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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실종사건 허위종결’ 경장 구속 기소… ‘합동심의’도 단톡방 자료 공유로 그쳤다

    ‘제주실종사건 허위종결’ 경장 구속 기소… ‘합동심의’도 단톡방 자료 공유로 그쳤다

    제주 실종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경찰관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수사에서는 해당 경찰관의 개인적인 일탈뿐 아니라 상급자의 지휘·감독 부재와 형식적인 합동심의 등 경찰의 실종사건 처리 시스템이 부실하게 작동한 사실도 드러났다. 제주지방검찰청 형사1부(부장검사 이대성)는 18일 제주서부경찰서 전 실종수사팀 소속 A(34) 경장을 공전자기록등위작·위작공전자기록등행사·형사사법절차전자화촉진법 위반·직무유기·허위공문서작성·허위작성공문서행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A 경장은 지난 5월 15일 여성 장모(36)씨와 7월 2일 남성 박모(68)씨의 실종신고를 전달받고도 실제로 연락하지 않았으면서 마치 연락한 것처럼 112신고처리시스템과 실종아동등 프로파일링시스템에 허위 내용을 입력해 사건을 종결한 혐의를 받는다. 실종자 소재를 확인하기 위한 별도의 조치도 하지 않았다. A 경장은 다음 날인 5월 16일과 7월 3일에는 실제 연락한 것처럼 내부 보고서까지 작성해 상급자에게 제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 경장이 실종사건을 남겨둘 경우 상급자에게 보고하거나 동료에게 사건을 인계해야 하는 부담을 피하려고 한 것으로 파악했다. 성인 실종자는 ‘어딘가에서 살아 있을 것’이라는 안일한 판단 아래 실종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문제는 A경장 개인에게만 있지 않았다. 검찰은 A 경장이 야간 당직근무를 하는 동안 상급자들의 지휘·감독 또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상급청이 실종사건 종결 때 ‘실종자 대면 후 종결’ 원칙을 거듭 강조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그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 실종사건을 감시해야 할 전산 시스템도 허술했다. 담당 경찰관이 종결 사유를 ‘변사’나 ‘교통사고 사망’으로 입력하면 해당 사건 내용이 프로파일링시스템에서 곧바로 삭제돼 상급자나 다른 팀원들이 사건 접수 사실조차 알기 어려웠다. 다른 사유로 종결하는 사건 역시 상급자 결재 없이 담당 경찰관이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었고, 종결 뒤 사후 검토도 형식적인 수준에 그쳤다. 실종자의 범죄 관련성을 판단하는 ‘합동심의’ 역시 유명무실했다. 실종 신고 후 12시간 내 발견되지 않으면 형사과장 주관으로 합동심의를 열어 범죄 관련성과 향후 수사 방향을 판단해야 한다. 그러나 제주서부경찰서 실종수사팀에서는 단체대화방에 112 신고사건처리표를 공유하는 데 그쳤고, 범죄 관련성에 대한 실질적인 의견 교환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실종자 가족들의 호소에도 경찰은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박씨 가족은 실종신고 당일 A 경장으로부터 “박씨와 연락했는데 신변에 이상이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취지의 연락을 받았다. 하지만 소식이 끊기자 가족들은 7월 27일과 8월 6일 직접 제주서부경찰서 실종수사팀을 찾아가 소재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실종수사팀 근무자들은 이를 단순 상담으로 판단해 가족들을 돌려보냈다. 가족들이 8월 21일 다시 실종신고를 접수한 뒤에야 경찰은 수색에 나섰고, 다음 날 박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검찰은 경찰이 A 경장의 허위 기록을 걸러내지 못했을 뿐 아니라 가족들의 거듭된 요청에도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는 등 실종사건 처리 시스템 자체가 부실하게 운영됐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9월 2일부터 17일까지 A 경장과 상급자·동료·실종자 유족 등 참고인 12명을 조사하고, 8일부터 11일까지 경찰청·제주경찰청·제주서부경찰서를 압수수색했다. A 경장의 휴대전화도 재포렌식했다. 경찰은 A 경장을 공전자기록등위작·위작공전자기록등행사·직무유기·위계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허위 내부 보고서 작성·행사 혐의와 전산시스템 허위 입력에 따른 형사사법절차전자화촉진법 위반 혐의를 추가했다. 다만 허위 기록으로 상급자들이 수색에 나서지 못하게 했다는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보고 이번 기소 대상에서는 제외했다. A 경장은 지난 8월 14일 입건됐으며, 법원은 8월 25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9월 1일 A 경장을 구속 송치했고, 검찰은 보완수사를 거쳐 이날 구속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국민의 생명·안전과 직결된 경찰의 실종사건 처리시스템이 전반적으로 부실하게 운영돼 온 사실을 확인했다”며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실종사건 처리시스템의 문제점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 성추행 피해자 홧김에 “합의금 1억” 말했다가 ‘공갈’ 피소…검찰, 불기소 처분

    성추행 피해자 홧김에 “합의금 1억” 말했다가 ‘공갈’ 피소…검찰, 불기소 처분

    직장 동료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당한 여성이 합의금 1억원을 달라고 가해자에게 언급했다가 오히려 고소당했으나 검찰에서 혐의를 벗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검은 지난달 28일 공갈미수 혐의로 송치된 30대 여성 A씨에게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A씨는 2022년 같은 직장에 다니는 남성 B씨로부터 강제추행 피해를 당했으며, 그와 통화하다 “합의하고 싶으면 1억원을 가지고 와라. 그렇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후 B씨가 A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A씨가 합의 제안에 응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줄 듯한 태도를 보이며 B씨를 협박해 돈을 뜯어내려다 미수에 그친 것으로 판단했다. A씨는 혐의를 부인했다. 두 사람이 2000만원에 합의하기로 했으며, 그런데도 B씨가 징계까지 받는 것은 너무하다는 말이 직장 내에 도는 것을 알게 된 뒤 화가 난 상태에서 통화하다 나온 말일 뿐이라는 것이다. A씨는 “B씨에게 합의 파기 의사를 밝히면서 더는 나를 자극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말이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성폭력 피해자인 A씨가 상황에 따라 기존 합의를 파기하거나 고소를 진행하는 행위를 고소권 남용이라 볼 수 없다고 봤다. 또 A씨가 이 통화 직후 B씨 변호사에게 합의 파기 의사를 전달했고, 기존 합의금 2000만원도 반환했으며, B씨 측에 재차 합의금 1억원을 요구하지는 않은 점 등을 바탕으로 A씨에게 위법·부당한 목적을 달성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A씨를 대리한 김성익 법무법인 대륜 변호사는 “당일 통화 내역과 계좌 반환 내역 등 객관적 사후 정황을 정밀 분석해 갈취 고의가 없었음을 입증했다”며 “성범죄 피해자가 고소권 행사에 수반해 한 언동은 권리남용에 이르지 않는 한 정당한 권리실현이라는 대법원 법리를 정밀하게 제시해 불기소 처분을 끌어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 최태원·노소영 재산분할, 다시 대법원으로…인지대 8억 5000만원 납부

    최태원·노소영 재산분할, 다시 대법원으로…인지대 8억 5000만원 납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소송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판결에 불복해 재상고하고 인지대 8억여원을 납부하면서 사건이 다시 대법원에 접수됐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 14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분할 사건을 접수했다. 사건을 심리할 재판부는 아직 배당되지 않았다. 앞서 서울고법은 지난 7월 파기환송심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944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최 회장은 이에 불복해 지난달 14일 재상고했다. 최 회장은 이후 9440억원 가운데 7000억원은 다투지 않고 나머지 2440억원만 다투겠다며 상고취지 감축 신청서를 냈다. 최 회장 측은 “분쟁이 너무 오래 지속된 만큼 분쟁을 축소하고 조속히 해결하려는 대승적 차원에서 7000억원까지는 수긍하고 그 이상은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보고 다투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인지대는 소송 등 법원 절차를 이용할 때 내는 수수료로, 재상고한 최 회장 측만 납부하면 된다. 당초 인지대가 수십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불복 금액이 줄면서 8억 5000여만원으로 낮아졌다. 노 관장 측은 아직 부대상고장을 제출하지 않았다. 부대상고는 한쪽 당사자가 상고했을 때 상대방도 판결 중 자신에게 불리한 부분을 함께 다툴 수 있도록 한 제도로, 상고기록접수통지서를 받은 날부터 20일 이내에 신청할 수 있다.
  • 李대통령, 조희대 ‘사법부 독립’ 발언에 “독립성 부여 이유 생각해야”

    李대통령, 조희대 ‘사법부 독립’ 발언에 “독립성 부여 이유 생각해야”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조희대 대법원장의 ‘사법부 독립’ 발언과 관련해 “국가기관에 독립성을 부여하는 이유가 뭔지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조 대법원장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전날 아시아·태평양 대법원장 회의 개회사에서 “사법부와 입법부, 행정부 사이의 협력은 사법부의 독립을 보장하는 가운데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달 조 대법원장이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제청하자 이를 반려하며, 당초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했던 나머지 후보 3명 가운데서 재제청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법원 내부에선 후보추천위원회를 새로 꾸려 후보 추천 절차부터 원점에서 다시 밟는 방안에 무게를 싣고 있다. 청와대와 별개로 사법부가 판단하겠다는 취지의 조 대법원장 발언에 대해, 이 대통령이 비판적 메시지를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 검찰, ‘공수처 기소 요구’ 전직 권익위 실장 무혐의 처분…“허위 증언 보기 어려워”

    검찰, ‘공수처 기소 요구’ 전직 권익위 실장 무혐의 처분…“허위 증언 보기 어려워”

    국회 국정감사에서 허위 증언을 한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기소를 요구한 전직 국민권익위원회 기획조정실장이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공수처 출범 이후 검찰에 공소제기를 요구한 8건 중 불기소로 종결된 사건은 이번이 두 번째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부(부장 신도욱)는 지난 3월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은 임모 전 권익위 실장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했다. 임 전 실장은 2022년 8월 권익위 감사 사항을 감사원에 제보한 뒤 같은 해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감사원에 제보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허위 증언한 혐의를 받았다. 공수처는 지난 1월 전현희 전 권익위원장에 대한 감사 과정에서 주심 위원 ‘패싱’ 등 위법 행위를 한 혐의로 최재해 전 감사원장과 유병호 감사위원의 공소제기를 요구하면서 임 전 실장 사건도 함께 검찰에 넘겼다. 다만 검찰은 임 전 실장의 발언이 주관적 평가에 따른 것일 뿐 기억에 반하는 허위 증언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임 전 실장은 자신이 감사원에 전달한 내용이 부패방지권익위법상 협조일 뿐 법상 신고에 해당하는 제보는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 2022년 국가정보원장을 지낸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대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관련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공소제기를 요구했지만 검찰은 불기소 처분했다. 당시 검찰은 박 의원의 발언이 선거 개입 의도가 담긴 허위 사실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공수처의 첫 공소제기 요구 사건인 조희연 전 서울교육감의 해직 교사 채용 비리 사건은 2024년 대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의 계엄 관련 문건 서명 강요 사건은 2심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김석준 전 부산교육감의 해직 교사 채용 비리 사건은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감사원 3급 간부의 뇌물 수수 사건은 15억 8000여만원의 뇌물 혐의 가운데 2억 9000만원 상당 뇌물수수 혐의만 기소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사건은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다.
  • 법왜곡죄 시행 6개월 만에 1002건 접수…판검사·경찰 등 1만 3953명 고발

    법왜곡죄 시행 6개월 만에 1002건 접수…판검사·경찰 등 1만 3953명 고발

    판검사나 경찰 등 수사·재판 담당자의 고의적인 법 왜곡을 처벌하는 ‘법왜곡죄’ 시행 6개월 동안 경찰에 1000건 넘는 사건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법왜곡죄가 시행된 지난 3월 12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전국 경찰에 관련 사건 1002건, 1만 3953명이 접수됐다. 이 중 725건(1만 1648명)은 불송치 등으로 처리됐고, 32건(68명)은 다른 기관으로 이송됐다. 나머지 245건(2237명)은 수사 중이다. 건수 기준 처리율은 75.5%로, 접수 사건 4건 중 3건꼴로 경찰 단계 처리가 끝났거나 다른 기관으로 넘어갔다. 신분별로는 경찰이 3971명으로 법 적용 대상 직군 가운데 가장 많았다. 이어 검사 961명, 법관 734명, 특별사법경찰관 158명, 검찰수사관 16명 순이었다. 이 중 경찰 3214명, 검사 679명, 법관 507명, 특별사법경찰관 155명, 검찰수사관 12명에 대한 사건이 종결됐다. 경찰에는 해양경찰이 포함됐고, 검사에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사와 특별검사가 포함됐다. 전체 관련 인원의 58.1%인 8113명은 경찰 분류상 법관·검사·수사관 등에 해당하지 않는 ‘기타 비신분자’였다. 이 중 7149명에 대한 사건은 종결됐다. 법왜곡죄 시행 첫날인 지난 3월 12일에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심리하며 형사소송법상 ‘서면주의 원칙’을 의도적으로 어겼다는 내용의 고발장이 접수됐다. 경찰은 지난해 5월 이뤄진 판결 행위는 법왜곡죄 시행일 이전이어서 형벌불소급 원칙상 처벌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 이 사건을 각하했다.
  • 중국에 1700만원 받고 한미연합연습 등 군사기밀 넘긴 육군 병사…징역 4년 확정

    중국에 1700만원 받고 한미연합연습 등 군사기밀 넘긴 육군 병사…징역 4년 확정

    중국 정보조직에 한미연합연습 자료를 비롯한 군사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육군 병사에게 징역형 실형이 확정됐다. 18일 연합뉴스,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 주심 박영재 대법관은 지난달 일반이적, 군기누설, 부정처사후수뢰,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4년과 벌금 2000만원, 추징금 1907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육군 병장이던 A씨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알게 된 성명불상의 중국인과 연락을 주고받다 2024년 8월 중국 베이징에서 그를 만났다. A씨는 중국 정보기관 관계자를 자처한 그로부터 비공개 군사자료를 달라는 제안을 받고 이를 수락했다. A씨는 그 무렵부터 이듬해 2월까지 총 7차례에 걸쳐 약 1726만원을 받고 한미연합연습, 유엔사 관련 자료, 한국군 단독 훈련자료 등 군사상 기밀을 유출(일반이적, 군기누설, 부정처사후수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상대방에게 아이폰을 이용한 군사상 기밀 촬영의 어려움을 토로한 뒤 손목시계형 카메라를 전달받아 군사상 기밀을 촬영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군사법원에서 열린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은 2심에서 징역 4년과 벌금 2000만원, 1907만원 추징을 선고했다. A씨는 이적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을 포섭하고 지령을 하달한 중국인이 (중국 정보조직의) 조직원이라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으나, 인정되는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이 성명불상인을 통해 군사상 기밀을 중국 정보조직으로 유출한 사실이 증명됐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현역 군인으로서 보안 교육을 받아 군사상 기밀을 외부에 누설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범행을 저질러 죄책이 무겁다”며 “조직적이고 치밀하게 범행을 수행해 그 죄질도 나쁘다”고 지적했다. A씨는 성매매알선업체를 통해 성매매 여성에게 돈을 제공한 혐의(성매매처벌법 위반)도 받았으나, 관련 증거는 압수영장에 기재된 군사기밀 관련 혐의와 객관적 관련성이 없는 별도 범죄 증거라는 이유로 무죄 판단을 받았다. 대법원도 이런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 육군 병사, 1700만원 받고 중국에 기밀 유출…‘징역 4년’에 부글부글 [핫이슈]

    육군 병사, 1700만원 받고 중국에 기밀 유출…‘징역 4년’에 부글부글 [핫이슈]

    중국 정보 조직에 한미연합연습 자료를 비롯한 군사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육군 병사에게 징역형 실형이 확정됐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지난달 일반이적, 군기누설, 부정처사후수뢰,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4년과 벌금 2000만원, 추징금 1907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육군 병장이던 A씨는 SNS를 통해 알게 된 성명불상의 중국인과 연락을 주고받다 2024년 8월 중국 베이징에서 그를 만났다. A씨는 중국 정보기관 관계자를 자처한 그로부터 비공개 군사 자료를 달라는 제안을 받고 이를 수락했다. A씨는 그 무렵부터 이듬해 2월까지 총 7차례에 걸쳐 약 1726만원을 받고 한미연합연습, 유엔사 관련 자료, 한국군 단독 훈련 자료 등 군사상 기밀을 유출(일반이적, 군기누설, 부정처사후수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상대방에게 아이폰을 이용한 군사상 기밀 촬영의 어려움을 토로한 뒤 손목시계형 카메라를 전달받아 군사상 기밀을 촬영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군사법원에서 열린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은 2심에서 징역 4년과 벌금 2000만원, 1907만원 추징을 선고했다. A씨는 이적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을 포섭하고 지령을 하달한 중국인이 (중국 정보 조직의) 조직원이라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면서도 “인정되는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이 성명불상인을 통해 군사상 기밀을 중국 정보 조직으로 유출한 사실이 증명됐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현역 군인으로서 보안 교육을 받아 군사상 기밀을 외부에 누설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범행을 저질러 죄책이 무겁다”며 “조직적이고 치밀하게 범행을 수행해 그 죄질도 나쁘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이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을 쏟아냈다. 네티즌들은 “나라 안보를 위험에 빠뜨리는데 고작 4년?”, “나라 전체를 위험에 빠지게 하는데 고작?”, “징역4년은 뭐냐? 간첩행위는 특수범죄로 가중처벌 좀 해야 한다” 등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10대 중국인, 공항 교신 엿듣고 군사시설 몰래 촬영중국의 노골적인 기밀 정보 수집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앞서 지난 15일에는 중국 국적 10대 A군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A군은 지난달 27일 오전 제주공항 4층 전망대에서 무전기를 이용해 1시간 30분간 관제탑과 항공기 간 교신 내용을 몰래 청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적발 당시 전망대에서 A군의 행동을 수상하게 여긴 방문객이 공항 측에 알렸고 이에 출동한 경찰이 A군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A군은 사건 당일 중국에서 제주에 입국했으며 미리 무전기도 중국에서 가져온 것으로 파악됐다. 무전기는 중국 현지 온라인 사이트에서 한화로 약 4만 3000원에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10대인 A군은 보호자나 일행 없이 여러 차례 국내에 입국했으며 소지한 카메라에는 경기 소재 군사시설 2곳 이상을 촬영한 사진이 다수 저장돼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군을 출국 정지 조치를 하고 항공관제 교신을 청취한 정확한 경위와 목적, 군사시설 촬영과의 연관성 등을 조사하고 있다. 또 대공 혐의점이 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 ‘재제청 20일째 침묵’ 조희대… “어떤 도전에도 사법권 독립”

    ‘재제청 20일째 침묵’ 조희대… “어떤 도전에도 사법권 독립”

    조희대 대법원장이 “어떤 도전에 직면하더라도 사법권의 독립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관 후보 제청을 두고 청와대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사법·입법·행정부 3권의 상호 존중과 사법부 독립이라는 원칙을 강조한 것이다. 조 대법원장은 17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제20차 아시아·태평양 대법원장회의 개회사에서 “사법권의 독립은 사법부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수호하고 본연의 역할을 다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법원은 법과 원칙을 굳건히 지켜야 한다”며 “모든 법관은 어떠한 난관에 직면하더라도 두려움 없이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 재판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 대법원장님들께서는 법관들이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지원할 특별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삼권 분립도 강조했다. 조 대법원장은 “사법 기능이 효과적으로 수행되기 위해서는 사법부와 입법부, 행정부 사이의 상호 존중과 협력이 필요하다”며 “협력은 각 기관의 고유한 책임을 존중하고 사법부의 독립을 보장하는 가운데 이뤄져야만 한다”고 했다. 조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독립과 삼권의 협력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면서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은 어려운 과제”라며 “경험과 통찰을 나눔으로써 이러한 책무를 충실히 수행할 건설적인 방안을 함께 모색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은 대법관 후보를 재제청해달라는 청와대 요구에 20일째 침묵을 이어오고 있다. 조 대법원장이 사법부 독립을 강조하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후보추천위원회를 다시 구성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오는 19일까지 열리는 이 행사는 아·태 지역 사법부 수장이 모여 각국의 사법제도와 사법 선진화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는 자리다. 한국이 회의를 개최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이날 행사에서는 권영준 대법관이 세종대왕의 사법철학과 재판 사례를, 이숙연 대법관은 인공지능(AI) 활용을, 신숙희 대법관은 성폭력·가정폭력에 대한 사법적 대응을 주제로 각각 발표에 나섰다.
  • [단독] 위장수사로 붙잡은 성착취 대화범… 처벌 기준 없어 ‘빈손’

    [단독] 위장수사로 붙잡은 성착취 대화범… 처벌 기준 없어 ‘빈손’

    40대 남성 A씨는 지난달 랜덤채팅 앱에서 만난 상대에게 조건만남을 제안했다. 상대가 미성년자라고 밝혔지만 A씨는 “괜찮다”며 성매매를 거듭 요구했다. 이후 만남 약속까지 잡은 A씨는 수원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상대를 기다렸다. 그러나 A씨 앞에 나타난 이는 다름아닌 경찰관이었다. A씨는 미성년자 성착취목적 대화(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거돼 지난 8일 수원지검에 불구속 송치됐다. 미성년자에게 성착취 목적으로 접근한 피의자를 경찰이 위장수사로 검거한 사례가 최근 크게 늘었다. 17일 경찰청이 손솔 진보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위장수사로 잡은 성착취 목적 대화범은 지난해 29명에서 올해 7월 165명으로 5.7배 늘었다. 검거 실적이 크게 늘어난 배경에는 위장수사로 적발한 경우에도 처벌할 수 있는 ‘미수범’ 규정이 지난해 10월 신설되면서다. 이전까지는 위장수사를 통해 성착취목적 대화 사례를 적발해도 위장 경찰관이 실제 피해 아동이나 청소년이 아니라는 이유로 혐의를 적용하는 데 제약이 있었다. 하지만 개정 청소년성보호법이 시행되면서 앞서 A씨 사례처럼 신분을 위장한 경찰관을 미성년자로 믿고 성착취 목적 대화를 했다면 처벌할 수 있게 됐다. 이후 경찰의 위장수사도 활발해져 지난해 85건에서 올해 7월까지 361건 실시됐다. 하지만 경찰이 성착취 목적 대화범을 잡아도 실제 처벌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제도 초기이다 보니 범행의 중대성을 가를 기준이 뚜렷하지 않고, 위장수사의 필요성을 두고 검경 간 의견이 엇갈려서다. 성착취 목적 대화 위장수사는 통상 불특정 다수가 드나드는 온라인 특성상 경찰이 신분을 숨긴 채 있다가 범죄 혐의를 포착하면 ‘신분비공개 수사’를 진행하고, 사후 승인을 받는 방식 등으로 이뤄진다. 상대방에게 미성년자라 알렸음에도 먼저 성매매를 제안하거나 성적 대화를 지속적으로 걸어오는 경우 등이 대상이다. 하지만 검찰은 사후 승인에 필요한 긴급성이 충분하지 않다고 봐 압수수색 영장 청구에 소극적인 경우도 있다는 게 경찰 목소리다. 아직까지 양형기준이 없다는 점도 처벌로 이어지지 않는 문제로 꼽힌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지난달 디지털성범죄 양형기준 수정안을 심의하면서 성착취 목적 대화죄를 포함한 상태다. 김수현 십대여성인권센터 법률지원단 변호사는 “한 피해 아동에게 접근한 혐의자 5명을 경찰이 한꺼번에 검거했지만 아동 성매수 전력이 있던 1명만 기소됐다”며 “기소 판단이 중대성보다 전과 여부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말했다. 장응혁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혐의가 확인되면 기소를 통해 판례를 축적하고 재범 방지 교육이라도 이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사설] 정부 승인 없이 남북 민간인 접촉, 국민은 불안하다

    [사설] 정부 승인 없이 남북 민간인 접촉, 국민은 불안하다

    우리 국민이 북한 주민을 접촉할 때 정부의 승인을 받을 필요 없이 사전에 신고만 하면 되는 내용의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에 정부가 찬성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6월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이 발의한 이 개정안에 통일부가 찬성을 했으니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밀어붙인다면 개정안은 통과된다. 현행 남북교류협력법 제9조의2 제3항에 따르면, 통일부 장관은 북한 주민 접촉 신고를 받은 뒤 국가안전보장이나 질서유지 등을 해칠 명백한 우려가 있을 때 신고 수리를 거부할 수 있다. 개정안은 이 거부 권한을 없앴다. 대신 ‘결과보고서’만 제출하도록 했으며 미제출 시 과태료를 부과한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1990년 남북교류협력법 제정 이후 36년 만에 사실상 남북 민간교류가 전면 허용되는 셈이다. 정부의 희망대로 민간인들이 순수한 교류를 늘려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나.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일 것이다. 북한 체제 특성상 남한 주민을 만나는 북한 주민이 순수한 민간인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대남 공작원이거나 정보원일 개연성이 크다. 우리 국민 중에서도 불순한 목적으로 대북 접촉을 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대법원은 지난해 9월 해외에서 북한 공작원과 접촉하고 북한의 지령을 수행해 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민주노총 간부 2명에게 유죄를 확정했다. 현행 법 아래서도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 대북 접촉이 전면 허용되면 어떻게 되겠나. 북한의 대남공작 활동에 악용되거나 불법 대북송금이 활개를 칠 우려도 높다. 이 때문에 국가정보원과 법무부도 처음에는 개정안에 반대했다. 그런데 지난 2월 통일부가 주도한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개정안 수용 쪽으로 돌연 입장을 바꿨다고 하니 내막이 궁금해진다. 이 개정안은 국가안보를 뒤흔들고 남남 갈등을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 득보다 실이 훨씬 크다. 정부 여당은 국민의 불안에 귀를 열어야 한다.
  • [서울광장] 사법개혁의 미래, 고개 들어 학폭을 보라

    [서울광장] 사법개혁의 미래, 고개 들어 학폭을 보라

    학교폭력(학폭)이 늘었다.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올해 1차 학폭 실태조사에서 피해 응답률이 2.9%로 2013년 전수조사 이래 가장 높았다. 영상을 찍어 파는 용도로 싸움을 강요하는 ‘야차룰’이 퍼지며 학폭이 흉포해졌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하지만 세부 통계에선 다른 흐름도 보인다. 지난해 대비 피해 응답률이 0.4% 포인트 오른 반면 가해 응답률은 1.1%에서 0.8%로 내려갔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 심의에 올랐지만 ‘학폭 아님’ 결과가 나온 판정은 18.8%에서 22.1%로 늘었다. 피해로 느끼는 아이와 가해한 줄 모르는 아이가 함께 느는 것은 학폭 처리 체계와 무관하지 않다. 째려보거나, “저리 가”라고 하거나. 단톡방에서 대답만 안 해도 학폭 절차가 시작될 수 있다. 한편에선 피해 학생 명의로 적금을 만들게 하는 식으로 신고하기 어렵게 판을 짠 악랄한 가해 수법이 퍼진다. 괴롭힐 뜻이 전혀 없어도 신고당할 수 있고, 정작 흉포해지고 교묘해진 가해자에게는 빠져나갈 구멍이 많은 것이다. 세간엔 비정한 속설도 돈다. 고2 중간고사를 앞두고 전교 1등을 언어폭력으로 신고한다는 식의 소문. 학폭이 인정되면 대입이 어려워지고, 인정되지 않아도 조사받느라 내신 공부에 타격을 입는다. 이 소문이 돌자 억울한 신고를 당하면 맞신고부터 걸라는 조언이 퍼졌고, 결국 ‘전교 1등과 2등이 학폭에 연루돼 3등이 학교장 추천 전형에 간다’는 식의 밈까지 만들어졌다. 이런 게 가능한 것은 학폭 처리 절차가 행정·형사·교육 세 영역의 제도를 일부씩 빌려오면서도 각각을 작동하게 하는 장치는 빠뜨렸기 때문이다. 행정으로 부여할 수 있는 최종 종결 권한이 학교에 없어 학교장이 자체 해결로 마무리해도 피해자 측이 동의하지 않으면 심의위로 넘어간다. 형사라면 있을 합의에 의한 종결이 없어 가·피해자 맞신고 사건이 2024년 학폭위 전체 심의 건수 3만 667건 가운데 5464건이다. 제도의 원래 설계가 이러니 보완책은 백약이 무효다. 교사가 중재할 수 있는 갈등이 행정법원까지 끌려가는 과잉 사법화, 형사처벌이 필요한 가해가 암장되는 문제가 십수 년째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현장의 혼란이 무색하게 학폭만큼 해법에 관한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진 사안도 드물다. 흉포한 가해에는 엄벌, 경미한 갈등에는 교육적 화해 그리고 무엇보다 피해의 회복을 바란다. 이 가운데 가해 처벌과 피해 회복을 제대로 이루기 위해 필수적인 형법 장치가 학폭 절차에는 없다는 것은 오래된 비판이었다. 합의로 종결할 수 있어야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고개를 숙일 텐데 이게 빠졌다. 행위의 경중에 비례하는 처분이 있어야 가해자가 결과에 승복할 텐데 단톡방에서 대답 안 한 것부터 정기적으로 금품을 상납받은 행위까지 모두 같은 절차로 처리된다. 하지만 이런 비판도 이달까지다. 학폭 절차가 형법 체계에 맞춰 다듬어지기를 바랐지만, 형법 체계가 학폭 절차를 닮아가기 때문이다. 10월 2일 검찰이 사라지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이 출범하면 범죄 피해자는 당장 신고를 경찰에 해야 할지 중수청에 해야 할지 헷갈릴 것이다. 사건 기록이 기관 사이를 오가는 동안 절차 하자를 문제 삼는 이의신청이 늘 것이고, 복잡한 사건일수록 묻히거나 지연되겠지만 그 책임을 물을 곳은 애매해진다. 학폭에 연루되면 학교와 교육청과 행정법원 사이에서 하소연할 곳을 잃었듯 형사사법이 그렇게 될 수 있다. 그동안은 치안을 경찰이, 수사를 검찰이 맡는 이원 체계로 작동했었다. 살인·절도 사건을 우리 경찰만큼 신속하게 해결하는 나라가 드물었고, 연구윤리부터 당내 비리까지 수사 대상으로 삼아 온 검찰의 그물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촘촘했다. 이 체계에선 검경 모두 주력으로 여기지 않는 사기 범죄 등이 사각지대로 남았다. 다음달부터 경찰, 중수청, 특별사법경찰이 독자적으로 수사하게 되면 기관 간 경계가 늘어날 것이고 그 경계마다 사각지대가 생길 것이다. 아직도 사법개혁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면, 고개를 숙여 학폭 처리 현장을 보라고 권한다. 학폭이 대입까지 흔들었듯, 사법 체계 변화가 더 큰 무언가를 흔드는 전망에까지 이르게 될 것이다. 홍희경 논설위원
  • [의정광장] 경의선 숲길이 가져온 변화와 과제

    [의정광장] 경의선 숲길이 가져온 변화와 과제

    언제 무더위가 있었냐는 듯 선선한 가을이 왔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자연스레 발걸음이 향하는 곳 중 하나가 경의선숲길 공원이다. 2016년 경의선 지하화로 생긴 상부 공간을 녹지로 조성한 경의선숲길은 총연장 6.3㎞의 선형 공원이다. 용산에서 공덕, 대흥, 서강대, 홍대, 연남까지 마포의 주요 생활권을 가로지르며 철길로 단절됐던 동네와 골목을 연결해 주민들에게는 일상의 쉼터로, 서울 시민에게는 손꼽히는 산책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경의선숲길 공원이 가져다준 지역 상권의 변화는 뚜렷했다. 보행자 중심의 쾌적한 환경이 조성되면서 시민 발길이 자연스럽게 주변 골목 상권으로 이어졌다. 숲길 개방 이후 연남동 일대의 공시지가 상승률은 마포구 평균 대비 10%포인트 이상 웃돌았고 골목 곳곳에 게스트하우스와 카페, 소규모 점포들이 들어서며 상권이 다채롭게 확장되었다. 2020년 서울시 조사 당시 이미 하루 평균 2만 5000명이 찾았던 이곳은, 팬데믹 이후 일상이 회복되면서 도심 상권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한층 더 성장했다. 경의선숲길은 미세먼지와 도심 열섬현상을 완화하고 황조롱이가 돌아올 만큼 생태적 가치도 높였다. 이처럼 시민의 삶에 깊이 자리잡은 숲길이지만, 그 이면에는 오랫동안 풀지 못한 법적 숙제가 남아 있었다. 지난 8월 12일, 경의선숲길 공원을 둘러싼 오랜 다툼에 결론이 났다. 국유지인 경의선 상부 구간에 서울시가 공원을 조성해 무상으로 사용해 온 것에 대해 변상금을 부과한 국가철도공단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대법원이 최종 판결을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가 부담해야 할 금액은 2017년부터 부과된 변상금 원금 639억원에 지연이자까지 더해 무려 840억원대에 이른다. 여기에 앞으로도 매년 수십억원의 국유지 사용료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현재 경의선숲길 연간 유지관리 예산이 약 17억원 수준임을 고려할 때, 공원 관리비의 서너 배에 달하는 서울 시민 세금이 매년 국유지 사용료로 납부되어야 하는 실정이다. 2010년 서울시와 국가철도공단 간 협약으로 물꼬를 튼 경의선 상부 공원화 사업은, 2011년 지자체의 국유지 무상사용을 1년 이내로 제한한 국유재산법 시행령 개정과 맞물리며 법적 불확실성의 길로 들어섰다. 초기 사업 추진 단계에서 권리관계를 명확히 다지지 못한 채 공공기관 간 법정 공방으로 이어진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서울시는 법원의 판결을 겸허히 존중하고 제도 개선을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방치될 뻔한 폐철도 부지를, 시민을 위한 공원으로 되살려 도심 속 생태 휴식처로 제공해 온 공익적 기여를 참작한다면, 지방자치단체에 과도한 재정 부담을 지우는 현행 국유재산법 시행령은 정비가 필요하다. 특히 공익 목적으로 국유지를 활용하는 경우, 무상사용이나 사용료 감면이 가능하도록 관계 부처가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소송으로 경의선숲길 공원의 이용에 제한이 생기거나 운영이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질문을 받는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시민 이용권이 위축되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하며,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서울시와 국가철도공단, 관계 부처가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도 시민 이용권과 공익적 가치가 훼손되지 않는 안정적인 관리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소송이 끝난 지금이야말로 협의를 시작해야 할 때다. 이민석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장
  • [지방시대] 국립의대 유치… 파국 막을 대승적 결단 절실

    [지방시대] 국립의대 유치… 파국 막을 대승적 결단 절실

    36년간 이어져 온 옛 전남 지역의 국립의과대학 설립 숙원이 마침내 큰 변곡점 위에 섰지만 위태위태하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국립의대 신설 후보 대학으로 순천대를 최종 선정하면서 지역사회가 더 큰 혼란에 빠져들었다. 국립의대 유치에 사활을 걸었던 전남광주 서부권의 목포대는 동부권의 순천대가 불공정한 심사 결과로 국립의대 후보 대학에 선정됐다며 원천무효와 재심사를 연일 촉구하고 있다. 이번 심사에서 순천대는 89.15점을 얻어 87.85점에 그친 목포대를 1.3점 차이로 제쳤다. 세부 항목을 보면 의대 교육시설 확보계획에서 목포대(18.57점)가 순천대(18.22점)를 앞섰지만 승부를 가른 결정적 열쇠는 1.17점의 격차가 벌어진 ‘의대 교원 확보계획’(순천대 21.72점, 목포대 20.55점)이었다. 실제 학생을 가르치고 병원을 운영할 핵심 인력 확보안에서 승패가 갈린 셈이다. 숫자상으로는 심사를 통한 엄정한 검증 결과라 할 수 있지만 지역사회가 받은 최종 결과는 상생이 아닌 극단적 분열이었다. 당초 양 대학은 대학 통합을 전제로 ‘통합 의대’ 추진에 합의하며 기대를 모았으나 물리적 이해관계와 지역적 명분에 가로막혀 협상판을 깨뜨렸다. 무엇보다 이 참담한 파국에서 가장 뼈아프게 드러난 것은 통합시의 지독한 리더십 부재다. 행정통합이라는 깃발을 내걸고 출범했으면서도 동서 간 최대 이해관계가 걸린 사안에서 조정자로서의 결단력을 보여 주지 못했다. 대학 간 자율 합의라는 미명 아래 시간을 허비하며 단독 공모전이라는 최악의 수순으로 내몰렸고 결국 지방정부의 행정 역량은 파탄났다. 문제는 후보 발표 이후 법정 공방으로 불씨가 옮겨붙으며 갈등이 2차전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이다. 탈락한 목포대는 광주지법에 후보대학 선정 및 추천처분 취소 청구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순천시 소유 부지를 활용해 의대와 대학병원을 건립하겠다는 순천대의 계획이 국립대 교지 확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통합시는 향후 확보계획과 임차 토지 관련 특례규정 등을 종합 판단했다며 정당성을 피력하고 있다. 민형배 시장은 최근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불공정 심사 주장을 반박하며 법원 판단을 기다려 이후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공은 법원으로 넘어갔고, 앞으로 열릴 법원 심리 결과에 지역의 명운이 걸리게 됐다. 후보 대학을 선정했다고 해서 끝난 것이 아니다. 교육부 최종 승인과 의대 정원 확정, 의학교육평가원의 인증 평가 등 넘어야 할 산이 첩첩산중이다. 소송전이 장기화되고 지역 갈등이 수습 불가능한 수준으로 번진다면 2030년 개교 목표 자체가 공중분해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파국을 막기 위한 대승적 결단이다. 첫째, 통합시는 서부권 민심을 달랠 파격적인 보완책을 즉각 제시해야 한다. 민 시장이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인 서부권 의료인프라 확충 방안에 목포대와 서부권을 아우르는 ‘지역 거점병원’ 설립 및 예산 지원책이 명확히 담겨야 한다. 둘째, 순천대는 의대 신설 후보대학 선정 자축에 앞서 서부권 의료망과 연계되는 광역 의료 네트워크 구상을 먼저 내놓아야 한다. 셋째, 정치권과 대학은 소송전과 집단행동을 중단하고 성숙한 타협에 임해야 한다. 지방정부의 과감한 보상책과 지역사회의 대승적 용단만이 전남광주 광역 의료의 백년대계를 다시 세우는 현명한 길이다. 임형주 전국부 기자
  • [단독]미성년자 노린 ‘조건만남’…위장 경찰에 5배 더 잡혔다

    [단독]미성년자 노린 ‘조건만남’…위장 경찰에 5배 더 잡혔다

    40대 남성 A씨는 지난달 랜덤채팅 앱에서 만난 상대에게 조건만남을 제안했다. 상대가 미성년자라고 밝혔지만 A씨는 “괜찮다”며 성매매를 거듭 요구했다. 이후 만남 약속까지 잡은 A씨는 수원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상대를 기다렸다. 그러나 A씨 앞에 나타난 이는 다름아닌 경찰관이었다. A씨는 미성년자 성착취목적 대화(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거돼 지난 8일 수원지검에 불구속 송치됐다. 미성년자에게 성착취 목적으로 접근한 피의자를 경찰이 위장수사로 검거한 사례가 최근 크게 늘었다. 17일 경찰청이 손솔 진보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위장수사로 잡은 성착취 목적 대화범은 지난해 29명에서 올해 7월 165명으로 5.7배 늘었다. 검거 실적이 크게 늘어난 배경에는 위장수사로 적발한 경우에도 처벌할 수 있는 ‘미수범’ 규정이 지난해 10월 신설되면서다. 이전까지는 위장수사를 통해 성착취목적 대화 사례를 적발해도 위장 경찰관이 실제 피해 아동이나 청소년이 아니라는 이유로 혐의를 적용하는 데 제약이 있었다. 하지만 개정 청소년성보호법이 시행되면서 앞서 A씨 사례처럼 신분을 위장한 경찰관을 미성년자로 믿고 성착취 목적 대화를 했다면 처벌할 수 있게 됐다. 이후 경찰의 위장수사도 활발해져 지난해 85건에서 올해 7월까지 361건 실시됐다. 하지만 경찰이 성착취 목적 대화범을 잡아도 실제 처벌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제도 초기이다 보니 범행의 중대성을 가를 기준이 뚜렷하지 않고, 위장수사의 필요성을 두고 검경 간 의견이 엇갈려서다. 성착취 목적 대화 위장수사는 통상 불특정 다수가 드나드는 온라인 특성상 경찰이 신분을 숨긴 채 있다가 범죄 혐의를 포착하면 ‘신분비공개 수사’를 진행하고, 사후 승인을 받는 방식 등으로 이뤄진다. 상대방에게 미성년자라 알렸음에도 먼저 성매매를 제안하거나 성적 대화를 지속적으로 걸어오는 경우 등이 대상이다. 하지만 검찰은 사후 승인에 필요한 긴급성이 충분하지 않다고 봐 압수수색 영장 청구에 소극적인 경우도 있다는 게 경찰 목소리다. 아직까지 양형기준이 없다는 점도 처벌로 이어지지 않는 문제로 꼽힌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지난달 디지털성범죄 양형기준 수정안을 심의하면서 성착취 목적 대화죄를 포함한 상태다. 김수현 십대여성인권센터 법률지원단 변호사는 “한 피해 아동에게 접근한 혐의자 5명을 경찰이 한꺼번에 검거했지만 아동 성매수 전력이 있던 1명만 기소됐다”며 “기소 판단이 중대성보다 전과 여부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말했다. 장응혁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혐의가 확인되면 기소를 통해 판례를 축적하고 재범 방지 교육이라도 이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아들, 감수성 예민할 나이…” 고지용 가처분에 허양임 입 열었다

    “아들, 감수성 예민할 나이…” 고지용 가처분에 허양임 입 열었다

    그룹 젝스키스 출신 고지용이 전처인 가정의학과 전문의 허양임을 상대로 면접교섭 방해 금지 및 아동 사진·영상 게시 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것에 허양임이 입장을 밝혔다. 허양임은 1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아들의 단독 친권자로서 감수성이 예민한 나이에 접어든 아들을 먼저 생각하다 보니 제 입장을 밝히는 것이 대단히 조심스럽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이혼 당시 정기적인 면접교섭에 관해 별도로 정하지 않았다”면서 “고지용 씨로부터 제가 아들에 대한 면접교섭 권한을 부당하게 제한하고 있다는 주장이 있어, 제가 먼저 법원에 면접교섭 심판청구를 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법원의 결정에 따라 면접교섭을 성실하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 고지용의 소속사 마운틴무브먼트스토리는 입장문을 내고 고지용이 이날 법원에 허양임을 상대로 면접교섭권 방해 금지 및 아동 사진·영상 게시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고 밝혔다. 고지용 측은 2024년 4월 허양임과 합의 이혼한 뒤 양육비 지급과 자녀 면접교섭을 둘러싸고 전처와 갈등을 빚어왔다고 설명했다. 간경화와 간경변 등으로 건강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 이혼 후 약 2년간 아들을 6차례 정도 만났으며, 지난 8월부터 양육비 지급을 이행해왔다고 밝혔다. 또한 전처가 병원 홍보를 위해 아들의 사진을 동의 없이 사용했다고도 주장했다. 고지용은 “전처에게도 말 못 할 여러 가지 일이 있다고 생각하며 참아왔고, 미지급된 양육비도 분할로 납부하게 해달라 두 번이나 내용증명에 답변서를 보냈지만 지난 5일 가처분 신청과 면접교섭권 심판 청구의 소를 제기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게 됐다”라며 “몸을 회복하고 사회인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 중인 사람에게 대화 거부 및 소송을 진행한 것을 더는 참을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2000년 젝스키스 해체 뒤 연예계를 떠난 고지용은 2013년 허양임과 결혼해 이듬해 아들을 얻었다. 2017년부터 약 2년간 KBS2TV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하며 아들과 함께하는 육아 일상을 공개한 바 있다. 고지용은 지난 7월 2년 전에 이혼한 사실을 알렸다. 그는 “그동안 공개하지 않은 이유는 아들이 충분히 상황을 받아들이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켜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 홈플러스, 대형마트·폐점 점포 매각 착수

    홈플러스, 대형마트·폐점 점포 매각 착수

    홈플러스는 17일 회생계획안에 따라 폐점 점포와 대형마트 67개점 매각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매각 대상은 대형마트, 온라인 사업부, 본사 매각 및 폐점 점포 중 소유 부동산 등이다. 매각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이 이번 주 내로 잠재적 인수후보군에게 투자안내서를 발송할 예정이다. 본사와 온라인 사업부문을 포함한 대형마트 매각은 영업양수도 방식으로, 폐점 점포 부동산은 개별 매각 방식으로 각각 진행된다. 매각 계약이 체결되면 채권자들의 채권 변제 시기도 기존 일정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2일 서울회생법원이 인가한 홈플러스 회생계획안은 ▲폐점 점포 중 19개 자가 매장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영업정상화 및 고정비 절감을 통한 사업성 개선 ▲잔존사업부문 M&A 추진 등 3가지가 핵심이다. 홈플러스 측은 “회생 여부를 결정할 매각의 성사 여부는 사업성 개선에 달려 있다”면서 “얼마나 빨리 영업을 정상화하고 회생계획안대로 사업성 개선을 이뤄낼 수 있는가에 홈플러스의 회생과 채권 상환율과 상환 시기가 달려 있는 셈”이라고 했다.
  • 남산곤돌라 패소…서울시 “대법원 상고·공원녹지법 시행령 개정 총력”

    남산곤돌라 패소…서울시 “대법원 상고·공원녹지법 시행령 개정 총력”

    남산곤돌라를 운영하기 위해 대상지 용도구역을 변경한 서울시를 상대로 용도변경 취소 소송을 낸 남산케이블카 운영사가 2심에서도 승소했다. 이에 서울시는 유감을 표하고 대법원 상고를 검토하는 한편 곤돌라 공사 재개를 위한 공원녹지법 시행령 개정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고법 행정7부(권순형 부장판사)는 17일 남산 케이블카 운영사 한국삭도공업 등이 서울시를 상대로 “도시관리계획결정 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을 1심과 같이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한국삭도공업 등은 서울시가 남산곤돌라를 설치하기 위해 대상지 용도구역을 도시자연공원구역에서 도시계획시설공원으로 변경하자 2024년 9월 서울시를 상대로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한국삭도공업은 1962년부터 남산케이블카를 독점으로 운영해 온 업체로 48인승 케빈 2대로 케이블카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12월 1심은 서울시의 결정이 공원녹지법 시행령상 ‘도시자연공원구역의 변경 또는 해제에 관한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면서 이를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녹지가 훼손돼 자연환경의 보전 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지거나 여가·휴식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지역에 대해서만 도시자연공원구역을 해제할 수 있다고 정하는 시행령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시는 이날 판결 직후 입장문을 내고 “지난 60년간 고착된 민간 독점 체제와 시민들의 심각한 이동 불편을 방치하는 판결”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이어 “해당 도시관리계획 변경 결정 처분은 도시자연공원구역 변경 요건을 갖춘 적법한 행정조치”라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시는 “남산은 도시자연공원구역과 도시계획시설(공원)이 혼재된 지역으로 하나의 공원처럼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도시관리계획을 변경하는 것은 도시공원의 적극적인 조성 및 관리를 위해 필수적인 행정조치이며, 이러한 계획 변경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은 공원 관리 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는 아울러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6월 입법 예고한 ‘공원녹지법 시행령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개정안은 도시자연공원구역 내 궤도·방재시설 높이 제한(12m)을 완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강석 시 균형발전본부장은 “남산곤돌라 사업이 중단될 경우 경제적 손실 발생은 물론 글로벌 도시로의 성장 기회까지 상실되는 만큼 대법원 상고를 면밀히 검토해 시민의 이동 권익을 지키고, 남산을 진정한 시민의 품으로 돌려드릴 수 있도록 사업 완수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80대 노모 살해하고 길거리 배회한 조현병 딸…법원, 징역 12년 선고

    80대 노모 살해하고 길거리 배회한 조현병 딸…법원, 징역 12년 선고

    80대 모친을 살해한 뒤 나체로 길거리를 배회하다 체포된 50대 여성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부장 김경훈)는 이날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56)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김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었다. 김씨 측 변호인은 정신질환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를 강조하면서 양형에 참작해달라고 호소했다. 재판부는 “존속살해는 패륜적·반사회적 범죄로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고, 돌이킬 수 없는 참혹한 결과를 낳아 죄책이 무겁다”며 “피해자는 심각한 고통 속에서 삶을 마감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피고인이 조현병으로 사물 변별 능력이나 의사결정 능력이 떨어진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한 점은 인정된다”며 “청소년기부터 앓아온 조현병에 대해 적기에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 초범인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씨는 지난해 6월 30일 경남 성남시 수정구 다세대주택에서 함께 살던 80대 모친을 헬멧으로 폭행하고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은 사건 당일 오후 “여성이 발가벗은 채 돌아다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거리를 배회하던 김씨를 발견했다. 이후 귀가를 돕기 위해 주거지로 데려갔다가 숨져 있는 김씨의 모친을 발견해 김씨를 긴급체포했다. 김씨는 체포 직후 수사기관에 “어머니가 나를 힘들게 했다”, “하늘에서 시켰다”고 진술하는 등 횡설수설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 여탕 몰래 들어가 훔쳐본 20대 남성...교사 5명 얼굴 나체사진에 합성하고 유포한 10대 [주간사건일지]

    여탕 몰래 들어가 훔쳐본 20대 남성...교사 5명 얼굴 나체사진에 합성하고 유포한 10대 [주간사건일지]

    자신을 여성이라고 속여 여탕에 들어간 20대 남성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딥페이크(허위 영상물)로 교사들의 성착취물을 제작해 소셜미디어(SNS)에 유포한 10대가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경북 경주 보문관광단지 내 전광판에서 중국 전통 의상을 ‘한복’(HANBOK)으로 잘못 소개해 논란이다. 제주공항 관제탑 교신 감청 혐의로 붙잡힌 중국인이 군사기지 사진도 소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주 발생한 크고 작은 사건을 정리한다. 여탕 몰래 들어가 훔쳐본 20대 남성 ‘징역 8개월’지난 14일 대구지법 형사8단독 김미경 부장판사는 자신을 여자라고 속이고 대중목욕탕에 들어간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또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40시간과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기관 취업제한 3년을 명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12일 대구 중구에 있는 한 사우나 계산대 직원에게 자신을 여성이라고 속이고 여자 목욕탕에 들어간 뒤 약 1시간 동안 머무르면서 불특정 다수 여성의 나체를 훔쳐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같은 해 11월 23일 대구 동구 한 여자 목욕탕에도 들어가 3시간 20분 동안 머무르면서 다수 여성의 나체를 훔쳐본 혐의로도 기소됐다. 그는 2016년 성폭력 범죄로 소년 보호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다. 김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2회에 걸쳐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여자 목욕탕에 침입했으며, 각 범행 당시 목욕탕 내에는 다수의 여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선행 사건으로 이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으면서도 성실하게 재판에 임하지 않고 재범했다”고 밝혔다. ‘교사 성착취물 제작·유포’ 10대 제자 최대 징역 2년…법정구속 인천지법 형사1단독 이창경 판사는 지난 16일 선고 공판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허위 영상물 편집 등 혐의로 기소된 10대 B군에게 장기 2년∼단기 1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소년법에 따르면 범행을 저지른 만 19세 미만의 미성년자에게는 장기와 단기로 나눠 형기의 상·하한을 둔 부정기형을 선고할 수 있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B군은 법정 구속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이 판사의 질문에 “없습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B군은 중학생이던 2024년 8월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딥페이크로 교사 5명의 얼굴을 나체사진에 합성한 뒤 SNS에 유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피해 교사들은 지난 1월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으나 B군은 교권보호위원회가 열리기 전 자퇴해 별다른 징계 처분은 받지 않았다. 그는 재판 도중 추가로 기소된 사건을 포함해 모두 교사 5명이 포함된 11명의 딥페이크를 35차례 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B군은 자신의 담임을 맡았던 교사에게 사진과 연락처가 포맷됐다며 사진 전송을 유도해 딥페이크에 활용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공항 관제 불법 감청’ 10대 중국인, 군사기지도 촬영 제주공항 관제탑 교신 감청 혐의로 붙잡힌 중국인이 군사기지 사진도 소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경찰청은 지난 15일 중국인 C(10대)씨를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앞서 지난달 27일 오전 제주공항 전망대에서 무전기를 이용해 관제탑과 항공기 간 교신을 1시간여 불법 감청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일 제주에 입국한 C씨는 사전에 중국에서 무전기를 챙겨온 것으로 파악됐다. 감청 내용을 녹음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조사 결과 그의 휴대전화에서 경기도 소재 군사시설 등이 담긴 사진이 다수 발견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전망대에 있던 행인이 A씨의 수상한 모습을 공항 측에 알렸고 현장에 나간 직원이 경찰에 신고했다. C씨는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 체포됐다. 경찰은 대공 혐의점 등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복=중국옷’ 알린 경주 보문단지 논란 경북 경주 보문관광단지 내 전광판에서 중국 전통 의상을 ‘한복’(HANBOK)으로 잘못 소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경북문화관광공사가 보문관광단지 수상공연장 인근 광장에 ‘POST APEC 미디어월’을 이전 설치하며 시범 운전하는 과정에서 이런 화면을 내보낸 것이다. 이 전광판은 지난해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당시 보문관광단지 호반광장에 설치됐던 시설물이다. 하지만 이전하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화면에 ‘중국’이라는 국가명과 함께 중국풍 옷을 입은 인물이 등장하는데 복식 명칭을 ‘한복’으로 표기한 것이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지난 16일 SNS를 통해 “이는 중국에 빌미를 제공한 것”이라며 “지난 몇 년간 우리 한복이 자신들의 한푸에서 유래했다는 억지 주장을 꾸준히 펼쳐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 백과사전에는 ‘한복’을 ‘조선족 복식’으로 규정하며 ‘조선족 복식은 중국 조선족의 전통 민속으로, 중국 국가급 무형 문화재 중 하나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과거 중국 전자제품 기업 샤오미는 스마트폰 배경 화면 스토어에서 한복을 ‘중국 문화’(China Culture)로 소개해 큰 논란이 됐다. 서 교수는 “이처럼 중국에서는 지속적인 ‘한복공정’을 펼치고 있는데 우리가 이런 실수를 저지르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경북문화관광공사는 정식 운영을 앞두고 시범 가동을 하던 중 송출 오류가 발생했다는 입장이다. 경북도는 공사 측에서 확인한 결과 LED 모듈 구동 상태와 QR코드, 영상 재생 오류 여부 등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각 전광판에 표시되는 사진과 배경, 설명이 잘못 조합돼 자막이 다른 이미지와 매칭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김남일 경북문화관광공사 사장은 “10월 1일 정식 운영을 앞두고 사전에 시범 가동을 하던 중 오류로 발생했다”며 “발견 즉시 전수 정정 조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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