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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法·檢 모두 국회 개혁추진에 위기감

    法·檢 모두 국회 개혁추진에 위기감

    19일 이용훈 대법원장, 이강국 헌법재판소장, 이귀남 법무장관, 김준규 검찰총장 등의 모임이 주목을 받는 것은 최근 법원·검찰 갈등이 국회의 개입까지 불러올 정도로 심각한 양상이어서다. 법원·검찰은 일단 공식적으로는 이날 저녁 모임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하지 말라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 정권 김승규 법무장관 때부터 기관장간 모임이 이뤄지기 시작했고, 이날 모임도 원래 지난해말 약속됐던 것이 이런저런 일정 때문에 미뤄져서 이번에 성사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법원 관계자는 “이를테면 각급 기관의 ‘대장’들끼리 만난 격인데 와인 한잔을 곁들이면서 화기애애하게 식사를 한 정도이지 정색하고 따지거나 논쟁을 벌일 수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국회가 사법개혁 운운하고 있는 상황이 심상치 않다. 여당은 법원에, 야당은 검찰에 초점을 맞춘 일종의 동상이몽이지만 법원·검찰 모두 정치권 움직임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법원은 거대여당으로 입법부를 쥐고 있는 한나라당이 법원에 비판적인 데다 한나라당 율사 의원들이 대부분 검사 출신이라는 점이 신경쓰이지 않을 수 없다. 검찰 역시 마냥 편한 것은 아니다. 법·검 갈등이 번져나가자 검찰 내부에서는 “예로부터 검찰을 편하게 여기는 권력은 없었다.”는 경계론이 번져나갔다. 법원 못지않게 검찰도 개혁대상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는 것이다. 지난 정권 당시 무산됐던 공직자비리수사처가 이번 정권 들어 국민권익위원회 명의로 부활할지도 모른다는 의견이 그 가운데 하나다. 더구나 이날 모임은 이 대법원장, 이 장관, 김 총장 외에 비서나 수행원 등 다른 배석자들은 한 명도 없이 이들만의 오붓한 담소를 나눴다. 때문에 이날 서로간에 의견을 나눈 법원·검찰 수뇌부가 어떤 교감을 나눠서 어떻게 조직에 전파할지가 관심이다. 마침 대법원은 21일 대법관 회의가 예정되어 있고, 같은 날 검찰은 전국 검사를 상대로 한 화상회의를 처음으로 연다. 민감한 시기의 모임 탓인지 참석자들은 “화기애애했고 최근 법학전문대학원 문제 등 가벼운 주제에 대한 얘기들만 오갔다.”며 대화 내용 일체를 함구했다. 조태성 김지훈기자 cho1904@seoul.co.kr
  • [오늘의 눈]그렇게 흥분할 일인가/조태성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그렇게 흥분할 일인가/조태성 사회부 기자

    지난 정권 법무장관의 지휘권 발동에 ‘사표’로 대응했던 조직이 검찰이다. 왜 그랬을까. 검사가 가장 싫어하는 말을 꼽으라면 ‘법무부 외청인 대검찰청’이라는 표현일 게다. ‘준사법기관’으로 정의를 세운다는 자부심으로 갖은 고생을 감내하는 그들로서는 일개 외청 직원이라는 말처럼 치욕적인 표현이 따로 없다. 검찰이 일개 외청기관에서 준사법기관으로 올라설 수 있는 근거는 전문적 법률지식으로 공평무사하게 사건을 처리한다는 점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법무부장관의 지휘권 발동은 검찰을 일개 외청으로 전락시킨다는 점에서 치욕적이다. 송두율 교수를 국가보안법으로 구속하느냐 문제를 두고 ‘검찰에 대한 문민 통제’를 내건 천정배 법무장관의 지휘권 발동에 김종빈 검찰총장이 ‘사표’로 대답했던 것은, 내용을 떠나 검찰권 독립차원에서 바람직한 일로 칭송받는다. 이번엔 강기갑 의원 무죄 판결을 두고 논란이다. 강 의원에게 무죄를 주면 다른 사건은 보나마나한 게 아니냐는 얘기다. 기어코 대법원장이 사법행정권이라도 발동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이 검찰권 독립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지적처럼, 개개의 재판에 대해 대법원장이라도 개입하지 않는다는 것이 재판권 독립을 지키기 위한 법원의 불문율이다. 재판권 독립은 검찰권 독립만도 못한가. 물론 검찰로서는 억울할 수 있다. 답답할 수 있다. 어떻게 두 눈으로 뻔히 보고 그럴 수 있겠느냐 싶을 수도 있다. 법률가들 사이에서도 이번 판결에 대해 몇몇 대목에서는 의문점이 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러나 워낙 많아서 이제는 식상하기까지 한 ‘게이트’처럼 무슨 큰 부패범죄도 아니다. 그동안 흔히 말하는 ‘튀는’ 판결들도 항소심으로 올라가면서 차츰차츰 바로잡혀갔다. 검찰이 크게 일을 벌이는 것보다 조용히 상급법원의 판단을 받아보는 게 좋을 듯하다. cho1904@seoul.co.kr
  • 法·檢 갈등 ‘기로’

    검찰이 18일 용산참사 수사기록 공개에 대한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하는 등 법원과 검찰 공방이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대검찰청은 21일 1700여 검사가 참여하는 전국검사회의를 연다. 또 같은 날 대법원 역시 대법관 전체회의가 예정돼 있다. 법원과 검찰의 각자 회의로 두 기관의 갈등이 봉합될지 증폭될지 주목된다. 이에 대해 대검은 “통상적인 일정에 따라 준비된 화상회의”라고 했고, 대법원 또한 “일상적 행정업무 처리”라며 확대해석에 손사래를 쳤다. ●檢, 의견서·강기갑 무죄 항소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낸 의견서에서 ▲형사소송법상 재정신청 사건에 대한 열람·복사는 금지돼 있고 ▲열람·복사를 허용한 데 대해 즉시항고를 했음에도 법원이 계속 허용한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서울남부지검도 이날 무죄판결을 받은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에 대해 항소했다. 남부지검은 항소이유서에서 “국회 폭력사건에 대해 부당하게 면죄부를 준 판결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허가없이 부착한 현수막 철거가 부적합한 공무집행이기 때문에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 내용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수사기록 공개와 강 대표에 대한 무죄 판결을 두고 법원과 검찰의 갈등이 커지는 배경에는 법원이 최근 강조하고 있는 ‘공판중심주의’를 둘러싼 줄다리기 성격이 짙다. 이용훈 대법원장이 내건 공판중심주의는 공개된 법정에 제출된 증거자료만으로 재판을 하자는 것이다. 공판중심주의는 2008년 시행에 들어간 개정 형사소송법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일반인을 배심원으로 재판에 참여케 하는 국민참여재판제도나 구술심리제가 도입되고, 영장실질심사제 강화와 ‘위법수집증거 배제법칙’의 명문화 등 피고인의 권리보호 방안이 대폭 강화됐다. 최근 논쟁이 되는 사안과 관련, ▲검찰의 기소독점을 견제하기 위해 재정신청 대상을 일반적 고소·고발 사건에까지 확대하는 방안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피고인에게 유리한 자료까지 검찰이 내도록 의무화하는 증거개시제도 도입 등이 포함돼 있다. ●“갈등배경 공판중심주의 탓” 지적도 문제는 이런 공판중심주의가 검찰의 위상 하락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검찰이 ‘준사법기관’에서 피고인 측 변호인과 다를 바 없는 ‘사건의 한 당사자’로 내려앉게 되는 것이다. 여기다 공개재판에서 혐의를 입증하는 것은 갈수록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법무부와 검찰은 혐의 인정을 두고 피의자와 협상할 수 있는 면책조건부진술제, 구속영장 기각에 불복할 수 있는 영장항고제, 참고인에 대한 강제수사와 허위진술에 대한 처벌 규정 도입 등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 대응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귀남 법무장관도 취임 100일을 맞은 지난 7일 낸 보도자료에서 이 같은 제도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법원에 대한 검찰의 공개비판이 지나치지 않으냐는 지적에 대해 “검찰이 사건의 한 당사자에 지나지 않다면 변호사처럼 자기 목소리를 못 낼 이유가 어디 있느냐.”는 볼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법원과 검찰의 공방 2라운드가 개별 사안에서 형사사법제도 개혁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2월 인사설’ 술렁이는 검찰

    지난해 8월 인사 이후 6개월 만에 ‘2월 인사설’이 흘러나오면서 검찰이 술렁이고 있다. 7일 이귀남 법무부장관이 기자 간담회에서 “인사 수요가 있고, 인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인사를 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 발단이 됐다. 원론적인 수준의 발언이었지만, 6월 지방선거의 과열·혼탁 양상에 대비해 검찰이 전열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는 점과 대전고검 차장 등 공석인 검사장 자리가 있기 때문에 2월 인사설이 불거졌다. 법무부는 8일 이 법무장관의 발언을 “일반적인 내용의 답변”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검찰 안팎에선 이런 해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이 장관은 “순환보직 인사를 할 경우 (검사장급 검사가) 퇴진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의 엄격한 보직서열의 특성을 감안할 때 이 장관의 말이 액면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는다. 순환보직, 즉 동일한 검사장급 자리로 수평이동해도 당사자가 ‘좌천성 인사’로 받아들이면 사표를 내는 등 공석이 생기기 마련이다. 따라서 검찰의 순환보직 인사는 대부분 승진인사로 이어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임채진 전 검찰총장의 사임으로 촉발된 지난해 8월의 갑작스러운 인사로 지방 검찰청이나 지청으로 발령났던 검사들과 검사장 승진을 앞둔 검사들은 2월 인사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당시 지방으로 내려가는 검사들은 하나같이 “6개월짜리 인사”라고 입을 모았다. 반면 당시 대검이나 서울중앙지검에 입성했던 검사들은 인사에 대한 언급을 삼갔고, 검사장급 검사들 일부는 어떤 형태의 인사라도 퇴진압박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달갑지 않은 눈치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과열조짐 지방선거 수사역량 집중”

    이귀남 법무장관은 취임 100일을 맞은 7일 “조기 과열조짐을 보이는 지방선거에 대비해 수사역량 강화 등을 통해 공명선거 분위기를 정착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올 지방선거는 교육감 선거와 함께 치러져 당선자만 3960명에 이른다. 하지만 일부 시민단체 등이 선거개입을 언급하는 등 벌써부터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장관은 금전선거, 거짓말선거, 공무원 선거개입을 ‘공명선거 저해 3대사범’으로 규정하고 수사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30일 취임한 이 장관은 ‘법질서 확립’과 ‘따뜻한 법무행정’ ‘능동적으로 변화하는 법무·검찰’을 목표로 내걸고 연착륙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장관은 그동안 철도노조 파업(지난해 11월26일∼12월3일)과 ‘조두순 사건’을 계기로 불거진 아동 성폭행 사범에 대한 처벌강화 논란 등 굵직한 현안을 무난히 처리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오바마 외교안보팀 1년 … 어제의 政敵들, 대외정책 전도사로

    오바마 외교안보팀 1년 … 어제의 政敵들, 대외정책 전도사로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데니스 맥도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서실장을 주목하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지도 거의 1년이 다 돼 간다. ‘라이벌’들로 구성돼 제대로 굴러갈지 처음부터 관심을 모았던 외교안보팀은 순항을 해왔다는 평가다. 오바마 대통령과 개인적 친분이 거의 없었던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과 제임스 존스 백악관 NSC 보좌관은 영향력이 커지고 있고, 지난해 대선에서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국무부를 완전 장악한 뒤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다고 정치전문지 폴리티코가 13일(현지시간) 분석했다. 폴리티코는 지난 1년간 위상이 높아진 참모들과 떠난 참모들, 고전하고 있는 사람 등으로 오바마 외교안보팀의 1년을 평가했다. ●초당적 인사 효과… 하모니로 위상 높여 초당적 내각 구성이라는 명분에 따라 임명된 게이츠 국방장관은 예상과는 달리 장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임 부시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낸 게이츠는 1~2년 머물다 떠날 과도기 장관으로 예상됐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장고 끝에 발표한 새 아프가니스탄 전략을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오바마 대통령이 과연 이라크에서의 철군과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 아프간 전쟁, 이란과의 외교적 긴장 고조 등 현안들이 산적한 상태에서 2012년 첫 임기 만료 전 게이츠 장관을 그만두게 할지는 불투명하다고 폴리티코는 전망했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취임 초부터 과연 자신의 목소리를 죽이고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안보팀원으로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이 같은 일부의 우려를 보기 좋게 일축시키고 오바마 대통령의 대외정책 전도사로 최일선에서 뛰고 있다. 존스 NSC 보좌관도 처음에는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NSC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소외되는 듯했지만, NSC내 위계질서와 권위를 다시 세우고, 외교안보팀원간 힘의 균형을 유지하며 대통령의 군사 조언가로 제자리를 찾았다는 평가다. 가장 눈에 띄는 사람들은 역시 오바마 대통령과의 오랜 친분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NSC에서 부보좌관 등으로 일하고 있는 참모들이다.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의 선거 참모였던 톰 도닐론 NSC 부보좌관은 외교안보부처 부장관들 회의를 주재하며 미국의 주요 대외정책을 미리 점검하고 대통령과 장관들이 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핵심 인물은 데니스 맥도너 NSC 부보좌관 겸 NSC 비서실장이다. 유세 때부터 오바마 대통령 곁을 떠나지 않았던 그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외정책을 전반적으로 조율하며 NSC 안팎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입장을 대신하는 이른바 오바마의 ‘복심’으로 통한다. 국무부에서 백악관으로 옮겨 중동정책을 맡고 있는 데니스 로스와 나이 30살에 오바마 대통령의 대외정책 관련 연설문을 작성하는 벤 로즈도 역할이 커지고 있다. ●최측근도 중도하차 오바마 대통령이 상원의원 시절부터 5년간 외교안보 정책의 최측근으로 기용해온 마크 리퍼트는 지난 10월 전격적으로 NSC 비서실장을 그만두고 해군으로 복귀했다. 백악관의 법률자문이었던 그레그 크레이그도 그만두고 법률회사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관타나모 포로수용소 폐쇄문제와 전임 부시 행정부 시절 물고문 관련 내부 문서를 너무 일찍 공개해 취임 초부터 오바마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을 줬다는 내부 비판이 있었다. 에릭 홀더 법무장관과 관계가 순탄치 않았던 데이비드 오그덴 법무부 부장관, 포로 문제를 책임지는 필 카터 국방부 차관보도 중도하차했다. 이밖에 조지 미첼 중동특사와 리처드 홀브룩 아프간·파키스탄 특사, 스캇 그레이션 아프리카 특사 등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kmkim@seoul.co.kr
  • 佛 부르카 논쟁 본질은 뭘까

    “아내에게 부르카(이슬람 전통 의상)를 착용하게 하는 무슬림은 프랑스 가치를 공유하는게 아니다. 이들이 시민권을 신청하면 거절하겠다.”(미셸 알리오마리 법무장관)“이슬람교는 프랑스에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일간 르 파리지앵 설문조사 응답자 72%)얼핏 보면 모순되는 두 소식이 12일(현지시간) 프랑스 언론을 장식했다. 알리오마리 장관은 이날 케이블TV LCI와 가진 인터뷰에서 부르카 착용을 금지해야 하는 이유로 ‘프랑스 가치’와의 부조화를 들었다. 이에 견줘 르 파리지앵 설문에서 응답자 72%는 이슬람교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그동안 한국 언론도 부르카 착용 금지를 주로 인종 차별의 관점에서 다루었다. 이는 드러난 현상만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랑스 부르카 논쟁은 약간 달리 접근해야 한다. 프랑스가 부르카 착용을 금지하는 이유를 찬찬히 뜯어보면 ‘여성 차별’ 혹은 ‘비(非)인간적’이라는 요인이 자리잡고 있다.이는 프랑스 의회에서 부르카 착용 금지를 주도하는 이들이 공산당과 사회당 등 좌파 의원들이라는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실제 부르카 금지 법안 문제는 지난 6월 공산당 소속 앙드레 게랭 의원의 주도로 의원 60여명이 무슬림이 부르카 착용을 강요하는지 등을 조사하기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하면서 본격화됐다. 당시 이들이 문제를 제기한 주된 이유는 ‘성 차별’이었다. 이에 따라 의회는 여야 의원들로 구성된 ‘진상조사 위원회’를 구성했다. 부르카 착용을 강요하는지 등을 파악한 뒤 법안 제정 여부를 결정한다는 취지다.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월드이슈]치료용 허용… 대마초에 관대해지는 지구촌

    [월드이슈]치료용 허용… 대마초에 관대해지는 지구촌

    최근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의 주인공인 영국 출신 배우 대니얼 레드클리프가 대마초를 피웠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영국이 발칵 뒤집혔다. 이는 전세계적인 배우로서 유명세를 치르는 과정에서 나온 현상일 뿐이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미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은 대마초가 마약이냐, 아니냐의 논란이 끝나지도 않은 지금 오히려 대마초에 관대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영국의 약물 오·남용 자문위원장이었던 데이비드 너트 런던 임페리얼대 교수가 한 달 전 경질됐다. 그는 대마초가 알코올이나 담배보다 덜 해롭다며 현재 필로폰과 같은 B등급으로 분류된 것을 C등급으로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자리를 내놓게 된 것이다. 정부는 너트 교수가 학문적 견해가 아닌 정치적 의견을 내놓아 자문관으로서 신뢰를 상실했다고 주장했고, 학계는 “전문가의 의견을 무시했다.”며 반발했다. ●유해성 해묵은 논란 속 관용 확산 이는 대마초의 폐해에 대한 논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똑같이 대마초를 피워도 장소에 따라 죄가 되지 않기도 하고 벌금을 내거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는 현실 속에서 이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지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 법무부는 지난 10월 치료 목적으로 대마초를 사용할 경우 기소하지 않겠다는 새 지침을 발표했다. 물론 주법에 따라 의학용 대마초 사용이 합법화된 경우에 한해서다. 미국에서는 14개 주가 치료용 대마초 사용을 허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동안 연방정부 단속요원에게 적발될 경우 이곳 주민들도 처벌을 받아왔다. 얼핏 보기엔 주법과 연방법의 충돌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 사회는 물론 전세계는 이번 조치를 두고 미국이 대마초 단속에 좀더 느슨해진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를 의식,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주법이 허용한 범위를 넘어서 치료용 대마초를 불법적으로 거래할 경우 기존대로 단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료용 대마초 조제소 규제 어려워 하지만 1996년 미국에서 가장 먼저 대마초를 조건부 합법화한 캘리포니아주, 그 중에서도 로스앤젤레스 시 당국은 최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곳에는 의료용 대마초가 허용되면서 생긴 조제소만 1000곳이 넘는다. 하지만 최근 몇년간 우후죽순처럼 생긴 조제소가 대마초를 아무에게나, 비의료용 목적으로 판매하는 것이 큰 사회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조제소 운영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많은 조제소를 단속하는 것은 물리적으로도 쉽지 않은 일이다. 같은 주 오클랜드는 다른 고민을 갖고 있다. 치료용 대마초에 세금을 물리기로 하면서 이번 기회에 대마초를 완전히 합법화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극심한 재정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유다. 메사추세츠주 역시 대마초 양성화를 검토하는 위원회를 발족해 놓은 상태다. 미주에서의 이같은 움직임은 다른 곳이 아닌, 대대적으로 마약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멕시코에서 먼저 시작됐다. 지난 4월 멕시코 의회는 대마초 합법화를 검토하기에 이르렀다. 중남미 지역 전직 대통령들이 멕시코의 마약 조직 해체를 위해 합법화를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이후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지난 8월 대법원이 마약 소지를 처벌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린 바 있고, 콜롬비아 대법원도 비슷한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재정 확충 등 문제는 ‘돈’ 그렇다면 이같은 대마초 관용 분위기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돈’에서 그 이유를 찾았다. 미 오클랜드의 경우에서 엿볼 수 있듯이 대마초를 합법화하고 세금을 물리면 그만큼 재정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마초 흡연을 적발하기 위해서는 경찰 인력과 교도소를 늘려야 하는데, 이 모든 것이 결국 돈 문제로 귀결된다. 실제로 오바마 정부는 대마초와 관련된 기소 기준을 낮춘 데에는 대마초에 쏟는 수사력을 다른 범죄에 쓰겠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을 밝힌 바 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한상률게이트’ 문고리 당기는 민주

    민주당이 ‘게이트 정국’을 꾀하고 있다. 의혹의 칼날은 여권 핵심부를 겨냥하고 있다. 민주당 ‘한상률 게이트 및 안원구 국세청 국장 구속 진상조사단’은 23일에 이어 26일에도 서울구치소를 찾아 안 전 국장을 면회했다. 안 전 국장이 녹취한 5기가바이트 분량의 파일도 분석 중이다. 조사단 소속 이춘석 의원은 안 국장과의 면회 내용을 공개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안 국장은 “2008년 1월과 3월 한상률 당시 국세청장 유임을 부탁하기 위해 여권 실세인 L의원을 국회와 지구당 사무실에서 두 차례 만났다.”면서 “만남 주선은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L의원의 아들이 해줬다.”고 밝혔다. 한 전 청장은 현 정부 들어서도 국세청장직을 유지했고, 지난해 7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기업인 태광실업을 세무조사했다. 안 국장은 특히 “한 전 청장과도 2008년 1월부터 3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만났다.”고 밝혔다. 안 국장은 “처음 만났을 때는 한 청장이 ‘신성해운 사건과 관련해 정권으로부터 오해를 받는데 나는 개입하지 않았다.’고 해명했고, 두 번째 만났을 때는 ‘실세인 J의원이 대선 당시 모아 둔 MB 뒷조사 자료를 요구하는데, 나는 뒷조사를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으며 세 번째 만났을 때는 차장 제의를 하면서 3억원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27일 열리는 국회 법사위에서 이귀남 법무장관을 상대로 안 국장을 서둘러 체포한 경위와 미국에 머물고 있는 한 전 청장 소환 문제를 따질 예정이다. 의혹의 핵심으로 떠오른 L의원 측은 “의원 본인은 물론 보좌진이나 비서진 가운데 누구도 안 국장을 알지 못한다.”면서 “대응할 가치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씨줄날줄] 우리법연구회/노주석 논설위원

    1993년 4월2일 서울 동빙고동 군인아파트에 ‘하나회’ 명단이 적힌 유인물이 뿌려졌다. 대통령을 두 명이나 배출한 육사 출신 정치군인들의 비밀결사체인 하나회 회원명단이 만천하에 까발려졌다. 동기회장 선출을 놓고 하나회와 비(非) 하나회로 나뉜 육사 31기생들의 자중지란 탓이었다. 하나회는 결성 30년 만에 몰락의 계단을 걸었다. 기수별 우수자를 비밀리에 뽑아 내부결속을 강화하고 주요보직을 회원에게 대물림해 세를 과시하는 군내 대표적 사조직 하나회는 가입 자체가 출세길이었다. 최근 개혁성향 판사들의 모임인 우리법연구회를 ‘법조계의 좌파 사조직’이라거나 ‘사법부의 하나회’ 등에 비유해 논란이 일고 있다. 강금실 전 법무장관 등 회원들이 참여정부 요직에 대거 발탁됐고, 회원을 가려 받았으며, 인터넷 사이트와 회원 명단을 비공개하는 등 특혜와 폐쇄적 운영이 두 조직을 비교 대상으로 삼는 이유다. 우리법연구회 소속으로 민노당 당직자의 공소를 기각한 서울남부지법 마은혁 판사가 논란을 본격화시켰다. 지하 운동권 출신으로 한국노동당 창당에 관여한 전력이 드러나기도 했다. 간만에 고삐를 쥔 여당과 보수진영은 우리법연구회 회원명단의 완전 공개는 물론 자진해체까지 요구하고 있다. 우리 사회를 편 가르는 좌편향 판결은 물론 신영철 대법관 파문에도 이 모임 회원들이 깊숙하게 개입돼 있다는 주장이다. 1989년 창립회원 10명으로 시작한 우리법연구회는 1993년 25명, 1998년 90여명, 2003년 100여명으로 몸집을 불렸다. 지난달 한 보수시민단체가 공개한 회원명단을 보면 현직 법관이 129명이고 탈퇴자가 53명으로 돼 있다. 전체 법관의 10%에 육박한다. 제2, 3차 사법 파동을 촉발시켰으며 평판사회의 설립을 주도했다. 지난해 촛불집회 관련 배당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사법부의 자성과 개혁을 주도한 공이 큰 것도 사실이다. 우리법연구회가 어제 정기총회를 열고 “바깥의 불필요한 오해를 벗겠다.”며 명단 공개 추진 방침을 밝혔다. 회원명단을 보안에 부치는 것은 비밀결사체나 할 일이다. 떳떳하게 알리고 공개적으로 활동하는 게 정답이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정책진단] 해외 이중국적 규정은

    많은 나라들이 출생 등으로 발생한 이중국적을 소극적으로 용인하지만, 국내에서는 철저히 자국인으로 생활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일본도 우리나라처럼 국적선택제도를 운용하지만, 외국국적을 포기했다는 엄격한 증명을 요구하지 않아 사실상 이중국적을 묵인한다. 이중국적자가 국적을 선택하지 않으면 법무대신(법무장관)이 최고(催告·독촉하는 통지) 절차를 거쳐 국적을 상실토록 하지만, 현재까지 이 같은 일이 한번도 이뤄진 적이 없다고 한다. 또 귀화 외국인에 대해서도 원국적을 포기했다는 증명서를 제출받지 않는다. 미국은 이중국적을 장려하지는 않지만, 현실적으로 용인한다. 외국 국적을 취득한 자국인이 미국시민권을 포기한다는 의사를 명백히 밝히지 않는 한 미국민으로 대우한다. 또 출입국할 때는 반드시 미국 여권을 사용하도록 강제한다. 캐나다는 1946년부터 귀화 외국인에게 원국적의 이탈을 요구하지 않고, 1997년에는 캐나다 시민이 외국 국적을 취득해도 시민권을 상실하지 않도록 법을 개정했다. 중남미는 1990년 이후 이중국적을 인정하는 추세다. 콜롬비아가 1991년, 도미니카공화국이 1994년, 에콰도르 및 코스타리카가 1995년, 브라질이 1996년, 멕시코가 1997년에 국적법을 개정해 외국에 거주하는 자국민이 이중국적을 유지하도록 허용했다. 타이완은 화교 정책상, 이스라엘은 유대인의 투자 유치 및 본국 귀환을 촉진하려고 이중국적을 활용한다. 국제협약에서도 뚜렷한 변화가 일고 있다. 1차 세계 대전 후 1930년 ‘헤이그 협약’은 “하나의 국적만을 인정하는 것이 국제사회의 일반적인 이익에 부합한다.”고 규정했다. 그러나 1997년 유럽심의회의 유럽국적협약은 이중국적자를 용인하도록 규정을 바꾸었다. 출생이나 혼인으로 이중국적을 부여받은 사람은 원국적을 보유하도록 허용(제14조)하고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경우 귀화자에게 원국적을 포기하도록 요구할 수 없다(제16조)고 명문화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강금실 전 법무장관 라디오 진행

    강금실(52) 전 법무부장관이 평화방송 라디오 다큐멘터리 3부작 ‘생과 사의 아름다운 공존’의 프로그램 진행을 2일부터 사흘간 맡았다. 방송을 처음 진행하는 강 변호사는 “우리 사회가 물질에만 치우쳐 있는데 삶과 죽음에 대한 접근으로 새 패러다임이 생겨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 이탈리아 ‘붉은 여단’ 여조직원 목매 자살

    이탈리아 ‘붉은 여단’ 여조직원 목매 자살

    이탈리아의 극좌파 테러조직 ‘붉은여단’의 여자 조직원이 로마교도소에서 자살했다고 영국 BBC가 ANSA통신 등을 인용해 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31일 오후 로마의 레빕비아 여자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다이애나 블레파리 멜라치(43)가 자신의 감방에서 침대 시트로 목을 매 숨진 채로 발견됐다.그는 2002년 노동개혁을 추진하던 정부 자문관 마르코 비아지를 볼로냐에서 살해한 혐의로 2005년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이었다.  안젤리노 알파노 법무장관의 지시에 따라 그녀의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는데 변호인은 그녀가 심각한 정신적인 문제를 갖고 있어 몇년 동안 병원으로 이감해줄 것을 법원에 청원해왔다고 밝혔다.이탈리아 고등법원이 그녀의 청원을 기각한 직후 자살을 결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교도소 노조는 교도소의 관리 부실을 지적해왔는데 특히 멜라치가 자살한 레빕비아 교도소는 간수들이 심각하게 부족한 것으로 지적돼 왔다.  멜라치 외에도 비아지 살해 혐의로 4명이 유죄 선고를 받고 복역 중이라고 BBC는 덧붙였다.  1970년대와 80년대에 걸쳐 납치와 살인,사보타지 등으로 악명을 떨쳤던 붉은 여단은 이후 경찰의 치밀한 검거 작전으로 조직이 크게 약화됐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감옥 좀 빌려줘” 벨기에,네덜란드와 렌트 계약[동영상]

    교도소가 북적대 골머리를 앓아온 벨기에 정부가 이웃 네덜란드 틸부르그 교도소의 500여 감방을 임대해 쓰기로 합의했다고 영국 BBC가 1일 전했다. 벨기에는 앞으로 3년 동안 500명의 죄수를 틸부르그쪽에 넘기고 그 대가로 연간 3000만유로(약 526억원)씩 네덜란드 정부에 지불하기로 약속한 것.벨기에 법무장관 스페탄 드 클레르크와 네덜란드 법무장관 네바하트 알바이락이 서명한 합의서는 양국 의회 비준을 앞두고 있는데 비준이 되면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유로뉴스 동영상 보러가기 네덜란드 법무부의 한 관리는 넘겨받을 죄수들은 탈옥할 우려가 없거나 사회에 위혐이 되지 않는 이들일 것이라고 설명했다.간수들은 네덜란드인들이지만 감독 책임은 벨기에인이 파견돼 지게 될 것이란 설명도 곁들여졌다. 얼마나 자주 죄수들에게 친구,친척과의 면회를 허용할 것인지 등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벨기에에선 한 주에 3회 정도 면회가 허용되는 게 보통이었느데 네덜란드에선 주 1회밖에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조정이 필요한 대목. 벨기에 교도소에 수감된 이들은 수용 능력을 2000명 정도 넘긴 1만 400여명인데 네덜란드에선 반대로 금세기 들어 범죄율이 현저히 떨어지면서 약 2000개의 감방이 남아도는 실정이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스위스 “자살관광 가려 받습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로 꼽히는 스위스. 이곳 관광객들이 모두 행복에 겨운 것만은 아니다. 그 중에는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이 낯선 곳을 찾는 말기환자들도 섞여 있다. 자살 관련 법률이 어느 나라보다 관대한 스위스는 의사가 불치병이라고 판단한 환자의 자살을 돕는 것을 인도적 행위로 간주해 허용하고 있다. 단, 의사나 제3자의 도움 없이 환자가 직접 자신의 몸에 독극물을 투여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안락사와는 다르며, 보통 ‘조력 자살’(assisted suici de)로 불린다. 취리히의 대표적 조력자살기관인 ‘디그니타스’는 1998년 비영리단체로 설립됐지만, 현재 환자 1명당 보통 6000유로(1060만원)를 자살 비용으로 청구하고 있다. 디그니타스와 연계된 의사에게 의료 기록을 보내 불치병 판정을 받으면 자살 희망자는 취리히로 마지막 여행을 떠난다. 장소는 취리히의 한 아파트. 살인 혐의를 피하기 위해 디그니타스 직원과 환자의 친척 등 두 사람의 증인이 입회한 가운데 환자는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고체 독극물을 삼키거나 정맥주사 스위치를 열어 ‘영원한 잠’에 빠져든다. BBC는 지금까지 디그니타스에서 자살한 영국인만 100명이 넘는다고 28일 보도했다. 이 ‘자살 관광’은 지난 7월 영국의 유명 지휘자 에드워드 다운스가 부인 조앤과 함께 디그니타스에서 생을 마친 일이 알려지면서 논란의 도마에 본격 올랐다. 불치병에 걸리지 않은 사람까지도 디그니타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수익사업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결국 스위스 정부가 행동에 나섰다. 에벨리네 비드머-슐룸프 스위스 법무장관은 28일 “스위스는 자살 여행지로 매력을 끌고 싶지는 않다.”며 조력자살 요건을 엄격하게 하는 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법안은 내년 3월 중 의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새 법안에 따르면, 조력자살을 원하는 환자들은 불치병에 걸렸다는 점과 수개월 안에 사망한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사실 등 2가지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단순 만성질환자나 우울증 등 정신병 환자는 자살을 허용 받기 어렵게 된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효성 비자금 실체 드러날까

    효성 비자금 실체 드러날까

    23일 김준규 검찰총장이 효성그룹 3세의 해외 부동산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지시한 것은 갈수록 ‘봐주기 수사’ 의혹이 커진 데 따른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효성 비자금 조성 의혹을 사고 있는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동서 주관엽씨가 2007년 5월 경찰 내사 중에 해외로 도피했는데도 인터폴 수사 요청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비난 여론이 한층 거세졌다. 한발 늦었지만 검찰이 효성 3세들의 ‘돈줄’에 대한 추적 작업을 다시 시작함에 따라 당초 ‘없다.’고 결론 내린 효성 비자금의 실체가 수면 위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조석래 회장의 맏아들인 조현준(41) ㈜효성 사장과 셋째 아들 조현상(38) ㈜효성 전무가 2000~08년 미국에서 구입한 부동산은 당시 가격만 따져도 987만달러로 110억원이 넘는다. 30~40대 효성 3세들이 무슨 돈으로 호화 부동산을 해마다 구입했느냐가 의혹의 핵심이다. 효성은 “그간 모은 급여와 개인자금, 대출자금으로 부동산을 매입했다.”며 회사 자금을 유용하거나 증여받은 것은 아니라고 해명한다. 그러나 의혹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다. 부동산 취득 과정에 빠짐없이 미국법인인 ‘효성아메리카’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재미 언론인 안치용씨가 운영하는 사이트 시크릿 오브 코리아(andocu.tistory.com)에 따르면 조 사장은 부동산을 매입한 뒤 매매 권한을 모두 효성아메리카의 유모 상무에게 넘겼고, 유 상무는 다시 이를 조 사장이 만든 법인에 무상으로 증여했다. 유 상무는 계약 등 실무도 맡았고, 은행에서 대신 돈을 빌리기도 했다. 수사를 과거 효성 사건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가 아닌 외사부에 맡겼다는 점도 이번 수사가 예사롭지 않음을 의미한다. 대구지검 김천지청이 진행 중인 로우테크놀로지(로우테크)에 대한 수사도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이귀남 법무장관이 실소유주인 주관엽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하겠다고 밝힌 데다 김 총장도 “애초 서울중앙지검이 수사했지만 탐탁지 않은 점도 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로우테크가 효성아메리카와 거래하며 대금을 부풀리는 방법으로 비자금이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효성 3세의 해외 부동산만큼이나 효성 비자금과 맞닿아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佛 “성폭행범 화학적 거세 연내 입법화”

    미셸 알리오 마리 프랑스 법무장관은 상습 성폭행범이 형기를 마치거나 가석방될 경우 화학적 거세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연내에 제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물리적 거세 시행에 대해서도 논의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알리오 마리 법무장관은 24일자 르 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힌 뒤 관련 법안을 며칠 뒤에 의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도 최근 화학적 거세 의무화 가능성을 언급한 적이 있는 데다 여당인 대중운동연합이 하원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법안 통과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현행 법에 따르면, 성폭행범이 형기 도중 원할 경우 화학적 거세를 할 수 있다. 그러나 프랑스 정부가 추진하는 새 법안에 따르면 형기를 채우거나 가석방으로 교도소를 나갈 경우 의무적으로 화학적 거세를 하게 된다. 가석방의 경우, 대상자가 이를 거부하면 가석방이 취소된다. 알리오 마리 장관은 “화학적 거세라는 용어는 적절하지 않다.”며 “의학적 처방 혹은 호르몬 처리 등을 통해 성 욕구나 성적 충동을 줄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거세 여부는 의사 등 전문가들의 동의 아래 판사가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알리오 마리 장관은 물리적 거세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 “분석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 문제가 제기된 이상 의회에서도 논의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는 “다른 일부 국가에서는 물리적 거세를 시행하고 있으나, 프랑스에서는 금지돼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프랑스에서는 40여명의 어린이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프랑시스 에브라르(63)가 최근 자신을 물리적으로 거세해 달라는 탄원서를 대통령에게 보내 논란이 일었다.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서울광장] 이재오보다 윤리위/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이재오보다 윤리위/진경호 논설위원

    아스팔트. 1970~80년대 민주화 투쟁의 지독함과 척박함, 열기가 묻어나는 이 단어에 잘 어울리는 정치인이 이재오다. 신념, 소신, 강직 이런 것보다는 악, 깡, 독이 더 어울리는 게 이재오다. 뭐든 뿌리를 뽑는 쪽보단 물면 안 놓는 쪽에 가깝다. 행동대장, 군기반장, 전사…. 그가 완장을 찼다. 국민권익위원장. 1990년 2850만원을 주고 산 은평구 구산동 후미진 골목 끝 23평짜리 단층집의 주인으로 20년을 살아온 그와, 국민들의 고충을 덜어 주고 공직사회의 구린 냄새를 씻어내는 곳의 책임자라는 자리는 궁합이 맞아 보인다. “고위공직자 2000명의 청렴도를 조사해 순위를 발표하겠다.” “청렴도가 낮은 공공기관은 어떻게든 조치하겠다.” “감사원 검찰 경찰 국세청과 반부패기관 연석회의를 갖겠다.” 취임 20일도 안 됐건만 ‘어사 이재오’를 외치며 쏟아낸 말들은 하나같이 무시무시하다. 사실 그는 권익위의 전신인 국민고충처리위원회와 국가청렴위원회의 역대 위원장 13명과 비교해 정치적으로 가장 무겁다. 김광일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정성진 전 법무장관 등 중량감 있는 인사도 몇 있었으나 다들 ‘전직’이었던 반면 그는 ‘살아있는 권력’이다. 어디까지 올라설지도 모른다. 그래서 말이 무겁고 무섭다. 아침 6시40분 출근해 오전 일과를 후다닥 마치고는 ‘민생현장’으로 달려가는, 이 힘 세고 부산스러운 위원장을 맞은 권익위는 어떤 표정일까. “업무 협조가 잘 되죠. 그런데 얼마나 계실까요.” 영악하다. ‘권익위를 위한 이재오’보다 ‘이재오를 위한 권익위’가 될 가능성과 후유증을 경계한다. 하긴 내년 7월이면 한나라당 전당대회가 열린다. 지방선거의 여파와 맞물려 당이 들썩일 시점이다. 그가 강 건너 불 보는 구경꾼으로 남을 리 만무하다. 물론 그가 갈 곳 없어 권익위를 택한 것은 아닐 게다. 오히려 고르고 고른 자리인 듯하다. 권익위원장에 임명되기 한 달 전인 9월1일 시사월간지 ‘신동아’에 실린 인터뷰가 정황증거다. “장관할 생각 없다.”면서도 “서민의 고충을 해결하고 공직자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권력이 깨끗해지는 데 이바지하는 역할을 해야죠.”라고 했다. 고충 해결. 부패 척결. 권익위원장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친서민 행보로 고픈 배를 채운다면, 나 이재오는 강도 높은 사정으로 아픈 배를 달랜다! 더 할 나위 없는 구도다. 2인자를 넘어 국정 동반자로서의 위상까지도 넘볼 수 있다. 경제 대통령 이후의 화두가 될 공산이 큰 ‘깨끗한 정치’를 선점할 수 있다! 정치인 이재오의 손익을 떠나 공직비리 척결은 당위(當爲)다. 다만 이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이 구호로 되지 않는다고 했듯 비리 척결도 말로 되지 않는다. 과유불급(過猶不及), 교왕과직(矯枉過直)이다. 의욕이 지나치면 일을 그르친다. 이재오가 떠난 권익위, ‘지속 가능한 비리 척결’을 위해 하나라도 제대로 하라. 2000명 남짓한 고위공직자의 등록재산 심사를 행정안전부 윤리담당관실의 10명도 안 되는 인력이 맡고 있는 게 공직자 재산등록제도의 현주소다. 1993년 도입 이후 16년 동안 연인원 2만명 이상을 조사하고도 검은 돈을 발견해 옷을 벗긴 공무원이 단 한 명도 없는 제도다. 우리도 싱가포르의 부패조사청(CPIP), 미국의 정부윤리청(OGE)처럼 독립된 부패방지기구를 가질 때가 됐다. 공직자윤리위 업무를 권익위로 이관해야 한다. 실세라면 뭐가 달라도 달라야 하지 않겠나.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심재륜 전 고검장 법무법인 ‘원’ 고문으로

    법무법인 ‘원’은 심재륜 전 고검장을 고문으로, 이훈규 전 검사장을 공동대표로 영입했다고 5일 밝혔다. 심 전 고검장과 이 전 검사장은 1997년 대검 중수부장과 중수1·3과장으로 재직하며 당시 현직 대통령의 아들이었던 김현철씨를 구속수사해 ‘드림팀’으로 일컬어지기도 했다. 개인 사무실을 운영하며 변호사로 활동해온 심 전 고검장은 “젊은 사람 중심의 열의와 에너지를 높이 샀다. 좋은 후배들과 자주 어울릴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은 법무법인 자하연, 한빛, 새길서울사무소 등의 합병으로 올해 1월 공식 출범했으며, 지난해 9월 강금실 전 법무장관을 영입한 바 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데스크시각]대통령의 머슴론, 총리의 가마꾼론/임창용 정책뉴스부장

    [데스크시각]대통령의 머슴론, 총리의 가마꾼론/임창용 정책뉴스부장

    정운찬 총리가 진통 끝에 취임했다. 정 총리는 인사청문에서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 어느 하나도 명쾌하게 해명하지 못한 채 중책을 수행하게 됐다. 병역 고령 면제, 용돈 1000만원 수수, 소득 누락, 탈세의혹 등 법상·국민정서상 이해하기 쉽지 않은 사안들이다. 고위 공직자라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자격요건에 발목이 잡혀 막상 총리로서의 국정운영 철학이나 주요 현안에 대한 전략 등에 대해선 제대로 검증조차 받지 못했다. 이번 인사청문은 1970년대에 치러졌던 대학입시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당시 수험생들은 대학별 본고사를 보기 위해 반드시 예비고사를 거쳐야 했다. 예비고사에 낙방하면 대학 입학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했다. 대학 공부에 필요한 최소한의 능력을 검증하는 절차였던 것이다. 인사청문에서 총리와 장관 후보자들이 곤욕을 치른 사안은 딱 대입 예비고사 수준이었다. 결국 총리와 장관 후보자들은 예비고사 합격에 전전긍긍하느라 본고사는 치르지도 못한 격이 됐다. 이미 총리로 취임한 마당에 더 이상 지난 사안에 대해 지적하고 싶지는 않다. 예비고사 점수는 시원찮아도 본고사선 강할 수 있다. 또 대학에서 더 열심히 공부해 뛰어난 성적을 올릴 수도 있지 않은가. 그러나 정 총리는 취임 일성부터 개운찮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취임사에서 “‘가마를 타게 되면 가마꾼의 어깨를 먼저 생각하라.’는 어머니의 마지막 당부를 가슴에 되새기겠다.”고 했다. 우선 총리가 ‘가마를 탔다.’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 설사 내심 그렇게 생각하더라도 ‘국민을 가마에 태운 가마꾼이 되겠다.’고 하는 게 총리로서의 적절한 발언일 것이다. 좀 더 보탠다면 ‘어깨가 짓무르더라도 가마에 탄 국민을 위해 가마가 흔들리지 않게 쉬지 않고 길을 가겠다.’고 해야 하지 않겠는가. 여기서 정 총리가 지칭한 가마꾼이 누구인지 궁금해진다. 설마 국민을 가마꾼으로 여기고 있다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본인이 탄 가마를 국민이 멘다는 생각을 감히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믿고 싶다. 그렇다면 공무원을 가마꾼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하지만 이것도 개운치 않다. 공무원이라도 국민들을 태우는 가마꾼일지언정 총리를 태우는 가마꾼일 수는 없지 않은가. ‘가마꾼론’은 이미 수년 전 김성호 전 국정원장이 펼친 바 있다. 참여정부에서 법무장관을 거쳐 이명박 정부의 초대 국정원장을 지낸 그는 평소 지인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30년 공직생활 동안 공직자는 국민을 모시는 가마꾼이 돼야 한다는 마음을 다지면서 살아왔다.’고 소신을 밝힌 바 있다. 정 총리의 가마꾼론과는 사뭇 다르다. 총리의 가마꾼 발언은 자연스레 그가 자서전에 쓴 어머니의 ‘정승이 되어라.’란 말씀을 연상케 한다. 정 총리는 그 말씀에 가출 결심을 포기하고 공부에 매진했다고 회고했다. 행여나 어머니께서 당부하신 ‘정승’을 국민 위에 군림하는 자리로 잘못 받아들이지 않았기를 바란다. 총리의 ‘가마꾼론’은 이명박 대통령의 ‘머슴론’과 비교돼 미묘한 여운을 남긴다. 대통령은 국민의 머슴을 자청하는데 총리는 가마를 탄다고 생각하는 게 국민들 눈에는 어떻게 비칠까. 몇 단계를 접고 생각해도 총리의 가마꾼 발언이 이상적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미리 준비한 취임사인 만큼 단순한 말실수로 치부하기도 어렵게 됐다. 그렇더라도 적절한 설명은 필요하다. ‘어려운 환경에서 고생하는 서민들을 다독이겠다는 순수한 다짐을 표현한다는 게 비유가 잘못됐다.’ 지금이라도 이렇게 설명한다면 꼭 이해하지 못할 일은 아니다. 임창용 정책뉴스부장 sdrag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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