이에서 많은 사람들이 보는 책이 자신에게 없으면 마치수험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처럼 생각을 하는지 본인한테 필요하지 않아도 그 책을 사는 수험생들이 많다. 게다가 몇 년 전부터는 요약서다 서브 노트다 해서 마치 수험생들을 상대로 제2,제3의 교과서를 만들어 수험생들에게 부담스러운 자료가 쏟아지기 시작해서 시험 막바지에 자료 정리 때문에 골치를 앓는 수험생들이 상당히 많았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지금의 현실을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학습의절대 분량이 증가한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그렇기 때문에 수험에 필요한 책을 잘 선택해서 모자람이없이 준비해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학습분량이 늘어났다 해도 수험생을 현혹하는 몇몇종류의 책들은 소위 상업적으로만 책을 만드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따라서 시중에 나와 있는 학습서들의 옥석을 가릴줄 아는 지혜가필요하다. 필자는 우연히 “○○책을 만드는데 일주일이 걸렸다”는 말을 들을 적이 있었다.물론 그 분야의 전문가로서 ○○법에 대해서는 논점을파악하고 집필하는데 일주일이면 충분할 수도 있다.그러나 아무리 수험서지만,아니 수험자료라 하더라도 제작과정에서 발생한 실수로 수험생이 결과적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한 두 문제 차이로 당락의 명암이 갈릴 수 있는 수험현실에서 이런졸속 제작은 지양되어야 한다. 지금은 인터넷이란 매체를 통해서 수험 정보나 자료를 신속하게 제공하는 등 수험생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고시관련 사이트에서 책의 잘못된 내용이나 자료로서 입을 피해에 대해서 미리 예방할 수 있도록 관련 공간을 마련해서 수험서나 자료의내용에서 오는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김장열 로고스서원 대표
  •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법전스님

    대한불교 조계종 원로회의는 20일 총무원 4층 회의실에서 회의를 열고 공석중인 원로회의 의장에 해인사 방장인 법전(法傳·본명 金香奉)스님을 만장일치로 선출했다. 경북 금릉 출신인 법전 스님은 백양사에서 설호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만공스님을 은사로 구족계를 받았으며 중앙종회의장 총무원장 호계원장 해인사 주지를 지냈으며 지난 96년 해인총림 방장에 추대됐다. 원로회의는 종정 추대권,종헌 개정안 인준권,총무원장 인준권을 갖는 조계종 최고 의결기구로 지난 6월 진공당 탄성 선사 입적후 의장이 공석이었다.
  • 법제처, 외국인 국내투자 가이드 영문 법령집 펴내

    ‘외국인이 국내투자를 위해 꼭 알아두어야 할’ 영문 법령집이 나왔다.제목은 ‘외국인 투자관련 경제법전’.단행본과 CD롬 두 종류로17일 법제처가 발간한 것이다. 박주환(朴珠煥) 법제처장은 “우리나라가 투자하기 좋은 곳이라는사실을 알리고 국제 신인도를 높이기 위해 영문법령집을 냈다”고 말했다.9개월여간 국내외 경제단체,외국기업,학계 전문가의 자문과 함께 법무법인,대학교수 등 50여명의 감수를 거쳤다.2억3,000여만원이들었으며 ASEM 행사경비에서 충당됐다. 소개된 법령은 모두 35개.외국인투자법·금융관계법 등 외국인투자지원 분야에서 16개,대외무역법·중재법 등 대외무역 분야에서 11개등 주로 경제 문제에 집중됐다. 법령집은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 참가하는 아시아·유럽 정상들과 경제인,언론인 등과 외국 경제단체,기업체,해외공간,국제기구등에 배포할 계획이다. 이지운기자 jj@
  • 조계종 종립선원 봉암사 조실 추대 진제 스님

    대한불교 조계종의 유일한 종립 선원인 경북 문경의 봉암사 태고선원(太古禪院)이 12일 2,000여명의 사부대중이 참석한 가운데 진제(眞際) 스님을 조실로 추대하는 법회를 가졌다.1,000년의 선맥을 이어온구산선문중 하나인 희양산문(曦陽山門)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태고선원은 지난 97년 이후 조실이 없는 상태로 운영돼오다 이날 새 수장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꾀하게 됐다. 봉암사 선원은 지난 1950년을 전후해 성철 스님을 시작으로 청담 자운 우봉 스님 등 4명이 “일체의 세속적인 관심은 끊고 부처님 법대로만 살아보자”는 원을 세운 ‘봉암사 결사’로 유명한 곳.이후 향곡 월산 종수 보경 법전 서우 혜암 도우 등 모두 20명이 결사에 참여했으며 종정 3명과 총무원장 6명을 배출한 현대 조계종풍의 산실이다.신도포교나 기도 기능은 수행하지 않고 오로지 수행에만 정진하고있는 수행도량으로 산문을 개방하지 않은채 120여명의 스님들이 사시사철 안거정진을 계속하고 있으나 이날만은 일반인에게 개방했다. 진제스님은 경허,혜월,운봉,향곡 스님으로이어지는 불교의 선맥을잇고 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선지식(善知識).54년 20세의 나이에 출가,설석우 (薛石友)선사를 은사로 득도했으며 71년 부산 해운대 장수산기슭에 해운정사를 창건,94년 대구 팔공산 동화사 금당선원 조실을역임했다.이 시대 수행도량으로서 최후의 보루라 할 수 있는 봉암사의 조실을 맡아 선객들을 지도할 진제 스님을 만났다. ■조실에 추대된 경위와 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오 지난 하안거 해제일대중공사를 열어 조실로 추대키로 결정했으니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았다.전국의 선객들이 모이는 이 곳에서 모든 대중과 호흡을 같이해정진에 몰두할 것이다. ■태고선원을 어떻게 이끌 생각이십니까 진정한 도인들이 이곳에서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더 많은 수좌들을 수용할 수있도록 선방을 더 만들 것이다.봉암사에만 거하면서 직접 수좌들을지도하겠다. ■선에 대한 비판이 적지않습니다.한국 선의 위기를 해결할 방도가있습니가 선은 그야말로 부처님의 살림살이 그 자체다.서양의 지식인들이 선을 찾아드는 것도 자신의 몸·마음을 다스리는 좋은 방법으로인식했지 때문이다. 이런 선의 참 의미를 모르는 사람은 껍데기 선에몰두하는 것이다. ■재가자들에 선원을 개방할 의향은 없으신가요 선원은 수도가 으뜸이다.요즘 사찰들은 본말이 바뀌었다.여기는 수좌들이 주야로 정진하는 특별한 선원이다.재가자 선방은 불가능하다. ■외국에 선을 적극적으로 유포할 계획은 없으신가요 숭산 스님같은분들이 활동했던 것처럼 외국에서 선 확산을 위해 활동하는 선승들이많다. 나는 국내에서만 몰두하겠다■종도나 국민에 대해 하고싶은 말씀은 참 나를 밝혀야 한다.참 나를모르곤 무한한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한다.모든 국민들이 생활에서 선을 찾을 수 있다면 그것이 참 나를 찾는 길이다. ■전문적인 선 수행을 일반인들이 어떻게 들어갈 수 있습니까 스님이나 일반인이나 다 똑같다.스님도 농사짓고 밥짓고 빨래하며 살아간다.쓸데없는 생각에 시간을 빼앗기지 않을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수행이다.잡념을 털어버리고 전정한 나를 찾기 위해 마음을 쓴다면 마음이 평안해지고 욕심 공포 불안이다 없어지게 된다. ■당 송대에 만들어진 화두가 우리시대에도 여전히 의미가 있나요 화두는 제불제조(諸佛諸祖)게서 깨달으신 경계를 만인앞에 적나라하게드러낸 것이다.깨달은 진리의 세계에 고금이 있을 수 있나■달라이 라마를 어떻게 생각합니까 95년 인도에서 만나 오랜시간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소승불교 자비사상을 세계에 전파하는 1등 포교사다.하지만 대오견성의 안목을 갖춘 선승은 아닌 것 같다. 문경 김성호기자 kimus@
  • 김천 직지사 ‘한국고승眞影展’

    지난 1일부터 경북 김천 직지사 설법전에선 이색적인 전시가 열리고있다. 평소 볼 수 없었던 한국 고승 65명의 진영(眞影) 91점이 빼곡하게 내 걸린 ‘고승진영전’. 진영은 신앙의 대상으로 여겨져 보통땐 공개하지 않는게 원칙.스님들의 기일이나 다례 등 1년에 한두번 쯤을 빼놓곤 일반인은 물론 스님들도 쉽게 보지 못한다. 전시에 나와있는 진영들은 대부분 전국의 유명 사찰과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19세기 작품들.소장자들이 워낙 조심스럽게 다루어온 것들이라 전시 성사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고 전시 관계자들이귀띔한다. 직지사 대웅전을 지나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 조금 걷다보면 성보박물관이 나온다.성보박물관 왼쪽에 자리잡은 100평 남짓한 설법전이전시장.평소 법회가 이루어지던 곳이라 분위기도 엄숙하다. 전시장을 들어서자마자 고승들이 위엄을 과시한다.입구에서 맨 처음관람객들을 맞는 원효 ·의상의 진영 각 1점씩은 일본 고신지(高山寺)에서 빌어온 것들.국내엔 한 번도 소개되지 않았다고 한다.원효의모습이 조금은 세속적인모습이라면 의상은 해맑은 선승의 얼굴을 하고 있어 각자 삶대로 퍽이나 대조적이다. 원효 의상을 보고나면 불교 신도들에겐 숭배의 대상인 고승들이 각양 각색의 얼굴로 위엄스레 둘러서 있다. 송광사 보조국사 지눌 진영의 원본이라는 동화사 보조국사 진영과신륵사 무학대사,청허(서산대사)사명대사들이 나란히 서있다. 갑사가내놓은 청허 사명 기허대사의 진영은 금방이라도 뛰어나올 것 같은생생한 표정이다. 이밖에 절에서 만난 스님처럼 살아있는 얼굴을 한 김룡사 용암당 찬련스님과 눈을 지그시 감은 인자한 표정의 김룡사 완파당 취관 스님의 진영도 독특하다.또 설법을 할 때면 비둘기도 날아와 듣고 3년간수도를 할 때는 호랑이가 스님을 수호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선암사 눌암당 식활 스님의 진영과 김룡사 성월당 스님의 진영은 다분히민화풍을 띠고 있다. 조선시대 이름을 날렸던 스님들의 진영은 전국 사찰에 산재해 있다. 청허 사명만 하더라도 전국에 각각 10여점씩 전해져 전시된 것들은각기 다른 모습이다.표충사 화담당 경화 스님의 진영엔 추사 김정희가 ”봉우리의 등불은 꽃華(화)를 토하고 산에 걸린 달은 못潭(담)에잠기는구나”란 글귀의 제찬(題讚)이 눈길을 끈다. 진영은 주로 화승(畵僧)이 그렸다고 전해지는데 전시엔 이런 화승들의 진영도 나와있다.19세기 지금의 경북 지역에서 활동했던 김룡사퇴운당 신겸과 대승사 의운당 자우 진영이 그것들이다. 한편 근 현대기의 진영들은 사진을 찍은뒤 그 사진을 보고 그린 것들이 독특하다.선암사 화산당 오선스님과 그의 권유로 출가한 동생경붕당 진영은 같은 1917년 작품이지만 경붕당의 진영이 빛에 반사되는 눈동자까지 표현할 정도로 사실적인데 비해 화산당은 만화같은 느낌의 수묵기법을 써 퍽 다르다. 이밖에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 고희동이 그리고 민족대표 33인중한 사람인 오세창이 글을 쓴 송광사 인봉당 진영과 왕가의 지위를 버리고 출가한 선암사 대각국사 진영과 금란가사도 관람객들의 발길이끊이지 않는 볼거리다. 직지사 성보박물관장 흥선 스님은 “고승들의 진영은 엄연한 문화유산인데도 관련 논문이 석사학위 논문 3편에 불과할 정도로 연구층이엷고 깊이도 얕다”며 “종교적인 차원을 떠나 일반인들도 쉽게 접할수 있도록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천 김성호기자 kim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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