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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국 60주년] 파리의 교민들 佛주류사회 진입장벽을 깬다

    [건국 60주년] 파리의 교민들 佛주류사회 진입장벽을 깬다

    |파리 이종수특파원|‘이방인에서 당당히 프랑스 상류 사회로’ 프랑스 사회는 열려 있으면서도 닫혀 있다. 얼핏 보면 유학생에게도 생활지원금이 나올 정도로 사회 복지가 잘 갖춰져 있다. 또 이민자에 해당하는 장기 체류자도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면 ‘성공 신화’의 주역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정작 상류 사회 진입은 학술·예술계를 제외하면 여전히 힘들다. 특히 유럽연합(EU) 회원국이 아닌 외국 출신 이민자에게 그 장벽은 두껍고 높다. 프랑스에서 상류 사회에 들어가려면 고교 졸업생 2%가 들어가는 엘리트 산실인 그랑제콜에 입학하거나 법대나 의대를 졸업해 전문직에서 활동해야 한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1기 내각에서 ‘인간 승리’의 상징으로 부상한 북부 아프리카 이민자 2세대인 라시다 다티 법무장관도 자신의 야망을 더 키우기 위해 회계사로 일하다 다시 법관양성학교로 들어간 것이 단적인 사례다. 프랑스 교민사회가 체제를 갖춰가면서 그랑제콜에 입학하는 이민 1.5∼2세대 자녀들이 늘어나고 있다. 컨설턴트 피에르 주(32), 세계적인 미국계 로펌 ‘와일, 고츠할&맨제스’의 변호사 이선영(30), 지난해 그랑제콜에 형제가 동시에 입학해 화제가 된 나호연(23)·호영(22)씨 등 4명이 한자리에서 만났다. 외국 생활에 따른 핍진함을 이겨냈다는 공통분모가 있어서일까? 퐁피두센터 6층 조르주 레스토랑에서 만난 네 사람은 간단한 자기 소개를 한 뒤 금세 오누이처럼 친해졌다. 프랑스 사회의 주역으로 갓 진입했거나 진입이 보장된 그랑제콜에 입학한 이들은 ‘어제, 오늘 그리고 미래’를 징검다리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물론 한국어보다는 불어를 더 자연스럽게 구사했다. 두 사람은 프랑스에서 이른바 ‘잘나가는’ 전문직 종사자이고 두 사람은 상류 사회라는 미래가 보장된 학교에 다니고 있다. 탄탄대로를 달려온 과정을 물어봤다. 이선영 가톨릭계 사립 고교를 졸업한 뒤 파리5대 법대에 진학했어요. 석사를 마치고 현장 경험을 쌓기 위해 박사1단계에 해당하는 고등전문가과정(DESS)을 거쳐 2002년 국가고시에 합격해 변호사학교에 입학했습니다.(그는 당시 국가고시에서 전국 2등의 성적으로 한국계 첫 여성변호사 기록을 세우며 화제가 됐다.) 지금은 미국계 로펌 ‘와일, 고츠할&맨제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피에르 주 그랑제콜 준비반(프레파투아르, 줄여서 ‘프레파’라고 말함)에 들어가 2년을 공부한 뒤 3년 과정의 ESCP를 졸업하고 미국 회계법인 ‘에른스트 & 영’에서 1년 근무했습니다. 이어 세계적 광고회사 퍼블리시스와 석학 자크 아탈리가 세운 전략컨설팅 회사 ‘아탈리 & 아소시에’의 투자를 받아 벤처기업을 세워서 일하다 지금은 ‘아탈리 & 아소시에’에서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습니다. 나호연 ‘프레파’에서 2년간 공부하고 그랑제콜에 도전했으나 첫해에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재수해서 지난해 ESC P에 입학했습니다. 나호영 형처럼 ‘프레파’를 거쳐 폴리 테크니크에 입학해 기숙사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는 프랑스인 쿼터로 폴리 테크니크에 입학한 최초의 한국인이어서 더 화제가 됐다. 그러나 ‘오늘’에 이르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미래의 프랑스 사회 주역이 되기 위해 쏟은 남다른 노력이 궁금했다.) 나호연·호영 ‘프레파’ 입학은 물론 들어가서 공부할 때 힘들었어요. 입학한다고 그랑제콜에 다 들어가는 게 아니거든요. 새벽 1시까지 공부하는 게 보통이랍니다. 이선영 파리5대 학부는 무척 힘들어요.2학년에 진학할 때 15∼20% 정도가 올라가거든요.3학년 진학도 40% 정도만 해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 남으려면 밤늦게까지 공부할 수밖에 없죠. (네 사람은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정체성 혼란도 겪었다. 이들에게 1.5세대로서의 ‘성장통’과 한국에 대한 생각 등을 물어보았다.) 나호연 어릴 적 부모님을 따라 파리로 와서인지 한국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고 주된 정서는 프랑스에 가까워요. 그런데 1년에 두번 정도 한국에 들르고 여기서도 드라마·사극 등을 보면서 한국을 알려고 노력하다 보니 차츰 익숙해 졌어요. 나호영 ‘이중의 정체성’에 가끔 힘들 때가 있어요. 프랑스에 있으면 한국인 같고 한국에 가면 프랑스인이라는 느낌이 많이 들어요. 그러나 갈수록 한국이 집처럼 느껴져요. (두 사람은 올해 여름 한국의 프랑스 대사관과 ‘‘칼리옹’ 은행 지사에서 2개월 동안 연수를 할 계획이다.) 이선영 4살 때 파리로 와서 한국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어요. 어려서 와서 프랑스 애들 속에서 자라서인지 크게 힘든 점은 없었던 것 같아요. 다만 한국 친구가 거의 없어 외롭기는 했어요. 피에르 주 프랑스에서 태어나 10살까지 살다가 한국으로 돌아가 초등학교 6학년에 들어갔는데 적응이 힘들었어요. 특히 교육 시스템과 생활 풍습이 달라서 쉽지 않았죠. 그러다 다시 프랑스로 왔는데 정작 한국을 떠날 때는 더 있고 싶었어요. (마지막으로 포부를 물어 보았다. 네 명 모두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꿈을 넓히고 싶다고 들려줬다.) 피에르 주 프랑스와 한국 비즈니스의 가교 역할을 하고 싶어요. 특히 한국이 강세인 뉴미디어와 인터넷 등의 분야를 프랑스 미디어에 접목하는 일을 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한국 진출에 관심이 많은 프랑스 중소기업의 경영 전략을 컨설팅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싶습니다. 이선영 일단 올여름(프랑스에선 7월12일, 한국 8월19일)에 결혼식부터 잘 치러야죠(웃음). 미국 로펌에서 월급쟁이로 일하는 데 만족하지 않고 개인 변호 업무도 병행하면서 국제적으로 유명한 변호사가 되고 싶어요. 나호연 3학년 때 비즈니스법을 전공해 로펌에서 일할 계획입니다. 경험을 더 쌓은 뒤 고위공무원이 되고 싶습니다. 필요하다면 ‘그랑제콜의 최고봉’이라는 국립행정학교에도 진학할 예정입니다. 나호영 경제·금융을 전공한 뒤 미국에서 석사학위를 마칠 계획입니다. 그 뒤 투자은행에서 일한 뒤 세계은행이나 국제통화기금과 같은 국제기구에서 꿈을 펼치고 싶어요. (이들과의 대화는 한마디로 ‘유쾌’했다. 그동안 뻗어온 국력을 체감할 수 있었고 여러 가지 한계로 아버지 세대가 못 이룬 꿈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역사의 숨결도 느낄 수 있었다.) vielee@seoul.co.kr
  • 美 CIA 망신

    美 CIA 망신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비서실장은 문재인? 정책실장은 변양균?” 미 중앙정보국(CIA)이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참모진 명단을 엉터리로 소개했다.CIA로서도, 한국정부로서도 민망한 상황이다.CIA는 지난 27일 새소식란에 외국 정부 수반·각료들의 최신 명단을 소개했다. 여기엔 한국도 포함돼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 한승수 총리, 조중표 국무총리 실장 등 조각 당시 각료들은 정확히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청와대 참모 명단은 오류 투성이였다. 청와대 비서실장에는 문재인, 정책실장은 변양균, 외교안보실장은 백종천 등 노무현 정부 당시 참모진의 직함·성명이 버젓이 올라와 있다. 감사원장 전윤철, 방송위원장 노성대, 국가인권위원장 김창국 등도 ‘과거명단’이다. 부패방지위원회 조직명도 그대로 게재돼 있었다. 부방위는 국가청렴위를 거쳐 현재 국민권익위원회로 명칭이 바뀐 상태다. 또 CIA 홈페이지는 정성진 전 법무장관을 부방위 위원장으로 소개했다. 그러나 정 전 법무장관은 2004년 8월 부방위원장에 임명돼 이후 3년간 국가청렴위를 이끌었다. 이후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법무장관을 지냈다. 주미 한국대사관과 외교부, 국정원 등의 무관심과 직무 태만속에 CIA 홈페이지를 찾는 외국인들은 잘못된 한국관련 정보를 얻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국가 정체성 도전하는 시위 엄단”

    “국가 정체성 도전하는 시위 엄단”

    이명박 대통령이 불법·폭력시위에 대한 엄단 의지를 밝히고, 검찰과 경찰이 네티즌들의 광고불매운동 등에 대한 본격 수사에 나서면서 두 달째 이어진 쇠고기 정국이 분수령을 맞고 있다. 정부의 불법시위 강경대응 방침에 촛불집회를 주도해 온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와 일부 네티즌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서 이번 주가 쇠고기 파동 정국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최근 촛불집회와 관련,“정책에 대해 비판하는 시위는 정책을 돌아보고 보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지만 국가 정체성에 도전하는 시위나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시위는 엄격히 구분해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촛불시위 과정에서 경찰도 많은 고생을 했지만 인명사고가 없었던 것은 큰 다행”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이 전했다. 김경한 법무장관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네티즌들의 광고불매운동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의 신문광고물 압박은 광고주에 대한 공격이다. 이러한 위해 환경에 대한 수사를 강화하겠다.”면서 강한 수사 의지를 밝혔다. 김 장관은 촛불집회 대응방침과 관련해서도 “시위가 일반시민과 분리되는 양상인 만큼 불법시위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구본진 첨단범죄수사부장을 팀장으로 하는 인터넷신뢰저해사범 전담수사팀을 꾸리고 네티즌들의 광고불매운동에 대한 본격 수사에 들어갔다. 어청수 경찰청장도 국무회의에서 “일련의 정부 조치로 일반 시민 참여가 대폭 감소했으나 일부 세력에 의해 대정부 투쟁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보고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유인촌 문화관광부 장관은 국무회의 브리핑을 겸한 정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정부는 민생경제 안정을 위해 불법시위에 대해선 단호히 대처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제 촛불을 끄고 일터로 돌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가족과 국민건강을 위해서 촛불을 들었던 국민들은 마음의 촛불을 켜고 정부를 지켜봐 달라. 국민이 건강한 삶의 감시자가 돼 달라.”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정부 방침에 대해 일부 시민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다음 아이디 ‘mong’은 “극소수 사람들의 폭력 행동을 두고 전체를 폭력시위로 매도하다니 이 정부는 그렇게도 자신감이 없는가.”라고 비난했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 박원석 상황실장은 “검역주권을 내주고 국민 건강을 위협한 정부가 오히려 국가 정체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을 대통령 스스로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성규 윤설영 이재훈기자 snow0@seoul.co.kr
  • EU ‘정치통합’ 사실상 무산

    EU ‘정치통합’ 사실상 무산

    |파리 이종수특파원|유럽연합(EU) 헌법을 대체하는 리스본 조약의 비준을 묻는 아일랜드 국민투표에서 조약이 부결될 것이 확실시된다. 더못 어헌 아일랜드 법무장관은 13일(현지 시간) 국영방송과의 회견에서 “전체 개표 결과에 대한 확인을 기다려 봐야 하지만 반대 의견이 승리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로써 2005년 EU헌법 비준 부결 이후 이번에도 EU의 정치적 통합 노력이 좌절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날 치른 국민투표의 최종 개표결과는 13일 오후 늦게(한국 시간 14일 새벽)에 나올 예정이지만 43개 투표소에서 초반 개표 결과와 개표에 참가 중인 선거관리 위원들의 말을 종합할 때 사실상 부결될 것으로 예상된다.EU 대통령직과 외교장관직 신설 등 정치적 통합도를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한 리스본 조약은 EU 27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비준을 해야 발효될 수 있다. 아일랜드를 제외한 26개 회원국은 조약 비준의 부담을 덜기 위해 국회 비준을 선택해 현재 프랑스·독일 등 18개 회원국이 비준을 마쳤다. ●“주권 위협 가능성” 우려 400만 인구의 아일랜드가 국민투표에서 4억 9000만여명의 EU시민들의 꿈을 좌절시킨 것은 몇가지 요인으로 풀이된다. 먼저 리스본 조약 발효로 유럽의 정치적 통합이 진전될수록 작은 국가인 아일랜드의 주권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여론이 높았다. 또 그 동안 급성장을 누려온 아일랜드 경제가 올해 경제 성장률이 1.5%로 예상되는 등 경기 상황이 악화된 것도 EU 통합을 반대하는 데 일조했다. 특히 아일랜드는 유럽에서 가장 낮은 법인세(12.5%) 덕분에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해 급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새달부터 6개월간 EU 순회의장국을 맡는 프랑스는 법인세 과세 방식을 유럽 국가들끼리 조율하자고 주장해 아일랜드의 반발 기류를 자극했다. 이밖에 방위·농업정책 등에서도 아일랜드는 유럽통합에 회의적이었다. ●EU회원국 내주 정상회의서 대안 논의 최종 개표 결과 리스본 조약이 부결되면 EU의 정치적 통합을 놓고 큰 혼란이 야기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BBC방송 등 유럽 언론들은 “리스본 조약이 부결될 경우 EU정상들이 마땅한 대안인 ‘플랜 B’가 없다.”고 보도했다. EU회원국은 다음주 정상회의를 열고 대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EU정상들이 논의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4가지로 내다 보고 있다. 먼저 리스본 조약의 내용을 부분적으로 수정해 아일랜드에 재투표를 요청하는 방안이다. 아일랜드는 2001년에도 EU통합을 다룬 니스 조약을 부결시킨 뒤 수정을 거쳐 몇달 뒤 국민투표를 실시한 적이 있다. 그러나 재투표를 실시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두번째 시나리오는 리스본 조약의 내용을 전면 수정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27개 회원국이 다시 모여 수정안을 만드는 과정이 복잡해 현실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아일랜드를 제외하고 26개 회원국의 비준으로 리스본 조약을 발효하는 방안도 제기된다. 그러나 이 역시 유럽통합의 명분과 어울리지 않아 쉽지 않은 선택 방안이다. 마지막 해법은 리스본 조약을 폐기하는 것인데 이럴 경우 EU의 미래는 완전히 달라지게 되고 통합 강도도 현격히 떨어진다. 어떤 경우를 놓고 봐도 아일랜드 국민투표에서 리스본 조약이 부결될 경우 EU통합을 향한 회원국의 노력은 당분간 답보 상태나 혼미를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vielee@seoul.co.kr
  • 이집트, 사회주의 버렸다

    이집트가 사회주의 간판을 완전히 내렸다. 마지막으로 남은 사회주의 흔적인 사회 공안검사 제도를 없앴기 때문이다. 이로써 사회주의 시절의 법률적인 잔재는 모두 사라지게 됐다.11일(현지시간) 이집트 관영 메나통신(www.mena.org.eg)은 “이집트 대통령 자문기구인 슈라위원회가 이날 ‘사회 공안검사’ 제도를 폐지하는 법률안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맘두 마레이 이집트 법무장관은 “이 조치는 자유시장 경제에 적합한 법체제를 갖추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랍의 맹주를 자처하는 이집트는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체제 모두를 경험한 독특한 나라다. 사회주의 체제는 1950년대 가말 압델 나세르 대통령에 의해 도입됐다. 그는 당시 냉전 상황 속에서 비동맹노선과 아랍민족주의를 표방했으며 영국에 맞서 수에즈운하의 국유화를 단행했다.58년 시리아와의 합병으로 아랍연합공화국의 대통령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61년 시리아에서 쿠데타가 일어나 아랍연합공화국에서 탈퇴한 데 이어 67년 3차 중동전 때 이스라엘에 시나이반도를 빼앗기면서 그의 아랍민족주의는 물거품이 되었다. 이 패배로 충격을 받은 나세르는 70년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나세르의 뒤를 이은 안와르 사다트 대통령은 자본주의 체제와 친서방노선을 지향했다. 구 소련보다는 미국 쪽으로 붙었다. 시나이반도를 얻어 홀로서기를 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사다트는 78년 캠프데이비드협정에 서명함으로써 시나이반도를 되찾는 대신에 이스라엘이 불법점령한 팔레스타인 땅을 영토로 인정해 아랍 각국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그는 이 때문에 81년 무슬림 과격파에 의해 암살됐다. 사다트에 이어 대통령에 선출된 호스니 무바라크는 전임 대통령들과는 달리 실용주의 중립노선의 길을 걷고 있다. 경제발전과 국가안정을 기치로 경제개발에 박차를 가해 5선에 성공하고 27년째 집권하고 있다. 무바라크는 글로벌 이슈로 떠오른 식량위기로 인해 지금 최고의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지만 슬기롭게 이를 해결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무바라크는 지난해 4월 개헌을 통해 사회주의 조항을 폐기했다. 하지만 사회주의 체제를 보호하기 위해 도입됐던 사회 공안검사 제도는 지금까지 유지해 왔었다.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감사원장 인선 24일째 표류

    감사원장 인선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 감사원 등에 따르면 감사원 업무의 특수성 때문에 법조인 출신이 원장 후보 1순위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지역안배 등 고려할 요소가 적지 않다 보니 적임자 찾기가 녹록지 않다는 것. 당초 영남 출신들이 사정기관을 장악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호남 인사를 우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마땅한 인물이 없자 비호남·비영남 출신 인사로 선회하기도 했지만 이 역시 ‘해답’찾기가 어렵다는 얘기가 나온다.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인사·통치 스타일에 대한 비난이 일면서 인선 원칙이 ‘비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쪽으로 가고 있는 것도 인선의 어려움을 더해주는 대목이다. 이러다 보니 전윤철 전 감사원장이 지난달 13일 사의를 표명한 이후 한달 가까이 됐지만 이렇다 할 원장감이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고 있다. 전윤철 전 원장이 물러난 시점을 전후해 김종빈 전 검찰총장, 송정호 전 법무장관, 안강민 전 서울지검장 등이 물망에 올랐다.하지만 거론된 후보들 대부분이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는 등의 소문만 무성할 뿐, 새롭게 대안으로 떠오르는 인물은 없는 상황이다. 감사원장 인선이 늦어지는 이유는 우선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으로 인한 ‘안개 정국’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연이은 촛불집회 등 민심이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여권은 대대적인 인적쇄신 압력을 받고 있다. 그러다 보니, 새 감사원장 인선은 후순위로 밀려난 것. 파행 국회도 원장 인선의 발목을 잡고 있다.18대 국회가 개원 첫날부터 파행을 겪어 적어도 국회 정상화 이후 감사원장 카드가 나올 전망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아무래도 개각 등 인적 쇄신이 이뤄지고 국회가 정상회돼야 원장이 내정되지 않겠느냐.”면서 “그럴 경우 인사청문회 등도 늦어져 새 원장은 다음달쯤 임명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검·경 ‘촛불’ 강경진압 혼선

    검·경 수뇌부가 거리로 나온 ‘광우병 쇠고기’ 촛불 집회에 대해 강경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지만 구체적인 처리 방안에 대해선 머리를 싸매고 있다. 현행법상 명백한 불법이지만 ‘국민 저항권’이란 여론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검·경 실무 수사진은 거리 시위에 ‘배후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지만 수뇌부는 배후설을 제기하며 정치적인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인상이 짙다. 김경한 법무장관은 26일 “지난 주말부터 정치구호가 난무하는 불법폭력집회로 변질되면서 심각한 양상으로 발전했다.”며 배후 조종자를 끝까지 근절하라고 검찰에 지시했다. 어청수 경찰청장도 “집회 전문 배후세력이 거리행진을 이끌고 있다. 수백명이라도 체포하겠다.”며 ‘배후설’을 노골화했다. 하지만 검찰과 경찰의 현장 수사진은 수뇌부와 확연한 인식 차를 보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대오를 지어 행진하던 지금까지의 집회와는 다르게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등 간단치 않은 양상으로 번져 경찰도, 우리도 당혹스럽다.”면서 “주동자가 있는 게 아니라 우발적인 것이라 고민스럽다.”고 털어놨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도 “국가보안법 위반자나 학생운동 전력자가 개입한 것은 아니다.”면서 “시민들이 쇠파이프 등을 들고 나오지 않는 한 강경진압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수뇌부와 달리 현장 수사진은 여론을 돌보지 않는 사법 처리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셈이다. 실제 주동자를 구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던 경찰은 이날 첫번째 거리 집회 당시 연행자들을 불구속 입건하며 적지 않은 부담감이 있음을 내비쳤다. 지난 주말 집회 현장에서 시민들도 “나를 잡아가라.”고 항변하며 사법처리에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연행된 시민들은 대부분 20∼30대 평범한 회사원과 자영업자, 주부들이었다. 도로 점거 등 특별한 불법행위를 하지 않았는데도 연행된 사람들도 있었다.26일 새벽 서울 양천경찰서로 연행된 휴학생 김모(26)씨는 “신촌 거리를 걷다가 경찰들이 한 여성을 강제로 끌고가 이에 항의했는데, 다짜고짜 나를 연행했다.”면서 “집회에 참여하지도 않았는데 마구잡이로 잡아들이는 게 불법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전문가들은 무리한 사법처리가 저항을 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는 “국민들의 불만족을 해결하려하지 않고 처벌만이 능사란 식으로 나오는 정부의 판단은 한참 잘못된 것”이라면서 “강경대응이 거리의 촛불을 끌 수 있을진 모르나 국민들 마음속에 타오르는 촛불을 끌 순 없다.”고 진단했다. 유지혜 이재훈 장형우기자 nomad@seoul.co.kr
  • [사설] 불법시위 변질 우려되는 촛불집회

    쇠고기 수입 개방으로 촉발된 촛불집회가 순수 문화제 형식에서 불법시위로 변질돼 걱정스럽다. 집회 참가자도 10대에서 20∼40대로 바뀌었다. 그러다 보니 ‘이명박 탄핵’ 등 정치구호가 등장하면서 당초 취지도 빛이 바래게 됐다. 게다가 민주노총과 일부 시민단체까지 가세해 도로를 점거하는가 하면 경찰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 주말에만 60여명이 경찰에 연행됐다.“청와대로 가자.”는 등 시위를 주도한 이들은 대부분 피신했다고 한다.‘치고 빠지기’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우리는 앞서 촛불집회의 사법처리 발상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국민의 건강권을 스스로 지키겠다는 진정성을 믿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집회 참가자들도 그런대로 준법정신을 보여줬다. 그러나 지난 22일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사과 담화 이후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쇠고기뿐만 아니라 공공부문 구조조정, 양극화, 실업난 등 사회문제까지 제기할 조짐이다. 이대로 가다간 어디까지 치달을지 모른다. 다가올 하투(夏鬪)와 연계시킬 가능성도 없지 않다. 검역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시도가 정치 투쟁의 양상으로 변질되는 데 대해 우려를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사정당국이다. 김경한 법무장관도 어제 “불법집회는 법에 따라 주동자는 물론 선동, 배후 조종한 사람까지 검거해 엄정히 처리할 것”을 검찰에 지시했다.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검·경의 고민을 이해 못하는 바 아니다. 그러나 불법시위-주동자 검거-사법처리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계속돼서는 곤란하다. 건전 시위문화를 위해 정부와 집회·시위 주최측이 사전에 협의하고 협력하는 선순환의 틀이 정착되길 기대한다.
  • 검·경 ‘촛불’ 강경진압 혼선

    검·경 수뇌부가 거리로 나온 ‘광우병 쇠고기’ 촛불 집회에 대해 강경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지만 구체적인 처리 방안에 대해선 머리를 싸매고 있다. 현행법상 명백한 불법이지만 ‘국민 저항권’이란 여론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검·경 실무 수사진은 거리 시위에 ‘배후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지만 수뇌부는 배후설을 제기하며 정치적인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인상이 짙다. 김경한 법무장관은 26일 “지난 주말부터 정치구호가 난무하는 불법폭력집회로 변질되면서 심각한 양상으로 발전했다.”며 배후 조종자를 끝까지 근절하라고 검찰에 지시했다. 어청수 경찰청장도 “집회 전문 배후세력이 거리행진을 이끌고 있다. 수백명이라도 체포하겠다.”며 ‘배후설’을 노골화했다. 하지만 검찰과 경찰의 현장 수사진은 수뇌부와 확연한 인식 차를 보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대오를 지어 행진하던 지금까지의 집회와는 다르게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등 간단치 않은 양상으로 번져 경찰도, 우리도 당혹스럽다.”면서 “주동자가 있는 게 아니라 우발적인 것이라 고민스럽다.”고 털어놨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도 “국가보안법 위반자나 학생운동 전력자가 개입한 것은 아니다.”면서 “시민들이 쇠파이프 등을 들고 나오지 않는 한 강경진압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수뇌부와 달리 현장 수사진은 여론을 돌보지 않는 사법 처리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셈이다. 실제 주동자를 구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던 경찰은 이날 첫번째 거리 집회 당시 연행자들을 불구속 입건하며 적지 않은 부담감이 있음을 내비쳤다. 지난 주말 집회 현장에서 시민들도 “나를 잡아가라.”고 항변하며 사법처리에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연행된 시민들은 대부분 20∼30대 평범한 회사원과 자영업자, 주부들이었다. 도로 점거 등 특별한 불법행위를 하지 않았는데도 연행된 사람들도 있었다.26일 새벽 서울 양천경찰서로 연행된 휴학생 김모(26)씨는 “신촌 거리를 걷다가 경찰들이 한 여성을 강제로 끌고가 이에 항의했는데, 다짜고짜 나를 연행했다.”면서 “집회에 참여하지도 않았는데 마구잡이로 잡아들이는 게 불법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전문가들은 무리한 사법처리가 저항을 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는 “국민들의 불만족을 해결하려하지 않고 처벌만이 능사란 식으로 나오는 정부의 판단은 한참 잘못된 것”이라면서 “강경대응이 거리의 촛불을 끌 수 있을진 모르나 국민들 마음속에 타오르는 촛불을 끌 순 없다.”고 진단했다. ▶ [관련동영상]美, 쇠고기 수입반대 삼보일배 행진 글 / 서울신문 유지혜 이재훈 장형우기자 nomad@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美 대선 민주후보 경선] 힐러리 뒤 이을 美대통령 여성후보는?

    |워싱턴 김균미특파원|힐러리 클린턴의 역사상 미국 첫 여성 대통령의 꿈이 끝나가고 있다. 힐러리가 6월3일까지 완주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상황을 되돌리기 어렵다. 버락 오바마는 한결 여유있는 모습으로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와의 본선에 대비하고 있다. 그렇다면 힐러리의 뒤를 이어 미국 여성 대통령이 될 만한 인물들은 누가 있을까. 언제쯤 나올 수 있을까. 뉴욕타임스는 1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힐러리에 버금가는 유력한 여성 대통령 후보가 등장하려면 최소한 9년 아니면 90년은 더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고 비관적으로 보도했다. 그만큼 여성 대통령의 등장을 기대하기가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다고 분석했다. 정치전문가들은 힐러리의 사례에 비춰볼 때 앞으로 여성 대통령 후보는 남부나 서부 출신으로 주지사나 법무장관 등 행정 경험을 갖춘 기업 최고경영자 출신으로, 포스트 여성운동세대로 성차별이라는 이슈에 초연해야 하며 기혼에 아이들이 있다면 금상첨화라고 밝혔다. 한마디로 이런 조건을 갖춘 여성 대통령 후보를 찾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나마 정계에서는 공화당의 세라 팰린 알래스카 주지사, 민주당의 재닛 나폴리타노 애리조나 주지사와 캐슬린 시벨리우스 캔자스 주지사, 민주당의 애미 클로부차(미네소타) 상원의원과 클레어 매캐스킬(미주리) 상원의원 등이 후보감으로 자주 거론된다. 비벌리 퍼듀 노스캐롤라니아 부지사도 유망주로 꼽히고 있다. 민주당의 커스틴 길리브랜드(뉴욕) 하원의원이나 카브리엘 기포드(애리조나) 하원의원, 오바마와 같은 영감을 주는 연설 스타일을 갖고 있는 스테파니 허세스 샌들린(사우스다코타) 하원의원 등도 거론된다. 현재 여성 주지사는 모두 8명이고 상원의원은 16명으로 역사상 가장 많다. 이밖에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경제계에서는 칼리 피오리나 전 휼렛패커드 회장, 메그 휘트먼 전 이베이 최고경영자, 차세대 중에서는 첼시 클린턴 등이 거론됐다. 아메리칸대학의 캐런 오코너 여성·정치연구소장은 언론이 여성에 적대적이고 가족 전체를 끌어들이는 상황에서 누가 선뜻 나설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 뒤 한 세대는 지나야 제대로 된 여성 대통령 후보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kmkim@seoul.co.kr
  • 김종빈 前 검찰총장 새 감사원장 급부상

    김종빈 前 검찰총장 새 감사원장 급부상

    최근 사표를 제출한 전윤철 전 감사원장 후임으로 김종빈(61·여수) 전 검찰총장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6일 “현재 사정기관 기관장이 대부분 영남 출신이어서 후임은 호남 출신 법조계 인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호남 출신의 김 전 총장이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김 전 총장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첫 조각에서 국정원장과 법무장관 후보로도 거론됐던 인물로 검찰총장 시절 천정배 전 법무장관이 동국대 강정구 교수의 국가보안법 위반 여부와 관련된 사건에 대해 검찰에 불구속 수사를 지시하자 이에 반발, 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이에 대해 김 전 총장은 “저는 부족한 것이 많은 사람”이라면서 “감사원장 후보로 거론된다는 얘기는 금시초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일부 언론에서 새 감사원장 후보로 안강민(67·마산) 전 대검 중수부장과 송정호(66·익산) 전 법무부장관이 거론된 것과 관련, 원세훈 행정안전부장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두 분 다 나이가 많은 약점이 있어 고민 중인 상태다. 감사원장은 70세가 되면 퇴임해야 하는데 두 분 다 4년 임기 중에 70세를 맞게 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사설] 공기업 비리 척결해 투명성 높여야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공기업들이 철퇴를 맞고 있다. 강도높은 검찰수사로 불똥이 어느 선까지 튈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여기에다 기관장 교체 및 민영화 바람까지 겹쳐 한마디로 패닉상태라고 한다. 왜 이 지경까지 왔을까. 우리는 자업자득적 측면이 강하다고 본다. 그동안 누구의 간섭없이 방만경영을 해온 탓이다. 지금껏 드러난 것만 보더라도 그렇다. 공금 횡령, 특혜대출, 금품수수 의혹 등 죄질이 나쁘기 짝이 없다. 따라서 검찰수사가 만시지탄의 느낌이 들 정도다. 현재 한국석유공사 등 6개 공기업이 검찰수사를 받고 있다. 하지만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김경한 법무장관은 “우리 사회와 경제발전을 좀먹는 부정과 비리에 대해서는 엄중히 척결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대검찰청도 중앙수사부 인력 80%를 투입해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공기업에 대한 고강도 개혁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으로 해석된다. 공기업은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준 국가기관이다. 이런 곳에서 누수현상이 있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검찰이 철저히 파헤쳐 성역없는 수사를 해야 하는 이유다. 정부 출범과 함께 검찰이 수사에 나서자 일부에서 표적수사를 제기하고 있다.“비리가 없는데 다른 의도로 수사를 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무풍지대에 있다가 찬바람이 한꺼번에 몰아치니 법석을 떨 법도 하다. 검찰이 이같은 반발에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안다. 그럴 리도 없겠지만 만의 하나 표적수사로 비쳐져서는 안 된다. 특히 언행에 조심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 또 형평성이 제일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편파수사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이번 수사는 공기업의 투명성을 높이는 기폭제가 돼야 한다.
  • [단독]6선 이상득 부의장과의 KTX 동승 상경기

    [단독]6선 이상득 부의장과의 KTX 동승 상경기

    지난 12일 오전 10시30분 대구 경북대병원 영안실. 전날 부친상을 당한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 상가(喪家)에서 조문을 마친 이상득 국회부의장을 만났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으로 이번 총선을 통해 한나라당 내 최다선인 6선 고지에 오른 이 부의장은 기자의 질문 공세에 극도로 말을 아꼈다. 이날 오후 2시 동대구역 귀빈실,2시10분에 출발하는 서울행 KTX를 기다리는 이 부의장을 다시 만났다. 이 부의장은 함께 귀경길에 오른 김경한 법무장관과 안택수·심재철 의원 등과 잠시 담소를 나눈 뒤 귀빈실을 나서려는 순간 이재오·이방호 의원과 마주쳤다. 두 의원은 오후 2시40분 KTX 열차를 예약해 뒀다고 했다. 이 부의장은 이재오 의원과 반갑게 악수를 나눈 뒤 서둘러 귀빈실을 나섰다. 플랫폼에선 서울행 KTX를 기다리던 정두언 의원을 만났다. 정 의원 역시 강 대표를 조문한 뒤 서울로 올라가는 길이었다. 이 부의장은 공손히 인사하는 정 의원과 반갑게 악수를 나눈 뒤 열차에 올랐다. 공천 과정에서 정 의원은 수도권 출마자들의 ‘이상득 후보 사퇴’ 요구에 동참했다. 이 부의장은 김 법무장관과 함께 4호차에 탑승했고, 정 의원은 5호차에 올랐다. 이 부의장은 창쪽 자리에 앉았고, 그 옆에 기자가 자리했다. 출발 직후 “이렇게라도 인터뷰를 할 수밖에 없었던 걸 이해해달라.”고 하자, 이 부의장은 “인터뷰는 안 한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손사래부터 쳤다. 그는 “국회의원 한번 더 하게 된 것이 후회스럽다.”고 했다. 공천이 끝난 뒤 수도권 소장파가 이 부의장의 출마가 수도권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며 후보 사퇴를 촉구했던 게 줄곧 마음이 쓰였던 것 같다. 이 부의장은 “젊은 사람들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도 아니지만 공천이 끝난 상황에서 그런 식으로….”라며 말끝을 흘려 ‘쿠데타’에 가담한 소장파에 대해 섭섭함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지역 구민들도 화가 많이 났던지 서울로 올라간다는 것을 막느라 애를 먹었다.”고도 했다. 당내 역할과 관련해서는 “6선이면 뭐 하느냐. 대통령 친형이라는 이유로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지 않으냐.”면서 “지역구 현안을 해결하는 데 노력할 뿐이다.”고 말했다. 앞서 공천 과정에서 만났을 때 “동생이 성공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을 수 있도록 미력이나마 보태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당외 친박 인사들의 복당을 둘러싼 당내 논란과 관련해서도 “한나라당이 그런 일로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기다리면 모든 것이 순리대로 잘 될 것”이라고 휴지기를 가진 뒤 풀릴 것임을 시사했다. 다만 “그 문제 역시 내가 나서서 해결할 일은 아니다.”고 못박았다. 이 부의장은 기자와 30분가량 대화를 나누던 도중 총선 과정에서의 피로가 덜 풀린 탓인지 스르르 눈을 감았고, 서울역에 거의 도착해서야 단잠에서 깼다. 그는 “이렇게 하니 나도 힘들지만 기자들도 힘들겠다.”면서 “앞으로는 좀 편한 자리에서 만나자.”며 작별의 악수를 청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톨레랑스’ 佛의 굴욕

    ‘톨레랑스’ 佛의 굴욕

    |파리 이종수특파원|프랑스 최대의 전사자 묘지에서 6일(현지시간) 148기의 무슬림 묘가 집단 훼손된 것으로 밝혀져 프랑스 및 유럽 무슬림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특히 이번 묘지 훼손 현장에는 무슬림 출신의 라시다 다티 법무장관을 욕하는 내용의 슬로건과 독일 나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 )문양이 묘비에 칠해져 인종 갈등 양상으로 번질 기세다. 이번 사건은 최근 네덜란드에서 극우파 정치인이 제작한 반(反)이슬람 영화가 이슬람 세계의 반발을 사고, 독일에선 살만 루시디의 소설 ‘악마의 시’가 연극으로 공연돼 긴장이 고조되는 등 유럽에서 이슬람 혐오 바람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불거진 것이어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북부 아라스 지역 노트르담 드 로레트 묘역은 프랑스 최대의 전사자 묘역으로 1차 세계대전 당시 희생된 수만명의 유해가 안치된 곳이다. 지난해에도 이곳에서 극우 네오 나치들이 무슬림 묘비 52기를 상대로 나치의 문양을 붉은 색 페인트로 그려 훼손한 적이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즉각 성명서를 내고 “용납할 수 없는 인종차별 행위”라며 “프랑스의 모든 무슬림들과 함께 고통을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행위는 1차대전 참전 용사 모두를 모욕하는 가증스러운 공격”이라고 덧붙인 뒤 즉각 수사에 착수해 관련자를 엄중 처벌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경찰 100여명이 대거 투입돼 묘역 일대의 증거를 수집하는 등 수사를 벌였다. 종교 갈등을 민감성을 감안, 일이 더 커지기 전에 조기 수습하자는 태세다. 아라스 지역 검찰 관계자는 “묘비에 쓰인 낙서는 이슬람 교도들을 직접 겨냥한 것으로 (북아프리카 이민자 가정 출신의) 다티 법무장관을 모욕하는 내용도 있다.”고 밝혔다. vielee@seoul.co.kr
  • [월드이슈] 재범 우려때 폐쇄병동 영구 격리

    [월드이슈] 재범 우려때 폐쇄병동 영구 격리

    |파리 이종수특파원|전자 팔찌 착용에서 폐쇄 병원 수용….’ 프랑스 정부의 어린이 성범죄에 대한 처벌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 데다 지난해 8월 어린이 성범죄자가 석방된 지 한달 만에 다시 범행을 저지르면서 사회적으로 큰 파문이 일었기 때문이다. 라시다 다티 법무장관은 지난해 7월 논란 속에도 출소하는 성범죄자에게 이동식 전자 팔찌 부착을 의무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재범 방지법 개정안’에 서명했다. 이는 2005년 제정된 ‘재범 방지법’을 더욱 강화한 것으로 앞서 1년여 동안 10여명의 성범죄자를 대상으로 실험과정을 거쳤다. 이에 대해 법원 노조 관계자들은 적용 방법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반발했다. 그러나 감옥에서 석방된 어린이 성범죄자가 한 달 만에 다시 북부 루베에서 5세 어린이를 강간한 이른바 ‘에브라르 사건’이 발생하면서 어린이 성범죄에 대한 처벌 방안은 더 강화됐다. 피해 어린이의 아버지를 만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재범 가능한 어린이 성범죄자가 다시는 감옥에서 나오지 못하도록 하는 엄격한 법안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8월21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에브라르 같은 사람이 석방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형기를 다 채워도 재범 위험이 있다고 판정한 어린이 성범죄자들을 대상으로 폐쇄 병원을 신설하겠다.”고 공표했다. 한국의 보호 감호소 성격의 이 폐쇄 병원은 2009년 남부 리옹에 세워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어린이 성범죄자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9월 프랑스에서는 처음으로 한 성범죄자가 위치 추적장치가 부착된 전자 팔찌를 찬 상태로 석방됐다. 마르샬 르콩트라는 이 어린이 성도착자는 형기를 마쳤지만 사회에 나가도 위험하다는 판정을 받자 4년 동안 전자 팔찌 착용 조건을 받아들인 뒤 석방됐다. 프랑스의 아동·어린이 성범죄에 대한 처벌은 1996년부터 강화됐다. 당시 정부는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와 학대 행위가 증가하자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이는 1989년 제정된 관련법을 개정한 것으로 아동·청소년을 등장시키는 모든 종류의 영상물의 방영·배포를 금지한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vielee@seoul.co.kr
  • [경제 살린 세계의 지도자] (9) 찰스 호히 아일랜드 前 총리

    [경제 살린 세계의 지도자] (9) 찰스 호히 아일랜드 前 총리

    |더블린(아일랜드) 김태균특파원| 아일랜드는 ‘경제 기적(奇蹟)’이란 게 무엇인지 현실에서 보여준 살아있는 표본이다.‘서유럽의 병자(Sick Man)에서 켈틱 타이거(Celtic Tiger·켈트의 호랑이)로’,‘후진 농업국에서 선진 지식강국으로’ 등 다양한 변화의 수사(修辭)가 아일랜드에 따라붙는 이유다. 기적의 중심에 1987년부터 92년까지 총리(티샤흐)를 지냈던 찰스 호히(Charles Haughey)가 있다. 호히는 87년 3월 전체 의석의 과반이 안되는 ‘여소야대(與小野大)’로 3번째 총리 임기를 시작했다.‘피나 폴(공화당)’의 당수로 이미 79∼82년 두 차례에 걸쳐 총리를 지냈던 그는 당시 경제파탄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실업률 17%의 ‘만신창이 경제´ 경제는 만신창이였다. 직전 해인 86년 실업률은 17%나 됐고 극심한 노사갈등으로 80년대 연 평균 국가 총 파업일수는 36만여일(개별공장 파업의 총합)이나 됐다. 국가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30%를 넘어서 정부는 예산의 35%를 이자 갚는 데 쏟아부었다.73년 가입한 유럽경제공동체(EEC) 회원국들은 아일랜드를 EEC의 지진아로 여기고 있었다. 호히는 재정 건전화와 사회안정,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 외국자본 유치 등을 경제회생의 실천목표로 잡았다. “국가재정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가능한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할 것이다. 공공서비스가 약화돼도 어쩔 수 없다.” 무자비할 정도의 정부예산 삭감이 시작됐다. 교육·농업·사회복지가 초긴축 재정의 1차 타깃이었다. 공무원 수와 그들의 임금을 동결했다. 정부지출을 억제해 재정적자를 줄이고 이를 통해 저금리를 유도함으로써 기업환경과 해외자본 유입을 활성화하자는 생각이었다. 그해 10월에는 노조, 기업, 농업 등 각계 대표들을 한 자리에 불렀다. 정부가 세금을 내릴 테니 기업은 고용을 보장하고 노조는 임금인상을 자제해 경제회생에 동참하라고 설득했다. 산고 끝에 첫 번째 사회연대협약인 ‘국가재건프로그램(PNR)’에 합의가 이뤄졌다.3년간 임금인상률 2.5% 이내 제한, 법인세·소득세 감면 등이 주요 내용이었다. ●외자 유치로 내부 성장동력 확충 호히는 동시에 더블린의 부두가(도크랜드)에 ‘국제금융서비스센터(IFSC)’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해외 금융자본 유치를 통해 내부 성장동력을 확충하겠다는 뜻이었다. 과거 제조업체에 한해서만 10%의 낮은 법인세율을 적용하던 해외자본 유치 인센티브를 IFSC에 입주하는 외국 금융기관에도 적용했다. 막대한 자금이 유입됐다. 현재 IFSC에는 시티그룹, 코메르츠방크,ABN암로,JP모건, 메릴린치 등 전 세계 450개 금융기관이 들어와 1만명이 일하고 있다. 새로운 경쟁촉진법 제정, 외국자본에 대한 원스톱 서비스 제공, 외환규제 철폐 등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도 만들어갔다. ●작년 GDP 5만8883달러… 영국 압도 이런 노력 덕에 지난 20년간 아일랜드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왔다.GDP 증가율은 86년 0.4%에서 88년 3.0%,90년 7.7%로 급격하게 안정을 찾았다.90년대 중반 이후에는 외자유치 효과가 본격화하고 지식산업의 성장이 가속화하면서 95년 9.6%,97년 11.5%,99년 10.7%로 성장률이 더욱 뛰었다.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 발표기준 아일랜드의 1인당 명목 GDP는 5만 8883달러로 800년간 식민통치를 했던 영국(4만 5301달러)을 압도했다. 유럽에서 아일랜드보다 높은 나라는 노르웨이, 룩셈부르크, 아이슬란드뿐이다. 과거 호히와 함께 근무했던 조지 쇼 총리실 경제정책국장은 “호히의 업적은 외자유치, 규제완화 등 미래를 내다본 정책에도 있지만 더욱 큰 것은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람들을 경제회생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리도록 인도하고 조정해 간 특유의 추진력과 카리스마”라고 말했다. windsea@seoul.co.kr ■ 국민 모두가 함께 일군 경제회생 |더블린 김태균특파원| “올바른 길로 가고 있다면 우리(야당)는 정부 정책에 반대하지 않겠다. 또 올바른 정책이라면 우리가 다시 집권해도 이를 바꾸지 않을 것이다.” 그해 3월에 집권한 찰스 호히의 ‘피나 폴(공화당)’이 경제개혁 방안을 하나 둘 내놓고 있던 1987년 9월2일,‘피나 게일(민주연합당)’의 당수 알란 듀크스는 더블린 남부 탈라에서 역사적인 연설을 했다. 이른바 ‘탈라 선언’.1922년 ‘아일랜드 내전’(영국으로부터 독립하는 과정에서 북아일랜드 처리 문제를 놓고 아일랜드인끼리 벌인 전쟁)에서 맞붙은 이후 계속된 양측간 극심한 대립이 종식되는 순간이었다. 여기에는 호히의 선제적 유화책도 중요한 이유가 됐다. 호히는 자기가 총리가 되기 직전 집권당이었던 피나 게일의 정책들을 대부분 이어받았다. 야당시절 반대했던 정책들조차 일부 실행에 옮겼다. 해묵은 정쟁은 경제파탄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는 판단이었다. 호히가 경제 최우선 정책의 돛을 올렸어도 야당과 기업·노조·농민 등의 호응이라는 순풍을 받지 못했다면 지금과 같은 기적은 없었을지 모른다. 특히 야당의 도움은 결정적이었다. 여당이 공공지출 삭감과 임금인상 억제 등 인기없는 정책을 펼 때 이를 정권탈환에 이용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여당을 도왔다. 이때 수립된 전통은 정권이 바뀌더라도 정책의 일관성이 유지됨으로써 아일랜드 경제에 대한 안팎의 신뢰를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3년에 한번씩 사회연대협약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노·사·정이 보여준 양보와 합의의 미덕도 귀한 밑거름이 됐다. 임금인상·근로조건 등을 둘러싼 노·사 이견으로 사회연대 시스템 자체가 깨질 뻔한 상황이 여러번 찾아왔지만 그때마다 노·사가 한발씩 양보하며 정부의 중재를 수용해 원만한 타결을 지었다. 존 던 아일랜드 상공회의소장은 “사회연대협약은 여당과 야당, 기업과 노조 등 개별주체들이 함께 어울려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대표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windsea@seoul.co.kr ■ 찰스 호히는 누구? |더블린 김태균특파원|찰스 호히는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자국에서는 ‘지난 반세기 가장 강력한 아일랜드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사람이다. 호히를 논할 때면 항상 ‘카리스마(charisma)’와 ‘논쟁적(controversial)’이라는 단어가 따라 붙는다. 정계의 거목으로 선진국 진입의 길목을 열었다는 평가 못지 않게 검은 돈과 여성편력 등 부정적 이미지도 강하기 때문이다. 호히는 1925년 아일랜드 북부의 낙후된 지역 캐슬바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회계학과 법학을 공부한 그는 51년 유력 정치인 숀 레마스(59∼66년 총리 역임)의 사위가 되면서 정치와 연을 맺었다.57년 33세 나이로 더블린에서 의원이 된 뒤 92년 정계를 떠날 때까지 총리만 3차례(79∼81년,82년,87∼92년) 지냈고 법무장관(61∼64년), 농업장관(64∼66년), 재무장관(66∼70), 보건·사회복지장관(77∼79년) 등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그의 능력이 가장 빛을 발한 것은 세번째 총리 재임 때였지만 이 기간은 개인적으로 매우 힘든 날들이었다. 그동안 누적됐던 각종 스캔들이 한꺼번에 분출됐기 때문이다. 호히는 재계 인사들과 오랫동안 청탁과 뇌물의 고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출처가 모호한 돈으로 대저택에 살면서 밤마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화려한 사교생활을 했다. 여러 여성들과 ‘부적절한 관계’도 잇따라 폭로됐다. 풍자만화가들은 호히를 딸기코의 알코올 중독자나 호색한으로 자주 묘사했다. 91년에는 10년 전 언론인 도청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고 정부각료들이 일제히 등을 돌리면서 호히는 92년 2월 불명예스럽게 정계를 떠났다. “나는 이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해 왔지만, 그들은 모르네. 더 이상은 그만…” 호히는 마지막 의회 연설에서 셰익스피어의 비극 ‘오셀로’에 나오는 주인공 오셀로의 마지막 대사를 인용했다. 호히는 2006년 6월13일 80세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아일랜드 정부는 숱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그의 장례를 국장으로 치러주었다. windsea@seoul.co.kr
  • [총선 D-19] 돌아앉은 박근혜… 與유세지원 누가

    “수도권의 강풍(康風·강금실 바람)과 충청권의 창풍(昌風·이회창 바람)에 맞설 만한 카드가 없다.” 통합민주당이 강금실 전 법무장관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내세워 4·9 총선 바람몰이에 나서고, 충청권에선 자유선진당의 이회창 총재와 심대평 대표가 표심 훑기에 나서지만 한나라당은 맞불카드가 없어 고심하고 있다. 지난 17대 총선에서는 박풍(朴風·박근혜 바람)을 앞세워 탄핵 역풍을 뚫어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박 전 대표의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 ‘구름 청중’을 몰고 다니는 박 전 대표가 지원유세에 나선다면 수도권의 ‘친박연대’와 영남권의 친박 무소속연대의 파괴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충청권 공략에도 필수적이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측근들의 잇단 낙마로 자존심과 당내 입지에 크나큰 상처를 입은 만큼 선뜻 지원 유세에 나설 것 같지 않다.20일 신길동 공군회관에서 열린 당 공천자 대회에 불참한 데 이어 22일 지역구인 대구 달성으로 내려가 총선 뒤 귀경할 것이라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한 측근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박 전 대표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공천에서 잘려나간 수족들이 대거 무소속으로 출마하는데, 그런 곳에 가서 자신의 수족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을 할 수 있겠느냐.”며 “당의 요청으로 지원 유세에 나서더라도 극히 제한적으로 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으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핵심 당직자는 “과반 의석 확보를 위해서는 박 전 대표의 도움이 절대적이다.”면서 “총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박 전 대표의 대중적 인지도를 활용한 전국적인 지원유세를 기대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른 당직자도 “박 전 대표가 공천과정에서 서운함이 있겠지만 당을 위해 한번 더 희생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남권 친박 무소속 연대를 이끌고 있는 김무성 의원도 박 전 대표의 주말 대구행(行)과 관련,“이명박 대통령과 한 ‘공정 공천’ 합의가 깨진 데 대한 최소한의 저항”이라며 “워낙 원칙주의자고 악법도 법이라고 생각, 한나라당이라는 틀을 깰 수는 없지만 최소한 저항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며 지원 유세 거부를 기대했다. 당내 친박측의 한 의원도 “지난 총선 때 박 전 대표의 치맛자락을 부여잡으며 도와 달라고 했던 일부 인사들이 당선되자마자 ‘독재자의 딸’ 운운하며 은혜를 원수로 갚더라.”면서 “박 전 대표가 부처님이 아닌 이상 공천과정에서 자신의 수족을 자르는 데 앞장섰던 인사들에 대한 지원유세에 나서려 하겠느냐.”고 되물었다. 다른 측근 의원도 “이재오 의원이 서울, 강재섭 대표가 대구·경북, 이방호 사무총장이 부산·경남의 공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한 만큼 해당지역 지원유세를 책임지면 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내 지역구엔 세 사람 모두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비꼬았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아동포르노 소지도 처벌 “日벌백계”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이 ‘아동 포르노물 원산지’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아동 포르노물의 판매만이 아닌 단순 소지에 대해서도 처벌할 방침이다. 12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자민당과 공명당은 아동 포르노의 근절을 위해 ‘아동 매춘·아동 포르노 금지법’을 개정, 진행되는 정기국회에 상정하기로 했다. 단순 소지란 판매나 제공만이 아니라 사진 등을 개인적으로 모으거나 CD나 DVD 등에 담아 갖고 있는 행위도 포함시킬 계획이다. 물론 인터넷을 통한 공개도 포함된다. 토머스 시퍼 주일 미국대사는 최근 하토야마 구니오 법무장관을 만나 일본 측에 아동 포르노의 단순 소지에 대한 제재를 요구했다. 현재 주요선진 8개국(G8) 가운데 아동 포르노의 단순 소지를 금지하지 않는 곳은 일본과 러시아뿐이다. 단순 소지의 처벌은 1999년 법 개정 때도 논의됐으나 인권침해라는 반대 목소리 때문에 보류됐었다. 따라서 현행 법에서는 판매 목적일 경우에만 처벌할 수 있다. 법무성의 통계에 따르면 아동 포르노 사건의 처벌은 99년 25건에서 2003년 214건,2006년 585건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한편 일본의 유니세프와 어린이 인권문제를 다루는 비정부기구(NGO), 마이크로소프트, 야후 등 23개 단체는 12일 아동 포르노 추방을 위한 시민운동에 나섰다. hkpark@seoul.co.kr
  • [총선 D-27] 한나라 비례대표 1번 누구

    4·9 총선에 나설 한나라당 비례대표에 650여명의 신청자가 몰린 가운데 당의 간판이나 다름없는 비례대표 1·2번을 누가 꿰찰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지낸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이 “대학교로 돌아가겠다.”던 의사를 번복해 공천을 신청함에 따라 가장 유력한 1번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이 총장은 인수위원장을 맡으면서 총리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이명박 대통령과는 오랜 기간 막역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장이 후순번으로 물러날 경우, 지난해 대선 기간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배은희 리젠바이오텍 대표가 1번 후보가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뉴욕주립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배 대표는 바이오벤처 업계의 선두주자로 한국바이오벤처협회 부회장을 지냈다. 이외에도 상징성이 큰 자리인 만큼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언론사 대표를 지낸 장명수 전 한국일보 사장을 비롯한 거물급 인사 영입설도 나돈다. ‘남자 간판’인 비례대표 2번으로는 이 대통령 만들기의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과 송정호 전 법무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와 함께 이 대통령의 후견인 역할을 해온 천 회장은 지난 대선에서 이 대통령의 ‘친위부대’나 다름없는 고려대 인맥을 관리해 왔다. 이밖에 본인의 고사에도 불구하고 박찬모 전 포항공대 총장 영입설도 있고,8년 전 북한을 탈출해 귀순한 윤승길씨를 ‘깜짝 공천’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2번은 천신일·송정호씨 등 물망 비례대표의 절반을 채워야 하는 여성몫으로는 신혜수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부의장, 강경화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 부판무관 등을 영입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당 공천심사위원 중에서는 이은재 건국대 행정대학원장이 신청서를 냈다. 대통령직 인수위에서는 과학비즈니스벨트 태스크포스(TF)팀장을 지낸 민동필 서울대 교수와 이 대통령의 측근인 이춘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도 신청했다. 박근혜 전 대표 측에선 경선 선대위 사람경제기획위원장을 지낸 차동세 전 KDI 원장과 경선 선대위 부위원장을 지낸 이병기 전 여의도연구소 고문, 곽영훈 전 정책특보 등이 공천 서류를 냈다. 박 전 대표 재직 당시 보좌역을 지낸 하윤희 부국장과 이정현 전 공보특보도 신청을 마쳤다. 직능단체에서는 신중목 관광협회중앙회장, 박영순 온누리약국체인 회장, 윤명선 전 서울시 여성약사회장 등도 신청서를 접수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총선 D-28]한나라 강남권·영남 공천 파행

    한나라당의 서울 강남권 및 영남 지역 공천이 계파간 힘겨루기로 파행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비례대표에는 650여명의 공천 신청자가 몰려드는 등 성황을 이뤘다.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11일 서울 강남벨트(서초·강남·송파·강동)와 영남권에 대한 최종 공천심사를 벌일 예정이었지만 오후 늦게까지 회의를 열지 못했다. 전날 강남벨트를 둘러싸고 공심위원들간에 첨예한 대립을 벌인 후유증으로 일부 공심위원들이 오전 회의에 불참했기 때문이다. 오후 재개된 회의에서도 공심위원들은 ‘공천 화약고’인 강남벨트와 영남권에 대해서는 손도 대지 못한 채 서울 강북 5곳과 충남 1곳 등 6곳의 공천자를 내정한 뒤 회의를 끝냈다. 공심위원인 이방호 사무총장은 회의에 앞서 “오늘 영남권 심사 결과를 발표할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불가능하다. 영남권은 오늘 심사가 없다.”고 ‘파행’을 예고했다. 비례대표 공천신청 마감 결과, 신청자가 650여명으로 잠정 집계돼 공천경쟁률이 10대1을 웃돌았다. 비례대표로 원내 입성이 가능한 27석을 기준으로 하면 실제 경쟁률은 25대1에 육박하는 수치다.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한 인사들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지만 ‘거물급’ 인사들이 대거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에서 물러나면서 “대학교로 돌아가겠다.”고 했던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과 지난해 대선 때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배은희 리젠바이오텍 대표, 이춘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송정호 전 법무장관, 천신일 세중나모여행회장 등이 서류를 접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공심위는 서울 ▲중랑갑 유정현 ▲강북을 이수희 ▲노원갑 현경병 ▲강동갑 김충환 ▲은평갑 안병용 씨 등을 공천 내정자로 결정했다. 또 충남 공주·연기에는 올 초 국민중심당을 떠나 한나라당에 입당한 정진석 의원 대신 법무부 공보관을 지낸 검사 출신 오병주 변호사를 내정했다. 자유선진당의 심대평 대표가 공주·연기 출마를 선언한 데 따른 한나라당의 ‘전략적 배려’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 의원은 국무총리실 산하 특임장관으로 기용될 것이란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 공천이 내정된 후보는 172명으로 늘어났다. 전광삼 구동회기자 hi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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