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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살린 세계의 지도자] (3) 고이즈미 전 日총리

    [경제살린 세계의 지도자] (3) 고이즈미 전 日총리

    |도쿄 박홍기특파원|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전 총리의 별명은 ‘괴짜(變人·헨진)´이다.5년 5개월 동안의 총리 재직 시절 내내 붙어다녔다. 고이즈미는 스스로 ‘정치가로서의 괴짜다. 괴짜는 개혁하는 사람이다.´라고 떠벌렸다. 정치판에서는 괴짜일지 모르지만 일반인들의 눈에 비치는 자신은 평범한 사람이라는 얘기다. 그는 자민당의 철저한 파벌정치에도 끼지 않았다. 오히려 모리파에서 뛰쳐 나왔다. 이른바 ‘무당파´다. 또 후생상과 우정상을 지냈을 뿐 외무상 등 주요 장관직을 맡아본 적이 없다. 주요 당직도 거치지 않았다. 파벌 쪽에서 보면 괴짜다. 그렇지만 괴짜는 불가능해 보이던 개혁을 실행한 장본인이다.2001년 4월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자민당을 깬다.”,“나의 정책을 비판하는 사람은 모두 저항세력”이라며 서슴지 않고 자민당을 겨냥했다. 국민들의 고이즈미에 대한 열풍은 뜨거웠다. 변화를 바라던 터였던 탓이다. 특히 정치에 관심이 없던 젊은이와 여성들이 열광했다. 고이즈미는 국민의 전폭적인 인기에 힘입어 총재에 당선돼 총리에 취임했다. 세 차례에 걸친 도전의 결과였다. ●정부산하법인 163곳 중 136곳 폐지·민영화 그의 ‘괴짜’ 근성은 정부개혁과 행정혁신 과정에서 고스란히 묻어났다. 총리에 취임하자 “구조개혁없이 성장 없다.”며 개혁의 기치를 올렸다. 효율적인 ‘작은 정부’의 구축에 나섰다. 일본의 경제는 거품이 붕괴된 뒤 이래 10년간 허우적거렸다. 만성적인 재정적자에다 디플레이션에 따른 투자위축, 공적 자금에도 되살아나지 않는 개인소비 등 사실상 성장 동력은 멈춰섰었다. 소위 ‘잃어버린 10년’이다. 개혁의 기본이념은 ‘개혁없이 성장 없다.’ 이외에 ‘민간이 할 수 있는 것은 민간에게’,‘지방이 할 수 있는 것은 지방에게’를 내세웠다. 작은 정부는 규제 철폐없이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선택과 집중으로 집약되는 신자유주의의 한 축이다. 나아가 총리 직할로 ‘경제재정자문회의’를 구성, 직접 개혁을 진두지휘했다. 자민당 내각이 아닌 총리가 톱다운 방식으로 주도하는 새로운 체제다. 자문회의에는 다케나카 헤이조 게이오대 교수 등 민간인들을 대거 포진시켰다. 정부산하 법인 163개 가운데 136개를 폐지하거나 민영화나 독립법인화를 시행했다. 공공부문의 개혁은 4년간 1조 5000억엔의 재정지출을 줄이는 효과를 거뒀다. ●기업규제 완화 힘써… 신생기업 해마다 10% 증가 개혁의 선봉에 서 총무상 등을 역임했던 다케나카 교수는 최근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경제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정부가 개입할수록 효율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개혁 논리를 설명했다. 또 규제 철폐 및 완화와 함께 부실채권의 정리, 금융개혁 등 경제 전반에 대한 개혁을 단행했다. 정부기업 활동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1500건의 규제를 철폐하거나 완화했다.2002년 합병절차를 간소화해 구조조정을 촉진시키기 위한 ‘주식보유총액제한제’ 폐지와 창업을 활성화시킨 최저자본금 특례제의 실시가 대표적 사례이다. 최저자본금을 1엔으로 낮춘 특례제의 영향으로 회사설립은 2년 동안 해마다 10% 증가, 새로운 기업만 2만 6000개사에 달했다. 금융개혁도 마찬가지다.2003년 4월 산업재생기구를 설립해 공적자금을 투입해 30조엔이 넘던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을 인수하면서 통폐합을 진행했다. 산업재생기구는 부실기업의 실질적인 경영권을 장악, 구조조정을 주도했다. 기업 부실이 금융기관의 부실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다. 후쿠가와 유키코 와세다대 교수는 “고이즈미 총리는 규제 개편과 동시에 끊임없이 개혁의 분위기를 조성, 민간기업들이 스스로 체질을 개선, 자생력을 키웠다.”고 평가했다. ●우정개혁에 ‘자신을 던지다´ 행정 개혁의 핵심은 우정 민영화였다.‘메이지 유신’이래 가장 큰 개혁이라고 일컬어졌다. 금융·재정·행정·사회 전반에 걸쳐 변화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우정공사는 우편·예금·보험 등 3대 업무를 총괄할 뿐만 아니라 개인금융자산의 4분의1인 360조엔을 보유한 ‘공룡’ 같은 존재였다. 사원만 24만명에 이르렀다. 그러나 민간기업에 비해 인건비는 높고, 이익은 적은 전형적인 국영기업이었다. 특혜에다 불공정거래의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우정성에 자금이 집중됨에 따라 금융시장의 자금 활용에도 장애를 가져 왔다. 금융시장의 자금은 경색될 수밖에 없었다. 고이즈미는 ‘우정 민영화=개혁=경제성장’이라는 단순 등식으로 개혁의 당위성을 강조했다.TV 등 매스컴을 최대한 활용, 국민과 소통하며 공감대를 형성해 나갔다. 총리를 비롯, 각료들이 전국 30여개의 방송국에 출연했다. 총리 자신이 주연·감독·각본·연출을 도맡은 고이즈미의 ‘극장식 정치’다. 또 개혁의 진행 상황을 내각부의 홈페이지에 공개, 국민들과 호흡을 맞췄다. 자민당 내부 반발은 엄청났다. 우정공사의 이익을 옹호하는 ‘우정족’ 의원은 자민당의 70%에 달했다. 우정공사는 자민당내 파벌의 정치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었다. 때문에 우정 개혁은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는 정치개혁이기도 했다.2005년 8월 ‘우정 사업의 민영화법안’은 중의원을 통과한 뒤 참의원에서 부결됐다. 고이즈미는 총리 권한으로 중의원을 해산, 승부수를 던졌다. 정면 돌파다. 당시 모리 요시로 전 총리가 중의원 해산을 만류하자 “신념이다. 죽어도 좋다.”며 거부했다. 중의원을 해산한 직후,“민영화에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 국민에게 묻겠다.”고 밝혔다. 우정 개혁에 ‘국민의 이름’을 내걸었다. 개인적인 인기를 정치적 도구로 삼은 것이다. 게다가 우정성 개혁에 반대했던 의원 36명을 공천에서 탈락시켰다. 국민들은 고이즈미의 손을 들어 줬다. 전체 480석 가운데 무려 306석을 몰아줬다. 민영화 법안은 중의원에서 다시 가결됐다. 참의원에서 부결된 법안을 중의원에 다시 상정,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얻으면 확정되는 헌법의 규정을 이용한 것이다. 우정성은 지난해 10월1일 ‘일본우정그룹(JP)’이라는 지주회사 체제로 민영화에 첫발을 내디뎠다. 고이즈미의 개혁은 정부의 조직을 바꿨고 경제를 부활시켰다.10년간의 불황 늪에서 벗어나게 했다. 실업률은 취임 초기 5%에서 2002년 5.5%까지 상승했다가 2006년 9월 퇴임 때 3.9%까지 떨어졌다. 경제성장률도 취임 초기 0.2%에서 퇴임 때 2.2%를 기록했다. hkpark@seoul.co.kr ■ ‘괴짜 총리’의 개혁 부작용 |도쿄 박홍기특파원|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개혁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성공적’이란 단어로 요약된다. 일본 경제의 활성화를 견인했다. 퇴임 후에 인기도 아직 여전하다. 최근 산케이신문의 여론조사 결과, 지지율은 57%를 기록했다. 또 총리 하마평에서도 빠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비판도 없지 않다. 개혁의 피로증과 함께 부작용도 낳았다. 전형적인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이란 비난이다. 호주국립대 동북아전문가 거번 매코맥 교수는 2005년 10월 영국의 월간지 뉴 리포트 리뷰에서 “실질적인 성과가 없음에도 국민들에게 개혁이라는 환상을 심어 줘 장기집권에 성공했다.”고 혹평했다. 개혁 과정에서 도·농간, 소득계층간의 양극화 문제가 심화됐다는 지적이 많다. 지자체의 시선은 곱지 않다.‘국가에서 지방에’라는 기치 아래 재정 자립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지방에 주던 국가 보조금 및 지방교부세의 삭감 등으로 더욱 재정 형편이 어려워졌다는 이유에서다. 지방의 병원이나 기업들은 채산성을 맞추지 못해 문을 닫는 사태도 일어나고 있다. 게다가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을 위해 ‘근로자 파견법’을 개정, 파견기간을 1년에서 3년 이상 무제한으로 연장한 조치는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불안정안 고용 구조를 가져 왔다. 기업들은 고용의 유연성과 비용의 절감을 위해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의 채용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정규직은 2002년 29.4%에서 2005년 32.6%,2006년 33%로 증가했다. 허동만 센슈대 교수는 “정규직에 비해 싼 임금에다 고용과 해고가 쉬운 비정규직의 증가는 양극화 문제와 직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영화된 ‘일본우정그룹’ 역시 향후 10년간 정부 지원이 계속되기 때문에 거대금융그룹으로 자리잡아, 민간금융기관을 위축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다. 후쿠가와 유키코 와세다대 교수는 “개혁 때문이 아니라 세계화 과정 속에 양극화는 불가피하게 심화되고 있다.”면서 “개혁을 달갑지 않게 여기는 이들의 정치적인 해석”이라고 후한 점수를 주었다. hkpark@seoul.co.kr
  • [발언대] ‘건교부·철도공사 싸움’기사를 읽고서/배임규 한국철도공사 수도권서부지사

    [발언대] ‘건교부·철도공사 싸움’기사를 읽고서/배임규 한국철도공사 수도권서부지사

    철도직원 모두는 지난 월요일 아침 신문에 실린 ‘건교부와 철도공사의 싸움’에 대한 기사를 보고 씁쓸한 생각을 하였으리라 생각한다. 철도직원의 사기를 북돋워야 할 건교부가 철도흑자에 대해 반박하고, 성공적인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을 계기로 한창 철도부대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시점에 “철도역사 등 철도공사에 기 현물출자한 자산을 회수하여 철도시설공단이 관리토록 하겠다.”는 내용을 인수위에 보고했기 때문이다. 공기업인 공사(公社)는 공공성과 기업성을 추구하는 조직으로 경제적 급부의 생산을 주된 목적으로 한다. 반면 공단(公團)은 기업이라기보다는 법인화된 행정기관으로, 공공사업의 실시주체로서의 기능을 담당하는, 행정의 능률화를 목적으로 하는 조직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기본적인 조직의 사명을 무시한 채 철도공사는 운송사업 즉 공공성만 추구토록 하고, 오히려 국가 행정기관이라 할 수 있는 철도시설공단에 기업성을 확대하는 정책방향은 소가 웃을 일이 아닐 수 없다. 현재 다른 나라 철도는 운송사업의 적자를 기업성 즉 부대사업 등으로 메우는 형태로 운영해 국민의 세금을 절약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철도부대사업은 총수입의 겨우 10% 정도에 지나지 않는데 비해 일본철도의 경우는 30%대로 육박하고 있다. 또한 건교부에서 일시적 효과라고 폄하하고 있는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은 1993년도 정부의 일시적 부채탕감으로 흑자를 남긴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 사업을 계기로 매각수익이 끝나는 2011년 이후에도 용산병원, 수색, 성북 등 계속되는 역세권개발사업 및 부채감소 등으로 건교부가 방해하지 않는 한 철도흑자경영을 계속할 수 있다. 건교부 관계자는 하루빨리 현실을 직시하여 자기 측에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하여 정권교체시기에 자리보전을 노리는 행태로 비쳐지는 오해를 불식시켜야 할 것이다. 배임규 한국철도공사 수도권서부지사
  • 인문학의 밑바탕을 까는 수도사들

    인문학의 밑바탕을 까는 수도사들

    “한국 인문학에 ‘슬로건’은 있지만 ‘베이스’는 없습니다. 우리는 ‘1차 자료 번역’이란 인문학의 베이스를 놓는 수도사들입니다.” 이정호(57·방송통신대 문화교양학과 교수) 정암학당 이사장은 학당 연구원들을 ‘수도사’에 빗댔다. 주목받고 인기 있는 연구 대신 인문학 밑바탕을 까는 비인기 학문(고대철학 원전 번역)을 택해 “연구실에 처박혔다.”는 뜻이다.“그저 숨어서 공부하는 사람들인데 대단한 일을 하는 것처럼 미화되기 싫다.”며 언론 노출도 꺼렸다. 학문적 명예욕이 아닌 사명감을 좇아 좁은 연구실에 유폐된 사람들.‘수도사적 학문태도´란 그들 스스로의 표현이야말로 정암학당의 어제와 오늘을 그대로 요약해준다. ●“우리를 밟고 가라” 그리스철학 연구집단 정암학당이 최근 사단법인화했다. 원전 강독을 시작한 지 10여년 만이다. 지난해 12월 법인인가를 받았고, 올 1월 법인등기를 마쳤다.2월19일에는 현판식도 갖는다. 현판엔 ‘그리스 로마 원전을 연구하는 사단법인 정암학당’이라 새겼다.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가 글씨를 쓴 현판은 정암학당의 정체성 그 자체다. 원전 연구·번역 외엔 다른 연구도, 사업도 하지 않는다. 지난해 4월부터 펴내고 있는 플라톤 전집(최근 나온 ‘에우튀데모스’와 ‘메넥세노스’까지 현재 6권 출간)은 오로지 정체성에만 복무해 일궈낸 땀의 결실이다. 2000년 3월 이정호 교수가 선친의 재산을 밑천으로 설립한 정암학당은 1997년 시작한 강독모임을 뿌리로 한다. 그리스철학 연구자 몇 명이 매주 한 차례씩 모여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을 공부했다. 때마침 진보 철학자들의 모임인 한국철학사상연구회(한철연) 소장 학자들이 서양고대철학 분과를 만들면서 이 교수의 강독모임과 인적 결합을 맺었고, 한동안 단체의 경계를 넘나들며 원전을 읽었다. 학당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작업에 매달려온 이유는 서양 고대철학이 모든 인문학 사유의 원형질이란 믿음 때문이다.30일 서울 혜화동 정암학당에서 만난 이 교수는 “현실의 반성적 지표를 찾을 때 문제의식의 모태를 거슬러 올라가면 결국 고대철학에 가 닿는다.”고 말했다. “우리말로 번역된 1차 자료는 2차,3차 우리식 사유로 발전하는 근본 바탕이 되지만, 영어와 일어 중역을 거치며 오염된 원전은 2차,3차 사유까지 왜곡시켜 왔다.”는 지적도 뼈아프다. 이 교수는 “1차 자료가 없어 연구를 못한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게 우리 목표”라고 했다. 정암학당의 진담반 농담반 모토는 ‘우리를 밟고 가라.’다. 학당의 고전연구는 현실과 동떨어진 학자적 관심사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연구자들에게 고대철학은 첨예한 현실 문제에 적극 개입하고 반추하게 만드는 동력이다. 이 교수는 “신자유주의적 즉물성이 품위 있는 삶을 갈수록 방해하는 지금, 고전철학의 인문적 가치야말로 삶을 버티게 만드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이 교수와 김인곤(51) 학당장은 삼성 비자금 사태의 엄정한 특검수사를 촉구한 ‘철학자앙가주망네트워크’에 이름을 올렸다. 학문적 관심은 고대에 두지만 시선은 늘 현실에 밀착시켜온 학당의 연구태도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오역 줄이기 위한 집중 공동작업 정확한 번역을 위한 학당의 공동작업은 학계에서 유명하다. 책임연구자가 최대한 완성도 높은 초역을 해오면, 나머지 연구자들은 원문과 번역문을 놓고 한 자 한 자 타당성을 검증한다. 의견이 일치할 때까지 최종 번역어 합의를 유보한 채 토론을 거듭하고, 그 과정에서 얼굴을 붉히며 싸우기도 한다. 방학 때면 강원도 횡성에 마련된 학당에서 합숙하며 집중독해를 병행한다. 그리스어 원전 해독능력이 충분치 않은 일반 대학에선 시도하기 힘든 작업방식이다.“정암학당이 학문공동체를 표방하지만 매우 전문적인 집단일 수밖에 없다.”고 김 학당장이 말하는 이유다. 섣불리 학당을 대중화했다가는 대중이 읽을 수 있는 1차 자료는 영원히 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여타 생계활동 없이 번역작업에만 몰두해온 연구원들은 자연히 가난하다. 학당에서 연구를 맡아 진행해도 고작 70만원을 받는 게 전부다. 지금까진 이 대부분을 이 교수의 사재에서 충당했다. 학당의 사단법인화는 무엇보다 연구원들 20여명의 시급한 생활안정을 고려해 추진됐다. 이 교수는 “97년 강독모임부터 활동해온 김 학당장의 경우 대학 출강도 안 나가고 번역에만 헌신해왔다.”면서 “연구원들에게 최소한의 공부 여건을 만들어 주려면 학당이 외부의 물적·형식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학당은 법인 설립을 계기로 학술진흥재단의 연구비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새달 19일 ‘사단법인 정암학당’은 강원도 횡성 학당에서 1차 이사회를 연다. 글ㆍ사진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잊힌 절반’ 전문대 교육 무관심이 발전 막았다

    ‘잊힌 절반’ 전문대 교육 무관심이 발전 막았다

    “‘잊힌 절반’의 교육이 방치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공약 중 가장 논쟁적이었던 영역,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정부조직개편안 중 가장 뒷말이 많았던 분야로 입시정책 개편과 교육인적자원부 통폐합 건을 빼놓을 수 없다. 수험생과 학부모의 이목을 온통 집중시킨 정책 분야였지만,‘잊힌 절반’에 대한 언급은 찾아 보기 힘들었다. 남기곤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가 그 ‘잊힌 절반’, 곧 전문대 교육의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최근 출간된 ‘한국의 경제개혁정책 성공인가 실패인가?’(서울사회경제연구소 엮음, 한울아카데미 펴냄)에 실린 ‘잊혀진 절반에 대한 교육은 성공하고 있는가?’란 논문을 통해서다. 남 교수는 “고교평준화, 대학입시, 국립대 법인화, 사립학교법 개정 등 늘 한국사회의 뜨거운 이슈가 돼온 교육문제들 사이에서도 전문대학에 진학해 직업교육을 받는 이들에 관한 관심은 사실상 잊힌 상태”라고 지적한다. 한국사회에서 전문대 교육의 ‘잊힌 실태’는 고등학교, 전문대, 일반대 졸업자를 3자 비교한 실업률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남 교수에 따르면, 한국 남성의 실업률은 차례대로 2.8%,4.2%,2.6%를 나타내고, 여성 실업률은 각각 1.1%,1.9%,1.1%다. 남녀 모두 전문대 졸업자의 실업률이 일반대는 물론 고등학교 졸업자 실업률에 비해서도 높다.OECD 국가 전체의 평균 남성 실업률 4.1%,3.5%,2.9%, 여성 실업률 4.1%,3.0%,3.3%와 비교해 봐도 분명 특이한 현상이다. 학력별 임금 프리미엄에서도 전문대 졸업자는 일반대 졸업자에 비해 매우 낮았다. 남성 고졸자의 임금을 100으로 했을 때 전문대졸자는 105, 일반대졸자는 143으로,OECD 국가 중 전문대졸자 임금지수가 한국보다 낮은 나라는 스페인뿐이다. 한국보다 임금수준이 낮은 나라가 4개국(덴마크, 네덜란드, 뉴질랜드, 노르웨이), 비슷한 나라가 4개국(벨기에, 아일랜드, 이탈리아, 스위스)인 일반대졸자의 임금지수는 OECD 국가 중 중하위권인 반면, 전문대졸업자 임금지수는 최하위권인 셈이다. 남 교수는 한국 교육에서 전문대 교육이 ‘잊힌 절반’이 된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낮은 교육투자를 들었다. 그는 “국가 교육의 주안점은 가만히 두면 시장실패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곳에 맞춰져야 한다.”면서 “잊힌 절반 계층의 교육이 방치되고 있는 현재의 교육 시스템은 시급히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개편을 말한다①경제관련부처

    개편을 말한다①경제관련부처

    정부부처를 기능 중심으로 통·폐합하는 ‘대부처주의’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대목은 권한이나 기능이 지나치게 집중된 ‘공룡부처’의 출현이다. 이번 정부가 ‘경제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대부처주의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국가 전체를 아우르는 전략기획 기능만큼은 개별 부처가 아닌 청와대가 직접 챙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반도선진화재단이 제시한 정부조직 개편안에 따르면 국가 전체의 전략을 수립하는 ‘국가전략기획원’이 신설된다. ●국가전략기획원, 사실상 과거로의 회귀 이는 재정경제부의 경제정책·조정 기능과 기획예산처의 재정기획·예산책정 기능을 총괄한다. 재경부의 세제·금융정책 기능은 또다른 신설 조직인 ‘재무부’가 담당할 전망이다. 이같은 경제부처 재편방향은 사실상 옛 경제기획원·재무부 구도와 대동소이하다. 경제기획원은 ‘5·16 군사쿠데타’ 이후 발족해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기획·집행·조정 기능을 주도했다. 그러나 한국경제가 국가 주도에서 시장 주도로 전환됨에 따라 결국 1994년 재무부와 함께 재정경제원으로 통합됐다. 이어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재경원은 재경부·기획처·금융감독위원회 등으로 기능이 분산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의 경제부처 구도로는 국가의 장기 과제를 통합·조정·기획할 수 있는 부처가 없어 미래의 위험요인에 적극적으로 대처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주요 정책에 대한 관련 부처의 이견을 조율할 ‘사령탑’이 필요하고, 경제부처들의 기능 중복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부처 기능별 재편은 ‘즐거운 선택’ 이런 구상은 경제 부문만 떼어 놓고 생각하면 타당한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전체적인 정부조직 운용 측면에서는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 우선 부처간 힘의 균형이 깨져 국가전략기획원을 제외한 모든 부처가 사실상 ‘하부 조직’으로 전락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국가전략기획원 수장의 영향력이나 입김이 총리보다 커 ‘실세 장관’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얘기다. 또 경제부처-국가전략기획원-총리실-청와대 등 ‘옥상옥’ 구조를 만들고, 끊임없이 힘겨루기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간경제 영역이 비약적으로 확대된 상황에서 정부가 일일이 계획·관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오히려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경제부처는 전문기능 중심으로 재편하는 대신 전략 기능은 청와대에서 다룰 필요가 있다.”면서 “이 경우 청와대 비서실 조직을 개편하거나, 대통령 직속 위원회 조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처럼 전략 기능을 청와대가 직접 챙길 경우 경제부처는 국가 경제운용의 ‘3대 수단’인 ▲세제(경제정책) ▲금융 ▲재정 등 전문기능에 따라 재편할 수 있는 선택의 폭도 넓어질 수 있다. 예컨대 산업자원부·중소기업청이 개별 산업육성을 위한 정책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재경부의 경제정책 기능과 통합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또 재경부 금융정책국, 금융감독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다층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금융 관련 조직도 슬림화가 가능하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잉여인력 활용 어떻게 이번 정부는 정부조직은 축소하되, 인력은 현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조직이 줄어들면 필연적으로 ‘잉여인력’이 발생한다. 때문에 조직개편의 성공 여부는 잉여인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따라 정부조직 개편작업과 동시에 잉여인력 활용계획도 서둘러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선 조직개편 대상으로 거론되는 중앙행정기관은 모두 55개. 이 가운데 18부·4처·17청은 정부조직법을 근거로,2원·4실·1청·9행정위원회는 특별법 등에 의해 각각 설치됐다. 현재 국가공무원 60만 4000여명 가운데 교원·경찰·교정·소방·집배원 등을 제외할 경우 55개 중앙행정기관 소속 공무원 수는 9만 7300여명이다. 또 이들 인력의 30% 가량은 기관별로 차이가 거의 없는 인사·서무 등 공통업무 부서에 몸담고 있다. 따라서 중앙행정기관 수를 40개 안팎으로 줄인다고 가정할 경우 최대 1만여명의 잉여인력이 발생할 수 있다. 서원석 한국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조직에 비해 인원이 많아 도태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공직사회에 경쟁구도를 조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보건·복지·교육·안전관리 등 이번 정부에서 기능과 역할을 강화하려는 부문에 잉여인력을 집중 배치하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정부는 인력 감축은 없다고 공언하고 있다. 하지만, 조직개편 과정에서 퇴출이나 구조조정은 일정 부분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다. 이 경우 일반직 공무원과 달리 신분 보장이 안되는 별정직·계약직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차기정부 출범에 대한 불안 심리가 확산될 우려도 있다. 서 연구위원은 “공직사회 분위기를 저해할 수 있는 인위적인 강제 퇴출보다는 정부조직의 공사화·법인화·민영화 등을 통한 자연스러운 구조조정이 바람직할 것”이라면서 “사무환경 변화에 대비해 업무전환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재교육 시스템을 보완하는 노력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비경제부처 개편 핵심 우정사업본부·교육부비경제부처 조직개편의 핵심은 정보통신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정통부의 ‘변신’에 따라 타 부처의 개편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정통부 산하 우정사업 부문을 공사화할 경우 공기업 민영화의 ‘신호탄’이자, 조직개편의 윤곽을 확인할 수 있는 ‘방향타’가 되기에 충분하다. 전국 방방곡곡에 포진한 우체국, 그 사업을 담당하는 집배원 3만 3000여명을 정부조직에서 떼어내면 2005년 철도청 공사화에 따른 감축인력 3만명보다 규모가 크다. ●우정사업이 변수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이도 국가공무원 수를 6% 가까이 줄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어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공기업 민영화 또는 통·폐합 등의 설득 논리로 작용할 수 있다. 공공기관 인력은 지난해 말 기준 32만명에 육박한다. 수입·지출 규모는 262조원으로 정부예산을 뛰어넘는 등 비대한 측면이 없지 않다. 공기업 구조개편 ‘1순위’는 외환위기 이후 공적자금이 투입됐던 금융공기업, 국민의 정부 당시 추진했던 민영화가 중단된 상태인 에너지공기업, 공공성 못지않게 수익성을 앞세우고 있는 사회간접자본(SOC) 공기업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우정사업 공사화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정통부의 ▲방송통신분야 규제 ▲방송통신산업 지원 ▲소프트웨어산업 육성 등 주요 기능을 어떻게 짜맞추느냐에 따라 비경제부처 조직개편의 윤곽이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 예컨대 정보통신분야 규제 기능은 방송분야 규제를 담당하는 방송위원회로 넘겨 ‘방송통신위원회’로의 재편이 유력해 보인다. 소프트웨어산업 육성 기능을 문화관광부의 디지털·영상산업 지원 기능과 합치거나, 방송통신산업 지원 기능을 경제부처에 넘기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 ●초·중등교육, 지방이양 시발점 비경제부처 조직개편의 주요한 변수로는 교육인적자원부의 향배도 꼽을 수 있다. 교육부의 ▲초·중등교육 ▲대학교육 ▲평생·직업교육 등 3대 기능 가운데 초·중등교육 업무가 지방자치단체로 이양되면 독립 부처로서 존재 가치가 줄어들게 된다. 이 경우 평생·직업교육 기능을 노동부와, 대학지원 기능은 연구개발(R&D) 지원을 주도하는 과학기술부와 각각 일원화할 수 있다. 또 교육부에 대한 조직개편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중앙정부 소속 기관이면서도 지방정부와 업무가 상당 부분 중복되는 지방통계청·지방노동청 등 특별지방행정기관에 대해서도 ‘개편 바람’을 몰고 올 수 있다. 이처럼 중앙행정기관의 본부가 아닌 부속기관에 근무하는 공무원 수는 전체 9만 7300여명 중 70%가 넘는 7만명을 웃돌고 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정책자문단 소속 유홍림 단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특별지방행정기관은 단기적으로는 구조조정, 장기적으로는 지방이양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또 정부 관계자는 “조직이 통·폐합되더라도 ‘복수 차관제’를 적절히 활용하면 조직개편에 따른 업무누수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오히려 통합 부처에 어느 수준의 기능을 맡길지, 요구되는 기능이 제대로 이전됐는지 등의 여부를 중점적으로 확인·점검하는 노력이 더욱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정권교체 정국] (5) 교육분야 이주호 의원 인터뷰

    [정권교체 정국] (5) 교육분야 이주호 의원 인터뷰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교육 정책 핵심은 정책에서 정부의 입김을 최소화해 투명한 자율 경쟁의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우수 인재가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글로벌 시대, 자율 없는 정책이 교육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 이 당선자의 생각이다.3단계 대입 자율화나 ‘고교 다양화 300’프로젝트 등 핵심 정책 공약도 여기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에 따라 30년 동안 유지되어 온 고교 평준화 체제도 해체에 가까운 ‘대(大)수술’이 이뤄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본고사와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 금지 등 이른바 ‘3불(不)’정책도 사실상 폐지될 전망이다. “우리가 중점을 두는 것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혼란을 주지 않는 선에서 교육부를 개혁하는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교육 공약을 설계한 한나라당 이주호(47) 의원은 25일 이렇게 강조했다. 교육부의 관치(官治)를 없애고 투명한 경쟁이 가능한 여건을 만들겠다는 취지다.1차 목표는 다양한 우수 학교를 만들어 선택의 폭부터 넓히는 것이다. ▶대입 3단계 자율화 방안에 관심이 많다.2009학년도 대입부터 달라지는 부분이 있나.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다. 학생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지금처럼 3년 전에 예고해야 한다. 수능 과목을 줄이거나 수능 관련 교육과정을 바꾸는 것은 현재 중3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맞다. 수능이나 내신 반영비율 자율화 등도 여건을 보면서 신중히 검토할 것이다. ▶올해 논란이 되고 있는 수능 등급제도 바뀔 수 있나. -그럴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그러나 (지금)얘기하면 수험생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 내년 1∼2월 논의해서 결정할 것 같다. ▶각 시·도에서 외국어고 등 특목고를 세울 때 교육부와 협의하도록 한 현 정책도 바뀔 수 있나. -교육감에게 관련 권한을 모두 넘겨야 한다. 자율형사립고 등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도 지역 차원에서 이뤄질 것이다. 교육부는 얼마를 지원할지, 지원 조건 등만 정하면 된다. 단 당장 내년부터 이렇게 하는 것은 아니다. 고입도 대입처럼 사회적 분위기와 여건이 조성됐을 때 가능하다. 지금 당장 특목고 설립 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하면 부작용만 생긴다. ▶대입을 자율화하려면 대학의 사회적 책무성이 중요하다. 최근 대학 편입학 비리 의혹 등을 보면 아직 여건이 무르익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정책과 관리감독은 구분되어야 한다. 비리 문제는 감사 기능을 강화하면 된다. 대학에 자율권을 주지 않고 규제만 하면 안 된다. 투명하게 경쟁하면 대학들의 선발 능력도 강화된다. ▶이 당선자는 대입이 자율화되면 ‘3불(不)’ 정책 가운데 본고사 및 고교등급제 금지가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했는데, 그 시기는. -임기 내 가능하리라고 본다. 관건은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학생부 중심으로 학생들을 뽑느냐, 수능 과목을 축소했을 때 변별력을 갖출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것이 정확히 되면 대학들이 굳이 본고사를 볼 필요가 없다. 선배들의 실력을 통해 학생들을 평가하는 고교등급제는 위헌적 요소가 있다. 그러나 입학사정관제 차원에서 (도입)한다면 가능하다. 기여입학제는 아직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 대학에 기부하는 문화가 조성되지 않았다. 우선 대학 기부금에 대해 전액 세액공제하는 방안을 통해 대학 기부 문화부터 활성화하겠다. ▶자율형사립고의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 -자율형사립고의 취지는 해당 학교만 우수 학교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우수한 학교 모델을 만들어 확대시키는 것이다. 다른 학교도 이에 자극을 받아 더 잘 하려고 경쟁할 것이다. 이런 학교에는 학교운영비의 10%를 추가 지원한다. 모든 학교를 특색 있게 만들자는 취지다. 자율형사립고와 기숙형공립고, 마이스터고 등은 이런 경쟁의 촉매제가 될 것이다. 자율형사립고를 통해 다양한 사학 모델도 나올 수 있다. 예를 들어 ‘빌게이츠 학교’처럼 종교단체나 기업들도 우수 학생을 키워 사회에 기여하도록 학교를 (쉽게)세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은 엄두도 못 낸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1군(郡) 1우수고도 기숙형공립고 등에 포함될 것이다. 마이스터고도 현재 운영 중인 특성화고를 발전시키는 것이다. 현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정부 부처와 기업, 학교를 연계해 지원하는 방안을 더 발전시킬 계획이다. ▶교육 정책의 관치 철폐 차원에서 과학기술부와 통합하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는데. -교육정책의 시너지와 효율성을 위해 슬림화하는 것이다. 현재 교육부총리제에 대한 비판이 많다. 개인적으로는 연구기술(R&D) 정책은 과학기술부가, 직업훈련 정책은 노동부가 맡는 것이 맞다고 본다. 대학 정책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등 중간 기구에, 특목고나 자립형사립고 등 중등교육 정책은 각 시·도교육청에 이양할 수 있다. 그렇다고 공무원들이 해고되는 것은 아니다. 연구관이나 연구사 등 학교 관련 공무원은 일선 학교나 시·도교육청으로 돌아간다. 국립대 등에 파견나간 공무원은 본인의 희망에 따라 (앞으로 법인화될 예정인) 국립대에 남거나 본부로 돌아올 수 있다. ▶이런 정책들을 수행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데 충당 방안은. -필요 비용은 연간 1조 5000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이 당선자가 밝힌 대로 부처별 예산을 10%씩만 줄이면 교육부는 연간 3조원 정도의 여유가 생긴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이주호 의원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졸업, 서울대 경제학석사, 미국 코넬대 경제학 박사 ▲한국개발연구원(KDI) 책임 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대통령 직속 교육개혁위원회 전문위원 ▲제17대 한나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 카드사들 “돈맥 캐러 해외로…”

    국내 신용카드사들의 해외로 향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포화 상태에 다다른 국내 대신 중국 등 한창 카드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외국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카드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시장은 중국. 경제가 고성장 가도를 달리면서 카드 시장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중국 내 신용카드 발급 장수는 2003년 300만장에서 지난해에 2500만장을 넘어섰다. 신용카드 결제 비중도 2001년 2.1%에서 2005년 10%로 급증했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비씨카드로부터 중국시장 공동 진출을 제안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카드전략팀 관계자는 “비씨카드와의 제휴와 중국 시장에서의 카드 사업 진출 여부에 대해 모색하고 있고, 내년에 본격적인 검토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 내 유일한 신용카드사인 인렌(CUP)과 제휴 계약을 맺은 비씨카드는 내년 1월부터 제휴 카드를 발급할 계획이다.우리은행은 카드회원 모집과 카드 발급, 비씨카드는 카드대금 결제와 카드 발송, 전산 처리 등을, 인렌은 60만개에 이르는 가맹점의 관리를 각각 맡을 전망이다. 지난 6월 중국 금융당국으로부터 현지법인 설립 인가를 얻은 우리은행은 이날 개업인가를 취득하면서 중국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우리은행은 11월 중 베이징에 중국현지법인 ‘우리은행(중국)유한공사’를 설립, 국내 은행 처음으로 위안화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자동차 할부금융 영업을 위해 중국 사무소의 현지법인화를 검토하고 있는 현대카드는 중국 카드시장에도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주주인 제너럴일렉트릭(GE)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미국시장에 진출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최대 카드사인 JCB와 미쓰이스미토모 은행 등과 제휴를 맺고 있는 국민은행은 일본 내에서의 KB카드 가맹점 숫자를 크게 늘릴 예정이다. 싱가포르와 홍콩 등으로도 영업력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한 전업계 카드사 관계자는 “중국 등에서 개인신용평가나 채권 추심 능력을 갖추는 게 성공을 위한 필요조건”이라면서 “현지 은행 등 금융사와 제휴를 맺는다 하더라도 실제로 실적을 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서울대 정원정책 ‘오락가락’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의 ‘대학 슬림화 정책’에 따라 2004년부터 학부·대학원 정원을 1400명 넘게 줄였던 서울대가 향후 4년간 정원을 1600명 증원하겠다고 밝혀 빈축을 사고 있다. 이는 총장이 바뀌자 다시 정원을 늘리겠다고 밝힌 것으로, 총장에 따라 정원을 줄이거나 늘리는 ‘고무줄 행정’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서울대는 23일 국회 교육위원회에 제출한 주요 업무보고서에서 현재 2만 8401명인 학부ㆍ대학원 정원을 2011학년도에 1600명 늘어난 3만명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2007년 현재 서울대 학부의 편제정원(수용 가능한 학생 정원)은 1만 4047명이고, 대학원 편제정원은 1만 4354명이다.서울대는 대학원을 중심으로 입학 정원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우선 대학원 입학정원을 430명(일반대학원 230명, 전문대학원 100명, 협동과정 100명) 늘려줄 것을 교육부에 요청했다. 서울대는 “생명과학, 수·의약학, 국제통상 및 경영전문(MBA)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증원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가 정원을 갑자기 늘리려는 것은 정 전 총장의 구조조정으로 학생수가 갑자기 줄어 연구여건이 악화됐기 때문이라는 게 서울대의 주장이다. 서울대 연간 학부 편제정원은 2004학년도 3990명에서 2007학년도 3337명으로 600명 넘게 감소했으며, 대학원 편제정원 역시 2004학년도에 비해 753명 줄었다. 특히 대학원의 경우 정 전 총장의 임기 마지막 해인 2006년 705명의 정원을 한꺼번에 ‘자진반납’했다. 급격한 정원 감소로 교수들의 ‘연구원 확보 전쟁’이 치열해졌다. 서울대의 한 교수는 “정해진 정원 안에서 교수들끼리 자기 연구원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해야 하는 상황도 벌어졌다.”면서 “임기 말에 왜 정원을 스스로 반납하고 갔는지 이해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나왔었다.”고 전했다.그러나 정 전 총장의 구조조정이 교수 1인당 학생수를 줄이기 위해서였던 점을 감안하면, 학생 수 증원이 교원 증원과 맞물려 진행되지 않을 경우 1인당 학생수 증가라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대는 “교수 1인당 학생수를 12명으로 개선하기 위해 전임교원도 2011년 2500명까지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실현 여부는 알수 없다. 우선 올해 2008년 외국인 교수정원 100명, 전문대학원 교원 50명 등 150명 증원을 정부에 요청했지만 기획예산처 등은 외국인교수의 경우 정원을 50명 늘리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의 한 관계자는 “달라지는 상황을 감안하지 않고 근시안적으로 정책을 실행한 탓”이라면서 “연구 여건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수험생들의 혼란을 막으려면 앞으로 법인화 등을 감안해 장기적 관점에서 정책을 실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한나라당 경선후보 정책 검증] 홍준표·원희룡의 복지 공약

    홍준표 후보와 원희룡 후보는 국토개발이나 경제성장보다는 복지 공약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조세·복지·교육 시스템의 획기적인 변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공약이 한 줄짜리여서 실현가능성과 공약간 연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홍 후보 “초·중·고 완전 무상교육” 홍 후보는 주거복지와 교육복지를 제1공약으로 꼽는다. 주거복지는 반값 아파트(토지임대부 분양주택), 성인 1인 1주택제, 토지소유상한제 실시를 통해 실현하겠다고 한다. 교육복지 정책으로는 국내총생산(GDP)의 6%까지 교육재정 확충, 초·중·고 완전 무상교육 실시, 소외계층 대학 특례입학,EBS의 24시간 과외 전문 채널 운영 등이 있다. 서울대학교와 정부출연 연구기관들을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이전, 국립대학 통폐합 추진 및 법인화 실시 등도 홍 후보의 대표적인 교육개혁 정책이다. 그러나 입시중심 교육의 폐해를 줄이겠다면서도, 고교평준화 정책을 수정해 특목고와 특성화고를 육성한다는 정책은 서로 모순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홍 후보는 “복지정책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노동부와 보건복지부를 통합하고, 주택공사와 토지공사를 통합해야 하며, 노인 전담 정부기구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전체 정부 구조와 규모를 어떻게 개편하겠다는 큰 틀의 고민은 결여돼 있다. ●원 후보 “서울대 폐지… 국립대 통합 운영” 원희룡 후보는 근로소득세 폐지를 제1공약으로 내세울 정도로 조세개혁에 관심이 많다. 과표 구간에 따른 단계적 폐지와 감소된 세수의 확보 방안, 전체 소득세 중 근로소득세가 차지하는 비중 등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평가할 만하지만 조세형평성과 조세체계의 골간을 훼손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신용소외계층에 대한 신용회복정책, 불임부부 시술비 지원 확대, 국공립 보육시설 확대, 월 10만원 한도 내에서 자녀양육 물품 구입을 국가가 지원하는 육아지원카드제 도입, 근로여성 소득공제 확대, 기초장애연금 도입 등도 원 후보가 강조하는 복지정책이다. 그러나 각 공약에 대한 재정 마련 계획은 밝히지 못하고 있다. 원 후보는 서울대를 폐지하고 연구중심 대학원으로 바꾸는 동시에 모든 국립대를 통합 운영하고 졸업생에게 동일한 학적을 부여하는 것을 첫번째 교육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제시하지 않아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 특별취재팀 이창구 유지혜 김민희기자 window2@seoul.co.kr
  • “문학 위기는 현장감 외면 탓”

    “문학 위기는 현장감 외면 탓”

    한국문학평화포럼이 새달 법인화된다. 애초 법인화 목표 시한은 지난해 상반기였다. 1년이 늦어졌다. 포럼의 모태인 민족문학작가회의와의 관계설정을 놓고 고심한 것도 이유가 됐다.2004년 10월, 포럼은‘임진강 문학축전’으로 첫발을 뗐다.‘상생·평화·공존’을 화두로 세웠다. 한국문학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현장으로 가자고 제안했고, 서울 중심의 문화적 섹트주의를 극복하자고 외쳤다. 문학의 사회적 책무도 강조했다.3년여 동안 30여 차례의 문학축전을 꾸렸다. 한국의 상처난 땅을 샅샅이 밟았다.11일과 12일엔 전북 고창 전봉준 생가터에서 태평양전쟁 희생자들을 위무했다. 두 달 뒤면 창립 3주년이다. 임헌영(민족문제연구소장·중앙대 교수)회장을 만나 그간의 성과를 되짚어봤다. 그는 1대 고은 회장에 이어 2대 회장을 맡고 있다. ●법인화 왜 1년 늦어졌나 포럼의 법인화가 늦어진 데는 새로운 단체 결성에 대한 작가회의측의 우려 섞인 시선도 작용했다. 작가회의 명칭에서 ‘민족’을 떼는 데 반대한 포럼측 문인들의 목소리조차 일각에선 ‘독립을 위한 수순’으로 해석했다. 임 회장은 “적극적으로 지지할 줄 알았던 작가회의 문인들로부터 포럼 초기 뜻밖의 오해를 받았던 것도 사실”이라면서 “지금은 그런 오해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작가회의 회원들의 현실인식이 안이해지는 것이 아쉬워 비판을 하기도 하지만 그건 작가회의에 대한 애정 때문”이라면서 “작가회의를 쪼갤 목적이었다면 포럼은 애초에 만들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법인화 추진은 참여도와 신뢰도 강화를 통해 포럼 문제의식의 확대심화를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포럼의 근본적인 관심사는 문학의 사회적 역할 제고다. 문학과 사회를 갈라놓은 유미주의적 경계선을 넘으며,1970∼80년대 민족문학운동은 사회개혁의 주체로 우뚝 섰다. 굳이 찾지 않아도 시대는 늘 문인들 옆에서 고민을 강제했다. 지금은 다르다. 작가가 적극적으로 찾지 않으면 시대는 자신의 속살을 보여주지 않는다.‘민주화’나 ‘경제성장’이란 화려한 겉옷 속에 ‘비민주적 잔재’와 ‘경제적 양극화’를 꽁꽁 숨겼다. ●문화예술운동 단체로 자리잡아 포럼은 시대와 대면하는 ‘제2의 민족문학운동’이라 할 만하다. 포럼이 찍어온 문학축전의 발자국은 참여 문인들의 시선이 어디를 향하는지 잘 보여준다. 미 공군의 폭격으로 찢긴 매향리를 어루만졌고, 우토로 강제철거를 반대했다. 논에 모를 심으며 한·미 FTA 타결 후 농업을 근심했고,‘나눔의집’을 찾아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손을 맞잡았다.“문인들이 가본 적 없는 소외지역을 최우선으로 하되, 오늘날 한국사회의 예리한 쟁점을 드러내는 지역을 위주로 찾아갔다.”고 임 회장은 설명했다. 포럼은 이제 한국 사회의 가장 활발한 문화예술운동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았다. ●서사의 빈곤은 현장과의 유리서 기인 임 회장은 “B학점은 되는 것 같다.”며 포럼의 성적을 매겼다.“현장 반응도 매우 뜨거웠다.”고 전했다. 그러나 “포럼이 아무리 용을 써도 문단의 흐름을 바꿀 순 없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문단의 ‘안타까운 흐름’은 포럼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포럼이 결성된 2004년은 과거 민족문학진영의 대가들마저 현실문제에서 발을 빼는 분기점이었다고 임 회장은 회고했다. “노무현 정권이 탄생하면서 민주화를 이루었다는 자만심으로 문인들이 너무 성급하게 긴장감을 잃었어요. 과연 그런가요? 한국과 무관한 전쟁에 군대가 파병됐고, 민중의 삶은 더 극악해졌습니다.” 임 회장은 올 2월 ‘기초예술연대’가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한국 작가들이 창의력과 상상력을 잃었다.”는 날선 비판으로 문단을 달군 바 있다. 장편소설 하나 써낼 능력 없는 서사의 빈곤은 현장과 유리된 데서 오는 필연적 결과라는 것이다. ●10월엔 카자흐스탄서 포럼 “문학의 가장 큰 위기는 대중들이 문학을 외면한다는 겁니다. 현장성이 없기 때문이에요. 드라마보다 현실감이 없습니다. 자기 이야기가 아닌데 독자들이 읽을 이유가 어디 있겠어요.” 그가 “각 대학의 문예창작학과가 한국 문학을 망쳤다.”는 논쟁적 언사를 던지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시대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작가들의 단견은 인문학 교육 없는 문창과가 원인”이라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포럼이 외연 확대를 꾀하는 것도 현장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서다. 향후 문인들만의 행사를 지양하고 문학축전 현지 자치단체와 관련 연구자, 타 장르 예술인 등이 함께 참여토록 할 방침이다. 올 10월, 포럼은 중앙아시아 고려인 강제이주 70주년을 맞아 카자흐스탄을 찾는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정수장학회, 공익법인화가 해법”

    김서중 성공회대(신문방송학) 교수는 19일 오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정수장학회 원상회복의 바람직한 원칙’이란 주제의 토론회에서 정수장학회(구 부일장학회)의 바람직한 정상화 원칙으로 ▲가해자의 사적 이득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 ▲고 김지태씨의 장학회 설립 취지를 최대한 반영할 것 등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이 같은 원칙을 전제로 ▲장학사업 용도로만 재단 재산 활용 ▲정수장학회 현 이사진 승인 취소 ▲이사진 구성을 위한 사회적 논의 체계 마련 등을 주장했다. 김 교수는 “정수장학회가 국가권력에 의해 사유화됐음을 감안하면, 새로운 이사 구성엔 공익을 고려할 수 있는 사회 인사들의 참여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KDI 등 국책연구기관 ‘사학연금 갈아타기’ 논란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책연구기관들이 잇따라 국민연금에서 사학연금으로 갈아타고 있다. 연금을 갈아탈 경우 혜택이 많은 사학연금을 소급적용 받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국민연금을 수령할 권리도 사라지지 않아 ‘이중 혜택’ 논란이 일고 있다. 허술한 법체계 탓이다. 이처럼 많은 혜택을 누리기 위해 법망을 빠져나갈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10년 이상 재직자 ‘꽃놀이패’ 국민연금에서 탈퇴하면 납부 총액과 그에 상응하는 이자를 감안한 반환일시금을 받는다. 하지만 국민연금 지급대상인 10년 이상 가입자가 반환일시금을 돌려받으면 국민연금 지급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반환일시금 수령 여부는 개인이 선택할 수 있다. 또 사학연금에 가입해 추가비용을 납부하면 해당 기관에서 재직한 기간 만큼을 연금 가입기간으로 소급적용 받을 수 있다. 따라서 국민연금에서 사학연금으로 전환한 기관에서 10년 동안 재직한 직원이 반환일시금을 받지 않고 재직기간을 사학연금 가입기간으로 소급 적용받은 뒤, 사학연금 지급을 위한 최소 가입기간 20년(10년 추가근무)을 채우면 국민연금과 사학연금을 동시에 받을 수도 있다. 예컨대 이같은 조건에서 KDI에 20년간 근무한 직원이 앞으로 10년간 더 일한 뒤 퇴직할 경우 국민연금관리공단으로부터 20년치에 해당하는 연금을, 사학연금관리공단으로부터는 30년치에 해당하는 연금을 받는다. 익명을 요구한 연금 전문가는 이에 대해 “소급적용과 관련,1983년 개정된 사학연금법 규정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면서 “당시에는 국민연금이 도입되지 않았던 상황이어서 이같은 ‘빈 틈’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연금체계,‘단물’만 빼먹는다. 국민연금과 달리 공무원·군인·사학연금 등 특수직 연금은 낮은 보수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도입됐다. 재직시 월급을 적게 주는 대신, 퇴직 이후의 생활을 보장한다는 취지다. 국민연금과 특수직 연금이 현행대로 유지되는 것을 가정할 때 2000년 가입자의 평균 수익비는 특수직 연금이 3.53∼3.88로 국민연금의 2.22보다 월등히 높다. 같은 보험료를 내도 더 많은 연금을 받는다는 얘기다. 이 전문가는 “‘공무원 보수 현실화 5개년 계획’이 이뤄진 2001년 이전만 해도 공무원 보수는 민간의 80% 수준에 그쳤으며, 이에 준해 연금을 설계했다.”면서 “사학연금은 보수월액을 기준으로 지급되기 때문에 공무원에 비해 급여가 상대적으로 높았던 국책연구기관 직원들이 더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사학연금 가입자들은 연금 수령액이 상대적으로 높은 대신, 민간기업 퇴직금의 20∼30% 수준인 퇴직수당만 받아왔다. 반면 국책연구기관 직원들은 국민연금 탈퇴와 더불어 재직기간에 상응하는 퇴직금을 중간정산받게 되며, 재직기간을 사학연금 가입기간으로 소급 적용받을 경우 퇴직금과 사학연금의 ‘중복 혜택’을 받는 문제점도 발생한다. ●‘연금 갈아타기’ 막을 수단 없어 사학연금법은 법률에 따라 대학원을 설치·운영하는 연구기관은 사학연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때문에 법률 개정이 이뤄지지 않는 한 조건을 충족시킨 정부산하기관들의 ‘사학연금 행(行)’을 막을 수 없다. 지금까지 KDI와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과학기술원, 광주과학기술원 등 4개 기관이 국민연금에서 탈퇴, 사학연금으로 옮겼다. 또 24개 정부출연기관이 만든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도 국민연금에서 사학연금으로 전환을 신청했다. 국립대학들도 법인화의 조건으로 사학연금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사설] 정부가 국민연금 이탈 부추겨서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국민연금에서 사립학교교직원연금(사학연금)으로 말을 갈아탔다고 한다.‘대학원을 설치, 운영하는 연구기관은 사학연금에 가입할 수 있다.’는 사학연금법 조항에 의거해 교육부장관이 사학연금 가입을 허용했다는 것이다.KDI는 그동안 국제정책대학원을 운영한다는 이유로 사학연금 가입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사학연금이 국민연금에 비해 재정도 안정적이고 연금 수급률도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한국학중앙연구원(옛 정신문화연구원)도 2005년 5월 국민연금에서 사학연금으로 갈아탔다. 우리는 KDI 본원의 경우 교육기능을 가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학연금 전환을 거부했던 교육부가 갑자기 입장을 선회하게 된 배경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본다.‘교육부장관의 권한’이라는 해명으로는 부족하다. 교육부의 이러한 행태는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만 가중시킬 뿐이다.KDI가 ‘사립’이나 ‘학교’와 무슨 상관이 있다는 말인가. 미래세대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현세대가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KDI의 ‘제 잇속 차리기’ 행태가 가증스럽다. 정부는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를 공동으로 만든 24개 정부출연기관이나 법인화를 추진하려는 국립대학들이 사학연금 가입을 요구한다면 무슨 핑계로 거부할 것인가. 국민연금 못지않게 공무원·군인·사학연금 등 특수직연금도 과다 혜택이 주어지는 형태로 잘못 설계됐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더구나 군인과 공무원연금은 혈세로 적자를 보전하고 있다. 우리가 국민연금 개혁에 앞서 특수직연금 개혁을 요구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정부의 자의적인 잣대에 따라 연금 가입대상이 오락가락하는 일을 방지하려면 모든 연금을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
  • ‘기자실 통폐합’ 예비비 55억 통과

    ‘취재제한 조치’란 비판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기사송고실 및 브리핑룸 통폐합 작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 김창호 국정홍보처장은 5일 국무회의 브리핑을 통해 “‘기사송고실 및 브리핑룸 통폐합’에 소요될 정부 예비비 지출안 등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김 처장은 “이번 주 내에 기획예산처로부터 예비비를 배정받아 다음주 초 사업자를 공모할 것”이라며 “사업자가 선정되면 설계과정을 거쳐 이달 안에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새로 도입하겠다고 밝힌 전자브리핑을 8월 본격 시작에 앞서 빠르면 이달 안에라도 몇몇 부처부터 시범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송고실 통폐합 관련 예비비 지출안 금액은 합동브리핑센터 시설 공사 및 전자브리핑 시행에 필요한 시스템 개발비, 웹서버와 운영체제 구축 등에 소요될 55억 4148만 1000원이다. 정부는 또 ‘국립대 법인화’를 골자로 한 ‘국립대학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안’도 의결했다. 국립대 법인을 설립하거나 기존 국·공립 대학을 국립대 법인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교수 직선제인 현행 총·학장 선출방식 대신 총·학장선출위원회가 2∼3인의 후보자를 뽑아 이사회에 추천하면 이사회가 1인을 선임해 교육부장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간선제로 바꾸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이 법안에 대해선 그러나 상당수 국립대학들이 ‘시기상조’라며 반발하고 있어 국회 심의과정에서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밖에 바이오디젤·바이오에탄올·용제를 차량 연료로 판매하는 행위를 유통질서 저해행위로 추가해 처벌하는 내용 등을 담은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시행령 개정안’도 의결했다. 양극화 완화를 위해 대통령 직속으로 ‘양극화·민생대책위원회’를 설치하고, 기획예산처에 ‘양극화민생대책본부’를 설치하는 안건도 통과됐다.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2009년부터 국·공립대 법인화 길터

    법인화하는 국립대 이사회에 참여하는 대학 내 인사가 3명에서 6명으로 늘어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5일 이런 내용의 ‘국립대학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특별법’이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됨에 따라 곧 국회에 상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르면 2009년부터 전국 54개 국·공립 대학이 특수법인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교육부가 발표한 특별법을 보면 15명으로 구성하는 법인 이사회에 대학 인사가 6명 참여할 수 있게 된다. 교육부는 당초 특별법을 입법예고할 때 총장과 재무경영협의회장, 교육연구협의회장 등 3명을 이사회에 참여하도록 했다. 그러나 대학 인사가 더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대학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6명으로 대폭 늘렸다. 특히 총장을 비롯한 이사회 참여 인사를 지정하지 않고 6명 범위 안에서 대학이 자율적으로 참여시킬 수 있도록 했다. 교육부는 법안이 6월 임시국회를 통과할 경우 이르면 2009년부터 국·공립대가 원할 경우 법인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법인화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곳은 서울대와 인천시립대 등 두 곳이다. 경북대와 부산대, 전남대도 법인화 전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대 평의원회는 이날 교수회관에서 ‘서울대학교 총장선출방식에 관한 공청회’를 열고 직선제와 간선제를 혼합한 형태로 바꾸는 총장선출 시안을 발표했다.학내·외 인사로 구성된 초빙위원회가 총장후보를 선정한 뒤 교직원들의 직접 투표를 통해 총장을 선출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서울대가 법인화로 전환할 경우 이런 방식의 총장 선출은 불가능해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국립대 법인화 특별법에 따라 반드시 간선제로 총장을 선출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가 독자적으로 ‘서울대 법인화 특별법’(가칭)을 추진해 의원입법으로 법안이 상정되더라도 교육부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 서울대 시안을 보면 학내외 인사 50인이 총장후보초빙위원회를 구성, 총장후보 초빙을 맡는 ‘초빙위원회’ 13인을 구성해야 한다. 초빙위원회는 학내인사 7인, 학외인사 6인으로 구성된다. 외부 인사가 총장 후보 검증에 참여하는 기구가 신설되는 것은 처음이다. 위원회는 최종 후보 3∼4명을 선정하고, 서울대 전임교수 및 기금교수, 직원이 직접 투표를 통해 최종 총장 후보를 선정한다.김재천 서재희기자 patrick@seoul.co.kr
  • 서울대 民資로 지하캠퍼스 추진

    서울대 民資로 지하캠퍼스 추진

    서울대가 대학본부 앞 잔디밭이나 대운동장 지하에 대규모 지하캠퍼스를 만든다. 민간 자본을 유치해 상업 시설을 설치할 계획도 하고 있어 ‘국립대 상업화’를 둘러싼 논란도 예상된다. 서울대는 “지난주 심우갑 공대 교수팀을 지하공간 개발 연구 용역팀으로 선정하고 기획실 정책연구용역비로 2000만원을 책정했으며, 다음주 초 정식 계약을 맺을 예정”이라고 31일 밝혔다. 서울대 관계자는 “지하공간 개발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심 교수팀이 약 50일간 개발 부지 선정과 시설을 어떻게 구성할지를 담은 개발안(案)을 만들게 된다.”면서 “개발안이 나온 뒤 여론 수렴과 사업자 선정 등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하캠퍼스 개발은 올 초부터 계획됐다. 지난 3월 발표한 장기발전계획과 4개년 발전계획에 지하공간 개발 계획을 반영했고,4월 시설국에서 제출한 ‘관악캠퍼스 지하공간 개발계획(안)’이 이장무 총장 승인을 거쳤다. 계획안에 따르면 지하공간 개발 부지로 정문 앞 대운동장이나 대학본부 잔디광장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곳에는 주차시설, 학생복지 및 편의시설을 설치하고 개별 건물을 네트워크 형태로 연결하는 방안도 연구 중이다. 개발 목표로 ▲녹지 및 휴식공간 확대 조성 ▲주차공간 확보 ▲학내·외 구성원들에게 열린공간 제공을 들었으며 편의시설 확충과 캠퍼스 부지 부족 현상 해소, 지상 환경과 경관 보존을 기대 효과로 보았다. 서울대는 막대한 개발비 충당을 위해 민간자본 유치를 검토하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국고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부족한 재원을 충당하고, 법인화를 앞두고 대학의 수입 증대 차원에서 민간자본을 유치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라면서 “수익이 날 수 있는 시설을 유치하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실무자들은 고려대 지하캠퍼스를 벤치마킹 대상으로 보고 견학 등의 절차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대에 상업시설을 유치한다는 데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들이 학생 편의·복지시설 차원에서 다양한 업체를 유치하는 것에 대한 별도의 규제는 없다.”면서 “그러나 교육시설에 커피숍이나 패스트푸드점 등을 무분별하게 유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데스크시각] 도쿄대 몸부림의 교훈/이춘규 국제부 부장급

    도쿄대학은 요즈음 명실상부하게 일본은 물론 아시아 최고의 명문대학으로 손꼽히고 있다. 대학 평가기관들은 분야별로는 세계 6,7위권, 종합은 10위권 정도의 명문대로 평가한다. 급기야 개교 130주년인 올해 도쿄대는 ‘세계 최고 대학’을 목표로 내걸었다. 이런 도쿄대지만 수년전까지만 해도 “도쿄대가 일본을 망친다.”는 야유를 들으면서 뒤뚱거렸다. 도쿄대 출신 고위관료나 정치인 등 엘리트들이 일본의 좌표를 잘못 설정,1990년 이후 일본경제의 거품이 터지며 ‘잃어버린 10년’을 초래했다는 책임론과 함께다. 이런 도쿄대가 국립대라는 숙명에 따랐던 규제가 풀리면서 2004년 법인화 이후 변신을 시작했다. 그 변신은 2005년 4월 4년 임기로 취임한 고미야마 히로시 총장이 이끌고 있다. 고미야마 총장을 지난해 두 차례 개인적으로 만났다. 심포지엄에 참석, 연설을 듣고 한담을 나누거나 총장실에서 인터뷰를 하기 위해서였다. 두 차례 모두 고미야마 총장은 세계적 대학의 지휘자라는 ‘권위’는 벗어던지고 친한 후배를 대하듯 편하게 대해주었다. 고미야마 총장은 두 차례 만남에서 실험정신과 개혁을 강조했다. 도쿄대가 세계의 대학들과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해서는 뿌리부터 변해야 하고,‘혁명에 가까운’ 개혁을 통해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오랜 공무원 체질이 문제라고 자성했다. 그는 대화를 통해 도쿄대가 세계 1위가 되기 위한 각종 아이디어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모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지구온난화·에너지 문제 전문가로 믿기지 않을 정도로 온통 ‘경영 마인드’로 중무장한 모습이었다. 고미야마 총장의 도쿄대는 체면도 벗어던졌다. 소자화(少子化)로 인해 누구든지 대학에 들어가는 새로운 환경에 맞게 전국을 돌며 우수학생 유치 설명회를 시작했다. 기업들이 ‘모셔가던’ 도쿄대였지만 시대 변화에 맞추어 대학내에서 취업설명회도 열어 인재를 세일즈하는 과감한 변신도 하고 있다. 교수나 학생 등 해외의 우수인재 유치를 위해 게스트하우스를 마련하고, 해외나 지방 교수 요원의 자녀교육환경 조성까지도 신경쓰고 있다. 재원확보 등을 위해서는 낡은 상식을 깨버리고 선진 경영방식을 도입했다.‘세계적인 교육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특히 고미야마 총장은 케케묵은 민족주의로 대표되는 일본의 보수주의를 도쿄대 발전을 막는 장애물로 봤다. 국제사회에서 일본이 소외되지 않기 위해 세계 표준에 가까운 생각을 하고,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상징적으로 동창회 활동을 들었다. 일본에서는 국내적 기준에 꿰맞춰 도쿄대가 동창회를 만드는 데 비판적이었다. 그래서 전체 동창회는 못 두었다. 하지만 동창들은 세계적인 경쟁의 선두에서 뛸 ‘프런트러너’들로 인적네트워크의 핵심이라며 동창회 활성화론을 펴며 지원을 시작했다. 고미야마 총장이 던진 도쿄대의 역할변화론도 시사점이 적지 않았다. 도쿄대는 개교 이래 일본을 빨리 강하게 해야 한다는 책임이 있다는 사회적 공감대 아래, 관료와 정치지도자를 육성하는 역할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이제는 선진 경영기법 도입이나 창업을 통해 사회에 기여할 시대로 변했다고 강조했다. 도쿄대는 이처럼 치열한 개혁궤도에 들어섰다. 물론 성패 여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대학 교육은 어떠한가. 유감스럽게도 세계적 평가기관이나 전문가들의 평점은 인색하다. 입시는 자율보다는 규제가 너무 우선한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문제가 되는 점은 대학 자율 논쟁이 세계화 시대의 국제적 기준보다는 분배가 중시되던 성장시절의 ‘평준화라는 국내적 기준’에 집착한다는 지적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 한국의 대학교육도 이제 좁디좁은 국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세계와의 경쟁에 대비하자. 이춘규 국제부 부장급 taein@seoul.co.kr
  • 日 국립대 교부금 연구 실적따라 차등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국립대가 내년부터 정부의 교부금 차등지급제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면서 통폐합 등 재편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일본 재무성은 국립대 예산의 효율적인 사용을 위해 교부금을 연구 실적에 따라 차등지급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등교육 부문의 경쟁원리 도입을 위해서다. 연구 성과 없이는 교부금 혜택도 없다는 논리이다. 지금껏 교부금은 대학의 정원이나 시설 등의 규모를 따져 사실상 골고루 나눠줬다. 재무성은 22일 87개 국립대의 연구 성과를 기준으로 운영비 교부금을 시험적으로 배분해 본 결과, 전체의 85%인 74개교의 교부금이 삭감된다고 밝혔다. 2005년의 국립대 법인 결산에 따르면 운영비 교부금은 1조 586억엔으로 국립대 경상수익의 45%를 차지했다. 부속 병원의 수익은 27%, 수업료 등 학생 납부금은 15% 등이다.국립대의 최대 수입원이 교부금인 만큼 차등지급 자체가 연구실적이 약한 국립대로서는 치명적인 셈이다. 교부금을 더 받을 대학은 도쿄대 112.9%, 교토대 102.8%, 도쿄 공업대 100.6%, 나고야대 87.3%, 도호쿠대 86.1%, 오사카대 68.8%, 도쿄농대 44.5%, 홋카이도대 39.6%, 나라첨단과학대 38.6%, 규슈대 22.7% 등 13개교뿐이다. 교육 실적이나 연구 프로젝트가 많은 대도시에 위치한 대학들이다. 반면 효고교육대는 90.5%로 가장 많이 깎인다. 대체로 연구보다 교원 육성이 주된 교육대학의 경우,82∼90.5% 삭감당할 처지에 놓였다. 교부금 산정 기준은 ▲과학 연구비 보조금 ▲대학의 독자적인 교육·연구 내용에 따라 배분되는 특별 교육 연구비 등으로 이뤄졌다. 재무성은 이와 관련,“교부금의 ‘집중과 선택’은 국립대의 연구·교육의 수준을 향상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국립대 측은 “재정력이 열악한 지방의 대학은 존폐의 위기에 놓일 수밖에 없다.”면서 “도시지역의 국립대를 중심으로 한 국립대의 재편이 불가피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또 “지난 2004년 국립대 법인화 이후 국립대가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hkpark@seoul.co.kr
  • [열린세상] 거대담론이 사라진 시대/김형태 변호사

    [열린세상] 거대담론이 사라진 시대/김형태 변호사

    “거창한 공약 대신에 교통카드 충전기 설치, 정수기 설치처럼 실용적인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저를 잘 모르는 공대에서도 몰표가 나오더군요.” 작년 서울대 학생회장에 당선된 친구는 이렇게 자랑했다. 그런데 고작 그런 일을 하는 데 학생회는 왜 필요하다는 것일까. 금년에 출마한 후보들은 한술 더 떴다. 녹두거리 호프집 술값 10% 할인, 패밀리 레스토랑 음식값 20% 할인, 시험기출문제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이 선거공약이란다. 홍보 포스터에는 이런 글귀도 보였다.‘이제 서울대 학생증으로 할인받자.VIPS 20%’ 자신들이 우리 사회의 VIP들이니 할인받는 게 당연하다는 소린지. 그나마 재선거 끝에 국립대 법인화 반대, 학생들이 참여하는 월례포럼 개최, 총학생회 신문발간 등을 약속한 후보가 당선이 되었다. 아주 오래전 봄, 지금은 VIPS 할인 포스터가 나부끼는 그 자리에서 나는 우연히 한 학생이 구호를 외치며 4층에서 뛰어내려 죽는 광경을 목격했다. 그 학생은 민주주의와 억압받는 약자들을 위한다는 거대 담론에 제 목숨을 걸었다. 이제 이웃과 공동체를 위해 자기자신을 내던지는 젊은 학생들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피우는 담배 한 개비에 붙는 세금까지 모아서 국립대 등록금을 싸게 해주고 사회에 나오면 이웃과 사회를 위해 재능을 써달라고 특별대우해줄 필요가 이제는 없어 보인다. 서울대학생 거의 절반 가까이가 상류 10% 계급 출신이라니 이제 ‘그들만의 대학’인 서울대에 대한 특혜는 그만둘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날로 푸름을 더해가는 가로수들 사이로 흰색, 분홍색, 노란색 연등들이 내걸렸다. 이제 곧 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이다. 엊그제 도봉산을 오르다 한 암자에 들르니 거기도 연등이 절 마당을 가득 덮었다. 그런데 그 연등도 서열이 있었다.10만원,5만원,3만원…. 이런 엉뚱한 의문이 떠올랐다.4만원을 내면 어떤 등을 달아주나. 학생들의 수능점수 따라 대학들이 줄을 서듯 액수에 따라 연등의 모양과 달리는 곳이 달라진다. 불교든 기독교든 본래 스승들은 자기 자신을 버리고 이웃에 자비와 사랑을 베푸는 것을 가르침의 근본으로 삼았다. 말로만 가르치신 게 아니라 몸소 그리 행하셨다. 금강경의 첫 대목은 석가세존이 제자들과 걸식을 해서 밥을 드는 장면으로 시작되고, 성서 속의 예수 역시 그 스스로 낮은 신분으로 천대받은 이들과 세상을 함께했다. 석가는 숲에서, 예수는 십자가에서 삶을 마쳤다. 그런데 없는 이, 못난 이들과 함께한 공동체적 가르침과 행함이 제도라는 틀 속에 갇혀 버리면서 오늘의 종교는 겉모습만 보아도 스승들과는 아주 달라 보인다. 숲이나 십자가와는 거리가 먼 화려한 건물이며 신자들. 그들은 자기 자신의 해탈이나 천국을 꿈꾸며 개인적인 득도나 구원에만 관심을 보인다. 한걸음 더 나가서 바로 이 현세에서 돈 많이 벌게, 자식 좋은 학교 가게, 우리편 이기게 해 달라고 빈다. 현실적 이익보다는 이상을 따라간다는 젊은이들과 종교가 개인의 이익과 자본주의식 서열화에 오히려 앞장서는 듯 보이는 지금의 현실은 10년,20년 뒤 우리의 암울한 미래를 가늠케 한다. 1970,80년대가 전체를 위해 개인이 희생되는 시대였다면 외환위기 이후는 오로지 개인만이 두드러지고 약자나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 같은 공동체적 가치며 거대 담론은 실종된 시대로 치닫고 있다. 아마 그 근본원인은 세계화를 내세우는 자본주의에 있겠다. 전체의 시대에서 개인의 시대를 거쳐 이제 이 둘이 변증법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시대를 향한 대안은 그래도 젊은이와 종교에서 나와야 하지 않을까. 김형태 변호사
  • “국립대 법인화法 대학자율권 침해”

    국립대 법인화를 위해 입법 예고한 특별법에 대해 규제개혁위원회(위원장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학 자율권을 침해한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 법은 ‘국립대학 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특별법’으로 2009년 국립대 법인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서울신문 3월5일자 1·3면 보도) 27일 규개위 관계자에 따르면 규개위는 최근 행정사회분과 소위를 열어 “외부 인사 위주로 된 이사회 구성이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 외부 인사에 대한 세부사항은 대학에 위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또 대학법인 해산 요건을 재적 이사 4분의3 이상의 찬성에서 3분의2 찬성으로 수정하고, 대학 자율 영역에 속하는 정관 기재 사항을 교육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것은 지나친 규제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규개위는 이에 따라 다음달 초 본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을 재심사한 뒤 최종 안이 나오는 대로 교육인적자원부에 개선을 권고할 방침이다. 국립대 법인화 특별법은 관계부처가 협의를 거쳐 만들었지만 규개위의 의견은 구속력을 갖고 있어 정부 일정에 일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 임창빈 대학구조개혁팀장은 이에 대해 “이미 국회를 통과한 울산과학기술대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은 이사 15명 가운데 정부 추천 인사가 5명이나 되고, 외부 인사도 12명인데 국립대 법인화법만 이사회 구성을 문제삼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현재 이사회 구성 규정은 국립대 법인화가 실효를 거둘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라고 반박했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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