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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깔창 그만” 스코틀랜드, 세계 최초 ‘무상 생리대’ 실현…생리 빈곤 퇴치

    “깔창 그만” 스코틀랜드, 세계 최초 ‘무상 생리대’ 실현…생리 빈곤 퇴치

    영국 스코틀랜드가 세계 최초로 ‘무상 생리대’ 실현에 성공했다. CNN은 스코틀랜드 자치정부가 15일(이하 현지시간) ‘생리용품법’ 시행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생리용품이 필요한 모든 사람은 공공시설 및 지정시설에서 일반 생리대와 체내에 삽입해 생리혈을 흡수하는 탐폰 등 생리용품을 구할 수 있게 됐다. 2019년 4월 해당 법안을 발의한 노동당 모니카 레넌 의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스코틀랜드에서 우리가 이뤄낸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며 “우리가 최초지만 마지막은 아닐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스코틀랜드는 ‘생리 빈곤’을 사회 문제로 여기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2018년 520만 파운드(약 82억원)를 투입해 모든 중·고·대학생에게 생리용품을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이듬해 400만 파운드(약 63억원)를 추가 배정해 도서관과 여가시설에 생리용품을 비치했다. 2020년 11월에는 학교 등 공공시설과 약국 등 지정시설에 생리용품을 배치, 필요한 사람은 누구든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용자 수에 따라 법 시행에는 연간 870만 파운드(약 137억원)가 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CNN은 전했다.법안을 발의한 레넌 의원은 당시 “스코틀랜드의 여성 20%가 생리 빈곤에 놓여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2018년 스코틀랜드 여성단체 ‘독립을 위한 여성’이 조사한 결과, 현지 여성 5명 중 1명이 생리대 살 여력이 없어 낡은 옷이나, 신발 깔창, 신문 등을 사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해 스코틀랜드 청소년 단체 영 스콧(Young Scot) 설문 조사에선 학생 4명 중 1명이 생리용품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스코틀랜드뿐 아니라 전 세계 각국이 생리용품 접근을 완화하는 추세다. 영국은 2020년 1월 모든 초·중학교에 생리용품을 비치했으며 지난해 1월 생리용품 부가가치세 5%를 폐지했다. 독일도 지난해 생리용품을 사치품이 아닌 ‘생활필수품’으로 분류해 세율을 19%에서 7%로 대폭 낮췄다. 캘리포니아, 델라웨어, 일리노이 등 미국 12개 주는 모든 여성 화장실에 무료 생리용품을 배치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을 제정했다.
  • [대만은 지금] 美의원단 방문에...中, 대만 인근 군사훈련으로 ‘맞불’

    [대만은 지금] 美의원단 방문에...中, 대만 인근 군사훈련으로 ‘맞불’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중국의 대만에 대한 전방위 압박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국 상·하원 의원 5명이 14일 밤 대만을 방문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12일 만이다. 방문단은 민주당 에드 마키 상원의원, 민주당 존 가라멘디, 앨런 로웬탈, 돈 베이어 하원의원, 공화당 오무아 아마타 콜먼 라데와겐 하원의원 등으로 구성됐다.   마키 의원은 14일 타오위안 공항에 도착했다. 하원의원 4명은 전용기로 타이베이 쑹산공항을 통해 대만에 도착했다. 마키 의원은 대만 도착 후 트위터를 통해 "대만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재확인하고 대만해협의 안정과 평화를 장려한다"고 밝혔다.   15일 대만 언론들에 따르면, 방문단은 이날 오전 10시 차이잉원 총통을 방문했다. 하지만 이날 회동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중국의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입법원을 방문한 뒤 오후 대만을 떠났다.   앞서 미국재대만협회(AIT)은 의원들의 대만 방문을 두고 “인도태평양 지역 방문의 일환으로  대만 고위층과 만나 미국-대만 관계, 안보, 무역투자, 글로벌 공급망, 기후 변화 등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방문단에 마키 의원이 포함된 것에 관심이 쏠린다. 마키 의원은 1979년 하원의원 시절, 대만관계법을 지지하며 입법에 참여했다. 그는 대만관계법 입법에 참여한 몇 안 되는 현역 의원 중 하나로 상원에서도 대만 관련 우호 법안들을 적극 추진해온 ‘친(親) 대만파’ 인물이다. 중국은 영 달갑지 않은 모습이다. 중국 관영매체 베이징일보는 "최근 미국 정치인들의 잦은 대만 방문은 '대만 독립'세력에게 심각하게 잘못된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중국 해협의 소리는 군사소식통을 인용해 "대만 주변 해공역에 강력한 군사 대응을 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15일 중국군 동부작전구는 즉각 훈련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스이 중국군 동부작전구 대변인은 "15일 대만 주변 해공역에서 전투준비태세 연합작전 순찰 및 실전훈련을 실시한다"고 했다. 그는 "이는 미국과 대만이 계속해서 정치적 속임수를 쓰면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는 것에 대한 엄정한 억제"라며 "동부작전구는 국가의 주권과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 美의원단 대만 방문 중인데… 중국軍, 대만 주변 실전 훈련했다

    美의원단 대만 방문 중인데… 중국軍, 대만 주변 실전 훈련했다

    美의회 대표단 예고 없이 대만행中, 다음날 아침부터 ADIZ 진입“양국 관계 걷잡을 수 없는 풍랑”우발적 충돌로 확전 가능성 커져베이징의 거센 반발에도 지난 2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 방문을 강행한 데 이어 지난 14일 미 의회 의원단이 다시 타이베이를 찾으면서 ‘4차 대만해협 위기’가 현실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도·태평양 지역 패권을 두고 경쟁 중인 미국과 중국이 대만 문제를 두고 양보 없는 ‘치킨게임’에 돌입하면서 우발적 충돌만으로도 전면전으로 치달을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위챗(중국판 카카오톡) 공식 계정을 통해 “15일 대만 섬 주변 해·공역에서 다양한 형태로 연합 전투 대비 순찰·실전 훈련을 했다”며 “이번 훈련은 미국과 대만이 정치적 술수를 부리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한 것을 겨냥했다”고 밝혔다. 대만 중앙통신은 이날 아침부터 중국 전투기들이 대만 북부와 서부 방공식별구역(ADIZ)에 잇따라 진입했다고 전했다. 대만 국방부는 “올해 1월부터 이날까지 모두 888대의 중국군 전투기가 ADIZ로 들어왔다”고 했다.앞서 에드 마키 미 민주당 상원의원이 이끄는 초당파 대표단은 전날 예고 없이 대만을 찾았다. 이들은 이날 차이잉원 대만 총통 등을 만나 양국 관계와 지역 안보, 무역 투자, 글로벌 공급망, 기후변화 등을 논의했다. 방문은 중국이 펠로시 의장 방문(8월 2~3일) 이후 대만을 포위하는 군사훈련을 실시한 데 이어 연일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나드는 등 무력시위를 강행하는 와중에 이뤄졌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의원들의 대만 방문이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대 공동성명 규정을 공공연히 위반했다”며 “중국의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침범하고 대만 독립·분열 세력에 심각하게 잘못된 신호를 줬다”고 밝혔다. 양안(중국과 대만) 문제 전문 매체 ‘해협의 소리’도 “인민해방군 동부전구가 대만 주변 해·공역에서 강력한 군사 반격 행동을 조직할 수 있다”고 반발했다. 올가을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3연임을 성사시켜야 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선 당대회를 코앞에 둔 지금 미국에 굴복하는 모습을 보여 줄 수 없다. 미국은 이런 시 주석의 상황을 역이용하려는 듯 압박 강도를 더욱 높이는 모양새다. 베이징을 향해 ‘덤벼 볼 테면 덤벼 보라’는 태도다. 워싱턴포스트는 14일 “마키 의원 등 5명이 대만을 찾은 것은 중국이 펠로시 의장 방문 이후 대만해협 중간선을 무력화하는 등 타이베이 위협을 상시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분석했다. 펠로시 의장이 약속한 미국의 안보 보증을 재차 확인하고 이참에 미 의원들의 대만 방문을 일상화해 ‘중국이 항의할 생각을 접도록’ 만들겠다는 의도다. 현재 워싱턴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로널드 레이건호 항모전단을 대만 인근에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키 의원은 대표적인 반중 성향 정치인이다. 1979년 하원의원 당시 미국이 중국과 수교하고 대만과 단교하자 대만에 대한 방위를 약속하는 ‘대만관계법’ 제정에 찬성했고,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대회를 보이콧하자는 결의안을 내기도 했다. 최근에는 미 정부 관리들이 대만에 가서 중국어를 배우게 하는 ‘대만 학자 법안’도 발의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미중 관계는 ‘아슬아슬했지만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달 초 펠로시 의장과 미 의회 대표단이 연이어 대만을 방문하면서 걷잡을 수 없는 풍랑 속으로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 [이영범의 정책 플랫폼] 윤석열 정부 규제개혁에 없는 것/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이영범의 정책 플랫폼] 윤석열 정부 규제개혁에 없는 것/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진부하리만큼 새로운 정부마다 빼놓지 않는 수사(修辭) 중 하나가 규제개혁이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 정부는 경제성장을 이야기하고, 경제성장으로의 유일한 지름길인 양 규제개혁을 이야기한다. 마치 이번 정부에서는 무엇인가 이루어져서 모든 국민이 잘살 수 있을 것처럼 온 나라가 시끄럽다. 그러다 어느새 흐지부지 아무런 성과 없이 새로운 정부를 또 맞으며, 새 정부는 또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규제개혁을 외친다. 윤석열 정부도 예외는 아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기업 규제 철폐를 강조하면서 규제개혁이 곧 국가 성장이라고 강조했다. 규제개혁의 최고 결정기구로 규제혁신전략회의를 신설하고, 본인이 직접 주재하겠다고 했다.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규제개혁은 총리를 단장으로 한 규제혁신추진단의 덩어리 규제 개선과 민간전문가 등 100명으로 구성된 규제심판부가 국민이나 기업의 규제 애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이런 구도는 이명박 정부 시절의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에도 법령상 규제개혁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규제개혁위원회를 두고, 실세 장관이라 불리던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규제개혁을 맡겼었다. 그러나 현 정부의 이런 규제개혁 방식은 지금 우리 사회의 규제 환경을 살펴볼 때 일정한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규제개혁은 사회적 공감대와 합의가 필요한 시대가 됐다. 공유경제, 원격의료, 데이터 규제 등 신산업 발전을 위한 규제개혁은 사회집단 간 이해 충돌을 야기시키는 데다 법률을 개정해야 하는 특징이 있다. 정부는 이해 갈등으로 진전이 없는 규제는 전문가의 정책실험을 통해 해결방안을 신속히 마련해 가겠다고 하지만 이는 사회적 수용성과는 별개의 문제다. 또한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정부가 법안 개정 대신 시행령 개정을 통해 규제개혁을 시도하는 건 사회적 파급력이 큰 규제에 대한 한계로 보일 수밖에 없다. 힘들더라도 야당과의 합의를 이뤄내야 하는 것이다. 결국 규제개혁의 진정한 성공을 위해서는 행정부의 노력만으론 한계가 있고, 사회적 대타협과 법령 개정을 위한 국회와 정부의 노력이 중요하다. 윤석열 정부의 규제개혁 구상에는 이에 대한 고려가 보이지 않는다. 또한 지금은 규제의 개수, 즉 총량보다는 규제의 품질이 중요한 시대다. 규제 품질은 규제의 생성-관리-폐지의 전 단계에 걸쳐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규제의 품질은 규제개혁위원회의 심사 역량 강화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규제 설계 단계에서부터 각 부처가 규제 품질에 대해 면밀히 고민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는 각 부처 책임하에 자율적인 규제혁신을 원칙 중의 하나로 내세웠지만, 이를 실행할 여건에 대한 고민은 부족하다. 부처에서 자체적으로 고품질의 규제를 설계할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하지만, 순환보직 등으로 전문성 있는 인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계급제하에서 순환보직이 어쩔 수 없다면, 규제 설계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흔히 부처는 스스로 규제를 내려놓지 못한다고 한다. 따라서 때로는 달래고 때로는 어르는 제도적 동인이 필요하다. 규제개혁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와 강제 수단을 적극 고민해야 한다. ‘규제개혁은 경제성장에 이바지하여 모든 국민을 더 잘살게 만들 것’이라는 검증되지 못한 당위론적 논리로는 결코 규제개혁을 성공으로 이끌지 못한다. 진정 규제개혁이 성공하려면 규제개혁이 사회 각 집단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과학적 검토와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사회 각 집단이 무엇을 내주고 무엇을 얻을지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 행정부만이 아닌 국회와 시민사회를 포함한 거대한 사회적 논의가 끈기 있게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 원자재 ‘탈중국’ 고민 깊은 배터리업계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이 상하원을 통과하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는 세액 공제 혜택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방안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업계는 특히 미국 당국이 배터리에 쓰이는 니켈·코발트·리튬 등 핵심 광물의 ‘국적’을 어떻게 조사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4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는 미국 자동차사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스텔란티스 등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면서 생산 능력을 확장하고 있다. 반면 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인 중국 닝더스다이(CATL)는 최근 북미 투자계획 발표를 미뤘다. 이에 따라 한국 업체들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까지 북미에서만 200GWh(기가와트시) 이상의 생산 능력을 구축할 계획이다. SK온과 삼성SDI는 각각 150GWh, 40GWh 규모의 미국 생산 계획을 확정했다. 하지만 중국산 원자재 비율을 낮춰야 하는 것이 관건이다. 상원에서 통과된 법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제련한 원자재 비중이 40% 이상이어야 세액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2027년 이후엔 80%로 높아진다. 중국은 미국과 FTA를 맺지 않았다. 국내 업체의 중국 의존도는 절대적이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2차전지 음극재의 중국 의존도는 85.3%, 양극재 72.5%, 분리막은 54.8%를 보였다. 국내 업체들은 높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칠레와 아르헨티나·볼리비아 등 중남미와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으로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소재 대부분이 중국산이어서 비중을 급격히 낮추라고 하는 것은 업계에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국내 업계는 법안의 구체적인 기준 마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려’ 국가에서 생산된 핵심 광물을 어떻게 파악할지가 문제”라며 “지난해 미국이 반도체 기업에 공급망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한 것과 같이 배터리 업계에도 공급망 자료를 요구할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 한동훈 ‘검수완박’ 시행령 野비판에 “왜 수사 말라 하냐”vs민변 “검찰개혁 역행말아야”

    한동훈 ‘검수완박’ 시행령 野비판에 “왜 수사 말라 하냐”vs민변 “검찰개혁 역행말아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2일 소위 ‘검수완박법’(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관련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야당의 비판을 정면 반박하며 “왜 수사를 하지 말아야 하냐”고 반발했다. 반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법무부는 검찰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역행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한 장관은 이날 배포한 수사개시규정 개정안 관련 추가 설명자료에서 “이번 시행령은 국회에서 만든 법률의 위임범위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다”며 “정확히 ‘등 대통령령에서 정한 중요범죄’라고 국회에서 만든 법률 그대로 시행하는 것인데 어떻게 국회 무시인가. 정부는 국회를 무시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특히 한 장관은 “다수의 힘으로 헌법상 절차 무시하고 소위 검수완박 법안을 통과시키려 할 때 ‘중요범죄 수사를 못하게 하려는 의도와 속마음’이었다는 것은 국민들께서 생생히 보셔서 잘 알고 있다”며 “정작 개정법률은 그런 ‘의도와 속마음’조차 관철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고 법안 처리를 주도한 더불어민주당을 직격했다. 한 장관은 “정부의 기준은 중요범죄를 철저히 수사해서 국민을 범죄 피해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 ‘의도와 속마음’이 ‘국민을 범죄 피해로부터 보호하라’는 국민의 뜻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므로, 정부에서 법문을 무시하면서 그 ‘의도와 속마음’을 따라달라는 것은 상식에도 법에도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묻고 싶다”면서 “서민 괴롭히는 깡패 수사, 마약 밀매 주사, 보이스피싱 수사, 공직을 이용한 갑질 수사, 무고 수사를 도대체 왜 하지 말아야 합니까”라고 되물었다.이에 반해 조영선 민변 회장은 이날 성명에서 “법무부는 경찰국 신설에 이어 또다시 위헌적인 시행령을 통해 국회의 입법권을 무력화하고 검찰공화국을 완성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회장은 “법무부와 같이 부패범죄와 경제범죄를 중요범죄의 예시로 해석한다면 부패범죄·경제범죄 외 삭제된 4개 범죄 모두 시행령으로 정해 검사의 직접 수사 범위에 다시 포함할 수 있는 것”이라며 “법무부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언제든지 중요범죄에 기타 모든 다른 범죄를 포섭시켜 검사의 직접 수사 범위를 무한히 확장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입법기관의 검찰청법 개정 취지에 정면으로 반할 뿐만 아니라 논리적 정합성도 없는 자의적 법률 해석으로 상위법의 위임범위를 넘어서는 위헌적 발상”이라며 “검찰의 직접수사 축소 또는 폐지를 통한 수사·기소의 조직적·기능적 분리는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진 검찰의 기능과 조직을 애초 역할에 맞게 재구성하자는 것으로 오랜 기간 시민적·시대적 요청에 의한 개혁과제”라고 강조했다.특히 조 회장은 “공직자 범죄, 마약 범죄가 각 부패범죄와 경제범죄에 포함된다는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범죄유형 분류법’을 제시한 것”이라며 “검사의 직접수사 개시 범위가 제한돼 국가의 범죄 대응 역량의 필연적인 약화가 초래되었다고 발표하는 등 법무부는 합리적 근거도 없이 다른 사정기관이나 수사기관의 범죄 대응 역량을 싸잡아 매도하는 오만함까지 드러냈다”고 법무부를 직격했다. 조 회장은 “법무부는 비대한 검찰의 정상화를 향한 시대적 개혁흐름에 법률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시행령으로 맞설 것이 아니라 그간에 드러났던 검찰의 문제점을 소상히 분석해 검찰개혁이라는 시대적 요청에 부응해야 할 것”이라며 “법무부는 개정안 추진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한동훈 “서민 괴롭히는 깡패·갑질 공직자 수사, 왜 검찰이 못하나”

    한동훈 “서민 괴롭히는 깡패·갑질 공직자 수사, 왜 검찰이 못하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12일 전날 발표한 ‘검수완박법’(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관련 시행령 개정안이 국회의 입법 기능을 무력화한 것이라는 야당의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법대로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장관은 이날 배포한 추가 설명 자료에서 “정부는 정확히 국회에서 만든 법률에 정해진 대로 시행하겠다는 것”이라며 “시행령은 국회에서 만든 법률의 위임범위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날 법무부는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개정안을 이달 29일까지 입법예고 한다고 밝혔다. 검수완박법이 시행되면 검사가 직접 수사에 착수할 수 있는 범죄가 현행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범죄)에서 부패 범죄, 경제 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로 축소되는데 공직자·선거범죄 중 일부를 검찰이 수사할 수 있도록 재규정한 것이다. 예를 들어 공직자 범죄 중 ‘직권남용’, ‘허위공문서작성’ 등은 뇌물 등과 함께 부패범죄의 전형적인 유형이고, 선거범죄 중 ‘매수 및 이해유도’, ‘기부행위’ 등은 금권선거의 대표 유형이므로 ‘부패범죄’로 규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이러한 내용이 발표되자 ‘검수완박법’ 입법을 주도한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와의 전면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법률이 시행령에 범죄 범위 설정을 위임하기는 했지만, ‘검찰의 수사 총량 축소’라는 국회의 입법 취지를 무시하고 검찰의 수사 영역을 사실상 복원한 것은 대의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나는 ‘시행령 정치’라는 지적도 나왔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 비대위 회의에서 한 장관을 향해 “너무 설친다. 본인이 직접 기존 법을 넘어선 시행령으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려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국민의 심판이 내려질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 장관은 이를 두고 “‘시행령 정치’나 ‘국회 무시’ 같은 감정적인 정치 구호 말고, 시행령의 어느 부분이 그 법률의 위임에서 벗어난 것인지 구체적으로 지적해주시면 좋겠다”면서 “정확히 ‘…등 대통령령에서 정한 중요 범죄’라고 국회에서 만든 법률 그대로 시행하는 것”이라고 맞섰다. 그는 아울러 “다수의 힘으로 헌법 절차 무시하고 검수완박 법안을 통과시키려 할 때 ‘중요 범죄 수사를 못 하게 하려는 의도와 속마음’이었다는 것은 국민들께서 잘 알고 있다”며 “국민의 뜻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므로 정부에 법문을 무시하면서까지 그 ‘의도와 속마음’을 따라달라는 것은 상식에도, 법에도 맞지 않다. 정부가 범죄 대응에 손을 놓고 있으면 오히려 직무유기”라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서민 괴롭히는 깡패 수사, 마약 밀매 수사, 보이스피싱 수사, 공직을 이용한 갑질 수사, 무고 수사를 도대체 왜 하지 말아야 하는가”라고도 했다.
  • [사설] 檢 직접수사 범위 확대, 국민 법익이 기준이다

    [사설] 檢 직접수사 범위 확대, 국민 법익이 기준이다

    이른바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시행을 한 달여 앞두고 법무부가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일부 늘리는 시행령 개정안을 어제 입법예고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지난 5월 더불어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검수완박 법안(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검찰의 직접수사 대상을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등 6대 범죄에서 부패·경제 두 가지 범죄로 줄인 상황에서 부패와 경제 범죄의 범위를 확대해 검찰의 수사 대상을 다소나마 넓히겠다는 취지다. 법무부가 내놓은 ‘검사의 수사 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 개정안은 현행 시행령상 공직자 범죄에 포함된 직권남용, 허위공문서 작성과 선거범죄에 포함된 매수 및 이해 유도, 기부행위 등을 선거 공정성을 해치는 금권선거의 대표 유형으로 규정하며 부패범죄로 분류했다. 선거사범에 대해 검찰이 수사할 근거를 명확히 한 것이다. ‘마약류 유통 관련 범죄’와 서민을 갈취하는 폭력 조직, 기업형 조폭, 보이스피싱 등도 경제범죄 범주에 담아 검찰 수사의 근거를 확보했다. 법무부가 검찰 수사 대상에 새로 담은 범죄 유형들은 지난 5월 검수완박법 처리 당시 기존 법안에서 삭제된 것들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선 ‘한동훈 법무부’가 하위법령인 시행령으로 상위법을 무력화하려 한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검찰의 수사권을 박탈하려 강행 처리한 검수완박법안의 입법 취지에 반한다는 비판이라면 몰라도 부패범죄와 경제범죄의 유형을 확대한 것을 두고 상위법 무력화라고 주장하는 건 다소 억지스럽다. 게다가 위장 탈당 등의 꼼수 입법으로 강행한 검수완박법안이 과연 국민의 법익에 부합하느냐부터 다시 따질 일이다. 중요한 건 국가의 범죄 대응 역량이다.
  • 디지털자산법 ‘탄력’… 투자자 보호 속도전

    디지털자산법 ‘탄력’… 투자자 보호 속도전

    금융당국과 여당, 가상자산(암호화폐) 업계가 한자리에 모여 가상자산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방법과 자율규제 추진 현황 등을 공유했다. 지난해 5월 출범한 국민의힘 가상자산특별위원회는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로 확대 개편됐다. 디지털 자산 기본법 제정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3차 민·당·정 간담회 및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 출범식’을 열었다. 지난 5월과 6월 각각 루나·테라USD(UST) 폭락 사태와 가상자산 사업자 공동 자율 개선 방안을 논의한 데 이은 세 번째 자리다. 이날 간담회에는 국민의힘 의원들과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 등이 참석했다. 김주현 위원장은 “현재 국회에는 가상자산 시장의 건전한 발전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가상자산업법 제정안 7건을 비롯해 13개 관련 법안이 제출돼 논의되고 있다”며 “정부는 국회 논의에 적극 참여해 블록체인 등 새로운 기술을 혁신시키고 소비자 보호와 금융 안정이 균형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어 “가상자산을 이용한 자금세탁을 방지하기 위해 금융정보분석원(FIU) 검사를 실시하는 한편 블록체인 기술 발전을 위해 범정부 차원의 협의체를 중심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증권형 토큰은 자본시장법을 통해 규율하고 그 외 디지털 자산과 관련해서는 별도의 기본법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복현 원장은 “금감원은 현재 가상자산 리스크 협의회를 구성하고 다양한 리스크 요인을 선제적으로 점검하고 있다”며 “앞으로 더욱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가상자산 발행자의 백서 등 공시가 불충분, 난해하고 이에 대한 규율 체계도 아직 미흡해 투자자가 활용 가능한 공시 정보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민간에서는 이준행 고팍스 대표가 참석해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의 자율 규제 성과를 보고했다. DAXA는 지난 2차 간담회 이후인 6월 22일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가 투자자 보호를 목표로 발족한 협의체다. 5대 거래소는 지난달부터 마련한 거래지원 심사 가이드라인 초안을 이달부터 각사에서 시범 운영한다.
  • 디지털자산법 한목소리…투자자 보호 속도낸다

    디지털자산법 한목소리…투자자 보호 속도낸다

    금융당국과 여당, 가상자산(암호화폐) 업계가 한자리에 모여 가상자산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방법과 자율규제 추진 현황 등을 공유했다. 지난해 5월 출범한 국민의힘 가상자산특별위원회는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로 확대 개편됐다. 디지털 자산 기본법 제정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3차 민·당·정 간담회 및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 출범식’을 열었다. 지난 5월과 6월 각각 루나·테라USD(UST) 폭락 사태와 가상자산 사업자 공동 자율 개선 방안을 논의한 데 이은 세 번째 자리다. 이날 간담회에는 국민의힘 의원들과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 등이 참석했다. 김주현 위원장은 “현재 국회에는 가상자산 시장의 건전한 발전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가상자산업법 제정안 7건을 비롯해 13개 관련 법안이 제출돼 논의되고 있다”며 “정부는 국회 논의에 적극 참여해 블록체인 등 새로운 기술을 혁신시키고 소비자 보호와 금융 안정이 균형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어 “가상자산을 이용한 자금세탁을 방지하기 위해 금융정보분석원(FIU) 검사를 실시하는 한편 블록체인 기술 발전을 위해 범정부 차원의 협의체를 중심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증권형 토큰은 자본시장법을 통해 규율하고 그 외 디지털 자산과 관련해서는 별도의 기본법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복현 원장은 “금감원은 현재 가상자산 리스크 협의회를 구성하고 다양한 리스크 요인을 선제적으로 점검하고 있다”며 “앞으로 더욱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가상자산 발행자의 백서 등 공시가 불충분, 난해하고 이에 대한 규율 체계도 아직 미흡해 투자자가 활용 가능한 공시 정보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민간에서는 이준행 고팍스 대표가 참석해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의 자율 규제 성과를 보고했다. DAXA는 지난 2차 간담회 이후인 6월 22일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가 투자자 보호를 목표로 발족한 협의체다. 5대 거래소는 지난달부터 마련한 거래지원 심사 가이드라인 초안을 이달부터 각사에서 시범 운영한다. 한편 해외에서 활발하게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를 두고 한국은행은 “도입 시기를 구체적으로 특정하기는 어려우나 관련 연구와 개발을 한층 더 강화할 필요는 있다”고 밝혔다.
  • ‘유보통합+초등전일제’로 전이된 ‘만 5세 입학’ 논란

    ‘유보통합+초등전일제’로 전이된 ‘만 5세 입학’ 논란

    ‘만 5세 초등학교 입학’을 폐기한 교육부가 대신 초등 전일제 학교와 유보통합을 추진하기로 했다. 유치원·초등 교사들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교육계가 또다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11일 성명을 내고 “초등 전일제 학교는 아동의 행복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비교육적 아동학대 정책”이라 주장했다. 앞서 교육부는 9일 국회 교육위원회에 주요 업무 추진 계획으로 학교가 방과후과정을 늘려 학생을 오후 8시까지 돌보도록 하는 ‘초등 전일제학교’ 추진방안을 제출했다. 오는 10월까지 방안을 마련해 내년부터 운영하고, 2025년에 모든 초등학교로 확대할 계획이다. 교원단체들은 이에 대해 현재 학교 시설과 인력이 돌봄교실을 감당할 여건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신축이나 증축을 하지 않으면 현재 교실을 돌봄교실이나 돌봄겸용교실로 바꿔야 한다”면서 “초등 전일제 학교가 결국 정규교육과정을 침해하고 방과후과정과 돌봄도 제대로 운영할 수 없도록 만들어 질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교사들 업무 부담이 늘어나는 데 대한 불만도 나온다. 교육부는 이에 대해 교육지원청 중심 전담 운영체제를 마련해 학교 업무를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측은 “교육청이나 별도 공공기관을 전담기관으로 둔다 해도 학교와 교사는 운영 주체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학교는 결국 학생 교육에 전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교원단체는 돌봄 운영을 학교가 아닌 지자체가 맡아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교육청보다 재정 상태가 열악한 지자체가 맡으면 민간으로 돌릴 수밖에 없고, 전담사들 고용 불안도 커진다.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돌봄 업무를 지자체로 이관하는 법안을 2020년 발의했다가 돌봄 전담사들 파업 등으로 추진이 무산된 이유다. 교육부 업무보고에는 또 유치원 교육과 어린이집 보육을 통합하는 유보통합을 교육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내용도 담겼다. ‘유보통합추진단’을 설치하고 교육 중심으로 관리체계 일원화를 위한 조직·인력·예산 정비방안을 마련한다. 1990년대부터 유보통합의 필요성이 꾸준히 나왔지만 주무부처를 어디로 할지, 유치원 교사와 보육 교사 사이의 처우를 어떻게 할지에 대해 갈등이 큰 상황이다. 유치원 교사는 전문대학 또는 4년제 대학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유치원 정교사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그러나 어린이집 교사는 학점은행제 등을 통해서도 자격증을 딸 수 있다. 어린이집 교사가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교직과정을 이수하면 교원 자격증을 주는 방안이 거론됐지만, 유아교육계에서 불공정하다는 이유로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 5초 전 악수하고 ‘또’ 손 내밀었다…79세 바이든의 실수

    5초 전 악수하고 ‘또’ 손 내밀었다…79세 바이든의 실수

    5초 전 악수하고 또 손내민 바이든바이든 ‘악수 영상’ 논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악수를 한 뒤에 또 다시 악수를 기다리는 듯한 장면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 익스프레스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9일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백악관에서 열린 반도체 지원 법안 서명식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슈머 원내대표는 바이든 대통령과 가장 먼저 악수를 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 주변에 나란히 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주요 인사들과 차례로 악수했다. 그러나 당시 촬영된 영상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슈머 원내대표와 악수를 하고 5초 뒤 또다시 손을 내민 모습이 포착됐다.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의 커뮤니케이션 특별 고문인 스티브 게스트는 트위터에 해당 영상을 공유하며 “바이든 대통령이 슈머 원내대표와 악수했다는 사실을 잊는 데 5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겁난다”고 말했다.79세 바이든 “나 암 걸렸어”…반복되는 실언 바이든 대통령은 79세 고령으로 건강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기후 변화 관련 연설 도중 자신이 ‘암(cancer)’에 걸렸던 일을 언급하면서 ‘암에 걸린 적이 있다(I had cancer)’가 아닌 ‘암에 걸렸다(I have cancer)’고 표현하는가 하면 같은 달 중동 순방에서 “홀로코스트 공포를 기억해야 한다”고 말하던 중 공포(horror)를 영광(honor)으로 언급하는 등 크고 작은 말실수를 했다.그는 지난 5월 방한 일정 중에도 말 실수를 해 논란을 샀다. 당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을 시찰한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동맹은 역내 평화, 안정, 번영을 위한 핵심축”이라면서 “모두에게 감사하다. 문 대통령”(President Moon)이라고 말했다. 윤(윤석열 대통령)을 문으로 실언을 한 것이다. 곧바로 바이든 대통령은 “윤(Yoon), 지금까지 해준 모든 것에 대해 감사하다”라고 정정했다. 상황에 맞지 않는 뜬금 발언을 하기도 했다. 같은 날 평택 공장에서 삼성 협력사 직원인 미국인에게 추가 설명을 들은 뒤 갑자기 “피터, 투표하는 것을 잊지 말라”면서 “당신이 여기에서 살 수도 있지만, 투표하는 것을 잊지 말라”고 말했다고 알려진 것이다. 해당 발언에 대해 현장의 미국 취재진도 의아하다는 의견이었다. 영상을 접한 해외 네티즌은 “점점 더 심해지는 듯”, “바이든이 유령 악수를 했다”, “저번에도 허공에 악수 청하지 않았나”, “건강체크 해야할 듯”등 반응이 잇따랐다.
  • 대통령령 개정 檢수사범위 확대…우상호 “국회와 전면전 피할 수 없을 것”

    대통령령 개정 檢수사범위 확대…우상호 “국회와 전면전 피할 수 없을 것”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11일 법무부가 대통령령을 개정해 검찰 수사 범위를 확대하는 것과 관련, “대통령령으로 수사 범위를 ‘원위치’시킨다면 국회와의 전면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우 위원장은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언급하며 “(법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우회 통로로 대통령령을 활용하겠다고 한다면 국회가 좌시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는 검경 사이에서 오랫동안 논의돼 왔던 역사성이 있는 내용”이라며 “지난번 법안이 일방적으로 처리됐다 해도 이전 논의됐던 내용이 다 무효화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우 위원장은 “대통령께서 국정운영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려고 심사숙고하고 휴가에서 복귀하셨을 것이라 기대했는데, 국민 바람에 조금도 귀를 기울이지 않고 계속해서 이 같은 정책을 강행해 나가겠다고 하면 야당 협조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이제 밝힐 때가 됐다”며 “이런 식의 국정운영 기조를 강행하겠다는 의미인지 질문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 [대만은 지금] 대만언론 “윤석열 ‘펠로시 패싱’ 이유는 삼성 때문?”

    [대만은 지금] 대만언론 “윤석열 ‘펠로시 패싱’ 이유는 삼성 때문?”

    최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이 최근 아시아 5개국을 방문해 유일하게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지 못한 이유에 대해 대만 언론이 분석했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 3~4일 방한 당시 윤 대통령과 40분 전화통화로 만남을 대신했다. 닷새간 방문한 5개국에서 국가 정상과 면담하지 못한 곳은 한국이 유일했다. 10일 대만 중국시보는 이와 관련한 이유를 '삼성' 때문이었다고 대만 언론인의 분석을 전했다. 유명 언론인 천원첸(陳文茜)은 자신이 진행하는 국제뉴스 심층분석 프로그램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휴가 중에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고 통화만 한 것은 삼성을 걱정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신문은 한국 정부가 윤 대통령이 국익을 고려해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기로 한 것이라며 이로 인해 중국 눈치를 본다는 여론이 한국에서 일었다고 전했다.  천원첸은 윤 대통령의 속한 국민의힘이 특히 삼성과 같은 기업에 관심이 있고, 미국의 반도체 법안은 삼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펠로시 의장이 해외 순반 직전 미국 하원에서 반도체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고, 해당 법안에는 미국의 보조금을 지원 받은 반도체 회사는 28나노 공정 이상을 대량 생산하는 중국이나 러시아 등에 생산을 확대하지 않을 것을 약속해야 한다며 중국에 생산기지를 둔 삼성과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삼성의 중국 반도체 점유율은 대만TSMC보다 훨씬 높은 상황에서 매년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는 북한이 있다"며 "한국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의 도움을 받을 일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 때문에 윤 대통령이 펠로시를 만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경제전문가 셰진허(謝金河) 차이신(財信) 미디어그룹 회장은 펠로시 의장의 전용기가 서울에 도착한 모습은 대만과 대조를 이루었다고 했다. 대만은 우자오셰 외교부장이 직접 공항에 나가 전용기 앞에서 펠로시 의장을 맞았다.  그는 이를 통해 한국의 배후에 거대한 압력이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며 "친미를 하고 싶지만 중국이 화낼까 두렵고 게다가 어느 한 편을 선택해야 하는 곤경에 처할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칩4' 동맹에 한국이 합류할 경우 중국 정부의 보복이 따를 수 있다는 것이다.  8일 싼리신문, 중국시보 등은 한국 매체들을 인용해 펠로시 의장이 일본에서 윤 대통령과의 40분 전화통화 및 김진표 국회의장과의 회담은 빼고, "한국 도착 후 2만8천여 명의 주한 미군을 만나고 판문점에 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대만 언론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에도 관심을 보였다. 이티투데이는 우리나라 갤럽 코리아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하며 "취임한 지 3개월도 채 안 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4%로 뚝 떨어졌다"고 했다. 이어,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율보다 낮다"며 "최순실 게이트로 시끌했던 2016년 10월 셋째 주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은 25%였다"고 했다. 9일 연합보와 자유시보도 이러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을 보도했다. 
  • [사설] ‘빚 대물림 방지법’ 前 정권 정책 수용한 좋은 사례

    [사설] ‘빚 대물림 방지법’ 前 정권 정책 수용한 좋은 사례

    정부가 엊그제 국무회의에서 ‘빚 대물림 방지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미성년 자녀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부모의 거액 빚을 물려받아 신용불량자로 내몰리는 폐단을 막기 위한 장치다. 문재인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법안인데 윤석열 정부가 바통을 이어받아 팔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빚의 굴레를 끊어내기 위한 법안 자체도 꼭 필요하지만, 전임 정부 치적은 일단 지우고 보는 그간의 관행을 모처럼 깼다는 점에서도 반갑다. 정부가 추진 중인 민법 개정안은 미성년자가 물려받은 빚이 상속재산보다 많다는 사실을 성년이 된 뒤 알게 됐을 경우 안 시점에서 6개월 안에 상속재산 내에서 빚을 갚을 수 있게(한정승인) 했다. 성년이 되기 전에 알았더라도 성년이 된 시점부터 6개월 안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 지금은 부모가 숨진 시점부터 3개월 안에 법정대리인을 통해 상속 포기 등을 하지 않으면 고스란히 빚이 ‘상속’된다. 어린 자녀는 물론 주위 어른들도 이런 규정을 모르거나 설사 알아도 경황이 없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렇게 졸지에 빚쟁이가 된 아이들은 나중에 커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지 못할 뿐 아니라 평생을 빚의 족쇄에 묶여 허덕여야 한다. 진즉에 도입됐어야 할 법안이다. 이런 것이야말로 ‘국민 숨소리를 살피는’ 법안이기도 하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정치나 진영 논리가 아니라 국민의 이익만을 기준으로 좋은 정책은 계속 이어 가겠다”고 했다. 다른 부처들도 유념해야 할 좋은 사례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전임 정부, 전임 장관이 하던 거면 폐기하거나 평가절하하는 구태는 이제 버려야 한다. 전에도 비슷한 법안이 제출됐지만 국회의 무관심으로 처리되지 못했다. 이번만큼은 반드시 통과시키기 바란다.
  • 바이든 ‘반도체 공급망 전쟁’ 속도… “美지원 받으면 中투자 금지”

    바이든 ‘반도체 공급망 전쟁’ 속도… “美지원 받으면 中투자 금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반도체 산업육성법’을 공포해 자국 내 반도체 공장 설립 시 해당 업체에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확정했다. 세계 최대 펩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인 미 퀄컴은 자국 반도체 생산업체인 글로벌 파운드리에 10조원 규모의 반도체 구입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이 중국을 배제한 자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면서 미중 갈등은 더욱 첨예해질 전망이다. 백악관은 이날 반도체법의 효과에 대해 “(반도체 생산) 비용을 낮추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공급망을 강화하며 중국에 대응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법안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산업 발전 및 기술 우위 유지를 위해 총 2800억 달러(약 367조원)가 투입된다. 이 중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투자는 520억 달러(68조원)로 미국 내 반도체 시설 건립 지원에 390억 달러(약 51조원), 연구개발 및 인력교육에 110억 달러(14조 4000억원), 국방 관련 반도체 제조에 20억 달러(2조 6000억원) 등이 배정됐다.또 미국 내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은 25%의 세액 공제를 받는다. 미국 내 공장 증설을 결정한 삼성전자, 인텔, 대만 TSMC 등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법안에는 보조금이나 세액공제 지원을 받은 기업에 대해 중국 등 비우호국에 반도체 관련 투자를 향후 10년간 제한하는 소위 ‘가드레일’ 조항이 담겼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중국, 한국, 유럽은 반도체 산업 유치를 위해 역사적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이 반도체법 통과 저지를 위해 로비에 나선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라며 산업·국가안보 양면에서 반도체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중국은 미 반도체법 통과를 강하게 비난했다. 관영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중국 무역촉진회와 중국국제상회 등 단체는 성명을 내고 “시장 법칙을 따르는 정상적인 무역과 투자 활동을 엄중하게 교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악관은 이날 미국 기업들의 반도체 공급망 강화 움직임도 강조했다. 퀄컴은 최근 글로벌파운드리 미국 뉴욕 공장에서 42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를 추가로 구매키로 했다. 기존 구매 물량을 합치면 총 74억 달러(9조 7000억원)에 달한다. 퀄컴은 미국 내 반도체 생산량을 향후 5년간 5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백악관은 마이크론이 메모리칩 제조에 400억 달러(52조 4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으로 이를 통해 미국의 메모리칩 시장 점유율은 현재 2%에서 10%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미중을 중심으로 반도체 산업 육성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내년부터 반도체 수요가 둔화하면서 과잉공급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날 엔비디아는 지난 2분기 매출이 전분기보다 19% 줄 것으로 예고했고 이날 마이크론도 메모리 반도체 수요 약화로 2분기 매출이 시장 전망에 못 미칠 것으로 예측했다.
  • [단독]여성엔 화풀이, 다문화엔 욕설… 공포·편견에 쫓겨 신고도 못한다[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단독]여성엔 화풀이, 다문화엔 욕설… 공포·편견에 쫓겨 신고도 못한다[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혐오는 전염력 강한 바이러스와 같다. 마음속에 잠복해 있다가 경제 위기나 전염병 유행, 사회 불만 등과 맞물려 불안감이 커지면 밖으로 터져 나온다. 원망할 대상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혐오 감정은 그렇게 모욕이나 명예훼손, 폭행, 협박 등의 범죄로 이어진다. 김다은 상지대 경찰법학과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서 혐오가 마음을 뚫고 나와 형사 처벌을 받는 수준의 언어나 물리적 폭력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혐오의 방역망을 제때 구축하지 않으면 관련 범죄가 더 늘어나고 과격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의 사회’ 4회에서는 최근 2년간 발생한 국내 혐오(증오)범죄를 유형별로 나누고 이를 막기 위한 대책을 살펴봤다. 2020년 여름부터 이듬해 봄까지 경남 창원시의 성산·의창구 일대 여성들은 공포에 떨었다. 정체불명의 남성이 여성만 상대로 성추행과 폭행, 음란행위 등을 벌였기 때문이다. 가해자는 A(33)씨였다. 그는 2020년 8월 전혀 모르는 여성 4명의 가슴을 만지는 등 강제추행했고, 이듬해 2월에는 길을 걷던 여성들에게 커피가 든 플라스틱 컵을 던지거나 침을 뱉었다. 3월에는 거리를 지나는 여성 앞에서 자위 행위를 했다. 피해 여성은 모두 23명이나 됐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모두 젊은 여성이고, (피고인은) 이 사건 외에도 젊은 여성을 상대로 폭행·상해 범행을 저질러 벌금형을 받았다”면서 “여성에 대한 주관적 혐오나 적대감을 핑계로 불특정 다수의 여성에게 반복적 범행을 한 만큼 죄질이 무겁다”며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 사건처럼 혐오 가해자는 사회적 입지가 취약하거나 물리적 힘이 약한 이들을 범행 표적으로 삼는다. 종종 전문가들조차 묻지마 범죄와 혐오범죄를 같은 현상처럼 생각하지만 결이 다르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는 “혐오범죄는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과 적대감이 범행 동기지만, 묻지마 범죄는 사회를 향한 분노가 바탕이 된다”고 말했다. ●가해자들은 ‘보복형’ ‘사명감형’ 10일 서울신문 스콘랩은 2020년 1월부터 2022년 8월 현재까지 법원 판결문과 언론 보도 등에서 찾아낸 혐오범죄 24건의 피해자들이 어떤 심리를 가진 가해자들로부터 피해를 당했는지 분석했다. 우선 여성 피해자의 경우 남성 가해자의 보복 심리가 범행 원인이었던 사례가 많았다. 피해자는 가해자와 일면식조차 없었으며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범행 대상이 됐다. 2021년 6월 발생한 서울 성북구 여성 폭행 사건이 대표적이다. 가해자인 B씨는 그해 5월 여자친구와 다투고 헤어진 뒤 여성에 대한 증오가 쌓였다. ‘아무 여성에게나 화풀이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는 2주 뒤 전혀 모르는 20대 여성을 쫓아가 목을 조르며 지하주차장으로 끌고 간 뒤 욕설을 퍼부었다. 피해자 얼굴도 수차례 때렸다. 2020년 10월 18일 새벽, 경남 김해에서는 남성 C씨가 여성이 혐오스럽다는 이유로 20대 여성 2명을 승용차로 들이받았다. 이후 넘어진 피해자에게 “괜찮으시냐. 병원에 데려다주겠다”며 다가가 수차례 때렸다. C씨는 같은 날 오피스텔 엘리베이터에서 또 다른 20대 여성의 목을 감싼 뒤 흉기로 위협하기도 했다. 성소수자는 잘못된 사명감을 가진 이들에게 범죄 피해를 주로 당했다. 이 가해자들은 ‘확신범’으로 외국에서는 가장 위험한 유형으로 본다. 2021년 4월에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오태양 미래당 후보의 벽보가 찢어지는 사건이 있었다. 현수막에는 성소수자를 향한 차별을 바로잡겠다는 취지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가해자 D씨는 수사 과정에서 “성소수자를 옹호하는 공약이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끼친다”며 범행을 정당화했다. 종교적 신념에 기대어 다른 종교에 대한 혐오를 표출한 범죄도 있었다. 2020년 8월 경기 남양주의 사찰 수진사 종각에 불을 지른 기독교 전도사 E씨는 범행 도중 “할렐루야”라고 외쳤다. 그는 법정에서 복음(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하기 위해 범행했다며 “하나님이 불을 지르라고 하면 또 지를 것”이라고 했다. E씨는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외국인 노동자 등 이주민은 주로 가해자의 이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범죄 표적이 된다. 홍 교수는 “혐오가 가장 불붙기 쉬운 상황은 가해자가 피해 대상 탓에 자신의 안전 또는 경제적 이익을 침해받는다고 느낄 때”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이주민을 ‘바이러스 전파자’로 몰아붙인 일이 있었다. 안전을 위협받는다고 느껴 혐오한 사례다. 2020년 10월 김모씨가 겪은 사건도 이와 비슷하다. 김씨는 한밤에 남편과 편의점 앞을 지나던 중 “야, 코로나!”라는 모욕적 발언을 들었다. 그는 방글라데시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주민 2세였다. 남편이 가해자인 50대 남성 2명에게 항의하자 가해자들은 “이런 싸가지들, 얘들 불법체류자 아냐?”라며 재차 멸시했다. 가해 남성들은 모욕죄로 각각 벌금 100만원형을 선고받았다. ●국내 혐오범죄는 암수범죄 많아 혐오범죄는 특성상 암수범죄(신고하지 않아 수사당국이 인지하지 못한 사건)가 많다. 실제 사건 수는 판결문이나 언론 보도 등을 통해 확인한 것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얘기다. 피해자 중에는 자신의 형편 때문에 신고를 꺼리는 이들도 있다. 예컨대 이주민은 말이 통하지 않아 피해 입증을 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신고를 포기하기도 한다. 성소수자도 자신의 성정체성이 알려지는 것을 꺼려해 범죄 피해를 당했음에도 경찰서를 찾지 않는 사례가 있다. 이현서 법무법인 화우 공익재단 변호사는 “이주민이 모멸적 발언을 정확히 알아듣지는 못해도 상대의 표정 등으로 자신이 혐오받고 있음을 느끼고 지나가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상황이 심각한데도 국내 수사·사법 기관은 매년 혐오범죄가 몇 건이나 발생하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한다. 통계가 없기 때문이다. 수사 때 혐오가 범죄 동기로 작용했는지 조사할 의무도 없다. 2016년 이종걸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증오범죄 통계법안을 발의했지만 한 달도 안 돼 철회했다. 동성애를 비난하는 종교 단체가 “통계 수집 행위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징검다리로 악용될 수 있다”며 반대해서다. 반면 혐오범죄의 위험성을 인지한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은 수사 단계에서부터 범행 동기를 파악해 통계화한다. 미국은 연방수사국(FBI)과 통계청 등 두 기관이 혐오범죄 통계를 수집한다. 또 비영리단체인 ‘STOP AAPI HATE’는 미국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광범위하게 퍼진 아시아인 혐오범죄의 실태를 파악했는데, 2년간(2020년 3월~2022년 3월) 1만 1467건에 달했다. 이런 통계를 바탕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법 집행 기관이 혐오범죄에 적극 대응하도록 하는 코로나19 혐오범죄 방지법에 서명했다. 우리 경찰청도 올해 여성 대상 폭력을 위주로 범죄 통계 고도화 사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범죄 동기에 혐오를 포함시키는 안은 빠졌다. 전문가들은 피해자 구제 등을 위해 혐오범죄의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특히 혐오범죄는 다른 범죄와 비교해 심각한 부상을 가져올 확률이 약 3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김중곤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특정 집단에 편견을 가지고 있으면 동질감이나 공감을 느끼지 못하기에 가해자의 폭력성이 더 크게 터져 나온다”면서 “외국에서는 2명 이상의 가해자가 함께 혐오범죄를 저지르는 일도 많다”고 했다. 이어 “우리 사회도 외국처럼 집단 간 갈등이 매우 커지고 있기에 혐오범죄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 이재명, 대정부 공세 강화·사법리스크 방어 ‘투트랙 전략’

    이재명, 대정부 공세 강화·사법리스크 방어 ‘투트랙 전략’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후보가 ‘대정부 공세 강화’와 ‘사법리스크 방어’라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정책과 실정을 지속 비판하며 차기 당대표로서의 면모를 굳히는 동시에 자신을 둘러싼 의혹은 적극 해명하며 사법리스크 무력화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가 토지·건물 등 국유재산을 적극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 대해 “정부의 경제·민생 대책이 점점 거꾸로 가고 있다. 소수 특권층 배 불리기가 될 것”이라며 “기재부가 국회와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국유재산을 팔지 못하도록 국유재산법 개정부터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 측은 지난 9일 경찰 소환 통보를 받은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해선 적극 해명했다. 이 후보 측은 “김씨와 당 관련 인사 3인은 2021년 8월 2일 서울 모 음식점에서 점심식사를 함께했다. 김씨 몫 2만 6000원은 수행책임자인 B 변호사가 캠프에서 교부받은 정치자금카드로 지불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김씨는 나머지 3인분 식사비(7만 8000원)가 법인카드 의혹 제보자 A씨에 의해 경기도 업무추진비 카드로 결제됐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 바이든 ‘中견제’ 반도체법 공포… ‘칩4’에 쏠리는 눈

    바이든 ‘中견제’ 반도체법 공포… ‘칩4’에 쏠리는 눈

    미국 내 반도체 공장 지으면 25% 세액공제단, 中등 비우호국에 반도체 투자 10년 제한퀄컴은 미 생산업체서 10조원 규모 구매키로대만·일본 ‘칩4’ 통해 자국 이익 확보 나설듯 조 바이든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반도체 산업육성법’을 공포해 자국 내 반도체 공장 설립 시 보조금을 지급키로 확정했다. 미 퀄컴은 자국 반도체 생산업체인 글로벌 파운드리에 10조원 규모의 반도체 구입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구축이 현실화되면서 ‘칩4’(미국·한국·일본·대만) 반도체 동맹의 역할이 예상보다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백악관은 이날 반도체법의 효과에 대해 “비용을 낮추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공급망을 강화하며 중국에 대응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법안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산업 발전에 총 2800억 달러(약 367조원)가 투입되며 미국 내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은 25%의 세액 공제를 받는다. 다만, 해당 지원을 받은 기업에 대해 중국 등 비우호국에 반도체 관련 투자를 향후 10년간 제한하는 소위 ‘가드레일’ 조항이 담겼다. 삼성전자 등은 중국 내 공장의 이익과 미국의 보조금 지원액 중 어느 것이 이익인지 따져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이날 특히 미국 기업들의 반도체 공급망 강화 움직임을 강조했다. 퀄컴은 최근 글로벌파운드리 미국 뉴욕 공장에서 42억 달러 규모 반도체를 추가 구매키로 했다. 기존 구매 물량을 합치면 총 74억 달러(약 9조 6800억원)에 달한다. 퀄컴이나 애플이 설계한 반도체를 생산하는 우리나라나 대만 입장에서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이에 워싱턴DC 현지에서는 미국이 자국이 반도체 공급망을 빠르게 구축하는 상황에서 일본과 대만이 칩4를 자국의 이익을 확보하는 소통 채널로 이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칩4의 의제는 크게 연구·개발(R&D) 협력, 인력 양성 공조, 공급망 다변화 등 3가지다. 결국 미국이 자국을 포함한 4개국의 반도체 기술과 인력을 관리하면서 미국 중심의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반도체 중복 개발 등을 피해 중장기적으로 특정 반도체 품목의 과잉 생산을 조절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내년에는 반도체 수요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 6월 반도체 집적회로(IC) 판매량은 1976년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전월대비 감소했다. 전날 엔비디아는 2분기 매출이 전분기보다 19% 급감할 것으로 예고했고 마이크론도 이날 메모리 반도체 수요 약화로 2분기 매출이 기존 전망치에 못미칠 것으로 봤다. 이런 가운데 중국, 미국, 일본이 반도체 보조금을 단행했고 우리나라, 유럽연합(EU), 대만 등도 각종 지원책을 내놓는 등 과열 경쟁에 공급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칩4에서 ‘보조금 가이드라인’이 논의되기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도체 보조금이 결국은 세금이라는 점에서 각국이 과도한 출혈 경쟁은 막아야 한다는 관점이다.
  • [단독]여친과 이별 후 여성에 증오심…모르는 여성의 뒤를 쫓았다

    [단독]여친과 이별 후 여성에 증오심…모르는 여성의 뒤를 쫓았다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의 사회> 4회 스콘랩, 최근 2년간 혐오범죄 분석통계에 안 잡힌 혐오범죄 최소 24건“코로나19 기점으로 혐오범죄 증가”여성은 ‘보복형’ 혐오범죄 피해 많아성소수자는 ‘사명감형’ 가해자에 피해이주민은 ‘한국사람 안전 침해한다’ 혐오통계 없는 혐오범죄…대책 마련도 깜깜혐오는 전염력 강한 바이러스와 같다. 마음 속에 잠복해있다가 경제 위기나 전염병 유행, 사회 불만 등과 맞물려 불안감이 커지면 밖으로 터져 나온다. 원망할 대상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혐오감정은 그렇게 모욕이나 명예훼손, 폭행, 협박 등 범죄로 이어진다. 김다은 상지대 경찰법학과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서 혐오가 마음을 뚫고 나와 형사처벌 받는 수준의 언어나 물리적 폭력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혐오의 방역망을 제때 치지 않으면 관련 범죄가 더 늘어나고 과격해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의 사회’ 4회에서는 최근 2년간 발생한 국내 혐오(증오)범죄를 유형별로 나누고, 이를 막기 위한 대책을 살펴봤다. 2020년 여름부터 이듬해 봄까지 경남 창원시의 성산·의창구 일대 여성들은 공포에 떨었다. 정체불명의 남성이 여성만 상대로 성추행과 폭행, 음란행위 등을 벌였기 때문이다. 가해자는 A(33)씨였다. 그는 2020년 8월 전혀 모르는 여성 4명의 가슴을 만지는 등 강제추행했고, 이듬해 2월에는 길을 걷던 여성들에게 커피가 든 플라스틱 컵을 던지거나 침을 뱉었다. 3월에는 거리를 지나는 여성 앞에서 자위행위를 했다. 피해여성은 모두 23명이나 됐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모두 젊은 여성이고 (피고인은) 이 사건 외에도 젊은 여성을 상대로 폭행·상해 범행을 저질러 벌금형을 받았었다”면서 “여성에 대한 주관적 혐오나 적대감을 핑계로 불특정 다수의 여성에게 반복적인 범행을 한 만큼 죄질이 무겁다”며 징역 2년 6월형을 선고했다. 이 사건처럼 혐오 가해자는 사회적 입지가 취약하거나 물리적 힘이 약한 이들을 범행 표적으로 삼았다. 간혹 전문가들조차 묻지마 범죄와 혐오 범죄를 같은 현상처럼 생각하지만 결이 다르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는 “혐오범죄는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과 적대감이 범행 동기지만, 묻지마 범죄는 사회 등에 대한 분노가 바탕이 된다”고 말했다.●여성 2명 차로 받은 뒤 “괜찮냐”며 폭행…성소수자에는 ‘확신범’에 피해 10일 서울신문 스콘랩은 법원 판결문(1심 기준)과 뉴스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인 ‘빅카인즈’에서 다양한 키워드로 분석해 2020년 1월~2022년 8월 현재까지 국내에서 최소 24건의 혐오 범죄가 발생했음을 확인했다. 혐오가 범행을 저지른 일부 원인인 사건은 훨씬 많았다. 하지만, 엄밀성을 기하기 위해 피해자의 소속 집단이나 정체성을 향한 뚜렷한 혐오감이 범행 동기였을 때만 혐오범죄로 봤다. 실제로는 훨씬 많았을 것이라는 의미다. 반면, 우리 수사·사법기관은 혐오 범죄를 따로 분류해 통계로 잡지 않는다. 따라서 통계만 보면 국내 혐오범죄는 0건인 셈이다. 혐오범죄 여부를 수사단계 때부터 철저히 확인해 관리하는 미국, 영국 등과는 다르다. 판결문 등을 바탕으로 혐오범죄 24건의 피해자들이 어떤 심리를 가진 가해자에게 범행당했는지 분석했다. 우선 여성은 남성 가해자의 보복심리 탓에 피해당한 사례가 많았다. 피해자는 가해자와 일면식조차 없었으며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범행 대상이 됐다. 2021년 6월 발생한 서울 성북구 여성 폭행 사건이 대표적이다. 가해자인 B씨는 그해 5월 여자친구와 다투고 헤어진 뒤 여성에 대한 증오가 쌓였다. ‘아무 여성에게나 화풀이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는 2주 뒤 전혀 모르는 20대 여성을 200m가량 쫓아가 목을 조르며 지하주차장으로 끌고 가 욕설을 퍼부었다. 피해자 얼굴도 수차례 때렸다. 2020년 10월 18일 새벽, 경남 김해에서는 남성 C씨가 여성이 혐오스럽다는 이유로 20대 여성 2명을 승용차로 들이받았다. 이후 넘어진 피해자에게 “괜찮으시냐. 병원에 데려다 주겠다”며 다가가 수차례 때렸다. C씨는 같은 날 오피스텔 엘리베이터에서 20대 여성의 목을 감싼 뒤 흉기로 위협하기도 했다. 성소수자는 잘못된 사명감을 가진 이들에게 범죄 피해를 주로 당했다. 이 가해자들은 ‘확신범’으로 외국에서는 가장 위험한 유형으로 본다. 지난해 4월에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오태양 미래당 후보의 벽보가 찢어지는 사건이 있었다. 현수막에는 성소수자를 향한 차별을 바로잡겠다는 취지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붙잡힌 가해자 D씨는 수사 과정에서 “성소수자를 옹호하는 공약이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끼친다”며 범행을 정당화했다.종교적 신념에 기대어 다른 종교에 대한 혐오를 표출한 범죄도 있었다. 2020년 8월 남양주의 사찰인 수진사 종각에 불을 지른 기독교 전도사 E씨는 범행 도중 “할렐루야”라고 외쳤다. 그는 법정에서 복음(기독교에서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하기 위해 범행했다며 “하나님이 불을 지르라고 하면 또 지를 것”이라고 했다. E씨는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외국인 노동자 등 이주민은 주로 가해자의 이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혐오범죄의 표적이 된다. 홍 교수는 “혐오가 가장 불붙기 쉬운 상황은 가해자가 피해 대상 탓에 자신의 안전 또는 경제적 이익을 침해받는다고 느낄 때”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이주민을 ‘바이러스 전파자’로 몰아붙인 일이 있었는데 안전을 위협받는다고 느껴 혐오한 사례다. 2020년 10월 27일 김모씨가 겪은 사건도 이와 비슷하다. 김씨는 한밤에 남편과 편의점 앞을 지나던 중 “야, 코로나!”라는 모욕적 발언을 들었다. 그는 방글라데시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주민 2세였다. 남편이 가해자인 50대 남성 2명에게 항의하자 가해자들은 “이런 싸가지들, 국내인들 상대로 태클 거는 족(속). 얘들 불법체류자 아냐?”라며 재차 멸시했다. 가해 남성들은 모욕죄로 각각 벌금 100만원형을 선고받았다. ●암수범죄 많은 혐오범죄…통계 없어 수사·사법당국도 실정 몰라 혐오범죄는 특성상 암수범죄(신고하지 않아 수사당국이 인지 못한 사건)가 많다. 실제 사건 수는 판결문이나 언론보도 등을 통해 확인된 것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얘기다. 피해자 중에는 자신의 형편 때문에 신고를 꺼리는 이들도 있다. 예컨대 이주민은 말이 통하지 않아 피해 입증을 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신고를 포기하기도 한다. 성소수자도 자신의 성 정체성이 알려지는 것을 꺼려 범죄 피해를 당했음에도 경찰서를 찾지 않는 사례가 있다. 이현서 법무법인 화우 공익재단 변호사는 “이주민이 모멸적 발언을 정확히 알아 듣지는 못해도 상대 표정 등으로 자신이 혐오받고 있음을 느끼고 지나가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또, 소수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혐오 탓에 벌어진 ‘사회적 타살’이 적지 않다. 반복된 혐오는 깊은 트라우마를 남긴다. 2018년 9월 제1회 인천퀴어문화축제 이후 일부 참가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등 심각한 영향을 받은 사실이 보고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축제에서는 동성애 반대 단체가 퀴어 행진을 막으며 깃발을 잡아당겨 빼앗는 등 방해했다. 이승현 연세대 법학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당시 반대 집회 측이 만든 좁은 길 사이로 통과해야 하는 상황에서 축제 참가자들은 심한 모욕감과 공포감을 느꼈다”면서 “외국처럼 살인 등 극단적 혐오범죄는 비교적 적어보이는데 지속적 괴롭힘으로 성소수자를 벼랑 끝으로 모는 것은 한국에서 두드러지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심각한데도 국내 수사·사법 기관은 매년 혐오범죄가 몇 건이나 발생하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한다. 통계가 없기 때문이다. 수사 때 혐오가 범죄 동기가 됐는지 조사할 의무도 없다. 2016년 이종걸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증오범죄 통계법안을 발의했지만 한 달도 안 돼 철회했다. 동성애를 비난하는 종교 단체가 “통계 수집 행위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징검다리로 악용될 수 있다”며 반대해서다. ●“통계 관리부터 시작해야 적절한 피해자 대책 마련할 수 있어” 반면, 혐오범죄의 위험성을 인지한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은 수사 단계부터 범행 동기를 파악해 통계화한다. 미국은 연방수사국(FBI)과 통계청 등 두 기관이 혐오 범죄 통계를 수집한다. 또, 비영리단체인 ‘STOP AAPI HATE‘는 미국에서 코로나19 이후 광범위하게 퍼진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범죄 실태를 파악했는데 2년 간(2020년 3월~2022년 3월) 1만 1467건에 달했다. 이런 통계 등을 바탕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법 집행기관이 혐오범죄에 적극 대응하도록 하는 코로나 혐오범죄 방지법에 서명했다. 우리 경찰청도 올해 여성 대상 폭력을 위주로 범죄통계 고도화 사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범죄 동기에서 혐오를 포함시키는 안은 빠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미국은 FBI 등이 혐오 통계를 집계해야 한다고 법에 명시돼 있고 혐오 개념도 잘 정립돼 있다”면서 “반면 우리나라는 어떤 걸 혐오범죄로 볼지 조차 합의되지 않았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전문가들은 피해자 구제 등을 위해 혐오범죄의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특히 혐오범죄는 타 범죄와 비교해 심각한 부상을 가져올 확률이 약 3배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한 번 겪으면 피해 정도가 심하다는 뜻이다. 김중곤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특정 집단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으면 동질감이나 공감을 느낄 수 없기 때문에 가해자의 폭력성이 더 크게 터져나온다”면서 “외국에서는 2명 이상의 가해자가 함께 혐오범죄를 저지르는 일이 많아 피해 규모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통계 관리부터 시작해야 혐오 범죄로 인한 트라우마 치료 상담 등 적합한 피해자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스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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