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영세 민노당 의원단대표 “10석 한계 절감”
“국회는 철저히 역학관계에 의해 움직이며 결코 공짜는 없다는 냉엄한 정치 현실을 확인했다.”
거대 양당의 틈바구니에서 민주노동당 10명의 의원단을 이끌어온 천영세 의원단 대표의 감회는 더더욱 각별하다. 그는 새해를 이틀 앞둔 30일 “이러한 세력관계를 바꾸지 않는 한 소수 정당인 민주노동당이 당장 온전한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여섯달간의 첫 의정활동을 평가했다.
천 대표는 “등원이 막히고(현애자 의원), 전경의 방패에 맞고(이영순 의원), 군화발에 사무실이 짓밟히고(권영길 의원), 비교섭단체로 무시받아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노동자, 농민, 비정규직, 영세 상인 등의 요구는 봇물 터지듯 민노당에 쏟아졌다. 국가보안법 폐지와 주한미군 문제, 이라크파병 반대 등도 민노당이 집중해야 할 몫이었다. 그러나 ‘단 한 명이라도 민중의 이익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이 있었으면‘이라는 바람을 이뤄낸 민노당이지만, 교섭단체 중심의 원내 운영으로 10석의 한계를 절감해야 했다. 그럼에도 천 대표는 “민주노동당은 ‘새로운 국회의원의 상’을 만들어가고 있다.”면서 “조급해하지 않고 뚜벅뚜벅 당당하게 진보정당의 길을 걷겠다는 등원 첫 날의 다짐을 다시 되새긴다.”고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그는 10석이 ‘독자적 입법 발의’가 가능한 의석 숫자라는 상징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발의한 많은 법안중 상임위, 법사위 등을 거쳐 본회의 안건으로 올라간 법안은 ‘장애인이동권법’ 단 하나에 불과한 점 역시 인정했다. 천 대표는 또 ‘국회에 들어와서도 옛날과 다름없이 데모만 하느냐.’는 냉소적 시각을 시인하며 곤혹스러운 대목임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이에 대해선 “효과적인 원내 대응전략을 짜기가 매우 고민스러웠다.”면서 “거리로 나가 집회 현장을 찾는 것도 ‘민주노동당식 민생 정치’의 일환이었고 소수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정책·사안별로 다른 정당과 연대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열린우리당에 대해선 “사회 개혁 과제 등 전체적으로 보면 그나마 민주노동당과 가장 근접한 당이 열린우리당인 것은 확실하지만 지속적으로 연대하기에는 당의 강령과 추구하는 바가 다르다.”면서 “정책별로 연대한다는 것이 우리당 원내 전략의 원칙”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국회에 들어와서 보니 국회의원들이 바깥에서 흔히 말하듯 맨날 놀고, 먹고, 무식한 집단이 아님을 새삼 알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민노당에 와서 함께 일하면 좋겠다싶은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의원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고 동료 의원들을 평가했다. 그는 내년부터 ‘백화점식 의제 설정’을 지양하고 ‘선택과 집중’에 맞추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