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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千법무 ‘친정’서 高聲

    천정배 법무장관이 6일 ‘친정’인 열린우리당을 찾아 이례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전날 당내 검경 수사권 조정 정책기획단(단장 조성래 의원)이 발표한 조정안에 강력한 이의를 제기하면서 였다. 천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고위정책회의에 참석, 조정안의 법리상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기획단의 조정안이 너무 앞서 나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의 손을 들어준 기획단의 조정안에 강력 반발하고 있는 검찰의 시각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천 장관은 “정부내 조정 과정에서 검찰이 일정 부분 양보할 용의가 있었는데, 갑자기 당이 개입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사 지휘권 제도가 정부 수립 이후 반세기 동안 운영된 점을 감안할 때 수사권 조정이 필요하더라도 단계적, 점진적으로 이뤄질 필요성이 있다.”면서 “지난 대통령 선거 공약대로 민생범죄에 한해 경찰에 수사권을 부여하되, 수사책임성과 통일성을 고려해 검찰의 수사지휘권은 존속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권 조정 문제는 정부내 권한 분배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 내에서 조정, 해결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경찰 직급상 경무관까지인 사법경찰관리가 치안감-치안정감-치안총감 등 수사권이 없는 행정경찰 상관의 지휘를 받게 되는 것은 불합리하며, 수사 지휘와 책임문제에 혼선을 빚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천 장관은 “경찰의 수사가 잘못됐을 때 그 책임을 궁극적으로 누구에게 물을 것이냐.”고 반문했다. 경찰의 권한이 지나치게 비대해질 가능성도 우려했다. 이에 대해 당 고위정책회의는 “조정안이 검·경, 전문가, 청와대, 당내 율사출신 의원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마련됐다.”고 전제한 뒤 “향후 정책의원총회와 당정협의 등을 통해 조정안과 정부안을 검토, 합리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정리해 나가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국민생활과 직결된 사안”이라며 수사권 조정문제의 신중한 처리를 주문했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검찰은 유아독존적인 자세를, 경찰은 과도기에 뭘 한꺼번에 해 보겠다는 식의 자세를 각각 버려야 한다.”면서 “법사위에서 여당의 조정안을 심의하고, 그때 가서 한나라당의 당론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내에서는 “여당 조정안대로 법사위를 통과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경찰관 2만2000명 내년 근속승진

    내년부터 경찰관들의 근속 승진이 경위까지 확대된다.(서울신문 11월18일자 8면 보도) 또 경장과 경사의 근속승진 기간이 각각 1년씩 단축된다. 이에 따라 내년 한해에만 경장·경사·경위로 근속 승진 혜택을 보는 인원이 2만 2000여명에 이를 전망이다.1∼3급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고위공무원단제도는 내년 7월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국회 행정자치위원회는 1일 전체회의를 열고 경찰관의 근속승진을 경위까지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 ‘경찰공무원법’개정안을 의결해 법사위로 넘겼다. 법안이 여야 합의로 처리됐기 때문에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에서 처리돼 내년 3월부터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법안에 따르면 현재 경사까지 시행하는 근속승진을 경위까지 확대,8년간 경사로 근무하면 경위로 자동 승진토록 했다. 또 경장과 경사의 근속승진 기간도 단축, 순경에서 6년간 근무하면 경장으로 승진토록 했다. 아울러 경장에서 7년간 근무하면 경사로 승진한다. 지금까지는 순경 7년, 경장 8년간 근무해야 경장과 경사로 각각 승진할 수 있었다. 경찰청 관계자는 “임용일을 기준으로 소요연수가 되면 자동적으로 승진을 하도록 하지만, 대상자 중에서도 근무 성적 불량자나 징계받은 경우 등 임용제한 사유가 돼 제한을 받는다.”면서 “경위의 경우는 지금보다 요건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화하는 범위에 대해서는 현재 검토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근속승진제도가 경위까지 확대되고 경장과 경사의 근속승진 소요연수가 1년씩 줄어들면서 내년에만 경장∼경위급 2만명 정도가 승진 혜택을 볼 것으로 점쳐진다. 경장과 경사의 소요연수가 1년씩 단축되면서 당초 2007년 근속승진 대상들이 내년에 승진을 하면서 이처럼 대상자가 늘어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3700여명의 순경들이 경장으로, 경장 1만 4000명이 경사로 진급할 것으로 보인다. 경사에서 경위로 승진하는 경우도 5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들 대상자 가운데 일부는 시험이나 심사승진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대부분 근속승진의 혜택을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행자위는 이날 고위공무원단 구성과 관련된 국가공무원법 개정안도 처리했다. 하지만 당초 내년 1월부터 시행토록 돼 있던 법안을 내년 7월1일부터 시행토록 바꾸었다.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생각나눔뉴스] ‘오락가락’ 국회

    나라 전체가 ‘휴대전화’ 논란으로 야단법석이다. 지난 23일 치러진 200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단순 휴대전화 소지자에 대한 처벌 수위가 문제였다. 최근 발효된 고등교육법개정안은 부정행위자에게는 해당시험은 물론이고 1년간 시험응시자격을 제한하는 것으로 종전보다 대폭 강화됐다. 그런데 단순 휴대전화 소지자에게도 이 조항이 적용된 것이 문제였다. 급기야 학부모 단체가 “지나친 처벌”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개정안을 만들었던 정치권이 ‘도둑이 제발 저린다.’는 식으로 ‘구제’를 소리높여 외치고 있다. 오랜만에 보는 ‘발빠른’ 대응이다. 야당은 단순 부정행위를 한 수험생에게는 당해 시험만 무효로 처리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조만간 제출키로 했다. 지난 23일 치러진 수능에도 소급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여당도 뒤질세라 당정협의를 통해 적극적으로 구제방안 마련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같은 ‘뒷북치기’로 비난을 면하기는 어렵다. 더구나 여야가 법안을 마련한 과정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없다. 지난해 12월 야당에서, 지난 8월에는 정부가 관련법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이후 처리는 지지부진했다. 급기야 수능이 임박한 11월에 이르러야 초고속으로 진행됐다. 지난 3일 교육위 통과에 이어 법사위(15일), 본회의(16일)를 일사천리로 통과했다. 이후에도 국무회의를 거쳐 대통령 재가, 관보게재 및 공포 등 숨가쁜 일정을 거쳐 수능당일부터 적용됐다. 불과 20일 만에 모든 것이 처리됐다. 더구나 법안마련 과정에서 전문가나 학부모, 학생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공청회조차 열지 않았다. 정치권은 비난을 염두해 둔 듯 벌써부터 책임전가에 나선 듯하다. 부정행위 범위를 규정하는 것은 해당 당국의 몫이라면서 법 적용의 무리를 문제삼았다. 한 야당 의원은 “부정행위 범위까지 법안에 넣게 되면 이것은 고등교육법개정안이 아니라 부정행위방지법이 된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변명에 불과하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심도있게 검토했더라면 지금과 같은 부작용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더구나 지난해에도 단순 휴대전화 소지자가 처벌받은 사례가 있다. 또 법안에 부정행위 범위를 넣지 않더라도 당국에 단순 휴대전화 소지자에 대한 처벌에 대한 조언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졸속 입법의 사례는 더 있다.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으로 내년 2월부터 휴대전화번호 안내서비스가 의무화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후 사생활 침해의 논란이 일자 국회는 안내서비스를 의무가 아닌 선택사항으로 할 수 있도록 서둘러 법안을 고칠 계획이다. 또 진통끝에 통과된 신문법은 지난 7월28일부터 시행됐지만 시행 이전에 3건의 개정안이 제출되는 등 재논란의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박준석 박지연기자 pjs@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동양그룹-창업주 故 이양구회장家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동양그룹-창업주 故 이양구회장家

    동양은 국내 재벌가(家)에서 최초로 사위가 승계한 그룹이다. 동양 창업주인 고 이양구 회장이 1945년 북에서 혈혈단신으로 월남한데다 이관희(76)여사 사이에 딸만 둘을 둔 것과 무관치 않다. 이 창업주의 차녀인 화경(49)씨가 일찍이 경영에 참여해 현재 오리온 사장직을 맡고 있지만 동양의 ‘경영 대권’은 맏사위인 현재현(56) 동양 회장과 둘째 사위인 담철곤(50) 오리온 회장에게 돌아갔다. 가족 구성원이 단출한 만큼 이 창업주가(家)의 혼맥도는 정·관·재계에 든든하게 뿌리를 내린 국내 여느 재벌가와 달리 단순하다. 또 이 창업주가 딸들의 통혼을 통해 사돈가(家)의 후광을 기대하기보다 자신의 유업을 이어갈 사위들의 ‘사람 됨됨이’를 우선적으로 고려한 것도 혼맥의 단순함을 더했다. 특히 오리온 담 회장의 집안이 화교 출신이어서 더욱 그러하다. ●‘설탕왕·시멘트왕’ 이양구 창업주 동양 창업주인 서남(瑞南) 이양구 회장은 1916년 함경남도 함주군의 작은 농가에서 부친 이교흠(작고)씨와 모친 김성자(작고)씨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부친이 25세의 젊은 나이로 병사하면서 서남의 어린 시절은 힘겨운 생활로 점철됐다.15세의 늦은 나이에 보통학교 졸업장을 받은 서남은 상급학교 진학 대신 ‘함흥물산’이라는 일본인이 운영하는 식료품 도매상에 취직했다. 서남은 훗날 이곳에서 ‘정직과 신용’이라는 상도를 배웠다고 밝혔다. 8년간 악착같이 돈을 모은 서남은 1938년 식품도매상인 ‘대양공사’를 시작으로 6·25전까지 수차례의 회사를 세우며, 막대한 부를 축적했지만 그때마다 역사의 수레바퀴에 치여 뜻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 고향에 수십만평의 토지와 1억원에 가까운 거금도 삼팔선과 전쟁으로 잃었다. 그러나 그는 부산에서 설탕도매업을 기반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전시의 특수 경기와 생필품 부족이 거꾸로 그에게 기회를 준 것이다. 서남은 부산과 마산, 대구 등에서 이른바 ‘설탕왕’으로 불렸다. 서남은 당시 국내 유일하게 설탕을 생산했던 고 이병철 삼성 회장, 고 조홍제 효성 창업주와 가까운 사이였다. 서남은 1955년 삼성 이 창업주와 풍국제과의 배동환씨 3인의 공동 출자로 동양제당공업주식회사를 설립했으며, 풍국제과의 경영에도 참여해 오늘날 오리온(옛 동양제과)의 기틀을 다졌다. 또 동양제당이 국내 최고의 역사를 지닌 삼척시멘트를 인수하면서 서남은 자연스럽게 시멘트 사업에 진출하게 됐다. 서남은 1957년 삼척시멘트를 동양시멘트공업주식회사로 사명을 변경한 뒤, 노후시설 교체와 증산을 통해 한때 시멘트 왕국을 건설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업 경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신규 업체의 대거 진입으로 시멘트가 남아돌았고, 정부의 금융 긴축정책으로 동양은 뿌리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결국 서남이 훗날 ‘운명의 날’이라고 밝혔던 1971년 9월10일 법원에 회사보전신청을 제출해 세인으로부터 온갖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눈덩이처럼 불어난 사채에도 불구하고 동양은 살아났다. 정부의 사채동결조치가 사실상 동양의 구명줄이었으며, 평상시 쌓아온 정직과 신용도 큰 도움이 됐다. ●운명적인 만남 서남과 이관희 여사의 인연은 그야말로 드라마틱하다.6·25가 이들을 만나게 하고, 또 헤어지게 만들었지만 결국은 거제도에서 부부의 인연을 맺게 했다. 6·25 발발로 3년 5개월만에 공군 소속으로 귀향한 서남은 모친의 부탁에 이관희씨와 약혼했다. 그의 나이 34세였다. 관희씨는 당시 함흥의 명문인 영생고녀(永生高女)를 나와 교편을 잡고 있었다. 그러나 중국군의 전쟁 개입으로 두 사람은 결혼식도 못올리고 생이별을 하게 됐다. 부산으로 내려온 서남은 가족 소식을 알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다가 뒤늦게 피란선을 타고 월남해 거제도에 머물던 관희씨와 극적으로 만났다. 이 여사는 현재 서남재단 이사장으로 남편의 유업을 기리고 있다. 서남과 이 여사는 슬하에 장녀 혜경(53)씨와 차녀 화경씨 등 2녀를 뒀다. 이화여대 미대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혜경씨는 평소 집안끼리 잘 알고 지내던 고 김옥길 이화여대 총장의 중매로 1976년 현재현 회장과 결혼했다. 현 회장은 당시 부산지검 검사로 재직중이었다. 그는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대학 3학년 때 12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혜경씨는 현재 전공을 살려 동양매직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 회장의 집안은 전형적인 선비 가문이다. 고려대 초대 총장을 지내고 ‘유학계의 마지막 거두’로 알려진 고 현상윤 총장이 그의 조부이며, 이화여대 의대 교수를 역임한 고 현인섭씨가 그의 부친이다. 그는 고 현 교수의 3남2녀 가운데 셋째다. 첫째는 고려대 대학원장인 현재천(61)씨이며, 둘째는 현재민(59) KAIST 교수, 장녀는 현재희(51) 세종대 교수, 차녀는 현재란(49) 의사로 현재 이화의원 원장이다. 현 회장과 이 고문은 ‘정담(28·여)-승담(25·남)-경담(23)-행담(18)’ 등 1남3녀를 두고 있다.2세 모두 미국 스탠퍼드대를 다녀 현 회장과 동문이다. 첫째인 정담씨는 스탠퍼드대에서 심리학과 경제학을 복수로 전공한 뒤 지금은 MBA(경영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장남 승담씨는 컴퓨터 사이언스와 경제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차녀 경담씨는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하고 있다. 막내딸 행담씨는 스탠퍼드대 교양학부 1학년에 재학중이다. 서남의 둘째 딸 화경씨는 이화여대 사회학과 출신으로 1980년 뜨거운 열애끝에 담철곤 회장과 부부의 인연을 맺었다. 담 회장의 선친은 대구에서 한의원을 운영했으며, 타이완 국적으로는 한의원 경영이 쉽지 않아 일찍이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화경씨와 담 회장은 슬하에 경선(20)씨와 서원(16·남) 1남1녀를 뒀다. 경선씨는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인문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서원군은 국내에서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서남가(家)의 혼맥은 이처럼 단순하지만 그나마 현 회장 집안을 통해 정·재계에 인연이 이어진다. 현 회장의 조부인 현상윤 전 총장은 6∼8대 국회의원이었던 김봉환 전 국회법사위 위원장과 사돈지간이다. 김 전 법사위원장은 손경식 CJ 회장과 사돈으로 연결된다. ●잉꼬 부부 이 고문과 현 회장은 중매로 만났지만 두 사람의 사랑은 애틋하고 각별하다. 결혼 이후 경영수업을 위해 미국 스탠퍼드대에 홀로 유학한 현 회장은 이 고문에게 자주 편지를 보냈고, 편지 첫 머리에 늘 ‘사랑하는 당신’이라고 적었다. 담 회장과 이 사장은 서로가 첫 사랑이다. 대구에서 서울로 유학온 담 회장은 중학교 3학년 때 이 사장을 같은 반 친구로 처음 만났다. 이 때부터 서로에게 끌린 두 사람은 10년 이상 연애했다. 담 회장이 미국 조지워싱턴대로 유학간 4년이 유일하게 떨어진 시간이었다. 이 때도 두 사람은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수백통의 편지를 주고 받았으며, 하루가 멀다하고 비싼 국제전화를 하는 탓에 꾸중도 많이 들었다. 이제는 눈빛만 봐도 서로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친구에서 연인, 다시 부부로 인연이 이어지기까지 두 사람은 험난한 과정을 거쳤다. 오랜 만남을 지속했던 두 사람이었지만 막상 결혼때는 집안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는 후문이다. 담 회장과 이 사장은 국내 재계에서 보기 드문 ‘부부 CEO(최고경영자)’다. 담 회장은 현재 이 사장이 총괄경영을 맡고 있는 오리온의 엔터테인먼트사업 아이디어를 추진한 주역이다. 이 사장은 “나는 다소 감성적인 반면 담 회장은 실용적이어서 상호 보완이 된다.”면서 “시간이 갈수록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져 이제는 이 세상에 가장 친한 친구이자, 동시에 더없이 훌륭한 사업 파트너”라고 곧잘 언급한다. ●혹독한 경영 수업 서남은 사위들을 후계자로 키우기 위해 더 철저하게, 더 강하게 경영 수업을 시킨 것으로 유명하다.“내 딸, 내 사위라고 해서 특혜는 없다.”는 것이 서남의 ‘후계자론’이다. 현 회장은 75년 부산지검 검사로 입문한 뒤 결혼과 함께 경영자로 변신했다. 그는 77년 동양시멘트 이사로 재계의 첫 발을 내디뎠고, 초고속 승진을 통해 동양의 후계자로 대내외에 알려졌다. 그러나 후계자의 길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이 창업주는 타계하는 날까지 두 사위와 작은 딸에게 이론과 실전으로 혹독한 경영자 수업을 시켰다. 현 회장은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에서 국제금융을 전공한 이후, 이 창업주로부터 직접 경영수업을 받았다. 낮에는 현장을 같이 누비며 실전과도 같은 수업을 받았고, 밤에는 새벽까지 수십년동안 쌓아온 이 창업주의 경영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이 창업주의 경영수업은 이틀 정도 잠을 안재우는 일이 허다할 정도로 강도가 높았다. 이화경 사장은 동양제과(현 오리온)에서 인턴사원으로 일을 시작했으며, 담철곤 회장도 유학을 마친 후 동양시멘트 구매부 과장으로 입사했다. 이 창업주는 ‘경영자가 되려면 기본부터 충실해야 한다.’며 두 사람 모두 구매부로 발령냈다. 이후 이 사장은 영업부를 제외한 각 부서를 돌며 업무를 익혔다. 특히 마케팅담당 시절엔 획기적이고 신선한 광고로 광고담당자들을 놀라게 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초코파이의 ‘정(情) 시리즈’ 광고다. 그는 입사 26년만에 오리온그룹의 외식과 엔터테인먼트사업을 담당하는 CEO에 올랐다. 이 사장은 최근 경제전문지 포브스코리아가 발표한 한국의 여성부호 50인 가운데 8위(1652억원)에 올랐다. 담 회장도 81년부터 동양제과로 자리를 옮겨 구매부장과 사업, 관리, 영업 상무 등을 거치며 89년 동양제과 CEO에 올랐다. ●동양·오리온의 분가 이 창업주가 1989년 타계한 이후 동양의 경영권은 가족간 협의를 통해 맏사위인 현 회장이 승계했고, 둘째 사위인 담 회장은 동양제과를 맡았다. 현 회장과 담 회장은 13년간 각각 시멘트·금융, 제과·엔터테인먼트 등의 사업영역에서 독자 경영을 해왔다. 이 때문에 사위간에 기업 분할은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여기에 동양제과가 영상미디어 분야에 투자와 외자유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30대 기업집단으로 제한을 많이 받아 계열분리가 빨라졌다. 동양제과는 2001년 9월1일 동양에서 분가했다. 동양그룹 32개 계열사 가운데 제과와 엔터테인먼트 계열의 16개사가 떨어져 나간 것이다. 그러나 동양과 오리온(옛 동양제과)은 여전히 그룹 CI(기업이미지)를 함께 사용할 정도로 뿌리에 대한 깊은 유대감을 이어가고 있다. 현 회장은 “동양과 오리온의 분가는 미래 지향적인 경영을 위해서이며, 한 뿌리에서 나온 두 그룹이 한국경제의 거목으로 성장하기 위해 가지를 펼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계열분리 이후 동양은 금융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은 증권·종금·투신업을 아우르는 종합금융사로 거듭났으며, 동양생명은 6년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 동양은 현재 제조업 6개사, 금융 7개사로 총자산은 15조원 수준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4조 300억원을 기록했다. 오리온그룹은 케이블 방송과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집중해 계열사를 26개사로 늘렸다. 지난해 매출액 1조 5300억원을 올렸다. 특히 미디어플렉스의 극장사업체인 메가박스는 전국에 117개 스크린을 확보하며 최고의 영화관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영화투자 배급사인 쇼박스는 ‘말아톤’과 ‘웰컴투 동막골’,‘가문의 위기’ 등을 잇달아 흥행시켜 설립 3년만에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여기에 베니건스를 중심으로 한 외식사업과 편의점 사업체인 바이더웨이 등도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동양·오리온의 대표 CEO 노영인(59) 동양시멘트 사장은 30여년을 시멘트업계에 종사한 산증인이다.98년 동양시멘트 대표이사로 취임한 그는 외환위기 한파를 수출로 돌파했다. 그동안 시멘트 수출은 채산성이 안 맞고, 선진국의 품질검사가 까다로워 시늉만 내왔다. 그러나 노 사장은 특유의 카리스마로 밀어붙여 99년에는 창사이래 최대 물량인 171만t을 세계 각국으로 수출했다. 덕분에 579억원의 순익을 기록해 기나긴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왔다. 노 사장은 동양의 실질적인 지주회사인 동양메이저의 대표이사도 겸직하고 있다. 박중진(54) 동양종합금융증권 부회장은 금융업계에선 신사로 통한다. 친근한 말투가 트레이드 마크. 그는 조지워싱턴대 MBA 출신으로 미국 공인회계사(AICPA) 자격증을 갖고 있다. 탄탄한 이론을 바탕으로 동양증권과 동양생명, 동양종금을 거치며 10년이상 실전 금융을 익혔다. 윤여헌(57) 동양생명 사장은 행시 14회 출신으로 건설부와 재무부를 거쳐 95년 동양에 합류했다. 윤 사장은 겉치레보다 실리를 추구하는 ‘내실형’ 스타일이다. 철저한 손익 위주의 경영을 선호한다. 오리온그룹을 이끄는 전문 경영인으로는 김상우(48) 오리온 대표이사를 꼽을 수 있다. 김 대표는 1987년 오리온(옛 동양제과)에 입사한 이후 줄곧 마케팅 분야를 맡았다. 농심이 장악한 국내 스낵시장에 포카칩과 스윙칩 등을 출시해 오리온의 돌풍을 일으켰다. 오일호(53) 스포츠토토 사장은 1987년 오리온 마케팅부 과장으로 입사해 오리온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004년엔 스포츠토토 사령탑을 맡아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초기 난관을 극복했다. 특히 가라앉은 ‘토토´를 최근 ‘토토 붐´으로 확산시킨 것은 그의 공이 컸다는 평이다. golders@seoul.co.kr ■ 창업주 두딸 이혜경·화경씨 ‘닮은 듯 닮지 않은 두 자매.’ 이혜경(53) 동양매직 고문은 국내 ‘재벌가(家)의 딸’들이 그러하듯 나서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전공(이화여대 미대)을 살려 동양매직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가정에 더 충실한 편이다. 그러면서도 장녀로서 모친인 이관희(서남재단 이사장) 여사를 도와 부친의 뜻을 기리는 서남재단의 이사로서 사회봉사 활동에 적극적이다. 반면 이화경(49) 오리온 사장은 1975년 동양제과(현 오리온) 인턴사원으로 입사해 밑바닥을 두루 거친 뒤 26년만에 오리온 사장에 올랐다. 약력에서 알 수 있듯 이 사장은 그동안 ‘경영자의 길’을 걸어왔다. 언니와는 다르게 ‘바깥 일’을 더 중시한다. 이 때문에 자매를 잘 아는 지인들은 보통 언니를 ‘살림꾼’으로, 동생을 ‘여장부’로 부른다. 이 고문은 소박하면서 다정다감하다. 살림을 손수 챙기며, 요리 실력이 수준급이다. 미술 감각을 살려 실내 장식과 정원 등은 손수 꾸민다. 또 혼자서 곧잘 동대문 시장에 나가 살림 도구나 가족 옷을 산다. 자녀 교육에도 각별한 정성을 쏟는다.1남3녀를 모두 미국의 명문 대학인 스탠퍼드대에 진학시킨 것은 이 고문의 노력과 관심 덕분이다. 이 고문은 자녀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한때 사회활동을 극도로 자제했으며, 수년간 미국에 머물며 자녀 뒷바라지를 했다. 현 회장도 틈틈이 아이들의 영어와 수학을 직접 가르쳤다. 막내딸 행담씨가 올해 대학에 들어가면서 이 고문은 건강 관리를 위해 처음 골프채를 잡았다. 이 사장은 경영인, 아내, 엄마의 ‘1인3역’을 소화하느라 늘 시간에 쫓긴다. 그렇다고 어느 하나 소홀한 법이 없다. 자녀(1남1녀)와 함께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업무 외의 약속은 잡지 않는다. 경영인으로서 이 사장은 어떨까. 호탕하고 도전정신이 강해 부친을 빼닮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월간 현대경영이 2003년 8월 100대 기업 비서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신세대 여비서들이 모시고 싶은 CEO’에 뽑히기도 했다. 그만큼 업무상의 유연함과 직원 배려가 돋보인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인턴사원으로 출발해 구매부, 조사부, 마케팅부 등 주요 부서를 거쳐 누구보다 현장 분위기와 실무진의 고충을 잘 알고 있다. 오리온의 외식 및 엔터테인먼트 계열사 직원들은 이 사장을 열정적인 CEO로 평가한다. 이 사장이 전담하는 계열사는 온미디어와 미디어플렉스, 외식 사업부문인 롸이즈온 등 3개사. 일주일을 나눠 각각의 회사에 출근한다. 이 사장은 현장 경영을 중시한다. 직원들과 직접 회의를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며, 영화사업을 담당하는 CEO로서 때로는 서울 삼성동의 메가박스에서 하루종일 영화를 보기도 한다. 이 사장은 “내가 재밌고, 감동을 받아야 관객들에게 권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 golders@seoul.co.kr ■ 두 CEO 경영스타일 비교 ‘외유내강 VS 실용주의’ 사위들이 경영권을 승계하다 보니 현재현(56) 동양 회장과 담철곤(50) 오리온 회장은 곧잘 비교의 대상이 된다. 재계 안팎에선 현 회장을 선 굵은 외유내강형으로, 담 회장을 철저한 실용주의형으로 분류한다. 기업의 성장세로는 담 회장의 오리온이 빠르다.1989년 매출액 1360억원에 불과했던 동양제과(현 오리온)를 지난해 1조 5300억원으로 10배 이상 키운 것은 신규 사업을 진두지휘한 담 회장의 공이 크다. 현 회장은 오리온이 분가한 이후 그룹 구조조정에 매진했다. 금융계열사를 통합, 매각하면서 부채비율을 낮추는 데 주력했다. 이 덕분에 1000%를 웃돌았던 부채비율은 어느 정도 안정궤도에 진입했다. 상대적으로 그룹의 외적 성장은 더디었지만 속은 눈에 띄게 알차졌다. 현 회장은 최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서 유창한 영어 실력을 과시하며, 재계의 ‘스타 CEO’로 떠올랐다.CEO 서밋 의장으로서 각국 CEO(최고경영자)들과 토론 및 기자회견을 깔끔하게 소화해 화제가 됐다. 그는 이처럼 남들이 멍석을 깔아주지 않는 한 자신의 진면목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외유내강형 CEO로 불리는 까닭이기도 하다. 현 회장은 화를 내지 않는다. 늘 입가에 미소를 머금는다. 그룹 총수가 화를 내서 임직원들의 기를 꺾으면 차후 일 진행이 쉽지 않다는 생각에서다. 대신 원칙에 따라 결정된 내용은 남들이 주저해도 과감하게 추진한다. 현 회장이 경영자로서 평가받은 첫 사업은 1984년 일국증권(현 동양종합금융증권) 인수다. 당시만 해도 증권사는 대형사고와 부실경영의 대명사로 인식됐던 터라 임직원들의 증권사 인수 반대는 만만치 않았다. 그렇지만 현 회장은 자본금 20억원에 지점이 덜렁 하나뿐인 일국증권을 불과 5년만에 10대 증권사로 키워냈다. 이를 계기로 동양은 30년간 지속된 시멘트와 제과 사업에서 탈피해 금융업 중심으로 업종 다변화를 일궈냈다. 현 회장의 취미는 바둑. 중학교 시절 바둑을 배워 고등학교 때는 적수가 없을 정도였고, 대학 때는 교내 대회에서 수차례 우승을 했다. 장수영 9단에 2점으로 버티는 아마 고수다. 현 회장의 고교·대학 동기들은 그를 ‘티없는 친구’로 기억한다.“품성이 맑고 깨끗하며 원만할 뿐 아니라 일처리까지 깔끔하다.”는 것이다. 담철곤 회장은 실용주의자이자 ‘일벌레’라는 평가를 받는다. 요즘도 시간이 아깝다는 이유로 골프를 치지 않는다. 대신 스키 등 다이내믹한 스포츠를 좋아한다. 그렇다고 냉혹한 스타일도 아니다. 직원들은 잔정이 많은 CEO라고 얘기한다. 한 임원의 설명이다.“부장 시절에 기획안을 제출했다가 담 회장으로부터 ‘이건 아닌 것 같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런데 그 다음날 회장으로부터 휴대전화가 왔습니다.‘다시 생각해 보니 일리가 있다’는 내용이었죠. 직원의 기를 꺾지 않으려는 회장의 배려였지요.” 담 회장은 인재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90년대 초반에는 20대 중심의 신규 사업팀을 구성한 뒤 수십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여러 분야의 사업에 진출해 쓴맛을 많이 보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들은 훗날 오리온의 케이블 TV사업과 극장·외식사업 등으로 진출해 현재의 그룹 규모를 갖추는데 일조했다. 담 회장은 위기를 기회로 잘 엮는다. 국내 제과사들이 90년대 안방시장에 안주하며 저성장의 어려움을 겪을 당시, 해외시장을 개척하며 오리온의 고성장을 주도했다.2003년엔 남들이 모두 망했다고 평한 체육복표 사업체 스포츠토토를 인수해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바꿔 놓고 있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법사위원장 안상수의원

    국회는 23일 본회의를 열어 한나라당 사무총장에 기용돼 사퇴한 최연희 전 법제사법위원장 후임에 같은 당 안상수 의원을 선출했다. 지난 2월 말 국회에서 행정중심복합도시법이 통과된 뒤 당 ‘수도분할반대투쟁위’에 참여했다.▲경남 마산(59) ▲서울대 법대 ▲전주·대구·마산·서울지검 검사 ▲15.16.17대 의원
  • [이수일 前차장 자살 파장] “檢대신 특검서 수사” 與 절충안 전격제시

    국민의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2차장을 지낸 이수일씨의 ‘자살’로 국정원 도청 사건 정국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X파일’ 사건 수사 근거가 될 법안을 두고 ‘특별법이냐 특검법이냐.’로 맞서 온 여야가 또다시 타협점 찾기에 실패했다. 여야는 21일 국회에서 법사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X파일’ 관련 법안에 대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열린우리당은 X파일의 내용 공개 여부와 기준은 독립된 민간위원회가 맡도록 하되 한나라당 등의 주장대로 수사는 특별검사가 맡도록 하자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당초에는 수사 주체가 검찰이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었다. 이에 대해 특검이 수사를 해야 하며 X파일 공개 여부도 특검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해 온 한나라당측은 ‘민간위원회를 통한 X파일 내용 공개가 헌법상의 사생활보호 원칙에 위배된다.’는 기존 원칙을 되풀이했다. 열린우리당의 오영식 원내 공보부대표는 이날 법안심사소위가 끝난 뒤 국회 브리핑에서 “한나라당은 ‘X파일 내용 공개 불가’를 주장하며 기존 입장보다도 더 후퇴한 입장을 보였다.”면서 “자신들이 발의한 특검법안도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법사위 간사인 장윤석 의원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X파일 내용 공개가 아닌 수사 방법에 대해선 절충이 가능하다.”면서도 “노무현 대통령의 수사 축소 가이드라인에도 불구하고 현재 검찰 수사가 진전되는 상황에서, 수사 흐름을 끊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친일파 땅’ 대부분 알짜배기 후손들 ‘대박 유혹’ 못떨쳐

    ‘친일파 땅’ 대부분 알짜배기 후손들 ‘대박 유혹’ 못떨쳐

    ‘친일반민족 행위자 재산환수에 관한 특별법’의 국회 통과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친일파 후손들이 조상땅을 찾겠다고 제기한 소송이 줄을 잇고 있다. 이 법이 제정되면 현재 진행중인 재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친일파 후손들에 의한 소송은 2000년 이후 ‘붐’을 이뤄 이미 상당수는 법치주의를 근거로 한 법원의 판결에 따라 땅을 찾아갔다. 하지만 “매국의 대가인 친일파 재산은 법으로 보호할 가치가 없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수원지법은 최근 친일파 후손이 제기한 소송을 각하하는 동시에 국회에 특별법 제정을 촉구해 친일파 재산에 대한 재판부의 시각도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친일파 후손들이 제기한 재산반환소송은 1990년 이전에는 단 1건에 불과했다. 그러나 1990년대에는 14건이 제기됐고,2000년대 들어 급증 추세를 보여 19건에 달한다. 현재 전체건수는 34건에 달한다. 민주화에 따라 개인재산권에 대한 법률적 보호가 강화되자 친일파 후손들이 그동안 접어왔던 ‘야심’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소송 가운데 26건이 종결됐고,8건은 진행중이다. 소송이 끝난 것 가운데 원고가 승소한 것은 12건, 패소 8건, 소 취하 6건이다. ●친일파 후손 소송 봇물 친일파 후손의 조상땅 찾기가 처음 사회적 이목을 끈 것은 1990년 이완용의 증손자인 이모(71)씨가 서울시 마포구 북아현동 545 일대 712평에 대해 제기한 소송이었다. 이 재판은 7년을 끌다 1997년 이씨가 승소해 시가 30억원에 달하는 노른자 땅을 찾아갔다. 당시 항소심 재판부는 “반민족 행위자나 그 후손이라고 해도 법률에 의하지 않고 재산권을 제한·박탈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완용 후손들은 이후 4건의 소송을 추가로 제기,3건을 승소하고 1건은 패소했다. 이는 친일파 후손들이 잇따라 토지반환소송을 제기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친일파 후손들의 승소율이 국민 법감정에 비해 의외로 높은 것에 대해 법원측은 “재판은 증거를 통해 사실관계만 따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즉 전쟁 등으로 등기부가 소실돼 국유지로 편입된 땅에 대해 관련서류를 찾아 들이대면 법리상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반면 ‘정미칠적’이면서 일진회 총재였던 송병준의 증손자 송모(60)씨 등 7명이 경기도 파주시 장단면 석곶리 5만 8913평에 대해 제기한 소송에서 대법원은 지난 5월 “송병준이 일제강점기 국가로부터 받았다는 것을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송병준 후손들은 지금까지 모두 5건의 땅관련 소송을 내 1건은 승소하고 3건은 패소했다. 송병준의 후손들은 일본 도쿄·야마구치 등에 분포된 송병준의 아들에게 상속된 16만평의 땅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 판결 엇갈려 한일합병 당시 공로로 각각 자작과 백작 작위를 받은 이기용과 이해창의 후손들은 1996년 소송을 냈지만 땅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국유지로 됐거나, 다른 사람에게 양도된 사실이 밝혀져 패소했다. 수원지법은 지난 15일 ‘을사오적’ 이근택의 형 이근호의 손자 이모(78)씨가 경기도 오산시 땅에 대해 제기한 토지반환소송에서 소송자격을 일시 정지시키는 판결을 내렸다. 민사2단독 이종광 판사는 “3·1운동 정신을 계승한 헌법정신과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한 법률이 상충되므로 이를 정리하는 법률적 기준이 마련될 때까지 재판청구권을 정지한다.”며 소송을 각하했다. 이 판사는 나아가 “국회는 친일파 후손의 재산권을 제한하는 어떤 법률도 제정하지 않았지만, 일정 상황에서는 입법을 해야 할 의무를 진다.”며 이례적으로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했다. 열린우리당 최용규 의원은 지난 2월 국회의원 169명의 서명을 받아 친일의 대가로 얻은 재산을 국가가 환수하는 내용의 친일재산환수 특별법을 발의했다. 법원의 판결이 가장 극명하게 엇갈린 것은 을사늑약 체결에 협조한 이재극 후손에 대한 재판 결과다.1999년 이재극의 손자며느리 김모(82)씨가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땅 667평에 대해 소유권확인 소송을 냈다. 이에 서울지법 민사14부는 “헌법정신에 비춰볼 때 반민족 행위로 취득한 재산의 보호를 구하는 것은 정의에 어긋난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민사20부는 2001년 “국가가 친일파 후손의 재산권 보호를 거부하기 위해서는 헌법과 법률에 의한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이에 힘입어 김씨는 지난 8월 문산읍에 있는 또다른 땅 4500평도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다. ●특별법 통과가 관건 이 법은 지난 4월 국회 법사위에 상정된 뒤 1차 심의와 공청회 등을 거쳐 지난주 법안심사에 들어갔으며 12월초 본회의에 회부될 예정이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은 당론으로 특별법을 찬성하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중 일부는 소급입법으로 인한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대하고 있으나 명분이 약해 통과가 유력시 된다. 하지만 친일파가 소유했던 토지 가운데 상당수는 이미 타인에게 양도되었기 때문에 환수를 위해서는 또다른 법정 공방이 지루하게 이어질 전망이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대법관 후보 3人 임명동의안 가결

    국회는 16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김황식·박시환·김지형 대법관 후보자 3명의 임명동의안과 올해부터 수능시험 부정자의 응시자격을 1년간 제한토록 한 고등교육법 개정안 등 17개 계류법안을 통과시켰다. 국회 법사위는 17,18일 양일간 정상명 검찰총장 내정자의 인사청문회를 갖고, 임동원·신건 전 국정원장 구속의 형평성 문제와 배우자의 부동산 매입·소득세 탈루 의혹 등을 따질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이날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에서는 ‘코드인사’논란으로 한나라당이 반대당론을 결정한 박 후보자가 총 투표수 272표 가운데 찬성 159, 반대 104, 기권 2, 무효 7표를 얻었다. 김황식·김지형 후보의 임명동의안은 각각 243·234표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그러나 당초 이날 본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이었던 쌀관세화 유예협상 비준 동의안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합의로 상정되지 않았다.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오는 23일 2006학년도 수능시험부터 부정행위를 하는 수험생에게 시험 응시를 1년간 제한하고 40시간 이하의 인성교육을 반드시 이수토록 하는 내용의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처리했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여왕클럽’ 을 아시나요

    여왕 클럽’. 술집 이름이 아니다.‘여의도 왕따 클럽’으로 사사건건 지도부와 의견을 달리하고 당론과 배치되는 행동을 하는 의원을 말한다. 지도부에겐 ‘눈엣가시’같은 존재다.‘여왕’은 여야 모두 존재한다. 우선 열린우리당에서는 ‘친노파’인 유시민 의원과 당내 중도파인 안영근 의원이 여기에 속한다. 특유의 공격적 화법으로 네티즌뿐만 아니라 당내에서도 한때 인기를 모았던 유 의원은 그러나 지금은 당내 상당수 의원들에게 기피 대상이 됐다. 이들은 ‘지적 권위주의에 바탕을 둔 독설화법’에 질린 듯하다. 한 의원은 “말을 싸가지 없게 해 모두들 싫어한다.”면서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해 국보법폐지 논란에서도 지도부의 협상에 불만을 품고 농성을 주도했다. 지난 4월 전당대회를 앞두고도 ‘김근태계’의 손을 들어줘 노선싸움을 부채질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현재 진행중인 친노-반노 내분 사태에서도 중심에 서 있다. 소속 의원들의 대통령 비판을 ‘당내 탄핵’이라고 몰아쳐 논란을 일으켰다. 또 기간당원제를 놓고도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반발이 심하다.(기간당원제의 현실성에 회의적인)한 중진 의원은 “이번 기회에 유 의원을 털고 가자는 의원이 과반수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영근 의원은 당내 개혁 강경파로부터는 ‘보수꼴통’으로 몰리고 있다. 창당 당시 한나라당에서 당을 바꾼 5명의 인물, 소위 ‘독수리 5형제’ 출신이라 ‘출신성분’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심심찮게 나온다. 노선갈등이 심각했던 지난 6월 사실상 개혁당파의 탈당을 요구하는 발언으로 큰 물의를 일으켰다. 이후 자신이 속한 ‘안개모(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 모임’)로부터도 비난을 받아 결국 탈퇴했다. 최근에는 대통령의 탈당을 언급해 당내 분란을 더욱 부채질했다는 비난에 직면해 있다. 친노계가 출당을 강력 요구하고 있다. 한나라당 고진화 의원은 ‘왕따’가 굳어졌다. 국보법폐지 논란, 국방장관 해임결의안, 강정구 교수 파문에서도 줄곧 당과 다른 목소리를 냈다. 특히 지난 6월 윤광웅 국방장관 해임결의안 표결 때 지도부의 ‘총동원령’에도 불구하고 혼자만 불참했다. 강 교수 파문에 대해서는 “학문과 사상의 자유의 범위를 벗어났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또 한번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같은 당 비례대표 출신 배일도 의원도 국보법 폐지 논란에서 폐지 기자회견까지 하는 등 지도부의 애간장을 태웠다. 행정중심복합도시 법안 처리 때도 수도권 의원들의 법사위 농성에 합류했다. 그러나 정작 해당 ‘여왕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소신’이라는 말로 ‘왕따’를 극복하려 해 네티즌을 중심으로 일정한 지지층도 갖고 있다. 고진화 의원은 자신이 배포하는 모든 자료에 ‘소신 고진화’란 말을 꼭 넣는다. 유시민 의원측도 “당을 떠나라는 말을 유 의원에게 직접하는 사람이 없다.”면서 당당한 태도를 견지했다. 박준석 박지연기자 pjs@seoul.co.kr
  • 美대법관 ‘학벌 장벽’?

    美대법관 ‘학벌 장벽’?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수 성향이 강한 새뮤얼 얼리토 연방 항소법원 판사를 대법관으로 지명하자 공화당은 환영의사를 나타낸 반면, 민주당의 다수는 “미국을 통합이 아닌 분열시킬 인물을 골랐다.”며 즉각 반발하고 나서 인준 과정에 진통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얼리토의 인준을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공화당측과의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해리엇 마이어스 대법관 지명자가 사퇴하고 얼리토 새 지명자가 등장하는 과정에서 미국 사법부의 ‘학벌주의’가 또다른 논쟁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얼리토 지명자를 포함한 9명의 대법관 가운데 존 로버츠 대법원장과 안토닌 스칼리아·앤터니 케네디·데이비드 수터·스티븐 브레이어 대법관 등 5명이 하버드 대학 출신이다. 또 예일 대학을 졸업한 클레런스 토머스 대법관과 얼리토 지명자, 컬럼비아 대학 출신인 루스 긴스버그 대법관을 포함한 8명이 동부의 명문 대학인 이른바 ‘아이비 리그’ 출신이다. 존 폴 스티븐스 대법관만이 일리노이 주에 위치한 중부 지역의 명문 노스웨스턴 대학 출신이다. CNN은 31일 조지 부시 대통령의 얼리토 지명 소식을 전하면서 그가 예일대 출신이며, 사퇴한 마이어스가 잘 알려지지 않은 텍사스의 남부감리대 출신이라는 사실을 대비했다. 마이어스의 사퇴 요인 가운데에는 그녀가 미 사법부의 주류를 차지하는 아이비리그 출신이 아니라는 점도 포함돼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사법부가 가장 보수적인 집단으로 알려져 있다. 민주당의 상원 대표인 해리 리드 의원은 성명을 통해 “부시 대통령의 선택에 실망했다.”고 밝혔고 상원 법사위 간사인 패트릭 레히 의원은 “말할 것도 없이 도발적”이라고 비난했다. 레히 의원은 존 로버츠 대법원장 인준 당시 그를 찬성했던 22명의 민주당 상원의원 중 한 사람이다. 같은 당의 찰스 슈머 의원은 “부시 대통령이 미국을 통합시키는 오코너 대법관과 같은 사람을 뽑지 않고 미국을 분열시킬 것으로 보이는 인물을 선택하겠다고 생각한 것은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마이어스의 대법관 지명에 반발했던 보수진영은 얼리토 지명을 일제히 환영했다. 마이어스의 지명 철회를 백악관에 요구해왔던 ‘미국을 걱정하는 여성모임’의 잰 라루에 수석 고문은 “얼리토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최고 후보 중 하나”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얼리토의 인준 과정에서 낙태 문제가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워싱턴포스트는 그 과정에서 민주당과 공화당간의 격렬한 이념논쟁이 재연될 것으로 전망했다. dawn@seoul.co.kr
  • 野·千장관, 법사위 공방

    野·千장관, 법사위 공방

    “장관은 원래 명석해서 답변을 잘 하지만 아무리 미사여구로 인권을 부르짖어도 국민들은 ‘강정구 구하기’로 알 것이다.”(한나라당 장윤석) “터무니없는 색깔론이고 정치공세다. 그런 발언 계속하면 용납할 수 없다. 최소한도의 인격을 지키는 질의를 해달라.”(천정배 법무부 장관)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강정구 구하기 논란’으로 촉발된 천정배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그에 이은 김종빈 검찰총장의 사퇴를 놓고 날선 설전이 벌어졌다. 특히 ‘지휘권 발동 1호 장관’으로 기록된 천 장관의 ‘소신 뒤집기’가 도마 위에 올랐다. 천 장관이 지난 1996년 지휘권 삭제를 담은 검찰청법 개정안을 발의했고,2001년에도 같은 내용으로 된 참여연대의 입법 청원을 소개한 것을 한나라당 의원들은 매섭게 파고 들었다. 한나라당 장윤석 의원은 “지휘권 폐지법안을 발의한 뒤 지휘권을 발동한 것은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하는 격”이라며 “소신을 바꾼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이에 천 장관은 “신념을 바꿨다고 할 수 있다.”고 시인하면서 “검찰을 시녀로 삼은 정권의 폐해에 대한 분노의 표현으로서 법안을 발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김재경 의원은 “건국 이래의 최초 수사권 지휘를 왜 하필이면 강정구 교수 사건에 했느냐.”고 추궁했다. 이에 천 장관은 “우리 국민 모두가 불구속 수사 원칙의 혜택을 봐야한다는 의미”라면서 “검찰 출신인 김 의원께서 그런 식으로 판단했다면 법하고는 한참 멀어진다.”고 오히려 쏘아붙이기도 했다. 김 의원도 잔뜩 격앙돼 “감정적으로 하지 말라. 천 장관 인격을 그렇게 안 봤는데 왜 그렇게 하느냐.”고 응수했다. 열린우리당 최재천 의원은 “지난 2003년 법무부와 검찰이 국회에 나와 구체적인 수사권 지휘는 살아 있어야 한다고 보고했는데 왜 그때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가만히 있다가 지금에 와서 그러냐.”고 꼬집었다. 한나라당 주호영 의원은 “이번 사건의 피의자가 대학교수가 아니라, 또 코드가 맞지 않는 사람이었다고 해도 장관이 과연 이렇게 인권을 신경썼을지 앞으로도 두고두고 지켜 보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김종빈 전 총장이)시대정신을 모르는 검찰총장이라고 비판하는데, 왜 몇달 전에는 시대정신도 모르는 검찰총장을 임명했으며, 또 구속 의견을 편 경찰청장은 그대로 두느냐.”고 따지기도 했다. 천 장관은 한나라당 의원들의 추궁이 계속되자 “불구속 방침은 경찰 수사단계에서 적용되는 것이지 검찰에 불구속 수사를 지시한 것은 아니다.“고 한발 뺐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靑 “檢개혁 사개추위서”

    법무장관의 지휘권 행사에 대한 검찰의 반발과 동요에 강력하게 경고하고 나섰던 청와대가 17일 갑자기 침묵을 지키고 있다.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검찰 관련 논의가 없었고, 노 대통령의 언급도 전혀 없었다고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그러나 여권 내부에서는 차제에 강력한 검찰개혁 드라이브를 걸자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어 주목된다. 열린우리당 법사위원들은 지난 16일 노 대통령이 초청한 청와대 만찬에서 사법개혁의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알려진다. 문재인 민정수석에 이어 이해찬 국무총리가 17일 검찰에 대한 문민통제를 강조한 점은 강도높은 검찰개혁을 예고한다. 노 대통령의 침묵은 ’폭풍 전야의 고요함’을 뜻한다고 볼 수도 있는 셈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일단 검찰개혁 추진설을 부인하면서 긴장도를 누그러뜨린다. 대신 사법개혁추진위원회로 공을 떠넘기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검찰개혁에 대해 “사개추위가 방향을 잡아가고 있고 그쪽으로 계속 해나가고 있다.”면서 조만간 사개추위의 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만수 대변인도 “검찰개혁은 사법개혁의 범위 내에서 추진될 것이고, 사개추위의 틀 내에서 마련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고위관계자는 인적 청산과 조직쇄신 방안에 대해 “그런 것은 없다.”고 부인했다. 청와대와 검찰의 갈등과 긴장은 청와대의 강력 경고 이후 소강상태에 들어간 듯하다. 하지만 청와대가 조만간 임명할 검찰총장의 색깔에 따라 재연될 소지가 많다. 청와대가 검찰개혁을 겨냥해 외부 인사를 임명할 경우에는 맞부닥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조만간 윤곽을 드러낼 사개추위의 사법개혁 방안이 검찰에 개혁의 수위를 높인다면 검찰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독립에서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도 주목된다. 결국 청와대와 검찰의 갈등과 긴장은 수면 아래로 내려가 잠복하고 있을 뿐이고, 언제든지 폭발할 소지를 안고 있는 것 같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여“해임안땐 부결” 한“즉각사퇴를”

    노무현 대통령이 16일 김종빈 검찰총장의 사표를 전격 수리하자 여야는 천정배 법무부 장관의 거취를 둘러싸고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웠다. 열린우리당은 천 장관 ‘엄호 사격’에 나선 반면 한나라당은 천 장관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며 ‘해임건의안’ 카드로 압박전을 이어갈 기세다. 열린우리당 정세균 원내대표는 이날 영등포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나라당이 해임건의안을 제출하면 부결시키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밝혔다. 이어 “한나라당이 색깔론을 부각시키며 재보선에 활용하려는 정략적 의도가 들어있는 것 같다.”면서 “해묵은 사상논쟁은 그만두고 정책 대결을 하자고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도부의 옹호론과는 달리 당내에서는 비판론도 확산되고 있다. 주요 당직자는 “사회적 파장없이 지나갈 수 있었는데,(천 장관의) 융통성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꼬집었다.한 의원은 “김 총장 사퇴에 따른 혼란의 책임은 천 장관이 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의원은 “당내 20%는 천 장관을 지지하지만 나머지는 불만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중진 의원은 “천 장관이 선거를 앞두고 너무 오버했다.”면서 “천 장관이 2년 연속 우리당을 위기로 몰아넣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4대 개혁법안’을 밀어붙이다가 한나라당의 저지로 포기한 점을 상기시켰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일단 천 장관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여론의 추이를 좀더 지켜본 뒤에 해임건의안 제출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계산이다. 그래서 17일로 예정된 의원총회도 19일로 연기했다. 김무성 사무총장은 “해임안을 제출하면 가결 여부에만 관심이 쏠리게 돼 검찰의 독립성 침해나 강정구 교수의 문제는 묻히게 된다.”며 신중한 대처를 강조했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강경 대응을 고집하면 소모적인 이념 대결에 말려드는 우를 범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내 강경파들을 중심으로 해임건의안 제출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 법률지원단장인 장윤석 의원은 “천 장관이 자진 사퇴에 불응하면 해임건의안 제출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면서 “18일 국회 법사위가 열리기 전에 천 장관이 자진 사퇴해 출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지운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千장관처리 여야 공조 가능성

    千장관처리 여야 공조 가능성

    천정배 법무부장관 수사지휘 파문에 대한 정치권의 입장이 확연히 갈리면서 정당별 공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나라당이 신중하게 검토중인 천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비롯해 국가보안법,X파일 특별·특겁법 등 올 정기국회 쟁점법안에 대해서도 ‘짝짓기’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 “해임여부는 별개의 문제” 우선 천 장관의 거취를 놓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자진사퇴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반면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은 반대입장이 확실하다. 한나라당이 천 장관 해임건의안 제출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은 거듭 자진사퇴를 요구하면서 보조를 맞추었다. 그러나 해임안 제출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공조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민주당 이낙연 원내대표는 “다시 논의를 해 봐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견임을 전제로 “우리의 주장은 천 장관이 스스로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 달라는 것이지 해임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한발 물러섰다. 이번 사태와 맞물려 국가보안법이 정기국회 최고 쟁점 법안으로 불거질 전망이다. 현재 국회 법사위에 국보법 개·폐 법안이 계류중이다. 지난해 말 여야가 ‘대체입법’이라는 절충점까지 간 적이 있지만 강정구 교수 파문을 계기로 이념 논쟁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민노당은 이번 파문이 국보법 폐지의 필요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규정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이다. 따라서 열린우리당 내 국보법 폐지론자들과 범개혁노선을 형성해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이나 한나라당도 이에 정면대응하려는 기류다. ●X파일 관련법·사학법 쟁점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X파일관련법들도 부상할 조짐이다. 현재 법사위에는 열린우리당과 민노당이 각각 제출한 특별법안과 한나라당 주도로 야4당이 공동발의한 특검법이 회부돼 있다. 특히 열린우리당은 김영삼 정부 시절의 옛 안전기획부의 불법도청에, 한나라당은 김대중 정부 시절의 불법도청에 각각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민노당과의 공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도청 테이프 내용의 공개주체를 민간기구(열린우리당)로 할지, 특검(민노당)으로 할지 여부를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사학법은 여야 합의 시한이 오는 19일로 다가왔다. 일단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자립형학교와 열린우리당이 주장하는 개방형이사회가 걸림돌인데 일각에서는 양측이 한발씩 물러나 상대방의 요구를 수용하는 선에서 해결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여야가 합의에 실패, 국회의장 직권상정이 될 경우 열린우리당은 민주당 등 한나라당을 제외한 야당과의 정책공조가 이뤄질 공산이 크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검찰총장 사퇴 파장] 정치권 반응

    강정구 교수 파문과 관련해 14일 김종빈 검찰총장이 끝내 사의를 표명한 것과 관련, 정치권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김 총장이 천 장관의 불구속 수사지휘를 수용한다고 발표한 뒤 열린우리당과 민노당은 환영을,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각각 비난과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날 밤 김 총장이 돌연 사퇴의사를 표명하자 분위기는 정반대로 바뀌었다. 천 장관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한나라당은 17일 의원총회를 열어 천 장관 해임건의안 제출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18일 국회 법사위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열린우리당은 곤혹스러운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전병헌 대변인은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판단할 문제”라면서 김 총장의 거취에 즉답을 회피했다. 그러나 “검찰총장이 사직할 이유도 없고, 더욱이 사퇴할 만큼 중대한 사안도 아니라고 본다.”면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오영식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검찰이 가졌던 관성이나 조직 논리상 내부의 복잡한 측면들을 고려해서 검찰총장이 거취를 결정한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노당은 김 총장의 사퇴에 유감을 나타내면서도 수사지휘를 수용한 검찰측 입장이 번복돼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한나라당은 검찰 독립성을 지켜냈다며 김 총장의 사퇴를 지지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한마디로 사즉생”이라면서 “총장이 자리에서 물러남으로써 최소한의 검찰 위신을 지키고 독립성을 지켜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천 장관의 책임론도 거론했다. 전 대변인은 “천 장관은 검찰의 최고 책임자로서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고 직권남용을 해 총장 사퇴를 야기했다.”면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천 장관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한나라당을 거들었다. 박준석 구혜영기자 pjs@seoul.co.kr
  • 정책국감 기틀 ‘절반의 성공’

    올 국정감사가 11일 막을 내렸다. 예년에 견줘 ‘유달리 조용했다.’는 평가 속에 여야는 “정책국감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자료 제출 공방’ ‘이벤트 치중’이나 ‘피감기관과 술자리’ ‘인신공격성 질의’ 등의 구태로 아쉬움도 남겼다.●상임위 곳곳 ‘자료 전쟁’ 이번 국감은 ‘자료제출 공방’으로 시작했다가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곳곳에서 피감기관의 자료 부실 제출을 놓고 설전을 벌였고, 건설교통위는 한때 파행을 겪었다.특히 국무조정실이 ‘국정감사 정보공개 및 홍보강화방안’ 지침서를 내려보내면서 이런 신경전을 더욱 부채질한 형국이 됐다. 한나라당 박형준 의원은 “실사 결과 국무조정실 지침은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며 “효과도 없는 지침을 만들어 국감을 물타기하고 국정 활동을 방해했다.”고 꼬집었다.문화관광위 소속 민주당 손봉숙 의원의 보좌관은 KBS 이사회 회의록을 직접 열람하느라 2주일 동안 KBS로 출퇴근하는 ‘수공업’에 매달렸다.●의원들의 빛과 그림자 올 국감에선 ‘중국산 김치의 납 함유량이 국산의 5배’라는 사실을 밝혀낸 보건복지위의 고경화(한나라당) 의원과 인터넷 민원 서류의 위·변조 가능성을 제기한 행정자치위의 권오을(한나라당) 의원 등이 돋보였다. 재정경제위 등 3개 상임위에서 삼성문제를 다루고 처음으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증인으로 채택되는 등 ‘삼성 국감’으로도 불릴 만큼 삼성그룹이 화제였다.열린우리당 박영선, 민주노동당 심상정·노회찬 의원 등은 ‘삼성 3인방’으로 맹활약했다. 철저한 사전 현장 답사를 바탕으로 꼼꼼한 질의가 돋보인 보건복지위 소속 한나라당 박순자·박재완 의원, 건설교통부 산하 기관들의 부도덕 실태를 까발린 한선교 의원도 호평을 받았다. 여야의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로 매일 국감 브리핑을 하면서도 소속 상임위에서 ‘송곳 질의’를 하며 ‘1인 2역’을 한 열린우리당 오영식,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도 후한 점수를 받았다. 대한축구협회의 회계비리를 적발한 열린우리당 이광철 의원, 차분한 질의로 ‘시청료 논쟁’에 불을 지핀 한나라당 이계진 의원 등도 눈길을 끌었다. 반면 ‘술자리 폭언 파문’을 일으킨 법사위 소속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과 그 자리에 참석한 열린우리당 이원영·정성호·최용규 의원 등의 행태는 ‘이맛살 케이스’로 꼽힌다. 한나라당 이상배 의원은 피감기관장의 언어 장애를 비화하는 발언을 했다가 사과했고, 열린우리당 홍미영 의원은 이원종 충북지사를 김영삼 정부 시절 이원종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오인하고 자료를 뿌렸다가 회수하는 해프닝을 벌였다.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국감 중계] 한자 스피드퀴즈 진땀 뺀 법제처장

    10일 오전 법제처 국감장에서 때아닌 ‘스피드 퀴즈’가 펼쳐졌다. 법사위 소속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작심한 듯 지나치게 난해한 법률용어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김선욱 법제처장에게 즉석 한자시험을 실시한 것. 노 의원은 법제처가 추진 중인 ‘법률 한글화를 위한 특별조치법안’과 관련,“특별법에 따라 바뀌게 될 법률용어를 몇 가지 물어보겠다.”며 김 처장에게 모두 10개의 법률용어 뜻풀이 문제를 제시했다. 김 처장은 민법 233조의 ‘몽리(蒙利)’라는 용어의 뜻을 묻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면서 난처한 웃음을 지었다. 김 처장은 감사원법 19조의 ‘장리(掌理·일을 맡아서 처리함), 교통안전법 2조의 ‘삭도(索道·케이블카 등의 케이블)’ 등 2문제의 뜻은 맞혔으나, 형사소송법 77조의 ‘전촉(轉囑)’, 형사소송법 221조 ‘호창(呼唱)’, 민법 299조 ‘위기(委棄)’ 등 8개 용어의 뜻을 맞히지 못했다. 이에 노 의원은 “법제처장이니까 2문제나 맞힌 것이지 모르는 게 당연하다.”면서 “전촉이나 위기 등 국어사전에도 없는 단어가 버젓이 법전에 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제처가 어려운 한자용어를 알기 쉬운 한글로 바꾸지 않고, 단순히 한자의 음만을 한글로 표기하는 데 그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노 의원은 “오늘 퀴즈를 풀면서 장관이 느낀 고충이 바로 일반 국민이 평소에 느끼는 고충”이라며 “법률용어 자체를 실생활에서 쓰이는 쉬운 말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갑작스러운 스피드퀴즈에 진땀을 흘린 김 처장은 “국어전문가를 채용해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오늘의 눈] “의원님 공부 좀 하시죠”/박경호 사회부 기자

    지난 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감 현장. 기자는 안기부·국정원 도청사건, 삼성과 관련된 안기부 X파일 등 굵직한 현안들에 대한 의원들의 송곳같은 질의를 기대하고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실망뿐이었다. A 의원이 김종빈 검찰총장에게 다그치듯 물었다. 국정원 도청사건이었다.“김은성 전 국정원 차장을 왜 체포해 조사하지 않습니까.”하지만 김 전 차장은 이미 전날 체포된 상태였다.“어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대답한 김 총장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B 의원은 검찰인사 문제를 물고 늘어졌다. 장황한 설명에다 자기 주장까지 편 뒤 따졌으나 “의원님, 그건 법무부 소관”이라는 김 총장의 답변을 들어야 했다. 번지를 잘못 찾은 것이다. C 의원은 질의를 빗대 최근 자신이 고소한 사건의 수사를 촉구했다. 하지만 사건을 공정하게 다뤄야 할 검찰에 사건 당사자가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을 이용, 민원을 제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추상같은 질의 대신 맥만 풀리게 하는 질의는 서울중앙지검에서도 계속됐다.D 의원은 국감에서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을 추궁하면서도 누가 누구의 유서를 써준 것인지도 헷갈려 했다. 여러 기관을 짧은 기간에 감사하려다 보면 의원들이 한두가지 실수는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날 일부 의원들의 질의행태는 피감기관의 업무에 대한 이해도 부족에다 자신의 신분을 잊은 것이나 다름없어 아쉽기 그지없었다. 이러니 “우리는 하루만 버티면 된다.”던 검찰간부의 독백이 나온 게 아닌가 싶다. 물론 검찰 행태도 이런 의원들 못지않게 국감현장을 맥빠지게 한다. 국민들이 궁금해 할 만한 문제가 나오면 ‘수사중’이라며 답변을 얼버무리는 태도는 시정돼야 한다. 하지만 법사위 국감을 지켜본 기자로서는 이런 검찰측의 무성의한 태도를 탓하기에 앞서 국민의 효자손이 되어야 할 ‘존경하는 의원님’들이 좀 더 공부하는 자세를 가지길 기대해본다. 박경호 사회부 기자 kh4right@seoul.co.kr
  • “재벌에 약한 檢 국민 불신할 것”

    7일 열린 법사위의 대검찰청 국감에서는 삼성그룹이 관련된 사건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면서 검찰이 삼성을 감싸는 것 아니냐는 의원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그러나 그때마다 검찰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답변을 회피하거나 두루뭉술하게 넘어갔다. 검찰이 수사 중인 삼성 관련 현안은 ▲안기부 도청 사건 ▲에버랜드 전환사채(CB) 변칙증여 사건 ▲1997년·2002년 삼성의 대선자금 관련 사건 ▲떡값 검사 의혹 등이다. 법사위원들은 사안별로 검찰의 엄정수사를 촉구했다. 열린우리당 이원영 의원은 “검찰이 재벌에 약한 모습을 보이면 국민은 검찰을 불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선병렬 의원은 “안기부 도청테이프 사건에서 떡값 수수 의혹을 받은 검사들 중 일부가 에버랜드 CB 변칙증여 수사 지휘부였다.”면서 “관련 고발을 받고도 기소까지 3년 6개월의 시간이 걸린 것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김종빈 검찰총장은 “변칙증여에 대한 첫 사건이기 때문에 수사에 어려움이 있었을 뿐, 당시 검사들은 소신을 갖고 열심히 수사했다.”고 반박했다. 이 회장과 홍석현 전 주미대사의 수사 착수 여부도 의원들의 관심을 끌었다. 홍 전 대사에 대한 소환장 발부 여부를 물은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의 질문에 검찰은 “검사 떡값 수수 의혹과 관련해 우편 진술서를 요청했고, 서울지검에서 소환장을 보냈다.”고 답했다. 홍 전 대사의 회신은 검찰에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술자리 與의원’ 윤리위 제소 黨지도부가 백지화

    ‘대구 폭언파문’과 관련, 당시 술자리에 참석한 국회 법사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의원들에 대해 같은 당의 국회윤리특위 위원들이 징계를 추진하자 당 지도부가 제동을 걸어 백지화시키면서 또다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열린우리당 오영식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6일 “국회 윤리특위의 여당 간사인 이상민 의원 등이 소속 법사위원들을 윤리특위에 제소한 것을 철회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오 부대표는 “이 의원 등이 제소한 것은 당 지도부 판단이 아니라 전적으로 개인의 판단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면서 “우리당 의원들까지 제소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처사”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당 법사위원들은 술자리의 주역이거나 문제의 발언을 한 당사자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이상민 의원 등 열린우리당의 윤리특위 위원 5명은 전날 최용규·정성호 의원 등 소속 의원 4명을 포함해 술자리에 참석한 여야 의원 7명 전원을 윤리위에 제소했다. 정세균 원내대표는 제소 보고를 받고 “도대체 정신이 있는 거냐.”고 진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윤리위에 제소된 일부 우리당 법사위원들도 “우리가 무슨 잘못이 있느냐.”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 러나 원내 지도부의 철회 결정에 대해 이상민 의원은 당초 입장을 고수하며 버티는 등 새로운 당내 분란으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의원을 제외한 이기우·한병도·한광원·정봉주 의원 등 4명은 이날 제소를 철회했다. 이종수 박지연기자 vie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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