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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직자의 창] 어려운 세법 질문, 국민 눈높이로 답합니다

    [공직자의 창] 어려운 세법 질문, 국민 눈높이로 답합니다

    국세청은 매년 세목별 안내 책자를 발간해 국민의 세법 이해도를 높이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세법은 추상적인 표현을 사용할 때가 많다. 구체적인 상황에 적용할 때 그 의미가 명확하지 않다는 한계도 있다. 이런 이유로 국민은 전문적인 세법 해석을 필요로 한다. 세법 해석을 놓고 두 가지 원칙이 팽팽하게 맞서곤 한다. 하나는 법문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엄격 해석의 원칙’이다. 자의적 해석을 막아 법적 안정성을 지키는 근간이 된다. 하지만 복잡한 현실을 법에 완벽히 담아내기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법 문구에만 매몰된다면 국민에게 억울한 세금 부담을 지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국세청은 법의 테두리를 지키면서도 입법 목적과 시대적 흐름을 고려하는 ‘목적론적 해석’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해 왔다. 이런 법리적 고민 끝에 최근에는 기계적이고 획일적인 집행에서 벗어나 국민의 시각에서 보다 합리적으로 세법을 해석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국세청은 최근 산모·신생아 사회복지서비스 이용 시 본인부담금에 부과되던 부가가치세를 면제했다. 제도의 구조, 용어 변화,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해 세금을 면제하는 것으로 해석을 변경한 덕분이었다. 이를 통해 취약계층의 경제적 부담을 덜고, 제공 업체의 운영상 어려움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귀향을 준비 중인 A씨는 수도권 주택을 양도하고 고향의 노후 상속주택을 재건축해 이사하려던 중 자칫 비과세 혜택이 사라질까 봐 국세청에 세법 해석을 신청했다. 법 문언대로 해석하면 노후 주택과 신축 주택은 별개의 주택으로 볼 여지가 있었다. 하지만 국세청은 이를 ‘상속주택의 연장선’으로 해석했다. 덕분에 A씨는 양도소득세 부담 없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런 노력은 법 해석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발견된 불합리한 규정을 재정경제부에 건의해 법 개정을 이끌어 내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양도소득세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 적용 시 납세자는 양도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2개월 이내 신고해야 하기에 신고일 이전의 유사매매사례가액을 시가로 보고 신고하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법문상 평가 기간이 ‘양도일 전후 3개월’로 돼 있어 신고 이후 발생한 가액이 적용돼 세금이 달라지는 혼선이 생기기도 했다. 국세청은 이를 불합리하다고 보고 시가로 인정되는 유사매매사례가액의 범위를 ‘신고일까지’로 한정하도록 법 개정을 이끌어 냈다. 그러나 국민들의 복잡한 경제활동 과정에서 세법 해석을 필요로 하는 경우는 여전히 존재한다. 이를 위해 국세청에서는 세법 해석 ‘사전답변 제도’와 ‘서면질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사전 답변은 본인의 구체적인 거래에 대해 법정신고기한 전까지 신청해 국세청의 공식적인 답변을 받는 제도다. 답변에 구속력이 있어 납세자에게는 가장 강력한 법적 안전장치가 된다. 한편 서면질의는 일반적인 세법 해석을 요청하는 것으로 구속력은 없으나 판단 기준으로 활용된다. 이러한 세법 해석 신청은 국세청 누리집에서 서식을 내려받아 작성 후 관련 서류와 함께 우편으로 제출하거나 홈택스를 통해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다. 올해 개청 60주년을 맞이한 국세청은 세금 징수 기관을 넘어 국민의 고충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주는 동반자가 되고자 한다. 세무 불확실성에 노출되지 않도록 가이드를 제공하고 국민이 경제 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는 각오다. 만약 세금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언제든 세법 해석의 문을 두드려 보기 바란다. 이성진 국세청 차장
  • 특검 ‘김건희 불기소’ 수사팀 조사…노상원 계엄 비선조직도 입건 예고

    특검 ‘김건희 불기소’ 수사팀 조사…노상원 계엄 비선조직도 입건 예고

    2차 종합특검(특별검사 권창영)이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해 당시 수사팀에 있던 수사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김지미 특검보는 30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지난주 2024년 당시 수사팀 관련자를 소환해 조사했고, 앞으로도 순차적으로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은 지난 23일 대검찰청, 서울중앙지검, 공주지청 등 5곳에 대한 전방위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특검은 압수물을 분석하는 한편 수사팀 검사를 조사하기 전에 수사관을 먼저 조사했다. 내란 의혹과 관련해서는 합동수사본부 산하 ‘수사2단’의 조직적 가담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 특검보는 “내란 과정에서 있었던 합동수사본부 산하 수사2단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에 대한 불법 수사 계획과 관련해 범죄단체 조직죄로 입건해 수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수사2단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비상계엄 정국 당시 운용한 비선 조직이다. 계엄 당일 선관위 장악, 서버 탈취, 직원 체포 등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수사2단에 투입할 정보사 요원들이 선발됐고, 체포 대상으로 분류된 선관위 직원의 명단도 배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러한 행위가 형법상 범죄단체 조직죄에 해당하는지 법리 검토에 착수했다. 특검은 내란 사건 전반에 대한 참고인 조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김 특검보는 “지난주 내란 의혹과 관련해 권영환 전 합참 계엄과장, 홍창식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 23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며 이번 주에는 KTV와 소방 등 관련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특검보는 또 “3대 특검 및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부터 받은 사건의 수사를 위해 특검보 충원이 필요하다”며 “대통령께 특검보 후보 2명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종합특검팀의 특검보 정원은 5명이지만, 현재 4명(권영빈·김정민·김지미·진을종)만 임명돼 활동하고 있다.
  • “티눈 제거 2500번, 말이 되나”…7억 보험금 판결에 민심 들끓었다 [두 시선]

    “티눈 제거 2500번, 말이 되나”…7억 보험금 판결에 민심 들끓었다 [두 시선]

    7년 동안 2500번이 넘는 티눈 제거 시술을 받고 7억원대의 보험금을 받은 가입자 손을 대법원이 다시 들어주자 댓글창이 들끓었다. 법원은 이미 확정된 판결의 효력을 뒤집기 어렵다고 봤지만, 여론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반면 일각에서는 “횟수만 보고 사기로 몰 게 아니라 보험사와 병원 책임도 함께 따져야 한다”는 반론도 나왔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A보험사가 가입자 B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숫자 충격만이 아니었다. 대법원이 본 쟁점은 ‘2575차례가 상식적인가’보다, 이미 계약이 유효하다는 확정판결이 나온 뒤 시술 횟수와 보험금이 늘었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다시 무효로 돌릴 수 있느냐에 있었다. 그 결과 대법원은 기존 확정판결의 효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가입자 B씨는 2016년 보험계약 체결 뒤 2018년 말까지 417차례의 냉동응고술을 받았고 이후 2020년 11월부터 2023년 3월까지 2100여차례의 시술을 추가로 받았다. 전체 시술 횟수는 2575차례이며 받은 보험금은 총 7억7000만원에 달했다. 보험사는 다시 소송에 나서 “보험금을 부정 취득할 목적으로 다수 계약을 맺은 만큼 무효”라고 주장했다. 1·2심은 첫 사건 변론 종결 뒤 추가 시술이 이어지고 보험금 수령 규모도 커진 점을 새로운 사정으로 보고 보험사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는 계약 당시 부정 취득 목적이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추가 자료일 뿐 확정판결의 효력을 깨뜨릴 새로운 사실관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 “발이 남아나냐”…상식 앞세운 분노 댓글 여론은 압도적으로 비판적이었다. “판사는 2575번이 상식적이라고 생각하느냐”, “7년 동안 주말까지 포함해 거의 매일 시술받은 셈인데 발이 남아나냐”, “이 정도면 의사도 함께 들여다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단순히 판결 하나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 사법 판단이 현실 감각과 너무 멀어졌다는 분노가 강하게 묻어났다. 특히 댓글 다수는 이번 사례를 개인 일탈이 아니라 전체 가입자 부담 문제로 연결했다. “저런 사람에게 매달 보험료를 대주고 있다”, “결국 선량한 가입자 보험료만 오른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숫자가 워낙 비현실적으로 보이다 보니, 법리보다 먼저 “이게 정말 가능한 일이냐”는 상식의 벽에 부딪힌 셈이다. ◆ “횟수보다 진위 따져야”…보험사 책임론도 반면 다른 시선도 있었다. “횟수가 많다고 무조건 사기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진짜 티눈 치료가 맞는지, 실제 냉동응고술이 이뤄졌는지를 따져야지 보험사가 횟수만 보고 돈을 안 주는 건 횡포일 수 있다”는 의견이다. 보험사가 약관과 소송 전략으로 다투다 법리에서 밀린 것 아니냐는 시선도 여기 포함된다. 실제 이번 판결도 그런 법리 구조 위에 있다. 대법원은 치료 횟수의 비정상성 자체를 정면으로 판단했다기보다, 이미 끝난 확정판결을 뒤집을 정도의 새로운 사정이 있었는지를 봤다. 여론은 “상식”을 봤고, 법원은 “확정판결의 효력”을 봤다는 점에서 이번 논란은 더 크게 부딪혔다. 결국 이 사건은 두 갈래 민심을 남겼다. 다수는 “상식이 졌다”고 느꼈고 일부는 “보험사도 떳떳하지 않다”고 봤다. 다만 댓글창의 무게추가 어디에 실렸는지는 분명했다. 독자들은 법리보다 먼저 ‘티눈 제거 2575차례’라는 숫자에서 판결의 이해 여부를 판단했다.
  • 금융·성범죄 못 잡고 ‘쉬운 사건’만 기소 우려… “보완수사권 필요”

    금융·성범죄 못 잡고 ‘쉬운 사건’만 기소 우려… “보완수사권 필요”

    수사권 없어 공소 제기·유지 전담수사 난도 높은 범죄 기소 난항기소율 낮아지면 단죄 기능 약화“법원에 부실한 영장 청구서 쌓일 것”중수청 검사 유입 확대 등 대안 시급檢 총장직대 “소통 부족 안타까워” 공소청법이 19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돼 표결을 앞둔 가운데 10월 검찰청이 폐지된 이후 공소청 검사의 역할에 관심이 집중된다. 검사의 수사 개입 가능성이 차단되면서 공판과 법리 검토 중심으로 일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과 동시에, 기소율이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신설된 공소청법을 보면 공소청 검사의 직무는 기존 검찰청 검사에 비해 대폭 축소됐다. 1948년 8월 검찰청법이 시행된 이후 유지됐던 수사권을 내려놓고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따라 공소 제기와 유지를 전담한다. 법 시행 이후 공소청 검사들은 유죄가 확실한 사건 위주로만 선별적으로 기소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피해자 진술에 주로 의존해야 하는 성범죄나 장애인 대상 범죄, 수사 난도가 높은 금융범죄 등은 경찰 수사가 미흡할 경우 기소를 하기 어려워진다. 이에 전반적인 사건의 기소율은 하락하고, 결국 범죄를 단죄하는 기능이 약화될 것이라는 뜻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을 내리는 경우가 많아지고, 범죄 피해자 구제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완수사권마저 사라지면 피해자나 피의자 모두 사건 처리 과정에서 검사를 보는 게 불가능해진다. 일선의 한 검사는 “앞으로 검사가 직접 전화를 걸어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일이 없어지면 중앙지검 검사를 사칭하는 보이스피싱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자조했다. 공소청 검사에게는 중수청 개시 사건의 공소청 통보, 공소청의 중수청에 대한 입건 요구, 경찰의 부실 수사에 중지 명령과 직무 배제 요구 권한 등도 주어지지 않는다. ‘사건 암장’이나 ‘사건 핑퐁’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차장검사 출신 김종민 법무법인 MK파트너스 변호사는 “검사 입장에서는 입건 여부부터 처리 지연 등 수사 상황에 대해 ‘깜깜이’ 상태가 된다. 경찰이 제공하는 정보만으로는 사건 전체를 보지 못해 깃털만 입건하고 몸통은 봐주는 부패 구조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사의 영장 청구·집행 지휘권 삭제는 구속·압수수색 영장 발부율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법원에 부실한 영장 청구서가 쌓이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법조계에서는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로 거론되는 대책은 ▲보완수사권 존치 ▲전건송치 부활 ▲수사 공백과 수사력 저하를 최소화하기 위해 중수청으로 검사를 최대한 유입하는 방안 등이다. 김상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보완수사권이 존치된다면 직접적인 심증 형성을 통한 정확한 소추권 행사가 가능해지게 된다”며 “전건송치가 부활하면 검사의 사법통제를 거치게 되므로 여러 부작용을 방지하는 데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은 이날 공소청법에 대해 입법 과정에서 폭넓은 소통과 공감대 형성이 이뤄지지 않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구 대행은 검찰 구성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번 공소청법 제정안에 (대검의) 노력이 상당 부분 반영되지 않은 것에 검찰총장 직무대행으로서 죄송스러운 마음”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 공정위 ‘갑을관계 전담국’ 생긴다

    공정위 ‘갑을관계 전담국’ 생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갑을관계 전담국’ 신설을 포함해 115명의 인력을 늘리며 몸집을 키운다. 이재명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막강한 권력기관으로 떠오른 모습이다. 앞으로 시장을 겨누는 공정위 칼날이 한층 더 날카로워질 것으로 예상되자 재계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정부는 17일 국무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공정거래위원회와 그 소속기관 직제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번 개편은 이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공정위에 인력 확충 방안을 여러 차례 주문한 데 따른 조치다. 지난 3일 경인사무소 신설로 늘어난 50명을 포함하면 정원은 648명에서 813명으로 25.5% 확대된다. 개정안은 오는 24일 시행되며 실제 충원은 신규 채용 등을 거쳐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핵심은 ‘가맹유통심의관’ 신설이다. 가맹점주·납품업체·대리점주 등 중소사업자와 대기업 간 거래를 전담하는 국 단위 조직으로, 쿠팡의 납품업체 단가 인하 압박 사건 등 ‘갑을 관계’에서 발생하는 불공정행위를 집중적으로 다루게 된다. 그간 분산돼 있던 가맹거래조사과, 대리점거래조사과, 유통거래조사과를 하나로 묶어 처리 속도와 전문성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조사 기능도 전방위로 확대된다. 신산업하도급조사과, 전자거래감시과, 서비스카르텔조사과 등이 기존 팀 단위에서 과로 승격된다. 제조·건설 분야 불공정하도급거래행위(9명), 대규모유통업 분야 불공정행위(6명), 중소기업 기술 탈취(14명) 인력도 보강된다. 사건 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해 상임위원과 비상임위원을 각각 1명씩 늘려 전원회의를 기존 9인 체제에서 11인 체제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최근 공정위가 공소장 격인 심사보고서 발송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심 격인 전원회의가 열리기 전에 혐의 사실과 대략적인 과징금 규모가 공개되면 조사를 받은 기업은 법리 다툼을 해 보기도 전에 ‘불공정 기업’이라는 낙인이 찍힐 수밖에 없다.
  • [사설] 특사경까지 검사 지휘권 폐지… 빈대 잡으려다 민생 잡을라

    [사설] 특사경까지 검사 지휘권 폐지… 빈대 잡으려다 민생 잡을라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의 검사 지휘 조항을 삭제하도록 정부에 지시했다. 여당 내 강경파 달래기 조치로 풀이된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검찰개혁 2단계가 마무리됐다”며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법안을 내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그러나 법안을 뜯어보면 과연 민생에 이로울지 의문을 접기 어렵다. 우리나라 특사경 제도는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방대하다. 환경·식품·노동·관세·산림·철도·공원·출입국·보훈에 이르기까지 50여개 분야에 2만여명이 활동한다. 이들은 수사 전문가로 별도 채용된 인력이 아니라 검사장이 지명하는 일반 행정공무원이다. 지금까지는 수사 개시 단계에서의 법리 판단, 영장 청구 적법성 검토, 과잉 수사 제어 기능을 검찰 지휘로 수행하며 법리적 공백을 메워 왔다. 검사의 특사경 수사 지휘권을 폐지하면 세 가지 경고등이 동시에 켜진다. 첫째, 환경·노동·금융 당국 같은 규제기관이 행정 목적을 위해 피규제자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수사권을 남용하는 과잉 수사의 위험이다. 둘째, 법리 판단 안전망 없이 수사를 진행하다 증거 수집 오류와 절차 위반으로 사법적 처벌을 못 하게 되는 부실 수사의 위험이다. 셋째, 역량 한계로 사실관계 규명이 표류하는 수사 지연의 위험이다. 이미 중대재해 사건에선 특사경인 근로감독관의 송치와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가 되풀이돼 2년 이상 질질 끄는 수사가 속출하고 있다. 특사경은 수사 종결권도 없어 검찰에 사건을 전건 송치해야 한다. 검사 지휘가 사라지면 수사는 특사경이, 종결은 검찰이 하는 구조에서 둘을 잇던 고리마저 끊어진다. 수사와 종결 사이 법리적 책임 주체가 실종되는 셈이다. 결국 특사경 지휘 조항을 삭제하려면 수사 종결권·인지 수사권·영장 청구 절차 등 연결된 제도들도 줄줄이 손질해야 현장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 검찰권 남용을 손보려다가 민생 현장에 피멍이 들 수 있다. 집권당이 강행하는 개혁 입법들이 지금 하나같이 민생은 뒷전이다.
  • 조희대 이어 공수처장도 피소… 현실 된 법왜곡죄 우려

    조희대 이어 공수처장도 피소… 현실 된 법왜곡죄 우려

    지난 12일 ‘법왜곡죄’가 시행됐지만 수사의 관할이 명확하지 않아 경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수사기관간 핑퐁 현상이 우려된다. 두 기관 모두 수사에 난색을 표하면서 사건 처리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조희대 대법원장에 이어 일선 법원 부장판사, 공수처 지휘부와 3대 특검 관계자들도 법왜곡죄로 고소·고발당하면서 불복의 무기로 악용될 수 있다는 당초 우려가 현실화되는 양상이다. 스마트솔루션즈(전 에디슨EV) 주주연대는 16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강영권 전 에디슨모터스 회장의 1심 재판장이었던 김상연 부장판사를 직권남용과 법왜곡죄 등으로 공수처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김 부장판사는 지난달 3일 강 전 회장의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인정해 징역 3년과 벌금 5억원을 선고했는데, 배임과 입찰방해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도 이날 서울경찰청에 오동운 공수처장과 이재승 차장, 조은석·민중기·이명현 특별검사팀 관계자 26명을 법왜곡죄 등으로 고발했다. 12·3 비상계엄 사건 수사 및 기소, 재판 과정에서 인권침해 등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다는 취지다. 법왜곡죄는 기본적으로 경찰이 수사하게 돼 있지만, 경찰도 수사 과정에서 증거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재판 과정과 법리 검토 경위를 확인하려면 관련 자료 확보가 필요하지만, 강제수사를 위해서는 법원의 영장 발부가 선행돼야 한다. 공수처의 수사 대상에 신설된 법왜곡죄(형법 123조의 2)는 포함된다. 다만 새로 도입된 범죄인 데다 적용 기준과 수사 범위에 대한 판례가 없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 공수처 관계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수사 때처럼 수사권 논란이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법왜곡죄로 고소·고발되는 일선 판사가 나오면서 법조계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특히 판결에 불복하는 절차로 항소가 아닌 법왜곡죄를 선택한 만큼, 향후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직 부장판사는 “항소에 앞서 법관을 고소·고발한다면 심급제도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법원행정처는 법왜곡죄 시행 관련 재판 작용이 위축되지 않도록 ‘형사재판 보호·지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했다.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다 정직 처분이 확정된 류삼영 전 총경도 재판소원을 준비 중이다.
  • 일본, 트럼프 전쟁 합류?…‘호르무즈 파견’ 요청 관련 입장 내놨다 [핫이슈]

    일본, 트럼프 전쟁 합류?…‘호르무즈 파견’ 요청 관련 입장 내놨다 [핫이슈]

    이란과 전쟁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호르무즈 해협 호위를 위한 군함 파견을 요청받은 일본이 입장을 내놨다. 고바야시 다카유키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은 15일 NHK의 한 프로그램에서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 호위를 위한 자위대 파견 여부에 대해 질문을 받고 “법리상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분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위대 파견에) 매우 높은 장벽이 있다”면서 “선박 보호를 위한 조치로 자위대법 82조에 규정된 ‘해상경비행동’ 적용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해상경비행동이란 일본 자위대가 전쟁 상황이 아닌 평시 또는 준전시 상황에서 일본 주변 해역의 치안과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출동하는 특별 임무를 의미한다. 이는 군사작전이 아니라 해안 치안·경비 임무에 가까우며, 해상경비행동 시 자위대는 선박 정지 명령이나 선박 검색, 추적, 경고 사격, 필요시 무기 사용 등의 권한이 주어진다. 앞서 일본은 2001년 당시 일본 남서쪽 해역에서 일본 해상보안청이 의심 선박을 레이더로 포착하고 정선 명령을 내렸으나 거부하자 해상경비행동을 발령하고 해당 선박과 교전을 벌인 바 있다. 당시 문제의 선박은 북한 공작선으로 추정됐다. 자민당 유력 인사의 이번 발언은 미·일 정상회담을 코앞에 둔 현재 시점에서 일본이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자위대법 적용을 검토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국 등 5개국 콕 짚어 군함 요구한 트럼프트럼프 대통령은 14일 SNS에 “여러 국가, 특히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로 영향을 받는 국가들은 미국과 함께 해협을 개방되고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한 군함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바라건대, 지도부가 완전히 제거된 국가에 의해 호르무즈 해협이 더는 위협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 인위적인 제약(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영향을 받는 중국, 프랑스, 일본, 한국, 영국, 그리고 다른 국가들도 이곳으로 함정을 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이스라엘과 함께 대이란 군사작전을 시작한 이후, 제3국에 전쟁 동참을 명시적으로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불어 미국이 일본에 배치된 강습상륙함 트리폴리함과 소속 해병 원정 부대를 중동으로 재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13일 “해병 2500명 정도가 승선한 군함 3척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동으로 이동해 현지에 있는 미군 5만명 병력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 배치돼 있던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전력을 중동으로 옮긴 데 이어 호르무즈 해협 호위를 위한 군함까지 요청하면서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 안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미·일 정상회담 앞둔 일본, 복잡한 속내자민당에서 총리를 제외한 3대 요직(당 3역)으로 꼽히는 정무조사회장의 이번 발언은 일본이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호위를 위한 군함 파견에 상당한 고심을 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일본 야당 측에서는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의 발언과 관련해 “국내법 적용이 어디까지 가능한지, 무엇이 불가능한지 국회의 논의와 국민 여론을 충분히 확인하면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입헌민주당의 도쿠나가 에리 정조회장은 자위대 파견에 대해 “법률과 헌법을 지키는 관점에서 할 수 없는 일은 할 수 없다고 분명히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지난 13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호르무즈 해협 등 중동에 자위대를 파견해 선박을 호위할 가능성에 대해 질문받고 “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루 전인 12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설치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제거를 위한 사전 준비로 자위대를 인근에 전개하는 것은 상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지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9일 미국에서 열리는 미·일 정상회담에서 다카이치 총리에게 직접 자위대 파견을 요청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 “법왜곡죄 시행, 법관 양심이 아닌 여론에 의한 인민재판 우려”[최광숙의 Inside]

    “법왜곡죄 시행, 법관 양심이 아닌 여론에 의한 인민재판 우려”[최광숙의 Inside]

    ‘사법 3법’ 정상적 작동할지 의문법원·헌재의 협조 없이는 어려워국회·정부·법조계 추후 숙의 필요‘법을 왜곡해 적용’ 행위 기준 모호 죄형법정주의 명확성 원칙 어긋나법관 자기검열로 사법소극주의도재판소원법 ‘소송 지옥’ 막으려면 엄격한 제소요건 등 제도 설계를대법·헌재 논쟁 해결 방안 될 수도위헌성과 법치 훼손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5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이른바 ‘사법 3법’을 의결했다. 법리왜곡을 이유로 판검사를 처벌할 수 있는 법왜곡죄와 법원의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을 허용하는 재판소원법(4심제), 대법관을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리는 대법관 증원법 등에 대해 법조계 등 각계에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날 오후 만난 헌법학자인 성낙인 전 서울대 총장은 “여당의 주관적 법이념이 반영된 사법 3법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국회·정부·법조계가 추후 숙의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제도가 파행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소송 지옥’ 등을 막으려면 재판소원 제소요건을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기대했나. “애초 기대하지 않았다. 정부와 여당의 협의를 거친 법안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명분도 실리도 없었다고 봤다.” -사법 3법 통과가 법원에 미칠 영향은. “가뜩이나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사법 3법의 일방적인 통과로 법원은 극도의 무기력증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사법 3법 시행이 가져올 파장은. “과식하면 배탈이 나듯이 상식에 어긋난 법을 만들면 탈이 날 수밖에 없다. 법 해석과 적용을 놓고 혼란이 생길 뿐 아니라 현 여당이 영원히 의회 다수파로 남을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 법은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 숙의 과정을 거쳐서 법이 만들어져야 생명력이 생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법이 달라진다면 법적 안정성을 해칠 수밖에 없다. 사법 3법 시행으로 삼권분립이 무너졌다.” ●사법 3법 시행으로 삼권분립 무너져 -사법 3법은 지속 가능한 법이 아니라고 했는데. “여당은 주관적 법이념에 치우쳐 있기 때문에 법적 안정성을 담보하지 못한다. 자유민주주의를 강조하던 윤석열 정부에서는 계엄으로 ‘민주’가 사라져 자유민주주의를 구현하지 못했다. 반면 이재명 정부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헌법 제1조 제1항)인데 ‘민주’만 주장하다 함께하는 ‘공화’를 놓치는 것 같다. 우리 사회가 균형을 잃는 것 같아 안타깝다.” -앞으로 법 시행에 문제는 없나. “아무리 사법 3법이 만들어졌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법원과 헌법재판소 협조 없이는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어렵다. 지금이라도 국회와 정부, 법조계가 충분한 숙의를 거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법률은 만들어졌어도 제도가 파행적으로 운용될 수 있다.” -법안 내용과 별개로 절차적 문제도 있었다. “민주주의의 생명은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건데, 사법 3법의 처리 과정에서 이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 첫째, 여야 간 숙의 과정 없이 다수파가 강행했다. 둘째, 법안 상정 및 처리 과정에서 헌법과 법률이 정해 놓은 입법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특히 법사위에서 다수파가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법안을 본회의 직전 수정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셋째, 3권 분립의 한 축이자 법률 적용의 직접 당사자인 사법부와의 진지한 대화조차 없었다.” ●민주주의 핵심인 절차적 정당성 훼손 -사법 3법 중 가장 우려되는 법안은. “법왜곡죄(형법 개정)다. 80년에 이르는 한국 헌정사에서 단 한 번도 논의조차 되지 않았던 법이다. ‘법을 왜곡해 적용’하는 행위의 기준이 무엇인지 모호해 헌법상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어긋난다. 문명국가에서는 정당화되기 어려운 법이다. 헌법 제103조는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재판한다’고 명시한다. 여기서 양심은 직업으로서의 법관이 가지는 객관적 양심을 의미한다. 하지만 법관이 법왜곡죄를 신경쓰다가 주관적인 자기 검열을 초래할 경우 공정한 재판을 하기 어렵다.” -법관이 심리적으로 위축된다는 것인데. “법관은 법 해석 및 적용 외에 법창조적 기능이 있는데, 법왜곡죄로 처벌하면 창조적 기능을 발휘하기 어려워 사법소극주의에 빠질 수 있다. 새로운 판결이 나오기 어렵고, 사법 발전도 이뤄질 수 없다. ” -판검사의 법왜곡 여부를 경찰이 수사하게 될 경우, 경찰 수사 결과의 법왜곡 여부는 과연 누가 판단할 것인가. 결국 판결을 둘러싼 무한 검증으로 혼선만 일으키지 않을까. “헌법상 적법 절차에 따라 이 경우에도 검사의 기소에 의해 법관이 재판하게 된다. 법왜곡죄에 대한 법리 적용 과정에서 수사기관, 기소기관, 재판기관 사이에 첨예한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 -법왜곡죄가 재판에 미칠 파장은. “특정 사건에 대한 법왜곡죄 적용 여부로 사회적 논란이 초래될 경우, 그 재판은 여론에 의한 인민재판이 될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 그에 따른 사회적 갈등과 혼란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법왜곡죄, 사회적 갈등과 혼란 불 보듯 -독일도 법왜곡죄를 도입했다는데. “독일의 경우 히틀러의 나치가 법률가들에게 법왜곡을 강요했다. 나치 몰락 이후 ‘나치에 협력한 법률가들’에 대한 사법적 재단이 이루어졌는데,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법왜곡죄가 적용됐다. 하지만 민주화 이후 실제로 적용된 사례는 매우 드물다.” -재판소원법에 대해 대법원은 반대하는데. “기존 헌법재판소법은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했는데, 이번에 ‘법원의 재판’까지 헌법소원 대상에 포함시켜 대법원의 반발을 불렀다. 같은 최고재판기관인 대법원 판결에 대해 헌재에서 다시 심판하는 것이 맞는가 라는 논란이다.” -대법원과 헌재 간 해묵은 논쟁이 발단이 된 건가. “그동안 헌재는 위헌법률심판에서 위헌 여부를 판단했지만, 현실적으로 위헌과 합헌 중간에 해당하는 ‘변형결정’(헌법불합치·일부위헌·한정위헌)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헌재의 한정위헌 결정에도 법원은 합헌이라는 전제하에 재판을 했기 때문에 두 기관 간 갈등이 생겼다. 이번에 도입된 재판소원은 헌법소원 대상에 대한 대법원과 헌재 간 오랜 논쟁을 해결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재판소원 제도는 헌법에 규정된 ‘3심’ 대신 실질적인 ‘4심’제를 도입해 국민들이 ‘소송 지옥’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판소원을 인정해도 위헌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재판소원이 4심제, 소송 지옥이 될지 아니면 헌법심이 될지는 제도 설계에 달려 있다. 인용률이 1%에 불과한 독일·스페인의 재판소원제는 바람직하지 않다. 재판소원을 허용하려면 요건을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 대법원의 모든 판결이 아니라 ‘헌재의 결정 취지에 반하는 재판’에 한해 재판소원을 인정하고, 다른 문제는 충분한 숙의를 통해 결정하면 될 것이다.” -대법관을 26명으로 늘리면 이 대통령이 임기 중 대법관 22명을 임명하게 된다. 중립성 훼손이 불가피해 보인다. “법원의 사건 적체는 심각한 수준이다. 대법관뿐 아니라 하급심 법원에도 법관의 대폭 증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어느 정도 수준에서 어떻게 증원할 것인가는 논쟁적이다. 현 대통령 재임 중 대법관 대폭 증원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온다. 하지만 대법원은 아무 대안도 제시하지 않고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사법, 정치의 예속물 전락 안 돼 -사법 3법으로 정치권의 영향력이 커져 ‘사법의 정치화’ 현상을 더 강화·고착시키지 않을까. “정치권이 스스로 갈등을 해결하지 못해 각종 권한쟁의와 헌법소원을 내면서 헌재의 판결을 둘러싸고 정치적 논쟁이 불가피해진 측면이 있다. 앞으로 재판소원이 활성화되면 더 많은 정치적 사건들이 몰릴 수 있다는 측면에서 그럴 개연성은 충분하다. 대법관 증원으로 인한 대법원 판결에 대한 공정성, 신뢰성 문제가 제기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고위직 법률가들은 지사적 모습은 아니더라도 민주법치국가 정신을 구현하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대법관이나 헌법재판관 모두 정치적 임명 과정을 거치지만 임명된 후에는 정치적 영향에서 벗어나야 한다. 임명권자의 뜻을 존중하는 한 사법은 정치의 예속물 내지 부속물로 전락한다. 이렇게 되면 국민이 바라는 균형추를 가진 ‘디케의 정의’는 실현될 수 없다.” -3법 시행에 따른 후속 조치가 시급한데. “우선 대법원은 법원의 소송지옥부터 해결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지금도 재판소원을 담당할 여력이 없는 헌재 역시 구체적 대안 없이 재판소원을 덥석 시행하게 되면 정치권에 부화뇌동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최후의 보루인 사법이 제도의 실험장이 될 수는 없다. 정치권과 사법부의 대화와 타협이 절실하다.” ■성낙인 전 총장은 서울법대 학장과 서울대 제26대 총장을 지낸 헌법학자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후 프랑스 파리2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공법학회장, 한국법학교수회장, 대법원 대법관후보추천위원 및 법관인사위원, 헌법재판소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김수환 전 추기경이 초대 이사장을 지낸 비영리공익법인 ‘자녀안심 국민재단’ 제5대 이사장으로 활동 중이다. ‘헌법학’, ‘언론정보법’, ‘프랑스헌법학’, ‘87년 체제의 종언과 제7공화국’ 등의 저서가 있다. 최광숙 대기자
  • 佛명품 무릎 꿇린 동네 수선집… 대법 “루이비통 리폼 불법 아니다”

    佛명품 무릎 꿇린 동네 수선집… 대법 “루이비통 리폼 불법 아니다”

    “소비자, 실제 제품으로 오인 가능성”1·2심은 루이비통 손 들어줬지만대법 “유통 안 되면 상표 사용 아냐”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서울 강남의 한 수선집을 상대로 제기한 상표권 침해 소송에서 수선집이 최종 승소했다. 수선집 운영자는 50년 간 명품 가방 주인이 수선이나 리폼을 요청하면 다른 형태의 가방이나 지갑 등을 만들어주는 ‘리폼 장인’이었다. 대법원이 ‘골리앗’ 대신 ‘다윗’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강남에서 수선집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2022년 루이비통이 보낸 소송장을 받았다. 명품 수선 50년 경력의 이씨는 루이비통 등 명품 가방 원단을 가지고 리폼했으며, 제품당 10만~70만원의 수선비를 받았다. 루이비통은 리폼을 해도 제품에 로고가 남아 있다며 상표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루이비통의 손을 들어주며 이씨가 15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리폼 후에도 제품이 교환 가치를 지니고 있어 상표법상 ‘상품’에 해당하고, 일반 소비자들이 루이비통에서 만든 것으로 오인할 수 있어 ‘상표의 사용’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26일 원고 승소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특허법원에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상품을 재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쓸 목적인 경우 상표권을 사용한 게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소유자가 개인적 사용을 목적으로 그 상품을 다른 형태의 제품으로 변형·가공하는 리폼 행위를 하는 경우, 그 리폼 제품이 상거래에 제공되어 거래 시장에서 유통되지 않고 개인적 용도로만 사용되는 한 리폼 제품에 상표를 표시하는 행위 등은 ‘상표의 사용’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상표권 침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수선업자가 실질적으로 리폼 과정을 지배·주도하면서 제품을 생산·판매해 자신의 제품으로서 상거래에 제공하여 거래 시장에서 유통되게 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상표권 침해가 성립할 수 있다는 법리도 내놨다.
  • [데스크 시각] 공정위 나라? 공정의 나라!

    [데스크 시각] 공정위 나라? 공정의 나라!

    공정거래위원회가 작성하는 ‘심사보고서’는 기업의 위법 행위를 조사한 결과를 담은 자료다. 사건 개요, 위법 판단, 제재 의견이 담긴다. 검찰의 공소장에 해당하는 ‘대외비’ 서류로 조사받은 기업에만 제한적으로 전달된다. 공정위는 지금까지 ‘심사보고서를 보냈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전원회의 심의가 끝나고 나서야 제재 결과를 알렸다. 최소 1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조사 대상 기업의 방어권을 최대한 보장한다는 취지였다. 그랬던 공정위가 이례적으로 심사보고서 ‘발송 사실’과 ‘내용’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국민의 알권리 등 공익적 측면에서 공개할 필요성이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밀가루 가격 담합 사건’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는 보도자료에는 위법 행위 기간, 관련 매출액 등 행위 사실, 시정명령·과징금 부과 의견, 최대 과징금 부과 비율(20%) 등이 담겼다. 공개된 내용으로 계산한 과징금은 최대 1조 1600억원이었다. 공정위는 또 이번 사건을 ‘민생을 위협한 담합 행위’라고 명확히 규정했다. 25일에도 포스코이앤씨 등 4개 건설사의 산업안전 부당특약을 조사한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며 혐의와 과징금·검찰 고발 의견을 공개했다. 공정위는 “심사보고서 자체를 공개한 것이 아니라, 송부 사실을 공개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핵심 내용이 모두 담긴 사실상 ‘제재 보도자료’나 다름없었다. 공정위는 “영업비밀 유출과 방어권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한된 범위 내에서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며 ‘송부 사실만 공개했다’는 해명을 스스로 뒤집었다. 더욱이 ‘제한된 범위’로 보기에도 노출된 핵심 피의 사실은 너무 많았다. 심사보고서를 보냈다는 사실과 그 내용이 공개되면 해당 기업은 법리 다툼을 해 보기도 전에 ‘위법 기업’으로 낙인이 찍히게 된다. 반론의 기회는 보장되지 않는다. 공정위는 ‘국민의 알권리’를 내세웠지만, 건설사의 산업안전 부당특약이 국민이 꼭 알아야 할 내용인지는 의문이다. 공정위는 그간 전원회의 심의에 영향을 주는 것을 극도로 경계해왔다. 그런데 심사보고서 내용 사전 공개는 공정위가 스스로 전원회의 판을 유리하게 가져가려는 모습으로 비친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규제한다는 공정위가 스스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어 놓고 ‘제재 갑질’을 일삼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공정위는 지금 ‘역대 최강의 공정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공정위 인력 증원을 지시하고, 형벌보다 경제적 제재 강화를 강조하며, 담합을 발본색원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면서 칼자루를 쥔 공정위에 강력한 힘이 실리게 됐다. 주병기 공정위원장도 불공정 거래에 대한 ‘억지력’을 높인다는 취지로 과징금 상향과 감경 기준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20년 만의 ‘가격 재결정 명령’ 검토 등 물가 잡기, 석유화학 구조조정, 쿠팡 사태·온라인플랫폼법 등 통상 이슈 대응까지 각종 현안에서 공정위가 빠지지 않는다. ‘기획재정부의 나라’가 이제는 ‘공정위의 나라’가 된 모습이다. ‘공정성’을 판단할 때는 신중하고 냉정해야 한다. 개인적 감정이 개입돼선 안 된다. 위법성이 아무리 명명백백하더라도 객관성과 합리성은 지켜야 한다. ‘제재’라는 목표를 정해 놓고 ‘때려잡겠다’는 감정부터 실어 버리면 과잉 제재로 흐를 수밖에 없다. 검사(심사관)와 판사(위원)가 한솥밥을 먹는 공정위 조직 구조 속에서 1심 전원회의에선 원하는 제재 결과를 얻어낼지 모른다. 하지만 2심과 대법원 판결에선 후퇴하거나 패소할 가능성이 커진다. 폭주하면 넘어지기 마련이다. 거액의 과징금을 물리며 거침없이 제재했는데 행정소송에서 뒤집히면 타격은 배가 된다. 과징금 상향은 패소율을 높이고, 환급 가산금 부담만 키울 뿐이다. 공정위가 최근 대법원에서 뒤집힌 사건을 반면교사 삼아 되새겼으면 하는 사자성어가 있다. 바로 ‘과유불급’과 ‘역지사지’다. 이영준 경제정책부장
  • 내란특검, 尹 1심 무기징역에 항소…“사실오인·법리오해·양형부당”

    내란특검, 尹 1심 무기징역에 항소…“사실오인·법리오해·양형부당”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1심 판결에 불복해 25일 항소했다. 특검팀은 이날 윤 전 대통령의 1심 선고와 관련해 “사실 오인, 법리 오해, 양형 부당으로 항소한다”고 밝혔다. 앞서 조 특검과 특검팀은 지난 23일 서울고검 사무실에 모여 1심 판결문을 분석하고 항소 여부와 대상, 사유 등을 논의했다. 당시 회의에서는 법원이 계엄 선포 결심 시점을 2024년 12월 1일로 본 부분을 수긍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다수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 지귀연)는 지난 19일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1심 선고공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12·3 비상계엄이 형법상 내란에 해당한다고 인정했다. 원칙적으로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자체는 헌법상 권한 행사로서 내란죄에 해당하지 않고 사법심사 대상으로 보기도 어려우나, 선포 목적이 국회나 행정·사법의 본질적 기능을 침해하는 것이라면 내란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계엄 선포 경위와 관련해 ‘2023년 10월 이전부터 계엄을 준비했다’는 특검팀의 공소사실은 대부분 배척했다. 대신 계엄 이틀 전인 12월 1일 계엄 선포 결심을 굳히고 세부적인 내용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일임한 것으로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 또한 전날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들은 법률대리인단 명의로 입장을 내고 “법정의 기록은 물론, 훗날 역사의 기록 앞에서도 이번 판단의 문제점을 분명히 남겨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1심 판결의 사실인정 오류와 법리 오해를 밝히고자 한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과 함께 내란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장관 등 다른 피고인들의 1심 판결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항소했다. 앞서 법원은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김 전 장관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은 징역 18년, 조지호 전 경찰청장은 징역 12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은 징역 10년, 목현태 전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장은 징역 3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노 전 사령관과 함께 비상계엄을 사전 모의한 혐의를 받는 김용군 전 제3야전군(3군)사령부 헌병대장(대령)과 정치인 체포조 운영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유죄가 선고된 피고인들 또한 모두 재판부에 항소장을 제출하면서 사건은 2심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 [기고] 쿠팡 사태, ‘전략적 소통’으로 통상 파고 넘어야

    [기고] 쿠팡 사태, ‘전략적 소통’으로 통상 파고 넘어야

    지난해 말 발생한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한미 간 정무적·통상적 갈등을 시험하는 뇌관이 되었다. 지난 1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기존 3370만건 외에 성명, 전화번호, 배송지 주소 등이 포함된 배송지 목록 페이지가 1억 4000만여회 조회됐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민관합동조사단은 공격자의 기기에서 유출 정보를 해외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할 수 있는 스크립트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실제 전송 여부를 입증할 로그는 확인되지 않고 있어, 사건의 실체를 둘러싼 기술적 논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정보보호 전문가의 관점에서 볼 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감정적인 ‘기업 때리기’도, 외풍에 흔들리는 ‘유화적 태도’도 아니다. 오직 기술적 사실관계에 근거한 합리적 접근과 국익을 고려한 고도의 전략적 소통만이 이번 사태를 질서 있게 해결할 유일한 길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전직 개발자가 퇴사 후에도 반납되지 않은 보안 키를 악용해 벌인 명백한 관리 부실의 결과다. 다만 3000만건 이상의 데이터가 실제로 외부로 반출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해외 서버 전송 기능이 확인된 것과 실제 전송이 실행된 것은 법리적으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미국의 유출에 대한 법적 판단 기준이 서로 다르므로 같은 증적에 대해 다른 잣대가 적용되어 다툼이 발생할 수 있다. 만약 망 경계 보안 시스템에 대규모 전송을 차단할 수 있는 구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호출 횟수만을 근거로 징벌적 제재를 가한다면, 이는 미국 투자자들이 주장하고 있는 ‘차별적 규제’ 프레임에 강력한 명분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상황이 긴박하다. 미국 하원 법사위는 이미 쿠팡 경영진에게 소환장을 발부하며 한국 정부의 대응을 ‘정치적 마녀사냥’으로 규정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통상 기조 속에서 무역법 301조 조사가 개시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수출 기업들에 돌아올 수 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최근 구축된 ‘밴스·김민석 핫라인’은 시의적절한 외교적 자산이다. 김민석 총리가 강조했듯, 한국은 법과 원칙에 따라 비차별적으로 조사하되 그 과정을 미국 측과 신속하게 공유하며 불필요한 오해를 차단해야 한다. 동시에 기업 또한 로비나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주장에 기대기보다는, 보안 체계의 근본적 혁신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해법은 투명성에 있다. 정부는 추가 유출이 확인된 16만 5000건을 포함, 포렌식을 통해 입증된 객관적 사실을 국제사회에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보안관제 실패에 대해서는 엄중히 책임을 묻되 제재 수위는 입증된 유출 규모와 비례해야 한다. 사실(Fact)이 로비(Lobby)를 이기고, 법치(Rule of Law)가 통상압박을 넘어서는 성숙한 대응을 기대한다. 이경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尹도 특검도 항소… 내란재판부서 ‘2라운드’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죄가 인정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24일 항소했다. 조은석 특검팀도 25일 항소장을 법원에 제출할 방침이다.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재판은 새로 출범한 전담재판부에서 ‘2라운드’를 맞게 됐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날 항소장을 접수한 뒤 입장문을 내고 “법정의 기록은 물론 훗날 역사의 기록 앞에서도 이번 판단의 문제점을 분명히 남겨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1심 판결이 안고 있는 사실인정의 오류와 법리 오해를 밝히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검의 무리한 기소와 전제 위에 이뤄진 1심의 모순된 판단과 정치적 배경에 대해 침묵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특검은 1심 재판부가 계엄 선포 결심 시점을 2024년 12월 1일로 판단한 부분에 대해 사실 인정 오류가 있다고 보고 있다. ‘노상원 수첩’의 증거 능력, 윤 전 대통령의 초범·고령 등을 양형 사유로 참작해 논란이 된 점 등도 항소심의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양측이 모두 1심 결과에 불복하면서 향후 재판은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가 맡게 된다. 앞서 1심에서 징역 5년이 선고된 특수공무집행방해 사건은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윤성식)에 배당돼 있다. 특검법상 상급심 선고는 하급심 선고일로부터 각각 3개월 이내에 이뤄져야 하는 만큼, 대법원의 최종 확정판결은 9월 전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
  • 오늘 전국 법원장 모여 ‘사법개혁 3법’ 의견 모은다

    전국 법원장들이 25일 회의를 열고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재판소원제·대법관 증원)에 대해 의견을 모은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여러 차례 숙의를 요청한 만큼 해당 법안에 대한 강한 우려의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행정처는 25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전국법원장회의를 연다고 24일 밝혔다. 구체적인 안건은 공지되지 않았지만, 사법개혁 3법에 대한 각급 법원의 의견을 수렴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법원장회의는 의장인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을 포함해 대법원을 제외한 전국 각급 법원의 법원장과 사법연수원장, 사법정책연구원장 등이 모이는 고위 법관회의체다. 이번 회의는 정기 회의가 아닌 현안 논의를 위한 임시회의로, 법원이 긴급하게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사법부는 민주당 주도의 사법개혁에 대해 숙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 왔다. 조 대법원장은 전날 출근길에 “헌법 개정 사항에 해당할 수 있는 중대한 내용이다. 국민들에게 직접적으로 피해가 갈 수 있는 문제”라면서 공론화를 통한 토론 과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전국법원장회의는 지난해 9월 임시회의에서 사법부가 참여하는 공론화 절차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같은 해 12월 정기회의 뒤에는 법왜곡죄 등에 대해 위헌 소지가 크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법조계에서는 무엇보다 법왜곡죄에 대한 우려가 크다. 법원 관계자는 “법왜곡죄가 도입되면 판사에 대한 고소·고발이 남발될 것이고 의미 있는 판결이라도 기존의 법리와 다른 새로운 판단을 내놓지 않는 위축 효과가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 론스타 이어 엘리엇에도 완승… 한국, 1600억원 안줘도 된다

    론스타 이어 엘리엇에도 완승… 한국, 1600억원 안줘도 된다

    PCA, 2023년 1억 782만弗 지급 판정정부, ‘중재지’ 英법원에 취소 소송 정성호 “인용률 3% 바늘구멍 뚫어” 한국 정부가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엘리엇)에게 1600억원을 지급하라는 국제투자분쟁(ISDS) 판정에 불복해 제기한 취소 소송에서 승소했다. 이번 판결로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기존 판정이 취소되면서 사건은 중재 절차로 환송됐고, 국고 유출도 막게 됐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원 판정에서 인정된 정부의 배상 원금 및 이자 등 합계 약 1600억원의 배상 의무는 잠정적으로 소멸되어 다시 판단하게 됐다”고 밝혔다. 엘리엇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국민연금을 동원해 부당하게 개입해 7억 7000만 달러(약 1조원)의 손해를 입었다며 2018년 7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근거해 ISDS를 제기했다. 한국 정부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승계 작업을 위해 국민연금공단에 찬성표를 던지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이었다. 국정농단 특검에서 수사한 내용이기도 하다.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는 2023년 6월 엘리엇 측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한국 정부가 엘리엇 청구 금액 중 약 7%인 690억원과 지연이자 등 합계 약 1556억원(약 1억 782만 달러)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정부는 PCA가 관할권이 없는 사건을 판정했다며 중재지인 영국 법원에 취소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소송을 각하했지만 항소법원은 지난해 7월 한국 정부의 항소를 받아들여 사건을 파기 환송했다. 법원은 국민연금공단에 대해 ▲정부와 별개의 법인격을 보유한 점 ▲공적연금기금의 운용이 치안·국방 등 국가의 핵심 기능에 해당하지 않는 점 ▲국민연금의 일상적 의사결정이 정부에 완전히 종속되지 않는 점 등을 들어 국민연금이 국가기관임을 전제로 한 판단 부분을 취소했다. 이번 승소 판결로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기존 원 중재 판정은 더는 유지될 수 없게 됐고, 사건은 중재 절차로 다시 환송됐다. 정 장관은 “이번 승소는 한 번에 얻은 결과가 아니다. 정부는 처음에 취소 소송에서 각하 판결을 받았으나 지난해 7월 항소심에서 이 각하 판결을 뒤집고, 12월 파기환송심까지 철저한 준비 끝에 오늘의 승소 판결을 거뒀다”며 “국민연금을 지켜낸 소중한 판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국민연금 기금 운용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인정받기 위해 원 중재 절차의 서면·구술 공방 때부터 국민연금공단이 국제법상 국가기관이 아니라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개진했고 받아들여졌다”며 “정부는 엘리엇의 6분의 1에 불과한 소송비용을 쓰고도 취소 소송 인용률 3%의 바늘구멍을 뚫어냈다”고 밝혔다. 영국 법원의 중재 판정 취소 인용률은 3%에 불과한데, 정정 신청·취소 소송·항소 등을 이어가며 일관된 법리를 주장한 결과 성과를 만들어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론스타와 ISDS에서 승소한 데 이어 엘리엇과 분쟁에서도 승소하며 총 5600억원 규모의 국고 유출을 막는 성과를 냈다. 당시 승소로 정부가 지급하지 않은 배상 원금 및 이자는 4000억원에 이른다. 론스타는 2012년 한국 정부가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해 손해를 봤다며 ISDS를 제기했다. 법무부는 “론스타 ISDS 취소 절차 정부 완승이라는 성과를 거둔 법무부 ISDS 대응팀을 중심으로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 국제투자분쟁대응단과 국내외 정부 대리인단이 헌신하여 이룬 또 다른 성과”라고 밝혔다. 향후 정부는 구체적 취소 범위와 소송비용 분담 등 쟁점에 대한 대응에도 만전을 기하고, 엘리엇 측 항소 제기에도 대비하는 등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여 대응할 계획이다. 또 관련 법령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에서 관련 정보를 최대한 공개하는 한편 남은 절차에서도 전문성을 활용해 관계 부처·외부 전문가 및 국내외 정부 대리인단과 긴밀히 협력해 대처할 예정이다.
  • 법 왜곡 기준 모호해 과잉 입법 vs ‘의도적 해석’ 한정 땐 바람직

    법 왜곡 기준 모호해 과잉 입법 vs ‘의도적 해석’ 한정 땐 바람직

    형법상 ‘명확성 원칙’이 쟁점특정 판결 고소·고발로 혼란 야기수사만 받아도 사법부 위축 우려소극적 법리 해석의 원인 될 수도‘모태’ 독일서도 기소율 낮아사법부 압박 수단 악용 우려에도자정 유도 위한 도입 필요성 주장‘실제 직권남용 적용 한계’ 이유도 더불어민주당이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재판소원·대법관 증원)을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예고한 가운데 조희대 대법원장은 23일 “이번 법안들은 대한민국 사법부가 생긴 이래 8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사법제도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직접적으로 피해가 갈 수 있는 문제인만큼 공론화를 통해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법왜곡죄’ 도입을 두고 법조계 안팎에서 위헌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법 왜곡의 기준이 모호한데다 자의적 해석의 여지가 크고, 사법부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변질될 우려가 제기되서다. 이에 결국 형법상 ‘명확성의 원칙’이 법안 당위성을 가를 쟁점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법왜곡죄 도입을 위한 형법 개정안은 재판·수사 과정에서 판검사가 법령을 의도적으로 잘못 해석·적용하거나 위법한 증거를 사용하는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 및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처벌을 하는 내용이 골자다. 민주당은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해당 법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법왜곡죄의 모태가 된 독일의 법왜곡죄는 법관, 그밖의 공무원이 법을 왜곡해 당사자 일방에게 유리·불리하게 만든 경우 성립된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나치에 부역한 판사들을 처벌하기 위해 도입됐다. 독일의 경우 ‘고의’로 ‘중대한’ 경우에만 죄가 성립되는데, 단순한 실수나 오판 등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독일 사법통계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17년까지 16년 간 법왜곡죄로 재판에 넘겨진 사례는 모두 73건으로, 기소율은 1% 수준이다. 유죄 판결은 56건, 자유형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례는 3건에 불과했다. 서울신문은 이날 법왜곡죄와 관련해 5명의 국내 대표적인 법학자들과 법조인들의 의견을 들었다. 법왜곡죄에 반대하는 전문가들은 독일과 한국의 사법 환경 및 법체계가 다르고, 궁극적으로 법관의 재판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국의 경우 ‘기소편의주의’를 채택한 데 반해, 독일은 ‘기소법정주의’를 채택한다. 한국의 경우 검사가 기소 여부와 관련된 재량이 많이 부여된 현실에서 법왜곡죄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종국엔 처벌이 안 되더라도 법왜곡죄로 수사를 받게 되는 상황 만으로도 사법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면서 “법왜곡죄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생기면 법관들이 적극적인 법리 해석을 하려는 시도 자체를 안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봉기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독일의 경우 실제 이를 적용하는 사례는 거의 없고 강력한 처벌보다는 상징성이 강한 제도로 기능하고 있다”면서 “국내에서 뒤늦게 법왜곡죄를 신설하며 징역 10년 이하의 중형으로 처벌하도록 한다는 것은 법관에 대한 압박의 의도로 느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수도권의 한 부장판사는 “현행 법체계에선 국민의 적극적인 권리 구제를 위해 하급심 판결이 상급심에서 파기되거나 뒤집히는 경우도 있는데, 법왜곡죄가 도입되면 상급심 법관들이 하급심 법관들을 보호하기 위해 판결을 깨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도 “법 해석과 판결은 본질적으로 다양한 해석 가능성을 내포하는데, 이를 처벌한다면 재판의 자유를 원천 봉쇄하는 것”이라면서 “헌법이 보장한 사법권 독립을 정면으로 침해하는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직권남용죄 등 현행 법규 체계에서도 의도된 법 왜곡을 규제할 수 있는데도 법왜곡죄를 도입하는 것은 과잉입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독일 형법에는 우리와 달리 직권남용죄가 없다. 조재현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금도 직권남용과 함께 의도적인 법 왜곡 및 남용이 확인될 경우 공직자에 대한 탄핵 소추가가능하다”면서 “뭐든지 형사처벌로 해결하려는 건 위험한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사법부의 자정 작용을 유도하기 위해 법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직권남용죄의 적용 범위를 매우 좁게 해석하는 국내 법환경에서 현실적으로 법관에게 적용이 어렵기 때문에 법왜곡죄 도입이 불가피하다”면서 “법관은 재판에 있어서 헌법과 법률에 구속되기 때문에 이를 올바로 따르지 않았을 경우에 대한 처벌조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헌환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모든 공직자는 헌법 법률을 준수할 헌법상 의무가 있고, 이를 위반하면 명백한 범죄”라면서 “법령을 의도적으로 잘못 해석하는 경우에 한해 처벌할 수 있다고 적용 범위를 지정하면 명확성의 원칙을 어느 정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 체포 방해부터 계몽령 주장까지… 尹 ‘오욕의 역사’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으며 비상계엄 선포 443일 만에 내란죄가 인정됐다. 윤 전 대통령 내란 혐의와 관련된 수사·공소 유지는 수사기관 간 힘겨루기부터 영장 쇼핑 의혹, 즉시항고 포기 등 숱한 논란과 더불어 불명예 기록들을 처음 써 내려간 과정이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비상계엄 선포 5일 후인 2024년 12월 8일 검경 합동수사본부(합수본)에 ‘12·3 비상계엄 선포’ 사건에 대한 이첩요구권을 행사했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주도하겠다는 포석이었다. 결국 검찰은 윤 전 대통령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했으며 공수처는 나머지 피의자들에 대한 이첩 요청을 철회했다. 다만 공수처는 영장 청구 단계에서부터 논란을 일으켰다. 공수처 관할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이 아닌 서울서부지법에 체포·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영장 쇼핑’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공수처는 우여곡절 끝에 2025년 1월 19일 윤 전 대통령을 구속했고, 이후 검찰 특수본이 1월 26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헌정사상 현직 대통령에 대한 첫 구속 기소이자 현직 대통령 최초의 ‘피고인’이라는 불명예 기록이었다. 논란의 정점은 법원의 윤 전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과 이에 대한 검찰의 ‘즉시항고 포기’였다. 그해 3월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지귀연)는 윤 전 대통령 측이 청구한 구속 취소 청구를 인용했다. 이례적 법리 해석이었지만 대검찰청은 항고 포기를 결정했고 다음날인 8일 윤 전 대통령은 풀려났다. 이후 윤 전 대통령은 4월 4일 헌법재판소 결정에 의해 파면됐다. 이어 7월 10일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직권남용, 허위공문서 작성, 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의 이유로 영장을 발부했다.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에 이어 헌정사 다섯 번째 전직 대통령 구속이었다. 윤 전 대통령은 재판 과정에서도 ‘계몽령’, ‘경고성 계엄’이라는 주장을 펼치며 내란 혐의를 전면 부정했다. 그는 최후진술에서도 “국민들이 응원해 주는 것을 보고 내가 울린 비상벨이 효과가 있구나”라고 말하는 등 끝까지 반성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 대법 “SK하이닉스 경영성과급, 퇴직금에 포함 안 돼”

    SK하이닉스의 경영성과급은 임금에 해당하지 않고, 이에 따라 퇴직금 산정에 반영하지 않아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지난달 29일 삼성전자 퇴직금 소송과 마찬가지로 경영 성과에 따른 성과급은 퇴직금 산정에서 빠져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12일 SK하이닉스 퇴직자 2명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확정했다. 원고들은 퇴직할 당시 경영성과급을 제외하고 산정한 평균 임금을 기초로 퇴직금을 받은 것이 부당하다며 2019년 1월 소송을 제기했다. 1, 2심은 SK하이닉스의 경영성과급은 ‘근로의 대가’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회사의 손을 들어줬는데 대법원도 원심 판단을 수긍했다. 재판부는 “경영성과급 중 영업이익에 따른 것은 근로자들의 근로 제공과 직접적으로 또는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경영성과급 지급 기준인 영업이익과 생산량 등은 동종 업계 동향과 시장 및 회사의 영업 상황, 재무 상태 등 외부적 요인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지 근로의 제공과는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지 않다는 이유를 들었다. 또 SK하이닉스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은 ‘상여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만 정하고 있을 뿐, 지급 기준이나 요건에 관해선 정하지 않아 성과급 지급 의무가 확정된 것으로 볼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은 삼성전자 퇴직금 소송에서는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지급되는 목표 인센티브에 대해서는 평균 임금에 포함해야 한다고 봤다. 반면 경영 성과에 따라 지급되는 성과 인센티브에 대해서는 근로 제공 외에 시장 상황이나 경영 판단 등 요인들이 합쳐진 결과물이라며 임금에 포함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은 같은 쟁점에 관해 대법원이 지난달 29일 선고한 삼성전자 사건에서 판시된 법리적 판단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 대법 판결도 헌재가 본다… 與 ‘재판소원법’ 법사위 단독 처리

    대법 판결도 헌재가 본다… 與 ‘재판소원법’ 법사위 단독 처리

    與, 14→26명 대법관증원법도 통과이달중 국회 본회의서 처리할 듯野 “李대통령 재판 뒤집겠다는 것” 대법원이 확정한 판결에 대해서도 헌법소원을 할 수 있도록 한 ‘재판소원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과 대법관 수를 늘리는 ‘대법관 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안)이 11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민주당은 이들 법안들과 ‘법왜곡죄’(형법 개정안)를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할 계획이다. 대법원은 “재판소원은 제4심제 도입”이라며 반대 입장을 낸 가운데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을 뒤집겠다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강행 처리를 비판했다. 법사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재판소원법과 대법관 증원법을 민주당 등 범여권 의원들 주도로 의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반발하며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했다. 재판소원법은 대법 상고심 등을 통해 확정된 법원 판결이 헌재의 결정에 반하는 취지거나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는 등 기본권을 침해하면 헌재에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게 골자다. 대법관 증원법은 대법관 수를 현행 14명에서 최종 26명으로 늘리는 것이 골자다.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은 ‘4심제 도입에 따른 소송지옥에 대한 우려를 어떻게 보느냐’에 대한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동의한다”고 했다. 앞서 법사위 법안소위에 참석한 기우종 법원행정처 차장도 “대법원까지 3심 재판을 거친 패소 당사자에게 새로운 불복 기회를 부여하는 것 자체가 4심의 실질을 가지게 된다”고 반대 입장을 냈다. 대법원은 대법관 증원법에 대해서도 “사법부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지난해 6월 법안소위를 통과했을 당시 조희대 대법원장은 “국가 백년대계가 걸린 문제”라며 “공론의 장이 마련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재판소원 도입이 사법 신뢰를 높이고 국민 기본권을 두텁게 보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봤지만, 국민의힘은 ‘3심제’의 근간을 흔드는 사법부 장악 플랜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에서 “사법체계 전체를 바꾸는 문제인데 (앞서 열린) 법안소위에서 단 1시간 논의했다. 누가 봐도 ‘날치기’”라고 했고, 같은 당 곽규택 의원은 “이 대통령 5년 임기 보장하고 이후 재판 받는 것이 무서워 사법제도를 다 뜯어고치겠다고 한다”고 했다. 이에 여당 간사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오래 전부터 해왔던 논의고 매듭을 지어야 할 때”라고 했다. 나 의원이 계속 반발하자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나 의원을 향해 “5선이나 됐으면서”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강행 처리 배경에는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가 있다고 보고 있다. 신동욱 의원은 “국민들은 다 알고 있다. 그렇게 좋은 것이라면 예전에는 왜 안 했나”라고 비꼬았다. 나 의원은 법안소위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이 입법 속도가 느리다고 짜증을 내니 어명을 받은 신하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것”이라며 “대법원 확정판결조차 정치가 마음을 먹으면 뒤집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고, 같은 당 조배숙 의원은 “정치 보복 차원이고 향후 있을 불리한 판결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두 법안이 법사위를 통과하면서 민주당의 ‘3대 사법개혁안’이 모두 2월 임시국회 내 본회의 처리 수순에 들어갔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등을 검토하며 입법 저지에 총력을 다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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