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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동성결혼 합헌에 무지개색 물결…보수 반발로 논란 계속될 듯

    미국 동성결혼 합헌에 무지개색 물결…보수 반발로 논란 계속될 듯

    ‘미국 동성결혼 합헌’ 미국 동성결혼 합헌에 미국 전역이 무지개색 물결로 뒤덮였다. 그러나 공화당 등 보수 일각에서 반발하는 등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6일(현지시간) 행정 수도인 워싱턴D.C.에 자리한 연방대법원 청사 주변과 세계 동성애자의 수도 격인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는 연방대법원의 판결에 기뻐하는 동성애자와 성적 소수자 지지자의 환호성으로 크게 진동했다.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즉각 효력을 발휘함에 따라 그간 동성결혼 허가증을 발급하지 않은 미국 14개 주에 거주하던 동성 연인들은 당장 법원으로 달려가 서둘러 행정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날 소수 의견을 낸 대법관 일부와 공화당의 차기 대통령 선거 출마 정치인 등 보수파들은 ‘전통적인 결혼의 의미가 정치적인 판결로 퇴색했다’며 연방대법원의 판결에 강력히 반발해 앞으로 이 문제를 둘러싼 진보, 보수 간의 논란이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연방대법원의 역사적인 판결을 “미국의 승리”라고 치켜세우고 “모든 미국인이 평등하게 대우받을 때, 우리는 더욱 자유로울 수 있다”며 반색했다. 아울러 “느리지만, 지속적인 노력이 벼락처럼 다가오는 공정함으로 오늘처럼 보상받는 날이 있다”고 평했다. 길게는 50년 가까이, 짧게는 지난 18개월 동안 미국을 뜨겁게 달군 동성결혼에 대해 ‘최후의 보루’인 연방대법원이 대법관 5-4 판결로 합헌 결정을 내리자 성적 소수자의 자유와 인권, 평등을 위해 싸워온 이들은 누구랄 것 없이 뜨겁게 포옹하고 눈물을 흘렸다. 이들은 판결 전 미국 국가를 부르며 자유와 평등에 대한 연방 차원의 지지를 호소했다. 역사적인 대법원의 판결을 기념하고자 청사를 배경으로 휴대전화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지지자들은 도로 한 차선을 차지하고 기쁨의 행진을 벌였고, 지나가던 시민은 경적을 울리며 축하를 건넸다. CNN 방송으로 생중계된 전화 통화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게이이자 이번 재판의 원고인 짐 오버게펠에게 “당신의 지도력이 미국을 바꿨다”고 축하와 경의를 동시에 표했고, 오버게펠은 “감격스러운 순간으로 대통령의 전화를 받아 영광”이라고 화답했다. 샌프란시스코 시청 등 공공건물과 역사적인 동성애자 밀집 지역인 카스트로 구역을 비롯한 시내 곳곳에는 동성애자 인권운동을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이 걸렸다. 또 시청 앞에 자발적으로 모인 수백 명의 시민은 무지개 깃발을 흔들며 대법원 판결을 환영했다. 에드윈 리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트위터에서 “이제 사랑하는 동성 커플 모두가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결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게 됐습니다!”라는 의견을 밝히고 ‘사랑이 승리하다’는 뜻의 ‘#LoveWins’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샌프란시스코 시 청사와 전쟁기념 오페라하우스 등 주요 공공건물은 리 시장의 지시에 따라 전날 밤 ‘빨주노초파남보’의 무지갯빛 조명이 환하게 켜고 대법원의 역사적인 판결을 기대했다. 뉴욕 그리니치 빌리지의 ‘스톤월 인’에도 많은 동성애자가 모여들어 새 역사의 개막을 만끽했다. 게이바인 이곳에 1969년 경찰이 급습해 동성애자들을 범죄자 취급하자, 이에 맞서 격렬한 시위가 벌어진 뒤 스톤월 인은 게이 해방 운동의 출발지로 자리매김했다. ’스톤월 인’을 운영하는 스테이시 렌츠는 “동성결혼은 결혼이 아닌 평등의 문제”라며 “뉴욕의 LGBT와 세계의 성적 소수자가 거둔 승리”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기독교 신자와 이번 결정에 반대한 대법관, 공화당의 차기 대선 주자 등 보수파 인사들은 동성결혼 합헌 결정에 강하게 불만을 나타내는 성명을 잇달아 발표했다. 전날 건강보험 개혁법(오바마케어)의 합헌 판결을 이끌어 오바마 대통령에게 정치적인 승리를 안긴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이날은 ‘보수 본색’으로 돌아와 “결혼을 남녀 간의 결합으로 본 보편적인 정의는 역사적인 우연이 아닌 자연적인 필연에 의해 나온 것”이라면서 동성결혼 합헌 결정이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할 것이라고 했다. 보수 성향의 안토닌 스칼리아 대법관도 동성결혼에 대한 민주적인 토론을 법리적인 의견이 빠진 상태로 대법원이 끝냈다면서 이번 결정을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했다. 인도계 후손으로 공화당 차기 대선 경선 출마를 선언한 바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대법원의 판결은 동성결혼에 반대해 온 기독교인들의 종교 자유권에 대한 공격”이라면서 “여론 조사 결과에 편의적으로 편승한 대법원의 결정은 수정헌법 10조에 명시된 주(州)의 권리를 짓밟았다”고 맹공했다. 침례교 목사 출신으로 공화당 대선 주자인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도 “사법 독재에 맞서 싸우자”면서 미국의 기초를 다시 세워야 한다며 대법원을 비난했다. 공화당의 유력 경선 주자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대법원의 결정을 존중하면서도 종교의 자유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같은 당의 신경외과 의사 출신 경선 주자 벤 카슨은 “이 판결에 동의하지 않지만, 이제부터 미국의 법”이라는 말로 수용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미 언론은 공화당 잠룡 가운데 카슨의 반응이 가장 대조적이었다고 분석했다. 공화당 잠룡들이 일제히 대법원의 동성결혼 합법화 결정을 비판하면서 이 문제는 대선 이슈로까지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일찌감치 동성결혼에 대한 지지 입장을 표명한 상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부고]

    ●김장주(경북도 기획조정실장)씨 모친상 22일 영천전문장례식장, 발인 24일 오전 9시 (054)332-4000 ●손현진(매일경제 편집부 기자)효진(MBN 작가)씨 부친상 권오희(중소기업유통센터 팀장)남궁진웅(아주경제 사진부 기자)씨 장인상 22일 서울대병원, 발인 24일 오전 6시 (02)2072-2035 ●황세열(전 중앙고 교사)씨 별세 규영(교하무역 대표)규성(부산경상대 관광일어과 교수)씨 부친상 박헌경(세화고 교사)씨 장인상 22일 서울대병원, 발인 24일 오전 5시 (02)2072-2022 ●우성만(대구고법원장)씨 부친상 21일 부산 해운대백병원, 발인 23일 오전 5시 30분 (051)711-4400 ●김건상(의료기관평가인증원 이사장)씨 부친상 22일 대구파티마병원, 발인 24일 오전 9시 (053)957-4442 ●이은택(한국방송통신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소현(대전 유성선병원 영상의학과장)씨 부친상 이규형(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씨 장인상 22일 분당 차병원, 발인 24일 오전 7시 (031)780-6160 ●이봉재(강동경희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씨 부친상 22일 강동경희대병원, 발인 24일 오전 8시 (02)440-8800
  • 서울중앙지법 ‘법정문화 개선’ 포럼

    서울중앙지방법원(법원장 이성호)과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한규)는 15일 오후 3시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1층 대회의실에서 ‘2015 함께하는 법정문화 개선 포럼’을 연다. 김용담 전 대법관과 구본진 변호사가 특별 강연을 하고 현직 판사, 변호사,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참여해 ‘품격과 예절이 있는 법정’을 주제로 발표와 토론을 한다.
  • 양승태 대법원장 유럽 3개국 순방

    양승태 대법원장 유럽 3개국 순방

    양승태 대법원장이 10일부터 열흘간 영국, 덴마크, 네덜란드 등 3개국을 순방한다. 한국 대법원장이 영국과 네덜란드를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다. 양 대법원장은 3개국 대법원장을 각각 만나 사법 교류 증진 등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네덜란드에서는 한국 대법원장으로는 처음으로 국제사법재판소(ICJ)와 국제형사재판소(ICC), 유고국제형사재판소(ICTY)를 공식 방문한다.
  • [World 특파원 블로그] 中서 판사는 왜 ‘그저 그런’ 직업이 됐나

    중국 후난성(湖南省) 헝양(衡陽)시 지방법원의 부법원장이었던 랴오야오중(45) 판사가 최근 사직서를 냈다. 랴오 판사는 4년 전 헝양시 공산당 정법위원회 서기와 ‘맞짱’을 떠 강단 있는 판사로 알려졌다. 인사권을 쥔 정법위 서기가 법을 전혀 모르는 문외한들을 법원에 꽂아 넣자 공개 비판한 것이다. 공산당 관료조직과 계속 갈등을 빚은 랴오 판사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법원에서 양심과 도덕을 지키기는 것은 불가능했다”며 사직 이유를 밝혔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판사는 권위 있는 직업이다. 권위에 맞게 처우도 좋아 판사를 꿈꾸는 수재들이 많다. 하지만 중국에서 판사는 ‘그저 그런’ 직업이다. 법원 위에 당이 있고, 헌법 위에 당 강령이 있어 독자적인 재판이 불가능하다. 예전에는 퇴직 군인이나 경찰이 판사로 임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당원들로 이뤄진 배심원이 유무죄를 평결하고, 정법위에서 형량을 결정하면 판사는 판결문을 읽기만 했다. 하지만 경제가 발전하면서 법적 다툼이 많아졌고, 판사의 역할도 그만큼 중요해졌다. 당에 찾아가 청원하던 국민이 이젠 소송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최고인민법원 자료를 보면 전국 법원이 처리한 사건이 2007년에는 645만건이었는데, 2013년에는 1290만건이나 됐다. 법률 수요가 늘자 중국 정부는 꾸준히 판사 수를 늘리고, 판사의 자질을 높이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판사들이 계속 법복을 벗기 때문이다. 지난 5년간 베이징에서만 500명이 사직했다. 전국의 판사 수는 4년째 20만명 수준에서 멈춰 있다. 대도시 판사들은 연간 300건의 사건을 처리해야 한다. 지난해에는 지원자가 적어 8개 도시에서 사법시험이 취소되기도 했다. 판사들이 법원을 떠나는 이유는 당 관료의 재판 개입과 낮은 급여 때문이다. 초임 판사의 첫 월급은 2000위안(약 35만 8000원) 정도다. 부장판사가 돼도 4000위안에 그친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지난해 ‘법치 중국’을 선언하며 판사의 재량권 확대와 처우 개선을 약속했다. 상하이와 선전이 시범적으로 판사 월급을 40%씩 올렸다. 하지만 사표는 줄지 않고 있다. 판사의 권위가 서려면 사법부 독립이 전제돼야 한다. 그러나 사법부 독립은 공산당 독재의 붕괴를 뜻해 누구도 이를 주장할 수 없다. 중국 판사들은 오늘도 양심과 법률에 따라 판결할 권리와 권위를 갖지 못한 채 박봉과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현장 블로그] 대법원 스스로 차린 겸연쩍은 생일상

    “대법원은 매년 9월 13일을 ‘대한민국 법원의 날’로 지정해 기념식과 학술대회, 특별기획전을 개최하고 각급 법원에서는 ‘오픈 코트’(열린 법정) 등 국민과 함께하는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할 계획임.” 지난 29일 대법원에서 알림문자와 함께 보도자료가 들어왔습니다. 입법·행정·사법부 가운데 사법부에만 없던 기념일을 새로 만들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법원의 날’을 9월 13일로 잡은 것은 미군정으로부터 사법권을 이양받아 초대 김병로 대법원장이 취임한 날이 1948년 9월 13일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날은 양승태 대법원장의 승인으로 지정되는 사법부만의 기념일입니다. 정부는 법무부 주관으로 국가기념일인 ‘법의 날’(매년 4월 25일)을 지정해 운용하고 있습니다. 별도의 기념일을 만드는 이유가 궁금해졌습니다. “행정부는 8월 15일을 정부수립 기념일로, 국회는 5월 31일을 국회개원 기념일로 지정해 기념해 왔음에도 사법부만 독자적인 기념일이 없었다”는 게 대법원의 설명입니다. “사법부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법원의 날 지정이 필요하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도 있었다”라는 설명도 곁들였습니다. 하지만 법원의 날 신설이 겸연쩍다는 내부 분위기도 감지됩니다. 국민들에게 자칫 자화자찬의 행사로 비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법원의 개혁과 변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빗발치는 상황에서 뜬금없이 사법부의 ‘생일’을 정해 기념하는 것이 적이 부담스럽다는 반응입니다. 지난 3월 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사회통합 및 국민행복 인식조사’에 따르면 사법부에 대한 신뢰도는 30.7%로 집계됐습니다. 국민 10명 중 7명은 사법부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대법원이 스스로 생일상을 차리기 이전에 사법부를 향한 국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도 되돌아보았으면 합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천사같이 착한 딸” …‘딸 바보’ 황교안의 눈물

    “천사같이 착한 딸” …‘딸 바보’ 황교안의 눈물

    황교안(58)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 토요일 외동딸을 출가시키며 눈물을 보였다.  황 후보자의 딸 성희(29)씨는 23일 오후 6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별관 4층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신랑은 조종민(32·수원지검) 검사로, 부친의 성균관대 법대 25년 후배다.  황 후보자는 조용히 혼사를 치르겠다며 법무부와 검찰에 청첩장을 돌리지 않았고, 은행원인 성희씨도 회사에 결혼 소식을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300석 규모의 예식장이 가득 차는 등 500명 이상의 하객이 몰렸다. 황 후보자는 결혼식 안내판의 ‘혼주’ 이름을 공란으로 두었으며 축의금·방명록 등도 생략했다. 식권도 가족·친지에게만 미리 나눠 줬고 따로 여분을 준비하지도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과 김진태 검찰총장의 화환을 식장 안에 놓고 양승태 대법원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화환을 로비에 남겨 놓고 나머지는 돌려보냈다. 주례는 황 후보자의 대학 동문인 강영호 특허법원장이 맡았다.  결혼식 시작 30분 전쯤 나타난 황 후보자는 하객들에게 “미안해요. 오해의 소지가 있잖아요”라며 혼주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하객들에게 미안함을 표했다. “인사청문회 준비는 잘 돼 가냐”는 취재진의 질문은 “네, 결혼 준비 잘하고 있습니다”라고 농담으로 받았다.  평소 성희씨를 ‘천사같이 착한 딸’이라고 말해온 황 후보자는 결혼식 중 딸에게 쓴 편지를 읽으며 ‘그동안 표현하지 못했던 아빠의 마음’, ‘너에게 꼭 잘해 주고 싶었는데’ 등의 대목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영장전담판사들의 세계] 형사재판 경험 필수 조건… 한 사람이 年 1000건가량 맡아… 서울중앙지법엔 샤워시설 갖춘 방도 있지요

    [영장전담판사들의 세계] 형사재판 경험 필수 조건… 한 사람이 年 1000건가량 맡아… 서울중앙지법엔 샤워시설 갖춘 방도 있지요

    Q. 영장전담판사는 보통 어떤 법관이 맡게 되나요. A. 각 법원 법원장 판단에 따라 결정되지만 몇 가지 조건은 꼽아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우선 형사재판 경험이 필수입니다. 유무죄와 양형 판단에 익숙해야 영장 발부 여부도 정할 수 있으니까요. 기본적인 체력이 받쳐 줘야 할 것 같고, 입이 무거운 것도 중요하죠. 큰 법원의 경우 영장전담이 처리해야 할 업무가 워낙 많아 힘들지만, 오히려 적극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군요. Q. 구속영장을 기각하고 나면 검찰과 싸우기도 하나요. A. 요즘에는 검찰에서 직접적으로 불만을 표시하는 경우는 드물어요. 물론 언론 등을 통해 섭섭함을 드러내는 일이 간혹 있기는 하죠. 지난번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됐을 때처럼요. 과거에는 담당 판사한테 직접 찾아와 항의하거나 술에 취해 전화해 따지는 일도 있었다고 해요. 그런데 원칙적으로 영장 발부 여부는 법원이 결정할 사안이에요. 검찰은 재청구를 할 수 있잖아요. 보완 수사를 잘해서 재청구하면 더 중요한 혐의를 찾아내 구속시키는 경우도 많죠. Q. 영장을 발부해 구속된 피의자가 나중에 재판에서 무죄판결을 받으면 입장이 난처하겠어요. A. 정말 괴롭죠. 오판을 해서 무고한 사람을 구속시켰다는 생각도 들고요. 형사 보상 청구 등을 통해 일정 보상은 받겠지만 물질적 보상으로 회복할 수 있는 건 일부분이잖아요. 물론 본안에서 무죄가 나왔다고 해서 구속 사유가 없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재판 과정에는 변수가 많으니까요. 영장전담판사는 영장 청구 시점까지의 기록만 보고 판단하는 한계가 있죠. 반면 본안에서는 증거에서 배제되는 것들까지 검토해야 합니다. 각각 판단 기준이 다르다는 얘기입니다. Q. 힘들기로 소문났던데 여성 영장전담판사도 있나요. A. 물론입니다. 제도가 도입된 지 10년 만인 2007년 서울서부지법과 인천지법에서 첫 여성 영장전담판사가 탄생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에서는 2011년 이숙연 판사가 최초였습니다. 비교적 규모가 작고 사건이 적은 지방법원에서는 일찍부터 여성 법관이 재판 업무와 병행해 영장 업무를 맡곤 했습니다. Q. 구속영장이 주로 밤늦게 혹은 새벽에 발부되는 건 왜 그런가요. A. 전국 1심 법원 중 사건이 가장 많은 서울중앙지법은 다른 법원보다 많은 3명의 영장전담판사가 있습니다. 한 주에 2명이 구속영장 업무를 맡으면 다른 한 명은 압수수색 영장을 처리하는 식으로 돌아가며 일합니다. 한 명이 1년간 다루는 건수가 거의 1000건 가까이 됩니다. 사건 하나하나의 기록도 방대하고, 특히 복잡한 사건이 있는 날에는 밤을 새우며 발부 여부를 결정하는 일이 자주 생깁니다. Q. 언론 등 외부와 접촉을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영장전담판사는 현재 수사 중인 사안의 기록을 보게 됩니다. 검찰과 경찰마다 어떤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지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는 얘기죠. 그러다 보니 무엇보다 보안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온갖 사건이 머릿속에 가득 차 있는데 이야기를 하다 자기도 모르게 정보가 흘러나올 수 있죠. 그러면 수사에 큰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잖아요. 예컨대 어디를 압수수색한다는 얘기가 새어 나가면 그쪽에서 증거인멸을 할 기회가 될 수도 있죠. 그래서 항상 조심하고 있습니다. Q. 샤워 시설을 갖춘 영장전담판사 방도 있다지요. A. 서울중앙지법의 경우 그렇습니다. 항간에는 물고문을 하는 시설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는데 절대 아닙니다. 서초동 법원종합청사는 1988년 문을 열었는데 이후 각급 법원이 통합·이전하며 옛 법원장실 중 일부를 현재 영장전담판사들이 쓰게 된 겁니다. 법원장실에는 방마다 욕조가 구비된 화장실이 따로 있었죠. Q. 영장전담판사들만의 비법서가 있다면서요. A. 매년 2월 전국 법관 인사를 통해 법원마다 영장전담판사가 정해지면 이 일을 처음 경험하는 법관들이 하루 정도 모여 공부를 합니다. 그때 업무에 참고할 내용이 담긴 책자를 받습니다. 구속영장은 인신 구속에 관한 거라 작은 절차 하나도 조심해야 하기 때문이죠. 내용은 대외비라서 말씀드릴 수 없고요. Q.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A. 일정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죠. 본안 재판을 할 때는 맡고 있는 사건 전체를 적당히 배분해 기일을 정하고 일정을 조율할 수 있지만, 영장전담판사는 수사기관에서 매일 들어오는 사건에 따라 그날 처리해야 할 업무량이 정해집니다. 최대한 신속히 판단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기 때문이죠. Q.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나요. A. 어떤 사람은 산책을 하고, 어떤 사람은 음악을 듣기도 하죠. 술을 좋아하는 분들은 술로 풀겠죠. 활동적인 분들은 주말에 등산이나 운동으로 재충전한다고 하네요.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퇴임 고위 법관 보수 90% 지급 법안’ 논란

    퇴직한 고위 법관들에게 현(現) 법관 보수연액의 90%에 달하는 활동비를 지급하고 비서와 사무실, 차량 등을 지원하는 법안이 발의돼 논란이 일고 있다. 고위 법관 출신 변호사들의 ‘전관예우’를 막기 위해 국민 혈세를 투입하면서까지 지원금을 제공해 또 다른 ‘전관예우’ 논란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새정치민주연합 김동철 의원은 지난 15일 ‘전직 대법원장 등의 공익 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의 주요 골자는 전직 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대법관·헌법재판소 재판관 등에 대해 각각 해당 위치에 있는 법관의 보수연액 90%를 지급한다는 것이다. 보수연액이란 연봉을 매월 지급되는 금액으로 나눈 값의 8.85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예를 들어 현직 대법관의 연봉이 1억원이라면 퇴직 대법관은 보수연액의 90%인 6637만여원을 매년 받게 되는 것이다. 이 법안은 공무원에 취임하는 경우 지원금 지급을 정지하도록 규정했다. 또 법안이 통과되면 전직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은 5급 상당의 별정직 공무원 비서관 1명과 9급 상당의 비서 1명을 제공받을 수 있다. 교통·통신시설 및 사무실도 마련된다. 김 의원은 “전직 법관들이 영리 목적으로 로펌에 취업하는 것을 제한하는 대신 공익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했다”고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매년 지급되는 전직 고위 법관 활동비를 국민 세금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 법안은 ‘특혜 제공’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 측은 “세금 부담이 있더라도 전직 법관들이 공익 활동을 강화하면 더 큰 사회적 이득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열린세상] 국가원로자문회의를 아시나요/김명식 대구가톨릭대 경찰행정학과 부교수

    [열린세상] 국가원로자문회의를 아시나요/김명식 대구가톨릭대 경찰행정학과 부교수

    오늘은 스승의 날이다. 공무원연금, 북핵 문제와 한·일 관계 등 산적한 현안으로 나라가 어수선한 이때 국정에 도움을 줄 스승과 같은 원로들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원로를 국어사전에서는 나이나 벼슬, 덕망이 높은 벼슬아치나 한 가지 일에 오래 종사해 경험과 공로가 많은 사람이라고 풀이한다. 이러한 기준에서 보면 국민들의 존경을 받는 원로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경륜을 국정에 반영할 통로가 잘 작동되지 않는 데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국정에 원로들의 조언을 듣는 제도는 박정희 정부 때 처음 도입됐다. 1963년 12월 17일 제정된 ‘정치자문회의 설치법’과 1970년 4월 3일 제정된 ‘통일고문회의 규정’이 대표적이다. 전자의 경우 1980년 12월 17일 폐지될 때까지 전직 대통령 또는 부통령, 국무총리 또는 내각수반, 국회의장, 대법원장, 기타 정계의 중진으로 구성해 주요 국가 정책에 관해 대통령의 자문에 응했다. 정치자문회의는 국정자문회의로 이름이 바뀌어 1980년 10월 27일 제5공화국 헌법(9호) 제66조에 규정됐다. 1980년 12월 18일 제정된 ‘국정자문회의법’은 1988년 2월 25일 폐지될 때까지 3부 요인을 비롯한 각계 원로가 망라됐다. 국정자문회의는 다시 국가원로자문회의로 이름만 고쳐 내용은 거의 동일하게 제6공화국 헌법(10호) 제90조에 반영돼 지금까지 존속되고 있다. 그러나 노태우 정부 출범과 함께 제정된 ‘국가원로자문회의법’은 시행 후 회의 한번 열지 못하고 1년여 만에 폐지됐다. 그 이유는 정치자문회의나 국정자문회의 때와 달리 헌법 규정에 따라 의장이 전두환 직전 대통령이 되다 보니 사무처의 총장을 장관급으로, 차장을 1급으로, 비서실장을 차관급으로 하는 등 보좌 조직을 지나치게 크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록 간접선거로 선출됐으나 헌정 질서의 중단 없이 최초로 임기를 마친 대통령이라는 긍정 평가에도 불구하고 퇴임 후 ‘상왕’ 역할을 시도한 것으로 인식돼 법률마저 폐지되고 만 것이다. 그렇지만 ‘국가원로자문회의’는 여전히 현행 헌법상 유효한 공식 기구다. 법률이 폐지됨으로써 1989년 이후 역대 정부는 다른 방법으로 원로들을 활용해 왔다. 예컨대 이명박 정부는 2009년 5월 28일 대통령령으로 ‘국민원로회의 규정’을 제정해 국민 원로를 ‘학식과 경험이 풍부하고, 국민의 신망이 두터운 사람’으로 정의하고 회의를 수시로 소집해 국정 전반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당시 국민원로회의의 사무 기능은 청와대 국정기획수석비서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 미래기획위원회 실무추진단이 담당했다. 헌법에 규정된 대통령의 5개 자문회의 중 국가안전보장회의(91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92조), 국민경제자문회의(93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127조)는 관련 법률에 따라 정상 운영되고 있다. 이들 자문기구를 ‘위원회’로 표현하지 않고 ‘회의’로 한 이유는 현직 대통령이 의장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회의를 주재하면서 참석 위원들로부터 조언과 건의를 ‘직접’ 들어 의사 결정에 참고하라는 의미다. 이 점에서 논의된 내용과 결과를 ‘간접’ 보고받는 대부분의 대통령 직속 자문위원회와 다르다. 또 유의할 사실은 헌법 제90조부터 제93조까지의 자문회의 규정은 제2장(정부) 제2절(행정부) 제2관(국무회의)에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이는 헌법상 국정의 최고 심의기구인 국무회의를 대통령이 주재하는 데 경륜과 전문성이 풍부한 사람들로부터 미리 도움을 받아 국무회의에서 심의·결정하라는 뜻이다. 따라서 이제는 국가원로자문회의도 헌법 취지에 맞게 구성·운영하는 것을 적극 검토할 때가 됐다. 물론 종전처럼 사무처를 크게 따로 둘 필요 없이 기존의 청와대 참모 조직이 맡으면 된다. 헌법상 직전 대통령이 맡는 의장 규정이 부담스러우면 의장이 지명한 수석부의장이 대행하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처럼 운영해도 된다. 인생이 점이 아닌 선으로 연결된 것처럼 국가 또한 과거 역사와 단절할 수는 없다. 우리 후손들에게 행복하고 안정된 대한민국을 물려주기 위해서는 역대 정부의 공과를 포용하며 국가 원로들의 진정성 있는 의견을 적극 경청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 ‘가카새끼’ 이정렬 前부장판사 변호사 등록 거부 변협 상대 소송

    판사 재직 시절 돌출 행동으로 징계를 받고 퇴직한 이정렬(46·사법연수원 23기) 전 창원지법 부장판사가 자신의 변호사 등록을 거부한 대한변호사협회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1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이 전 부장판사는 대한변협 하창우 회장을 상대로 회원 지위 확인 소송을 지난 8일 제기했다. 대한변협이 변호사 등록을 거부하기로 한 방침을 바꿔 회원으로 등록해 달라는 취지다. 이 전 부장판사는 2011년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카새끼 짬뽕’ 등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내용의 패러디물을 게재해 소속 법원장에게 서면경고를 받았고, 이듬해에는 영화 ‘부러진 화살’ 관련 사건의 실제 판결 합의 내용을 공개해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법조 삼성이 새긴 양심 발자취

    법조 삼성이 새긴 양심 발자취

    한국 사법을 지킨 양심/법조삼성 평전 간행위원회 엮음/일조각/528쪽/5만원 힘과 욕심에 휘둘리지 않는 ‘법의 양심’은 사회를 건전하게 지탱하고 미래 발전을 견인하는 민주주의의 으뜸 요소로 꼽힌다. 하지만 요즘 법의 세태는 ‘권력과 진영논리’에 치우친 횡포와 군림의 주체로 더 인식된다. 그래서 ‘법은 법다워야 한다’는 원칙에의 요구가 공허하게 들리기 일쑤이다. ‘한국 사법을 지킨 양심’은 법의 세태와 세태의 법을 꼬집기라도 하듯 ‘법의 양심’을 지켜 살았던 법조인 세 명을 부각시킨 평전이다.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 최대교 전 서울고검장, 김홍섭 전 서울고법원장이 그 주인공으로 한국 법조계에선 ‘법조삼성’으로 일컬어지는 인물들이다. 모두 전라북도 출신인 ‘법조삼성’은 비단 법조계뿐만 아니라 민초의 존경과 애정을 받았던 ‘선비’ 면모를 갖춘 율사들이다. 국민으로부터 가장 존경받는 법조인으로 꼽히는 김병로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를 무료 변론했으며 해방 후에는 반민족특별법에 반대한 이승만 대통령을 공개비판한 일화로 유명하다. 화강 최대교는 서울지검장 시절 압력에 굴하지 않는 수사를 통해 검찰 양심을 지킨 법조인으로 평가받는다. 그런가 하면 천주교 신자였던 김홍섭은 청빈·검소한 생활로 법조계와 신앙계의 모범으로 숭앙된다. ‘법학을 가장 잘 배우는 길은 위대한 법사상가의 생애를 배우는 길’이라는 독일 법철학자 라드부르흐의 말 그대로 책은 사법권에 대한 외압과 회유가 만연하던 시절 법을 바로 세우기 위해 고뇌하고 몸부림쳤던 양심적 법조인들의 숨결과 발자취를 그대로 느끼도록 만들어졌다. 어릴 적 성리학을 배워 의병활동을 했으며 신학문을 익혀 법조인의 길에 들어섰던 김병로는 대법원장 시절 이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대목이 도드라진다. 서울지검장 시절 백범 김구 피격사건을 지휘한 최대교는 현직 장관을 기소해 자리에서 축출되는 과정이 드라마처럼 다가온다. 인간의 기본적 인권과 양심에 바탕한 재판을 진행하면서 수감자들을 사랑으로 돌본 ‘사도법관’ 김홍섭의 삶도 인상적이다. 전주지방법원 박형남 법원장의 제안에 따라 만들어진 평전은 역사·인문학 교수를 포함한 10명이 작업에 참여해 법을 잘 알지 못하는 일반인들도 이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도록 인문학적 요소를 가미한 게 특징이다. 그동안 ‘법조삼성’과 관련해 잘못 알려진 부분들도 상당수 바로잡았다고 한다. 물론 이들을 통해 책이 보여주고 싶은 으뜸의 메시지는 “고매한 인격과 대쪽 같은 성품, 청렴한 사생활, 법의 지배와 사법의 독립에 대한 신념과 용기”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데스크 시각] 대통령 특사 그 달콤한 유혹/이기철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대통령 특사 그 달콤한 유혹/이기철 국제부장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 대한 사면 문제가 불거질 즈음 미국에서도 대통령 사면권이 도마에 올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월 초 한 타운홀 미팅에서 받은 질문에 “내 책상에 사면해 달라는 추천이 예상보다 훨씬 적게 올라온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6년차 대통령인 그는 64건의 사면을 단행했다. 사면에 인색하다는 여론의 압력을 의식한 듯 2주 뒤 허핑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사면권을 공격적으로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사면 추천서 한 건 한 건을 들여다볼 수가 없다. 사면 추천 절차가 빨리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 대통령에게 사면을 상신하는 기관은 법무부로 전국 재소자와 변호사 등에게서 사면 관련 추천 서류를 접수한다. 미국 대통령들의 사면권 행사를 들여다보면 우리에게 시사하는 메시지가 많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중도 하차한 리처드 닉슨을 계승한 제럴드 포드는 취임 한 달 뒤인 1974년 9월 닉슨이 ‘대통령 재직 시 저질렀을지 모를 모든 범죄’에 대해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또 ‘아버지’ 조지 부시 대통령은 그가 부통령으로 재직하던 시절 국방장관이었던 캐스퍼 와인버거를 1992년 12월 사면했다. 앞서 와인버거는 이란과의 무기 불법거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전임 대통령의 부탁으로 사면한 사례도 있다. 미국 출판계의 거물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의 손녀 패티 허스트는 지미 카터의 요청으로 빌 클린턴이 2001년 교도소 문을 열어 줬다. 패티는 당시 은행 강도 사건에 연루돼 2년째 복역 중이었다. 미국에서 가장 논란이 됐던 사면은 클린턴이 퇴임 당일인 2001년 1월 20일 억만장자 마크 리치에게 면죄부를 준 것이다. 리치는 당시 사기 탈세 등의 혐의로 수배를 받자 스위스에서 숨어 지내던 상태였다. 리치의 전 부인이 클린턴 도서관과 민주당에 거액을 기부한 사실이 확인됐다. ‘대가성 사면’ 논란 속에 미국 연방수사국(FBI) 등이 수사를 벌였으나 불법성을 찾지 못했다. 리치는 법무부가 올린 명단에도 없었던 인물로, 결국 사면권은 대통령 고유권한임을 재확인해 줬다. 하지만 클린턴의 많은 치적을 이게 갉아먹었다. 앞서 미국 대법원은 1974년 “사면권은 헌법이 보장한 대통령 고유권한이고, 이를 제한하려면 그 조항도 헌법에 담겨 있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또 사면이 법원 판결을 무시하며 법치주의를 흔든다는 주장에 대해 대통령을 지낸 대법원장 윌리엄 태프트는 “사면권 행사는 법원 판결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결정했다. 미국에서 사면권 행사가 논란만 일으킨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많은 경우 국민을 통합했다. 건국 직후 재원 마련을 위해 위스키에 연방세를 부과하자 1791년 농민들이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 조지 워싱턴은 사면권을 처음으로 행사해 이들을 달래면서 신생국 통합의 기틀을 다졌다. 존 애덤스는 독립전쟁 때의 탈영병들에게, 앤드루 존슨은 남북전쟁 직후 ‘역적’ 남부군 병사들에게 사면권을 행사해 시민으로 구제해 줬다. 카터는 베트남 전쟁 병역 기피자들을 사면해 분열된 국론을 모았다. 국내에선 최근 사면제도 개선이 도마에 올랐다. 국민의 직접 동의로 헌법이 부여한 대통령 사면권을 차관회의로 제한하는 것은 온당해 보이지 않는다. 사면권을 제한하는 어떤 법률도 최고법인 헌법에 어긋날 소지가 많다. 차라리 그런 논의보다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국민 대통합을 위한 사면을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chuli@seoul.co.kr
  • 中기율위 ‘미녀 저승사자’

    中기율위 ‘미녀 저승사자’

    강력한 반부패 사정을 펼치는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위원회의 한 젊은 여성 공무원 때문에 고관대작들이 벌벌 떨고 있다. 3일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는 기율위 기관지인 ‘중국기율검사감찰보’에 실린 기율위 사건심리처 가오위제(高玉潔·34) 심리처장을 소개하며 “기율위의 미녀 간부가 고급 간부들의 부패 사건 처리를 주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심리처장은 공산당, 행정부, 군, 국영기업 등의 고위 공직자 비리를 초기 단계에서 조사하는 핵심 실무 책임자로, 그의 조사 결과에 따라 공직자의 운명이 갈린다. 가오는 당과 국무원이 선발한 모범 공직자로 뽑혔다. 1981년생으로 2001년 정법대 졸업 이후 곧바로 기율위에 들어간 가오는 14년 동안 200건의 부정부패 사건을 조사하고 심리했다. 성부급(장관급) 6명이 그의 조사에 걸려 낙마했다. 특히 기율위에 들어간 지 1년 만에 랴오닝(遼寧)성 고급인민법원장 부패 사건을 맡아 세상을 놀라게 했다. “스물한 살 애송이에게 큰 사건을 맡겨서는 안 된다”는 우려가 기율위 내부에서 팽배했지만, 당시 기율위 심리실 주임은 위원회 내부망에 “심사숙고해 최적의 인물을 골랐다”는 반박 글을 올리기도 했다. 가오는 매일 새벽 5시부터 자정까지 사건에 매달려 산더미 같은 조사서를 작성했다. 합동조사팀과 랴오닝성 기율위는 가오의 조사를 바탕으로 법원장 사건을 처리했다. 가오가 이끄는 심리처는 비리 혐의가 있는 인사와 관련된 수백 권의 문서 중에서 단 두 시간 만에 단서와 증거를 뽑아낼 정도로 숙련도가 높다고 감찰보는 전했다. ‘독종’ 가오는 일 때문에 자신의 결혼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결혼 전날 밤 상부에서 긴급 조사 지시가 내려졌고, 극비를 요하는 사건이어서 남편 혼자 결혼식장에 등장해 하객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는 것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부고]

    ●박보무(전 광주지방법원장)씨 별세 성룡(미국 마블사 부장)씨 부친상 영진(동아일보 고문변호사)진오(동아일보 감사)씨 형님상 27일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30일 오전 7시 30분 (031)787-1505 ●이환석(ADT시스템 대표이사)씨 모친상 전기풍(경남 거제시의원)씨 장모상 28일 거제 맑은샘병원, 발인 30일 오전 6시 (055)636-4800 ●홍곤표(MBC 나눔 대표이사 겸 MBC 사회공헌실장)씨 부친상 27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30일 오전 9시 (02)2227-7556 ●황의서(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의중(불암고 교사)의진(미국 거주)유정(독립기념관 이사)씨 모친상 희승(잡플래닛 대표)씨 조모상 2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30일 오전 7시 (02)3410-6920 ●조기연(중앙여고 교사)씨 모친상 김사승(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교수)이성원(한일구조 대표)씨 장모상 28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30일 오전 7시 30분 (02)2227-7597 ●이재덕(GS EPS 상무)재성(사노피파스퇴르 전무)재현(현대건설 부장)씨 부친상 2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30일 오전 7시 (02)3010-2293 ●송지호(전 동아건설 전무)씨 별세 동근(전 대신증권 전무)씨 부친상 이수갑(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씨 장인상 2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30일 오전 8시 (02)3410-6902 ●장영주(시그네트홀링스 대표이사)씨 모친상 김현수(국민연금관리공단 해외부동산팀장)완수(웨일미디어 대표이사)씨 외조모상 2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30일 오전 6시 30분 (02)3010-2236 ●지정연(전남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장)씨 장모상 28일 광주 그린장례식장, 발인 30일 오전 (062)250-4455 ●최문성(광문고 교사)문석(미국 거주)문수(GS칼텍스 차장)씨 부친상 신동휘(CJ대한통운 부사장)씨 장인상 28일 인천 인하대병원, 발인 30일 오전 6시 30분 (032)890-3195
  • [사설] 후안무치 국회의원들, 외교관 특권까지 요구하나

    새누리당 일부 국회의원들이 해외에서도 면책특권을 누릴 수 있도록, 외교관 여권을 발급받을 수 있는 내용의 여권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외교부도 강하게 반대하고 있고, 여론도 좋지 않아 현재로서는 통과될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이러한 발상 자체가 뻔뻔스럽다. 여야 모두 입만 열면 ‘특권을 내려놓겠다’고 약속하고는 생업에 바쁜 국민의 질타가 줄어들면 여지없이 특권을 찾아 챙기는 모습에 넌더리가 날 지경이다. 이번 여권법 개정안이야말로 현재 차관에 준하는 국회의원의 의전을 ‘국빈’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스스로 나선 꼴이니, 염치가 없어도 너무 없다. 서울신문이 어제 단독 보도한 것에 따르면 안홍준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달 3일 ‘외교관 여권’ 발급 대상에 국회의원을 포함하는 내용의 여권법 개정안을 같은 당 소속 의원 10명과 함께 대표발의했다. 서청원, 한선교 의원 등도 포함돼 있다. 발의안에는 ‘현재 대통령령에 규정된 외교관 여권 발급 대상을 법률로 상향조정하고, 신규 발급 대상으로 국회의원을 추가한다’고 명시했다. 현재 외교관 여권 발급 대상은 전·현직 대통령,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등 4부 요인과 그들의 배우자, 27세 미만 미혼 자녀이다. 국가적 외교 수행과 소지자의 신변 보호가 목적이므로 발급 대상이 극히 제한적이다. 여권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국회의원 전원과 그 배우자, 자녀들도 외국 정부로부터 4부 요인과 마찬가지로 ‘극진한’ 대우를 받게 된다. 비자 면제 혜택과 사법상 면책특권을 누린다. 안 의원은 “국회의원들이 의원외교를 활발히 하기 때문에 외교관 여권 발급이 확대될 필요성이 있다”면서 “특권이 아니라 국익을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는데, 그 말을 곧이곧대로 들을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동안 제대로 된 의원외교의 성과도 거의 없다. 국회의원들은 ‘1인 헌법기관’이라고 주장한다. 이는 헌법 정신에 맞게 입법권을 행사하겠다는 표현이어야지, 헌법 기관으로서의 많은 특권을 챙기겠다는 입법권의 남용이어서는 안 된다. 헌법에서 국회의원의 형·민사상 면책특권을 허용한 이유도 직무와 관련한 발언이나 표결을 두고 징계해선 안 된다는 것이지 개별 의원의 부정부패를 옹호하자는 것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안철수 의원이 국회의원 수를 100명 줄이자고 했을 때 많은 국민이 환호한 것은 그동안 국회의원에게 많은 실망을 했기 때문이다. 특혜와 탐욕을 추구하는 국회의원이라면 내년 총선에서 물갈이되는 게 바람직할 것이다.
  • [단독] “외교관 여권 달라” 특권 찾는 의원들

    [단독] “외교관 여권 달라” 특권 찾는 의원들

    새누리당 의원들이 해외에서도 면책특권을 누릴 수 있는 내용의 입법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치권에 부는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바람에 역행하는 것이어서 적지 않은 비판이 일고 있다. 21일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안홍준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달 3일 ‘외교관 여권’ 발급 대상에 국회의원을 포함시키는 내용의 여권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 발의안에는 “대통령령에 규정된 외교관 여권 발급 대상을 법률에 상향조정하고 신규 발급 대상으로 국회의원을 추가한다”고 명시됐다. 안 의원은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지냈다. ●전·현직 대통령 등 4부 요인만 발급 대상 여권법 시행령은 외교관 여권 발급 대상을 기존 전·현직 대통령,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등 4부 요인과 그들의 배우자, 27세 미만 미혼 자녀로 규정하고 있다. 국가적 외교 수행과 소지자의 신변 보호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발급은 극히 제한적이다. 안 의원이 제출한 개정안은 외교관 여권 발급 대상자를 국가 의전 서열 4위까지인 4부 요인에 국회의원을 포함시켜 법률에 명시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률안이 통과되면 의원과 그의 가족도 대통령을 비롯한 국가 4부 요인에 상응하는 대우를 받게 된다. 외교관 여권 소지자는 국가별로 차이는 있지만 비자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경범죄를 비롯해 해외에서 사법상 면책특권을 누릴 수 있다. ●외교부 강력 반대에도 “의원외교 국익 차원” 외교부는 의원들이 외교적 지위를 얻고자 하는 시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의원이 외교활동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데도 자기 나름대로 이유를 붙여서 외교관 지위를 누리려고 한다”며 “발의안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뿐 아니라 다른 상임위 의원들도 의원외교를 활발히 하기 때문에 외교관 여권의 발급이 확대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익을 위한 차원이며 의원들이 악용할 것도 아니기 때문에 특권을 얻기 위한 차원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新 평판 사회] <12> ‘외교관 여권’ 달라는 국회의원의 특권 의식 해외서도 대통령·3부 요인급 ‘국빈 특권’… 선거 이용 ‘꼼수 국회의원이 외교관 여권 발급 대상에 자신들을 올려 놓으려는 것은 스스로를 ‘외교관’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의원 외교’라는 명목으로 잦은 해외 출장을 다니다 보니 지역구 대표에서 국가의 대표로 격상되길 바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방법이 바로 기존 외교관 여권 발급 대상자 가운데 대통령,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등 국가 4부 요인과 국회의원을 하나로 묶는 것이었다. 그래야 이들이 갖는 외교적 지위를 누릴 수 있다고 본 듯하다. 제출된 법안을 살펴보면 꼼수도 보인다. 개정안은 “여권 발급을 신속하게 하기 위해 여권사무대행기관을 국회와 대법원 등 헌법기관으로 확대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또 ‘제안이유’에서도 “빈번한 국외출장으로 인한 불편을 해소하고 효율적인 공무수행을 위해”라고 밝혔다. 하지만 본심은 뒤쪽에 있었다. 의원의 특권과 직결되는 ‘관용 여권과 외교관 여권 발급 대상을 법률로 상향 조정하고 외교관 여권 발급 대상에 국회의원을 추가한다’는 내용은 마치 부수적 내용처럼 담겨 있었다. 법안을 대표발의한 안홍준 새누리당 의원은 “외교통일위원장이었을 때 만료 기한이 6개월 남은 외교관 여권을 갖고 있었는데 비자 발급이 되지 않아 인도네시아 대통령 당선인 만나러 가는 일정이 하루 늦춰져 차질이 발생했다”며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국회의원을 외교관 여권 발급 대상에 포함시켜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의원들의 외교 활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법안이 특권을 더하는 차원이 아님을 거듭 강조했다. 그렇다면 국회의원은 왜 외교관 여권을 발급받으려 하는 것일까. 첫번째로는 ‘격과 지위의 상승’을 꼽을 수 있다. 대통령을 포함하는 4부 요인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국빈 대접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해외 출장이 가장 잦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선수 높은 고참 의원의 ‘놀이터’로 여겨진다. 다선 의원일수록 지역구에서 인지도가 높다 보니 초·재선 의원처럼 지역구 관리에 힘쓰지 않아도 돼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정치 반경을 해외로 넓혀 국제적인 평판을 쌓기 위한 목적이 클 수밖에 없다. 여권의 한 중진 의원은 “의원은 선수가 쌓일수록 해외 출장에서 극진한 대접 받기를 유별나게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유에 대해서는 “선진국의 정상이나 고위급 관계자와 만나 함께 사진이라도 한 장 찍어 놓으면 나중에 선거에서 홍보물에 싣기 좋고 아주 좋은 홍보 수단이 된다”며 “국내외로 평판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고 귀띔했다. 국회 관계자는 “해외에서 의원이 아닌 외교관으로 인식된다는 것 자체가 특혜”라고 말했다. 해외에서 사법상 면책 특권을 누릴 수 있다는 점도 의원들이 외교관 여권 발급을 시도하는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국내에서의 특권을 해외로 확장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비판도 뒤따른다. 외교부에 따르면 외교관 여권 소지자는 해외에서 교통법규 위반 등 경범죄 처벌이 면제되고 재판을 받지 않으며 불체포 특권도 누릴 수 있다. 또 공항 등에서 불시 소지품 검사를 따로 받지 않기도 하고 공항에서 VIP 의전을 받으며 일반인의 시선을 피해 공항을 빠져나갈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국내 여권법에는 여권의 종류에 따라 특권을 나누진 않지만 국가별로 외교관을 보호하고 외교 활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특권을 부여하기 때문에 외교관 여권을 소지했다는 점만으로도 사실상 편의를 누릴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물론 여권법은 관용 여권과 외교관 여권으로 공무나 외교 목적을 벗어난 일반 여행은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위반하더라도 마땅한 처벌 조항도 현재 없다. 외교관 여권 소지자가 여행을 하다 적발돼 처벌을 받은 사례는 단 한건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원이 회기가 끝나기가 무섭게 외유성 출장을 떠날 때 일반 여권이 아닌 관용 여권을 사용한다면 이 또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新 평판 사회] ‘외교관 여권’ 달라는 국회의원의 특권 의식

    [新 평판 사회] ‘외교관 여권’ 달라는 국회의원의 특권 의식

    국회의원이 외교관 여권 발급 대상에 자신들을 올려 놓으려는 것은 스스로를 ‘외교관’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의원 외교’라는 명목으로 잦은 해외 출장을 다니다 보니 지역구 대표에서 국가의 대표로 격상되길 바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방법이 바로 기존 외교관 여권 발급 대상자 가운데 대통령,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등 국가 4부 요인과 국회의원을 하나로 묶는 것이었다. 그래야 이들이 갖는 외교적 지위를 누릴 수 있다고 본 듯하다. 제출된 법안을 살펴보면 꼼수도 보인다. 개정안은 “여권 발급을 신속하게 하기 위해 여권사무대행기관을 국회와 대법원 등 헌법기관으로 확대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또 ‘제안이유’에서도 “빈번한 국외출장으로 인한 불편을 해소하고 효율적인 공무수행을 위해”라고 밝혔다. 하지만 본심은 뒤쪽에 있었다. 의원의 특권과 직결되는 ‘관용 여권과 외교관 여권 발급 대상을 법률로 상향 조정하고 외교관 여권 발급 대상에 국회의원을 추가한다’는 내용은 마치 부수적 내용처럼 담겨 있었다. 법안을 대표발의한 안홍준 새누리당 의원은 “외교통일위원장이었을 때 만료 기한이 6개월 남은 외교관 여권을 갖고 있었는데 비자 발급이 되지 않아 인도네시아 대통령 당선인 만나러 가는 일정이 하루 늦춰져 차질이 발생했다”며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국회의원을 외교관 여권 발급 대상에 포함시켜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의원들의 외교 활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법안이 특권을 더하는 차원이 아님을 거듭 강조했다. 그렇다면 국회의원은 왜 외교관 여권을 발급받으려 하는 것일까. 첫번째로는 ‘격과 지위의 상승’을 꼽을 수 있다. 대통령을 포함하는 4부 요인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국빈 대접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해외 출장이 가장 잦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선수 높은 고참 의원의 ‘놀이터’로 여겨진다. 다선 의원일수록 지역구에서 인지도가 높다 보니 초·재선 의원처럼 지역구 관리에 힘쓰지 않아도 돼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정치 반경을 해외로 넓혀 국제적인 평판을 쌓기 위한 목적이 클 수밖에 없다. 여권의 한 중진 의원은 “의원은 선수가 쌓일수록 해외 출장에서 극진한 대접 받기를 유별나게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유에 대해서는 “선진국의 정상이나 고위급 관계자와 만나 함께 사진이라도 한 장 찍어 놓으면 나중에 선거에서 홍보물에 싣기 좋고 아주 좋은 홍보 수단이 된다”며 “국내외로 평판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고 귀띔했다. 국회 관계자는 “해외에서 의원이 아닌 외교관으로 인식된다는 것 자체가 특혜”라고 말했다. 해외에서 사법상 면책 특권을 누릴 수 있다는 점도 의원들이 외교관 여권 발급을 시도하는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국내에서의 특권을 해외로 확장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비판도 뒤따른다. 외교부에 따르면 외교관 여권 소지자는 해외에서 교통법규 위반 등 경범죄 처벌이 면제되고 재판을 받지 않으며 불체포 특권도 누릴 수 있다. 또 공항 등에서 불시 소지품 검사를 따로 받지 않기도 하고 공항에서 VIP 의전을 받으며 일반인의 시선을 피해 공항을 빠져나갈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국내 여권법에는 여권의 종류에 따라 특권을 나누진 않지만 국가별로 외교관을 보호하고 외교 활동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특권을 부여하기 때문에 외교관 여권을 소지했다는 점만으로도 사실상 편의를 누릴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물론 여권법은 관용 여권과 외교관 여권으로 공무나 외교 목적을 벗어난 일반 여행은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위반하더라도 마땅한 처벌 조항도 현재 없다. 외교관 여권 소지자가 여행을 하다 적발돼 처벌을 받은 사례는 단 한건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원이 회기가 끝나기가 무섭게 외유성 출장을 떠날 때 일반 여권이 아닌 관용 여권을 사용한다면 이 또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카드뉴스]의원님들, 외교관여권 꼭 필요하십니까?

    [카드뉴스]의원님들, 외교관여권 꼭 필요하십니까?

    안홍준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달 여권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습니다. ‘외교관여권’ 발급 대상에 국회의원을 포함하는 내용으로 개정하겠다는 겁니다. 외교관여권은 기본적으로 해외에 파견되는 외교관과 동반 가족들에게 발급됩니다. 그 외에 외교관여권 발급 대상은 전·현직 대통령,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등 4부 요인과 그들의 배우자, 27세 미만 미혼 자녀로 규정돼 있습니다. 안홍준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대통령령으로 규정된 발급 대상을 법률에 상향 조정하고 신규 발급 대상에 국회의원을 추가하겠다는 겁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국회의원과 그 가족도 국가 4부 요인에 상응하는 대우를 받게 됩니다. 외교관여권 소지자에겐 여러 가지 특권이 주어집니다. 일단 나라별로 차이는 있지만 비자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전에 비자 발급이 필요한 국가를 방문하더라도 외교관여권 하나면 바로 통과되는 겁니다. 또 공항 등에서 불시 소지품 검사를 따로 받지 않기도 하고 공항에서 VIP 의전을 받으며 일반인의 시선을 피해 공항을 빠져나갈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강력한 특권은 사법상 면책 특권입니다. 해외에서 교통법규 위반 등 경범죄 처벌이 면제되고, 재판을 받지 않으며 불체포 특권도 누릴 수 있습니다. 여권법은 관용 여권과 외교관 여권으로 공무나 외교 목적을 벗어난 일반 여행은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위반하더라도 마땅한 처벌 조항이 없습니다. 외교관 여권 소지자가 여행을 하다 적발돼 처벌을 받은 사례는 단 한건도 없다고 합니다. 의원이 회기가 끝나기가 무섭게 외유성 출장을 떠날 때 일반 여권이 아닌 외교관여권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안홍준 의원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뿐 아니라 다른 상임위 의원들도 의원외교를 활발히 하기 때문에 외교관 여권 발급이 확대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익을 위한 차원이며 의원들이 악용할 것도 아니기 때문에 특권을 얻기 위한 차원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국회는 그 동안 의원들의 각종 특권을 줄여나가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습니다. 국회의원에 대한 외교관여권 발급, 꼭 필요한 건지 따져봐야 하겠습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카드뉴스 제작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부고]

    ●이순동(전 감사원 심의실장·전 동양통신공업 대표이사 사장)씨 별세 정수(미국 거주)상수(미국 거주)씨 부친상 김교국(전 국방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이재일(전 서초고 교사)양명두(열린장로교회 담임목사)씨 장인상 19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22일 오전 9시 (02)2227-7500 ●송형관(CBS 문화체육부장)씨 모친상 19일 제주 부민장례식장, 발인 21일 오전 7시 (064)742-5000 ●강민구(부산지방법원장)승구(삼성전자 상무)씨 모친상 18일 경북 김천의료원, 발인 21일 오전 8시 30분 (054)429-8285 ●오은주(잠실고 교사)씨 별세 최재봉(LG하우시스 전문위원)씨 부인상 1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1일 오전 9시 (02)3010-2230 ●윤아영(한국경제신문 건설부동산부 기자)씨 부친상 19일 서울대병원, 발인 21일 오전 6시 (02)2072-2033 ●이덕성(전 한신상호신용금고 감사)씨 별세 상엽(BC카드 과장)현주(KB국민은행 과장)씨 부친상 김영수(케어ENG 대표)씨 장인상 이은화(GE 전무)씨 시부상 19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21일 오전 8시 (02)2227-7580 ●박인수(전 수원지검장)씨 별세 민홍기(민홍기안과 원장)씨 장인상 1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1일 오전 9시 30분 (02)3010-2251 ●윤정주(안암스포츠센터 대표)수진(메이크바디휘트니스 대표)씨 부친상 조동운(한울애드컴 대표)씨 장인상 19일 고려대 안암병원, 발인 21일 오전 8시 (02)923-4442 ●김영진(전 제텍스 부장)영권(전 한솔제지 상무)씨 모친상 유연근(전 성원건설 이사)윤창민(전 대양상호신용금고 부장)최영호(엠테크 대표)씨 장모상 1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1일 오전 7시 30분 (02)3010-2237 ●안상훈(한국수출입은행 타슈켄트사무소장)씨 부친상 19일 경북 울진 오차드요양병원, 발인 21일 오전 8시 (054)787-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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