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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손흥민의 병역 문제로 보는 헌법 정신/박지훈 변호사(법무법인 태웅)

    [시론] 손흥민의 병역 문제로 보는 헌법 정신/박지훈 변호사(법무법인 태웅)

    조선의 백성들에게 가장 큰 고통을 주었던 것은 바로 군역의 부담이었다.양반과 노비를 제외하고 16세 이상 60세 이하의 남자는 누구도 병역의 의무를 피할 수 없었다. 일견 공평하고 괜찮은 제도인 것 같았지만, 시도 때도 없이 징집을 해대고 전쟁터로 끌고 가니 도무지 농사를 지어야 할 장정이 남아나지 않았다. 결국 세수를 확보하는 데 비상이 걸린 조선 조정은 임진왜란을 거치며 일종의 ‘직업 군인’ 제도를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과거에는 전쟁이 나면 직접 칼과 창을 들고 전쟁터로 끌려가야 했던 16세 이상 60세 이하의 남자들은 군대의 경비로 쓰일 군포(軍布) 2필을 나라에 바치는 것으로 군역의 의무를 대신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됐다. 고을별로 할당된 군포를 징수해 중앙정부에 납부하고 또 이 기회에 자신들도 한몫 챙겨 둬야 했던 지방 관리들은 이미 죽은 사람까지 군적에 올리고, 심지어 태어난 지 100일도 채 안 되는 아기까지 군적에 올려 군포를 징수했다. 바로 그 유명한 ‘백골징포’(白骨徵布)와 ‘황구첨정’(黃口簽丁)이다. 여기에서 그친 것이 아니다. 군포를 마련하지 못해 야반도주라도 하면 그 이웃이나 친척이 도망간 사람이 내야 할 몫까지 떠안아야 했다. 토지에 부과된 조세는 일단 농사를 지으면 설사 흉년이 들어 쭉정이만 남더라도 최소한 그거라도 나라에 바칠 수나 있었다. 그런데 군포는 이와 달랐다. 일년 내내 고생해 농사를 지어 봤자 그 태반을 ‘대동미’(大同米)다, ‘환곡미’(還穀米)다 해서 나라에 뜯긴 농민들에게 군포 2필은 감당하기 어려웠다. 그렇다고 몸으로 때울 수도 없는 일이었다(그럼 소는 누가 키우나). 결국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게 된 농민들은 스스로 노비가 되는 길을 택하거나 가혹한 수탈이 없는 곳을 찾아 국경을 넘었다. 허울뿐인 양민으로 사느니 차라리 노비가 되거나 조국을 등지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외적으로부터 국가를 지키는 이유는 그 안에 살고 있는 국민들에게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해 주기 위함이다. 그렇기에 병역의 의무는 “신성하다”고 한다. 그런데 만일 그 병역의무가 ‘다수의 행복’을 위한다는 명분 아래 누군가의 꿈을 꺾어 버리고, 또 누군가의 삶을 허물어뜨리는 것이라면 이것은 더이상 신성할 수 없다. 그 누구도 타인의 희생 위에서 행복할 권리는 없기 때문이다. 일본 속담에 “좋은 쇠는 부수어 못을 만들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법령이 정하는 국제대회에서 입상한 예술·체육 분야의 특기자는 병역법에 따라 예술ㆍ체육 요원으로 편입함으로써 병역의무를 대체하도록 하고 있다. 이른바 병역특례 제도다. 병역법 시행령은 운동선수가 올림픽에서 동메달 이상을 획득하거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할 때에 한해 병역특례를 제공한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음악인은 입상하면 병역특례를 받을 수 있는 국제·국내 대회가 무려 29개에 이른다. 구체적으로 바이올린 부문에서는 16개, 피아노 부문에서는 15개 대회에서 입상하면 병역특례가 주어지도록 규정돼 있다. 무용(12개 대회)이나 국악 분야의 예술(7개 대회) 분야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미술(서예, 공예, 한국화 등) 분야에서는 병역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는 대회가 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가 주최하는 ‘대한민국미술대전’ 한 군데에 불과하지만, 이 대회는 개최 주기가 1년이다. 필자는 손흥민 선수가 총칼을 들고 지키는 나라에 살고 싶지는 않다. 길어야 5년 정도 전성기를 누릴 수 있는 프로축구 선수에게 ‘신성한’ 병역의무의 이행을 위해 2년간 공을 차지 말라는 것은 전체를 위해 개인의 희생을 당연시하는 국가주의적·전체주의적 발상으로 비춰질 수 있다. 지금 우리가 호흡하고 있는 이 자유로운 공기가 전 세계 그라운드를 누벼야 할 손흥민의 소중한 꿈을 꺾어 버리고, 그가 지금까지 쌓아 온 커리어를 한 번에 허물어뜨려야 유지될 수 있는 건 아닐 것이다. 우리 헌법이 ‘직업 선택의 자유’를 엄연히 보장하고 있고, 프로 스포츠가 여기에 포함되는 것은 명백하다. 20대의 운동선수에게 그라운드가 아닌 연병장을 뛰도록 강요하는 것이 과연 헌법 정신에 합치되는 것인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대법관 1명 年 3000건 배당…솎아내기 바빠, 최고 억대 전관 도장값·재판비에 ‘탈탈탈’

    한 사건에 대해 세 번 심판 받을 수 있는 ‘3심제’는 독일·프랑스 등 대륙법계의 재판 원칙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실제로 세 번 재판 받는 기회는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 지난해 기준 심불 기각률(심리불속행으로 기각된 비율)은 민사 재판 77.2%, 행정 재판 76.4%, 가사 재판 86.8%에 이르렀다. ● 대법 ‘저비용·고효율 재판’ 위해 불가피 한 해에 대법원에 접수되는 상고심 사건이 3만건이 넘고 이를 처리할 대법관은 12명뿐이라 대법관 1명당 연 3000여건이 배당된다. 그래서 법률심만 다루는 상고심 성격에 안 맞는 사건은 심불 처리로 솎아 낼 수밖에 없다고 법원은 설명한다. 대법원 입장에서 심불 기각은 ‘저비용·고효율 상고심 재판’을 구현하는 장치인 셈이다. 반면 상고이유서를 정성 들여 써 냈던 재판 당사자들은 하나같이 영문도 모른 채 한 줄짜리 심불 기각 판결문을 받아들고 있다고 항변했다. 어떤 사건이 심불 처리되는지를 알 수 없어 ‘깜깜이 상고’를 진행하고 있다는 뜻이다. ● 기각돼도 전관 수임료 오롯이 지불해야 ‘전관 도장 값’은 심불 기각이 키운 법조계의 대표 악습이다. 변호사 업계엔 ‘고위 법관 출신 전관 변호사 도장이 상고장에 찍혀 있어야만 심불을 피한다’는 정설이 있다. 대법원은 극구 부인하지만 ‘도장 값’ 위력을 믿지 않는 변호사나 재판 당사자는 없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소 수천만원에 달하는 수임료를 지불할 능력이 있는 의뢰인만 대법원 재판을 받을 수 있는 구조”라고 지적하며, 2006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 나온 자료를 거론했다. 당시 대법관 출신 변호사의 심불 처리율은 6.6%인 반면 일반 변호사들의 경우는 40%대란 자료가 발표됐다. 임 교수는 “10년도 더 된 일이지만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면서 “억울함을 풀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들여 대법원까지 갔는데 ‘자세히 들여다볼 가치가 없다’고 하면 국민 입장에서 허탈하지 않겠느냐”고 평가했다. 법조인들은 대법관 출신 변호사의 수임료가 보통 억 단위라고 말했다. 법조계 한 원로 변호사는 “일반 변호사 수임료는 심급이 오를수록 단계적으로 낮아지지만, 전관 변호사는 상고심만 담당하고도 수임료는 오히려 더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전관이 수임하면 심불 기각 판결이 나와도 수임료는 다 가져간다”면서 “작은 로펌이나 변호사 사무실에선 심불 기각 판결을 받지 않으면 ‘로또 맞았다’고 말할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관을 쓰지 않을 때에도 인지대·송달료 등 재판 비용이 만만치 않다. 인지대는 항소심이 1심의 1.5배, 상고심은 1심의 2배로 는다. 변호사 업계 반발로 법원이 2012년부터는 심불 처리되면 상고심의 인지대 절반을 반환하지만, 여전히 절반은 반환받지 못한다. 법조계 관계자는 “실제 5대 로펌 중 한 곳이 몇 년 전 억대 인지대를 부담하고도 심불로 기각됐다”면서 “이 사건을 계기로 문제가 증폭됐다”고 전했다. ● 행정·특허 ‘시간 벌기’… 가사 ‘울분 풀기’ 가사·행정·특허 사건의 심불 처리율은 민사보다 높다. 행정·특허 사건의 경우 10개 중 1건 정도를 정식 심리하는 구조인데도 불구하고 상고심까지 가는 이유 중 하나는 재판 확정을 지연시켜 행정·특허 관련 처분의 유효기간을 늘리기 위해서다. 공대호 법무법인 혜안 변호사는 “행정소송은 취소·무효 사건이 대부분이고 소송가액(소가)도 낮아 끝까지 가 보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가사 사건의 경우 감정적 요인으로 대법원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심리불속행 <하>편에서는 대법원의 자의적인 심불 처리 기준, 상고심을 그렇게 운영할 수밖에 없게 된 속사정 등을 다룹니다.
  • 삼성생명 “즉시연금 4300억 법원 판단 받겠다”

    삼성생명 “즉시연금 4300억 법원 판단 받겠다”

    금감원의 일괄구제 요구 사실상 거부 “법적 쟁점 크고 지급근거 명확하지 않아” 최저보증이율 예시 금액만 돌려주기로삼성생명이 즉시연금 미지급액 4300억원을 일괄 지급하라는 금융감독원 요구에 불복하고 법원의 판단을 구하기로 했다. 다른 생명보험사까지 일괄 지급 요구에 반기를 들 경우 금감원과 보험업계 간 전면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생명은 26일 이사회를 열어 “법적인 쟁점이 크고 지급할 근거가 명확하지 않아 법원의 판단에 따라 지급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에서 지급 결정을 받아 든 삼성생명은 해당 민원인에게는 올 초 미지급금을 줬지만 일괄 구제에는 소극적이었다. 지난해 삼성생명의 당기순이익 1조 3000억원을 감안하면 4300억원 환급은 상당한 출혈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생명 이사진이 뚜렷한 근거 없이 4300억원을 가입자들에게 지급할 경우 배임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삼성생명은 복수 법무법인으로부터 한 건의 분쟁조정 결과로 일괄 구제를 하는 것은 무리가 있고, 사업비 공제 몫을 연금액 일부로 채우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된 상품은 보험료를 일시 납입 후 매달 연금을 받다가 만기가 되면 처음에 낸 보험료를 모두 돌려받은 ‘만기환급형’ 즉시연금이다. 보험사들은 보험료 납입 때 공제한 사업비를 메우기 위해 연금에서 일정 금액을 떼고 지급했는데 금감원은 약관에 없는 내용이라며 미지급액을 돌려주라고 요구했다. 다만 삼성생명은 사업비를 공제한 뒤 연금을 주는 과정에서 최저보증이율(연 2.5%) 예시액에 못 미친 금액만큼은 가입자들에게 주기로 했다. 총 370억원으로 추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저보증이율은 약관에 분명히 적시돼 있어 삼성생명이 무시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법정에 갈 경우 보험금 산출방법서에 ‘만기보험금을 고려한다’는 표현을 연금 차감으로 이해할 수 있을지가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법정 공방은 삼성생명이 가입자를 상대로 채무부존재 소송을 먼저 제기하거나, 가입자가 미지급금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했을 때 삼성생명이 대응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소비자소송지원제도를 통해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친애하는 판사님께’ 박병은, 이유영의 키다리 아저씨 “내가 해결해줄게”

    ‘친애하는 판사님께’ 박병은, 이유영의 키다리 아저씨 “내가 해결해줄게”

    ‘친애하는 판사님께’의 박병은이 변호사로 완벽 변신했다. 박병은이 25일 첫 방송된 SBS 새 수목드라마 ‘친애하는 판사님께’(극본 천성일, 연출 부성철)에서 법무법인 오대양의 상속자이자 변호사인 ‘오상철’로 첫 등장했다. ‘오상철’은 돈과 명예, 모든 것을 손에 쥔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야심가 캐릭터. 어제 방송에서 오상철(박병은 분)은 첫 부검실 참관을 마친 송소은(이유영 분)을 위로해주기 위해 만났다. 소은이 여자 화장실에 들어온 남자를 처벌하는 것에 대해 묻자 되레 화가 난 모습으로 “내가 해결해줄게. 해결해줄 수 있으니까”라고 말하며 진지하게 자신의 마음을 드러냈다. 무엇이든 다 가질 수 있는 권력과 재력을 가진 상철이지만 아직 갖지 못한 것이 있다면 바로 소은이었다. 그녀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줄 수 있는 상철이기에 ‘키다리 아저씨’처럼 뒤에서 묵묵히 해결해줄 자신이 있었던 것. 하지만 상철은 소은에게만 좋은 사람이었고 깊은 배려심 속에 남다른 카리스마가 감춰져 있었다. 한수호(윤시윤 분)를 접대하던 도중 핸드폰을 만졌다는 이유로 아버지 오대양(김명곤 분)에게 빰을 맞자 분을 이기지 못하고 자동차 문을 발로 걷어찼다. 당연한 일이라는 듯 상철을 말리지 않는 운전기사의 모습에서 그가 어떠한 성격을 지니고 있는지, 또 어떻게 변해갈 것인지 짐작해볼 수 있어 첫 방송부터 앞으로의 전개를 기대케 했다. 박병은은 지난해 tvN ‘이번생은 처음이라’ 이후 1년간 쉬지 않는 열일 행보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매 드라마마다 새로운 변신을 시도해 안방극장에 신선함을 선사한 것은 물론, 어떠한 캐릭터도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놀라운 흡수력으로 연기 내공을 입증했다. 특히, 올 하반기에는 김광식 감독의 영화 ‘안시성’의 개봉도 앞두고 있어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보여줄 박병은의 활약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한편 박병은이 변호사 ‘오상철’로 변신해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고 있는 SBS 수목드라마 ‘친애하는 판사님께’는 매주 수, 목요일 저녁 10시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고은 시인 ‘성추행 폭로’ 최영미 등에 10억대 소송

    고은 시인 ‘성추행 폭로’ 최영미 등에 10억대 소송

    최 “힘든 싸움 시작” 페북에 글고은 시인의 성추문 의혹이 법정으로 갔다. 25일 법원에 따르면 고 시인은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법에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최영미 시인과 박진성 시인, 언론사 등을 상대로 10억 7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은 민사합의14부(부장 이상윤)에 배당됐다. 고 시인 측 소송 대리인은 법무법인 덕수가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시인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법원으로부터 손해배상 청구 소장을 받았습니다. 누군가로부터 소송당하는 건 처음입니다. 원고 고은태(고은 본명)의 소송 대리인으로 꽤 유명한 법무법인 이름이 적혀 있네요. 힘든 싸움이 시작되었으니, 밥부터 먹어야겠네요”라고 썼다. 고 시인의 성추문은 최 시인이 지난해 겨울 한 계간지에 고 시인의 성추행을 암시하는 시 ‘괴물’을 발표하고 이 같은 사실이 지난 2월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최 시인은 직접 방송 뉴스에 출연해 원로 시인의 성추행이 상습적이었다고 밝혔다. 또 한 일간지를 통해서는 고 시인이 과거 한 술집에서 바지 지퍼를 열고 후배 문인들에게 특정 부위를 만져 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 시인은 지난 3월 영국의 출판사를 통해 “나 자신과 아내에게 부끄러울 일은 하지 않았다. 일부에서 제기한 상습적인 추행 의혹을 단호히 부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박 시인이 자신의 블로그에서 “저는 추악한 성범죄 현장의 목격자입니다. 그리고 방관자입니다. 지난날의 저 자신을 반성합니다. 그리고 증언합니다”라며 최 시인의 폭로가 사실이라고 거들었다. 폭로가 잇따르자 서울시는 고 시인의 삶과 문학을 조명한 서울도서관의 ‘만인의 방’을 철거했고, 고 시인은 국내 대표 문인단체 한국작가회의를 탈퇴했다. 최 시인은 ‘미투 운동’ 확산에 기여한 공로로 서울시 성평등상 대상을 수상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조희선 기자hsncho@seoul.co.kr
  • 반올림, 1023일간 천막 농성 ‘마침표’

    반올림, 1023일간 천막 농성 ‘마침표’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 등으로 사망한 노동자와 그들의 가족을 대변하는 시민단체 ‘반올림’은 25일 서울 서초구 삼성 사옥 앞 천막 농성을 해제했다. 2015년 10월 7일 농성을 시작한 지 1022일 만이다. 반올림은 이날 밤 천막 농성 해제 문화제 ‘참 감사해 유(YOU), 꼭 승리해 유(YOU)’를 열었다. 문화제에는 백혈병 피해자와 가족, 유족, 그리고 이재명 경기지사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전날 반올림과 삼성전자가 중재위원회가 내 놓을 중재안에 합의하겠다고 서명하면서 천막 농성에 마침표가 찍혔다.천막은 이날 오전 철거됐다. 백혈병으로 숨진 황유미씨의 사진은 문화제가 열린 무대 옆에 놓였다. 참석자들의 얼굴에는 2시간 동안 진행된 문화제 내내 흐뭇한 미소가 가득했다.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이들도 있었다. 삼성전자 LCD 공장에서 일하다 뇌종양에 걸려 투병 중인 한혜경씨는 “기쁘다. 솔직히 조금 아쉽다. 농성 동안 연대 잘해줬다. 고맙다”라고 말했다. 한씨의 어머니인 김시녀씨는 “농성 1023일을 맞이해 농성장을 접었다. 여러분 덕분이다. 너무 고맙고 감사한 마음뿐”이라며 울먹였다. 황유미씨의 아버지이자 반올림 대표 황상기씨는 “노동자가 죽은 데 대한 책임을 회피해 온 삼성이 지금에서야 해결에 나선 것이 참 섭섭하다”면서 “이제 이 사회도 조금은 안전한 사회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와 황씨는 발언을 마친 뒤 “감사하다”고 외치며 참석자들에게 큰절했다. 반올림 측은 “삼성이 마침내 물러섰다. 직업병 문제 해결은 이제 다시 시작됐다”면서 “제대로 된 사과, 배제 없는 보상, 재발방지 대책의 정당한 요구가 실현되는 것을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반올림은 전날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법무법인 지평에서 열린 ‘제2차 조정재개 및 중재방식 합의 서명식’에서 삼성전자, 조정위와 함께 합의문에 서명했다. 반올림과 삼성전자는 조정위가 마련할 중재안을 수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조정위는 8∼9월 중재안 내용을 논의해 마련하고, 9월 말에서 10월 초 사이에 2차 조정 최종 중재안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신용등급 따라 금리 차이 공정위 차원서 살펴볼 것”

    “신용등급 따라 금리 차이 공정위 차원서 살펴볼 것”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개인 신용등급에 따라 금리 차이가 크게 나는 점을 공정위 차원에서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금융사를 관리하고 있지만 개인 신용평가와 이에 따라 대출금리를 산정하는 체계에 불공정한 부분이 있는지 공정위가 직접 들여다보겠다는 방침이다.김 위원장은 24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신용등급 1등급과 4등급의 금리 차이는 3배로 약자일수록 매를 맞아야 하는 구조가 불공정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김 위원장은 “업종별 감독기구가 있지만 금융사라고 해서 공정위 (조사) 대상이 아닌 것은 아니다”라면서 “개인 신용평가 문제나 금리 체계 관련은 공정위가 지난해부터 업종별 약관 불공정을 통해 살펴보고 있고 금융당국과 협의 중으로 지적 사항을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편의점 업계와 관련, “편의점 최소 수익 보장을 현행 1∼2년에서 더 늘리는 방향으로 공정거래협약이행 평가를 통해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2013~2017년 공정위 퇴직자 29명 중 25명이 대기업이나 법무법인에 재취업했다는 비판에 대해 “이런 일이 다시 없도록 내부 규정뿐 아니라 공정거래법상 투명성을 높이는 절차법적 개정을 하겠다”면서 공정위 퇴직 간부 재취업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 “국민 눈높이에 맞추지 못한 점이 있다. 수사 결과를 수용하고 내부 혁신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삼성 직업병’ 치유의 시간은 이제부터

    8개 조항 ‘중재 합의서’에 3자 서명 산하 자문위 설치… 10월 내 보상 완료 반올림, 사옥 앞 천막농성 철수할 듯 삼성측“완전한 해결만이 가치있는 일” 반도체 노동자의 ‘백혈병 사망’을 둘러싼 삼성전자와 피해자 측의 분쟁이 11년 만에 사실상 타결됐다. 삼성전자와 피해자를 대변하는 시민단체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은 24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법무법인 지평에서 분쟁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가 제시한 중재안에 서명하고 악수했다. 삼성전자에서는 김선식 전무, 반올림에서는 고 황유미씨의 아버지인 황상기 대표, 조정위에서는 김지형 위원장이 참석했다. 3자가 서명한 합의문은 총 8개 조항으로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조정위가 마련하는 중재안에 따르는 것에 합의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중재 대상으로는 ▲새로운 질병 보상규정 및 보상절차 ▲반올림 피해자 보상방안 ▲삼성전자 측의 사과 권고안 ▲재발방지 및 사회공헌 방안 등이 제시됐다. 특히 삼성전자는 ‘중재안을 절차에 따라 무조건 이행한다’는 데, 반올림은 합의가 이뤄지는 날을 기준으로 삼성전자 앞 천막 농성을 해제하는 데 각각 동의했다. 이에 따라 반올림은 서울 서초구 삼성 사옥 앞에서 1022일째 이어 온 천막농성을 중단하고 천막을 완전히 철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김 전무는 “중재방식을 수용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지만 완전한 문제 해결만이 발병자와 그 가족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사회적으로도 가치 있는 일이라 판단했다”면서 “조정위가 타협과 양보의 정신에 입각해 가장 합리적인 중재안을 마련해 줄 것으로 생각한다. 조정위의 향후 일정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반올림의 황 대표는 “늦은 감이 있지만 삼성 직업병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건 참 다행이다”고 말했다. 향후 조정위는 위원회 산하에 자문위를 설치하고 전문가 중심으로 사회적 논의 절차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오는 8~9월쯤 중재안을 마련하고, 9월 말에서 10월 초 사이에 2차 조정 최종 중재안을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이후 10월 내에 삼성전자가 반올림 소속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을 완료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 분쟁은 2007년 3월 삼성전자 기흥공장 반도체 생산 라인에서 일하던 황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하면서 시작됐다. 같은 해 11월 발족한 반올림은 황씨의 산업재해를 인정받고자 소송전에 나섰고, 삼성전자 측과도 피해 보상 문제를 수차례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반올림은 2015년 10월 삼성전자의 자체 보상을 거부하고 무기한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이제 추후 도출될 조정위의 중재안에 양측이 합의하고 피해자 보상만 마무리되면 반도체 노동자 분쟁은 11년 만에 완전히 매듭을 짓게 된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한반도 3.5배 미얀마는 석유·가스 보고… 베트남보다 급성장할 것”

    “한반도 3.5배 미얀마는 석유·가스 보고… 베트남보다 급성장할 것”

    국가 평균연령 28.3세… 가장 젊은 나라 개방 시행착오 끝나… 투자 유인책 기대 中정부와 협력 양곤~쿤밍 간 철도 건설“2012년만 해도 휴대전화 하나 개통하는 데 2000~3000달러가량이 들었지만, 이제는 100달러 정도면 된다.”미얀마 양곤에서 무역 일을 하는 교민 정재일씨는 최근 기자와 만나 “현지 젊은이 대부분은 페이스북, 텔레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사용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50년 동안 시간이 멈춘 나라’ 미얀마도 쏜살같이 달라지고 있다. 2010년 1.2%에 불과했던 휴대전화 사용률은 2017년 96.7%를 찍었고, 올해는 99.9%에 이를 전망이다. 평균연령 28.3세(한국은 40.8세), 지구촌에서 가장 젊은 나라 중 하나다. 다음달 1일 시행되는 ‘개정 회사법’ 등 최근 달라지는 법령 및 정책 방향에 해외 투자자들의 시선과 태도도 달라졌다. 지난 2년 동안 주춤했던 개혁·개방 정책이 다시 속도를 낼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아웅산 수치 정부’ 출범 이후 지난 2년 동안 군부 통치 시대의 주요 프로젝트와 정책들을 재검토하느라 생겼던 투자 심리 위축 등 과도기가 지나고 전방위적인 투자 유인책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란 기대다.투자 심리도 꿈틀거리고 있다. 다음달 개정 회사법이 시행되면 외국인 지분율이 35%까지인 합작기업도 국내 기업과 동일하게 토지 취득, 매각, 주식거래가 가능하게 된다. 앞서 지난해 4월 시행된 신투자법, 12월 시행된 콘도미니엄법 등과 함께 투자 활성화의 견인차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양곤증권거래소(YSX)도 외국인 투자자에게 개방되는 등 현지 기업의 자금 조달도 한층 수월해질 것이란 기대도 있다. 법무법인 지평의 장 성 미얀마 법인장은 “국내 산업 육성을 위한 법규 개정과 함께 각종 규제가 풀리면서 올해와 내년에는 변화가 보다 확연하게 드러날 것”으로 전망했다. 대대적인 인프라 정비사업들도 힘을 얻고 있다. 미얀마 상공부의 초테무 부국장은 “전기, 도로 등 인프라 건설에 우선순위를 둔 개발계획을 짜 놓고 있다”면서 “5년 안에 기존 전력 생산량을 2배 이상 늘리고, 양곤 등 주요 거점을 잇는 도로 및 철도 등 물류망 확충에 시동을 걸었다”고 설명했다. 양곤에서 중국 쿤밍까지의 도로·철도 건설사업은 중국 정부와 긴밀한 협의 아래 추진되고 있다. 미얀마 투자청의 한 고위당국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 사이에 관련 사업을 빠른 시일 안에 진행한다는 공감대가 있었고, 두 정부 간 양해각서(MOU) 체결 등 빠른 진전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일대일로’ 사업의 일환으로 이를 진행 중이고, 미얀마 정부는 이 사업에 한국 등의 참여도 기대하고 있다. 양곤에서 차퓨까지의 도로 건설이나, 농촌지역인 양곤 서남쪽 지역을 제1의 도심으로 만들어 나가는 ‘신(新)양곤 개발 프로젝트’, 양곤 도심 재생 사업 등도 중요 개발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일본은 민관이 손을 잡고 양곤시를 가로지는 고속·고가도로, 양곤시 순환 도시철도 부설사업, 도시재생 프로젝트 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오는 11월 미얀마 틸라와 특별경제특구에서 공장을 여는 LS전선의 손태원 법인장은 “베트남도 개혁·개방 초기 10년 동안은 시행착오를 겪은 뒤 2008년부터서야 급성장했다”면서 “미얀마는 베트남보다 짧은 기간 내에 더 빠르게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임선규 대우아마라 대표는 “한반도 3.5배 크기의 영토에 가스, 석유, 옥, 진주, 티크 등의 보고들은 제대로 탐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을 정도로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투자한 뒤 뒷심 있게 기다릴 수 있는 대기업에 비해 고려할 점도 많다. 이희상 코트라 양곤무역관장은 “(사업을) 현지 정부 및 파트너들에게 이해시키고 협력을 얻어내기가 쉽지 않다”면서 긴 소요 시간 및 초기 투자 비용에 대한 준비를 당부했다. 세계 최하위권인 비즈니스 환경 및 인프라, 50년 동안의 군부 통치 시절 교육 붕괴로 인한 인적 자원의 해외 이탈 등도 걸림돌이다. 그러나 양곤에서 성공한 한국음식점 체인으로 꼽히는 서라벌의 김주환 대표는 “열악한 투자환경을 오히려 기회로 봤다”면서 “투자 환경이 정비되면 경쟁도 치열해지고 설 자리도 그만큼 찾기 힘들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인프라 상황을 고려해 다른 나라에서는 없었을 의외의 추가 비용에 대한 대비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990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의 미얀마 투자는 모두 889건에 30억 4905만 달러. 1990년 대우전자의 가전 투자를 비롯해 의류 봉제업 및 신발 가공 등이 진출해 있다. 그 가운데 포스코대우의 쉐·미야 해상 가스전 개발은 2017년 2724억원의 영업이익을 가져다주는 등 앞으로 해마다 3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예상할 정도로 성공을 거뒀다. 한국의 전체적인 미얀마 투자는 중국과 싱가포르, 태국, 홍콩, 일본 등에 이어 6~7위 수준이지만,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을 통해 크게 신장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글 사진 양곤·틸라와(미얀마)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정부, 미·중 무역전쟁 WTO 제소 등 적극 대응해야”

    미·중 무역전쟁의 확산을 막기 위해 우리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무역전쟁이 전 세계적인 관세전쟁과 중국의 경제 위기로 이어질 경우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5% 포인트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박태호(전 통상교섭본부장) 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장은 17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미·중 통상전쟁과 대응전략 긴급 세미나’에서 “미국이 안보에 근거해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통상정책은 WTO 규범을 위해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미국은 중국의 특정 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지적재산권 침해, 중국에 투자하는 기업에 대한 강제 기술이전 등이 WTO 규범을 위배한다는 점에 대해 문제를 지적했어야 하나 접근 방법이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원장은 “우리 정부는 WTO에 제소하는 등 다른 국가와의 공동 조치를 최대한 강구하고, 기존에 진행 중인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및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을 완결하는 한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11) 가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면서 한국이 글로벌 다자무역 체제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중 무역전쟁이 중국의 경제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주 실장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 경제의 타격은 불가피하며 그 부정적 영향의 정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 실장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 포인트 하락하면 전체 수출액의 30% 가까이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의 수출 증가율은 1.6% 포인트 줄어들 것”이라면서 “경제성장률은 0.5% 포인트 하락하고 고용은 12만 9000명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중국은 한국의 중요한 투자처이자 경상 흑자의 절반 정도를 의존하고 있는 국가”라면서 “중국 경제에 버블이 붕괴하면 교역과 투자, 금융 등 여러 경로를 통해 한국에 심각한 위기를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중 무역전쟁을 한국의 4차 산업혁명 대응의 기회로 삼자는 주장도 나왔다. 전은경 국회 입법조사처 조사관은 “미·중 무역전쟁은 양국 간에 데이터에 기반한 첨단산업 성장의 시너지 발생에 제동이 걸린다”면서 “특히 첨단산업 부문에서 중국에 경쟁력을 추월당하기 쉬운 상황에서 이를 만회할 시간을 얻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 조사관은 “우리나라는 융합 플랫폼을 구축하고 규제를 완화해 산업 혁신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한남콘’ 이미지 원작자 “무단 사용 말라” 저작권 등록

    ‘한남콘’ 이미지 원작자 “무단 사용 말라” 저작권 등록

    자신이 제작한 이미지가 한국 남성을 비하하는 데 쓰이자 결국 원작자가 해당 이미지에 대해 저작권을 등록했다. 이른바 ‘한남콘’으로 알려진, 한 남성의 얼굴을 그린 이미지는 원래 한 안경사가 얼굴형에 맞는 안경테를 추천하기 위해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것이었다. 이 이미지는 얼굴이 큰 남성에게 잘 어울리는 안경테를 쉽게 상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한 그림이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한남티콘’, ‘한남충콘’ 등으로 불리며 ‘못생긴 한국 남성’을 조롱하는 용도로 널리 퍼졌다. 이 안경사는 13일 자신의 블로그에 “안경남 캐릭터는 잠시 유행하고 사라지는 인터넷 이미지 파일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착각이었다”면서 “바람과 달리 다양한 형태로 변질되어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콘으로 사용되더니 최근에는 온라인을 뚫고 나와 오프라인에서도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 이상은 안 되겠다. 내가 뿌린 씨앗을 이젠 거두려 한다”면서 “이미지(패러디, 변형 모두 포함)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저작권을 등록했다”고 전했다. 또 “이미지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저작권자인 나에게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이미지의 저작권을 등록한 이유에 대해 ▲제작 의도와 달리 남녀 갈등 조장의 아이콘으로 변질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외모를 평가하는 비인간적인 행위에 이미지가 사용되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이미지로 인해 상처받는 사람이 생기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없음을 알고 법의 도움을 받아 해결하기 위해 저작권 등록을 했다”면서 “생업을 뒤로 하고 저작권 관련된 업무에 매달릴 수 없기 때문에 법무법인에 위임해 저작권 행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런 일이 없길 바라지만 무단 사용에 대한 합의금을 받아 수익이 발생할 경우 법무법인에 지출된 비용을 제한 나머지 금액은 실명예방재단이나 저소득층 안경 지원 사업 등 사회에 환원할 것”이라면서 “이미지 무단 사용으로 피해 보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전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증선위 ‘반쪽 결론’에 투자자 소송도 일단 ‘STOP’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에 대한 최종결론을 유보하면서 피해 주주들의 소송 움직임에도 일단 제동이 걸렸다. 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들은 일단 금융감독원의 추가 감리결과까지 지켜본다는 입장이지만, 당국의 결정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 답답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 이후 주가 폭락으로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의 소송은 법무법인 한결과 한누리에서 준비하고 있다. 한결에 소송을 문의한 투자자만 13일까지 260여명 수준이다. 그러나 증선위가 핵심인 에피스의 지분가치 평가를 둘러싼 문제를 매듭짓지 못하면서 누구를 상대로 소송을 벌일지, 원고의 범위를 어디까지 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김광중 변호사(법무법인 한결)은 “증선위가 알맹이 없는 결정을 내려서 당장 소송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면서 “현재 상태로 설령 소송을 해도 법원이 추가감리 결과를 지켜보자면서 재판진행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공시 누락 부분은 직접적으로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손해배상소송에서도 에피스 가치를 둘러싼 분식회계가 있었는지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추가 감리, 증선위 심의 결과에 따라 소송 방향도 달라질 전망이다. 만약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가 인정되면 집단소송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은 허위공시, 분식회계 등은 집단소송 요건을 두고 있다. 집단소송에서 이기면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주주들도 피해금액을 보상받을 수 있다. 반면 분식회계가 아닌 것으로 결론 날 경우 투자자들은 금감원을 피고로 하는 손해배상 소송도 검토 중이다. 확정되지 않은 사실을 공개해 결국 주가 폭락을 야기한 측면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5월 1일 금감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사전조치통보서를 발송했다는 사실을 공개된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연일 폭락했다. 현재 소송을 준비 중인 피해 투자자는 대부분 금감원의 발표시점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을 거래한 경우로 알려져 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워너원 박우진·이대휘 측 “악플러 기소의견 검찰 송치”

    워너원 박우진·이대휘 측 “악플러 기소의견 검찰 송치”

    워너원 박우진, 이대휘 소속사 브랜뉴뮤직 측이 당사 아티스트를 향해 악의적인 게시글을 작성한 피의자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월 브랜뉴뮤직은 자사 소속 아티스트인 박우진과 이대휘를 모욕하거나 악의적으로 명예를 훼손한 자를 전격 고소한 바 있다. 이는 앞서 1월에 공식 SNS를 통해 이들에 대한 강경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음에도 불구하고 허위 사실과 모욕적인 글이 줄지 않고 계속 유포된 데 따른 결정이었다. 그 결과, 수사기관의 신속한 수사가 이루어졌고 결국 익명으로 악의적 댓글을 게시했던 피의자가 특정됐다. 검찰이 피의자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검토 중인 가운데 본 고소건을 위임 받은 법무법인 요수(대표변호사 송준용) 측은 “브랜뉴뮤직이 관련 피의자에 대해 선처는 없다는 뜻을 더욱 명확히 함에 따라 관련 피의자는 검찰 조사 결과 기소되고 법률에 정해진 바대로 유죄를 선고 받을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브랜뉴뮤직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의뢰인의 요청이 있고 아티스트들의 사회적 평가 또는 명예를 지나치게 훼손한 불법성이 명백하거나, 지속적으로 악의적인 댓글을 달아오는 등 아티스트들의 일상생활에 심대한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라면 형사상의 조치와 별개로 민사상 손해배상 등을 청구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함께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브랜뉴뮤직 측은 “확인된 모든 피의자들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그들의 범죄에 상응하는 법적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고, 아티스트를 책임지는 소속사로서 이에 단호하게 대처할 계획”이라고 강조하며 “앞으로도 악플과 악성 게시글에 대한 모니터링을 꾸준히 이어갈 예정이며, 소속 아티스트를 보호하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제공=브랜뉴뮤직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발표 그 후 정책 체크] ‘甲’의 주52시간 위반… ‘乙’이 고발할 수 있을까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일터에서 노동시간 단축에 대한 기대와 우려는 여전히 공존하고 있습니다. 정시 퇴근, 점심 회식 확산 등으로 ‘저녁이 있는 삶’을 체감하는 노동자도 있지만 업무량은 유지되면서 시간만 줄어들어 업무부담이 가중되거나 임금 감소에 대한 걱정도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주 52시간 근무제를 지키지 않아 진정이나 고소·고발장이 접수된 경우는 1건도 없습니다. 300인 이상 사업장이나 공공기관에서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아직까지는 별 탈 없이 정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회사가 장시간 노동을 방치하거나 암묵적인 강요로 인해 52시간을 넘게 일해도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근로시간 위반은 정부의 근로감독이나 노동자, 노동조합의 고소·고발로 적발 가능합니다. 고소·고발을 하려면 출퇴근 관리시스템, 업무 관련 수기나 메모, 동료들의 증언, 출퇴근 교통카드 사용기록 등 주 52시간을 초과해 일했다는 증거를 확보해야 합니다. 이런 증거들을 다 모은 뒤 가까운 지방노동청으로 신고하면 됩니다. 하지만 ‘갑’의 위치에 있는 회사를 실제로 고발하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이진우 법무법인원 노무사는 “출퇴근 관리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아 입증 자료를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노동자 개인이 재직 중인 상태에서 회사를 상대로 법적 다툼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고소·고발보다는 근로감독을 통한 적발이나 시정이 빈번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고 정부의 근로감독에만 기댈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고용부는 지난해 사업장 495곳에 대한 근로감독을 통해 장시간 노동 사업장 148곳을 적발했습니다. 또 마지막까지 시정지시를 따르지 않은 2곳은 사법처리를 했습니다. 2016년에는 495곳을 점검해 법 위반 사업장 202곳을 적발했고 6곳을 사법처리했습니다. 이달부터 제도가 시행되는 300인 이상 사업장이 3627곳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장 전방위적인 근로감독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정부는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불과 열흘 앞둔 지난달 20일 근로감독으로 적발하는 법 위반 사업장에 대해 최장 6개월의 유예 기간을 두기로 했습니다. 처벌보다는 제도의 현장 안착이 우선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노동계의 우려처럼 처벌이 면제되는 6개월 동안 편법과 꼼수를 설계하는 기업들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처벌이 능사는 아닌 만큼 근로문화 개선을 비롯해 노사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노동시간 단축은 이전에도 처벌 위주의 법 집행이 이뤄지지는 않았다”며 “유예기간 동안 노동시간 단축에 어려움이 있다면 노사 협의를 거쳐 보완책을 마련하고 이후에는 엄격한 단속을 통해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어려서 부모 잃고 남편 뒷바라지까지 한 노정희 대법관 후보

    어려서 부모 잃고 남편 뒷바라지까지 한 노정희 대법관 후보

    대법관 후보자 노정희 법원도서관장(55·사법연수원 19기)이 남편 뒷바라지를 위해 잠시 변호사로 개업했던 사실이 알려졌다. 4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노 후보자는 초등학생 때 부모를 잃고 친척들의 도움을 받으며 자랐다고 한다. 형편이 어려워 사법시험을 준비할 당시에도 자취방이나 하숙집에 머무는 대신 이화여대 사법고시반 기숙사에 살았다. 노력 끝에 24세이던 1987년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현재 이화여대 출신으로는 첫 대법관이 될 예정이다. 남편 뒷바라지를 위해 잠시 법관 생활을 접고 변호사로 일했던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노 후보자는 1990년 춘천지법에서 법관 생활을 시작했지만 1995년 변호사로 개업했다. 한의대에 다니는 남편의 학비를 대야 했기 때문이다. 노 후보자는 남편이 한의사로 개업할 수 있게 되자 2001년 재임용돼 인천지법에서 다시 법관 생활을 시작했다. 2018년 기준 노 후보자의 재산은 6억657만3000원이었다. 대법관 후보자 3명 중 가장 적다. 이는 올해 재산 공개 때 법조계 고위직 평균 재산(22억9200여만 원)의 30%에 불과한 수준이다. 변호사 시절 노 후보자는 연수원 동기인 김칠준 변호사(58·19기)가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 다산에서 일했다. 이 기간에 김 변호사의 영향을 상당히 받은 것으로 보인다. 김 변호사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부회장,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 등을 지내며 공익적 소송을 다수 변론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진짜 난민 울리는 가짜 난민 대행 변호사 적발

    진짜 난민 울리는 가짜 난민 대행 변호사 적발

    한 법무법인 대표 변호사가 가짜 난민신청을 대행해주다 당국에 적발됐다. 이 변호사는 국내 체류를 원하는 외국인들에게 본국에서 종교 박해를 받았다는 허위 사실을 적게 하는 수법으로 가짜 난민을 양산한 것으로 드러났다. 난민 지위 인정을 간절히 바라는 진짜 난민들에게 피해를 줬다는 비판이 나온다. 3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법무부 산하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는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Y 법무법인 대표 변호사 강모(46)씨 등 3명을 불구속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강씨는 2016년 4월부터 최근까지 외국인들이 허위 사유를 들어 난민신청을 하도록 알려주고 서류접수를 대행한 혐의를 받는다. 중국인 184명을 인터넷 광고로 모집해 강씨의 법무법인에 난민신청 대행을 알선한 브로커 등 5명은 앞서 구속됐다. 강씨는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인근에 법무법인 지소 사무실을 내고 브로커가 난민신청을 원하는 외국인들을 데려오면 허위 사실을 신청서에 쓰도록 하는 방식으로 ‘가짜 난민’을 양산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파룬궁’, ‘전능신교’ 등 특정 종교를 신봉하다가 본국에서 박해를 받았다고 허위 사실을 신청서에 쓰도록 하는 게 주된 수법이었다. 강씨는 중간 브로커들이 가짜 난민 신청자들로부터 500만원 안팎의 알선료를 받으면 이 가운데 200만원 정도를 소송비 등 명목으로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대는 파악했다. 허위 난민 신청자들이 “행여나 난민 인정을 받고 본국에 돌아가지 못하면 어떡하느냐”면서 걱정하면 강씨는 “절대로 난민 인정을 받을 일이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라고 상담해주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허위 난민신청을 한 외국인들은 통상 8개월가량 걸리는 난민 심사에서 불인정 결과를 받으면 이의신청과 행정 소송 제기 등을 통해 국내 체류 기간을 늘렸다. 허위 난민신청 남발로 난민 심사 기간이 늘면서 박해와 내전 등을 피해 한국에 입국한 선량한 신청자의 피해는 가중되고 있다. 법무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1∼5월 한국에 난민 인정을 신청한 외국인은 7737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3337명)에 비해 132% 늘었다.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이들은 전체 누적 신청자 가운데 4.1%(839명) 수준에 불과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양승태·김명수 대법원, 초록은 동색이라더니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이 ‘김명수 대법원’의 은폐 의혹으로까지 일파만파하고 있다. 양 전 대법원장 등은 당시 상고법원을 반대하던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을 사찰하는 등 유무형의 압박을 가하고, 김 대법원장이 꾸린 ‘사법행정권 남용 특별조사단’은 이를 은폐한 정황이 드러났다. 검찰 수사 결과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는 하창우 전 대한변협 회장의 재산과 수임 자료를 수집한 뒤 이를 국세청에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했고, 실제로 서울지방국세청은 하 전 회장에 대해 세무조사를 시행했다. 특정 언론에 하 회장의 취임 전 수임 사건 처리와 관련한 정보를 전달해 비판 기사가 게재되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변호사들의 업무를 무력화하기 위해 변론기일 연기 금지 등 조직적인 훼방도 이뤄졌다. 이는 국민 기본권인 ‘변호인 조력권’을 침해하는 등 일반 국민들의 불편을 볼모로 한 만행과 다름 없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그러나 특별조사단은 변협 압박 문건을 확인하고도 관련자 조사나 문건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김 대법원장 또한 관련 보고를 받고도 해당 사안에 대해 윤리감사실 등에 진상조사 등 추가 조치를 지시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해당 사건이 특별조사단의 조사 범위가 아니라서 문건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민간인 사찰이라는 엄연한 범죄 혐의에 대해 사법부가 손 놓고 있었다는 점을 누가 납득하겠는가. 양 전 대법원장이 사용하던 컴퓨터가 디가우징(데이터를 복구 불가능하게 삭제하는 것)된 것과 관련해 김 대법원장의 책임을 묻는 의견이 법원 내부에서 제기된 것도 사법개혁의 수장이어야 할 김 대법원장에 대한 불신이 확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어제 김 대법원장은 다음달 2일 퇴임하는 고영한·김창석·김신 대법관의 후임으로 김선수(57·사법연수원 17기) 법무법인 시민 대표변호사와 노정희(54·19기) 법원도서관장, 이동원(55·17기) 제주지방법원장 등을 임명제청했다. 재야 법조인과 여대 출신 법조인 등을 추천해 ‘서울대·50대·남성’이라는 구도가 허물어지고, 법원행정처 출신이 대법관으로 직행하는 관행도 개선했다. 그러나 김 대법원장의 과도한 ‘양승태 구하기’가 계속되는 한 ‘초록은 동색’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김명수 대법원은 지금이라도 검찰에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핵심 자료들을 빠짐없이 제출해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그것이 법원에 대한 신뢰를 놓지 않는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다.
  • 대법원, 김선수·노정희·이동원 대법관 임명 제청

    대법원, 김선수·노정희·이동원 대법관 임명 제청

    김선수 법무법인 시민 대표변호사(57·17기), 노정희 법원도서관장(54·19기), 이동원 제주지방법원장(55·17기)이 신임 대법관으로 제청됐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2일 김 변호사 등 3명을 고영한·김창석·김신 대법관의 후임으로 임명제청했다. 법원행정처 경험이 없는 비서울대 출신과 여성법관, 변호사 등을 제청하면서 대법관 구성 다양화를 고려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대법원은 국민들로부터 대법관 제청대상자로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천거를 받고, 공식적 의견제출절차 등을 통해 광범위한 의견을 수렴해 왔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심의를 거쳐 10명의 대법관 후보자를 추천했으며, 김 대법원장은 이들 가운데 김 변호사 등 3명을 대법관으로 제청했다. 김 대법원장은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를 요구하는 국민의 기대를 각별히 염두에 두고,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 내용을 존중하면서 후보자 중 사회 정의의 실현 및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대한 의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보호에 대한 인식, 국민과 소통하고 봉사하는 자세, 도덕성 등 대법관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적 자질은 물론, 합리적이고 공정한 판단능력, 전문적 법률지식 등 뛰어난 능력을 겸비했다고 판단했다”고 제청 배경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예멘인 사태와 무관한 난민 정책… 인권대책도 빠져” 지적

    “예멘인 사태와 무관한 난민 정책… 인권대책도 빠져” 지적

    난민 신청자 해마다 느는데 심사 더뎌 1심 행정소송 접수 5년새 23배 폭증제주도에 입국한 예멘인 500여명의 집단 난민 신청을 계기로 정부가 난민심판원 신설 등 절차 간소화를 추진하는 대책을 29일 발표했지만, 난민 인권 운동가들은 법무부의 정책이 ‘가짜 난민 색출’에만 초점을 맞췄다며 우려를 표시했다.현행 제도상 1차 심사에서 불인정된 난민 신청인은 30일 이내에 법무부에 이의 신청해 법무부 난민위원회의 심의를 받고, 이마저 기각되면 행정소송을 3심까지 받을 수 있다. 난민심판원이 도입되면 1차 심사에서 불인정된 난민 신청인은 일정한 기간 내 난민심판원의 판단을 받고, 기각될 경우 고법·대법에서 두 번의 사법부 판단을 받는다. 난민심판원이 특허심판원, 조세심판원, 해양안전심판원 등 준사법적 성격을 지닌 특별행정심판기관과 유사한 형태로 운영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오수 법무부 차관은 “난민심판원이 신설되면 현행 소송까지 5단계인 절차가 3~4단계로 단축돼 공정하고 신속한 난민 심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박영아 법무법인 공감 변호사는 “(이의 신청) 기간과 절차를 축소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라면서 “국민적인 불안감, 공포에만 초점을 맞춘 정책처럼 보인다”고 평가절하했다. 난민 심사 절차의 간소화 필요성은 2010년대 이후 국내 난민 신청자와 난민 인정을 구하는 행정소송이 급증함에 따라 제기돼 왔다. 2011년 1011명이던 난민 신청자는 2016년 7542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난민 인정을 못 받고 1심 행정소송을 낸 접수 건수는 136건에서 3161건으로 폭증했다. 이 과정에서 난민 인정을 받지 못하고 추방됐다가 재입국해 같은 사유로 난민 신청을 하거나, 불법체류 중 범죄를 저지르고 보호 조치를 당하자 난민 신청을 한 사례들이 적발됐다. 2016년 난민 신청자 7542명의 39.4%인 2974명이 체류 기간을 넘겨 불법체류자 신분이 된 뒤 다시 난민 신청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적으로 난민 인정을 못 받게 되더라도 난민 신청부터 대법원 판단까지 4~5년 동안은 추방되지 않는다. 체류 목적으로 난민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를 막는 것은 정부의 당연한 의무다. 그러나 제주 예멘인 난민 사태를 계기로 난민 심사 절차 간소화를 서둘러 추진하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일 법무법인 어필 변호사는 “당장 직면한 예멘 난민 문제와 전혀 상관없는 대책”이라면서 “제도 신설에 앞서 난민 협약 가입국으로서 어떻게 난민들을 보호할지에 대한 내용이 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국토부 “진에어 면허 취소는 청문절차 후 판단”

    국토부 “진에어 면허 취소는 청문절차 후 판단”

    국토교통부가 미국인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를 불법으로 등기이사에 올린 진에어에 대한 처리 방안을 내달 이후 결정하기로 했다. 대신 국토부는 진에어의 불법 외국인 임원 등기를 방치한 당시 담당 공무원 3명을 직무유기 등 혐의로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김정렬 국토부 2차관은 29일 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진에어 처리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 청문과 이해관계자 의견청취 등 관련 절차를 더 진행하고서 최종 결론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당초 진에어에 대한 처분을 이날 결정하겠다고 예고했으나 최종 결론은 결국 내달 이후로 미뤄지게 됐다. 청문에는 보통 2개월 이상 소요된다. 항공법령은 국가기간산업인 항공업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인이 국적 항공사의 임원이 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위반시 면허를 취소하게 돼 있다. 조 전무는 미국 하와이에서 태어나 이후 한국 국적을 포기한 미국인으로 공식석상에서 미국식 이름인 ‘조 에밀리 리’를 쓴다. 진에어에 대한 처분은 면허취소냐 아니냐의 사안인데, 법무법인의 법률 자문도 받았으나 아직 핵심 쟁점에 대한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 국토부의 설명이다.외국인의 불법 이사 등기는 면허 결격사유에는 해당하지만 이미 조씨가 등기이사에서 제외된 상황에서 지금 면허를 취소할 수 있느냐가 쟁점이다. 그리고 외국인인 조씨가 진에어를 실제적으로 지배했느냐에 대한 판단도 아직 내려지지 못했다. 현행법에서 외국인이 항공사의 주식을 2분의 1 이상 소유하거나 실제로 경영에 참여해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역시 면허취소 대상이 된다. 국토부는 지금까지 진에어 이사회 회의록 등 내부 서류를 검토했으나 추가로 확인해봐야 할 사안이 많다는 입장이다. 김 차관은 “법리 검토 결과 과거 외국인 등기이사 재직으로 면허를 취소해야 한다는 의견과 결격사유가 이미 해소돼 현시점에서 취소는 곤란하다는 상반된 견해가 도출됐다”고 말했다. 이에 법적 쟁점에 대한 추가 검토와 청문, 이해관계자 의견청취 및 면허 자문회의 등의 법정 절차를 거치면서 면허 취소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진에어가 과거 미국 국적자인 조씨가 등기이사 지위를 유지하도록 방치하거나 불법 행위를 확인하지 못한 당시 담당자들을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2013년과 2016년 수차례 진에어 면허 변경 신청이 이뤄졌는데, 공소시효 등을 감안해 2016년 2월 대표자 변경 신청 접수를 처리한 담당 과장과 사무관, 주무관 등 3명이 수사의뢰 됐다. 김 차관은 “항공운송면허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외국인 등기 임원이 진에어에 재직하는 동안 면허변경 업무를 처리하면서 이를 확인하지 못한 관련자는 국민적 의혹 해소를 위해 수사의뢰했다”고 밝혔다.2014년 ‘땅콩회항’ 후속조치로 대한항공에 권고한 5대 개선과제 중 일부 과제가 완료되지 않았음에도 완료된 것으로 과제 관리를 소홀히 한 담당자는 징계할 방침이다. 국토부 공무원의 해외 출장시 좌석 편의를 받았다는 의혹의 사실 여부는 감사에서 확인되지 못했다. 김 차관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항공사에 대한 관리감독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안전 관련 법령준수를 확인하기 위해 최근 1개월간 모든 항공사에 대해 안전점검을 했으며, 안전관리가 미흡한 회사에 대해서는 장비와 인력 등 분야별 특별점검을 하고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과징금 부과 등의 조치를 하기로 했다. 또 대한항공이나 진에어와 같이 ‘갑질’, ‘근로자 폭행’ 등 사회적 논란을 야기하는 항공사에 대해서는 운수권(노선운항권) 배분 시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운수권 배분규칙’에 사회적 기여도(100점 만점에 5점)를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슬롯(운항시간대) 배분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항공사업법령 개정도 추진한다. 항공운송사업 면허 관리부터 안전사고 및 운항감독까지 국토부의 내부 운영체계도 대폭 재정비한다. 면허 담당자의 교육을 강화하고 책임 소재를 현 과장에서 실국장 등 고위공무원으로 상향하는 한편, 면허정보 상시 점검 및 파악을 위한 면허관리시스템을 구축해 공개할 예정이다.항공사의 갑질 근절을 위해 공정거래위원회,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등과 함께 ‘항공산업 체질개선 종합대책’도 추진한다. 공정위 주관으로 항공사의 불법·부당 거래를 점검하고, 복지부(국민연금)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내달 중 도입하고서 기금운용위원회 논의를 통해 기업·주주가치를 훼손한 기업에 대해 주주권을 행사할 방침이다. 고용부는 합리적인 노사관계 정립을 위해 ‘직장 내 괴롭힘 근절 종합대책’을 시행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항공사 경영간섭이나 갑질, 폭행을 근절하기 위해 대표이사와 등기임원의 자격과 경력제한 기준을 신설하기로 했다. 김 차관은 “이번 대한항공·진에어 사태를 환골탈태의 계기로 삼아 법령해석 미숙, 부주의, 관행적인 업무처리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고 항공산업의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과 바람직한 노사관계 정립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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